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총수
    2026-08-0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9,554
  • [데스크시각] 한미 FTA 소비자 입장 반영돼야/백문일 경제부 차장

    5·31 지방선거가 끝난 뒤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을 만났다. 그는 압승의 이유를 ‘세금폭탄’으로 설명했다. 유세장에서 이 말을 꺼냈더니 유권자들이 ‘경기침체’로 받아들이는 것이라 했다. 그래서 세금폭탄이란 말을 자꾸 썼고, 그럴수록 ‘표’에는 보탬이 됐다고 했다. 사실 세금폭탄은 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 해당되는 표현인데 왜 경기침체를 떠올렸을까. 같은 말이라도 정치권으로 건너가면 뜻이 와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국 양쯔강 이남에서 재배되는 귤이 양쯔강 이북에선 탱자가 된다는 고사성어도 비슷하다. 그래서 경제논리와 정치논리를 구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은 테이블 위에 모든 이슈를 올려놓고 하나씩 치우는 ‘게임’과도 같다. 때문에 1차적으로 쌀의 관세화 여부나 개성공단 제품 문제도 논의의 대상이다. 합의하고 안 하고는 나중의 문제이다. 그런데 지금은 본게임이 시작하자 마자 승패를 결정내려는 듯하다. 특히 미국과의 FTA는 ‘제2의 외환위기’라는 등식이 팽배해 있다. 외환위기가 닥칠지, 제2의 성장기가 올지는 협상 결과에 달려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치적 쌓기’로 몰아붙이는 것도 FTA의 본질이나 핵심과는 거리가 멀다. 협상에선 피해를 보는 집단이 나오게 마련이다.4대 ‘선결조건’의 논란을 부른 농업이나 영화산업 쪽이 그럴 수 있다. 우리 쪽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이들에겐 생존이 걸린 문제이고 별도의 지원책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이들의 목소리가 전부는 아니다. 지금은 찬반의 형식 논리에 빠져 찬성쪽에 재계와 정부, 반대쪽에 농업인이나 영화인, 시민단체 등이 있는 형국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디에 있는가.FTA의 이해관계가 꼭 생산자들에게만 적용되는가. 만약 공산품 관세가 더 낮아져 외국산 자동차나 전자제품이 지금보다 싸게 들어온다면 소비자들은 이를 외면할까. 농산물이나 쇠고기 등이 미국에서처럼 싸진다면 국내의 주부들은 반대할까. 자녀를 미국 등으로 유학보내지 않고도 한국에서 영어를 제대로 배울 수 있다면 어느 학부모가 거부할까. 국내산업의 육성도 감안해야 하지만 마냥 울타리를 쳐주고 보호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자칫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더 약화시킬 수도 있다. 협상은 ‘힘의 균형’이 이뤄졌을 때에 가능하다는 반박도 있을 법하다. 미국과의 협상은 골리앗을 상대로 한 다윗의 돌팔매질일지 모르나 승리는 다윗의 몫이었다. 정말 우리의 경쟁력이 모든 부분에서 월등해 세계 1위 제품뿐이라면 FTA를 두드릴 필요없이 그냥 국내 시장을 열면 그만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슈퍼맨’이 아니다. 몇년전 워싱턴 특파원으로 근무할 때의 일이다. 당시 우리나라 경제부총리와 미 재계 대표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 ‘운좋게’ 참석한 적이 있다. 이때 미국측은 스크린 쿼터를 비롯해 자동차 관세 등의 분야를 꼬치꼬치 캐물었다. 결코 거대담론이 아니었다. 통계치까지 제시하며 부총리의 답변을 물고 늘어졌다. 과연 국내 재벌 총수들이 미국측 고위관료를 상대로 이같은 질문들을 쏟아낼 수 있을까. 미국 재계는 그만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오래전부터 치밀한 준비를 해 왔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는 FTA 협상 전략을 너무나도 허술하게 짰고 논의의 장을 마련해 주지 않았다. 현실적인 거래인데도 극비 상황 다루듯 했다. 갑자기 툭 던져놓고 국민들에게 따라오라는 오만함도 드러냈다. 누구에게 이득이고 손해인지를 솔직 투명하게 밝혔어야 했다. 나쁜 것만 부각돼서도 안 되지만 좋은 것만 부풀려서도 신뢰를 받을 수 없다.‘제2의 외환위기’처럼 ‘흥선대원군의 판단착오’도 똑같은 무게로 다뤄져야 한다. 특히 소비자의 목소리가 배제돼서는 곤란하다. 국민 전체가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백문일 경제부 차장 mip@seoul.co.kr
  • [사설] 재벌지배구조 이런데 출총제 폐지라니

    권오규 경제부총리가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9월말까지 획기적인 규제혁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면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 폐지문제가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재계는 출총제가 기업의 투자와 경영권 위협을 가로막는 잘못된 제도의 전형인 양 폐지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도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는 출총제를 폐지하는 대신 자율규제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재계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기업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아두고도 투자를 기피하는 것이 출총제 때문이라는 투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재벌의 소유지배 구조를 보면 총수 일가가 9.17% 지분으로 39.72%의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지배구조는 여전히 왜곡돼 있다. 재벌 일가의 지분율 대비 의결권행사 비율이 6.71배에 달한다. 계열사 돈과 재벌 소유 금융사에 맡겨진 고객의 돈으로 계열사의 지분을 매입해 지배권을 휘두르는 것이다. 이를 유럽권 기업의 의결권 승수가 1.05∼1.35배인 것과 비교하면 소유구조가 얼마나 왜곡돼 있는지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올 봄 여권에서 출총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을 때 출총제를 폐지할 만큼 재벌 지배구조가 개선됐느냐고 반문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은 경제회복을 위해 집권여당과 재계의 ‘빅딜’을 제안하면서 재계가 먼저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가시적인 조치를 결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재계가 국민이 납득할 정도의 성의 표시를 한다면 출총제 폐지와 경영권 보호장치 강구 등 상응하는 보답을 하겠다는 것이다. 외환위기 직후 출총제 폐지를 기화로 상호·순환 출자를 늘려 재벌총수의 지배력만 강화했던 재계에 대해 당연한 요구라고 본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업가의 ‘야성적 충동’을 독려했다. 기업이 앞장서는 모습을 보여 주기 바란다.
  • 日 車판매회사 통·폐합 ‘바람’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내 자동차 판매회사의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자동차 소비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져 수년간 판매가 줄어들고, 앞으로는 저출산과 고령화가 진전되면서 일본내 자동차시장 축소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닛산자동차와 혼다는 올 가을을 목표로 도쿄도내의 판매회사를 통·폐합하기 시작했다고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지방에서도 지역이나 자동차 회사의 경계를 넘는 통·폐합이 진행 중이다. 신문은 전국의 약 1만 6000 곳인 자동차판매점을 통·폐합, 고객이 한 곳의 판매점에서 폭넓은 차종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 영업력의 효율화를 기한다는 구상이라고 덧붙였다. 닛산자동차는 10월 도쿄도내를 기반으로 하는 3개의 직영 판매회사를 두 곳으로 통합할 방침이다. 도쿄닛산모터를 분할, 닛산프린스도쿄, 닛산프린스니시도쿄판매의 2개사에 통합한다는 것이다.혼다도 도쿄도내의 직영 판매회사인 혼다클리오아라이도쿄와 혼다베르노신도쿄를 합병한다. 미츠비시 자동차도 7월 사이타마현의 직영 판매회사를 합병시켰다. 일본내 자동차 판매사 총수는 절정기였던 1990년대 중반과 비교하면 약 20% 정도 줄었다. 일본내 새 차 판매 부진도 계속돼 경 자동차를 제외한 등록차를 기준으로 하면 최전성기의 3분의 2정도로 급격히 줄어들었다.taein@seoul.co.kr
  • 총수일가 평균 5% 지분 계열사 지분 51% 지배

    국내 재벌의 총수 일가는 5%의 지분만으로 순환출자 등을 통해 계열사 전체 지분의 51.24%를 지배하고 있다. 총수 일가가 1주의 지분도 없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열사 수도 전체의 60%에 이르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제 총수 일가는 1주의 지분만으로도 6.71주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재벌의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자산규모 2조원이 넘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41개의 소유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공개했다. 올해에는 한진중공업과 태영, 중앙일보 등이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새로 지정됐다. 이들 상호출자제한집단 41개는 총수가 2.07%, 친인척이 2.98% 등 총수 일가가 5.04%의 지분을 보유하고도 계열사 전체 지분의 51.24%를 지배하고 있다. 또한 금융기관을 계열사로 둔 23개 기업집단 가운데 13개가 생보사 등을 통해 다른 계열사에 출자했다. 출자금액은 2조 3089억원으로 금융계열사가 보유한 지분은 12.4%에 이른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재벌 3곳중 1곳 ‘쥐꼬리 지분’ 순환출자로 지배력 더욱 강화

