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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분노의 용광로, 비전을 지우고 분열을 낳았다

    [커버스토리] 분노의 용광로, 비전을 지우고 분열을 낳았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를 선출하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전당대회가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70)의 후보 수락 연설을 끝으로 나흘간의 대장정을 마감했다. 이번 전대에서는 공화당 주류 의원들의 대거 불참과 테드 크루즈 텍사스 상원의원의 지지 거부, 매일 트럼프 가족이 등장한 지원 연설 등 160년이 넘는 공화당 역사에서 가장 기이한 전당대회로 남게 될 전망이다. 트럼프의 수락 연설은 꿈과 희망 등 미래를 말하기보다는 미국의 위기와 분열만 부각한 ‘어둠의 연설’이었다. 나흘간의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정책토론은 실종됐다. 마지막 날 후보 수락 연설에서 트럼프는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격퇴 등을 얘기하면서 “위협”이라는 말을 7번, ‘법과 질서’라는 말은 4차례 사용했다. ●이번 전대 최고 유행어는 ‘클린턴을 감옥에’ 이날 밤 10시 30분. 전대 장소인 ‘퀴큰론스 아레나’ 농구 경기장에 마련된 연설 무대에서 트럼프가 최종적으로 후보 수락 연설에 나서자 객석에선 이번 전대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구호 대신 ‘힐러리 클린턴을 감옥에’(Lock her up)가 쇄도했다. CNN이 “전대에서는 보통 비전을 담은 구호가 인기가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이상하게도 클린턴에 대한 비난이 이를 대체했다”고 설명할 정도였다. 청중들은 전대 기간 내내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이나 오바마 정부가 추진하는 자유무역협정(FTA)·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이 언급될 때마다 너 나 할 것 없이 ‘클린턴을 감옥에’를 외쳤다. 미 조지타운대 E J 디온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논평에서 “트럼프는 미국을 죽을 지경에 이를 정도로 겁을 주는 전략으로 승리를 얻고자 한다”고 분석했다. 정책대결보다는 상대 후보를 깎아내리는 네거티브 선거였다. 트럼프의 이런 연설과 이에 대한 청중의 호응과 관련해 미 매체 보스턴글로브의 칼럼니스트 마이클 코언은 “내가 들었던 미국 정치인들의 연설 가운데 가장 암울하고 어둡고 파시스트적인 연설”이라고 말했다. 작가 스티븐 킹도 트위터에 “저건 전당대회가 아니라 폭력배(lynch mob)에 가깝다”고 비난했다. 반면 유명 보수 방송인 로라 잉그레이엄은 “트럼프가 공화당의 기반을 넓히고 있다”면서 “오바마 정부 아래서 고통을 받았던 ‘도심’(inner city)은 더이상 무시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정권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아리 플레이셔도 “이 연설이 너무 어둡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미국인의 69%가 미국이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기억하라”며 “다수가 트럼프에 동의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트럼프가 침몰하던 트위터 살리기도 특이하게도 이번 전대는 침몰하던 트위터를 살려 놓기도 했다. 트럼프가 연일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아 접속자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하루에도 4~5개의 글을 올리는 열혈 트위터 애용자다. 지난 15일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를 부통령으로 지목할 때도 트위터를 이용했다. 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에도 계정이 있지만 유독 트위터를 사랑한다. 글을 길게 쓰지 않아도 돼 지지자들에게 가장 쉽게 자신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어서다. 지난 5월 14.01달러에 머물던 트위터 주가는 21일 18.39달러로 마감하며 2개월 만에 30% 이상 급등했다. CNN머니는 “(트럼프식) 정치가 트위터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전대기간 행사장 밖에서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이 뒤섞이면서 클리블랜드 전체가 논쟁의 장으로 변모했다. 전당대회가 열린 아레나 인근 광장에는 ‘혁명공산당’ 당원들로 알려진 이들이 모여들어 성조기를 태우고 전대 슬로건을 비틀어 “미국이 언제 위대했나”(America was never great)를 외치자 이를 막으려는 다른 시위자들로 연일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시위자들을 바닥에 눕히고 수갑을 채워 연행했지만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을 수는 없었다. 여기에 성소수자 옹호 단체와 이들을 막기 위한 보수단체, 마리화나 합법화 추진 단체들이 한꺼번에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종교단체 회원들이 ‘예수가 노할 것’이라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거나 아예 “다음 대선에선 예수를 대통령으로 뽑자”고 외치기도 했다. ●예상 밖 질서 유지로 경찰·클리블랜드 안도 다만 경찰과 클리블랜드 당국은 이번 전대 결과에 대단히 만족하는 모습이다. 경찰은 대회 개막 전만 해도 하루 수백명씩 연행될 것으로 보고 최대 1000명 안팎을 수감할 수 있는 임시 교도소를 마련해 뒀다. 전대장마다 저격수를 배치하고 경찰들도 반자동 소총을 휴대하게 하는 등 이번 전대를 위해 5000만 달러(약 570억원) 이상을 써 지나치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가 IS를 막겠다며 총기를 갖고 대회장으로 들어오겠다고 밝히는 등 어려움이 예상됐지만 특별한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임관 4개월된 현역 육군 소위, 머리에 총상입고 숨진 채 발견

