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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강대 총장등 보직교수 총사퇴

    서강대 총장등 보직교수 총사퇴

    진실과 도덕을 가르쳐야 할 일선 학교가 총체적 부정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입시를 책임진 대학 입학처장이 아들의 입시부정을 총연출·지휘하는가 하면, 한 사립고에서는 교장과 교사, 학부모, 학생에 이르기까지 성적 조작에 연루돼 충격을 주고 있다. 서강대 유장선 총장과 보직 교수 전원이 24일 전 입학처장 김모(44)교수 아들(19)의 부정입학에 책임을 지고 보직에서 사퇴했다. 유 총장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동 캠퍼스에서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사죄의 말씀’이란 성명에서 “전 입학처장 자녀 입시부정 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사태를 예방하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여러분께 머리숙여 사죄드린다.”면서 “전날 임명된 교학부총장과 대학원장을 제외하고 저와 학·처장 등 보직교수 17명 전원이 사퇴한다.”고 밝혔다. 대학의 입학 부정으로 총장과 보직교수 전원이 사퇴하기는 처음이다. 학교는 오는 28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김 교수와 출제위원으로 입시 부정을 도운 임모(44)교수를 파면키로 했다. 이번 부정은 학교측이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해 일어났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학교측이 입학처장 2년 임기를 마친 김 교수를 ‘업무의 연속성’을 이유로 연임시킨 것은 지난해 3월. 김교수는 아들이 서강대 수시1학기에 지원한다고 그해 5월 26일 통지하고, 원서접수는 6월3일부터 이뤄졌다. 규정상 자녀가 대학에 지원하면 입학업무를 맡을 수 없게 돼있어 학교측은 이틀 뒤 공정관리 대책수립 회의를 가졌으나 김 교수에게 “문제선정에 관여하지 않고 공정하게 관리하겠다.”는 확약서만 받고 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김 교수는 7월초 서강대 경제학과 1년 선배로 평소 친분이 있던 임 교수를 인문·사회계열 출제위원으로 임명했다. 김 교수는 그뒤 임 교수가 출제를 위해 출입이 통제된 연구소에 들어가기 전 자신이 미리 준비해 온 영어 논술 문제 2개와 모범답안을 건넸다. 아들에게 문제와 답안을 숙지시킨 뒤였다. 임 교수는 이 가운데 하나를 문제로 출제했고 김 교수 아들은 그달 19일 이 문제로 시험을 치렀다. 계열당 2명의 출제위원이 선정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 교수가 임 교수만 임명하는 등 두 교수가 사전에 치밀히 준비한 사실을 학교측이 눈치채지 못했던 것이다. 서강대 김영수 입학처장은 이에대해 “김 교수가 평소 업무능력이 뛰어나 학교 측이 입학업무를 전적으로 맡겨왔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부지검은 이날 김 교수와 임 교수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최근 5년동안 서강대에 입학한 교직원 자녀수 통계 등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검토에 들어가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서울광장] 고개숙인 민주노총 살길은/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고개숙인 민주노총 살길은/우득정 논설위원

    단병호 위원장 시절, 민주노총의 한 부위원장은 민심과 동떨어진 총파업 투쟁을 강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내부 선명성 경쟁을 꼽았다. 그는 민주노총을 달리는 자전거에 비유하면서 강경투쟁이라는 관성에서 이탈하려면 넘어지는 것, 즉 집행부 총사퇴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현 지도부가 투쟁 일변도의 초기 노동운동을 고수하는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라고 단정하면서 민주노총도 시대흐름에 맞춰 변신하지 않으면 머잖아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5년 후, 그의 예언이 현실화되고 있다. 기아차 광주공장 채용비리가 불거지더니 상급단체인 민주노총마저 대의원대회 폭력사태로 창립 10년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다. 노조의 생명이 도덕성과 민주성이라면 두가지 가치 모두에서 최악의 추태를 연출한 것이다. 기아차 비리는 구조적인 병폐임에도 노사의 공동책임이라는 식으로 얼버무릴 수 있지만 민주노총의 ‘반민주적’ 폭력사태는 어떤 논리로도 변명이 안 된다.‘곪을 대로 곪은 것이 마침내 터졌다.’는 내부의 목소리처럼 총체적인 대수술을 단행하지 않으면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까.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 민주노총 조직진단을 위해 각급 조직간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의식조사 결과와 민주노총이 지난해 말 조직혁신위를 가동키로 하면서 내린 결론에서 단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의식조사에서 응답자의 63.6%는 ‘민주노총이 위기’라고 진단했다. 조합원들의 이해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전투구(泥田鬪狗)식 노선투쟁을 꼬집은 반응이다. 또 조직혁신위 가동의 당위론에서 제기했듯이 11%에 불과한 노조 조직률과 정규직을 중심으로 한 노조활동으로는 더이상 노동계급을 대표할 수 없다. 현장조직 약화로 대중투쟁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재정 압박, 조직 피로도 누적, 내부 민주주의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민주노총과 산하 대기업 강성노조의 시계바늘을 조합원과 국민에게 맞춰야 한다. 그래야만 권력화된 ‘귀족노조’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다. 또 ‘그들만의 노동운동’에서 대중과 함께하는 노동운동이라는 본연의 궤도를 되찾을 수 있다. 그것이야말로 30여년 전 전태일 열사가 온몸을 불사르며 절규했던 노동정신이기도 하다. 민주노총은 강경파의 조직적인 방해로 세차례나 무산됐으나 이수호위원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사회적 협약 참여를 이행해야 한다. 노사정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정부, 사용자와 머리를 맞대고 비정규직 차별시정 방안을 제시하고 노조 전임자문제와 복수노조 등 ‘노사관계로드맵’의 포장작업에도 동참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화기구에는 참여하지 않은 채 링 주변만 맴돌며 야유를 보내고 으름장을 놓는 식의 전략으로는 실리도 못 챙길 뿐더러 대중의 지지도 이끌어내지 못한다. 특히 기아차 사태에서 드러난 구조적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노조 회계의 투명성을 담보하는 방안도 하루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1997년 노동법 개정 이전처럼 행정기관이 감시·감독권을 보유하는 것은 노조의 자주성을 저해할 소지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지만 노조가 자율적으로 제3의 회계기관으로부터 검증받고 그 결과를 공표하는 것은 시도해볼 만한 방법일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사용자측으로부터 노조전임자 급여를 지원받는 관행도 손질할 필요가 있다. 기아차 비리와 민주노총 내부 환부가 한꺼번에 돌출된 것은 어찌보면 잘된 일인지도 모른다. 아직까지는 자정능력 복원을 통해 시정 가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임시봉합은 민주노총, 나아가 노동계 전체를 사지로 몰고가는 길임을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 [도덕성 시비 대기업 노조] (상)실태-노조가 ‘NO’하면 사업추진도 불가능

