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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 사고
    202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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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취경찰 총질 ‘공포의 아침’

    현직 경찰관이 권총으로 동네 선배를 살해하고 선배 부인에게 중상을 입혀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오전 7시10분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 원평리 D비디오 대여점에서 김제경찰서 금용초소장 이모(38·김제시 금산면) 경사가 주인 고모(44)씨와 고씨의 부인 이모(41)씨의 가슴 등에 실탄 5발을 쏴 고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씨의 부인도 왼쪽 폐 부분을 관통하는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둘째딸(16·고 1)은 “이 경사가 오전 7시쯤 찾아와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엄마에게 아빠를 찾았고,엄마가 ‘아직 자고 있으니 나중에 오라.’고 하자 갑자기 엄마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권총을 쐈다.”고 말했다. 고씨 가족들에 따르면 이 경사는 먼저 고씨의 부인에게 실탄 1발을 쏜 뒤 머뭇거리다 총소리에 놀라 잠을 깨 밖으로 나오던 고씨에게 2발의 실탄을 왼쪽 어깨와 가슴 부위에 발사했다.나머지 2발은 빗나가 대여점 냉장고에 1발이 박히고,1발은 안방 문을 뚫고 들어가 벽에 박혔다. 고씨의 세 자녀는 연이어 총소리가 나자 방안에서 이불을 덮고 숨어 있다가 이 경사가 밖으로 나가자 곧바로 옆 동네 할아버지 집으로 피신했다. 이 경사는 범행 직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5㎞가량 떨어진 금산사 주차장으로 도주,1시간20분가량 배회하다가 오전 8시30분쯤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자수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이 경사를 금산사 주차장에서 검거,권총과 실탄 3발,공포탄 2발 등을 회수한 뒤 전북지방경찰청 강력계로 연행해 자세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경사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소주 2병을 마시게 하고 수갑을 채우지 않아 다른 용의자와 비교해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이 경사는 이날 오전 6시50분쯤 근무처인 금용초소에 출근,함께 근무하는 조모(42) 경사와 교대한 뒤 자신의 권총과 실탄 8발,공포탄 2발을 가지고 고씨의 집으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 경사는 전날 오후 7시30분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고씨를 찾아가 술을 마시던 중 고씨가 “경찰관이 왜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느냐.경찰관 자격이 없다.그만두게 해주겠다.”고 말하자 다툼을 벌이다 고씨가 이 경사를 112에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이날 아침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제경찰서 금산지구대는 사고 전날 8시 20분과 40분 두차례나 출동해 숨진 고씨와 만취한 상태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이 경사를 귀가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제경찰서 김정섭 서장과 장정두 경비과장을 직위해제하고,후임에 박달근 무주서장을 임명했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이 경사가 술이 덜 깬 상태에서 근무교대를 한 점과 초소내의 총기관리 현황 등에 대해서도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토요영화]

    ●붉은 사막(EBS 오후 11시10분) 현대인들의 소외감을 그린 ‘정사’‘욕망’ 등을 만든 이탈리아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최초 컬러 영화.여주인공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색을 통해 반영,시각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감독의 스타일이 잘 살아있다. 살벌한 이탈리아 공업도시에서 공장 기사인 남편과 살고있던 줄리아나는 자동차 사고를 당해 노이로제 상태에 빠져든다.가족들도 그녀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다.그러던 중 줄리아나는 영국인 건축가 코라도를 만나게 되고 내면의 고통이 커질수록 코라도와의 불륜에 깊이 빠져든다. ●번지점프를 하다(KBS2 오후11시10분) 이병헌·이은주 주연. 운명적 사랑이 20년 후 환생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멜로 영화로,동성애 코드가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1983년 여름,대학생 인우는 비오는 날 우산 속에 뛰어들어온 태희에게 첫 눈에 반한다.두 사람이 사랑을 키워가던 중 인우가 군대에 가면서 헤어지게 된다.2000년,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 된 인우의 기억 한편에 여전히 태희가 남아있다.어느 날,인우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 중에서 태희와 같은 버릇을 가지고 있고,같은 이야기를 하는 현빈을 발견한다. ●볼링 포 컬럼바인(MBC 밤12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받고 “부시,부끄러운 줄 아시오!”라는 독설로 시작해 소감을 밝힌 마이클 무어 감독의 작품.폭력을 조장하는 미국 총기문화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46년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으로 진출한 다큐멘터리로 화제가 됐고 상영 후 13분간 기립박수를 받았으며,영화제 특별상인 55주년 기념상도 수상했다. 1994년 4월20일.미국 콜로라도 리틀톤 컬럼바인 고교에서 소년 에릭과 딜란이 900여발의 총알을 난사,학생과 교사 13명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다.원인을 찾아나선 마이클 무어.그날 아침 미국의 코소보 공습이 있었는데 대통령 탓인가? 전문가들은 폭력 영화,마약,비디오 게임,록가수 마릴린 맨슨이 원인이라는데.에릭과 딜란이 그날 아침 볼링을 했다는데 그럼 볼링 탓인가? 마이클 무어는 이 작품에서 미국이 조장하는 공포와 폭력주의에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 바그다드 주변 ‘강도 경계령’

    |암만(요르단) 연합|“바그다드 주변 150㎞ 구간에 ‘알리바바’가 자주 출몰하니 이곳을 오갈 때는 가급적 낮시간을 이용하세요.” 최근 바그다드 주변 도로에서 이른바 ‘히트 앤드 런’ 강도가 횡행,한국인 피해가 늘면서 이라크 출입의 주요통로인 요르단 주재 한국대사관이 이라크를 오가는 한국인들에게 출입 신고를 당부하는 한편 강도피하기 요령을 적극 설파하고 있다. 요르단 현지 공관에 따르면 최근 몇달 사이 바그다드 주변 도로에서 강도를 당했다는 한국인 피해 신고가 5건이 접수됐다. 이러한 강도 사건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 이후 급격히 감소한 무장저항세력의 대 외국인 테러와는 유형이 다른 이른바 ‘생계형’ 범죄로 범죄 대상이 무차별적이고 금품을 빼앗은 뒤 달아나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금품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으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현지공관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바그다드 주변 도로는 미군이 간헐적으로 순찰활동을 벌이지만 총기 등으로 무장한 ‘생계형’ 강도단이 사각시간대를 이용,강도 행각을 벌인 뒤 사막으로 달아나기가 일쑤여서 범죄 예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현지공관은 따라서 승용차편으로 요르단 암만과 바그다드를 오갈 경우 가급적 동틀 무렵 출발해 해가 지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토록 하고,현금을 포함한 금품은 분산해 보관하는 한편 강도와 마주해서는 절대 얼굴을 쳐다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강도 피해를 당한 후에는 반드시 공관에 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요르단을 거쳐 육로로 이라크를 오가는 한국인 대부분이 현지공관에 출입 신고를 하지 않고 있어 주의사항 전달마저 어려운 형편이다.˝
  • 외신이 전하는 모술/“모술, 바그다드 다음 위험지대”