    임관 4개월된 현역 육군 소위, 머리에 총상입고 숨진 채 발견

    인천에 있는 육군 부대에서 현역장교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돼 군(軍)이 수사에 나섰다. 군 당국에 따르면 22일 낮 1시 50분쯤 인천 중구 영종도 모 사단 해안경계부대 내 체력단련실에서 A(22) 소위가 총탄에 맞아 숨져 있는 것을 동료 간부가 발견했다. 발견 당시 A소위는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숨을 거둔 상태였으며 주변에는 K2 소총 1정이 놓여 있었다. A소위는 이날부터 1주일간 ‘5분 대기조’의 소대장 임무를 맡아 자신의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다. A소위는 올해 3월 임관해 장교 교육을 마치고 지난 6월 이 부대에 배치됐다. 육군은 A소위가 스스로 소총을 쏴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육군 관계자는 “5분 대기조는 비상시 출동을 위해 항상 총기와 탄환을 휴대한다”면서 “총기 번호로 확인한 결과 현장에서 발견된 소총은 A소위의 총기였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美 또 총격사고···마이애미서 흑인 2명 경찰 총격 부상 (영상)

    美 또 총격사고···마이애미서 흑인 2명 경찰 총격 부상 (영상)

    최근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 경찰을 노린 흑인 총격 사건이 잇따르는 가운데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도 경찰이 흑인 자폐증 환자와 흑인 치료사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앞서 미네소타, 루이지애나주에서 백인 경찰이 비무장 상태의 흑인에게 총격을 가한 사건으로 흑인들의 시위가 전국적으로 격화된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주 댈러스와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흑인 용의자가 경찰관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한 것과 맞물려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21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자폐아 치료사인 찰스 킨지는 전날 경찰의 과잉 대응이 담긴 휴대전화 영상을 공개하며 ”나는 땅에 누운 채 손을 올리면 그들이 쏘지 않을 줄 알았다“면서 ”그것은 착각이었다“고 분개했다. 이번 총격 사건은 킨지가 지난 18일 오후 5시쯤 23살의 흑인 자폐증 환자 1명이 수용시설에서 도망치려는 것을 달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킨지는 경찰이 쏜 총에 오른쪽 다리를 맞아 병원에 입원 중이다. 그는 “리날도라는 환자를 달래고 있는 과정에 경찰들이 몰려왔다”면서 “그들은 우리가 비무장인 줄 알면서도 과잉 대응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휴대전화에 담긴 영상에는 킨지가 경찰들에게 “리날도가 갖고 있는 것은 총이 아니라 장난감 트럭이다”라며 “이 친구는 자폐아 환자이고, 나는 자폐아 수용시설의 치료사”라는 음성이 생생히 담겨있다. 또 흑인 자폐증 환자를 향해서도 “리날도, 긴장하지 말고 그대로 땅에 누워라”고 말하면서 “하늘을 손으로 올리면 된다”는 음성도 동영상에 포함돼있다. 다른 영상에는 킨지가 땅에 엎드린 채 수갑을 찬 모습도 담겨있다. 킨지의 변호인은 “경찰 중 한 명이 갑자기 총 2∼3발을 쐈고, 이 중 하나가 킨지의 오른쪽 다리에 맞았다”면서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20분간 총에 맞은 채 누워있었다”고 했다. 킨지는 현지 언론 마이애미 뉴스7과의 인터뷰에서 “경찰에게 ‘왜 총을 쏘았느냐’고 물으니, 그는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그레이 유진 북마이애미 경찰국장은 이날 사건 브리핑에서 “사건 당일 ‘누군가 총을 갖고 위협적 행동을 하고 있다’는 911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면서 “하지만 현장에서 어떤 총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진 국장은 “이번 사건을 투명하기 처리하기 위해 플로리다 주 법무부가 조사를 담당할 것”이라며 더 이상의 질문을 받지 않았다고 방송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찬반 세력 충돌해 아수라장… 부인 연설 ‘미셸 표절’ 논란

