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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총수 견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제도화 시급

    [위기의 대한민국 탈출구 찾아라] 총수 견제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제도화 시급

    “지난 대선에서 경제 화두는 경제민주화라는 거시적인 문제였습니다. 재벌개혁을 직접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니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재벌개혁에 대한 이야기를 정치권에서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박상인 서울대 교수) 최순실 국정논란 사태 이후 재벌들의 정경유착을 끊기 위한 첫 번째 과제로 총수 중심의 대기업 지배구조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과거에는 대기업에 대한 반감 정서에 그쳤다면 최순실 사태 이후에는 대기업의 구조개혁을 통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에 대한 주장이 커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국내 대기업들의 총수 중심 지배구조 개선을 제도적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입법 도입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굴지의 대기업들이 미르재단이나 K스포츠재단 등 정치적 리스크가 분명한 사안에 총 700억원이 넘는 돈을 출연하면서도 견제장치로서의 이사회가 전혀 작동하지 않았고 이는 삼성그룹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라면서 “이것은 재벌들의 의사결정이 공식 의사결정 기구인 등기이사가 아닌 커튼 뒤에 숨은 총수들과 그 참모조직에서 이루어졌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번째 현실적 대안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을 꼽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으로 오너(총수)가 있는 국내 21개 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 집단 중에서 8개 집단(SK·LG·GS·농협·한진·CJ·부영·LS그룹)만이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나머지 삼성·현대차·롯데·한화·현대중공업·두산·신세계·대림·금호아시아나·현대백화점·OCI·효성·미래에셋·영풍 등은 지주사 전환을 하지 않았거나 지주사 체제로 전환 중이다. 김 교수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지주사 요건도 그룹 총수가 아닌 이사회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한다”면서 “그러려면 우선 지주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요건을 100% 가까이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대기업들은 그룹 총수들이 순환출자고리 등을 통해 일부 지분으로 경영의 전체를 좌지우지하거나 지주사로 전환했더라도 요건이 까다롭지 않아 여전히 일부 지분만으로 그룹 전체의 의사결정을 좌우하고 있다. 김 교수는 “단순히 법안의 강제성으로 이를 해결하는 것보다 세법 등의 유인책으로 국내 지주사 체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도 있다”면서 미국의 예를 들었다. 미국의 경우 흑자를 내는 제조계열사와 적자를 내는 지주사가 함께 할인된 법인세를 납부할 수 있는 연결법인세 제도가 있는데 이는 지주사가 계열사 지분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을 때만 가능하다. 박상인 서울대 교수는 국내 지주사 체제의 보완과 함께 기업 거버넌스(통치방식)에 대한 개혁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사외이사 제도 등 현재의 국내 대기업 시스템은 미국의 제도를 많이 참고해 반영했는데 이는 총수가 모든 기업 경영의 결정권을 갖고 있는 국내 재벌 기업 구조를 전혀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실효성이 부족하다”면서 “이스라엘 같은 경우 전체 사외이사의 3분의1을 소액주주들이 의무적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는데 이 같은 방안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송원근 경남과기대 교수는 “국민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 지금이 재벌 지배구조 개혁이 이뤄질 수 있는 적기”라면서 “조금이라도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선 일단 법원에서 진행 중인 삼성물산 합병 관련 소송에서 합병비율 재산정 등 의미 있는 판결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특검, 내주 靑 관저 등 대규모 압수수색 검토

    특검, 내주 靑 관저 등 대규모 압수수색 검토

    “朴대통령 대면조사 한 번에…정유라 소환 방법도 확인 중”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수사기록 검토를 끝낸 박영수(64) 특별검사팀이 다음주쯤 청와대 관저 등 대규모 압수수색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김기춘(77)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이번 사건에 연루된 관계자들을 대거 출국 금지하며 수사를 본격화한 모양새다. 특검팀은 완벽한 준비 작업을 거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가급적 한 번에 끝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검팀 관계자는 15일 ‘강제수사 대상에 청와대 관저가 포함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사 과정상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예정”이라며 “청와대든 어디든 수사에 필요하다면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준비 기간이 끝나기 전에도 강제 수사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다. 또 면세점 특혜 의혹을 받는 SK 등 대기업에 대한 압수수색에 대해서도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고 답했다. 대규모 출국 금지 조치도 했다. 김 전 비서실장을 비롯해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 기소)씨가 단골로 다닌 성형외과 병원 김영재 원장, 일부 대기업 총수 등 앞선 검찰 수사 때 처분이 이뤄지지 않았던 핵심 관계자들이 대상이다.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박상진(63)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62) 미래전략실 사장,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사장 등은 검찰 수사 단계에서 출국 금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가진 ‘자장면 오찬’ 회동에서 “(박근혜) 대통령 조사를 두 번, 세 번 할 수는 없으니 해도 최대한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좋고 최대로 해도 두 번 정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 조사에 앞서) 완벽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여기(특검 사무실)로 오는 것은 경호상 문제가 많고 예우를 지켜야 한다”면서 방문조사를 암시했다. 최씨 딸 정유라(20)씨를 소환 조사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박 특검은 “정씨 소환 방법을 확인 중”이라며 “대신 자진해서 들어오는 게 최고”라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엘시티 비리 21일 첫 공판…이영복 호화 변호인단으로 맞서

    엘시티 비리 21일 첫 공판…이영복 호화 변호인단으로 맞서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비리사건의 핵심인물인 이영복(66·구속 기소) 회장의 첫 재판이 오는 21일 열리는 등 본격적인 심리가 진행된다. 이 회장 측 변호인단에 여러 명의 검사장급 출신 변호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앞으로 검찰과 변호인 간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15일 부산지방법원에 따르면 이 회장의 첫 재판이 21일 부패 사건 전담 합의재판부인 형사5부(부장 성익경) 심리로 부산지법 352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 회장 측 변호인단에는 법무법인 3곳(지석·우방·부경)이 참여했다. 검사장 출신인 조한욱·강찬우·변찬우 변호사와 부장검사 출신인 이경수 변호사 등 13명을 선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장이 1차 기소된 이후에도 정·관계 로비의혹에 대한 강도 높은 검찰 수사가 계속 이어지고 있어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재판이 본격 시작되면 법원 출신 거물급 전관 변호인이 합류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부산지검도 이에 맞서 공판부 검사 대신 엘시티 비리사건을 직접 수사해온 특수부나 동부지청 소속 검사를 재판에 참여시킬 방침이다. 이에 따라 향후 재판과정에서 ‘창’과 ‘방패’ 간의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견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의 호화변호인단은 웬만한 중견기업 총수 수준”이라며 “이 회장이 얼마나 재판에 신경을 쓰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사기 등 혐의로 1차 기소했다. 검찰은 기소 당시 ‘1차’라고 밝혀 향후 재판 과정에서 이 회장을 뇌물죄 등으로 추가 기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은 특별수사팀을 꾸리고 엘시티 비리 수사에 들어간 지 지난 10일로 한달이 넘어섰지만, 아직 이렇다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법조계 주변에서는 엘시티 비리수사는 “이미 물 건너갔다. 변죽만 울리다 끝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현재 구속된 인물은 이 회장과 현기환(57)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 2명이다. 그나마 핵심인물인 이 회장과 현 전 수석은 “기억이 안 난다. 대가성이 없다”는 등 ‘모르쇠’로 일관해 수사진척이 더디다. 계좌 추적과 참고인 소환 등을 통해 밝혀낸 혐의를 들여대도 이들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검찰은 이 회장이 횡령한 705억원 가운데 드러나지 않은 100억원대 비자금의 용처와 현 전 수석에게 흘러간 것으로 알려진 50억원대의 뭉칫돈 용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일 2번째 검찰에 소환된 정기룡(59) 부산시 전 경제특보의 신병처리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특보는 2014년 9월 4일부터 올해 11월 18일까지 부산시장 특보로 재직하며 이 회장 측이 제공한 법인카드로 수천만원을 사용한 혐의를 상당 부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랜 친분이 있는 이 회장으로부터 도움을 받았을 뿐 엘시티 사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대가성을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특검, 김기춘 출국금지···“청와대 관저도 필요하면 압수수색”

