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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기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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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고교생 총기난동 10명사망

    미국 미네소타주의 15세 고교생이 21일(현지시간) 집에서 조부모를 살해한 뒤 자신이 재학중인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7명을 숨지게 하고 자신은 경찰과 총격전 끝에 숨진 채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미네소타주 북부 레드레이크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난동 사건으로 범인 제프 바이스를 포함,10명이 숨지고 최소 1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학교에서 숨진 이는 경비원 1명과 여자 교사 1명, 범인 포함 6명이었다. 이번 사태는 지난 1999년 5월 교사 12명 등 13명을 살해하고 23명을 다치게 한 콜로라도주 컬럼바인고교 총기 난동 이후 미국서 발생한 최악의 총기 사건이다. FBI는 범인이 학교로 들어가는 과정에서 경비원을 쐈으며 이후 출동한 경찰과 복도에서 총격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범인은 경찰을 피해 한 교실로 숨어들어 학생들을 쏘고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 있던 학생인 손드라 헥스트롬은 범인이 웃으면서 학생들을 향해 총을 흔들며 겨누다가 방향을 갑자기 돌려 다른 사람을 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바이스는 4년전 아버지를 총기사고로 잃었고 어머니마저 다른 지역 병원에서 암 투병중이어서 조부모 밑에서 외롭게 지내온 것으로 전해졌다. 주도(州都) 세인트폴에서 북쪽으로 390㎞ 떨어진 레드레이크 인디언 보호구역 안에 있는 이 학교에는 모두 300여명이 재학중이었다. 이 지역은 치피완 인디언의 근거지로 주 안에서 가장 빈곤한 지역이다. 지난해 1월 이곳 주민들이 총기를 소지한 채 경찰서를 습격해 FBI 등이 진압한 바 있다.3년 전에는 법무부가 이 지역에서 마약과 총기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기도 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정치권 불법로비 해법 없나] 정치권 “필요악… 내외국인 로비 합법화하자”

    [정치권 불법로비 해법 없나] 정치권 “필요악… 내외국인 로비 합법화하자”

    입법활동에 있어 로비는 필요악으로 여겨지고 있다. 음성적 불법로비에 몸살을 겪고 있는 우리나라는 지난 16대 국회때부터 양성화의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17대에 들어 더욱 탄력을 받았다. 다수 전문가들은 로비활동이 양성화되면 정치인들의 불법로비가 상당 부분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 우리사회엔 ‘로비=불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로비의 3기’라고 해서 돈·여자·술이 자연스레 통용된 적도 있었다. 또 지연·학연 등 연고주의가 강한 우리사회의 특수성도 로비 양성화의 변수다. 따라서 투명성확보라는 본래 취지에도 불구, 로비법 제정은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한보사건과 고속철도 등 대형 로비사건의 후폭풍이 몰아쳤던 지난 2001년 정몽준 의원이 ‘외국대리인 로비활동 공개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정부 정책이나 국회 입법과정에 정해진 룰 하에서 외국 당사자의 이익을 반영하는 로비활동을 인정하는 내용이었으나, 통과되지는 못했다. 지난해 8월 정몽준 의원이 다시 같은 법안을 제출했고 12월 국회에선 법사위에 상정되면서 활발한 토론까지 진행됐다. 정 의원은 “우리의 국익차원에서 법안을 만드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법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 의원측은 입법화에 기대감을 보였다. 정 의원측은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4대 열강에 둘러싸여 있어 외국과의 이해관계가 없을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외국대리인에 대한 로비활동을 공개하는 게 투명성을 위해서 바람직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열린우리당은 부패척결 차원에서 내외국인에게 모두 적용하는 확대판 로비양성화 방안 마련에 적극적이다. 로비스트 등록제도를 신설, 활동을 공개하고 법에 규정되지 않은 방법으로 로비활동을 하면 강력하게 처벌하자는 것을 기본 취지로 법안마련에 착수했다. 로비공개법을 준비중인 이은영 의원은 올 상반기중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하반기에 법안을 완성할 예정이다. 이 의원측은 정치권에서 공감대가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지난 대선서 대선자금 문제로 홍역을 치른 한나라당도 반대할 처지는 아니다. 학계에서도 로비법 제정에 긍정적 목소리가 많다. 물론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일단 시도해 본 뒤 문제점을 고쳐 나가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남영 교수(숙명여대 외교학)는 “로비를 양성화하면 밀실거래는 없어질 것”이라면서 “특히 전문성이 떨어지는 국회를 대상으로 우선 실시하는 것도 부작용을 줄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정재영 교수(성균관대 경영학부)도 “로비가 막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 정해진 룰에 따라 하도록 하는 게 맞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용범위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지방 의회까지 대상을 확대한다면 나라 전체가 소란스러워질 수 있다.”면서 “일단 국회와 행정부 등에서 실시한 뒤 점차 지방으로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로비법 제정에 반대목소리도 있다. 참여연대 이재명 투명사회국장은 “여론수렴이나 전문가 의견 청취가 가능한 청문회나 토론회가 요식행위로 그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청회나 토론회를 충분히 이용한다면 굳이 로비법이 필요없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도 비변호사에게 변호사 활동을 허용해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등을 이유로 정몽준 의원이 낸 법안에 반대의견을 냈다. 그러나 대한변협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강해 대한변협 내부 기류도 조금씩 변하는 듯하다. 한 관계자는 “내부회의에서도 찬반의견이 강하게 엇갈렸다.”고 전했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 로비 양성화 미국에선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워싱턴 시내 한 가운데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K 스트리트. 이곳에 미국 의회와 행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각종 이익단체와 협회, 기업들의 사무소가 밀집돼 있다. 지난해 말 조지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K 스트리트에는 공화당원 강세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민주당의 아성이랄 수 있는 전미영화협회에서도 로비스트를 민주당원에서 공화당원으로 바꾸는 문제가 거론될 정도다. 미국 정치에서 로비의 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단체가 미국총기협회(NRA)이다. 날마다 수천 건의 총기 사고와 폭력 사건이 발생하지만 부시 행정부는 오히려 총기 소지를 권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1971년 창립된 NRA는 수석 로비스트 제임스 베이커를 정점으로 전직 국방장관을 포함한 7명의 로비스트를 두고 있다. 이들은 연간 1억달러(약 1000억원)의 예산을 사용하며 총기 판매나 사용을 규제하려는 의회의 입법 움직임을 철저히 봉쇄해 왔다. 미국에서는 로비가 법률로 보장돼 있다. 그 토대는 미국의 수정헌법 제1조. 시민들이 공공기관에 대해 자신의 이익을 옹호하고 평화적으로 집회하며 정부에 청원을 제출하는 행위를 기본권으로 인정한다. 청원제출권은 1946년에 로비 활동의 권리를 보장하는 ‘로비 활동법’을 탄생시켰다.1995년 ‘로비 공개법’이 제정된 뒤에는 로비스트로 등록할 때 “누구를 위해서, 어떤 목적으로 일하는가.” 등 구체적인 활동 내역도 보고해야 한다. 현재 미국 상·하원의 기록담당과에 등록된 전문 로비스트는 상원이 2만 5000명, 하원이 1만명 정도다. 그러나 미 의회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관련법을 무시하고 로비 산업에 종사하는 미등록 로비스트를 포함, 워싱턴의 로비스트는 최소 1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 의회소식 전문지인 ‘더 힐’은 워싱턴 정가에서 활동하는 로비스트들의 연봉을 모두 합하면 연평균 15억달러(약 1조 5000억원)가 넘는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집단은 기업을 비롯, 농민단체, 노동조합, 인권·환경 등 공익단체, 이념단체, 종교단체 등이다. 심지어는 백악관과 행정부가 고용한 로비스트들이 의회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권 실세인 백악관 및 행정부의 고위 인사들과 면담을 주선해주고 대가를 받는 로비스트들의 활동도 늘어나고 있다. dawn@seoul.co.kr ■ ‘악어와 악어새’ 로비 실태 지난해 정치자금법 개정 등으로 맑은 정치판이 되리라 예상했던 17대 국회 들어서도 전현직 의원 5명이 이런저런 수뢰혐의를 받고 있다. 물론 사실관계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무혐의 처리될 개연성은 있으나, 일부는 끝내 법의 심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30여개 기업이 전직 의원 등 고위공직자를 ‘로비용 사외이사’로 선임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처럼 ‘잠재적 권력’을 로비로 활용하겠다는 셈법이 보여주듯 정치권력과 로비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실감케 한다. 마치 권력 냄새에 ‘검은 돈’이 불나방처럼 몰려드는 형국이다. ●실태:올해만 5명 줄줄이… 10일 열린우리당 김희선 의원과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수뢰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2차 소환됐다. 김희선 의원은 지난 2002년 지역구인 서울 동대문구청장 후보 경선을 앞두고 공천헌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김충환 의원의 혐의는 강동구청장 시절인 2003년 철거업체 대표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것이다. 14일엔 열린우리당 배기선 의원이 대구지검에 소환될 예정이다.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광고물 로비사건과 관련,1억원을 받은 혐의다. 같은 사건에서 2억 17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한나라당 강신성일 전 의원은 이미 구속됐다. 앞서 1월6일 한나라당 박혁규 의원도 다른 사건으로 같은 운명에 처했다. 공통점은 바닥에 청탁 혹은 로비가 존재한다는 것이고 당사자들이 대부분 혐의 사실을 부인한다는 것이다.“도의적 책임을 회피할 생각은 없지만 위법 행위 사실은 전혀 없다.”(김희선)거나 “어떤 부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혹은 “채권·채무와 관련”(박혁규)됐다거나 “5000만원 받은 뒤 영수증 처리”(강신성일) 등 받은 돈의 정당함을 내세운다. ●원인:정치적 영향력과 검은 돈의 친화력 권력과 로비의 친화력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다. 강원택 숭실대 교수는 “국가 정책권 등 이들이 지닌 정치적 영향력은 특혜나 불법로비 등에 유혹받을 개연성이 상존한다.”고 진단한다. 이어 “정치자금의 수요는 줄지 않는데 정치자금법 등 ‘도덕적 동아줄’만 강화된 정치 환경도 한 원인이다.”라고 덧붙였다. 수뢰혐의 사건의 단골로 등장하는 계약·입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도 있다. 대정부 질문에서 이 문제점을 지적했던 한나라당 박재완 의원은 “공사 발주 기준을 객관화해야 한다.”면서 “동일한 기준을 제시한 뒤 최저가 수주인에게 낙찰하면 문제가 없는데 기술성·자금력·신용 등 적격 심사를 이유로 주관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넓어서 로비의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기에 학연·지연 등을 중시하는 우리 사회의 연고주의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한 의원은 “선거시 도와준 사람이 부탁할 때나 고교나 고향후배라며 찾아온 사람이 부탁할 때 매정하게 잘라 말할 수 없는 것도 현실”이라고 하소연했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불구속재판’ 외면하는 군사법원

