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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손성진 칼럼] 유연성에 인색할 필요 없다

    정책이란 밀어붙이기만 하다 보면 탈이 나게 돼 있다. 유연하지 못하면 부러진다. 100% 좋은 정책도 없다. 열에 한둘은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고 좋아 보이는 정책도 이해관계자 사이에 이익의 충돌이 따른다. 그런 점에서 대선에서 약속한 정책도 지키는 게 원칙이겠지만, 시행하다 문제가 있다면 수정하는 게 맞다. 그런 점을 간과하고 밀어붙이다 돌이킬 수도 없게 된 사례가 4대강 사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정책에서 속도 조절을 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매출 규모가 크고 영업이 잘되는 대기업은 최저임금 인상의 영향을 덜 받는다. 문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이다. 임금이 우리나라 최저임금의 5분의1도 안 되는 동남아로 떠나고 싶은 중소기업인들이 한둘이 아닐 것이다. 매출 감소와 심한 경쟁으로 그러잖아도 위축되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최저임금 인상은 설상가상의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고용주 없는 근로자는 없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당장 근로자에게 이익이 되겠지만 기업의 경쟁력은 약해질 소지가 있다. 최저임금과 더불어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뜨겁다. 이론적으로는 옳아도 결과가 달리 나온다면 이 이론에 대한 체계적인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려 준 임금이 소비 진작에 실제로 영향을 미쳤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소득 증가가 소비로 이어지고 생산이 늘어나 다시 소득이 증대된다는 게 이 이론인데, 통계는 반대로 나왔다. 고용은 최악의 상황이고 하위계층의 소득이 도리어 감소했다. 소득주도성장론의 역설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 감소와 그에 따른 소득 하위계층의 소득 감소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 물론 조급한 평가는 금물이다. 좀더 시간을 두고 정책을 보완하면서 경제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는 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언젠가는 궤도 수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면 전남·광주 출신 경찰총수가 20년 만에 탄생한다. 역대 경찰청장 중 전남·광주 출신은 1998년 재임한 김세옥(전남 장흥) 전 청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역대 경찰청장 20명 가운데 12명을 영남 출신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문 대통령이 이런 기울어진 인사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탕평 인사를 약속했지만, 결과물은 정반대로 ‘고소영’이었다. 문 대통령의 탕평 인사 약속은 지역적 안배, 특히 호남 출신 등용을 뜻했다. 요직에 호남 출신이 다수 진출해 균형이 잡혔다. 검찰과 경찰의 수장에 동시에 호남 출신이 오르게 된 것도 20년 만이다. 육군참모총장에 이어 해군참모총장도 호남 출신이 내정됐다. 다만, 잇단 호남 출신 중용이 역으로 지역 안배를 해치고 있지 않은지 살펴볼 일이다. 물론 이를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며 성공적 지역 탕평 인사로 보는 평도 있다. 영남, 특히 대구·경북(TK) 출신에 편중됐던 인사가 바로잡혔다는 말이다. 그러나 26개 정부 부처 1급 공무원 127명 중에 TK가 19명밖에 안 된다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호남 홀대론과 유사한 불만이 있음도 알아야 한다. 지역에 지나치게 치중하다 능력 있는 인물을 놓칠 수 있다. 국민 공론화로 탈원전을 선택했지만 원전산업 자체를 포기할 수는 없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에 이르러 사장하기에는 너무 아깝다. 해외 수출에라도 정부가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태양열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가속하고 있지만 부작용을 살펴보는 중간점검이 요구된다. 우리와 같은 길을 걸었던 대만이 왜 원전을 재가동하고 있는지, 원전을 완전히 포기했던 일본이 다시 원전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는지를 애써 외면할 이유는 없다. 그런 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책과 발언을 참고할 만하다. 지지층의 반발을 무릅쓴 이라크 파병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은 업적으로 남았다. 우리의 원전 기술을 목청을 높이며 자랑했고 주요 산업으로 키우려 했다. 노 전 대통령 재임기의 경찰청장 3명 가운데 2명이 TK 출신이다. 미래를 위한 정의로운 선택이라면 때로는 지지층과 다른 길을 걷는 용기와 결단도 필요하다. 또한 유연성 발휘와 궤도 수정을 두려워해서도 안 된다. 소신도 중요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됐을 때는 이미 늦는다. 보완한다고 해서 실패가 아니다. 도리어 박수를 보낼 준비가 국민은 돼 있다. sonsj@seoul.co.kr
  • 日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너 돌연 퇴진 왜?

    日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너 돌연 퇴진 왜?

    일본 프로야구 명문구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총수가 선수들의 잇따른 추문에 책임을 지고 결국 물러났다.이시이 가즈오 요미우리 구단 사장은 지난 17일 도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이카와 쇼이치(76) 구단 오너의 사임을 발표했다. 후임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시이 사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로) 구단의 신뢰가 크게 실추됐다. 팬들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는 지난달 이후 팀 선수들로부터 비롯된 추문이 잇따랐다. 선수 2명이 음식점에서 알몸으로 촬영한 동영상을 SNS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가 남은 시즌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23세의 신인급 선수는 구단 선배들의 야구용품을 훔쳐 장물로 내다 팔았다가 적발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전 트레이너는 음란 의혹에 연루돼 주간지에 보도되기도 했다. 오이카와 오너는 “구단 내에서 불상사가 이어져 진심으로 아쉽다”며 “스스로 나 자신에 대한 처분을 내림으로써 앞으로 선수와 구단 직원이 하나가 되어 기강을 다잡고 재발 방지에 적극 나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요미우리 구단은 이시이 사장과 가토리 요시타카 제너럴매니저에 대해서도 각각 ‘2개월간 보수 10% 삭감’과 ‘1개월간 보수 10% 삭감’의 징계를 내렸다. 오이카와 오너는 2015년 가을 구단을 뒤흔들었던 야구도박 파문을 계기로 이듬해 3월 취임했다. 당시 그는 구단 쇄신을 기치로 내걸고 “한시라도 빨리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으나 불상사는 이후에도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에는 현역 투수가 만취한 상태로 병원에서 소란을 피웠다가 남은 시즌 출전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오이카와 오너의 물러나는 자세에 대해 비판도 나오고 있다. 기자회견에 본인은 모습을 나타나지 않았고 입장문만 이시이 사장이 대신 읽도록 했기 때문이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혁신이 온다…미래를 연다…인간, 인간을 넘다

