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총선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수소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설탕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취업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 탄압
    2025-12-3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5,177
  • 김흥국 “尹이 전두환보다 잘해”…비난 쏟아지자 일일이 ‘답글’, 내용은?

    김흥국 “尹이 전두환보다 잘해”…비난 쏟아지자 일일이 ‘답글’, 내용은?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를 공개적으로 옹호한 가수 김흥국이 일각에서 비난을 받자 직접 대응에 나섰다. 3일 김흥국의 유튜브 채널 ‘김흥국 들이대TV’에 따르면 가장 최근 게재된 지난달 12일 영상 댓글에는 김흥국을 비난하는 내용의 댓글이 잇따라 달리고 있다. 김흥국은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 ‘윤 대통령 불법 체포 저지’ 집회에 참석해 “매일 유튜브에서 공격당하고 있다. 호랑나비를 계엄나비라 하고 어떤 이들은 내란나비라고 해서 살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한남동 관저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들겠나. 어제도 (윤 대통령의) 편지를 봤다. 여러분 때문에 끝까지 싸우겠다 하시는 저런 분이 어딨나”라며 “저도 윤석열 대통령 만드는 데 연예인 유세단 단장을 맡고 전국을 다니면서 열심히 했는데, 이게 뭔가”라고 했다. 이어 “이분만큼 잘한 대통령이 어딨나”라고 반문하며 “이승만 대통령도 잘하셨고, 박정희 대통령도 잘하셨고, 전두환 대통령도 잘하셨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제일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김흥국의 발언이 온라인상에서 빠르게 확산하자 이에 반발한 누리꾼들이 김흥국 유튜브 채널에 몰려온 것이다. 댓글에는 “계엄도 감싸는 것 보고 놀랐다”, “나라 망치는 줄도 모르고 부끄러움도 없다”, “방송에서 더 이상 볼 일은 없겠다” 등 김흥국을 비판하는 내용이 연이어 달리고 있다. 이에 김흥국은 “너나 잘 살아”, “너나 잘해라”, “너나 진리를 알아라” 등으로 일일이 대꾸했다. 특히 해병대 출신으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의 댓글도 눈에 띄었다. 김흥국은 전날 “전국 전 세계 해병대 출신 선후배 여러분 전부 한남동으로 들이대라”라고 외친 바 있다. 해병대 출신으로 유명한 김흥국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해병대를 언급하자 한 누리꾼은 “채상병 사건 이후 해병대 선후배 전우들은 김흥국씨를 더 이상 해병대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며 “정치 모임에서 두 번 다시 해병대 선후배를 언급하지 말아달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김흥국은 “너희만 해병이냐”라며 반박했다. 그는 또 “해병대의 수치. 대한민국 연예계의 수치. 대한민국의 수치”라는 댓글에는 “네가 뭔데”라고, “김흥국은 이제 해병도 아니다. 선임 취급하기도 싫다”라는 말에는 “나 좀 놔둬라”라고 답했다. 한편 김흥국은 자신이 “보수우파 연예인”이라며 공개적으로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 왔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빨간색 해병대 모자를 쓰고 지원 유세를 했으며, 지난 4·10총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지난 6월 국민의힘 총선 지원 연예인으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 김흥국 “이승만·박정희·전두환도 잘했지만 尹이 제일 잘하고 있어”

    김흥국 “이승만·박정희·전두환도 잘했지만 尹이 제일 잘하고 있어”

    12·3 비상계엄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온 가수 김흥국이 여전히 윤석열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주변 ‘윤 대통령 불법 체포 저지’ 집회에 참석한 김흥국은 무대 위에 올라 “추운데도 윤 대통령을 위해 보수분들이 모였는데 한 번도 못 나와서 죄송하다”며 “매일 유튜브에서 공격당하고 있다. 호랑나비를 계엄나비라 하고 어떤 이들은 내란나비라고 해서 살 수가 없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대한민국이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대한민국을 지키고 윤석열 대통령을 지키는데 이번 주가 고비라고 한다. 조금만 더 힘을 합쳐서 우리가 뭉치면 대한민국을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합법 탄핵무효를 외치는 분들 존경하고 사랑한다. 여러분이 대한민국 주인이다”며 “전국 전 세계 해병대 출신 선후배 여러분 전부 한남동으로 들이대라”라고 외쳤다. 김흥국은 해병대 401기 출신이다. 김흥국은 “한남동 관저에 있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얼마나 힘들겠나. 어제도 (윤 대통령의) 편지를 봤다. 여러분 때문에 끝까지 싸우겠다 하시는 저런 분이 어딨나”라며 “저도 윤석열 대통령 만드는 데 연예인 유세단 단장을 맡고 전국을 다니면서 열심히 했는데, 이게 뭔가”라고 했다. 이어 “이분만큼 잘한 대통령이 어딨나”라고 반문하며 “이승만 대통령도 잘하셨고, 박정희 대통령도 잘하셨고, 전두환 대통령도 잘하셨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제일 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체포를 찬성하는 시민을 향해서는 “그 사람들은 대화가 안 된다. 여야 좌우를 떠나서 대한민국이 힘들고 어려우면 같이 뭉치는 게 대한민국 사람이지 않냐”며 “어떻게 본인들 말은 다 맞고, 본인들이 하는 행동은 다 맞고, 우리가 하는 건 하나도 안 맞고. 이런 나라가 세상에 어디있나”라고 분노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해 현재 방송 출연이 다 끊겼다면서 “윤석열 대통령 따라다녔다고 이 언론에서 날 쓰지 않는다. 이게 대한민국 언론이냐”며 “국민들이 그렇게 보고 싶어 하는데 다른 연예인들은 나오고 김흥국은 안 나온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김흥국은 자신이 “보수우파 연예인”이라며 공개적으로 정치적인 성향을 드러내 왔다.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당시 국민의힘 후보였던 윤 대통령을 공개 지지하며 빨간색 해병대 모자를 쓰고 지원 유세를 했으며, 지난 4·10총선에서도 국민의힘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지난 6월 국민의힘 총선 지원 연예인으로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 실권 위기 트뤼도, 수세 몰린 숄츠…트럼프 귀환에 전 세계 정치 격동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에 발맞춰 전 세계 정치 지형이 격동하고 있다. 캐나다, 영국, 독일 등 미국과 가장 가까운 우방국의 집권 여당은 실권 위기에 처했다. 2015년 11월 취임 이후 10년간 캐나다를 이끌어 온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거취를 고심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그의 실권 위기는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전쟁’ 포문과 뒤이은 리더십 우려로 촉발됐다. 오랜 최측근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재무장관은 지난달 16일 경제 정책 문제로 트뤼도 총리와 충돌한 뒤 물러났다. 트뤼도 내각의 또 다른 6명의 장관은 이미 사퇴했거나 다음 선거에 다시 출마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트뤼도 총리는 세금 감면과 현금 지급 등 경기부양책을 제시했지만 장기화한 고물가와 재정건전성 우려로 여당인 자유당 측근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이다. 최근 차기 총선에서 자유당이 야당인 보수당에 패할 것이라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오자 그는 더욱 궁지에 몰렸다. 지난달 23일에는 자유당 소속 하원의원 51명이 트뤼도 총리의 즉각적인 사임을 요구하기도 했다. 캐나다 의회는 오는 27일 열리는 첫 본회의에서 총리 불신임 투표에 돌입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7월 조기총선에서 14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영국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총리도 집권 6개월 만에 국정수행 지지율이 바닥을 치며 실권 위기에 처했다. 영국 싱크탱크 모어인커먼이 최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선이 이뤄질 경우 노동당의 하원 의석은 411석에서 228석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어렵게 원내 1당을 유지하지만 국정 주도권을 잃는다는 의미다. 반면 극우 성향의 나이절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개혁당’은 67석을 얻어 제3당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됐다. 6개 장관직도 가져가 정국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영국의 트럼프’로 불리는 패라지는 트럼프 당선인이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세를 확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영국 의회에서 오랜 양당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2월 23일 조기총선을 치르는 독일은 머스크가 지지하는 극우 독일대안당(AfD)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AfD는 중도보수 기민당(CDU)에 이어 지지율 2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올라프 숄츠 총리가 이끄는 사회민주당(SPD)과 연립여당이었던 녹색당, 자유민주당(FDP)은 연정이 깨지며 수세에 몰렸다.
  • 尹영장에 ‘형소법 예외’ 명시… 경호처장, 어떤 선택할까