    이라크의 안전,치안문제에 대해 외신들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더욱이 한국군 파병 후보지로 거론되는 모술은 바그다드 다음으로 위험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미군들이 시가지 순찰 도중 수시로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보고서 “모술은 위험지대” 최근 공개된 유엔 이라크안보사무국 보고서는 모술을 위험지대로 기술하고 있다.인도주의정보센터(HIC)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9월 한 달 동안 모술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는 34건에 달한다.연합군에 대한 이라크 무장세력의 공격과 총기사고가 평균적으로 하루 1건 이상 발생한 셈이다.티크리트와 바스라 등 주요도시에서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0건과 3건의 사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로 모술이 위험지대임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모술을 ‘심각한 안전상의 우려’가 있는 곳으로 설명했다.바그다드 북부 발라드 지역에서부터 티크리트,바이지,키르쿠크 등을 거쳐 모술까지 연합군에 대한 공격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리고 여행자들에게 바그다드,모술,키르쿠크를 거점으로 하는 삼각지대로의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무장세력의 연합군 공격에 대한 우려는 앞서 발표된 연합군 안보 보고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USA투데이가 지난 3일 연합군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지난 수개월동안 이라크 전역에서 이라크 게릴라들의 공격이 계속 증가해 연합군은 하루 평균 17건의 습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사령부는 2일 미군 사망자가 매주 3∼6명꼴로 발생하며 부상자는 40명씩 속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USA투데이가 8월 17일부터 9월28일까지 558건의 공격 상황을 분석한 결과도 주목된다.폭력사태가 바그다드에서 북부로 확대돼 게릴라들의 공격이 더 이상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종전 직후에는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수니 삼각지’가 가장 위험했지만 이제는 사담 후세인 정권에 반대했던 쿠르드족이 다수인 북부지역에서도 연합군에 대한 공격이 활발하다는 분석이다. ●시위·폭력사태 증가 치안상황도 낙관적이지 못하다.체불과실업에 항의하는 시위가 모술에서도 벌어지고 있고 크고 작은 폭력사태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지난 1일 경제악화에 불만을 품은 이라크인들이 모술 시청 앞에 모여 반미구호를 외치고 돌을 던지자 현지 경찰은 총기를 발사해 시위대를 무력진압했다.지난달 24일에는 모술 시내 한 극장에서 수류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극장에서는 후세인 정권이 엄격히 금지했던 포르노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으며 40여명이 관람중이었다.폭발로 이라크인 3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당했다.또 22일에는 모술 경찰서 앞에서 차량폭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치안부재 상황은 민심이 이반됐기 때문이다.후세인 측근세력을 붙잡기 위해 미군은 현지인들의 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정보가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오히려 이라크 국민들은 “미군이 신고하지 않으며 죽이겠다고 해 무서웠다.”며 미군에 대한 두려움과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씨줄날줄] 몰카 부메랑

    요즘 유명 호텔 야외 수영장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선탠으로 갈색 피부를 가꾸려는 미녀 고객을 호시탐탐 노리는 몰래 카메라(몰카)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간 올여름 낭패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몰래 찍은 뒷모습 사진 한 장이라도 인터넷에 오르내렸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결정타를 입는다.문제는 비방이 없다는 데 있다.휴대전화하면서 눌러 대면 은밀한 장면을 감쪽같이 찍을 수 있다.폰카라 불리는 고성능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전화가 야속할 뿐이다. 몰카가 바람을 일으킨 것은 1992년일 게다.TV 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다른 사람의 가식없는 모습을 영상에 담은 몰래 카메라 코너로 인기몰이를 했다.거짓과 위선으로 은폐한 세상의 치부를 공개하는 무기가 됐다.말이나 글로 할 수 없는 사이비 종교 집단 행태며 어린이 학대 실상을 낱낱이 들춰냈다.탐욕에 눈이 멀었거나 눈앞의 향응에 빠져든 그들을 고발하는 데 몰카는 한껏 위력을 보여 주었다.바늘 하나 들어갈 틈만 있으면 몰카가 장착될 수 있다니 디지털 문명이 대단하기는 대단하다. 요즘 세계는 총기 사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지구촌에서는 1분에 1명이 총에 맞아 쓰러진다.화승총이라고 휴대할 수 있는 총이 모양을 갖춘 때는 1450년쯤이다.총의 효용성은 대단했다.사냥에 요긴하게 쓰였다.괴한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유용한 수단이었다.완력이 세지 않더라도 방아쇠만 당기면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었다.휴대용 총은 인류의 3대 발명품이라는 화약 문명의 총아였다.그런데 몇백년이 지나면서 그 총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 문명의 이기는 효용성에 합당한 윤리적 성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파멸의 부메랑이 된다.우리는 폰카의 몰카 공포에 당황하고 있다.옷을 뚫고 속살을 찍어 대는 투시형 무비 캠의 공포를 추스르기도 전에 폰카가 들이닥쳤다.지하철,백화점 에스컬레이터,목욕탕 심지어 안방마저도 몰카의 안전지대가 아니다.한 청와대 비서관은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 몰카에 사표를 던지고 말았다.옛날에 총이 그랬듯 아직은 몰카가 순기능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총알을 쏟아 낼지 모른다.이쯤에서 디지털 윤리를 한번생각해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청계천 총기유통 실태르포 / “권총1정 5000만원 내라”

    “요즘은 총기 단속이 심해 웃돈을 많이 줘야 합니다.” 30일 오후 서울 청계천 8가 인근 ‘도깨비시장’의 군용품 상인 A씨는 권총 한자루 값으로 5000만원을 기자에게 요구했다. 전날 대구에서 붙잡힌 총기강도사건 용의자 김모(38)씨가 “권총 등 각종 무기류를 청계천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김씨의 진술 직후 급히 단속에 나선 경찰은 “실제로 총기가 유통되고 있지 않다.”며 단순 첩보나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단속심해 도피비용까지 요구 불법무기거래나 청계천 사정에 밝은 한 사람의 소개로 총기 판매를 중개한다는 30대의 A씨와 만났다.권총을 구하고 싶다고 하자 그는 “요즘은 단속이 심해졌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 때를 대비,도피비용까지 합쳐 5000만원은 줘야 구할 수 있다.”면서 “부산쪽에 연락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겠다.”고 어디론지 전화를 걸었다. 잠시 뒤 A씨는 “지금 부산쪽 중개인에게 말을 해 놓았으니 돌아가서 연락을 기다리라.”고 말했다. 주변 군용품 상인 등에 따르면 총기는 주로 러시아에서 수십개의 부품으로 분해된 뒤 각종 기계 부품 사이에 섞여 부산 감천항이나 북항을 통해 반입된다.몰래 들여온 부품은 다시 조립돼 국내 러시아 마피아나 중간 무기 도매상으로 넘어간 뒤 폭력조직 등으로 은밀히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선원이 총기를 몰래 빼돌려 항구 주변에서 파는 경우에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청계천 8가 주변에서 만난 또다른 상인 B씨는 “청계천 무기 도매업자들은 부산쪽 무기 도매상이나 러시아 마피아와 연계돼 무기를 서울 지역으로 유통시킨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조폭 출신이거나 조폭들이 고용한 사람들로 철저한 점조직으로 움직인다.”고 귀띔했다.특히 이들은 재래시장에서 잡화 노점을 하며 불법 무기류를 은밀히 유통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계천 총기판매는 50년대에나 가능” 경찰은 청계천 일대가 불법 총기판매의 ‘온상’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럴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관할 성동경찰서는 30일 이틀째 수사관 20여명을 동원,대대적으로 청계천 8가 일대 중고 군용품 상점을 돌며 탐문수사를 벌였다. 성동서 관계자는 “도깨비시장 노점상들을 대상으로 총포·도검·화약류 불법 판매 여부를 탐문·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면서 “청계천에서 총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은 50년대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경찰 관계자는 “총을 사고 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수사비와 인력이 모자라 적발해 내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지금의 단속 시스템으로는 암암리에 움직이는 총기 판매 조직을 적발해 내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영표 이세영 기자 tomcat@
  • [열린세상] 군인·가족 인권확보 돼야

