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총기 사고
    2025-10-2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03
  • 총기사고 단골 ‘AR15’ 소총

    총기사고 단골 ‘AR15’ 소총

    미국 올랜도 총기 테러 용의자 오마르 마틴(29)이 사용한 무기가 AR15 반자동 소총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AR15는 최근 몇 년간 미국 대형 총기사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무기로, 원래 사냥용이지만 불법 개조를 통해 미국에서 ‘대량살상무기’로 악명을 떨치고 있어서다. AR15는 1958년 미국의 총기업체 아말라이트에서 군용 소총인 M16의 민간용으로 개발한 것이다. 1963년부터 정식 군용 소총이 된 M16과 달리 AR15는 여러 회사에서 조금씩 변형된 버전으로 생산됐다. 무게가 3.63㎏으로 비교적 가벼우면서 반동이 적다는 특성 때문에 미국에서는 사냥용으로 인기가 높다. 기본은 단발형이지만 손쉽게 연발 사격이 가능하도록 개조할 수 있으며 30발 이상 대용량 탄창도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은 법으로 반자동만으로 사용하도록 규제하고 있지만 불법 개조가 만연한 상황이다. 정확한 판매량을 알 수 없는 것도 문제다. 미국에서만 400만정 이상이 팔린 것으로 알려졌지만 불법 거래량도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올랜도 테러범이 사용한 소총이 연발 사격이 가능하도록 개조됐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지난해 12월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에서 발생한 총기사고 테러범들도 AR15를 사용했으며, 2012년 7월 콜로라도주 오로라 총기사고와 같은 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 총기사고 범인들도 모두 AR15로 대량 살상을 일으켰다. 이러다 보니 AR15는 총기 규제를 둘러싼 상징적인 기종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의회 내에서 강경한 총기 규제론자인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의회가 그동안 침묵했기 때문에 이번 총기사고를 공모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로버트 케이시 상원의원도 “증오범죄와 관련된 전력이 있는 사람의 총기 소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2년 총기 사고 피해자들은 분당 30발을 쏠 수 있는 AR15가 일반에 판매해서는 안 되는 전투용 무기라며 제조사를 상대로 책임을 묻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총기 옹호론자들은 이 소총이 사냥용이고 다른 사냥용 소총에 비해 화력도 약한 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끊이지 않는 경찰관 총상 사망사고, 파출소 근무 경찰관 숨진 채 발견

    끊이지 않는 경찰관 총상 사망사고, 파출소 근무 경찰관 숨진 채 발견

    경기 안산의 한 파출소에서 근무 중이던 경찰관이 머리에 총을 맞아 숨진 채 발견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3일 경기 안산상록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쯤 안산시 상록구 반월파출소 뒤편 주차장에서 이 파출소 소속 A(42) 경사가 머리 부위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가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시신 발견 당시 A경사 주변에는 그가 평소 소지하고 다니던 3.8구경 권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탄피는 현장에서 약 12m 떨어진 곳에서 나왔고, 총기에는 장전한 5발 중 4발이 남아 있었다. 당일 야간 근무조(전날 오후 6시∼이날 오전 7시)였던 A경사는 순찰을 마치고 전날 오후 11시 45분께 파출소로 복귀했다. 그런데 약 10분 뒤에 파출소 주차장에서 총소리를 들은 동료 직원들이 주차장으로 달려나갔고, 바닥에 피를 흘리고 쓰러져 있는 A경사를 발견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주차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는 없지만, 경찰은 당시 현장에 다른 사람이 없었던 점, A경사 손에 화약 반응이 나온 점 등을 감안해 A경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경사는 평소 관리대상도 아니었고 동료와 불화도 없었다”면서 “그동안 성실하게 근무해왔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총기에는 첫발이 공포탄으로 장전돼 있지만, 실탄이 먼저 발사되도록 조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경사의 시신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이송해 부검를 의뢰한 한편, 최근 A경사가 개인적인 고민이 있었다는 동료들의 진술을 토대로 자살 동기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최근 경찰 내에서는 경찰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오후 5시 45분쯤 경기 용신시의 한 아파트에서 경기 광주경찰서 소속 B(42) 경사가 상관으로부터 육체적·정신적 학대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투신했다. 지난 3월 22일 낮 12시 35분쯤에는 서울 동대문경찰서 소속 휘경파출소 2층 숙직실에서 C(47) 경위가 권총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한민구 국방 “실전적 훈련으로 강한 예비군 육성하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27일 실전적인 훈련으로 유사시 전투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강한 예비군을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장관은 이날 경기도 남양주 금곡 통합예비군훈련장을 찾아 “과학화된 훈련체계를 최대한 활용한 실전적이고 성과 위주의 예비군훈련을 통해 유사시 역할 수행이 가능한 예비전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한 장관은 “최적화된 예비군 훈련체계 개선과 예비군 정예화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지난해 예비군 총기사고 이후 정립한 각종 안전문화 정착과 급식·교통·편의시설 등 예비군의 불편사항 해소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해 5월 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훈련장에서는 예비군 1명이 사격훈련 중 동료 예비군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으로 예비군 3명이 숨졌다. 이후 국방부는 사격훈련장에서 예비군 1명당 조교 1명을 배치하는 등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훈련장 현대화를 목표로 시설·장비의 과학화 노력을 기울였다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한 장관의 예비군훈련장 방문은 지난 1년 동안 진행된 예비군훈련장 개선 성과를 직접 확인하고 훈련 중인 예비군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방사선기기 산업의 어벤저스를 기대하며/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

    [In&Out] 방사선기기 산업의 어벤저스를 기대하며/김종경 한국원자력연구원장

    슈퍼 히어로가 등장하는 ‘어벤저스’ 열풍이 올해도 뜨겁다. 세계 영화팬들의 눈을 사로잡은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는 우리에게 익숙한 어벤저스인 아이언맨을 비롯해 개미처럼 작아질 수 있는 앤트맨, 염력을 사용하는 스칼릿 위치, 물체의 밀도를 자유자재로 조절하는 비전 등 다양한 영웅이 등장한다. 수많은 대내외 위협 속에서도 인류를 보호하는 어벤저스의 놀라운 능력은 관객을 사로잡고 열광케 한다. 사실 어벤저스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방사선을 이용해 투시와 같은 초능력을 사용하고 있다. 방사선은 에너지가 강하기 때문에 빛이 통과하지 못하는 곳까지 뚫고 들어갈 수 있다. 이 성질을 의료 분야에 접목한 것이 엑스선 검사와 CT 검사로 우리 몸 내부의 상태를 촬영해 정확한 진단 및 치료를 가능케 한다. 또 몸속에 방사성의약품을 주사해 방출되는 방사선을 확인함으로써 질병을 검사하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CT)은 암의 영상 진단 방법 중 가장 정확한 첨단 검사 방법이다. 산업 분야에서는 방사선 비파괴 검사를 이용해 비행기 엔진이나 선박 부품 내부의 균열과 결함을 파악한다. 이를 통해 장비 고장으로 인한 사고의 위험성은 낮추고 승객의 안전은 더욱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항만에서 마약과 총기류 등의 밀수품을 탐지하는 컨테이너 검색기도 방사선 비파괴 검사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수출입 물품을 효율적으로 감시·관리하는 데 필수적인 장비다. 방사선 기술이 의료, 산업,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음에도 국내 방사선기기 산업은 미국 등 해외 선진국에 비해 열악한 상황이다. 세계 방사선기기 시장 규모가 7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1조원을 넘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원천기술과 산업체 역량 부족 등의 이유로 국내에서는 대부분의 기기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방사선기기의 국산화에 성공하면 전량 수입하고 있는 대당 수십억원의 방사선치료기, 핵의학의료영상기기, 보안 검색 장치의 수입 대체와 무역역조 해소가 가능해지고, 핵심 부품의 국산화에 따른 의료비 경감 및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다. 방사선기기는 소량 다품종의 산업 구조로 숙련도에 따라 성능과 특성 차이가 큰 만큼 전문 인력의 확대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과 중소·중견 기업 성장을 촉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 첨단방사선연구소는 올해 하반기에 방사선 발생 및 계측 시험시설, 성능 평가시설 등을 갖춘 ‘방사선기기 팹센터’를 준공한다. 팹센터는 원천기술 개발뿐 아니라 산업체 기술 지원 및 산학연이 참여하는 이용자 협의체를 활성화함으로써 방사선 원천 기술부터 실용화까지 통합, 연계할 수 있을 것이다. 미래에는 초고령 사회 진입이 가속화되는 등 지속적인 사회 변화가 예상된다. 의료·복지 분야의 방사선 진단 및 치료 기기를 비롯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방사선기기 수요의 증가는 필연적이다. 정부는 2013년 말 국내 방사선 기술 등 비발전 분야 강화를 위한 ‘원자력 창조경제 실천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방사선융합기술을 통한 신산업 창출과 한국형 강소 방사선기기 기업 육성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앞으로도 정부의 장기적인 투자는 지속돼야 한다. 우리나라는 수준 높은 과학기술과 경쟁력 있는 기업, 그리고 다양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다. 방사선기기 산업 분야의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이다. 어벤저스가 슈퍼 히어로가 한데 모여 협력할 때 진정한 힘을 발휘하듯 방사선기기 분야에서도 서로 다른 주인공이 한뜻으로 뭉쳤을 때 놀라운 성과를 발휘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방사선기기에 대한 정부의 지원과 국민의 관심, 산학연 간 협력이 더욱 확대될 필요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방사선기기 산업 분야의 어벤저스로 탄생하게 될 것이다.
  • “운전중 휴대폰 사용하셨네요” 감지기술 개발

