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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국때 휴대품신고 의무화

    오는 10월1일부터 공항으로 입국하는 모든 여행자들은 휴대품신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입국 절차가 다소 까다로워지는 셈이다. 관세청은 21일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해 모든 여행자들에 대해 입국 때 휴대품신고서를 내도록 관련 규정을 바꿨다.”고 발표했다. 관세청은 “여행자인 것처럼 위장한 테러 혐의자의 밀입국과 총기류·폭발물 등 테러이용 물품 반입을 막기 위해 이같이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행자 휴대품신고서는 원칙적으로 모든 입국 여행자가 제출하도록 돼 있지만, 지금은 항만을 제외한 공항 입국자의 경우 신고대상 물품이 있을 때에만 휴대품신고서를 제출토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동안 여행자 휴대품신고서를 제출하지 않는 점을 악용, 마약과 총기류 등을 신고물품이 없는 선량한 여행자에게 대리운반시켜 밀반입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곽태헌기자 tiger@seoul.co.kr
  • 바뀌는 병영…고참없는 동기생부대 생긴다

    일과를 마친 사병이 내무반에서 활동복을 입고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된다. 또 ‘입대 동기생’으로만 구성된 군 소대와 중대가 운영된다. 물론 모든 사병이 대상이 아니라 우선 일부만 시험적으로 운영된다. 육군이 14일 발표한 병영문화 개선방안의 골자다. 육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통제 위주의 병영생활을 자율적으로 바꾸자는 취지로 자율중심 병영생활제를 시행키로 했다.”고 밝혔다.‘김동민 일병’의 내무반 총기 난사사건 등 최근 잇따른 각종 군 사건·사고의 재발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이같은 병영 개선 제도를 마련했다. 독일식 병영 제도를 본뜬 근무제도는 내무반을 ‘집’처럼 운영하는 개념이다. 사병들은 매일 아침마다 ‘내무반 집’에서 훈련·작업장으로 ‘출근’했다가 일과를 마치면 내무반으로 ‘퇴근’하게 된다. 일과 외의 시간에는 내무반에서도 군복이 아닌 활동복을 입을 수 있다. 상급자의 지시나 간섭을 받지 않아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사병들이 가장 힘들게 생각하는 ‘내무 생활’의 부담이 줄어들게 돼 장병의 기본권이 신장될 것으로 군은 내다봤다. 군은 이를 위해 훈련 시간과 개인 여가 시간을 명확하게 구분해 일과표를 짜도록 했다. 내달부터 6개 대대를 선정해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그 결과를 분석해 내년부터는 전군으로 확대할 방침도 세웠다. 육군 관계자는 또 “지난 9일부터 예하 2개 사단을 선정해 선임·후임병 없는 ‘동기생 소·중대’를 시범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참·졸병 없이 소·중대를 편성하면 친근감이 높아져 전우애가 돈독해질 것을 예상해 만든 제도다. 군 관계자는 “자율적인 병영생활이 보장돼 고질적인 병폐인 언어 폭력과 구타를 근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육군은 일단 1년 동안 동기생 소·중대를 시범 운영한 뒤 확대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다만 선임병이 후임에게 각종 전술훈련의 노하우를 전수할 기회가 줄어드는 등의 단점도 예상되는 만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내년부터는 희망자에 한해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복무했던 부대에 입대할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된다.6.25 전쟁에 참전했던 1·3·6사단과 베트남전에서 맹위를 떨쳤던 백마·맹호·비둘기부대,GOP 및 전방부대 등 36개 사단이 대상이다. 근속 20년 이상인 현역 간부의 자녀도 지원할 수 있지만 아버지가 현재 복무하는 부대에는 배치되지 않는다. 희망자는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된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9)한국 인권의 현주소(한국)

    [인권선진국으로 가는길](9)한국 인권의 현주소(한국)