    혁신이 온다…미래를 연다…인간, 인간을 넘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기업들의 행보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한·중 ‘무역 전쟁’이 가속화되고,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면서 우리 기업들에게 미래 먹거리 발굴은 ‘생존’으로 다가오고 있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에서 다양한 리스크에 노출된 기업들은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나가고 있다.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체질 개선’과 ‘공격적 투자’로 세계 무대를 선점한다는 전략이다.최근 경영 일선에 복귀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지난달 LG그룹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 등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I,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신사업 추진에 주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경영 복귀 이후 유럽과 캐나다, 중국, 일본 등 해외 출장 일정을 소화하며 AI, IoT 사업 등 미래 먹거리 챙기기에 나서고 있다. 최근 뇌 신경 공학 기반 인공지능 전문가인 미국 프린스턴대학의 세바스찬 승 교수와 인공지능 로보틱스 분야 권위자인 펜실베이니아대학의 대니얼 리 교수를 영입했다. 2020년까지 AI 연구 인력을 1000명 이상으로 늘려 AI 기술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4세 경영 체제에 돌입한 LG그룹은 AI, IoT, 로봇, 자율주행차 등 미래 첨단 융합시대 신성장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네이버 대표를 맡으며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 온 김상헌 전 네이버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LG전자는 지난 4월 오스트리아 전장회사 ZKW를 약 1조 4000억원에 인수했고,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로봇 개발 스타트업인 ‘보사노바 로보틱스’에 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 5대 미래혁신 성장분야에 5년간 2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CES에서 직접 아이오닉 자율주행차를 소개하며 ‘연결된 이동성’, ‘이동의 자유로움’, ‘친환경 이동성’ 등 미래 모빌리티의 3대 방향성을 제시했다. SK텔레콤은 AI, IoT 등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도입으로 차원이 다른 서비스를 출시해 근본적인 경쟁의 축을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2017년부터 3년간 새로운 ICT 생태계 조성에 5조원, 5세대(G) 이동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원 등 총 11조원을 투자한다. KT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성공한 5G 통신 시범서비스를 바탕으로 5G 조기 상용화를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5G 상용화를 위해 네트워크 인프라뿐 아니라 서비스 개발에 집중하고, 이와 함께 1년여 동안 진전이 있었던 5대 플랫폼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창립 50주년을 맞아 세계 최초로 생산공정에 AI를 도입한 ‘AI 제철소’로 변신한다. 포스코는 포스코건설과 포스코에너지, 포스코ICT 등이 참여하는 스마트 팩토리, 스마트 빌딩 앤드 시티, 스마트 에너지 등 그룹 차원 플랫폼을 구축해 그룹 전체의 비즈니스 구조를 재편할 계획이다. 기업들은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IT기반의 4차 산업혁명 확산으로 모든 산업에서 데이터 축적 및 분석과 이를 기반으로 한 전략 실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일하는 방식에서부터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일까지 디지털 전환을 통한 혁신적 시도가 있어야 한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에 발맞춘 ‘디지털 혁신’을 강조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신년사에서 “4차 산업혁명은 더 강력한 변혁을 촉구하고 있다”며 “전사적인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체질 개선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조양호, 면세품 ‘통행세’ 챙겨 3남매 주식매입 사용 정황

    검찰, 조 회장 영장 재청구 검토 정석인하학원 편법증여도 수사 검찰이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이 회삿돈을 자녀의 주식 매입에 사용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나섰다. 조 회장 일가의 수백억원대 탈세·횡령·배임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종오)가 조 회장 일가의 횡령한 자금 등이 조현아·원태·현민 3남매의 주식 구매 자금으로 흘러들어 간 단서를 확보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주식 매입은 경영권 승계를 위한 사전 작업 성격을 띠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기내 면세품의 상당 부분을 총수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납품받았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조 회장 일가는 이들 업체를 통해 물품 공급가의 일부를 ‘통행세’로 받아 챙겼고, 검찰은 이 돈이 자녀 명의의 주식을 매입하는 대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혐의가 확인되면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혐의로 조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조 회장 측은 병원 진단서를 법원에 제출하며 건강 상태를 감안해 불구속해 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공익재단 정석인하학원 비리 수사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진 계열사들이 정석인하학원에 대한 편법 증여로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를 캐는 것이 수사의 초점이다. 검찰과 재계에 따르면 정석인하학원은 지난해 3월 대한항공이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실시한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과정에 52억원을 출자했다. 이 중 45억원은 한진의 다른 계열사 자금으로 충당했다. 하지만 정석인하학원은 공익법인이라는 이유로 증여세는 한 푼도 내지 않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성소수자, 대한항공·아시아나 직원 폭염 뚫고 주말 광장 뜨겁게 달궜다