    尹영장에 ‘형소법 예외’ 명시… 경호처장, 어떤 선택할까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1일 경호처를 향해 대통령 관저 문을 개방하라고 요구했지만 경호처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며 ‘대통령 경호가 우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영장 집행 시 물리적 충돌 우려까지 커진 가운데 관저 경호 책임자인 박종준 경호처장의 선택에 관심이 쏠린다. 공수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해 별도로 발부받은 수색영장에는 ‘해당 영장의 경우 형사소송법 110조와 111조 적용은 예외로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이날 알려졌다. 이에 경호처가 체포영장 집행을 위한 수색을 거부할 법적 근거가 무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경호처는 군사상 비밀을 요구하는 장소, 직무상 비밀에 관한 물건은 책임자 등의 승낙 없이 압수·수색할 수 없다는 형소법 해당 조항을 근거로 수색 등을 거부해 왔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변호인인 윤갑근 변호사는 “형소법 어디에도 판사에게 그런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있다. 불법 무효”라며 추가 권한쟁의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청구하기로 했다. 경호처는 전날 체포영장이 발부되자 ‘적법 절차에 따른 경호 조치’를 강조하면서 영장 집행을 막아설 수 있다는 점을 암시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경호법 원칙을 근거로 경호에 나설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더라도 경호·의전은 그대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경호 책임자인 박 처장은 지난해 9월 김용현 전 처장이 국방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윤석열 정부 두 번째 경호처장에 올랐다. 경찰대 2기 출신으로 경찰청 차장(치안정감)을 지낸 박 처장은 퇴임 후 19·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공천받았으나 낙선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경호실 차장을 지냈다. 이런 이력을 근거로 박 처장이 윤 대통령의 신변 안전을 제일 원칙으로 삼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박 처장은 최근 내란 사태와 관련해 경찰의 참고인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박 처장 개인의 성품과 관계 없이 법과 원칙에 따라 판단하지 않겠나”라며 “평생 공직자로서 살아왔으니 그에 맞게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박 처장이 절차에 따라 수사기관에 협조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막아설 경우 공수처의 경고대로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 독단 못 막는 ‘제왕적 대통령제’… “개헌하거나 권한 축소 장치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독단 못 막는 ‘제왕적 대통령제’… “개헌하거나 권한 축소 장치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장기 집권 제한하는 5년 단임제대통령 권한에 비해 견제는 약해국회·지자체 4년 주기와도 안 맞아“임기 중반만 지나도 레임덕 생겨”개헌론, 정권 바뀔 때마다 공회전#4년 연임·중임제-이원정부-내각제‘중간 평가’ 성격의 선거 통해 견제“8년짜리 제왕을 뽑는 것” 한계도“이원정부제, 좌우 동거 갈등 심각”“내각제, 한국서 야합의 수단 인식”#대통령제 보완 장치미국처럼 ‘부통령제 도입’ 의견도국가 운영 혼란 적고 권력 정당성‘법률 개정 통해 제도 개선’ 주장“개헌 안 해도 책임 총리제 가능”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5년 단임제로 대표되는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국무회의를 비롯한 각종 제도적 장치가 있었지만 대통령의 독단을 막을 순 없었던 것. 결국 대통령 한 명에게 막강한 권한을 몰아준 87년 정치체제를 바꿔야 이 같은 혼란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전문가들은 10차 개헌을 통해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 혹은 연임제로 바꾸거나 대통령의 권한을 축소하는 장치를 도입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1987년 6월 항쟁이 요구한 핵심은 직접 민주주의였다. 평화적 정권교체에 대한 열망은 결국 5년 단임제로 귀결됐다. 87년 헌법은 대통령의 임기를 제한하는 데 몰두하느라 대통령의 권한에는 소홀했던 것이다. 결국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단이 담긴 관련 규정은 존치됐다. 총 130조로 구성된 87년 헌법은 ‘4장 정부’ 부분에서 대통령과 행정부를 별도로 구분했다. 대통령에 대한 규정은 66조에서 85조까지 스무 개에 달한다. 여기에는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뿐만 아니라 무소불위에 가까운 권한이 총망라돼 있다. 대법원장·헌법재판소장 등 주요 헌법기관의 구성권, 국무위원 등 각종 임명권 등도 포함됐다. 대통령이 수반인 정부에는 법률안 제출권을 부여했고 정부는 예산편성권을 독점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에서 나아가 초헌법적 존재로서의 상징성을 갖게 됐다.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 온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헌법 4장 제목은 정부가 아닌 ‘행정부’여야 한다. 윤석열 정부가 아닌 ‘윤석열 행정부’”라며 “대통령제가 아니라 대통령중심제라는 말이 없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헌법은 대통령의 장기 집권을 제한하기 위해 5년 단임제를 못박았다.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기 집권과 군부 독재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5년 단임제는 안정적으로 국정 운영을 할 수 있고, 평화로운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단임제는 선거 과정 중 인물에만 집중한다는 점에서 정당정치를 실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고 장기적 정책 추진이 어렵다는 점이 계속 문제로 지적됐다. 실제로 대통령제 국가의 상당수가 4년 연임·중임제를 채택하고 있고, 5년 단임제는 한국을 제외하면 필리핀·멕시코 정도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년 단임제는 세계적으로 (선진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제도”라며 “5년이라는 임기도 국회의원, 지방정부가 4년 주기라는 점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치평론가인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5년 단임제는 역사적인 수명을 다하지 않았나”라며 “임기 중반만 넘어가도 레임덕(권력누수 현상)이 생기고, 부동산·교육 등 주요 정책이 5년마다 바뀐다”고 짚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대통령이 모든 걸 다 가져가는 승자 독식의 성격이 있다”며 “대통령이 가질 수 있는 정치·경제·사법적 권한이 너무 큰데 견제는 약하다. 그렇다 보니 사활을 걸고 싸운다”고 지적했다. 5년 단임제 문제를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은 계속해서 제기됐다. 그러나 개헌론은 사안의 폭발력과 민감성을 이유로 매번 정쟁의 대상이 됐고 여야는 정국에 따른 유불리를 따졌다. 개헌론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국회가 개원할 때마다 공회전했다. 87년 체제 후 첫 대통령인 노태우 정부 시절 처음으로 5년 단임제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됐다. 임기 말 권위 약화와 권력 누수 등 결함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김대중 정부 시절 정치권에서 개헌 문제가 공론화된 뒤 노무현 전 대통령은 4년 연임제 ‘원포인트’ 개헌을 전격 제안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국민헌법자문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임기 초부터 개헌을 강력하게 추진했지만 성사되진 않았다. 정치권과 학계에서도 가장 많이 거론되는 대통령제 관련 개헌안은 4년 연임·중임제다. 연임은 연속해서 같은 직을 다시 수행한다는 의미다. 중임은 연속 여부와 상관없이 같은 자리를 다시 맡는 것을 뜻한다. 미국은 중임제를 채택하고 있는데, 연임이 아니면서 중임을 한 대통령은 그로버 클리블랜드(22·24대)와 도널드 트럼프(45·47대)뿐이다. 연임제나 중임제를 하면 ‘중간 평가’ 성격을 갖는 선거를 치르게 돼 대통령을 견제할 수 있다. 박원호 교수는 “연임제나 중임제를 도입하게 되면 ‘선수는 전광판을 보지 않는다’ 같은 말은 나올 수가 없다”며 윤 대통령이 지지율을 신경 쓰지 않는다고 말한 점을 지적했다. 반면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제는 필연적으로 제왕적인 성격을 가질 수밖에 없다. 4년 중임제는 8년짜리 제왕을 뽑는 것”이라고 한계를 지적했다. 또 다른 대안은 이원정부제다.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말로도 불린다. 외치는 대통령이, 내치는 총리가 담당하는 방식으로 대통령의 권한을 의회에서 선출된 총리와 나누는 것이 핵심이다. 분권형 대통령제는 권력 남용의 우려가 적고 행정부의 책임 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원정부제의 대표 격인 프랑스에서는 좌파 대통령과 우파 총리 등 좌우 동거 정부의 심각한 갈등이 고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조기 총선에서 압승한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이재묵 교수는 “프랑스식 이원정부제는 대통령과 총리가 같은 당에서 나오면 무소불위의 권력이 되고 다른 당이 되면 심각하게 갈등하는 문제가 있다”며 “오스트리아식으로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상징적인 역할만 하는 방식의 이원정부제가 맞다”고 했다. 반면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 이재명 국무총리인 시대는 상상만 해도 어렵지 않나”라며 불안정성을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내각제도 거론된다. 영국, 일본처럼 의회가 행정부 구성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지는 제도다. 정치권에서는 한국의 정서와 내각제는 맞지 않는다고 거리를 뒀다. 그러나 내각제는 책임 정부로서 국정을 원활하게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상당수 국가 사례에서 연립정부가 구성된다는 점에서 협치가 필수적이다. 이재묵 교수는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오래된 국가는 다 내각제인데, 한국에서는 야합의 수단으로 인식돼 있다”며 “정당과 국회가 중심이 돼야 궁극적인 삼권 분립이 실현된다”고 했다. 신 교수도 “대통령의 막강한 권한을 견제하려면 내각제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며 “권력을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분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제를 보완할 수 있는 장치로 미국처럼 부통령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도 초대 정부는 이승만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등 정·부통령제였지만, 이후 국무총리제로 변경됐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무총리는 사실상 대통령에 종속돼 보좌하는 역할로 제한된다. 그러나 부통령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국가 운영에 대한 혼란이 적고 국민이 투표를 통해 선택한 권력이라는 정당성이 있다. 김창준 전 미국 연방하원의원은 “힘없는 총리제보다는 부통령제를 신설할 필요가 있다”고 줄곧 주장했다.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해 의회 제도를 바꾸는 방안도 있다. 지난 20대 국회의 헌법개정특별위원회는 양원제를 도입하자고 밝히기도 했다. 양원제 체제에서는 정부와 의회가 대립할 때 상원이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전세계 국가의 3분의1,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3분의2가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다. 한국은 제2공화국에서 양원제를 도입했지만 운영 기간이 10개월에 불과했다. 이재묵 교수는 “지역 갈등이나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 기여할 수는 있다”고 했다. 독일의 경우 상원이 16개 주정부의 수반과 각료로 구성돼 지방분권 차원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준한 교수는 “양원제를 하는 국가는 대부분 연방제를 하는 국가”라며 “갈등과 비용 문제만 야기할 것”이라고 했다. 개헌 시도가 매번 무산됐다는 점에서 개헌이 아닌 법률 개정을 통해 정치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박원호 교수는 “개헌을 하지 않더라도 책임 총리제 등은 구현할 수 있다”며 “국회 다수당에서 추천하는 사람을 대통령이 총리로 받아 준다면 운용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재묵 교수도 “정치개혁이 중요하지만 선거제 개혁도 필요하다”고 짚었다.
  • “87체제, 정의 사회 꿈꿨지만…경제도 정치도 ‘승자 독식’으로” “스스로 미래 개척한 한국…국민 주권 강화로 ‘공존의 길’ 찾아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87체제, 정의 사회 꿈꿨지만…경제도 정치도 ‘승자 독식’으로” “스스로 미래 개척한 한국…국민 주권 강화로 ‘공존의 길’ 찾아야”[87년 체제 ‘대한민국’만 빼고 다 뜯어고치자]