    육군 사병이 부대 내 성추행을 비관하다 자살한 사건이 최근 발생한 데 이어 대대장인 현역 중령의 상습적인 부하 사병 성추행,영관급 군의관의 간호장교 성추행 등 군대 내의 성범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군부대 성추행이 보도되자 군대 내에 성폭력진상위원회를 만들어 성범죄 유발요인과 취약한 부대환경 등을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더 나아가 단순한 엄포형 지시나 진상위원회 같은 대외홍보성 대책보다는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해결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또 올해 초 주한 미2사단 군사법원이 카투사를 성폭행한 미군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한 예를 들면서 성폭력에 대한 엄벌주의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군대라는 특수사회에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문란한 현 세태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일리가 있으나 군대의 성폭력문제 등을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군대 내에는 또 성폭력 사건만 있는 것이 아니다.폭력에 의한 사망 은폐사건도 있고 군대사회의 특수성으로 인한 우울증·과음·약물중독·총기사고·자살 등 많은 문제들이 있다.이러한 문제는 일반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이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더욱 심각하다.지금까지는 일반적인 사회와는 다른 군의 특수 문화와 규범을 인정하면서 스트레스 유발 요인과 함께 군인과 그 가족이 겪는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간과하여왔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공유에 따른 인권의식 증대와 행정의 투명성 확대는 군 사회를 인권과 복지의 치외법권지역으로 남겨두지 않고 있다.그동안 무관심하거나 은폐되어 왔던 많은 문제들이 사회에 노출될 것이다.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성폭력문제만이 아니라 군대가 안고 있는 문제,특히 정신건강상의 문제와 군인과 군인가족의 복지를 저해하는 문제들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국가가 지향하는 ‘강하고 건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군인과 군인가족의 인권과 복지가 확보되어야 하며,이를 포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가 요구된다. 이러한 방안의 하나로 군사회복지사 제도를 제안한다.군사회복지사들은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성폭력행위등의 교정·교화사업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신건강상의 치료와 군사회의 적응,약물남용 예방과 치료,가족문제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군사회복지사는 군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군인과 군인가족의 삶의 질과 복지 향상을 위해 전문적인 역할을 해왔다.미국에서는 이미 남북전쟁시 링컨 대통령에 의해 군인의 복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건강위원회를 두었고,1900년대에는 군인 구호협회를 만들었다.그러다가 1943년에 육군에서 ‘정신보건 사회사업에 관한 사업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군사회복지사 제도가 공식적으로 승인받게 되었다.1980년대 이후에는 군사회복지사의 수적인 확대뿐만이 아니라 군인가족 지원센터와 같은 서비스 시설을 세워서 군인 가족생활을 지원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군사회복지라는 제도를 신설하고 군대라는 특수사회에 적용 가능한 실천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우리나라에서는 군사회복지사제도를 1966년에 실험적으로 시행한 적이 있다.당시 사회복지학 전공 ROTC 장교들을 군사회복지사로 근무하게 하였다.그들은 정훈장교로 분류되어 활동하였으나 지원체계가 미흡하여 큰 성과를 보지 못하였다.앞으로 군사회복지사 제도가 만들어질 경우 사회복지전공 ROTC 장교들을 활용하거나 군에서 선발한 장병들을 군사회복지사로 양성할 수도 있다.이처럼 제도화된 창구가 있어야 근원적으로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군사회복지 관련 제도는 군대 내의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나 재난 구조 등 사회기여활동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군대 성폭력 등의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후에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문제해결의 근본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강하고 건강한 군대를 만드는 첩경이다. 김 성 이 이화여대 교수 사회복지학
  • DMZ 총격사건 안팎/北 왜 4발만 쐈을까

    휴일인 17일 새벽 중부전선인 경기도 연천군의 육군 모사단 내 비무장지대(DMZ)에서 발생한 북한군의 아군초소 총격사건의 고의성 여부와 파장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의성 여부 분석중 이번 사건을 접하는 국방부와 합참은 매우 신중한 입장이다.의도적 도발과 우발사고 가능성을 모두 염두에 두고 있다.이홍기 합참 합동작전과장(육군 대령)은 브리핑에서 “군사정전위원회 현장조사단의 분석작업이 끝나봐야 의도성 여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의 판단을 유보했다. 이번 사건을 의도적 도발로 보는 쪽에서는 북한군의 총탄이 떨어진 위치와 최근의 북한핵 문제와 관련한 북한의 움직임을 배경으로 꼽는다. 이날 북한군이 발사한 기관총탄 4발 중 3발이 1100m나 떨어진 우리측 GP(경계초소) 옹벽을 정확하게 맞춘 데다 DMZ내 총기관리도 엄격하기 때문이다.또 최근 북한 핵문제를 둘러싸고 조여오는 국제사회의 압박에 저항하고,협상에 앞서 무력도발을 국면전환용 돌파구로 이용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반면,우발사고 가능성을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선 북한군이 기관총 4발만 발사하고 추가적인 특이 동향을 보이지 않은 데다 총격 시점이 근무 교대시간인 점에 비춰 새로운 근무조가 총기의 이상유무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생긴 사고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DMZ내 GP에서는 통상 남북한군 모두 상대편 초소쪽을 조준한 상태로 기관총을 거치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사격의 정확성을 반드시 의도성으로 연결짓기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총기가 발사된 북한군 GP에는 통상 20∼30명의 경계 근무자들이 배치돼 주야간 교대로 근무하고 있으며,오전 6시를 전후해 근무교대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긴장조성을 통해 핵카드 전술에 이용하려는 의도를 가졌다면 기관총 4발을 발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군사행동을 했을 것”이라며 우발적 총격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적잖은 파장 생길 수도 군 당국은 일단 이번 사건이 의도성 여부와 무관하게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금강산관광을 비롯한 향후 남북 교류협력사업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보고 있다. 하지만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상황은 엉뚱한 쪽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즉 외교적 채널을 통해 북한핵 문제를 풀려는 우리 정부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미국의 대북 강경책이 힘을 얻으면서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추가로 군사적 행동을 취한다면 고의성 여부에 관계없이 한반도 긴장이 극도로 악화될 수도 있으나 현재로선 그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98년이후 북한 주요 도발일지 ▲1998.2.2 JSA(공동경비구역) 북한군 1명 2회 MDL(군사분계선) 월경 ▲ 〃 3.12 북한군 12명 MDL 40∼50m 월경(우리측 경고방송 2회,경고사격 20여발) ▲ 〃 6.11 북한군 GP(경계초소)서 아군 GP 방향 자동소총 4발 발사 ▲ 〃 6.22 속초 동방 11.5마일 해상서 북한 유고급 잠수정 1척(사체 9구) 발견 ▲ 〃 7.12 동해시 해안서 무장간첩 사체 1구,침투용 수중 추진기 1대 발견 ▲ 〃 12.18 여수 앞바다 침투 북한 반잠수정 1척 격침 ▲1999.6.7∼6.15 서해 NLL 북 경비정 침범,연평해전 ▲2001.11.27 파주군 장파리 DMZ서 아군 초소에 기관총 2∼3발 발사 ▲2002.6.29 북 경비정 NLL 침범,서해교전 ▲2003.7.17 북한군,경기 연천 DMZ서 14.5㎜ 기관총 4발 발사(우리측 경고사격)
  • 구멍 뚫린 총기 관리 / 인터넷 공공연히 총기 거래설

