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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 사고
    202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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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콜롬비아 총기 난사… 18명 사망

    【메데인(콜롬비아) AFP 로이터 연합】 콜롬비아 제2의 도시 메데인에서 지난달 29일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일단의 괴한들이 한 술집에서 총을 난사,적어도 18명을 숨지게하고 10여명을 부상시켰다고 경찰이 밝혔다. 두대의 차량에 나눠 타고 술집에 도착한 이들 무장괴한은 술집안에 있던 사람들을 밖으로 내몬 후 기관단총을 난사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 사고로 16명은 즉사했고 2명은 잠시 후에 숨졌다.목격자들은 또다른 한명이 사망했다고 말했으나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학살의 동기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으나 메데인에서는 지난 수년간 좌우익 또는 마약집단들끼리 지역 장악 다툼을 벌이면서 살인을 잇따라 저질러 왔다.
  • 좋은 스승(외언내언)

    만나고 싶었던 사람을 만나게 해주는 TV프로그램이 있다.어느날인가 국회의원도 지낸 노련한 연기의 여자 탤런트가 노스승을 만난 장면을 끝부분만 잠깐 볼 기회가 있었다.여학교때 교장선생님이셨다는 분이신데 자막에 밝혀져 있기를 「100세」라고 되어 있었다. 「정말일까」하는 생각에 빨려들듯 바라본 화면 안에서 그분은 말씀투나 총기가 손색이 없으셨다.특히 탤런트 제자에 대한 옛기억 대목에서 『강○○씨는 능력이 있고 믿음직해서…친구들 사이에 리더…십이 있었지…』하던 말이 인상적이다.그 제자를 말하는데 그것은 아주 꼭 맞는 서술이었다.『지금으로부터 10년 전에』아내가 먼저 세상을 떠나 자손과 사신다는 대목도 또박또박 말했다.백살에도 이만큼 품위있는 노인일 수 있다면 오래 사는 것도 욕은 아니라는 위안을 실감시키시는 스승.연기도 아닌데 펑펑 울며 스승의 손을 부여잡고 있는 탤런트의 스승사랑이 아름다웠다. 국립대학 정교수도 지낸 학문도 높고 관직에도 높이 올랐던 지도층 인사가 있다.그는 인천지방에서 자랐는데 그의 어머니는 무학이셨고 살림은 어려운 편이었다고 한다.그 어머니께서는 아들들이 버거우면 으레 『교장선생님께 가자.교장선생님께 여쭤보자』는 것이 입버릇이셨다.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이 교장선생님이고 그 스승의 가르침으로 아들들을 길러야 한다는 것은 어머니의 신념이었다.가난 속에서도 아들 3형제를 빛나게 기를수 있었던 것은 그런 어머니의 지혜때문이었다고 중년의 아들은 지금도 감탄한다. 훌륭한 스승을 이렇게 극진히 존경하던 옛날분들 때문에 옛날에는 훌륭한 스승이 더 많았었는지도 모르겠다.자기아이 나무랐다고 툭하면 스승을 고소하는 똑똑한 엄마들이 많은 세상에서는 훌륭한 스승도 적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촌지니 봉투 주고받기 따위로 치사해진 선생님들은 훌륭한 스승이 될수 없을 것이다. 스승의 날.그래도 「훌륭한 스승」들에 대한 기대를 우리는 버릴 수가 없다.그분들에 의해서 많은 인생이 훌륭해질 수 있으니까.〈송정숙 본사고문〉
  • 「치안서비스 선진화」 청와대 보고 내용

    ◎112 순찰차 모든 파출소 배치/오토차량으로 내년부터 면허시험/민원처리 실명제·경찰통제선 도입/6대도싣에 여자형사기동대 설치 경찰청이 14일 청와대에 보고한 「치안 서비스 선진화 방안」은 새로운 치안수요에 대처하고 다양한 생활치안 욕구를 충족시켜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중점 추진 과제는 다음과 같다. ▷국민생활 보호◁ 조직 폭력,학교 폭력,대 여성·어린이 범죄,강·절도 등 민생 침해 범죄,첨단 전문범죄 등 국민불안을 가중시키는 주요 범죄를 강력 단속한다.범죄현장에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112 순찰자 위치 자동판독 시스템」과 「112 신고자 위치 자동표시 장치」를 전국에 확대 설치한다. 학교 폭력을 추방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통일된 상담전화,예컨대 1254(이리 오소라는 뜻)를 설치한다.6대 도시 지방청에 「여자 형사 기동대」를 운영해 여성과 어린이를 범죄로부터 보호한다. ▷민간 방범 역량 확충◁ 용역 경비인력이 경찰과 역할을 분담토록 4만명 수준으로 육성한다.청원 경찰 3만여명의 운영도 내실화한다.금융기관 등 현금취급 업소에는 자체 경비인력을 배치하고 폐쇄회로 TV 등 방범기기를 설치토록 적극 지도한다. ▷보호·봉사활동 내실화◁ 파출소를 「지역 치안 서비스센터」로 운영,주민들의 일상생활의 안전과 관련되는 각종 불편·불만 사항을 상시 접수해 처리한다.치안정보를 전산화해 활용하고 「유실물 찾기 PC정보통신」을 운영한다.긴급상황에 즉각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112순찰차를 전 파출소에 확대 배치한다. ▷교통문화 정착◁ 어린이 보호구역을 확대하는 등 교통사고 감소대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부산과 광주 등 주요 대도시에 「지역 교통방송국」을 설립,신속하고 정확한 교통정보를 제공한다.교통정체를 완화하기 위해 전문가와 시민의 의견을 수렴,교통신호 체계와 노면 표지를 전반적으로 개선한다. 8백㏄이하 경자동차와 자동변속 차량으로도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한다. ▷법질서의 선진화◁ 평화적인 집회와 시위 문화의 정착을 위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개선한다.특히 경찰통제선(Police Line)을 운영,불법 시위는 엄단하고 평화적 시위는 보장한다.공권력의 행사를 방해하는 공무집행 방해사범은 엄격하게 처벌해 국법질서를 확립한다. ▷국제성 범죄 대응◁ 총기·마약류 밀반입,위조 지폐 유입 등 국제 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국제범죄 수사대」를 신설한다.인터폴과 「데이터 자동 검색시스템」을 연결,수배자의 잠입을 차단하는 등 국제수사 공조활동을 강화한다.해외 여행자 및 해외진출 기업에 국제범죄 정보를 제공한다. ▷경찰 행정 공개성 증대◁ 모니터 제도를 활성화해 치안상황에 대한 국민의 평가를 적극 수렴하는 등 「열린 치안 행정」을 편다.특히 모든 민원에 대해 「민원처리 실명제」를 실시해 책임성을 높인다.미란다 원칙 등 법에 규정된 수사절차를 지키고 불구속 수사 관행을 정착시킨다. ▷경찰의 전문성 제고◁ 우수 인력을 많이 확보할 수 있도록 각종 유인책을 마련한다.경찰대학 근처에 「경찰교육타운」을 조성한다.치안 수요의 변화를 정밀 진단해 민생치안 중심으로 경찰력을 재배치한다.치안 수요가폭증하는 신도시에는 경찰관서를 신·증설한다.〈박용현 기자〉
  • 호주/민간인 총기소지에 제동

    ◎최근 휴양지 무차별 총기난사 사건계기/규제강화 촉구 시민들 연일시위도 한몫/전면금지 “부분허용”으로 법제정 추진 호주정부가 자유로운 총기소지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같은 방침은 최근 호주의 휴양지 포트 아서에서 정신병력을 가진 한 남자의 무차별 총기난사로 관광객 35명이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다. 따라서 지금 호주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의 초점은 총기소지의 전면금지보다는 제한적인 허용쪽에 맞춰져 있다. 정부는 이번 총기난사 사건을 계기로 총기류 통제와 강화를 비롯해 폭력성 TV프로와 비디오 폭력장면의 검열강화 법안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존 하워드 총리는 의회연설에서 연방정부는 모든 자동 및 반자동 총기류의 소지 전면금지,6개월의 사면기간중 총기류의 자진반납 유도,자진반납기간 경과후 총기류 소지자에게 즉각 징역형 선고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법안이 조만간 열릴 주의원들과의 특별회의에서 구체화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총기 소지 제한문제는 국민들로부터도 적극적인 호응을 얻고 있다.연일 총기소지 제한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것도 이같은 국민정서의 반영이다. 포트 아서에서 가까운 호바트시의 시민 2천5백여명은 지난 4일 의사당 잔디밭을 가득 메운채 정치인들에게 즉각 총기규제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같은날 시드니에서도 1천여명의 시민들이 폭우에도 아랑곳 없이 하이드 파크에 모여들어 총기류 등록제 실시,자동·반자동 총기류 소지 전면금지,총기소유 면허제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총기 규제법의 제정을 촉구하는등 비슷한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돼가고 있다. 그러나 연방정부가 총기소지를 제한하는 것이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호주에서는 총기류 사용과 관련한 법안 제정에 있어서 주정부가 연방정부 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3백50만정으로 추정되는 총기를 정부가 매입하는데 당장 수백만달러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점도 정책추진에 어려움을 더해주고 있다. 이같은 난관에도 불구,호주정부로서는 비등하는 여론과 연간 총기사고 사망자수가 5백명에 달한다는 현실을 무시할 수만은 없는 실정이어서 호주의 총기소지 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조만간 강화될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박해옥 기자〉
  • 북한 바로 알고 바로 대처하자:상

