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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3 정치세력 시험대 오른 安… 인물·자금·조직 ‘3難’

    제3 정치세력 시험대 오른 安… 인물·자금·조직 ‘3難’

    안철수 의원이 21일 신당 창당 일정을 발표하면서 6·4 지방선거에서 17개 광역시·도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공언했지만 벌써부터 신당이 찻잔 속의 태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신당 창당 일정표를 서둘러 발표한 것은 지난해 4·24 재·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자신의 집권 전략에 진척이 없자 신당을 띄워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조급증을 반영한 것이란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 신당 총성을 쏘아 올렸지만 현실정치는 엄혹하다. 신당이 인물과 자금, 조직 등 3난(難)에 시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물난은 신당 광역단체 후보군으로 거론된 인물들이 줄줄이 발을 뺀 것이 상징한다. 17개 광역단체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는 선언조차 구색 맞추기가 될 수 있다는 회의론도 있다. 신당 관계자들은 심각한 자금난도 호소한다. 핵심 관계자들이 어렵게 꾸려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 펀드 조성 등을 통해 자금난을 해소하려 할 것임을 밝혔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는 분석이 있다. 신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 수준이 낮아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조직 문제도 난제다. 창당 작업에 밝은 윤여준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 등이 있다고 하지만 현재 조직 작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당의 주요 외곽 지원 세력의 하나로 비쳐진 ‘민주와 평화를 위한 국민동행’의 내부사정이 복잡하다는 얘기도 있다. 신당을 둘러싼 제반 상황이 결코 녹록지 않은 것이다. 안 의원의 상징인 새 정치도 시련에 부딪혔다. 안 의원 자신이 서울시장과 대선에서 두 번 양보했다며 ‘양보받을 차례’라고 언급해 조건 없는 양보, 감동적인 양보가 속임수였다며 구태정치로 몰리고 있다. “정치를 흥정하려 한다”고 비판받는다. 신당이 이런 난관들을 극복할 수 있을까. 1987년 체제 등장 이후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양분한 현실정치에서 제3세력 시도는 여러 번 있었지만 모두 무산됐다. 이처럼 두터운 아성을 구축해 온 기성정치판이 안 의원의 의도대로 움직여 줄지도 미지수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내전 시리아, 헬기 추락 아찔한 순간 포착

    내전 시리아, 헬기 추락 아찔한 순간 포착

    내전이 진행중인 시리아에서 최근 헬리콥터가 추락하는 아찔한 장면이 일반인에 의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 소개한 영상에 따르면 최근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에 자리잡은 다라야 상공에서 군용 헬리콥터가 연기를 내뿜으며 추락했다. 간간히 총성이 울리는 가운데 이 헬기는 격추당한 듯 꼬리 부분이 잘린채 몸체가 회전하며 20여초간 급강하해 시내에 떨어졌고, 바닥에 닿은 뒤 거대한 검은 연기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를 본 수많은 시민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는 모습도 영상에 생생하게 담겼다. 이 영상은 촬영자에 의해 SNS에 올려졌다. 한편 추락한 헬리콥터가 어느 진영 소속인지, 어떤 원인에 의해 꼬리가 잘려 추락했는 지 등 상세한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PD seoultv@seoul.co.kr
  • 시리아,격추 추정 헬기 추락 순간 포착 ‘아찔’

    시리아,격추 추정 헬기 추락 순간 포착 ‘아찔’

    내전이 진행중인 시리아에서 최근 헬리콥터가 추락하는 아찔한 장면이 일반인에 의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 소개한 영상에 따르면 최근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에 자리잡은 다라야 상공에서 군용 헬리콥터가 연기를 내뿜으며 추락했다. 간간히 총성이 울리는 가운데 이 헬기는 격추당한 듯 꼬리 부분이 잘린채 몸체가 회전하며 20여초간 급강하해 시내에 떨어졌고, 바닥에 닿은 뒤 거대한 검은 연기 기둥이 솟아올랐다. 이를 본 수많은 시민들이 놀라 비명을 지르는 모습도 영상에 생생하게 담겼다. 이 영상은 촬영자에 의해 SNS에 올려졌다. 한편 추락한 헬리콥터가 어느 진영 소속인지, 어떤 원인에 의해 꼬리가 잘려 추락했는 지 등 상세한 정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PD seoultv@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잭리처(캐치온 밤 12시 35분) 도심 한복판에 6발의 총성과 함께 시민 5명이 살해되는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 현장의 모든 증거들은 제임스 바라는 남자를 유일한 용의자로 지목하지만, 그는 자백을 거부한 채 ‘잭 리처를 데려오라’는 메모만을 남긴다. 헬렌을 통해 얻은 희생자 정보를 분석하던 잭 리처는 5명의 인물 사이에 숨겨져 있던 새로운 사실을 깨닫게 된다. ■세계의 길거리 음식, 스트릿 푸드(내셔널지오그래픽 밤 8시) 터키 이스탄불은 아시아와 유럽이 만나는 대도시이다. 이스탄불에는 과거와 현재,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양이 공존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합은 터키 음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한편 영화배우 이샤이는 24시간 동안 터키 음식을 시식하며 모든 터키인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고기를 마음껏 맛본다. ■식샤를 합시다(tvN 밤 11시) 대영의 등에 업힌 수경을 본 것도 모자라, 아침에 함께 출근하는 모습까지 본 학문. 분노 폭발하며 수경을 더욱 갈구기 시작하고, 참다 못한 수경은 사직서를 던진다. 그러던 중 수경은 갑자기 방문한 엄마 때문에 집에도 못 가고 방황하다가 대영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새 대영의 따뜻한 말 한마디에 위로를 받는다. ■킬링 3(AXN 밤 10시 50분) 로지 라르슨 살인 사건의 수사가 종결된 지 1년여가 흘렀다. 린든 형사는 경찰서를 떠나 시애틀 연안 배션 섬의 선착장에서 일하며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경력 많은 파트너 레딕과 함께 사건 해결 실적을 쌓아올린 홀더 형사는 진급 시험을 앞두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폐공장에서 목이 거의 잘린 10대 소녀의 시신이 발견된다. ■놀랍지 아니한가(홈스토리 밤 9시)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주부 전선희씨. 집을 예쁘게 꾸미기 위해 페인트칠도 해보고 가구도 이리저리 옮겨 보았지만 마음에 들지 않아 고민이다. 그의 바람은 온 가족이 다 함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가족실을 만드는 것. 그런 기능에 충실한, 새로운 느낌의 거실을 갖고 싶은 바람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산제이&크레이그:하나도 안 무서워!(니켈로디언 밤 7시) ‘스펀지 밥’ 뚱이는 비켜라. 신개념 커플이 찾아왔다. 가족, 친구들과 놀이동산에 놀러 간 산제이와 크레이그는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게 되고 겁에 질린다. 하지만 처음에는 무서워하며 거부했지만, 그것 또한 멋진 추억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산제이와 크레이그는 친구들과 함께 즐겁게 지낸다.
  • D-데이, 마비된 방콕