    인권의식이 높아졌다고는 하지만 2005년 상반기를 돌아보면 곳곳에 사각지대가 있었다. 소수자에 대한 차별은 물론 군인·여성·학생 등 우리 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이들의 인권도 그야말로 ‘등잔 밑’에 있었다. 만연한 인권 불감증에 시사점을 던진 주요 사건들을 통해 한국의 인권 현주소를 짚어봤다. 지난 6월 경기도 연천 전방초소(GP)에서 일어난 총기 난사 사건은 그야말로 커다란 충격이었다. 하지만 파장이 컸던 만큼 군내 인권 문제를 단숨에 사회적 이슈로 끌어올렸다. ●쉬쉬하기 급급했던 군 인권 수면 위로 총기 사건 전에도 군 인권 문제는 꾸준히 제기됐다. 특히 지난 1월 한 육군훈련소에서 화장실 청결교육을 강조하면서 훈련병 192명에게 인분을 먹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섰다. 상관의 위법한 명령에 대해 부하가 시정을 건의할 수 있고 단체기합을 금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군인복무규율’을 개정하도록 권고한 것이다. 인분 사건 직후 인권위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권침해가 심각한 기관 1위로 교도소와 같은 구금시설이 아닌 군대가 꼽혔다. 과거 ‘인분쯤은 나도 먹었다.’‘요즘 군대 많이 편해졌다.’는 식의 주장으로 군 인권 문제를 쉬쉬하고 덮어두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국민의식이 한층 높아진 것이다. 여기에 GP 총기 사건이 터지면서 군 인권에 대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알몸으로 기합 받는 사진이 잇달아 공개되는 등 안으로 곪았던 문제들이 터져 나왔다. 육군은 이를 계기로 선진 병영문화 조기 정착을 위해 5개 분야 33개의 중·단기 과제를 선정, 추진할 것을 결정했다. ●호주제 폐지, 여성 종중원 인정 양성평등과 관련해 커다란 획을 그은 뉴스는 단연 호주제 폐지다. 지난 2월 부계 혈통주의를 토대로 한 호주제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이어 민법개정법률안이 국회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호주 개념은 삭제하고 대신 가족의 범위를 확대했다. 아내가 남편의 집에 입적하는 조항도 사라졌으며 입양 혹은 재혼 가정을 위한 ‘친양자제도’도 신설됐다. 또 하나 기록할 만한 사건은 여성도 종중원으로 인정받게 된 이른바 ‘딸들의 반란’이다. 대법원은 1958년 이후 “종중은 공동선조의 후손 중 성년 남자를 종원으로 하여 구성된다.”는 판례를 유지해 왔으나 지난 7월 이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성인 남성만을 종중 회원으로 인정하는 종래의 관습은 1970년대 이후 우리 사회와 국민 의식의 변화로 법적 확신이 상당히 약화됐으며 개인존엄과 양성평등을 추구하는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호주제 폐지가 가족 내 양성평등을 인정한 사건이라면 여성의 종중인정은 출가외인으로 불리던 기혼여성의 지위를 인정한 의미를 담고 있다. ●학생들의 움직임 부쩍 늘어 지난 5월 400여명의 중고생과 시민단체 회원이 서울 광화문으로 쏟아져 나와 학교 내 두발자유를 외쳤다. 이에 앞서 학생들은 인터넷상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전교생 앞에서 머리카락을 짧은 스포츠형으로 자르거나 교사가 이발기계로 머리카락 일부를 미는 등의 사례를 공개하면서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외쳤다. 학생들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인권위는 지난 7월 교육부총리와 각 시·도 교육감에게 “두발자유는 학생의 기본적 권리”라면서 “두발 제한·단속은 교육 목적상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만 하라.”고 권고했다. 고등학생들로 구성된 단체도 등장했다. 전국 47개 고교 학생회의 연합체인 ‘한국고등학교학생회연합회’(한고학연)가 지난 6월 출범한 것이다. 개별 학생회의 힘을 한데 모아 위상을 높이고, 고등학생의 생각과 주장을 ‘어른’들에게 적극 알리고 설득하는 압력단체로 키우겠다는 게 목표다. 중고생뿐만 아니라 초등학생의 인권문제도 주목을 받았다. 인권위가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일기장을 검사하는 것은 사생활과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는 의견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간과하기 쉬운 어린이들의 인권과 사생활의 중요성을 사회 전반에 일깨워 준 의미있는 사건이었다. 이밖에 여성 동성애자의 인권문제를 부각시킨 레즈비언 단체의 연대모임 결성이나 사이버상의 인권에 불을 붙인 ‘개똥녀 사건’ 등도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주요한 인권 현안의 하나였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영역 넓히는 인권위우리 사회에서 ‘인권’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 계기로는 지난 2001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출범을 빼놓을 수 없다.1993년 빈 세계인권대회에 참가한 민간단체들이 설립의 필요성을 제기한 뒤 2001년 ‘독립적 인권 전담 기구’로 출범한 인권위는 그간 인식하지 못한 각종 침해·차별행위를 ‘인권’의 범주로 해석하면서 우리 사회에 적극적인 인권의 개념을 심었다. 인권위의 진정 사건 현황을 보면 이같은 경향을 짐작할 수 있다.2002년 2790건이던 진정건수는 2003년 3815건,2004년에는 5368건으로 급속히 증가했고, 올해는 7월까지 이미 3323건을 기록하고 있다. 해가 갈수록 인권침해나 차별행위가 심해진다기보다는, 예전에는 인권 문제로 생각지 않았던 사안들에 대해 국민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권리를 찾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개별 진정사건뿐 아니라 국가보안법 폐지, 사형제 폐지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권고·의견표명 등으로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던 인권위는 차별시정기능의 통합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지난 6월 말 여성부의 성차별·성희롱 조사구제업무가 인권위로 이관됐고, 오는 10월쯤 노동부의 고용차별시정업무도 이관될 예정이다. 또한 올해 말에는 국가인권정책기본계획(NAP) 권고안을 수립해 정부에 권고할 계획이다. 인권 관련 법·제도·정책을 총괄하는 범국가적 중장기 인권정책 종합 계획인 NAP는 2006년 6월까지 유엔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지난해 초 실무팀을 구성해 장애인, 여성, 난민 문제 등은 물론 제한적 안락사, 대체복무제, 프라이버시권 등 논의가 가능한 모든 사안에 대해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정부기관 협의를 거쳐 올해 말 NAP가 확정·시행되면 국가 전반에서 인권관련 인식과 정책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인권선진국 문턱 국보법 폐지 시급” / 최영애 인권위 상임위원“법과 제도만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인권 수준은 상당하지만, 그것을 실질적으로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하는 것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최영애 상임위원은 “세계 속에서 인권 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인권문제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상임위원은 “지난해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한 인권 순위에서 한국은 120개국중 58위에 그쳤다.”면서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고 인정받으면서도 선진사회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법적인 권리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회적 인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드는 비용을 미리 국가가 나눠줘 검진을 받게 한다면 그 사회적 비용은 훨씬 절감될 것”이라면서 “인권 문제 역시 이같은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한 단계 도약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국가인권기구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로 그는 ‘인권 감수성’의 함양을 꼽았다. 기독교 학교의 채플이나 여대의 금혼 학칙 등이 차별적 규정이라는 것을 예전에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지만, 이러한 일상의 문제들을 인권의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인권 감수성’이라는 것. 최 상임위원은 “이는 교육은 물론 진정사건을 통해서도 키워진다.”면서 “체벌이나 일기장 검사가 인권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진정사건의 처리 결과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감수성을 일깨워 줬다고 본다.”고 말했다. 세계 인권의 흐름에 대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의 증가를 꼽았다. 난민·기아 등 초국가적인 인권 현안에 대해 국가인권기구간의 논의가 증가되는 추세라는 것. 예를 들면 한 국가에 전쟁이 발생할 경우 주변국가 인권기구들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를 논의해 해당 국가에 권고하거나, 자연재해로 인한 실향민을 위해 국가인권기구가 실행해야 할 지침 등을 만드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시점에서 한국이 인권선진국으로 인정받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국가보안법 폐지를 꼽았다.“지난해 세계인권기구대회때 방한한 70여개국 인권기구 대표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이 국가보안법의 폐지였다.”면서 “유엔에서도 여러번 권고를 받았던 사안인 만큼 실질적인 효과뿐 아니라 상징적 의미도 매우 큰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美 보수파 거두 렌퀴스트 대법원장 타계

    지난 20년 가까이 미국의 법과 사회 질서를 보수주의로 수렴시켰다는 평가를 받아온 윌리엄 헙스 렌퀴스트 미 대법원장이 3일(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케시 오버그 대법원 대변인은 “지난해 10월부터 갑상선암을 앓아온 렌퀴스트 대법원장이 지난 며칠동안 급속히 악화돼 이날 저녁 버지니아 교외 알링턴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때 자신의 당선을 확정하는 판결을 주도한 렌퀴스트에 각별한 애정을 표현해온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밤 임종 소식을 전해 들은 뒤 로라 여사와 함께 “깊은 슬픔에 잠겨 묵상과 기도를 올렸다.”고 지니 메이모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1924년 완고한 공화당지역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난 렌퀴스트 대법원장은 어린 시절 “세상을 바꾸는” 직업을 갖고 싶다는 꿈대로 52년 스탠퍼드 로스쿨을 수석 졸업한 뒤 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때 배석판사로 대법원에 들어갔다. 82년 1월 대법관에 임명된 그는 4년 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대법원장직에 오른 뒤 20년 가까이 미 사법부의 수장 자리를 지켰다. 그는 대통령 취임 선서를 관장하는 상징적 존재에 국한됐던 대법원장의 역할을 벗어나 낙태와 동성애, 총기 소유, 소수인종 우대, 사형제도 등에서 보수적 판결을 주도했다는 평을 들었다. 특히 90년대 후반 빌 클린턴 대통령의 화이트워터 스캔들과 모니카 르윈스키 성추문을 조사하기 위해 특별검사를 두차례나 임명하고 자신이 직접 탄핵재판을 주도했다. 2000년 대통령 선거 판결때도 플로리다 재검표를 허용하지 않음으로써 부시의 백악관 입성을 결정적으로 도왔다. 렌퀴스트의 타계로 부시 대통령은 앞으로 4개월안에 자신의 두번째 임기를 함께 할 사법부를 재편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게 됐다. 특히 새 대법원장 임명을 둘러싼 보수·진보간의 논쟁은 6일 시작되는 존 로버츠 대법관 인준 청문회보다 부시 대통령에게 훨씬 더 큰 정치적 시험이 될 것으로 AP통신은 전망했다. 안토닌 스칼리아, 클래런스 토머스처럼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현 대법관 중 한 명, 아니면 알버토 곤잘레스 법무장관, 에디스 클레먼트 전 연방항소법원 판사 등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약탈…총격…‘또 다른 戰場’

