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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킷·피트 스톱·패독클럽…VIP 관람석 입장료 500만원

    서킷·피트 스톱·패독클럽…VIP 관람석 입장료 500만원

    영암 간척지에 조성된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은 총길이가 5.615㎞이다. 스타트와 피니시 지점을 사이로 1만 6000석 규모의 그랜드 스탠드와 피트 패독 건물이 마주 서 있다. 패독클럽 안에는 1000여석의 관람석이 마련됐다. 입장료는 400만~500만원에 이른다. 주요 대기업 총수나 세계 각국에서 온 VIP가 경기를 관람하며 비즈니스를 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김황식 국무총리 등 정부 고위 인사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등도 이곳에서 결승전을 관람할 것으로 알려졌다. 캐슬린 스티븐슨 주한 미국대사와 한스올리히 자이트 주한 독일대사, 에클레스톤 F1대회 매니지먼트(FOA) 회장 등도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패독클럽 건물의 1층은 ‘피트 스톱’으로 머신의 타이어 교체와 중간 급유 등이 이뤄진다. F1머신에 장착되는 타이어는 15kg 정도로 매우 가벼우며 100㎞ 가량 주행 한 뒤 새 제품으로 갈아 끼운다. 타이어 교체는 약 5초 안에 이뤄진다.
  • [씨줄날줄] 침묵의 맹세/이춘규 논설위원

    비밀을 지키자는 침묵의 맹세는 깨지기 쉽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설화가 단적이다. “당나귀 귀가 된 임금은 사람들이 알지 못하게 특별한 모자를 썼다. 모자를 만든 이에게 발설하지 말도록 침묵의 맹세를 강요했다. 모자를 만든 사람은 아야기를 못하자 병이 났다. 대나무숲에 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하자 바람만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울려 세상에 알려졌다.”는 내용이다. 보통 사람들이 비밀스러운 일에 대해 침묵의 맹세를 지키기는 어렵다. 가족끼리, 친구끼리의 맹세 등이 그렇다. 비밀이 많은 정치인들은 비서나 운전기사, 경호원을 가족·친척으로 두어 비밀을 지켜내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어느 정부에서든 실력자들은 비밀을 많이 알지만 언론인들이 질문하면 “입이 없다.”며 피해간다. 기밀이 많은 대기업들은 임원 이상에게 침묵의 맹세를 원하고, 지켜주면 대가를 지불해 주기도 한다. 맹세가 깨지면 총수가 홍역을 치르는 걸 자주 본다.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을 중심으로 번성했던 범죄조직 마피아 단원 사이에는 오메르타(Omerta)라는 침묵의 규약이 있다. 경찰 등에 잡혀도 조직의 비밀에 대해 입을 열지 않고, 협력을 거부한다는 침묵의 맹세다. 밀고자는 죽임으로 단죄한다. 귀가 들리지도 않고, 눈도 보이지 않으며, 조용한 자만이 100년을 평안하게 살 수 있다는 시칠리아 속담과 관련이 있다. 수사관들은 이 침묵의 맹세를 고도의 수사 기법으로 무너뜨리곤 한다. 가톨릭 교회 교황을 뽑는 선거회의인 콘클라베. 추기경들은 콘클라베가 시작되기 전 침묵의 맹세를 한다. 길게는 수일이 걸리는 콘클라베가 끝날 때까지 숙소와 개최 장소를 오가며 침묵해야 한다. 선거 뒤에도 침묵으로 비밀을 지켜낸다. 그렇지만 여러 종교의 성직자들도 침묵의 맹세를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부패한 성직자가 성도와의 약속을 파기, 이용했다는 이야기가 낯설지 않다. 성직자들도 이러니 일반인들이야…. 매몰 69일 만에 구조된 칠레 광산 광부들이 했던 침묵의 맹세가 흔들리고 있다고 한다. 광부들은 매몰 뒤 외부에 생존 사실이 알려질 때까지 17일간의 내부분열 등 불편한 진실에 대해 전원의 동의가 없는 한 “함구하자.”고 맹세했다. 인터뷰 등 수입 또한 공평하게 나누기로 했다. 하지만 언론의 취재 경쟁과 최고 수천만원의 인터뷰료 등의 유혹으로 맹세에 금이 가고 있다. 그렇다 해도 칠레광부 생환은 분명 사람들에게 희망을 쏘았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공화국과 권력세습/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열린세상] 공화국과 권력세습/박준철 한성대 역사문화학부 교수

    ‘공화국(republic)’이라는 용어는 고대 로마에 기원을 두고 있다. 기원전 1세기 중반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기라성 같은 정적들을 제거하고 로마의 권력을 수중에 넣었다. 카이사르의 독재를 우려한 키케로는 국가는 개인의 것이 아니라 ‘공공의 것(res publica)’이라고 정의하면서 공화국의 정신을 일깨웠다. 최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에서는 전 세계를 경악하게 하는 일이 전개되고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린 군주정에서나 있을 법한 권력 세습이 21세기 대명천지에 버젓이 강행되고 있다. 할아버지가 창업하고 아버지가 수성한 ‘공화국’을 27세의 새파란 청년이 물려받는다는 것이다. 인권 유린과 기아 속출에는 일말의 자책감도 없이 김씨 일가가 벌이고 있는 이 대담한 행각은 그야말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만행이다. ‘민주주의’와 ‘인민’ 그리고 ‘공화국’을 지향한다는 국호가 무색할 따름이다. 남쪽의 반응에도 기이한 측면이 있다. 무엇보다도 이른바 ‘좌파’로 자처하는 지식인들의 외면과 침묵이다. 서민과 ‘공공의 것’을 무시하는 보수 정권의 정책에는 쌍심지를 켜고 핏대를 세우면서도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북의 동족을 기만하는 권력 세습은 그저 못 본 체하니 도대체 그 영문을 알 수 없다. 무늬만 좌파인 것은 아닌가. 진정한 좌파의 양심적 목소리가 두고두고 아쉽다. 세습의 먹구름은 우리의 ‘공화국’에도 짙게 드리워져 있다. 재벌기업의 경영권 세습은 수십년의 세월을 거쳐 어느덧 창업주의 3세들이 한국경제의 전면에 부상했다. 기업의 경영권 세습에 무턱대고 시비를 걸자는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기업의 경영권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자식에게 이양되는 것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도 안 된다. 그러나 실상을 깊이 들여다보면 다른 모습이 드러난다. 제왕적 총수와 그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핵심 측근 부서는 법의 맹점을 악용하여 경영권 세습을 교묘하게 도모한다. 우회상장과 편법증여는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기형적 그룹 지배 구조는 적은 지분만으로도 경영권을 안겨준다. 후계자는 유망한 사업을 이전받고 계열사의 전폭적 지원을 얻어 그 열매를 독식한다. 온당치 못한 수단이 난무하고, 결국 세계적 명성을 자랑하는 회사의 총수들이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고 때로는 수형생활을 하는 풍경이 벌어진다. 기업도 ‘공공의 것’이라는 인식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일탈된 경영권 세습보다 더 당혹스러운 문제가 있다. 일부 대형교회에서 자행되고 있는 담임 목사직의 세습이다. 동네 구멍가게가 아니라 수만명의 교인들로 구성된 신앙 공동체의 리더 자리를 아버지가 아들에게 노골적으로 물려준다. 주위의 시선을 의식해 아들이 담임 목사직을 곧바로 승계하지 않고 다른 목회자를 거친 후에 입성하는 경우도 있다. 천문학적인 헌금을 동원하여 설립한 개척교회에 아들을 앉히는 편법도 마다하지 않는다. 세습을 교회법으로 금지한 교단의 일각에서는 놀랍게도 담임 목사직을 맞바꿔 세습시키는 행태마저 벌어지고 있다.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당사자들은 나름대로 항변한다. 당회와 공동의회의 결의라는 정당한 절차를 밟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차한 형식논리에 불과하다. 교회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한 담임 목사는 거의 제왕적 권위를 누리며 군림한다. 이러한 한국 교회의 특수성 때문에 담임 목사의 뜻에 이의를 제기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무엇보다도 현세의 권력과 영화는 그저 허망하다는 메시지를 강단에서 줄기차게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세속의 속성을 방불케 하는 일들을 서슴지 않는 그 이율배반이 견딜 수 없다. 정년도 되기 전에 은퇴하고, 담임 목사직의 일가 세습 관행을 깨뜨리며 얼마 전 타계한 옥한음 목사가 돋보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가와 기업과 교회는 모두 다 공동체다. 그리고 공동체는 마땅히 ‘공공의 것’이 되어야 한다. 공동체를 자신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개인은 오히려 ‘공공의 적’으로 전락한다는 것이 역사의 준엄한 가르침이다. 명실상부한 공화국의 도래를 꿈꿔본다.
  • 정몽구·현정은 회장 ‘어색한 만남’