    ◎귀순 북한군 고급장교가 진단하는 오늘의 북 실태/“북 고위층 서방비디오 돌려봐 「바깥」 알지요”/겉으론 충성… 자녀 해외빼돌리기 계속 늘 것/인민군 4중감시,조직적 저항·반란 불가능/주민 굶어도 군량미 안풀어… 전쟁 1년 수행능력 □대담 이웅평 현공군대령 최주활 전 인민군 상좌 최근들어 북한 내부가 심상치않음을 감지케하는 조짐이 여러곳에서 나타나고 있다.외교관 부부의 망명에 이어 김정일 전 동거녀의 서방탈출 및 평양주재 러시아대사관에서의 망명기도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북한 체제가 곧 붕괴될지 모른다는 견해까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서울신문은 지난 95년 10월에 망명한 최주활 상좌와 83년에 귀순한 이웅평 대령,이동복 전 안기부장특보와 정용석 단국대교수등 장교출신 귀순자 및 북한문제전문가들의 연쇄 대담을 통해 북한이 과연 붕괴위기에 직면하고 있는지를 정밀 진단하고 우리의 대처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긴급 점검한다. ▲이웅평 대령=저도 공군에 근무하면서 북한의 움직임을 면밀히 주시해오고 있습니다만 최근의 탈북·망명사태를 보면 뭔가 심상치않다는 생각을 갖게됩니다.최상좌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최주활씨=최근 증가하고 있는 탈북자의 신분을 보면 고위 계층이 많은 것이 특징입니다.이들이 탈북을 하는데는 그들 부모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생각됩니다.즉 북한의 고위 공직자들이 겉으로는 김정일에 절대충성을 맹세하고 있지만 집에서는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는 얘깁니다.감시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집에 들어오면 열악한 경제문제나 김일성부자의 권력세습 등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 때문에 자녀들이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아 북한정권의 장래에 회의를 품고 탈북을 결심하게 된다고 봅니다. ○군장성 활동 1일 체크 물론 자유가 없다는 사실에 대한 실망도 작용했을 것이구요.사실 북한당국이 단속은 하고 있습니다만 외교일꾼이나 외화벌이 일꾼 등을 통해 서방 비디오가 많이 유입돼 상층부에선 암암리에 돌려보고 있습니다.이를 매개체로 하여 외부 사조가 적잖이 틈입하고 있는거죠.그러다보니 자연 상층부에선 바깥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게되고 북한체제가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일부 고위층이 자녀들을 외국으로 빼돌리는 것도 내 자식들만은 북한이 무너져도 살아남게 하겠다는 부모마음에서 비롯된 것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이대령=우리 언론의 보도를 보면 북한이 곧 붕괴될 것 같은 데…. ▲최씨=탈북자가 조금 늘어나고 있다고 해서 당장 북한정권이 무너진다고 예단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저는 북한정권이 앞으로도 상당기간 유지될 것으로 봅니다.그 이유는 감시와 통제체제가 완벽해 조직적 저항이나 반란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인민군의 경우 감시체제가 4선으로 구축돼있습니다.당조직선보고,당통보선보고,보위국 미행,작전국 행동일지등을 통해 꼼짝달싹 못하게 하고 있습니다.소장(우리의 준장)이상 고급 장령의 경우 매일 활동상황이 총참모부 작전국에 의해 일지형식으로 체크되고 또한 보고됩니다.따라서 10명 이상 규합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합니다.아무리 치밀하게 조직적 모의가 이뤄지더라도 이 4선 감시체계를 빠져나가기란 도저히불가능합니다.그러니 특히 군부의 반정부활동이나 쿠데타같은 것은 꿈도 꿀 수 었는 일입니다. ▲이대령=최상좌 말씀대로 단속의 문틈을 비집고 들어간 외부정보가 특히 북한 고위층 자녀나 외화벌이 일꾼들의 탈북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봅니다.동구권 몰락에 이어 소련마저 붕괴되자 북한은 급변하는 바깥정세에 적잖은 불안을 느껴왔습니다.북한이 『부르조아 사조는 맹아기에 짓밟아 버리라』는 김정일 지시를 충실히 따르고는 있습니다만 88서울올림픽 이후 전파된 소문,즉 남한이 북한보다 훨씬 잘살고 있다는 정보가 확산된 이후 단속이 제대로 되질 않는 것 같습니다.때문에 집단적인 탈출은 어려울지 몰라도 재외공관이나 무역관련회사등을 통한 특권층이나 무역일꾼들의 망명사태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봅니다.그러나 근간에 급증하고 있는 북한주민들의 탈북이 북한정권의 붕괴로까지 연결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공산당이 지배하는 북한은 현재 2백30만에 가까운 당원을 갖고 있습니다.이 조직이 살아 움직이는 한 북한은 버텨나갈 것입니다.독재와 통제의 울타리를 벗어난 후세인의 사위가 그렇게 비난을 퍼부어도 이라크는 여전히 건재하잖습니까.또 쿠바의 경우도 똑같지요.결코 남일 수 없는 카스트로의 딸이 미국으로 망명했지만 쿠바도 까닥도 않고 있습니다.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북한 고위층들은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탈북을 시도할 경우 3만∼4만명 희생시키는 것 쯤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할 것입니다.결론적으로 북한은 외력이 가해지지 않는 한 스스로 주저않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아 빈민 보며 사상학습 ▲최씨=그렇습니다.경제난·식량난이 문제인데 이런 것들도 끝임없는 사상교양과 학습·교화를 통해 대처해나고 있습니다.북한의 관영TV에는 먹을게 없어 죽어가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 빈민들의 모습이 자주 방영됩니다.자,봐라.지구상에는 이렇게 못먹고 굶주려 죽어가는 생명들이 많다.그러나 북한은 어떠냐.위대한 지도자 동무의 지도로 인민 모두가 골고루 잘 먹고 잘 입고 살고 있지 않는냐.그러니 북한이야말로 인민의 낙원이다,이런 식으로 쇄뇌를 시킵니다.외부 세계의 정보와 접촉할 길이 없는 북한주민들은 이런 정부의 쇄뇌에 길들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그러니 체제에 대한 불만도 갖지 않습니다.거기에 덧붙여 북한은 이밥(쌀밥)에 고깃국을 항상 먹을 수 없는 이유로 한국과 미국을 팝니다.즉 한국과 미국이 북한압살을 획책하고 있다,주민들이 항상 이밥에 고깃국을 먹을 수 없는 이유도 대북압살정책에서 나온 경제제재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그러다 보니 주민들의 한국과 미국에 대한 증오심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또 북한은 우리가 가만히 앉아 있으면 한국과 미국이 공격해오려 할 것이기 때문에 전쟁준비를 해야 한다고 교양을 합니다.92년 김정일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강냉이밥에 된장을 찍어먹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주의 고수와 국방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입니다.따라서 북한주민들은 현재 그들이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없는 이유가 한국과 미국의 압살에 대비,전쟁준비를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이 시기만 극복하면 누구나가 잘먹고 잘 살게 된다는 믿음 때문에 불평을 안하는거죠. ▲이대령=최근에 있었던 러시아무역대표부 총격사건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까.제가 보기엔 우리 언론들이 너무 요란하게 보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물론 특이한 사건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만 북한당국의 통제로 외부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고 있을뿐 북한에서의 총기사고는 흔한 일입니다.저는 이번 사건도 흔히 있는 총기사고의 하나로 보고 있습니다.외신은 문제의 조명길하사가 망명요청을 했다고 전하고 있지만 그 대목의 진위는 좀 더 두고 봐야 진상이 밝혀질 것 같습니다.그리고 이번 사건을 북한붕괴의 한 조짐으로 보는 시각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총기사고 흔히 있는 일 ▲최씨=이대령의 말이 맞습니다.다만 보도 통제로 알려지지 않고있을 뿐이지 평양을 포함,북한에서 인민군에 의해 일어나는 총기사고는 자주 일어납니다.지난 93년엔 평양 고려호텔에서 호위국요원이 총기를 난사한 일도 있었습니다.무기를 휴대하는 군조직의 경우 대개 중대 무기고에 실탄을 보관합니다.이 무기고의 열쇠는 당직자가 보관하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실탄을 빼낼수 있습니다.이번 조하사도 아마 그런 식으로 실탄을 빼낸게 아니가 싶습니다.평양방어사령부는 초병들에게 상시 실탄을 휴대케하고 있을뿐 아니라 단속이나 검문에 불응할 경우 그 상대가 누구든 발포할 권리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대령=김정일이 공식적인 권력승계를 미루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십니까.김이 북한군부를 완전장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최씨=저는 김정일의 군부 장악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김정일이 지난 70년대부터 김일성후계자로서 모든 일을 처리해오는 과정에서 군부내에도 자기 인물을 요소요소에 포진시켰기 때문에 군부가 세를 규합해 김정일에 반기를 들수는 절대 없습니다.지난해 인민군총정치국장에 임명된 조명록도 따지고 보면 김정일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김정일은 청렴결백한 조명록을 신임해왔습니다.조명록 또한 김정일에게 절대충성을 맹세한 처지입니다.김정일이 조명록을 총정치국장에 임명한 것은 정치위원을 통한 완벽한 군부통제를 겨냥한 포석이라 보여집니다.김정일이권력을 승계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즉 현재 북한이 처한 외화·원료·식량부족 등 소위 3난을 해결,지도자로서의 체면을 세운 뒤 전면에 나서기 위한 과도기여서 권력을 공식승계하지 않고있다는 해석입니다.또 대미·대일관계개선이란 가시적 성과를 주민들에게 내세울 수 있기까지 시기가 무르익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대령=저도 김정일의 군부장악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그 이유는 김정일에 의해 심어진 김정일 사람들이 핵심부서는 물론 군의 중추기관에 박혀있기 때문입니다.김일성사망후 인민군대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지도자 동지가 위대한 김일성수령을 모시듯 김정일동지를 모시자』는 교양에서 보듯 현재 김정일에 대한 군부의 충성은 확고한듯 합니다.주지하다시피 북한은 당이 지배하는 국가입니다.동시에 군은 당이 이룩한 혁명업적을 무력으로 담보하는 집단입니다.그러므로 당을 장악하고 있는 김정일에게 군이 장악되지 않는 상황은 있을 수가 없습니다.따라서 근간 대북쌀지원과 관련,북한 외교부관리들이 『군부의 반대로 쌀을 더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한 발언은 「군을 파는」전술적 발언에 지나지 않는다고 봐야합니다.군부가 정부에서 하는 일에 끼어들어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는 없습니다.김정일의 사병이나 다름없는 인민군은 이미 그로부터 『인민군은 오직 전쟁수행에만 신경쓰라』는 지시를 받은 상태입니다.북한에서 김정일 지시없이 이뤄질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따라서 외교부 관리가 『군부의 반대로 쌀을 더 이상 받아들일 수가 없다』고 발언했다면 이미 어느 시기에 가서 그런 발언을 하라는 김정일의 지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지 무턱대고 한 발언일 수는 없습니다. ▲최씨=저도 똑같은 생각입니다.현단계는 김정일에게 주어진 가장 시급한 과제는 피폐해진 경제소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여기와서 들으니 북한이 휴전선에 무력을 증강하고 있다고들 하는데,당장 군사적 모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그렇다고 무력도발 가능성을 전면부인하는 것은 아닙니다.아마 다음과같은 상황이 계속되면 김정일은 무력도발의 유혹을 느낄 것입니다.첫째 경제회생에 실패,주민들 앞에 얼굴을 들고 나서기가 어려워질 때입니다.이럴 경우 김정일은 더 이상 주민들을 설복시켜 주체사상과 사회주의의 기둥에 묶어두기가 민망하다고 판단,전쟁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둘째의 경우도 앞서의 이유와 비슷한데 주민들에게 김일성때부터 약속한 이밥에 고깃국을 먹이지 못하게 될 경우 역사의 오점으로 남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 허물을 남쪽에서 찾기 위해 전쟁을 일으킬 것입니다. ▲이대령=북한의 전쟁준비는 이미 완료됐습니다.그리고 전쟁지속능력도 1년 이상 있다고 봅니다.일찍이 김정일은 『현대전은 「알전쟁」,「기름전쟁」이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여기서 말하는 알은 포탄이며 기름은 휘발유나 중유입니다.김정일은 또 『죽어도 군사 비축미를 다쳐선 안된다』고 지시를 내렸습니다.따라서 북한군은 적어도 1년치 이상의 전쟁물자와 군량미를 비축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인민군이 식량난 해결을 위해 군량미를 풀었다는 얘기는 일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일반 주민들이 굶어 죽어도 군량미만은 축내지 않겠다는 게 북한입니다. ○대북 경각심 해이 위험 ▲이대령=이러한 상황에서 우리 국민들은 북한에 대해 좀 더 정확히 알고 바로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전쟁은 전쟁을 치러낼 수 있는 힘을 갖출 때 막아진다』고 했습니다.따라서 대북경계를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곧 북한이 붕괴될 지 모른다느니 해서 방심할 경우 허를 찌릴 수 있다는 인식의 공유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최씨=다시 말하지만 북한은 일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그렇게 쉽게 부서질 수 없는 권력집단 입니다.설사 김정일이 죽는다 하더라도 북한정권은 유지되리라는게 저의 생각입니다.김정일이 죽을 경우 북한의 권력집단은 그들이 향유하고 있는 여러가지 특권을 계속 누리기 위해 김정일의 여동생 김경희를 내세워서라도 김일성 일가에 의한 통치를 계속할 것으로 봅니다.왜냐하면 현재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를 대신할 지도계층이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며 김일성 일가외에 북한주민들의 충성과 맹목적 복종을 이끌어낼만한 동인이 없기 때문입니다.
  • 옐친,체첸사태 타협 모색/실무위 구성/러군 그로즈니 철수는 거부

    ◎시위현장서 폭발물 터져 10명 사상 【그로즈니 AFP 연합】 러시아 연방군이 분리·독립 시위가 5일째 계속되고 있는 체첸 수도 그로즈니를 전면 봉쇄한 가운데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은 8일 체첸위기 종식을 위한 타협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이날 수천명의 체첸인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는 그로즈니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장갑차로 봉쇄하고 주요 교차로를 러시아군과 체첸의 친러시아 경찰을 동원해 차단했다. 한편 옐친 대통령은 러시아군 주둔과 관련해 타협을 모색할 뜻을 밝혔으나 전면철수는 단호히 거부했다. 그는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 있는 타협이 강구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대통령 안보자문위원회가 7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 총리를 의장으로 하는 실무위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AFP 로이터 연합】 러시아군의 철수를 요구하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모여 있는 체첸공화국 수도 그로즈니의 중앙광장에서 9일 정체불명의 폭발물이 터져 3명이 목숨을 잃고 7명이 부상했다고 인테르 팍스통신이 보도했다. 통신은 러시아 내무부의 발표를 인용해 이날 상오 11시55분쯤(한국시간 하오 5시55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밖에 자세한 내용은 즉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보다 앞선 이날 하오 3시32분쯤 AFP통신은 그로즈니의 중앙광장에서 친러시아계의 경찰에 흉기를 휘두른 한 시위대원에게 경찰이 총기를 발사했다고 이타르 타스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 총기류 암거래 성행/안기부/권총 등 미등록 10만정 유통 추정