    |워싱턴·뉴올리언스 이도운특파원 외신|치안 부재와 생필품 부족.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시 이재민들의 고통이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지나간 지 사흘이 지나도록 나아지지 않고 있다. 구호와 대피 계획이 늦어지자 굶주림과 기다림에 지친 이재민들 사이에서 폭력이 난무하고 심지어 환자 호송 차량에 총격이 가해졌다. ●시가전 방불케 하는 뉴올리언스 1일(현지시간) 오전 구호에 나선 군 헬기를 향해 누군가 총을 쏴 후송 작전이 잠시 중단됐다가 중무장한 군·경의 호위 아래 재개됐다. 또 툴레인 병원에서는 응급환자를 수송하던 험비 차량을 저격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환자들을 소개하고 있던 채러티 병원도 총격을 받아 소개 활동을 중단했다. 구호에 투입된 한 경찰관은 다리에 총상을 입어 구호 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2일 새벽에는 이재민들이 경찰을 향해 빨리 구조하러 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총기를 난사하기도 했다. CNN은 쇼핑몰이 불타는 거리에서 무장경찰과 총기를 든 시민이 어슬렁거리는 “시가전 상황”이라고 표현했다. 상점 주인들은 총을 들고 직접 방어에 나서는가 하면 10대들에 의한 성폭행도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방화 추정 화학공장 폭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수마에 화마까지 겹쳤다. 약탈자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화학공장 폭발은 수중도시를 또 한번 강타했다. 출동한 소방관들은 워낙 불길이 거세 그냥 타게 놔두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NBC는 “화학공장에서 난 것은 분명하며 누가 불을 질렀는지 정확치 않다.”고 전했다. 시내 컨벤션센터에 대피 중인 이재민 1만 5000∼2만여명은 구호 손길을 기다리면서 곳곳에 시신과 쓰레기, 인분이 널려 있는 끔찍한 환경에 노출돼 있다.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컨벤션센터는 먹을거리가 고갈됐고 비위생적이며 안전하지도 못하다.”며 조속한 지원을 호소했다. 컨벤션센터 주변에는 휠체어에 앉은 채 숨진 노인 등 적어도 7명의 시신이 방치돼 있다. 이재민 대니얼 에드워즈(47)는 “개도 저렇게 다루지는 않는다.”면서 “다른 나라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하면서 국민을 위해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 것도 없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길거리도 각종 쓰레기와 배설물로 가득차 악취가 진동하고 주민들은 지나가는 사람만 보면 “도와 주세요.”를 연발한다. 사회·윤리학자들은 다른 사람의 재산과 사회질서를 존중하는 시민의식이 극한 상황에서는 급속히 무너져 내린다고 지적했다. 슈퍼돔에 임시 대피해 있던 이재민 2만 5000명은 버스를 나눠타고 텍사스주 휴스턴의 애스트로돔에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다른 2만 5000명은 샌안토니오 등지로 분산 수용될 예정이다. 뉴올리언스 공항에는 야전 병원이 설치되고 있다. ●민간단체 구호금 9000만달러 답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약탈자들을 겨냥,“절대 관용은 없을 것”이라고 엄중 경고하고 시민들에게 휘발유 사재기에 나서지 말 것을 거듭 당부했다. 주방위군은 매일 1400명씩 수해 현장에 도착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는 “뉴올리언스에 투입된 300명 규모의 아칸소주 방위군에 난동자를 사살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면서 “수일 내에 1만 2000명의 주방위군이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라크전에 투입돼 있는 루이지애나주 방위군 철수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재민 돕기 모금도 본격화하고 있다. 현재 적십자사와 구세군 등 민간 차원에서 9000만달러가 모였으며 9일 ‘수해지원의 날’을 기해 자선방송도 대대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첩보위성도 구호 및 복구 작업에 동원되고 있다. 국립지구우주첩보국은 허리케인 이전과 이후 영상을 연방재난관리청에 제공해 유실된 도로 등 인프라 피해를 알려준다. dawn@seoul.co.kr
  • 이라크, 이번엔 시아파간 충돌

    이라크가 다수파인 시아파 내부의 정쟁으로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혼미 속에 빠져 들고 있다. 24일 과격 시아파 지도자 사무실이 친정부 시아파 세력의 공격으로 불타고 8명이 사망하자 과격파 지도자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의원 및 각료 등이 직무 거부를 선언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23일 소수파인 이슬람 수니파의 헌법초안 거부로 내전 위기가 감돌고 있는 이라크에 다수파인 시아파간의 노선·권력 투쟁까지 겹쳐 극도의 혼란상을 보이고 있다. 사건은 남부 나자프에서 24일 반미 유혈봉기 후 폐쇄됐던 사무실을 다시 열려던 알 사드르 추종자들을 경쟁 시아파 조직인 ‘바드르 운동’ 가담자들이 공격하면서 발생했다. 사건이 발생하자 알 사드르를 지지하는 21명의 의원과 3명의 장관이 “임시정부와의 연관의혹”을 제기하며 항의, 무기한 직무 거부를 선언했다. 살람 알 말리키 교통장관은 “의원 21명이 직무를 거부하기로 했다.”면서 동참을 발표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압델 무탈리브 모하메드 보건장관, 알라 하비브 정무장관도 동참하기로 했다. 나자프 사건이 알려지자 바그다드에선 알 사드르 추종자로 이뤄진 메흐디군이 3곳의 ‘바드르 운동’ 사무실을 공격, 무력 충돌이 빚어졌다. 남동부 아마라에선 알 사드르 추종자들이 친정부 시아파 사무실에 박격포 공격을 가했다. 당황한 이브라힘 알 자파리 총리는 TV에 나와 자제를 촉구했다. 임시정부는 나자프의 질서 회복을 위해 특수부대 병력을 파견했으며 현지에서는 밤 11시 이후 통금령이 내려졌다. 한편 이날 괴한들이 쿠르디스탄에서 바그다드로 돌아오던 잘랄 탈라바니 이라크 대통령 소유의 차량을 공격했으나 4명의 호위병들만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또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무장세력들은 바그다드 북부 아부사이다 마을의 한 카페에서 총기를 난사, 주민 6명이 사망하고 15명이 부상했다. 사태가 악화되자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24일 육군 2개 대대 1500명의 병력을 현지에 120일간 파견할 것을 지시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 강철 액션 팝콘 튀듯