    특검, 김기춘 출국금지···“청와대 관저도 필요하면 압수수색”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둘러싼 핵심 인물들을 출국 금지했다. 또 수사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청와대 관저 압수수색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한 수사 의지를 보였다. 이규철 특검보는 15일 브리핑을 통해 “수사 과정상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할 예정”이라면서 “청와대든 어디든 만약 수사에 필요하다면 방법을 강구한다”면서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이 특검보는 SK가 박근혜 대통령을 면담하며 면세점 제도 개선에 관한 민원을 해결하려고 했다는 등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특검이 대기업 압수수색에 나설 것이냐는 물음에 “필요하면 할 수도 있다”면서 “다만 기록 검토가 아직 확실하게 끝나지는 않았다. 준비를 철저히 한 다음에 신속히 수사하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김 전 실장을 비롯해 최순실(60·구속기소)씨가 자주 이용했던 성형외과 ‘김영재 의원’의 김영재 원장,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을 받고 있는 김상만 전 대통령 자문의(전 차움의원 의사) 등을 출국 금지시켰다. 이외에도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출국 금지 대상에서 제외된 일부 대기업 총수의 출국도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일부 핵심 증인들이 위증하고 있다는 논란에 대해 이 특검보는 “심도 있게 지켜보고 있고, 필요하면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수사 대상자에 대한 출국 금지 이후 특검의 강제수사도 조만간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검은 수사 준비 기간 20일을 소진하기 전에도 수사를 시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내주 초반께 등 조만간 압수수색, 참고인·피의자 소환 등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사건’ 검찰 수사팀장을 지내고 특검에 파견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는 특검팀 내 4개 수사팀 중 1개 수사팀을 이끌게 된다고 이 특검보는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오늘의 눈] 미운 범죄, 재산 환수는 어떻게 하지/홍희경 산업부 기자

    [오늘의 눈] 미운 범죄, 재산 환수는 어떻게 하지/홍희경 산업부 기자

    “송구스럽지만 개그를 열심히 하겠습니다.” 지난 주말 개그콘서트는 지난주 열렸던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의 기업 총수 청문회를 제대로 저격했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 총수 9명 중 70% 이상 질문이 집중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표적이 됐다. 개콘에선 아예 “청문회 보니까 대답하기 불리하면 다른 소리 하던데…”라고 적나라한 설명을 덧붙였다. 미르·K스포츠재단, 최씨 개인회사 등을 통해 삼성이 300억여원을 최씨 측에 지원한 경위에 관한 질타를 회피하는 답변 태도를 풍자한 것이다. ‘제3자 뇌물죄’라는 아리송한 죄명이 총수들의 청문회 화법을 완성시켰다. 기업이 최씨 측으로 돈을 보냈고,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청탁을 했고, 박 대통령이 기업에 이권을 챙겨 줬을 때 이름도 생소한 이 죄가 완성된단다. 검찰이 기업들을 여러 차례, 청와대를 한 차례 압수수색했고 특검이 13일 본격 수사에 들어갔지만 아직 이 고리 전부가 완성된 단계는 아니다. ‘제3자 뇌물죄’라고 쓰고 ‘시민의 분노만큼 처벌이 이뤄지긴 어려울 듯’이라고 읽어야 할 어정쩡한 국면이다. 뇌물, 불법자금, 검은 거래가 성사됐을 때 그로 인해 ‘수혜 입는 이’와 ‘처벌받는 이’가 달랐던 사례가 드물지 않았다. 뉴스 사이트에서 ‘꼬리 자르기 수사’라고 검색하면 굴비처럼 엮여 나오는 기사들이 방증한다. 수많은 피해자를 양산시킨 경제범죄 행위자가 몇 년 살고 나오거나 사면을 받아 곧 부유한 일상을 회복하는 일도 이례적이지 않다. 지난해 흥사단 조사에서 고교생의 56%가 ‘10억원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다니, 미성년자들도 상식으로 여기는 한국의 자화상이다. 최씨의 미운 범죄, 모멸감을 주는 정권의 비정상적 수탈 방식, 근로자와 소비자에겐 인색하고 권력엔 관대한 기업의 회계 원칙…. 이 복잡한 타래의 현 정국을 풀 대안으로 팍스넷 창업자였던 박창기 블록체인OS 대표의 제안에 귀가 뜨였다. 박 대표는 “미국의 리코법을 도입하자”고 주장한다. 정식 명칭이 조직범죄처벌법인, 미국이 마피아 집단범죄나 엘리트 조직범죄를 소탕하기 위해 1970년 제정한 법이 리코법이다. 리코법은 부정한 행위로 이익을 얻은 집단의 일원 본인이 스스로 적법성을 밝히지 못할 경우 범죄로 인한 이익을 전부 몰수한다. 형사적으로 최고형 구형이란 강경한 수단을 지닌 법인 반면 수사에 협조한 제보자는 철저히 보호하는 이중성을 지녔는데 내부 고발을 장려하려는 조치다. 미국에서 이 법은 이제 기업의 담합, 금융사기, 공무원 뇌물과 같은 조직범죄를 통제하고 있다. 적나라하게 쓸수록 불편하게 만들어 독자의 눈을 돌리게 한다는 것이 기업과 정권이 연루된 조직적 부패범죄 기사의 딜레마다. 그럼에도 눈을 떼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부패한 바로 그 지점이 우리 사회에 ‘부재’한 지점을 일러 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리코법’을 갖고 있지 않지만, 이번에야말로 강력한 개혁 시스템을 작동시켜 잘못된 덩어리 전체를 없애겠다는 의지는 충만하다고 믿는다. saloo@seoul.co.kr
  • “이익제공자, 막연한 기대로 공여 땐 제3자 뇌물죄 성립 안 돼”

    “이익제공자, 막연한 기대로 공여 땐 제3자 뇌물죄 성립 안 돼”

    뇌물 명백한 인식 있어야 적용… 朴대통령 적용 녹록치 않을 듯 박영수 특별검사가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0·구속 기소)씨 등에 대한 제3자 뇌물수수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병석(64) 전 새누리당 의원의 뇌물수수 사건에 대해 지난 9일 법원이 내린 판결이 주목받고 있다.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되려면 뇌물을 주고받는 사이에 청탁과 대가에 대한 명백한 공통인식이 존재해야 한다는 게 판결 논지였다. 이 전 의원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2부(부장 남성민)는 지난 9일 선고 공판에서 두 가지 핵심 혐의에 대해 각각 유죄와 무죄를 선고했다. 포스코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이 전 의원이 측근 이모씨가 운영하는 S사가 4억 4000만원어치 원료납품권을 따내게 한 혐의는 유죄로 판결했다. 반면 이 전 의원의 측근 한모씨의 E사가 4억 5000만원어치 청소용역 사업권을 포스코로부터 따낼 수 있도록 한 혐의는 무죄로 봤다. 앞서 포스코 측은 2009년 8월 국회 국방위원장이던 이 전 의원을 만나 “신제강공장 증측 공사가 다시 이뤄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법원은 이 전 의원이 포스코 측에 이권을 요구한 시기를 기준으로 부정청탁 여부를 판단했다. 이 전 의원이 포스코 측에 S사에 대한 원료납품권을 요구한 시기는 2009년 가을이었다. 당시는 공사 재개를 위해 이 전 의원이 정부부처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때였다. 하지만 E사에 청소용역 사업권을 달라고 할 때는 2012년 초여름으로 이미 공사가 재개(2011년 1월)된 시점이었다. E사에 대한 판결에서 재판부는 “제3자 뇌물수수죄에서 부정청탁이 묵시적인 형태일 경우 제3자에게 제공되는 이익이 직무집행 대가라는 점을 공무원과 이익제공자가 공통으로 인식해야 한다”면서 “그런 인식이 없이 막연한 기대로 제3자에게 금품을 공여했다면 부정청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런 판단은 이번 최순실 국정 농단 파문에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박 특검은 삼성이 지난해 7월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캐스팅보트’였던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는 것을 대가로 최씨 측에 35억여원(지난해 9월~올 3월)을 제공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때 박 대통령이나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등이 삼성 측에 최씨 일가에 대한 특혜를 요구한 시점이 부정청탁인지를 가를 결정적인 변수인 셈이다. 특검 수사를 통해 사건 전모를 입증하는 게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서울지역 한 부장판사는 “제3자 뇌물죄는 해당 공무원이 직접 수수한 돈이 없다는 점에서 부정청탁을 요건으로 넣어 뇌물죄보다 엄격하게 판단한다”면서 “대기업 총수들의 ‘대가성은 없었다’는 발언이나 지금까지 검찰 수사 내용만 보면 제3자 뇌물죄 적용이 녹록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곳간은 찼는데 돈은 안 푸는… 내년 나라살림 대수술 불가피