    갓 스무 살 성인이 된 87학번들에게 ‘87년 체제’는 환희이자 희망이었다. 이들은 38년 전 그때를 누구보다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캠퍼스와 거리에서는 날마다 대학생, 넥타이 부대, 노동자들이 어울려 시위를 했다. 87년 체제는 그 뜨거웠던 민주화에 대한 열망의 결실이었다. 스무 살의 87학번들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사회,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꿈꿨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한국 사회는 그때의 꿈과 거리가 멀다고 토로했다. 87학번들이 겪은 1987년과 2025년 그리고 새롭게 꿈꾸는 대한민국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자연스럽게 빠져든 학생 운동이한열·박종철 열사 사망이 계기전공보다 이념 학습·시위가 일상“돌·최루탄 난무… 캠퍼스가 전쟁터”상당수 87학번들은 대학 새내기 때 자연스럽게 학생 운동에 빠져들었다. 87학번들은 86세대(80년대 학번·60년대생)에 속하지만 선배들과는 엄연히 달랐다. 86세대의 주축인 80년대 초중반 학번들은 그들에게 “너흰 한 것도 없이 민주화된 세상을 봤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신군부 전두환 정권에서 대학 생활을 해 온 선배들의 ‘도발’이었다. 권오중 전 세종시 경제부시장은 연세대 화학과에 입학해 대학 1년 선배인 이한열 열사의 죽음을 계기로 민주화운동에 뛰어들었고 1990년 27대 연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다. 권 전 부시장은 “선배들을 통해 사회의 모순을 생생하게 접하면서 민주화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정형기 국민의힘 경남도당 대변인의 1987년은 서울대 선배 박종철 열사의 사망 소식으로 시작했다. 정 대변인은 “1987년 봄은 광장 집회, 시험 거부, 돌과 최루탄이 난무하는 하늘로 기억된다”며 “전공과목보다 이념 학습과 토론, 시위와 뒤풀이가 일상이자 대학 문화였다”고 말했다. 육현수 기획재정부 재정관리총괄과장도 “전북대 교정은 다른 대학보다 유난히 더 뜨거웠다. 최루탄 연기가 자욱했고 ‘사과탄’이라 불린 M25 최루 수류탄 파편이 잔디밭에 나뒹굴었다”며 “캠퍼스가 전쟁터 같았다”고 기억했다. #군부독재 종결과 시대적 한계당시 군부독재 종식이 유일한 목적정치·경제·사회적 변화 못 담아내“그 이상을 꿈꾸는 건 사치 같았다”87년 체제의 성과는 단연 대통령 직선제다. 6월 항쟁을 통해 기나긴 군부독재를 청산하고 민주화가 시작됐다. 그러나 대중의 바람과 달리 김영삼·김대중 두 후보는 단일화에 실패했고, 군사쿠데타의 주역인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됐다. 87학번들은 87년 체제의 긍정적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군부독재 종결’에만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치·경제·사회적 변화를 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이병덕 코리아스픽스 대표는 “호헌 철폐, 독재 타도 외에는 바라는 게 없었다”며 “죽거나 사라지는 동지들을 보면서 그 이상의 미래를 꿈꾸는 건 사치인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이 대표는 부산에서 노무현 변호사를 만나 1988년 13대 총선에서 대학생 봉사단으로 일했다. 이 대표는 “당선되던 날 노 후보가 ‘군부독재를 끝내고 올바른 민주주의의 나라로 갈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며 군부독재 종식이 당시 유일한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권 전 부시장은 “87년 체제는 군부독재 청산과 평화적 정권교체에만 목적이 있었다”며 “1990년대 이후 정치·사회·경제적 변화를 예측하지 못한 근본적인 설계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상 원포인트 군부독재 종결, 장기 집권을 하지 못하도록 5년 단임제로 타협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육 과장은 “현행 헌법 아래에서 대통령 3명이 탄핵(소추)당했다는 건 국가 통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회적 과제의 결론을 도출하고 국가 정책을 결정하고 미래 비전을 보여 주는 건 미숙했던 것 같다”고 짚었다. 87학번들은 87년 체제가 태동하던 그때, 저마다 이상향을 꿈꿨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들은 87년 체제가 38년째 지배해 온 2025년 현재의 한국 사회를 승자 독식, 기득권 독점, 부의 양극화, 86운동권 권력화·세속화, 적대적 공생이라는 키워드로 요약했다. 저마다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문제의식은 비슷했다. 사회가 양극화돼 있고 소수가 권력을 독점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태신 한국노총 공무원본부장은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꿈꿨지만 현재 한국은 정치·경제 모두 승자 독식 사회”라며 “그래도 정치에서는 1인 1표가 평등하지만, 경제에서는 돈 많은 1인이 여러 표를 행사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지성우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순천자존(順天者存) 역천자망(逆天者亡)’이라는 말처럼 순리를 따라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사회, 모두가 공정하고 부강한 나라, 반칙과 특권이 통하지 않는 민주적인 나라를 꿈꿨다”며 “갈등 이면에는 부의 양극화와 함께 각종 경제적·사회적 격차를 ‘헌법과 법률이 충분히 보완하고 있다’고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지 교수는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 발전해 왔고 국민들이 자신들의 미래를 믿고 맡길 만한 정부를 스스로 선택할 힘이 있음을 확인했다”며 긍정적인 부분도 짚었다. #승자 독식 사회소수 권력 독점·부의 양극화 심화경제 분야선 사실상 ‘1인 1표’ 아냐“운동권의 권력·세속화에도 실망”익명을 요구한 87학번 대기업 임원 A씨는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를 꿈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한국 사회가 선진화된 자본주의 경제 모델, 중도와 협치가 살아나는 정치를 향해 가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우리 사회가 최소한 독일이나 프랑스처럼 사회민주주의가 가미된 체제가 되기를 원했지만 1990년대 초반 소련과 동유럽 등이 생각보다 빨리 무너지면서 사회주의의 모순이 드러났다”며 “86세대 운동권이 권력화·세속화되는 것을 보면서 실망감도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로 넘어가면서 엄청난 좌절을 느꼈지만 문재인 정부도 적폐 청산에 몰두하고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 진보에 대한 기대가 깨진 상황”이라고 했다. 87학번들은 87년 체제가 생존을 향한 발걸음에서 완성됐다면, 이제 공존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상당수는 후배 세대에 대한 부채 의식을 토로하면서 미안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해법은 다양했지만 무엇보다 87년 체제의 결과물인 5년 단임제에 대해 손볼 때가 됐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치개혁’탄핵 등 중요 현안은 국민 투표를소선거구제 ‘민의 왜곡’ 결함 있어“정치가 경제 동력 깎아 먹는 구조”권 전 부시장은 “내가 스스로 투표해서 대통령을 뽑은 만큼 탄핵도 국민 투표를 통해서 해야 한다”며 “국민 개인이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는데, 대의 정치를 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대 변화의 중심은 ‘새로운 시민’의 탄생”이라며 “과거 헌법체제가 통치받는 수동적인 국민을 상정했다면 이제는 국민 주권의 비약적인 증진을 모색해야 한다. 중요 현안을 국민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하게끔 헌법상 국민투표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 대변인은 “1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을 한 명만 뽑는 소선거구제는 13대 국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는데 ‘산 표’보다 ‘죽은 표’가 많아 민의를 왜곡하는 소선거구제의 치명적 결함이 있다”며 “이런 선거 방식에서 거대 양당의 승자 독식과 횡포는 정치 양극화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생존에서 공존으로기후·농촌 위기, 자본주의로 못 풀어‘기득권 독점’ K콘텐츠 시스템 해결“경제 민주화로 산업 대전환 대비를”소설가 김탁환은 수도권과 지방, 도시와 농촌의 공존을 이야기했다. 전남 곡성에서 농사를 짓고, 작은 책방도 운영하고 있는 김 작가는 “지방이나 농촌의 상황은 수도권의 열 배는 안 좋다”며 “늘 ‘없는 사람’ 취급을 당하며 존재 자체가 부정당했다”고 했다. 이어 “여기 사람들은 기후위기, 지방 및 농촌 소멸 등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는 걸 체감하는데, 도시에서는 자본주의적 논리로 바뀐다”고 아쉬워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콘텐츠의 저력으로 한국의 대중문화가 주목받고 있지만 문화예술계도 권력의 독점 현상이 두드러진다며 공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과도한 상업화로 인해 콘텐츠의 문제의식이 줄어들고 ‘팔리는 콘텐츠와 코드’를 활용한 작품만 양산된다는 것이다. 그는 “스타 배우와 감독 등 소수의 기득권이 다 가져가는 분배의 불균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특정 권력층 및 부유층이 기득권을 독점하면서 사회가 붕괴되는 것처럼, 콘텐츠 시스템 구조를 해결하는 게 K콘텐츠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경제 민주화, 부의 양극화, 시장 경제에 대한 반성과 비판도 많았다. 소설가 박현욱은 “87년 당시 꿈꾼 대한민국은 군사정권을 극복한 나라였고 그 꿈은 120% 이뤄졌다”며 “그러나 경제적·세대적 양극화가 확대돼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는 세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절대적 빈곤을 극복해 냈다면 상대적 빈곤도 극복해 내는 세상을 바란다”며 “부디 절대 다수의 우리이길 바란다”고 했다. 김 본부장은 “경제 민주화를 이루고 산업 대전환에 대비해야 한다”며 “노동계도 노동자 재교육과 정년 연장, 일자리 문제 등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했다. A씨도 “결국 우리 사회가 가야 할 길은 시장 경제가 잘 작동하는 선진화된 자본주의인데 정치가 경제 동력을 깎아 먹는 점이 안타깝다”며 “경제가 돌아야 국민이 먹고산다.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하려면 주 52시간제 예외를 허용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정치가 사회 발전의 걸림돌”이라고 했다.
  • 日총리, ‘귀신 나온다는’ 관저로 이사…‘퇴마 의식’까지 했는데[핫이슈]