    성소수자, 대한항공·아시아나 직원 폭염 뚫고 주말 광장 뜨겁게 달궜다

    퀴어축제 사상 최대 6만명 모여 13개국 105개 단체 기념품 줘 두 항공사 직원들 첫 공동집회 趙·朴 총수 일가 경영퇴진 촉구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의 날씨도 사회적 을(乙)들의 ‘뜨거운 외침’을 억누르지 못했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 광장은 성 소수자들의 ‘퀴어 축제’ 및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의 ‘총수 갑질 규탄 합동 시위’로 후끈 달아올랐다. 서울광장에서 오전 11시부터 열린 제19회 서울퀴어문화축제에는 주최 측 추산 6만여명이 모였다. 2000년 50여명으로 출발한 이 행사는 2016년 3만명, 지난해 5만명에 이어 올해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처음에는 일부 성 소수자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점차 일상 속 축제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에 이어 올해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참여하면서 행사는 점점 ‘공식화’돼 가는 분위기다. 그만큼 성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과거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은 무지개색 옷을 입고, 무지개색 깃발을 들고 성 소수자 차별 반대와 혐오 철폐를 외쳤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퀴어라운드’(Queeround)로 ‘당신의 주변에는 항상 성 소수자가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13개국 대사관과 주한유럽연합, 인권위 등 105개 단체가 부스를 차리고 기념품을 나눠 줬다. 성 소수자 커플들은 팔짱을 끼고 사진을 찍으며 행사를 즐겼고 성 소수자가 아닌 사람들도 축제를 함께 즐겼다. 트랜스젠더인 한희 변호사는 “점점 많은 사람이 거리로 나오는 것을 보니 우리 사회가 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퀴어축제는 종교도 초월했다. 8년째 부스를 운영하는 박진영 로뎀나무그늘교회 담임목사는 “하나님은 모든 사람을 평등하게 사랑한다고 믿기 때문에 성 소수자도 사랑할 것”이라면서 “기독교 내에서 갈 곳 없는 성 소수자들을 환대하는 교회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 나왔다”고 밝혔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인 혜찬스님은 “5년 전부터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 성 소수자를 초청한다”면서 “각 인격체를 존중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축제는 ‘퍼레이드’ 때 절정에 달했다. 아시아권 최초로 전시된 ‘암스테르담 레인보 드레스’는 동성애를 처벌하는 80개국의 국기를 이어 붙여 만들었다. 흰색 원피스 차림에 면사포를 쓴 한 여성 커플은 “동성 결혼 합법화를 위해 집회에 나왔다”면서 “사랑은 보편적인데 결혼 문제에서 성별로 차별받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반대의 목소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행사장 주변에선 동성애에 반대하는 개신교 단체와 보수 단체들의 맞불 집회도 함께 열렸다. 이들은 ‘동성애는 자유의 문제가 아니다’, ‘동성애를 차별과 인권으로 포장하지 말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20∼30대로 보이는 남성들이 “동성애에 반대한다”며 일제히 길 위에 누워 퍼레이드를 15분간 방해하기도 했다. 그러나 과거처럼 도를 넘은 혐오 표현은 거의 없었고 물리적인 충돌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 또한 성 소수자 축제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 주는 단면으로 인식된다. 앞으로 광주와 인천에서도 성 소수자 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직원 300여명은 14일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첫 공동집회를 열고 양사 총수 일가의 퇴진을 촉구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아시아나·대한항공 직원연대 “갑질 총수 퇴진” 한 목소리

    아시아나·대한항공 직원연대 “갑질 총수 퇴진” 한 목소리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직원들이 14일 청와대 앞에 모여 공동 집회를 열었다. 두 항공사 직원연대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함께 가자 갑질 격파 문화제’를 개최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이날 집회에는 3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부당한 지시를 거부하지 못하는 조직문화가 승객들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는 점이 (이번 사태를 통해) 확인됐다”며 총수 일가가 경영에서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에서 두 항공사 직원들은 각자 겪은 부당한 인사 발령 등을 털어놓고, 각 회사의 정상화·총수 퇴진 운동을 서로 지지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지난 6일과 8일 주최한 촛불집회에 대한항공 직원들이 참석, 지지 발언을 했으나 집회를 함께 기획하고 개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다수 참석자가 촛불을 들었고, 일부는 신원이 노출되면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가이 포크스 가면이나 마스크, 선글라스를 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씨줄날줄] ‘저승사자’ 조사4국/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저승사자’ 조사4국/김성곤 논설위원

    기업이 두려워하는 조직이 셋 있다. 검찰과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다. 이들에게 수사나 조사를 받고 무탈(無?)하게 벗어난 기업은 흔치 않다.검찰은 과거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기업 수사를 도맡았지만, 조직 개편으로 요즘은 4차장 산하 공정거래조사부와 조세범죄조사부에서 맡는다. 공정위도 기업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 가장 무서운 곳은 기업집단국이다. 조사국이었던 것을 국민의 정부 때 바꿨다. 이후에 없어졌다가 문재인 정부 들어 12년 만인 지난해 부활했다. 독점은 물론 기업 경영에서 총수 등 특수관계인의 탈·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눈에 불을 켜고 덤빈다. 국세청에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대기업에 대한 조사를 담당한다. 웬만한 기업은 한 번쯤 곤욕을 치렀다고 보면 된다. 이들의 공통점은 기획·심층 수사나 조사가 많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명부에 들어가면 온전한 상태로 나올 수 없다. 오너 등을 안 다치게 하려면 팔이든 다리든 내놓아야 한다. 물론 팔다리 내놓고도 사주 구속으로 이어진 경우도 없지 않다. 오죽하면 ‘저승사자’라고 했을까.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현장 조사 인력 15명을 줄이기로 했다. 전체 인력 200명의 8%다. 정부가 부처 정원을 줄이거나 폐지할 때는 존재 의미가 미미하거나 아니면 힘이 너무 세 제어할 필요가 있을 때다. 조사4국은 후자다. 국세청장과 서울지방국세청장의 직접 지휘를 받는 조사4국은 엘리트들이 가는 출세 코스다. 대신 정치적 세무조사를 수행한다는 비난을 받아 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기획수사로 알려진 박연차 회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정부 때에는 CJ와 롯데, 효성 등 이명박 정부의 수혜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기업들이 집중 세무조사를 받았다. 이 때 두 차례나 조사4국의 조사를 받은 다음카카오도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노출하는 포털을 길들이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샀었다. 지난해 국회 등에서 조사4국을 폐지하거나 대폭 축소하라는 주문이 폭주했다. 올해 국세청은 포스코, 기아자동차, 현대엔지니어링, LG그룹, 한국타이어 등 굵직굵직한 기업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는 등 바쁜척 하더니 내놓은 것이 조사4국의 인원 15명을 감축하고, 비정기 특별세무조사를 줄이겠다는 안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조사4국 개편을 약속했지만, 결과는 용두사미였다. 국세청은 “조사4국의 개혁은 이제 시작”이라고 하지만, 이번 역시 조직 축소를 면하기 위한 면피성 발표가 아닌가 싶어 뒷맛이 개운치 않다. sunggone@seoul.co.kr
  • LG·LG유플러스 CEO 맞교체 할 듯