    팝콘은 천 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인디언들의 전통음식이었다고 한다. 아스텍인들은 팝콘을 실에 꿰어 부적으로 걸고 다닐 만큼 신성하게 여겼다는데 오늘날에는 극장의 공기를 지배하는 강력한 방향제이자 주전부리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다. 팝콘만큼 가벼운 음식도 없다. 그래서인지 심각한 고민 없이 가볍게 보는 영화를 ‘팝콘 영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시청각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영화에서 팝콘은 한층 더 진가를 발휘한다. 물론,‘웰컴 투 동막골’처럼 옥수수 함박눈이 쏟아지는 감동 팬터지에 적절하게 이용되기도 하고 말이다. 존 카펜터의 ‘분노의 13번가’를 리메이크한 ‘어썰트 13’은 파괴력 있는 액션에서 장점을 찾을 수 있는 오락영화다. 전편이 범죄자들과의 대결을 보여주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경찰과 부패 경찰의 모순적인 대립이 갈등구도다.‘매트릭스’의 로렌스 피쉬번, 에단 호크, 가브리엘 번 등 호화로운 출연진도 강점이지만 총기전문가의 꼼꼼한 자문으로 완성된 사실적인 총기 액션이야말로 백미다. ‘태풍태양’은 ‘고양이를 부탁해’의 정재은 감독의 두 번째 청춘영화다. 전작이 소녀들의 섬세하고 다채로운 일상을 확대경으로 잡아냈다면, 이번엔 소년들의 인라인스케이트를 통해 역동적이고 가파른 성장기를 담았다. 얼음을 꽉 채운 청량음료 한 잔이 생각날 정도로 속이 확 트이는 시원한 이미지들이 위태로운 청춘의 비상만큼이나 아찔하다.●어썰트 13 일단 다채널 스피커를 확보하고 있다면 DTS가 주는 박력 있는 사운드를 감상해볼 필요가 있다. 사방에서 강철 팝콘을 튀겨대는 듯 뿜어져 나오는 총소리는 이 DVD가 갖는 가장 큰 미덕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2.35:1의 와이드 영상은 영화의 80%를 차지하는 밤 장면과 실내 장면을 명료하게 표현한다. 로렌스 피쉬번의 검은 피부가 어둡고 푸른 배경 속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에단 호크의 창백한 피부보다 근사해보일 정도다. 밀리터리 마니아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무기 전문가가 설명하는 영화 속 각종 총기류’와 ‘스턴트 액션 감독에게 듣는 리얼 액션’,‘삭제장면’ 등 부가영상의 내용도 알차다.●태풍태양 극장에서 ‘때깔’ 좋기로 소문났던 영상은 DVD에서도 저력을 발휘한다. 특히 인물들이 야외에서 태양을 등지고 있을 때 강하게 대비되는 음영과 CF 같은 화면은 기존 한국영화에서 보기 어려웠던 영상이라 새롭다. 정재은 감독의 전작 ‘고양이를 부탁해’는 마니아들의 필수소장 목록에 들만큼 아기자기하게 만들어진 DVD로 명성이 높았다. 그에 반해,‘태풍태양’은 흥미로운 소재와 특수한 제작과정에도 불구하고 메이킹 필름이 빠져 있다. 그러나 전문적인 해설이 곁들여진‘이것이 어그레시브다’는 실제 스케이터들을 인터뷰한 내용으로 매우 흥미롭다.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부산 APEC 對테러 비상

    국제우편을 통한 총기류 반입이 급증하고 있어 2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국제행사의 대 테러 준비에 빨간불이 켜졌다. 22일 한나라당 진영 의원과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41건에 불과하던 총기류 적발 건수가 지난해 1106건으로 4년 사이 무려 27배가량 증가했다. 또 2001∼2005년 7월까지 적발된 위해(危害) 국제 우편물은 도검류 2244건, 총기류 2052건, 마약류 155건, 기타 6266건이었다. 상당수가 총기류 부속품인 기타 분야를 합치면 총기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13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부산 APEC 정상회의의 테러 대비에 적신호가 켜졌다. 우정본부는 APEC 테러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X선 투시기, 금속탐지기의 보강과 함께 증가 추세인 화학·방사능 물질을 탐지하는 장비 7대를 다음달 보강하기로 했다. 하지만 장비 보강 외에 전문요원 교육 준비는 극히 미비한 것으로 알려졌다.우정본부가 진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운용 인력의 경우 검색 장비별로 2명씩만 지정해 놓고 있으며 전문요원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통부 한 관계자는 “국제우편물이 들어오는 서울·부산 국제우체국 등에는 자체 우편물 테러 예방 전문요원이 일부 있지만,APEC이 열리는 부산지역 우체국의 준비는 아주 허술하다.”면서 “국가정보원·경찰청 등과의 실질적 공조 체계가 시급하다.”고 말했다.정기홍기자 hong@seoul.co.kr
  • 김일병 軍 부적응 판정

    지난 6월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GP(경계초소)에서 총기를 난사, 부대원 8명을 숨지게 한 김모(22) 일병은 군 당국의 인성검사에서 군에 적응하기 힘든 병사로 조사됐으나 GP에 배치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17일 육군 제3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 이 사건 1차 공판에서 김 일병의 변호인측은 “신병교육대에서 실시된 KMPI(다면적 인성검사) 결과, 김 일병은 ‘경쟁심과 자신감이 부족하고 기운과 의욕이 없으며 비활동적인 것’으로 조사됐음에도 최전방 GP에 배치됐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김 일병이 인성검사에서 군에 적응하기 힘든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데다, 선임병의 욕설과 질책만으로 8명을 살상했다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그에 대한 전문가의 정신감정을 재판부에 신청했다. 또 이날 공판에서 김 일병은 ‘선임병의 질책과 욕설이 범행 동기의 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진술했으며, 고인이 된 장병과 유족들에 대한 심정을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변호인측의 정신감정 신청을 받아들였으며, 변호인과 검찰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김 일병의 동료 부대원 등 7명에 대한 증거조사를 다음 공판에서 실시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 일정은 이날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군 검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 경계근무 기록을 허위로 기재해 명령위반혐의로 기소된 부GP장 최모(24) 하사에 대해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분신·방화… ‘가자’ 철거 극렬저항