    日총리, ‘귀신 나온다는’ 관저로 이사…‘퇴마 의식’까지 했는데[핫이슈]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자자한 관저에 입주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전 총리들이 ‘귀신 출몰’로 꺼려해 온 관저로 이시바 총리가 이사했다”면서 “일본의 전 총리들은 유령이 나온다고 알려진 관저에 거주하는 것을 거부해 왔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시바 총리는 취임 후 국회의원 숙소에 머물다가, 전임인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가 퇴거한 뒤 시작된 보수공사가 마무리되면서 관저 입주를 결정했다. ‘칸테이 관저’로 불리는 일본 총리 관저는 2002년 4월 완공된 현대식 건물이다. 같은 자리에 있던 과거 관저를 허물고 새로 지어졌는데,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도는 배경에는 이전 관저에서 발생한 두 차례의 군부 쿠데타가 있다. 1932년 5월, 해군·육군·극우 혈맹단 소속 11명이 당시 총리였던 이누카이 스요시를 살해했다. 1936년에는 군인 280여 명이 같은 자리에 있던 총리 관저를 습격해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때 총리 관저로 진입한 쿠데타군은 대령 한 명을 총리로 오인해 살해했다. 당시 쿠데타 세력의 표적은 오카다 게이스케 총리였다. 이후 역대 총리들은 관저 입주를 꺼려왔다. 모리 요시로 전 총리는 “한밤중에 군인들의 행진 소리에 잠을 깼다”고 측근에게 털어놨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입주 전 신도 승려를 불러 퇴마 의식을 거행하기도 했다. 하타 쓰토무 전 총리의 부인은 회고록에 “한밤중에 정원에서 군인들이 서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고 쓰기도 했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아베 정권의 관방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2013년 5월 공저 내 귀신 출몰설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 가지 소문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답했다. 2012년 12월 재집권한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그의 후임자인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는 관저에 들어가지 않은 채 각각 도쿄 시부야구의 사저와 중의원 숙소에서 차량으로 출퇴근했다. ‘귀신 나오는 집’으로 유명해진 뒤 9년 동안 비어있던 관저에 용기를 내 들어간 인물은 기시다 후미오 전 총리였다. 2021년 당시 기시다 전 총리는 “재해 등 긴급사태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의원 숙소에서 오고 가는 데 드는 경비를 줄이기 위해 관저 입주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시바 총리가 진짜 무서운 것은 귀신 아닌 ‘이것’이시바 총리는 기시다 전임 총리가 퇴거한 관저에 입주하면서 “이사가 늦어진 건 리모델링 공사 때문”이라고 밝혔다. 기자들이 ‘귀신 나오는 관저’ 소문에 대해 묻자 “소문은 익히 알고 있지만 특별히 두렵진 않다”면서 “실제로 뭔가를 보는 것이 무서울 수는 있지만, 지금 우리가 걱정하는 건 그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시바 총리의 ‘진짜 걱정거리’는 귀신이 아니라 정권 유지와 지지율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SCMP는 “이시바 총리가 지난해 10월 총선 패배 후 소수 여당을 이끌며 정치적 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귀신 소동은 그저 사소한 문제일 수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이시바 내각의 출범 초기 지지율은 50% 안팎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정부 출범기 중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지난달 말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전달보다 5% 포인트 상승한 51%, 지지율은 전달보다 5% 포인트 하락한 41%로 조사됐다.
  • 習 “도전 극복 가능”·푸틴 “앞으로 나아갈 뿐”[신년사로 본 2025년]

    習 “도전 극복 가능”·푸틴 “앞으로 나아갈 뿐”[신년사로 본 2025년]

    주요국 정상들이 격동의 한 해가 될 2025년을 맞아 ‘국익’을 앞세운 신년사를 내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자신감을 갖자’는 신호를 발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의 휴전 협정을 염두에 두고 ‘모든 것이 다 잘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 자강론’을 설파했다.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중국중앙(CC)TV로 방송된 신년사에서 “우리는 지금껏 비바람의 세례 속에서 성장했고 시련을 거치며 장대해졌다. (지금의 여러 역경에도) 자신감으로 가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전방위적 압박에 주눅 들지 말자는 취지다. 특히 시 주석은 “우리나라(중국) 경제는 회복되고 있다. 2024년 국내총생산(GDP)도 130조 위안(약 2경 6229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수치까지 거론한 점을 감안할 때 지난해 성장률 목표치인 ‘5% 안팎’을 무난히 달성했음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자정 러시아 국영방송을 통해 공개한 신년사에서 “러시아가 가장 어려운 도전에 대응하는 해를 보냈다. 이제 우리는 앞으로만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집권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손을 뗄 것이 확실시되는데, 현 추세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뺏은 영토를 자국에 공식 편입할 수 있다. 이를 반영하듯 그는 “(지난 사반세기 동안) 이룬 것을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 참전 군인들을 ‘영웅’이라고 치켜세웠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북한의 거듭되는 미사일 발사 등 국제 정세는 엄중하고 복잡하다”면서 “외교와 방위를 차의 양쪽 바퀴로 삼아 국익을 지켜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지난해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국민연합(RN)에 참패한 뒤 조기 총선을 치른 결정이 프랑스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자신의 실책을 솔직히 인정했다. 이어 “유럽인들은 순진함을 뒤로 해야 한다. 유럽은 자국 안보와 방위를 다른 강대국에 위임하는면 안 된다”고 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미국 나토 탈퇴’ 경고에 대한 대응이다.
  • 머스크 독일 극우 지지에 이어 총리에 “바보” 대통령 “폭군”

    머스크 독일 극우 지지에 이어 총리에 “바보” 대통령 “폭군”

    소셜 미디어 엑스를 우파 정치 플랫폼으로 조성하며 브라질, 독일 등 해외에서 연달아 반발을 사고 있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대통령을 “폭군”이라고 비난했다. 독일 일간 벨트에 따르면 머스크는 30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슈타인마이어는 반민주 폭군이다! 부끄러운 줄 알라”며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을 비난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지난 27일 조기총선을 발표하면서 “얼마 전 루마니아 선거처럼 은밀하든, 최근 플랫폼 엑스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지듯 노골적이든, 외부 영향력은 민주주의에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대통령은 의회 해산과 각료 임면 등 권한을 형식적으로 행사하지만 실권은 없는 상징적 국가 원수다. 머스크는 같은 날 극우 독일대안당(AfD) 지지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트윗에 “AfD가 대승할 것”이라고 덧붙이며 AfD를 거듭 지원했다. 그는 그동안 엑스에서 독일 정치를 촌평하다가 지난 28일 독일 주간지 벨트암존타크에 AfD를 편드는 글을 실어 정치 개입 논란을 낳았다. 머스크는 이 칼럼에서 “테슬라가 독일에 전기차 생산공장을 운영하기 때문에 독일 정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할 권리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내정되며 차기 미국 행정부 실세로 떠오른 머스크가 극우 정당을 지지하자 독일 정치권은 본격적 선거 개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31일 신년사에서 “독일이 어떻게 나아갈지는 시민이 결정한다. 소셜미디어 소유주가 결정하는 게 아니다”라며 머스크를 우회 비판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독일 신호등 연립정부가 붕괴하자 엑스에 “올라프는 바보”라고 적어 숄츠 총리를 조롱한 바 있다. 한편 러시아 선거개입 의혹을 낳았던 루마니아 대통령 재선거는 내년 3월 23일로 치러진다. 친러시아 성향의 무소속 후보인 컬린 제오르제스쿠는 지난 11월 24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틱톡 유세’로 인지도를 쌓아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무명에 가까웠던 제오르제스쿠 후보가 투표율 1위를 차지하면서 러시아의 선거 개입 의혹이 불거졌고, 이를 뒷받침하는 루마니아 정보국의 기밀 보고서까지 공개되자 헌법재판소는 재선거를 명령했다.
  • 정부, ‘내란·김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위헌성 해소되지 않아”

