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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13일 개봉

    지난 98년 블록버스터 ‘고질라’를 내놓으면서 할리우드 제작사가 침이 마르게 자랑한 말이 있다.‘문제는 크기(Size does matter)’라는 것.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장선우 감독의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영화가에서는 ‘성소’라 줄여 부른다.)이 오는 13일 마침내 개봉한다. ‘성소’는 ‘예산이 문제’다.마케팅을 포함한 전체 제작비가 한국영화사상 최고액인 110억원.긴축재정을 하는 영화라면 너끈히 4편은 만들 규모다.눈덩이처럼 불어난 거대 예산 때문에 영화에 대한 기대치와 궁금증은 비례해 커질 수밖에 없는 터.영화가의 설왕설래가 꼬리를 문 건 그래서다. ◇문제는 예산?- 110억원이란 예산은 영화의 ‘태생적 멍에’다.지난 98년 처음 기획해 2001년 1월에야 크랭크인한 영화는 그해 10월 촬영을 마쳤다.당초 올 설연휴 때 개봉하려던 영화는 감독의 유별난 애착으로 지난 4월까지 추가촬영을 해야 했다.8월 초 개봉을 저울질하다 컴퓨터그래픽(CG)작업 등에 차질을 빚어 다시 미뤄졌다.충무로에 “올 안에 개봉하긴 할까.”라는 의문이 나돈 건 일련의 지지부진한 과정 때문이었다. ◇최고의 스태프…지지부진한 제작현장- ‘성소’의 특기사항중 하나는 캐스팅보다 스태프진에 들인 공력과 비용이 훨씬 컸다는 점.배우와 감독의 개런티는 다 합해도 15억원을 넘지 않았다. 제작비를 눈덩이처럼 불린 주범은 스태프 체재비.‘첩혈쌍웅’‘모탈 컴뱃’등을 맡으며 할리우드에서 맹활약중인 홍콩 무술감독 3명과 ‘황비홍’으로 유명한 홍콩 출신 특수효과 담당에 스턴트맨까지 해외에서 ‘공수’해온 스태프는 20여명.이들을 위해 촬영지인 부산에 38평형 아파트 20채를 아예 전세냈다.“제작비와 숙박비를 합한 1일 진행비가 많게는 1000만원까지 솟았다.”는 게 관계자의 귀띔이다. 소품 수준도 ‘기록’이었다.내내 총성이 멎지 않는 영화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소품은 총기.무려 33정의 최신 총기를 홍콩에서 빌려왔다.촬영장에서쓰인 공포탄(일명 ‘피탄’)은 줄잡아 3만발.할리우드 액션물에서 쓰는 연기 안나는 이 공포탄은 한 발에 1만원짜리다.총기를 전담하는 홍콩 스태프도 원정왔다. 감독의무단잠적도 제작일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에피소드.제작비 급상승으로 투자사와 제작팀 간에 잡음이 생기자 감독이 돌연 잠적해 버렸다.제작현장에서 시간은 곧 돈.이래저래 촬영이 지연되면서 해외 스태프들에게 처우개선비가 뭉칫돈으로 추가지급된 건 말할 것도 없다.최초 기획 때 33억원으로 잡은 순수제작비는 9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측면지원도 ‘기록’감- 부산에서 올로케 촬영한 영화에는 부산영상위원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다.1000만원의 현물 지원은 기본.영화를 잘 뜯어 보면 부산시 차원의 지원이 없고선 불가능한 장면이 줄을 잇는다.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 격투 신.부산시는 서면 일대 10차로중 5개 차로를 8일 동안 봉쇄하고 57개 버스노선의 정류장을 임시변경했다.물론 무료.성냥팔이 소녀가 자살을 기도하는 후반부도 감천 화력발전소의 장소지원이 필수였다.부산해양경찰서는 시간당 임대료 300만원짜리 헬기를 이틀 동안 공짜로 빌려줬다.노태우 전 대통령이 재임 때 선물받았다는 러시아제 헬기다. ◇시험대에 오른 안이한 제작행태- 제작사나 감독은 “한푼 보태주지 않은 사람들이 웬 왈가왈부냐?”고 따질 수도 있다.하지만 분명한 ‘진실’이 있다. 영화가가 한번쯤 자성해 볼 대목이 있다는 점이다.‘성소’의 제작과정을 지켜본 많은 제작자들은 “주어진 시간과 제작비로 연출의도를 살려내는 것도 책임있는 감독과 제작사의 덕목”이라면서 “자칫 블록버스터 지향의 안이한 제작행태가 한국영화에 거품을 불러올지 모른다.”고 입을 모은다. 황수정기자 sjh@ ■어떤 영화인가/ 끝없이 지루한 게임 구조 ‘매트릭스'의 불교식 버전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매트릭스’의 동양식 버전이다.가상과 현실이 있고 이를 조종하는 시스템이 있지만,“내가 나비꿈을 꾼 건지 나비가 내 꿈을 꾼 건지 모르겠다.”는 장자의 말처럼 모든 경계를 흐려놓는다. 영화는 이 심오한 진리를 담기 위해 게임의 구조를 택한다.중국집 배달부인 주(김현성)는 나비를 따라 게임에 접속한다.이 게임은 라이터를 사려는 무리로부터 성냥팔이 소녀(임은경)를 보호해 ‘원작대로’얼어 죽게 만들고,죽을 때 게이머의 환상을 떠올리도록 해야 승자가 될 수 있다.주는 게임전사 라라(진싱)와 오인조,시스템의 친위대와 보위대에 맞서거나 협력하면서 성소를 지켜낸다. 좀 황당해 보이지만 게임세대의 감각에 맞춘 줄거리다.영화는 등장인물이 새로 등장할 때마다 진짜 게임처럼 약력과 파워의 수치 등을 띄운다.스테이지가 올라갈수록 화려해지는 액션에,판타지 장르에 걸맞게 돋보이는 빛바랜 색채 감각까지 겉모습으로는 영락없이 블록버스터의 폼새를 갖췄다. 하지만 문제는 이 모든 과정이 무한히 지루하게 느껴진다는 점이다.비록 게임의 목적일지라도 성소를 구해야 하는 어떤 절박한 이유도 없이 행해지는 액션에는 긴박감이 묻어나지 않는다.성소가 라이터를 사지 않는 시민들에게 무차별 난사하는 장면도 뜬금없다.라이터를 파는 소녀에게 일말의 동정도 보내지 않는 사람들을 향한 복수라고 보기에는,성소란 인물이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다.이 가상공간은 현실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 감정을 이입하고 쾌감을 느끼기가 힘들다.게임처럼 이유 없이 사람을 죽이고,오로지 게임의 목적을 위해 진행되는 영화는 그래서 극적 긴장의 끈을 놓쳐 버린다.영화는 게임이 아니다.감독이야 영화·게임,현실·가상의 이분법을 뛰어넘는 정신세계를 설파하고 싶을지 몰라도 이 모든 불분명한 것들 앞에서 관객은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마지막은 노골적으로 불교적 정신세계를 드러낸다.물론 ‘매트릭스’에서도 정신의 힘으로 총알을 멈추게 하지만,그렇게 되기까지에는 고난의 골짜기를 넘어 신의 경지에 이르는 장대한 과정이 있었다. 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주는 깨달음을 얻을 만한 위인이 못된다.단지 현실에서 짝사랑하는 희미와 닮은 성소를 구하기 위해 거쳐온 과정이기에 게임처럼 가볍다. 그럼에도 이 작품은 마니아층을 거느릴 만한 독특함을 지녔다.컴퓨터그래픽도 자연스럽고,가상세계는 신비한 아우라를 띤다.거기다 심오한 주제까지.뭔가 특별한 것을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푹 빠질 만하다.하지만 평범한 친구가 재밌냐고 묻는다면 고개를 절레절레 저을 것 같다. 김소연기자 purple@
  • 새영화/텍사스 레인저