    지난 17일 부산 영선동에서 발생한 러시아인 총격사망 사건에 이어 21일 서울 우면산에서 30대 남자가 권총으로 자살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한국도 더 이상 총기범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수십개에 달하는 인터넷 총기 마니아 카페나 몇몇 실탄사격장 게시판에는 “실총 구함.가격 후하게 쳐줌”,“38구경 1정,실탄 70발 구매자 급구.가격 절충 가능”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부산 러시아 텍사스에서 미화 500달러를 주고 체코제 권총을 구입했다.”는 글도 있다. 경찰은 공식적으로는 총기 암시장의 존재를 부인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몇년 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총기거래가 이루어진다는 제보를 받고 내사를 벌였으나 네티즌들이 장난삼아 올린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일제단속에서도 권총 등 개인총기가 적발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다.총기마니아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양모(31)씨는 “과거 암시장은 규모도 작고 거래되는 총도 소규모 기계공장에서 만들어진 사제총이 대부분이었지만 러시아나 동남아 등 치안상태가 부실한 나라들과 무역이 확대되면서 종류도 다양해지고 규모도 커지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사격선수 생활을 하다 서울의 실탄사격장에 근무하는 김모(37)씨는 “군부대나 실탄사격장 등의 총기관리를 아무리 철저히 한다고 해도 선박이나 우편물 등을 통해 들어오는 총기를 막을 수는 없다.”면서 “청계천만 가도 38구경 권총은 어렵잖게 구할 수 있다는 게 마니아 세계의 정설”이라고 털어놓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민간인의 총기사용 범죄는 지난 98년 14건에서 99년 21건,2000년 24건,2001년 36건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경찰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공기총 사고가 대부분이었으나,갈수록 권총과 소총을 이용한 범죄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지하철 선진국들의 안전대책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지하철 역사가 오래 된 선진국들에서는 지하철 차량 내부 시설에서부터 지하역사 건설과정에 이르기까지 대형 참사의 가능성을 원천제거하고 있다. 차량과 차량 내부 시설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을 사용하는 외에 스프링클러가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고 지하역사에는 유독가스 배출 터빈이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신속히 대처하는 중앙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미 국 미국,일본,독일,프랑스 등 지하철 역사가 오래 된 선진국들에서는 지하철 차량 내부 시설에서부터 지하역사 건설과정에 이르기까지 대형참사의 가능성을 원천제거하고 있다.차량과 차량내부 시설에는 불에 잘 타지 않는 재질을 사용하는 외에 스프링클러가 완벽하게 작동되고 있고 지하역사에는 유독가스 배출터빈이 돌아가고 있다.그리고 어떤 비상사태에도 신속히 대처하는 중앙통제 시스템이 가동되고 있다. |워싱턴 백문일특파원|워싱턴 일대의 ‘메트로’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지하철 중 하나로 꼽힌다.특히 대형 터널을 연상케 하는지하철 역사는 탁 트인 조경과 환한 조명으로 범죄자들이 숨을 공간을 처음부터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지하철 차량마다 비상시에 대비한 통신 수단과 장비들을 갖추고 승객들이 객차에서 안전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고 있다.각 차량의 뒤쪽에는 지하철 운전자와 승객이 연락할 수 있는 전화 박스가 설치돼 있으며 동시에 각 지하철 역사 및 중앙의 통제시스템과 연결된다. 또한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각 차량의 중앙에는 출입문을 열 수 있는 개폐 장치가 설치됐으며 문이 열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비상장구 등도 갖추고 있다.차량간 통행은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아예 금지됐으며 비상 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모든 지하철 운행은 자동적으로 중단되는 시스템도 갖췄다.동시에 지하철 차량 및 각 역사와 관내 경찰 및 소방서와의 핫 라인이 설치돼 항상 출동대기 상태로 있다.객차에는 소방화기를 의무적으로 갖춰야 하며 비상시 승객들이 철로에서 안전하게 빠져나올 수 있도록 철로 오른쪽에 특별히 고안된 ‘대피 도로’도 만들어져 있다. 승객들이 철로를 건너다니지 못하도록 외부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으며 객차나 어떠한 차량이 울타리를 건드릴 경우 중앙 통제시스템에는 경보와 함께 운행중인 모든 지하철이 멈추도록 설계됐다. 게다가 지하철 역사는 환한 조명에다 기둥이 없는 설계로 폐쇄회로를 통해 가상의 범죄자들을 철저히 감시할 수 있게 설계됐다. 9·11 테러 이후에는 보안 요원들의 배치가 증강됐으며 특히 지난 7일 테러 경보가 오렌지 코드로 격상된 뒤로는 지하철 역사 주변에서 경찰의 순찰도 늘었다. 뉴욕타임스는 뉴욕경찰이 9·11 테러 이후 1995년 일본 도쿄에서 발생한 사린 가스 테러 기도를 연구사례로 삼아 대비책을 마련중이라고 최근 보도했다.뉴욕 경찰의 정예 특수요원인 ‘헤라클레스 팀’의 지하철 역사내 순찰과 함께 소매치기 등 각종 범죄들을 예방하는 사복요원들의 배치도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90년대 초반까지 연간 2만건을 넘던 범죄는 지난해 3500건 수준으로 격감했다.그러나 워싱턴 메트로 관계자는 승객이 지하철 역사내에 총기 등의위험물질을 반입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수는 없다며 다만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경우 사상자 수를 최대한 줄이는 시스템은 완벽히 갖췄다고 자부했다. 뉴욕의 경찰 관계자들도 총연장이 1만㎞가 넘고 468개의 역사를 통해 하루 480만명이 이용하는 뉴욕의 지하철 모든 곳을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했다.다만 경계를 강화하고 기존의 비상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것으로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p@kdaily.com ◆일 본 |도쿄 황성기특파원|일본은 75년 전인 1927년 도쿄의 아사쿠사(淺草)∼우에노(上野) 구간의 첫 지하철을 개통한 지하철의 선진국답게 안전대책도 비교적 내실있게 다져놓은 편이다. 특히 도쿄,오사카(大阪)를 비롯한 전국 11개 도시에 뻗쳐 있는 일본 지하철의 하루 평균 수송 승객이 전체 인구의 10% 정도인 130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서 일본은 평소 지하철 안전대책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 일본에서도 이번 대구 지하철 방화 사건처럼 정신이상자가 방화를 한다면 이를 저지하기는힘들겠지만,방화가 대형참사로 이어질 개연성은 한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다고 볼 수 있다.일본은 지난 1968년 지하철 히비야(日比谷)선에서 일어난 차량 화재 사고를 계기로 본격적인 지하철 안전대책 마련에 착수했다.그 이후 35년동안 일본에서는 지하철 차량의 화재사고가 없었다.일본이 지하철 차량 화재를 방지할 수 있었던 것은 차량 및 차량 내부의 재질을 불에 연소되지 않는 소재로 전면 교체했기 때문이다. 차량의 경우에는 알루미늄,좌석은 난연성(難燃性) 섬유,바닥은 난연성 수지 등 모두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만들었다.실제로 일본 소방당국이 실험한 결과,좌석에 붙은 불은 다른 곳으로 옮겨 붙지 않은 채 발화지점에서만 타다 20분 정도면 꺼졌다.이에 따라 이번 대구 사고의 참사 원인으로 지목되는 유독가스가 대량 발생할 가능성을 일본 지하철 차량에서는 근본적으로 제거한 셈이다. 한편 한국 어학연수 경험이 있는 일본 언론인은 “일본에는 플랫폼에 역무원이 나와 지하철 전동차가 역내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확인하며,역무원들은 반드시 손전등을 들고 있게 되어 있다.한국 지하철에서는 그런 모습을 본 기억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본이 지하철 화재의 ‘안전지대’만은 아니다.일본은 지하철과 연계된 상가,백화점 등이 유난히 많기 때문에 한번 대형화재가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 2년 전 개통한 도쿄 순환선인 오에도(大江戶)선의 경우에는 7층짜리 건물 깊이로 지하철을 건설해 놨기 때문에 화재시 정전이 된다면,승객들이 계단을 뛰어오르는 데만 2분 정도가 걸려 대피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19일 대구 지하철 방화참사를 계기로 전국 지하철을 대상으로 피난통로 확보 여부 등 방재상태를 긴급 점검했는데 특히 오에도선에 대해서는 화재 발생시 신속한 대피가 가능한지 여부를 집중 점검했다. marry01@kdaily.com ◆독 일 |베를린 연합|지하철이 운행된 지 100년이 넘는 독일의 경우 각종 재해로 사상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다.지난 1902년에 처음 운행된 베를린 지하철의 경우 1972년 알렉산더 광장역에서 차량 12대가 전소된 사건이 있었으나 사상자는 없었다.1996년 5월 메링담역과 할레세스역 사이 구간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나 승객 2명이 가볍게 부상하는 데 그쳤다. 인구 340만명의 베를린에는 현재 9개 노선,총연장 151㎞의 지하철망에서 1391대의 객차가 운행중이다.지난해 공공교통 수송 연인원 9억 300만명 가운데 지하철이 40%가 넘는 4억 명을 수송했다. 독일 지하철 차량은 항공기의 화재 보호 기준에 맞춰 불에 타지 않는 불연성 또는 불이 잘 붙지 않는 난연성 재료를 사용해 제작토록 돼 있다.차체는 알루미늄으로,바닥과 천장재 등 기본 재료는 모두 쉽게 불이 붙지 않는다. 모든 차량에 화재 감지장치,자동 스프링클러,휴대용 소화기 등이 비치돼 있다.또 차량과 터널,역사에는 환기 및 가스 배출장치도 설치돼 있다. 차량의 경우 화재시 자동 브레이크가 작동토록 돼 있으나 터널속에 머무르지 않고 일단 다음 역까지 간 다음에야 정지하도록 설계해 피해를 줄이도록 했다.터널 곳곳에 비상시 반대편 차선에서도 소방대나 구조대가 접근하고 승객들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비상통로가 마련돼 있다.또 정전시 비상 전력원으로 가동되는 안내등이 터널내에 설치돼 있다.베를린 지하철 170개 역의 승강장에는 모두 521대의 ‘비상 및 정보 기둥’이 설치돼 있다.어른 키 높이만한 기둥 모양의 이 설비에는 화재가 일어날 경우 현장근무 직원이나 승객들이 누르면 바로 중앙 통제실과 연결되는 신고기가 있다.이 신고기는 도난이나 일반사고 시에도 이용할 수 있다. 기둥 아래를 비롯해 역 구내 주요 장소에 작은 소화기가 있어 누구나 이를 이용해 불을 끌 수 있다.기둥에는 또 예컨대 선로에 사람이 떨어졌을 경우 이를 먼저 본 이용객들이 누르면 역 구내 진입 지하철 차량에 자동으로 긴급 제동이 걸리게 되는 장치도 있다.중앙통제실 직원은 폐쇄회로 TV를 통해 신고자와 주변 상황을 살펴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같은 시민들의 지하철 재난 신고와 예방활동 참여는 현장에서뿐 아니라 베를린 지하철 박물관이나 학교 교육 등을 통해서도 평소에 이뤄지고 있다.지하철 당국은 화재 등 각종 재난사건 발생시 소방서,경찰 등 유관기관에 즉시 통보가 되는 정보시스템으로 연결돼 있다. ◆프랑스 |파리 연합|100년 이상의 역사를 갖고 수도권 승객을 포함해 연간 15억명 이상을 수송하고 있는 프랑스 파리 지하철은 화재를 지하철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큰 재난 중의 하나로 보고 평소에 화재 방지 대책을 시행중이다. 특히 2001년 9·11테러 사건 이후에는 테러 범죄조직은 물론 사회 불만세력,정신이상자 등의 예상치 못한 공격 가능성도 높아졌다고 보고 강화된 재해 방지 대책을 시행중이다.파리 지하철 운행기관인 파리교통공사(RATP)는 지하철 차량 및 지하에 위치한 역 구내의 화재를 막기 위해 화재 예방 및 환기 개선 계획을 꾸준히 시행중이다.RATP는 화재시 연기 배출 방법에 대한 안내책자 발간,지속적인 환기 개선 장비 구축 등을 통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질식에 의한 사상자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RATP는 특히 9·11테러 이후 수많은 대중이 이용하는 지하철이 테러 공격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지하철 구내 감시와 승객 소지 화물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했다. RATP는 파리 경찰청,내무부 등과 연계해 많을 경우 역 별로 수십명의 경찰과 안전요원들을 배치해 지하철 역 구내 및 열차 내를 순찰케 하고 있다. 휴대용 전자검색 장비 등을 동원해 승객들이 소지한 가방,수화물 등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했으며 열차 안이나 역 구내에서 발견되는 의심스러운 화물,쓰레기 봉투,가방 등에 대해서는 승객들의 접근을 일절 금지한 채 전문 처리반으로 하여금 해체,처리토록 하고 있다.물론 승객들에게도 의심스러운 짐꾸러미나 화물 등을 발견했을 때의 대처 요령을 방송,안내책자 등을 통해 수시로 환기시키고 있다.또 안전사고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지하철 역내 공사장에 대해 보안조치를 강화했으며 일반 승객이나 시민의 접근 금지 구역을 추가로 확대했다. RATP는 그러나 예상치 못한 테러공격에 대한 대비는 일반 시민들의 협조와 공동노력 없이는 효과적일 수 없다고 보고 수시로 대비 요령을 홍보하고 있다. RATP는 9·11테러 이후 지하철,지하철 연계버스,역 구내 등 곳곳에 ‘모두 조심합시다.’라는 홍보물을 부착했다.
  • 비틀거리는 대한민국 국방부