    LG·LG유플러스 CEO 맞교체 할 듯

    그룹 인적 개편 가속화 가능성LG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LG와 LG유플러스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을 서로 맞바꾸는 인사안을 논의하는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지난달 말 구광모 회장이 지주사 ㈜LG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한 뒤 이뤄지는 첫 고위급 인사다. 재계에 따르면 ㈜LG와 LG유플러스는 오는 16일 각각 이사회를 개최하고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사회에서는 ㈜LG의 하현회 부회장이 LG유플러스 사내이사로, LG유플러스 권영수 부회장이 ㈜LG 사내이사로 각각 선임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각사의 대표이사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 부회장은 1979년 LG전자에 입사한 이후 LG디스플레이 사장, LG화학 사장(전지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부회장 등을 맡았다. 주력 계열사를 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계열사들의 경영 현안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또 구 회장 체제가 조기에 안착되도록 새 총수의 ‘보좌역’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대내외적인 변수로 인해 경영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 재계에서는 구 회장이 당분간 그룹 현안을 챙기는 동시에 주력 계열사의 ‘6인 전문경영인 부회장단 체제’를 유지하면서 연말 정기 임원 인사를 기다릴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두 회사의 CEO가 맞교체될 경우 인적 개편이 빨라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러나 LG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와 관련해 “확정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재벌그룹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 탈세 여전

    국세청 “2500명 올 신고 대상” 건설사 등을 갖고 있는 재벌그룹 A사는 회장의 친족들이 운영하는 하청업체 B사에 일감을 몰아줬다. B사는 A그룹과의 내부 거래로 급성장했고 지배주주였던 친족들은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하지만 회장의 친족들은 일감 몰아주기 증여세를 안 냈다. A그룹이 B사를 공정거래법상 계열사로 편입하지 않았고, B사는 증여세를 신고할 때 대기업이 아닌 중소기업으로 위장하는 수법을 써서 세금을 덜 냈다. 결국 국세청에 적발돼 수십억원의 증여세를 추징당했다. 12일 국세청에 따르면 재벌그룹 총수 일가의 불법적인 일감 몰아주기를 막기 위해 2012년부터 증여세 과세가 도입됐지만 총수 일가의 탈세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이날 올해 일감 몰아주기 및 일감 떼어주기 증여세를 내야 하는 주주 약 2500명과 이들의 신고를 도와주는 1720여개 회사에 증여세 신고 안내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신고 대상자는 2015년 1500명에서 지난해 2900명으로 급증했고 올해도 2000명대를 훌쩍 넘었다. 국세청으로부터 안내문을 받은 총수 일가 등 주주들은 오는 31일까지 증여세를 내야 한다. 국세청은 신고 기한 안에 내면 세금의 7%를 깎아 주지만 기한을 넘길 경우 각각 최고 40%인 무신고가산세와 과소신고가산세에 납부불성실가산세(미납세액의 0.03%×미납일 수)까지 매긴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시민단체 “예상보다 강도 낮아져” 재계 “경영권·주식시장 혼란”

    기업들 “긍정적 효과 입증 안돼… 정치적 결정따라 의결권 가능성” 윤곽이 드러난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실행안을 놓고 참여연대를 포함한 시민단체는 당초 예상보다 강도와 수위가 낮아졌다고 지적했다. 반면 재계는 경영권 침해 가능성과 주식시장 혼란을 우려했다.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민생경제위원회는 12일 논평에서 “보다 실효성 있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적극적인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민연금이 고려대 산학협력단에 연구 용역을 의뢰한 ‘국민연금 책임 투자와 스튜어드십 코드에 관한 연구’ 보고서에 담긴 적극적인 주주활동 실행 방안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방안에는 기업 지배 구조 가이드라인 제시, 관련 제도 개선과 함께 특정 회사를 대상으로 질의서·의견서 등 서신 교환, 투자대상회사 이사회·경영진과의 미팅을 포함하는 비공개 주주활동, 주주총회와 법원을 통한 공개 주주활동 등이 담겨 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한국 재벌 총수들의 상습적·지능적 불법 행위를 감안하면,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주와 이사회 간 의견 불일치 때 최종적으로 ‘지분 매각’까지 고려하는 ‘네덜란드 기업지배구조포럼’(EUMEDION)의 모범 지침 수준으로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소극적 투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함으로써 총수 일가의 전횡을 방지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장기적으로 국민연금 수익률을 개선하고 국민 노후를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운영위원장도 “국민연금은 한 발 더 나아가 구조조정에 처한 조선업 등에도 자금을 적극 투입하는 사회적 투자에도 뛰어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재계는 스튜어드십 코드가 기업과 주식시장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재계 관계자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기업의 장기적 이익이나 주식시장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입증된 바가 없다”면서 “시장 여건이 다른 외국 제도를 답습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코드 채택 후에는 공시 의무와 단기 차익 반환 등 자본시장법상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우리나라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7%에 육박하는 국민연금기금 규모를 감안하면 빈번한 공시는 주식시장 전체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또 정부 정책과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의결권이 행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미스 함무라비’ 고아라♥김명수, 키스 1초 전 포착 ‘스틸만 봐도 숨멎’

    ‘미스 함무라비’ 고아라♥김명수, 키스 1초 전 포착 ‘스틸만 봐도 숨멎’