    정몽구·현정은 회장 ‘어색한 만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얼굴을 맞댔다. 지난 1일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시아주버니와 제수가 총수로 있는 회사들이 따로 인수의향서를 접수한 뒤 첫 대면이다. 4일 현대차그룹과 현대그룹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서울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자택에서 열린 고(故) 이정화 여사 1주기 추모식에서 양 그룹의 수장들이 어색한 만남을 가졌다. 이 여사는 정 회장의 부인이자 정 부회장의 어머니다. 현 회장에게는 손위동서다. 현 회장은 검정색 정장 차림으로, 모임 시작 직전 정 부회장 자택에 도착했다. 침착한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1시간30분가량이 지난 오후 8시20분쯤 자택에서 나온 현 회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귀가했다. 이날 만남은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차그룹에 잇달아 공격적인 광고를 내보내면서 양측의 관계가 다소 소원해진 상태에서 이뤄졌다. 업계에선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사안들도 조심스럽게 논의되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을 인수하는 대신 현대그룹은 현대건설이 보유한 현대상선 지분 8.3%를 넘겨받는다는 ‘윈·윈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러운 만남이 극적 중재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도 작용했다. 하지만 범 현대가 관계자는 “자리가 자리인 만큼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된 얘기는 되도록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애초 모임은 5일이나 6일쯤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 여사가 미국에서 한국시간으로 5일 오전 10시50분쯤 타계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현 회장은 뒤늦게 이날 추모식이 열린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모임 특성상 추모식 일자를 친족들에게 일일이 통보하진 않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정몽구 회장 측은 미국과의 시차 등을 고려해 추모식 일자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식에는 정의선 부회장 내외와 큰딸 성이(이노션 고문)씨, 둘째딸 명이(현대커머셜 고문)씨, 셋째딸 윤이(해비치호텔&리조트 전무)씨 등이 참석했다. 직계가족 외에는 정몽근 현대백화점 명예회장,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 정대선 현대비에스앤씨 대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 정일선 비앤지스틸 대표, 정몽진 KCC회장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오상도·윤설영기자 sdoh@seoul.co.kr
  • 풍부한 유동성! 코스피 2000?

    풍부한 유동성! 코스피 2000?

    ‘코스피 2000’이 다시 가시권에 들어왔다. 지난 1일 코스피지수는 1876.73으로 연고점을 갈아치우며 대망의 2000까지 123.27포인트만을 남겨뒀다. 연내에 코스피지수가 2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점점 고개를 들고 있다. 최근의 증시 상승세는 그야말로 ‘유동성의 힘’이다. 외국인은 올해 국내 주식을 꾸준히 매입하며 코스피지수를 연일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9월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2조 3000억원대를 순매수했다. 지난해와 2003년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많은 금액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3거래일을 빼고 연일 사자에 나서면서 4조 3000억원어치의 주식을 쓸어 담았다. 여기에 국민연금을 주축으로 하는 연기금도 올 들어 6조 7000억원가량 순매수하며 코스피지수 상승을 거들었다. 유동성 장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는 긍정적인 신호가 적지 않다. 우선 글로벌 환율 전쟁으로 당분간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환차익을 기대하는 해외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호조는 자금 유입을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의 장세는 외국인이 이끄는 유동성 랠리의 성격이 강하다.”면서 “원화 절상에 대한 기대가 강하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는 환차익 매력도 크다.”고 말했다. 여기에 시중금리 하락으로 은행들의 수신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어 이 자금이 증시에 들어온다면 연내에 코스피지수 2000 돌파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외국인이 앞에서 이끌고, 개인과 투신권이 뒤에서 밀어올린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올해 개인은 증시에서 3조 3600억원을 순매도했고, 투신권은 주식환매의 영향으로 12조원가량을 팔아치웠다. 5개 시중은행의 9월 말 총수신은 703조 9990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 9177억원 줄었다. 월중 감소 폭으로는 지난 3월 이후 6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반면 지난 8월 말 12조원대였던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달 말 14조원대로 진입했다. 개인이 주식 매입을 위해 증권사에서 빌리는 신용거래 융자잔액도 연중 최고치인 5조 1000억원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증시가 가파른 속도로 올라온 만큼 추가 상승을 보이더라도 더딜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기술적인 부담으로 한동안 ‘박스권 랠리’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진단인 셈이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폭등하는 먹을거리 물가] 금리까지 올리나