    인권 신장을 위한 대법원의 불구속 재판 확대 방침에도 불구하고 군사법원의 구속영장 발부율은 무려 95%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국방부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군사법원에 청구된 구속영장은 2298명으로 이 가운데 2188명이 구속,95.2%의 영장 발부율을 기록했다. 장교의 경우 구속영장이 청구된 150명 중 133명(영장 발부율 88.9%)의 영장이 발부됐으며, 부사관은 361명 가운데 342명(94.7%), 병사는 1747명 가운데 1679명(96.1%)이 각각 구속됐다. 이는 민간 법원에 비해 현격하게 높은 것으로, 대법원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민간 법원의 영장 발부율은 85.3%로 나타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대법원의 불구속 재판 확대 취지는 이해하지만, 전체 범죄 가운데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탈영이나 총기사고의 경우 재범 우려가 많아 불구속 수사나 재판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하지만 군 일각에서는 교통범죄와 폭력·상해 관련 사건이 구속사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현실에서 군 사법당국의 이같은 고충 토로는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외로운 공권력’ 한국경찰 현주소

    ‘외로운 공권력’ 한국경찰 현주소

    ‘유영철 사건’과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 등 최근 우리사회의 범죄양상은 급격하게 흉포화하고 있다.그런 상황에서 연일 도마위에 올려지고 있는 한국 경찰.SBS 시사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연출 장경수)는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공권력의 첨병,한국경찰의 현주소를 조명한 ‘외로운 공권력,한국 경찰의 고백’을 28일 밤10시55분에 방송한다.제작진은 민생 치안 현장의 경찰을 밀착 취재,우리 경찰이 바로 서기 위한 필요조건을 알아봤다. 지난 1일,경찰관 2명이 살해된 ‘이학만 사건’ 이후 시민들은 경찰이 그렇게 허무하게 당했던 원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하지만 일선 경찰들은 복잡한 사용 절차와 사고 책임을 본인이 져야 하는 현실에서 총기 사용이 쉽지 않다고 지적한다.특히 경찰관이 공무를 수행하다가 부상을 입었을 때,그 치료비 일부를 경찰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현실도 경찰 업무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고 말한다.또 강력범죄가 연일 발생하고 있지만,아직 경찰 업무의 20% 이상은 심야에 술취한 사람과 씨름하는 데 허비하고 있다.제작진은 “시민의 인권의식은 높아지고 있는 반면,열악한 근무여건 속에서 계속 움츠러드는 한국 경찰에 필요한 것은 혁신 의지와 수사의 질적 향상”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의 500회 방송을 기념해 한국언론정보학회(회장 김남석 경남대교수) 주최로 새달 1일 오후 2시 목동 SBS사옥 SBS홀에서 공개 세미나가 열린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인권보호와 법집행’ 경찰·시민단체 열띤토론

    ‘인권과 공권력 확립의 접점은 어디인가.’ 불심검문을 강화하고 총기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경찰직무집행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경찰과 그에 반대하는 시민단체가 26일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민간 치안정책제안기구인 경찰혁신위원회(위원장 한완상)가 이날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전문건설회관에서 개최한 ‘인권보호와 법집행의 효율성 제고방안’ 세미나에서였다. ●“정당한 공권력 집행 위해 불가피” 먼저 법 개정의 필요성을 역설한 김형훈 경찰대 교수.그는 “과거처럼 법적근거도 없이 경찰관 제복만으로 강제하던 시대는 지난 만큼 법적 토대 위에 경찰이 공권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법제화가 절실하다.”면서 “남용될까봐 아예 권한조차 주지 않는다면 법집행이 이뤄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공익을 위해 신체의 자유는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불심검문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원확인 불응자의 경찰서 구금 등 강제적인 방법과 전과자료가 남지 않는 즉결 청구 등 제재 장치 마련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한견우 연세대 법대 교수는 “일제와 독재 시대를 거치면서 시민들 사이에 형성된 경찰권에 대한 불신이 현재의 정당한 공권력 행사까지 부정한다면 국가와 선량한 국민에게도 불행이 닥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의 총기사용 규정완화에 대해서는 두 교수 모두 “법규정을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바꾸되 구체적인 사용 기준 마련과 훈련 등을 통해 경찰관의 올바른 총기 사용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찰편의 위한 인권 희생은 있을 수 없어” 시민·사회단체들은 반박에 나섰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장경욱 변호사는 “법적 근거 없이 경찰이 주관적으로 검문해 시민의 신체적 자유가 억압되는 것은 명백하게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행위”라면서 “불심검문 불응을 처벌하는 것은 헌법상 신체의 자유와 진술거부권,영장주의 등에도 정면 위배되는 조항”이라고 말했다.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은 “경찰의 공권력 확보는 제도나 법의 강화를 통해서가 아니라 경찰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구축해 이뤄지는 것이 순리”라고 말했다. 오창익 인권실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경찰이 불심검문 강화와 총기사용 규정 완화로 공권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은 수사력 한계의 책임을 시민에게 돌리는 경찰 편의적 발상”이라고 꼬집었다.그는 “불심검문은 수사와는 구분되는 행정활동이므로 시민 협조는 말 그대로 ‘협조’에 그쳐야 한다.”면서 “헌법에 반하더라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만 잡으면 그만이라는 발상 자체가 위험한 사고”라고 말했다. 이들은 총기사용 규정을 완화하기보다 형식에 치우친 사격훈련을 개선하고,현장대응 능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경찰, 전기충격기·고무탄총 무장

