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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용 영장 기각 사유에 ‘생활환경 고려’ 논란

    주거상황 비춰 ‘도주 우려 적다’ 해석 검찰 일각 “재벌 봐주기 인상” 비판 특검 “범죄초점 영장 재청구 검토 중” 법원이 지난 19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면서 사유 중 하나로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 고려’가 적시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법원은 ‘통상적으로 기재하는 표현’이라는 입장이지만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례적인 고려”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법원 등에 따르면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 부회장의 ‘기각 결정문’에 범죄 혐의의 소명이 불충분하다는 등의 사유 외에 ‘피의자의 주거 및 생활환경을 고려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재계 1위 삼성의 총수인 이 부회장의 안정적 주거와 좋은 생활환경에 비춰 도주의 우려가 적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통상적인 영장 기각 사유로 기재되는 표현이고, 중요한 부분이 아니어서 굳이 밝히지 않았다”며 “도주 우려라는 구속 사유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원 관계자는 “주거 및 생활환경은 부차적인 사유”라면서 “뇌물 공여 등에 대한 특검팀의 소명이 충분치 않아 영장 발부가 어려웠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 정권과의 유착·비리 의혹이 제기된 사건에서 사회적 지위나 경제력에 따른 ‘생활환경’을 구속 영장 발부에 고려했다는 점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특검팀 관계자는 “재력이 있을수록 오히려 도주나 증거 인멸을 시도할 여지가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생활환경’을 거론한 건 이례적”이라면서 “영장을 청구하는 입장에서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기 때문에 ‘범죄 소명이 불충분하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춰 영장 재청구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 검찰 관계자도 “생활 수준에 따른 자의적 판단은 자칫 엘리트주의에 기인한 ‘재벌 봐주기’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면서 “통상 재벌들은 사회적 기여도를 고려해 법원에서 영장 발부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다른 고려보다도 개개인의 혐의만을 중심으로 살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꼬집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내고 “일부 정치권에서 근거 없이 판사 개인을 비난하는 허위사실이 유포되고 있다”며 “깊은 우려와 함께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재벌총수 구속하라” 눈 내리는 주말, 1월 마지막 촛불 밝힌다

    “재벌총수 구속하라” 눈 내리는 주말, 1월 마지막 촛불 밝힌다

    설 명절을 앞둔 21일 1월 마지막 촛불이 서울 도심을 밝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으로 다시 ‘촛불 동력’을 얻을 전망이다.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제13차 촛불집회를 ‘박근혜 즉각 퇴진 조기탄핵 범국민행동의 날’로 명명하고, 새해 최대 규모로 집회를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는 1월 마지막 촛불집회인 만큼 ▲박근혜 대통령 즉각 퇴진 ▲헌법재판소 조기탄핵 인용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사퇴 ▲재벌 총수 구속 수사를 강하게 요구할 방침이다. 특히 19일 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 기각 결정을 비판하는 의미로 본 집회를 마친 이후 태평로 삼성본관빌딩, 을지로 롯데 본사, 종로 SK 본사 등 대기업 본사 앞을 행진한다. 집회 참가자들은 “재벌 총수 구속”을 외치면서 관련 퍼포먼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퇴진행동은 ‘촛불 참가 호소문’을 통해 “1000만 촛불은 정치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히 보여주었지만, 아직 목적지에 닿지는 않았다”면서 “명절에 앞서 광장에 모여서 ‘헬조선’을 바꿀 용기와 지혜에 관해 이야기하자”고 호소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이재용 영장 기각, 특검과 삼성의 숙제

    초미의 관심사였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예상대로 특검과 삼성 측은 최순실 일가와 미르·K스포츠재단에 줬거나 주기로 약속한 433억원이 뇌물이냐, 아니냐를 놓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격돌했다. 대가성과 부정한 청탁이 있는 뇌물이라는 특검의 주장과 박근혜 대통령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는 삼성 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가 ‘현재까지 이루어진 수사 내용만으로 봤을 때 뇌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즉 다퉈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장실질심사를 끝내고 무려 18시간의 법리 검토 끝에 내린 결론이다. 서울구치소에 대기 중이던 이 부회장은 일단 구속 위기를 면했다. 그렇지만 영장 기각이 무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유·무죄의 최종 결론은 재판을 통해 가려질 것이다. 그러나 영장 기각은 의욕적으로 수사하고 있는 특검에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영장 기각에 박영수 특검팀은 “매우 유감”이라며 “흔들림 없는 수사”를 강조하고 있지만 파죽지세를 보이던 특검 수사에 제동이 걸린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추가 수사를 통한 영장 재청구 여부는 조만간 정해지겠지만 이 부회장 신병 처리 이후 롯데, CJ, SK 등 다른 총수들을 수사하려던 계획이 일정 부분 틀어지게 됐다. 특히 이 부회장의 구속 여부는 박 대통령의 혐의 입증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재벌 총수라고 해서 봐줘서도 안 되지만 여론을 의식한 수사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해 왔다. 혐의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돼야 하고, 이 같은 원칙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혐의는 오로지 팩트와 법리로 입증해야 한다. 특검은 이번 일을 계기로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거나 과욕을 부린 것은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한다. 어느 때보다 촘촘하고 빈틈없는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특검이 흔들림 없는 수사를 강조한 만큼 응당 그래야 하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 기각 결정이 나자 정치권을 중심으로 ‘재벌 봐주기’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조 판사를 법리에 밝고 꼼꼼한 판사라고 치켜세울 때는 언제고, 마음에 들지 않는 결정이 나왔다고 뭇매를 가하는 태도는 무엇인가. “사법부 판단에 늘 존중하는 입장을 갖는 게 법치의 엄격성과 정의를 지키는 길”이라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견해가 유독 돋보인다. 이번 결정이 이 부회장에게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사법부의 최종 판단까지는 갈 길이 멀다. 출국 금지와 앞으로 진행될 재판으로 이 부회장이 경영에 전념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에 따른 글로벌 경영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경영 공백과 신뢰도 회복에 배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사태를 초래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그릇된 관계를 단절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탄핵·특검 정국] 외신들 “이재용 안도… 특검 수사 타격”