    재벌 3곳중 1곳 ‘쥐꼬리 지분’ 순환출자로 지배력 더욱 강화

    재벌 총수가 ‘쥐꼬리’만한 지분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배경에는 순환출자가 있다. 특히 금융·보험사들이 순환출자의 연결고리를 맡아 고객의 돈으로 기업집단의 몸통을 늘리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고리형 순환출자 등에 대한 강도높은 규제를 시사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소유지배는 단기간에 개선될 수 없으므로 경영권 투명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재벌 3개 중 1개는 순환출자에 의지 30일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 2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집단 41개 가운데 15개가 순환출자 형태를 갖고 있다. 특히 자산 6조원 이상의 출총집단 14개 가운데 지주회사인 LG와 GS, 금호아시아나, 하이트맥주,CJ를 뺀 9개 집단이 고리형 순환출자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1위인 삼성은 6개, 동부는 5개, 현대차와 한진, 한화, 두산은 3개씩,SK와 롯데는 2개씩의 순환형 고리를 갖고 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 대림 등은 1개씩을 갖고 있으며 자산 6조원 미만의 동양, 현대백화점, 영풍, 한솔 등도 2∼4개의 순환고리를 유지하고 있다. 이동규 공정위 경제정책본부장은 순환출자가 A→B→C→A로 가는 3단계 순환형보다 A→…D…→F 등으로 가는 6∼7단계 비순환형의 소유지배 괴리가 훨씬 높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집단은 모두 순환형 고리를 갖고 있다. ●금융·보험사와 혈족, 비상장사 활용 고객의 돈을 관리하는 금융·보험사가 기업집단의 지배력 유지에 기여하고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상호출자집단 41개 가운데 23개가 금융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3개 기업집단 소속 금융·보험 26개사가 76개의 계열사에 출자하고 있다. 이들이 출자한 금액은 2조 3089억원으로 지분은 평균 12.4%이다. 지난해보다 출자금은 1218억원, 지분은 0.18%포인트 줄었지만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핵심 역할을 하는 금융·보험사는 삼성생명과 삼성카드, 현대캐피탈,SK증권, 한화증권, 동부생명과 동부화재, 동양생명, 흥국생명 등이다. 또한 상호출자집단 총수는 지분 획득에 배우자보다 형제와 3∼4촌의 혈족에 더 의존했다. 총수 일가 지분 5.04% 가운데 총수 자신은 2.07%를 갖고 있으며 형제와 3∼4촌의 지분(1.53%)이 배우자(1.26%)보다 많다. 출총집단의 경우 총수 지분이 1.42%, 형제와 3∼4촌 지분이 1.24%인 반면 배우자 지분은 0.83%에 그쳤다. 아울러 비상장사의 경우 상장회사에 비해 총수 일가의 지분이 낮고 계열사 지분이 훨씬 높아 소유지배 구조가 더욱 왜곡됐다. 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는 7.02%의 지분으로 계열사 37.6%의 지분에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비상장사는 총수 일가가 2.79%의 지분만으로 66.71%의 지배력을 갖고 있다. 상호출자집단 계열사 975개 가운데 상장 계열사는 188개로 공개비율은 19.28%에 불과하다. ●순환출자에 대한 직접적이고 강력한 규제 논의 공정위는 지난해 기업집단의 의결권 승수 등을 처음 공개하면서 시장의 감시기능을 통해 소유지배구조가 개선되기를 기대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때문에 정부 일각에서는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동규 경쟁정책본부장은 “시장경제선진화 태스크포스(TF)에서 출총제 대안으로 더 강한 방안이 나올 수 있다.”면서 “순환출자에 대한 직접규제와 다단계출자에 대한 규제 등이 모두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승 공정위원장도 앞서 “순환출자를 막을 대안이 없다면 출총제를 폐지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재계 관계자는 “순환출자 등의 소유구조와 관계없이 소득과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면 국가에 기여하는 것 아니냐.”면서 “정부가 너무 형식논리에만 얽매여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어 “소유지배 정보를 공개하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위험에만 노출된다.”면서 “사외이사 확대 등 기업의 경영투명화를 위한 노력에 관심을 가져 달라.”고 주문했다. 백문일 이영표기자 mip@seoul.co.kr
  • 김근태 “경제인 사면 적극 건의”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대화합을 위한 경제인의 적극 사면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의하기로 했다. 재계에는 투자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 서민경제 회복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요청했다. 김 의장은 30일 영등포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대화합을 위한 경제인 사면을 추진하겠다.”면서 “사면 요건을 갖춘 경제인을 적극 사면해 주도록 노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경제활성화를 이루기 위해 집권 여당이 결단하고 국민의 이해와 동의를 구하겠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의장은 또 “서민경제 회복의 기폭제를 만들기 위해 ‘투자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대장정’에 돌입하겠다.”면서 “이번주 중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을 방문하고, 필요하면 재벌총수들을 직접 만나 협조를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국내투자와 신규채용 확대, 하청관행 개선, 취약계층 노동자의 배려 등을 당부할 계획이다. 김 의장의 이같은 언급은 경제인 사면의 ‘엄격한 조건’을 요구한 종전 입장에서 한 걸음 나아간 것으로, 사면확대와 서민경제 회복 대책을 매개로 경제계에 화해의 신호를 보낸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재야운동권 출신인 김 의장의 친기업적·실용적 제안을 둘러싸고 당내 개혁성향 인사들의 반발이 예상돼 주목된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인천시민 입법참여 기회 확대

    인천시 조례 제정이나 개폐 청구에 필요한 주민수 기준이 대폭 완화돼 시민들의 입법참여 기회가 확대된다. 인천시는 28일 조례·규칙심의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인천시 조례의 제정과 개폐 청구 연서 주민수에 관한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조례안에 따르면 시 조례 제정 및 개폐 청구에 필요한 연서 주민수를 종전 ‘20세 이상 주민총수의 20분의1 이상’에서 ‘19세 이상 주민총수의 85분의1 이상’으로 낮췄다. 다만 공공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내용이나 지방세·사용료·수수료·부담금의 징수 및 감면에 관한 사항 등은 청구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조치는 개정된 지방자치법이 주민참여 활성화를 위해 연서 주민수를 일정범위 안에서 지자체가 조례로 정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조례안은 오는 9월 시의회의 제정 절차를 거쳐 이르면 10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임창욱 대상 명예회장 8·15사면 촉각

    ‘이번엔 돌아올까.’ 영어(囹圄)의 몸이 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8·15 사면에 포함될지 이목이 쏠린다. 그는 지난해 6월 횡령 등의 혐의로 1심에서는 징역 4년, 항소심에서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14개월째 복역 중이다. 재벌 총수 가운데 역대 최장 기간 옥고를 치르고 있다. 재계는 그의 사면과 관련한 정치권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사범의 단죄를 강조했던 천정배 전 법무부장관이 최근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한 데다 8·15 사면 대상에 정치인보다 경제인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사법부가 최근 항소심에서 박용오·박용성 전 회장 등 두산 오너가(家)를 집행유예로 판결, 임 명예회장이 상대적으로 억울하게 됐다는 동정적 여론도 적지 않다. 대상은 두산가(家)와의 형평성에 기대하고 있다. 임 명예회장이 횡령금 규모나 유용처 측면에서 두산가보다 더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정부나 정치권에서 이를 감안할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다. 대상 관계자는 27일 “임 명예회장 부재로 원활한 경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상은 오는 11월1일 창립 50주년을 맞는다. 하지만 대상은 임 명예회장 부재로 기념 행사나 그룹 50년 비전을 발표할 계획조차 현재로서는 없다. 대상 주요 계열사의 경영실적도 계속 뒷걸음질치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與 ‘8·15 사면’대상 건의

    열린우리당은 8·15 광복절을 맞아 기업경영인 등 경제사범과 생계형 범죄 등을 저지른 과실범 등을 특별사면 또는 복권해줄 것을 24일 청와대에 공식 건의했다고 우상호 대변인이 25일 밝혔다. 이번 건의에서는 대선자금 사건 등에 연루돼 복역한 노무현 대통령의 측근 안희정씨 등 정치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우 대변인은 그러나 논란을 빚고 있는 정치인 사면·복권 여부에 대해 “현재까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다른 경로로 건의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경제사범의 경우엔 형이 확정된 기업경영인·임원, 중소기업인, 중소상공인, 벤처기업인 중 ‘피해를 변제하거나 벌금·추징금을 완납한 경우, 같은 범죄를 다시 저지르지 않은 경우, 과거 잘못을 반성하고 경제발전 기여도가 높은 경우’에 한해 사면·복권을 건의했다. 이에 따라 불법 정치자금 제공혐의로 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손길승 전 SK 회장 등 전문경영인 등이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점쳐진다.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최태원 SK 회장과 박용성 두산그룹 회장 등 재벌총수의 포함 여부는 불투명하다. 과실범 중에선 ‘행정법규 위반 등 경범죄, 생계형 범죄, 형기를 상당부분 채운 모범수 가운데 본인 외에는 가족 생계를 유지할 사람이 없는 경우,70세 이상 고령자, 임산부, 장애인, 중병자 등’을 대상자로 건의했다. 사면·복권 대상자의 명단이나 규모는 청와대와 법무부간 협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휴가도 잊은 재계총수들