    말발굽 소리 속에 듬성듬성 총성이 울리고 화면 가득 흙먼지가 날리는 서부영화 한편이 찾아왔다.스티브 마이너 감독의 ‘텍사스 레인저’(Texas rangers·31일 개봉)는 첨단무기와 특수효과가 판치는 ‘요즘 액션영화’에 식상한 관객들에겐 반가울 작품이다.19세기 말 약탈자들의 횡포로 무법천지가 되자 미국 텍사스 주의회는 기마경찰대(레인저)를 조직한다.영화는 이 역사적 사실을 근거로 개성이 다른 청년들이 레인저로 뭉치는 과정부터 보여준다. 국경지역에서 살해된 장사꾼의 아들이자 변호사 출신인 더니슨(제임스 반더빅),총도 쏠 줄 모르면서 약탈자들에 대한 분노만으로 자원한 조지(애쉬튼커처),수비대 최고의 총잡이를 노리는 흑인 시피오(어셔 레이몬드)….텍사스 레인저를 지휘했던 실존인물 맥닐리(딜란 맥더모트)가 이 오합지졸의 풋내기 총잡이들을 이끌어 제몫을 하게 만든다. 이들이 살인과 갖은 약탈로 주민들을 괴롭히는 피셔 일당을 제압하는 과정이 영화의 얼개다.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한 영화에는 이렇다할 극적 흥미요소는 없다.전통적인 장르를 현대적 영상스타일로 변주했다는 것 말고는 신세대 관객들을 매료시킬 대목도 딱히 없어보인다.두 젊은 레인저가 한 여자를 놓고 사랑과 우정을 저울질하는 로맨틱한 설정이 감상포인트로 끼어든 정도다.시선을 잡아끄는 스타배우가 없다는 것도 영화의 약점이라면 약점. 그러나 ‘황야의 건맨’들이 말을 달리는 옛날 서부극을 향수해 왔다면 놓쳐선 아까울 듯하다.‘13일의 금요일’시리즈와 ‘멜 깁슨의 사랑이야기’등을 연출한 스티브 마이너 감독. 황수정기자 sjh@
  • 反이라크단체, 후세인 정권 퇴진 요구 駐獨 이라크대사관서 인질극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의 전복을 요구하는 한 이라크 반체제 단체가 독일 베를린 주재 이라크 대사관을 점거,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20일 독일 경찰이 밝혔다. 독일 DPA통신은 자신들을 ‘독일의 민주 이라크 야당’이라고 밝힌 반체제단체가 이라크 대사관을 점거하고 대사를 포함, 대사관 직원 4∼6명 가량을 억류 중이라고 보도했다.이중 최소 2명의 직원이 가벼운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를린의 인포 라디오는 대사관 점거 과정에서 몇차례의 총격전이 발생했으나 인질들의 부상은 총격에 의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경찰은 그러나 대사관 구내에서 총성이 들리긴 했으나 진짜 총이 사용됐는지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민주 이라크 야당’은 사건 직후 AP통신에 보낸 성명을 통해 “우리는 베를린 주재 이라크 대사관을 점령하고 있다.이는 사랑하는 조국의 해방을 위한 첫번째 조치”라고 주장했다.또 “이번 점거는 평화적이며 한시적인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경찰과 특수부대원들은 대사관 주변 주민의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2시45분(현지시간) 베를린 서부 젤렌도르프 외곽에 있는 이라크 대사관에 출동했다.현재 무장 차량을 동원,주변 도로를 봉쇄하고 대사관 건물을 에워싼 채 인질범들과 대치하고 있다. 한편 최근 이라크 반체제 단체들과 긴밀히 연락,후세인 정권을 압박해온 미 행정부 관리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런던에 본부를 둔 이라크의 대표적 반체제 단체인 이라크 민족회의(INC) 대변인은 이 단체가 수개월 전 독일 거주 이라크 망명자를 중심으로 새로 결성됐으며,이번 사건이 INC를 포함한 주류 반체제 단체들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박상숙기자 alex@
  • 신당논의 민주 물밑 세확산전

    민주당 지도부가 신당 논의를 8·8재보선까지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한 가운데 당내 제세력은 물밑에서 ‘총성없는 전쟁’ 같은 세확산 작업에 여념이 없는 분위기다. 제세력은 재보선 선거운동 중임에도 불구하고 신당논의 본격화에 대비,개별·집단적인 비공식 접촉을 강화하면서 세확산 작업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특히 재보선 뒤 본격화될 이합집산에 대비,자파 의원들의 외유(外遊)계획을 취소토록 하는 등 친노(親盧)·반노(反盧) 및 중도진영의 움직임이 심상찮아 보인다. 아울러 각 진영의 상대방 흔들기도 점입가경 양상이다.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 진영은 지지율 답보를 내건 후보사퇴론에 대해 ‘선(先)후보사퇴 불가’ 방침을 거듭 천명하면서도 신당론 파문을 정면돌파하기 위해 이에 대한 당내 여론도 적극 수렴하는 중이다. 다만 노 후보가 구상하는 신당론은 내용면에서 ‘노무현 강화론’이 핵심이다.명분은 국민경선으로 뽑은 후보가 국민적 동의없이 물러날 수 없다는 것이다.그러면서 노 후보를 중심으로 한 ‘민주당 존속’ 가능성도여전히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재보선에서 민주당이 선전할 경우에 더욱 그렇다. 반면 반노진영의 핵심인 이인제(李仁濟) 의원쪽에서는 한화갑(韓和甲) 대표와의 정치적 합의설이 유포되면서 ‘탈당을 통한 신당 창당’ 분위기를 접고,민주당 잔류를 통해 노 후보를 사퇴시키고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쪽으로 급선회하는 기류다. 이 의원은 부인하지만 노 후보의 대안을 찾아 신당을 창당,노 후보를 포함한 재경선을 하거나 새로운 대안을 옹립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하지만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이한동(李漢東) 정몽준(鄭夢準) 박근혜(朴槿惠) 의원 등이 민주당 혹은 신당에서 노 후보와 경쟁이 어렵다고 볼 경우,궁극적으로 이 의원이 경선 불복 비판론을 비켜가면서 다시 후보직에 도전하는 것도 상정하는 분위기도 있다. 한화갑 대표도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채 친노와 반노의 중간에 서서 암중모색을 거듭하고 있다.특히 노무현 후보 강화론이 힘을 얻을 경우에는 노 후보를 지지하지만,노 후보가 힘을 잃을 경우에는 자신의 선택 여하에 따라 당내 권력투쟁의 향배가 좌우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 같다. 따라서 한 대표는 재보선 뒤 ‘백지신당론’을 화두(話頭)로 권력투쟁이 본격화할 것에 대비,자파 의원들에게 외유자제를 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특히 판이 새롭게 짜여질 경우 한 대표가 대권전에 다시 나설 수 있는 상황도 거론되지만 실현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평이 우세하다. 이처럼 당내 제세력이 물밑 신경전에 돌입한 가운데 신당논의 폭발 시기나 가능성은 다양하게 거론되고 있다.재보선 완패시 9일부터 반노진영은 즉각 신당론을 제기하고,의원들이 서명에 돌입할 것이란 얘기도 나돈다.반면 친노진영은 신당론을 지연시키거나 소멸시키기 위해 여론을 앞세워 총력전을 펼것으로 보인다. 이춘규기자 taein@
  • 군초소서 총기사고 근무사병 2명 사망

    3일 오전 11시40분∼낮 12시 사이 강원도 강릉시 사천면 육군 모부대에서 총기사고로 사병 2명이 숨졌다. 군당국에 따르면 사천면 방동리 사천해수욕장 인근 해안초소에서 해안 경계근무중이던 최모(21) 상병과 박모(21) 일병이 K-2소총 실탄을 맞고 숨져 있는 것을 오후 1시쯤 근무 교대자가 발견했다. 군당국은 사망 사병을 국군 강릉병원으로 옮기는 한편 인근 주민들이 총성2발이 울린 뒤 잠시 후 1발이 더 들렸다고 말한 것과 총상 형태 등을 확인하며 자살 여부 등 정확한 총기사고 원인을 조사중이다.최 상병과 박 일병은 각각 지난해 3월13일과 지난 1월2일 입대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서해교전/ 연평도 어민 반응·표정