    TEXT 가자지구 21곳과 요르단강 서안지구 4곳의 유대인 정착촌에 대한 강제 철수 작업이 17일 시작된 가운데 한 여성(54)이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중태에 빠지는 등 철거에 대한 저항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서안지구 정착촌 쉴로에서는 한 이스라엘 기업의 운전기사가 철거에 항의하는 뜻으로 자신의 차에 태운 팔레스타인 노동자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최소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스라엘 군과 경찰은 계획대로 철거를 계속한다는 방침이지만 이처럼 예기치 않은 불상사도 속출하면서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신을 시도한 서안지구의 여성은 이스라엘 남부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온몸의 70% 가량 화상을 입어 생명이 위태로운 상태라고 경찰은 전했다. 이 여성은 이날 아침부터 남부 도시 네티보트의 한 마을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앞에서 ‘샤론을 군법에 회부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있었다. 정착촌 모라그에서는 한 군인이 퇴거를 거부하는 한 여성 정착민을 끌어내다 이 여성이 휘두른 의료용 바늘에 찔려 부상을 입기도 했다. 또 모라그의 일부 거주민들은 지붕 위로 올라간 채 집 입구에 쓰레기통과 나뭇가지, 돌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군·경의 출입을 저지했다. 네베 데칼림을 비롯한 몇몇 정착촌에는 약 5000명의 극우 유대세력이 남아 유대인 교회(시나고그) 주변에 땅을 파고, 가시철사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친 뒤 군·경에 맞서고 있다. 앞서 군·경은 이날 아침 8시(현지시간)쯤부터 대형 버스와 트럭에 나눠 타고 최대 정착촌인 네베 데칼림을 비롯해 모라그, 가네이 탈, 베돌라 등 4개 주요 정착촌에 진입, 철수 작업에 돌입했다. 네베 데칼림에는 수백명의 비무장 군인과 경찰이 불도저를 앞세워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들어가 거주민들을 버스에 강제로 태워 철수시키고 있다. 군·경은 인간 사슬 띠 대형을 만들어 주민들을 밀어붙이고 있다. 군 관계자는 네베 데칼림에 1만명을 비롯해 이번 철수 작전에 4만명의 병력을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가지지구 내 21개 정착촌에 대한 철거 작업이 2주 안에 마무리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철수 작업이 완전히 마무리되기까지는 약 한달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는 격렬한 저항으로 군·경이 곤경에 빠졌다는 소식에 “철수에 대한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 “나를 공격하십시오.”라고 TV 연설을 통해 말했다. 모셰 카차브 대통령은 이 말이 암살을 유도할 우려가 있어 “공격하라는 게 아니고 비판하라는 뜻이죠.”라고 용어를 정정했다.김균미기자 외신 kmkim@seoul.co.kr
  • 총기난사 김일병 17일 첫공판

    경기도 연천군 최전방 GP(경계초소)에서 총기를 난사, 동료 부대원 8명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22) 일병에 대한 첫 공판이 17일 개최된다. 육군은 이 사건 첫 공판이 17일 오후 2시 경기도 용인 제3야전군사령부 보통군사법원에서 열린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에는 GP 소대원들의 근무일지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명령위반)로 구속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난 부소초장 최모(24) 하사가 재판을 받는다. 보통군사법원측은 최 하사가 총기와 수류탄으로 부대원의 목숨을 앗아간 김 일병과 같은 곳에 수감된 데 부담을 느끼고 사건 이후 심리적 안정을 취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해 보석을 허가했다. 육군 관계자는 “가해자인 김 일병과 피해자인 최 하사의 처지를 고려해 이날 재판을 분리해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검은섬의 전설/한주연 그림

    ‘홍합’‘섬, 나는 세상 끝을 산다’ 등으로 질펀한 입담을 자랑해온 소설가 한창훈이 처음으로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썼다. 그가 나고 자란 고향 언저리 섬들을 줄기차게 향수해 왔던 작가는 첫 동화에서도 그 오랜 테마를 노래했다. 창작동화 ‘검은섬의 전설’(한주연 그림, 사계절 펴냄)은 섬 이야기이다. 그것도 작가가 태를 묻은 섬 거문도(검은섬)에 전해오는 7편의 전설 이야기이다. 작가는 “초등학교 5학년짜리 딸에게 읽히려고” 동화를 구상했단다. 소설가 아저씨는 머리말에다 창작의도를 자상히 밝혔는데, 대번 이어 올 심상찮은 글맛이 예감된다.“여기에 나오는 일곱개 이야기는 아저씨가 어렸을 때 저녁밥 먹고 멍석에 누워 여름 밤 폭포처럼 쏟아지던 은하수를 보며 들었던 이야기야.(…)자, 이제 옛날 검은 섬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야기할 거야. 들어봐.” 여수에서 배를 타고 두 시간쯤 가면 닿을 수 있는 곳, 거문도 주변의 섬 지명과 관련한 전설이어서 동화에는 사실감이 한결 더 살아있다. 게다가 작가 특유의 감칠맛 나는 입말체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어린 독자들을 매혹시키기에 충분하다. 첫번째 이야기 ‘흰 섬’편을 한번 보자.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한시간쯤 가면 만나는 무인도 백도(白島)의 유래담인데, 고시랑고시랑 얼마나 신명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지 한번 잡은 책을 웬만해선 내려놓지 못할 것 같다.“원래는 ‘백 개의 섬’이라는 이름이었는데 ‘흰섬’으로 이름이 바뀌었어. 왜 바뀌었을까?(…) 옥황상제에게 아들이 하나 있었어. 그런데 이 아들이 말은 안 듣고 자꾸 골치 아픈 일만 벌이는 거야. 삼천년에 한번씩 열리는 반도복숭아를 몰래 팔아먹었거나 벼락을 훔쳐 제멋대로 쏘아댔을 수도 있고, 공부 안 하고 선녀들 꽁무니만 따라다녔거나 날씨를 책임지는 대신들 방에 몰래 들어가 엉뚱하게도 아프리카에 함박눈을 펑펑 내리게 했을 수도 있겠지.” 딸 아이를 무릎에 앉혀놓고 귀엣말로 속삭여주던 입말체 그대로를 지면에 옮겨놓았다. 이쯤되면 책장이 절로 술술 넘어갈 수밖에. 총기있는 작가의 먼 기억에서 소환된 전설에는 서사 자체의 즐거움도 크지만, 섬의 언어와 문화를 덤으로 전해준다는 점 또한 커다란 미덕이다. 초등생.85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발언대] 도청 파문… 국익을 먼저 생각하자/안병용 신흥대 교수

