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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 테러… 185명 사망

    나이지리아 북부의 최대도시 카노에서 이슬람 과격단체의 잇단 테러로 적어도 185명이 숨졌다. 나이지리아는 기독교도와 무슬림 간 유혈 충돌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현지 경찰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단체 ‘보코 하람’이 관공서와 경찰서 등에 연쇄 폭탄 테러를 저질러 23일까지 최소 185명의 숨졌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는 경찰관 29명과 정보기관 관계자 3명, 이민국 관계자 2명 등 공무원도 다수 포함됐다. 또 나이지리아 TV 방송사의 카노 주재 기자와 국영 라디오의 편집자가 각각 숨졌다. 카노 지역에서 가장 큰 병원의 한 의사는 “병원으로 옮겨지지 않은 시신도 있어 전체 사망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의 군과 경찰이 카노로 속속 집결하는 가운데 도시와 주변 지역에서 총성이 그치지 않고 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인구 1억 6000만명의 나이지리아는 북부 이슬람 지역과 남부 기독교 지역으로 나뉘어 그동안 첨예한 종교 갈등을 빚어 왔다. 2002년 이슬람 성직자인 모하메드 유수프가 세운 보코 하람은 서구식 교육에 반대하고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시행할 것을 요구하며 유혈 테러를 계속 벌이고 있다. 이 단체 관계자는 “교도소에 수감 중인 우리 대원들을 풀어달라는 요구를 정부가 들어주지 않아 (관공서 등을)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개가 쏜 총에 엉덩이 맞아 죽을 뻔한 남자

    개가 쏜 총에 엉덩이를 맞아 죽을 뻔한 웃지못할 일이 벌어졌다. 지난달 25일(현지시간)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한 남자(46)가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의 한 호수에 친구 및 그의 애견과 함께 오리사냥에 나섰다. 이 애견의 이름은 래브라도 레트리버종인 피퍼. 종종 함께 사냥에 나섰던 남자와 친구는 보트에 올라 사냥감을 찾아 호수로 나섰다. 두 사냥꾼이 습지대에 보트를 세우고 한참이나 오리를 찾던 그때 한발의 총성이 울렸다. 그리고 총알은 그대로 남자의 엉덩이에 박혔으며 남자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다. 남자를 치료한 버밍엄 시티 병원측은 “남자 몸에서 27개의 총알을 제거했다. 생명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의 조사결과 남자는 사냥꾼들이 많이 사용하는 산탄총에 맞았으며 개의 우발적인 행동으로 인한 사고인 것으로 드러났다. 박스 엘더 카운티 경찰 케빈 포터는 “개가 보트 위에서 뛰어 놀다 놓아둔 산탄총을 밟았다.” 며 “총에 안전장치가 돼 있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 또 “남자가 3m 정도 떨어진 위치에서 작업용 방수복을 입고 있어서 목숨은 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주말 영화]

    ●슬리퍼스(EBS 토요일 밤 11시 40분) 뉴욕의 뒷골목, 헬스 키친에는 부모들에게 보살핌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별명이 ‘세익스’인 로렌조와 마이클, 그리고 존과 토미 등 네 명의 소년들이다. 이들은 갱단 두목이자 레스토랑 주인인 킹 베니(비토리오 개스먼)를 따르는 꼬마 갱스터로 즐거운 소년 시절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날 그들의 인생이 송두리째 바꾸어 버리는 사건이 터진다. 장난으로 시작한 일이 한 남자를 죽음 직전까지 몰고 가게 된 것이다. 네 명의 소년들은 윌킨스 소년원에 수감되고, 악연의 끈에 엮이기 시작한다. 구타와 독방 감금 그리고 소년들에게 가해지는 간수 녹스(케빈 베이컨) 등의 성폭행…. 고통과 수치심 속에서 14년의 세월이 흐른 뒤 신문기자가 된 세익스(제이슨 패트릭), 검사가 된 마이클(브래드 피트), 마약과 폭력의 세계에 빠져 버린 존(론 엘더드)과 토미(빌리 크루덥). 우연히 레스토랑에서 녹스와 마주친 존과 토미는 그 잔인하고 악랄했던 간수 녹스를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죽여버린다. ●이중간첩(OBS 일요일 밤 10시 15분) 냉전의 차가운 공기가 흐르는 1980년 동베를린. 한 발의 총성이 어둠이 내려앉은 잿빛 거리의 정적을 깬다. 이어 한 남자를 둘러싸고 격렬한 총격을 벌이는 남과 북. 남자는 마침내 게이트를 넘어 남한으로의 귀순에 성공하고, 남측 정보기관 내 대공정보 분석실로 배정된다. 그는 바로 남조선 혁명 과업을 부여받고 남파된 대남 공작원 림병호다. 위장귀순에 대한 의심을 불식시키고 남측의 신뢰를 쌓으며 남한생활을 한 지 3년. 병호는 드디어 북의 첫 번째 지령을 접수한다. 그것은 칸탁트 데제, 라디오 프로그램의 DJ 윤수미와 접선하라 것이 였다. 그렇게 연인으로 위장해 수미와의 관계를 쌓아가는 병호. 그는 고정간첩으로의 운명 지어진 삶을 살아야 하는 그녀에게 차츰 연민을 느끼기 시작한다. ●포인트 블랭크(KBS1 토요일 밤 12시 55분)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있던 사뮈엘. 어느날 이유도 없이 만삭인 아내가 납치된다. 그 순간 의문의 남자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사뮈엘이 일하고 있는 병원에 있는 의식 불명 상태의 환자 위고를 빼내면 아내를 살려주겠다고 한다. 하지만 그에게 주어진 시간은 단 세 시간뿐이다. 위기에 빠진 킬러 위고, 살아남기 위해선 ‘놈’이 필요하다. 함정에 빠져 정신을 잃은 채 응급실로 이송된 킬러 위고. 또다시 살해당할 위기에 처하지만 사뮈엘 때문에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사뮈엘 또한 납치된 아내를 살리기 위해 그를 노린 것인데….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위고, 그를 노리는 사뮈엘을 이용해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을 먼저 찾아야만 한다. 이렇게 다른 목적을 위해 하나의 타깃을 쫓는 두 남자, 그들의 목숨 건 추격이 시작된다.
  • [주말 하이라이트]