    휴가도 잊은 재계총수들

    재계 총수들이 최근 휴가를 잊고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해외출장이나 장기 휴가 대신 집안에서 산적한 현안을 풀어나갈 묘책을 찾는 것으로 휴가를 대신한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은 사법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형편이어서 최대한 몸을 낮추며 현안을 챙기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특별한 휴가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면서 수시로 그룹과 계열사 경영진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하반기 경영구상에 몰두할 것”이라며 “특별히 예정돼 있는 대내외 행사나 외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2개월간의 옥고를 치르고 나온 정 회장은 지난 18일 양재동 사옥에 출근하면서 경영에 복귀, 최근의 환율, 고유가 문제를 비롯해 노조 파업 등 어려움을 극복하고 생산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매년 8월께 열리는 신입사원 하계수련회에 참석하는 것으로 하계 휴가를 대신해왔지만, 그동안 경영 공백으로 올해는 이마저도 참석할지 불투명하다. 포항건설노조의 본사 불법 점거로 시련을 겪었던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당분간 본사의 경영 여건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포스코측은 “이구택 회장을 비롯한 전 임직원은 당분간 건설노조의 점거사태 이후 회사의 업무와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주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본무 LG 회장도 휴가철에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하반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이달 초 계열사 사장 및 임직원 300여명이 참석한 임원세미나에서 분발을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golders@seoul.co.kr
  • 두산 총수형제 항소심도 집유

    두산 총수형제 항소심도 집유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이인재)는 21일 회사돈 286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집행유예가 선고된 박용오, 박용성 두산그룹 전 회장과 박용만 전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항소를 기각,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회사 재산을 개인 재산처럼 사용하고 거액을 횡령한데다 분식회계로 기업신용도와 국가경제의 신뢰성을 크게 떨어뜨렸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자금 중 일부는 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했고 횡령액이 모두 상환된 점과 피고인들이 경제ㆍ사회 발전에 공헌하고 국익에 기여한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1심에서 두 전직 회장들은 각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을, 박 전 부회장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벌금 40억원을 선고받았다. 한편 법원이 이들에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하자 ‘재벌봐주기’가 재연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두산그룹 총수일가가 10년에 걸쳐 비자금 286억원을 횡령, 생활비와 대출금 이자, 세금대납 등 개인용도로 썼다는 검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했다. 또 횡령을 은폐하기 위해 2838억원의 분식회계에 관여한 사실도 인정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의 횡령죄는 횡령액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그만큼 중범죄로 분류된다. 그래서 법원은 최근들어 횡령범에 대해 대부분 실형 등 무겁게 처벌을 하고 있다.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달 분식회계, 비자금 조성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과 비자금조성·횡령 혐의로 기소된 건설업체 대표 안모씨에게 각각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이용훈 대법원장은 취임 때부터 “사회 지도층 인사들과 재벌의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밝혀 왔다. 특히 지난 2월에는 이례적으로 ‘두산비리’ 1심의 집행유예 판결에 대해 “법원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근본적으로 훼손한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또다시 집행유예를 선고,‘유전무죄 무전유죄’와 ‘재벌봐주기’라는 해묵은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지난 13일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는 법원이 기업의 주요임원이나 최대 주주의 횡령, 배임 등의 범죄에 대해 집행유예 등 온정적인 처벌을 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법감시센터는 2000년 이후 특경가법의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주요 기업인 69명의 판결을 조사한 결과 79.7%인 55명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고 밝혔다.1심 실형선고율은 45%(31명)에 불과하다. 이는 2004년 유죄가 인정된 특경가법 위반 사범 1333명 중 53%인 707명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것과 비교할 때도 8% 포인트 정도 낮은 수치다. 기업인들의 경우,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더라도 2심에서 집행유예로 바뀐 경우도 62.1%나 됐다.2004년 형사사건 전체 재판 2심에서 실형이 집행유예로 바뀐 비율인 23.7%와 비교해 2.6배나 높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두산 ‘감성경영’ 효과만점

    지난해 총수 일가 분쟁으로 시련을 겪었던 두산그룹이 최근 적극적인 감성경영으로 직원들의 사기 진작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힘을 쏟고 있다. 입사 후 그만두는 신입사원이 거의 없고 ‘처음처럼’(소주) 등 신제품도 빅히트를 치는 등 그룹 주변에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20일 두산그룹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해 말부터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최근 각 계열사별로 다양한 감성경영 기법을 도입, 직원들의 창의성을 유도하고 있다. 두산은 각 계열사별로 직원들의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하고 있는데, 두산중공업은 최근 유럽 등으로 배낭여행을 보낸 데 이어 해외 전시회 및 학술대회에 참가하고 2주간 중동 발전 담수플랜트 건설현장을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두산인프라코어 엔진소재BG는 여러 부서들이 돌아가면서 직원들이 BG장, 담당 중역들과 맥주를 마시면서 당면 과제와 비전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각 BG들은 ‘항상 마음가짐을 처음처럼 하자.’는 모토로 ‘처음처럼 Day’를 실시해 임원과 직원들의 열린 대화의 공간을 마련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이남두 사장이 신입사원 100명을 대상으로 창원공장에서 ‘입사 백일잔치’도 열었다. 또한 두산타워, 두산중공업 창원공장, 두산인프라코어 인천, 창원공장 등에는 최신식 피트니스 센터가 마련됐다. 두산중공업 창원공장에는 호텔급 기숙사가 들어섰고 두산메카텍 창원1공장은 협력업체 외국인근로자들을 위해 샤워실, 세탁실 등을 갖춘 기숙사를 신축했다. 두산중공업에는 최신 의료·검사장비를 갖춘 건강증진센터가 마련돼 의사 1명, 간호사 2명, 물리치료사 2명, 운동처방사 1명이 상주해 ‘공장 안의 종합병원’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아울러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메카텍, 두산엔진 등 창원에 사업장을 둔 회사들은 2004년부터 ‘두산가족 음악회’를 개최하고 5월5일 어린이날 행사를 열고 있다. 두산중공업 담수BG는 해외 현장에 근무하는 직원의 부인 생일에 꽃바구니와 케이크를 선물로 보내고 있으며, 두산메카텍 창원공장은 최근 신입사원 가족을 대상으로 공장 방문 행사를 실시해 호평을 받았다. 신입사원 환영회에는 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하고 CEO가 신입사원 부모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내는 세심함도 보이고 있다. 덕분에 매년 10%가 넘었던(대기업 평균 12%) 두산중공업의 신입사원 이탈률은 1%로 뚝 떨어졌다. 지난 2월 출시한 소주 ‘처음처럼’은 참이슬 출시 당시보다 1개월 가량 빠른 5개월11일(7월18일)만에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돌파하고 전국 시장 점유율 10%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처음처럼’의 점유율은 5.2%에 불과했었다. 두산 관계자는 “감성경영을 통해 직원들이 회사 최고 경영진과 자유로운 대화 시간을 가지면서 사내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지고 있다.”면서 “감성이 창의성을 싹 틔우고 세상을 움직인다는 게 두산의 생각”이라고 말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중계석] “재산권-경영권 상속 동일시 안된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는 기업 경영권이 시장경쟁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경영권의 상속과 증여를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20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대학’에서 ‘기업가 정신과 기업지배 구조’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개인 재산 상속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이나 기업경영권을 상속하거나 증여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대주주가 절대지분을 갖지 않고 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배구조를 갖춰야 하는 상장기업은 경영권이 사유물이 될 수 없다.”면서 “사유재산의 이전은 당연하나 경영권 세습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장 교수의 이런 지적은 최근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이 경영권을 세습하려다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대주주들의 재산 상속과 경영권 상속을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장 교수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기업발전과 시장경제의 동력인 경영권은 경쟁의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창업자나 우리나라 사람만 경영권을 가져야 하고 외국인 투자자나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경영권을 보호받아야 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장 교수는 국내 재벌그룹의 ‘오너’ 경영 체제와 관련,“중소기업이나 초기 창업기업은 오너가 많으나 대기업은 지분구조상 오너라고 불릴 만한 재벌총수가 없다.”면서 “그런데도 총수들이 오너처럼 행동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이 그룹들이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어 “이 기업들의 오너들이 자신에 대한 도전이나 경영권 경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영권에 대해서는 시장경제원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외국자본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 기업의 경영권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는 것은 국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사고”라면서 “기업 경영권도 시장 경쟁의 대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폐쇄적이고 아전인수격 시장경제 인식으로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외국 자본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지분을 가져야 하는데 기관투자가들을 포함해 정작 우리는 우리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아울러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선이고 주식 투자는 악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제한된 수요를 갖는 국내 시장에 외국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고 기업들에 돈만 주고 경영을 맡기는 주식투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소버린의 SK㈜ 주식 투자를 예로 들며 “소버린이 SK 주식을 2년 4개월 보유했다.”면서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투자주식 보유기간이 평균 6개월 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소버린의 투자를 투기라고 비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경제 관료조차 기득권화돼 있는 등 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이 만만치 않다.”면서 “경쟁을 제한하고 폐쇄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기득권 보호로는 선진 시장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
  • 사진으로 제2인생 허형구 전 법무부장관