    18일 오후 10시 20분(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농구경기장 ‘퀴큰론스 아레나’에 영국 록밴드 퀸의 대표곡 ‘위 아 더 챔피언’이 울려 퍼졌다. 은빛 실루엣 커튼을 젖히고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무대에 등장했다. 그는 “우리는 승리할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차기 퍼스트레이디인 멜라니아 트럼프를 소개한다”고 외쳤다. 공화당 대선 후보가 전당대회 첫날 등장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이날 개막한 전당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부인 멜라니아(46)가 찬조 연설자로 등장할 때 함께 나선다고 예고했다. 뉴욕타임스는 “방송인 출신답게 트럼프가 극적인 방법으로 첫날 깜짝 등장했다”고 평했다. 트럼프는 그동안의 전당대회 불문율을 깨고 무대에 등장해 직접 멜라니아를 소개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멜라니아 어린 시절 ‘판박이 언급’ 트럼프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멜라니아는 “여러분과 미국을 위해 싸울 누군가를 원한다면 도널드가 적임자”라며 “남편은 위대한 지도자이고 인간적인 남성이며 모든 사람을 대변한다”고 치켜세웠다. 슬로베니아 출신의 전직 모델인 멜라니아가 대회 첫날 연사의 하이라이트였다. 하지만 그녀의 연설 가운데 “어린 시절 부모님은 삶에서 원하는 것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 네 말에 책임을 져야 한다, 사람들을 존경심을 가지고 대해야 한다는 가치를 강조했다”고 말한 부분 등 두 단락 이상이 8년 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이 한 것과 유사해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앞서 벵가지 사건으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와 해군 특전단 출신 생존자 등은 연설에서 “힐러리는 감옥에 가야 한다. 죄수복을 입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트럼프가 재향군인에 대한 만성적인 문제점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찬조 연설이 트럼프의 대선 승리를 위해 유화적 분위기로 진행됐다면 앞서 오후 3시부터 열린 회의에서는 전대 규정을 둘러싸고 트럼프의 지지파와 반대파가 충돌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반란세력 전대규정 변경 시도 ‘비선언 대의원’ 그룹을 중심으로 한 반란세력은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트럼프를 사실상 추대하게 될 전대 규정의 변경을 시도했다. 이들은 유타주 등 9개 주 대의원 다수의 서명을 받아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지지했기 때문에 전대에서 의무적으로 그에게 표를 던져야 하는 ‘선언 대의원’도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제출했다. 그러나 진행을 맡은 스티브 워맥 아칸소 하원의원은 일부 비선언 대의원이 서명을 철회했다며 구두 표결로 기존 규정을 확정했고, 이에 반대파는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들은 ‘주별로 찬반투표를 하라’, ‘우리는 투표를 원한다’, ‘의사 진행 규칙을 따르라’고 연호하거나 ‘트럼프 저지’ 등 구호가 쓰인 피켓을 흔들며 강력히 항의했다. 이에 트럼프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 ‘USA’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서 대회장은 갑자기 싸움터로 변했지만 반란은 제압됐다. 워싱턴포스트는 “규정이 확정됨으로써 트럼프의 장애물이 치워졌다”며 “그러나 당의 통합을 목표로 하는 공화당에 골치 아픈 문제인 깊은 분열을 도드라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오토바이 타고 권총 찬 지지자들 전당대회장 주변에서는 전날에 이어 반(反)트럼프 시위가 이어졌고 해킹 위험까지 고조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셧다운 트럼프 & 공화당’ 등 반트럼프 단체는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규탄하며 행진을 이어 갔다. 미 전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든 트럼프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도 열렸다. 이들은 특히 허리춤에 버젓이 총기를 찬 채 시위를 벌여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런 가운데 RNC 정보 담당 수석 고문인 맥스 에버레트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에 해킹 시도가 있어 차단했다”며 “우리의 새로운 네트워크에 침입하려고 시도하는 많은 사람(해커)이 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공화 전대 첫날 ‘위 아 더 챔피언’이 울려퍼지자 트럼프 깜짝 등장