    경찰청은 총기사고를 줄이고 외근 경찰관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전기충격기와 고무탄총 등 총기 보조장비를 시범도입한다고 24일 밝혔다. 도입되는 장비는 이들 외에도 범인제압봉,가스분사겸용삼단봉 등 4종이다.경찰은 기존 38구경 권총에 실탄 대신 사용할 수 있는 플라스틱 탄을 개발,사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지급되는 4종의 총기보조장비는 일선 경찰관 5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선호도 조사를 통해 결정됐다. 경찰청은 “총기 보조장비 도입방침은 상급자 결재 등 총기사용에서 오는 번거로움을 피하면서 경찰관들이 쉽게 휴대할 수 있는 장비마련을 위해 추진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오는 9월 초 해당 총기보조장비를 일부 경찰서에 배치,시범사용한 뒤 올해 말 최종적으로 장비종류를 확정키로 했다. 한편 후추와 마늘향 가스로 범인을 제압한다고 해 화제를 모았던 ‘후추탄’(Pepper ball)은 실용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아 사용대상에서 제외됐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사고부르는 경찰 무기규정

    경찰관 2명이 범인의 흉기에 숨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경찰의 무기사용 규정이 애매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을 받고 있다. 고려대 김연태 법학과 교수는 대한변호사협회가 펴낸 ‘인권과 정의’ 최근호에 발표한 ‘경찰관의 무기사용의 요건 및 한계에 관한 법적 쟁점’이란 글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김 교수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이 규정한 무기사용 범죄대상이 지나치게 포괄적”이라면서 “급박한 상황에서 판단하기 어려울 만큼 규정도 모호하다.”고 주장했다.경찰관직무집행법 10조 4항은 ‘범인이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경찰관으로부터 3회 이상 투기,투항명령을 받고도 불응하고 항거하면 이를 방지 또는 체포하기 위해 총기 외에 다른 수단이 없을 때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엄격하게 총기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법원도 경찰관이 총기를 사용,상해를 입혔을 때 강력한 책임을 묻고 있다.지난 5월 대법원은 경찰관이 오토바이를 훔친 20대를 순찰차량으로 추격하다 공포탄과 실탄을 발사한 조치는 사회통념상 총기사용의 범위를 벗어났기 때문에 국가가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결했다.공포탄을 미리 발사하고 경고를 여러번 했더라도 다른 경찰관에게 연락하는 등 다른 수단으로 피해자를 검거할 수 있었다는 취지다.피해자는 척추에 총상을 입고 42일 동안 입원했다.그러나 일선 경찰관들은 “피해자가 단순 오토바이 절도범이었지만,유영철과 같은 흉악범이었는데 총기사용을 하지 않아 놓쳤다면 누가 책임을 지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중앙지법도 지난 6월 경찰관의 정지요구를 무시한 채 만취한 상태에서 승용차를 몰던 운전자에게 경찰관이 총기를 사용한 것은 과잉대응이라며 “국가는 1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경찰관을 직접적으로 위협하지 않고 단순히 도주했다는 이유에서다. 김 교수는 “경찰관이 총기를 사용할 때마다 과잉대응이란 문제가 발생하고 법정다툼까지 벌어지는 것은 불명확한 경찰관직무집행법 때문”이라면서 “‘경찰관 자신 또는 타인의 생명,신체에 대한 급박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수단이 없다고 인정될 때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명확히 규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일반적으로 경찰관이 무기 사용의 법적 요건이 충족되었는지 판단하기 위해선 단 몇 초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는다.”면서 “경찰관의 무기사용에 관한 교육과 훈련을 개발,구체적 상황에 적정하게 대처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살인의 추억’ 하승균 경정 전북 임실경찰서장 취임

    영화 ‘살인의 추억’ 실제 모델로 알려진 베테랑 형사가 ‘경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장이 됐다. 지난 12일 전북 임실경찰서장으로 취임한 하승균(58) 경정이 그 주인공.지난 71년 순경으로 경찰에 첫발을 내디딘 하 서장은 30여년간 강력계 형사라는 외길만 걸어온 국내 최고의 사건통이다. 포천농협 총기강도사건,하남 여대생 공기총 피살사건 등 굵직한 강력사건을 해결했다. 특히 화성 연쇄살인사건 10건 중 7건을 수사했고 이때 기록한 수사일지 등을 모아 지난해 ‘화성은 끝나지 않았다’는 자전 에세이를 출간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대통령,국무총리 표창 등 그동안 받은 포상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임실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전주와 인접해 있어 근무한 적이 없지만 결코 낯설지 않다.”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국민을 수사대상으로 인식해 인권을 침해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반칙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역설했다. 하 서장은 “일선 지구대에서 발생한 사건·사고를 서장에게 축소 보고하는 관행이 아직도 사라지지 않아 국민의 신뢰를 저버리게 한다.”며 “보고했기 때문에 부담을 주거나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겠다.”고 정직한 업무집행을 요구하기도 했다. 자신을 모델로 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 나온 주인공 박두만 형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영화와 실제 수사는 다른 점이 많다.”고 말머리를 돌렸다.하지만 “영화속의 주인공이 형사기질은 있어 보였다.”며 “나와 캐릭터가 흡사한 것 같다.”고 겸연쩍어했다. 하 서장은 “앞으로 동료애가 살아있는 직장이 되도록 서장부터 마음의 문을 열겠다.”면서 “국민에게는 따뜻한 봉사경찰,범법자에게는 엄정한 경찰,또한 어린이들이 장래 선망하는 직업으로 탈바꿈시키는데 임실 경찰이 선봉역할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내비쳤다. 임실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노원경찰서-한마디]김규철 서장