    사진으로 제2인생 허형구 전 법무부장관

    노을이 산과 벌판을 덮기 시작한 저녁. 백로 한 마리가 석양을 물고 둥지로 돌아온다. 새끼는 목이 빠져라 고개를 들어 어미를 부르고 기다림 끝에 짝을 만난 백로 한 쌍은 정에 겨운 듯 고개를 한껏 젖힌다. 온종일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허형구(80) 변호사는 그때를 놓칠세라 렌즈의 초점을 맞춘다. ●검찰 근현대사의 산증인 허 변호사는 1926년 김해에서 태어났다. 김해평야로 유명한 그의 고향은 겨울이면 넓은 벌판을 가로질러 찬바람이 쌩쌩 불던 곳이었다. 수문을 넘어가 조개를 줍고 가을이면 도랑에서 미꾸라지를 잡아 끓여 먹던 추억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책읽기를 좋아했던 그는 초등학교를 마친 뒤 가정형편 때문에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직공생활을 했다. 그후 독학으로 부산대학에 들어갔으며 제2회 고등고시에 합격했다. 부산대 출신으로 고시에 합격한 것은 허 변호사가 처음이었다. 6·25 직후인 1953년 부산지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뗀 허 변호사는 “법과 원칙을 무엇보다 중시했던 시절이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부산에 근무할 때 3·15 부정선거와 관련해 시위를 벌이던 김주열군이 진압하던 경찰이 쏜 최류탄에 맞아 사망한 사건을 수사해 공산당의 폭동선동이라는 조작·은폐 시도를 파헤쳤다. 그는 “말못할 압력도 있었지만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수사했다. 그뒤 4·19혁명을 보면서 민중의 힘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30년간의 검사생활 끝에 1981년 제17대 검찰총장과 88년 제38대 법무부장관을 지낸 그는 검찰 근현대사의 산증인이다. 그는 “민주화와 사회발전, 통치권자의 생각도 진보해나가고 발전해가는 측면도 있지만 요새 검찰이 중립성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검찰의 중립은 밥그릇 문제가 아니라 헌법정신의 기본인 삼권분립 차원에서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5공화국 시절 검찰총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른바 ‘저질연탄 사건 수사’로 9개월 만에 총장직에서 물러나야 했던 그가 강조하는 검찰의 중립성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수사에 대한 뒤숭숭한 소문이 있은 뒤 얼마 전까지 수사를 칭찬했던 대통령이 어느날 검찰에 책임을 물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검찰 고위간부가 대통령에게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했으나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이후 6년가량 변호사로 활동하다 다시 노태우 정부 때 다시 나라의 부름을 받았다. ●백로와 사랑에 빠진 팔순의 사진작가 허 변호사는 사진을 정식으로 배운 적은 없지만 검사 생활하는 틈틈이 사진을 즐겨 찍었다. 답답한 도심을 떠나 복잡한 사건을 잊고 자연의 품에 안겨 스트레스를 풀어보자고 시작한 사진이었다. 하지만 공직에서 떠난 그에게 사진은 제2의 인생을 선물했다.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난도 길러봤지만 사진만 한 매력은 없었다. 사진동호회에 가입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아직은 아마추어’라며 겸손해하지만 좋은 풍경과 벗할 수 있다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을 만큼 열정만은 프로다.“법률은 강직하게 사회를 지켜야 하고 예술은 부드럽게 세상을 보듬어줘야 한다. 사진 한 장에 낭만을 담고 싶다.”며 사진에 대한 철학을 밝혔다. 허 변호사의 사무실에는 각종 법률서적과 더불어 사진관련 서적, 필름뭉치와 벽에 걸려있는 풍경 사진들이 눈에 띈다. 어려서부터 문학 책을 좋아했던 터라 그의 사진에는 ‘토지’,‘메밀꽃 필무렵’ 등 문학작품의 무대가 자주 등장한다. 또 안개에 둘러싸인 숲, 이슬을 머금은 꽃 등 자연도 단골손님이다. 팔순의 사진작가는 특히 백로와 사랑에 빠졌다.“백로 사진은 상당히 찍기 어렵습니다. 좋은 장소에서 오래 참고 기다린 사람에게만 그 자태를 보여주기 때문에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닙니다.”자신의 일생을 회상하듯 “고고하면서도 거만하지 않고 거만하지 않으면서도 올곧은 자태를 렌즈에 담고 싶었다.”고 말하는 노신사의 머리에도 백로가 내려앉았다. 백로를 사진에 담기 위해 밟아보지 않은 서식처가 없을 정도로 여행을 많이 다녔다. 그는 백로 사진을 위주로 전시회를 세 차례나 열었고 지난해 7월에는 세종문화회관에서 ‘백로와 무학 그리고 사계비경’이라는 제법 규모있는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올초에는 대검찰청 로비에서 전시회를 열고 후배 검사들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사진실력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는 현재 한국사진작가협회 운영자문위원직도 맡고 있다. 허 변호사는 “3∼4월이면 백로가 오기 시작해 5∼6월초까지 많이 찍는다. 하지만 요즘은 백로 서식지에 사람들이 몰리면서 백로가 사람을 피해 숨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디카’보다는 아날로그가 더 매력 허 변호사는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나 지금은 손자·손녀만 20여명이 넘는다. 자신의 손자·손녀 또래의 젊은이들이 월드컵을 맞아 거리에서 펼치는 응원을 보고 있자면 그들이 조국에 애착을 갖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그의 눈에 비친 젊은 세대는 ‘열정’ 그 자체다. 해방과 6·25, 산업화와 민주화를 겪어온 허 변호사는 이들에게 “기다릴 줄 알아라.”고 조언한다. 허 변호사는 “디지털 카메라도 좋지만 필름으로 찍어서 현상하며 기다려야 하는 아날로그에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은 사진은 시간과 장소가 맞아야 하며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 참아야만 찍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좌우명은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수적천석(水滴穿石)이다.“물 방물 하나하나는 약하지만 수없는 세월 동안 견디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돌을 뚫듯 하고자 하는 일을 이루려면 참고 노력할 줄 알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팔순에 접어든 허 변호사는 요금 건강이 예전같지 않아 오전에만 법무법인 사무실에 나와 근무하고 오후에는 산보 등을 하며 건강을 관리한다. 그는 “사진에 빠져 곁을 비웠어도 지금까지 싫은 내색을 안한 아내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검찰과 법무부의 총수까지 지낸 그에게 욕심은 없다. 다만 “다시 한번 기회가 주어지면 일생을 정리할 수 있는 전시회를 열고 싶다.”는 게 그의 작은 소망이다. ■ 허형구 변호사는 ▲1948년 부산사범학교 졸업 ▲1952년 부산대 법과대 졸업 ▲1953년 부산지검 검사 ▲1966년∼서울지검부장, 대전·부산지검·서울지검 차장검사 ▲1974년 청주지검장 ▲1981년 검찰총장 ▲1988년 법무부 장관 ▲1990년 변호사(현) ▲저서 검찰실무, 주석형사소송법(3권)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지금 전남에선] 일석삼조 총체보리로 농촌 살길 찾는다