    태풍이 온다고 한다. 과거 국가안전기획부의 도청파문이 우리 사회의 태풍이 되고 말았다. 도청은 이유를 불문하고 비난받아 마땅하다. 민주투사로 한평생을 지낸 이들의 소위 ‘민주대통령’때 진행된 일들이라니 더욱 기가 막힌다. 특히 안기부 간부가 지엄한 국가기밀사항을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려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실망 그 자체다. 사정이 이러고 보니 온통 안기부(국가정보원)에 대한 원망과 불신, 그리고 타도 일색이다. 잘못된 것이 있다면 법에 따라 엄단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생각을 돌리면 아찔하기도 하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치부와 성역이 있는 법이다. 무너뜨릴 수 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 있다. 그럼에도 모두들 흥분한 나머지 보호하고 숨겨야 할 것을 훼손하고 있지나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정치권 또는 언론 어디에도 그러한 우려는 없다. 그 흔한 보수주의자, 안보주의자 내지 반공주의자 누구도 없다. 아마 바보가 되기 싫든지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필자 또한 유신말기에 대학생활을 한지라 안기부에 대한 인상이 좋을 리 없다. 그러나 세상사에는 명암이 있는 법이다. 싫다고 다 내칠 수만은 없다. 문제의 핵심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정략의 도구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007영화를 못 본 사람이더라도 그것은 상식이다. 이제 냉정한 마음으로 되돌아가 국익을 생각해야 할 때다. 21세기 국가의 국력은 지식과 정보력으로 평가된다. 지금 국가간에는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전자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암암리에 첨단장비를 운용하여 고도의 첩보전과 해커전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정보전에서 밀리면 나라가 위태롭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국가인 미국은 9·11테러 이후 대테러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육·해·공군 및 해병대, 국방정보국(DIA), 국가정찰실(NRO), 국가지리공간정보국(NGA) 등 8개 국방관련 정보기관,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해 15개 정보기관을 통괄하는 한층 강화된 국가정보국(DNI)직제를 신설하고 있다.400억달러(약 40조원)를 들여 운용하고 있는 ‘애셜론 프로젝트’는 특히 관심을 끈다. 애셜론 프로젝트는 120개의 위성을 쏘아올려 전 세계 모든 지역을 감청(도청)하는 것으로 고주파(HF)통신, 마이크로웨이브, 해저케이블 및 인터넷 감청을 제 손바닥 보듯이 하고 있다. 미국은 애셜론이 수집한 정보를 활용,9·11테러 이후 알카에다 요원 80%를 궤멸하였고, 외국기업의 상업비밀을 수집해 자국의 업체에 지원하다 들통나기도 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이 이러할진대 우리 언론과 정치권은 국정원의 도청장비 완전폐기, 국정원 축소, 심지어 해체론까지 거론하고 있다. 그러지는 않겠지만 정말 국정원이 감청에 대한 무장해제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정말 아찔하다. 우리는 아직도 전쟁 중인 나라이다. 북한의 위협뿐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아랍권의 테러대상국이다. 국민사생활보호, 정략적 이용금지, 비밀엄수 등의 조치와 함께 오히려 정보역량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도청사건은 수사기관이 전말을 파헤치고 위법사항이 있으면 처벌하고 유사사건이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유의할 것은 처리하는 방법이 세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부정한 짓을 확신한다 해도 동네방네 치부를 다 보여 줄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정치권은 이 도청사건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국가의 안위를 도모해야 할 일차적 의무가 있다. 이 문제를 당리당략에 이용하려 한다면 그 피해는 곧 국민이 될 것이고 국민의 비난과 지엄한 심판이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국가정보원은 국가의 중추신경과 같은 기관이다. 국민의 기관이다. 아무리 군의 비리와 총기난사사건이 있다 하더라도 군을 무장해제할 수 없는 것과 같다. 손이 부정한 짓을 했다고 손을 자르나. 부정한 짓을 명령한 머리를 바꾸어야 한다. 정치를 바꾸고 시스템을 재건해야 한다. 국가정보원 요원들은 국가가 오랫동안 길러낸 소중한 자원으로 보고 싶다. 당신들도 이번 일로 정말 거듭나 주길 부탁드린다. 안병용 신흥대 교수
  • 총기탈취범 3명 구속영장

    동해안 해안 초소 총기피탈 사건을 수사 중인 합동수사본부는 6일 경계근무 중이던 장병을 흉기로 찌르고 총기와 실탄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군형법 상 군용물 강도상해 등)로 박모(35·서울 송파구), 원모(35·경기 하남시), 김모(25·서울 중랑구)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오후 10시10분쯤 강원도 동해시 천곡동 육군 모 부대 해안초소 순찰로에서 권모(25) 중위와 이모(23) 상병에게 접근, 흉기로 권 중위를 찌르고 제압한 뒤 K-1,K-2 소총 2정,15발들이 탄창 2개, 무전기 1대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합수부는 8일 이들을 상대로 총기탈취 범행 현장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총기 탈취범은 특수부대 출신 “사업실패로 한탕하려 범행”

    동해안 총기 탈취사건 용의자 3명이 사건발생 17일만인 5일 오전 서울과 경기도에서 모두 검거됐다. 이들이 탈취했던 총기 2정과 실탄 30발, 무전기 등도 이날 경기도 하남시 모 낚시터 인근에서 모두 회수했다. 군·경합동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8시30분∼9시 사이 경기 하남시에서 2명, 서울 송파지역에서 1명 등 용의자 3명을 각각 검거해 수사본부인 강원도 동해경찰서로 압송,1차 조사를 벌인 결과 용의자중 한명이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고 밝혔다. 용의자 박모(35·서울 송파구 오륜동), 원모(35·경기도 하남시 덕풍동), 김모(27)씨 3명은 특수부대 선후배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합동수사본부는 박씨가 친구 원모씨와 후배 김모씨를 끌어들여 총기탈취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범행동기에 대해 박씨는 “우발적인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친구 원씨가 “박씨가 사업실패 등으로 돈이 필요해 총기를 탈취하기로 했다.”고 진술하고, 김씨도 “형(박씨)이 총이 필요하니 도와달라고 해 범행을 하게 됐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사전에 준비해 저지른 것으로 보고 집중 조사 중이다. 특히 박씨는 사건 당일 약 5시간30분 가량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범행을 사전에 준비했다는 의혹을 갖게 했다. 또 이들은 지난달 17일 오후 8시쯤 서울 강동구 모 아파트 주차장에서 서울34허 호 승용차의 앞·뒤 번호판을 절취해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중 박씨의 그랜저 승용차(서울 54러 )와 원씨의 소렌토 차량이 범행추정 시간대인 지난달 20일 오후 10시20분쯤 동해요금소를 빠져나와 서울 방향으로 간 것이 고속도로 CCTV에 포착된 점에 착안, 동해요금소에서 낸 통행권의 지문감식을 벌여 이들의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사건발생 시간대에 맞춰 강릉·동해·서울요금소를 빠져 나간 차량의 통행권을 국방부 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해 정밀감식, 서울요금소 통행권에서 박씨의 지문을 채취하고 박씨가 그랜저 승용차를 소유하고 있는 사실을 알아냈다. 용의자들은 사건 직후 모두 중국으로 잠시 도피했다 지난 1일 귀국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달 20일 오후 10시10분쯤 동해시 천곡동 해안초소 순찰을 하던 육군 모부대 소초장 권모 중위와 통신병 이모 상병에게 접근, 흉기를 휘둘러 부상을 입히고 K-1 소총 1정과 K-2 소총 1정,15발들이 탄창 2개, 무전기 1대 등을 빼앗아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수사관도 놀란 치밀한 총기탈취범 수법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총기탈취 용의자들의 행적이 속속 알려지면서 수사관들조차 그 수법에 혀를 내두르고 있다. 사제 무전기를 이용해 자신들이 정한 암구호로 통화하고 수사의 혼선을 주려고 차량번호판을 교체하는 등 용의주도해 군부대 비밀작전이나 다름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시중에서 거래되는 무전기를 구입해 차량간 통신수단으로 사용하면서 경찰은 ‘비둘기’, 멈춤은 ‘휴식’, 교신 끝은 ‘47’, 재송신은 ‘57’, 사격은 ‘물뿌려’ 등 자신들만의 암구호를 정해 의사소통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수사연구지를 구입해 범행은 물론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참고하면서 사전모의를 하는 등 치밀함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범행직후 박씨는 자신의 뉴그랜저 승용차 번호판을 교체한 뒤 동해요금소로 진입해 서울요금소로, 원씨는 쏘렌토 승용차로 동해요금소를 통해 동서울요금소로 각각 빠져나가는 등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려 한 흔적도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더구나 주모자인 박씨는 자신의 아파트로 돌아올 때도 주변일대를 3차례 이상 돌아보는 등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사후대책 등을 위해 총기를 은닉한 하남시 모낚시터 인근 야산에서 만날 때도 수차례 주변을 선회하면서 경찰의 추적 등에 대비하는 등 치밀하게 동선을 유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범행을 모의한 뒤 행선지 추적을 피하기 위해 범행당일 출발지부터 범행후 서울 도착시까지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는 등 주도면밀함도 보였다. 합동수사본부의 한 관계자는 “용의자들 중 고향 친구인 박모·원모씨가 사건을 저지른 다음 날인 7월21일 먼저 중국으로 달아나고 22일에는 김모씨도 중국으로 도피했었다.”면서 “이들은 중국에서 사건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리다 사건을 저지른 지 12일 만인 지난 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군 특수부대 출신 선후배들의 이처럼 치밀하고 대담한 총기탈취사건도 결국 군경의 과학수사 앞에서는 꼬리를 잡힐 수밖에 없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만취20대 해안초소 침입 총기 빼앗으려다 붙잡혀