    유라시아그룹 亞담당 연구원 “피해자 주장 재벌 손들어 줘” 주요 외신들은 19일 새벽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직후 이를 긴급 뉴스로 타전하며 “특검 수사에 타격을 입힌 결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이어진 부패 스캔들과 관련해 삼성그룹 총수를 상대로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 의해 거부됐다”면서 “이번 판결은 한국의 최대 재벌인 삼성그룹과, 2014년 아버지(이건희 회장)가 심장마비로 움직일 수 없게 된 공백을 메우려는 이 부회장에게 안도감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AP통신도 “대통령 스캔들을 조사하는 특별검사팀에는 차질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구속영장 기각 여부와 상관없이 이 부회장이 혐의를 받은 사실이 삼성의 글로벌 사업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삼성에는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7 리콜, 세탁기 기계 결함 등의 문제가 더 벅찬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 수사의 핵심 피의자였던 이 부회장이 구속을 면했다”면서 “삼성과 한국 경제계는 이 부회장이 구속되면 한국 경제가 흔들릴 것이라는 주장을 계속 펴 왔다”고 보도했다. 법제만보는 “법원의 결정은 SK와 롯데 등 다른 기업 수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캇 시맨 유라시아그룹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판결은 재벌이 ‘공모자’가 아니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재벌 총수들의 손을 들어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특검 “이재용 영장 기각 관계없이 다른 대기업 수사”…SK·CJ·롯데 거론

    특검 “이재용 영장 기각 관계없이 다른 대기업 수사”…SK·CJ·롯데 거론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계없이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박근혜 대통령 ‘뇌물 의혹’ 수사에 암초를 만났지만 대기업 관련 수사를 이어가며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삼성 이후 수사 대상 기업으로는 ‘총수 사면’ 현안이 있었던 SK와 CJ,면세점 인허가 등 현안이 있었던 롯데 등이 거론된다.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19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향후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여부와 관계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 영장 기각 사유에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 정도가 언급됐는데, 뇌물죄라는 프레임을 계속 갖고 갈 수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 구체적 답변을 하지는 않으면서도 대기업 뇌물 의혹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특검팀은 재벌 총수로는 처음으로 ‘1위 기업’ 삼성을 이끄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가장 먼저 청구했으나 이날 새벽 법원에서 기각됐다. 법원은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히면서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한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를 언급했다. 아울러 ‘각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도 내걸었다. 결국 뇌물죄가 법리적으로 성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을 던지면서 의혹을 혐의로 인정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한 것이다. 이 때문에 미르·K스포츠 재단에 자금을 출연한 대기업들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특검의 계획에 제동이 걸릴 우려가 제기된다. 특검팀은 영장 기각 사유를 면밀히 검토한 이후 내부 논의를 거쳐서 재청구 여부를 비롯한 향후 수사 계획을 결정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병규, 조의연 판사 맹비난 “10년 후 그의 모습은…”

    강병규, 조의연 판사 맹비난 “10년 후 그의 모습은…”

    강병규 전 야구선수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영장을 기각한 서울중앙지법 조의연 부장판사를 맹비난했다. 강병규는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조의연 판사의 10년후 모습. 삼성 법무팀 사장 및 실세 롯데 사외이사”라는 글을 올렸다. 이어 “특검은 곧바로 영장 재청구하라! 또하고, 또하라! 계속하라!” “이재용 영장기각에 국민적 저항을 보여주지 못하면 박그네일당의 척결도 뜬구름이다. 이제 다시 모여야한다. 다시 구속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조의연 서울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경과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축! 이재용 영장기각” 김진태, 조의연 판사에 경의 표해

    “축! 이재용 영장기각” 김진태, 조의연 판사에 경의 표해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19일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에 대해 “담당법관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축! 이재용 영장기각”이라며 “특검이 영장보면 기절한다고 할 때부터 알아봤다. 일은 그렇게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언, 밤샘조사, 수사권 일탈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질 건가? 여기가 아직 나라구나 느끼게 해줬다”고 말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그러나 서울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조의연 서울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뇌물 범죄의 요건이 되는 대가관계와 부정 청탁 등에 대한 현재까지의 소명정도, 각종 지원 경위에 관한 구체적 사실관계와 그 법률적 평가를 둘러싼 다툼의 여지, 관련자 조사를 포함해 현재까지 이뤄진 수사 내용과 진행경과 등에 비춰볼 때,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통령측 “安수첩 증거서 빼달라”… 헌재 “다음 기일 때 결정”