    정부, ‘내란·김여사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위헌성 해소되지 않아”

    정부는 31일 국무회의를 열어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쌍특검법으로 불리는 이들 법안은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내란 특검법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의혹 일체를 특검이 수사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검 후보자는 대통령이 포함되지 않은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 중 다수당이 한 명씩 추천하게 돼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추천한 특검 후보자 중 한 명을 임명해야 한다. 김 여사 특검법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품 가방 수수, 지방선거와 총선 선거 개입, 명태균 관련 사건 등 그간 제기된 15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규정했다. 특별검사는 민주당이 1명, 비교섭단체가 1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들 중 1명을 임명하도록 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헌법을 수호할 책무가 있는 정부로서 그 위헌성이 해소되지 않고 국익과 국민의 기본권 측면에서도 우려가 많은 법안들을 그대로 공포하는 것이 과연 책임 있는 자세인지 수없이 고민했다”며 “여야가 다시 한번 머리를 맞대고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특검법에 대해 최 대행은 “정부가 이미 3차례나 헌법상 권력 분립 원칙 위반,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예외성 원칙 훼손 등의 이유로 재의 요구를 했다”며 “전례에 비해 과도한 수사 규모와 수사 기간에도 개선이 없었으며, 수사 대상은 이전 특검법보다 오히려 대폭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특별검사 후보자를 민주당과 비교섭단체에서만 각각 1명씩 추천토록 하고 있어, 대법원장이 후보자를 추천하고 야당이 비토(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 제3자 추천의 형식적 외관이라도 갖춘 이전 특검법안보다 헌법상 권력 분립의 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더욱 커졌다”고 주장했다.
  •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부터 강력 사건까지…새해 경남 정치·형사재판 줄 예고

    명태균 공천 개입 의혹부터 강력 사건까지…새해 경남 정치·형사재판 줄 예고

    2025년 새해 첫 달부터 경남지역 정치, 범죄 사건 등을 둘러싼 재판이 줄줄이 열린다. 31일 법조계 등 설명을 종합하면 다음 달 1일 20일 오후 3시에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와 김영선 전 의원 관련 사건의 2차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된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적인 재판에 앞서 검찰 측과 변호인 측이 피고인 주 혐의점과 관련한 쟁점을 정리하고 공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조율하는 자리다. 명씨와 김 전 의원은 2022년 6월 치러진 ‘창원의창’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이 공천 과정에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명씨는 또 2022년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려던 예비후보 배모씨와 이모씨에게 공천을 대가로 각 1억 2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 거래에 연루된 배모씨·이모씨와 명씨가 사실상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여론조사업체 미래한국연구소 전 소장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상황이다. 1차 공판준비기일에서 명씨 측은 김 전 국회의원과의 금전 거래는 ‘정치 자금’이 아니라는 주장을 재차 내놨다. 명씨 측 변호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2022년 8월 23일부터 2023년 4월 23일까지 (명씨가 김 전 의원에게) 받은 돈은 급여”라면서 “그 이후에 받은 돈은 선거 비용 대납금을 상환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명씨는 정치자금법에서 해당하는 ‘그 밖에 정치활동을 하는 사람’도 아니다”고 밝혔다. 남 변호사는 또 명씨와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22년 6월 지방선거 예비후보자 배모씨·이모씨에게 돈을 받은 적도, (공천을) 공모한 적도 없다며 공소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추후 이어질 공판에서 검찰 측은 ‘명씨가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맞다’는 증거를 제시하고, 배모씨·이모씨가 명씨 측에 2억 4000만원가량을 전달했다는 장소를 특정할 것으로 보인다. 증인 신문도 이어질 전망이다. 같은 달 10일 오전 11시 10분에는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부장 허양윤) 심리로 천영기 통영시장의 항소심 첫 재판이 진행된다. 천 시장은 지난해 8월 지역 한 축제장에서 22대 총선 출마 예정자였던 지역구 의원 지지를 호소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올 11월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검찰이 항소하면서 재판을 이어가게 됐다. 천 시장은 제62회 통영한산대첩축제 행사장에서 같은 당 지역구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정점식(경남 통영·고성) 의원과 함께 축제 부스를 돌며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누굴 도와줘야 하죠”라고 물은 뒤 시민들이 “정점식”이라고 외치자 “목소리 봐라.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했다. 1월 14일 오후 2시에는 창원지법 형사1부(부장 이주연) 심리로 하영제 전 국회의원의 항소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하 전 의원은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회의원 선거 비용과 지역 사무소 운영 경비, 도의원 후보 추천 등 명목으로 송도근 전 시장 등에게 총 1억 635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됐다. 하 전 의원은 지난 8월 징역 1년 6개월에 추징금 1억 6350만원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다만 항소심 과정에서 보석 허가 결정이 나 지난 11월 풀려난 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고 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하 전 의원에게 징역 4년 6개월을 구형했다. 1월 16일 오후 1시 50분에는 창원지법 형사4부(부장 김인택) 심리로 ‘파타야 한인 살인사건’ 피의자 3명의 선고 재판이 열린다. 이들 공범 3명은 지난 5월 3일 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살인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강도살인 등)를 받는다. 검찰은 지난 17일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2명에게는 사형을, 나머지 1명에게는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22일 오전 10시 20분에는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부장 민달기) 심리로 ‘거제 교제폭력 사건’ 피의자 A씨의 항소심 첫 공판이 열린다. A씨는 지난 4월 거제시 한 원룸에서 전 여자친구 B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이들 외 홍남표 창원시장은 대법원 재판을 앞두고 있다.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는 지난 18일 홍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이 형이 확정되면 홍 시장은 시장직을 상실한다. 홍 시장은 2022년 6·1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총괄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A씨와 함께 같은 당인 국민의힘 후보로 거론되던 지역 정치인 B씨를 만나 예비후보로 등록하지 않고 캠프에 합류하면 창원시 경제특보 자리를 주겠다고 약속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을 보면 A씨가 이런 제안을 했고, 홍 시장은 “응”이라고 답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1심은 A씨의 제안이 실제로 있었고, 후보자 매수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면서도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홍 시장이 A씨와 공모했고, 진지한 제안이었다고 보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무죄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홍 시장이 당시 여론조사에서 3위, 1위, 2위를 기록하면서 변동이 심했고, 주요 지지층 연령대가 높아 B씨를 캠프에 합류시켜 청년 지지율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판단했다. 2021년 기자간담회에서 여기자를 성추행한 혐의(강제추행)로 재판에 넘겨서 1심에서 당선무효형인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직 유지가 가능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오태완 의령군수도 대법원 법리 검토가 진행 중이다. 앞서 오 군수는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오 군수는 이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를 무고·명예훼손으로 허위 고소한 혐의(무고)로도 재판받고 있다.
  • [씨줄날줄] ‘정치공항’

    [씨줄날줄] ‘정치공항’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항은 15개다. 새만금공항과 가덕도신공항, 울릉공항 등이 건설되고 있으니 더 늘 수 있다. 새만금공항은 군산공항에서 1㎞ 떨어져 있고 인근에 철새 도래지도 있다. 역대 총선·대선 공약이었으나 경제성 등 문제로 번번이 무산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지역균형발전 명목으로 예비타당성조사(예타)가 면제됐다.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지도자 등이 모이는 잼버리가 공항 추진의 주요 명분이었으나 잼버리는 전 국민을 창피하게 만든 악몽이 됐다. 공항은 유치만 하면 정부가 건설하고 공공기관인 공항공사가 운영한다. 정치인과 지방정부가 나중에 책임질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황당한 사례가 여럿이다. AFP통신은 2007년 울진공항을 ‘세계 10대 황당 뉴스’에 올렸다. 김대중 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김중권씨가 고향에 세운 “1300억원짜리 공항에 취항하려는 항공사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울진공항은 현재 비행훈련원으로 쓰인다. BBC방송은 2009년 양양공항을 ‘세계에서 가장 조용한 국제공항’이라며 ‘유령공항’이라고 평가했다. 전두환 정권의 실세였던 유학성씨가 고향에 세운 예천공항은 2004년 폐쇄돼 공군기지로 둔갑했다. 전북 김제공항은 2003년 공사가 중단됐고 지난해 계획이 공식 폐기됐다. 주민들은 그 부지에 배추 농사를 지었다. 정치공학적 논리로 공항이 추진되니 뒷말이 무성할 수밖에 없다. 안전에 대한 고려도 뒷전이 된다. 부지 공사비만 10조 5300억원인 가덕도신공항은 특별법 통과 직전까지 항공사고 위험, 경제성 미비, 수요 불투명 등 ‘7대 불가론’에 휩싸였다. 대참사가 빚어진 무안 국제공항도 이런 시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수요가 적어 ‘고추 말리는 공항’이란 타박을 받기도 했다. 경제와 안전을 무시한 ‘정치공항’은 지역사회에 크고 깊은 생채기를 남길 수 있다. 정치가 지역 공항을 전리품 삼지 않는지 다시 한번 돌아봐야 한다.
  • ‘상도동계 핵심’ 6선 김수한 前 국회의장 별세