    “범죄란 한번 당하면 그 정신적 충격이 평생을 갑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검거’가 아니라 ‘예방’이죠.” 서울 노원경찰서 김규철(53) 서장은 “실적보다는 주민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경찰서 운영에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지난해 4월 부임한 뒤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경찰서 현장체험과 유괴·납치범죄 예방교실’이다.지금까지 275회에 1만 8512명이 참여했다.90분짜리인 이 프로그램은 상황실 견학,소란을 피우는 취객을 머물게 하는 주취장 체험,유괴상황을 가정한 연극 등으로 이뤄져 있다.경무과 직원 1명과 의경 3명이 전담한다. 어린이를 주취장 철창 안에 들어가보도록 하고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정말 죄지으면 안될 것 같아요.”라고 한다.이보다 효과적인 범죄예방 교육이 없다.의경이 출연해 “과자 사줄게 아저씨랑 같이 가자.”라는 식으로 꾸미는 ‘유괴 연극’도 인기다.상황별 대처 요령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관내뿐 아니라 다른 관할지역 유치원에서도 찾아 예약이 1주일씩 밀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민생 침해형 범죄의 특징을 설명하면서도 김 서장의 ‘예방 지상주의’는 이어진다.“은행강도를 막는 데는 은행 내부보다는 현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야 합니다.특히 금융권 범죄는 다른 강력범죄와 연관되기 때문에 근원적 차단 노력이 절실하죠.” 이같은 지론에 따라 노원구청에 수차례 건의한 끝에 올 하반기 강력범죄 다발지역 8곳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 김 서장의 또다른 원칙은 직원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것.‘신명나는 직장 분위기’가 조성돼야 치안 성과도 커진다는 생각이다.‘복지부장관’,‘해결사’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이 같은 노력이 반영돼 노원서는 지난 4년간 경찰관 비리·구타·총기사고·강압수사 등 자체 사건이 한 건도 없어 지난해 12월 서울경찰청에 의해 ‘그린 경찰서’로 뽑혔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노원경찰서-한마디]김규철 서장

    [노원경찰서-한마디]김규철 서장

    “범죄란 한번 당하면 그 정신적 충격이 평생을 갑니다.가장 중요한 것은 ‘검거’가 아니라 ‘예방’이죠.” 서울 노원경찰서 김규철(53) 서장은 “실적보다는 주민이 범죄의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경찰서 운영에도 이 원칙이 적용된다.지난해 4월 부임한 뒤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이 유치원생을 대상으로 한 ‘경찰서 현장체험과 유괴·납치범죄 예방교실’이다.지금까지 275회에 1만 8512명이 참여했다.90분짜리인 이 프로그램은 상황실 견학,소란을 피우는 취객을 머물게 하는 주취장 체험,유괴상황을 가정한 연극 등으로 이뤄져 있다.경무과 직원 1명과 의경 3명이 전담한다. 어린이를 주취장 철창 안에 들어가보도록 하고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면 대부분이 “정말 죄지으면 안될 것 같아요.”라고 한다.이보다 효과적인 범죄예방 교육이 없다.의경이 출연해 “과자 사줄게 아저씨랑 같이 가자.”라는 식으로 꾸미는 ‘유괴 연극’도 인기다.상황별 대처 요령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관내뿐 아니라 다른 관할지역 유치원에서도 찾아 예약이 1주일씩 밀릴 정도로 인기가 좋다. 민생 침해형 범죄의 특징을 설명하면서도 김 서장의 ‘예방 지상주의’는 이어진다.“은행강도를 막는 데는 은행 내부보다는 현관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야 합니다.특히 금융권 범죄는 다른 강력범죄와 연관되기 때문에 근원적 차단 노력이 절실하죠.” 이같은 지론에 따라 노원구청에 수차례 건의한 끝에 올 하반기 강력범죄 다발지역 8곳에 CCTV를 설치할 수 있는 예산을 확보했다. 김 서장의 또다른 원칙은 직원의 복지를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것.‘신명나는 직장 분위기’가 조성돼야 치안 성과도 커진다는 생각이다.‘복지부장관’,‘해결사’라는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이 같은 노력이 반영돼 노원서는 지난 4년간 경찰관 비리·구타·총기사고·강압수사 등 자체 사건이 한 건도 없어 지난해 12월 서울경찰청에 의해 ‘그린 경찰서’로 뽑혔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김두황 의문사’ 헌병대서 조작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는 학생운동을 하다가 강제 징집되어 군 복무 중 총기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김두황씨 사건에 대한 헌병대 수사가 조작·은폐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8일 밝혔다. 의문사위는 민간감정 전문가에게 자문을 받은 결과 김씨가 남겼다는 유서에 씌어 있는 ‘끝’이라는 글자는 대학 친구 남모씨가 김씨에게 보낸 김지하의 시 가운데 일부라는 사실이 밝혀졌다.의문사위는 사건 당일 김씨와 함께 근무에 투입된 인원이 3명이었다는 헌병대 기록,사건발생 시각과 장소에 대한 기록 등도 조작됐다고 말했다. 의문사위는 “사고 당시 연발 총성은 시체를 유기하고 사인을 조작하는 과정에서 시체에 재총격을 가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의문사위는 또 “당시 헌병대는 강제 징집된데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소대원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기 때문으로 파악했으나 군대 동기들의 증언으로 볼 때 신빙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고려대 경제학과 재학 중 학생운동을 하다가 특수 학적변동자로 입영하여 육군 22사단에서 근무하다가 자신의 총으로 실탄 4발을 쏘아 자살한 것으로 발표됐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종하랑 선영이의 배낭메고 60개국](11) 티베트에서 네팔로