    D-데이, 마비된 방콕

    태국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잉락 친나왓 총리의 하야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급기야 수도 방콕을 마비시키는 ‘셧다운’ 시위에 돌입했다. 쿠데타를 19번이나 겪을 정도로 민주주의 기반이 허약해 타협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방콕포스트는 13일 방콕 셧다운을 주도한 반정부 핵심세력 55명에 대해 소환장을 발부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소요와 혼란을 선동했다며 반역죄로 기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정부 세력은 이날 아침부터 방콕 시내 주요 교차로 20여곳을 점령하며 셧다운 시위에 들어갔다. 교통은 마비됐으며 방콕 시내 140여개교는 휴교했다. 야당인 민주당 당사 쪽에서 10여발의 총성이 울렸으나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AP 등 외신이 전했다. 시위대는 방콕에 있는 정부 청사를 둘러싸 행정을 마비시키고, 총리와 장관들의 자택 전기와 수돗물을 끊을 계획이다. 수텝 전 부총리는 “이번 싸움에서 지면 지는 것이고, 이기면 이기는 것이지 무승부는 없다”며 배수진을 쳤다. 정부는 경찰 1만명과 군인 8000명을 방콕 시내에 배치했다. ‘레드 셔츠’로 불리는 친정부 시위대도 일전을 벼르고 있어 시위대 간 충돌이 우려된다. 잉락 총리는 2월 2일로 예정된 조기총선을 연기하자는 선거관리위원회의 제안을 논의하기 위해 반정부 시위 지도자들을 초청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5월 4일을 제안했지만 반정부 시위대 측은 총선을 1년 이상 연기하자고 주장해 양측의 합의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년째 계속되고 있는 혼란의 기본 구도는 ‘친(親)탁신’ 대 ‘반(反)탁신’이다. 재벌 출신이지만 무상의료 등으로 빈곤층의 지지를 얻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2006년 부패 혐의로 군부로부터 축출되면서 태국은 그의 지지 세력과 반대 세력으로 나뉘었다. 2010년 탁신을 지지하는 ‘레드 셔츠’가 봉기했으나 쿠데타에 기대어 집권했던 민주당이 군부를 동원해 90여명을 사살했다. 그러나 2011년 8월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이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반전이 이뤄졌다. 탁신의 꼭두각시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잉락 총리는 지난해 10월 오빠의 정계 복귀를 위한 사면법안을 밀어붙이다 지금의 시위를 촉발시켰다. 이창구 기자 window2@seoul.co.kr
  • 美 ‘버스 안에서 총격’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혀

    美 ‘버스 안에서 총격’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혀

    미국 중서부 미시간(Michigan)주 그랜드래피즈(Grand Rapids)의 한 버스 안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현장이 버스 내에 설치되었던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31일 (현지시간) 오후 8시 반쯤 버스 탑승자 중 한 사람이 버스 내 뒷 좌석에 앉아 있던 한 승객에게 22구경으로 추정되는 권총을 발사했다. CCTV 영상을 보면 사건은 버스가 거리에서 잠시 정차한 사이에 벌어졌다. 먼저 버스가 달릴 때 버스 뒤쪽 좌석에 앉아 있던 승객이 앞 승객을 조롱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는 장면이 나온다. 앞에 앉아 있던 후드 차림의 모자를 쓴 승객은 뒤를 보며 몇번이나 두리번 거린다. 이어 이 승객은 버스가 정차한 뒤 내리는 도중 갑자기 자신의 왼쪽 주머니에 있던 권총을 꺼내 들고 화면에 보이는 오른쪽 남성에게 총구를 겨눈다. 그리고 총알을 1발 발사하고 버스에서 내려 도주했다. 한편 총성이 울리자 피해자로 보이는 남성은 자신의 몸을 살피며 총에 맞은 듯 잠시 주춤거리더니 버스 밖으로 뛰쳐나간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건으로 다친 사람은 없으며 현재 사건을 조사중 이라고 밝혔다. 사진·영상=유튜브 장고봉 PD goboy@seoul.co.kr
  • 임신 17세 美소녀 총격 사망, 5개월 태아는 기적 생존

    임신 17세 美소녀 총격 사망, 5개월 태아는 기적 생존

    크리스마스인 25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미국 시카고의 한 교외에서 임신 22주째인 17살 소녀가 원인 모를 총격에 의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이 발견됐다. 병원으로 즉시 옮겨진 이 소녀는 그 다음 날 사망했지만, 임신 22주 전후로 밝혀진 태아는 의료진에 의해 생존하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미국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사건 목격자들에 의하면 임신 22주에서 25주 사이인 것으로 밝혀진 이브 카사라(17)는 아파트 빌딩 사이의 골목길에서 머리 뒷부분에 총을 맞고 쓰러진 채 발견됐으며 그 전에 여러 발의 총성이 울렸다. 이후 카사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응급 구조 요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 날 사망하고 말았다. 하지만 병원 의료진들이 595그램에 불과한 태아를 기적적으로 생존시켰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여자아이로 밝혀진 이 태아는 현재 심각한 상태이나 회복을 위해 병원 측의 집중적인 치료를 받고 있다고 언론들은 덧붙였다. 비보를 접한 카사라의 어머니는 태어난 아이가 자신의 딸을 똑 닮았다고 말한 뒤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기다니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너무나 아름다운 딸을 돌려 달라”고 비통한 심정을 언론에 밝혀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현지 경찰 당국은 비극적인 살인을 몰고 온 이번 총격 사건의 동기와 범인을 밝히기 위해 사건 현장 주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범행 단서를 확보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사진=임산부의 총격 사망에도 극적으로 생존한 22주 된 태아(현지방송 WGN 캡처) 다니엘 김 미국 통신원 danielkim.ok@gmail.com
  • [어린이 책꽂이]

    [어린이 책꽂이]

    모두가 아픈 도시(백은하·최형미 지음, 김종민 그림, 뜨인돌어린이 펴냄) 서울에서 시골마을 ‘깨끗리’로 전학 온 아이 둥둥이는 자꾸만 온몸을 긁어댄다. 빛을 향해 돌진하는 새 떼와 암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이 속출하는 도시가 있다. 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국내와 세계에서 벌어지는 환경 미스터리를 풀어나가는 환경탐정단을 통해 환경 재앙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다. 1만 2000원. 회사 괴물(조미영 지음, 조현숙 그림, 주니어김영사 펴냄) 예솔이와 불록 쌓기를 하던 엄마가 갑자기 나타난 회사 괴물에게 잡혀갔다. 할머니와 종일 재미있게 놀아도 엄마가 언제 돌아올지 불안한 예솔이. 저녁에 집으로 돌아온 엄마는 회사가 괴물이 아니란 사실을 조근조근 들려준다. 아침마다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발을 동동 구르는 아이와 죄책감을 느끼며 일하는 엄마의 마음을 세심하게 짚어낸 그림책. 1만원. 아킴 달리다(클로드 K. 뒤브와 지음·그림, 청어람미디어 펴냄) 평화로운 아이의 일상을 송두리째 앗아간 어른들의 전쟁. 거리를 온통 메운 포화와 총성, 전쟁이란 폭력 속에서 아킴이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오로지 내달리는 것이다. 선 하나 하나로 거칠게 빚어낸 연필화가 전쟁의 황폐한 세계와 그 속에 놓인 아이의 공포를 실감나게 전한다. 1만 1000원.
  • 실탄에 참배까지… 정부 ‘판단 미스’