    [도덕성 시비 대기업 노조] (상)실태-노조가 ‘NO’하면 사업추진도 불가능

    기아자동차 노조의 ‘취업 장사’는 권력화된 대기업 노조의 도덕성 상실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대기업 노조가 무소불위의 권력집단임을 드러냈다. 대기업 노조가 비대화되면서 기업의 인사 및 경영권은 크게 훼손돼 가고 있다.2회에 걸쳐 대기업 노조를 점검하고 노사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해 본다. 대기업 노조는 비대해진 몸집을 무기로 사측에 무리한 요구와 경영침해를 일삼고 있다.A자동차는 공장 이전이나 새로운 설비를 회사 마음대로 들여오지 못한다. 노조와 합의하도록 단체협약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공장을 옮기려면 6개월 전에, 새로운 설비를 도입할 경우에는 3개월 전에 노조에 통보하고 합의해야 한다. 요즘 분규를 겪고 있는 K사는 신규투자 및 한계사업 포기 등을 요구하는 노조의 주장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업무방해금지가처분신청이 내려졌는데도 불법행위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노조위원장 ‘부사장급’ 대우 받아 이들 대기업 사업장의 노조위원장은 ‘부사장급?’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보유 중인 조합비만도 수십억∼수백억원에 이르는 곳도 있다. 웬만한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다. 조합 행사에도 수천만∼수억원씩 지출해 업자 선정을 놓고 말썽을 빚곤 한다. 그러다보니 위원장 선거는 물론 내부 자리다툼도 치열하다. 회사측이 이같은 사정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모른 체한다. 대기업 노조가 타락한 데는 회사측도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대기업 노조는 또 ‘귀족노조’라는 비난도 받고 있다. 실제로 H자동차 노조는 전임자만도 90여명에 이른다. 한해 걷히는 조합비는 60억을 넘는다는 게 회사관계자의 설명이다. 조합비 적립금만도 80억원이나 된다. 재정만 풍족한 게 아니다. 회사는 위원장에게 그랜저XG를 제공하고 있으며 노조에는 산타페를 포함,10대의 승합·승용차를 지원하고 있다. ●신기술 도입 등 전략사업도 노조 동의 얻어야 B자동차는 신기술 도입과 신차종 개발 등 회사 수뇌부가 전략적으로 추진해야 할 사항을 단독으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운명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이러한 중대한 문제에 노조가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는 대외적으로 극비에 부쳐야 할 이같은 사항조차 노조에 미리 통보하고 노사공동위원회에서 심의 의결 절차를 거쳐야 한다. 노조가 ‘노(NO)’하면 사업추진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기아자동차도 공장 이전·통폐합, 사업장간 차종 이관, 지점 이전 및 통폐합, 인력 전환 배치, 신차종·신기술·신기계 도입으로 인한 작업환경 개선, 시간당 생산대수 조정 등의 항목에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27일 “자동차는 물론 조선·중공업 등의 업종은 대부분 단체협약에 이와 비슷한 조항을 갖고 있거나 묵시적으로 시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런 단체협약 조항이나 관행은 긍정적으로 보면 근로조건 악화를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과 행동을 가로막아 기업 경쟁력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게 경제계의 중론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제경쟁시대에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게 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최재황 정책본부장은 “이런 사례는 결정적인 경영권 침해”라며 걱정스러워했다. ●노조의 경영·인사 참여, 자칫 화 부를 수도 숭실대 조준모(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 노조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반화된 노조의 경영 및 인사참여는 자칫 ‘독’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인사관리의 불투명성은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며 결국 조합원들의 지지를 상실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대표적 국민기업인 P사도 노조 집행부가 부패사건에 연루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특정지역, 특정학교 출신을 주로 뽑는 폐쇄적인 채용관행이 그 원인으로 작용했다. 노조의 생명인 도덕성 상실이 노조의 붕괴 원인이 되고만 셈이다. 이런 점에서 기아차 노조 사태도 예외는 아니다. 그동안 지배구조가 불투명했던 기아차의 경우 사측이 노조에 많은 부분을 양보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노조에 제공함으로써 사측이 노조의 타락을 부추긴 꼴이다. 현대자동차가 인수했지만 이같은 조직관행은 그대로 유지됐고 폐쇄적인 관행은 부패로 연결됐다. ●외부 견제시스템 마련 절실 대기업 노조가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재정과 활동의 불투명성이 제거돼야 한다.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지 않고서는 자주성과 건강한 조합활동을 보장받기 어렵다. 이 때문에 조합비 등 ‘돈’의 흐름이 명확히 밝혀져야 한다. 조 교수는 “재정과 활동이 투명해졌을 때 사용자에 대한 요구가 정당성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도적인 장치로 ‘사외감사제’ 도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학계와 노동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위원회를 구성, 노조의 재정을 1년 단위로 검증하는 등 감시활동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기업 노조가 이같은 자율적인 개혁장치를 마련했을 때 국민의 신망을 얻을 수 있다. 최영기 노동연구원장도 “대기업 노조의 회계 투명성을 한층 더 높여야 한다.”면서 “막대한 권한에 비해 외부견제시스템이 없는 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 회계 감사가 곤란할 경우는 상급단체에 의해서라도 정기적인 감사와 함께 징계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면서 “단위노조에 집중된 권한도 지역이나 업종노조로 분산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처럼 권리남용, 횡포 등 노동조합의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법적 규제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노동운동의 가장 큰 덕목 상실” 민주노총 홈피 비난글 빗발 기아자동차 노조 간부의 채용비리 사건에 대해 네티즌들은 하나같이 비난의 화살을 퍼붓고 있다. 상급단체인 민주노총도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민주노총 자유게시판을 점령(?)한 네티즌들이 거친 용어를 마다하지 않고 연일 민주노총과 지도부를 강도높게 질타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이번 기아차 노조의 비리가 노동운동의 가장 큰 덕목인 도덕성을 상실했다.”고 성토했다. ID를 ‘총사퇴’라고 밝힌 네티즌은 “범죄 수법이 조폭을 능가한다. 엄청난 범죄가 드러났음에도 개별 사업장 노조의 내부 부정이라면서 애써 외면하고 사과나 반성 한마디 없이 어물쩍 넘어가려는 몰염치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민주노총 지도부의 총사퇴를 요구했다.‘강남싸나이’라는 네티즌은 “장관 자리가 안 부러운 직업이 노조 간부”라면서 “노조원을 위한다면서 노조원의 피를 빨고 하청 노동자의 등골을 빼먹고 사는 것이 노조간부”라고 맹비난했다. ID가 ‘고산자’인 네티즌은 “이번 사태가 기아만의 문제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대기업노조, 귀족노조 전체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어떤 이는 “일자리로 장사하는 ×들이 진정한 노동단체냐.”며 민주노총 관할 전 사업장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기아차 사태가 수그러지지 않고 일파만파로 번지자 민주노총도 불끄기에 나섰다.‘유감 표명’ 정도로는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고 판단,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은 지난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에게 전격 ‘사죄’했다. 충격에 휩싸인 민주노총의 분위기는 침통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도덕성을 생명으로 하는 노조 간부가 채용비리에 개입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행위”라며 “이 사건을 계기로 철저한 자정노력과 함께 진상조사를 통해 지지와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또 진상조사대책위(단장 강승규 수석부위원장)를 본격 가동해 사측의 노조 무력화 및 채용비리 사건의 전모를 밝힐 계획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비 조달용?