    ‘상도동계 핵심’ 6선 김수한 前 국회의장 별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이 30일 오전 8시 40분쯤 노환으로 별세했다. 96세. 고인은 1928년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고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57년 민주혁신당 창당에 참여하며 정치에 입문해 1996년 3당 합당 때까지 39년간 야당 정치인으로 활동했다. 1967년 제7대 총선에서 신민당 전국구에 당선돼 국회에 입성했다. 이후 8대(서울 영등포을·신민당), 9대(서울 영등포갑·신민당), 10대(서울 관악·신민당), 12대(서울 관악·신민당), 15대(전국구·신한국당) 등 6선을 했다. 15대 국회 전반기(1996~ 1998년)에는 국회의장을 맡았다. ‘야당은 김수한의 입으로 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명대변인으로 통했던 고인은 법안 편법 처리를 일컫는 ‘날치기’라는 용어를 처음 쓴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한민주당 부총재, 민주자유당 총재 고문, 한일친선협회중앙회 회장, 한나라당 상임고문단 대표,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 대한민국 헌정회 원로회의 의장 등으로도 활동했다. ‘상도동계’ 핵심 인사로, 201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영결식에서 추모사를 낭독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성동 전 한나라당 의원, 딸 김숙향 개혁신당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 다음달 3일, 장지는 국립대전현충원.
  • 비대위 띄운 권영세 “계엄·탄핵 국민께 깊이 사과”… 국민의힘, 첫 공식 사과

    비대위 띄운 권영세 “계엄·탄핵 국민께 깊이 사과”… 국민의힘, 첫 공식 사과

    권영세 국민의힘 신임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 드린 점을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비대위 출범을 알렸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 16일 만에 국민의힘에서 나온 첫 공식 사과다. ‘권영세 비대위’는 탄핵에 공개 찬성한 김재섭(초선·서울 도봉갑) 의원을 조직부총장으로 발탁하며 화합을 예고했다. 다만 친한(친한동훈)계 가운데서는 계파색이 비교적 강하지 않은 의원만 일부 포함됐다. 권 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전국위원회 의결로 공식 임명됐다. 애초 대국민 사과를 직접 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무안 제주항공 참사로 취임사를 서면으로 대신했다. 권 위원장은 “국민의힘이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서는 “사법이 할 일은 사법에 맡겨 놓고 국회는 국회의 역할을 할 때”라며 “정중히 요청드린다. 입법 폭거를 멈춰 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 인선도 마무리됐다. 비대위원으로는 3선 임이자(경북 상주·문경), 재선 최형두(경남 창원 마산합포), 초선 김용태(경기 포천·가평), 최보윤(비례) 의원을 택했다. 임 의원은 노동전문가로 당의 궂은일에 앞장서 왔고 대구·경북(TK) 정서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최형두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인물로 분류된다. ‘90년생’ 김용태 의원은 이준석 지도부의 청년최고위원, 황우여 비대위를 거쳐 세 번째 지도부가 됐다. 최보윤 의원은 사법연수원 시절 사고로 지체 장애 판정을 받은 후 사회적 약자 보호 활동에 앞장선 인물로 4월 총선에서 비례대표 1번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최보윤 의원은 친한계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짙지는 않다. 권 위원장은 당 살림과 조직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3선 이양수(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 의원을 택했다. 이 의원과 함께 당 조직을 총괄하는 조직부총장에는 김재섭 의원이 발탁됐다. 권영세 비대위의 성공 가늠자로 여겨졌던 탄핵 찬성파 포용 메시지와 더불어 험지 도봉에서 승리한 ‘김재섭 모델’을 수도권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략기획부총장에는 친윤(친윤석열)계 조정훈(재선, 서울 마포갑) 의원을 기용해 균형을 맞췄다. 권 위원장을 보좌하는 비서실장에는 강명구(초선, 경북 구미을) 의원이 임명됐다. 강 의원은 대통령실 국정기획비서관을 지냈고 한동훈 전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내란 자백”이라고 하자 가장 거칠게 항의했던 인물이다. 수석대변인에는 신동욱(초선, 서울 서초을) 의원을 임명했고, 비대위 당연직인 김상훈(4선, 대구 서구) 정책위의장은 유임됐다. 친한계 주진우(초선, 부산 해운대갑) 법률자문위원장도 유임됐다. 다만 이번 인선에는 강성 목소리를 냈던 친한계 핵심들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친한계 일부를 받아들이되 지도부 내 갈등은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비대위가 현역의원으로만 꾸려지자 일부 원외위원장들은 31일 상임전국위에서 임명안에 반대표를 던지겠다며 추가 인선을 요구했다.
  • 탄핵 정국에 ‘미국행’ 김문수 의원···지역사회 비난 확산

    탄핵 정국에 ‘미국행’ 김문수 의원···지역사회 비난 확산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탄핵안이 가결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문수(순천광양곡성구례 갑) 의원이 미국에 머무르면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사실에 지역민들의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부, 국회, 정당이 모두 비상 체제를 가동하고 있는데도 김 의원은 지난 21일 순천대에서 비상시국 의정 보고회를 연 뒤 미국으로 출국했다. 김 의원은 이에 따라 지난 27일 국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상황에서 민주당뿐 아니라 야권 전체 192명 의원 중 유일하게 표결에 불참했다. 이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윤리심판원 회부를 지시한 가운데 김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긴급 사죄문을 올렸지만 지역민들의 분노는 사그러지지 않고 있다. 김 의원은 사죄문에서 “윤석열 정권의 내란폭동과 국헌문란이라는 헌정사의 중대한 위기 속에서 한덕수 탄핵소추안 표결에 참여하지 못한 점에 대해 뼛 속 깊이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한다”며 “모든 당직에서 물러나겠으며 당의 처분을 따르는 동시에 이번 잘못을 거울 삼아 철저히 반성하며 성찰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당과 상의없이 출국한 이유나 목적 등을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채 여론무마용 사과문 만을 올려 지역민들의 감정을 더 자극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28일부터 순천 조례동과 연향동 등 도심 곳곳에는 김 의원을 비난하는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민주당 순천 당원들은 ‘투표 불참은 내란동조 김문수는 사퇴하라’, ‘당 지침 위반한 김문수를 출당시켜라’고 요구하고 있다. 평상시 20여개 댓글만 올라온 김 의원의 페북은 현재 500여개에 육박하고 그를 비난하는 내용들로 도배가 돼 있다. 시민들은 “순천시민이란게 창피하고 내 자신이 부끄럽다. 그에게 투표한 것에 크게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며 “당직 사퇴가 아닌 의원직 사퇴를 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친명’을 자처하며 선거 운동을 했던 김 의원은 여론조사에서 5위에 그친데다 당내 경선에서 졌지만 1위 후보가 이중투표를 유도했다고 이의를 제기한 끝에 민주당 후보로 최종확정 됐었다. 김 의원은 총선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10일 벌금 300만원을 구형받았다. 그는 또 선거 당시 차량과 숙소를 불법적으로 지원받아 보좌진 2명과 함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상태다.
  • 머스크, 獨 극우 정당 지지 기고… 내정 간섭 논란

    머스크, 獨 극우 정당 지지 기고… 내정 간섭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독일 총선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독일 주간지 벨트 암 존타크에 극우 성향의 야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을 지지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했다. 머스크는 기고 글에서 “AfD는 극우로 묘사되지만, 기득권층에게 외면당하는 많은 독일인이 공감할 수 있는 정치적 현실을 다루는 정당”이라고 주장했다. 또 “AfD를 극우 정당으로 분류하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옹호했다. 2013년 창당된 AfD는 유럽연합(EU) 탈퇴와 이민자 수용 제한, 독일 문화와 정체성 강조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우는 정당으로 옛 동독 지역에서 인기가 많다. 머스크는 이런 정책에 대해 “AfD는 독일 문화와 안보를 우선시하는 통제된 이민 정책을 지지한다”며 “이는 외국인 혐오가 아니라 독일이 세계화 과정에서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는 단결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핵심 가치와 문화적 유산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독일 내부에서는 머스크의 행동이 ‘외국인의 내정간섭’에 해당한다며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투표 결정은 투표할 자격이 있는 독일 시민들만이 내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카를 라우터바흐 독일 보건부 장관은 “머스크는 우리 정치에 간섭해선 안 된다. 그의 플랫폼은 증오와 선동에서 이익을 얻는다”고 주장했다. 
  • 허욱 전 개혁신당 총선 출마자 “민주당 입당합니다”

    허욱 전 개혁신당 총선 출마자 “민주당 입당합니다”

    지난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개혁신당으로 충남 천안시갑 선거구에 도전했던 허욱 출마자가 27일 더불어민주당에 입당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날 천안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본인의 정치적 신념을 함께 하는 500여명의 지역민과 함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펼치는 정당,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제8대 후반기 천안시의회 운영위원장, 새누리당 충남도당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했다.
  • [열린세상] 공멸의 정쟁, 헌법의 문제인가