    ◎국내외 범죄조직 밀반입 늘고 엽총·공기총 불법개조 거래도/“부산텍사스 골목서 공공연히 거래설” 국제범죄조직이나 국내폭력조직에 의한 총기의 국내 밀반입이 늘면서 밀거래가 성행하고 있다.또 엽총·공기총등을 불법개조한 것을 비롯,약 10만정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는 각종 미등록총기류가 불법유통되면서 인명사고도 함께 늘고 있다. 14일 국가안전기획부에 따르면 지난 91년 이후 공항이나 항만을 통해 국내에 들여오려다 적발된 불법총기류는 63정(실탄 1만3천5백15발 포함)에 이르며 올 들어서만 11월말 현재 15정이 적발됐다. 이로 인한 총기사고도 지난 93년 32건에 10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지난해에는 40건에 12명이 사망했다.지난 9일에는 수원의 장모씨(21·외항선원)가 여자친구를 가로챘다는 이유로 고등학생을 남아프리카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구입한 권총을 들여와 살해하는 등 지난달말까지 43건의 총기사고로 15명이 사망하는 등 올 들어서도 사고증가추세는 여전하다. 경찰청에 등록된 민간인 총기류는 모두 57만7천여정에 이르며 30개 업체에서 제조돼 1천2백여 판매소를 통해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관계기관의 단속이 소홀한 틈을 타 무려 10만여정에 이르는 총기류가 불법으로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실정이다.심지어 러시아 선원이 많이 드나드는 부산 텍사스골목 등에서는 불법유통되는 총기를 마음만 먹으면 싼값에 쉽게 구할 수 있는 등 국내에서 총기의 밀거래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 가운데 상당수는 조준경이나 소음기를 부착하고 총열을 개조하는등 인명살상용으로 범죄에 악용될 소지마저 다분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부여무장간첩 김동식은 만년필형 독총을 소지하고 있었으며 러시아 연방보안부(FSB)와 해군 특수부대에서 사용하던 수중기관총을 북한으로 밀반입하려다 지난달 22일 러시아경찰에 검거된 북한인 한명길의 예에서 드러나듯 북한을 비롯한 주변국과 국제범죄조직이 연계,이같은 특수총기를 국내로 들여와 불순세력이 요인암살등에 이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계당국자는 각종 불법총기 사용의 증가는 최근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대통령의구속 등 사회적으로 격변하고 있는 시기인데다 연말연시와 함께 내년 총선도 앞두고 있어 사회불안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 때로는 비과학이 과학적일수도(박갑천 칼럼)

    차천로의 「오산설림초고」에 화담서경덕얘기가 나온다.학문·덕행으로도 이름높은 이인의 모습을 전하는 내용이다. 서화담이 지리산에 있을 때이다.하루는 신선을 만나 얘기를 나눈다.신선이 화담에게 말한다.『…나와 함께 기를 가다듬고 정신을 수양하면 상은 백일충천할 수 있고 중은 팔극(온세계)을 휘두를 수 있으며 하는 천춘에 자리할 수 있으니…』.서화담은 자신이 유자라면서 이를 거절한다.한데 함께 있던 사람들은 그 신선을 보지 못한 채 두사람만이 말을 주고 받았다.열길이나되는 바위위로 훌쩍 뛰어 올랐다는 이 송도삼절·조선조의 작자미상소설 「전우치전」에 의할 때 도술로 귀신을 부렸다는 기인 전우치도 서화담 앞에서는 수굿해지고 있다. 신선이 말한 바 『…기를 가다듬고 정신을 수양하면…』했던 기.그건 우주만물에 통하는 동양정신이다.우선 말만을 놓고 보자.천기·일기에 대기·자기·지기·정기·왕기·재기·총기에 생기·노기·오기까지 있다.한마디로 설명이 어려운 우주의 「힘=알짬」을 이른다.그 기를 받고 먹으면서 삼라만상은 영위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나라도 다녀가 왜자해진 유리 겔라는 미국의 어떤 학자 앞에서 5분간 묵상한 다음 말했다.『나는 지금 리우 데 자네이루에 다녀 왔소.그쪽 부자가 이렇게 많은 돈을 주더군요』.그러면서 브라질돈을 내보였다고 한다.「오컬트(occult)의 유행」이란 책을쓴 N프리들런드도 미국의 초능력자 피터 하코스란 사람에 대해 써놓고 있다.그는 하코스앞에 한장의 사진을 엎은 채 내놓았다.하코스는 보면서 말하는 것처럼 그사진을 설명했다.기를 모은 투시력이었다.얼마전 우리 텔레비전에서도 한 소녀가 이 투시력의 신비를 보여준 바 있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로 두드러지게 된것이 이 기의 힘이다.한 대학교수와 수녀가 그 능력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이는 정신력의 개발이 과학의 영역을 넘어서기도 하는 것임을 뒷받친다.과학은 모자란 능력으로 증명을 못하면서 비과학이라 트집잡는 경우도 없지 않다.때로는 비과학적인 것이 과학적일 수도 있고 과학적인 것이 비과학적일 수도 있는 것.다만 지나치게 신비주의에 빠져 들때 진티로 흐른다는데 대한 경계는 있어야 옳다.또 향원이 군자인 체하는 사이비도 있는 게 세상 아니던가.
  • 도쿄 도지사 비서실 폭발물 테러/어제하오/소포에 폭발장치…2명부상

    ◎옴교주 체포 보복 가능성 수사/옴교주 아사하라 어제 체포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 경찰이 도쿄 지하철 사린살포사건과 관련,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마원창황)교주를 살인 및 살인미수혐의로 검거,수도권 일원에 비상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16일 하오 7시쯤 도쿄도청 도지사 비서실에서 폭발물이 터져 도지사의 민원비서 우쓰미 마사아키(내해정창·44)씨가 왼쪽 손가락 전부와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잘려 날아 가는 중상을 당하고 청소원 1명도 가벼운 부상을 입는 등 2명이 부상을 입었다. 우쓰미씨는 이날 아오시마 유키오(청도행남) 도지사 앞으로 배달된 소포를 열려는 순간 큰 폭발음이 나면서 폭발물이 터져 이같은 부상을 입었다.폭발물은 가로 25㎝,세로30㎝,높이 10㎝ 정도의 크기였으며 발신인은 「도쿄도 히노데마치 무라야 가즈요」로 되어 있었고 안에는 「수질검사 결과를 빨리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쪽지가 들어 있었다. 아오시마지사는 사고 당시 도시박람회 문제를 논의하는 도의회 특별위원회에 출석해 있었기 때문에 화를 입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범행과 관련,아오시마지사가 이날 상오 도의회에서 옴 진리교의 종교법인 해산 청구를 시사한 바 있어 옴 진리교단의 관련 여부에 대해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경찰은 또 무소속 돌풍을 일으켜 도지사에 당선된 아오시마 신임 지사의 도시박람회 개최 취소 등 정책에 반대하는 과격파가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목격자인 도쿄도청 청소원은 이날 『도지사실과 비서실에 대한 청소를 끝내고 나오는 순간 갑자기 펑 소리가 나고 흰 연기가 났으며 폭발음이 굉장해 귀가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일본경찰은 이에 앞서 16일 상오 야마나시현 가미쿠이시키 본부 제6동(사티안)에서 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 용의자로 추적해온 옴 진리교의 아사하라 교주를 체포했다. 이로써 지난 3월20일 12명이 숨지고 5천여명이 치료를 받은,불특정 다수를 노린 지하철 독가스 테러사건은 사건 발생 두달만에 베일를 벗게 됐다. 경찰은 그러나 교주가 붙잡힘으로써 옴교측이감추어 놓은 사린이나 총기 등을 사용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무차별 살인에 나서는 보복범행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보고 특별경계에 들어갔다.
  • 불붙은 국경무역(운남성을 가다:4)

    ◎중·월전쟁터가 무역주어심지 탈바꿈/전체 교역 9억달러… 절반이 국경서/주변국서 중 화폐 통용… 자유왕래도/부쩍 늘어난 「밀업국 베트남 윤락녀」 새 골칫거리로 중국 운남성의 성도 곤명에서 남부 국경도시 하구까지는 지금도 19세기말 프랑스 식민주의자들이 건설한 협궤열차가 다닌다. 곤명으로부터 험준한 산과 낭만적인 시골 정취를 가르며 달려온 협궤열차의 종착역 하구는 강을 경계로 베트남의 라오차이시와 마주하고 있는 국경무역의 거점 도시다.하구는 20세기초부터 인도차이나 북부의 교역 중심지였으며 협궤열차는 국경무역의 중요한 교통수단이다. 하구와 베트남의 라오차이시 사이에는 난지흐어라고 불리는 강이 흐르고 있다.그 위에는 폭5m,길이12m의 「화해의 다리」가 놓여 있다.지난 79년 중·월전쟁때 폭격으로 부서진 것을 두나라 관계가 정상화하면서 90년 두나라 정부가 비용을 반반씩 부담해 새로 건설한 것이다. ○각국 상인들로 붐벼 중·월간의 전쟁터였던 이곳은 화해의 바람이 불면서 활기찬 국경무역의 시장터로 바뀌었다.통행증 하나만 있으면 언제든 자유 왕래가 가능하다.하구와 라오차이시는 베트남·중국 등의 상인들로 붐빈다. 노남시와 하구를 오가며 식료품 중계상을 하는 왕영휘씨(30)는 『매주 토·일요일등 일주일에 한두 차례씩 하구와 라오차이시 안팎으로 수백m 이어진 장이 선다』고 말한다.그의 월수입은 5천∼7천위엔.공무원 평균수입의 10여배다.의류,공예품과 군화·군대용 모포등 군용물품,생활용품을 사고 판다.트럭을 몰고 내지에서 오는 도매상 사이의 전자제품,농산물거래도 이루어진다.중국제 트랙터등 농기계류와 전자제품은 베트남과 미얀마상인의 인기품목이다. 국경무역은 하구와 라오차이시만은 아니다.베트남·라오스·미얀마등과 4천60㎞를 맞대고 있는 운남의 국경도시들은 동남아에 몰아닥친 경제개발의 물결속에 부쩍 증가한 인적 교류와 국경무역으로 달아오르고 있다.베트남과 미얀마·라오스북부지역에서는 중국화폐인 런민삐가 통용된다. 지난해 국경무역 총액은 34억위엔(약3천4백억원).농기계류,방직제품,화공상품,식품등이 베트남·미얀마로 나가고 목재,약재,축산품,곡물들이 이들 나라로부터 들어온다.운남성의 유경부성장은 『91년부터 국경무역이 해마다 20%이상씩 늘고 있으며 80년보다 34배(금액기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지난해 운남성의 전체무역액이 9억달러 가량.전체무역량의 절반을 동남아와의 국경무역이 차지한 셈이다.자동차,화학공업등 운남성의 주요 육성산업이 동남아시장을 겨냥한 것이라는 유부성장의 설명에서도 동남아가 중국의 수출시장이 되고 있으며 중국의 영향력 증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통관절차를 밟지않는 밀무역이 공식무역을 압도한다는 것이 이곳의 중론이다.국도를 따라 차를 달리다 보면 흔히 마주치는 일본의 신형 「도요타 크라운」차의 상당수가 월남과 미얀마에서 들어오는 밀수 차다.운남에서 눈에 띄는 수십여대의 에스페로 등 대우차량도 역시 1백80%의 관세를 피해 들어온 「조우쓰」(주사·밀수)라고 성 정부관계자는 귀띔한다. ○해마다 20%씩 증가 국경도시와 곤명을 잇는 국도에선 때때로 같은 종류의 신형 일제차들이 5∼6대씩 줄지어 달리는 모습을 보게 된다.역시 「조우쓰」다.자동차와 함께 밀무역의 대표적인 품목은 마약과 총기류.중국공안부는 지난 2년동안 압수한 39만여정의 불법무기류 가운데 미얀마와 베트남에서 유입되는 것이 10만정 이상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불법입국문제도 밀무역과 함께 성정부의 골칫거리다.지난 2년동안 운남성과 인근 광서성에서 베트남으로 송환된 여성만도 2천5백여명.상당수는 윤락행위등을 하다 적발돼 보내졌다는 강보생공안국 부청장의 지적이다.국경지역의 중국인과 동남아인과의 통혼 붐도 교류의 열기를 증명한다. 아열대및 열대지역인 서쌍판납 등 운남 남부와 동남아 북부지역의 호랑이,코끼리,흰눈팔 긴원숭이등 희귀동물의 가죽과 상아,박제등이 국경무역의 품목 중 하나다. 육상교역의 증가와 함께 5천㎞의 강을 가진 운남성 정부와 동남아국가 사이의 물길을 이용한 무역의 교섭도 무르익고 있다.유경부성장은 『성 북부에서 인도차이나반도를 거쳐 남중국해로 뻗어있는 4천1백여㎞의 메콩강의 자유운항및 공동개발을 위해 수송·통신·전력등 6개분야76개사업에 대한 타당성 조사및 6개국 공동조사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자유통항을 위한 협의가 구체화 단계』라고 설명했다.2억2천만명의 운남∼동남아시장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만드는 구상이 구체화하고 있는 것이다. ○차·총기류 밀무역 성 외사판공실 왕택처장은 『동남아와의 경제권형성과 관련,한국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달 금호그룹의 대리시등에 2백만달러규모의 농장건설 결정을 비롯,현대그룹과의 자동차부품공장 건설,대우그룹과의 곤명등지의 호텔건설 논의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성정부의 장고금처장은 『지난84년 운남성의 상품 유통량 가운데 70%가 반입품이고 30%가 반출품이었으나 10년만에 7대3으로 역전됐다』며 『운남은 동남아를 잇는 중국 서남부 경제의 대외무역창구로서 빠른 성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타임스 스케어 봄맞이 새단장(브로드웨이 “새바람”:12)