    ‘미스 함무라비’ 고아라와 김명수의 키스 1초 전이 공개됐다. 종영까지 2회만을 남긴 JTBC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연출 곽정환, 극본 문유석, 제작 스튜디오앤뉴) 측은 10일, 아슬아슬한 로맨스 텐션을 이어왔던 ‘바름커플’ 박차오름(고아라 분)과 임바른(김명수 분)의 쌍방 로맨스 시작을 예고하는 키스 1초 전을 포착했다. 언제나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강강약약’ 법원을 위해 정의를 바로 세워왔던 박차오름은 주형민 교수의 제자 준강간 사건 판결로 위기에 몰렸다. 민사44부는 징역 4년을 판결했지만 NJ그룹 사위이자 민용준(이태성 분)의 자형인 주형민 교수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살을 시도했고 NJ그룹은 총수 일가를 지키기 위한 반격에 나섰다. NJ그룹의 큰 그림 하에 국회의원부터 언론과 여론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박차오름은 마녀사냥을 당해 판사로서의 신뢰를 잃고 결국 사직서를 제출했다. 안타까운 현실 속에 ‘바름커플’의 로맨틱한 데이트 현장이 포착되면서 호기심을 자극한다. 보는 사람까지 달달함이 전염되는 꿀 뚝뚝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박차오름과 임바른. 둘 사이에 동료애를 넘어선 아슬아슬한 로맨스 텐션이 감돈다. 살며시 미소 지은 박차오름이 임바른에게 다가가고 닿을 듯 말 듯 가까워진 입술이 심쿵포텐을 대폭발 시키며 설렘지수를 자극한다. 짝사랑 고백을 거절당한 이후에도 박차오름 한정 흑기사 면모를 발휘하며 묵묵히 곁을 지켰던 임바른. 박차오름이 판사의 한계를 깨닫고 좌절할 때는 “실수 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힘을 줬고 박차오름을 향하는 마녀사냥의 배후에 민용준이 있음을 깨닫고 직접 찾아가 담판을 짓기도 했다. 오늘(10일) 방송되는 15회에서는 현실의 벽에 부딪혀 사직서를 제출한 박차오름을 위한 임바른만의 특별한 위로가 펼쳐진다. 박차오름 맞춤 ‘바른투어’를 시작으로 판사이자 한 사람으로서 박차오름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임바른의 뭉클한 진심이 이어진다. ‘바름커플’의 관계 변화는 박차오름의 행보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전망이다. ‘미스 함무라비’ 제작진은 “박차오름과 임바른은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동료로 차곡차곡 감정을 쌓아왔기에 로맨스의 설렘도 함께 유지할 수 있었다. 동료애와 로맨스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균형을 유지했던 ‘바름커플’이 마녀사냥을 당하는 박차오름의 위기를 계기로 확실한 관계 변화를 보여줄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 15회는 오늘(10일) 밤 11시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씨줄날줄] 이재용 부회장의 ‘어떤 만남’/이두걸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재용 부회장의 ‘어떤 만남’/이두걸 논설위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어제 인도 노이다 휴대전화 생산 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의 인도행은 남다르다.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지난 2월 2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난 뒤 첫 공식 외부 일정이다. 이 부회장의 이번 인도행은 사실상 ‘삼성 황태자’의 복귀를 알리는 신호탄이다.이 부회장의 인도행이 주목받는 더 큰 이유는 ‘어떤 만남’ 때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이 부회장과 공식 회동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주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났지만, 이 부회장을 대면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문 대통령이 삼성에 힘을 실어 주는 건 하등 이상할 게 없다. 애플과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이끄는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업체들과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이 반도체와 더불어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리는 수출 효자상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는 지원사격 수준이 아니라 대리전에 직접 나서도 모자랄 판이다. 하지만 만남의 대상이 이번 순방 경제사절단의 삼성 대표인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이 아닌 이 부회장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번 회동의 메시지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실질적인 지배자로 복귀하는 걸 인정’하는 것으로 전달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삼성 대주주로서의 이 부회장이 아닌, 삼성을 진두지휘하면서 정부의 시급한 과제인 일자리 창출을 결정할 수 있는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이 될 수도 있다. 이는 재벌 총수 일가 전횡방지와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하는 금융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는다. 이 부회장은 대법원의 확정 판결을 앞둔 ‘피고인’ 신분이다. 물론 피고인은 무죄추정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하지만 행정부 수반이 피고인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면 자칫 향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도 사면하겠다는 신호’라는 뒷말까지 나오는 까닭이다. “(이 부회장과의 회동에 대해)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지 의문”이라는 청와대의 반응은 ‘단기 기억상실’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한다. 청와대가 ‘이 부회장 2심 재판부를 파면하라’는 게시물에 대해 “청원에 드러난 국민의 뜻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답한 게 불과 5개월 전이다. 국정 운영은 현실적인 문제를 무시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해도 ‘촛불’의 정신이 희미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douzirl@seoul.co.kr
  • “손톱 모양으로도 알아내”… 가면 못 벗는 항공사 집회