    지난해 광주공장 생산계약직(1079명) 채용비리와 관련, 사례비 규모와 돈의 흐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채용 추천권이 존재했다면 노조 20∼30%, 회사 임·직원과 외부기관 몫이 20%로, 줄잡아 400여명의 청탁자가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지난해 이들 입사자 가운데 나이와 학력 등 채용기준에 어긋나 부적격자로 회사에서 자체 분류된 399명과 엇비슷하다. 사례비가 1인당 기본 3000만원이고, 청탁자 수준에 따라 7000만원까지 건넨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해 1300만원을 주고 입사했다고 실토한 부모도 있었다. 또 사례비를 내지 않고 들어온 사람도 있겠지만 청탁자가 빈손으로 부탁했을리 만무하다. 기본으로 10명이면 3억원,100명이면 30억원이다. 그렇다면 이 돈을 노조 간부들이 자기 호주머니에 다 넣었겠는가. 의혹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지난 20일 현 집행부의 총사퇴 전까지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가 오는 9월로 다가왔다는 점이다. 그래서 현 노조 집행부는 차기를 겨냥해 물밑에서 준비했다고 한다. 점심 때면 식당과 휴게실 등에 현 집행부의 공적을 알리는 홍보물이 나돌았다. 주 5일제 쟁취, 차별철폐, 고용안정 등을 내세웠다. 특히 지난해 신규 입사자가 유달리 많았던 점도 우군이라고 판단했다. 한 노조원은 “산술적으로 선거용 대형 홍보물 1장을 만드는 데 320원이 든다면 러닝메이트로 함께 나온 후보들의 홍보물 비용만으로도 수천만원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현 노조 집행부를 이끌고 있는 ‘미래를 여는 노동자회’는 노조 내 3대 분파 가운데서는 비교적 그 세력이 미약한 것으로 알려져 돈을 사용할 곳이 많았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또 지난해 9∼10월 광주지부 내 노조 6개 분파 가운데 생산계약직 추천권 몫을 행사한 4개 분파의 책임자(일명 의장)들에게도 채용 사례비 수수 의혹과 관련, 검찰이 참고인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
  • [기아차 노조 ‘취업장사’ 파문] 도덕성 치명타… 위기의 민노총

    기아차 광주공장의 취업비리 파문이 공장 울타리를 넘어 노동운동계의 도덕성 문제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LG칼텍스정유 노조의 민주노총 탈퇴로 타격을 입은 민주노총의 지도력도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노동계 일각에서는 2월 입법예고된 파견법 관련 투쟁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기아차노동조합은 24일 경기 광명시 소하리 공장에서 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진상규명단을 꾸리기로 했으며, 민주노총과 금속연맹 차원에서도 진상규명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일로 노동운동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됐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기아차 광주노조 관계자는 “집행부가 총사퇴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파장이 너무 커지고 있다.”면서 난처해 했다. 민주노총측은 파업의 주력이라 할 수 있는 자동차 3사 노조 가운데 기아차노조가 이번 파문으로 인해 지도부를 꾸리지 못하고 대정부 투쟁에서 이탈한다면 향후 투쟁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이번 사태가 노동운동이나 민주노총 소속 노조들에 번지기 전 초기에 진화하자는 움직임이다. 그러나 기아차 광주 지부장의 ‘개인적인 비리’라는 변명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사업장에서의 취업 청탁과 비리는 비일비재하다는 비난이 높아져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이번 기아차 파문으로 인해 노조에 대한 노조원들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노조가 지탄의 대상이 됐다.”면서 “이대로라면 향후 투쟁일정의 변경이 불가피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광주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청와대, 민주당 각개격파 시도”

    노무현 대통령은 왜 민주당 의원들한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일까. 노 대통령이 김효석 의원뿐 아니라 추미애 전 의원한테도 입각을 제의했고, 그밖에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도 잇따라 면담했다는 주장이 24일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쯤 되면 일개 의원의 차원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에 대한 ‘구애’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지난해 말 청와대측이 미국에 있는 추미애 전 의원에게 입각을 타진했고, 추 전 의원은 거절했다고 추 전 의원 본인이 오늘 내게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추 전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뉴욕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연수중이다. 특히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 의원 8명 가운데 강경 반(反)합당주의자인 한화갑·이승희 의원을 뺀 나머지 의원 대부분은 한번 이상 청와대로 초청돼 식사를 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림’은 지난해 총선 직전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가리켜 “반(反)개혁 정당”이라고 비판했던 발언과 비교하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다음달 다수의 선거법 위반 유죄판결로 과반 의석을 잃을 것을 우려해서란 관측도 있으나, 그보다는 상황을 노 대통령 입장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올해로 집권 3년차다. 뭔가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다. 남북정상회담과 북핵문제 해결, 경제회생 등 대형 난제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조가 절실하다. 만일 올해도 여야간 첨예한 정쟁으로 국론이 분열된다면 업적 달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우군을 최대한 늘리고 반대세력은 가급적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관측은 연초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이미 제기됐었다.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을 둘러싼 정쟁을 피하고자 지도부를 사실상 공백에 가까운 비상체제로 가져가기로 여권 전체가 공감했다는 분석이었다. 이렇게 보면, 노 대통령의 대(對)민주당 유화 제스처는 ‘합당’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당과 호남지역의 반노(反盧)정서를 다독여서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지기반 확대를 겨냥한 노 대통령의 ‘희망’이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입각 제의 파문이 정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이 “추 전 의원에게 입각을 제의한 적이 전혀 없다.”고 공식 부인했음에도 불구,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당적 이탈을 요구하고 한나라당은 정계개편 의도가 깔린 공작정치가 드러났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與 노선투쟁 재점화되나