    ●런닝맨(SBS 일요일 오후 5시 5분) 영화배우 박예진·김수로가 ‘런닝맨’을 통해 정들었던 ‘패밀리가 떴다’ 멤버들과 재회한다. ‘런닝맨’을 이끌어 나가는, 명실공히 ‘런닝맨’의 빅맨들과 게임마왕 김수로, 달콤살벌한 예진아씨 박예진까지. 그리운 멤버들과의 재회를 시작으로 역사상 최강 근육조가 탄생한다. 김수로, 김종국, 그리고 하하의 활약이 펼쳐진다. ●풍경이 있는 여행(KBS1 토요일 오전 10시 30분) 영화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푸른 땅, 경북 청송. 이곳은 기암괴석으로 장관을 이루는 주왕산을 품고 있는 고장이다. 새빨간 홍로가 주렁주렁 열린 사과나무, 하루가 다르게 붉게 물드는 산야엔 화사한 단풍들. 가을 감성을 자극하는 이 모든 풍경을 담고 있는 청송으로 떠나 본다. ●오작교 형제들(KBS2 토요일 밤 7시 55분) 국수의 존재를 알게 된 가족들은 모두 놀라고 태식은 당황한다. 창식은 태식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따져 묻다가 집을 나가라고 엄포를 놓는다. 한편 태희의 고백에 자은은 다시는 보지 말자며 돌아서고, 태희의 가슴은 아파온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자은의 말을 받아들일 수 없는 태희는 다시 자은을 찾아가는데…. ●MBC 주말특별기획 드라마 애정만만세(MBC 토요일 밤 9시 50분) 재미가 정수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크리스탈. 분노한 크리스탈은 동우에게 재미와 이혼하라고 명령하고, 동우는 크리스탈을 설득하려고 한다. 형도의 혼자 살고 있는 집을 찾아간 정희는 직접 집안 청소를 말끔히 하며, 형도가 쉴 수 있게 해준다. ●KBS 스페셜(KBS1 일요일 밤 8시) 자원은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무기’이자 ‘권력’이다. 세계 각지에서는 이 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총성 없는 전쟁이 매일 벌어지고 있다. 자원 보유국들은 에너지 패권을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자원 소비국들은 자국의 생존을 위해 치열한 자원 외교를 펼치고 있다. 그리고 이 소리 없는 전장에 뛰어든 대한민국을 만나본다. ●드라마 스페셜(KBS2 일요일 밤 11시 25분) 서경시 체육회 사무국장 달재가 비리로 구속되고 사무국장 자리가 공석이 된다. 행정고시 출신 세영은 내심 국장 자리를 노리지만 뜻밖에 운동선수 출신 조필상 부장이 사무국장이 된다. 비서실장 만희는 시장에게 프로축구팀 창단을 제안하고, 그것을 빌미로 체육회 구조 조정에 들어간다. ●웨이브 K팝(OBS 일요일 오후 5시 15분) 엄선된 한류스타 아이돌과 국내 최고의 보컬리스트 등이 펼치는 미니 콘서트. 브라이언과 이루가 진행한다. ‘스카이프 코너’에서는 K팝 스타와 해외 현지 팬들을 스카이프를 통해 방송 중 직접 연결해주는데…. 이번 주는 여성 듀오 다비치와 일본팬들이 함께한다.
  • 16살 남편이 14살 부인 살해 ‘충격’

    16살 남편이 14살 부인 살해 ‘충격’

    남미에서 10대 부부 사이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베네수엘라 브로스라는 도시에서 남편이 부인을 엽총을 쏴 살해하고 도주했다 잡혔다고 현지 언론이 2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무자비하게 총을 쏜 남편은 16살 소년, 살해된 부인은 14살 소녀였다. 경찰에 따르면 10대 부부는 23일 밤 심한 말다툼을 했다. 아직 정확한 이유가 확인되지 않은 질투 문제로 부부싸움을 했다. 자정을 넘긴 싸움 끝에 화가 치민 소년 남편은 24일 새벽 2시30분쯤 엽총을 가져다 부인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머리에 총을 맞고 부인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러지자 소년 남편은 그제서야 정신이 든 듯 쏜살같이 집을 뛰쳐나가 도망갔다. 총성을 듣고 달려 간 주민들이 쓰러진 소녀 부인을 병원으로 옮겼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소녀는 숨이 끊어진 상태였다. 경찰은 사건신고를 받고 지역 일대를 포위하고 수색작전을 폈다. 소년 남편은 집에서 가까운 한 친척집에 숨어 있다 체포됐다. 사진=울티마뉴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커버스토리] 카다피 마지막 숨통 누가