    [지금 전남에선] 일석삼조 총체보리로 농촌 살길 찾는다

    이제는 보리농사가 농촌의 미래다.1960년대 보릿고개, 배고픔, 가난 등 부정적 이미지에다 쌀이 남아돌면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던 보리가 21세기 식품산업에 일대 혁명을 일으킬 잠재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무공해 친환경 식품인 보리를 소에게 먹여 짜낸 기능성 보리우유를 비롯해 보리치즈, 보리한우 등의 제품이 잘 사는 농촌을 만드는 원동력으로 기대된다. 18일 전남 나주시 세지면 송제리 나영수(53)씨의 세바목장. 축사 안에는 목청껏 울어제치는 젖소 200여마리로 생기가 넘쳤다. 다른 목장과 달리 이곳에서는 하루 2t 가량의 ‘청정 보리우유’가 생산되고 있다. 먹이로 볏짚이나 마른 풀이 아닌 ‘총체(總體)보리’를 쓰기 때문이다. 나씨가 산더미처럼 쌓인 총체보리 포장을 뜯었다. 신김치처럼 푹 삭아 시큼한 냄새가 나는 사료를 던져주자 소들이 앞다퉈 몰려 한입 가득 물고 씹었다. 윤기가 자르르 돌고 탄력있는 체형과 몸집이 한눈에 봐도 건강한 소들로 비쳤다. 볏집 대신 총체보리를 먹이면서 우유량도 늘었다.(표) 1998년 농촌진흥청 축산기술연구소는 총체보리 사업화에 성공했다. 총체보리는 알곡이 70∼80%쯤 익었을 때 이삭뿐 아니라 잎과 줄기까지 함께 베어서 기계로 둘둘 말아 비닐포장지로 500㎏씩 밀봉, 자연발효시킨 담근먹이(사일리지)다. 기존 수입 조사료에 비해 총체보리는 청정·무공해·녹색으로 상징되는 신토불이 사료작물이다. 나씨는 “3년 전부터 볏짚이나 수입 건초 대신 총체보리를 소에게 준 이후 우유량도 많고 어미소의 설사병도 사라졌으며 송아지도 잘 낳는다.”고 말했다. 총체보리는 고기 생산을 목적으로 한 축산농가에도 일석삼조의 이익을 안겨줬다. 2001년 축산연구소가 전북 정읍시의 한 축산농가에서 실험한 결과, 하루에 10㎏씩 총체보리를 먹인 소는 같은 양의 마른 볏짚을 준 소에 비해 하루 증체량이 8∼65%, 육질 1등급 출현율이 25%나 증가했다. 또 총체보리 알곡이 배합사료 역할을 함으로써 배합사료 소비량도 16∼35%나 줄어 마리당 소득이 41%나 늘었다. 나씨는 “우리 농촌의 미래는 총체보리에 달려 있다. 한우와 젖소의 사료작물로 가장 좋은 게 총체보리”라고 거듭 주장했다. 소비가 줄고 있는 보리를 사료작물로 이용하면 사료 수입대체 효과와 함께 농촌에 안정적인 소득원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재배 늘려 수입 대체해야 지난해 국내 소 사료는 60% 이상이 수입됐다. 옥수수 등 배합사료 원료는 98%인 130만t(3250억원)이 들어왔다. 또 볏짚이나 마른 풀처럼 조사료는 국내 총수요량(413만t)의 17%인 69만t이 수입됐다. 이중 미국산이 70%를 웃돌았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조사료는 자급률이 80%로 볏짚이 213만t이고 마른 풀은 129만t이다. 나씨는 “언젠가 수입한 알팔파 건초 더미에서 죽은 쥐들이 나오는 것을 보고 ‘뭔가 독성이 있구나.’ 하고 짐작했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기르는 한우와 육우, 젖소는 229만여마리이고 2015년에는 281만여마리로 늘 것으로 봤다. 이때 조사료 수요량은 362만t이 된다. 조사료 재배면적이 지금보다 3배인 2만㏊가 더 늘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논을 이용한 이모작으로 보리재배가 가장 적합한 조사료 확보 방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총체보리는 볏짚이나 건초보다 영양가가 풍부하고 소가 잘 먹고 알곡이 달려 있어 배합사료 기능도 대신한다. 영양가로만 따지면 옥수수 사료와 비슷하다. 값도 수입건초는 ㎏에 340∼440원이지만 총체보리는 110∼139원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총체보리는 농약이나 비료 한번 쓰지 않은 무공해 식품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보리에는 ‘베타글루캔’이 쌀보다 50배나 더 많아 과잉 지방축적을 막아준다. 이 성분은 수용성 식이섬유로 변비·비만·당뇨·고혈압·대장암 예방에 좋다고 한다. 또 단백질과 미네랄 성분도 풍부하다. ●축산과 재배, 유통 결합해야 지금 보리농사는 골칫거리이다. 보리 소비량이 줄고 판로가 막히면서 정부 수매량은 갈수록 줄고 있다. 전남도내 보리수매량은 2001년 82만여섬에서 지난해 58만여섬으로 크게 감소했다. 사실 보리는 거의 완벽한 친환경 무공해 식품이다. 겨울을 나면서 제초제 등 독성농약을 안 쓰고 화학비료를 쓰지 않아도 수확이 가능하다. 그래서 총체보리는 농민, 축산농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다. 농민에게는 안정적인 소득기반이 되고 축산농가에는 싸고 안전한 양질의 사료를, 소비자에게는 몸에 좋고 안심할 수 있는 우유와 친환경 고기를 제공해 준다. 하지만 걸림돌도 있다. 총체보리 재배는 ㏊당 소득이 110만원선으로 겉보리나 쌀보리의 67%,58% 수준에 그친다. 또 총체보리를 수확해 포장하는 트랙터 등 장비일체가 1억 5000만원으로 비싸다. 전남 나주시는 지방비로 구입비의 60%까지 보조해 주고 있으나 농협이나 축협 등은 수익사업이 아니라며 이를 기피한다.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총체보리뿐 아니라 총체벼도 소 사료로 쓰면서 상품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전남지역 총체보리 재배는 국내 총체보리(9121㏊)의 31%인 2853㏊(1685농가)에 이른다. 전북이 가장 많은 6000여㏊이다. 올해 국내 보리재배는 5만 8000㏊이고 전남은 55.1%인 3만 2000㏊를 차지했다. 김희열 전남농업기술원 기술보급과 지방농촌지도사는 “축산농가와 보리 재배농가가 결합하면 친환경 농업을 앞당길 수 있다. 합리적인 총체보리 유통체계는 지자체와 축협, 축산농가, 재배농가가 역할을 분담하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청정 보리우유’특허낸 나영수씨 ‘청정 보리우유’를 아시나요. 말만 들어도 마시고 싶은 이 우유는 축산을 하는 나영수(53)씨가 지난 19일 특허신청 2년여 만에 따낸 상표 이름이다. 특허 소식을 듣고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체에서 공동생산이나 상표권을 달라고 졸라대지만 그는 고개를 흔들었다. 농민들이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내친김에 국제특허도 출원중이다. 특허 인증으로 총체보리를 먹고 짜낸 우유는 볏짚 등을 먹은 일반우유와 성분이 다르다는 점을 입증받은 셈이다. 나씨는 “보리우유는 만성변비·비만증·당뇨병·고혈압·대장암 예방은 물론 청소년의 생장 촉진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입증됐다.”며 “무공해 사료로 인해 쇠고기는 1등급 육질이 높아져 안전 먹을거리로 선호되고 있다.”고 말했다. 청정보리 이미지를 활용한 보리우유, 보리한우, 보리치즈 등으로 제품화 길이 얼마든지 열려 있다고 했다. 나씨는 “이제 청정 보리우유와 치즈를 생산해 국내는 물론 외국으로도 수출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총체보리는 무공해 청정식품이다. 소의 배설물로 만든 퇴비를 쓰고 식량용으로 할 때보다 보리를 밀식재배하면 풀도 안 나고 농약이나 화학비료도 안 하기에 그야말로 청정사료”라고 주장했다. 총체보리는 수입사료에 의존하는 국내 사료수급 여건상 널뛰기하는 국제사료 값에 대처할 수 있는 데다 안전식품이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우리 농촌이 잘 살려면 유기농 축산으로 승부해야 하고 그 열쇠는 총체보리에 있다.”고 했다. 3년동안 논에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안 치고 유기농 인증을 받아 보리농사를 짓고 총체보리를 사료로 먹이면 된다는 설명이다. 나씨는 세지면 17농가와 힘을 합쳐 하루에 청정 보리우유 20t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전국 처음으로 2001년 조사료 영농법인을 만들어 청정보리우유 제품화에 팔을 걷어붙인 주인공이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총체보리 사업화 성공하려면 총체보리 사업화는 농민, 농협, 축산농가가 3박자를 맞춰야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 정부는 보리재배 면적 감소로 재배농가의 소득원 개발 차원에서 총체보리를 소의 조사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양질의 조사료 공급량을 늘려 고품질 축산물을 생산하고 수입조사료 대체효과를 내야 한다는 당면과제가 있다. 그러나 농가들은 총체보리가 수익성이 낮고 계약이 제대로 안 된다며 재배를 기피하고 있다. 정부는 300평당 2t 이상의 수량을 낼 수 있는 다수확 품종을 개발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시급하다. 여기다 농협이나 축협, 법인체에서는 “수익성이 없다.”며 총체보리 사업참여를 애써 외면한다. 현재 대부분 축산농가는 개별적으로 총체보리 생산자와 계약한 뒤 직접 수확하는 실정이어서 값비싼 기계장비를 구입(1억 5000만원)해 수확하고 운반한다. 때문에 수입산 조사료를 사서 먹이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며 불만이다. 축산농가들은 “농협이 나서서 총체보리 재배농가와 계약하고 수확해 축산농가에 공급하는 체계가 갖춰져야 총체보리 사업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서울신문 102년-종이신문 생존전략] MP3로 듣고 휴대전화로 읽고…