    與 노선투쟁 재점화되나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열린우리당내 노선투쟁이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를 앞두고 재점화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4대법안 처리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던 강경파와 온건파의 싸움은 연초 지도부 총사퇴 등 심한 내홍을 거치면서 일단락됐다. 특히 내분 봉합과정에서 원내대표 후보에 정세균 의원, 당 의장감으로 문희상·한명숙 의원 등 온건적 실용주의자들이 부상하면서 개혁을 주장해 온 강경파의 입지는 좁아지는 형국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당 정책위원회가 국가보안법 등 쟁점법안의 처리 시기와 관련, 강경파들이 주장해 온 ‘2월 임시국회’를 못박지 않고 ‘올해 추진 법안’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지난 8일 강경파인 재야 출신 장영달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장 의원은 “토끼몰이식 파당정치의 음모를 분쇄하기 위해 어떠한 희생을 무릅쓰더라도 원내대표 경선과 전당대회 도전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장 의원이 원내대표 경선을 언급한 것은 최근 당의 무게중심이 급격하게 온건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특히 당내에서는 정세균 의원의 원내대표 합의추대론이 힘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재야파나 강경파가 살기 위해서는 ‘제동’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당 의장에 뜻을 뒀던 장 의원은 9일 원내대표 경선 출마와 관련,“당이 이렇게 어렵게 될 줄은 몰랐다.”면서 원내대표 출마 뜻을 재천명했다. 그러나 장 의원의 원내대표 경선 출마가 당선보다는 강경파의 입지 확보에 이은 전당대회를 위한 사전포석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재야파 외 친노직계에서 두루 지지를 받고 있는 원혜영 의원이 정세균 의원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으로 나서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져 장 의원의 당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그동안 잠잠했던 개혁당 출신들도 전당대회에 내보낼 후보선정 작업에 들어가 노선 경쟁 분위기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개혁당 출신 의원과 당원들의 모임인 참여정치연구회(참정연)는 최근 당내 지도부 진출을 결의하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김원웅 의원과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이 강력한 출마의사를 밝혀 내부적으로 교통정리에 들어갔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에선 대안으로 유시민 의원을 주장하고 있으나 단일화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재야파와 개혁당 출신들은 모두 지난해 말 4대 법안처리에 원론을 피력한 강경파들로 연대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상승효과를 일으켜 자칫 지난해 말과 같은 치열한 노선경쟁이 재연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재야 개혁파의 대표격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도 지난 8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선병렬·이인영 의원 등 지지자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대적인 신년하례식을 가졌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새해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직계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의 핵심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올 들어 갑작스러운 지도부의 총사퇴로 계파간 대립양상이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들 친노(親盧)인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생 안정과 통합을 키워드로 삼은 노무현 대통령의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오는 4월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이끌 집행위원회(10명)에 친노 인사들이 4명이나 포함된 점이 예사롭지 않다. 우선 집행위원인 이강철 전 국민참여운동본부장과 이해성 부산시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직계다. 특히 ‘왕 특보’로 불리는 이 위원은 지난 연말 노 대통령과 독대, 현안에 대해 폭넓게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정 의원이 집행위의 수장을 맡은 경우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친한 인사로 분류되지만,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인수위원장을 맡길 정도로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 문제로 바람 잘 날 없던 열린우리당이 ‘구원투수’를 자임한 ‘임채정 과도체제’ 출범과 함께 실용 노선으로 선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성급한 전망도 제기된다. 집행위원인 김한길 의원 역시 친 정동영 통일부장관 성향이면서도 당선자 기획특보로서 노 대통령을 보좌했던 관계다. 여기에 대통령 정무수석을 역임한 유인태 의원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유 의원은 지도부가 공백사태에 빠진 지난 4일간 매일 당내 각 계파가 고루 섞인 회의를 만들어내 무난하게 집행위 체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유 의원은 5일 저녁에도 이부영 전 의장 등 전직 상임중앙위원들에게 연락해 김덕규 국회부의장 주최의 위로만찬을 주선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차기 당의장 또는 원내대표 후보로 대표적인 친노 직계인 문희상·한명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한명숙 의원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당과 청와대 사이에 직통 채널이 생기는 셈이다. 이는 여권의 정치지형이 올해부터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친노 인사들의 지도부 장악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정쟁보다는 야당과의 상생을 통해 ‘업적 만들기’에 치중하고자 하는 노 대통령 입장에서 날개를 단 격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노심(盧心)’ 논란을 일으킬 경우 역으로 곤경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단점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의장 한명숙·원내대표 문희상 ‘압축’

    의장 한명숙·원내대표 문희상 ‘압축’

    열린우리당의 차기 당의장과 원내대표가 각각 한명숙 의원과 문희상 의원으로 압축되는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당이 정상체제였던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경선 시기가 한참 남아 있어(의장→4월, 원내대표→5월)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연초 지도부 총사퇴로 원내대표 경선시기가 앞당겨지고 비상체제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과도기 당의장’(비상대책위원장)을 놓고 각 계파가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임채정 의원을 합의추대하는 형식으로 타협을 이뤄내,1월 말 선출하는 원내대표와 4월에 뽑는 당의장도 사실상 추대형식으로 갈 듯한 분위기다. 친노(親盧)직계 의원 12명으로 구성된 ‘의정연구센터’ 소속의 이화영 의원은 5일 기자에게 “의정연구센터 회원들이 지난 1일 만나 당의장에 한명숙 의원, 원내대표에 문희상 의원, 정책위의장에 강봉균 의원을 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의장의 경우 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미지가 중요하다.”면서 “(운동권 출신인) 한명숙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미지 면에서 대적이 가능하고, 의외로 카리스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정책에 대한 이해와 이를 실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문희상 의원이 가장 적임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원기 국회의장은 지난해 12월 초순 열린우리당이 국회 법사위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기습상정했을 때 “원내대표는 역시 타협의 능력이 중요한 만큼, 문희상 의원 같은 사람이 적임이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직 몇가지 변수가 남아 있지만 ‘한·문’ 카드가 실제상황이 될 가능성을 높게 하는 요인은 이들이 특정 대권주자 계보에 속하지 않고 정치적 욕심이 적은 중립적 인물이란 점이다.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당권파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재야파로부터 두루 용인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당권파나 재야파, 그리고 개혁당파 등 주요 계파들이 현재 마땅한 당의장·원내대표 후보군을 보유하지 못한 것도 한-문 카드의 설득력을 뒷받침한다. 문소영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경형칼럼] “그 입 다물라”

    [이경형칼럼] “그 입 다물라”