    30일 오후 인천시 옹진군 연평도. 이곳 앞바다 곳곳에는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북한의 재도발을 분쇄하려는 해군 함정들이 ‘발톱을 드러낸 듯한’ 모습으로 경계를 펴고 있어 전날 남북한 함정간에 발생한 교전이 아직 끝나지 않은 ‘현재상황’이란 인상을 주기에 충분했다.부두 입구에는 3년 전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함정들을 우리 해군이 크게 격파한 것을 기념하는 ‘연평전승비’가 버티고 있어분단의 후유증을 부단히 겪어야만 했던 이 섬의 숙명적 상황을 짐작케 했다. 섬 안에서는 분향소로 향하는 촌로들의 구부정한 발걸음이 이어졌다.어민들은 이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면사무소로 몰려들어 서해교전으로 산화한 해군 장병들을 기리기 위한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어민들이 북방한계선 인근에서 조업할 때마다 해군 경비정들이 둘러싸고 보호해 줘 장병들은 우리에게 가족이나 다름없지요.” 분향을 마친 이양만(李良萬·67)씨는 “국가와 어민들을 지키기 위해 꽃다운 젊은이들이 죽어야만 하는 현실이 가슴아프다.”면서 “곧통일이라도 될 듯하더니 왜 이같은 일이 반복되는지 알 수 없다.”고 탄식했다. 주민들이 슬픔을 추스르자마자 눈앞에 무겁게 다가오는 것은 ‘현실적인’문제다.교전 이후 조업금지 조치로 발이 묶인 어선 30여척이 부두에서 기약없는 대기상태에 들어가 생계에 타격을 입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연평해전 당시에도 주민들은 15일간 주업인 꽃게 잡이를 못한 데다 여름철 관광객마저 끊겨 막대한 손실을 입은 바 있다.7,8월이 꽃게 산란기 보호를 위한 금어기여서 지난번보다는 피해가 적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지만 한창 막판 그물맛을 보던 차에 내려진 조업금지령은 어민들의 가슴을 후벼팠다. “주민들은 실제로는 5,6월 두달간 꽃게 잡이를 해 1년을 먹고 살기 때문에 조업 금지는 극약과 다름없습니다.” 특히 올해는 꽃게 흉어로 어획량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쳤기 때문에 생활비와 자녀 학비 등을 걱정하는 어민들이 늘고 있다.이 때문에 교전때 총성과 포성이 요동치는 가운데서도 조금이라도 꽃게를 더 잡기 위해 철수 지시에 일부러 늑장을 부린 어민들도 있었다는 후문이다.연평도 어촌계 박근섭(朴根燮·59)씨는 “금어기에도 다른 어류를 잡거나 어망 철거 등 후속작업을 위해 바다에 나갈 일이 많은데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까봐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연평도 김학준기자 kimhj@
  • 서해교전/ “30~40분 총성·포성 계속 정신없이 어선 철수시켜””

    “‘빵’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두번 번쩍거리다 시커먼 연기가 하늘로 치솟아 올랐어요.” 29일 오전 연평도 해상에서 조업을 지도하다 남북교전 상황을 4마일 정도 떨어진 곳에서 지켜본 인천시 옹진군 소속 어업지도선(130t급) 선장 김종운(金鍾雲·51)씨는 “당시 해상의 시정(視程)이 좋지 않아 어떤 함정이 피격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함정에서 검은 연기가 솟았다.”며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김 선장은 이어 “총소리와 포성이 뒤섞여 30∼40분간 교전이 계속됐다.”면서 “어선들을 철수시키느라 정신이 없어 교전 상황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전쟁을 방불케 했다.”고 말했다. 김 선장은 “어선들은 무사히 돌아왔지만 많은 해군들이 인명피해를 입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
  • 월드컵 극장가 SF 블록버스터 韓·할리우드 ‘충돌’

    월드컵과 함께 올 여름을 달굴 SF 두 편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한국 영화 최초로 본격 SF 블록버스터에 도전장을 내민 ‘예스터데이’.폐쇄된 지하 비밀 실험실의 탈출기를 그린 할리우드 영화 ‘레지던트 이블’.두 영화 모두 무모한 유전자 실험이 낳은 미래의 피비린내 나는 복수를 그렸다.하지만 영화의 질감은 사뭇 다르다. ■13일 개봉 ‘예스터데이' 미래도시를 그린 영화의 제목이 ‘예스터데이’(13일 개봉)라는 것부터 의미심장하다.어제 잘못 뿌린 씨앗으로 얽혀버린 미래를 풀 수 있는 열쇠는 과거뿐.‘예스터데이’의 진정한 주인공은 제목 그대로 ‘시간’이다. 2020년 통일 한반도.은퇴 과학자들만 노린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특수수사대(SI)가 파견되지만 범인 골리앗(최민수)은 이를 조롱하듯 현장에 자신의 펜던트를 남기고 사라진다.한편 인터시티 한복판에서 경찰청장이 납치되고 청장의 딸인 범죄심리분석관 희수(김윤진)가 수사팀에 합류한다.비밀 파일을 열던 중 30년전 아이 몇명이 실종됐고 희생된 과학자들이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비밀 실험에 연루된 사실을 알아내는데… 영화는 시종일관 청색 톤의 배경에 다양한 국적의 문화를 혼합시킨 소품들을 활용해 독특한 색감으로 미래도시를 창조해 낸다.특히 인터시티 외곽지역 게토에 자리잡은 클럽 말라카베이는 비닐옷,가죽옷,기모노,힙합패션이 한데 섞인 ‘퓨전’의총체.하지만 이 모든 것이 낯익다. 리들리 스콧의 1982년작 ‘블레이드 러너’역시 공간의 혼성모방으로 정체성의 혼돈을 겪는 포스트모던 사회의 징후를 보여준 작품.수사관이 자신의 존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는 설정도 비슷하다. 하지만 이 영화가 ‘블레이드 러너’의 계보를 잇는 SF의 걸작에 이름을 올리지못하는 것은 순전히 제작진의 욕심 때문이다.우선 과도한 액션장면이 주제의 심오함이나 차가운 배경과 겉돈다.귀를 찢는 총성과 쫓고 쫓는 추격전이 나와도 동기가 제대로 주어지지 않으면 하품이 나오는 법. 배우들의 연기도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의도에 멀찍이 떨어져 있다.SI 수석팀장 석(김승우)과 희수 모두 유전자 조작에 의해 자기도모르는 사이에 현재의 위치에 선 인물.잃어버린 기억의 통로로 들어서면서 느낄 상실감과 충격을 관객이 함께 느끼기에는 연기나 반응이 평면적이다.액션 위주의 볼거리와 인간·시간의 심오한 문제 사이에서 어정쩡하게 서 있지만,단순한 소재로서의 SF를 넘어서려는 시도는 값지다.총 제작비만 80억원이 들었다니 화려한 액션 신으로 주제의 모험을 만회하려는 제작진만 탓할 수는 없을 것 같다.정윤수 감독의 데뷔작. ■내일 개봉 ‘레지던트 이블' 영화 ‘예스터데이’가 ‘블레이드 러너’의 배경에 머물러 있을 때,‘블레이드러너’의 시각효과팀은 서늘하면서도 음산한 금속성의 폐쇄공간을 창조했다.인기게임을 영화로 만든 ‘레지던트 이블’(Resident Evil·6일 개봉)은 이 공간을 치밀하게 이용하면서 공포영화의 문법을 따른다. 지하의 거대한 비밀 유전자연구소 ‘하이브’에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유출된다.슈퍼 컴퓨터 레드퀸은 연구소를 봉쇄하고 모든 직원을 죽인다.레드퀸과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파견된 특공대에 주어진 시간은 3시간.특공대는 임무를 수행하기는 커녕 빠져나오기도 힘든 상황에 처하는데…. 밀라 요보비치를 정면에 내세운 이 영화를 미모의 여전사가 활약하는 영웅적 탈출기로 생각한다면 착각이다.영화 초반부에서 관객을 압도하는 것은 현란한 액션연기가 아니라,소름이 끼칠 정도로 고립된 느낌의 ‘공간’이다.어디서 어떻게 공격할지 모르는 슈퍼컴퓨터에 맞서 총을 들고 미로를 통과하는 특공대의 모습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파란 레이저광선에 몸이 산산조각나기 직전 한 특공대원의 표정은 공포와 무력감을 압축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중반부터 등장하는 좀비들은 좀 엉뚱하다.공간으로만 승부하기에는 영화의 스케일이 너무 큰 탓일까.유전자 실험에 의해 잘못된 바이러스가 영혼 없는 시체들을 활보하게 하고,갑자기 잠재능력을 알게 된 특수요원 앨리스가 벽을 타며 이들을 무찌르는 설정도 이음새가 엉성하다. 하지만 매무새를 가다듬고 영화는 다시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다.특히 동지였던 요원이 기억을 되찾으며 적으로 돌변하는 모습은 인간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게한다.또 암울한 미래를 그대로 남겨두는 결말도 신선하다.기억을 복원하면서 폐허가 된 공간에서 과거를 보는 것은 ‘예스터데이’와 흡사해 서로 비교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정육면체 공간에 갇혀 하나하나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두뇌게임 ‘큐브’,폐쇄된 실험실에서 투명인간의 공격으로 공포에 몸을 떠는 ‘할로우 맨’,탈출에 성공한 줄 알았는데 적들의 소굴 한복판에 서게 된 황당한 반전이 뒤통수를 치는 ‘혹성탈출’.이 세가지 영화의 맛을 버무린 ‘레지던트 이블’은 올 여름 최고의 화제작이 될 만하다.폴 앤더슨 감독. 김소연기자 purple@
  • 동티모르 20일 ‘독립국’출범 갈등치유·경제회복이 관건