    여행 시작하고 험난한 국경넘기를 벌써 다섯번째 하고 있지만 네팔 국경으로 가는 길은 정말 만만치가 않다.일반 승용차도 버스도 갈 수 없는 길,그래서 황무지와 돌산들로 끝없이 이어지는 길에 먼지 폴폴 날리며 달리는 지프만이 가끔씩 보일 뿐이다.우리도 라싸에서 지프를 한대 렌트했다. 네팔 국경으로 가는 길에 에베레스트가 있기 때문에 에베레스트 베이스캠프를 거쳐 4∼5일 여정으로 국경까지 가는 여행자도 많지만 우리는 네팔에서 히말라야 등반을 할 계획이어서 직선 코스로 국경을 넘기로 했다. 지난밤 늦도록 달려온 수백,수천개의 흙산,돌산들을 뒤로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산을 넘어야 하는데 한쪽은 곧 무너져 내릴 듯한 토사와 돌더미들이 급격한 경사에 아슬아슬 쌓여있고 다른 한쪽은 천길 낭떠러지 절벽으로 이어지는,차 한대 간신히 지나갈 것 같은 구불구불한 길이 몇 시간씩 이어진다.우리가 빌린 차는 너무 오래된 차라 브레이크가 계속 밀렸다.커브를 돌 때면 식은땀이 등줄기에서 흘러내리고 이렇게 죽으면 아무도 모르겠구나 싶은 맘에 옆에 있는 남편이 갑자기 애틋하게 느껴졌다.남편과 손을 꼭 잡고 내가 여기서 죽으면 조장을 시켜달라는 둥,그동안 고마웠다는 둥 서로 하고 싶은 말을 하는 가운데 남편이 서울에 따로 숨겨둔 12만원에 대해서도 비밀을 토로해서 알게 되었다. 그런 것들로 서로 실랑이를 하는데 갑자기 숨이 꽉 막힐 광경이 눈앞에 펼쳐진다.하얀 눈으로 덮인 칼산,주변의 수많은 설산들을 압도하고 우뚝 서 있는 산,바로 에베레스트였다.그때부터 이어지는 장관은 여기까지 오는 동안의 고생을 모두 잊게 해줄 만큼 장엄하고 아름다웠다.거의 아슬아슬한 시간에 장무를 지나 중국 국경을 통과하고 네팔 국경마을인 코다리로 향했다.양국의 국경이 산 중턱에 걸쳐 있다는 것도 특이했지만,국경 하나 차이로 두 나라의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황량하고 척박한 자연환경을 가진 티베트에 비해 네팔국경을 넘으면서부터는 갑자기 나무며 꽃이며 풀들이 무성하고 기후도 몬순기후로 바뀌기 때문인지 사람들도 훨씬 밝고 활기있어 보인다. 네팔 국경을 넘어서도 택시를 타고 또다시 세시간을 달려야 우리의 목적지인 카투만두가 나온다.그런데 택시를 얼마나 빨리 모는지 구불구불 이어진 길을 거의 90도 각도로 커브를 틀면서 정면에 덤프트럭이 와도 절대로 속도를 줄이지 않는다.너무 무서워서 속도를 좀 줄이면 안 되느냐고 조심스레 말을 건넸더니 운전기사가 하는 말이 더 무섭다.“이곳은 마호이스트(마오쩌둥 추종세력,네팔 정부 반군) 출몰 지역이기 때문에 총기사고가 많으니 빨리 빠져나가야 한다.” 아,말로만 듣던 마호이스트.네팔 국경을 넘기 전에 국경지역에서 전면전이 있을 예정이라는 얘기를 들어서 내심 걱정스러웠는데 지금 우리가 그 출몰지역에,그것도 깜깜한 밤에 산악지역을 달리고 있었던 거다. 네팔은 7∼8년 전부터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하지만 반군도 자국민들이나 외국인들에게는 전혀 피해를 주지 않고,정부군도 반군에 대한 경계 때문에 검문을 철저하게 하고 있어 도둑이나 강도사고가 거의 없는 등 오히려 도시내 치안에 관해서는 어느 나라보다 안전하다고 한다.반군은 테러보다는 번다(파업)를 주도해서 미리 언제 번다를 한다고 선포하면 가게나 대중교통수단은 모두 파업을 하게 된다.흔한 일은 아니지만 외국인들이 산악지역을 따로 여행하다가 마호이스트를 만나면 가끔 기부금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한다.활동비를 마련하기 위한 일종의 약탈인데 재미있는 것은 돈을 빼앗고 영수증을 발급해 준다고 한다.다음 마호이스트를 만나면 영수증을 보여주고 그냥 통과할 수 있다. 어쨌든 절벽으로 떨어지지 않고 반군도 만나지 않고 우리는 무사히 카트만두에 도착할 수 있었다.이곳에서 국경을 넘으며 지친 몸도 다시 추스르고 새로운 세계,네팔에 대한 공부도 하며 며칠을 보낼 예정이다. ■ 티베트 처녀 메투궁가 조카 티베트 라싸에서 한국인 양어머니를 둔 20대 여성 메투궁가 조카(21세)를 만났다. 한국 어머니와의 첫만남은. -제가 18살 때였어요.학교 갈 형편이 되지 않아 식당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한국 엄마가 라싸에 혼자 여행 오셨다가 우리 식당에서 식사를 하셨어요.그때 제가 친절하다고 칭찬하시면서 팁을 주셨는데 다음날 또 오셔서 쇼핑을 함께 가줄 수 있느냐고 하시더라고요.그때 물건 사는 걸 도와드렸는데 저에게 예쁜 머리핀이랑 옷을 선물로 사주셨어요. 어떻게 모녀의 인연을 맺었는지. -엄마가 한국으로 돌아가실 때 공항에 배웅을 나갔어요.그런데 엄마가 “한국에 너만한 딸이 있는데 일본에 공부하러 가고 없단다.네가 꼭 내딸 같구나.” 하시면서 손을 꼭 잡아주셨어요.돌아가신 후에 “네 선한 눈빛이 자꾸만 어른거려서 계속 생각난다.”면서 저에게 수양딸 삼고 싶다는 편지를 보내오셨어요. 지금 생활은. -그때부터 제가 식당일을 그만두고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엄마가 생활비와 학비를 보내주시고 이곳에 계신 한국분에게 한국말을 배울 수 있도록 해주셨어요.저도 이제는 한글로 엄마에게 편지를 쓸 수 있게 되었고요.몇년 후에는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초청도 해주셨어요.지금은 이곳에서 고아원을 짓고 계신 한국분 밑에서 한국말도 배우고 고아원 일도 함께 도와드리고 있어요. 한국엄마에게 하고 싶은 말은. -이제껏 만난 한국 분들은 모두 사랑이 넘치는 분들이셨어요.특히 제 한국엄마는 너무 좋은 분이시고 한국엄마 딸도 아직 만난 적은 없지만 이메일을 통해 연락하는데 너무 친절하고 좋아요.나중에 한국에 가면 공부 열심히 해서 한국과 티베트의 불쌍한 어린이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어요.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한국엄마에게 너무 감사드려요.˝
  •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인류의 역사는 ‘음모의 역사’다.음모는 시대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가지를 치며 번성해왔다.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많은 것들은 어쩌면 사실이 아닌지도 모른다.특별한 권력집단이 만들어낸 위선과 거짓,곧 음모론의 산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음모론은 이미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됐다.왜 이처럼 음모론이 기승을 부릴까.우리는 왜 음모론을 필요로 할까. ‘미궁에 빠진 세계사의 100대 음모론’(데이비드 사우스웰 지음,이종인 옮김,이마고 펴냄)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모론 100가지를 골라 사건에 얽힌 의혹,유력한 용의자,회의론자의 입장 등을 균형있게 소개한 음모론 백과다. ●미국, 진주만 공습 미리 알고 있었다 음모론엔 사실과 의견,해석이 뒤섞여 있다.가장 설득력 있는 음모론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진주만 공습은 그 생생한 예다.1941년 일본은 진주만을 침공했고,당시 해군력의 꽃이라 할 미국의 항공모함들은 대부분 5000㎞나 떨어진 샌디에이고에 정박해 있었다.이것은 ‘사실’이다.이 사실로부터 다음과 같은 ‘의견’이 도출된다.“미국의 주요 전력을 이런 식으로 빼돌린 걸 보면 일본이 공격할 것을 미리 알고 조치를 취한 게 아닐까.” 이런 의견은 다시 ‘해석’으로 발전한다.“루스벨트 대통령은 당시 미국내 참전 반대여론을 잠재우고 결정적인 참전의 계기를 잡기 위해 진주만 침공을 방치했다.” ●존 F 케네디는 음모의 희생양? 하지만 음모론이 꼭 사실과 의견,해석의 상호작용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사실과 의견의 경계 자체가 모호할 때도 있다.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사건 같은 경우다.이 사건에 대한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용공주의자 리 하비 오스왈드가 혼자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그렇지만 70%가 넘는 미국인들은 아직도 대통령이 음모의 희생자라고 믿는다.케네디 암살사건은 이를 추적하던 여기자 도로시 킬갈렌이 의문사하고 암살범 오스왈드가 마피아에 다시 암살당하는 등 음모에 음모를 낳았다.FBI,CIA,마피아,존슨 부통령,심지어 캐나다 자유당과 재클린 케네디까지 암살 배후로 입에 오르내린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FBI의 비호 아래 살아있다?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가 마흔 두살의 나이에 죽었다는 소문은 대중을 속이기 위한 기만전술일 뿐,그는 아직도 건재하며 그를 본 사람도 많다는 것이다.책은 음모론의 진원지로 엘비스 자신을 지목한다.엘비스는 존 버로스라는 가명을 즐겨 썼으며,총기 오발사고를 가장해 자신의 죽음을 꾸며낸 적도 있다.자신을 명성이란 이름의 감옥에 갇힌 죄수쯤으로 여긴 엘비스의 자작극이라는 것이 엘비스 음모론의 요체다. ●외계인 둘러싼 끝없는 음모 음모론의 단골 메뉴는 역시 외계인이다.외계인에게 납치됐다가 돌아왔다는 사람들의 증언,외계인들의 홍보장이 돼버린 할리우드,외계인들에게 인간을 생체실험 대상으로 준 대신 얻은 게 첨단기술이라는 설 등 외계인과 관련된 음모론은 밑도 끝도 없다.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1947년 미국 뉴멕시코주 로스웰에 추락한 UFO를 둘러싼 음모론이다.실제 목격자가 신고까지 했던 이 사건은 발생한 지 47년이 지나서야 미 공군의 공식보고서가 나왔다.그러나 로스웰 사건은 여전히 미스터리다.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추락 현장을 방문했을 뿐 아니라 살아남은 외계인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는 소문도 있다. ●남극 빙산 밑엔 나치 비밀기지가? 책은 논리나 추리 혹은 과학이나 역사적 증거에 토대를 둔 ‘유력한’ 음모론과 함께 ‘믿거나 말거나’식의 음모론도 가감없이 전한다.히틀러와 나치가 달의 뒷면과 남극의 빙상 아래 비밀기지를 건설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연합국에 패배할 것을 예감한 나치가 작전기지를 달로 옮겨 제3제국의 장기적인 식민지 건설을 도모했다는 얘기.히틀러가 초자연적이고 환상적인 것을 좋아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황당함을 지울 수 없다.음모론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물론 믿기지 않는 이야기라도 열린 시각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음모론을 부정적으로만 봐야 할까.피해의식이나 전도된 욕망의 표현이란 점에선 부정적이지만,고정관념의 틀을 깨뜨리는 데 일정한 도움을 준다는 점에선 긍정적인 면도 없지 않다.음모론은 때로 ‘창조정신의 비약’을 가져오기도 한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만취경찰 총질 ‘공포의 아침’