    한국 정당의 황폐한 문화는 어디서 연유한 것인가.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의 당의장이 피를 토하듯 사퇴의 변을 하고 있는데, 한 당원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이부영 당원, 이제 (평)당원 맞지요. 그 더러운 입 걷어치워요.” 이 전 당의장이 지난 3일 시무식에서 국가보안법 폐지 관철 등 당내 강경론자들을 겨냥,‘과격한 커머셜리즘’이라고 비판하던 말 끝에 이런 막말이 나왔다. 즉흥적인 야유라고 가볍게 보기에는 너무 무거운 소동이다. 이러한 소동이 일어날 수 있는 정당 내부 토론 문화의 삭막함이 문제이기 때문이다.‘계급장’뗐으니 같은 평당원으로서 못할 말이 뭐 있겠느냐는 저돌성이 음습하게 똬리를 틀고 있는 것이다. 나와 상대방과의 다름을 용인하고, 대화를 통해 서로 접점을 찾는 정당의 기본적인 협상 문화는 정착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간에 상생은 그만두고, 정당 내부에서조차 상생 아닌 상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니 국민들은 기성 정당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연말 서울신문이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 63.5%가 ‘지지 정당이 없다.’고 대답했다. 한나라당(14.7%), 열린우리당(12.8%)도 겨우 10%대에 머물러 도토리 키재기였다. 상생의 정치를 내건 17대 국회가 정기 국회까지 치렀지만, 국민들의 눈에는 ‘벌써 싹이 노란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4년전 16대 국회 출범 후 실시한 여론조사 때 ‘지지정당 없음’이 47.9%였던 것에 비해서도 크게 떨어진 것이다. 집권당 지도부의 총사퇴를 불러온 이번 사태는 당내 강·온파간의 갈등과 대립 때문에 초래되었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두 가지의 원인이 배경을 이루고 있다. 하나는 대통령이 당총재를 겸하던 이른바 ‘제왕적 총재’가 존재하지 않은 데서 오는 혼란 현상이다. 절대 권력의 카리스마가 교통정리를 해주지 않으면 그저 지지고 볶는 저급한 정당 문화에 젖어 있다. 당내 자율적인 의사결정 메커니즘이 작동하기까지 겪을 수밖에 없는 과도적 ‘성장 진통’으로 볼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다른 하나는 열린우리당 내부의 정치 세대간 이념 분화에서 오는 노선 투쟁의 일면으로 파악된다. 당내 당권파, 친노직계, 재야파, 개혁파 등 계파적 친소 관계를 떠나 3선 이상 중진들의 온건 노선과 초선 중심의 강경 노선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점이 그렇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배경이 황량한 정당 문화의 원인을 전부 설명할 수는 없다. 정당내 극한적 노선 투쟁은 당의 분열이나 당력의 소진으로 귀결되기 마련이다. 이런 투쟁은 명분에 집착한 나머지 아집과 독선이 판을 친다. 자신은 선명하고 상대방은 야합으로 몰아세운다. 당내 민주적 토론을 통해 절충점을 찾기는 정말 어렵게 된다.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도 그렇다. 국보법을 폐지하여 형법으로 가든, 대체 입법으로 하든, 법 체계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행위를 했을 때, 죄의 유무를 가릴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두느냐 마느냐가 핵심인데, 지금 강·온 양파는 본질과 관계없이 이념 논쟁으로 덧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정당 문화가 갈수록 살벌해지고,‘전부가 아니면 전무’식으로 나간다면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결집하여 국정에 반영하는 정당정치의 본령을 더이상 기대할 수 없다. 계급장 떼지 않고 정장 차림으로 생산적 토론을 할 수 있는 정당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권위주의는 버려야 하지만 권위 자체를 부정해서는 안 된다. 당원간에 수평적 동지 의식을 갖는 것은 좋으나, 당직이나 국회의원들의 선수(選數)에 대한 최소한의 존중은 정당 운영이나 국회 운영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편집제작 이사 khlee@seoul.co.kr
  • 與 실용코드 전환 ‘허허실실’

    3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총사퇴는 노무현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아 올 한 해를 ‘실용’(實用)으로 끌고가려는 여권 전체의 구상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다소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당을 무기력에 빠뜨림으로써 국가보안법 처리 논란과 같은 정쟁을 두번 다시 재연하지 않겠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과장 해석 여부를 떠나 결국은 엇비슷한 결과를 낳게 될 개연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부영 의장뿐 아니라 나머지 상임중앙위원 등 지도부 전체가 사퇴한 것은, 지도부를 완전한 공백상태로 전환시켜 당내 강경파의 공격을 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념 논쟁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말은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 해석하면 이해가 빠르다. 만일 이 의장이 사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면 어떻게 될까. 당내 강경파와 열성 지지자들은 계속해서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이 의장을 흔들어댈 테고, 어쩔 수 없이 지도부는 한나라당과의 ‘전투’로 내몰릴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이 완강히 반대하는 한 국보법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지난 연말과 비슷한 격돌 양상이 불가피하고, 후유증은 계속 이어져 올 한해를 내내 정쟁으로 얼룩지게 할 수 있다. 대통령으로서의 집권 3년차는 뭔가 ‘업적’을 구체화해야 하는 마지막 해나 다름없다.4년차로 넘어가면 레임덕 때문에 큰 일을 벌일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조바심이 나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여야간 정쟁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것은 대통령이 피하고 싶은 최악의 국면이다. 올해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경제 회생, 나아가 잘하면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어떻게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 특히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반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경우 강경파는 공격할 대상을 잃게 된다. 특히 비상대책위위원장은 임시체제이기 때문에 국보법 등의 처리와 관련, 공격을 받을 명분이 적다. 이렇게 되면 국보법 등의 처리를 놓고 야당과 대립할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이날 이부영 의장이 사퇴의 변에서 “필요하다면 여야 안에 과격노선과 과감한 투쟁을 벌이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고 한 것과 앞서 노 대통령이 1일 “새해에는 사회적으로 큰 갈등이나 싸울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언급, 또 지난달 31일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보법 무기연기를 시사한 점(서울신문 1월3일자 보도) 등이 일관성을 갖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지금 강경파는 ‘일격’을 당한 꼴이 됐다.5일 비대위원장 선출과 1월 말 원내대표 경선에서 반전을 노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 세력분포상 당권파와 친노(親盧)직계, 중진 등이 포진한 실용파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당 지도부 총사퇴

    우리당 지도부 총사퇴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4대 입법 처리 무산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이부영 의장과 이미경, 김혁규, 한명숙 의원 등 상임중앙위원은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새해 첫 상임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일괄 사퇴했다. 기획자문위원회도 조만간 해체될 예정이다. 이로써 열린우리당은 지난 1일 천정배 원내대표 사퇴에 이어 수뇌부가 모두 퇴진함으로써 지도부 공백사태를 맞았다. 이 의장은 “당 의장으로서 역량이 부족해 이런 결과 밖에 내오지 못한 것을 국민과 당원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특히 “야당과의 관계에서 갈등과 대립이 아닌 대화와 타협의 노선을 택해야 한다.”면서 “필요하다면 여야 내부에서 과격노선과 과감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고 당내 강경파 의원들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열린우리당은 오는 5일 의원총회·중앙위원 연석회의에 이어 중앙위원회를 열고 후속대책을 논의키로 했다. 임종석 대변인은 “중앙위원회에서 사퇴를 밝힌 지도부를 재신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면서 “회의에서 지도부 공백을 우려하는 일부 목소리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열린우리당은 일단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구성해 4·2 전당대회까지 당을 운영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당내 각 계파가 고루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위원장에는 현재 기획자문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임채정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공석이 된 원내대표는 당분간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대행한다. 이달 말 새 원내대표를 뽑아 2월 임시국회에 임할 방침이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염창동 당사에서 가진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당직개편은 연초에 일괄적, 그리고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할 것”이라면서 “빠르면 1월 말, 늦어도 2월 9일 설 연휴 이전에 당명 개정과 함께 단행하겠다.”고 말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동계 U대회 날이 밝았다] 쇼트트랙, 최은경등 태극 여전사 담금질