    “운전중 휴대폰 사용하셨네요” 감지기술 개발

    조만간 미국에서는 경찰이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여부를 감지하는 기술 ‘텍스털라이저’(Textalyzer)의 도입을 제안하고 있는 미국 뉴욕주의 테런스 머피 상원의원이 운전자에게 휴대전화 사용 여부에 따른 교통사고의 책임을 묻는 법안을 제출했다고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될 텍스털라이저를 통해 휴대전화 사용 여부를 경찰에게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머피 상원의원은 설명했습니다. 이때 경찰은 휴대전화가 언제 사용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통화와 전화번호, 사진 등 정보는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제출된 법안에 따르면, 사고를 낸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건네주지 않으면 운전면허가 취소됩니다. 또한 운전자가 휴대전화의 제시를 거부한 경우에는 경찰이 수색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일에 필요한 기술 텍스털라이저는 이스라엘 보안업체 셀레브라이트(Cellebrite)가 개발했습니다. 이 업체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버나디노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소유하고 있던 아이폰5c의 잠금 해제를 둘러싸고 미국연방수사국(FBI)에 협력한 기업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 법안은 운전자를 사고로부터 보호하고 휴대전화에 정신을 팔려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책정됐습니다. 머피 상원의원은 DORCs(Distracted Operators Risk Casualties)라는 이름의 단체와 함께 이번 법안을 책정했습니다. 이 단체는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처럼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운전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용하는 장치는 무엇이든지 간에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므로 기능이 제한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수정헌법 제4조가 보장하는 권리인 불합리한 압수와 수색에 대해 신체·주거·서류·재산의 안전을 확보하는 국민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진=셀레브라이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이일우의 밀리터리talk] 미군 특훈 받는 육사생도…한국군의 미래는?

    미국 뉴욕주 웨스트포인트에 있는 미국 육군사관학교는 매년 4월 초가 되면 미국 내 다른 사관학교나 ROTC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사관생도들로 북적댄다. 이들은 이틀간 실전과 같은 다양한 상황을 부여 받고 이 상황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며 어느 나라의 어떤 사관학교가 세계 최고인지 치열한 승부를 벌인다. 바로 5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샌드허스트 대회(International Sandhurst Competition)이다. 일반인들이 듣기에 생소한 이 대회에 지난 2013년부터 참가했던 우리나라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대회 참가 두 번 만에 중상위권 성적까지 무섭게 치고 올라오며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올랐다는 소식이다. 정말일까? 2013년 첫 대회 참가 성적 ... 58개 팀 중 52위 샌드허스트 대회는 원래 국제대회가 아니었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67년, 미 육사에 파견 근무 중이던 영국 육군 장교의 제안으로 미 육사 생도들의 체력과 소부대 전투기술을 평가하기 위한 경연대회로 시작된 것이 바로 샌드허스트 대회였다. 대회의 이름이 미 육사의 별칭인 웨스트포인트(West point)가 아니라 영국 육군사관학교를 의미하는 샌드허스트(Sandhurst)인 것은 처음 이 대회를 제안한 영국 육군 장교가 대회 우승 상품으로 내걸었던 것이 영국육군 장교용 군도(Officer's Sword)였기 때문이다. 이 대회는 미 해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 그리고 각 대학의 ROTC가 참가하기 시작하면서 규모가 커졌고, 1994년에는 외국의 사관생도들의 참가가 허용되면서 지금과 같은 ‘사관생도 올림픽’이 되었다. 매년 10여개 국가에서 1000여 명의 생도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는 실전에서 필요한 다양한 기량들을 평가한다. 9명으로 1개 분대를 구성(여성 생도 1명 포함 필수)해 실시되는 평가 항목은 개인화기와 공용화기 등 사격술과 체력, 수류탄 투척, 응급처치 및 부상자 수송, 전술통신과 화력지원요청, 군용차량 조작과 같은 전투 기술부터 교전 중 발생할 수 있는 국제법적 문제에 대한 해결 능력 등 대단히 광범위하다. 평가는 개개인에게 대단히 높은 수준의 체력과 숙련된 전투기술을 요구하며, 특히 팀 단위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고도의 팀워크도 필수다. 주최 측인 미 육사는 연평균 30개 팀을, 미 해사와 공사, 해안경비대 사관학교와 ROTC는 연평균 20여 개 팀을 참가시킨다. 해외팀으로는 우리나라와 함께 영국, 캐나다, 칠레, 중국, 멕시코, 독일, 라트비아, 오스트레일리아, 터키, 일본 등 11개 팀이 참가했다. 1994년 해외 생도들이 참가한 이후 우승은 앵글로색슨의 독무대였다. 매년 2개 팀을 출전시키는 영국 육군사관학교가 무려 16차례나 우승하며 세계 최강을 자부하고 있고, 그 뒤를 미국 육군사관학교, 호주, 캐나다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이 뒤쫓고 있다. 우리나라의 육사는 지난 2013년부터 이 대회에 참가했다. 첫 대회 참가 성적은 58개 팀 가운데 52위. 육사는 국내 최고의 엘리트 장교 양성 기관임을 자부했지만 미국장교와 교리 군사 영어로 진행 되는 대회 특성상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돌아 왔다. 생도들의 절치부심(切齒腐心) 2013년 첫 대회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 육사는 즉각 원인 분석에 나섰다. 학교에서는 미군 교리와 장비로 진행되는 대회 특성상 생도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두 가지 해결책을 내놓았다. 첫째는 육사 자체에서 화랑전투기술경연대회를 정기적으로 개최, 생도들의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 극대화를 꾀하는 방안이었다. 샌드허스트 대회가 첫 시작은 사관생도들의 전기전술 향상을 위한 내부 경연대회였던 것처럼 육사도 이러한 경연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생도들의 승부욕을 자극, 개인 전투기술과 팀워크의 극대화를 꾀하려 했던 것이다. 둘째로 미군과의 교육훈련 협력이었다. 첫 대회의 저조한 성적 원인이 언어적 장벽, 정확히는 군사영어로 진행되는 대회에서의 의사 전달이 어려웠다는 점과 손에 익지 않은 미군 총기와 장비를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이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에 있었다고 지적된 만큼,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혈맹인 미군과 손을 잡은 것이다. 학교 측이 내놓은 이 같은 대안에 생도들도 적극 호응했다. 생도들은 일과 이후 개인 시간과 휴일을 쪼개 체력과 개인 전투기술, 그리고 군사영어 능력 향상을 위한 자율학습을 자처했고, 이를 화랑전술경연대회에서 유감없이 발휘하며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이 대회를 통해 선발된 각 분야의 우수자들은 대회 직전 3~5일 가량 주한미군 부대를 오가며 군사영어와 미군장비에 대한 특훈을 받았다. 한 해 동안 절치부심한 육사는 2015년 대회에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다. 결과는 12위. 주최국인 미국과 전통적 강자인 영국 등 영미권 국가들을 제외하면 해외 참가국 가운데는 최상위권 성적이었다. 육사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생도 교육훈련 시스템을 더욱 다듬고, 미군 교리와 장비 등에 대한 교육훈련과 자체 교리발전을 강화하기 위해 주한미2사단과 교육훈련 분야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 대회에는 주한미군 장교들 가운데 웨스트포인트 출신으로 샌드허스트 대회 참가 경험이 있는 장교를 멘토로 선발, 대회 참가팀으로 선발된 생도들을 동두천에 있는 캠프 케이시(Camp Casey)로 보내 미군 전술과 장비에 대한 특별훈련을 받도록 했고, 그 결과 올해 육사팀은 샌드허스트대회에서 종합 13위, 실버 메달 클래스(Silver Standard Patches)에서 1위를 하고 돌아왔다. 세계 최정상급 사관생도들의 경연장에서 불과 세 차례 참가 만에 얻어낸 결과였다. 軍 변화를 위해서는 국민 의식 바뀌어야 각국이 샌드허스트 대회에 생도팀을 파견하는 것은 생도들 간의 경쟁을 통해 생도들 개개인의 성취욕을 자극, 체력과 전술적 기량을 향상시키고, 각국의 각기 다른 전술과 최신 전훈(戰訓)을 교류하여 자신들의 전술과 교리 발전을 꾀하기 위함이다. 육사 역시 생도들의 성취욕을 자극하고, 해외 생도들 간의 교류를 통해 사관생도들의 질적 수준을 더욱 끌어올리기 위해 이 대회 참가를 결정했을 것이다. 첫 대회에서는 저조한 성적을 냈지만, 오히려 이것이 육사 생도들의 자존심을 자극하고 절치부심하게 하는 계기가 되어 불과 2년 뒤 육사는 대회에서 정상급 기량을 보여주며 상위 성적에 랭크되기 시작했다. 고대 중국 은나라를 세운 탕왕(湯王)은 자신을 경계하기 위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을 세숫대야에 새겨놓고 매일 마음가짐을 새로이 했다고 한다. 매일 발전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하라는 것이다. 기술 발전이 빠른 만큼 현대전 환경은 하루가 다르게 나날이 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변화하면 전장에서 승리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면 도태된다. 육사는 일신우일신했다. 샌드허스트 대회 첫 참가에서 거둔 저조한 성적에 낙담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하여 변화를 모색했다. 불과 3년 만에 두 차례나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교육훈련 시스템을 크게 강화함으로써 전체 생도들의 질적 향상도 달성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혁신지향적 사고는 우리 군 전체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 미군은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다양한 유형의 전장 환경에서 가장 다양한 형태의 전투를 경험해 본 실전경험이 가장 풍부한 군대다. 그만큼 배울 것이 많다. 육사는 미국의 생도 경연대회를 벤치마킹하고, 이를 한국화시켜 단기간 내에 사관생도들의 질적 향상을 이끌어냈지만, 매년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고 있는 야전부대에서는 육사와 같이 빠른 속도로 교리발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장교 양성기관인 육사와 달리 현실적으로 발목을 잡는 요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한미연합훈련을 하다 보면 미군은 한국군의 안전통제와 관련한 불만을 종종 제기한다. 공포탄 사격훈련을 할 때조차 탄피회수에 매달리고, 전차와 장갑차 등은 훈련장 내에서조차 밀폐조종(조종수가 해치를 닫고 전차 내부에서 조종하는 것)을 꺼리며, 기상이 조금만 악화되면 비행 훈련을 취소하는 등 답답할 정도로 안전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전부대도 야전부대 나름의 사정이 있다. 훈련 중 작은 안전사고가 터져도 벌떼처럼 몰려들어 비난하는 언론과 여론을 감당하기 어렵고, 소위 ‘헬리콥터맘’이라 해서 군대에 보낸 자식의 일거수일투족을 확인하는 일부 부모들이 훈련 중 생긴 물집이나 부상에 대해 국방부나 상급부대에 민원을 제기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국제적 수준에서 육사 생도들이 세계 정상급 기량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은 변화에 맞춰 절치부심하며 일신우일신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한국군이 ‘행정군대’나 ‘전시용 군대’와 같은 오명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변화해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안전을 실전적 교육훈련보다 절대 상위의 명제로 인식하고 있는 군의 사고 변화도 필요하지만, 군을 ‘안전’이라는 틀에 가둬놓고 변화와 개혁에 족쇄를 채우고 있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가 먼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일우 군사전문통신원(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FBI 협력기업, ‘운전중 휴대폰 사용’ 감지기술 개발