    국방부가 최근 자체 ‘공보규정’을 근거로 언론의 취재활동을 제한,물의를 빚고 있다. 이같은 국방부의 움직임은 정권 교체기를 앞두고 군 기강해이에 따른 각종 사고가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군이 내부 단속도 못하면서 국민의 알권리 봉쇄에만 신경쓴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국방부는 지난 2001년 12월 개정한 자체 공보규정집의 일부 내용을 정리한 문건을 지난달 28일 기자실에 배포했다. ‘국방부·합참 당국자 접촉 절차 준수’란 제목의 이 문건은 “기자들이 국방부 국·실장 및 합참 본부장급 이상 직위자의 사무실을 방문하려면 사전 약속 후 대변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전화취재도 반드시 대변인실을 경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모 일간지가 지난달 기밀사항인 ‘수도권 방어 새작전 계획 수립’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이후 자체 보안 강화를 위해 기존의 공보규정을 엄격히 적용하고자 했을 뿐 취재활동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국방부의 이런 태도는 언론의 견제와 감시·비판기능을 마비시키는 것으로,과거 군사독재 시절에서나 볼수 있었던 ‘신(新)보도지침’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이 지침대로라면 국방부 비판 기사의 취재는 사실상 원천봉쇄돼 결국 국방부의 입맛에 맞는 기사밖에 쓸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문제와 관련,지난 4일 기자실을 찾은 이준(李俊) 국방장관은 “기자실에 자주 내려오면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열린 행정’ 요청에 대해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어떻게 하겠느냐.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겠다.”고 말해 장관 자신의 거취에 대해 너무 가볍게 대응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한편 지난해에는 군 장성이 국정감사장에서 기밀문서인 대북첩보 보고서(일명 블랙북)를 공개한 데 이어 올들어서도 군 장성 자살사건,육군 상사 수십억대 사기사건,아프가니스탄 파병 장교 총기사고 등 군 기강해이에 따른 각종 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소령이 후배에 권총 쏴 아프간 파병 대위 사망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국군 의료지원부대 소속 장교가 후배 장교를 권총을 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정부가 유엔의 평화유지활동(PKF)에 참여,지난 93년 해외파병이 이뤄진 이후 총기사고 등으로 파병 부대원이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7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20분(현지시간 오전 9시20분) 미국의 대테러전쟁 지원을 위해 아프간 바그람 지역에 배치된 동의부대 상황실용 텐트에서 이 부대 소속 김모(33·통신장교·육사 49기) 대위가 이모(37·지원과장·육사 45기) 소령이 쏜 M-45 권총 1발을 가슴에 맞고 그 자리에서 숨졌다.이 소령은 건설장비 리스문제를 현지인들과 협의하던 중 옆에서 큰 소리로 전화하던 김 대위에게 ‘조용히 통화하라.’고 했다가 불손하게 대꾸했다는 이유로 실탄이 장전된 줄 모른 채 권총을 빼 위협하다 실수로 쏜 것으로 파악됐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미국 주도의 대테러 전쟁이 진행되고 있는 바그람 지역의 동의부대원들에게는 개인용 화기로 권총 1정과 실탄 10발씩이 지급돼 있다. 이 소령은 현재 긴급체포돼 현지 부대의 막사에 구금된 상태이다. 국방부는 수사반을 현지에 보내 압송해 오기로 했으며 숨진 김 대위의 시신을 바그람 지역의 미군부대 병원에 안치해 놓고 유족들과 국내로 운구하는 문제도 협의중이다. 지난해 2월 파병된 동의부대는 6개월 단위로 교대해 현 부대원들은 작년 8월 출국한 2진이다.현재 아프간 바그람에 31명,카불에 7명,키르기스스탄 마나스에 61명이 배치돼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오피니언 중계석/“인증제·등록제 공익보다 사익보장”