    ◎더 깨끗하게/더 밝게/더 안전하게/줄리아니 시장 「마피아­매춘 전쟁」 이은 야심작/극장가 개·보수­광고탑 정비­섹스숍 제거 한창/길거리도 말끔히… “「뉴욕의 심장」 명성 되찾자” 올봄 브로드웨이 타임스 스퀘어 일대에는 「더 깨끗하게,더 밝게,더 안전하게(cleaner,brighter,safer)」라고 쓰인 분홍색 깃발들이 산뜻하게 내걸렸다. 이는 브로드웨이를 중심으로한 아메리카스(식스스)애버뉴,세븐스 애버뉴,에잇스 애버뉴와 남쪽으로 42스트리트에서 북쪽으로 53스트리트에까지 이르는 시어터 디스트릭트(극장지구)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의 정화를 위해 맨해튼 보로(구청보다 조금 큰 행정단위)가 뉴욕시의 당면 목표들을 그대로 반영해 내세운 모토다. 이에따라 광고탑과 가로를 정비하고 극장 건물들을 손보는등 브로드웨이는 겨울동안의 먼지를 떨어내고 새단장에 어느때보다 바삐 움직이고 있다. ○건강한 도시 만들기 뉴욕시를 건강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마피아와의 전쟁,매춘과의 전쟁등을 선포하고 나선 루돌프 줄리아니시장의 시정화계획의첫출발지로 타임스 스퀘어가 선정된 것은 여러가지 상징적 의미가 크다. 현대판 「세계의 십자로」라고도 불리는 이 지역은 브로드웨이의 중심에 위치,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으로 가장 많은 세수를 올려주는 맨해튼의 심장이자 뉴욕의 심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현재 이 지역 정화계획은 세가지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첫째는 이 일대에 독버섯처럼 번져나가고 있는 섹스숍의 제거,둘째는 폐허화한 옛극장들의 보수및 재개관,셋째는 광고탑등 가로정비다. 특히 그 가운데서도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퇴락한채 방치돼 있는 42스트리트 구간의 재건이다.타임스 스퀘어의 남쪽 경계로 그 아래의 패션가와 극장가를 구분짓는 42스트리트는 원래 맨해튼을 동서로 가르는 수백개의 스트리트중 가장 중심이 되는 맨해튼의 상징적 거리였다. 동쪽끝 유엔본부에서 시작,크라이슬러빌딩,그랜드 센트럴역,뉴욕시립도서관,브라이언트공원,포트 오소리티 버스터미널,서쪽끝으로 허드슨강에 연해서는 맨해튼 일주 유람선인 서클라인 터미널에 이르기까지 명소들이즐비하고 중간중간에는 뉴암스테르담극장을 비롯한 각종 소극장들이 위치,맨해튼 최고의 번화가를 자랑했다. 80년5월에는 브로드웨이 사람들의 사랑과 애환을 주제로 한 뮤지컬 「42스트리트」가 공연돼 3천5백회 공연으로 80년대 최장기 뮤지컬로 기록될 정도로 뉴요커들에게 42스트리트의 향수는 짙다. 그러나 70년대부터 타임스 스퀘어에 연한 42스트리트가 퇴락하기 시작,오늘날 브로드웨이와 만나는 동서 한블록씩은 흉측하게 버려진 빈 건물들,그 사이사이로 핍쇼,라이브쇼,섹스비디오숍등이 자리잡고 있어 뉴욕 최대의 섹스산업 중심지가 됐다.지난해 1백77개로 집계된 뉴욕시 전체의 섹스숍중 42스트리트를 중심으로 한 타임스 스퀘어 일대에만 극장수보다 많은 43개가 몰려 있을 정도다. 세계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뉴욕 타임스지 본사(43스트리트) 바로 코앞에도 7∼8m 도로 맞은편으로 3개의 대형 섹스숍이 성업중이다. ○섹스숍 모두 1백77개 이 섹스숍들이 84년에는 1백31개 였던 것이 10년동안 46개나 증가할 정도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자 줄리아니시장은 지난해말 학교나 공공장소에서 1백50m이내 설립금지 및 이전촉진,신규허가 유보등을 골자로 한 규제안을 시의회에 제출,승인을 얻었으며 대대적인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타임스 스퀘어 번영회의 그레첸 딕스트라회장(여)은 『시당국의 적극적 개입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건물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면서 임대료 현황을 설명했다.현재 이 지역 임대료는 일반사무실은 1평방피트(1평=35평방피트)당 40∼50달러 수준이지만 섹스숍의 경우는 90∼1백25달러까지로 두배 이상이 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에게는 매력있는 업종이 아닐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42스트리트의 폐허가 된 극장들에 대한 재개관 및 기존 극장들에 대한 개보수작업도 활발해지고 있다.월트 디즈니사가 브로드웨이 진출의 전초기지 마련을 위해 3천만달러의 예산을 들여 96년9월 재개관을 목표로 대대적인 개수작업을 벌이고 있는 뉴암스테르담극장은 이 지역 재개발의 상징적 모델이 되고 있다. 19 03년 뮤지컬극장으로 개관된 정교한 아르누보양식의대표적 건물인 이 극장은 한때 브로드웨이의 대표적 극장 구실을 해왔으나 재정난으로 영화상영관으로 바뀌었다가 82년부터는 아예 문을 닫아버려 흉물처럼 돼 있었다.디즈니사는 이 극장을 디즈니 전용극장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또한 뉴암스테르담극장 맞은편의 빅토리극장도 아동극장으로의 재개관을 목표로 개수작업에 들어갔으며 영국의 튜소(Tussaud)그룹도 타임스 스퀘어 1번지 건물에 런던에 있는 마담 튜소와 유사한 밀랍박물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이밖에 타임 워너사,MTV사등도 42스트리트의 폐관된 극장들을 매입,공연장 또는 오피스빌딩으로 재활용할 계획들을 세워놓고 있다. 42스트리트개발 프로젝트사의 레베카 로버트슨대표(여)는 『시와 주정부 당국에서도 극장 개보수에 대한 융자혜택등 적극적인 장려책을 세워놓고 있어 이 거리의 분위기는 전연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42스트리트가 새롭게 단장되고 새로운 거리문화가 마련되기 시작하면 섹스숍들은 자연히 떠나게 될 것』이라고 낙관적인 견해를 보였다. ○총기사고 전광판 없애 또한 이 지역에서는 특히 타임스 스퀘어 주변 건물들을 모두 뒤덮고 있다시피한 각종 광고탑들에 대한 정비작업도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색상이 화려해진 것은 물론 커다란 커피잔에서 실제로 항상 하얀 김이 솟아오르는 광고등 광고자체가 하나의 작품인 것들도 많다.그 가운데 타임스 스퀘어 어디서나 잘보이는 위치에 있어 눈에 가장 잘띄던 「총기사고 사망자 시계」(Death Clock)가 최근에 없어졌다. 전광판으로 돼 있어 미국의 총기수와 금년들어 오늘까지 총기사고 사망자 누계의 두가지 수치를 밤낮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지난해 미국전역에서 4만2백30명이 총기사고로 사망,교통사고 사망자수에 육박할 정도로 총기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시민들의 주의환기를 위해 시당국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에 이 시계를 설치해왔다. 그러나 최근 대대적인 정비작업을 하면서 관광객들에게 불안감을 조장하고 시민들에게도 혐오감을 준다는 이유로 철거했다는 설명이다.이 사망자 시계가 있던 자리에 뮤지컬 광고판이 들어섰다.「진정한 노력없이 사업에서 성공하는 법」.최근 리처드 로저스극장에서 개막된 61년도 리바이벌 작품이다.불로소득은 시공을 초월하는 인류공통의 바람인지 30여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이 뮤지컬은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만원이다.
  • 「LA총격」에 유탄희생자 는다/1주새 3명날벼락…3년간 4백명피살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최근 1주일 사이에 3명이 총격사건의 유탄에 맞아 숨졌다.12세의 한 소녀는 버스정거장에 내리는 순간 불랑배들을 노린 총탄에 맞아 숨졌으며 28세의 한 전도사는 교회문 앞을 나서다가 인근에서 주택건축문제를 놓고 벌어진 총격에 말려들어 목숨을 잃었다.또 한 백화점에서는 직원이 유탄에 맞아 희생됐다. 미국 특히 로스앤젤레스에서는 갱간의 총격전에 의한 유탄에 맞아 숨지거나 달리는 차안에서 괜히 총을 쏴대는 「드라이브 바이 슈팅」에 의해 희생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지난 89∼91년 3년간 1천4건의 갱관련 총격살인사건으로 4백25명이 유탄에 맞아 숨졌다.전국적으로는 총기관련 사고로 숨지는 사람이 연평균 3만7천명이 이르고 있고 이 가운데 10분의 1가량인 3천7백명이 유탄에 무고하게 희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일 경찰청장관 피격 중상/출근길 괴한에 4발 맞아/40대범인 도주