    많은 사람들의 예상과 달리 지난달 동결됐던 기준금리가 이달에는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오는 14일 금융통화위원회까지 시간이 남았지만 인상을 압박하는 요인들이 하나, 둘 부상하고 있다. 금융위기 때 과도하게 낮아진 금리를 정상화시켜야 한다는 데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한국은행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3±1%에서 중심축을 한참 벗어났다. 윤종원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물가가 서서히 내려가겠지만 10월에도 채소 가격에 따라 3%대 초반에서 중반 정도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더 이상 2%대 물가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국내총생산(GDP) 갭(실제 GDP-잠재 GDP)이 이미 플러스로 돌아섰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때문에 총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태라는 것이다. 인플레 압력에 대한 선제 대응을 강조했던 금통위로선 충분한 명분이다. 시중은행의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도 금리인상론에 힘을 싣고 있다. 1일 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금리는 3.5~3.6%로 물가 상승률(3.6%)과 비슷했다. 물가를 감안하면 돈을 맡겨 봤자 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지금 농산품을 제외한 물가가 낮다고 해서 금리를 올리지 말자는 것은 금리가 물가에 반영되기까지 5~6개월이 걸린다는 것을 간과한 것”이라면서 “물가가 오른 것을 확인하고 금리를 손대면 이미 엎지러진 물을 주워 담는 꼴”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이어 “원화가 절상되고 있지만 달러화 약세에 따라 각국 통화가 동반강세인 만큼 일본이나 유럽에 대한 수출은 문제가 없으니 이 또한 인상을 반대할 명분이 안 된다.”고 말했다. 물론 물가 인상의 해법으로 접근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이 적절치 않다는 의견도 있다. 금리를 올리면 수요가 줄어 인플레를 억제할 수 있지만, 지금은 수요 못지않게 공급(농산물)에서 비롯된 측면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제유가가 안정적인 데다 최근 원화 강세를 감안하면 금리를 올리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가 상승의 주범인 농산물가격은 수요가 증가한 것보다 날씨 등의 일시적 충격으로 공급이 줄어든 탓이라 금리 인상으로 인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일영·이경주기자 argus@seoul.co.kr
  • [독일통일 20년 박건형 특파원 현지르포] (1) 역사의 현장 베를린을 가다

    [독일통일 20년 박건형 특파원 현지르포] (1) 역사의 현장 베를린을 가다

    ‘벽화’된 장벽 의외로 조용 경제통합은 종착점 눈앞 동독인들 “우린 2등국민” 가슴속 장벽 현재진행형 폭이 20㎝ 조금 넘을까. ‘장벽’은 초라했다. 30년 넘게 한 민족을 갈라 놓았던 ‘냉전의 상징’은 망치 하나로도 깨부술 수 있을 정도로 얇았다. 자유를 갈망하며 담을 넘고, 그 뒤에서 총부리를 겨누던 얘기는 이제 흑백사진 속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아련한 얘깃거리가 됐다.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 20년이라는 세월은 언뜻 ‘통일’이라는 감동조차 과거로 밀어내기에 충분한 시간으로 비쳐졌다. 다음 달 3일, 독일 통일 20주년을 앞두고 찾은 베를린의 모습은 역사의 감격을 되새기기에는, 그렇게 너무나 조용했다. 어느덧 통일은 독일인들에게 일상의 하나로 체화된 듯했다. ●통일둥이 “아픈만큼 강해졌다” “분단은 우리의 뜻과 상관없이 벌어진 일이었지만, 통일은 우리 힘으로 해냈다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죠.” 지난 28일(현지시간) 베를린 시내 오스트역에서 바르샤바길로 이어지는 ‘베를린 장벽 이스트사이드 갤러리’에서 만난 여대생 노라는 “통일은 어떤 의미냐.”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뮌헨에서 친구들과 함께 여행을 왔다는 노라는 1990년 태어난 ‘통일둥이’다. 그는 “태어나기도 전에 벌어진 일이지만, 부모님 세대한테 얘기를 많이 들어 장벽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면서 “아픈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 독일이 유럽에서 다시 강자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독 소득 서독의 70% 달해 동독 주민들의 탈출을 막기 위해 1961년 155㎞에 걸쳐 세워진 베를린 장벽은 통일과 함께 대부분 모습을 감췄다. 분단의 아픔을 기억하기 위해 남겨 놓은 1.3㎞의 장벽은 ‘이스트사이드 갤러리’라는 이름의 거대한 미술관으로 남았다. 전세계 21개국에서 초청된 118명의 작가들이 그린 벽화로 가득 채워져 있다. 뒤편의 황량한 모습만이 이곳이 한때 ‘장벽’이었음을 일깨워 줄 뿐이다. 근처에서 조그마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한 터키인은 “장벽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광객들이고, 독일인은 열 명 중 한 명 정도”라고 전했다. 독일인들을 감격케 한 ‘통일’은 이제 관광객들에게 내다 파는 상품으로 남았을 뿐이라는 얘기로 들렸다. 베를린 한복판 코크 슈트라세에 있는 ‘찰리 검문소’가 이런 현실을 보여 줬다. 1990년 통일 때까지 유일하게 동서 베를린을 이어주던 이곳은 지난 2000년 복원과 함께 관광명소로 탈바꿈했다. 길 주변으로는 ‘베를린 장벽 1961~1989’라고 쓰인 블록 표지만이 장벽이 있었던 곳임을 알려주고 있었다. 흔히 ‘장벽 박물관’으로 불리는 이 곳의 찰리검문소 박물관은 장벽투어의 필수코스로 꼽힌다. 장벽의 일부분이 원형 그대로 보존돼 있고, 수많은 문서와 동서독의 군사무기 등이 전시돼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지켜보는 독일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역사는 뒷전이고, 상혼만이 판치고 있다는 것이다. 동베를린에서 공장 기술자로 일했다는 니클라스 볼프(55)는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검문소를 복원해서는 12유로가 넘는 비싼 입장료를 받고 가짜 스탬프를 찍어주거나 사진을 같이 찍고 돈이나 받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자유를 찾기 위해 탈출하다 목숨을 잃은 사람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고, 진짜 역사에서 교훈을 찾기 위해서는 상업적인 부분은 배제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독일의 통일은 지난 20년의 격랑을 헤쳐 오면서 이제 ‘현재완료형’의 마침표만 남겨놓은 듯 했다. 적어도 독일인들에겐 그랬다. 지난해 기준으로 독일은 국내총생산(GDP) 세계 4위의 경제대국이고 세계 3위의 무역대국으로 복귀했다. 통일 직후 서독인들의 42.9%에 불과했던 동독인들의 생활 수준은 이제 소득 기준으로 서독인들의 70% 중반 정도까지 올라섰다. 지역갈등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했던 동독인들의 생산성도 서독인들의 80%까지 상승했다. 지역의 통합에 이어 경제의 통합이 어느 정도 완성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경제지표상의 수치가 통일독일 20년의 모든 것을 말해 주지는 않는다. 무엇보다 사회 통합이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동독인들의 소외감이다. 경제적 격차가 많이 좁혀졌다고는 하나 지난 20년간 동독인들이 겪어온 소외감과 상실감, 패배감은 쉽사리 치유되지 않고 있다. ‘오스탈기(Ostalgie)’라는 조어가 이를 웅변한다. 동독을 뜻하는 ‘오스트(Ost)’와 향수를 의미하는 ‘노스탈기(Nostalgie)’를 결합한 이 말은, 지금도 동독인들이 얼마나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지를 보여 준다. 2008년 독일의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사회과학연구센터가 실시한 여론조사만 보아도 동독지역 주민 가운데 자신을 진정한 독일인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22%에 불과했다. 반면 자신을 통일독일의 국민이라고 느끼지 않는다는 사람은 62%나 됐다. 과거 동독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사람도 16%나 있었다. 찰리 박물관에서 만난 한 동독 출신 여성은 이런 정서를 보였다. “통일이 된 지 20년이라지만 여전히 우리를 2등 국민으로 여기는 서독인들이 적지 않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정부가 사회 통합에만 매달리느라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베를린 장벽 붕괴 당시 동독 군인이었고, 장벽 바로 앞에서 시위대를 맞았다는 얀 좀머(50)는 “부모님들은 아직도 슈타지라면 치를 떤다.”면서 “동독 사람들을 비인간적으로 탄압하던 밀케가 고작 6년형을 받은 것을 지금도 이해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과거 동독 공산당 시스템의 핵심이었던 ‘슈타지(국가공안국) 박물관’ 관계자는 “슈타지 총수였던 밀케는 통일 전 수많은 동독인들을 체포하고 살해했지만 대부분 무죄 판결을 받았고 그나마 건강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병원도 아닌 요양원에서 편하게 죽었다.”면서 “통일 이후에 통합에 너무 급급한 나머지 과거에 대한 처벌이나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한다.”고 강조했다. 정치와 국경의 통일은 이제 20년 전의 역사가 됐다. 독일 정부가 각고의 노력을 펼쳐 온 경제의 통일도 이제 종착점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동·서독인들의 가슴 속 깊이 뿌리박힌 장벽은 아직껏 철거되지 않았다. 베를린에서 바라본 독일 사회의 통일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글 사진 베를린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MB “한국서도 ‘스몰 자이언츠’ 대거 나타날 것”