    FBI 협력기업, ‘운전중 휴대폰 사용’ 감지기술 개발

    조만간 미국에서는 경찰이 교통사고를 낸 운전자의 휴대전화를 분석해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었는지를 확인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여부를 감지하는 기술 ‘텍스털라이저’(Textalyzer)의 도입을 제안하고 있는 미국 뉴욕주의 테런스 머피 상원의원이 운전자에게 휴대전화 사용 여부에 따른 교통사고의 책임을 묻는 법안을 제출했다고 외신들이 최근 보도했다. 사고를 낸 운전자는 의무적으로 사용하게 될 텍스털라이저를 통해 휴대전화 사용 여부를 경찰에게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머피 상원의원은 설명했다. 이때 경찰은 휴대전화가 언제 사용됐는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통화와 전화번호, 사진 등 정보는 볼 수 없다는 것. 제출된 법안에 따르면, 사고를 낸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건네주지 않으면 운전면허가 취소된다. 또한 운전자가 휴대전화의 제시를 거부한 경우에는 경찰이 수색영장을 발부받을 수 있다. 이런 일에 필요한 기술 텍스털라이저는 이스라엘 보안업체 셀레브라이트(Cellebrite)가 개발했다. 이 업체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샌버나디노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가 소유하고 있던 아이폰5c의 잠금 해제를 둘러싸고 미국연방수사국(FBI)에 협력한 기업으로 알려졌다. 이번 법안은 운전자를 사고로부터 보호하고 휴대전화에 정신을 팔려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책정됐다. 머피 상원의원은 DORCs(Distracted Operators Risk Casualties)라는 이름의 단체와 함께 이번 법안을 책정했다. 이 단체는 음주운전을 하는 운전자처럼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운전자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사용하는 장치는 무엇이든지 간에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므로 기능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수정헌법 제4조가 보장하는 권리인 불합리한 압수와 수색에 대해 신체·주거·서류·재산의 안전을 확보하는 국민의 권리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사진=셀레브라이트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태양의후예…특수부대 대접 좀 해주시지 말입니다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태양의후예…특수부대 대접 좀 해주시지 말입니다