    실탄에 참배까지… 정부 ‘판단 미스’

    정부의 당혹감이 깊어지고 있다. 유엔평화유지군 일원으로 남수단에 파병된 한빛부대가 지난 23일 유엔남수단임무단(UNMISS)을 통해 일본 자위대로부터 실탄 1만발을 빌리는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26일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가 한·일 관계에 미칠 악영향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위대의 실탄 지원을 적극 홍보(?)한 배경과 ‘적극적 평화주의’로 포장된 집단적 자위권 강화 행보, 신사참배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까닭이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일본 정부가 실탄 지원을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데 대해 공식대응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사람 간에도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다 할 수 없는 것인데 국가 간에도 예가 있고 도가 있는 것”이라며 불편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휘발성 강한 이번 사안을 놓고 정부의 정무적·전략적 판단이 부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혈사태가 확산일로인 상황에서 한빛부대장(고동준 대령)이 예비탄약 확보를 위해 UNMISS에 실탄 지원을 요청한 건 당연하다는 것이다. 현장지휘관은 정무적 판단을 할 필요가 없을뿐더러, 해서도 안 된다. 문제는 상대가 일본이란 보고를 받고도 외교적인 파장까지 감안해 종합적인 판단을 해야 할 합동참모본부(합참)와 국방부가 선뜻 승인을 했다는 점이다. 일본의 ‘무기 수출 3원칙’ 파기 가능성과 집단적 자위권 강화에 빌미를 제공할 우려 등을 고심한 흔적은 엿볼 수 없었다.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추구하면서 앞세운 논리가 평화유지활동(PKO) 도중 우방이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대목이었는데 졸지에 우리가 사실상 첫 케이스가 돼 버렸다. 더군다나 23일 일본 정부의 지원 결정이 나오기도 전에 NHK를 통해 ‘한국군에 실탄 지원’ 보도가 나가는 등 정치적으로 악용될 조짐이 있었는데도 정부의 대응은 눈에 띄지 않았다. 자위대의 실탄 지원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부 당시 밀실추진 논란 끝에 중단된 한·일 정보보호협정과 한·일 상호군수지원협정 문제도 다시 검토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 정부의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 정부 차원의 단호한 대응이 필요했다는 목소리가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한편 한빛부대는 지난 24일(현지시간) 주둔지인 UNMISS 기지에 120㎜ 박격포탄 두 발이 떨어진 이후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없다고 합참이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이날 “유엔 기지 외곽의 교전 상황은 더는 없고 총성이나 포성도 들리지 않는다”면서 “한빛부대는 격상된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1차대전 ‘성탄절 휴전’ 영국·독일군 축구 경기 진실은 어디까지일까

    1차대전 ‘성탄절 휴전’ 영국·독일군 축구 경기 진실은 어디까지일까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4년 성탄 전야, 벨기에 이프르란 곳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 벌어졌다. 당시 전장은 독일 작가 에리히 레마르크가 ‘서부전선 이상 없다’에 묘사했던 대로 처참했다. 그런데 영국과 독일 병사들이 서로를 향해 겨누던 소총을 내려놓고 참호 속에서 나와 캐럴을 함께 부르며 시신들을 거둔 이른바 ‘크리스마스 휴전’이 펼쳐졌다. 두 나라 군 지휘부는 적과 ‘내통’하는 자들을 처형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지만 휴전은 열흘, 길게는 한 달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여기에 더욱 극적인 얘기가 더해진다. 두 나라 병사들이 한데 어울려 축구 경기를 했다는 것이다. 영국의 반전(反戰) 뮤지컬 ‘얼마나 사랑스러운 전쟁인가’에도 진흙탕의 무인 지대에 골대를 세우고 병사들이 축구 경기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러나 BBC 월드서비스는 25일 랭커스터대학의 역사학자 이언 애덤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99년 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이 얘기가 상당히 부풀려졌다고 주장했다. 애덤스는 “40㎞에 걸친 전선 가운데 25㎞ 정도에서 이런 간헐적인 휴전이 이어졌다”며 “병사들이 축구를 한 것은 맞지만 축구 경기를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어제까지 총구를 겨누던 독일 병사들이 참호에서 빠져나와 무장을 벗은 채 영국군 병사들이 배낭에서 꺼낸 축구공으로 경기를 벌인 것은 아니었다고 애덤스는 주장했다. 그는 “총성이 멎은 전장에서 무료해진 병사들이 적군이 아닌 전우들과 깡통을 차서 주고받거나 미니 게임을 벌인 정도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이들이 함께 예배를 본 뒤 시신을 수습하고 어울려 찍은 사진이 이듬해 1월 8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에 실려 전해진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핵심 이권 김정일 말년 軍서 이관…장성택 광물 수출 70~80% 장악

    ‘섭정왕’으로 불리며 탄탄대로를 걸었던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죽음으로까지 몰고 간 북한 내 경제 이권 갈등은 어느 수준이었을까. 북한에서 경제 이권 갈등은 총성 없는 전쟁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정된 경제 이권을 얼마나 많이 소유하는지가 곧 권력의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정보 당국에 따르면 한때 장성택과 나란히 북한 권력의 ‘쌍두마차’로 불렸던 리영호 군 총참모장도 군부의 외화벌이 사업을 내각으로 이전한 것에 불만을 표시했다가 지난해 7월 숙청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전 군부는 무역권과 채굴권 등 외화벌이를 위한 핵심 이권사업을 모두 꿰차고 있었다. 군부의 대표적 외화벌이 기구인 매봉무역총회사 산하 무역기관 가운데 중추적 역할을 했던 ‘54부’를 중심으로 무기 수출은 물론 전국의 광산, 농수산물무역권 등 막대한 이권 사업을 장악했다. 사실상 북한 경제를 군부가 움직였던 셈이다. 그러나 군부경제는 김 위원장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급속히 쇠퇴했다. 알짜배기 외화벌이 기구인 54부는 군부에서 국방위원회 산하로 옮겨 갔고, 2010년 6월 국방위 부위원장에 선임된 장성택이 이 기구를 관장하기 시작했다. 장성택은 54부를 다시 노동당 행정부 외화벌이 기구와 통합해 운용하며 각종 이권 사업에 개입했다. 조영기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2010년 9월 당대표자대회 이후부터 선군(軍)에서 선당(黨)으로 권력이 옮겨 가면서 상당한 군의 이권이 장성택 라인으로 옮겨 왔다”고 말했다. 장성택이 가져간 대표적인 사업은 무역권과 채굴권으로, 특히 석탄 등 대(對)중국 광물 수출의 경우 장성택 세력이 70~80%를 장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의 연간 석탄 수출은 2011년부터 급증해 올해 들어서는 지난 10월까지 11억 39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북한 최고의 달러 수입원인 셈이다. 각종 경제 이권이 장성택에게 몰리면서 당 내에서도 장성택 반대 세력의 불만과 저항이 커졌고, 결국 이권을 뺏긴 군부와 당 조직지도부 등이 결탁해 장성택을 밀어낸 것으로 보인다고 국가정보원 측은 평가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오늘의 눈] 대학인문학 몰락·거리인문학 호황에 관한 단상/이천열 사회2부 부장급