    박근혜 대통령 측 대리인이 18일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증거 일부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 이를 바탕으로 작성된 검찰 조서도 증거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국회 탄핵소추위원 측은 “이미 결정된 사항이기에 재판부가 번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맞섰다.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이날 오전 헌재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했다. 피청구인 측 이중환 변호사는 “안 전 수석의 수첩 중 11개는 위법하게 수집된 만큼 이를 이용해 이뤄진 신문조서도 증거로 사용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헌재는 지난 17일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6차 변론에서 안 전 수석의 수첩 중 일부를 증거로 채택했다. 안 수석이 검찰조사나 헌재 증인대에서 확인한 수첩의 내용이 이에 해당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은 17권(510쪽)의 수첩 중 2015년 7월부터 1년간 작성된 11권이 위법한 방식으로 수집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의 압수수색 영장에 안 전 수석 수첩과 관련된 사유가 명확히 적혀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안 전 수석의 전 보좌관이 수첩을 검찰에 제출할 때 나중에 다시 돌려받기로 합의했다는 주장도 있다. 박 대통령 측이 안 전 수석의 수첩에 집착하는 이유는 이 수첩이 탄핵사유를 뒷받침하는 핵심 증거이기 때문이다. 수첩에는 2015년 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이뤄진 박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빼곡히 젹혀 있다. 이를 통해 박 대통령이 미르·K스포츠 재단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관여했고 대기업 총수들에게 민원을 청취한 정황을 입증해낼 수 있다는 것이 소추위원 측 주장이다.  반면 박 대통령 측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상의 독수독과(毒樹毒果) 원칙을 내세우며 안 전 수석 진술의 상당 부분을 탄핵심판에서 배제하려 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의 주장이 받아들일 여지는 크지 않다. 헌재가 증거로 채택한 부분은 안 전 수석이 검찰과 현재에서 스스로 작성했다고 인정한 내용이기 때문이다. 만약 위법하게 수집된 것이 맞고 이것이 형사재판이라면 독수독과의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탄핵심판에서 재판부는 사실관계를 확정하기 위해 증거를 채택하는 만큼, 증거의 수집 과정보다는 해당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여부에 더 주목할 여지가 크다. 주심을 맡고 있는 강일원 재판관이 6차 변론기일 때 “(불법 수집 부분은) 형사재판에서 다투라”고 말한 것도 이런 까닭이다. 헌재 헌법연구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헌재는 ‘이 정도면 사실관계에 부합한다’는 취지로 증거 인정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안 전 수석 본인의 입으로 직접 진술한 것이기에 충분히 증거능력이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탄핵소추위원 측 대리인도 “증거조사가 끝나 이미 증거로 채택된 경우에는 이를 번복할 수 없다”며 “그럼에도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기록을 남기 위해 이의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 측은 또 변호인의 참여권이 보장된 조서의 범위를 특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전날 증거로 채택한 40여명의 진술 조서 중 변호사가 말미에만 입회했을 경우까지 증거로 인정할 수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 헌재는 이르면 19일 7차 변론에서 이에 대해 의견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사설] 이재용 영장, 여론몰이식 수사는 경계해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장고 끝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카드를 빼들었다. 이 부회장에게는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죄) 혐의가 적용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을 뇌물공여 피의자로 불러 22시간 동안 조사하고서도 나흘간이나 신병 처리를 결정짓지 못했다. 그만큼 사안이 복잡하다는 뜻이다. 한때 불구속 전망까지 나오기도 했으나 특검이 정공법을 택한 것은 이 부회장을 풀어 주면 자칫 이번 뇌물수사의 정점인 박근혜 대통령을 옭아맬 수 없다고 판단한 때문인 듯하다.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욱더 중요하다”고 한 특검보의 말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특검의 결정에 대해 재계 등 일각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검이 대통령 뇌물죄 처벌이라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자 기업인을 제물로 사용하는 ‘기업 특감’에 몰입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검이 이 부회장의 신병 처리를 쉽게 결정짓지 못한 것은 현 경제 상황과 각계의 우려를 들어 시간을 두고 충분히 고민했다는 일종의 명분 쌓기용일 수도 있지만, 뇌물죄 입증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다툴 부분이 많은 만큼 뇌물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는 이 부회장 측과 특검은 법원에서 격렬한 논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청탁→합병 성사→최순실씨 모녀에 대한 지원’으로 일이 진행됐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삼성의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지원이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합병 성사에 대한 대가성 뇌물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삼성 측은 대통령의 강요에 의해 낸 돈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상반된 주장을 하는 상황에서 영장 청구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특히 영장 청구가 마치 징벌의 수단으로 여겨져서는 곤란하다. 무엇보다 신분이 분명하고 도주 우려가 없는 피의자는 불구속 수사하는 원칙도 세워야 한다. 모든 피의자에게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된다. 재벌 총수라서 봐줘서도 안 되지만 여론을 의식해 불이익을 받아서도 안 된다. 삼성이 최순실씨 모녀에게 돈을 지원한 시점이 합병 전이 아니라 합병 이후라는 점에서 먼저 뇌물을 주고 나중에 대가를 얻어내는 통상적인 뇌물 사건과는 다르다. 이를 근거로 삼성 측은 뇌물죄가 성립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합병 이전에 최씨 일가 지원에 합의했는지, 합병 문제를 대통령과 논의했는지를 입증해야 한다. 특검팀은 삼성 측과 법원에서 격렬하게 다툴 상황을 염두에 뒀는지 궁금하다. 특검이 이 부회장 구속에 성공하면 박 대통령의 뇌물죄 입증 역시 사실상 끝났다고 봐야 한다. 반대로 실패하면 최종 타깃인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 [데스크 시각] 과도한 ‘기업 때리기’는 피해야 한다/김성수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과도한 ‘기업 때리기’는 피해야 한다/김성수 산업부장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어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지만 결국 초강수를 선택했다. 매출 300조의, 국내 최대 그룹의 실질적인 수장이 수의(囚衣)를 입게 될 처지에 몰렸다. 삼성뿐만이 아니다. 이 부회장의 뒤를 이어 SK, 롯데그룹 등의 수뇌부도 곧 줄줄이 특검에 불려 간다. 최순실 일당에게 돈을 준 것과 연루돼서다. 한겨울 맹추위를 무색하게 하는 특검발(發) 칼바람에 재계는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기업들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새해 벽두부터 나라 안팎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취임을 사흘 앞둔 트럼프는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사드 배치를 이유로 우리 기업들을 겁박하고 있다. 나라 안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상 초유의 실업자 100만명 시대에 가계부채는 1300조원에 육박한다. 소비는 꽁꽁 얼어붙었고 올해도 2% 초반대 저성장의 깊은 늪에서 벗어나기가 어려워 보인다. “올해가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는 기업인들의 탄식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실제 올해 1분기 제조업 경기전망지수는 전분기보다 18포인트나 급락한 68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직후 체감경기가 극도로 나빠진 1998년(61~75)과 비슷한 수준이다. 안타까운 건 위기가 코앞이지만, 우리 대기업들은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1988년 일해재단 청문회에 나간 정주영 회장은 “왜 돈을 냈느냐”는 질문에 “내라고 하니까 냈다. 잘못이 있다면 (돈을) 뜯은 사람의 잘못이지 낸 사람의 잘못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한 달 전 최순실 청문회에 등장했던 대기업 총수들도 똑같은 취지의 답변을 했다. 반면 강산이 세 번 바뀌는 동안 우리 국민들의 반기업 정서는 오히려 강도가 더 세졌다. 국민 세 명 중 두 명은 재벌 체제가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경쟁하듯 ‘재벌개혁’을 외치고 있다. ‘재벌해체’, ‘재산환수’ 같은 구호도 난무한다. 국민들이 재벌을 끔찍이 싫어하는 근저에는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악습이 있다. 대기업의 책임이다. 정권과 결탁해 특혜를 얻고 변칙적인 경영권 세습, 일감 모아주기 등 ‘반칙’을 반복한 잘못이 있다. 원죄는 정치인에게 있다. 돈을 준 쪽보다는 달라고 한 쪽의 잘못이 더 크다. 정치인부터 달라져야 한다. 정경유착을 단절하겠다는 구체적인 약속이 필요하다. 이번 대선 후보들은 아예 “내 임기 동안에는 기업에 절대 손 벌리지 않겠다. 재벌 총수와 따로 독대하지도 않겠다”고 선언하면 어떨까. 요즘 같아서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잠재적 범죄자가 되는 것을 막고 기업도 사는 길인 듯하다.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되돌리려면 기업도 변해야 한다. 권력에 붙어 이권을 챙기려는 구태를 버리고 투명 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적극적인 도전으로 새로운 영역에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기업인의 몫이다. 정부도 지금처럼 손을 놓고 있어서는 안 된다. 규제 완화로 기업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기업의 사기를 북돋워 주는 ‘치어리더’의 역할을 충실히 해야 한다. 물론 기업인이든 누구든 죄를 지었으면 책임을 묻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대기업을 척결해야 할 ‘범죄집단’처럼 여기는 포퓰리즘이 일상화한 현실은 우려스럽다. 과도한 ‘대기업 때리기’로 ‘기업하려는’의지마저 꺾어서는 안 된다. 대선을 앞두고 혼란스러운 요즘이 20년 전 외환위기 때와 꼭 닮았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다. sskim@seoul.co.kr
  • 특검 칼날 어디로… 대규모 ‘재벌 司正’ 초긴장