    특전사 파병부대 장교와 해외 의료봉사단의 여의사가 만나 사랑에 빠진다는 독특한 스토리로 연일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시청자, 특히 여성 시청자들을 브라운관 앞에 붙잡아 놓으며 이른바 ‘태후 신드롬’을 이끌어 가고 있는 일등공신은 역시 주인공인 ‘유시진 대위(송중기 분)’다. 유시진 대위는 훤칠한 키와 외모, 다부진 근육, 그리고 육사 출신의 엘리트 특수부대 팀장이라는 설정으로 등장한다. 유 대위는 시내에 데이트 나왔다가 헬기를 타고 부대로 복귀하는가 하면, 시종일관 폼 나는 군복과 장비를 착용하고 나오며,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면 별 세 개인 특전사령관의 명령도 무시하고 무전기까지 꺼버리는 패기를 보여주며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러한 패기와 호연지기(浩然之氣)는 ‘상남자’ 특수부대 대원이라면 당연히 갖춰야 할 것이겠지만, 실제 특전사는 이러한 호연지기는 고사하고 온갖 규정과 규제에 묶여 점차 야성을 잃어가며 ‘보이스카우트’ 대접을 받고 있다면 과연 믿을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사제 장비는 쓰지 말라“ 9.11 테러 이후 세계 각지에서 테러와의 전쟁이 시작되면서 각국은 대테러 작전 수행을 위한 특수부대 강화에 많은 예산을 투자하고 있으며, 최근 IS 테러리즘이 세계 각지에서 창궐하며 대테러 특수부대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특수부대원 개개인의 초인적인 정신력이 특수부대의 전투력을 가늠하는 척도였다면, 군사과학기술이 무서운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의 특수전은 속된 말로 ‘장비빨’이 얼마나 받쳐 주느냐에 따라 특수작전의 성패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장비의 수준이 특수부대의 전력 수준을 평가하는데 있어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다. 문제는 ‘안 되면 되게 하라’ 정신으로 정신력에서만큼은 세계적으로도 탑클래스로 평가받던 대한민국 특전사가 ‘장비빨’에 밀려 점차 전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특전사 훈련 사진과 다른 선진국들의 특수부대 훈련 사진을 유심히 들여다보면 군대나 무기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도 쉽게 찾아낼 수 있는 차이점이 하나 있다. 바로 장비다. 다른 나라의 특수부대, 특히 특수전 분야에서 독보적인 국가로 평가받는 미국의 특수부대를 잘 살펴보면 대원 개개인의 총기나 헬멧, 조끼, 심지어 전투복까지 다른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미군 델타포스(Delta force)나 네이비씰(Navy SEAL) 대원들은 같은 팀이라도 사용하고 있는 총기가 모두 제각각인데, 미군 제식소총인 M4 카빈을 비롯해 독일과 벨기에서 특별히 주문한 HK416이나 SCAR, 심지어 러시아제 AK-47을 개조한 총기를 쓰는 대원들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M4 카빈의 경우 대원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총열, 개머리판, 조준장비, 탄창, 심지어 몸통까지 커스텀해서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복장이나 보호장구, 군장도 마찬가지다. 전술조끼나 방탄복도 본인의 취향에 맞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고, 보급품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별도로 사제 장비를 구입해 쓰거나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할 수도 있으며, 보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장비를 구할 수 없는 경우 직접 해외에서 제품을 구해 장병에게 전달해주는 비영리 민간단체(Troops Direct)까지 있다. 그렇다보니 미군 특수부대원 1명이 몸에 두르고 있는 장비의 가격을 뽑아보면 준대형 세단 한 대 가격을 가볍게 웃도는 경우가 많다. 개개인에 맞게 환골탈태 수준으로 개조한 소총과 권총에 1000만~1500만원 이상, 최신 방탄복과 헬멧, 피복류에 300~500만원이 들어간다. 여기에 첨단 통신장비와 휴대용 저격수 탐지 시스템 등의 생존 장구류까지 합치면 병사 개인당 장비의 가격은 수천만 원을 넘어간다. 이러한 경향은 미국뿐만 아니라 최근 이슬람 테러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된 유럽 등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데, 선진국 특수부대 가운데 이러한 흐름에서 유일하게 역행하는 부대가 딱 하나 있다. 바로 대한민국 특전사이다. 특전사는 지난해부터 국가공인기관으로부터 인증 또는 검증받지 아니한 규격, 국방부 요구조건에 미충족하는 저급, 저질제품의 사용 및 유입을 차단한다는 이유로 대원 개개인의 사제 장비 사용과 부대 반입을 엄격히 금지하기 시작했다. 나이프나 멀티툴, 모자 등 일부 품목에서는 제한을 두지 않았지만, 총기 부품이나 방탄 장구류, 야간 투시 장비 등의 반입을 금지하기 시작한 것이다. 사령부 차원에서 이러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일선 부대에서 사제 장비를 사용하는 사례가 급속도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보급되는 레일과 조준장비가 개개인에게 맞지 않거나, 총기의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성능 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부착했던 각종 부품과 부수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수전사령부에서 이러한 지침을 내린 이유는 간단하다. 규정 때문이다. 군은 군수품 표준화업무규정에 따라 모든 무기체계와 장비를 표준화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는 국방기술품질원 등 전문기관에서 검증된 규격과 형상의 무기체계를 운용함으로써 사용자 운용 편의성과 군수보급상 이점을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은 비정규 작전을 수행하는 특전사 대원들로부터 거센 반감을 사고 있다. 가령 특전사 대원들의 표준 개인화기인 K-1A 소총의 예를 들어보자. 특전사 대원들 사이에서는 K-1A 소총의 접철식 개머리판 대신 M4 카빈에 쓰이는 신축식 개머리판을 부착하고, 사제 레일 시스템을 달아 여기에 자신에게 맞는 배율 조준경과 도트사이트, 수직 손잡이 등을 추가해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제 개머리판은 더욱 안정적인 견착을 가능케 해 중거리 사격에서 명중률을 높여주고, 2개의 광학조준장비는 가까운 표적이나 먼 표적에 대해 빠른 조준 전환을 도와줌으로써 신속한 사격이 가능케 해준다. 그런데 규정대로라면 이러한 개조는 불법이며, 총기에 부착된 모든 부수기재는 떼어내거나 부대에서 보급되는 장비를 달아야 한다. 특히 전술훈련평가 때는 이러한 장비가 다른 팀 또는 다른 부대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 하여 부착을 더욱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 훈련이 있을 때 특전사 대원들이 아무것도 달리지 않은 ‘맨총’을 자주 들고 나왔던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각종 장비가 주렁주렁 달려있는 총기를 들고 언론사 사진에 찍히면 스스로 규정위반을 인증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다. 전역을 앞두고 있다는 한 특전부사관은 사령관에게 보내는 공개편지를 통해 대원들이 사비를 털어 장비를 사는 이유가 무엇인지 하소연하고 있고, 주요 군사전문매체와 언론도 이와 관련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특전사령부는 그 어떤 입장 변화도 보이지 않고 있다. 주눅 드는 특수부대 "How about you and your Korean Boy Scouts go back home, and train with your mama's?(너희 한국 보이스카우트들은 집에 돌아가서 엄마랑 훈련하지 그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주인공의 팀과 연합훈련 중이던 미군 델타포스 팀장이 주인공 팀에게 던진 조롱이다. 물론 실제로 동맹군 사이에서 이런 수준의 폭언이 오가는 경우는 없지만, 미군 입장에서 지금의 한국군 특전사가 ‘보이스우트’처럼 보이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보이스카우트는 주로 ‘엄마’들의 손에 이끌려 가입하고, 조직에서 정해준 유니폼과 규정에 따라 움직이며 각종 행사에서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상당히 작용하는 편이니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지금의 특전사는 ‘육군본부’라는 ‘엄마’의 치맛바람에 묶여 있는 ‘보이스카우트’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특수부대는 일반 부대와 편제와 운영, 전술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독립된 지휘체계와 군수보급체계를 갖춰야 한다. 미국의 경우 사성장군이 지휘관인 별도의 특수작전사령부(SOCOM·Special Operations Command)가 존재하며, 미 육군의 그린베레, 해군의 네이비씰, 공군의 24특수전술대대 등의 작전지휘와 보급을 모두 특수작전사령부에서 담당한다. 그러나 한국군 특전사는 평시 육군본부의 통제 하에 있기 때문에 훈련과 보급 면에서 특수전과는 거리가 먼 육군본부의 규정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 최근 실시되고 있는 한미연합 특수전 훈련 현장에서 전해지는 소식들을 종합해보면 함께 훈련하는 미군 입에서 ‘보이스카우트’라는 비아냥이 나올 법도 하다. 사실, 일반 국민들이 생각하기에 특전사는 정말 폼 나고 멋진 조직이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속 특전사 대원의 모습을 보면 정말 멋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표적과 표적 사이를 걸어가는 교관을 피해 실탄 사격 훈련을 하고, 외출 나온 대위가 긴급 복귀를 위해 병원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가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드라마 속 허구일 뿐, 실제 현장에서 전해지는 특전사의 실태는 드라마 속 내용과 거리가 좀 멀다. 교관을 앞에 두고 전진하면서 폼 나게 사격 훈련하는 대신 공포탄 탄피도 잃어버릴까봐 총기에 탄피받이 붙이고 탄피 주우러 다녀야 하고, 훈련 도중 불쑥불쑥 나타나는 평가관과 통제관에서 상황 브리핑도 해야 한다. 여주인공을 뒤로 하고 폼 나게 헬기로 출동하는 대신 훈련장까지 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라 올해 키 리졸브/독수리연습 기간 중 한미연합 특수작전 훈련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리스트들과 치열한 실전을 경험했던 미군 특수부대원들이 이 모습을 보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 특전사는 간부로 이루어진 비정규전 전문 프로 집단이다. 특전사 대원 하나 하나는 강도 높은 훈련과 수련으로 다져진 야수들이며, 이 야수들은 유사시 적진 한가운데에서 일당백으로 싸우는 최정예 전투원들이다. 적진에 홀로 고립되어 1대 다수로 싸우려면 그 전술은 변칙적이어야 하고 비상식적이어야 한다. 우리는 이것을 비정규전이라 부른다. 정규전을 수행하는 일반 육군 부대의 규정, 그리고 부대 운영 원칙을 비정규전 부대인 특전사에 적용하는 것은 야영 전문가들을 앉혀 놓고 보이스카우트 교육을 진행하는 것과 다름없다. 특전대원들의 잃어버린 야성을 깨우기 위해서라도 이제 적어도 특수부대에서만큼은 규정과 방침에서 유연성을 좀 갖는 것이 어떨까? 이일우 군사 전문 통신원 finmil@nate.com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 자신만 사랑한 과장된 자만심