    “손톱 모양으로도 알아내”… 가면 못 벗는 항공사 집회

    “발령·진급 등 사측 보복 두려워” “항공업 특성상 단체행동권 제약” “스스로 보호”… 노조 불신도 한몫하회탈처럼 웃는 얼굴에 역팔자 콧수염이 그려진 ‘가이포크스’ 가면이 항공사 집회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지난 5월부터 4차례 이어진 대한항공 회장 일가 퇴진 촛불집회와 지난 주말 두 차례의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대란에 따른 경영진 규탄 집회에서 직원들은 가면을 쓰고 총수 일가의 갑질 횡포를 고발했다. 정당한 주장을 하면서도 가면 속에 숨는 이들의 모습에서 감시가 일상화된 항공사의 억압적인 조직 문화와 노조원을 보호하지 못하는 항공 노조의 한계가 드러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만난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은 “사측의 보복이 두렵다”고 입을 모았다. 가면을 쓴 것도 모자라 모자를 푹 눌러 쓴 A씨는 “회사가 직원의 손톱 모양 또는 액세서리만 봐도 누구인지 알아낸다”고 말했다. 승무원 B씨는 “노동조합에 가입만 해도 그룹장이 온갖 회유와 압박을 가했다”면서 “인사상 불이익을 당할지 겁난다”고 했다. 이날 얼굴을 가리지 않은 참가자는 이기준 사무장 등 몇몇 노조 간부뿐이었다. 노조 집회에서 참가자 대부분이 가면을 쓰는 것은 흔치 않다. 영화 ‘브이 포 벤데타’(2006년)의 주인공이 쓴 가면 ‘가이포크스’는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때 등장한 이후 10년 만에 항공사 직원들의 집회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을 드러내지 못하는 항공사 직원들은 저항과 익명의 상징인 가이포크스 가면을 선택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항공사 집회는 임금 투쟁이 아니라 경제권력을 쥔 사람에 대한 고발 운동 성격이 강하다”면서 “저항의 메시지를 사회에 전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항공산업이라는 특수성도 가면을 쓰고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2006년 항공업이 필수공익사업으로 지정되면서 노동자들의 단체 행동권은 크게 제한됐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은 “노조 활동에 적극적인 직원은 승무원들이 기피하는 노선에 배치받는 등 불이익을 받아 왔다”면서 “노동조건이 투명하게 개선되기 전에는 직원들이 자신의 권리를 제대로 요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노동조합에 대한 ‘불신’도 가면 집회를 하는 계기가 됐다. 대한항공 조종사 C씨는 “회사 내에 직원을 지켜주는 조직이 없기 때문에 스스로 자신을 지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면을 쓴다는 것은 그만큼 잃을 게 많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노동계 관계자는 “비정규직 직원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어떻게 해서라도 노조를 만들려고 하지만, 항공사 직원들은 조직화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시아나의 한 조종사는 “단체 카톡방에서 가면을 쓰지 말고 집회에 나가자는 의견도 있지만 불이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면서 “가면을 벗는 그날을 위해 지금과 같은 집회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신철 인천공항 지역지부 정책기획국장은 “항공사 직원들이 다른 노동 집회처럼 자연스럽고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요구를 주장할 때까지 다른 노조가 연대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박삼구·조양호 OUT”… ‘갑질상련’ 뭉쳤다

    “박삼구·조양호 OUT”… ‘갑질상련’ 뭉쳤다

    조씨 일가 퇴진 집회 열렸던 장소 “노밀 경영진 퇴진” 400여명 모여‘기내식 하청업체’ 유족도 참여‘기내식 대란’이 ‘갑질 논란’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직원들이 8일 두 번째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이미 갑질 의혹 등으로 경영진 퇴진 투쟁을 벌이고 있는 대한항공 직원들이 지난 6일에 이어 동참했다. ‘갑질상련’의 대한민국 양대 국적 항공사 직원들의 목소리가 하나로 모이는 모양새다. 업계 1, 2위 항공사 직원들이 그룹 총수의 구태적인 경영 형태와 갑질에 이의를 제기하고 나선 만큼 항공사 기업 문화가 바뀌게 될지 주목된다. 공공운수노조 아시아나항공지부 등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아시아나항공 노밀(No Meal) 사태 책임 경영진 규탄 문화제’를 열었다. 집회 뒤에는 인근 금호아시아나 본사까지 행진해 박삼구 회장의 퇴진을 촉구했다. 400여명의 참가자들은 가면, 마스크, 선글라스 등으로 얼굴을 가린 채 집회에 참여했다. 이날 집회에는 지난 2일 ‘기내식 대란’ 사태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협력업체 대표 윤모씨의 유가족도 참석했다. 윤씨의 조카는 “삼촌이 돌아가시고 가족들은 지금까지 지옥 같은 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그렇게 착하고 밝았던 사람이 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는지 모든 원인이 밝혀져야 한다”고 흐느꼈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 노조위원장은 “직원을 소모품 수준으로만 보는 회사의 모습을 봤다”면서 “노동조합과 함께 끝까지 싸워서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이름을 되찾자”고 주장했다. 박창진 대한항공 사무장은 “저희도 불과 2달 전 이 자리에서 너무나 떨리는 마음을 안고 여러분과 똑같은 심경으로 구호를 외쳤다”며 “박삼구도 감옥 가고 조양호도 감옥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이모(52)씨는 “아시아나클럽 회원 29년차, 183만 마일리지가 있는 30년 고객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에 나오게 됐다”고 전했다. 지난 6일에도 아시아나항공지부는 같은 장소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약 300명이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을 채웠다. 문화제에는 회사 유니폼을 입고 나온 대한항공 직원들도 눈에 띄었다.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은 대한항공직원연대가 지난 5월 4일 ‘조양호 일가 및 경영진 퇴진 갑질 스톱(STOP)’ 촛불집회를 처음 열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기내식 대란’은 지난 1일부터 기내식을 지연 탑재하거나 아예 싣지 못하고 운항하는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속출하면서 발생했다. 또 언론에 2014년 인턴 수료를 앞둔 여승무원들이 박 회장에게 애정 표현이 담긴 노래를 부르는 동영상이 공개되며 ‘갑질 논란’까지 보태졌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사설] 끝내 현실화한 미중 무역전쟁, 긴 안목의 대비 필요하다