    “한국에서도 독일의 ‘히든 챔피언’과 일본의 장수기업의 장점을 접목한 글로벌 중소기업인 ‘스몰 자이언츠(Small Giants)’가 대거 나타날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회의에서는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 전략확산 방안과 중소기업의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한 집중토론이 이뤄졌다. 이윤우 삼성전자 회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김쌍수 한전 사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양승석 현대차 사장 등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40명, 중소기업 대표 60명 등 156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이번 회의는 지난 8일 중소기업 대표와의 간담회, 13일 대기업 총수와의 간담회에 이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결정판으로 볼수 있다. ●“CEO들 10년에 한번이라도 中企방문을” 이 대통령은 “대기업도 총수회의 이후에 아주 활발하게 진정성을 갖고 움직여 나가고 있고 중소기업들도 투명경영 등 여러가지의 변화를 스스로 가져오고 있다.”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의 잘못을 탓하기 전에 서로 잘한다는 인식변화가 필요하고 이것이 새로운 기업문화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자율적으로 잘해 나가는 문화가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정부의 역할은 무한대가 아니라 필수적인 역할만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에도 시장경제가 주는 장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면서 “그것을 보완한다는 것이지,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정부가 주도해서 갑과 을의 관계를 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통령도 시장바닥에 가서 사람들을 만나고 뭘 도와주면 좋겠는지 생각해 미소금융을 만드는데, 대기업 CEO들이 하다못해 1, 2년에 한번, 10년에 한번이라도 (중소기업, 납품업체) 만나서 ‘뭐가 어려우냐.’고 하면 오늘날 우리가 이렇게 모이지 않아도 됐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소기업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대기업에 도움이 되는 스스로의 경쟁력을 갖고자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그 전제하에서 동반성장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회의는 대기업 대표가 자기 기업들의 동반성장과 관련한 구체적인 사례를 먼저 소개한 뒤 해당 파트너인 중소기업이 이어서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무분별한 지원은 건강한 中企 발목” 회의에 참석했던 이정동 서울대 교수는 “무분별한 중소기업 지원이 부실 중소기업의 퇴출을 지연시켜서 건강한 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의 정책도 온정주의에 물들지 않는 구조조정의 매커니즘이 확고하게 자리 잡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민화 중소기업 호민관은 “처음에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이번에도 옛날처럼 하다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기대하는 분위기”라면서 “한국은 시장을 이끌 대기업과 중소혁신을 주도할 벤처기업 두 가지가 다 있기 때문에 미래가 밝으며 오늘 이 자리는 이 둘 사이의 선순환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상생경영 이젠 기업생존 좌우할 ‘화두’…강소기업 늘면 대기업도 경쟁력 ‘쑥쑥’

    상생경영 이젠 기업생존 좌우할 ‘화두’…강소기업 늘면 대기업도 경쟁력 ‘쑥쑥’

    ‘상생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은 더 이상 대기업의 사회공헌 또는 윤리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상생은 기업 경영에서 빼놓을 수 없는 생존의 문제다. 중소기업의 생존만이 아닌 산업계 전체의 공존 문제로 중요해진 것이다. 중소기업의 장점은 대기업보다 혁신할 수 있는 운신의 폭이 넓고 자유롭다는 데 있다. 대기업은 자본력과 조직을 통해 이런 혁신적인 아이디어나 기술을 사업화하는 능력에서 앞선다. 이민화 기업호민관은 “이것들이 조화롭게 결합돼 건전한 산업 생태계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애플 앱스토어의 성공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애플-개발자-이용자 간 조화로운 생태계 구축이다. 애플은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 개발자들에게 앱 판매수익의 70%를 배분한다. 개발자들은 다른 업체보다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앱스토어로 몰려든다. 이로써 더욱 다양하고 혁신적인 앱이 넘쳐나고 이용자도 늘어난다. 애플은 개발자들에게 기회의 땅을 제공하고 이들로부터 혁신의 자양분을 공급받는 것이다. 반면 도요타의 추락은 그 반대 지점을 극명하게 보여 준다.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통한 가격 인하로 쌓아올린 것으로 알려진 도요타 신화는 품질 저하에 따른 대량 리콜 사태로 무너졌다. 이제는 생태계 대 생태계 간 경쟁 시대다. 앱스토어와 구글 안드로이드마켓의 경쟁이 대표적인 예다. 이러한 구도는 전 산업으로 확산되고 더욱 심화될 것이다. 게다가 생태계 간 경쟁력 격차는 단순히 기술 격차를 따라잡는 일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 될 것이다. 지난 13일에 이어 29일에도 상생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기업 대표 등이 청와대에 모였다. 중소기업계는 그룹 총수들이 직접 나선 것을 일제히 환영했다. 대기업의 실질적 변화는 바로 총수의 의지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에서다. 상생협력도 자꾸 해봐야 성과가 창출된다. 상생협력을 통한 경험을 쌓고 시행착오를 줄이면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국내 대기업 특유의 오너십이 필요하다. 때론 비판도 받지만 국내 대기업의 오너십은 단기적 손익에 매달리지 않고 멀리 내다보면서 기업의 체질을 바꾸고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일조했다. 이러한 오너십의 장점이 상생협력과 결합하면 경쟁력 있는 산업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 지금 당장은 상생협력으로 인해 비용이 올라가고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산업의 토양이 튼튼해지면 혁신적인 강소기업이 많아지고 이것이 대기업의 경쟁력 제고에도 보탬이 된다. 물론 중소기업 역시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개발을 통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확대방침 철회