    ◎진리교·야쿠자관련 수사 【도쿄=강석진 특파원】 일본의 구니마쓰 다카지(국송효차)경찰청장관(57)이 30일 상오8시30분쯤 도쿄도 아라카와(황천)구 미나미센쥬(남천주) 자택 앞에서 출근하려다 저격당해 중상을 입었다. 구니마쓰 장관은 범인이 쏜 총탄 4발을 배에 맞은 후 인근 일본의대 병원으로 옮겨져 6시간에 걸친 총탄 제거수술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범인은 이날 구니마쓰장관이 살고 있는 아파트 현관에서 약 50m 떨어진 전주 뒤에 잠복하고 있다가 출근하기 위해 현관을 막 나와 승용차로 향하던 구니마쓰장관에게 권총을 발사했다.몸에 맞은 4발중 한발은 그의 등을 통해 복부로 관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38구경 회전형 권총 총탄을 발견했다. 범인은 40세정도로 키는 약 1백80㎝이며 검정색 코트를 입고 흰 마스크를 하고 있었으며 가방을 든 채 총을 쏜 뒤 자전거로 도주했다. 구니마쓰 장관은 작년 7월 취임한 뒤 최근 도쿄 지하철 독가스테러사건과 관련한 오우무신리쿄 수사와 폭력단 야쿠자의 주주총회 개입사건 등을 파헤치는 데 총력을 기울여왔다. 구니마쓰 장관은 도쿄대를 졸업한 뒤 61년 경찰에 투신,형사국장과 경찰청차장 등을 지냈다. ◎일 구니마쓰 장관 피격 주변/“치안총수까지…”일 국민 경악/“안전신화 위기”경시청 비상 ○…도쿄지하철 독가스 테러사건에 이어 30일 치안총책임자가 집앞에서 저격당하는 사건이 발생하자 일본인들은 충격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총기사고가 잇따라 터진데다 연초 관서대지진으로 수천명이 사망하는 등 일본의 「안전신화」가 무너져가고 있는 가운데 저격사건까지 발생,국민의 불안감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대형사건들이 이처럼 끊이지 않고 잇따르는데 대해 전문가들은 뭐든지 잘 참고 속으로 소화해내는 일본 국민성 때문에 제때에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들이 속으로 곪아 터져나오는게 아닌가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도쿄경시청 초상집 ○…일본 경찰청은 뒤통수를 맞은 듯한 표정으로 긴박한 분위기. 수도치안을 맡은 도쿄경시청은 한마디로 초상집.도쿄 지하철 독가스 테러사건에 수사력을 모으고있는 경시청은 치안총수 저격이라는 전대미문의 소식에 긴급 비상령을 내려 범인을 추적. ○“수사중지”괴전화 ○…경찰청장이 피습된 뒤 1시간15분뒤인 이날 상오 9시45분쯤 일본 언론기관에 『오우무신리쿄에 대한 강제수사를 즉각 중지하지 않으면 이노우에,오모리…』라고 젊은 남자의 전화가 걸려와 비상한 관심. 오우무신리쿄측의 소행여부를 단정지을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처음으로 오우무신리쿄와 저격사건을 연결짓는 전화가 걸려온데 대해 진범의 전화인지 장난전화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노우에」가 이노우에 경시총감을,「오모리」는 오모리 내각정보조사실장을 지칭했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진리교 소행”전화 ○…이날 일본 TV사에 피습사건의 책임은 오우무신리쿄에 있다는 전화가 걸려왔다고 지지통신이 보도. 신원을 밝히지 않은 제보자는 전화통화에서 『이것 한가지만 말해두겠다.오우무신리쿄가 구니마쓰를 총격했다』고 말했다는 것.
  • 일 잇단 테러… “안전 비상”/작년 나가노현서도 독가스 범행

    ◎“무차별 살상” 시민들 공포에 떨어 출근 러시아워에 불특정 다수를 향해 독가스가 살포돼 3천명이 넘는 무고한 시민이 죽거나 다친 20일 도쿄 지하철 독가스사건은 일본 전역에 엄청난 충격을 던지면서 일본은 과연 안전한 나라인가에 대한 의문을 불렀다. 지난해 6월27일 일본 나가노현 마쓰모토시에서 이번 사건에서 사용된 것과 똑같은 사린가스가 주민을 엄습해 7명이 죽고 1백여명이 피해를 입었었다.당시 일본경찰은 「예상이외의 것이 나타났다」고 말했고 범인검거에는 실패했었다. 그 뒤 8개월여만에 똑같은 독가스가 시민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사용됐다.지난해 말에는 총기사고가 비슷한 시기에 여러차례 발생해 시민들을 불안에 떨도록 만들기도 했었다.1월에 발생한 지진을 제외하고도 테러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은 시민들에게 당혹스러움을 안겨주고 있다. 사린은 비교적 제조가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지식과 정밀한 용기가 없이는 제조할 수 없는 물질이다.이와관련,치바대학 약대의 야마자키교수는 『청산가리의 5백배나 되는독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엄밀한 장치가 없이는 만들 수 없다.만드는 사람이 위험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또 사린을 제조해 원하는 장소로 운반,정확하게 기화시키는 것도 일반인으로서는 불가능한 일이다.이번 사건이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유다.때문에 일본경찰은 아침 출근시간에 10여대 이상의 전차에 동시에 사린가스가 투여된 것으로 보임에 따라 이 사건을 조직적인 살인사건으로 파악,수사에 나섰다. 과연 누가 왜 시민을 향해 테러를 감행했는가.「사회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자」라는 원론수준의 추정말고는 범행의 윤곽조차 그려지지 않고 있다.범인들이 검거돼 전모가 밝혀지기 전까지 시민 모두가 피해자가 될 가능성에 불안해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 구엔 티 빈 부주석 인터뷰/송정숙 본사고문

    ◎“한국은 베트남의 좋은 이웃”/“통일후 베트남 만족할 수준 아니다/전쟁고통 처절… 한반도 평화부러워” 1968년5월 존슨 대통령의 북폭중지성명을 계기로 69년1월부터 시작된 「파리평화회담」을 통해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북월남의 한 여성실력자가 있다.회담의 차석대표로 출발하여 다시 수석대표로 세계적인 교섭의 천재 키신저를 상대로 단호하고도 확실한 매듭을 이끌어내곤 하던 공산월남의 혁명1세대 여성 구엔 티 빈씨.그는 그들이 「해방」시킨 남베트남의 임시혁명정부에서 외무장관과 교육부장관을 지냈으며 통일 월남인민공화국에서 국회 대외위원장을 지냈고 지금은 국가 부주석으로 있다.혁명운동으로 감옥을 들락거린 젊은 날과 한번 물면 놓지 않는 슬기 있는 동물처럼 강대국의 종아리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져서 마침내 거인이 두손을 들게 만드는 천재적인 회담의 지모를 지닌 그는 그 선입견과는 달리 지금은 온화하고 사려깊은 7순의 원로다.초록색의 아오자이깃에 가느다란 금목걸이를 걸고 입술에 연분홍 립스틱을 바른 이쁜 할머니.투지가 서릿발처럼 엉겨 있던 젊은 날의 어디에 그런 온화함이 숨겨져 있었는지 알 수 없지만 한국의 동아시아연구회(이사장 김덕중 아주대총장)의 방문단과 함께 만나본 그는 친화력 넘치는 총기있는 노인이었다. 한국과의 불행한 과거에 대해서는 『있었던 일은 분명 있었던 일』이고 『우리에게 돌이킬 수 없는 고통을 준 일』이지만 미국의 잘못된 정책에 의해 저질러진 일이므로 『한국이 적이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명료하게 말한다. 『우리나라는 지금 다방화 외교정책을 쓰고 있으므로 과거의 상처를 되살리는 일은 상처치유를 위해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원칙아래 어느 나라나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것만을 강조한다.그런 뜻에서 한국은 좋은 협력관계의 이웃이라는 것.식량난의 북한을 위해서 여유가 생긴 월남의 식량을 수출할 계획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해방투쟁에서 우리 입장을 지지해준 북한』을 위해주라는 말은 『듣기에 좋다』고만 대답했다. 무력을 통한 통일의 어려움을 겪은 월남이 한국의 통일을 위해 충고할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나라마다 각각 사정이 있고 한국과 북한도 각각 자기 생각이 있을 터이므로 직접 언급할 생각은 없지만 『실전 없이 평화로운 상태로 있는 한반도가 부럽다』면서 가능한 한 통일은 평화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는 충고만은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또박또박 그러나 심호흡을 하듯이 말하는 그에게서는 전흔(전흔)의 고통을 읽을 수 있었다. 청교도적 금욕을 이념으로 인민의 인내를 담보하며 이룩한 그의 통일조국이 지금 겪고 있는 경제발전위주의 개혁과 개방수순에 그는 만족하는가,그들 혁명1세대가 예측하고 기대하던 통일은 이런 것이었는가,특히 교육받을 기회까지 내팽개치고 「1달러벌이」를 위해 어린이들이 거리에 내세워진 형국인 이런 개방을 그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그런 의문에 그는 다만 『만족할만큼은 아니다』라고 대답했다.부족한 자본·기술에 시달려 국가발전상태가 만족할만하지는 못하다고 짧게 대답했다. 한자문화의 영향속에 있다는 점에서 한국과 베트남은 같은 유교권문화다.그러므로 여성의 의식에 남아 있는 남성우월의 잔재가 여성의 사회진출을 저해하지는 않느냐는 물음도 짧게 답했다.『아직도 봉건잔재가 남아서 여성의 사회진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은 사실인데 지금도 노력하고 있다』고. 탁월한 기지로 적당히 섞는 농담과 재치가 놀랍다.월남의 여성은 매우 아름다운데 그 비결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월남여성이 특별히 예쁘다고는 생각지 않는다면서 『먼데 여자가 예뻐 보이는 것은 모든 남자의 공통인 것같다』고 말했다.미소를 띤 채 조용한 음성으로 말하는 그에게 사람들은 매혹을 느끼기에 충분했다.키신저에 대해서는 『그는 아주 인텔리전스하고 식견도 훌륭한 인품의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다만 그는 잘못된 정책을 계속 옹호해야 하는 입장이었던 것이 불행이었다』고 말했다.어떤 질문에나 간단하고 명료하게 대답하는 솜씨와 여러 질문을 동시에 듣고도 메모없이 빠뜨리지 않는 총기가 7순을 의심하게 한다.깊은 인상을 주는 우리시대의 인물임에 틀림이 없다.
  • 제모습 찾은 군(민주화에서 세계화로:8)