    [커버스토리] 카다피 마지막 숨통 누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마지막 숨통을 끊어 놓은 것은 ‘시민군의 즉결처형’이었을까, ‘측근의 충정’이었을까. 누가 카다피의 마지막 숨을 앗아갔는지에 대해서는 주장이 엇갈린다. 하나 분명한 것은 체포됐을 당시만 해도 숨이 붙어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엔인권위원회가 21일(현지시간) 카다피가 과도국가위원회(NTC)군에 의해 사법 절차 없이 즉결처형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카다피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촉구했다. 필레이 대표의 대변인인 로버트 콜빌은 이날 기자들에게 “전날 촬영된 휴대전화 동영상에서 부상은 입었지만 살아 있던 카다피가 뒤이어 죽는 장면은 매우 충격적”이라면서 “리비아에 파견돼 있는 유엔인권학대조사팀이 카다피의 죽음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NTC 고위급 간부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NTC군이 카다피를 심하게 구타한 뒤 그를 죽였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마무드 지브릴 NTC 총리가 전날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지브릴 총리는 카다피가 생포된 뒤 구급차에 태워져 미스라타로 옮겨졌으며 이동 중 카다피군과 NTC군 간의 교전으로 그가 머리에 총상을 입고 숨졌다고 밝혔다. 병원에 도착하기 몇 분 전에 사망했다는 것이다. 또 법의학자가 이 총알이 NTC군의 것인지 카다피군의 것인지 밝혀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일부 비디오에서는 이미 숨진 것으로 보이는 카다피의 시신이 구급차에 실리는 모습이 담겼다고 전했고, AFP는 카다피가 NTC군에 머리채를 잡힌 채 맞다가 총성이 들리는 동안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며 이런 의혹에 힘을 실었다. NTC 측은 “카다피를 죽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NTC군 옴란 주마 샤완은 카다피 경호원 중 한 명이 그의 심장에 직접 총을 겨누었다고 주장했다. 카다피가 체포되기 전 그의 명예를 지켜주기 위한 충정어린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카다피의 운명이 사지로 빨려들어간 것은 20일 오전 8시쯤. NTC군이 카다피의 고향 시르테 외곽에서 소규모 공격을 개시할 때만 해도 자신들의 ‘최종 목표’가 사정권 안에 들어온 줄 몰랐다. 비슷한 시각 어둠이 걷히기 전에 포위망을 빠져나가려던 카다피 일행은 시르테 서쪽으로 내달리고 있었다. 호송차량 100여대에는 카다피와 아부 바크르 유니스 바즈르 전 국방장관 등 측근, 수십명의 경호원들이 나눠 타고 있었다. 호송대가 시르테에서 서쪽으로 3~4km 떨어진 지점에 이른 오전 8시 30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이 호송대를 매섭게 공습하기 시작했다. 차량 15대가 완파되고 측근 시체 50여구가 널브러졌다. 겨우 목숨을 건진 카다피와 측근 몇명이 찾아든 은신처는 도로 밑 배수로. 하지만 추격전은 짧았다. 대공포를 쏴대던 NTC군은 소용이 없자 직접 걸어 들어갔다. 카다피 측근 중 한 명이 다급하게 총을 흔들며 “항복”을 외쳤다. 다시 반격을 시작하다 카다피의 제지를 당한 듯 사격을 멈춘 측근은 “우리 주인, 카다피가 여기 있다. 그는 다쳤다.”고 소리쳤다. 국민들의 분노, 다국적군의 공습 앞에서도 결사항전을 외치다 고향에서 초라하게 붙잡힌 카다피가 리비아 사태 248일 만에 NTC군에 끌려나오면서 중얼거린 말은 “뭐가 잘못된 거야?”였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나경원·박원순 후보 진영 ‘총성없는 TV 광고전’ 컨셉트는

    나경원·박원순 후보 진영 ‘총성없는 TV 광고전’ 컨셉트는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4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선거 막판 유권자들의 감성을 뒤흔들 광고대전이 시작됐다. 여·야 후보진영은 각각 TV와 신문을 통해 총성 없는 광고전을 시작했다. 21일부터 전파를 탄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의 광고 컨셉트는 ‘인간 나경원’. 반면 무소속 박원순 후보의 TV 광고는 ‘범야권 총출동’에 초점이 맞춰졌다. 나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인 진성호 의원은 “21일 시작된 약 1분짜리 방송광고는 다른 인물은 등장하지 않은 채 나 후보가 걸어온 길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는 형식”이라고 전했다. 진 의원은 “나 후보가 평범하게 살다 (다운증후군인) 첫 아이를 낳고 초등학교 입학을 거절당하며 약자의 설움을 알게 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면서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개인사를 바탕으로 약자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서울시를 만들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21일자 조간신문에는 ‘하나가 되어 주십시오. 서울을 지켜 주십시오’라는 카피에 나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와 나란히 손을 흔드는 사진을 실은 전면 광고가 실렸다. 광고에는 ‘더이상 침묵하지 마십시오.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부정하는 사람, 남에게 의존만 하고 의혹투성이인 사람이 어떻게 올바른 변화를 만들 수 있습니까’라며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투표를 호소하는 문구가 함께 게재됐다. 박원순 후보 측 광고는 ‘나홀로 나경원’ TV 광고와 대조적으로 ‘범야권 총출동’에 방점이 찍혔다. 앞서 18일 ”우린 하나 되어 이겼어’를 제목으로 첫선을 보인 TV광고는 범야권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하나 되어’라는 노래를 합창하는 장면으로 채워졌다. 박 후보는 물론 민주당 손학규 대표, 이해찬·한명숙 전 총리,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국민참여당 유시민·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서울대 조국 교수와 영화배우 문성근, 가수 이은미씨까지 등장한다. 초반부에는 박 후보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포옹하는 사진도 한 컷 실렸다. 오는 24일 공개될 신문 광고는 이명박 대통령·오세훈 전 시장의 심판을 앞세우며 통합·변화를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선거법상 두 후보는 TV·라디오에 25일까지 각 5회, 일간지에 24일까지 최대 13회의 광고를 낼 수 있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 韓 ‘해결사’ 김종훈 · 美 외유내강 커틀러

    韓 ‘해결사’ 김종훈 · 美 외유내강 커틀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2일(현지시간) ‘미국 의회 비준’이라는 큰 산을 넘기까지는 협상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인 양국 협상 대표들의 역할이 컸다. 2006년 6월 FTA 1차 협상이 개시되면서 테이블 앞에 마주앉은 한·미 협상가들은 5년 넘게 국익을 위해 얼굴 붉혀 가며 마라톤협상을 벌였다. 각 정당과 이해단체들의 비판과 핀잔을 들으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FTA 협상 자체가 이들 대표의 이력에 큰 날개가 되기도 했다. 한국 측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협상 대표는 김종훈(59)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이다. 외무고시 8회 출신인 김 본부장은 한국 협상단의 수석 대표로 2006년부터 한·미 FTA를 이끌어왔다. 날카로운 눈매와 협상장에서 뿜어내는 강한 카리스마 때문에 ‘검투사’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노무현 정부 때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승진한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도 유임됐다. 그는 2007년 6월 양국이 협정에 공식 서명한 뒤 비준 과정에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해결사로 나섰다. 2008년 쇠고기 추가 협상 때는 “귀국하겠다.”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 극적으로 타결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웬디 커틀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도 빼놓을 수 없는 주역이다. 10대 아들을 둔 엄마이기도 한 그는 외유내강형 외교관으로 USTR 내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 통상 관료다. 김 본부장과 마찬가지로 한·미 FTA 1차 협상 때부터 참여해 미 의회 비준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졌다. 김현종(52) 전 통상교섭본부장과 수전 슈워브(56) USTR 전 대표 역시 한·미 FTA 타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두 사람 모두 외교관의 자녀로 어려서부터 해외 경험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 전 본부장은 미국 월가의 로펌 변호사 등을 거쳐 1995년 외무부 통상자문 변호사로 공직에 들어섰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눈에 들어 2004년 통상교섭본부장으로 발탁됐다. 20 05년 로버트 포트먼 당시 USTR 대표 등에게 한국과의 FTA 협상을 권하고 노 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냈다. 이후 유엔 대사를 거쳐 2009년부터 삼성전자 해외법무담당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슈워브 전 대표는 2008년 쇠고기 추가 협상 때 김 본부장이 “이번 협상이 잘못되면 한·미 공조를 깨뜨린 장본인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윽박지르자 눈물을 흘렸다는 일화로 유명하다. 이 밖에 정치인 출신으로 한·미 FTA의 미국 비준 절차를 마무리 지은 론 커크 현 USTR 대표와 추가 협상 과정을 담당한 최석영 FTA 교섭대표 등도 대표적인 주역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리비아 전장 한복판에 ‘기타치는 영웅’ 등장