    “청와대는 압수수색도 안 하고, 소환에 응한 기업만 분풀이 수사 대상이 된 꼴이다.” “최순실 특검은 사라지고, 결국 ‘재벌 때리기’ 특검이 되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뇌물,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16일 재계엔 불만 기류가 흘렀다. 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꼽히는 SK, 롯데, 부영, CJ 등은 총수 및 고위 임원 소환조사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재계 관계자는 “특검 수사에서 이 부회장에게 씌워진 혐의 중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을 뇌물로 본 대목은 두 재단 출연 기업을 피해자로 본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기소 내용과 다른 접근”이라면서 “특검이 어떤 방향으로 수사를 진행할지, 두 재단 출연 기업 중 어디까지를 수사대상으로 삼을지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총 774억원을 낸 기업 수는 53곳(16개 그룹)으로 특검이 기업별 ‘민원’에 대해 뇌물 혐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대규모 재벌 사정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삼성 등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 이어 새해 업무계획 수립을 유보하고 있다. 사실상 재계가 마비 상태에 빠진 가운데 특검 수사 여파로 ‘반(反)기업 정서’가 고조되는 분위기에 경제단체들은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정치적 강요 속에서 (삼성의 자금 출연이)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면서 “이 부회장의 범죄 혐의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구속 수사는 신중히 검토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최고경영자(CEO)를 구속 수사할 경우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불구속 수사가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경제단체들이 이 부회장에 대한 불구속수사를 청원하는 이유는 이른바 ‘오너 리스크’를 염려하고 있어서다. 대외적으로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미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취임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로 인해 중국의 관세·비관세 무역 장벽이 가혹해지고,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환경 때문이다. 오정근 건국대 IT금융학부 특임교수는 “금융 위기 재현이 예상될 정도로 대내외 기업환경이 불안정한 상황 속에서 대부분의 그룹들이 사업 구조개편 숙제를 해야 하는 게 올해”라면서 “이 시점에서 이 부회장을 구속한다면 한국이 최순실 사태를 수습하고 있다는 인상 대신 ‘정치 리스크’를 ‘경제 리스크’로 확대시키고 있다는 신호를 대외에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반면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2008년 조준웅 특검이 단행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사법처리가 삼성전자의 매출·이익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전날 박영수 특검이 영장 청구 시점을 하루 늦추자 내심 불구속수사 가능성을 점쳤던 삼성 측은 당혹스러운 분위기 속에서도 이 부회장 혐의에 대한 법리 다툼 채비를 갖췄다. 삼성은 2015년 7월 2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이 부회장이 강한 압박을 받아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을 하게 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뇌물의 대가로 삼성 경영 승계를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었다는 점은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영장실질심사에서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10일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합병으로 인해 그룹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의 지분을 늘리게 됐지만 이로 인해 이 부회장이 삼성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 지배력을 키우는 직접적인 결과가 야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평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통합 삼성물산 출범이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배력 상승에 도움이 되는 단계에 있다면, 뇌물죄의 기대 가능성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면서도 “법리적으로 타당할지라도 권력의 강압적 요구를 기업이 거절할 수 없는 한국적 현실을 고려했을 때 (이 부회장 사법처리는)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삼성이 비상경영 컨트롤타워를 어떻게 세울지도 초유의 관심이다. 이 부회장이 지난해 말 약속한 미래전략실 해체 등 조직개편, 글로벌 기술기업 인수·합병(M&A), 삼성전자 지주회사 설립 등은 미뤄질 전망이다. 주요 계열사는 전문경영인이 이끌어가는 형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동안 권오현 부회장,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이 이끌 전망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27일 삼성전자 등기이사가 됐지만,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등기이사 자격을 잃게 된다. 삼성·한화 간 방산 빅딜, 삼성·롯데 간 화학 빅딜 등 이 부회장이 진두지휘했던 그룹 차원의 ‘큰 구상’도 당분간 실현하기 어려워질 전망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seoul.co.kr
  • 삼성이 ‘약속한 금액’ 전체를 뇌물 공여액 명시