    -김영용교수 ‘이슈투데이' 기고 최근 재정경제부는 공인회계사 시험제도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꾸어 2차시험에서 과목별 기준점수만 넘으면 모두 합격시키는 안을 마련중이다.그러나 특정 과목을 이수해야만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자격을 강화해 공인회계사 수를 언제든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이런 가운데 전남대 경제학부 김영용 교수는 최근 이슈투데이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인증제·등록제가 독점적인 공급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돼 공익보다는 사익을 보장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이들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기고를 요약한다. 어떤 직종에 종사할 수 있는 자격을 통제하는 방법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등록제·인증제·면허제가 그것이다.뒤로 갈수록 통제의 정도는 점점 강해진다.통제의 근거는 공익을 위한다는 것.그러나 실제로 이 제도들은 보통 소비자들이 아닌 생산자들에 의해 요구된다.즉 생산자 집단의 사익을 보장하기 위한 독점적인 공급유지 수단으로 사용되는 경향이 있다. 등록제는 특정 경제활동에 종사하기 위해 말 그대로 관계 당국에 등록을 하는 제도다.총기 사고 등 범죄수사의 용이성,세금 징수의 용이성,사기 협잡으로부터 소비자들을 보호할 목적으로 운용된다.일반적으로 당국이 등록 요청을 거부하지 않기 때문에 통제 수준이 세 제도 중 가장 약한 편이다. 인증제는 어떤 사람이 특정한 기술이나 능력을 가진 것을 인증하는 제도다.그러나 문제는 정부 통제로 인위적인 진입장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공인회계사를 예로 들면 회계사 관련 단체,회계법인,합동사무국,그리고 시장의 평판이 최종적인 인증 구실을 한다.즉 정부가 개입하지 않아도 서비스 품질을 시장에서 얼마든지 자율적으로 가늠해 인증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 인증제는 필연적으로 경쟁을 억제해 독점 공급을 낳는 진입장벽이 될 수밖에 없다.업종에 필요한 종사자 수를 사전에 알 수 없기 때문이다.진입과 퇴출이 자유로운 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 선택을 받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장 강력한 통제 수단인 면허제 역시 마찬가지다.면허제란 의사·변호사·교사처럼 일정한 시험에 합격한 사람만이 그 업종에 종사할 수 있는 제도다.보통 생산자의 서비스 품질 수준을 소비자가 사전에 알 수 없거나,경험해도 잘 판단할 수 없는 신뢰재·경험재의 경우에 흔히 사용된다. 의사를 예로 들면,누구나 의료업에 종사할 수 있게 하면 돌팔이 의사들에게 소비자들이 피해를 본다는 식이다.그러나 돌팔이가 개업해 보아야 환자들은 찾아오지 않는다.반면 의사 면허가 없지만 기술을 가진 사람은 환자들에게 서비스를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이는 사회적 비용으로 작용한다.낮은 수준의 의료 서비스라도 수요는 항상 존재한다.구매력 약한 수요자에게는 면허제를 통해 공급되는 일정 수준 이상의 의료 서비스 가격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결국 인증제·면허제는 특정 서비스 산업에 종사하고자 하는 생산자 수를 제한하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즉 산업 내의 정당한 경쟁을 제한하여 경쟁으로부터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을 박탈한다.개인의 자유와 책임,사회 전체의 이익과 비용 측면에서 보면 이제도들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논리는 그리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 인증제·면허제의 또 다른 폐해는 사회 전체적으로 과잉투자 현상을 유발한다는 점이다.한 개인이 여러번 자격 시험에 응시하는 경향은,결국 최종적으로 합격만 하면 개인 입장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그동안 들인 비용에 비해 크다는 사실을 의미한다.그러나 사회 전체적으로 볼 때에는 응시자 일부만이 자격을 얻으므로 나머지는 사회적 낭비에 해당한다.단기적으로는 인증제·면허제로 대표되는 진입장벽의 강도를 낮추거나 등록제로 전환하고,장기적으로는 이 제도들을 폐지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 정리 채수범기자 lokavid@
  • “허일병 자살 추정”/법의학자 토론회

    ‘허원근 일병 사망의혹사건’을 수사중인 국방부 특별조사단(단장 鄭壽星육군중장)이 마련한 법의학자 토론회가 25일 국방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법의학자 6명 가운데 5명이 허 일병의 사망을 사실상‘자살’로 추정하는 등 대체적인 견해는 자살로 모아졌다. 특조단 자문위원인 황적준(黃迪駿·고려대 의대) 교수는 토론회에서 “가슴과 머리 등 세 곳의 총상과 왼손상처 등 4곳의 상처를 보면 의문사진상규명위가 밝힌 것처럼 허 일병이 총기 오발사고를 당한 뒤 타살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의문사위원회 상임위원을 지낸 이윤성(李允聖 서울대 의대) 교수는 “법의학적 소견만을 갖고 자·타살을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 “조사권이 없는 의문사위의 조사에 허점이 있을 수는 있으나 자살로 결론내릴 결정적인증거 또한 없다.”면서 자·타살에 대한 결론을 유보했다.한편 국방부는 26일 허 일병이 과거 근무했던 강원도 화천의 육근 모부대를 방문,현장검증을실시한 뒤 이르면 27일쯤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총기수령 지문날인 강요 인권 무시한 예비군훈련