    리비아 전장 한복판에 ‘기타치는 영웅’ 등장

    리비아 반군과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친위군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살벌한 전쟁터에 총 대신 기타를 든 남성이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카다피 친위군의 최후거점인 시르테(Sirte)의 한 격전지에서 반군으로 보이는 한 젊은 남성이 위험천만한 모습으로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하는 모습을 해외 언론사 사진기자인 아리스 메시니스가 사진으로 담는 데 성공했다. 사진 속 남성은 동료들이 바로 옆에서 총을 쏘고 있는 긴박한 상황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기타를 연주하며 알 수 없는 노래를 부르고 있다. 긴장한 눈빛까지는 숨길 수 없었지만 이 남성은 한동안 기타연주를 계속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이 남성이 왜 총 대신 기타를 들었는지, 그리고 어떤 곡을 연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많은 해외 네티즌들은 이 남성의 기타연주가 핏빛 총성이 가득한 전쟁터에서 피어날 평화의 희망을 상징하는 듯 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진이 찍힌 곳은 지난달 트리폴리를 대신해 리비아의 새로운 수도가 된 곳이자 카다피의 고향이다. 반군 대표기구인 국가과도위원회(NTC)는 “시르테의 와가두구 컨퍼런스 센터, 병원, 대학교 등도 반군이 장악했기 때문에 일주일 안에 시르테에서 종전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카다피는 니제르와의 국경 어딘가에 운둔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멀티비츠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탈레반, 나토 본부에 자폭 테러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갈수록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탈레반이 급기야 12일(현지시간) 수도 카불에 위치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본부와 미국 대사관 인근까지 공격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보건부는 이날 카불 시내에서 자살 폭탄테러와 총격전이 다수 발생해 경찰 한 명과 괴한 두 명 등 4명이 숨지고 시민 1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들은 미국과 영국 대사관 등 외교공관이 밀집한 카불 소재 와지르 아크바르 칸 지역에 로켓포가 최소 두 번 떨어지는 등 폭발음과 총성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국 대사관 측은 이날 공격으로 다친 사람은 없으며 직원들은 안전한 곳으로 피신한 상태라고 말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공격이 아프간 정보 당국과 행정관청, 미국 대사관, 국제안보지원군(ISAF) 본부 등을 목표로 한 것이라며 폭탄 조끼와 소총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인근 건물을 장악하고 공격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과 보안 당국 관계자들도 아직 3~4명의 괴한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드록신’ 드록바, 조국의 내전 수습 나섰다

    코트디부아르의 영웅 ‘드록신’ 디디에 드록바(33·첼시)가 조국의 내전 수습에 나섰다. 지난 5일(현지시간)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국민을 단합 시키기 위한 화해위원회를 설치하고 11명의 위원 중 한명으로 드록바를 선출했다.” 고 발표했다. 코트디부아르 정부가 드록바를 위원으로 선정한 것은 그의 막강한 영향력 때문.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의 주역이자 프리미어리그 첼시의 스타인 드록바는 코트디부아르 내 인기와 영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실제로 그가 2005년 조국의 내전을 중지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2005년 10월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후 드록바가 TV 생중계 카메라 앞에서 잠시동안이라도 내전을 중지할 것을 호소하자 1주일 간 총성이 멈추는 ‘기적’이 일어났다.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대선에서 알라산 와타라 현 대통령이 승리했으나 전임 로랑 그바그보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며 양 세력간 내전이 발발, 3천명이 숨지는 등 여전히 혼란상태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의 국론을 단합하고 내전의 휴유증을 타개하는 역할을 드록바가 맡은 것. 코트디부아르 정부 대변인은 “드록바가 위원 제안을 받아들였다.” 며 “조국의 평화 메이커로서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IFA 2011서 본 한·중·일 ‘가전 삼국지’

    IFA 2011서 본 한·중·일 ‘가전 삼국지’