    동티모르가 21세기 첫 독립국가로 탄생했다.동티모르의독립영웅 사나나 구스마오는 20일 0시 수도 딜리에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 등 전세계 80여개국 지도자와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동티모르의 독립을 선포하고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동티모르 국기가 게양되고 독립이 선포되는 순간 폭죽을쏘아올리며 힘겹게 얻어낸 독립을 자축하는 동티모르 국민들의 표정에는 기쁨이 넘쳤다.그러나 동티모르의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뿌리깊은 갈등과 불신 극복=1975년 이후 동티모르를 지배해온 인도네시아는 독립을 향한 동티모르 국민들의 열기를 무력을 통해 무자비하게 짓밟았다.이 과정에서 많은 인권유린이 저질러졌고 이에 따른 갈등구조는 앞으로 동티모르가 직면할 문제들을 헤쳐나가는데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구스마오 대통령은 국민대화합이 최우선 과제라며 과거의 원한을 잊자며 화해와 용서를 촉구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구스마오의 호소가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우선 국회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고 있는 동티모르독립혁명전선(프레틸린)이 과거사에 대한 단죄를 통한 국가기강확립을 고집하고 있다.특히 동티모르 헌법이 대통령보다도 프레틸린이 더 큰 권한을 행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구스마오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 ◆미약한 경제 기반으로 해외 지원에 의존=동티모르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중 하나로 꼽힌다.국민들은 원시적 농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실업자다.여기에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과 공업시설도 거의 갖춰지지 않았다.따라서 이제까지 국제사회의 지원에 크게 의존해왔다.그러나 독립국가로 출범하면 이전과 같은 국제사회의 지원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해외투자를 유치,허약한 경제 기반을 확립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사회기반시설을 확충하고 사회 안정을 유지해 동티모르에 대한 투자 유인을 넓혀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두가지 모두 쉽지 않은 형편이다. ◆구스마오의 지도력이 관건=결국 구스마오 초대대통령이얼마나 지도력을 발휘하느냐가 동티모르의 앞날을 결정할최대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국민간 갈등구조를 치유해힘을 하나로 결집시키고 그 바탕 위에 국제사회의 지원이나 해외투자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유치할 수 있느냐는 전적으로 그에게 달렸기 때문이다. 유세진기자 yujin@ ■동티모르 초대 대통령 구스마오 동티모르의 초대 대통령 사나나 구스마오(55)는 신학교를 졸업, 사제를 꿈꾸다 인도네시아의 지배에 맞서 동티모르의 무장독립투쟁을 이끈 전사로 변신한 인물. 그러나 구레나룻을 무성히 길렀지만 유순해 보이는 눈매의 그에게서 전사로서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동티모르 국민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동티모르에 대한 식지 않는 애정을 변함없이 지켜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그는 정치지도자가 되지 않고 사진작가로 남겠다고 선언,주위를 놀라게 한 바 있다.그러나 그는 자신의 의사를 번복,신생 독립국의 초대 대통령이 됐다. 동티모르에 대한 뜨거운 애정과 책임감이 그의 앞에 놓인 난제들의 해결을 보증해주지는 못한다. 동티모르의 국가기초를 닦기 위해 그는 이제 과거에 벌였던 독립을 위한무장투쟁 대신 총성없는 전쟁이라는 경제전쟁을 이끌어야한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제지만 ‘동티모르의 넬슨 만델라’로 널리 알려진 국제사회의 명성을 잘 활용한다면전혀 승산이 없는 게임만은 아닐 수도 있다. 유세진기자
  • 獨 총기난사 사건/ 한 교사의 용기, 수백명 구했다

    “목숨을 내건 한 교사의 용기있는 행동이 수백명의 목숨을 구했다.”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독일 에어푸르트에서의 총기난사 사고로 독일 전체가 슬픔에 잠긴 가운데서도 독일 TV들은 한교사가 자칫했으면 수백명이 더 숨질 수도 있었을 참사를막아냈다는 소식을 계속 내보내고 있다. 주인공은 참사가 발생한 학교에서 역사를 가르치고 있는교사 라이너 하이제.그는 사고가 난 26일 여러 발의 총성이울리는 것을 듣고 학생들을 대피시키다가 털모자로 얼굴을가린 범인과 마주쳤다.이미 16명이 숨진 뒤였다. 털모자를 벗겨 범인이 퇴학생인 로베르토 슈타인호이저임을 알게 된 하이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학살은 더이상 안된다고 범인을 설득했다.그는 총을 휘두르는 슈타인호이저에게 “쏠테면 나를 쏴라.대신 내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쏴라.”면서 가슴을 내밀었다.이같은 하이제의 행동에 범인은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죠.”며 총을 내렸다.하이제는범인에게 미술실로 들어가도록 권했고 범인이 그의 말에 따라 미술실에 들어간 뒤 밖에서 문을걸어닫았다.범인은 잠시 후 미술실에서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자살했다. 에어푸르트 경찰들은 범인이 자살할 당시에도 500발의 실탄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학살을 계속했더라면 얼마나 많은 희생자가 더 발생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같은 하이제의 얘기가 알려지면서 독일 언론들은 그를영웅으로 부르고 있다.그러나 하이제의 용감한 행동이 독일국민들의 슬픔을 잠시 가라앉히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겠지만 독일의 소홀한 총기관리에 대한 분노까지 잠재울 수는없을 것같다. 유세진기자
  • [월드스타 그들이 온다] 크로아티아 수케르·발라반