    자신만 사랑한 과장된 자만심

    옆집의 나르시시스트/제프리 클루거 지음/구계원 옮김/문학동네/400쪽/1만 6500원 미국 린드 존슨 전 대통령은 전용기에 탑승하면 대통령 전용실로 들어가서 옷을 벗기 시작한다. 양말과 속옷만 남기고 옷을 벗거나, 완전히 나체가 되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는 야외 기자회견 도중 옆쪽으로 몸을 돌려 바지 지퍼를 내리고 소변을 보면서 얼굴은 기자들 쪽을 향해 대화를 한 적도 있다. 존슨은 자신의 성기에 ‘점보’라는 별명을 붙였고, 화장실에서 동료 정치인들에게 “이렇게 큰 걸 본 적 있소?”라고 묻곤 했다. 존슨 전 대통령의 노출증은 나르시시즘의 전형적 증상으로 분석됐다. “난 너무 멋진 거 같아!”, “나를 바라봐줘!” 모두가 나 자신만 사랑하고 아무도 서로 이해해주지 않는 세상이 있다면 당신은 누구보다 멋진 나르시시스트(자기애성 성격장애자)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이 책은 현대 사회에 만연해지고 있는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존슨 전 대통령뿐 아니라 대통령직을 4번이나 역임할 자격이 있다고 스스로를 치켜세운 프랭클린 D 루스벨트 전 대통령, 섹스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미국 대통령의 상당수가 ‘자기애 성격평가’(NPI)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나르시시스트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나르시시스트는 오만한 언행을 문제없다고 인식하게 되고, 1999년 콜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의 범인처럼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저자는 미국 공화당 경선 주자로 압도적 인기를 얻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를 대표적인 나르시시스트로 지목한다. 그는 자신이 소유한 건물부터 헬리콥터, 인수한 항공사 이름까지 트럼프를 붙였다. 트럼프 모기지, 트럼프 파이낸셜, 트럼프 레스토랑, 트럼프 생수 등 그의 과시욕은 극단적인 자기애에 가깝다. 책은 공개적으로 막말을 하고,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비난하는 언행을 일삼는 트럼프를 나르시시스트라고 진단한다. 미국 스포츠 스타들이 자신을 지칭하면서 ‘나’라고 하는 대신 자신의 이름을 마치 제3자인 양 부르는 것도 나르시시스트적 행동이다. 미 프로농구계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는 2010년 다른 팀으로 이적하면서 “저는 르브론 제임스가 행복해질 길을 선택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해 두고두고 빈축을 샀다. 저스틴 비버는 2013년 히틀러 치하에서 비극적인 죽음을 맞은 안네 프랑크의 집을 방문해 남긴 방명록에서 “(안네가) 제 팬이었다면 참 좋을 텐데요”라고 써 놀라운 자기애를 보였다. 직장에서 자기 일은 하지 않으면서 주목받는 성과만 가로채는 상사나 동료 또한 나르시시스트들이다. 오늘 먹은 메뉴 사진들을 빠짐없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리고 누군가 감탄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도 나르시시즘은 숨어 있다. 현대 사회 전반에(저자가 과거보다 더 만연해지는 현상으로 꼽은) 나르시시즘이 퍼지고 공공연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사회적 놀이 문화가 사라진 아이들의 현실’과 ‘당연한 경쟁조차 터부시하는 지금의 교육’에 그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과거의 아이들은 동네 놀이터에서 부모의 간섭 없이 어울렸고 이 같은 집단 놀이에서 ‘내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사고방식은 가질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예전에는 초등학교 육상 경기나 수영대회가 끝나면 1등, 2등, 3등에게 각각 색깔이 다른 리본을 줬지만 이제는 1등부터 10등까지 예외 없이 리본을 받는 ‘상의 풍년’ 현상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영예가 싸구려처럼 되면서, ‘나는 특별한 존재’라는 인식을 체화하게 되고 과거 세대보다 특권 의식에 더 젖게 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초등학교 때의 ‘순진한 자신감’은 성인이 되면 ‘과장된 자만심’으로 나타난다. 나르시시즘은 이타심을 잊게 만든다. 공유, 공감, 연대보다는 철저히 개인주의로 발현된다. 타인을 배제하고, 자신만을 사랑한다면 우울증, 집착, 편집증, 중독과 다를 바 없는 질병에 불과한 셈이다. 나 역시 나르시시스트가 아닌지 자신부터 돌아보면 어떨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스마트폰 모양 ‘진짜 권총’ 개발 논란

    스마트폰 모양 ‘진짜 권총’ 개발 논란

    한 총기 개발업체가 스마트폰처럼 위장할 수 있는 특수한 권총 디자인의 특허를 신청해 총기 반대론자들과 경찰을 긴장시키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에서 운영하는 증시 웹사이트 ‘CNN 머니’ 등 외신은 미국의 총기 제작사 ‘아이디얼 컨실’(Ideal Conceal)이 스마트폰과 같은 외관을 지닌 소형 권총의 특허를 신청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명과 동일한 이름을 지닌 이 소형 권총은 .380구경(9㎜) 탄환을 사용하는 ‘데린저’ 형태의 총기다. 데린저 권총이란 두 개의 총열을 가지고 있으며 한 번에 단 두 발만을 장전할 수 있는 호신용 총기를 말한다. 소형화하기에 적합해 주로 여성들이 가방에 숨기는 방식으로 휴대한다. 그러나 아이디얼 컨실이 다른 데린저 권총과 다른 점은 손잡이 부분을 접어놓을 경우 스마트폰과 구분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 총은 스마트폰과 흡사한 외관을 갖추기 위해 카메라 렌즈와 이어폰 단자까지 구현돼있다. 하지만 안전장치를 풀면 손잡이가 펼쳐지면서 즉시 사격이 가능한 권총으로 변신하게 된다. 개발자 커크 켈버그는 언 땅이나 아스팔트를 녹이는 특허기술을 보유한 기업 ‘마이크로웨이브 유틸리티’의 공동 소유주이기도 한 사업가다. 그는 어느 날 총기를 휴대한 채 인근 식당을 찾았다가 그의 총기를 우연히 발견한 식당 손님들이 겁을 먹는 모습을 본 이후 ‘다른 사람에게 거슬리지 않는’ 휴대용 총기의 개발을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미국의 총기애호가들은 벌써부터 해당 권총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켈버그는 이미 구매를 원하는 사람들로부터 2500여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총기가 성공적으로 특허를 획득하면 올해 중반 395달러(약46만 원)의 가격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그러나 총기 반대 운동가들과 경찰은 해당 총기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상황이다.빌 존슨 미국경찰조직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Police Organizations) 대표는 CNN머니와 한 인터뷰에서 “총기처럼 보이지 않게 위장한 무기는 종류에 상관없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디얼 컨실 측은 SNS를 통해 “우리는 경찰을 100% 지지한다”면서 “이 총기가 경찰에 대항하는데 쓰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지만 우리로서는 이해할 수 없다. 이와 유사하게 지갑처럼 생긴 총기도 이미 출시된 바 있지만, 그런 총기 역시 호신용으로 활용될 뿐 경찰 공격용으로 사용된 사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앤드류 패트릭 미국 총기폭력반대연합(Coalition to Stop Gun Violence) 홍보부장은 아이디얼 컨실이 “특허를 받지 못하기를 바란다”면서 “이 총기를 보고 스마트폰으로 착각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위험하고, 반대로 평범한 스마트폰이 총기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도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난감 총을 가지고 놀던 아이들이 진짜 총을 휴대한 것으로 오인 받아 (경찰에게) 총을 맞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며 앞으로는 스마트폰에 있어서도 유사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아이디얼 컨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같은 부대 軍 간부 잇달아 총기 자살

    최전방인 경기도 연천 지역의 한 육군 부대에서 장교와 부사관이 이틀 간격으로 잇따라 자살로 추정되는 총기 사고로 숨져 군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육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쯤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민간인출입통제선 지역에서 홍모(27) 중사가 얼굴에 총상을 입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홍 중사는 근무지에서 1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같은 부대원에게 발견됐고 옆에는 소총이 떨어져 있었다. 군 당국은 헬기를 이용해 홍 중사를 긴급 후송했지만 사고 1시간 반 만인 오전 11시 30분쯤 끝내 숨졌다. 군은 지난해 7월 부대에 배치된 홍 중사가 자신의 소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주변 인물들을 대상으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틀 전인 지난 9일 오후 6시에는 대광리 인근 도로에서 같은 사단 소속 오모(37) 소령이 도로에 주차된 군용차 운전석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오 소령은 전방 순찰을 마친 뒤 혼자 군용차를 운전하고 부대에 복귀하던 중이었다. 군 관계자는 “두 사람이 같은 부대인 것은 맞지만 두 사고는 별개의 사안으로 인과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총기 사고’ 경기 연천 현역 중사, 후송 후 결국 숨져 ‘대체 무슨 일?’

    ‘총기 사고’ 경기 연천 현역 중사, 후송 후 결국 숨져 ‘대체 무슨 일?’

    11일 경기도 연천 육군 최전방 부대에서 총기를 발사해 자살을 시도한 부사관이 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군 관계자는 이날 “연천에 있는 육군 모 부대 소속 A 중사가 오전 10시쯤 총기 발사 사고로 얼굴 부위를 다쳐 국군수도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오전 11시 30분쯤 숨졌다”고 밝혔다. A 중사는 자신에게 총기를 쏴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민통선 초소장인 A 중사는 자신의 초소에서 북쪽으로 100∼200m 떨어진 곳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A 중사를 발견한 부대 순찰팀은 헬기를 이용해 그를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군 관계자는 “A 중사는 지난해 봄 이 부대에 전입했으며 아직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총기사고 사망자, 역대 전사자 총합보다 많다”

    “美 총기사고 사망자, 역대 전사자 총합보다 많다”