    현직 경찰관이 권총으로 동네 선배를 살해하고 선배 부인에게 중상을 입혀 충격을 주고 있다. 30일 오전 7시10분쯤 전북 김제시 금산면 원평리 D비디오 대여점에서 김제경찰서 금용초소장 이모(38·김제시 금산면) 경사가 주인 고모(44)씨와 고씨의 부인 이모(41)씨의 가슴 등에 실탄 5발을 쏴 고씨가 그 자리에서 숨졌다.고씨의 부인도 왼쪽 폐 부분을 관통하는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씨의 둘째딸(16·고 1)은 “이 경사가 오전 7시쯤 찾아와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엄마에게 아빠를 찾았고,엄마가 ‘아직 자고 있으니 나중에 오라.’고 하자 갑자기 엄마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권총을 쐈다.”고 말했다. 고씨 가족들에 따르면 이 경사는 먼저 고씨의 부인에게 실탄 1발을 쏜 뒤 머뭇거리다 총소리에 놀라 잠을 깨 밖으로 나오던 고씨에게 2발의 실탄을 왼쪽 어깨와 가슴 부위에 발사했다.나머지 2발은 빗나가 대여점 냉장고에 1발이 박히고,1발은 안방 문을 뚫고 들어가 벽에 박혔다. 고씨의 세 자녀는 연이어 총소리가 나자 방안에서 이불을 덮고 숨어 있다가 이 경사가 밖으로 나가자 곧바로 옆 동네 할아버지 집으로 피신했다. 이 경사는 범행 직후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5㎞가량 떨어진 금산사 주차장으로 도주,1시간20분가량 배회하다가 오전 8시30분쯤 동료에게 전화를 걸어 자수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이 경사를 금산사 주차장에서 검거,권총과 실탄 3발,공포탄 2발 등을 회수한 뒤 전북지방경찰청 강력계로 연행해 자세한 범행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이 경사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소주 2병을 마시게 하고 수갑을 채우지 않아 다른 용의자와 비교해 형평성을 잃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경찰에 따르면 이 경사는 이날 오전 6시50분쯤 근무처인 금용초소에 출근,함께 근무하는 조모(42) 경사와 교대한 뒤 자신의 권총과 실탄 8발,공포탄 2발을 가지고 고씨의 집으로 찾아가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은 이 경사는 전날 오후 7시30분쯤 평소 친하게 지내던 고씨를 찾아가 술을 마시던 중 고씨가 “경찰관이 왜 술을 먹고 행패를 부리느냐.경찰관 자격이 없다.그만두게 해주겠다.”고 말하자 다툼을 벌이다 고씨가 이 경사를 112에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이날 아침 술이 덜 깬 상태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제경찰서 금산지구대는 사고 전날 8시 20분과 40분 두차례나 출동해 숨진 고씨와 만취한 상태에서 말다툼을 벌이던 이 경사를 귀가조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사건의 책임을 물어 김제경찰서 김정섭 서장과 장정두 경비과장을 직위해제하고,후임에 박달근 무주서장을 임명했다. 경찰은 또 이날 오전 이 경사가 술이 덜 깬 상태에서 근무교대를 한 점과 초소내의 총기관리 현황 등에 대해서도 감찰조사를 벌이고 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토요영화]

    ●붉은 사막(EBS 오후 11시10분) 현대인들의 소외감을 그린 ‘정사’‘욕망’ 등을 만든 이탈리아 거장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 감독의 최초 컬러 영화.여주인공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색을 통해 반영,시각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감독의 스타일이 잘 살아있다. 살벌한 이탈리아 공업도시에서 공장 기사인 남편과 살고있던 줄리아나는 자동차 사고를 당해 노이로제 상태에 빠져든다.가족들도 그녀의 불안을 잠재우지 못한다.그러던 중 줄리아나는 영국인 건축가 코라도를 만나게 되고 내면의 고통이 커질수록 코라도와의 불륜에 깊이 빠져든다. ●번지점프를 하다(KBS2 오후11시10분) 이병헌·이은주 주연. 운명적 사랑이 20년 후 환생한다는 독특한 설정의 멜로 영화로,동성애 코드가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1983년 여름,대학생 인우는 비오는 날 우산 속에 뛰어들어온 태희에게 첫 눈에 반한다.두 사람이 사랑을 키워가던 중 인우가 군대에 가면서 헤어지게 된다.2000년,고등학교 국어선생님이 된 인우의 기억 한편에 여전히 태희가 남아있다.어느 날,인우는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 중에서 태희와 같은 버릇을 가지고 있고,같은 이야기를 하는 현빈을 발견한다. ●볼링 포 컬럼바인(MBC 밤12시) 지난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 작품상을 받고 “부시,부끄러운 줄 아시오!”라는 독설로 시작해 소감을 밝힌 마이클 무어 감독의 작품.폭력을 조장하는 미국 총기문화를 신랄하게 꼬집고 있다.46년만에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처음으로 진출한 다큐멘터리로 화제가 됐고 상영 후 13분간 기립박수를 받았으며,영화제 특별상인 55주년 기념상도 수상했다. 1994년 4월20일.미국 콜로라도 리틀톤 컬럼바인 고교에서 소년 에릭과 딜란이 900여발의 총알을 난사,학생과 교사 13명을 숨지게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한다.원인을 찾아나선 마이클 무어.그날 아침 미국의 코소보 공습이 있었는데 대통령 탓인가? 전문가들은 폭력 영화,마약,비디오 게임,록가수 마릴린 맨슨이 원인이라는데.에릭과 딜란이 그날 아침 볼링을 했다는데 그럼 볼링 탓인가? 마이클 무어는 이 작품에서 미국이 조장하는 공포와 폭력주의에 강펀치를 날리고 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 바그다드 주변 ‘강도 경계령’