    곳간은 찼는데 돈은 안 푸는… 내년 나라살림 대수술 불가피

    “기업 투자·가계 소비만 요구하는 이중적 태도 경기부양 어려워” “상반기 추경 편성·금리 인하를” 국회에서 내년 예산안이 통과된 지 2주도 안 됐지만 벌써 내년도 나라 살림의 대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나랏빚 증가를 막기 위해 보수적으로 짠 예산안을 국회가 더 줄여버려서 예정된 재정 지출만으로는 경기를 살리기가 어렵다고 보기 때문이다. 또 내년 예산은 성장률 3.0%의 가정하에 짠 것인데 국내외 기관들이 ‘탄핵 정국’의 혼란을 반영하지 않고도 2% 초·중반대에 머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는 등 그 전제부터 흔들리고 있다. 13일 기획재정부의 ‘월간 재정동향’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현재 국가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17조 3000억원 흑자로 1조 5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조 8000억원이 늘었다. 여기에 사회보장성기금수지를 뺀 ‘관리재정수지’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조 4000억원이 호전된 16조 1000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세금은 더 많이 걷혔지만 지출이 더 커지지는 않았다는 의미다. “기업과 가계는 허덕이는데 나라 곳간만 넉넉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할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기업의 투자 유인 정책과 소비 활성화 대책을 담을 계획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가 기업에는 투자, 가계에는 소비를 요구하면서 정작 자신은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을 꺼리는 것은 이중적 태도”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경기 부양을 위해 최대한 확장적으로 예산을 편성했다’는 모순된 레토릭을 반복하면서 사실상 재정 건전성만 챙겼다는 얘기다.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소극적으로 예산을 짜다 보니 하반기에는 ‘재정절벽’을 우려해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패턴도 반복되고 있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금융경제연구부장은 “올해 세입 여건이 좋으니 내년 상반기에 추경을 편성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제 주체에게 긍정적 신호를 전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실상 대통령 유고 상황에서 국제기구와 연구기관의 요구를 감안했을 때 지금은 재정 확장에 대한 저항감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주진우, ‘이인제 대권 도전’에 “피닉제 기네스 등재 추진하겠다”

    주진우, ‘이인제 대권 도전’에 “피닉제 기네스 등재 추진하겠다”

    주진우 시사인 기자가 13일 대권 도전을 시사한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겨냥해서 “‘피닉제’ 이인제 전 대표의 대권 도전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주진우 기자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인제가 이명박근혜보다 모자란 게 뭡니까? 좀 많습니다만..”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주 기자는 “곧 새누리당이 당명을 바꿀 것 같다”면서 “당적 변경 세계기록 보유자 이인제 옹이 곧 기록을 갱신한다는 생각에 가슴이 벅차 오른다”고 비꼬았다. 이어 “김어준 총수랑 피닉제의 기네스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주 기자가 언급한 ‘피닉제’는 불사조를 의미하는 피닉스와 이인제의 합성어다. 앞서 전날 이인제 전 최고위원은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을 시사해 화제를 모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지지율 16.2% 이재명…“박원순·안희정·김부겸과 연대할 것”

    지지율 16.2% 이재명…“박원순·안희정·김부겸과 연대할 것”

    문재인 23.1% 반기문 18.8% 탄핵 정국을 거치며 차기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도 요동치고 있다. 특히 탄핵 국면에서 눈에 띄게 존재감을 부각시킨 이재명 성남시장은 지지율이 4주째 최고치를 경신했다. 리얼미터가 지난 5~9일 성인 2517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2일 발표한 여론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 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차기 주자 지지율에서 1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23.1%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어 반 총장이 18.8%로 2위를 유지했지만 문 전 대표와의 격차가 4주 만에 오차범위 밖으로 벌어졌다. 이 시장은 지난주보다 1.5% 포인트 오른 16.2%로 3위를 기록했다. 4주 연속 상승해 최고치 지지율을 보인 데다 반 총장과의 격차도 2.6% 포인트까지 좁혔다. 리얼미터 측은 특히 국회의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진실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 청문회에서 재벌 총수들에 대한 청문회가 열렸던 지난 6일 이 시장의 지지율이 일간 최고치인 17.6%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이 시장에 이어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8.0%로 4위에 머물렀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4.5%,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3.8%를 기록했다. 안희정 충남지사(3.6%), 오세훈 전 서울시장(3.3%),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2.2%), 남경필 경기지사(1.4%) 순으로 나타났다.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10.9%로 지난주보다 0.4% 포인트 올랐고, 부정 평가는 85.3%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한편 이 시장은 이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김부겸 의원 등을 다 합쳐서 하나의 공동체 팀을 만들겠다.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머슴들의 팀”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 시장이 ‘비문재인 연대’ 결성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안 지사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시장님 유감입니다. 대의도 명분도 없는 합종연횡은 작은 정치이고 구태정치”라고 비판했다. 이에 이 시장은 “안 지사께서 잘못 이해한 것”이라며 “‘반(反)’자 붙는 정치 안 한다”고 서둘러 해명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조원동도 기소… ‘김기춘·우병우 미온 수사’ 비판

    조원동도 기소… ‘김기춘·우병우 미온 수사’ 비판

    ‘최순실(60·구속 기소)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해 온 검찰이 11일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등을 기소하면서 67일에 걸친 수사를 마무리했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10월 5일 미르·K스포츠재단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 한웅재)에 배당하면서 ‘권력형 비리’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최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확산되고 박근혜 대통령이 관련 의혹들에 대해 사과하자 검찰은 뒤늦게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해 수사에 속도를 냈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대면조사를 요구하는 등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 줬다는 평가도 있으나 검사 출신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에 대한 수사는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수사 규모는 역대급이었다.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수본의 수사 인력만 검사 44명을 포함해 185명이다.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검사 30여명)를 능가했다. 게다가 검찰 내 ‘칼잡이’가 모인 중앙지검 특수1·2부 검사들이 대거 투입됐다. 검찰 관계자는 “조사 대상자만 412명으로 150곳을 압수수색했고 계좌추적 대상자는 73명, 통화 내역 분석 대상자는 214명에 이른다”면서 “비리 실체 규명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후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10월 29~30일 이틀에 걸쳐 청와대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31일에는 의혹의 정점에 있는 최씨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해 긴급체포됐고 재단 출연금 강제모금 의혹 조사 등을 받다 사흘 뒤 구속됐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재단 모금에 관여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최씨에게 청와대 비밀 문건을 유출한 정호성(47)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을 6일 새벽 함께 구속했다. 이 과정에서 박 대통령은 공범 피의자로 입건됐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자택 등에서 압수한 8대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2013년 2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최씨와 정 전 비서관이 총 895회 통화했고 1197회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또 정 전 비서관이 유출한 청와대 문건만 180건에 이르는 점도 밝혀냈다. 이 밖에도 문화계 황태자로 불리며 각종 이권을 챙긴 차은택(47)씨와 그의 스승인 송성각(58)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역시 구속했다. 박 대통령과 면담한 뒤 거액의 재단 출연금을 약속한 대기업 총수들도 줄줄이 소환 조사했다. 아울러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산 최씨의 조카 장시호(37)씨와 이를 지원한 김 전 차관 등도 구속했다. 그러나 풀리지 않는 의혹들은 여전하다. 특히 우 전 수석과 김 전 실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검찰은 이들에 대한 수사에 적극 나서지 않으면서 비판의 대상이 됐다. 검찰은 박 대통령의 제3자 뇌물수수 의혹 등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인계했다. 아울러 김 전 실장과 우 전 수석에 대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수사기록과 증거자료를 특검에 인계했다. 또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특혜 입학·학사 농단 의혹, 박 대통령의 주사제 대리 처방 의혹 관련 자료도 특검에 넘겼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최순실 국조 ‘세월호 7시간’ 규명 총력