    미국이 7월 6일(현지시간) 대규모 중국산 제품에 대해 예정대로 고율의 관세부과를 강행했다.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한 것이다. 미국은 이날 340억 달러(38조원) 상당의 중국의 대미 수출품목 818개에 25%의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이는 지난달 15일 “중국이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훔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 1102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맞서 중국은 “국가의 핵심 이익과 국민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반격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34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돼지고기와 대두, 옥수수, 쇠고기 자동차, 화학제품 등 545개 품목에 대해 25%의 관세부과 조치에 나섰다.  G2(주요 2개국) 무역전쟁의 향배를 가늠하기 쉽지 않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조치로 두 나라 모두 치명타를 입는다는 것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500억 달러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로 내년 말까지 미국 내에서 14만 5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국내총생산(GDP)은 0.34%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부과로 성장률이 연간 0.3%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금융시장이 취약한 중국은 경제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그럼에도, 양국은 보복에 보복으로 맞서고 있다.  우려스러운 것은 양국의 무역전쟁이 세계 경제에 치명적이라는 점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BI)는 미국의 압박에 따라 중국이 총수출을 10%만 줄여도 아시아 국가의 GDP 성장률이 1.1%포인트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G2(주요 2개국)의 무역전쟁은 쉽사리 끝나지 않을 것 같다. 미국은 ‘중국 제조 2025’를 통해 첨단 분야에서도 미국을 추월하려고 하고,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정보통신, 로봇공학, 항공우주 등 첨단 제품에 관세 장벽을 치고 있다. 단순 무역전쟁을 넘어 패권싸움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양국은 우선 냉정을 되찾아야 한다. 세계 경제가 흔들리면 미국이나 중국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미국은 관세 압박 수위를 조절하고 협상에 나서야 한다. 중국은 보호무역의 ‘피해자 행세’를 하고 있지만, 그동안 첨단 기술의 무단절취 등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G2답게 글로벌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문제는 우리다.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우리의 대중·대미 수출이 3억 3000만 달러(37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미국의 대중 수입이 10% 감소하면 우리의 대중 수출이 282억 6000만 달러(약 31조 5200억원)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에 비하면 너무 낙관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은 단기간에 끝날 사안도 아니고, 교역구조상 우리가 이를 피해갈 수 없다면 긴 안목으로 차분히 준비를 했으면 한다. 항상 강조하지만, 수출을 다변화해 중국과 미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 기업의 자체 경쟁력이다. 원가절감과 기술개발로 무역전쟁의 파고를 흡수해야 한다. 정부와 기업이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 삼성전자 영업익 7분기 만에 ↓ 이유는

    삼성전자 영업익 7분기 만에 ↓ 이유는

    중국굴기·재벌개혁 등 국내외로 난관봉착 문대통령 인도서 만남 이 부회장 복귀 신호?  6분기동안 이어졌던 삼성전자 영업이익 상승곡선이 꺾였다. 60조원대 매출 기록도 5분기 만에 멈췄다. 갤럭시S9 판매와 디스플레이 사업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4∼6월 매출 58조원, 영업이익 14조 8000억원을 올렸다고 6일 공시했다. 이날 공시된 잠정실적(연결기준)에서 영업이익은 지난해 2분기 14조 670억원보다 5.2% 늘어났다. 하지만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분기 15조 6420억원보다는 5.4% 줄어들며, 7분기만에 처음 전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증권업계가 내놓은 실적 전망치 평균인 15조 27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매출은 전년동기(61조10억원)에 비해 4.9% 줄어든 58조원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가던 60조원대 매출도 달성하지 못했다. 전분기 60조 5640억원보다 4.2% 감소한 것이다.  잠정실적 발표에서는 사업부문별 실적이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업계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는 이번 분기에도 사상최고 기록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일각에서는 이 부문에서 사상 첫 영업이익 12조원 돌파를 예상하기도 했다.  그렇게 되면 반대로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과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중 반도체를 제외한 디스플레이 사업 등에서 영업이익을 많이 내지 못했다는 추산이 나온다.  IM부문은 올해 갤럭시S9 시리즈 판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은 2조원대 초반으로 전 분기 3조 7700억원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는 수준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2분기엔 갤럭시S8 판매 호조로 영업이익이 4조 600억원에 달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1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에 그쳐, 지난해 2분기 1조 7100억원의 10%에도 못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반도체 실적 편중 현상은 최근 더 강해지고 있는 중국의 IT굴기 현상과 무관치 않다. 중국 스마트폰은 가격 뿐 아니라 기술에서도 경쟁력을 갖추면서 자국 내수 시장을 잠식했고, 각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반도체 시장은 글로벌 슈퍼 호황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실적을 방어했지만, 이 분야와 디스플레이에서도 역시 중국의 추격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안으론 정부의 재벌개혁, 밖으론 통상전쟁과 중국의 굴기 등 난관의 가운데에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와해 의혹,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부정 논란 등 삼성전자 경영 사항 외적인 악재도 쌓여 있다.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올해 전체 매출 250조원, 영업이익 65조원을 올리며 사상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실적(매출 239조 5800억원·영업이익 53조 6500억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달러화 강세가 부품 사업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고, 글로벌 반도체 슈퍼호황도 연말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8월엔 갤럭시노트9 출시도 예정돼 있다.  삼성전자가 하반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지, 이대로 하강국면에 접어들지는 결국 키를 잡은 선장인 이 부회장에 달렸다. 그 동안 삼성전자는 새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과감한 인수·합병(M&A) 등 큰 그림을 그려줄 총수 부재 상황을 겪어 왔다. 올초 이 부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났지만 아직까지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9~11일 인도를 국빈방문하면서 삼성전자 현지 공장을 찾아, 이 부회장을 만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문 대통령 취임 뒤 처음으로 삼성을 방문해 총수를 직접 만나는 장면이 대중에 공개되면, 이것이 이 부회장의 경영 전면 복귀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이후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 여부가 삼성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조양호 구속영장 기각…한진 총수 일가 구속 기각 네번째