    ◎숙소 당번병 없애 장군도 직접 침상정리/사병들 점호시간을 편지쓰기 등에 활용/“곁눈질 않고 국가보위 충실” 군기 확립/일선부대 위주로 조직 대개편… 전투력 극대화 2군사령부 18평짜리 장군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A장군은 매일 상오 7시 부대내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사먹고 있다.특별한 일정이 없는한 점심과 저녁식사도 마찬가지다.또 숙소의 당번병과 운전병 대기제도를 없애버려 침상정리도 자신이 직접하고 외출 때는 수송대 내무반에 있는 운전병을 불러 차량을 이용하고 있다. 지난 93년 2월 새정부 출범이후 몰라보게 바뀐 장군들의 생활풍속도 가운데 한 장면이다. 과거에는 장군숙소마다 운전병과 당번병등 사병 2∼3명이 항상 대기,음식을 조리하여 아침·저녁상을 차리고 청소와 심부름등 잡무를 맡아 했었다.운전병은 24시간 대기했고 수도권 부대 장군들의 경우 「사모님 차」를 모는 별도 운전병이 배치되기도 했었다. 그러나 새정부 들어 이같은 장군의 개인적 잡무를 담당하던 사병들이 본연의 자리로 돌아간 것이다. 군이 달라진 모습은 장군등 고급간부들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사병들이 생활하는 내무반에도 합리화의 새바람이 불고 있다. 육군 부대들의 내무반에서는 과거 개념의 일석점호가 모습을 감추고 있다.종전 일석점호시간은 사병들의 총기관리·청소상태·머리길이와 복장상태등의 불량한 점을 지적,육체적 고통을 주는 얼차려의 시간이었다.그러나 요즘은 월요일 저녁은 「부모님께 효도편지 쓰는 시간」,화요일은 각자 고향자랑을 하는날,수요일은 노래자랑시간으로 탈바꿈했다.때문에 고함과 발길질이 난무하고 관물대가 내동댕이 쳐지던 긴장속의 일석점호는 호랑이 담배피우던 시절의 추억담 거리가 돼버렸다. 경기도 오산에 위치한 한 공군부대 내무반에선 올들어 일과시간후 사병들이 서로 영어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게됐다.이웃 미군부대의 장교를 강사로 모셔 일주일에 2∼3차례 영어회화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다. 내무반의 분위기가 이처럼 달라진 것은 사병들을 무조건 지시·복종의 관계로만 보던 장교들의 시각이 달라진데 따른 것이다. 서부전선 모 사단 포병대대에서는 지난해말 연례적인 전부대 월동준비시범을 갖지 않았다.부대별로 하사관·병사들에게 월동준비에 대한 아이디어를 묻는 것으로 시범을 대신했다. 이 부대 C소령은 『각종 행사때 사병들의 아이디어를 공모한 결과 기발하고도 참신한 것이 많아 실제 부대운영에 적용한 결과 큰 도움이 됐다』면서 『간부들의 머리만으로 기획하는 것은 한계가 있어 사병들의 지혜를 모으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병영풍토의 변화는 지난 2년간 추진된 「군 제모습 찾기 운동」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들이다.이 운동은 새정부 출범과 함께 추진된 군개혁작업의 한줄기이다. 군은 지난 2년여동안 각종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비리를 뿌리뽑기 위해 스스로 수술대위에 올랐다. 국방부와 합참 차원에서는 군내 사조직인 하나회등의 해체,기무사 축소개편,율곡사업 감사,군사보호시설 축소등 굵직한 개혁조치가 단행됐다. 각군이나 군단·사단 차원에서도 나름대로 병영생활바꾸기등 개혁운동이 전개됐다. 육군 2군사령관 박세환대장은 예하 전부대를 대상으로 「일 더하기 운동」을 전개,장성부터 말단 사병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개인적으로 보다 관심을 갖고 할 일 10가지씩을 정하도록 해 좋은 성과를 거뒀다. 박 사령관은 ▲아침 일찍 일어나기 ▲전문서적 더 읽기 ▲부하를 더 사랑하기 ▲훈련장 더 많이 나가보기 등을 정해 실천하고 있으며 사단장 여단장 가운데선 ▲아침조깅 하기 ▲현장지도 많이 하기 ▲흉 허물 없이 지내기 ▲내가 부대주인이라는 생각 갖기등을 선정한 사람들이 많았다. 소대장들에게는 ▲하루 사병 1명씩 면담하기 ▲하루 1시간씩 영어공부하기 ▲돈 아껴쓰고 10만원씩 적금하기 등이,분대장들에겐 ▲후임자를 동생처럼 보살피기 ▲욕설이나 폭언 않기 등을 권장했다. 또 사병들에게는 ▲훈련중 잡담안하기 ▲상호 욕설않기 ▲근무교대시간 잘 지키기등을 실천토록 한 결과 부대분위기가 훨씬 건전하고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군은 이같은 자체개혁작업을 통해 병영생활을 합리적으로 변모시키고 군에 대한 사회일각의 차가운 시선을 바꿔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연천 예비군사격장 포탄사고,소대장 탈영사건,현역장교의 은행강도사건등 국민을 경악시키는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군개혁 성과에 찬물을 끼얹기도 했다. 군은 이 사건들이 급격한 사회적 가치관의 변화,특히 고생을 모르는 젊은 세대가 군이라는 규율이 엄격한 조직에 잘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것으로 판단,올들어 「철저한 훈련을 통한 엄정한 군기확립」에 온힘을 기울이고 있다. 육사졸업생인 하기용중위 은행강도사건에 충격을 받은 육사출신 장교중 일부는 명예를 실추시키는 이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하자는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이들은 조만간 동기회를 열어 자체 정화위원을 선출,문제점이 있는 동기생에게 경고장을 보내는 등의 방식으로 육사출신장교의 명예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한편 군은 지난 2년간 급속한 개혁과정에서 손상된 군의 안정성을 회복하기 위해 올들어 「안정속의 개혁」으로 방향을 선회,단결에 신경을 쓰고 있다.이를 위해 최근 사령부를 축소하고 일선을 확대·보강하는 방향으로 확정된 군조직개편방안을 착실히 추진하고 「과학군」으로서 전투력을 최대한 강화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또한 곁눈질하지 않고 국가와 국민을 보위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는 것만이 문민시대 군의 나아갈 길이라는 것이 이양호국방장관을 비롯한 군수뇌부의 신앙이었다.
  • 육사출신 엘리트장교 범행에“경악”/“잦은사고”군기강해이 어디까지…

    ◎인격보다 성적위주 생도관리 주인/경비 허술한 육사 무기관리도 문제 육사출신의 현역중위 하기룡(25·육사49기)가 한낮에 총기를 들고 은행을 털려다 붙잡히는 상상하기조차 힘든 사건이 발생,국민을 경악케 하고 있다. 건군이래 처음인 육사출신 현역장교 강도사건은 지난해 9월27일 53사단 장교 2명의 무장탈영사건에 이어 두번째로 빚어진 육사출신 엘리트장교의 어처구니없는 사건이어서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이날 사건은 물론 장교무장탈영사건때 제기된 초급장교의 선발과 교육·군기강등에 심각한 문제점이 있음을 다시한번 드러내주었다.그러나 이보다 우리 젊은 세대의 물질만능·향락풍조만연이란 사회적 병폐가 이 사건의 저변에 깔려 있다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일치된 지적이다. 경찰에서 범인은 『좋은 승용차에 예쁜 여자친구를 사귀고 싶어서』라고 범행동기를 밝히고 경마에까지 손을 댔다고 말해 이같은 지적을 뒷받침하고 있다. 육사에 따르면 범인은 모범생이었고 따라서 임관과 동시에 육사의 추천으로 서울대 법대 2학년에편입했다. 법무병과를 받은 범인은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법무관으로 임명될 자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사는 지난해 졸업생 3명을 서울법대에,또다른 2명은 서울의대에 편입토록 했다. 따라서 이같이 우수한 자원이 상식밖의 범행을 저지른 데 대해 육사관계자들조차 아연실색하고 있다. 이번 범행의 배경으로는 정확한 인성파악과 인격도야를 외면한 성적위주의 육사생도관리가 첫번째 요인인 것으로 꼽히고 있다. 육사생도는 통상 상오6시에 기상,2시간여 아침운동과 식사등을 가진 뒤 바로 학과교육을 시작,하오10시 취침하고 있다. 육사는 이런 꽉 짜인 환경속에서 잦은 시험을 통해 생도를 평가,생도끼리도 계급을 매겨 지휘와 복종 및 경쟁관계를 유지토록 하고 있다. 육사는 담밖에는 철저한 경계망을 펼치고 있으나 일단 내부로 들어서면 일체 경비가 없어 무기를 훔치기가 매우 용이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범인 주변/육사 49기… 전체 15등한 모범생/“승용차·여자친구 갖고 싶었다” 하기룡중위는 육사 49기로 93년3월 임관한 뒤군 위탁교육생으로 서울대 사법학과 2학년에 편입,현재 4학년에 재학중이다. 졸업때 법무병과에 배속된 하중위는 고시에 응시,법무관이 되기 위해 서울대 법대에 편입했다 하중위는 생도시절 전체 2백67명 가운데 15등의 우수한 성적에 럭비에 소질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군인으로서의 자질은 부족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육사 생도로 입교하기 전에 받는 4주간의 교육평가에서는 「복종심이 부족하고 반발심이 강해 특수훈련을 시켰다」,1학년 생활기록부에는 「적극성과 사교성이 부족하다」,3학년 기록부에는 「대인관계가 좁고 친화력이 부족하며 개인적 성향이 강해 내무생활에 적응하지 못한다」라고 적혀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또 위탁교육생 평가서에는 「럭비 이외에는 무관심하다」고 적혀 있었으며 서울대에 편입한 뒤에도 사귀는 사람 없이 학교 도서관에서 고시공부에 열중해왔다는 것이다. 또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으면서도 동기생들은 부유한 집안의 생도인 것으로 알고 있어 과시욕이 강했던 것으로 보인다. 군관계자는이와 관련,『머리는 뛰어나지만 단체생활에 적응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하중위의 형(30)도 『평소 명석하고 사리분별을 잘했는데 믿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중위는 위탁교육생들이 배속되는 학생중앙군사학교 소속으로 관악구 신림동에서 자취생활을 해왔다. 다음은 일문일답. ­범행동기는. ▲경마에 빠져 후배의 신용카드를 빌려 3백만원을 사용한 뒤 12만원은 갚았으나 나머지 돈을 갚을 길이 막막해 범행을 결심했다. ­다른 이유는 없었는가. ▲군에만 있다가 2∼3년 사회생활을 해보니 사회가 너무 물질만능주의에 치우쳐 있다는 회의가 들기도 했으나 나도 모르게 그같은 사회풍조에 젖어든 것 같다.멋있는 빨간색 승용차와 예쁜 여자친구를 갖고 싶어 돈이 필요했다. ­학력과 가족관계는. ▲부산의 B고교를 졸업했다.도장업을 하는 아버지와 아파트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다 지금은 울산의 큰누나집에 가 있는 어머니 사이의 2남2녀중 막내다. ­군인신분으로 서울대에 다니는 이유는. ▲군에서 우등생으로 인정받아 국비위탁생으로 발탁된 뒤 서울대 사법학과에 들어가게 됐다.법무관 공부를 하고 있었다. ­현재의 심정은. ▲제정신이 아니었다.후회한다.
  • “다사다난”… 되돌아본 갑술년의 정관가/정치부 기자 방담