    공화 전대 첫날 ‘위 아 더 챔피언’이 울려퍼지자 트럼프 깜짝 등장

     18일(현지시간) 오후 10시 20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린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농구경기장 ‘퀵큰론즈 아레나’에 영국 록밴드 퀸의 대표곡 ‘위 아 더 챔피언’이 울려퍼졌다. 무대 위로 올라온 은빛 실루엣 커튼을 젖히고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등장했다. 그는 “우리는 승리할 것이다. 우리는 아주 크게 승리할 것이다”라고 선언하면서 “차기 퍼스트레이디(대통령 부인)인 멜라니아 트럼프를 소개한다”고 외쳤다.  미 언론은 공화당 대선 후보가 전당대회 첫날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트럼프는 앞서 이날 개막한 전당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부인 멜라니아가 찬조 연설자로 등장할 때 함께 나선다고 예고했다. 뉴욕타임스는 “방송인 출신답게 트럼프가 극적 방법으로 첫날 깜짝 등장했다”고 평했다. 퀸 측은 지난달 ‘위 아 더 챔피언’을 트럼프가 사용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으나 트럼프는 아랑곳하지 않고 배경음악으로 사용했다.  트럼프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멜라니아는 “여러분과 미국을 위해 싸울 누군가를 원한다면 나는 도널드가 적임자라고 장담한다”며 “남편은 위대한 지도자이고 인간적 남성이며 모든 사람을 대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를 주제로 열린 찬조 연설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만이 미국을 다시 위대하고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고 강조한 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벵가지 영사관 테러사건 책임과 개인 이메일 스캔들 등을 거론하며 클린턴을 맹공격했다. 특히 벵가지 사건 희생자 어머니와 생존자인 해군 특전단 베테랑 등은 “힐러리는 감옥에 가야 한다. 죄수복을 입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트럼프가 재향군인에 대한 만성적 문제점들을 바로잡을 수 있다고 확신했다”고 강조했다. 찬조 연설은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옹립하기 위한 유화적 분위기로 진행됐다면 앞서 오후 3시부터 열린 회의에서는 전대 규정을 둘러싸고 트럼프의 지지파와 반대파가 충돌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비구속 대의원’ 그룹을 중심으로 한 반란세력은 경선에서 가장 많은 대의원을 확보한 트럼프를 사실상 추대하게 될 전대 규정의 변경을 시도했다. 이들은 유타주 등 9개 주 대의원 다수의 서명을 받아 경선 과정에서 트럼프를 지지했기 때문에 전대에서 의무적으로 그에게 표를 던져야 하는 ‘구속 대의원’도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규정 개정안을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 절차의 진행을 맡은 스티브 워맥 아칸소 하원의원은 9개 주 대의원들 중 일부가 서명을 철회했다고 지적하며 갑자기 구두 표결로 기존 규정을 확정했고, 이에 반대파들은 일제히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들은 ‘주 별로 찬반투표를 하라’, ‘우리는 투표를 원한다’, ‘의사 진행규칙을 따르라’고 연호하거나 ‘트럼프 저지’ 등 구호가 쓰인 피켓을 흔들며 강력히 항의했다.  트럼프 지지자들 역시 ‘트럼프’, ‘USA’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맞서 대회장은 갑자기 싸움터로 급변했다. 트럼프 반대파 중 일부는 항의 표시로 대회장을 퇴장하는 등 소란이 지속됐다. 그러나 결국 트럼프와 전국위의 의도대로 트럼프 지지 대의원들은 구속을 받아 전대 마지막 날 투표에서도 트럼프에게 표를 던져야 하는 규정이 확정되면서 반란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다. 워싱턴포스트는 “규정이 확정됨으로써 트럼프의 장애물이 치워졌다다”며 “그러나 당 통합을 목표로 하는 공화당의 골치를 썩이는 깊은 분열을 도드라지게 했다”고 지적했다.  전당대회장 주변에서는 전날에 이어 반(反)트럼프 시위가 이어졌고, 해킹 위험까지 고조되면서 긴장감이 높아졌다. ‘셧 다운 트럼프 & 공화당’ 등 반트럼프 단체는 트럼프를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라고 규탄하며 행진을 이어갔다. 미 전역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몰려든 트럼프 지지자들의 맞불 시위도 열렸다. 이들은 특히 허리춤에 찬 권총이 버젓이 보이도록 총기를 휴대한 채 시위를 벌여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런 가운데 RNC 정보 담당 수석 고문인 맥스 에버레트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전당대회가 개막하기도 전에 해킹 시도가 있어 차단했다”며 “우리의 새로운 네트워크에 침입하려고 시도하는 많은 사람(해커)이 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대선주자 되던 날… 대회장 밖은 콘크리트 벽 세운 전쟁터