    [’서울신문 102년-종이신문 생존전략] MP3로 듣고 휴대전화로 읽고…

    ■ 미국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에서 종이 신문의 퇴락과 뉴 미디어의 부상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가 되고 있다. 미 신문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전국 610개 신문의 발행부수는 전년보다 주중에는 2.5%, 주말에는 3.1%가 줄었다. 신문 부수는 줄고있지만 신문사의 인터넷 사이트를 찾는 독자는 크게 늘었다. 올해 1·4분기에 신문사 웹사이트 방문자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8%가 증가했다고 신문협회는 밝혔다. 미 신문협회의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존 킴벌은 “웹사이트 방문자 증가로 올해 신문사의 온라인 광고 수입은 25∼30% 늘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온라인 수입이 신문사 전체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 정도에 불과하다. 따라서 온라인 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이 앞으로 신문사 경영의 중요한 전략이 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미국의 언론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미래 신문의 모델은 놀랍게도 캔자스주의 로렌스라는 작은 도시에서 발행하는 ‘로렌스 월드 저널’이라는 신문이다. 전문가들이 발행부수가 2만부에 불과한 이 신문에 주목하는 이유는 ‘미디어 컨버전스’를 독자들의 실생활에서 구현했기 때문이다. 로렌스 저널 월드는 신문과 인터넷, 방송(케이블TV 소유) 뿐만 아니라 전화와 MP3플레이어 등 현존하는 모든 기술과 기기를 통해 시민들에게 뉴스와 정보를 제공한다. 매일 아침 로렌스시의 남자들은 신문을 읽고, 주부들은 케이블TV 뉴스를 보며, 학생들은 아침에 로렌스 저널 월드의 신문 기사를 목소리로 서비스하는 포드캐스팅(Pod Casting)을 아이포드에 녹음해 등굣길에 듣는다. 동네 환경에 관심이 많은 주민들은 이 신문의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쓰레기 처리 문제 등을 놓고 다른 주민들과 채팅한다. 스포츠 팬에게는 캔자스대학의 미식축구와 농구 팀의 경기 스코어를 실시간으로 휴대전화로 전송한다. 로렌스 저널 월드의 신문과 방송, 인터넷 직원들은 모두가 하나의 사무실에서 근무한다. 뉴스 보도뿐 아니라 제작 과정도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로렌스 저널 월드의 웹사이트는 한 달에 700만 페이지 뷰(독자들이 웹사이트에서 본 화면의 총수)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이 신문의 모회사인 월드는 독자들이 웹사이트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시의 30개 지역에 무선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핫 스폿’을 설치했다. 이 신문의 발행인인 돌프 시몬스는 “로렌스 저널 월드는 ‘작은 도시의 작은 뉴스’에 집중하는 매체”라면서 “테크놀로지의 적용도 중요하지만 콘텐츠의 질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로렌스 저널 월드의 중요한 성공 요인 가운데 하나는 작은 도시에서 외부의 견제나 위협이 없이 ‘독점적인’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경쟁에 노출된 미국 대도시의 거대 신문사들은 속도조절을 하면서 좀더 신중하게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미국을 대표하는 권위지인 뉴욕타임스는 아직까지 수익의 90%는 종이신문에서 나오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온라인 쪽의 수익이 가장 빠른 속도로 늘고있다.”고 말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올해 상반기에 웹사이트를 개편하면서 일부 콘텐츠를 유료화했다. 개편된 뉴욕타임스의 웹사이트는 종이신문과 달리 동영상과 사진 슬라이드 쇼 등 멀티미디어를 기사보다 돋보이도록 배치했다. 뉴욕타임스 웹사이트의 2004년 매출액은 5310만달러(약 530억원), 순이익은 1730만달러(약 170억원)였다. 최근 몇년간의 연 평균 성장률은 30∼40%나 된다. 욕타임스의 웹사이트 방문자는 하루에 무려 1800만명이나 된다. 뉴욕타임스의 하루 평균 발행부수는 110만부. 그러나 웹사이트를 유료화할 경우 대부분의 독자가 떠날 것으로 뉴욕타임스는 예측하고 있다. 아서 슐츠버거 뉴욕타임스 발행인은 “무료에 익숙한 인터넷 독자들에게 고급 콘텐츠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교육’하는가가 과제”라고 말했다.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시대에도 계속 중심적인 역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여부가 미디어 업계의 관심거리”라면서 “그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주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dawn@seoul.co.kr ■ 일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의 신문 발행부수는 하루평균 5400만부로 중국을 제외하면 세계 최고인 신문대국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조간만 1007만부다. 아사히신문은 825만부, 마이니치신문이 395만부(일본신문협회 2005년판 통계)를 자랑하고 있다. 하지만 요미우리·아사히신문은 연간 10만부 안팎, 다른 신문들도 수천∼수만부씩 부수가 줄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의 조간신문 1000만부 시대가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이에 따라 신문업계 전체가 비상이다. 일본신문협회는 모든 신문의 발행부수를 알리는 가이드북을 발행해왔으나 올해는 절판했다. 신문시장 전체 축소기류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일본 신문업계 관계자들은 “일본 국민은 아직도 인쇄매체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 인터넷신문은 신뢰도가 떨어져 영향력이 아직 미미하다.”면서도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종이신문 독자가 급감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위기감을 드러낸다. 위기의식에 따라 주요 신문들은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모두 TV 등 계열방송사를 소유하고 있는 도쿄의 주요 신문사들은 인터넷홈페이지의 업데이트 주기를 단축시키고 있으며, 휴대전화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전반적인 신문의 약세기조에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일한 경제지로서 일본의 경기회복을 활용, 일본내·외에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어 주목된다. 니혼게이자이는 특히 신문과 통신, 방송 등의 미디어 융합에 대비, 모범적인 변신을 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문도 인터넷에 잠식당하지 않고,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조간신문 발행부수가 2003년 298만부에서 2004년 300만부로 늘었고,2005년에는 306만부로 늘었다. 지난해 광고도 전년보다 5% 증가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2% 늘어난 2300억엔(약 1조 8800억원)이었다. 이처럼 니혼게이자이는 지난해 지면 차별화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약진했다. 지면차별화를 위해서 1면 머리기사는 다른 신문이나 주요 방송과는 다른 사안을 배치한다는 원칙에 충실했다. 종이신문 기사의 독점성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신문에는 전체기사의 30% 이하만 서비스하는 ‘30% 원칙’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종이신문 기사의 인터넷 게재 수는 물론 개별기사의 크기도 30%로 제한한다. 다른 주요 신문들이 인터넷에 100% 기사를 게재하는 것과 다르다. 포털사이트에는 기사를 포함한 콘텐츠를 절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다. 독특한 경제비평기사도 차별화 상품이다. 또 종이신문과 인터넷의 융합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윈윈(상생)전략’을 통해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종이지면과 인터넷 홈페이지의 세트광고를 하고, 인터넷 구독신청 코너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책임경영체제를 등한시하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부문을 독립시켜 철저한 독립채산제를 실시, 경영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니혼게이자이는 일본내의 신문 중 인터넷대응이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인터넷과 유료 정보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사업을 펴는 니혼게이자이 전파미디어국의 연간 매출액만 260억엔(약 2100억원)이다. 매출액과 순이익이 증가 추세라는 것이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도 미래가 밝지만은 않다고 회사관계자는 토로한다.“유일한 경제지로서 일본경제의 활황에 따른 혜택으로 반짝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taein@seoul.co.kr ■ 유럽 |파리 함혜리특파원|“내가 이 신문을 위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떠납니다.” 프랑스의 대표적 좌파일간지 리베라시옹의 창업자 세르주 쥘리는 지난달 30일 ‘내가 리베라시옹을 떠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독자들에게 남긴 뒤 물러났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와 함께 1973년 창간한 지 33년 만이다. 그는 이 글에서 “프랑스의 종합 일간지는 물론 텔레비전과 라디오도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전과 인터넷의 보급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리베라시옹 자체가 특별히 소비적인 신문이 아님에도 올해 예상되는 손실이 책정된 예산 250만유로(약 30억원)를 훨씬 넘는 700만유로(약 85억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리베라시옹의 추락은 프랑스 진보언론의 암울한 장래, 그리고 인터넷 시대의 활자 미디어 현실을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리베라시옹만 어려움을 겪는 것이 아니다. 한때 최고의 발행부수를 자랑하던 ‘프랑스 수아르’도 경영난 심화로 주인 바꾸기가 거듭되다 결국은 영국 타블로이드판 대중지 스타일로 바뀌는 운명을 맞았다. 