    |암만(요르단) 연합|“바그다드 주변 150㎞ 구간에 ‘알리바바’가 자주 출몰하니 이곳을 오갈 때는 가급적 낮시간을 이용하세요.” 최근 바그다드 주변 도로에서 이른바 ‘히트 앤드 런’ 강도가 횡행,한국인 피해가 늘면서 이라크 출입의 주요통로인 요르단 주재 한국대사관이 이라크를 오가는 한국인들에게 출입 신고를 당부하는 한편 강도피하기 요령을 적극 설파하고 있다. 요르단 현지 공관에 따르면 최근 몇달 사이 바그다드 주변 도로에서 강도를 당했다는 한국인 피해 신고가 5건이 접수됐다. 이러한 강도 사건은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체포 이후 급격히 감소한 무장저항세력의 대 외국인 테러와는 유형이 다른 이른바 ‘생계형’ 범죄로 범죄 대상이 무차별적이고 금품을 빼앗은 뒤 달아나는 게 특징이다. 그러나 금품 요구에 제대로 응하지 않으면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현지공관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 특히 바그다드 주변 도로는 미군이 간헐적으로 순찰활동을 벌이지만 총기 등으로 무장한 ‘생계형’ 강도단이 사각시간대를 이용,강도 행각을 벌인 뒤 사막으로 달아나기가 일쑤여서 범죄 예방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 현지공관은 따라서 승용차편으로 요르단 암만과 바그다드를 오갈 경우 가급적 동틀 무렵 출발해 해가 지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토록 하고,현금을 포함한 금품은 분산해 보관하는 한편 강도와 마주해서는 절대 얼굴을 쳐다보지 말 것을 당부하고 있다. 그리고 강도 피해를 당한 후에는 반드시 공관에 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요르단을 거쳐 육로로 이라크를 오가는 한국인 대부분이 현지공관에 출입 신고를 하지 않고 있어 주의사항 전달마저 어려운 형편이다.˝
  • 외신이 전하는 모술/“모술, 바그다드 다음 위험지대”

    이라크의 안전,치안문제에 대해 외신들은 여전히 악화일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더욱이 한국군 파병 후보지로 거론되는 모술은 바그다드 다음으로 위험한 지역으로 꼽히고 있으며 미군들이 시가지 순찰 도중 수시로 공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보고서 “모술은 위험지대” 최근 공개된 유엔 이라크안보사무국 보고서는 모술을 위험지대로 기술하고 있다.인도주의정보센터(HIC)의 홈페이지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9월 한 달 동안 모술에서 발생한 각종 사건·사고는 34건에 달한다.연합군에 대한 이라크 무장세력의 공격과 총기사고가 평균적으로 하루 1건 이상 발생한 셈이다.티크리트와 바스라 등 주요도시에서 같은 기간 동안 각각 10건과 3건의 사건이 발생한 것과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로 모술이 위험지대임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모술을 ‘심각한 안전상의 우려’가 있는 곳으로 설명했다.바그다드 북부 발라드 지역에서부터 티크리트,바이지,키르쿠크 등을 거쳐 모술까지 연합군에 대한 공격이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리고 여행자들에게 바그다드,모술,키르쿠크를 거점으로 하는 삼각지대로의 여행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무장세력의 연합군 공격에 대한 우려는 앞서 발표된 연합군 안보 보고서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USA투데이가 지난 3일 연합군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지난 수개월동안 이라크 전역에서 이라크 게릴라들의 공격이 계속 증가해 연합군은 하루 평균 17건의 습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연합사령부는 2일 미군 사망자가 매주 3∼6명꼴로 발생하며 부상자는 40명씩 속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USA투데이가 8월 17일부터 9월28일까지 558건의 공격 상황을 분석한 결과도 주목된다.폭력사태가 바그다드에서 북부로 확대돼 게릴라들의 공격이 더 이상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종전 직후에는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한 ‘수니 삼각지’가 가장 위험했지만 이제는 사담 후세인 정권에 반대했던 쿠르드족이 다수인 북부지역에서도 연합군에 대한 공격이 활발하다는 분석이다. ●시위·폭력사태 증가 치안상황도 낙관적이지 못하다.체불과실업에 항의하는 시위가 모술에서도 벌어지고 있고 크고 작은 폭력사태도 연일 계속되고 있다.지난 1일 경제악화에 불만을 품은 이라크인들이 모술 시청 앞에 모여 반미구호를 외치고 돌을 던지자 현지 경찰은 총기를 발사해 시위대를 무력진압했다.지난달 24일에는 모술 시내 한 극장에서 수류탄 폭발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극장에서는 후세인 정권이 엄격히 금지했던 포르노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으며 40여명이 관람중이었다.폭발로 이라크인 3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을 당했다.또 22일에는 모술 경찰서 앞에서 차량폭발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치안부재 상황은 민심이 이반됐기 때문이다.후세인 측근세력을 붙잡기 위해 미군은 현지인들의 정보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정보가 거짓으로 드러나고 있다.오히려 이라크 국민들은 “미군이 신고하지 않으며 죽이겠다고 해 무서웠다.”며 미군에 대한 두려움과 적개심을 드러내고 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씨줄날줄] 몰카 부메랑

    요즘 유명 호텔 야외 수영장에 비상이 걸렸다고 한다.선탠으로 갈색 피부를 가꾸려는 미녀 고객을 호시탐탐 노리는 몰래 카메라(몰카)로부터 보호하지 못했다간 올여름 낭패를 볼 것이기 때문이다.몰래 찍은 뒷모습 사진 한 장이라도 인터넷에 오르내렸다가는 회복할 수 없는 결정타를 입는다.문제는 비방이 없다는 데 있다.휴대전화하면서 눌러 대면 은밀한 장면을 감쪽같이 찍을 수 있다.폰카라 불리는 고성능 카메라가 내장된 휴대전화가 야속할 뿐이다. 몰카가 바람을 일으킨 것은 1992년일 게다.TV 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이 다른 사람의 가식없는 모습을 영상에 담은 몰래 카메라 코너로 인기몰이를 했다.거짓과 위선으로 은폐한 세상의 치부를 공개하는 무기가 됐다.말이나 글로 할 수 없는 사이비 종교 집단 행태며 어린이 학대 실상을 낱낱이 들춰냈다.탐욕에 눈이 멀었거나 눈앞의 향응에 빠져든 그들을 고발하는 데 몰카는 한껏 위력을 보여 주었다.바늘 하나 들어갈 틈만 있으면 몰카가 장착될 수 있다니 디지털 문명이 대단하기는 대단하다. 요즘 세계는 총기 사고에 전전긍긍하고 있다.지구촌에서는 1분에 1명이 총에 맞아 쓰러진다.화승총이라고 휴대할 수 있는 총이 모양을 갖춘 때는 1450년쯤이다.총의 효용성은 대단했다.사냥에 요긴하게 쓰였다.괴한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유용한 수단이었다.완력이 세지 않더라도 방아쇠만 당기면 자기 주장을 관철시킬 수 있었다.휴대용 총은 인류의 3대 발명품이라는 화약 문명의 총아였다.그런데 몇백년이 지나면서 그 총이 사람을 죽이고 있다. 문명의 이기는 효용성에 합당한 윤리적 성숙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파멸의 부메랑이 된다.우리는 폰카의 몰카 공포에 당황하고 있다.옷을 뚫고 속살을 찍어 대는 투시형 무비 캠의 공포를 추스르기도 전에 폰카가 들이닥쳤다.지하철,백화점 에스컬레이터,목욕탕 심지어 안방마저도 몰카의 안전지대가 아니다.한 청와대 비서관은 일거수일투족을 촬영한 몰카에 사표를 던지고 말았다.옛날에 총이 그랬듯 아직은 몰카가 순기능도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정신을 황폐화시키는 총알을 쏟아 낼지 모른다.이쯤에서 디지털 윤리를 한번생각해 볼 일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청계천 총기유통 실태르포 / “권총1정 5000만원 내라”