    정부가 과표 양성화를 위해 추진한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확대 방침을 철회키로 했다.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증권거래세 과세 방침도 2년간 유예되고 해외펀드의 손실을 상계할 수 있는 이익의 범위도 늘어난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10년 세제개편안 수정안을 9월 말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내년 4월부터 현금영수증 의무발급 업종영위 사업자임에도 3개월 이상 고의로 가맹점 가입을 회피하면 사업자는 무조건 30만원 이상 거래 시 현금영수증을 의무적으로 발급하도록 했다. 현금영수증가맹점 가입 회피 사업자들을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세원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정부는 입법예고 및 부처협의 과정에서 무조건 의무발급을 강제하는 것이 지나친 규제라는 문제가 제기돼 현금영수증 발급의무자 확대 방침을 철회키로 했다. 단 현금영수증가맹점 미가입가산세를 미가입기간 총수입금액의 0.5%에서 1%로 확대하는 방안을 신설하기로 했다. 정부가 이번 방침 철회로 변호사와 의사 등의 고소득 전문직의 세원 투명성을 높이려는 의지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정안은 우정사업본부의 주권 또는 지분 양도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과세하는 시기를 내년 1월1일에서 2013년 1월1일로 2년 유예했다. 당초 재정부는 연기금과 형평성을 고려해 우정사업본부에 대해 증권거래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국가기관으로 과세의 법적 타당성이 없다는 주장이 제기돼 그동안 부처 간 다툼이 있었으며 결국 2년 유예로 절충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클린디젤 稅 감면을” vs “범산업적 효용 따져야”

    정유업계가 ‘클린디젤’의 보급을 강조하면서 액화석유가스(LPG) 업계와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압축천연가스(CNG) 버스의 폭발사고 이후 정유업계를 대변하는 대한석유협회는 안전성을 강조하며 클린디젤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에 대한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나섰다. 경유(디젤유)는 그동안 연비는 좋지만 환경오염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정제기술과 엔진 기술이 발전하면서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대폭 줄여 청정 경유, 이른바 클린디젤로 거듭났다는 것이 지식경제부와 정유업계의 설명이다. 현재 국내에서 생산되는 경유의 황 함유량은 1993년 2000 수준에서 2010년 10 수준으로 크게 낮아졌다. 지난 8월 국내 정유 4사가 생산하는 경유의 환경품질등급은 국제 최고기준인 별 5개 등급을 받았다. 석유협회는 한국기계연구원, 대우버스와 공동으로 개발한 디젤 하이브리드 버스를 내년 상반기부터 대구, 부산, 인천 등 6개 지방자치단체에 보급하기로 했다. 특히 석유협회는 클린디젤 기술을 통해 경유와 LPG의 친환경성이 대등해졌는데 LPG에만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에너지 수급 불균형의 문제도 지적했다. 지난해 국내 정유업계가 생산한 경유는 국내에서 수요처를 찾지 못해 생산량의 48%를 수출하면서도 LPG는 세제혜택 덕분에 국내 총수요의 61%가 수입됐다. 이에 대해 LPG업계는 정유업계가 국제 경쟁에서 촉발된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클린디젤을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유업계가 아시아 석유제품 수요 증가에 맞춰 고도화시설을 확충해 놓고, 이에 따른 경유의 과잉 공급을 국내에서 해소하려 한다는 것이다. LPG수입업체 E1 관계자는 “경유가 과거에 비해 깨끗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LPG에 비해 미세먼지나 질소산화물 등의 배출이 많은 편”이라고 했다. 또 클린디젤 기술을 산업적으로 개발할 때 투입될 설비 및 세제지원 등의 비용과 그에 따른 효용을 국가산업 전체적인 측면에서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김황식 총리 후보자 거세지는 의혹들