    지난 22일 오전 8시쯤 경기도 양주군 북한산 부근의 예비군 ‘종로·중구교장’에서 탄창 없는 구식 칼빈 소총을 나눠주며 지문날인을 강요하는 부대측과 이를 거부하는 몇몇 예비군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부대측은 “포천 총기 강도 사건 이후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총기 관리를 철저히 하라는 차원에서 지문을 받도록 지침이 내려왔다.”며 지문날인을 요구했고 예비군들은 “신분증을 맡겨 놨는데 지문까지 찍으라는 것은 명백한 인권 침해”라며 맞섰다.하지만 예비군들은 “지문을 찍지 않으면 총기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훈련 불참으로 처리돼 벌금을 내야 한다.”는 부대측의 강요에 못이겨 1시간여 만에 ‘농성’을 풀어야 했다. 25일 국방부와 각 예비군 훈련장에 따르면 지난달 총기 강도 사건 이후 수방사 산하 예비군 훈련장에서 거의 매일 이같은 일이 벌어져 인권 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달 22일 서울시내 동대와 직장 예비군중대에서 일제히 펼쳐졌던 ‘후반기 향방작계(향토방위군작전계획) 훈련’ 때는 지문날인과 함께 탄띠와 총기를 연결하는 ‘총끈’까지 묶으라는 지시가 내려와 동대마다 뒤늦게 개당 250원씩 주고 이를 대량 구입하느라 곤욕을 치러야 했다.‘지문날인 반대연대’ 등의 인터넷 자유게시판에도 “갑자기 지문을 찍으라고 강요해 불쾌했다.”는 예비군들의 원성이 올라 있다. 이는 경찰서 피의자 조사시 지문 채취에 대해 법원이 ‘위헌의 소지가 있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하고 운전면허시험 응시 때 주민등록증이 없을 경우 지문을 찍어야 하는 ‘관행’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는 등 지문날인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불거진 일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이에 대해 국방부 예비군 담당자는 “현행 예비군 무기관리규정에는 지문날인 조항이 없고 국방부도 총기 수불시 지문을 받으라는 공문을 보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지침을 작성한 수방사 관계자는 “최근 총기사고가 잇따라 지난달 말부터부대 밖에서 이뤄지는 예비군 훈련에 한해 총기를 내주면서 신분증과 지문을 받았다.”면서 “지문 날인을 거부할 경우 서명만으로도 총기를 내주도록했으나 일부부대 관계자가 지침을 지나치게 확대 적용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수많은 예비군들이 규정에도 없는 수방사의 ‘내부지침’ 때문에 지문날인을 강요당해 인권을 침해받은 셈이다. 이 지침에 대해 훈련 담당 부대 관계자와 예비군 동대장 등도 반발한다.육군 56사단의 K중대장은 “상부의 명령이라 어쩔 수 없이 지문을 받고는 있지만 실효성 없는 엉터리 제도”라고 불만을 터뜨렸다.서울지역 한 예비군 동대장도 “과거처럼 신분증을 맡기고 서명하면 충분하다.”고 꼬집었다. ‘지문날인 반대연대’ 윤현식(尹賢植)씨는 “지문날인은 수많은 예비군들을 ‘예비 총기 탈취범’으로 몰아가는 불법 행위”라며 “현재까지 들어온제보 수십건을 토대로 국방부에 문제를 정식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수방사는 25일 밤 “내년 훈련부터는 지문날인을 강요하지 않고 서명으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조승진 류길상기자 ukelvin@
  • 대구 일가족 3명 총맞아 숨진 채 발견

    6일 오전 6시20분쯤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이모(44)씨의 단독주택에서 이씨와 아내 정모(41)씨,큰아들(19·대학생) 등 일가족 3명이 머리에 엽총을 맞고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작은아들(16·중 3년)이 발견,경찰에 신고했다. 이씨 옆에는 이씨 소유의 엽총이 놓여 있었고,지난 1일 전북 부안으로 사냥을 떠난 뒤 부안 줄포파출소에 맡겼던 총기를 5일 오전 출고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숨진 이씨가 5월부터 정신분열과 조울증 등 정신질환 증세를 보인데 따른 우발적인 사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채무나 원한 관계 등에 의한 살인사건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총쏜 경관 진술 대부분 거짓”총기사용 수칙도 안지켜

    경찰이 강도를 잡으려던 시민을 범인으로 오인해 총을 쏴 숨지게 한 사고는 경찰의 총기사용 문제점을 다시 한번 드러낸 사건이다. 특히 아무리 어둡고 위급한 상황이라 할지라도 경찰이 시민을 범인으로 착각,총기를 발사해 숨지게 한 사실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게 중론이다. 총을 쏜 경찰관 김모 경사는 숨진 백철민씨에게 “서라.”고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강도피의자 윤씨보다 앞서 도망쳤고 쇠파이프(테이프가 감긴 걸레 자루)를 휘두르는 것처럼 보여 밖에서 망을 보던 공범으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경고를 한 뒤 공포탄을 쏘고 대퇴부를 향해 발사하는 등 총기사용수칙을 지켰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목격자들의 진술과 현장 검증 등을 통한 전북지방경찰청의 조사에 따르면 ▲숨진 백씨가 각목을 가지고 도주했을 뿐 저항은 전혀 없어 급박한 상황은 아니었으며 ▲김 경사가 끝까지 추격하지 않고 30∼40m를 쫓다 포기,순찰차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오던 중 백씨와 마주치자 총을 발사했다는 것이다.또 경찰은 김 경사는당황한 나머지 총기 사용 수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숨진 백씨가 김 경사에게 ‘나는 강도가 아니다.’라면서 도망갔는데도 총을 쐈다.”며 김 경사의 판단착오와 과잉 대응 의혹도 제기했다. 숨진 백씨의 친구 문현수(30)씨는 김 경사가 백씨를 뒤쫓다 중간에서 포기해 되돌아갔고 그 뒤에 핸드폰을 걸어도 연락이 안돼 범행 현장을 중심으로 10여분간 찾아보니 백씨가 이미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경찰은 백씨가 총을 맞아 쓰러진 뒤에도 응급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 임송학기자
  • 국방부 특조단 “”허일병사망 당시 총기오발 없었다”” ‘의문사위 발표’ 뒤집어 파문

    지난 1984년 육군 7사단 복무중 숨진 허원근(許元根) 일병 사망사건의 진상을 둘러싼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韓相範)와 국방부 사이의 대립이 첨예화되고 있다. 국방부 허일병 사망사건 특별진상조사단(단장 鄭壽星 육군 중장)은 29일 오전 국방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허 일병이 사망했다는 84년 4월2일 새벽 중대본부 내무반에서는 총기사고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중간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는 허 일병이 이날 새벽 내무반에서 술 취한 노모 중사의 총에 맞아 숨졌다는 의문사위의 발표내용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며,허 일병이 자살했다는 당시 헌병대 수사기록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의문사위는 이날 오후 종로구 수송동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특조단이 판단의 주요 근거로 제시한 참고인의 거짓말 탐지기 검사결과와 GOP 부대의 특성과 주변정황이라는 것은 의문사위의 발표를 뒤집을 만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증거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오발사고 있었나. 특조단은 오발사고가 없었다는 판단의 근거로당시 중대본부 내무반에 있었던 10명 가운데 9명이 “노 중사가 총을 쏜 적이 절대 없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이들의 거짓말 탐지기 검사에서도 진실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을 제시하고 있다.또 의문사위 조사에서 노 중사의 오발사실을 증언한 전모 상병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전 상병이 나머지 중대원과의 대질신문을 거부하는 등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의문사위는 “거짓말 탐지기 검사는 18년 전 기억과 진술의 진위를 가리는 데 부적절하다.”고 일축했다.전 상병과 관련해서도 “의문사위의 판단에는 전 상병뿐만 아니라 당시 지휘 계통에 있던 제3자들의 진술도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했다.”면서 “전 상병은 처음에는 진실을 말하지 않다가 주변진술과 정황을 제시하자 차츰 입을 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상급부대 조작·은폐 있었나 당초 의문사위는 “대대장과 보안대 허모 하사가 사고 당일 새벽 사고 현장에 갔었다.”는 대대장 운전병과 상황병의 진술을 근거로 상급부대의 조작·은폐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특조단은이들이 재조사 과정에서 “기억이 없다.”,“비슷한 내용을 들었지만 날짜가 정확한지 모르겠다.”며 진술을 번복했다고 밝혔다.특조단은 새벽에 총기사고가 나 상황보고가 됐다면 응급조치를 하는 동시에 상급부대 관계자가 현장에 즉시 나갔어야 하지만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의문사위는 “특조단 조사에서 상황병 최모씨는 20여명의 조사관과 당시 대대간부들이 함께 있는 자리에서 강압적으로 추궁을 당했다.”며 조사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나타냈다. 조승진 이세영기자 sylee@
  • 軍 총기관리 또 ‘구멍’