    ‘한국은 뜨고 일본은 지고 있다. 중국은 무서운 속도로 따라오고 있다.’ 지난 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인 ‘국제가전전시회’(IFA 2011)에서 세계 가전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한·중·일의 총성 없는 전쟁에 대한 대체적인 평가다. 5일 현지에서 차세대 TV와 스마트 기기, 생활가전 제품 등 어느 한 분야에서도 빠지지 않고 펼쳐지고 있는 ‘가전 삼국지’를 직접 살펴봤다. ●한국, 가전업계 글로벌 톱 재확인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업체들은 거의 전 품목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선보여 ‘가전업계 최강자’의 지위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한국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은 저마다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3년 안에 자신들이 이끄는 사업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거나 1위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권희원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 부사장은 “4개월도 남지 않은 2012년에 3차원(3D) TV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고 밝혔고,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도 “가전 업체들이 너도나도 스마트TV를 얘기하고 있지만 아직 삼성전자를 따라올 업체는 없다.”고 자신만만해했다. 다만 지금의 위상을 지키려면 소프트웨어 분야에 집중해야 한다는 과제도 안게 됐다. 안윤수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하드웨어 분야는 중국 업체들이 6개월 정도면 똑같이 따라한다.”면서 “이들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소프트웨어적인 기술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한국 타도” 힘겨워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샤프 등 일본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스마트·3D TV를 앞세워 ‘한국 타도’에 나섰다. 하지만 기술력이나 디자인 모두 한국 업체들과의 경쟁이 버거운 모양새다. 소니는 6000㎡의 대규모 부스를 마련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TV 신제품은 찾기 어려웠다. 이미 ‘태블릿S’(9.4인치)와 ‘태블릿P’(5.5인치) 등 태블릿PC 분야로 무게 중심을 옮긴 모습이다. 국내 가전업계 고위 임원은 “부스를 직접 둘러보니 소니가 사실상 TV 사업에서 손을 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도시바는 세계 최초로 무안경 방식의 55인치 3D TV를 내놓았지만, 정해진 각도에서만 입체감을 느낄 수 있는 기술적 한계와 1200만원이 넘는 가격 때문에 상용화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샤프도 기존 풀 고화질(HD)보다 화질이 8배나 뛰어난 85인치 ‘슈퍼 하이비전’ 액정표시장치(LCD)를 공개했지만, 이를 구현할 콘텐츠가 없다 보니 기술력 과시 수준에 머물렀다. ●중국, 무섭게 성장하는 ‘카피캣’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IFA 때보다 부스 규모를 키우고 제품군을 다양화해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아직 전반적인 수준은 삼성·LG의 제품 디자인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모방하는 데 머물고 있지만, 일부 제품들은 뛰어난 아이디어로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한 현지 언론인은 “소니와 파나소닉 등을 모방하며 한 단계씩 성장하던 1990년대 한국 업체들과 판박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의 대표 가전업체 하이얼은 세계적인 뇌과학 업체인 ‘뉴로스카이’와 함께 만든 ‘브레인 웨이브 TV’를 내놓아 이번 전시회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이 제품은 뇌파의 패턴을 탐색하는 ‘마인드리더 헤드셋’을 TV와 연결해 생각만으로 채널과 음량을 바꾸고 게임도 즐길 수 있다. 2년 만에 IFA를 다시 찾은 중국 최대 평면 TV업체 하이센스도 TV칩을 내장한 태블릿PC를 공개하는 등 PC와 TV를 결합한 독특한 스마트 기기를 선보여 호평을 받았다. 이관섭 LG전자 HE사업본부 마케팅 상무는 “중국 업체들의 제품 수준이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국제전자제품전시회(CES 2011) 때보다도 크게 발전했다.”며 성장세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베를린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6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2007년 결혼중개 업체를 통해 결혼한 이찬희·응웬 김안 부부.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한 채 시작한 결혼 생활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주변의 부러움을 살 만큼 잉꼬부부가 됐다. 남편으로서, 아내로서 최선을 다하며 사랑을 키워 가는 두 사람. 배려와 이해로 행복한 가정을 일궈 나가는 부부를 만나 본다. ●희망릴레이(KBS2 오후 5시 30분) 초등학생들의 여름방학이 끝나 가는 8월 중순. 전북 순창군 인계면에 일단의 대학생들이 찾아왔다. 과학문화체험의 기회가 적은 소외 지역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과학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대학생 과학 나눔 봉사단’이다. ‘희망릴레이’에서는 전북 순창에서 벌어지는 4박 5일간의 과학나눔 봉사 현장을 따라가 본다. ●월화 특별기획 계백(MBC 밤 9시 55분) 오리 떼를 이끌고 나타난 흥수의 기지로 생구 무리는 무사히 탈출한다. 그리고 의자는 흥수의 은신처에 도착한 무리에게 자신을 위해 힘써 달라고 말하고 궁으로 돌아온다. 한편 의자의 혼례일이 점점 다가오고, 이에 사택비는 은고(송지효)를 조용히 불러들여 의자를 잘 감시하라고 명을 내린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SBS 오후 6시 30분) 조용한 시골 마을에 무서운 누나가 떴다. 하루 종일 동생을 괴롭히는 첫째의 반란이 시작된다. 때리기, 조르기, 깔아뭉개기까지. 프로레슬링 선수 못지않은 현란한 기술로 동생을 위협하는 28개월 누나와 3배속 기어가기 신공을 펼치는 11개월 동생의 하루가 펼쳐진다. 동생을 질투하는 첫째의 이유도 함께 들어 본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11시 20분) 21세기의 총성 없는 ‘종자전쟁’에 대한민국은 얼마나 준비돼 있을까. 기후변화와 환경파괴로 식량 위기가 예고되면서 유전자원의 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의 식탁에는 우리 땅에서 자라 우리의 것으로 위장한 ‘수입종’들이 가득해지고 있다. 종자전쟁 시대에 잊혀진 토종의 가치를 되짚어 본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의 숨은 주역인 장충식 단국대 명예총장이 OBS ‘명불허전’을 찾았다. 장충식 명예총장은 불모지나 다름없던 한국 동계 종목을 앞장서서 이끌어 온 스포츠인이다. 88서울올림픽과 북한, 남한 간의 통일 축구 등 큰 스포츠 행사 유치를 위해 보이지 않게 노력해 온 이야기들을 나눠 본다.
  • [男 200m] 오늘 밤 ‘번개쇼’… 3번 레인 주목하라