    삼성이 ‘약속한 금액’ 전체를 뇌물 공여액 명시

    횡령액은 실제 지출한 금액 적용 재단 출연금 60억 등 최소 150억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 16일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자신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에 뇌물을 건넸다고 보고 공여액을 총 433억원대로 판단했다. 삼성은 앞서 최씨의 독일 법인인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와 213억원을 지원하는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했다. 아울러 최씨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운영하는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 2800만원을 지원하고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금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 계약과 관련, 삼성이 실제로 지불한 금액이 아닌 ‘약속한 부분’ 전체를 뇌물 공여액으로 판단했다. 또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전체도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부분으로 산입했다. 총 204억원의 출연금 중 실제 삼성전자가 재단에 낸 금액은 60억원이다. 재단 출연금 전체를 기업 총수의 뇌물로 본 것은 향후 다른 출연 기업들의 수사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기업들은 모두 ‘강요에 의한 출연’이었다는 입장이지만 삼성과 마찬가지로 대가성이 밝혀지면 해당 출연금이 뇌물 공여액으로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특히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과 영재센터 지원금은 제3자 뇌물죄를, 코레스포츠 계약금은 일반 뇌물죄를 적용할 계획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최씨가 간접 지배하는 재단이나 센터 등 독립 법인을 거친 뇌물은 제3자 뇌물죄를, 최씨가 직접 지배하는 코레스포츠는 일반 뇌물죄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두 경우 모두 최씨와 박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이 부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판단하지만 재단 등 ‘중간 다리’를 경유한 경우 제3자를, 그렇지 않은 경우 일반 뇌물죄로 본다는 뜻이다. 다만 특검팀은 수사의 핵심 대상은 기업이 아닌 박 대통령과 최씨라는 점을 감안, 관련 기업들에 대한 수사는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이 부회장의 횡령 혐의와 관련해선 뇌물 공여액 중의 일부를 이득액으로 판단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횡령은 회삿돈을 빼돌려 사익을 추구하는 범죄인 만큼, 삼성전자가 실제로 지출한 금액을 횡령액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코레스포츠에 송금한 35억원과 말 구입비 40억여원,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16억여원, 삼성전자의 재단 출연금 60억원 등 최소 150억여원이 횡령액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횡령 범죄는 이득액이 100억원 이상일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앞서 국회 국정조사특위에서 ‘박 대통령에게 뇌물을 제공한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을 위증죄로 보고 이 부분도 구속영장에 담았다. 국회에서의 위증은 1년 이상 10년 이하 징역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에는 뇌물 공여의 상대방인 뇌물 수수자로 최씨의 이름이 올라 있다. 박 대통령은 특검팀에서 아직 공식 입건되진 않은 상태다. 그러나 특검팀은 박 대통령과 최씨가 공모 관계로 경제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보고 있어, 박 대통령 역시 거액의 뇌물 수수 혐의를 비켜 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특검 내부 “400억대 뇌물 공여 피의자, 불구속 수사 안된다”

    특검 내부 “400억대 뇌물 공여 피의자, 불구속 수사 안된다”