    조양호 구속영장 기각…한진 총수 일가 구속 기각 네번째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등의 의혹을 받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6일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남부지법 김병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진행한 뒤 “피의 사실들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고 이와 관련된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어 현 단계에서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이로써 조양호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 이후 조현민 전 전무와 조양호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에 이어 조양호 회장까지 한진 총수 일가에 대해 신청 또는 청구됐던 구속영장이 잇따라 기각됐다. 1999년 항공기 도입 과정에서 수백억원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조양호 회장은 19년 만에 다시 구속될 위기를 일단 피하게 됐다. 조양호 회장은 지난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조양호 회장은 부친인 고 조중훈 전 회장의 외국 보유 자산을 물려받는 과정에서 상속세를 내지 않은 의혹을 받아왔다. 조양호 회장과 그 남매들이 납부하지 않은 상속세는 5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양호 회장이 해외금융계좌에 보유한 잔고 합계가 10억원을 넘는데도 과세 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국제조세조정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다만 상속세 포탈 부분은 공소시효 등 법리적 문제가 있어 영장범죄사실에 적시하지 않았다. 조양호 회장은 일가 소유인 면세품 중개업체를 통해 이른바 ‘통행세’를 걷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조양호 회장의 세 자녀가 비상장 계열사의 주식을 싸게 사들였다가 비싼 값에 되파는 ‘꼼수 매매’로 90억원대에 달하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2015년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처남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받을 당시 자신의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지급하게 하고,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 때 맏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재판에서도 변호사 비용을 회삿돈으로 내게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조양호 회장은 2000년부터 인천 중구 인하대 병원 근처에 약사와 함께 ‘사무장 약국’을 열어 운영하고 수십억원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도 있다. 앞서 이명희씨는 ‘갑질 폭행’ 의혹과 ‘불법 고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현민 전 전무의 경우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반려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황각규 “디지털·고객·글로벌 환경 변화 대비를”

    황각규 “디지털·고객·글로벌 환경 변화 대비를”

    “디지털 환경 변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객계층 변화,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 이 세 가지 변화에 대해서만큼은 무엇보다 우선해 대응전략을 빠르게 수립해야 합니다.”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식품부문 13개 계열사 사장단회의(VCM)에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차별화되고 구체적인 선제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평소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 온 메시지를 전달했다. 황 부회장은 현재 4개 사업부문(BU)장과 함께 신 회장이 구속수감돼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이한 롯데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황 부회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표이사들이 일치단결해 경영에 힘써 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고객 재정의를 통해 제공해야 하는 가치와 전달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업문화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면서 “고객가치 및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고 지역사회와 파트너사, 임직원들과 함께 가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이와 함께 “지속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미래역량 확보를 위해 핵심인재 선발과 육성, 후계자 양성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기업환경과 광범위한 경영정보 속에서 핵심인재는 신속하고 타당한 정보 분석을 통해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업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날에 이어 이날 열린 롯데 유통부문 사장단회의에는 황 부회장을 비롯해 이봉철 재무혁신실장과 윤종민 HR혁신실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 임병연 가치경영실장,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황각규 롯데 부회장 “디지털, 고객계층, 글로벌 변화 대비해야”

    “디지털 환경 변화,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고객계층 변화, 글로벌 경쟁환경 변화. 이 세가지 변화에 대해서만큼은 무엇보다 우선해 대응전략을 빠르게 수립해야 합니다.” 롯데그룹은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지난 4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식품부문 13개 계열사 사장단회의(VCM)에서 “경영환경 변화에 대한 차별화되고 구체적인 선제적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평소 신동빈 회장이 강조해온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5일 밝혔다. 황 부회장은 현재 4개 사업부문(BU)장과 함께 신 회장이 구속수감돼 ‘총수 부재 사태’를 맞이한 롯데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황 부회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어려운 환경에서도 대표이사들이 일치단결해 경영에 힘써준 것에 대해 감사를 표하면서 “고객 재정의를 통해 제공해야 하는 가치와 전달방식을 혁신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가치에 부응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기업문화의 변화가 이뤄져야한다”면서 “고객가치 및 기업가치를 향상시키고, 지역사회와 파트너사, 임직원들과 함께 가는 기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황 부회장은 이와 함께 “지속성장을 추진할 수 있는 미래역량 확보를 위해 핵심인재 선발과 육성, 후계자 양성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빠르게 변하는 기업환경과 광범위한 경영정보 속에서 핵심인재는 신속하고 타당한 정보 분석을 통해 의사 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기업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신규사업을 추진할 때 적정수익률 이상을 목표로 할 것과 수립된 전략을 과감하게 실행할 것 등을 주문했다. 한편 전날에 이어 5일 열린 롯데 유통부문 사장단회의에는 황 부회장을 비롯해 이봉철 재무혁신실장과 윤종민 HR혁신실장, 오성엽 커뮤니케이션실장, 임병연 가치경영실장, 이원준 롯데그룹 유통부문장 등이 참석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조양호·조원태, 대한항공 상표권 이전으로 1000억원 부당 이익”

    “조양호·조원태, 대한항공 상표권 이전으로 1000억원 부당 이익”

    대한항공이 상표권을 계열사에 부당하게 이전해 오너 일가가 사익을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항공 조종사 노동조합과 대한항공 직원연대, 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4일 오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그의 아들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2013년 회사분할 당시 상표권을 한진칼에 귀속시킨 뒤 대한항공이 매년 약 300억원의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해왔다”며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의 한진칼 지분이 28.95%에 달하는 상황에서 이들은 대한항공 대표이사로서의 충실 의무를 방기하고 사익을 편취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글·영문 이름인 ‘대한항공’, ‘KOREAN AIR’와 태극문양 로고 등의 상표권을 2013년 8월 설립된 지주회사 한진칼에 넘겼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분기마다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차감한 금액의 0.25%를 한진칼에 지급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지급한 상표권 사용료는 1364억 1500만원에 이른다. 고발인들은 “한진칼의 최대주주인 조양호 회장 등이 2014∼2017년 현금배당으로 37억원을 수령하는 등 대한항공 상표권 승계의 최종수혜자는 총수 일가”라며 “대한항공 브랜드 가치는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쌓아올린 것이며 한진칼이 기여한 바가 없다는 점에서 조 회장 부자가 부당한 이익을 얻은 게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적법한 방식으로 귀속된 상표권과 외부 평가기관의 자문을 통한 정당한 사용료 수취를 경영층의 사익 편취나 배임으로 주장하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회사분할 당시 상표권을 승계 재산목록에 기재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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