    ◎“세계로 가자”… 건국이후 최대 정부개편/작은 정부·대통령 세일즈외교 새모습/김일성 돌연 사망… 남북 정상회담 무산/정개법 만들어“정치혁명”… WTO안 표결처리「94대미」장식 □참석자 김영만 차장 김명서 〃 김경홍 기자 이목희 〃 최병렬 〃 한종태 〃 문호영 〃 박대출 〃 김균미 〃 진경호 〃 박성원 〃 「세계화」원년으로 기록될 갑술년이 저문다.문민시대가 출범한지도 2년째,도약과 안정을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한해.대통령이 앞장서 세계화를 위한 외교세일즈에 나섰고 국내에서는 건국 이래 최대규모의 정부조직 개편이 이루어졌다.한치도 눈돌릴 틈이 없었던 해 정치권의 변화를 정치부기자들의 방담으로 돌이켜 본다. ­해마다 연말이 되면 「다사다난」한 한해였다고 말들을 합니다.그러나 실제로 올 한해 정치권에서는 굵직굵직한 변화가 잇따랐고 사회적으로 사건사고도 많아 정말 다사다란 했던 한해였다고 평가될 수 있겠습니다. ○“토지 쿠데타”술렁 ­먼저 정치권의 가장 큰 변화는 김영삼대통령이 세계화를선언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일련의 개혁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입니다.건국 이래 최대 규모인 정부조직개편이 단행됐고 1만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자리를 옮기는 대변혁이 뒤따랐지요.공직자선거법·국회법·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등 정치선진화를 위한 개혁조치도 완료됐습니다. ­김일성의 사망도 세계적인 뉴스였습니다.분단 이후 최초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는 기대에 부풀었으나 김일성의 사망으로 원점으로 되돌아갔지요.아직도 김정일체제가 공식적으로 출범하지 않아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는 데는 이론이 없는 것 같습니다.북한이 핵사찰을 받아들인 점이라든지 미국과의 회담에 성의를 보이는 점등은 북한의 변화를 예고하는 구체적인 징후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김대통령의 세계화선언은 우리가 변해야 한다는 절박한 현실을 직시한 판단으로 여겨집니다.이를 위해 김대통령은 올해 러시아·우즈베키스탄·일본·중국방문에 이어 아시아·태평양각료회의에 참석하는등 세계화를 위한 정상들의 외교전쟁에 앞장서기도 했습니다. ­지난 3일 발표된 정부조직 개편은 공직사회는 물론 전체 사회에 충격을 던진 사건이었습니다.공무원들이 「토요일의 쿠데타」라고까지 부르는 조직 개편으로 1백15개과가 없어지고 1천2명이 공직을 떠나게 됐습니다.공직을 떠나게 된 공무원들에게는 참으로 안된 일입니다만 공무원들의 복지부동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불가피한 조치였다는 것이 중론입니다.김대통령은 이어 지난 23일 전면 개각과 26일 차관인사를 단행하는 것으로 공직사회에 대한 수술을 마무리했습니다. ○민정계 중진 전면에 ­개각과 관련한 정치권의 얘기를 좀 해봅시다.「12·23」개각은 김윤환·김용태·김중위의원 등 민정계 중진들의 전면부상과 민주계 인사들의 퇴조라는 모양으로 나타났지요.김덕용 서울시지부장이 「새시대 새인물론」을 내세워 구여권 인사들을 「잡탕식」으로 끌어들여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높였지만 결과는 판이하게 나타났습니다.청와대 비서실장 등으로 중용될 것으로 예상됐던 서석재당무위원이 「기대 미달」인 총무처장관에 임명된 것도화제를 불러 일으켰지요.아무튼 민주계인사들의 앞으로의 역할이 주목의 대상입니다. ­국회쪽으로 눈을 한번 돌려볼까요.지난 3월15일은 실로 정치권에서는 역사적인 날이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34년 전에는 부정선거로 「4·19」를 촉발시켰던 날이었지만 이날은 정치개혁 입법이 마무리돼 청와대에서 김영삼대통령의 서명식이 있었지요.통합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등은 선진정치를 위한 제도적인 첫 초석을 다졌다는 점에서 여야 구분 없이 뿌듯해 해도 좋을 으뜸사안일 것입니다.특히 통합선거법은 새해 6월에 실시될 엄청난 규모의 첫 지방자치선거에서 현실정치에 성공적으로 접목될 수 있을 것인지 판가름나겠죠. ­올해는 성수대교 붕괴·세무비리사건·장교무장탈영및 사격장총기난동사건등 대형사고가 잇따라 터져 사건마다 정치쟁점화하는 뒤숭숭한 분위기였습니다.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신문에서 무슨 「사고발생」 기사가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며 「사고공화국」이라는 자조의 목소리도 컸습니다. ○「사고 공화국」자조도 ­국회법이 새로운 모습을 갖추게 된 것도 뜻깊은 일일 것입니다.의원들의 질문시간을 20분 이내로 제한함으로써 소모적인 말다툼식의 질문을 줄이게 된 것이죠.또한 본회의에서 새로 도입된 5분 자유발언제도도 주로 야당의 독무대였지만 여야 의원들이 적절히 활용해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국회법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이번 정기국회에서 보여준 야당의 모습은 과거와 거의 달라지지 않아 안타까운 마음입니다.민주당은 한달이나 국회등원을 거부하다가 불과 5일짜리 임시국회를 요구했지요.정기국회가 폐회식도 갖지 못하고 곧 이어 임시국회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새해 예산안 처리에 대해서는 여야가 함께 비난받아도 마땅하다는 생각입니다.민자당은 민주당을 장내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부족했고 민주당은 장외투쟁에만 매달려 주요한 국정을 외면했습니다.그런데도 서로가 자기의 잘못은 인정하지 않고 상대쪽만 헐뜯는 듯한 태도는 선진정치의 구현이라는 국민들의 바람을 저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비준동의안은 1년여를 별러온 야당의 기세에 비해 싱거울 정도로 쉽게 통과됐습니다.민주당은 WTO비준문제를 기회있을 때마다 농어촌 표갈이용으로 써먹었지요.그러나 미국·일본등 주요국들이 10월말부터 「국익」차원에서 이를 통과시키고 국내 여론도 비준반대 보다는 대책마련으로 흐르면서 민주당도 대안제시로 방향을 돌렸지요.그래서 민주당이 도망갈 조건으로 내놓은 것이 「WTO이행 특별법」입니다. 의외로 싱겁게 통과 ­통과과정에서 민주당의 트집도 여전했지요.이행특별법에 민자당이 합의해주자 민주당은 다시 농어촌 보호를 위한 7개 대책을 요구해 민자당의 이한동원내총무가 『이런 신의없는 정치판에서 더 있어야 하나』라고 푸념을 하기도 했지요. ○깨끗했던「8·2보선」 ­선거법 개정후 처음으로 치러진 「8·2」보궐선거는 우리 선거도 변할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선거였다고 평가됩니다.이 선거는 김영삼정부의 개혁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점에서도 여야가 신경을 바짝 쓴 선거였지요.그러나 여야가 유례없이 깨끗한 선거를 치렀다는 여론의 평가를 받은 점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생각입니다. ­선거 결과 대구 수성갑에서 박철언전의원의 부인 현경자씨가 압승을 거둠으로써 「TK정서」의 위력을 실감하게 했지요.경주시에서는 민주당의 이상두후보가 승리,TK지역에 민주당의 깃발을 꽂는 전과를 올렸습니다. ­올해는 민자·민주당 등 정당들도 많은 변화를 겪었습니다.여야 할 것 없이 지도체제문제와 노선갈등을 겪었으며 내년의 전당대회가 예정되어 있는등 폭풍전야 같은 느낌입니다.아무튼 내년에는 지방자치선거 등으로 정치판이 한층 가열될 것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세대 교체」불씨 여전 ­민자당에서는 지구당조직책 교체과정에서 계파간에 색깔논쟁이 벌어지는등 진통도 겪었지요.먼저 4월에 재야 노동운동가 출신의 김문수위원장을 부천 소사지구당위원장에 영입하자 민주계인 박용만고문과 민정계의원들은 「빨갱이 당이냐」고 거칠게 항의해 지도부가 곤혹스러워 하기도 했지요.이어 10월에 이우재·정태윤·송철원씨등 재야출신을 다시 영입한데 대해서는 반발이 보다 노골화 됐습니다.안기부장 출신의안무혁의원과 곽정출의원은 김종필대표 앞으로 「이념적 전력」을 가진 인사들의 영입배경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 공개질의서를 냈고 노재봉·박세직의원등은 대정부비판으로 이를 노골화하는 갈등도 빚었지요. ­무소속으로 입당했던 정주일의원등 4명과 함께 지난 27일 노태우전대통령의 아들 재헌씨를 대구 동을 지구당에 전격 영입한 것은 구여권 포용의 필요성을 절감한 현정부의 고육지책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요.노전대통령과 김영삼정부의 불편한 관계가 크게 개선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민자당의 민주계 실세인 김덕용의원의 「세대교체론」,최형우전내무부장관의 「김종필대표 퇴진론」은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씨」 같습니다.최전장관이 거의 정면공격식으로 JP(김대표의 애칭)문제를 들고 나오자 JP로서도 상당한 위기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지도체제 개편문제가 김대통령과 김대표의 주례회동에서 일단 결말이 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내년 2월의 전당대회가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여전히 안개속입니다. ○민주 당권싸움 가열 ­민자당의 전당대회 못지않게 흥미를 끄는 것이 민주당의 당권싸움과 전당대회가 아닐까 싶은데요.전당대회 개최시기에서부터 지도체제 개편문제에 이르기까지 각 계파의 주장이 제각각입니다.9인9색의 당답다고 할 수 있죠.문제는 이기택대표와 동교동계가 어떻게 의견을 조율하느냐입니다.또 비주류 김상현고문의 행보도 주목됩니다.알려진대로 이대표는 전당대회를 내년 2∼3월,즉 지방선거전에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반면 동교동계는 8월을 고집하고 있죠. ­여기에는 공천권 행사의 문제도 걸려있습니다.동교동계는 지방선거전에 전당대회를 열어 이대표의 권한이 강화되면 자칫 당내 최대주주임에도 불구하고 공천권 행사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반면 이대표는 지방선거후 동교동측으로부터 당권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전당대회를 서두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김대중 아시아·태평양평화재단 이사장의 대외활동이 부쩍 활발했던 점이 눈길을 끕니다만. ○DJ 활발한 움직임 ­지난1월,아·태재단을 창설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던 일이기는 합니다만 DJ(김이사장의 애칭)는 여전히 국내 뉴스의 한 귀퉁이를 차지한 인물임에 틀림 없습니다.그의 올 한해 활동은 통일문제에 대한 학술활동과 외국방문을 통한 외교활동으로 압축될 수 있습니다.특히 이달 초 외국의 정상급 지도자 1백50여명을 초청해 서울에서 개최한 「아·태민주지도자회의」는 그의 대외적 위상을 높이는데 중요한 계기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이사장의 활동이 많았던 만큼 잡음도 있었지요.우선 정치재개설이 끊임없이 일었죠.직접적 계기는 DJ가 지난 5월 한 지방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정치를 해도 민주당을 업지는 않겠다』고 한 말이 불씨가 됐습니다.정치재개의사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었죠.최근 『정당활동도,대선 출마도 않을 것』이라고 그가 못박기까지 이같은 의혹은 눈덩이처럼 부풀어 왔습니다.정치재개문제는 차치하고서라도 그가 실제로 민주당의 행보에 직간접으로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만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고 봅니다.○신민 집안싸움 추태 ­정치권의 중심에서는 비켜 있었습니다만 제2야당인 신민당의 부침도 많은 화제를 일으켰죠. ­그렇습니다.국민당의 김동길대표와 신정당의 박찬종대표가 통합,신민당을 출범시킨 때가 지난 6월입니다.그러나 박대표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측이 지난 10월 김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각목전당대회를 강행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저물어가는 해와 함께 신민당은 와해직전의 위기에까지 빠지게 됐습니다.한때 원내교섭단체 구성여부가 주목되기도 했습니다만 최근 유수호·김용환·조순환의원이 탈당함으로써 12명의 의원에 불과한 미니정당으로 전락했죠.이 와중에 김·박 두 대표는 대표직을 사퇴하기도 했고요.내분에는 내년에 받을 1백10억여원의 국고보조금도 한 몫 했다고 하겠습니다. ­감사원의 활약은 어떠했습니까. ­문민정부 출범 첫해와는 달리 감사원에서는 활기가 덜했다는 평가를 받고있지만 한편으로는 감사의 내실을 기한 한해였습니다.새정부 출범과 함께 지난해에는 사정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올해에는 사정보다는 부실시공과 예산낭비,민생감사로 방향을 돌렸습니다.특히 부실시공은 이시윤감사원장이 남다른 의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으며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 사건·사고로 본 1994년/기자방담