    ‘내일을 향해 달린다.’ 지난해 늦가을 한국 스포츠계는 겨울 종목의 자존심 한국 여자 쇼트트랙대표팀 소식에 경악했다. 이른바 ‘구타 파문’ 때문이다. 지난해 11월11일 대표 선수 6명이 합숙 훈련을 하던 태릉선수촌을 집단 이탈한 것을 시작으로 파문은 들불처럼 번져갔다. 국민의 눈은 온통 “매 맞으며 뛰었다.”는 쇼트트랙 이야기에 쏠렸고,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단의 총사퇴를 거쳐 코치진도 전면 개편되는 소용돌이가 일었다. 닷새가 지나서야 훈련을 재개할 수 있었지만 그 여파로 쇼트트랙 1,2차 월드컵에서 7개의 금메달을 쓸어담았던 여자대표팀은 3,4차 대회에는 나서지도 못했다. 이제 오랜 침묵을 깨고 ‘자율’로 무장한 여자대표팀이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리는 2005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 첫 시험대에 오른다. 물론 대표팀의 최종 목표는 이번 대회가 아니라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이다. 하지만 역대 동계U대회에서 한국이 수확한 금 32개 가운데 쇼트트랙이 무려 28개(여 10개)를 캐냈다는 점에 비춰 어깨가 무겁다. 더욱이 “역시 운동선수는 풀어주면 안돼.”라는 비틀린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를 악물어야 한다. 그동안 대표팀 분위기는 사뭇 달라졌다. 지겹게만 여겨지던 운동을 다시 한다는 것이 기쁠 정도다. 고된 하루 훈련을 마치고 나면 코치들과 농담을 나눌 정도로 화기애애하다. 전재목(31) 코치는 “세계 최강의 자부심을 강조하고 있고, 이것이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자율이 버무려 지면 득보다는 실이 많지 않으냐는 의견에 대해서도 “왜 스케이트를 타야하는지 깨우쳐 주면 오히려 얻는 것이 많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주장으로, 맏언니로 파문의 한복판에 섰던 에이스 최은경(20)은 스케이트 끈을 더욱 질끈 동여맺다. 기존 국가대표 7명에 U대회 대표 3명이 합류, 식구가 늘었지만 맨 앞을 달리는 것은 언제나 그녀다. 새벽 6시부터 시작되는 훈련을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그러나 빙판에만 올라서면 눈망울은 초롱초롱 빛난다. 하루 스케이팅 훈련량은 200바퀴(1바퀴 110m)가 넘는다. 오전에 장거리와 단거리를 뛰면서 스피드 훈련에 주력하고, 오후에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전술 훈련으로 구슬땀을 쏟아낸다. 훈련은 얼음 위에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오전·오후 틈틈이 체력 강화를 위해 한발로 쪼그려 뛰기와 러닝을 끝없이 반복하는 지상 훈련이 추가된다. 잠시 가쁜 숨을 몰아쉬던 최은경은 “아픈 만큼 성숙해진다는 말도 있잖아요.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힘껏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곧바로 얼음을 힘차게 지쳤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론] 스포츠 폭력 ‘관습법’ 안된다/신문선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시론] 스포츠 폭력 ‘관습법’ 안된다/신문선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스포츠 현장에서의 폭행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폭행의 유형도 여러 가지다. 지도자가 선수를 구타하는 경우와 지도자 혹은 선수가 심판을 때리거나 선수와 선수간 오고가는 주먹 싸움도 있다. 응원단끼리의 싸움도 종종 일어난다. 스포츠 현장의 폭력은 과도한 성적지상주의에서 비롯된다. 수년 전 필자가 실제 경험한 일화다. 동계 훈련을 하고 있는 몇몇 학원축구팀에서 특강 요청이 있어 내려갔다가 목격한 일이다. 강의를 요청한 팀 중 두 학교가 연습경기를 하고 있었다. 경기 중 한 지도자가 자신의 제자를 터치라인 밖으로 불러내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리다가 이도 모자라 발길질까지 하며 어린 선수를 때렸다. 선수는 얼굴을 감싸며 흐르는 코피를 닦다가 “다시 들어가 죽어라 뛰어.”라고 외치는 감독의 말에 정신없이 운동장으로 달려가 허둥대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최근 사례도 있다. 아테네올림픽 축구종목에서의 일이다.8강전인 파라과이전 때 전 국민들은 밤잠을 떨치고 한국팀의 선전을 기원하며 광화문에서 혹은 방송사가 마련한 공간 등에서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열띤 응원을 펼쳤지만 한국선수들은 힘없이 무너졌다.0-1,0-2,0-3 속수무책으로 당하다가 2-3까지 추격했지만 경기 내용은 기대에 못 미쳤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 부진의 원인이 밝혀졌다. 한국대표팀의 L코치가 예선전 때 라커룸에서 주 공격수였던 C선수를 구타했고 이 구타에 맞서 C선수는 강력하게 항의를 한 사건으로 팀워크는 모래알이 돼 버렸다.‘하늘이 내린 선물’로까지 표현하며 파라과이와의 8강전에서 승리를 기대했던 축구계는 라커룸의 폭력 사건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그라운드 혹은 체육관 등에서 벌어지는 폭력의 폐해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관습법’처럼 인정하는 한국 스포츠의 일그러진 현상 중 하나다. 최근에는 과거와 달리 폭력에 무방비로 당하던 선수들이 선수 인권을 내세우며 고발 혹은 내부 신고로 맞서고 있다. 이런 변화로 인해 폭력 건수가 다소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한국 스포츠 현장 도처에서 폭력이 자행되고 있다. 지도자들은 “때려야 선수들이 열심히 뛰고 또 경기에 몰입한다.”고 항변할지 모르지만 선수들은 폭력에 대한 공포심으로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아 혼란을 겪게 된다. 볼의 스피드(야구, 축구, 농구 등)와 심판의 총성(육상, 스피드스케이팅, 쇼트트랙 등)과 상대 선수의 미세한 움직임 등 ‘정보 수집’에 집중해야 할 선수가 벤치의 지도자의 표정과 고함에 신경을 쓴다면 경기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왜 지도자들은 선수들을 때리는가. 대부분의 지도자들이 과도한 승패에 대한 부담감과 긴장을 선수에게 전가하거나 스포츠 과학을 잘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쇼트트랙협회 회장단이 총사퇴하고 눈앞에 있던 국제대회 출전까지 포기하며 호떡집에 불 난 것처럼 부산하게 만든 쇼트트랙 여자대표팀 폭행사건은 한국스포츠의 성적 제일주의의 병든 모습의 한 단면일 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국스포츠를 폭력으로부터 회생시켜야 한다. 대한체육회와 산하 경기 단체들은 모두 나서서 한 목소리로 ‘스포츠 폭력’근절 대책을 강구하는 기회로 삼기를 촉구한다. 아울러 스포츠가 추구하는 숭고한 정신인 ‘페어플레이’ 정신에 대한 지속적인 지도와 계도도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신문선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
  • [전공노파업] 전공노 향후는