    '140만명 vs 150만명' 총기류 규제를 둘러싼 미국 사회의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총기사건 사망자와 전쟁중 사망자를 비교하는 숫자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대량 살상이 불가피한 전쟁터에서 발생한 사망자 숫자보다 민간 총기사건 사망자가 더 많다는 주장인 만큼 주목도가 더 높았다. 총기규제를 지지하는 시민단체인 ‘버지니아 공공안전 센터’(Virginia Center for Public Safety, VCPS)는 최근 리치먼드 시에서 집회를 갖고, 이와 같은 주장이 담긴 전단지를 배포했다. 이들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암살당한 1963년 이후, 미국 내에서 발생한 총기사건 사망자 숫자는 역대 미국인 전사자 총합보다 많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허핑턴포스트는 지난 28일 미국의 정치관련 데이터 검증 사이트인 폴리티팩트(PolitiFact)의 분석 자료를 인용하며 VCPS의 이 같은 주장이 진실에 가깝다며 힘을 실어줬 우선 미국의 의회 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통계자료와 뉴욕주립대학교 빙엄턴 캠퍼스 역사학자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독립전쟁 이래 2014년까지 미국이 참가한 모든 전쟁의 전사자 수는 140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1968년에서 2014년까지 민간 가정에서 발생한 총기사건 사망자 수는 거의 15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63%는 자살한 사람이었고, 33%는 살인사건 피해자였다. 폴리팩트 자료에는 1968년 이전의 총기사고 사망자 자료가 포함돼있지 않지만, 만약 해당 숫자까지 더한다면 분명히 총기사고 사망자 수의 총합은 150만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봤을 때, VCPS의 주장은 과장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허핑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한편 이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든 총기 판매자로 하여금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고, 구매자 신원조회를 의무적으로 시행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는 편법적인 총기거래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에서 줄을 잇는 총기범죄 발생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보수단체 ‘프리덤 워치’는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미국 내 총기 옹호론자들은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美 총기사고 사망자, 역대 전사자 총합보다 많다”

    “美 총기사고 사망자, 역대 전사자 총합보다 많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암살당한 1963년 이후, 미국 내에서 발생한 총기사건 사망자 숫자는 역대 미국인 전사자 총합보다 많다는 주장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총기규제 지지단체인 ‘버지니아 공공안전 센터’(Virginia Center for Public Safety, VCPS)는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리치먼드 시에서 집회를 갖고, 이와 같은 주장이 담긴 전단지를 배포했다고 27일 허핑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관련 데이터 검증 사이트인 폴리티팩트(PolitiFact)의 분석 자료를 인용, VCPS의 이 같은 주장이 사실에 가까운 것이라고 보도했다. 우선 미국의 의회 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통계자료와 뉴욕주립대학교 빙엄턴 캠퍼스 역사학자의 분석을 종합해 보면 독립전쟁 이래 2014년까지 미국이 참가한 모든 전쟁의 전사자 수는 140만 명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1968년에서 2014년까지 민간 가정에서 발생한 총기사건 사망자 수는 거의 150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 중 63%는 자살한 사람이었고, 33%는 살인사건 피해자였다. 폴리팩트 자료에는 1968년 이전의 총기사고 사망자 자료가 포함돼있지 않지만, 만약 해당 숫자까지 더한다면 분명히 총기사고 사망자 수의 총합은 150만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점을 종합해봤을 때, VCPS의 주장은 과장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허핑턴포스트는 보도했다. 한편 이달 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모든 총기 판매자로 하여금 연방정부의 허가를 받고, 구매자 신원조회를 의무적으로 시행토록 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했다. 이는 편법적인 총기거래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미국에서 줄을 잇는 총기범죄 발생을 줄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해석된다. 그러나 보수단체 ‘프리덤 워치’는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며 위헌 소송을 제기하는 등, 미국 내 총기 옹호론자들은 반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진=ⓒ폭스뉴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이야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공무원이 들려주는 공직 이야기’ 18회에서는 각종 범죄 사건을 해결하는 데 필요한 증거물을 감정하고 해석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소속 공무원을 소개한다. 연구(의무 포함)·일반직 공무원들이 모여 일하는 국과수의 역할과 업무를 살펴보고 새내기 ‘공업연구사’의 입직 과정, 공직에 입문한 소회 등을 들어 봤다. 최근 경기 부천에서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숨겨 오다 발각된 아버지는 아들이 뇌진탕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과수가 시신을 부검한 결과 이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감정 결과 머리뼈 골절과 뇌손상이 없는 데다 얼굴과 머리 곳곳에 작은 멍들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부모의 가혹한 구타와 학대가 있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했다. 국과수는 이처럼 시신을 부검하는 것은 물론 유전자(DNA), 마약류 및 식품·의약품을 분석하고 각종 화재·폭발 사고 원인을 감정하는 등의 업무를 한다.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은 국과수가 내건 슬로건이다. 과거 내무부(현 행정자치부)에 국과수가 설립된 지 올해로 61주년이다. 갈수록 범죄 양상이 다양해지면서 국과수의 역할과 기능도 더욱 부각되고 있다. 강원 원주에 위치한 본원과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5개 지방 분원이 지난해 처리한 감정 건수는 모두 38만 6765건에 이른다. 2011년(29만 7357건)에 비해 30% 정도 늘었다. 그만큼 감정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얘기다. 현재 국과수는 크게 연구직, 의무직 등 감정 업무를 수행하는 인력(278명)과 행정직, 기술직 등 감정 업무를 지원하는 인력(81명)으로 구성된다. 특수한 업무만큼이나 입직 경로도 일반 공무원과는 차이가 있다. 감정 인력에 지원하려면 석사 학위 이상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감정 인력은 부정기적으로 채용되는 반면 감정 지원 인력은 일반 국가공무원 공채로 뽑힌 뒤 국과수로 발령받는다. 2014년 4월 국과수에서 근무를 시작한 주은아(29) 공업연구사(주무관)는 “국과수 연구직에 응시하려면 반드시 업무의 특성을 먼저 알아보고 자신의 성향과 잘 맞을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현재 원주 본원에서 법공학부 법안전과 흔적총기연구실 소속으로 일하고 있다. 혈흔, 공구흔 등 각종 흔적의 형태 분석과 총기·폭발물 관련 감정이 주요 업무다. 학부 때 물리학을 공부한 뒤 핵 물리학 석사 학위를 딴 주 연구사는 “전공 분야는 물리학, 생물학, 심리학, 화학 등 기초학문이나 금속을 다루는 기계공학 등 다양하다”며 “연구 실적이 있으면 아무래도 서류전형에서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본적으로 연구직의 업무도 현장 중심으로 이뤄진다. ‘답’은 현장에 있기 때문이다. 흔적총기실은 원주 본원에만 있어 주 연구사는 다른 연구사들보다 장거리 출장을 자주 다닌다. 때로는 모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1박 2일 출장을 주 2회씩 다닐 때도 있다. 일단 담당 형사에게 사건 관련 정보를 듣고 현장을 면밀하게 살핀다. 사진이나 3D스캔으로 현장을 기록하고 증거물을 실험실로 가져와 분석한 뒤 감정서를 작성한다. 잔혹한 사건 현장을 찾아다니다 보니 일반적이지 않은 광경에 노출되는 일이 잦다. 드물지만 간혹 시신을 눈앞에서 보게 되는 때도 있다. 주 연구사는 “대체로 냉정하게 일 처리를 하지만 때로는 사건에 얽힌 이야기를 듣고 복잡한 심경이 들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현장에 갈 수 없을 때는 수사 담당자가 보내준 현장 사진을 면밀히 분석한다. 벽면에 흩뿌려진 핏자국도 때로는 사건 해결의 중요한 열쇠가 된다. 특히 마구잡이로 훼손된 것처럼 보이는 문짝도 사건 용의자를 찾아내는 데 단서가 된다. 문짝이 뜯어진 형태를 보면 어떤 공구를 사용했는지 추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력한 용의자가 해당 공구를 갖고 있었다면 범인일 확률도 그만큼 높아진다. 주 연구사는 “최근 굉장히 톱자국이 많은 시신 한 구가 거의 백골 상태로 들어왔는데, 그 흔적을 보고 어떤 도구를 사용했는지 유추하다 보니 톱으로 생긴 흔적에 대한 연구 방법론까지 새롭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고 귀띔했다. 국과수 연구직 공무원은 1~2주 안에 보통 2~3건의 감정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특정 주제에 대한 연구를 별도로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날마다 ‘할일 목록’을 만들어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은 필수라고 했다. 주 연구사는 “특별히 강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만한 감정, 연구 업무는 주로 야근할 때 처리한다”고 말했다. 지난 2년간 그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부분은 책임감과 전문성이다. 주 연구사는 “업무가 특이할 뿐이지, 일반행정 공무원과 다를 바 없이 공직자로서 국민과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자세는 국과수 연구사에게도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사 한 명 한 명이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내리는 판단이 누군가의 인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때는 처음엔 막막하다고 느꼈던 사건을 파고들어 실마리를 찾는 순간이라고 했다. 주 연구사는 “감정서를 작성할 때마다 하나라도 놓친 게 없는지 치열하게 고민하고 돌아보게 된다”며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을 알아냈을 때 과중한 업무로 녹초가 된 몸과 마음의 피로가 싹 사라진다”고 말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용어 클릭] ■공업연구사란 전기·전자·금속·섬유·화공·화학·산업경영·물리 등 행정기관 6급 연구직 공무원으로 전문 분야에 해당하는 감정·연구 업무를 수행한다.
  • 법원,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 경찰관에 “살인 의도 없었다” 판단 근거는?

    법원, ‘구파발 검문소 총기사고’ 경찰관에 “살인 의도 없었다” 판단 근거는?