    국회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3일간 두 차례의 청문회와 청와대 현장 방문 등을 통해 ‘최순실 게이트’ 진상 규명에 나선다. 국조특위는 대통령의 주치의를 지낸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이병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장 그리고 김원호 전 청와대 의무실장,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장, 현 주중대사인 김장수 전 국가안보실장, 윤전추·이영선 청와대 행정관 등을 14일 3차 청문회 증인으로 채택했다. 15일 4차 청문회에서는 최순실씨의 전남편인 정윤회씨,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 박관천 전 청와대 행정관 등 30여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16일 오전에는 청와대 경호실을 방문한다. 세월호 참사 당시 관저 경호를 맡았던 구순성 경찰관과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한 정송주 미용사가 현장에 동행해 박 대통령의 7시간 행적에 대해 진술할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에는 박 대통령에 대한 대리 처방 의혹이 제기된 차움병원과 김영재의원을 찾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벌 총수를 부른 1차 청문회와 장시호·차은택·고영태씨 등 최씨의 측근을 부른 2차 청문회가 국정농단의 전반적인 실상을 밝히는 데 주력했다면 이번 주는 박 대통령 개인에 대한 의혹을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난 9일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탄핵 절차가 가동됐고, 특검 수사가 본격화됐기 때문에 국조특위의 진상 규명 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누리당 의원들이 국조특위 활동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여야 합의로 이뤄지는 일정 진행이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 최씨와 청와대 우병우 전 민정수석, 안종범 전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등 핵심 증인들을 청문회장에 불러올 방법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헌재 증거조사, 朴대통령 탄핵심판 ‘변수’

    朴대통령, 변론 불출석 가능성 헌재, 증거자료·증인신문 집중 특검 수사·재판 자료 확보 관건 헌법재판소로 넘어온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결론은 앞으로 진행될 자체 증거조사가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변론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큰 점, 특별검사팀 수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헌재 심리는 이와 별도로 진행되는 점 등 때문이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사건 심리에 필요한 경우 직권으로 증인신문, 증거자료의 제출 요구·감정 등의 증거조사 활동을 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을 직접 신문할 수도 있지만 이를 강제하는 법 규정은 없다. 소추위원인 권성동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은 박 대통령 대리인과 협의해 피청구인인 대통령의 신문을 헌재에 요청할 계획이지만 성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도 헌재는 변론기일마다 노 전 대통령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증인신문과 증거자료 검토 등 증거조사 절차가 탄핵심판의 성공을 판가름할 핵심 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박 대통령 수사가 공범 등 주변 인물 조사에 초점이 맞춰진 만큼 탄핵심판에서도 증인신문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탄핵소추 사유를 면밀히 검토하고자 최순실(60·구속 기소)씨나 안종범(57·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차은택(47·구속 기소)씨 등은 물론 이재용(48) 삼성전자 부회장 등 재단 모금 등에 관련된 기업 총수들의 증인 소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증거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하는 작업도 중요하다. 헌재는 당사자나 관계인이 가진 문서나 장부, 물건 등 증거자료를 제출받아 보관할 수 있다. 대통령과 법사위원장도 양측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다양한 자료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 사건 때는 신문 기사와 대통령 연설문, 국회 속기록, 측근비리 내사종결 요지 자료 등 문서로 된 증거자료만 4박스 분량이 제출됐다. 기자회견이나 각종 연설 등을 녹화한 비디오테이프와 녹취록 등도 제출됐다. 검찰이 법원이나 특검 측에 넘긴 증거자료들은 헌재가 이들 기관에 요청해 사본을 제출받을 수 있다. 국회나 특검, 법원 등이 헌재에 자료를 제출할 경우에도 대통령과 소추위원인 법사위원장이 모두 동의해야 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 ‘증거능력’을 갖추게 된다. 한쪽이라도 동의하지 않으면 증인신문 절차를 거쳐 증거능력 여부를 따져야 한다. 다른 국가기관이나 공공단체에도 사실 조회나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다. 다만 재판이나 수사가 진행 중이면 사건 기록을 요구할 수 없다. 탄핵심판이 속도를 내려면 수사나 재판 자료가 필수적인 만큼 헌재가 법원과 특검의 협조를 얼마나 끌어낼지가 관건이다. 특검이 박 대통령을 직접 조사할 경우 진술 자료 확보도 중요하다. 증거조사는 형사재판 방식을 준용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헌재의 심판 절차에 관해선 헌재법 규정이 적용되고, 헌재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민사소송 법령을 준용한다. 다만 탄핵심판에는 형사소송 관련 법령을 준용한다. ‘준용’이란 직접 규율이 없을 때 유사한 다른 규율을 의미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탄핵심판 절차는 피소추자를 공직에서 파면하는 중대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절차인 점, 엄격한 형사소송 절차를 통해 소추 사실을 밝히는 것이 피소추자의 절차적 기본권을 충실히 보장한다는 점 등에서 일차적으로 형사소송 법리를 적용한다. 증거조사를 담당할 실무 인력은 별도 충원하지 않고 자체 인력을 재조정해 운용한다.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지만 탄핵심판 외 심판의 심리가 사실상 중단되는 만큼 소속 헌법연구관 80여명 대부분이 투입되는 총력 체제로 갈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북방영토’ 동상이몽… 아베·푸틴 경협 줄다리기