    ◎성수대교 붕괴… 「건설한국」명성 먹칠/세금비리·도시가스폭발 겹쳐 충격 증폭/지존파·박한상 범행땐 도덕성 파탄 분노/통신구화재… 정보망 관리부실 드러나/「장교 길들이기」 등 군의 하극상 이슈화 □참석자 ◇사회부=정수완 주병길 박현갑 박찬구 김환용 박용현 김태균 이순녀 기자 ◇전국구=김동진 김학준 기자 94년 갑술년은 초대형 사건·사고로 얼룩진 한해였다.지존파·온보현·박한상·증인보복 등 악마적 범죄가 꼬리를 물었고 성수대교붕괴·아현동가스폭발사건 등 부끄러운 후진국형사고도 봇물터지듯이 이어졌다.여기에 인천세무비리에서 불거진 공무원들의 세금도둑질은 꼬박꼬박 세금을 내는 대다수의 선량한 서민들의 분통을 터트리게 했다.그리고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군의 기강문란사건도 시민들의 불안증후군을 가중시켰다.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1년동안 사건·사고현장을 발로 뛴 일선 취재기자들의 방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자화상」을 재조명해 본다. ­올 한해는 「재난의 해」였습니다.최근 한 잡지에서 어린이5백명을 대상으로 올해의 10대뉴스를 선정했는데 1위는 성수대교붕괴,2위 지존파살인사건,3위 충주유람선화재사고,4위 온보현택시강도,5위 비행기추락사고,6위 세금비리,7위 서태지악마사건,8위 국민학생투신자살,9위 김일성사망,10위 조창호소위귀순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어린이들은 「나라망신」「너무 끔찍해서」「정부가 국민을 속여서」등등의 선정이유를 들었다고 합니다.동심에 비친 10대뉴스는 어른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고 봅니다. ­올해 최대의 뉴스는 단연 성수대교붕괴였습니다.출근길에 느닷없이 무너진 성수대교는 다리 하나가 끊어진 물리적 사고가 아니라 서울시민은 물론 국민들이 마치 가슴 한쪽을 한강에 빠트린 것과 같은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성수대교붕괴의 여파는 2주 동안 수도 서울의 시장을 2명이나 갈아치우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검찰의 성수대교 수사 당시 이원종 전 서울시장을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여론의 관심이 집중되자 『새벽닭이 울면 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구속수사에 자신감을 보이던 한 검찰간부가 결국 이 전 시장을 귀가시킨 뒤 『새벽닭이 죽어버렸다』며 자조어린 말을 내뱉은 것은 두고 두고 법조주변의 이야기거리가 됐지요. ­성수대교붕괴가 세계 각국의 톱뉴스를 장식하면서 건설대국으로서 한국의 이미지를 여지없이 깍아 내려 버렸다고 봅니다.무엇보다 서울시민에게는 출퇴근길 한강다리를 지날 때마다 가슴을 쓸어 내려야 하는 불안감과 교통체증이라는 이중·삼중의 고통을 안겨 주었습니다.이 사고는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교훈과 자성의 계기가 되었지만 치러야 할 대가는 너무 가혹하고 엄청난 것이었어요. ­서울 아현동 도시가스폭발사고는 육·해·공에 이어 지하에서 일어난 또 하나의 어이없는 사고였습니다. 대낮 주택가에서 일어난 이 사고로 12명의 인명피해와 70여명의 부상자 그리고 6백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습니다. 대형사고의 발생원인을 추적해보면 항상 확인되듯이 이 사고도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주택가 한가운데 위치한 공원지하에 가스기지를 설치한 당국의 사고불감증이 부른 「예고된인재」였다는 점이 국민들의 분노를 샀습니다. ­폭발현장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30여m나 치솟은 불기둥과 주택가를 뒤덮은 화마가 휩쓸고 간 뒤 숯덩이가 된 시신을 놓고 신원확인작업을 벌이는 가족들의 울부짖음은 차마 눈을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시신을 찾는데 유전자 감식이라는 첨단기술이 동원됐지만 평소 달고 다니던 귀걸이와 의치·금이빨·시계·열쇠 등 금속물이 시신찾기에 한몫을 단단히 하는 기현상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지난 3월1일에 발생한 서울 종로의 지하통신구화재사고도 사상최악의 통신대란을 야기했다는 점에서 지나칠 수 없는 대형사고였어요. ­그렇습니다.이 사고로 지하에 매설된 광케이블이 소실되면서 유·무선전화와 행정전산망,은행온라인망,교통신호등,무선호출등이 두절돼 정보화시대의 첨단시스템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일깨워 줬습니다. ­이들 사건·사고가 부실공사와 관리체계의 허술함,공무원사회의 「복지부동」으로 인해 일어난 것이라면 박한상,온보현,지존파,증인보복사건 등은 도덕불감증시대의 인간성상실현상이 얼마나 무서운 일인가를 말해줬습니다. ­박한상사건은 「사람의 아들이기를 포기한 패륜아」,택시강도 온보현사건은 「택시 한번 잘못 타면 목숨 잃는 세상」,지존파는 「비뚤어진 인간성 때문에 일어난 광란의 살인극」으로 특징을 요약해 볼 수 있습니다.곪고 병든 우리 사회의 도덕적 환부를 여지없이 드러내 보여준 잔혹극이었죠.김경록의 증인보복살해사건도 법정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는 이유로 한 가정을 처참하게 파괴한 삐뚤어진 젊은이의 전형이었습니다. ­국민을 경악과 공포에 몰아 넣은 박한상사건은 사건 초기부터 박이 용의자로 의심받았어요.그러나 『아들이 설마…』하는 마음에 얘기도 꺼내지 못했었죠.그런데 박이 부모의 삼우제를 지낸 직후 재산상속을 위해 아버지의 인감을 챙긴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모가 드러나게 됐지요. ­이 사건을 계기로 강남의 오렌지족과 야타족이 된서리를 맞았고 자식교육의 방법을 재고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어요. ­6명의 살인집단이 4차례에 걸쳐 5명을 살해하고무기와 백화점고객명단까지 입수해 또 다른 범행을 기도하려한 지존파사건은 충격을 넘어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됐나」하는 한탄과 자조에 빠지게 한 엽기적 사건이었습니다.특히 부유층 등 특정계층을 범행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미국의 KKK단에서 볼 수 있는 「증오범죄」의 전형을 띄었다고 분석됩니다. ­『압구정동 야타족을 죽이고 러브호텔로 쳐들어가려 했는데 결행을 못해 분하다』『여자는 어머니도 믿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는데』 등 이들이 독기어린 말을 내뱉는 것을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들은 그야말로 치를 떨어야 했습니다. ­이들은 전남 영광의 한 외딴 단독주택을 「살인공장」의 아지트로 정해 시체 소각로까지 만들어 철저하게 계획적인 범행을 저질렀고 시체를 태울 때 냄새를 없애려고 그 자리에서 돼지고기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범행동기를 보면 짐승같은데도 범행수법은 치밀하고 용의주도해 악마들의 집단임을 입증했지요. ­극적으로 이들로부터 탈출해 사건을 알린 이모양의 이야기는 지금까지 어떤 영화나 소설에서도 묘사되지 않은 드라마였다고 생각됩니다.목슴을 부지하기 위해 범인들의 살인제의를 받아들여 애인을 사살한 뒤 공범으로 행세해야 했던 이양에게 동정과 온정의 손길이 쏟아졌죠.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검의 수사검사는 『세상에 신과 악마가 존재한다면 이 사건이야말로 악마의 대리자들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라고 말했는데 정말 공감이 가는 말이었습니다. ­택시를 몰고 다니며 여자승객들을 상대로 납치·살인행각을 벌인 온보현사건에서 온은 8월31일부터 9월14일사이의 불과 보름동안 훔친 택시를 이용,6명의 부녀자를 연쇄납치해 3명을 성폭행하고 2명을 살해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온은 1심공판에서 변호인이 사형제도의 폐지를 역설하자 『지금까지 하신 말씀은 한마디로 쓸데없는 말씀입니다.나같은 놈은 죽어야 합니다』고 말하더군요.이 사건은 불특정다수를 범행대상으로 삼는 「사회저항형사건」의 무서움을 새삼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들 악마적 사건을 계기로 인간성회복을 위한 운동본부가 조직됐고 각 지역간의 공조수사 헛점을 보강하기 위해 경찰 광역수사단이 설치된 것은 때늦은 감이 있지만 다행스런 일입니다. ­올해 일어난 사건·사고 중 가장 오랫동안 지속됐던 사건은 도세사건이었습니다.세금도둑의 줄임말인 「세도」라는 신조어는 올해 언론이나 국민들의 입에 가장 많이 오르 내린 말이 됐습니다.「세금있는 곳에 비리있다」는 오래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된 셈이지요.9월 인천 북구청에서부터 시작된 이 사건은 부천과 서울 등지로 옮겨 붙으면서 전국으로 확산돼 내년까지 계속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 사건 취재과정에서 웃지 못할 에피소드가 많아요.특히 인천의 큰 세도 안영휘씨는 20년간 세무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퇴직하면서 「납세자의 애로사항을 지방세정에 잘 반영한 공로」로 대통령표창을 받았다는 것이지요.이밖에 세도들의 대부분이 평소 청백리로 행세해 상을 받지않은 사람이 없었다는 웃지못할 일도 있었습니다.신문사로 전화를 걸어온 어떤 독자는 안씨를 「올해의 인물」에 뽑아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해 실소를 금치 못하게 했습니다. ­9월27일에 일어난 울산 장교탈영사건과 10월31일의 양주 사병총기난사사건은 「장교길들이기」와 「전대미문의 하극상」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적전대치상황에서 국가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우리 군의 총체적 위기가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요.모든 국민들은 군이 자체정화작업을 통해 「무너진 군기로 인해 땅에 떨어진 사기」를 다시 일으켜 세우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으며 우리 군이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 가운데 하나로 남아 있습니다. ­서강대 박홍총장의 『주사파 배후에 김정일 있다』『북한장학금 받은 교수 있다』『정부·여당에도 주사파 있다』『청와대·안기부에도 주사파 있다』는 주사파 씨리즈발언은 사상 최악의 무더위가 기승을 떨쳤던 올 여름을 강타했습니다. ­이밖에 철도·지하철파업과 조계사폭력사태,대학내 김일성분향소설치,충주유람선화재,서해 훼리호침몰,KAL기 제주도착륙사고,검찰의 12·12사건 불기소처분 등도 올 한해를 진동시킨 사건·사고로 기억될 것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신문사 안에서 「잔치(대형 사건·사고)때 한번 쓰려고 기르는 돼지」로 지칭되는 사건기자들은 정말 정신차릴 틈이 없을만큼 비지땀을 흘리며 뛰어다닌 한해였습니다.「액땜」이라는 우리 말이 있는 것처럼 올해의 모든 불행한 일들이 앞으로 더욱 잘되기 위한 액땜이 되어 을해년 새해부터는 평화로운 일들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 장교길들이기·총기난사(94년 충격의 365일:5)

    ◎“군기 확립” 재점검 계기로/하극상·탈영… “국민의 군이 어쩌다”/부대운영·교육 혁신적 전환 있어야 「화려하지도 평탄하지도 않은 푸른제복의 길을 나는 소명이라 여기고 기꺼이 택했다.푸른제복을 명예롭게 하기 위하여 촛불의 정신을 익히고…」 지난 10월31일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석우리 육군 ○○기계화사단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지휘하던 중 부하 사병의 어이없는 총기난사로 비명에 간 김수영(30·육사44기)대위가 육사 졸업앨범에 깨알같은 글씨로 적어놓은 글귀다. 김대위의 부인 최성의(29)씨는 앨범을 펴놓고 남편의 글을 몇번이고 되뇌다 갓 말을 하기 시작한 외아들 방환군(2)이 『아빠,아빠』라고 부르자 아이를 얼싸안고 소리없이 흐느꼈다. 『그동안 사는게 지옥이었어요.이제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나요』 그동안 부대 근처 군인아파트에서 살아온 최씨는 남편이 숨진뒤 집을 비워야 했다.의지할 곳이 없어 이삿짐은 임시로 큰 시숙이 살고 있는 전남 광주에 맡겨놓고 시댁이 있는 장흥과 광주를 오가며 괴로운 나날을 간신히 지탱하고 있다. 최씨는 『청춘을 군을 위해 보내겠다며 가정도 돌보지 못하고 남달리 군에 열성이었던 남편이 추서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나 가슴 아파 매일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울먹였다. 최근에는 큰 시숙이 동생의 평소 업적을 모아 호소문을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각계에 띄우는 등 동생의 명예회복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다. 영내에서 「장교 길들이기」 사건이 일어난 나흘뒤 지난 10월 27일 발생한 사격장 총기난사사건. 이 두 사건을 보고 국민들은 『군기를 목숨보다 소중히 해야하는 군이 왜 이토록 무법천지가 됐으며 기강이 해이해진 군대가 어떻게 국토방위라는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겠느냐』며 충격과 경악에 휩싸였다. 군기와 관련된 일련의 군부대사고는 구태의연한 부대관리와 교육에 군이 안이하게 대처한데서 비롯됐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군이 기강을 확립하고 「전대미문의 하극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부대 운영 및 지휘,장교교육,사병교육 방식이 혁신적으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군수분야 최우수상,장병정신교육 유공상,강재구상 등 남편 김대위가 받은 상이 나란히 걸려있는 방안에서 외아들을 꼭 껴안고 슬픔을 가누지 못하고 있는 최씨의 모습이 결코 우리 군의 자화상으로 남아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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