    영광이여,다시 한번! 크로아티아 축구의 구세대와 신세대를 대표하는 다보르수케르(34)와 보스코 발라반(23)이 4년만의 돌풍 재연을준비하고 있다. 시계 바늘을 4년전으로 되돌려 98년 프랑스월드컵. 본선 무대를 처음 밟은 신생국가 크로아티아를 축구 관계자들은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았다.하지만 크로아티아는 이탈리아 네덜란드 독일 등 강호들을 연파,세계 축구계의 지각을 뒤흔들며 3위를 차지,신흥 축구강국으로 떠올랐다. 91년 유고연방에서 분리된 뒤 8년 동안 총성이 그치지 않은 발칸 반도의 신생국이 축구를 통해 세계에 던진 평화의 메시지이기도 했다. 돌풍의 핵인 수케르는 6골을 터뜨려 호나우두(브라질) 바티스투타(아르헨티나) 등 내로라하는 골잡이들을 제치고득점왕을 차지했다. 크로아티아는 2002대회에서 영광 재연을 꿈꾼다.전문가들은 16강 진출조차 절반의 회의를 품고 바라보지만 크로아티아 국민들은 ‘신·구 영웅’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이탈리아 에콰도르 멕시코 등과 같은 G조에 속해 대진운은 좋지 않다.그러나 전문가들은 “일단 16강에만 올라가면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해 지난 대회와 비슷한,또는 더나은 성적을 거둘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점친다. 크로아티아는 예선에서 벨기에 스코틀랜드 등을 누르고 5승3무로 조 1위를 차지했다.주역은 당연히 수케르와 발라반. 스페인의 레알 마드리드에서 방출되는 등 수모를 겪은 수케르는 대표팀에 뒤늦게 합류했지만 자신을 잊지 않고 불러준 조국을 위해 2골을 선사했다.또 팀내에서 두번째로많은 어시스트를 기록했다.4년전의 본선 무대에서 쉴새 없이 폭발적인 슈팅을 날린 파괴력은 조금 줄었지만 노련미는 더욱 빛났다. 이렇듯 수케르가 여전히 크로아티아의 정신적 지주라면발라반은 새 희망이다.1년 남짓의 짧은 대표팀 경력에도 불구하고 라트비아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유럽예선 8경기에서만 5골을 뽑아냈다.‘무서운 아이’라는 주변의 평가가 결코 과장이 아님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180㎝ 74㎏의 탄탄하고도 날렵한 체격의 발라반은 총알같은 스피드를 앞세워 상대문전을 순간적으로 파고드는 능력이 최정상급이다.지난해 7월 이적료 850만 달러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톤 빌라로 옮겼다. 크로아티아 요지치 감독은 “발라반은 내가 요구하는 것이상을 해내는 선수이며 골 넣는 기술과 자신감이 경기를거듭할수록 좋아지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또“수케르와 발라반이 있는 한 지난 대회 이상의 성적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크로아티아 국민들은 요즘 즐거운 상상에 젖는다.수케르가 절묘하게 찔러준 어시스트를 발라반이 넙죽넙죽 골로연결시키며 멕시코 이탈리아 에콰도르를 거푸 꺾고 4강을넘어 우승까지 치닫는 장면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는 ‘아름다운 노장’과 거칠 것이없는 ‘젊은 영웅’이 서울에서 ‘발칸의 신화’를 엮어낼수 있을까. 박록삼기자 youngtan@
  • 블록버스터들 잰걸음 ‘상륙’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유난히 잰걸음으로 국내 극장가를 찾아오고 있다.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기 전에서둘러 간판을 걸겠다는 전략에서이다.당장 오는 5월3일에만도 흥행 우열을 점치기 힘든 2편,‘위 워 솔저스’(We Were Soldiers)와 ‘스파이더 맨’(Spider Man)이 격돌한다. ◆ 위 워 솔저스 ‘죽은 자(者)만이 전쟁의 끝을 본다’고 플라톤은 말했다.이야기를 만들고 기억하는 건 살아있는 자들의 몫이어서일까.할리우드의 전쟁 이야기는 끝날 줄을 모른다. 멜 깁슨이 주연한 ‘위 워 솔저스’는 30여년전 베트남전으로 새삼 시선을 옮겼다.1965년 베트남과의 전면전에 앞서 미국은 헬기 공습 시험전에 공수부대를 파견한다.395명의 풋내기 병사들을 이끌고 무어 중령(멜 깁슨)이 ‘죽음의 계곡’으로 알려진 아이드랑 협곡으로 뛰어든다. 영화는 생사를 넘나드는 72시간의 전투 과정을 담담히 순차적으로 그려내는 데 주력했다.‘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처럼 기록화인 듯 실감나는 전장(戰場)의 정밀묘사를 기대해서는 곤란하다.이름없이 죽어간 젊은 미군들의 모습을 후일담처럼 복원한 영화는,생사게임을 벌이는 개개인 ‘전사’(戰士)들의 살떨림보다는 가족을 떠나오고 떠나보내는 ‘인간’의 밑바닥 정서에 초점을 맞췄다.본격 전쟁액션을 표방하면서도 총성을 들려주기까지 근 1시간을 군인가족들의 심리 및 상황 묘사에 머문 건 그래서인 듯하다. 멜 깁슨 말고는 이렇다하게 도드라진 등장인물은 없다.할리우드 전쟁영화들이 두고두고 받아온 비난,즉 과도한 1인 영웅주의에 대한 시비를 의식해서일까.극을 주도하는 멜깁슨은 끝까지 살아남지만 영웅으로 홀로 우뚝 서지는 않는다.그러고 보면 미국 중심 이데올로기만 일방적으로 강요하지 않았다는 의도적 설정도 눈에 띈다. 그러나 과잉 감상주의가 전쟁액션의 기본 미덕인 박진감을 주저앉히기 일쑤다.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한 법.느린 화면의 육탄전 묘사가 너무 잦아 비장감을 오히려 반으로 꺾어놓는다.전사 통지서를 받아들고는 너나없이 하나같은 반응을 보이는 아내들의 모습을 일일이 복습시키듯 스크린에 풀어놓은 것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브레이브하트’,‘진주만’의 각본을 쓴 랜달 월레스 감독. ◆ 스파이더 맨 누가 자꾸만 까닭없이 지분거릴 때 어디서 엄청난 초능력이라도 전수받아 한방 먹여버리면 좋겠다는 생각,누구나한번쯤 해봤을 거다.‘꿈의 공장’ 할리우드가 이런 탐스러운 사냥감을 그냥 둘 리 만무할 터.미국 본토와 동시개봉하는 ‘스파이더 맨’은 할리우드가 잊을 만하면 쏟아내놓는 슈퍼맨류 블록버스터의 계보를 잇고 있다. 하늘을 가르는 거미가 ‘해결사’로 나선다.가난한 삼촌네에 얹혀사는 피터(토비 맥과이어).뭐 하나 내세울 게 없는 보통 고교생이다.옆집 사는 메리제인(크리스턴 던스트)을 10년 넘게 흠모했지만 뿔테 안경 너머 어리버리 웃는 게장기인 그에게 로맨스는 어림도 없다. 그런 피터가 하루,실험실 거미에 꽉 물리고부터 이상하게변모해 간다.안경을 벗어던지고,자기를 밥 취급해온 친구들을 혼쭐내고….제목 그대로 인간거미가 된 피터가 영웅적 무공으로 악당과 한판 사투의 수순을 밟으리란 걸 예견하긴 어렵잖다. 뭐니뭐니해도 눈길을 뺏는 건 현란한 와이어 액션.하얀 거미줄을 내뿜으며 뉴욕 마천루들 사이를 번지점프하듯 헤집는 거미인간은 중력에 묶인 관객들의 오랜 향수를 달래주기에 손색없다. 스토리 자체는 색다를 게 없다.우연히 초능력을 하사받은한 사내가 정체를 감춘 채 여자를 헷갈리게 하고,악당과의 대격돌로 도시는 쑥대밭되고,언론은 이 초인이 흑이냐 백이냐를 놓고 옥신각신대고….슈퍼맨,배트맨 등 선배들의궤적을 스파이더맨은 복제하다시피 되밟고 있다.만화가 나온 지 40년만에 영화화는 처음인데도 자꾸만 리메이크로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런 얘기들은 두고두고 먹힌다.고층빌딩 숲에서더욱 창백해진 사람들에겐 여전히 대리만족이 필요한 걸까.유례없는 한국영화 강세 틈에서 스파이더맨이 또다시 흥행기류를 탈지 두고볼 일이다.샘 레이미 감독. 황수정기자 손정숙기자
  • 새영화/ ‘배틀 로얄’

