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월드챔피언십] ‘미셸 위풍’ 그래도 쭉~
|팜데저트(미 캘리포니아주) 최병규특파원|미국 캘리포니아주 사막 한복판의 ‘빅혼골프장’은 ‘억만장자 소녀골퍼’의 화려한 프로 데뷔전 무대로는 맞지 않았던 걸까. 지난 6일 프로 전향 선언 8일 만에 첫 대회에 나선 미셸 위(16·나이키골프)의 꿈은 ‘실격’이라는 악몽 속에 처참하게 산산조각나 버렸다.
미셸 위는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데저트의 빅혼골프장에서 벌어진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삼성월드챔피언십(총상금 85만달러) 최종일 대회를 모두 끝마친 뒤 오소(잘못된 위치에 공을 드롭하는 것) 플레이를 저지른 것이 밝혀져 최종 실격됐다. 전날 3라운드 도중 잘못된 위치에 공을 드롭하고 플레이를 계속한 뒤 이에 해당하는 벌타를 스코어카드에 기록하지 않았다는 것.
LPGA의 규정감독관 로버트 스미스는 이날 4라운드가 모두 끝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미셸 위는 LPGA의 드롭 규정을 위반한 뒤 발생한 벌타를 스코어카드에 기입하지 않은 채 제출한 것이 확인됐고, 본인도 이를 인정했다.”면서 “이에 따라 그가 이 대회에서 거둔 성적과 기록이 모두 삭제되는 것은 물론, 상금도 받지 못하게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셸 위는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 어떤 선수보다 관중 동원 능력이 뛰어난 ‘흥행카드’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실격되지 않았다면 합계 8언더파 280타, 단독 4위. 받을 수 있었던 첫 상금은 5만 3126달러. 따라서 미셸 위는 이번 실격 사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탐나는 상품성으로 인기를 구가할 전망이다.
한편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전날 15언더파보다 3타를 더 줄여 18언더파 270타로 대회 2연패와 함께 단일 대회 최다승(5승)을 기록했다.
박희정(25·CJ)은 합계 9언더파 279타로 3위를 차지했고, 이미나는 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5위, 장정(25)과 박지은(26·나이키골프)은 공동 14위(3언더파 285타)가 됐다.
cbk91065@seoul.co.kr
■ “슬프지만 인정 큰 교훈 얻었다”
미셸 위는 울음으로 퉁퉁 부은 눈을 감추려는 듯 좀체 쓰지 않던 안경을 낀 채 기자회견장에 들어섰다. 그는 “슬프지만 룰은 룰이다. 실격 판정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실격 판정을 인정하나.
인정한다. 룰을 존중한다.(공이) 3인치 정도 앞으로 나간 것 같다. 당시엔 이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규정은 규정이다.3인치건 100야드건 같은 것이다. 큰 교훈을 얻었다.
▶의문점은 없나.
당시 캐디 그레그와 이야기를 나눴고, 그는 (홀에) 가깝지 않다고 했다. 나도 더 멀리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내 생각뿐이었다. 지금은 아무런 의문도 없다.
▶언제 실격을 통보 받았나.
오늘 최종라운드 스코어 카드를 제출하고 난 뒤 약 10분 만에 받았다.
▶항의했나.
어떤 일이 있었는지만 확인하려 했다.
▶현재 심정은.
정말 슬프다. 다만 모든 상황을 극복하려 하고 있다. 내가 원했던 건 이게 아니지만 어쩔 수 없다.
▶이번 대회에서 여러 차례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했다. 규정을 정말 몰랐나.
속이는 행위를 한 적은 없다. 모두 내가 옳았다고 판단하고 플레이한 것이다. 내가 한 일에 대해 떳떳하다. 그러나 이제부턴 꼭 경기위원을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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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소플레이’ 美기자가 제보
|팜데저트(미 캘리포니아주) 최병규특파원|지난 16일 3라운드 7번홀(파5). 박지은(17·나이키골프)와 동반 플레이를 펼치던 미셸 위가 티박스에 올라섰다. 앞서 2번,3번 홀에서 보기와 더블보기를 저지른 뒤 6번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낸 그로선 상승세로 돌아서기 위해선 중요한 홀이었다.
티샷은 페어웨이 한가운데 잘 떨어졌다. 그러나 세컨드샷이 떨어진 곳은 페어웨이 왼쪽 모래바닥. 덤불 속으로 굴러 들어간 공을 겨우 찾아냈지만 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미셸 위는 옆에 있던 박지은에게 “쳐낼 수가 없다.”면서 “언플레이어블을 선언한 뒤 드롭을 하겠다.”고 말했다. 언플레이어블에 따른 1벌타가 더해져 네 번째 샷이 되는 셈이었다.
그러나 처음 떨어뜨린 공의 위치가 좋지 않았다. 미셸 위는 재드롭을 시도했고, 미셸 위와 캐디는 공이 적정한 곳에 떨어졌다고 판단해 공을 온그린 시켜 한 차례의 퍼트만으로 파세이브에 성공한 뒤 8번홀로 걸어갔다.
바로 이 장면이 뒤늦게 ‘실격’의 빌미가 된 오소(誤所)플레이.LPGA 규정에 따르면 드롭을 할 때는 홀과 가깝지 않은 곳에 떨어뜨려야 하지만 미셸 위가 떨어뜨린 곳은 적정 수평 위치에서 홀쪽으로 30㎝가량 전진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셸 위는 이에 따른 2벌타를 더해야 하는데도 계속 경기를 진행한 뒤 스코어카드에 파를 적어내 실격 처리는 정당하다.
한편 규정 위반의 제보자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마이클 뱀버거 기자로 밝혀진 가운데 그의 뒤늦은 제보도 논란이 되고 있다.3라운드가 종료되기 전에 뱀버거가 이 사실을 경기위원회에 제보했다면 위성미는 스코어카드를 고칠 기회가 있었고, 실격이라는 엄청난 대가 대신 2벌타만 추가했으면 됐기 때문이다.
미셸 위의 캐디 그레그 존스턴은 “규정 위반을 봤으면 그때 말하지 뒤늦게 그랬냐.”고 따졌지만 뱀버거 기자는 “나는 당시 취재 기자로서 할 일이 많았다.”고 발뺌했다.
그는 특히 “미셸 위에게 물어봤지만 ‘정확하게 드롭했고 홀에 가깝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며 “속임수를 쓴 것은 아니지만 경솔했다고 본다.”고 결론지었다. 그의 이런 태도는 언론의 위성미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을 시사한다는 분석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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