    김황식 총리 후보자 거세지는 의혹들

    김황식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야당의 공세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추석연휴 내내 청문 준비에 올인했던 야당 청문특위 위원들은 24일 위장전입, 허위 재산신고, 병역기피 의혹 등을 추가로 내놓으며 ‘현미경 청문회’를 예고했다.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민주당 김유정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김 후보자가 1981년 대전지법 서산 지원 판사 재임 당시 주민등록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가 대전지법 서산지원 판사로 재직하던 1981년 운전면허 취득을 위해 실거주지인 서산에 전입한 뒤 8일 만에 서울 논현동으로 재전입했다는 의혹이다. 김 후보자는 80년 9월부터 81년 8월까지 대전지법 판사로 일했다. 통상 발령 뒤 실거주지 이전 신고를 14일 내에 해야 하지만 김 후보자는 9개월 뒤인 81년 5월7일 충남 서산군으로 전입신고를 했다. 그후 8일 만인 5월15일 기존 주소지였던 서울 강남구 논현동으로 재전입했다. 김 의원은 “법과 양심을 지켜야할 법관이 실정법을 어겨가며 운전면허 취득이란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전출입을 했다.”면서 “특히 살지도 않는 서울 논현동으로 8일 만에 다시 주소를 옮긴 건 더 큰 문제로 명백한 위장전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평일에는 직장이 있는 충남 서산에서, 주말에는 가족이 있는 서울에서 생활했다.”면서도 “주말, 휴일에는 운전면허증을 취득할 수 없어 불가피하게 주민등록을 옮긴 것이니 이해해달라.”고 시인했다. 김 후보자가 버는 것보다 쓰는 돈이 더 많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민주당 정범구 의원과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김 후보자가 제출한 근로소득 원천징수 영수증 등을 분석한 결과 보험료, 신용카드사용액 등을 다 합쳐도 연간 수입보다 지출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06~2009년 4년간 총수입은 3억 5992만원이지만 총지출은 4억 3334만원으로 지출이 수입보다 7342만원 더 많았다. 정 의원은 “2007년의 경우 신용카드 사용액만 김 후보자의 급여액을 넘는다.”며 자금 출처를 밝힐 것을 촉구했다. 임 의원은 “4년간 예금은 6711만원이나 늘었는데 또 다른 수입원이 없는 한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추궁했다. 임 의원은 재산 축소 신고나 누나 등 제3자의 도움을 받고도 세금을 안 낸 증여세 탈루로 해석했다. 임 의원은 전날에도 16년간 두 자녀들의 유학 비용을 공개하지 않은 김 후보자에 대해 수억원을 누나들이 대준 게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었다. 김 후보자 측은 이에 대해 “4억원이 들었으며 대법관, 감사원장 거치면서 대략 연소득이 1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근검 절약하면 감당할 수 있다.”고 부인했다. 이와 함께 김 후보자가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에서 “3개월마다 눈 상태를 점검받고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 정 의원은 세금공제내역에 병원에 간 기록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의료비 공제가 2006년 15만 5240원 이후 단 한푼도 없었다.”면서 “병원에 가지 않았는데 어떻게 점검을 받은 것인지, 부동시 보완 목적의 안약은 처방전 없이 어떻게 구했는지 알 수 없다.”고 캐물었다. 총리실은 의료비 소득공제대상 미만이라 못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허위로 공직자 재산신고를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은 김 후보자가 2000년 공직자 재산등록 과정에서 누나에게 빌렸다는 4000만원을 신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가 국회 제출한 ‘사인 간 채무내용 확인서’에는 2000년 누나로부터 4000만원을 빌렸다고 진술했으나, 재산등록 서류에는 기록이 없다. 재산등록 허위신고는 공직윤리법상 해임 또는 징계의결 사유가 된다. 이 의원은 “누나한테 돈을 받으면 청문회에서 증여세 미납으로 문제가 되기 때문에 사인 채무로 ‘말 바꾸기’를 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총리실 측은 “누락이 아니고 1999년 4000만원이 400만원으로 적힌 단순한 오기”라면서 “거래내역을 증빙해 채무정정 확인서를 다시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해명했다. 김규환·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MB, 대기업·中企 대표 한달만에 ‘3각회동’ 왜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 경영진과 중소기업 대표들을 한자리에 불러 동반성장을 강조하고, 이를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이 대통령이 대·중소기업 대표들과 함께 만나 상생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를 마련하는 방안을 실무진 차원에서 최종 검토중”이라면서 “만남이 이뤄진다면 오는 29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8일 중소기업 대표 3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업계의 고충을 들은 데 이어 13일에는 대기업 총수들과 조찬을 하며 동반성장에 힘써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처럼 대통령이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표들을 따로 만난 지 한 달도 채 안 돼 다시 동반회동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성과가 주목된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대기업 ‘中企와 상생’ 후속작업 착수

    국내 대기업들이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위한 후속 작업을 본격화한다. 대기업 총수들은 지난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상생 간담회’에서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다음달 1~2일 강원 원주 오크밸리에서 1·2·3차 협력업체 대표들을 초청, ‘상생협력 대토론회’를 열고 협력업체와의 새로운 동반성장 방안을 모색한다. 올해 워크숍에는 이례적으로 최지성 대표이사 사장과 사장·부사장급인 사업부장이 모두 참석한다. 매년 10월 열리는 이 행사에는 전무급인 구매담당 임원 정도만 나왔었다. 1차뿐 아니라 모든 협력업체가 다 같이 모이는 것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또 1조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 조성을 구체화하기 위해 오는 27일 기업은행과 업무 협약을 체결한다. 포스코는 1차 협력기업과의 납품단가 조정 내용이 2∼4차 협력기업에 전달될 수 있도록 계약 약관에 반영하고, 정기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중소 고객사에 다음 분기 가격정보를 제공할 방침이다. 2∼4차 협력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맞춤형 기술지원과 함께 협력업체가 기술개발 등으로 납품단가를 내리면 성과를 협력업체와 나눠 갖는 ‘베네핏 셰어링’(이익 공유) 제도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포스코그룹 12개 계열회사가 1만 4500여개 협력사에 설비투자 자금으로 총 1조 7568억원을 지원한다. SK는 100% 현금성 결제의 지급기간을 기존 15일 정도에서 7일 이내로 단축했다. 상생펀드를 12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늘려 2차 협력사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협력사 연수시설인 ‘상생 아카데미’를 2차 협력사에도 개방했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철판 일괄 구매 후 협력사에 구매가격으로 공급하는 사급제도가 2·3차 협력사까지 제대로 적용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 15일에는 품질과 구매 등 관계자들과 1·2차 협력사 대표이사 등 350여명이 참석하는 ‘상생 품질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LG는 청와대 간담회를 계기로 지난달 발표한 ‘상생협력 5대 전략과제’를 구체화하기 위해 최근 협력사 2000여곳과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다음달에는 그룹 차원의 중소협력사 소통 전담 온라인 창구인 ‘LG 협력회사 상생고’를 개설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중심으로 상생 협력을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관리·평가 방안을 마련 중이다. 또 전국 전통시장에서 통용되는 온누리상품권 1억원어치를 구입해 사회복지단체에 추석 선물로 기부했다. 이두걸·신진호기자 douzirl@seoul.co.kr
  • 中企, 세상을 바꾸는 99%