    李부회장·朴대통령 독대에 주목 삼성 합병과정 부정한 청탁 판단 지난 13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소환 조사를 받고 귀가한 직후부터 수사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를 놓고 고민에 빠졌다. “국민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면 불구속 수사를 해야 한다”는 ‘신중론’을 무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 특검과 일선 수사진 사이에서는 “400억원대의 뇌물을 주라고 지시했다는 증거가 있는데도(최지성 미래전략실장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만 했다고 주장하는 피의자를 구속하지 않으면 말이 안 된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 특검은 “엄정한 법 집행을 통해 사법정의를 실현해야 한다”며 16일 오전 영장 청구를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규철(대변인) 특검보도 “그동안 사실관계 파악과 법리 적용에 대한 (수사팀 내)이견은 없었지만 신병 처리 여부에 대한 고민이 있어서 영장 청구가 이날 이뤄졌다”고 말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진술을 검토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했다”면서 “금요일에 조사를 마치고 월요일에 영장을 쳤으면 근무일 기준으로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은 만큼, 특검팀이 이 부회장 처리를 놓고 장고(長考)를 한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특검팀의 사전 구속영장 청구는 일종의 ‘정공법’이라는 분석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다수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는 여론 환경과 향후 다른 대기업 등에 대한 수사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한 행보라는 풀이다. 특검팀 관계자는 “삼성 측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만난 사람은 이 부회장 단 한 사람뿐”이라고 말했다. 핵심 당사자이자 지시의 최정점에 있는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는다면 “성역 없는 수사를 하겠다”는 특검팀이 스스로 모순을 범하게 된다는 뜻이다. 검찰 한 간부급 관계자는 “일반적인 경영 행위가 아닌 승계 문제에 있어서는 어느 대기업도 승계 당사자를 제쳐놓고 의사결정을 하지 못한다. 미래전략실에서 알아서 결정해 지시했다는 것은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 외에 그룹 2~3인자인 최지성(66)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과 장충기(63) 차장(사장) 등에 대해 불구속 수사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초 법조계 일각에서는 특검팀이 이 부회장 외에 최 실장과 장 차장 등에 대해 일괄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일부라도 영장을 받아내 ‘타율’(발부율)을 높이는 전술을 구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특검팀은 이 부회장만 청구하면서 정면돌파 의지를 피력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외과수술식’으로 잘 진행된 부패범죄 수사의 경우 보스에 대한 혐의를 입증해 처벌할 수 있다면 굳이 지시를 받은 부하들까지 함께 처벌하지 않는다”면서 “특검팀이 ‘부하’(최 실장 등)까지 처벌할 필요는 없을 만큼 ‘보스’(이 부회장)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가진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청구를 통해 SK·롯데·CJ 등 향후 진행될 다른 대기업들에 대한 수사에서도 밀리지 않겠다는 특검팀의 장기적인 안목도 엿볼 수 있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강요·공갈’의 피해자 성격이라고 주장한 삼성 측의 주장 등 여러 쟁점에서 이견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와 영장실질심사 단계부터 시작해 치열한 법리 다툼이 예상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이규철 대변인 “경제보다 정의”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이규철 대변인 “경제보다 정의”

    특검이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 대가성 금전 지원을 한 혐의를 받는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게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1938년 창립된 삼성에서 총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신청되기는 역대 처음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6일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국회에서의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등 혐의를 적용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뇌물공여 액수는 430억원으로 산정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수사선상에 오른 재벌 총수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처음이다. 이 회장에 대한 구속 여부는 18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결정된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혐의가 소명된다고 보고 12∼13일 밤샘조사 후 사흘 만에 이같이 결론 내렸다. 특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를 결정함에 있어 국가경제 등에 미치는 사안도 중요하지만 정의를 세우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최씨 지원의 실무를 맡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 대한승마협회장인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등 수뇌부는 불구속 기소하기로 했다. 이 부회장은 자신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는 대가로 최씨 측에 430억원대 금전 지원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최씨의 독일법인인 코레스포츠와의 220억원대 컨설팅 계약,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대한 16억 2800만원 후원,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204억원 출연 등을 모두 대가성 있는 뇌물로 봤다. 2015년 7월 박근혜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공단을 통해 삼성 합병을 도와준 데 대한 답례라는 것이다. 여기에는 일반 뇌물죄와 제3자 뇌물자가 모두 포함된다고 특검은 밝혔다. 특검은 또 이 부회장이 회사 자금을 부당하게 빼돌려 일부 지원 자금을 마련했다고 보고 특경가법상 횡령 혐의도 적용했다. 이 부회장에게는 작년 12월 국회 청문회에서 거짓 증언을 한 혐의도 적용됐다. 그는 청문회에서 지원이 결정되고 실행될 당시 최씨의 존재를 몰랐고 대가를 바라고 지원한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삼성과 이 부회장이 2015년 3월 대한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을 즈음 이미 최씨 모녀의 존재를 알았고 그때부터 금전 지원을 위한 ‘로드맵’ 마련에 들어갔다는 게 특검 판단이다.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라는 강수를 둔 것은 삼성과 이 부회장을 압박해 박근혜 대통령을 옥죄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시한부인 특검이 차후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공소유지가 쉽지 않은 대목과 맞물려 이런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구속영장이 발부되면 SK·롯데 등 다른 대기업과 박 대통령에 대한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은 박 대통령을 빼고선 이번 사건을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본다. 박 대통령은 2014년 9월 이 부회장을 단독 면담한 자리에서 승마협회 회장사를 맡아달라고 요청했고 삼성 합병 직후 두 번째 독대 자리에선 “지원이 미진하다”며 이 부회장을 질책했다. 특검은 이러한 박 대통령의 언행이 ‘40년 지기’인 최씨와 사전에 모의한 결과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최씨측의 이권 개입을 적극 지원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검은 조만간 박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 및 일반 뇌물수수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공식 입건할 방침이다. 한편, 삼성측은 박 대통령의 ‘압박’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지원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특검 측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설마했는데…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재계 ‘충격’