    트럼프 대선주자 되던 날… 대회장 밖은 콘크리트 벽 세운 전쟁터

    佛 니스 테러·경찰 총격 등 맞물려 주방위군 투입한 최고 경계 태세 중무장 경찰에 주방위군, 해안경비대, 콘크리트 차단벽, 철제 펜스, 경계 로봇까지….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18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은 도널드 트럼프(얼굴)를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경계 수위가 최고조에 이르렀다. 전날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벌어진 흑인의 경찰 3명 총격 사망사건과 최근 프랑스 니스 테러 등의 여파에다, 트럼프 지지자와 반대자 간 충돌이 예상되면서 행사 참가자들뿐 아니라 클리블랜드 주민들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한 현지 주민은 “1968년 이곳에서 벌어진 반전 시위가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이후로 경계가 가장 강화됐다”고 말했다. 전날 새벽부터 시내 주요 도로에 50㎝ 높이의 콘크리트 차단벽이 설치됐으며, 전당대회 장소인 농구 경기장 ‘퀵큰론스 아레나’를 중심으로 중무장한 기마경찰과 오토바이 순찰대가 순찰을 돌면서 인근 상점 방문객에게도 금속탐지기가 사용됐다. 지역 방송이 전한 화면에는 로봇이 경계에 동원된 모습도 포착됐다. 아레나로 연결되는 고속도로 진출로들이 폐쇄된 가운데 주변 도로 2~3블록은 2.4m 높이의 철제 펜스로 완전히 차단됐다. 전당대회장이 요새로 변모한 것이다. 이와 함께 클리블랜드 북쪽 이리호는 해안경비대가, 경찰 담당구역 외곽 지역엔 주 방위군까지 투입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또 전날 오후부터 클리블랜드 상공에 대한 비행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클리블랜드를 포함한 쿠야호가 카운티에서는 드론(무인기) 비행도 금지됐다. 이 같은 삼엄한 경계 조치는 아레나 주변 1.7마일(약 2.73㎞), 이른바 ‘전대 구역’에서 총기 소유가 허용되면서 자칫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특히 전날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 경찰관 저격 사망사건이 또 발생하면서 긴장감은 훨씬 높아졌다. 캘빈 윌리엄스 클리블랜드시 경찰국장은 “니스에서와 같은 일이 클리블랜드에서 시도됐을 때 곧바로 격퇴하기 위한 것”이라며 “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일들이 치안 대응 수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전날 오후부터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몰려와 시위를 벌였다. ‘흑인 목숨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 등의 플래카드를 내건 시위대 150여명이 몰려들자 경찰은 아레나로 통하는 길목을 모두 막고 철통 경계를 펼쳤다. 시위 진압 경찰 중에는 지원 나온 캘리포니아 경찰들의 모습도 보였다. 클리블랜드 경찰은 ‘흑인 독립’을 추구하는 과격단체 ‘신(新)블랙팬서당’ 회원들이 총기를 휴대한 채 클리블랜드 도심에서 경찰의 잔혹성을 고발하는 시위를 벌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폭동 가능성에 대비해 죄수들도 제3의 장소로 이동시켰다. 이번 전당대회 기간 방문객은 약 5만명으로 예상되며, 이 중 반(反)트럼프 시위대가 상당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테러나 흑백 갈등에 따른 폭력행위 우려뿐 아니라 트럼프의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간의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지만 클리블랜드시 당국은 아직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집회 구역을 나누는 방안을 승인하지 않고 있어 시위가 동시에 벌어져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서는 남에게 보이도록 총기를 휴대할 수 있는 ‘오픈 캐리’가 허용되고 있어 더 큰 골칫거리다.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 모두 총기를 휴대한 채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어 총격 발생 가능성이 우려된다. 클리블랜드시 경찰 노동조합은 전날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에게 전당대회 기간만이라도 ‘오픈 캐리’를 금지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케이식 주지사는 “주지사가 독단적으로 법률로 정해진 내용을 제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는 18~21일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미국을 다시 일하게’, ‘미국을 다시 최우선에’, ‘미국을 다시 하나로’라는 주제로 매일 10~25명이 연설을 한다. 트럼프는 21일 대미를 장식하는 후보 수락연설을 할 예정이다. 클리블랜드(오하이오주)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안은 가족잔치·밖은 反시위… 썰렁한 ‘트럼프 출정식’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할 공화당 후보를 공식 지명하는 전당대회가 18일(현지시간)부터 21일까지 대표적 ‘스윙스테이트’(경합주)인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농구경기장 ‘퀵큰론스 아레나’에서 열린다. 공화당 경선에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은 ‘아웃사이더’ 후보 도널드 트럼프와 그가 최근 낙점한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 인디애나 주지사가 전당대회에서 대의원 투표를 통해 지명돼,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전당대회 시작을 하루 앞둔 17일 4년마다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느낄 수 있는 축제 분위기와는 달리 혹시나 있을지 모르는 과격시위 등을 막기 위해 전당대회장 인근에 경찰 3000여명이 배치되는 등 경비가 삼엄하다. 속속 몰려드는 대의원들의 표정도 그리 밝지 않다. 워싱턴포스트는 16일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대의원들은 마지막까지 트럼프를 막기 위해 뭔가 궁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의원들은 트럼프를 반대하는 시위대 등과의 충돌에 대비, 총기를 소지하고 전대에 참가하겠다고 밝히는 등 ‘폭풍 전야’의 모습이다. 전당대회는 당 지도부를 비롯해 전·현직 거물급 정치인들과 각계각층의 유명 인사들이 연설자로 참석해 대선 후보를 축하하고 옹립하는 출정식 성격이지만, 트럼프가 만든 당 내부의 분열을 고스란히 반영하듯 이번 전당대회의 연설자는 빈약하기 그지없다. 제프 라슨 공화당 전당대회 대표가 최근 발표한 60여명의 연설자 명단에는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와 딸 이방카 등 가족과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등 캠프 측근들이 주류를 이룬다. 정치권 인사로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을 비롯해 막판까지 러닝메이트로 거론된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과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경선 라이벌이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과 신경외과 의사 출신 벤 카슨, 스캇 워커 위스콘신 주지사,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정도다. 공화당의 정신적 지주인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경선 정적이던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은 불참을 선언했고 2012년 대선 후보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예정이다. 공화당의 분열된 모습이 그대로 드러났다. 연사로 첫 여성 우주선 지휘관인 아일린 콜린스, 미식축구 선수 팀 니보 등이 정치권 밖 유명 인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18~19일 연설에 나서며 20일 대의원 투표 및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 21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이 이어질 예정이다. 미 언론은 “전당대회 첫날과 둘째날 누가 연설하느냐에 따라 차기 공화당을 이끌 정치권의 샛별이 탄생하는데 눈에 띄는 인사가 거의 없다”며 “딸 이방카 등이 연설하면서 가족 잔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서 또 경찰에 총격…3명 사망·3명 부상