    [오늘의 눈] 대학인문학 몰락·거리인문학 호황에 관한 단상/이천열 사회2부 부장급

    ‘탕 탕 탕’ 대략 10년이 넘었다는 것뿐 대학 캠퍼스에서 총성이 울린 게 정확히 언제인지는 모른다. 총성과 함께 철학과가 죽고, 국문학과가 쓰러졌다. 캠퍼스에 화약 냄새가 진동했다. 대학은 “우리 대학 전체가 죽을 판이다. 어쩔 도리가 없다”고 변명했다. 학생들은 “내가 선택한 학과 공부를 하고 싶다”고 울부짖었다. 이른바 ‘인문학의 몰락’은 오래전 그렇게 촉발됐다. 그 즈음부터 “벚꽃 지는 순서(남쪽부터)대로 대학이 망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수히 입에 오르내렸다. 2018년부터 대학 입학 정원이 고교 졸업자 수를 추월한다는 예측 통계도 대학의 위기감을 부추겼다. 그 이후 인문학에 대한 저격이 잇따랐고, 저격 대학은 계속 늘어만 갔다. 올해는 대전에서 유난했다. 배재대는 국문학과를 외국인 교육을 위한 한국어문학과로 바꿨다. 지난 5월 9일자 서울신문에 이 기사가 난 날 안도현 시인은 “‘굶는 과’로 불리던 시절에도 국문과 폐지는 꿈도 꾸지 않았다”고 한탄했다. 조국 서울대 교수도 “100년 후, 아니 50년 후 무슨 꼴이 일어날지 모르는가”라고 울분을 토했다. 배재대는 대신 공무원법학과 등 전문대나 있을 법한 실용 학과를 신설했다. 한남대는 철학과를 점집을 연상시키는 ‘철학상담학과’로 변경했다. 학생들은 소크라테스와 맹자의 영정을 들고 ‘철학의 죽음’ 장례식을 치렀다. 지난해 말 제자들의 취직을 걱정하던 대전 모대학 서예한문학과 교수의 자살은 이 지역 인문학과의 불운한 전조였다. 사회는 갈수록 실용적인 인재만을 요구한다. 권력과 거대 자본은 개인에게 비판 능력 대신 볼트와 너트처럼 사회의 부속품이 되기를 강요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소외되고 배 고플 뿐”이라고 으르고 꼬드긴다. 교육부는 재정지원 제한 등을 무기로 대학을 윽박 질렀다. 몸집 줄이기에 나선 대학은 기업처럼 현실사회 경쟁력이 떨어지는 인문학과부터 없앴다. 균형 있는 학문의 전당이 아닌 단순 취업 통로로 전락한 것이다. 비난이 거세지자 교육부는 인문학과 취업률을 대학평가에서 빼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일선 대학들은 “재정지원 제한대학 지정 때만 그렇지 대학평가에서는 여전하다”고 볼멘소리를 낸다. 그 사이 인문학은 거리로 내몰렸다. 정부와 기업 등 너도나도 인문학 열풍이다. 수많은 자치단체가 인문학 강좌를 연다. 영락없이 ‘골라, 골라’를 외치는 저잣거리 풍경이다. 일부 생색내기도 엿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조차 “인문학이 시대의 변화를 이끈다”고 목에 힘을 주지만 인문학을 굳건히 키울 어떤 계획도 없어 보인다. 대학 캠퍼스는 좋은 세상과 삶이 어떤 것인지 하는 고민보다 냉혹한 생존 경쟁에 몸부림 치고, 거리 곳곳에 열정과 깊이 없이 인문학을 치켜세우는 깃발만 공허하게 나부낀다. 이런 흐름이 걱정돼서, 혹은 국립대인 충남대 말고는 철학과가 전멸한 대전처럼 가고 싶은 거주지 대학의 학과가 사라져 고민하는, 며칠 전 수능 성적표를 받아든 아이들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이 아이들이 확신을 갖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에서 인문학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보완책을 세워 내놓을 때다. 실용적인 인재들만 우리 사회를 굴리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sky@seoul.co.kr
  • 필리핀 태풍 피해지역 한국인 10명 연락두절

    필리핀 태풍 피해지역 한국인 10명 연락두절

    초대형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남부 지역을 강타해 사망·실종자 수가 1만 2000여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피해가 가장 큰 중부 레이테섬의 주도 타클로반에서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은 현재 10명으로 파악됐다. 외교부 관계자는 11일 “타클로반에서 연락이 두절된 것으로 파악된 33명 중 23명이 연락이 돼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상당 지역이 여전히 교통 및 통신, 전력이 두절되고 총성과 약탈이 끊이지 않는 등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타클로반 인근 사마르 지역에도 한국인 관광객이 있을 가능성이 커 연락이 끊긴 우리 국민의 숫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태풍 피해자들을 향한 국제사회의 구호 손길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에게 박근혜 대통령의 위로 전문을 보내 희생자를 애도하는 한편 긴급 구호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외교부는 본부 직원 2명으로 이뤄진 신속대응팀을 급파해 세부 현지에 대책 본부를 마련했다. 119구조대 2명,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 직원 2명, 국립중앙의료원 의사 1명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 긴급구호팀 선발대도 이날 현지로 출국했다. 정부는 12일 10개 부처 공동으로 필리핀 지원을 위한 민관 합동 해외긴급구호협의회를 열어 긴급 구호금 규모를 결정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신속한 지원을 약속한 미국은 이날 마닐라 빌라모르 공군기지에 있던 C130 수송기에 트럭과 발전기, 식수 등을 실어 태풍 피해가 가장 컸던 타클로반에 투입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호주와 뉴질랜드는 각각 938만 달러(약 100억원), 178만 달러(약 20억원)를, 전날 638만 달러를 우선 지원한 영국은 960만 달러의 구호금을 추가로 제공한다. 하이옌 상륙에 대비해 60만명을 미리 대피시킨 베트남에서는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지역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와 하이난성에도 강풍과 함께 300~400㎜의 폭우가 쏟아져 최소 6명이 숨졌다. 또 다른 태풍 ‘소라이다’가 필리핀으로 접근하면서 추가 피해가 예상된다. 소라이다는 최대 풍속이 시속 55㎞에 불과하지만, 최대 200㎜의 집중호우가 예고돼 피해 현장의 구조 작업에 차질을 줄 수 있다고 필리핀 당국이 밝혔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영화관·학교 이어 공항까지 총성 덮친 美, 안전한 곳 없다