    경기도 포천 영북농협 총기 강도사건을 계기로 군의 허술한 총기 및 탄약관리가 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육군에 따르면 이번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진 육군 모부대 소속 복지회관 관리관 전모(31) 상사는 범행 하루 전인 지난 10일 오후 2시50분쯤 본부대 내무반 총기보관함에 있던 K-1소총 6정을 ‘수리’를 이유로 반출했다.이중 5정은 부하들에게 나눠줘 닦게 하고,자신의 소총은 렌터카에 싣고 나가 다음날인 11일 오후 범행에 사용했다. 범행 직후 총기를 닦아 이날 오후 8시쯤 간부식당 부식차량에 총을 숨겨들어가 부대에 반납했다. 결국 문제의 소총은 30시간 가까이 무단으로 영외로 유출된 셈이다. 하지만 매일같이 아침 저녁으로 점호를 통해 총기를 파악하는 군 당국은 이를 전혀 확인하지 못했다.총기를 영외로 반출할 경우 관련 서류에 서명하고 상관에게 보고해야 하는 관련 규정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게다가 사고 직후 군 당국이 총기 이상 유무를 확인하기 위해 각급 부대에 특별확인을 지시했는데도 부대측은 전 상사에게 ‘빨리총기를 반납하라.’고 지시했을 뿐 아무런 문제점도 찾아내지 못했다. 전 상사는 범행에 사용한 녹색연막수류탄의 경우 지난 1999년 말 모 공수여단에 근무하면서 훔쳐 보관해 왔으며,신병교육대 사격장에서 버려진 탄피와 실탄을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실탄 25발을 마련해 집안에 보관해 온 것으로 밝혀져 군의 탄약관리에도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 한편 군은 1996년 17사단에서 K-1소총 한 정을 분실했고,탄약의 경우 95년 140발을 분실했으나 아직까지 찾지 못했다.지난 2월엔 수도방위사령부에서 초병의 총기를 빼앗은 대학생들이 이후 해병부대에서 실탄 400발을 훔쳐 은행강도 사건에 사용하기도 해 물의를 빚었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총기강도 범인은 군인/ 사건 5일만에 경찰 “”유력 용의자 “”통보 軍 “”혐의 없다”” 묵살

    포천 영북농협 총기강도사건의 범인이 사건 발생 16일만인 27일 현역 군인으로 밝혀지고 K1소총을 버젓이 범행에 사용한 뒤 부대 내에 원위치,범행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확인돼 군 기강 해이와 허술한 군 총기 관리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특히 군 수사대는 경찰의 용의자 수사 요구에 대해 혐의없다고 무성의하게 답해 범인 검거를 지연시켰다는 비난마저 사고 있다.카드 빚으로 인한 범죄가 군 내부까지 침투한 점도 심각한 문제다. ◆검거 경위 범행에 사용된 차량이 범인 검거의 결정적 단서가 됐다.경찰과 군은 소총이 범행에 사용된 점 등으로 미뤄 범인은 군인이고 목격자들의 진술로 공범 2명이 더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에 착수했다.경찰은 범행차량이 2003년식 흰색 뉴EF 쏘나타라는 목격자들의 제보에 따라 포천과 강원도 철원 등 인근지역의 동종 차량 소유자,렌터카 업체 등을 상대로 광범위한 수사를 폈다.이과정에서 사건 전날 철원군 동송읍의 한 렌터카 회사에서 차를 빌린 전 상사의 사건 당일 오후 2시간여의 알리바이가 불분명하며 전상사의 휴대전화 통화내역 조회 결과 사건 당일 영북농협 부근에서 2시간여를 머물며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다.혈액형도 유류품 감식에서 드러난 A형인 사실을 확인,용의자로 보고 군 수사대에 통보했다.군수사대는 전남 장성에서 14일부터 교육받던 전 상사를 26일 소환,밤샘조사한 끝에 27일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군·경 수사공조 안됐다 경찰은 사건 발생 5일만인 지난 16일 전 상사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군부대에 통보했으나 군은 간단히 혐의없다고 알려왔다.군은 당시 “사건발생 후 곧바로 군내 모든 K1소총에 대한 약실조사와 실탄·연막탄에 대한 재고조사를 했으나 별다른 혐의점이 없었다.”고 밝혔었다.이후에도 1차례 더 같은 과정이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배 포천경찰서장은 “군이 전 상사를 용의선상에서 제외한 사실을 알고 휴대전화 통화내역 등을 들이대며 군 수사기관에 강력히 어필해 재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범행동기 및 범행 후 행적 전 상사는 5개 신용카드 연체대금 1200만원을 비롯한 각종 빚 3000여만원을 독촉받는 데다 최근 부인으로부터 이혼과 위자료(3000만원) 요구에 시달려 범행을 결심하게 됐다.그는 지난 10일 렌터카를 빌렸다.K1소총 반출 시점에 대해서는 경찰은 10일,군은 11일이라고 주장한다.다음날인 11일 영북농협에서 범행을 저지른 직후 43번 국도를 이용,산정호수 부근 야산에서 번호판을 가렸던 종이판을 떼냈다.이어 영북면 대회산리 육군 모부대 간이 헬기장으로 이동,범행에 쓰인 물품을 버리고 오후 6시 철원 근무부대로 복귀 K1소총을 반납하고 집에 들렀다가 다음날 부대로 출근했다. ◆군 반응 국방부는 이날 범인이 현역 군인으로 드러나자 “국민들 앞에 얼굴을 들 수 없게 됐다.”고 침통해 했다. 포천 한만교·조승진기자 ■포천 총기강도사건 일지 ◆10월11일 오후 3시55분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 운천리 소재 영북농협에 K1소총으로 무장한 복면 강도 1명 침입,현금 등 2450만원을 챙긴 후 농협직원 등 2명에게 실탄을 쏴 부상을 입히고 도주. ◆12일 경찰 스포츠형 머리 모양의 30대 초반 용의자 몽타주 작성 배포. ◆13일 범행에 사용된 연막 수류탄 발견. ◆15일 경찰,용의자 7∼8명으로 압축,범행 사용 차량 2003년형 뉴EF쏘나타로 잠정 결론. ◆16일 농협 폐쇄회로(CC)TV 재분석,몽타주와 비슷한 인물 범행 10일 전인지난 1일 농협에 나타난 사실 확인. ◆18일 사건현장에서 4.3㎞ 떨어진 육군 헬기장 산기슭에서 범행에 사용된 복면,가방,장갑 등 발견. ◆27일 전모 상사 범행 일체 자백,경찰 및 군 수사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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