    설마했는데…이재용 구속영장 청구에 재계 ‘충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청구된 16일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설마’ 하던 상황이 현실이 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날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내 최대 대기업 삼성의 총수에게 결국 구속영장이 청구됨에 따라 재계는 한국 경제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염려하고 있다. 특히 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꼽히는 SK그룹, 롯데그룹 등은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각 그룹의 수뇌부와 법무팀은 특검의 칼날이 언제쯤 어느 정도 강도로 다음 기업을 향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재계는 삼성에 이어 SK, 롯데 등에 대한 수사까지 본격화하면 관련 기업의 경영활동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검팀은 수사 확대를 염두에 두고 이미 최태원 SK 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재벌 총수 여러 명을 출국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각각 111억원, 45억원을 출연했다. 당시 SK는 최태원 회장 사면, 롯데는 면세점 인허가라는 현안이 맞물려 있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SK와 롯데에 현안 해결을 대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출연금을 요구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CJ, 부영 등 다른 대기업들도 특검 수사가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뇌물공여·위증 혐의 ‘재벌총수 영장 1호’(2보)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뇌물공여·위증 혐의 ‘재벌총수 영장 1호’(2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16일 재벌 총수 중 가장 먼저 이 부회장에게 뇌물공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2015년 7월 자신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대가로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 측에 거액을 지원하는 데 깊이 관여했다는 혐의다. 형법상 뇌물공여 혐의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해 뇌물을 건네거나 약속, 의사를 표시하는 경우 적용된다. 특검은 박 대통령과 최씨를 사실상 ‘경제 공동체’로 보고 최씨 측에 건너간 금품을 ‘뇌물’로 판단했다. 삼성은 최씨가 실질적으로 지배한 독일의 유령 회사인 비덱스포츠(코레스포츠의 후신)에 22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 가량을 송금하고 비타나V 등 명마를 삼성전자 명의로 사 최씨 측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특검팀은 이 부회장이 지난해 12월 6일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뇌물공여 의혹에 대해 “그런 사실이 없다”고 위증했다며 국조특위에 고발을 요청했는데, 이 부분도 구속영장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 여부 오늘 결정…‘朴 뇌물죄’ 수사 중대 고비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 청구 여부 오늘 결정…‘朴 뇌물죄’ 수사 중대 고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한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뇌물수수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늦어도 내일(16일) 브리핑(오후 2시 30분) 이전에 결론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특검팀은 이 부회장의 신병 처리 방안을 결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관리공단에 압력을 넣어 이 부회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에 필수적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하도록 하고 그 대가로 삼성이 최씨 일가를 지원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검팀은 9일 삼성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실장(부회장)과 장충기 차장(사장)을 소환한 데 이어 12일에는 이재용 부회장을 불러 22시간여 ’밤샘 조사‘를 했다. 승마협회장을 맡은 박상진 사장도 이 부회장과 함께 불려 나와 조사를 받았다. 이 부회장은 최 실장, 장 차장, 박 사장과 일부 어긋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특검팀은 11일에는 이 부회장이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위증했다고 보고 국조특위에 고발을 요청했다. 이에 따라 특검팀이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해 엄정한 수사를 하고자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팀이 ‘법과 원칙’을 거듭 강조한 것도 영장 청구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그러나 일각에선 국내 최대 대기업집단인 삼성의 총수가 구속될 경우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삼성 안팎에서는 이 부회장이 구속될 경우 경영 공백 사태가 초래돼 미국 전장전문기업 ‘하만’ 인수를 포함한 중대 경영 현안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다. 특검팀이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기각할 경우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의식한 듯 특검팀 대변인인 이규철 특검보도 15일 브리핑에서 “모든 사정을 고려해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며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특검팀이 밝힌 신병 처리 결정 시점도 계속 조금씩 미뤄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재벌개혁, 대선 표심 노린 ‘동네북’ 안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 청구 여부에 국민적 관심이 쏠려 있다. 박영수 특검은 비선 실세 최순실 일가에 특혜·대가성 자금을 지원한 혐의로 지난주 이 부회장을 22시간이나 조사했다. 이 부회장의 신병 처리를 놓고 특검은 며칠째 고심하고 있다. “조사는 충분히 했다”는 특검이지만 결코 무 베듯 간단히 처리할 수야 없을 사안이다. 국내 최대 기업 총수의 구속이 국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완전히 무시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론이 어느 쪽이든 특검의 칼날이 이 부회장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 없다. 삼성과 이 부회장은 어떤 수위로든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처지다. 삼성은 자신들이 권력의 공갈·협박으로 피해를 본 것이지 뇌물죄의 공범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 주장이 사실일지라도 세계 무대에서도 간판급인 글로벌 기업이 민간인 국정 농단에 엮여 허우적댄다는 것 자체로 구차스럽다. 이런 지경이니 둘만 모여 앉아도 입에서 절로 나오는 말이 ‘재벌개혁’이다. 권력의 위성 조직을 자임해 정권 눈치나 살피는 재벌의 구태는 누가 봐도 개혁 일순위다. 천번 만번 뜯어고쳐 바로잡아야 한다는 데 틀렸다고 말할 국민은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개혁의 당위성과 국민적 공감대는 그 어느 때보다 넓게 퍼져 있다. 하지만 지금 너도나도 무분별하게 몽둥이만 들어서는 곤란하다. 흉터가 보기 싫다고 당장 멀쩡한 주변까지 모조리 도려낼 수는 없는 일이다. 재벌 비판의 여론을 지렛대 삼는 대선 주자들부터 자제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여야의 대선 주자들은 하나같이 재벌 때리기에 나선 분위기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4대 재벌을 개혁하자면서 노동자 추천 이사제를 깜짝 카드처럼 들고나왔다. 근로자의 경영 참여 보장의 취지 자체는 긍정적이더라도 주주 권리 침해 등 벌써부터 비현실적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재벌 해체”에 “재산 몰수”라는 극약 처방까지 덧붙이고 나섰다. 귀국과 동시에 대선 경쟁을 점화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도 재벌에 적대적인 여론을 크게 의식하는 눈치다. 재벌개혁, 양극화 해소는 덮고 넘어가지 못할 시대 과제다. 죄를 지은 기업과 책임자는 법적 책임을 반드시 져야 한다. 그와는 별개로 정치권이 실현 가능성 없는 한낱 ‘지르기식’의 여론 편승에 골몰해서는 누구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지금 더 분명해지고 있다. 지난해 국내 실업자는 100만명을 넘었다. 청년실업률 역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신에서는 한국 기업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불신이 어디까지 추락할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구체적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기업 때리기에 인상을 찌푸리는 여론도 적지 않다. 합리적 규제개혁 방안을 고민하고,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면서 재벌의 자세를 교정해야 한다. 그것이 정치 권력이 지금 몰두해야 할 일이다.
  • 한파 녹인 14만 촛불 “재벌총수 구속하라”