    영화관·학교 이어 공항까지 총성 덮친 美, 안전한 곳 없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 공항 국내선 터미널에서 지난 1일(현지시간)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 큰 혼란이 벌어졌다. 최근 쇼핑몰, 영화관, 초등학교에 이어 공항에서까지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나자 “이제 미국엔 맘 놓고 다닐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20분쯤 LA 공항 제3터미널 검색대 앞에서 폴 시앤시아(23)라는 청년이 갑자기 가방에서 공격용 반자동 AR15 소총을 꺼내 100여발을 난사했다. 검색을 진행하던 연방교통보안청(TSA) 요원 제라도 허낸데즈(39)가 총에 맞아 숨졌고 다른 요원 2명과 승객 등 모두 7명이 다쳤다. 시앤시아는 총기난사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총에 맞아 쓰러진 허낸데즈가 움직이는 것을 보고 다시 내려가 확인사살을 하는 모습이 폐쇄회로TV에 담겼다. 그는 검색을 마친 승객들이 탑승을 기다리는 게이트 앞까지 진입했다가 출동한 경찰과 총격전 끝에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얼룩 무늬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항공권을 끊은 뒤 검색대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기난사에 혼비백산한 승객들과 공항 직원들이 황급히 대피하면서 터미널은 아수라장이 됐다. 활주로의 비행기 동체 밑으로 몸을 피한 사람들도 있었다. 항공기 이착륙이 일시 중단되고 공항 인근 도로가 모두 폐쇄돼 극심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한 승객은 “줄을 서 있는데 갑자기 총성이 울렸고 누군가가 ‘총이다! 모두 엎드려!’라고 소리쳤다”면서 “엉금엉금 기어서 터미널을 빠져 나왔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세 번째로 승객이 많은 LA 공항이 일시 마비되면서 1550개 항공편과 승객 16만 7000명의 여행 일정이 차질을 빚었다. 공항은 하루 뒤인 2일에야 정상화됐다. 검거 당시 시앤시아의 가방에는 “TSA 요원을 모두 죽이고 싶다”는 말과 함께 연방정부를 비난하는 글이 적힌 메모지와 수백발의 총알이 들어 있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반정부주의적 편집증을 갖고 있는 시앤시아가 TSA에 특별한 원한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연방수사국(FBI)이 시앤시아의 소지품에서 발견한 메모에는 ‘뉴월드오더’에 대한 것으로 보이는 불만도 포함돼 있었다. 뉴월드오더는 하나의 정부를 구성하기 위해 은밀하게 활동하는 엘리트들의 비밀결사체를 뜻한다. 그가 음모론에 몰두해 있던 것으로 보인다. 메모에 TSA를 ‘반역자’로 표현하고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을 멸시하는 내용이 담긴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LA공항 총기난사 일대 혼란…1명 사망

    美 LA공항 총기난사 일대 혼란…1명 사망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공항(LAX) 국내선 터미널에서 1일(현지시간) 총격 사건이 벌어져 공항 보안 검색 요원이 숨지고 공항이 일시 폐쇄되는 등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사망한 보안검색요원 외에도 7명이 다쳐 6명이 병원에 실려 갔다. 폴 치안시아(23)로 밝혀진 범인은 공항 보안 요원들의 대응 사격에 큰 부상을 입고 체포됐다.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승객들이 황급히 대피하느라 터미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항공기 이착륙도 일시 중단되고 로스앤젤레스 공항 인근 도로가 모두 폐쇄돼 극심한 교통 혼잡을 빚었다. ●검색대서 소총 꺼내 난사…1명 사망·7명 부상 이날 오전 9시 20분쯤 제3터미널 검색대에서 범인은 탑승권과 신분증을 검사하는 검색대 앞에서 갑자기 가방에서 반자동 소총을 꺼내 난사했다. 난데없는 총기 난사에 연방교통보안청(TSA) 요원 3명이 총상을 입었고 TSA 요원 한명은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범인은 검색대를 지나 검색을 마친 승객들이 탑승을 기다리는 탑승 대기 구역까지 진입했고 그를 추격해온 공항 경찰 등 보안 요원들과 총격전 끝에 붙잡혔다. 범인은 가슴 등에 총을 맞아 심하게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 치안시아는 푸른색 모자와 푸른색 상의에 얼룩 위장 무늬가 있는 카키색 군복을 입고 있었으며 항공권을 끊어 검색대로 접근했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부속병원은 “총상을 입은 부상자 2명과 등 3명이 후송되어 왔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소방국은 “7명이 다쳤고 6명을 응급차로 병원에 실어 날랐다”고 밝혔다. ●공항 일대 혼란…한때 폐쇄 총격 사건이 벌어지자 터미널에 있던 승객들이 황급히 대피하는 등 큰 혼란을 빚었다. 현장에 있던 로버트 페레스는 CNN에 “총성이 ‘탕탕’하고 울리자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면서 “모두 공포에 떨었다”고 말했다. 터미널에서 비행기 탑승을 기다리던 폭스스포츠 칼럼니스트 빌 라이터는 트위터에 “총성이 울리자 몸을 숨겼던 사람들이 달아나며 서로 밀치고 의자 위로 뛰어오르고 난장판이 벌어졌다”고 당시 혼란상을 전했다. 대너 스타필드는 “줄을 서 있는데 갑자기 총성을 울렸고 누군가가 ‘엎드려! 총이다! 모두 엎드려!’라고 소리쳤다”면서 “엉금엉금 기어서 터미널을 빠져 나왔다”고 CBS와 인터뷰에서 말했다. 경찰 등 보안 당국은 즉각 터미널을 폐쇄하고 승객들을 버스에 태워 인근 터미널로 대피시켰다. 공항 당국은 항공기 이착륙도 한동안 중지시켰다. 범인이 폭발물을 반입했을 가능성도 있어 경찰 폭발물 탐지 부대가 출동해 수색 작전을 벌였다. 경찰이 공항으로 진입하는 도로를 모조리 차단해 공항 일대는 극심한 교통 혼잡이 이어졌다. 차량 진입이 막혀 승객들은 공항 당국이 제공한 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공항을 빠져나갔다. 미국에서 3번째로 승객이 많은 로스앤젤레스 공항이 일시 마비되면서 수천건의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등 미국 항공 교통 대란이 벌어졌다. 공항은 오후 4시께부터 정상화되기 시작했다. ●범인은 ‘연방교통보안청에 원한’ 추정…공항 보안 도마 CNN은 치안시아가 “당신 연방교통보안청(TSA) 직원이냐”고 물어보고 “아니다’라고 답해주자 그냥 지나쳤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보도했다. 수사를 벌이고 있는 연방수사국(FBI)도 치안시아가 TSA에 특별한 원한이 있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치안시아가 쏜 총에 맞은 사망자와 부상자 모두 TSA 직원이다. 또 치안시아가 갖고 있던 공책에 연방 정부를 비난하는 문구가 발견됐다. 연방 정부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여기는 극단적 자유주의에서 비롯된 범행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뉴저지주에 주소를 둔 그는 공항에서 총기 난사를 벌인 뒤 경찰의 총에 맞아 죽으려고 작정했던 것이라는 정황도 있다. 뉴저지주 펜스빌에 사는 치안시아의 아버지는 “아들이 자살을 감행할 것으로 보였다”고 abc에 말했다. FBI는 일단 단독 범행으로 판단했으나 공범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 아래 광범위한 조사를 전개하고 있다. 그는 대량 인명 피해를 낳은 총기 난사 사건 때마다 주역으로 등장한 공격용 반자동 AR-15 소총을 범행에 사용했고 탄창을 3개나 소지하고 있어 자칫하면 큰 인명 피해를 볼 뻔 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범인이 검색대를 밀고 들어가 비행기 탑승구가 있는 곳까지 내달려 공항 보안이 취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로스앤젤레스 공항경찰대 고참 대원 마셜 매클레인은 “몇달 전에 공항 검색대 부근에 배치됐던 무장 경찰관이 모두 철수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에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공항 검색대 등에서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리스트의 침입에 대비해 무장 경찰을 배치했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최근 철수시켰다고 그는 밝혔다. 매클레인은 “만약 무장 경찰관이 그대로 있었다면 범인을 즉각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에릭 가세티 로스앤젤레스 시장과 찰리 벡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장은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나타나 사건 수습을 지휘했다. 가세티 시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항공편을 예약했더라도 당분간 로스앤젤레스 공항을 이용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백악관도 유감을 표명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총격 사건을 보고받고 연방 정부 기관이 로스앤젤레스 경찰과 잘 협조해 철저한 수사를 펼치라고 지시하고 시민들은 당국의 당부를 경청해 달라고 말했다고 백악관 측은 밝혔다. 버벙크 공항 등 인근 공항도 보안 경계 등급을 올리며 보안 요원을 추가 배치하는 등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연리뷰] 명동예술극장 연극 ‘바냐 아저씨’