    [열린세상] 공멸의 정쟁, 헌법의 문제인가

    오늘날 정쟁은 도를 넘고 있다. 이긴 쪽은 정치 보복에 참척하고, 진 쪽은 ‘반대를 위한 반대’ 투쟁에 골몰한다. 권력을 쥔 대통령은 범죄 혐의자 프레임을 씌워 야당 대표자를 만나지도 않는다. 야당 대표는 권력 견제를 이유로 일방적 법률 통과와 고위공직자 탄핵으로 맞선다. 계엄령이나 탄핵과 같은 불행한 사태도 그 연장선상으로 이해된다. 이는 정권이 교체된다고 끝나지 않는 게임이다. 이래저래 국민만 고달프다. 일부에선 낡은 헌법의 개정을 처방한다. 이들은 모든 폐해의 원인이 제왕적 대통령제에 있다고 보고 ‘대통령 4년 중임과 책임총리제’에 힘을 싣는다. 이는 대통령이 외교와 국방을 책임지고 국무총리가 내무를 총괄하는 구조다. 또한 국회의 입법 독주에 대한 견제책으로 대통령의 국회 해산권 도입도 주장한다. 대통령의 권력을 줄이면서 행정부와 입법부의 상호 견제를 두터이 하면 독단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하지만 제도 손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금도 헌법에서 삼권분립을 보장하고 있으나 극단적 정쟁을 막지 못하고 있다. 정치 지도자들이 계엄이나 탄핵과 같은 비상시의 헌법 규정을 남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주의 규범에 충실한 정치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데 식별이 여의치 않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은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잠재적 독재자의 네 가지 특징으로 민주주의 규범 거부, 경쟁자의 존재 부인, 폭력 용인과 조장, 기본권 억압을 들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은 대법관, 헌법재판관, 고위당직자 등 심판관 자리에 측근을 앉힌다. 반국가 세력과 검찰 독재 프레임으로 서로를 공격하고, 게임의 규칙에 해당하는 선거법도 여야 합의가 아닌 일방 독주로 개정해 버린다. 기본권 억압과 관련된 언론 장악 공방도 멈추지 않는다. 이들에게서 민주주의 규범 준수의 흔적은 찾아보기 어렵다. 아무리 잘 설계된 헌법도 민주주의를 온전히 지킬 수 없다. 정치 지도자의 사고와 품성이 중요하다. 정치 지도자들이 헌법과 민주주의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서로 죽고 죽이는 공멸의 정치가 반복된다. 스티븐 레비츠키와 대니얼 지블랫의 견해를 빌리면, 상생의 정치를 위해서는 상호 관용과 제도적 자제가 필요하다. 반대자를 선의의 경쟁자로 인정하고 제도적으로 부여된 권한 사용을 자제할 때 상생의 정치를 만들고 민주주의를 되살릴 수 있다. 서로의 의견이 극단적으로 다르더라도 공격과 독단보다 소통과 협상을 선택해야 한다. 이것이 정치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최소한의 금도이다. 흔히 협상은 흥정이고, 흥정은 원칙의 포기라고 폄훼한다. 하지만 협상에도 세 가지 단계가 있다. 가장 저급한 단계는 일방 지배이다. 이는 상대를 제압해 자신의 이익 극대화에만 몰두한다. 중간 단계는 타협이다. 양쪽이 진정으로 원하는 수준은 아니나 서로 조금씩 양보를 주고받는 것이다. 가장 높은 단계는 서로가 원하는 최대치를 얻는 상생이다. 이는 상충되는 이해관계를 반영한 창조적 대안을 찾을 때 가능하다. 상생이 최선이지만 불가피한 경우 타협이라도 노려야 한다. 타협이든 상생이든 그 출발은 대화와 소통에 있다. 2000년 총선에서 여소야대에 몰린 김대중 전 대통령은 야당 총재를 네 번 만났다. 지금은 소통과 협상이 단절돼 있다. 다가오는 선거에선 잠재적 독재자를 가려내야 한다. 상대를 적대시한 권력자, 타협을 거부하고 독주한 지도자,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제도를 남용한 지도자를 철저히 심판해야 한다. 이런 지도자들은 극한의 정쟁 유발과 서로를 죽이는 상극의 정치를 통해 국가를 갉아먹는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상대를 선의의 경쟁자로 여기고, 소통과 협상을 통해 서로의 차이를 줄여 갈 것이다. 국민은 지배와 독단이 아닌 소통과 협상의 지도자를 고대한다. 하혜수 경북대 행정학부 교수
  • 구사일생 트럼프가 돌아왔다… 올해 지구는 가장 뜨거웠다[2024 글로벌 10대 뉴스]

    구사일생 트럼프가 돌아왔다… 올해 지구는 가장 뜨거웠다[2024 글로벌 10대 뉴스]

    1. 트럼프 귀환 지난 11월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압승하면서 4년 만에 백악관으로 재입성하게 됐다.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 버틀러 유세 도중 토머스 매슈 크룩스의 총격을 받고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이 사건 1주일 뒤 민주당은 대선 후보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교체하는 등 판도를 뒤집고자 승부수를 던졌지만 트럼프 후보는 7개 경합주를 모두 휩쓸며 역대 최다 득표로 승리했다. 미국에서 대통령 ‘징검다리 당선’은 131년 만이다. 연방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선전해 4년 만에 상·하원을 모두 차지했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구호로 내건 트럼프는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무역·외교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2. 바이든 사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21일 민주당 대선 후보직을 전격 사퇴하고 해리스 부통령 지지를 선언했다. 과거부터 고령으로 인한 인지력 논란에 시달린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미숙한 모습을 보여 사퇴론에 불을 댕겼다. 경쟁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격 암살 미수 사건 뒤 지지율이 급등하자 스스로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당내 경선을 통해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인물이 중도 사퇴한 것은 미국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대선을 100여일 앞두고 후보를 급하게 바꾼 민주당 진영은 큰 혼란을 겪었고 대선 패배로 이어졌다. 29세 나이로 최연소 상원의원에 당선된 뒤 부통령을 거쳐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된 바이든의 정치 역정도 막을 내리게 됐다. 3. 5선의 푸틴 핵무기 기준 완화 ‘차르 본색’‘21세기 차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3월 대선에서 ‘집권 5기’에 성공해 사실상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선거 한 달 전 ‘정적’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 사망했지만 그는 역대 가장 높은 87.3%의 득표율로 무난히 당선됐다. 임기는 2030년까지로, 이오시프 스탈린 옛소련 공산당 서기 집권 기간 29년(1924~1953년)을 뛰어넘는다. 6선 도전도 가능한 만큼 2036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34년(1762~1796년)을 재위한 예카테리나 2세의 통치 기간도 넘어선다. 그는 핵교리를 개정해 핵무기 사용 기준을 완화했다. 우크라이나에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도 발사하는 등 서구에 대한 위협 수위도 높이고 있다. 4. 하마스 약화 이스라엘, 주요 지도부 제거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근거지인 가자지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이 지역 사망자가 4만 4000명을 넘었고 주민 대다수도 난민으로 전락하는 등 인도적 위기가 불거졌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1인자 이스마일 하니야뿐 아니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뇌부 등 주요 인사를 제거했다. 이 과정에서 헤즈볼라의 근거지 레바논까지 침공해 기간시설을 대거 파괴했다. 이로 인해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은 빈사상태에 빠졌다. 이란은 대리세력이 파멸 위기로 몰리자 이스라엘을 직접 공습하며 반격에 나섰지만 타격은 미미했다. 되레 이스라엘의 재보복에 군사 인프라가 크게 훼손됐다. 중동 내 힘의 균형은 이스라엘 쪽으로 빠르게 기울었다. 5. 알아사드 철퇴 시리아 53년 독재정권 망명중동의 또 다른 화약고로 불리던 시리아에서 13년째 이어진 피비린내 나던 내전이 반군의 깜짝 승리로 마무리됐다. 53년에 걸쳐 2대째 철권통치를 이어 온 알아사드 정권은 지난 11월 27일 시작된 반군의 공세로 주요 도시를 빼앗겼고 12월 8일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함락되면서 속절없이 무너졌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은 가족과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로 망명하면서 24년간 독재자로 군림하던 권좌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를 무차별 유혈진압해 내전의 불씨를 댕긴 아사드 정권은 50만명 넘는 희생자와 600만명 이상의 난민을 남기고 사라졌다. 폐허가 된 시리아는 이제 반군의 과도 정부가 넘겨받았다. 열강들은 무주공산이 된 시리아에서 주도권을 선점하고자 애쓰고 있다. 6. 금리 인하 美연준 4년 반 만에 정책 전환주요 국가들은 2020년부터 이어져 온 코로나19 팬데믹 그림자 경제의 종식을 선언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는 지난 9월 기준금리를 5.25~5.50%에서 4.75~5.00%로 인하하며 4년 6개월 만에 긴축 기조 전환에 나섰다. 연준은 코로나19로 침체된 경제를 살리고자 시장에 대규모 유동성을 지급했으나 물가 폭등과 경기 과열 등 부작용이 불거지자 2022년 3월부터 18차례 연속 금리를 인상·동결했다. 반면 일본은 17년간 유지했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3월에 해제하고 0~0.1% 범위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7월에는 0.25%로 재차 끌어올렸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충격파로 세계 금융 시장이 출렁였다. 7. 日여당 참패 30년 만에 여소야대 국면 일본 집권 자민당의 비자금 스캔들과 경제 정책 부진으로 지지율이 급락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연임을 포기했다.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를 거쳐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리가 탄생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 정국 전환용으로 던진 10월 중의원(하원) 총선거에서 참패해 초반부터 위기에 몰렸다. 자민당은 12년 만에 중의원에서 단독 과반 수성에 실패했다. 일본 정치권은 1994년 이후 30년 만에 여소야대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시바 내각은 제3야당인 국민민주당과의 정책 협력으로 급한 불은 껐으나 2025년 7월 참의원 선거와 도쿄도 의회 선거를 앞두고 야당의 내각 불신임 결의나 자민당 내부의 이시바 퇴진 움직임이 본격화해 정국 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8. 유럽 극우돌풍 유럽의회 원내 3당에 극우전 세계 50여개국에서 선거가 치러진 ‘슈퍼 선거의 해’에 지구촌 민심은 정권심판론으로 답했다. 주요국에서 줄줄이 집권당이 참패해 향후 국제질서에 적잖은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 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처음 극우 정치 그룹이 원내 제3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영국과 프랑스의 집권 여당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에 나섰지만 야당에 국정 주도권을 내줬다. 내년 2월 23일 조기 총선을 앞둔 독일도 극우 독일대안당(AfD)이 2위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유럽이 갈수록 우경화되면서 민주주의 위기론이 대두된다. 실물경제 악화와 반이민 정서 확산, 정치적 양극화로 인한 대의민주주의 위기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는 분석이다. 9. AI 시대 엔비디아 돌풍에 노벨상 석권2022년 말 챗GPT 열풍을 시작으로 인공지능(AI) 기술이 산업계와 의료계, 교육계 등 사회 전반에 광범위하게 확산했다. 생산성 향상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 기술 투자도 폭증했다. AI 반도체 시장의 90%를 점유한 엔비디아가 글로벌 시가총액 1위 기업으로 등극하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지수에서 전통의 반도체 강자 인텔이 빠진 것은 정보기술(IT) 업계가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지난 10월에는 AI 학습의 기초를 확립한 존 홉필드(91) 미 프린스턴대 명예교수와 제프리 힌턴(76)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가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됐고 구글 AI 딥마인드 창업자 데미스 허사비스(48) 등이 노벨화학상을 거머쥐는 등 AI 시대의 도래가 현실이 됐다. 10. 들끓는 지구 관측 이래 가장 더운 해 세계기상기구(WMO)는 올해가 관측 이래 기록상 가장 더운 해였다고 분석했다. 지난 9월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기후정상회담 ‘COP29’에서 WMO는  올해 1~9월 지구 지표면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1850년 이전) 평균 기온보다 1.54도 높았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구 평균 기온이 가장 뜨거웠던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수치다. 이로써 올해는 2015년 체결한 파리협정의 목표치를 벗어난 첫해가 될 전망이다. 파리협정 당시 국제사회 196개국은 1850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치를 2도 아래에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하자고 합의했다. 1.5도 목표선을 지키려면 화석연료 배출량을 2030년까지 45% 줄여야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요원해 보인다.
  • 계엄령 선포 ‘한밤의 공포’… 첫 노벨문학상 ‘한강의 기적’[2024 국내 10대 뉴스]