    “요즘은 총기 단속이 심해 웃돈을 많이 줘야 합니다.” 30일 오후 서울 청계천 8가 인근 ‘도깨비시장’의 군용품 상인 A씨는 권총 한자루 값으로 5000만원을 기자에게 요구했다. 전날 대구에서 붙잡힌 총기강도사건 용의자 김모(38)씨가 “권총 등 각종 무기류를 청계천에서 구입했다.”고 진술한 것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갖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김씨의 진술 직후 급히 단속에 나선 경찰은 “실제로 총기가 유통되고 있지 않다.”며 단순 첩보나 뜬소문에 불과하다고 항변했다. ●단속심해 도피비용까지 요구 불법무기거래나 청계천 사정에 밝은 한 사람의 소개로 총기 판매를 중개한다는 30대의 A씨와 만났다.권총을 구하고 싶다고 하자 그는 “요즘은 단속이 심해졌기 때문에 신분이 노출될 때를 대비,도피비용까지 합쳐 5000만원은 줘야 구할 수 있다.”면서 “부산쪽에 연락해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겠다.”고 어디론지 전화를 걸었다. 잠시 뒤 A씨는 “지금 부산쪽 중개인에게 말을 해 놓았으니 돌아가서 연락을 기다리라.”고 말했다. 주변 군용품 상인 등에 따르면 총기는 주로 러시아에서 수십개의 부품으로 분해된 뒤 각종 기계 부품 사이에 섞여 부산 감천항이나 북항을 통해 반입된다.몰래 들여온 부품은 다시 조립돼 국내 러시아 마피아나 중간 무기 도매상으로 넘어간 뒤 폭력조직 등으로 은밀히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졌다.선원이 총기를 몰래 빼돌려 항구 주변에서 파는 경우에는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청계천 8가 주변에서 만난 또다른 상인 B씨는 “청계천 무기 도매업자들은 부산쪽 무기 도매상이나 러시아 마피아와 연계돼 무기를 서울 지역으로 유통시킨다.”면서 “이들은 대부분 조폭 출신이거나 조폭들이 고용한 사람들로 철저한 점조직으로 움직인다.”고 귀띔했다.특히 이들은 재래시장에서 잡화 노점을 하며 불법 무기류를 은밀히 유통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계천 총기판매는 50년대에나 가능” 경찰은 청계천 일대가 불법 총기판매의 ‘온상’이라는 지적에 대해 “그럴 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관할 성동경찰서는 30일 이틀째 수사관 20여명을 동원,대대적으로 청계천 8가 일대 중고 군용품 상점을 돌며 탐문수사를 벌였다. 성동서 관계자는 “도깨비시장 노점상들을 대상으로 총포·도검·화약류 불법 판매 여부를 탐문·수색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면서 “청계천에서 총기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는 말은 50년대에나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경찰 관계자는 “총을 사고 판다는 첩보를 입수하고도 수사비와 인력이 모자라 적발해 내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면서 “지금의 단속 시스템으로는 암암리에 움직이는 총기 판매 조직을 적발해 내기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영표 이세영 기자 tomcat@
  • [열린세상] 군인·가족 인권확보 돼야

    육군 사병이 부대 내 성추행을 비관하다 자살한 사건이 최근 발생한 데 이어 대대장인 현역 중령의 상습적인 부하 사병 성추행,영관급 군의관의 간호장교 성추행 등 군대 내의 성범죄가 위험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군부대 성추행이 보도되자 군대 내에 성폭력진상위원회를 만들어 성범죄 유발요인과 취약한 부대환경 등을 정밀 조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더 나아가 단순한 엄포형 지시나 진상위원회 같은 대외홍보성 대책보다는 지속적으로 피해자의 신고를 접수·해결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또 올해 초 주한 미2사단 군사법원이 카투사를 성폭행한 미군에게 징역 30년의 중형을 선고한 예를 들면서 성폭력에 대한 엄벌주의도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군대라는 특수사회에만 책임을 물을 것이 아니라 성적으로 문란한 현 세태가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러한 주장들은 모두 일리가 있으나 군대의 성폭력문제 등을 본질적으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군대 내에는 또 성폭력 사건만 있는 것이 아니다.폭력에 의한 사망 은폐사건도 있고 군대사회의 특수성으로 인한 우울증·과음·약물중독·총기사고·자살 등 많은 문제들이 있다.이러한 문제는 일반 사회에서도 볼 수 있는 보편적인 문제이지만 군대라는 특수한 상황에서는 더욱 심각하다.지금까지는 일반적인 사회와는 다른 군의 특수 문화와 규범을 인정하면서 스트레스 유발 요인과 함께 군인과 그 가족이 겪는 정신건강상의 문제를 간과하여왔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정보공유에 따른 인권의식 증대와 행정의 투명성 확대는 군 사회를 인권과 복지의 치외법권지역으로 남겨두지 않고 있다.그동안 무관심하거나 은폐되어 왔던 많은 문제들이 사회에 노출될 것이다.그러므로 이번 기회에 성폭력문제만이 아니라 군대가 안고 있는 문제,특히 정신건강상의 문제와 군인과 군인가족의 복지를 저해하는 문제들을 원천적으로 예방하고 포괄적으로 지원하는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국가가 지향하는 ‘강하고 건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군인과 군인가족의 인권과 복지가 확보되어야 하며,이를 포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가 요구된다. 이러한 방안의 하나로 군사회복지사 제도를 제안한다.군사회복지사들은 군인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성폭력행위등의 교정·교화사업뿐만 아니라 그들의 정신건강상의 치료와 군사회의 적응,약물남용 예방과 치료,가족문제 지원 등의 역할을 한다. 군사회복지사는 군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군인과 군인가족의 삶의 질과 복지 향상을 위해 전문적인 역할을 해왔다.미국에서는 이미 남북전쟁시 링컨 대통령에 의해 군인의 복지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건강위원회를 두었고,1900년대에는 군인 구호협회를 만들었다.그러다가 1943년에 육군에서 ‘정신보건 사회사업에 관한 사업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군사회복지사 제도가 공식적으로 승인받게 되었다.1980년대 이후에는 군사회복지사의 수적인 확대뿐만이 아니라 군인가족 지원센터와 같은 서비스 시설을 세워서 군인 가족생활을 지원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군사회복지라는 제도를 신설하고 군대라는 특수사회에 적용 가능한 실천기술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우리나라에서는 군사회복지사제도를 1966년에 실험적으로 시행한 적이 있다.당시 사회복지학 전공 ROTC 장교들을 군사회복지사로 근무하게 하였다.그들은 정훈장교로 분류되어 활동하였으나 지원체계가 미흡하여 큰 성과를 보지 못하였다.앞으로 군사회복지사 제도가 만들어질 경우 사회복지전공 ROTC 장교들을 활용하거나 군에서 선발한 장병들을 군사회복지사로 양성할 수도 있다.이처럼 제도화된 창구가 있어야 근원적으로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군사회복지 관련 제도는 군대 내의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자연재해나 재난 구조 등 사회기여활동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군대 성폭력 등의 문제가 터질 때마다 사후에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문제해결의 근본적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강하고 건강한 군대를 만드는 첩경이다. 김 성 이 이화여대 교수 사회복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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