    [공연리뷰] 명동예술극장 연극 ‘바냐 아저씨’

    러시아의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각색된 희곡을 남긴 작가 중 하나다. 최근에는 ‘바냐 아저씨’를 현재의 시공간으로 끌어온 ‘외로운 사람, 힘든 사람, 슬픈 사람’, ‘갈매기’를 1930년대 조선의 이야기로 변주한 ‘가모메’ 등이 젊은 창작자들의 손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지난달 26일부터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바냐 아저씨’는 체호프의 희곡 원작에 재해석이 일절 가미되지 않았다. 기억하기도 어려운 러시아 이름과 쏟아지는 대사, 인터미션 없는 2시간 10분의 공연 무대에서 보여 주는 것은 아무런 분칠도 하지 않은 체호프 희곡의 맨얼굴이다. ‘굿모닝? 체홉’(1998)을 시작으로 체호프의 작품만 다섯 번째인 이성열(극단 백수광부 대표) 연출과 ‘살아 있는 연극계 전설’ 백성희 여사를 비롯해 이상직, 한명구, 정재은 등 연극계 대표 배우들이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체호프의 희곡은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삶 그대로를 무대 위에 구현한다. 극적인 기승전결이나 굵직한 메시지 없이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갈등하고 갖가지 사건을 겪는 모습들을 소소하게 그려낸다. ‘바냐 아저씨’도 마찬가지. 주인공 바냐는 시골에서 조카 소냐와 함께 매부 세례브랴코프의 영지를 관리한다. 어느 날 영지를 찾아온 매부가 젊은 아내 옐레나를 데려오고, 바냐가 그녀에게 반하면서 평범한 일상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바냐와 옐레나, 소냐와 아스트로프 등 인물들은 제각각 이룰 수 없는 사랑을 꿈꾼다. 지루한 현실과 일상에서 벗어나려던 이들의 몸부림은 바냐가 쏜 두 방의 총성으로 극에 달한다. 하지만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고 이들은 다시 가난과 노동, 외로움으로 가득한 현실을 살아간다. 이 같은 지루한 일상의 이야기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오롯이 배우들의 힘이다. 배우들은 반복되는 일상을 자연스레 연기하다가도 때로는 과장된 몸짓과 대사로 ‘연극적인 연기’를 보여 준다. 얼굴이 예쁘지 않다며 한탄하는 소냐를 ‘머리카락이 예쁘다’고 달래는 옐레나처럼 소소한 유머도 담겨 있다. 고통스러운 삶이라도 어떻게든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애환을 페이소스 스민 유머와 서글픈 몸부림으로 위로하는 듯하다. 공연은 24일까지. 2만~5만원. 1644-2003.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지상파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경남 합천 해인사는 높고 험한 산들로 둘러싸인 자연환경 덕에 팔만대장경이라는 귀중한 문화유산을 품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거친 땅에 기대어 살아야 했던 산촌 사람들의 삶은 더욱 고단했을 터. 척박한 환경을 일구어 소중한 한 끼를 만들어 내는 산촌의 다랭이마을 사람들. 빨리 찾아드는 겨울을 대비하는 지실마을의 지혜로운 밥상을 만난다. ■세상의 모든 다큐(KBS2 밤 12시 30분) 어렸을 때부터 말을 심하게 더듬었던 영국의 요크 공(조지 6세)은 라디오 시대의 개막과 함께 국왕이 되면서 수많은 군중을 향해 연설해야 하는 일이 잦아진다. 결국 요크 공은 언어치료사와 함께 오랜 세월 집중적으로 연설문 낭독을 연습한다. 그런 과정을 거쳐 내면의 공포를 극복하고 국민에게 단결을 호소하는 연설문을 낭독할 수 있게 됐다. ■불온(MBC 밤 10시) 성종시대 의문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서얼 출신인 신출내기 한성부 관리 준경은 이 사건을 해결해 호위무관이 되어 출신의 아픔을 씻으려 한다. 수사 결과 준경은 성종의 숙부 창원군이 범인이라 생각하지만, 뜻밖의 지목에 모두 난색을 표한다. 대체 어찌하면 왕의 숙부를 잡아들일 증거를 댈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찾아낸들 성종은 종친을 벌할 수 있을까.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매일 밤이면 총성이 울려 퍼지는 곳이 있다. 경북 울진군은 전국에서 야생동물이 가장 많이 출몰하는 지역 중 하나로 지난해 포획된 야생동물만 700마리가 넘는다. 올해는 800마리가 포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농민들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지난 8월, 10년 이상 경력의 전문 엽사들이 모여 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을 꾸렸다. ■세계테마기행(EBS 밤 8시 50분) 벽화로 유명한 슈메이너스. 전통 원주민이 그려진 벽화부터 대자연의 모습과 목재 운반 과정, 그리고 서부개척시대까지 다채로운 벽화가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곳은 원래 목재 산업으로 유명했던 곳이다. 매년 전 세계 곳곳으로 목재를 실어 나르던 슈메이너스 때문에 주변의 원시림은 점점 말라갔다. ■아버지와 딸(OBS 밤 11시 5분) 올해 나이 스물일곱의 솔이씨에게는 네 살짜리 아들이 있다. 겨우 스무 살에 지독한 사랑에 빠져 결혼했지만 스물넷에 다시 이혼녀가 됐다. 자식이라곤 둘뿐인 아버지에게는 지켜보기 너무 힘든 일이었다. 막내딸 솔이씨의 임신과 출산, 이혼까지. 4년 동안 아버지는 그런 딸의 곁에서 인내와 눈물로 지내야 했다.
  •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자원 영토’ 분쟁 중인 북극