    1일 오전 0시 20분쯤 강원도 속초시 영랑동 속초경찰서 영랑해안 제4초소에서 술에 취한 김모(28·고성군)씨가 경계근무 중이던 손모(22) 일경을 폭행하고 K-2 소총을 빼앗으려다 경찰에 붙잡힌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술에 취한 채 경찰이 담당하고 있는 영랑해안 초소 인근 1.5m 높이 철책을 뛰어넘어 경계근무 중이던 손 일경의 멱살을 잡고 폭행한 뒤 K-2 소총을 빼앗으려는 등 난동을 부렸다. 김씨는 또 폭행을 제지하려던 같은 초소 근무자 김모(22) 상경에게도 폭력을 휘둘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손 일경 등이 술에 취한 20대에게 폭행을 당하고 있다는 무전연락을 받자 순찰차 2대를 현장에 출동시켜 윗옷을 벗고 난동을 부리던 김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속초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총기탈취 용의자 석방키로

    동해안 해안초소 총기피탈 사건을 수사 중인 군경합동수사본부는 유력 용의자로 24일 긴급체포했던 S(34)씨를 석방하기로 했다고 25일 밝혔다. 이로 인해 총기피탈 수사는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면서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군경합동수사본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S씨가 범행을 극구 부인하는 데다 현장 지문 이외에 별다른 증거를 발견하지 못해 인권보호 측면에서 오늘 중 석방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S씨의 현장 지문과 범행 추정시간 전후의 확인되지 않은 행적 등 상당한 혐의점이 남아 수사는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경합동수사본부는 총기피탈 사건 직후인 21일 오전 범인들이 피해 장병을 유기한 현장 인근 동해고속도로 가드레일에서 발견된 지문 6점 중 다수가 S씨의 지문과 일치한다는 경찰청의 감정결과를 토대로 S씨를 24일 긴급체포했다. 앞서 합수부는 22일쯤에도 총기피탈 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P(23·강원 동해시)씨를 임의동행 형식으로 신병을 확보, 조사를 벌였으나 별다른 혐의점을 찾지 못해 곧바로 귀가시키기도 했다. 당시 경찰은 총기피탈 범인 중 몽타주의 인물이 이번 사고 부대에서 근무하다 지난해 제대한 사람 같다는 제보에 따라 추적 조사를 벌여 P씨를 조사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동해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생활로봇’ 왕국 꿈꾸는 日 오사카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생활로봇’ 왕국 꿈꾸는 日 오사카