    ‘북방영토’ 동상이몽… 아베·푸틴 경협 줄다리기

    ‘공동의 적’ 中 견제 위한 전략적 파트너 에너지·극동개발 등 경협 8개항 추진 日, 북방영토서 자유어업·왕래 등 논의 러, 日기술·자본 통한 제조업 발전 노려 일본과 러시아가 냉전시대의 역사를 넘어 전략적 파트너로 다가설 수 있을까. 오는 15일 일본 규슈 야마구치현 나가토시에서 열리는 일·러 정상회담이 10일로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북방영토(쿠릴열도 최남단 4개섬) 반환 및 경제협력이란 두 가지 현안과 전략적 협력 관계의 구축을 둘러싼 일·러의 막판 준비와 줄다리기가 뜨겁다. 일본의 높아졌던 북방영토의 ‘당장 반환’ 기대는 러시아의 지연책에 퇴색했지만, 에너지 및 극동개발 등 경협 구체화와 북방영토에서의 ‘공동경제활동’ 구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일괄타결에서 단계적 접근으로 바뀐 양측 접근 방식이 어떤 결과를 낼까.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서는 일·러 관계뿐 아니라 동북아의 역학 관계를 흔드는 파괴력 있는 내용이 도출될지 주목된다. 아베 신조 총리는 북방영토 반환에서 성과를 얻으려고 버락 오바마 정부와 갈등까지 빚으면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공을 들여왔다. 북방영토 반환을 국내 정치의 동력으로 활용해 나가겠다는 복안이었다. 대러 정상화에 이바지한 아버지 아베 신타로 전 외무상의 유지를 받아 북방영토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넘친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2014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치는 러시아의 경제적 곤경을 타개하고, 전략적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해 아베에게 추파를 던져 왔다. 러시아는 고유가로 2000년 10%를 웃돌던 실질경제성장률이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2008년부터 곤두박질쳤다. 크림반도 병합 등으로 미국, 유럽연합 등 국제사회의 제재까지 겹쳐 지난해 실질경제성장률은 -3.7%로 추락했다. 러시아는 수출 주력인 유가가 2014년 기준으로 60%가량 떨어지면서 2015년에는 전년에 비해 투자 감소(-18.7%), 소비 감소(-9.6%), 실질임금 하락(-9.5%)이라는 힘겨운 상황에 빠져있다. 이런 가운데 투자와 기술 등 일본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일본과의 밀월로 미국 등 서방의 견고한 제재 대열을 흔들어 보겠다는 심산도 있다. 양자 관계를 넘어서도 일·러 모두 중국이란 ‘공동의 적’에 대한 세력균형 차원의 협력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중국의 공세적 해양진출과 군사·경제적 부상이 두드러지자 양측은 ‘공동대처’를 위한 전략적 협력 강화의 필요성을 느끼며 접근을 모색해 왔다. 양측은 평화조약 체결을 통해 냉전체제에서 벗어나고, 전략적 협력의 폭과 깊이를 더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연해주·시베리아에까지 중국 상권과 영향력이 커지자 러시아는 일본을 끌어들여 극동지역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중국 견제를 하려고 시도해 왔다. 아베 총리도 이에 호응해 2013년 이후 지난달 페루 리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담을 계기로 열린 양자 정상회담까지 12차례의 정상회담을 열며 친분을 다져 왔다. 그러나 두 나라의 역사만큼 양국 입장엔 다른 점이 많다.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빼앗긴 북방의 4개 섬을 되찾아 오려는 일본과 ‘피로 얻은 전리품’을 순순히 내줄 수 없다는 러시아의 간극은 크다. 게다가 오바마 정부의 대러 강경자세와 달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친러 자세를 보여 러시아로서는 ‘일본의 활용 가치’가 한층 떨어졌다. 협력의 필요성은 커지고, ‘공동 적’의 무게는 커졌지만 입장은 사뭇 달라 동상이몽(同床異夢) 격이다. 그렇지만 숙적 관계를 어떻게 해소하고 어느 정도까지 전략적 파트너로서 손을 잡고 나갈 수 있을지는 동북아 국제관계의 지형마저 바꿀 수 있다. 이런 가운데서도 일본인들의 기대감은 줄지 않고 있다. 지난달 24일 발표된 닛케이 여론조사에서 “북방영토 문제의 진전을 기대한다”는 응답 비율이 58.6%나 됐다. 지난 5월 푸틴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아베가 제안한 ‘새 발상에 근거한 접근’이 어느 정도까지 먹혀들지도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아베 총리는 이와 함께 8개 항목의 경협안을 러시아에 제안했다. 양측은 16일 도쿄에서 민간기업 총수 등을 참석시킨 확대회의를 열고, 경협안을 구체화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언론들은 수조엔 규모 이상의 경협 구체화를 기대하고 있다. 8개 항에는 에너지 및 극동 개발, 의료·건강, 산업 구조 다양화, 생산성 향상, 첨단기술 협력 등이 포함됐다. 푸틴 대통령도 “두 나라 경제 과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정치 등 여타 문제 해결을 위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도 (관련 협의의 실천은) 매우 의미 있다”고 무게를 뒀다. 러시아 측은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경제를 일본의 기술·자본을 통해 제조업 중심으로 변화시켜 나가는 산업구조 개혁을 원하고 있다. 지난달 초 일본을 다녀간 마토 비엔코 상원 의장이 “자동차와 의약 의료, 첨단 인프라의 공동 사업에 관심이 있다”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NHK는 지난 7일 시코탄과 하보마이군도 등에서 진행될 ‘공동 경제활동’ 논의에는 일·러 두 기업의 합작, 자유로운 인적 왕래 등이 포함된다고 전했다. 일본 어선들이 두 섬 주변에서 자유 어업을 하고, 두 나라 국민이 비자 없이 자유왕래를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 당초 ‘공동 통치안’에서 한발 물러서기는 했지만 진전이 엿보인다. 미쓰이스미토모은행과 미즈호은행 등 일본 주요 은행들도 이 같은 분위기에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스프롬에 8억 유로(약 1조 88억원)를 융자해 줄 방침이다. 북극권 야말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파이낸싱 등도 조율 중이다. 굳건한 미·일 동맹 때문에 일본 열도가 미국의 최전방 기지란 점에서 러시아가 안심하지는 못하겠지만, 협력 공간의 확대는 일·러 양국의 신뢰를 두텁게 넓히고, 북방영토의 반환 과정에 긍정적인 환경을 마련해 줄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김관영, 제안설명 전문…“탄핵 가결로 부정과 낡은 체제 극복”

    김관영, 제안설명 전문…“탄핵 가결로 부정과 낡은 체제 극복”