프랑스 일간지 시장은 독자 감소, 이에 따른 신문사들의 재정악화, 무가지와 인터넷 매체 등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매체의 등장에 따른 경쟁력 상실이란 세가지 위기를 동시에 맞고 있다. 이에 따라 신문사들은 대기업의 자본참여를 통한 위기 극복을 시도하고 있지만 거대자본의 유입으로 신문들은 ‘독립성과 다원성의 침해’라는 또 다른 위기를 맞는다고 프랑스 정부산하 경제사회이사회 보고서는 지적한다. 보고서는 신문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종합일간지가 민주주의의 핵심적 위치를 되찾도록 신문기본법을 제정하고 신문 유통의 발전과 현대화를 위해 신문위원회를 설치할 것을 제안했다. 또 기존의 가두판매를 재조직하고 정기구독 체제를 지원하는 등 정부가 유통조직 재편성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정부차원에서 다양한 신문산업 지원책을 마련 중이다. 신문들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적극적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주얼 시대에 맞게 편집 스타일을 바꾸고 감각적인 젊은층 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주말판을 발간하는 것은 기본. 인터넷 사이트를 보기 쉽게 디자인하면서 오디오와 비디오 뉴스를 동시에 듣고 볼 수 있도록 재정비하고 있다. 일간지 르몽드와 르피가로는 백과사전이나 박물관 화보집과 같은 도서 시리즈, 흘러간 명화 DVD 시리즈, 음악CD 등을 판매하면서 수익원 찾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벨기에의 한 일간지가 세계 최초로 휴대용 디지털 전자신문으로의 전환을 시도할 계획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벨기에 최대 항구도시 앤트워프를 기반으로 한 경제 일간지 ‘데 타이트(De Tijd)’는 지난 4월14일부터 세계 최초로 휴대용 디지털 전자신문 시험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시험 서비스 기간에 독자 200명에게 신문의 인터넷판에 접속해 기사를 내려받을 수 있는 휴대용 전자기기를 무료로 나눠줬다. 독자들은 무선을 통해 인터넷판에 접속만하면 자동으로 업데이트된 기사내용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종이두께에 타블로이드판 신문 한면 크기(8.1인치)의 스크린이 장착된 휴대용 기기는 전자잉크(E-Ink)를 이용하기 때문에 어디든 들고 다니면서 쉽게 읽을 수 있다. 컴퓨터나 TV 스크린과 달리 한번 텍스트나 그래픽을 입력하면 다시 입력하기 전까지 전원이 없어도 내용이 그대로 보존된다. 독자들은 특수 펜으로 기사에 대한 코멘크를 쓸 수 있으며, 광고면을 터치하면 해당 광고업체의 홈페이지로 직접 연결된다. 전자신문 프로젝트의 책임자인 페테르 브륀셀스는 “시험 서비스 결과를 정밀 분석해 비즈니스 모델을 산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자신문 구독비용은 한달 평균 400유로(약 50만원)이나 될 것으로 추산되지만 독자 수가 늘어날 경우 대폭 내려갈 것으로 신문사측은 내다봤다. 프랑스의 경제일간지 레제코(Les Echos)와 독일의 국제미디어기술연구협회(IFRA)도 유사한 시도를 하고 있다. lotus@seoul.co.kr ■ 중국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지난 3월25일 상하이 푸단대학에서 열린 ‘중국 매체 창신(創新)회’. 중국의 거의 모든 주요 언론 관계자들이 모였다. 신문·방송 등 전통 언론 매체 경영자뿐 아니라 유력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최고경영자(CEO)들까지 망라됐다. 중국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참석자들은 신문시장을 비롯한 전통 언론시장의 위기를 논했다. 한때 금융, 건설과 함께 ‘돈 되는’ 3대 업종으로 불리던 신문업종이 본격적인 전성기를 누린 지 불과 10여년만이다. 중국은 고도 경제성장과 13억 인구 등 ‘광고’와 ‘독자’가 모두 뒷받침되는 전통매체로서는 보기 드문 황금시장이었다. 심지어 한때 신문업계는 ‘폭리 업종’으로까지 불렸었다. 위기의 본질은 신문출판총서 스펑(石峰) 부서장의 지적대로 인터넷과 휴대전화 등 신흥 매체의 등장과 매체 상호간 경쟁으로 전에 없던 도전을 받게 됐기 때문이다. 한때 중국에는 이른바 ‘도시신문’간의 지나친 증면 경쟁이 불붙으면서 일간지 면수가 하루에 최대 150∼200면까지 발행되는 신문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2005년 중국의 신문 광고시장은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 신문시장으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다. 반면 인터넷 및 디지털 매체의 광고수익은 전년보다 77% 증가한 31억위안(약 3700억원)이나 됐다. 올해는 40억위안(약 48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인터넷, 휴대전화 뉴스서비스, 디지털TV, 블로그, 포드캐스팅(Pod Casting) 등 신매체들로 인해 신문산업의 광고수익 잠식은 빠르게 진행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매체 창신회에서 뚜렷한 대안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논의의 핵심은 ‘컨버전’과 ‘경영 다각화’였다. 경화시보(京華時報)의 우하이민(吳海民) 사장은 “과도하게 광고에 의존하던 과거의 경영방식으로는 생존해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상하이 동방위성TV의 쉬웨이(徐威) 본부장은 “현재 직면한 도전은 TV라도 비켜가지 않는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같은 분위기로 최근 중국 언론 매체간에 진행중인 초거대화, 초집단화 현상이 지속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최근의 현상은 1990년대 중반부터 정부 주도에 의해 미디어 그룹들이 형성될 때와는 달리 생존을 위한 당사자간의 필요에 의해 이뤄진 측면이 상대적으로 많다. 합병을 통한 거대화·집단화 작업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문회신민연합집단(文新民聯合集團)’의 탄생을 꼽을 수 있다.76년의 역사를 가진 신민만보(新民晩報)는 합병이전 이미 석간 신문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었다.66년 전 창간된 문회보(文報)는 지식인 사회에서의 영향력이 지대한 매체였다. 그러나 둘 다 고정 독자들의 ‘노화’와 신규 독자 흡수 부진 등으로 매체 영향력이 떨어져 가는 상황이었다. 문회집단의 후진쥔(胡勁軍)신문담당 사장은 “매체간 융합과 경영 다변화가 절박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문회신민집단은 11개의 신문사,6개의 잡지사,1개의 출판사를 보유하며 영향력을 유지해가는 동시에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애니메이션 회사도 설립했으며, 다른 6개 주류 언론사와 합작해 만화 채널을 신설했다. 패왕별희(王別姬), 화목란(花木蘭) 등 영화에도 참여했다. 해외시장 개척에도 눈을 돌려 신민만보는 현재 17개 해외판을 운영하고 있다. 집단 전체는 매년 이익의 3분의 1은 재투자에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진화를 고민하는 ‘신문 천국’ 중국. 방향타는 잡았으나,‘어떻게’가 문제로 남는다. jj@seoul.co.kr
  • 현대차 노·사 갈수록 ‘덜컹’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결속이 필요한 현대자동차 노사 관계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미 원·달러 환율하락, 고유가 등 경영환경 악화에 총수에 대한 3개월간의 검찰수사로 ‘만신창이’가 된 상태다. 게다가 최근 르노·닛산 얼라이언스가 GM과 연합을 추진하는 등 세계 자동차 시장이 격변하고 있어 노사가 똘똘 뭉쳐도 살아남기 힘든 정도인데도 노사갈등으로 신규공장 건설마저 삐걱대고 있다.●파업으로 7300억원대 매출 손실13일 현대차에 따르면 이날까지 14일째 계속된 노조파업으로 5만 3155대의 생산차질이 발생해 7294억원의 매출손실을 입었다. 이미 2004년(3일)과 지난해(11일) 전체 파업 손실을 초과했다.특히 지난 11일까지는 부분파업 수준이어서 생산차질이 20∼60%에 머물렀지만 12일부터 파업의 강도가 높아지면서 파업손실률이 80∼90%로 늘어났다.14일에도 주·야간 각 6시간 파업과 판매·정비부분 전면파업이 예정돼 있다. 노사는 13일 13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대차 파업은 ‘연례행사’지만 올해는 산별노조 전환과 맞물려 있어 사정이 다르다.13일 현대·기아차 주가가 연일 추락하는 등 시장의 반응도 심상찮다. 김재우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산별노조 전환과 노조의 강경 행보가 우려를 키우고 있다.”면서 “자동차 노조가 산별노조로 전환하게 되면 교섭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부품업체의 저임금에 의존한 원가경쟁력을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올해 경영환경이 악화됐고 과장급 이상이 임금을 동결한데다 임금협상만 진행하는 해여서 노사교섭이 비교적 원만하게 타결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검찰수사로 경영진의 도덕성이 도마에 오르면서 오히려 노조에 ‘힘’을 실어주게 됐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자동차산업의 미래를 생각하는 사람들’ 등 시민단체들은 차제에 과감한 경영개혁으로 더 이상 노조에 약점을 잡혀 끌려다니지 말아야 한다고 충고했다.●성장동력 신규투자도 `스톱´ 노사갈등은 생산차질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동력인 신규투자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현대차는 울산공장 5공장과 인근 주차장 부지 3000평에 3000억원을 투자, 고급 신차종 생산공장을 지을 계획이지만 5공장 일부 대의원을 비롯한 노조원들이 가까운 주차장이 없어지면 불편하다는 이유 등으로 반대해 착공이 지연되고 있다. 현대차는 5공장에서 생산해온 테라칸의 판매가 부진하자 9월 말 이를 단종하고 신차종 라인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5공장 직원들의 물량확대 요구와도 맞아떨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일부 강성 노조간부가 주차장이 멀어진다는 이유로 신규공장 건설을 반대하는 것은 노조의 국내투자 요구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만 아니라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노조측은 “단순히 불편해서라기보다는 투입될 신차종과 물량 등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자는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현대차 노조는 13일 ‘중앙쟁대위속보’를 통해 언론이 노조에 대해 편파·왜곡보도를 일삼고 있다면서 “지역신문 정도는 밥줄을 끊어놓겠다. 허튼소리를 일삼는 기자들 명단을 작성해 본때를 보여주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류길상기자 ukelvin@seoul.co.kr
  • 기업 경영권 방어장치 속속 도입