    [조한종 기자의 ‘新 해양 실크로드’ 북극 항로를 가다] ‘자원 영토’ 분쟁 중인 북극

    망망대해의 총성 없는 전쟁터에 들어왔다. 26일(현지시간) 북위 75도를 지나 자원의 보고(寶庫)로 알려진 북극 바렌츠해를 지났다. 이곳은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와 러시아령 노바야제믈랴제도 사이의 바다로, 해저 석유와 어족 자원을 놓고 두 나라가 으르렁대던 곳이다. 배는 발트해에서 급유를 위해 잠시 멈춘 뒤 쉼 없이 북으로 올라왔다. 이후 노르웨이 끝자락에서 북동진해 러시아 쪽 영해로 이동했다. 아직 9월이지만 밤에는 오로라가 보인다. 아침 기온이 섭씨 0도를 오르내린다. 북극에 왔다는 것이 실감 났다. ■북위 75도, 아침 기온 섭씨 0도 전날 북극의 얼음 바다를 안내할 ‘아이스 파일럿’을 태우기 위해 러시아 무르만스크를 지척에 둔 노르웨이 시르케네스 외항에 들렀다. 북극 바다의 풍랑이 심해 인근 바르도섬 앞바다에서 파일럿을 태우려던 계획을 바꿔 안전하게 시르케네스항까지 찾은 것이다. 이곳은 북극해 연안에 위치한 노르웨이 유일의 항으로 수년 전 중국에서 북동 항로를 따라 철광석을 실어 갔던 항구다. 이곳에서부터 파일럿의 판단에 따라 배의 운항 방향이 바뀐다. 북동 항로를 따라 북위 78도인 카라해~로모노소프해령~랍테프해~동시베리아해~척치해를 거쳐 베링해로 곧장 나갈지, 카라해에서 빙산지대가 있는 북위 83도 부근까지 올라간 다음 베링해로 나갈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위성사진을 통해 올여름에는 북동 항로의 길목인 카라해와 랍테프해를 가르는 로모노소프해령 세베르나야제믈랴섬 입구에 덩치 큰 빙산이 버티고 있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길목을 막은 빙산을 피해 북극점 쪽으로 더 올라갔다가 베링해로 나갈 공산이 크다. ■바렌츠해 자원 놓고 ‘40년 분쟁’ 겉으로는 조용하고 평화로워 보이는 이곳 북극은 사실 보이지 않는 전쟁터다. 노르웨이와 러시아의 갈등이 가장 치열하다. 북동 항로가 놓인 바렌츠해의 자원을 놓고 노르웨이와 러시아는 40년간 다퉜다. 노르웨이령인 스발바르제도와 러시아령인 노바야제믈랴제도 사이 바렌츠 해저에는 무진장한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고 세계적인 어장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어선들이 노르웨이 경비정에 쫓겨나는 일이 비일비재하면서 외교적 마찰까지 겪었다. 러시아는 이 지역에 군 항공기를 수시로 보내 감시하며 군사적 충돌 일보 직전까지 간 적도 있다. 급기야 두 나라는 지난해 해저 중간선에 경계선을 긋는 데 합의하고 서로 자원 개발에 나서고 있다. 노르웨이는 기존의 북해 석유 자원이 고갈돼 감에 따라, 러시아는 빨리 자원을 개발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합의를 하게 됐다. 경계선 결정 이후 노르웨이는 발 빠르게 바렌츠해 경계선에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선을 올리며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자본과 기술력이 떨어지는 러시아도 이 지역에 외국 자본을 끌어들여 개발하려고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에 앞서 러시아는 2007년 8월 소형 심해 잠수정을 이용해 로모노소프해령을 따라간 북극점 바로 밑 해저 4000m에 티타늄 러시아 깃발을 꽂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러시아는 자국 깃발을 해저에 꽂는 장면을 전 세계에 생중계까지하며 북극 해저가 자국 영토임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 세계 각국은 ‘15세기의 이벤트’라며 평가절하했지만 북극해 주변 강대국들 사이에 자원 전쟁을 일으키는 기폭제가 된 것만은 분명하다. 북극해의 가장 넓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러시아는 이후 꾸준히 자원 전쟁의 우위를 차지하려는 노력을 해 오고 있다. 북극 항로를 오갈 쇄빙선도 노후된 것은 과감하게 폐기시키고 원자력을 동력으로 사용하는 폭넓고 연중 사용 가능한 배로 교체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아이슬란드 강대국 속 줄타기 그린란드의 국방·외교권을 갖고 있는 덴마크는 캐나다와 조그마한 돌섬인 한스섬을 놓고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 그린란드와 캐나다 중간에 있는 한스섬은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나타난 것으로, 주변 자원은 물론 북서 항로 관문에 위치해 있어 각축장이 되고 있다. 두 나라는 지금까지 서로 자기네 땅이라고 국기를 번갈아 꽂아 가며 갈등을 빚고 있다. 알래스카를 소유한 미국과 북극권에 맞닿아 있는 캐나다의 갈등도 만만찮다. 미국과 캐나다의 북서 항로에 있는 보퍼트해 대륙붕의 자원을 놓고 해양 경계선 갈등이 치열하다. 캐나다는 알래스카 육상 자오선의 연장선에 해양경계선을 그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은 육상 경계를 벗어나 해안선을 기준으로 바다 영토를 나누면 캐나다 영해 쪽으로 경계선이 더 넘어간다며 다투고 있다. 보퍼트해 대륙붕에 많은 석유와 천연가스가 묻혀 있기 때문이다. 이곳 분쟁 지역은 아직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외국 자본이 빠져나가면서 재정위기를 맞은 아이슬란드는 유럽연합(EU)의 정식 회원국 편입을 뿌리치고 국채를 빌려주기로 한 러시아에 미군 기지를 내준다고 발표해 유럽을 놀라게 했다. 아이슬란드는 또 중국 자본을 끌어들여 경제를 일으키려는 목적에서 국토의 일부를 중국에 빌려주기로 약속하면서 강대국들의 각축장으로 이용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북극으로 이어지는 항구가 절실한 중국에 아이슬란드는 북극 항로 전초기지로서의 이용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동토 아이슬란드 주변의 자원과 교역 길목을 노린 강대국들의 힘겨루기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일본도 북극 개발 도전장 북극해와 맞닿아 있지 않은 나라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이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국은 러시아에서 만든 쇄빙선을 들여와 개조해 쉐룽호로 이름 붙인 뒤 일찌감치 북극을 수차례 들락거렸다. 지난해에는 북극 항로를 왕복 운항하는 데도 성공했다. 올 8월에는 중국 다롄에서 1만 9000t급 컨테이너선 융성호가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항에서 컨테이너를 적재한 뒤 다시 중국으로 돌아가고 있다. 북동 항로에는 아직 컨테이너선이 운항한 적이 없어 의미가 크다. 이처럼 북극과 동떨어진 중국이 북극 항로에 정성을 쏟는 이유는 빠른 교역에도 있지만 미국 등 서방 세계의 수에즈운하와 말라카해협에 대한 감시와 눈치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우수한 과학 기술과 조선 기술을 바탕으로 북극 개발에 도전장을 내고 있다. 동승한 이승헌 수석 항해사는 “러시아, 캐나다, 미국,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극을 접하고 있는 5개국이 북극해 자원과 항로 선점을 두고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는 북극해는 세계 5대 분쟁 지역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면서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자료를 축적하고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북극 바렌츠해상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케냐 정부 “테러 종료” 외신 “대치 상황 여전”