    상상을 담아내는 영화의 그릇 모양이 매번 얌전할 수만은 없다.4월5일 개봉하는 일본영화 ‘배틀 로얄’(Battle Royale)은 극단의 상상을 담은 잔혹극으로 그릇의 날카로운모서리가 사정없이 눈을 찌른다. 때는 멀지 않은 미래.학원 질서가 무너지고 청소년 범죄가 기승을 부리자 심각한 위기를 느낀 정부 당국은 특단의 조치를 발동한다.이름하여 ‘BR법’으로 영화제목은 여기서 나왔다.해마다 전국에서 중학생 한 반을 무작위로 뽑아 단 한사람이 살아남을 때까지 서바이벌 게임을 시키는 것이다.최후의 생존자가 되기 위해 학생들은 수단과 방법을가리지 않는 처절한 살육전을 벌여야 한다. 일본의 신인 작가 다카미 고순이 쓴 소설(1999년작)이 원작.이를 토대로 70년대 ‘의리없는 전쟁’시리즈로 액션의 대가로 대접받아온 후카사쿠 긴지 감독이 만든 영화다. 영화는 시작부터 끝까지 총성과 비명이 멎질 않는다.BR대상 학급으로 뽑힌 42명의 학생들은 수학여행길에 올랐다가 마취를 당한 채 무인도 폐교에 고립된다.수업을 거부하고 교사 기타노(기타노 다케시)를 찔렀던 학생도 그 무리에 속해 있다.교권을 고꾸라뜨린 학생들에게 복수라도 하려는지 BR팀의 통제자는 다름아닌 기타노이다.살인게임 수칙을 설명하던 기타노는 고분고분하지 않은 학생을 단칼에 찔러버린다.목에 특수 폭탄장치를 강제로 매단 학생들은섬에 흩어진 채 핏빛 생존투쟁을 벌인다. 심각한 폭력성으로 2000년 일본에서도 논란을 거듭하다‘15세 이하 관람불가’ 등급으로 가까스로 개봉됐었다.국내 개봉판은 8분이 추가된 2시간짜리 디렉터스컷.이전 같았으면 등급심의 자체가 힘들었을 영화는 지난해 8월 헌법재판소의 등급보류 위헌결정 덕분에 영상물등급위로부터 18세 등급을 얻어냈다.극단적인 내용 전개와 엽기에 가까운 살인묘사 등 일본색이 가득 밴 영화에 대한 국내 관객들의 반응을 지켜볼 좋은 기회다. 황수정기자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항만산업이 국가미래 좌우

    컨테이너(container)란 무엇일까? 화물을 나르는 수송용기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운송분야에서 널리 이용되는 컨테이너는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건설현장에서는 현장사무소로,창고가 모자라는 곳에서는 화물 임시창고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컨테이너의 도입은 국제물류산업뿐 아니라 항만산업에도 커다란 변화를 일으켰다.항만을 단순한 화물하역공간에서 종합물류공간으로,그리고 운송수단간의 중요한 연결지점(node)으로 변모시켰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항만을 적극 활용,국제물류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총성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다.일찍이 네덜란드,싱가포르,홍콩 등은 좁은 국토면적과 적은인구에도 불구하고 해양과 대륙을 연결해 주는 천혜의 지리적 여건을 활용해 세계 최고의 항만과 배후물류단지를조성,국제물류수송의 중심지로 우뚝 섰다. 우리나라도 국토면적이 좁고 천연자원이 부족하지만 반경 1200㎞이내에 인구 7억명이 넘는 거대시장을 두고 있다. 세계 경제강국들과도 가깝고 컨테이너 선박의 간선항로상에 위치해 있어 지리적 여건이 뛰어나다.이런 점에서 이들 세 나라와 비슷한 측면이 있다.지리경제적 이점을 잘 활용하면 유라시아 대륙에서 태평양과 인도양으로 진출하는세계의 물류중심국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제구조가 수출입 의존도(65%)가 높고,수출입화물의 99.7%를 항만을 통해 수송함에도 불구하고 항만시설과 배후물류단지의 부족으로 우리 화물조차도적기에 처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부산항의 경우 항만시설이 부족하고 배후물류단지가 없어 항구에서 먼 바다에서 하역작업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일이 허다하다.이는 부산항의 경쟁력 약화를 의미한다.중국경제의 성장에 힘입은 항만수요의 증가를 생각할 때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제는 세계지도를 뒤집어 놓고 한반도의 위치를 살펴 볼 때다.한반도는 앞으로 광활한 태평양이 펼쳐져 있고 뒤로는 유라시아대륙이 떡 버티고 있는 형세다.한반도를 감싸고 있는 일본열도는 태평양의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구실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중국의동쪽 연안은 한반도를 보호하는 호안(湖岸)역할을 하는 듯하다.중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공업화가 추진되고 있는 동북 3성(省)과 극동러시아는 한반도의 배후지로 등장하고 있다. 한반도는 세계 최대의 경제시장인 북미 대륙과 일본,세계 최대의 인구 보유국이자 제조업 기지인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잇는 중심축에 놓여 있다.자유무역주의가 확산되고지역블록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는 아시아·태평양 경제권을 연결하는 물류네트워크의 중심지 역할을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이러한 가능성의 중심에 항만산업이 있음을 깊이 인식하고 국민과 정부는 의식을 크게 바꿔야 할 때라고 본다. 유삼남 해양부장관
  • 이, 팔 자치구 1곳 완전 점령

    [예루살렘·나블루스 AP AFP 연합] 이스라엘 군이 21일 새벽 탱크와 헬기를 동원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서안 툴카렘 지구에 다시 진입,마을 전체를 완전히 점령했다고 현지 팔레스타인 지사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유혈사태 이후 지난 16개월 동안 수도 없이팔레스타인 자치마을들을 점령했으나 한 마을 전체를 장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스라엘 군은 마을을 점령한 뒤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팔레스타인 민병대원으로 의심되는 주민 수십명을 체포했다. 이 마을은 지난 주부터 이스라엘 군에 포위돼 있었다. 이제딘 샤리프 툴카렘 지사는 이날 새벽 3시(한국시간 오전 10시)께 4대의 헬기가 상공에 출현하더니 사방에서 수십대의 탱크가 밀려들었다고 말했다.다른 팔레스타인 관리는탱크 100여대와 장갑차가 몰려왔다고 전했다. 이날 공격은 지난주 한 팔레스타인 무장대원이 이스라엘의한 연회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이스라엘인들을 살해한데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이스라엘군은 아직 공식반응을 보이지않고 있다. 샤리프 지사는 군인들이 용의자를 찾는다는 명목으로 민가를 마구 뒤지고 있으며 마을 곳곳에서 간헐적인 총성이 들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 언론들은 앞서 사실상 가택연금 상태에 처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사임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관리들은 이같은 보도의 배후에는 이스라엘 정보기관들이 있다며 이는 그들의 희망일 뿐이라고 사임 검토설을 일축했다.
  • 콩고 화산폭발 10만명 실종설

    [고마(콩고민주공화국)·기세니(르완다)·런던 외신종합]아프리카의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화산이 폭발해 주민 49명이 숨지고 45만여명이 대피했다고 외신들이 20일 보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지는 지난 17일 발생한 니라공고 화산 폭발로 10만명 이상이 실종된 것으로 우려된다고 20일 보도했다.화산에서 분출된 용암의 한 줄기는 공항 활주로를 덮어 고마 마을을 2개로 분리시켰다. 또 다른 용암줄기는 서쪽으로의 도피로를 차단,수만명이용암 사이에 갇힌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한편 고마를 장악하고 있는 콩고반군 지도자 아돌프 오누숨바는마을 인구의 40%가 물과 전기가 끊겨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국제적십자의 집계에 따르면 화산 폭발 이후 사망자는49명이며 피난민은 약 45만명에 달한다. 한편 전문가들은 용암이 르완다와 콩고민주공화국 국경사이의 키부호로 유입되면 호수 바닥에 있는 메탄가스가대기로 분출돼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구호단체 요원들은 메탄가스 발생을 우려,도시에서 48㎞ 떨어진 곳까지 철수했다. 르완다는 난민수용을 위한 구호캠프를 26곳에 설치하겠다고 19일 밝혔다.세계 각국이 원조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고마의 식수공장이 파괴되고 호수가 오염돼 식수 부족이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그러나 수많은 피난민들이 화산재폭발의 위험을 무릅쓰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어 또 다른참사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마에서는 약탈과 이를 막는 경찰의 총성이 들리는 등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니라공고 화산은 아직도 분출 중이며곳곳에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
  • [2002 지구촌 이슈] (1)테러와의 전쟁, 끝은 어디인가