    [전공노파업] 전공노 향후는

    전국공무원노조 조합원들이 정부의 초강경 방침에 따라 파업 합류를 주저함으로써 전공노의 향후 갈 길이 순탄치 않음을 예고하고 있다. 전공노는 당초 14만여명의 조합원 중 10여만명의 조합원들이 파업에 동참, 대규모 행정공백 사태가 불거지면 정부가 백기(白旗)를 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파업 참여를 독려했다. 하지만 파업 지도부 등 일부 강경파를 제외한 대부분의 조합원은 파업참가 대신 현업에서 일하는 쪽을 선택, 지도부가 파업 동력을 얻는 데는 일단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정부가 파업 참가자의 징계를 요구하는 등 첫날부터 강공 드라이브를 걸고 나오는 바람에 이탈자가 속출하는 등 조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서울시내 한 구청 직원은 “곧 파업철회 선언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파업 무산’을 예견하기도 했다. 정부쪽의 기류도 이와 비슷하다. 그러나 노동계의 시각은 전혀 다르다. 민주노총 박유순 조직국장은 “공직사회를 개혁하고 노동3권 쟁취라는 의지가 꺾인 게 아니다.”면서 “정부 당국의 상상하기 어려운 탄압에 의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전교조의 예처럼 성공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전공노 지도부의 상황인식도 마찬가지다. 수배 중인 한 간부는 “외형적으로만 이번 파업이 실패로 보인다.”고 전공노의 건재를 자신했다. 그는 “이번 총파업으로 현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도 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강순태 여론국장도 “현 지도부가 붕괴된다고 전공노가 와해되는 것은 아니다.”면서 “제2·제3의 지도부가 이미 조직됐다.”고 소개했다. 전공노측은 파면·해임되는 조합원과 지도부의 생계를 위한 파업기금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현재까지 103억원 정도 모았다고 주장한다. 결국 전공노는 파업 실패에 따른 후유증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붕괴로 해석하기는 아직 이르며,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女쇼트트랙 ‘올스톱’

    ‘지금 여자 빙판은 공황.’ 한국 여자쇼트트랙 빙판이 텅 비었다. 상습 구타 파문에 휩싸인 여자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과 남녀 2명의 코칭스태프가 11일 태릉선수촌을 떠났기 때문. 이는 전날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단의 긴급회의 결과 “문제의 코치 2명과 6명의 선수들을 포함, 팀 전체를 선수촌에서 퇴촌시킨다.”는 결정에 따른 것. 빙상 사상 처음인 이번 조치는 국가대표와 지도자로서의 자격을 정지시키는 중징계로 받아들여진다.3인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양쪽의 시비를 가리는 조사에 착수했지만 언제쯤 완료하고 치유책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지난 20년 가까이 세계 정상을 자부하던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사실상 해체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국 빙상의 최대 위기인 셈. 가장 우려되는 것은 맞수 중국의 추격. 연맹은 이달 말 3차대회(미국)와 내달 초 4차대회(캐나다)에 출전하지 않기로 해 지난 1·2차대회에서 개인종합 1·2위를 지킨 한국은 앞으로 남은 네 차례 시리즈대회에서 선두 수성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한국은 올해 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연패를 일궈내긴 했지만 중국은 차세대 기수 왕멍과 빙판에 복귀한 양양A를 앞세워 한국 타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실정. 지난 두 차례의 월드컵대회 팀 종합랭킹에서 한국과 동점(99점)으로 공동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걱정은 월드컵대회에 그치지 않는다. 내년 초 주니어세계선수권과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가 줄지어 있고,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은 산 넘어 산이다. 국가대표팀의 맏언니 최은경(20·한체대), 유망주 변천사(17·신목고) 강윤미(16·과천고) 허희빈(16·신목고)을 비롯한 6명의 대표팀 복귀가 늦어질 경우 훈련 부족 등으로 좋은 성적을 기대하기 힘들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지난 1994년 전이경이 릴레함메르동계올림픽 2관왕에 오르며 전성기를 예고했다. 이후 김소희-고기현-최은경-변천사로 이어진 정상 계보가 이번 사태로 자칫 맥이 끊길 수도 있어 빙상팬들의 우려를 더한다. 한편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안일한 초반 대응과 개운치 않은 후속 조치에도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다. 당초 6명의 대표선수들이 지난 3일 선수촌을 집단으로 이탈했을 때 문제점을 정확하게 짚어내기보다 서둘러 이들을 복귀시켜 봉합하는 데 급급했다.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던 것. 또 10일 선수들의 진술서를 통해 충격적인 구타 사실이 터진 직후에도 사실 확인보다는 진술서의 존재 자체를 애써 외면하다가 결국 회장단 총사퇴라는 극약 처방을 받았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Anycall프로농구] SK 감독·코치 프로 첫 동반퇴장

    프로농구에서 감독과 코치가 심판에게 거세게 항의하다 한꺼번에 퇴장당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11일 프로농구 04∼05시즌 모비스와 SK의 경기가 벌어진 울산 동천체육관.4쿼터 시작 1분51초쯤 홈팀 모비스의 양동근이 SK의 전형수를 제치고 공격해 들어가자 SK 강양택 코치가 코트에 뛰어들어 “왜 공격자 파울을 주지 않느냐.”며 황순팔 심판에게 거칠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강 코치는 심판의 팔을 잡아당겼다. 이에 황 심판은 강 코치에게 테크니컬 파울을 선언했다. 강 코치가 또다시 팔을 잡아당기며 항의하자 심판은 지체없이 퇴장을 선언했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규칙 82조 2항에 따르면 코칭스태프가 비신사적인 행위를 하거나, 코트에 들어오거나, 심판에게 신체적 접촉을 가하면 테크니컬 파울을 주게 돼 있다. 또 82조 4항에 따라 테크니컬 파울 2개를 받으면 자동 퇴장당한다. 강 코치가 퇴장당하자 SK 이상윤 감독이 뒤이어 거세게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았다. 이 감독은 44초 뒤 모비스 우지원의 공격 직후 또다시 “공격자 파울을 불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리다 재차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퇴장당했다.KBL은 12일 오전 11시 재정위원회를 열어 이 감독과 강 코치의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 규정상 심판에게 신체적 접촉을 잇따라 가해 퇴장당하면 1게임 출장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게 된다. 감독과 코치의 퇴장으로 외국인 코치가 경기를 마무리한 SK측도 경기 비디오 테이프를 KBL 재정위원회에 제출, 오심을 따질 예정이다.SK 관계자는 “경기 초반부터 석연치 않은 판정이 많아 코칭스태프가 흥분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오심에 따른 ‘몰수경기’ 파문으로 총재 및 집행부가 총사퇴했던 KBL은 시즌 초반 감독·코치 동반퇴장의 불상사를 빚어 또다시 위기를 맞았다. 한편 이날 경기는 ‘루키’ 양동근(7점·10어시스트 6가로채기)과 제이슨 웰스(32점·13리바운드)가 맹활약을 펼친 모비스가 4연승을 달리던 SK를 88-64로 눌렀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자 쇼트트랙 코치들, 선수들에 무차별 구타 물의