    댈러스 사건 모방 범죄 가능성 미국 루이지애나주에서 17일(현지시간) 경찰을 겨냥한 총격 사건이 발생해 3명의 경관이 목숨을 잃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 1명은 사살됐으며, 다른 2명은 경찰의 추적을 받고 있다고 CNN 등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 동남부 올드 해먼드 지역의 한 상가 인근에서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린 남성들이 무차별 총격을 가하면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찰은 “수상한 사람이 자동 소총을 들고 공항 고속도로를 걷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며, 경찰을 본 용의자들이 총기를 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상을 입은 경찰관들은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일이 지난 7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발생한 경찰관 5명 저격 사건에 대한 모방 범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사건 현장은 배턴루지 경찰서 본부와 약 1㎞ 떨어져 있다. 댈러스 총격 사건은 루이지애나주와 미네소타주에서 지난 5·6일 잇따라 발생한 경찰의 흑인 총격 살해사건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일어났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특파원 칼럼] 오바마의 아쉬운 두 가지 ‘레거시’/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오바마의 아쉬운 두 가지 ‘레거시’/김미경 워싱턴 특파원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그가 비통한 얼굴로 지난 12일(현지시간)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흑인 총격으로 희생된 경찰관 5명을 기리기 위해 열린 추모식 연단에 섰다. 그는 지난주 벌어진 경찰의 잇따른 흑인 총격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에서 군 출신 흑인이 쏜 총에 스러져 간 경찰 5명의 사연을 일일이 밝힌 뒤 “최근 우리가 본 총격 사건들은 인종 증오 행위다. 민주주의의 가장 깊은 단층선이 갑자기 드러났고 더욱 넓어진 것 같다”며 “이런 분열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최근 더욱 악화됐고 우리를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보이는 만큼 그렇게 분열돼 있지 않다고 말하려고 여기에 왔다”며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민운동인)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문구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흑인 희생자 가족의 고통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 평화적 시위를 말썽꾼이나 편집증, 역차별 증상으로 치부하고 무시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기자는 40분간 이뤄진 연설에서 흑인 대통령의 고통을 읽을 수 있었다. 오바마는 자신의 임기 중 했던 20여 차례의 흑백충돌·총격사건 관련 연설에서처럼 “인내와 희망”을 얘기했지만 어쩔 수 없는 절망감이 느껴졌다. 차별을 딛고 첫 흑인 대통령이 됐지만 흑백 갈등이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만큼 높아졌다는 미 언론의 지적도 부끄러울 것이다. 모든 인종의 화합을 강조하고 경찰 등 사법 시스템 개혁, 구매자 신분 조회를 강화하는 총기규제법안의 의회 통과 등을 외쳐 왔지만 나아지기는커녕 사태가 악화된 현실은 임기 마지막 해에도 50%가 넘는 지지율을 누리고 있는 오바마에게는 다음 대통령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레거시’(유산)일 것이다. 인종갈등 악화가 오바마에게 지우고 싶은 대내적 레거시라면 대외적으로 그를 절망스럽게 한 것은 북한과의 관계가 아닐까 싶다. 2009년 대통령 취임 전부터 북한과 이란, 쿠바 등을 거론하며 “적국과도 악수하겠다”며 대화 의지를 피력했던 그는 취임 4개월 뒤 북한이 강행한 2차 핵실험으로 펀치를 맞았다. 북한은 그 뒤로 수차례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이어 가며 미국을 위협했고, 미국 기업에 해킹 공격까지 불사했다. 이에 오바마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강공법으로 맞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돈줄을 죄는 대북 제재 행정명령에 대북 제재 강화법을 통과시키더니, 급기야 김정은을 인권유린 혐의로 제재 대상에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게다가 최근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 협의해 온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경북 상주 배치 결정까지 발표하면서 오바마와 김정은은 ‘루비콘강을 건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바마의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도 이란처럼 제재를 강화하면 백기를 흔들고 나올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북한과 이란은 상황이 다르다)의 영향을 받아 길을 잃었고, 결국 최악의 북·미 관계로 끝나고 있다. 임기 중 쿠바와도, 이란과도 화해하고 손을 잡은 오바마에게 북한만은 ‘해결하지 못한 숙제’로 다음 정부로 넘기게 됐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측은 이란식 제재만 강조하고,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는 오바마의 8년 전처럼 김정은과 대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오바마의 대북 레거시만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chaplin7@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굿 라이프(바르바라 무라카 지음, 이명아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생산량을 늘리고 효율성을 높이는 ‘성장’ 일변도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성장에 집착하지 않는 ‘탈성장’ 개념을 역설한다. 164쪽. 1만 2000원. 불구가 된 미국(도널드 트럼프 지음, 김태훈 옮김, 이레미디어 펴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트럼프가 자신의 정책 비전과 보건법, 총기법, 기후변화, 중동정책 등 다양한 정치적 이슈에 대해 자신의 이념을 설명한다. 300쪽. 1만 5000원.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제임스 도티 지음, 주민아 옮김, 판미동 펴냄)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한 소년이 동네 마술가게에서 우연히 만난 할머니에게 마술을 배우면서 삶을 변화시키는 성장 과정을 담았다. 332쪽. 1만 4800원. 이재용의 넥스트삼성(이성민 지음, 라이스메이커 펴냄) 세계경제의 총체적 위기 속에 이재용 부회장이 이끌 삼성그룹의 도약이 곧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삼성그룹의 미래를 이야기한다. 440쪽. 1만 8000원. 조연호의 원시인 건강법(조연호 지음, CH 펴냄) 현대식 개인 맞춤형 건강법을 ‘8체질 자연 치유’를 통해 소개한다. 261쪽. 1만 5000원. 해가 나를 따라와요(조현영 글·그림, 꿈터 펴냄) 엄마 같은 해와 해 같은 엄마의 존재를 느끼면서 마음의 안정을 얻는 과정을 아이 시각에서 묘사한 그림책. 40쪽. 1만 1000원.
  • ‘아이의 숨은 폭력성’ 부모도 모른다