    계엄령 선포 ‘한밤의 공포’… 첫 노벨문학상 ‘한강의 기적’[2024 국내 10대 뉴스]

    1. 12·3 尹 비상계엄… 탄핵안 가결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3일 밤 10시 23분쯤 긴급 대국민담화를 통해 비상계엄령을 선포했다. 45년 만의 비상계엄에 대한민국은 불안에 휩싸였다. 계엄사령부는 포고령에서 정치 활동 금지, 언론과 출판의 통제, 의료인 48시간 내 미복귀 시 처단 등을 내걸었다. 비상계엄은 국회 의결로 해제돼 2시간 37분 만에 끝났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은 한 차례 부결됐고, 윤 대통령은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은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자 통치행위’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틀 뒤 내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을 사유로 내건 탄핵소추안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2. 한강 새 역사 한국·亞여성 최초 노벨문학상 서울신문 신춘문예 출신 소설가 한강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지난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 콘서트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한강은 스웨덴 국왕 칼 구스타브 16세로부터 노벨상 증서와 메달을 받았다. 한강은 앞서 한림원에서 열린 노벨상 수상자 강연에서 ‘빛과 실’이라는 연설문을 낭독하며 “세계는 왜 이토록 폭력적인 동시에 아름다운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림원은 한강의 문학을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했다.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역대 문학상 수상자 121명 가운데 아시아 여성으로는 최초다. 3.의정갈등 의료개혁·의대증원 진통 계속정부는 지난 2월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의대 증원이 27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의사들의 반발은 거셌다. 전공의들은 병원을 떠났고, 정부와 의료계의 강대강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탄핵 국면까지 맞물려 의료 공백은 해를 넘기게 됐다.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 경증 환자까지 상급종합병원으로 쏠리는 기형적 체계를 바로잡기 위한 의료 개혁 작업이 동시에 이뤄졌지만, 의정 갈등은 풀리지 않았고 피해는 환자들 몫이었다. 초유의 의료대란은 진행형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 증원 규모를 1509명으로 확정한 뒤 입시 일정을 진행했고, 의료계는 아직까지 내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4. 민주 압승 “정권심판” 22대 총선 175석4월 10일 22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175석, 국민의힘 108석, 조국혁신당 12석 등으로 야당이 압승했다. 야당의 ‘정권 심판’ 구호에 맞서 여당은 ‘거야 심판’을 내세웠지만 민심은 매서웠다.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해병대 채상병 수사 외압 의혹에 연루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등 리스크가 불거졌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둘러싼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도 대두됐다. ‘대파 875원’ 논란이 민심에 불을 질렀고 4월 1일 열린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대국민담화’는 여당 참패에 쐐기를 박았다. 민주화 이후 집권당이 참패한 건 처음이다. 5. 총알받이 北 러 전쟁 파병… 1100여명 사상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러 정상회담이 6월 19일 평양에서 열렸다. 두 정상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을 맺었다. 여기에는 한 나라가 전쟁 상태에 처하면 다른 한쪽이 군사 지원을 제공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결국 4개월 뒤인 10월 북한의 파병 사실이 대외적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주요 지도자들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비판했지만, 북한은 “북러 조약에 충실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것으로 전해진 ‘폭풍군단’은 한국의 특전사와 같은 정예부대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 병력 1만 1000명 중 11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6. 환율 1460원 경제위기 수준 ‘강달러’ 지속원달러 환율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60원을 돌파했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4.8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부터 5거래일 연속 1450원 이상의 고공행진을 이어 갔다. 이날 장중 최고가는 1465.9원이다. 원달러 환율이 1460원을 웃돈 것은 2009년 3월 16일 장중 한때 1488.00원을 기록한 이후 15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상승폭의) 절반 정도는 정치적 사건 때문이고 나머지 절반은 강달러 때문으로 본다”고 말했다. 환율은 이달 초만 해도 1400원대에 머물렀으나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지난 4일 새벽 1440원대로 치솟은 뒤 1460원 ‘지붕’을 뚫었다. 7. 김여사 리스크 檢, 명품백·주가조작 무혐의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을 수사한 검찰이 10월 2일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이 사건은 최재영 목사가 2022년 9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을 방문해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건네는 과정을 손목시계형 몰래카메라로 촬영하고, 한 인터넷매체가 영상을 보도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같은 달 17일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도 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 결과에 반발하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소추했다. 김 여사는 지난 9월 여당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새로 불거지며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8. 李 사법리스크 선거법 유죄·위증교사 무죄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 대표가 받는 5개의 재판 중 첫 1심 결과다. 재판부는 “선거 과정에서 허위사실이 공표될 경우 유권자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없게 돼 민의가 왜곡된다”고 했다. 대법원에서 그대로 확정되면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10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돼 대선에도 출마할 수 없다. 이 대표는 같은 달 25일 위증교사 혐의 사건 1심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이 대표가 허위 증언 과정에 개입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허위 증언을 한 김진성씨에겐 유죄를 인정했다. 9. 파리의 금별 올림픽 金 13개 ‘최다 동률’한국 국가대표 선수단이 지난 8월 막을 내린 2024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로 단일 대회 최다 동률 기록을 세우는 쾌거를 이뤘다. 단체 구기 종목의 줄탈락으로 48년 만에 최소 인원(이 출전하면서 금메달 5개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선수들의 투혼으로 악재를 이겨 냈다. 양궁 대표팀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과 첨단 과학 기술을 바탕으로 금빛 과녁을 5번 맞혔고 사격도 역대 최고 성적(금3·은3)을 거뒀다. 한국 최우수선수(MVP)는 양궁 3관왕 임시현이었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은 대표팀 운영 등에 문제를 제기해 체육계 개혁 분위기에 불씨를 지폈다. 10. 역주행 날벼락 서울 시청역 사고로 9명 사망7월 1일 서울 중구 시청역 교차로에서 발생한 차량 역주행 사고로 9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유동 인구가 많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예측 불허의 사고가 발생한 터라 우리 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사고로 목숨을 잃은 9명은 30~50대의 평범한 직장인들이라 안타까움은 더 컸다. 가해 차량 운전자 차모(68)씨는 사고 직후부터 줄곧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딱딱했다”며 급발진을 주장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차씨는 사고 당시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최대 99%까지 밟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차씨는 지난 10월 열린 첫 재판에서도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