    한파 녹인 14만 촛불 “재벌총수 구속하라”

    대학로선 탄핵 반대 맞불 집회 체감온도 영하 10도의 한파를 기록한 지난 14일, 박근혜 대통령의 즉각 퇴진과 조기 탄핵을 촉구하는 12차 촛불집회와 탄핵을 반대하는 맞불 집회가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인원 추산 방법의 신뢰도를 두고 논란을 빚은 경찰은 이날 참가자 수를 공개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이 서울에만 13만명(전국 14만 6700명)이 모였다고 주장한 촛불집회에는 박종철 열사 30주기 추모와 함께 ‘재벌도 구속하라’는 주장이 많았다. 회사원 김모(41)씨는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 여부 결정을 빨리 하라는 게 시민의 줄기찬 요구”라며 “이 추위에 사람들이 왜 거리로 나와야 하느냐.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모(31·여)씨는 “세월호 추모는 이해가 되는데 다른 이슈들은 촛불집회의 핵심 메시지인 ‘박 대통령 탄핵’을 흐릴 수 있기 때문에 냉정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5시 30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본집회를 열고 오후 7시부터 청와대, 국무총리공관, SK 및 롯데백화점 등 대기업 본사를 지나는 3개 경로로 행진했다. 박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대통령 탄핵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탄기국)도 오후 2시 종로구 혜화동 대학로에서 본집회를 열고, 오후 3시 30분부터 종로와 충무로를 지나 서울광장까지 도심을 가로지르며 행진했다. 태극기와 함께 10m 크기의 대형 십자가도 등장했다. 이들은 이날 집회에 120만명이 모였다고 주장했고 태블릿PC는 조작됐으며 특별검사팀을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날 서울 시내에 184개 중대, 약 1만 4700명을 배치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헌재, 이례적 주 3회 집중 변론… ‘모르쇠 최순실’ 오늘은 입 여나

    헌재, 이례적 주 3회 집중 변론… ‘모르쇠 최순실’ 오늘은 입 여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심리가 이번주 중요한 국면을 맞는다. 헌재는 이례적으로 16일과 17일, 19일 세 차례 기일을 잡아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 기소)씨를 비롯한 핵심 증인을 불러들일 예정이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과 2014년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때도 주 3회 재판이 진행된 적은 없다. 금주 출석이 예정된 9명 중 몇 명이나 증인대에 서고, 이들이 어느 정도 수위의 진술을 하는지 등에 따라 탄핵심판 변론 종결 시기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씨, 대부분 질문에 회피작전 펼 듯 16일 열리는 5차 헌재 재판은 이번 심리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일 자신의 형사재판을 핑계로 불출석했던 최씨가 변호인을 통해 이날은 출석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서울구치소에 있는 최씨는 4명의 교도관과 함께 호송차를 타고 헌재에 올 전망이다. 최씨는 탄핵심판 청구인인 국회 탄핵소추위원회와 피청구인인 박 대통령 대리인단이 모두 증인으로 신청한 인물이다. 이에 따라 양측이 모두 최씨를 상대로 주신문과 반대신문을 벌이게 된다. 심리가 정상적으로 진행된다면 최씨는 그 어느 때보다 상세하게 진술할 전망이다. 최씨는 당초 동석한 변호인으로부터 진술에 도움을 받는 방안을 원했지만 실제로 허락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최씨가 대부분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형사소송법 148조는 자신이나 친족이 유죄를 받을 가능성이 있는 사안에 대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 한편 이날 헌재 재판에는 안종범(58·구속 기소)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증인신문도 예정돼 있다. 양측 대리인은 안 전 수석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 모금 과정과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의 독대 등에 대해 질의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이 상세히 담겨 있는 안 전 수석의 업무수첩도 중요하게 거론될 전망이다. 17일 오후 4시에 열리는 6차 재판에는 고영태(41) 전 더블루K 이사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지만 출석 여부가 불투명하다. 고 전 이사에게 증인 출석요구서를 보냈지만 주소지에 아무도 없고 전화기마저 꺼져 있는 상태다. 헌재는 마찬가지로 연락이 안 되는 류상영(41) 전 더블루K 부장과 고 전 이사에 대해 경찰에 소재를 찾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15일까지 소득이 없다. 다만 고 전 이사의 경우 출국금지가 된 상태여서 국내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영태·이재만·안봉근 출석 불투명 앞서 오후 2시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던 이승철(58)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도 오는 19일 이후로 증인신문을 미뤄 달라며 불출석사유서를 제출했다. 오전 10시로 예정된 유진룡(61)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만이 재판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19일 7차 변론기일에는 이재만(51)·안봉근(51)·정호성(48·구속 기소) 전 청와대 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의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지만 이 가운데 이·안 전 비서관은 잠적 중이다. 지난 5일 증인신문엔 나타나지 않았고 출석요구서도 수령하지 않았다. 정 전 비서관의 경우 수감 중인 서울 남부구치소로 출석요구서가 전달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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