    ‘아이의 숨은 폭력성’ 부모도 모른다

    가장 비극적인 사건은 아이들이 희생자인 범죄와 아이들이 가해자인 범죄다. 전자는 우리나라의 씨랜드 참사나 세월호 참사처럼 순진무구한 아이들이 희생자가 됐다는 점에서, 후자는 순진무구할 줄 알았던 아이들이 그런 잔인하고 끔찍한 행동을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서다. 이 점에서 1999년 4월 미국 콜럼바인고교 총격 사건은 가해자와 희생자가 모두 아이들이라는 점에서 미 역사상 가장 충격을 준 원조 총기 범죄이자 여전히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이다. 졸업반인 에릭 해리스와 딜런 클리볼드는 학교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학생과 교사 13명을 죽이고 자살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두 소년이 어떤 동기와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분석했지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근원적 폭력성이라는 장벽을 맞닥뜨려야 했다.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수 클리볼드 지음/홍한별 옮김/반비/472쪽/1만 7000원 신간 ‘나는 가해자의 엄마입니다’는 딜런 클리볼드의 어머니 수 클리볼드가 쓴 회고록이다. 딜런이 태어나서 사건을 벌이기까지 17년, 그리고 사건 발생 후 17년, 총 34년 동안 내면에서 되새김질해 온 살인자 아들에 대한 생각과 감정을 세밀하게 담았다. 아들에 대한 변명은 담겨 있지 않다. 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아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곳곳에서 슬프게 배어난다. 아들은 왜 그런 끔찍한 행동을 했을까. 수 클리보드는 아들의 행동을 학교 제도나 희생된 아이들의 탓으로 돌리지 않는다. 그리고 용서도 구하지 않는다. ‘비극의 여파 속에서 살아가기’라는 부제처럼 이 책을 통해 수는 자신을 자책하며 참회한다. 그리고 스스로도 답을 찾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 “내가 영원히 살인자를 키운 엄마로 비쳐질 것이며 어느 누구도, 나 자신조차도, 나를 다른 존재로 보지는 않으리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는 1999년 4월 20일 콜럼바인고교에서 일어난 일을 알게 됐을 때의 순간을 이렇게 얘기한다. “리틀턴의 모든 엄마들이 아이의 안전을 기도할 때 나는 우리 아이가 남을 더 해치기 전에 죽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했어요.” 딜런은 악의 화신은 아니었다. 딜런의 가정은 평범한 백인 중산층이었고, 부모는 그를 ‘햇살’, ‘착한 아이’, ‘늘 내가 좋은 엄마라고 느끼게 해주던 아이’라고 말한다. 분노한 피해자의 부모들은 저자가 살인 사건의 징후를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무책임하게 방치했다고 비판한다. 그도 이를 인정한다. 고등학생이 된 딜런은 변하기 시작했다. 쉽게 화를 내고, 부모에게도 무뚝뚝해졌다. 하지만 저자는 그런 행동의 기저에 극심한 자살 성향의 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저자가 말하는 궁극적인 메시지는 내 자식이지만 내가 모를 수 있다는 점이다. 두렵게 생각되는 낯선 사람이 바로 내 아들이나 딸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엄마들이 ‘내 자식은 그렇지 않은데’라며 빠지기 쉬운 오류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적극적인 부모였고,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교육자였고, 아이에게 좋은 먹거리와 좋은 자연환경을 제공하려고 노력했으며, 올바른 가치관을 키워주기 위해 노력했던 ‘좋은’ 부모였다. 그럼에도 사랑만으로는 아이를 올바른 길로 이끌 수 없다고 강조한다. ‘미묘한 변화’가 감지되면 아이와 적극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아이를 위기에서 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 사회 역시 각종 혐오 범죄와 학교 폭력이 늘고 있다. 가해 아이들의 내면에 은폐돼 있는 폭력의 근원을 찾아내 치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때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아는 존재라는 내 아이도 언제든지 ‘낯선 타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들의 양육 방식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스마트 순찰차·CCTV 수사… ‘ICT 치안’도 한류 바람