    지난해 8월 서울 은평구 구파발 군·경 합동검문소에서 의무경찰에게 총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의 행위가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로 판단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11부(부장 심우용)는 27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박모(55) 경위에게 살인 대신 예비적 공소사실인 중과실치사죄만 인정, 징역 6년을 선고했다.검찰은 앞서 박 경위에게 살인 고의가 인정된다며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박 경위에게 살인 고의를 인정하려면 그가 일부러 실탄이 발사되는 위치로 탄창을 돌렸거나 실탄 장전 위치임을 알고도 방아쇠를 당겼다는 점이 인정돼야 하지만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관련 규정에 따르면 권총은 첫 격발 시 공포탄이 발사되고 두 번째부터 실탄이 나간다”면서 “정상 장전되면 첫 격발해도 실탄이 발사될 가능성이 없고, 이 사건에서는 이유가 밝혀지지 않았으나 실탄이 장전된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그러면서 “피고인에게 살인 고의가 있었음을 인정하려면 일부러 실탄이 발사되도록 탄창을 돌렸거나 실탄이 장전된 사실을 알면서도 격발했어야 하나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박 경위가 당시 의경들이 자신을 빼고 간식을 먹어 순간 화가 나 범행했다는 검찰 측 주장도 “권총을 겨누고자 단순히 명분을 만들려고 한 행동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를 살해할 만큼 화가 났거나 다른 동기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기각했다.따라서 살인 의도를 띠고 저지른 일이 아니라 중대한 실수로 벌어진 일이므로 중과실치사죄만 인정한다고 재판부는 밝혔다. 박 경위는 지난해 8월 25일 자신이 근무하던 구파발검문소 생활실에서 38구경 권총 총구를 박모(21) 수경(당시 상경)에게 향하고서 방아쇠를 당겼다가 권총에서 발사된 총탄에 박 수경이 가슴 부위를 맞아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박 경위는 앞서 수사와 재판에서 “방아쇠를 당길 당시 탄창 위치가 탄약이 장전되지 않은 칸이었다고 믿어 실탄이 발사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고, 박 수경을 숨지게 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장난을 치다 우발적으로 벌어진 사고라고 주장했다.사건 발생 당시 경찰은 박 경위에게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보고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그러나 검찰은 박 경위가 실탄 위치를 확인하지 않은 점, 방아쇠를 당기기 전 안전장치를 푼 점 등에서 실탄이 발사돼 박 수경이 숨질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한 것으로 보인다며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찰은 다만 살인죄가 유죄로 인정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중과실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이날 선고가 내려지자 박 수경 유족은 크게 오열하며 재판부에 강력히 항의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낙동강유역환경청, 올해도 뉴트리아 1마리당 2만원에 수매

    낙동강유역환경청, 올해도 뉴트리아 1마리당 2만원에 수매

    생태계 파괴 생물인 외래침입종 뉴트리아를 퇴치하기 위해 올해도 뉴트리아를 잡으면 1마리에 2만원씩을 준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26일 뉴트리아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부산·경남 지역 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이날부터 올해 말까지 ‘뉴트리아 광역수매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수매제를 하는 지자체는 부산 강서구·북구·사상구·사하구와 경남 창원시·진주시·사천시·밀양시·김해시·양산시·의령군·함안군·창녕군·산청군·합천군 등이다. 단 덫을 놓아 잡아야 한다. 안전사고 때문에 총기나 활, 독극물 등을 이용해 포획해서는 안 된다. 뉴트리아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우리나라에는 식용과 모피용으로 1987년 도입됐으나 수요가 늘지 않아 농가에서 사육을 포기하면서 자연으로 유출돼 부산·경남 지역 낙동강 수계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다. 뉴트리아는 한 마리가 한 해에 10마리 넘게 증식할 만큼 번식력이 강해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 하천·습지에 있는 고유식물을 마구 먹어 치우는 등 생태계를 어지럽혀 2009년 6월 생태계 교란생물로 지정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뉴트리아 완전 박멸을 목표로 지자체와 협력해 뉴트리아 광역수매제를 2014년부터 추진하고 있다. 2014~2015년 2년 동안 광역수매제로 7100마리를 포획하고, 퇴치전담반이 6900마리를 잡는 등 모두 1만 4000여 마리를 퇴치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캐나다 17세 소년 집·학교서 총기 난사… 가난·인종차별이 만든 ‘라로슈의 비극’

    캐나다 17세 소년 집·학교서 총기 난사… 가난·인종차별이 만든 ‘라로슈의 비극’

    캐나다에서는 개인이 소유한 모든 총기를 당국에 등록해야 하는 등 미국보다 규제가 엄격해 총기 사고가 드물다. 이런 가운데 최근 중서부의 한 소도시에서 11명의 사상자를 낸 총격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대학생 14명의 목숨을 앗아간 1989년 몬트리올 이공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26년 만에 발생한 최악의 총격 사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사건이 일어난 곳이 캐나다에서 유독 가난과 차별로 얼룩진 역사를 가지고 있어서다. 지난 22일 서스캐처원주 라로슈에서 17세 청소년이 자신의 집과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형제 2명과 교사 2명 등 4명이 숨지고 7명이 부상했다. 이튿날 경찰에 구속된 범인의 신원은 캐나다 청소년 형사소송법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비극의 현장이 된 라로슈는 인구 2600여명의 작은 도시다. 주민의 약 96%는 캐나다 원주민 가운데 하나인 데네족 출신으로 이들은 전통적으로 사냥과 낚시로 생계를 유지해 왔다. 시대가 바뀌어 전통적 생활방식은 몰락했고 현대적 교육을 받은 데네족 출신 청년들은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야 했지만 낙후된 지역에서 일할 곳을 찾기란 쉽지 않았다. 이곳에 둥지를 튼 기업은 극소수이며 은행과 극장은 물론이고 변변한 레스토랑과 커피숍조차 없다. 경찰, 교사 등 그나마 전문직은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다른 지역 출신 차지였다. 라로슈 밖으로 눈을 돌리려 해도 데네족 언어와 정체성에 익숙한 청년들이 유럽 출신이 주류를 이룬 대도시에서 자리잡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라로슈의 실업률은 캐나다 전체 실업률(7%)보다 약 3배 높은 20%에 육박한다. 캐나다 다른 지역에 비해 자살, 알코올 및 약물 중독, 가정폭력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유독 많다. 라로슈를 포함한 서스캐처원주 북서부 지역의 평균 자살률은 10만명당 43.4명으로 주(州) 평균에 비해 약 3.4배 높았다. 특히 이번 총격 사건처럼 희망 없는 청소년의 폭력사건이나 자살 사건이 잦아 심각성을 더한다. 토론토 험버대의 마크 토튼 형법학 교수는 “라로슈의 인종차별과 빈곤 탓에 벌어지는 가정폭력, 약물중독 등을 고려하면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美총기협회 ‘총을 든 빨간 모자’ 동화 패러디 파문

    美총기협회 ‘총을 든 빨간 모자’ 동화 패러디 파문

    미국 총기협회(NRA)가 총기소지의 필요성을 홍보하기 위해 동화 ‘빨간 모자’를 패러디했다가 네티즌들의 비난 세례를 받고 있다. 허핑턴포스트의 1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NRA는 지난 14일 자체 뉴스 사이트 ‘NRA 패밀리’에 ‘총을 든 빨간 모자’라는 제목의 짧은 소설을 업로드했다. NRA 패밀리가 기용한 현지 작가 아멜리아 해밀튼이 쓴 이 단편은 기존에 잘 알려진 빨간 모자 이야기의 주인공인 ‘빨간 모자’와 할머니가 각자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는 가정 하에 각색된 것이다. 이야기에서 배고픈 늑대는 숲 속에서 심부름 중인 빨간 모자를 공격하려다가 빨간 모자가 가진 소총을 확인하고는 겁에 질려 달아난다. 이후 늑대는 할머니의 오두막에 도착해 그녀를 잡아먹으려 하지만 할머니 또한 산탄총을 가지고 있어 공격하지 못한다. 뒤이어 빨간 모자까지 오두막에 도착하자 늑대는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져 결국 두 사람에게 포획당하고 만다. NRA는 이 소설을 기점으로 유사한 형태의 각색 동화를 지속적으로 연재할 계획이다. NRA 패밀리 편집장은 “옛 동화의 주인공들이 총기안전 및 총기사용법을 배워 익혔다는 가정에 입각한 패러디 소설들이 앞으로 연재될 것”이라면서 “독자 여러분의 자녀가 그 첫 번째 작품(총을 든 빨간 모자)을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대중에 친숙한 동화들을 차용해 총기 사용의 긍정적 면모를 부각시키려 한 NRA의 이러한 시도는 그러나 곧 비난 여론에 휩싸였다. 외신과 현지 네티즌들은 이번 소설이 총기 사용 확대의 부정적 면모는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허핑턴포스트는 “NRA는 정작 범죄자인 늑대가 총기로 무장하고 있을 가능성은 배제했다”며 NRA의 편향된 시각을 지적했다. 더 나아가 해외 트위터 사용자들은 ‘NRA식 동화’(#NRAFairyTales)라는 해시태그를 만들고, 동화 속 세상에 정말로 총기가 개입한다면 벌어질 참상을 각자 재치 있게 풀어내면서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미운 오리새끼’ 이야기를 패러디해 “다른 오리들은 미운오리를 못난이라고 놀렸어요. 그래서 미운오리는 연못에 총을 가져왔고, 그 이후를 그를 못생겼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남지 않았답니다”고 썼다. 미운오리가 복수심에 친구들을 총기로 모두 살해했음을 암시하는 이 패러디는 미국 학교들에서 적지 않게 벌어지는 총기 난사 사건을 연상케 한다. ‘잭과 콩나무’ 이야기를 패러디한 또 다른 네티즌은 “잭은 황소와 산탄총을 맞바꿨어요. 그리고 총기를 손질하던 중 실수로 어머니를 쏘고 말았습니다”라며 현지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가족 간 총기 오발 인명사고의 위험성을 강조했다. 사진=NRA 패밀리 웹사이트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탕! 탕! 탕! 쫓고 쫓기는 새들과의 전쟁