    [男 200m] 오늘 밤 ‘번개쇼’… 3번 레인 주목하라

    예선 스타트 반응속도 0.314초(준결승 0.207초). 스타팅 블록을 박차고 나간 게 아니라 벌떡 일어나 뛰었는데도 전력 질주하는 다른 레인 선수들을 관찰하며 뛰었다. 결승선 10여m 앞에서 브레이크까지 밟았다. 예선 20초 30, 준결승 20초 31. 자신이 가진 세계기록(19초 19)과 올 시즌 세계최고기록(19초 86)에 한참 떨어지는 기록이다. 그래도 예선 통과 24명 가운데 1등, 결승 진출자 8명 가운데 2등이었다. 이게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다. 볼트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레째인 2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m 예선 및 준결승 레이스를 가볍게 통과했다. 등장할 때부터 여유가 있었다. 번개 세리머니를 시작으로 선수 소개 시간에는 쿵후를 보여주고, 손가락으로 브이(V) 자를 그리며 관중들을 위한 포토타임도 제공했다. 자원봉사자에게 한국식으로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시하는 이색적인 장면도 연출했고 하이파이브도 했다. 준결승전 직전에는 춤도 췄다. 볼트는 자신의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는 관중을 즐기며 연속해서 재미있는 포즈를 취했고, 관중은 계속해서 볼트의 괴짜 같은 행동을 보며 즐거워했다. 누가 관람의 대상이었는지는 중요한 게 아니다. 챔피언의 여유를 되찾은 볼트도, 그를 지켜보는 관중도 모두 즐거웠다. 스타트 연습을 시작하자 경기장은 더 달아올랐다. 볼트는 긴 팔을 하늘로 치켜들고 손뼉을 치며 더 큰 환호를 유도했다. 이미 대구 스타디움은 경기장이 아니라 거대한 콘서트장이었다. 볼트는 경기가 끝난 뒤 관중석에 스파이크를 선물로 던져 줬다. 팬 서비스까지 최고였다. 그러나 경기에는 더 없이 진지했다. 엿새 전 저질렀던 엄청난 실수 때문일까. 성호를 긋고 하늘에 기원을 올리는 볼트의 손길은 어느 때보다 간절해 보였다. 총성이 울리자 느긋하게 출발했다. 예선 같은 조 3위인 파벨 마슬락(체코)이 0.173초, 준결승 같은 조 2위인 자이수마 사이디 은두레(노르웨이)가 0.143초 만에 뛰어나간 것에 비하면 슬로비디오에 가까웠다. 그러나 압도적 1등. 경기 운영은 예선이나 준결승이나 매한가지였다. 곡선 주로에서 스퍼트를 올리나 싶더니 직선 주로에 접어든 뒤 경쟁자들의 페이스에 맞췄다. 흡사 어른과 여러 아이들의 뜀박질 같았다.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자크 로게 위원장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 우승(9초 69) 당시 결승선을 통과하기 전부터 세리머니를 펼친 볼트에게 “경쟁자들에 대한 예의를 지키라.”고 꾸짖었다. 그런데 로게 위원장은 몰랐다. 볼트에게는 경쟁자가 없다. 굳이 찾자면 실격이다. 그런데 100m에서 확실한 예방주사까지 맞았다.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결승까지 올랐다. 새 스파이크를 신고 정색하고 달릴 3일 밤 9시 20분 결승에서는 어떤 기록이 나올지 기다려지는 대목이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男 200·400m] 번개, 달구벌에 ‘기록 단비’ 내려줄까

    [男 200·400m] 번개, 달구벌에 ‘기록 단비’ 내려줄까

    자메이카의 위대한 싱어송라이터 봅 말리는 “여인이여 울지 말라, 모든 것이 다 잘 될 것”이라고, “두 발이 나의 유일한 운송수단, 그러니 나는 다시 앞으로 힘차게 나가야 한다.”고 노래했다. 대구는 아직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를 위해 눈물 흘리지 않아도 된다. 볼트도 흥겨운 레게리듬 속에 남자 100m 실격의 아쉬움을 날‘려 보냈다. 남은 200m와 400m 계주에서는 전에 없는 강력한 모습으로 등장한다. ●압도적 실력… 경쟁 상대 없어 이번 대회 최고 스타인 볼트는 뜻하지 않은 실수로 100m 타이틀을 놓치면서 시련을 맞았다. 강력한 두 도전자 타이슨 게이(29·미국)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의 불참으로 대회 2연패가 당연해 보였기에 그 충격은 엄청났다. 대회의 흥행이 걱정될 정도였다. 그러나, 또 그래서 더더욱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에서만큼은 압도적인 실력을 앞세워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었다. 또한 100m 결승 뒤 200m 1회전이 열리는 2일까지 나흘간의 회복 시간을 가진 볼트는 200m에서 자신의 세계기록(19초 19)마저 깨버리겠다는 각오다. 볼트는 아킬레스건과 허리 부상이 말끔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올해 이 종목에서 가장 좋은 19초 86의 기록을 내 경쟁자들보다 한 수 위 실력을 뽐냈다. ●후반 직선주로 스퍼트가 승부 결정 스타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100m와 달리 200m는 스타트보다 곡선 주로 통과 능력과 후반 직선 주로에서의 스퍼트가 승부를 결정한다. 경쟁자들과 비교했을 때, 솔직히 볼트는 총성이 울리면 그냥 벌떡 일어나서 뛰어도 1등을 할 수 있다. 이런 볼트가 100m 스타트 실수를 보약 삼아 200m에서 제대로 출발만 한다면, 또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전에 세리머니를 펼치기 위해 속력을 줄이지만 않는다면 200m 기록이 어디까지 줄어들지 알 수 없다. 볼트는 미국과 격돌하게 될 400m 계주에서도 파월, 요한 블레이크(22) 등과 힘을 합쳐 자메이카 우승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200m 결승은 3일 오후 9시 20분, 400m 계주 결승은 4일 오후 9시다. 볼트는 ‘위대한 미래’를 열 수 있을까.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달구벌 엇갈린 희비