    “500년 제조업 벤처의 전통을 살려 오사카를 로봇산업의 메카로 만들자.”. 오사카의 중소기업과 대학, 시 당국은 물론 시민들이 로봇산업 부흥을 통한 ‘모노쓰쿠리(제조업) 오사카’ 부활의 꿈을 키우고 있다.2만여개 중소기업들이 선두에 서고, 대학 교수와 학생들이 아이디어를 제공하면 오사카시·부 정부는 예산을 지원한다.260여만 시민들은 시제품 실험에 적극 응해주는 등 산·학·관·민 일체다. |오사카 이춘규특파원|오사카의 제조업은 16세기 말 오사카성을 축성할 때부터 본격화된다. 총기 제조가 주류였다. 19세기 말 방적업이 활발, 동양의 맨체스터로 불렸고 이후 기계, 부품, 소재산업과 전후에는 철강, 조선, 화학 등을 거쳐 태양전지, 액정패널 같은 각각의 시대가 요구하는 산업과 상품에 끊임없이 도전, 발전해 왔다. ●‘로봇산업=오사카시대’ 열겠다 도전의 도시 오사카시, 나아가 인구 1700만명의 오사카 생활권이 최근 수년간 “로봇산업 하면 오사카”를 세계인이 떠올릴 수 있도록 로봇산업 진흥에 도전하고 있다. 마사키 히로시 오사카부 홍보실장은 “로봇은 물론 바이오, 나노 등 새로운 비즈니스 개발에 도전하겠다.”면서 오사카인들의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강조했다. 다카노 슈이치 오사카시 로봇산업담당과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오사카는 마쓰시타전기산업, 샤프, 산요전기, 미즈노 등 세계적인 제조업의 전통이 있는 고장”이라며 “이처럼 실생활과 관련된 벤처에서 출발한 기업들의 모태인 오사카가 10년 뒤에는 ‘로봇의 중심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오사카시 주택가에 산재한 2만여개의 중소기업 중 로봇과 관련된 150여개 기업이 현재 로보(RooBo)라는 중소기업네트워크에 가입해있다.7개 안팎씩의 기업·대학연구소 등과 20여개 컨소시엄을 형성, 생활로봇을 만드는 데 도전중이다. 오사카시는 연간 2억 5000만엔을 지원한다. ●도전하는 중소기업이 앞장선다 중소기업중 로봇 연구 및 생산에만 전념하는 기업은 아직 없다. 내년에 로봇전업기업의 출범을 꿈꾼다. 현재는 기업들이 핵심 부품기술을 갖고 개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형식이다. 로봇제품을 개발, 대기업이 실용화하거나 직접 대량생산하는 것도 목표로 한다. ㈜에잇테크 기무라 토시오 사장, 후쿠치금속㈜ 후쿠치 마모루 사장 등은 현재 산학 연계 컨소시엄을 결성, 대형 수족관 내부를 청소할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누전 등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수력을 이용한 로봇이다. 비행기 모형이나 특수스탠드, 금형 등 수많은 제품을 소량 생산하고 있는 에잇테크의 기무라 사장은 “세계에서 누구도 흉내내지 못하는 기술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상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소방로봇도 개발하고 싶다는 의욕을 비쳤다. ●교수, 연구원, 학생, 시민도 참여 오사카시의 산·학·관·민 합동 로봇산업 진흥에는 오사카대학 대학원의 아사다 미노루 교수 등이 후원자로 활동하고 있다. 시와 오사카부 당국은 자금과 연구공간을 지원한다. 오사카 시내 대학생들은 인턴사원으로 중소기업 현장에서 기술을 익히고, 자원봉사도 한다. 시민들도 기업들이 행하는 제품 실험에 적극 협조한다. 지역특성이다.“오사카사람들은 남을 돕길 좋아한다. 로봇팬들도 많다. 그게 중소기업에는 힘이 된다.”(간사이국제홍보센터 아리야마 히토시 심의역) 오사카 로봇산업의 연구지향점은 인간의 삶의 질 개선. 각종 로봇관련 대회나 이벤트를 만들어 기술력 향상도 꾀한다. 그러면서 병간호나 말동무, 청소 등 인간생활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고 아사다 교수는 설명한다. 아사다 교수는 로봇이 인간의 영역을 침해하거나 인간성을 상실시킬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인간이 싫거나 힘든 것을 로봇이 대체하면 된다.”고 로봇만의 역할을 강조했다. ●오사카의 꿈 2009년 시작 지난해 11월 로봇전문가인 이시구로 슈가 중심이 돼 오사카역 근처 역전 제3빌딩 16층에 로봇연구실험실을 열었다. 오사카부와 오사카시, 오사카 경제인들이 힘을 모았다. 차세대 로봇산업 진흥과 개발, 지원의 총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로봇연구실험실은 중소기업 로봇산업네트워크를 지원하고, 연구자·기술자와 산업계의 교류를 촉진한다. 시장에서 제품실험프로젝트도 실시한다. 로봇산업 활성화 이벤트도 자주 마련한다. 특히 2011년까지는 오사카역 북쪽의 드넓은 화물열차기지에 로봇산업기업, 도시형주택, 호텔, 연구·개발전시관, 상업지구, 비즈니스센터 등이 들어서는 ‘지식자본’기지를 완성, 로봇산업의 총본산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꿈의 로봇산업비즈니스거점은 2009년 우선 완공된다. 오사카시는 지식자본기지 가시화를 위해 지난 15일 북미지역투자유치단 등을 상대로 설명회를 통해 “첨단기술과 인간의 피드백이 잘되고, 서비스와 거주지가 제공되며 노하우가 축적돼 사업 성공률이 높은 오사카에 투자하라.”고 호소했다. 다카하시 토루 오사카시 도시재생기획담당과장은 “마쓰시타, 샤프, 산요 등은 오사카에서 벤처기업으로 출발해 크게 성공했다.”면서 ‘로봇은 왜 오사카인가.’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2025년 차세대 로봇산업시장은 7조 2000억엔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오사카시와 연구자, 중소기업인들은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오사카시 남항지역에서 로보컵2005세계대회를 개최했다. 로보컵은 일본 연구자들이 제창,1997년 시작돼 올해로 9회를 맞았다. 올해는 한국·미국·일본 등 31개국 330여개 팀에서 2000여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taein@seoul.co.kr ■ 아카자와 요헤이 (주)시스테크 사장|오사카 이춘규특파원|항공·우주산업 부품 등을 생산하는 ㈜시스테크 아카자와의 아카자와 요헤이 사장은 “자원이 없는 일본은 제조업을 해야 하는데 비행기, 로켓, 반도체, 디지털제품 등의 부품은 최근 1년반 사이에 새로운 모델이 나오는 등 경쟁이 심해 로봇산업에 도전하게 됐다.”는 전형적인 오카사 중소기업인이다. 아버지 때부터 일궈온 그의 회사는 65년 역사를 자랑한다. 주택가에 위치한 회사에서는 지금도 항공기나 로켓 부품 등을 만들고 있으며 로봇은 전체 매출에서 10%를 차지한다. 시스테크는 시대의 변화에 맞춰 끊임없이 변화, 발전해 왔다.1950년대에 화물열차 부품을 만들었다. 이후 중공업시대가 열리면서 선박 부품을 만들었고,70년대 이후 원자력발전소 터빈, 모터, 발전기 등의 부품을 제작했다. 신칸센과 전차 부품, 항공기와 로켓, 반도체관련 부품까지 만든다. 15일 오사카시내 공장에서 만난 아카자와 사장은 91년 일본경제의 거품 붕괴는 시련이었다고 말했다. 새롭게 도전할 사업을 물색하다 2003년 로봇산업에 뛰어들었다. 전업은 아니고 ‘7명의 로봇산업 사무라이’가 지혜를 모은, 네트워크 형식이다.2003년 300만엔이던 로봇관련 매출은 지난해 2900만엔으로 급증했고, 올해 6000만엔을 예상하고 있다. 그는 오사카의 부활은 로봇산업의 성공여부에 달렸다고 강조한다.2만개의 중소기업 중 800개사가 로봇관련 잠재기술을 갖고 있고, 그 중 150여개사가 로봇산업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오사카 차세대 로봇산업의 기수라는 것이다. 아카자와 사장은 “오사카대 아사다 미노루 교수 등 교수들이 학생들에게 로봇을 연구시켜 기업들에 연구성과를 제공하는 등 오사카는 로봇산업을 하기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며 로봇사업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다. 아울러 90년대 중반 도산위기를 경험한 뒤 대기업 하청만이 아닌 스스로의 사업으로 활로를 찾아야 미래가 있다고 판단, 오사카시 비즈니스인큐베이터에 가입해 그 곳에서 교수·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으며 희망을 일궜다. 그의 꿈은 원대하다. 한국기업과 실용로봇 수출관련 상담을 진행중이다.17일 끝난 로보컵2005대회 인간형로봇부문 축구대회에서는 그의 회사가 포함돼 있는 네트워크가 2연패했다.2연패후 지명도가 높아져 지난해 우승한 로봇 ‘비전’을 대학과 다른 중소기업들이 연구용으로 250대나 사갔다. 가격을 현실화시키자 공립중학교들로부터 교재용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다양한 로봇도 개발중이다. 손님을 안내하는 펭귄로봇에 대한 주문을 받고, 제작을 서두르고 있다. 피아노에 광택을 내는 로봇도 생산 가능성을 타진받고 신이 나 있다. 로봇사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로봇계의 신흥강자로 떠오르는 그는 ‘세계인들에게 로봇하면 오사카’라고 알리고 싶단다. 현재는 로봇의 매출에서 연구비를 빼면 마이너스이지만 2년뒤에는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다른 부품사업들도 포함하면 회사는 수년째 흑자경영이다. taein@seoul.co.kr
  • 車검문 병장·의경 잇단 희생

    강원도 동해시 해안초소 장병 총기 탈취 사건 용의자 검거를 위해 검문 중이던 의경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졌다. 24일 오전 3시쯤 경북 구미시 원평동 선기교에서 구미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김모(22) 수경이 동료 경찰관들과 차량 검문검색 중 음주운전을 하던 정모(34)씨의 2.5t 트럭에 치여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사고 운전자 정씨는 경찰관들의 정지신호를 무시하고 운행했으며, 사고 후 10여m쯤 더 달린 뒤 차를 세워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정씨는 경찰에서 “술에 취해 깜빡 조는 바람에 경찰의 정지신호를 보지 못했으며,‘쿵’하는 소리에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사고가 난 뒤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운전자 정씨가 혈중 알코올농도 0.092% 상태에서 운전한 사실을 확인했으며, 정확한 사고경위를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숨진 김 수경은 2003년 10월 입대한 뒤 같은 해 12월 구미서 방범순찰대로 전입했으며, 오는 10월22일 전역을 앞두고 있어 동료 경찰 관계자들이 안타까워했다. 이에 앞서 지난 23일 오전 1시35분쯤에는 수방사 헌병단 소속 임모 병장(21)이 서울 영동대교에서 차량 검문검색 중 무면허 운전을 하던 이모(36)씨의 카렌스 승용차에 치여 숨졌다. 구미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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