    中企, 세상을 바꾸는 99%

    최근 이명박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을 만나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강력한 어조로 주문했다. “대기업 때문에 중소기업이 안 되는 것도 사실”이라는 힐난까지 덧붙였다. ‘정권의 2인자’로 꼽히는 이재오 특임장관 역시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중앙회 등을 돌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중소기업 우선 지원’ 등을 얘기했으니 집권 후반기에 불쑥 ‘공정 사회’, ‘친서민’을 꺼낸 정부의 다급한 기류가 짐작된다. 그럼에도 중소기업들은 긴가민가하는 표정이다. 말은 그럴 듯한데 구체적인 지원책이나 제도적 보완 장치 등의 보따리는 풀리지 않은 탓이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여러모로 좋은 논의들이 이뤄졌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결과로서 정부가 어떤 내용의 대책을 내놓느냐일 것”이라며 좀 더 지켜보겠다는 태도다. 실제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은 최근 3년 동안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각종 중소기업 관련 예산은 해마다 삭감되는 추세다. ‘비즈니스 프렌들리’(친 기업)가 아니라 ‘대기업 프렌들리’라며 냉소하던 중소기업들이 ‘상생’을 강조하는 정부의 최근 행보에도 선뜻 쌍수들어 박수치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전체 기업의 99%를 차지하면서 고용의 88%를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은 절실한 실정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책들이 잇따라 나왔다. 40여년 동안 중소기업 문제에 천착해온 이경의 숙명여대 명예교수가 쓴 ‘한국중소기업사’(지식산업사 펴냄)는 삼국시대에서부터 식민지 시기까지 걸쳐 한국 중소기업의 역사와 성격, 경제적 역할 등을 꼼꼼히 정리했다. ‘작은 기업이 세상을 바꾼다’(노준형 지음, 시대의창 펴냄)는 평범한 우리네 이웃이 경제와 생산활동의 주인이 되며 수익성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희망 소기업 18곳을 직접 둘러보고 관찰한 기록이다. 이론과 실천의 조합이 만들어지는 현장인 셈이다. ‘중소기업의 이론과 정책’, ‘현대중소기업경제론’, ‘중소기업정책론’ 등을 쓴 이 명예교수는 관(官) 중심의 폐쇄적 상공업체계(삼국시대)→관 중심과 민간 중심 상공업의 공존(고려시대)→민간 수공업의 발달을 통한 민간 중심 체계(조선시대 중·후기)→민족 자본으로서 전형적 중소기업 성립(조선시대 후기)으로 중소기업 형성사를 바라본다. 특히 조선 후기부터 시작해 일제 강점기에 주체적인 자본 창출 역할을 담당했으며 해방 이후 한국 경제발전의 초석이 됐던 점에 주목한다. 그는 책의 말미에 덧붙인 ‘일제 식민지시대의 성격에 관한 이론’을 통해 이 같은 중소기업론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기존의 식민지 근대화론이나 식민지 수탈론과는 또 다른, 제3의 논리와 입장을 펼치고 있는 것. ‘한국중소기업사’가 학문 분야로서 중소기업에 접근했다면 ‘작은 기업’은 현장에서 즉각 적용할 수 있는 ‘필드 매뉴얼(FM)’과 함께 중소기업이 근본적으로 지향해야할 철학적 가치를 제시한다. 350년 세월을 묵히며 간장을 달여온 보성 선씨 종가 얘기, 카이스트(KAIST)를 그만둔 뒤 버려지는 감자로 화장품을 만든 ㈜감자 엄현준 대표의 사연, 해남 고구마를 기르는 지역 주민들이 생산 공동체를 이뤄 농민과 도시민의 공존을 꾀한 새순영농조합, 새터민들이 느릅으로 냉면과 찐빵을 함께 만들어 판매하는 미소누리, 네팔·인도·방글라데시 등에서 의류나 도자기 등 수공예품을 수입 판매하는 공정무역가게 페어트레이드코리아, 서울대 앞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 등 희망과 성공을 꿈꾸는 이들의 소박하지만 당찬 삶이 흥미진진하게 이어진다. 두 권의 독서는 중소기업의 유장한 역사와 치열했던 투쟁의 기록들과 함께 2010년 현재 작은 기업들이 일궈내는 희망과 성공의 생생한 사례를 아우를 수 있게 도와준다. ‘한국중소기업사’ 3만 8000원. ‘작은 기업이’ 1만 45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MB “고소득자 빼고 보육비 전액 지원”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가능하면 내년도 예산에는 고소득자를 제외하고 보육비를 전액 정부가 지원하는 정책이 예산에 반영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오전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제71차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은 서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을 펴도록 하는 데 뜻이 있다고 본다”면서 이같이 밝히고, “다만 재벌 총수의 손자·손녀까지 (보육비를) 대줄 필요는 없지 않으냐. 그런 사람까지 지원하면 재정부담이 다시 국민에게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실업계 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정부가 전액 등록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면서 “그냥 등록금만 대주는 게 아니고 691개 학교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고, 시설 및 커리큘럼 등을 정부가 지원해 졸업하면 전부 취직하게 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또 “다문화 가정은 아이들 전부 소득에 구분 없이 100% 정부가 보육비를 대주면 좋겠다.”면서 “다문화가정도 지역별로 상황이 다를 수 있는 만큼 지자체가 잘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격려하고 도움을 줄 것은 적극적으로 지원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부가 기초생활보장수급자를 어떻게 도와줄 것인가도 생각해야 하지만 더 큰 목표는 기초생활보장수급자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라면서 “그래서 어려운 가정의 부모에게 우선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B-재계 상생회동] 총수들 “동반성장” 말은 했지만 ‘특단 카드’ 없어 고민

    [MB-재계 상생회동] 총수들 “동반성장” 말은 했지만 ‘특단 카드’ 없어 고민

    13일 이명박 대통령과 조찬 간담회를 가진 대기업 총수들은 협력업체와의 동반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내놓은 방안에서 크게 발전된 안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에서 대기업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삼성그룹은 조만간 종합적인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달 삼성전자가 1조원 규모의 ‘상생 펀드’를 조성하고 1차 협력업체 숫자를 늘리는 내용의 방안을 발표했지만, 이를 모든 계열사에 적용하기는 무리이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상생협력 방안은 일종의 ‘중간 발표’ 성격이 강했다.”면서 “그룹의 안에서는 더욱 진전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협력업체와의 공정거래 협약식을 통해 추가 방안을 내놓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철판을 2·3차 협력사에게도 공급하고 원자재값이 5% 변동될 때마다 이를 반영하는 상생협력 방안을 내놨다. 일단 기존 방안을 정착시키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지만 추가로 지원할 수 있는 부문을 다시 찾고 있다. SK그룹은 중소기업에 경영 지식을 전수하는 ‘상생아카데미’와 중소기업의 인재 육성을 지원하는 ‘상생인턴십’ 제도 등을 확대·운영할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간담회 직후 동반성장 방안과 상생 방안에 대한 지속적인 실천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LG그룹도 ‘그린 신사업 기술’의 공동개발을 위해 1000억원을 지원하고 7400억원의 협력사 지원 펀드를 마련하는 등 지난달 내놓은 방안을 실천하는 데 주안점을 둘 예정이다. 한화는 김승연 회장이 상생협력 방안을 직접 챙기기 위한 전담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GS그룹은 협력업체들의 기술 개발과 특허 등록을 지원하고, 한진그룹과 신세계는 협력업체의 해외판로 개척에 힘쓴다는 방침이다. KT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유사한 상생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대기업의 협력업체에 대한 직접 지원도 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조사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83개사는 올해 중소 협력업체에 3조 7836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2조 7291억원보다 38.6%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이번 회동에도 불구하고 청와대와 재계 간 상생과 관련된 미묘한 기류는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의 협력업체 지원 이전에 중소기업 스스로의 경쟁력 향상 노력이 선행돼야 하고, 정부가 상생만 강조하다가 대기업이 위기에 빠지는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이 대기업 총수들의 정서이기 때문이다. 더 내놓을 마땅한 상생협력 ‘카드’가 없다는 점도 재계의 고민거리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지난 9일 취재진에게 “(청와대 회동에서 어떤 대책이 나올지) 기대해 보라.”고 말했지만 이날 이렇다 할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처한 여건상 재계 차원에서 더 진전된 내용이 나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공정사회-司正 연결 생각없다”