    달구벌 엇갈린 희비

    부상, 약물 파동, 슬럼프 등 각종 악재에 시달리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명예회복을 별렀던 스타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장대높이뛰기 지존으로 추앙받다 6위로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뿐만이 아니다. ‘장거리 황제’ 케네니사 베켈레(왼쪽·29·에티오피아)도 이신바예바처럼 부상 때문에 눈물을 삼켰다. 지난해 초 장딴지를 다쳐 2년 가까이 운동을 포기하다시피 한 베켈레는 이번 대회를 재기의 장으로 삼고 강한 의욕을 보였다. 베켈레는 남자 5000m(12분 37초 35)와 1만m(26분 17초 53) 세계기록 보유자다. 또 지난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부터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1만m에서 4연패를 이룬 이 종목 절대 강자다. 그런 그가 대구에서 5연패를 노렸지만 긴 공백을 극복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지난 28일 남자 1만m 결승에서 15바퀴를 돈 뒤 레이스 도중 기권한 베켈레는 30일 5000m 출전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로써 2003년부터 이어온 5000m 무패 기록도 깨지게 됐다. 재기는커녕 황제의 자존심에 상처만 입게 됐다. 그의 에이전트 조스 허먼트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고작 8개월 준비하고 대구에 온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이번 대회는 베켈레에게 경고를 던진 것과 같다.”고 말했다. ‘약물 탄환’이라는 같은 오명을 쓰고 부활을 별렀던 남자 100m의 저스틴 게이틀린(29·미국)과 드웨인 체임버스(33·영국)는 쓸쓸히 트랙을 떠나야 했다. 게이틀린은 이번 대회 준결승에서 10초 23으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고 체임버스는 준결승에서 총성 전 어깨를 움직인 탓에 뛰어 보지도 못 하고 실격당했다. 2009년 베를린 대회 남자 400m에서 우승했지만 지난해 약물 양성 반응을 보여 21개월 동안 공백기를 가졌던 라숀 메릿(25·미국) 역시 대구에서 19살의 신예 키러니 제임스(그레나다)에게 역전당하며 타이틀 방어에 실패했다. 반면 ‘무관의 제왕’으로 불린 여자 100m의 카멀리타 지터(오른쪽·32·미국)는 지난 29일 결승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냄으로써 그동안 쌓인 한을 풀었다. 현역 최고기록(10초 64) 보유자이지만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던 지터는 생애 마지막 세계선수권대회가 될지도 모를 대구 대회에서 10초 90을 기록했다. 맞수인 자메이카의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과 켈리 앤 밥티스트(트리니다드토바고)를 따돌렸다. 지터는 금메달을 확인한 직후 트랙에 무릎을 꿇고 펑펑 눈물을 쏟아냈다. 지터는 “2007년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딸 때도 기뻤지만 더 좋은 메달을 따고 싶었다.”면서 “스스로를 계속 자극했고 드디어 원하는 것을 잡았다.”며 감격에 겨워했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달구벌에서] 이러려고 국제대회 유치?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경기장 안팎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운영 미숙으로 허점을 드러낸 데다 숙박과 식당 문제까지 겹치면서 곳곳에서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경기 운영의 허점은 지난 27일 개막 첫날, 첫 경기였던 여자 마라톤에서부터 나타났다. 출발 신호가 두 차례(?) 울리는 통에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는 웃지 못할 풍경을 연출한 것. 오전 9시 50여명의 여자 마라토너들이 출발을 기다리던 대구시내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앞 도로 위에서는 ‘뎅’ 하는 종소리가 울렸다. 착각한 선수들이 뛰기 시작했지만 경기 운영 요원들은 출발 신호가 아니라며 선수들을 제자리로 돌려보냈다. 순간 ‘탕’ 하는 심판의 출발 총성이 울렸다. 스타트 라인으로 되돌아가던 선수들은 미처 자리를 잡지도 못한 채 다시 뒤돌아 뛰어야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라톤 코스 위에 관광버스가 버젓이 주차돼 선수들의 주로를 방해했다. 또 결승선을 통과한 선수들이 지쳐 쓰러지자 남자 안전요원들이 여자 선수들을 끌어안아 올리는 민망한 장면도 연출됐다. 정작 탈진한 선수들을 위한 간이 침대는 뜨거운 햇볕에 달궈져 쓰러진 선수들을 오히려 벌떡 일으켜 세울 정도였다. 대구스타디움 안 일처리도 매끄럽지 못했다. 조직위는 입장권을 오전·오후권으로 나눠 판매했다. 하지만 오전 관중들을 일일이 내보내지 못해 오후 스타디움은 북새통을 이뤘다. 구매한 입장권 좌석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또 자원봉사자들은 봉사는 뒷전인 채 경기 관전에 여념이 없었다. 대회 개막 3일째인 29일 대구 공식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줄지어 올랐다. 한 시민은 “일행이 있는 좌석을 찾기 위해 자원봉사자에게 위치를 물었지만 제대로 답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고 경기 보기에만 바빴다.”면서 “공짜 경기를 보기 위해 자원봉사를 신청한 것은 아니냐.”고 꼬집었다. 개막식을 보기 위해 5만원을 들여 가족 표를 산 한 시민은 “B32블록의 17열 5자리를 샀는데 실제 가보니 16열까지밖에 없어 황당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잠잘 곳이 턱없이 부족해 외국 취재진들이 원정 숙박을 가는가 하면 경기장 먹을거리도 불만의 대상이었다. 대회에 참가한 외국인은 선수와 임원, 취재진, 관광객 등 모두 3만 5000여명. 선수촌과 미디어촌에 들어간 인원을 제외한 나머지 3만여 명은 숙박 시설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호텔과 모텔 등 대구시내 대부분 숙박시설은 예약이 이미 끝난 상태다. 이 탓에 모 통신사 국내 특파원은 경기장에서 자동차로 1시간 이상 걸리는 경북 경주에 숙소를 마련했다. 스타디움의 먹을거리는 특히 문제다. 공사 지연으로 스타디움 지하몰이 문을 열지 못한 탓에 식당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3000여 명에 이르는 내·외신 취재진은 경기장 내 미디어 레스토랑에서 겨우 식사를 해결하고 있지만 한끼에 무려 1만 3000원이나 받았다. 게다가 반찬 가짓수가 너무 적고 질도 떨어져 취재진들의 불만이 폭발 직전이다. 지난 28일 밤 11시쯤에는 조직위가 스타디움 출입구를 모두 걸어 잠그고 철수해 스타디움 내 프레스센터 등에서 기사 송고를 하던 내·외신 취재진들이 감금당하는 일까지 빚어졌다. 대구 한찬규·윤샘이나기자 cghan@seoul.co.kr
  • [꼴찌를 위해] 눈물의 레이서에 박수를