    세계 최강의 한국 여자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치진으로부터 상습적인 구타속에 훈련해 온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빙상연맹은 해당 선수와 코치진에 대해 선수촌 퇴촌 조치를 내렸다. 연맹 회장단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했다. 문제가 불거진 것은 지난 3일. 대표팀 에이스인 최은경(한체대)과 여수연(중앙대) 변천사 허희빈(이상 신목고) 강윤미(과천고) 진선유(광문고) 등 6명은 오후 훈련이 끝난 뒤 집단으로 선수촌을 이탈, 하루밤을 보낸 뒤 다음날 대한빙상연맹 임원들의 설득으로 복귀했다. 당시 집단이탈은 지난달 베이징에서 벌어진 월드컵 2차대회 직후 2006년 토리노동계올림픽에 대비, 휴식도 없이 돌입한 강훈련과 훈련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들은 10일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놓았다. 혹독한 훈련 외에도 남녀 코치 2명의 ‘언어 폭력’과 구타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 한 선수는 “하루도 매를 맞지 않고 운동한 날이 없었다.”면서 “손으로 머리를 맞는 것은 보통이고, 심지어 아이스하키 스틱과 신발 등으로 팔뚝과 엉덩이, 빰을 가리지 않고 맞았다.”고 고백했다. 다른 선수도 “훈련장은 물론이고 미국과 중국 등 해외 전지훈련과 국제대회를 치른 외국에서도 구타는 끊이지 않았다.”면서 “차라리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울분을 토했다. 연맹은 10일 오후 장장 5시간의 마라톤회의를 갖고 박성인 회장을 제외하고 7명의 회장단이 물러나기로 결정했다. 박 회장은 사태수습을 위해 당분간 현직을 유지할 예정이다. 또 3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철저한 진상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이번 사태의 당사자인 2명의 남녀 코칭스태프는 물론 여자대표팀 전체를 즉각 태릉선수촌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두 코치가 낸 사표의 수리는 조사가 끝날 때까지 보류할 예정이다. 이치상 행정부회장은 “이번 사태로 빙상을 아끼는 분들께 걱정을 끼쳐 송구스럽다.”면서 “빠른 시일내에 조사를 마무리해 결과를 토대로 수습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러 인질범 고려인 없었다”

    러시아 북오세티야의 학교 인질 사건에 카레예츠(고려인)가 개입됐다는 주장은 검찰의 실수였던 것으로 점차 드러나고 있다. 인질사건을 조사 중인 북오세티야 당국은 8일 당초 고려인으로 알려졌던 인질범이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계통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도 이같은 소식을 비공식 경로를 통해 들었다고 밝혔다. 앞서 러시아의 유력한 인터넷 정치미디어인 ‘스미(SMI)’는 7일 북오세티야 내무부가 ‘인질범 가운데 고려인이 포함됐다.’는 세르게이 프리딘스키 북카프카스 대검 차장의 발언을 반박했다고 7일 보도했다.북오세티야 내무부는 “아마 프리딘스키가 착각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고 스미는 전했다. 모스크바에서는 7일 13만명이 모인 가운데 대규모 반(反)테러 집회가 열렸다.하지만 일부 현지 언론들은 이번 집회가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주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 국무부는 7일 “미국은 온건한 체첸 분리주의자들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체첸 분쟁은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며 러시아를 압박했다.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어린이들을 살해한 자들과 대화하지 않겠다.”며 체첸 반군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테러와 연계된 의혹을 받고 있는 아슬란 마스하도프 전 체첸 대통령의 측근인 아흐메드 자카예프 등 해외 체류 중인 체첸 주요인사들의 송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대해 마스하도프는 이번 인질극과 무관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유리 발루예프스키 러시아군 총참모장은 8일 기자회견을 통해 “러시아는 전세계 모든 지역에 있는 테러기지에 대한 선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또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샤밀 바사예프 등 체첸 반군 지도자들의 정확한 소재를 제공하는 대가로 3억루블(약 120억원)의 상금을 걸었다.북오세티야 정부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총사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한나라 소장파들 對與 공격 ‘나를 따르라’

    27일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는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보통처럼 ‘금배지’ 5∼6명과 국장급 당직자들이 둘러앉아 현안에 대해 점잖게 한 마디 던지는 분위기가 아니었다.김덕룡 원내대표와 이한구 정책위의장이 다른 일정으로 불참한 자리는 혈기 왕성한 소장파의 야성(野性)이 대신했다.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전날 ‘청와대 브리핑’이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겨냥해 유신독재 유산을 거론한 대목을 놓고 역공을 가했다.며칠전 원희룡 최고위원이 “쉬리의 언덕에서 웬 다케시마냐.”며 직격탄을 날린 데 이어 소장파 선두 주자들이 연일 대여(對與) 공격수로 변신한 것이다. 남 수석은 이날 여권을 가리켜 “유신세력의 큰 축이었던 김종필·박태준씨와 DJP연합으로 권력을 향유했던 사람들”,“DJP정권 초반에는 시민단체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유신 세력인 김종필·박태준씨를 국무총리로 임명하도록 앞장선 분들”,“국민화합이라는 미명 아래,영남표를 잡기 위한 동진정책의 일환으로 박정희 기념관을 거액의 국고 보조금으로 건설하려 했던 세력”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특히 “역사학자와 수많은 시민단체가 박정희 기념관 건립을 반대했지만 당시 현 여권 지도부와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반대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면서 “그러다가 갑자기 민주투사·민족 지도자를 자처,유신과 친일 단절을 얘기하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잠자코 경청하던 김형오 사무총장도 거들었다.평소 당무를 챙겼던 김 총장은 이날 회의 상석에 ‘데뷔’한 기념으로 올 1월의 외교부장관 문책까지 거론해가며 장광설을 펼쳤다. 그는 이해찬 국무총리 인준과 예결위 상임위화 무산 등 야당이 상생의 정치 차원에서 ‘양보’했던 일을 상기시키면서 “김선일씨 피랍사건 때도 과거 야당처럼 ‘내각 총사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는데 결국 돌아온 것은 인격 모독과 졸렬한 정치공작뿐”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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