    경영권 분쟁 논란을 겪었던 범(汎)현대 그룹들이 정관에 ‘초다수 결의제’를 도입,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장치를 마련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662개 상장사의 정관을 분석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정관에 초다수 결의제를 명기한 회사는 21개사로, 지난해에 비해 12개사가 늘어났다.12개사 가운데는 현대백화점, 현대해상, 현대자동차 등 3개사가 포함됐다. 초다수 결의제란 이사 선임과 해임 등의 결의 요건을 상법상 규정보다 크게 강화하는 방식이다. 현대가(家)에서 갈라진 5개 그룹(현대백화점·현대차·현대중공업·현대·현대해상그룹) 중 3개 그룹에서 각각 모(母)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백화점, 현대해상, 현대자동차 등 3사는 이사해임 요건을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과반수’로 올해 정관에 새로 규정했다. 상법상 이사 해임 요건은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이다. 한편 황금낙하산제도를 새로 도입한 회사도 9개사에 이른다.황금낙하산이란 기업인수로 경영진이 임기 전에 사임하게 될 경우 거액의 퇴직금, 일정기간 동안의 보수와 보너스 등을 받을 권리를 미리 정관에 기재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어렵게 하는 수단이다. 닭고기유통업체인 마니커가 ‘대표이사 30억 이상, 이사 20억 이상’을, 의류·섬유업종인 태창기업이 ‘대표이사 100억, 이사 50억’을 정관에 새로 기재했다. 무분별한 위임장 경쟁을 막기 위해 의결권 대리 행사자를 주주나 주주의 법정대리인으로 제한한 회사는 72개사로 지난해(30개)에 비해 42개사나 늘어났다.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재계 인사이드] 구본무 회장의 ‘두마리 토끼 잡기’

    [재계 인사이드] 구본무 회장의 ‘두마리 토끼 잡기’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올해 잡고 싶은 ‘두마리 토끼’는 고객과 주가 부양인 것 같다. 구 회장의 최근 경영 행보를 보면 이에 대한 관심사가 어느 정도인지 읽힌다. 구 회장은 최근 ㈜LG 지분 22만 3600주를 장내 매수해 지분율을 10.38%에서 10.51%로 소폭 늘렸다. 구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도 ㈜LG 지분 9만 3000주를 사들였다.LG측은 “구 회장이 LG의 안정적인 경영권 확보를 위해 배당금 등 여유 자금으로 주식을 매입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구 회장의 지분 매입이 여러 포석을 깔고 있다고 분석한다. 경영권 안정뿐만 아니라 주가 부양을 의식한 것도 적지 않다는 견해다. LG계열사의 실적 악화로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 주가는 올 들어 줄곧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연초에 주당 3만 5000원(1월6일 종가 3만 5350원)을 웃돌았던 주가는 6일 2만 7000원(종가)을 기록했다. 연초 대비 주가가 24%가량 빠진 셈이다. 반면 LG에서 독립한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 주가는 꾸준한 상승세다. 지난해 말(12월29일) 주당 2만 3550원에 불과했던 주가는 이날 3만 800원을 기록해 30% 이상 뛰었다. 구 회장이 주가 부양에 아무래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으며,㈜LG 지분 매입에 적극 나선 까닭이 읽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오너 총수의 지분 매입 상징성 덕분에 ㈜LG의 주가는 최근 나흘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가 ‘북한 미사일 사태’ 여파로 다소 주춤했다. 구 회장은 또 지난달 LG상사 주식 7만 7000주를 매입해 향후에 있을 LG상사의 기업 분할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였다.LG상사는 ㈜LG의 자회사가 아니라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의 첫째동생인 고 구자승 LG상사 사장의 아들들이 대주주로 있어 무역과 패션 부문으로 분할될 가능성이 예견돼 왔다. 구 회장의 또 다른 관심사는 고객이다. 올 신년사에서 고객가치 경영을 설파한 구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직원에게 고객이 감동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그의 경영 어록 대부분이 고객으로 채워져 있을 정도로 임직원들을 채찍질하고 있다. 구 회장이 이처럼 주가와 고객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두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LG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그룹 총수의 관심으로 빠져나올 만큼 녹록지 않아 보이기 때문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도깨비? 하나은행

    도깨비? 하나은행

    외환은행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신 하나은행은 지난 4월 뒤늦게 ‘자체 성장’을 선언했다. 당시는 이미 우리은행이 파죽지세로 자산을 늘리고 있었기 때문에 하나은행의 전략 선회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 발표를 앞둔 요즘, 은행권은 하나은행의 자산 증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경쟁자들을 긴장시키며 요란하게 자산을 늘렸다면, 하나은행은 소리없이 시장을 잠식해 왔다. 더욱이 우리은행이 6개월에 걸쳐 늘린 자산을 하나은행은 3개월 만에 따라잡았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동안 핵심자산인 원화대출금을 11조 2690억원이나 늘렸다.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석권한 우리은행의 증가액 14조 6781억원에 크게 뒤지지 않고,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3조 9212억원)이나 자산규모 2위 신한은행(1조 9864억원)의 증가액보다는 훨씬 많다. 자산증가의 수훈감은 소호(개인사업자)대출이다. 우리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5조원 가까이 늘린 데 비해 하나은행은 소호대출을 2조 7298억원 늘려 대조를 이뤘다.6월말 현재 중소기업대출에서 소호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2.6%에 이른다. 하나은행은 전국 상권별 소호지도 제작, 소호 업황지수 및 폐업예측지수 개발, 지역·업종에 따라 차별화되는 대출 상품 개발 등으로 소호대출에 전력을 기울였다. 소호대출 전담조직을 ‘별동대’ 형식으로 운용하기도 했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총수신 증가액은 9조 9761억원으로, 증가액 2위인 우리은행(9조 7688억원)을 앞질렀다. 수신 증가는 특판예금이 주도했다. 하나은행은 지난 3월 이후 3차례나 특판을 팔아 5조 9000억원을 끌어 들였다. 그러나 하나은행의 몸집 불리기는 다소 불안하다. 특판예금은 연 5% 이상의 금리를 고객에게 지급하는 ‘고비용’ 상품이어서 은행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 더욱이 오는 9월에는 지난해 시중은행들이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특판예금의 만기가 대거 도래한다. 상반기 특판으로 예대마진(예금과 대출금리 차이)이 위축된 하나은행으로서는 추가 판매가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신용대출인 소호대출도 주택담보대출보다는 위험성이 크다. 특히 개인사업자들의 매출은 경기에 가장 민감한데, 하반기 경기전망이 좋지 않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힌 다른 은행들도 소호대출을 확대하고 있어 출혈경쟁 위험도 있다. 하나은행 가계영업부 구자훈 차장은 “최근 대출금리가 크게 올라 특판예금 이자 부담을 상쇄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소호비즈니스센터 윤승병 차장 역시 “경쟁 은행이 따라올 수 없는 소호대출 시스템을 갖췄고, 우량 소호를 대거 유치했기 때문에 경기 하강으로 인한 리스크 부담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