    새해 첫날 유럽인들은 유로화의 실용화로 ‘하나의 유럽’으로 가는 큰 걸음을 시작했다.거대시장 중국의 가입으로한층 확대된 세계무역기구(WTO)체제의 출범도 통합으로 가는 큰 물줄기의 하나다.그러나 테러와의 전쟁,인도·파키스탄 분쟁등 지구촌의 다른 한편에선 갈등과 분열,총성이 그치지 않고 있다.통합과 분열의 흐름이 함께 얼룩질 새해 지구촌의 주요 이슈를 시리즈로 점검한다. ***‘테러세력 제거’ 세계로 확산. 새해 전세계의 지정학적 구도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대테러전쟁이 언제 어떻게 마무리될 것이냐에 크게 좌우될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지난 연말 주례 라디오 연설에서 “대테러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아프가니스탄 전쟁이 오사마 빈 라덴과 모하메드 오마르의 색출전으로 압축된 상황에서 부시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좁게는 빈 라덴과 오마르를 체포할 때까지 국경을 초월한군사작전을 계속한다는 뜻이다.탈레반의 지도자 오마르의신병을 놓고 아프간 당국이 3일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빈 라덴의 행방은 아직 묘연하다.빈 라덴이 파키스탄이나 제 3국으로 탈출했다면 미국의 군사작전은 주변국으로 확대될 게 뻔하다. 이 경우 확전의 명분은 얻을 수 있지만 빈 라덴의 소재파악이 정확하지 않으면 3국에서 군사행동은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아프가니스탄 공격은 9·11 테러에 대한 응징으로 국제사회의 협력이 뒷받침됐으나 전장터가 다른 곳으로번지면 상황은 달라진다.특히 빈 라덴이 도주했을 이슬람권에서 미국의 추격전에 기꺼이 협조할 국가들은 거의 없다. 때문에 테러전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접근방식은 달라질것으로 보인다.빈 라덴을 ‘정의의 심판대’에 세우겠다고공언하면서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빈 라덴 제거에 큰 의미를 두지 않을 수 있다.자칫 빈 라덴 제거가 테러전의 전부인양 비춰질 경우 미국 스스로 테러전에 족쇄를 채우는꼴이 될 수 있다. 대신 미국은 알 카에다를 포함한 전 세계의 테러세력에 다시 초점을 맞추고 있다.부시 대통령은 올해를 ‘전쟁의 해’로 선언하면서 “전세계테러세력에 대한 색출전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구랍 31일 테러행위에 연루된 아일랜드와 스페인계 6개 단체의 미국내 자산을 동결한 것도 테러전이 아프가니스탄과 빈 라덴에만 한정되지 않았음을 과시하기 위해서다. 미국이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한 이라크나 소말리아,수단 등으로의 확전도 배제할 수 없다.미국내 강경파뿐 아니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등 온건파들마저 이라크를 예의주시하고있다고 밝혔다.소말리아 등지에서는 미 특수부대원들이 이미 활동중인 것으로 알려졌다.문제는 확전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발이 당사국들 못지 않게 크다는 점이다. 이라크의 경우 9·11 테러와 연관됐다는 직접적인 증거는없다.다만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테러세력에 퍼트릴 가능성이 높은 국가로 지목돼 국제사찰을 거부하면 공격하겠다고미국이 으름장을 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외교적 압박에 불과하다고 분석하지만 군사행동의 길은 충분히 열려있다.그리고 미 군사작전의 무게중심은 국제연대의 수준에 따라 점차 테러지원국쪽으로 옮겨갈가능성이 높다. 워싱턴백문일특파원 mip@
  • [사설] 아프간 유혈참사 막아야

    대테러전쟁과 내전의 총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대량 유혈참극이 벌어지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탈레반 세력의 북부 거점인 쿤두즈에서는 탈레반군과 북부동맹군 사이에 항복협상이 22일 타결돼 탈레반군이 쿤두즈를 떠나고 있으며 이들과 외국지원병이 25일까지는 투항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이곳에는 탈레반군과 외국지원병 등 1만명에서 3만명으로 추산되는 병력이 집결돼있다. 하지만 투항 부인 보도도 나오고 있어 상황이 유동적인 데다 수천명으로 추산되는 파키스탄·체첸·아랍 출신 외국지원병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즉각 알려지지 않고있다.북부동맹은 아프간인인 탈레반 병사에 대해서는 사면을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해 왔지만 외국지원병에 대해서는 ‘어떤 거래나 협상도 있을 수 없다’고 밝히고 있어대규모 처형이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탈레반은 유엔에 무조건 항복의 주선을 요청했지만 유엔은 ‘현실적으로 아무런 실행수단이 없다’면서손을 놓았고 파키스탄도 인도주의와 국제법에 따라 처리할것을 호소했지만미국은 ‘외국인 전사들이 쿤두즈를 떠나타국에 들어갈 경우 같은 테러행위를 유발할 것’이라면서협상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국토의 대부분을 점령한 이후 포로를 처형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는북부동맹군이 미국의 태도를 처형에 대한 방조로 받아들일경우 유혈참사가 벌어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다. 최근 미국은 대테러전쟁의 승세가 굳어지면서 테러범인알 카에다 조직원을 미국 군사법정에 세우겠다고 공표하고있다. 또 9·11 테러와 직접 관계가 있다는 증거가 없더라도 대테러전을 이라크까지 확대하겠다는 시사도 산발적으로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국제사회에선 국제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거니와 테러범들에 대한 응징이라는목적을 넘어 미국이 이번 전쟁을 자국의 국제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기회로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제기되고 있다. 테러로 희생된 무고한 인명과 똑같이 아프간인과 아프간에 있는 외국인들의 인명 또한 존엄한 것이다.보복과 유혈참사는 또 다른 테러,또 다른 전쟁의 씨앗이 될수 있다. 아프간인들이 수염을 깎고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지만 유혈참극이 벌어지고 내전으로 발전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는가.유엔과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참극을 막기 위한 긴급 행동에 나서는 한편 모든 역량을 아프간 국민들의 비극종식, 이들이 동의하는 정치체제의 구성과 아프간 재건 작업에 투입해야 할 것이다.
  • 탈레반 “전면전서 게릴라전으로”