    “공정사회-司正 연결 생각없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우리 사회의 힘 있는 사람과 가진 쪽에서 따뜻한 마음을 가져야 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대기업 대표 12명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가난은 나라도 어쩔 수 없다.’는 속담도 있긴 하지만, 우리 사회의 격차가 벌어지면 사회갈등이 심해지고 기업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열심히 해서 돈버는 기업의 어떤 사람들은 자기네 때문에 잘 되고 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런 생각은 좋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하반기 국정운영 기조인 ‘공정한 사회’와 관련, “사정(司正)과 연결되는 것 아니냐는데 나는 그런 생각 추호도 하지 않는다.”면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본인이 공정 사회와 맞지 않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한다는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 “나는 정치에 무슨 생각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고 아직도 생각하면 기업 마인드지, 정치 마인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관계도 공정한 사회에 걸맞으냐, 공정한 거래냐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대기업 이미지도 국가에 기여하는 것에 비해선 우리 사회가 (대기업에 대해) 너무 인색하다. 그러나 인식을 바꾸려면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동반성장하는 데 강제 규정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기업의 창의력을 떨어뜨리고 의욕을 낮출 수 있다.”면서 “인식을 바꿔서 기업문화를 보다 전향적으로 생각해 보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오늘 여러분께 부탁의 말이 있다. 경제회복이 되면서 지금 정부가 가장 고충을 느끼는 것은 서민들의 일자리 창출이 안 된다는 것”이라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협력을 통해 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함으로써 중소기업이 일자리를 창출하게 하자.”고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말미에 “(대기업 총수들이) 현장에 가본 일은 드물 것”이라면서 “하지만 동반 성장을 위해서는 인간적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대기업들이 동반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도 과거와 다른 눈으로 대기업을 볼 것”이라며 “여기 와 계신 대기업 총수들이 마음먹으면 그것 하나 못하겠느냐.”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어 “기업 총수는 대부분 그런 생각 안 할 것 같은데 밑에 가면 실적을 올려야 하니까 그렇게 (불공정 관행을) 한다더라.”며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대기업의 관행이 있는지 총수들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B-재계 상생회동] 주요 발언록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을 비롯해 대기업 총수들과 만나 중소기업과 동반 발전을 위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들의 주요 발언록이다.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돼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 대기업이 일류가 되려면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지난 30년 간 협력업체를 챙겨 왔는데 협력업체 단계가 2차, 3차로 복잡해지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다. 앞으로 2차,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서 좀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서 동반 성장을 위한 제도나 인프라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 그룹은 협력 업체들이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술과학 증진과 경쟁력을 포함해 지원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협력업체 지원실적 人事 반영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빨리 가려면 혼자 가면 되지만 멀리 가려면 우리가 협력 업체와 함께 가야 한다. 전문 경영인들은 월급쟁이라 이런 일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장단 인사고과에 협력업체 돕는 실적을 보겠다. 협력 회사라 생각하지 않고, 그룹 계열사라 생각하고 관리하겠다. ▲민계식 현대중공업 회장 = 현대중공업이 잘되는 것이 협력업체가 잘되는 것이고, 협력회사가 잘되는 것이 현대중공업이 잘되는 길이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 = 1, 2, 3차로 확대해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갖겠다. STX는 10년 전부터 조선소를 직접 운영하면서 실적이 없는 제품이라도 엄격한 품질 심사를 통해서 우리 협력 업체들에게 납품 기회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해외기술 연수·교육기회 제공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우수 업체들에 대해서 해외 파트너 물색과 해외 기술 연수를 지원하겠다. ▲최태원 SK그룹회장 = 교육기회 제공과 공동 기술 개발에 더 주력하겠다. 기존에 했던 상생 인턴십 제도가 성공하지 못했는데 이를 보완해서 계속 중소기업에 HR제도 등이 효과적으로 될 수 있도록 보완하겠다. ●유능 中企 기술파트너로 육성 ▲구본무 LG그룹 회장 = 중소기업들이 미래 기술확보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주된 이유는 향후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LG가 추진하는 사업에 유능한 중소기업을 참여시켜 기술파트너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 대·중소기업간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 신뢰 문화를 뿌리내리도록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기업들이 진정성과 지속성을 갖고 추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올 하반기에 신입사원을 4520명 모집하려고 했는데 1000명 늘려 552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 ▲이석채 KT 회장 = 실무진들이 오랜 기간 갑을 문화에 젖어 있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면 혹시 위험부담이 있지 않을까 리스크를 지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앞으로 미국의 실리콘 밸리같은 생태계가 형성되도록 노력하겠다. ●국내외 판로 개척 도울 것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 = 상생과 협력 방안 지원을 위해 그룹 회장 직속으로 상생 운영 지원팀을 시작했고, 자회사는 사장 직속에 상생협력 추진팀을 운영하고 있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 GS그룹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시장과 (해외) 판로를 개척하도록 도와줄 것이다. 국내 중소협력업체들이 해외에서 판매 기회를 갖도록 투자 및 협상을 진행하겠다. ●일회성 아닌 진정성 가져야 ▲이 대통령(마무리 발언) = 동반성장을 위한 대기업의 추진과제들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들이 동반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국민도 과거와 다른 눈으로 대기업을 볼 것이다. 동반성장을 위해서는 현장에 인간적인 대화가 매우 중요하다. 중소기업은 사람도 부족하고 자금도 없으니까 기업별, 업종별로 각각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번 기회에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정말 한번 손을 잡는 분위기를 갖자.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MB-재계 상생회동] 기대에 부푼 中企

    중소기업인들은 13일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 직접 상생협력 및 동반성장을 당부한 것에 대해 “일제히 환영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대기업의 중소기업 홀대가 아주 오랜 관행인데, 그리 쉽게 바뀔 수 있겠느냐.”면서 결과를 지켜보자고 했다. 중소기업인들은 그동안 대기업 총수들이 중소기업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줄 것을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그룹 총수의 의지야말로 즉시적이고 실질적인 대기업의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봉현 한국프라스틱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주로 전문경영인들로 이뤄진 계열사 사장들은 실적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납품단가 인하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면서 “따라서 그룹의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여기고 있는 총수들이 상생협력 문제를 직접 챙겨야 변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주대철 한국정보통신공업협동조합 회장도 “계열사 임원 평가에서 겉으로 드러난 실적 수치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협력업체와의 관계도 자세히 들여다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병문 한국주물공업협동조합 회장은 “상생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총수들이 문제를 직접 느껴 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대기업이 일류가 되려면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돼야 한다.”는 발언과 관련해 한 중소기업 사장은 “백 번 공감한다.”면서도 “중소기업이 세계적 강소기업으로 커나가는 과정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역량을 꺾지 않아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기업들이 대통령의 주문에 떠밀리는 식으로 상생협력을 이해하고, 그런 노력이 일회성에 그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들이 내놓은 상생 방안이나 정부의 주문이 단순한 ‘성과 재분배’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서 회장은 “우리는 대기업이 이룬 성과를 나눠 달라는 것이 아니다.”면서 “중소기업 스스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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