    < 대통령(박근혜) 탄핵소추안 제안 설명 전문 > 국회의원 김관영(전북군산)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정세균 국회의장님과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국민의당 소속 국회의원 전북 군산 출신 김관영입니다. 우리국회는 오늘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결정을 내려야만 하는 대단히 안타까운 순간에 서 있습니다. 온 국민이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역사적인 선택을 해야만 합니다. 지금부터 우상호·박지원·노회찬 의원 등 171명이 발의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제안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우리 헌법 제65조 제1항은 대통령이 그 직무집행에 있어서 헌법이나 법률을 위배한 때에는 국회는 탄핵의 소추를 의결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집무집행과 관련하여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였으며, 이는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중대한 것이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해 준 신임을 근본적으로 저버린 것입니다. 아래에서는 이미 제출된 탄핵소추안을 기초로 박대통령의 헌법과 법률 위배 행위에 대해서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중대한 헌법위반사항에 관하여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고 있는 각종 정책 및 인사 문건을 청와대 직원을 시켜 최순실에게 전달하여 누설하고, 최순실등 소위 비선실세가 각종 국가정책 및 고위 공직 인사에 관여하거나 좌지우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등의 사익을 위하여 대통령의 권력을 남용하여 사기업들로 하여금 각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을 각출하도록 강요하고 사기업들이 최순실 등의 사업에 특혜를 주도록 강요하는 등 최순실 등이 국정을 농단하여 부정을 저지르고 국가의 권력과 정책을 최순실 등의 ‘사익추구의 도구’로 전락하게 함으로써, 최순실 등 사인이나 사조직이 아닌 박근혜 대통령 자신에게 권력을 위임하면서 ‘헌법을 수호하고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을 위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기대한 주권자의 의사에 반하여 국민주권주의(헌법 제1조) 및 대의민주주의(헌법 제67조 제1항)의 본질을 훼손하고, 국정을 사실상 법치주의가 아니라 최순실 등의 비선조직에 따른 인치주의로 행함으로써 법치국가원칙을 파괴하고, 국무회의에 관한 헌법 규정(헌법 제88조, 제89조)을 위반하고 대통령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의무(헌법 제66조 제2항, 제69조)를 정면으로 위반하였습니다. 둘째, 청와대 간부 및 문화체육관광부의 장·차관 등을 최순실 등이 추천하거나 최순실 등의 의사에 따라 임면하고 최순실 등의 의사에 부응하지 않는 공무원에 대하여 자의적으로 해임하거나 전보조치를 하는 등 공직자 인사를 주무르고, 공직 사회를 자기 사람으로 채운 뒤 마음껏 이권을 챙기고 국정을 농단하게 하였습니다. 이는 헌법상 직업공무원 제도(헌법 제7조), 대통령의 공무원 임면권(헌법 제78조), 평등원칙(헌법 제11조) 조항에 위배하는 것입니다. 셋째, 청와대 수석비서관 안종범 등을 통하여 최순실 등을 위하여 사기업에게 금품 출연을 강요하여 뇌물을 수수하거나 최순실 등에게 특혜를 주도록 강요하고, 사기업의 임원 인사에 간섭함으로써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하고 ‘기본적 인권을 보장할 의무’를 지니는 대통령이 오히려 기업의 재산권(헌법 제23조 제1항)과 개인의 직업선택의 자유(헌법 제15조)를 침해하고, 국가의 기본적 인권의 보장의무(헌법 제10조)를 저버리고,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사적자치에 기초한’ 시장경제질서(헌법 제119조 제1항)를 훼손하고, 대통령의 헌법수호 및 헌법준수의무(헌법 제66조 제2항, 제69조)를 위반하였습니다. 넷째, 헌법상 언론의 자유는 민주국가의 존립과 발전을 위한 기초가 되며, “특히 우월적인 지위”를 지닙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및 그 지휘?감독을 받는 대통령비서실 간부들은 오히려 최순실 등 비선실세의 전횡을 보도한 언론을 탄압하고, 언론 사주에게 압력을 가해 신문사 사장을 퇴임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헌법상 언론의 자유(헌법 제21조 제1항) 및 직업의 자유(헌법 제15조)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국가적 재난과 위기상황에서 국민이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당일 오전 8시 52분 소방본부에 최초 사고접수가 된 시점부터 중앙재해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 15분경까지 약 7시간 동안 제대로 위기상황을 관리하지 못하고 그 행적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온 국민이 가슴 아파하고 눈물 흘리는 그 순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최고결정권자로서 세월호 참사의 경위나 피해상황, 피해규모, 구조진행상황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재난상황에서 박대통령이 위와 같이 대응한 것은 사실상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직무유기에 가깝다 할 것이고, 이는 헌법 제10조에 의해서 보장되는 생명권 보호 의무를 위배한 것이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박근혜대통령의 주요 법률위배 사항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박근혜 대통령은 미르재단과 케이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대통령의 광범위한 권한을 이용하여 대기업 총수와 단독 면담을 갖고 삼성·현대차·에스케이·롯데 등으로부터 각종 민원을 받았고, 실제로 기업들이 두 재단법인에 출연금 명목의 돈을 납부한 시기를 전후하여 박근혜 대통령은 위 ‘당면 현안’을 비롯하여 출연 기업들에게 유리한 조치를 다수 시행해 주었습니다. 이러한 박근혜 대통령의 행위는 형법상의 뇌물수수죄(형법 제129조 제1항)에 해당하거나 제3자뇌물수수죄에 해당하는 행위입니다. 어느 경우든지 수뢰액이 1억 원 이상이므로 결국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죄(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형법 제129조 제1항 또는 제130조)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는 법정형이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중죄에 해당합니다. 또한 기업들 모금을 위해 대통령의 직권과 경제수석의 직권을 남용하여 기업체 담당 임원들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침해 한 바 이는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와 형법 제324조의 강요죄에 해당하는 행위라 할 것입니다. 둘째, 박근혜 대통령은 케이디코퍼레이션이 현대자동차와 수의계약으로 제품을 납품하는 과정, 플레이그라운드가 현대자동차로부터 광고계약을 맺고 수주 받는 과정, 포스코가 펜싱팀을 창단하고 더블루케이가 매니지먼트를 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는 과정, 플레이그라운드가 케이티의 광고대행사로 선정되고 광고제작비를 받는 과정,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가 더블루케이와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 등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및 강요죄를 범하였습니다. 셋째, 박근혜 대통령은 2013. 1. 경부터 2016.4.경까지 정호성에 지시하여 총 47회에 걸쳐 공무상 비밀 내용을 담고 있는 문건 47건을 최순실에게 이메일 또는 인편 등으로 전달하였고, 이러한 행위는 형법 제127조의 공무상비밀누설죄를 범한 것입니다. 이상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구체적인 헌법위반의 점과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한편, 헌법재판소의 결정례에 따르면, 박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파면결정을 통하여 헌법을 수호하고 손상된 헌법질서를 다시 회복하는 것이 요청될 정도로 대통령의 법위반행위가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가져야 하고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민의 신임을 임기 중 다시 박탈해야 할 정도로 대통령이 법위반행위를 통하여 국민의 신임을 저버린 경우이어야만 합니다. 과연 박대통령의 위반행위가 여기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를 살펴보겠습니다. 박대통령은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국민의 신임을 받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정부 행정조직을 통해 국가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여야 함에도 최순실 등 비선조직을 통해 공무원 인사를 포함한 국가정책을 결정하고 이들에게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각종 정책 및 인사자료를 유출하여 최순실 등이 경제, 금융, 문화, 산업 전반에서 국정을 농단하게 하고, 이들의 사익추구를 위해서 국가권력이 동원되는 것을 방조하였습니다. 그 결과 최순실 등이 고위 공무원 등의 임면에 관여하였으며 이들에게 불리한 언론보도를 통제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언론인을 사퇴하게 하는 등 자유민주국가에서 허용될 수 없는 불법행위를 가하였습니다. 박대통령의 이러한 행위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고 국민주권주의, 대의민주주의, 법치국가원리, 직업공무원제 및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여 우리 헌법의 기본원칙에 대한 적극적인 위반행위에 해당하는바, 박대통령의 파면이 필요할 정도로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중대한 법위반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박대통령은 최순실, 안종범과 공모하여 사기업들로 하여금 강제로 금품 지급 또는 계약 체결 등을 하거나 특정 임원의 채용 또는 퇴진을 강요하고 사기업으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최순실 등을 위해 금품을 공여하거나 이를 약속하게 하는 부정부패행위를 하였는데, 박대통령의 이러한 행위는 헌법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하고 국가조직을 이용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부정부패행위를 한 것으로서 국가와 국민의 이익을 명백히 해하는 행위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의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하여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정도에 이른 것이라 할 것입니다. 최순실 등의 국정농단과 비리 그리고 공권력을 이용하거나 공권력을 배경으로 한 사익의 추구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하고 심각합니다. 국민들은 이러한 비리가 단순히 측근에 해당하는 인물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 본인에 의해서 저질러졌다는 점에 분노와 허탈함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은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공개적으로 국민들에게 약속하였다가 검찰이 자신을 최순실 등과 공범으로 판단한 수사결과를 발표하자 청와대 대변인을 통하여 “검찰의 기소는 객관적인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서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말하면서 검찰 수사에 불응하였습니다. 국정의 최고, 최종 책임자인 대통령이 국가 기관인 검찰의 준사법적 판단을 이렇게 무시하는 것은 그 자체가 국법질서를 깨는 일일 뿐만 아니라, 공개적인 대국민약속을 상황이 자신에게 불리해졌다고 해서 불과 며칠 만에 어기고 결과적으로 거짓말로 만들어버린 것은 국민들이 신임을 유지할 최소한의 신뢰도 깨어버린 것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대에 불과하며 전국에서 232만 명이 넘는 국민들이 촛불집회와 시위를 통해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탄핵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와 공직으로부터의 파면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의 단절로 인한 국가적 손실과 국정 공백을 훨씬 상회하는 ‘손상된 근본적 헌법질서의 회복’을 위한 것입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들의 신임을 잃어 정상적인 국정운영이 불가능하며 주요 국가정책에 대하여 국민의 동의와 지지를 구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와 파면은 국론의 분열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론의 통일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 탄핵소추로서 우리는 대한민국 국민들이 이 나라의 주인이며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국민의 의사와 신임을 배반하는 권한행사는 결코 용납되지 않는다는 준엄한 헌법원칙을 재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여러분! 우리는 지금 역사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박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는 손상된 헌법질서의 회복을 위한 첫걸음이자 민주주의 복원을 위한 대장정의 시작입니다. 국회는 탄핵을 통해 상처받은 국민의 자존심을 치유해 내야 합니다. 대통령 탄핵은 ‘헌정의 중단’이 아니라 헌법적 절차를 준수하는 ‘헌정의 지속’이며 이 땅의 민주주의가 엄연하게 살아 숨 쉰다는 것을 보여주는 산 증거가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지금 국회 앞에서 외치고 있는 국민들의 함성이 들리십니까? 우리는 오늘 탄핵가결을 통해 부정과 낡은 체제를 극복해 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오늘 표결을 함에 있어 사사로운 인연이 아닌 오직 헌법과 양심, 역사와 정의의 기준으로만 판단하셔서, 부디 원안대로 가결하여 주실 것을 간곡하게 호소 드립니다. 우리는 역사 앞에서, 우리의 후손 앞에서 떳떳해야 합니다. 의원님들께서 현명한 선택을 해 주실 것으로 믿습니다. 감사합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JTBC ‘최순실 태블릿PC’ 입수경위 작심 보도···순간 시청률 11.8% 기록