    ◇카불입성 의미.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마침내 반군 북부동맹의 수중에 떨어짐으로써 한달째 계속된 아프간전쟁은 중대고비를 맞게 됐다. ▲카불 왜 포기했나=수도가 갖는 상징적 의미에 비춰볼 때탈레반이 카불을 포기한 것은 사실상 항복 선언이라고 볼수도 있다. 북부동맹이 카불을 접수하면 탈레반 정권을 대체할 새 정부 구성 문제가 당장 초점으로 떠오른다.탈레반은 수도를 내줌으로써 북부동맹과 미국,그리고 앞으로 들어설 새 정부군을 상대로 지리한 내전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며칠 전까지만 해도 미국과 100년이라도 전쟁을치를 각오가 돼 있으며 그럴 충분한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호언장담했다.그러던 탈레반이 큰 저항없이 카불을 포기한것은 쉽게 수긍하기 어려운 측면이 많다. 미국의 공습으로 주요 기반시설이 크게 타격을 입었지만병력과 탱크,장갑차 등 이동전력에 큰 손실을 입지 않았기때문이다. 따라서 탈레반의 카불 철수는 수도를 고수하면서 미국과반군의 공격을 정면으로 당하기보다는 장기,게릴라전을 하는 쪽으로작전을 바꾼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분석이 우세하다.한달이 넘도록 끊임없이 이어지는 미국의 공습 속에카불을 고수하면서 피해를 감수해 봐야 실익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공습은 목표 지점이 명확히 정해져야만 효과를 거둘 수 있다.미국이 공격할 목표를 주지 않음으로써 적의장점은 무력화시키고 탈레반의 장점만 살려나가겠다는 것이 카불로부터 철수한 탈레반의 속셈이라고 할 수 있다. ▲장기 내전 불가피=카불을 포기한 탈레반은 남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남부의 탈레반 거점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한제2전선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인 것 같다. 과거 옛 소련이 10년에 걸쳐 아프간을 점령했을 때 소련군에 저항하던 방식,즉 소규모 게릴라전을 통해 적을 끊임없이 괴롭혀 적 스스로 철수토록 한다는 전략을 이번에도 적용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아프간 전쟁은 그 끝이 언제가 될지 모를장기전으로 들어간 셈이다.잃을 것이 없다는 탈레반측 계산에 비해 인명피해를 우려할 수밖에 없는 미국으로선 어느 선에서 전쟁에서 손을 떼야 할지를 심각히 고민해야 할입장이 됐다. ▲미국 승리 자신 못해=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12일 아프간 반군 북부동맹의 카불 입성에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북부동맹은 이같은 부시 대통령의 입장을 무시하고입성을 강행했다.북부동맹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에 한계가있음을 드러낸 대목이다. 이는 미국과 북부동맹이 지금은 탈레반 축출이라는 공동목표 아래 손을 잡고 있지만 각자의 이해에 따라 언제든반목·대립할 소지를 안고 있음을 보여준다.탈레반 이후의 아프간 정부 구성이 어떻게 될지에 따라 여러 변수가 생기겠지만 미국과 북부동맹간 제휴에 균열이 생긴다면 아프간 전쟁은 그야말로 한치 앞을 예측하기 힘든 복잡한 양상으로 전개될 수밖에 없다. 유세진기자 yujin@. ◇카불은 어떤 곳인가. 아프가니스탄 반군 북부동맹이 집권 탈레반으로부터 탈환한 카불은 아프간의 수도이자 최대 도시이다.동부의 파키스탄과의 국경과 북부 타지키스탄과의 국경 사이를 흐르는카불강을 따라 놓여 있으며 이 강을 경계로 신·구 두 시가지로 나뉜다.산맥과 계곡으로 삼면이 둘러싸여진 지형 때문에 역사적으로 전략적 요충지로 꼽혀왔다. 약 100만∼15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아프간 경제·문화의 중심지이지만 20년이 넘는 내전으로 피폐한 모습을면치 못하고 있다. 아프간은 전통적으로 다양한 파벌이 존재해 중앙정부의힘은 미약했지만 카불을 차지하는 세력이 아프간을 지배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이같은 카불의 상징성과 중요성 때문에 다양한 파벌간의전쟁터가 돼왔다.1953년 카불을 근거지로 한 정부는 구 소련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나 1973년에 일어난 쿠데타로 왕정이 전복되면서 공화국으로 변신했다. 아프간에 주둔하던 구 소련 군대가 바락 카말 정권을 지지함에 따라 1980년대부터 내전이 일어나 거리는 총성과매캐한 연기에 휩싸여왔다. 이후 1989년 구 소련 군대가 떠나고 1990년대 말 탈레반이집권하기 전까지 카불은 힘의 공백으로 인한 무정부상태에빠져 있었다. 박상숙기자 alex@. ◇아프가니스탄戰 주요일지. ■10월7일 공습 시작(자살비행기 테러 발생 후 26일 경과). ■10월12일 벙커파괴용 폭탄 투하 시작. ■10월13일 미 전투기,카불 민간지역 오폭. ■10월19일 미 특수부대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침투,3시간뒤 철수. ■10월26일 반탈레반 무장봉기 시도하던 압둘 하크 북부동맹 장군 체포·처형,미국 국제적십자위원회 창고 오폭,영국 지상군 200명 파견 계획 발표. ■10월30일 미 국방부,아프간 내 지상군 활동 확인. ■11월1일 터키 지상군 90명 파견계획 발표,탈레반 집권남부지역에서 무장봉기 발생,럼즈펠드 미 국방장관 지상군증파 계획 발표. ■11월7일 이탈리아 지상전투군 포함 2,700명 파병 발표. ■11월9일 북부 거점도시인 마자르 이 샤리프 함락. ■11월12일 서부도시 헤라트 함락. ■11월13일 수도 카불 함락.
  • 북부동맹 카불입성 이모저모/ 터번 벗어던지며 “해방이다”

    아프가니스탄 북부동맹군이 13일 탈레반군과 별다른 교전 없이 전격적으로 카불에 입성하자 주민들은 거리로 몰려나와 북부동맹군을 환영했다.갑작스런 사태에 어리둥절한표정을 짓는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현지 주민들은 “주력군이 퇴각한 사실을 모른 채 아침을 맞은 탈레반 병사도 있는 것 같다”면서 “탈레반군은 이날 새벽부터 줄을 지어 남쪽으로 퇴각했다”고 말했다.주민들은 탈레반의 지배에서 벗어난 기쁨과 북부동맹의 보복에 대한 우려 등 혼돈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카불 시민들은 일단 탈레반의 5년간의 압제에서 벗어난해방감을 만끽했다.주민들은 탈레반 점령 때와 달리 터번대신 간편한 모자를 쓴 채 걸어다니고 있다.아프간 라디오방송도 탈레반 집권 이후 처음으로 음악방송을 재개했다. 반군이 카불을 점령함에 따라 경찰청에 수감돼 있던 죄수360여명과 종교범들이 석방됐다. 한 죄수는 “반군이 오늘아침 카불에 입성하자 모두 풀려났다”고 말했다. 카불 외곽 도로는 탈레반군이 물러갔다는 소식을 듣고 시내로 들어가려는 아프간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이에 따라북부동맹이 일시적으로 시 진입로를 폐쇄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탈레반군의 소재에 관해 서로 묻는가하면 텅 빈 탈레반 병영을 살펴보는 등 신중한 모습이다. 일부 주민들은 반군 입성으로 6년전 무자헤딘의 카불 입성때처럼 극도의 혼란이 재연될 것을 우려하는 표정이었다. 메리 로빈슨 유엔인권판무관은 “아프간 도시들이 북부동맹에 하나씩 점령될 때마다 보복 폭력의 위험이 높아지고있다”고 경고했다.로빈슨 판무관은 북부동맹이 카불에 들어가면서 민간인 구호물자가 카불에서 약탈됐다는 보고를받았다면서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덧붙였다. ●북부동맹군은 카불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탈레반 진지를접수하는 동시에 가택수색을 벌이고 있으나 별다른 충돌은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력부대는 미국의 카불 입성 반대입장을 존중,카불 시내로 들어가지 않고 외곽에 대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카불 시내에는 치안유지를 위해 차량을 타고이동하는 북부동맹군 모습이 이따금 보일 뿐이었다.현지주민들은 “시내에서 간간이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면서“그러나 북부동맹군이 빼앗겼던 카불 탈환을 기뻐하며 총을 발사한 것이지 교전 때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카불거리에는 북부동맹군에 붙잡힌 탈레반 병사들과 미군 전투기의 폭격에 희생당한 탈레반 병사들의 시신들도 간간이눈에 띄었다. ●북부동맹의 카불 입성에 반대해온 파키스탄은 외무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단 하나의 주체가 아프가니스탄 수도를 점령해서는 안되며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 카불을 비무장지대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파키스탄은 유엔 주도의다국적군이 북부동맹으로부터 카불을 넘겨받아야 된다는입장이다. 반면 북부동맹을 지지하는 이란의 라디오와 TV방송은 북부동맹의 카불 진격과 탈레반군의 퇴각 소식을 상세히 전했다.이란 관영TV는 시민들의 환영 속에 북부동맹군 수장인 무하마드 파힘 장군이 카불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전영우기자 ansel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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