    탕! 탕! 탕! 쫓고 쫓기는 새들과의 전쟁

    ‘탕! 탕! 탕!’ 지난 13일 오후 3시쯤 인천국제공항에는 긴박감이 흘렀다. 20마리의 기러기떼가 공항에 출몰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 소속 조류퇴치팀(BAT) 요원들은 정해진 매뉴얼에 따라 엽총을 쏘아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3시간째 함박눈이 내리고 있어 시야 확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기러기떼는 공항에서 멀리 벗어나기는 커녕 점점 더 가까워졌다. 지난 9일 김포공항에서 진에어 여객기 엔진에 쇠오리(추정)가 빨려들어가는 ‘조류충돌’(버드스트라이크)이 발생했던 터라 요원들은 더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조류 63호 응답하라! 기러기떼가 북측으로 횡단 중이다.” 인천공항 1활주로 남측에 있던 조류 62호 요원이 무선으로 기러기떼 이동경로를 알렸다. 조류 63호 요원은 즉시 “분산하겠다”고 답했다. 분산이란 새를 공항 밖으로 내쫓는 것을 의미한다. 관제탑도 숨죽이며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다행히 기러기떼는 활주로에 내려앉지 않고 그대로 공항을 통과했다. 공항에서 기러기는 조류 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새로 분류된다. 덩치가 크고 경로가 일정치 않은 탓에 비행기와 충돌할 확률이 높다. 2009년 미국 항공사 US에어웨이 여객기가 이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뉴욕 허드슨강에 비상착륙한 것도 기러기떼와 부딪치면서다. 김진현 인천공항 야생동물통제관리소장은 “2분에 한 대꼴로 비행기가 뜨고 내리기 때문에 공항 안으로 새 한 마리만 들어와도 신경이 곤두선다”면서 “겨울철 오리떼, 기러기떼와 한바탕 추격전을 벌이고 나면 진이 빠지기 일쑤”라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국내 대표 공항답게 조류퇴치팀 요원도 전국에서 가장 많은 30명이다. 김포·제주공항 인력의 두 배가 넘는다. 이들은 모두 총기 면허를 가지고 있다. 각자 한 대씩 총기도 소지하고 있다. 공항에 출근하면 사무실에서 15분가량 떨어진 공항지구대에 가서 맡겨 놓은 총기를 찾는 게 가장 먼저 하는 일이다. 14일 오전 8시 30분쯤. 공항 야생동물통제관리소에 주간조 요원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이들은 직전 근무조인 야간조로부터 밤사이 상황을 보고받았다. 전날 눈이 많이 내려 활주로 주변 곳곳이 빙판이니 조심하라는 당부가 이어졌다. 이후 총을 찾아온 요원들은 간이 무기고인 탄약고에 들러 60~70발가량의 탄약을 충전한 뒤 2인 1조로 팀을 이뤄 활주로로 향했다. ‘새들과의 전쟁’을 치르러 전장에 나가는 것이다. 탄약은 총 세 종류다. 새들에게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경기용탄부터 살상이 가능한 실탄과 공포탄 등이다. 1년에 9만~10만발가량을 쏜다. 김진현 소장은 “새가 활주로에서 꿈쩍도 안 해 비행기와 충돌이 확실시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포탄을 주로 쏜다”면서 “우리의 임무는 ‘살상’이 아닌 ‘퇴치’”라고 강조했다. 공항 밖으로 내몰면 그만이라는 얘기다. 문제는 새들에게 공항은 매력적인 서식지라는 것이다. 사방이 탁 트여 먹이를 찾기가 쉽고, 상위 포식자인 천적의 출현도 쉽게 알아챌 수 있다는 점에서다. 총알이 멀리 날아오지 않는다는 ‘학습효과’도 있다고 한다. “총소리는 우렁차지만 30~40m 밖에 있으면 안전하다는 걸 새들도 안다”면서 요원들은 혀를 내두른다. 조류퇴치 전문가인 남재우 인천공항 에어사이드계획팀 과장은 “공항 환경에 적응한 새는 아무리 총을 쏴도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주변을 맴도는 경향이 있다”며 “새들이 조류퇴치 차량과 다른 차량을 직감적으로 구분하는 것도 신기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공항 주변에 논밭이 있고, 강이 흐른다면 새들에게는 최적의 장소가 될 수밖에 없다. 김포공항이 딱 그렇다. 김포평야 옆으로 한강이 흐르다보니 파리목, 메뚜기목, 노린재목 곤충 등 새들이 좋아하는 먹잇감이 지천에 널려 있다. 기러기들이 자주 드나들고, 황로, 백로, 흰뺨검둥오리도 ‘단골손님’이다. 홍미진 경희대 한국조류연구소 연구원은 “조류 퇴치 못지않게 공항 주변 서식지 관리가 중요하다”면서 “배수로에 새들이 서식하지 못하도록 살충제를 뿌리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포공항에는 인천공항에서 볼 수 없었던 폭음기도 곳곳에 설치돼 있다. 폭음기는 폭발음을 내는 장치로 새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도록 막는 효과가 있다. 천적 소리를 녹음해 놓은 경보기도 10대가량 확보해 놨다. 그런데도 완벽한 조류 퇴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공항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연과의 싸움이 그만큼 쉽지 않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 동안 발생한 조류 충돌 건수는 연평균 148건이다. 전문가들은 비행기 이착륙 시에 충돌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설명한다. 항공기 엔진이 최대로 가동된 상태에서 새가 가까이 접근하면 진공청소기처럼 빨려들어간다. 다만 조류 충돌 위험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새가 항공기 엔진에 들어가면 엔진을 파손시켜 항공기를 추락시킬 수 있을 정도로 위험성이 크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항공기 설계 초기 단계부터 조류 충돌에 대비할 수 있도록 제작했기 때문에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반론도 있다. 정창목 한국공항공사 항무계획팀장은 “우리나라 새는 외국 새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며 “비행기 1000대에 1번꼴로 충돌이 발생하지만 타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조류 충돌이 사고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이로 인한 비용 부담이 크다는 점은 이견이 없어 보인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새가 엔진에 부딪쳐 엔진 앞쪽에서 공기를 빨아들이는 역할을 하는 회전 날개가 파손된 경우 교체 비용만 약 3만 달러다. 고속활주 중 이륙 중단으로 브레이크나 타이어가 닳거나 손상되면 수리 비용은 10만 달러 선까지 치솟는다. 운항 지연에 따른 연료비, 지상 조업비 등도 추가로 들어간다. 일부에서는 “우리나라의 조류 퇴치가 원시적인 것 아니냐”는 비판을 한다. 선진국은 레이더망을 도입해 과학적인 방법으로 조류 경로를 파악하는 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육안에 의존한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일부 공항은 반경 10㎞ 내에 들어오는 새의 움직임을 파악해 관제탑에 보고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한 대당 20억원이 넘는 장비다. 이에 인천공항 측은 “도입하지 않는 이유가 비용 상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관제탑에 보고가 되더라도 기존 (이착륙) 정보와 접목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도 조류 퇴치 로봇을 개발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방위산업 전문업체 LIG넥스원이 음향 송출기와 레이저 방사장치를 탑재한 반자동 로봇을 만들었다. 공군 비행장에서 1년 동안 시범 테스트도 거쳤다. 조류 퇴치 성공률은 90% 이상이다. 다만 무인기라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도입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활주로에서 기기 오류 등으로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대당 가격이 20억~30억원에 달하는 점도 해결해야 될 숙제다. 남재우 에어사이드계획팀 과장은 “조류 퇴치에 첨단 기술과 장비를 도입한다고 해도 새를 완벽히 쫓아낼 수 있는 건 결국 사람”이라며 “기계는 사람을 보조할 수는 있어도 대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전국 공항에 조류 퇴치 요원이 70여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체계적인 훈련과 인력 양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