    케냐 수도 나이로비의 쇼핑몰에서 발생한 테러 인질극이 사건 발생 60여시간 만에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테러범의 신원과 구체적인 사망자 숫자가 집계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마노아 에시피수 케냐 정부 대변인이 “인질이 모두 대피했으며 특수부대의 진압 작전에 대한 테러범의 저항도 없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은 케냐군이 이날 6명의 테러범을 추가로 사살하고 10여명을 체포했다고 전했으나 CNN 등 외신들은 오전까지도 곳곳에서 총성이 들리는 등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케냐 적십자가 이날까지 확인한 사망자는 중복된 인원을 제외한 62명으로 집계됐지만 실종자는 68명으로 전날보다 10명 이상 늘었다. 특히 케냐 정부는 이날도 구출된 인질의 숫자나 생포한 테러범의 국적 등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아 의혹을 키웠다. 미 NBC뉴스는 테러범 중에 미국인이 최대 6명 포함됐으나 현지 접근이 제한돼 미 정보 당국도 이들의 신원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이번 사건의 주범이 2005년 7월 56명의 사상자를 낸 ‘런던 테러’의 범인 저메인 린지의 아내이자 ‘화이트 위도’(White Widow)라는 별명을 가진 영국인 서맨사 루스웨이트라고 23일 보도했다. 아미나 무함마드 케냐 외무장관은 미국 P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범 중 미국인들은 소말리아나 아랍 출신으로, 18~19세로 보였는데 이들이 미국 미네소타와 미주리에서 살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과 서방국가를 대상으로 한 테러조직의 모병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민간 정보분석업체 ‘스트랫포’의 마크 슈뢰더 애널리스트는 23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테러가 소말리아 이슬람 반군단체 알샤바브에 굉장한 선전 효과를 가져다줬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테러를 일으켰다고 주장한 알샤바브의 알리 무함마드 라게 대변인은 이날 아랍어로 된 음성 파일을 통해 “케냐 정부군이 소말리아에서 병력을 즉각 철수하지 않으면 추가로 공격하겠다”고 경고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잠깐 쇼핑하고 점심 먹으러 갈게” 마지막 통화 후 끝내…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테러] “잠깐 쇼핑하고 점심 먹으러 갈게” 마지막 통화 후 끝내…

    케냐 나이로비 쇼핑몰 무장테러 사건 현장에서 숨진 강문희(38)씨는 영국인 남편의 직장을 따라 지난 5월부터 케냐에 체류하며 유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씨는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뒤 LG와 삼성전자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커리어 우먼’이었다. 강씨의 아버지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케냐 현지에 있는 지인들은 딸이 사고를 당했다고 연락하고 뉴스에서도 실명으로 보도하고 있는데, 외교부는 22일 밤늦게까지 지문확인 절차를 따지며 기다리라고만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아버지 강씨는 “외교부가 통보를 하든 안 하든 가족들과 함께 케냐로 직접 가겠다”고 밝혔다. 케냐에서 딸 강씨는 왼쪽 다리, 등, 손에 총탄과 수류탄 파편을 맞고 과다출혈로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강씨는 국제결혼 뒤에도 한국 국적을 유지했다고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전했다. 강씨와 함께 쇼핑몰을 찾았던 남편 닐 사빌도 어깨와 다리에 3군데 총상을 입고 시내 아가칸 병원에 입원했지만, 충격을 우려해 주변에서 아내의 사망 소식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빌은 병원에 옮겨진 직후 강씨가 실종됐다고 신고했었다. 케냐군 특공대가 오후 4시쯤 현장을 일부 장악한 뒤 적십자 요원들이 강씨를 구조했지만 치료 중 숨져 시신보관소로 옮긴 것으로 추정됐다. 강씨 부부가 케냐에 도착한 직후부터 집을 구하기 전까지 한 달 정도 머물렀다는 나이로비의 게스트하우스 주인 L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씨는 대학 졸업 뒤 LG에 근무한 적이 있고, 5년 전 결혼해 올해 초까지 남편이 근무한 컨설팅회사가 있던 두바이의 삼성전자에서 일했다”면서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컴퓨터공학 박사 과정을 준비하다 남편이 전근하는 바람에 중단했던 공부를 케냐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영국 정부 주관시험을 준비하던 중이었다”고 밝혔다. L씨는 무장테러 사건이 있던 날 오전 “언니, 잠깐 쇼핑하고 점심 먹으러 갈게”라던 강씨와의 생전 마지막 통화를 회상하며 “총상을 입은 뒤 빨리 병원으로 옮겼으면 살았을 텐데 인질로 방치된 채 치료를 받지 못해 숨진 것 같다”고 울먹였다. 한편 테러 발생 지역인 웨스트랜드는 주케냐 한국대사관이 위치하고 우리 교민이 밀집한 지역이어서 추가 한국인 인질 우려가 여전한 상태다. 재케냐 한인회 측은 많은 교민들이 현장에 있다가 도망쳐 나왔다고 전했다. 7년 전 케냐로 이민 가 나이로비의 외국인학교에 재학 중인 한인 학생 이모(16)양도 이날 친구 생일을 맞아 친구 가족과 함께 쇼핑몰을 찾았다가 테러가 발생하자 2층 영화관 영사실로 몸을 숨긴 끝에 가까스로 탈출했다. 이양은 영사실에서 빛이 외부로 새어나가지 못하게 창문을 막고 바깥에서 가끔 들려오는 총성을 들으며 어머니에게 전화를 했다. TV를 통해 테러 상황을 파악한 어머니가 “휴대전화 소리가 나는 쪽으로 총을 쏜다더라”고 전한 뒤 “벨소리를 진동으로 바꾸라”고 알려줬다. 이후 이양은 어머니와 문자메시지로 바깥 상황을 파악하며 4시간 가까이 어둠 속 영사실에 숨어 있었다. 이양은 구출된 뒤 “범인을 피해 숨어 있던 시간이 현실 같지 않아 아무 감정이 일지 않았지만, 엄마 목소리를 듣자 비로소 눈물이 쏟아졌다”고 말했다. 한때 나이로비를 방문 중이던 한국인 여대생 이모씨가 테러 직후 연락이 두절되면서 교민 사이에서는 인질로 잡힌 것 같다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는 나이로비가 아닌 다른 지역을 여행 중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케냐에는 한국 교민 1000여명이 살고 있고, 지난해부터 직항 항공편이 연결됐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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