    JTBC ‘최순실 태블릿PC’ 입수경위 작심 보도···순간 시청률 11.8% 기록

    JTBC가 작심하고 공개한 ‘최순실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다룬 방송의 순간 시청률이 11.8%까지 올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한 JTBC ‘뉴스룸’은 10.733%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또다른 시청률 조사업체 TNMS가 전국 3200가구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순간 최고 1분 시청률이 11.863%까지 상승했다. TNMS는 “지난 10월 24일 ‘최순실 태블릿PC’를 처음 보도한 이후 시청률이 상승한 이래 ‘뉴스룸’은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도 9%대의 시청률을 이어갔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재벌 총수들을 상대로 한 1차 국정조사 청문회 때는 9.401%, 지난 7일 진행된 2차 청문회 때는 9.36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전날 ‘최순실 태블릿PC’ 입수 경위를 보도한 방송은 9.415%로 시청률이 상승했다. 최근 어버이연합 등 극우 성향의 세력들을 중심으로 태블릿PC의 입수 경위에 대한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 7일 국회에서 열렸던 ‘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서 최씨 소유의 회사 ‘더블루K’ 이사를 지낸 고영태(40)씨가 “최씨는 태블릿PC를 사용하지 못한다”고 말한 것을 빌미로 삼았다. 이에 JTBC 측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본질을 흐리는 주장”이 제기됐다면서 전날 일명 ‘최순실 태블릿PC’의 입수 경위를 공개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파고든 JTBC 특별취재팀(이하 취재팀)은 이날 ‘뉴스룸’ 방송을 통해 “누군가가 태블릿PC를 줬다는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태블릿PC를 확보한 과정을 자세히 공개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퍼줘도 남는 장사/주현진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퍼줘도 남는 장사/주현진 산업부 차장

    “금산주해(山珠海), 금으로 산을 만들고 진주로 바다를 메우다.” 청나라 상인 오병감(伍秉鑒)은 세기의 거부로 불린다. 근래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000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부를 축적한 50인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막대한 재력을 자랑했다. 그의 무기는 청 당국으로부터 받은 교역 독점권. 청이 17세기 후반 쇄국정책을 일부 수정해 4대 항구에서 유럽과의 통상을 허가했는데, 오병감은 당시 광저우(廣州)에서 독점 무역권을 행사한 13인의 상인(광저우 13행) 중 하나였다. 1840년 아편전쟁 발발 직전까지 약 반세기 동안 그가 벌어들인 돈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의 재물을 두고 사람들은 ‘금으로 산을 만들고, 진주로 바다를 메울 정도’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고 한다. 관리들에게 거액을 상납해야 했지만 통상 독점권으로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기에 퍼줘도 남는 장사였다고 하니 정경유착의 원조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절대 왕권 국가에서 상업 자본은 예외없이 권력의 지배를 당할 수밖에 없었다며 정치·자본 간 담합인 정경유착의 원인을 절대권력 탓으로 돌린다. 한국 사회에서도 정권은 제왕적인 패권을 가진 데 반해 개별 기업들은 힘이 약하기 때문에 정경유착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역대 정권의 통치자금 조성 비리가 드러날 때마다 이에 가담한 재벌들은 피해자로 간주돼 왔다. 1988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일해재단 자금 598억원을 전경련이 주도해 모금한 사실이 ‘5공 청문회’에서 드러났지만 기업인 처벌은 이뤄지지 않았다. 1995년 노태우 비자금 사건 때는 재벌 총수 8명을 포함한 기업인 35명이 뇌물 공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지만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무죄 선고를 받았다.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때도 ‘대외 신인도 하락’을 이유로 재벌 오너는 빼고 전문 경영인들만 기소됐다. 모금 요구에 불응할 경우 기업 활동의 전반에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해 돈을 낸 게 아니겠느냐는 정서가 부각됐다. ‘최순실 게이트’ 연루 기업들도 상황이 비슷하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의 총수들은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피해자’로 규정됐다. 최근 청문회에선 뇌물 혐의 적용을 피하려는 듯 한목소리로 대가성을 부인했다. 삼성, SK, 롯데 등에 대해 향후 특검이 추가 수사를 통해 뇌물 혐의를 밝혀내고 총수들을 처벌할 수 있을지에 대해 벌써부터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청나라 오병감은 아편전쟁 패배로 체결한 난징조약이 광저우 개항을 명시하면서 독점 통상권을 잃었다. 청 당국으로부터 패전 배상금 용도로 거액의 재산까지 몰수당하면서 홧병으로 몸져 누웠다. 궁궐 같은 집과 상점은 10여년 뒤 발발한 2차 아편전쟁 당시 분노에 찬 광저우 일대 민초들이 일으킨 폭동으로 불타 버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막대한 통상 이익이 국가나 국민에게 돌아가는 대신 극소수 관료와 상인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만 쓰이면서 청도 함께 몰락했다. 재벌들은 정권에 돈을 뜯긴 피해자라면서도 정경유착으로 금산주해와 같은 부를 축적한 측면을 부인할 수 없다. 퍼주고도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국가 경제 등을 명분으로 이들에게 면죄부만 준다면 우리 역시 쇠락의 길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jhj@seoul.co.kr
  • 5부 능선 넘은 국조…핵심 증인 불출석 ‘한계’, ‘최순실 국정농단’ 입증할 증언들 이끌어내 성과

    野 ‘증인 강제구인’ 법안 발의 예정된 14·15일 청문회 외에19일도 불출석 증인 세우기로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일정이 절반을 넘어섰다. 핵심 증인들의 불출석과 발뺌 증언 등으로 국회 청문회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지만 의미 있는 증언을 끌어내는 등 아예 ‘맹탕’ 국정조사는 아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모르쇠’ 일관하거나 위증 증인도 국회에 선 증인들도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위증을 하는 등 특위의 진실 규명에 어려움이 많았다. 특히 지난 7일 청문회에 나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최씨와 그의 전 남편 정윤회씨에 관해 전혀 모른다고 잡아떼다가 12시간여 만에 말을 바꿨다.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장시호씨도 앞서 모른다던 내용을 뒤늦게 말하거나 앞선 발언을 뒤집었다. 특위의 활동 중 성과도 있었다. 청와대 이선우 의무실장은 지난 5일 청와대 기관보고에서 새누리당 장제원 의원의 집요한 추궁 끝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태반·백옥·감초 주사제가 처방됐다”고 실토했다. 지난 7일 청문회에서는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박 대통령의 옷을 100벌 가까이 제작했으며 30~40개의 가방과 함께 이 비용을 최씨가 사비로 지출했다”고 증언했다.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최씨 개인이 구입해 상납하고 그 대가들은 최씨가 국정 농단을 하게 되는 뇌물로 작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씨의 국정 농단을 실감할 만한 증언도 나왔다. 장씨는 “김 차관보다 윗선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게 최순실”이라고 말했다. 광고감독 차은택씨는 “대통령과 거의 같은 급에 있는 것 아닌가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씨도 “‘권력서열 1위는 최순실’이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했다. 장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로 흘러 들어간 돈 16억원이 삼성전자로부터 나왔다는 증언, 대기업 총수들이 전국경제인연합을 탈퇴하거나 해체할 가능성을 드러낸 점 등도 특위의 성과로 볼 수 있다. ●불출석 증인 처벌·강제 구인 못해 한편 야당 소속 의원들은 7~8일 국정조사에서 출석을 기피한 증인에 대해 강제로 구인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등의 일부 개정안을 각각 발의했다. 이는 전날 있었던 제2차 청문회에서 최순실씨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안봉근, 이재만 전 비서관 등 핵심 증인 14명이 불출석했지만, 이들을 실질적으로 처벌하거나 증언대에 세울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위는 이들 중 11명에 대해 동행명령장을 발부했지만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만 이를 받아들였다. 특위는 오는 14일, 15일에 예정된 것 외에 19일에 추가 청문회를 열어 불출석한 증인들을 세우기로 했다. 오는 16일엔 청와대 경호실과 차움병원 등을 현장조사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사설] 전경련, 재계 싱크탱크로 발전적 해체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지난 반세기 한국 경제 도약의 상징이었다. 재계 본산이자 경제 5단체의 맏형으로 한때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뒷받침하고 산업화를 주도했다.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총리로 불렸다. 서울 여의도에 우뚝 선 전경련 빌딩은 재계의 자존심이었다. 상근부회장도 영향력과 위세가 대단해 민관 간 경제정책 조율 때 민간의 대표자이자 최고 책임자로 대접받았다. 그런 전경련이 삼성·현대차·SK·LG 등 이른바 4대 그룹 총수들의 탈퇴 공언으로 존폐 기로에 섰다. 전경련은 600여 회원사로부터 매년 400억원의 회비를 걷는데 롯데를 포함한 5대 그룹이 절반가량을 부담한다. 삼성은 가장 많은 연 100억원 정도를 낸다. 4대 그룹이 탈퇴를 감행하면 재정적으로 조직을 감당할 능력이 없어질뿐더러 다른 대기업의 연쇄 탈퇴로 이어져 조직 와해가 불가피할 것이다. 전경련은 자유시장경제를 창달한다는 취지로 1961년 발족했다. 고 이병철 삼성물산 사장이 당시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부의장을 만난 뒤 ‘경제재건촉진회’로 출범했다. 같은 해 ‘한국경제인협회’로, 1968년 전경련으로 개명했다. 고 박 대통령 지원으로 탄생한 전경련이 그의 딸 박근혜 대통령 때 와서 해체 수순을 밟고,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손자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해체의 촉매가 된 것은 아이러니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전경련 해체 요구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 단체가 한국 경제 발전에 적잖이 기여한 것은 부인할 수 없지만 정경유착의 꼭짓점에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1980년대 일해재단 설립 모금을 주도했고 1995년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지원했다. 1997년과 2002년에는 불법 대선 자금을 조성했고, 올 4월에는 청와대 지시로 어버이연합 회원들에게 억대의 지원금을 대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급기야 미르재단 등에 대한 기업 출연을 주도하면서 곪았던 상처가 터졌다. 전경련 해체를 더이상 머뭇거릴 이유도, 명분도 없다. 민간 사단법인인 만큼 해체를 포함한 역할 재조정은 회원사 간의 합의만 있으면 충분하다. 조직 자체를 아예 송두리째 없애 버리는 것보다 재계의 대표적 싱크탱크로 발전적 해체를 도모하는 방식이 합리적이고 순리적이라고 본다. 미국 헤리티지나 브루킹스와 같은 싱크탱크로 운영하는 방안을 최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보수주의와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순수 정책연구 기관이다. 전경련은 스스로 발전적 해체를 선언하고 하루속히 싱크탱크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내놓기 바란다.
  • [비즈 in 비즈] “롯데, 지역 기여도 적어”… ‘민원 성토장’ 된 청문회