    세계대회에서 금메달을 땄던 한 선수가 결승선을 눈앞에 두고 넘어져 눈물의 레이스를 펼쳐야 했다. 지난 28일 오전 10시 40분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여자 1500m 예선 1라운드. 출발을 울리는 총성과 함께 11명이 동시에 뛰어나갔다. 정해진 레인을 따라 달려야 하는 단거리와 달리 중거리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 간의 몸싸움이 치열하다. 니키 햄블린(뉴질랜드)이 그 몸싸움의 희생양이 됐다.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고 직선주로에 접어들자 선수들 간에 펼쳐지는 스퍼트 경쟁은 치열해졌다. 선두였던 한나 잉글랜드(영국)를 나머지 선수들이 바짝 뒤쫓는 모양새였기 때문에 더 그랬다. 햄블린의 다리가 휘청인 것은 그 순간이었다. 30㎝도 떨어지지 않은 가까운 거리에서 달리던 칼키단 게자헤인(에티오피아)의 다리에 부딪히면서 스텝이 꼬였다.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지만 넘어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충격을 받은 햄블린은 트랙 위에서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그새 다른 선수들은 하나둘씩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그는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곧 일어섰고, 아픈 다리를 절룩이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얼굴은 눈물범벅이 된 채였다. 넘어진 것에 대한 창피함이나 고통 때문은 아니었다. 햄블린은 1년 전 같은 자리에서 열렸던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서 4분 15초 21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같은 해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영연방경기대회에서 은메달을 딴 메달리스트였다. 결국 햄블린은 4분 36초 70이라는 저조한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결승선 바로 앞에서 선수들이 서로 너무 가깝게 붙어 있었다. 이제 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울먹였다. 대구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부정출발 한 번이면 실격’ 규정에 발목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대 이변은 바뀐 경기 규정에서 비롯됐다.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엄격해진 실격 규정에 울었다. 한국 기록 보유자 김국영(20)도 그랬다. 출발 총성과 함께 스타트블록을 박차고 나가는 단거리 선수에게 부정 출발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실수다. 수년을 공들여 준비한 노력이 결실을 보지도 못하고 단번에 물거품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이 규정이 더 엄격해졌다. 한 번은 봐주던 규정이 바뀌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펴낸 2010~11년 대회 규정집을 보면 지난해 1월 1일부터 열리는 모든 대회에서 부정 출발을 한 선수는 곧바로 실격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규정이 바뀌지 않았더라면 볼트는 다시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부정 출발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스타트 반응 시간이 0.1초 이하로 나왔을 때와 총성이 울리기 전 조금이라도 움직였을 때 부정 출발이 선언된다. IAAF는 인간의 반응 시간으로 볼 때 총성이 울린 뒤 0.1초 이내 튀어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반응 시간이 0.1초 밑으로 나오는 선수는 곧바로 실격 처리한다. 두 번째는 출발선에서 육안으로 확인될 만큼 움직임이 있었을 경우다. IAAF 규정집 162조 6항에 따르면 스타트블록에 발을, 지면에 손가락을 각각 댄 채 엉덩이를 들고 출발 준비를 마친 선수는 총성이 울리기 전까지 움직여서는 안 된다. 볼트는 이 두 조항 모두에 걸렸다. 아예 총성이 울리기 0.145초 전에 뛰어나갔다. 마음이 급했다. 100분의1초 차로 승부가 갈리는 단거리 경기에서 스타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엄청나다. 평소 느린 스타트를 초중반 스퍼트로 만회하던 볼트가 욕심을 냈던 것이다. 하지만 누구를 탓할 수 없다. 규정은 모든 선수에게 공평하게 적용된다. 규정을 어기지 않는 것도 실력이다. 볼트는 불안했던 것이다. 지난 27일엔 김국영이 남자 100m 자격 예선 2조에서 반응시간 0.146초로 기준을 충족했지만 출발 전 미동이 다른 선수들의 출발에도 영향을 줬다고 판단돼 실격당했다. 김국영은 162조 6항 위반이다. 강화된 규정에 따라 단거리에서 이틀간 모두 8명이 트랙 밖으로 쫓겨났다. 대구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총성보다도 빨랐던 ‘번개’… 볼트 실격에 전세계 경악

    총성보다도 빨랐던 ‘번개’… 볼트 실격에 전세계 경악

    탕, 하고 총성이 울렸다. 대구스타디움을 팽팽하게 조이던 긴장감은 1초도 되지 않아 경악으로 바뀌었다.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이미 스타트블록을 박차고 한껏 달음질치고 있었다. 부정출발. 실격이었다. 그 사실을 제일 먼저 깨달은 것은 볼트였다. 몇 걸음 떼기도 전에 허탈한 표정으로 멈춰서더니 윗옷을 벗고 이럴 수는 없다는 듯 하늘을 올려다봤다.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고의 하이라이트였던 남자 100m 결승이 충격적인 반전으로 끝났다. 메이저대회 3연승을 노리던 볼트의 꿈은 물거품이 됐다. 28일 오후 8시 45분 결승에 오른 8명이 입장할 때만 해도 볼트는 자신만만했다. 마치 ‘너희들은 나를 이길 수 없어.’라고 말하는 듯 손가락으로 옆 라인을 가리킨 뒤 절레절레 흔들었다. 머리를 만지고 수염을 쓰다듬는 특유의 우스꽝스러운 제스처도 선보였다. 긴장한 기색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었다. 출발하기 직전 크게 소리지르며 자신에게 기합을 넣는 모습이 엿보였다. 결승에 올라오기 전에는 팀 동료 요한 블레이크(22)의 기록을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블레이크는 준결승에서 볼트보다 0.1초 빨랐다. 결국 심판이 실격을 공식 선언했고 안내 요원이 출발선 밖으로 나가라는 신호를 보냈다. 알았다고 팔을 흔들며 트랙을 벗어난 볼트는 경기장 벽을 양손으로 내리치고 통로 가림막에 머리를 기대는 등 끓어오르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전광판에 자신의 실격이 발표되자 손을 저으며 “누구 짓이야(Who is it)?”라고 외치기도 했다. 특히 강심장으로 알려진 볼트가 이런 실수를 한 원인에 관심이 쏠린다. 볼트와 함께 레인에 선 선수들은 볼트가 흥분해서 실수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블레이크는 “볼트가 성급한 선수가 아닌데 안타깝게도 조금 더 빨리 출발하려다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고 말했다. 블레이크는 관중석에서 소음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얘기에 대해 일축했다. 월터 딕스(미국)도 “일부 선수가 흥분해서 부정 출발이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며 블레이크 말을 뒷받침했다. 속개된 경기에서 자메이카의 ‘떠오르는 샛별’ 블레이크가 9초 92의 시즌 개인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출발반응속도 0.174초로 다소 늦게 블록을 치고 나간 블레이크는 중반부터 폭발적인 스퍼트로 경쟁자를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자메이카 국기를 몸에 두른 블레이크는 오랫동안 트랙을 돌며 승리를 자축했다. 은메달은 딕스(10초 08)가 땄고 킴 콜린스(세인트키츠네비스·10초 09)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믿기 힘든 실수를 저지름으로써 볼트는 남은 경기인 200m, 400m 계주에서도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받게 됐다. 대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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