    [비즈 in 비즈] “롯데, 지역 기여도 적어”… ‘민원 성토장’ 된 청문회

    “자산 260조원 삼성생명도 그룹의 금고 역할을 하죠.”(오, 새로운 지적이네.) “삼성생명 자산을 증권계와 보험계에서 운용하는데 증권·보험 산업협회장이 다 삼성 출신입니다.”(아, 그렇군.) “옛날엔 생명보험협회나 증권협회 회장을 정부 관료들이 했습니다.”(어, 이게 최순실씨와 무슨 관계가….) “삼성이 삼성생명을 앞세워 금융계를 장악한 것인데, 삼성이 이제 금융계에서 손을 떼야 합니다.”(TT) 국회의 각종 상임위에서 그래 왔듯이 재벌 총수 9명 등이 증인으로 출석한 지난 6일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도 날이 어두워질수록 기묘한 질문들이 쏟아졌습니다. 청문회 주제인 최씨의 국정 농단과 아주 미약한 연결고리가 있을 수 있고, 질문하는 국회의원의 지역·직역적 배경과 밀접한 질문들입니다. 질의를 한 이종구 새누리당 의원은 행시 17회 관료 출신입니다. 옛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을 지냈습니다. 그의 질문이 금산분리 원칙을 위협하는 삼성의 광범위한 금융 영향력에 대한 경고인지, 보험·증권협회 회장직을 옛날처럼 관료 몫으로 다시 되돌려 달라는 항변인지 아리송한 이유입니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 의원 질의에 “더 잘 살펴보겠습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날 청문회 핵심 쟁점이 이 부회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해 7월 독대였는데, 혹시 그 독대가 끝날 무렵 이 부회장의 마지막 답변도 “더 잘 살펴보겠습니다”가 아니었을지 궁금합니다. ‘기-승-전-민원’ 화법은 청문회 내내 복병이었습니다. 전남 여수갑 지역구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미르·K스포츠재단과 관련, “기업은 권력자가 아니라 지역 사회와 근로자에게 공헌 활동을 펴라”더니 돌연 “GS와 한화는 여수에 문화센터와 도서관을 지어 시민들에게 호평받는데, 롯데케미칼과 제일모직은 지역 사회에 기여하지 않아 좋은 평판을 못 얻고 있다”고 꾸짖습니다. 경북 구미 근처 지역구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베트남으로 간 (삼성전자) 생산(물량)의 3분의1만 구미 등지로 오면 좋겠다”고 읍소합니다. 청문회 시간을 좀 먹는 민원성 질의들에 열을 내던 기자는 7일 한 정치인에게 이런 조언을 듣고야 말았습니다. “발언들을 쓰겠다고? 의원님들 지역에서 인기 좀 오르겠는데….”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시한부 판정 ‘삼성의 심장’ 내년 상반기 역사 속으로

    시한부 판정 ‘삼성의 심장’ 내년 상반기 역사 속으로

    선대회장 경영 핵심 역할 담당 특검 종료 전 조직 개편 어려워 ‘전자’ 지주사로 역할 이관될 듯 일각선 “해체만이 능사는 아냐”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6일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에서 “미래전략실을 없애겠다”고 발언하면서다. 선대 회장인 이병철 창업주부터 유지돼 온 미래전략실(옛 비서실) 해체는 이 부회장이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한 것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컨트롤타워 해체가 능사는 아니다”라며 고유 기능은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7일 삼성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은 폭풍 전야 속에서 특검 수사에 대비하고 있었다. 내부에선 “이 부회장의 구체적인 지시가 아직 없었기 때문에 향후 거취에 대해 언급을 하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 나온다. 미래전략실 해체는 그룹 인사와도 관련이 있어 가시적인 움직임은 내년 상반기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특검이 끝나기 전에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까닭에 일각에서는 내년 4월 인사설도 제기한다. 대관(對官) 업무를 비롯해 그룹의 주요 의사 결정을 도맡아 온 미래전략실은 ‘삼성의 심장부’로 묘사된다. ‘관리의 삼성’이 59개의 계열사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게 할 수 있었던 힘이 바로 미래전략실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입원하면서 실질적 경영을 이 부회장에게 맡긴 이후 미래전략실에도 변화가 있었다. 계열사에서 파견 나와 있던 직원들을 돌려보내는가 하면, 이 회장의 의전을 맡았던 비서팀을 없애고 전략1팀과 전략2팀을 일원화하면서 조직을 축소 개편했다. 올해 인사도 미래전략실 축소에 방점에 찍힐 것이란 소문이 돌았다. 지난 10월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로 선임되면서 미래전략실 기능이 상당 부분 삼성전자로 이관될 것이란 관측에서였다. 특히 지난달 29일 삼성전자가 지주사 체제 전환을 검토한다고 밝히면서 미래전략실은 ‘시한부 진단’을 받았다는 평가도 나왔다. 삼성전자가 사업회사와 지주사로 나뉘면 미래전략실은 자연스럽게 지주사로 흡수될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이 부회장의 미래전략실 해체 발언은 ‘방향’보다는 ‘속도’에 무게를 둔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사 체제 전환을 가속화하든지 삼성전자 중심의 조직 개편을 서두르겠다는 뜻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다만 컨트롤타워를 무조건 없애는 게 상책인지에 대해선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2008년 삼성 특검 당시 미래전략실 전신인 전략기획실을 없앴지만 2년 만에 부활시킨 것처럼 “해체는 답이 아닐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그룹은 수펙스추구협의회라는 컨트롤타워를 운영하고 있지만 총수의 개입 없이 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지주사 전환이 가장 확실한 대안이겠지만 여러 규제로 인해 지주사 전환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막강한 권한을 행사하면서 책임지지 않는 행위에 대해 ‘단죄’를 하는 차원이라면 권한과 책임을 일치시키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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