    스마트 순찰차·CCTV 수사… ‘ICT 치안’도 한류 바람

    한류 바람이 치안 장비 수출로까지 퍼졌다. 페루에 수출한 한국형 스마트 순찰차는 강력범죄소탕을 위한 페루 경찰의 든든한 방어막이 됐다. 오만은 한국의 과학수사 기술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형 폐쇄회로(CC)TV를 수입하는 엘살바도르 경찰은 수사 기술을 전수받으러 우리나라를 찾았다. 2000년대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데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수출 분야를 다각화하면서 빠르게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들을 따라가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올해 처음으로 치안장비 수출 규모가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해외로 뻗어 나가는 치안장비 시장의 현황을 들여다본다. ●IT·방탄 기능 탑재 한국형 순찰차 페루서 인기 2000년대 들어 부쩍 경제 협력이 활발해진 페루의 치안은 한국형 순찰차가 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UV 싼타페 2.4를 기본모델로 한 이 순찰차는 2013년 800대(3000만 달러·약 340억원)가 수출됐고, 지난해 말엔 2100대가 추가로 계약됐다. 현지에서는 한국형 순찰차 도입 이후 총을 소지한 조직범죄단체에 대응하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순찰차에 방탄유리, 경광등, 탐조등, CCTV 등을 갖추고 있고 차량용 노트북, 지문인식기 등 첨단장비도 탑재했기 때문에 안전하게 순찰하고 신속히 수사하는 데 최적화돼 있습니다.” 페루에 한국형 순찰차를 수출하고 있는 포스코대우 김대영 팀장이 전한 한국형 순찰차의 강점이다. 그는 “페루는 총기 소지가 합법화돼 있고, 마약 문제도 심각해 정보기술(IT)과 방탄 기능을 탑재한 한국형 스마트 순찰차의 인기가 높다”면서 “또 유독 발달된 통신망을 이용해 순찰차가 현장에서 페루 경찰청의 중앙관제센터와 실시간으로 데이터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파푸아뉴기니로 수출국을 늘렸다. CCTV 시스템과 경찰통신망을 구축하는 사업을 계약했다. 페루도 한국형 112신고센터 및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박유천 증거 잡은 디지털 포렌식, 오만에 수출 솔류션 업체인 더존비즈온은 지난해 오만에 디지털 포렌식센터를 만들기로 계약했다. 디지털 포렌식이란 PC나 스마트폰 등에 남아 있는 통화 기록, 인터넷 접속 기록 등 각종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 기법이다. 최근 연예인 박유천의 성추문 사건에서 고소 여성이 지인에게 보낸 뒤 삭제된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디지털 포렌식 기법으로 복원해 박씨가 성매매를 대가로 돈을 주기로 했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 대표적인 예로 경찰이 증거를 수집하는 데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지문, 혈흔, 족적 등 물리적 단서보다 디지털 증거가 중요성이 높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IT가 발달한 우리나라의 높은 디지털 포렌식 분석 수준이 각광을 받고 있다. 오만의 디지털 포렌식센터는 컴퓨터, 모바일, 오디오 및 비디오, 데이터 복구 등 총 4개 연구실로 구성된다. 더존비즈온은 이 센터에 100개가 넘는 최신 장비를 제공한다. 경찰도 전문가를 파견해 서비스를 지원한다. 더존비즈온 측은 “품목 한 가지를 수출하는 게 아니라 센터 구축에 필요한 공간, 물품, 교육 등 운영과 관련한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수출하는 것”이라며 “한국의 디지털 포렌식 기술과 정보보호 교육 등이 오만 경찰의 수사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면허시험 전자채점, 11개국이 사들인 효자 한국형 운전면허시험장 전자채점시스템은 이미 11개 국가에 수출된 효자 품목이다. 이 시스템을 개발한 네오정보시스템 안승권 차장은 “과거에는 저개발국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면허를 따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전자채점을 도입한 뒤 ‘운전면허 시험이 공정하다’는 인식이 퍼졌다”며 “두바이에는 유사시 차량이 자동으로 정지할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해 안전성 부분에서도 큰 점수를 받았고 14곳으로 시험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형 전자채점 시스템은 감독관이 운전면허 점수를 태블릿PC에 기록하도록 한 뒤 결과를 전산으로 보내 자동으로 점수를 산출한다. 이 회사는 원래 전국 26개 운전면허시험장과 400곳의 운전면허 전문학원에 시스템을 제공하던 곳이었다. 그는 “2000년대 초반에 동남아 일부 국가에 수출할 때는 쉽지 않았는데 최근 경찰이 ‘치안 한류’ 지원을 하면서 라오스, 러시아, 투르크메니스탄 등에도 진출했다”고 덧붙였다. 2012년부터 3년간 878만 달러(약 99억 5000만원)의 수출고를 올렸고 지난해 아프리카 보츠와나와도 계약하는 등 수출 시장을 넓혀 나가고 있다. 2000년대만 해도 중동이나 동남아시아 국가를 대상으로 살수차와 플라스틱 방패 등 집회·시위 장비를 수출하는 게 전부였던 경찰 장비 수출도 최근 들어 경찰 무전기와 중앙통제실 등 경찰통신망, CCTV, 디지털 포렌식센터 등 정보통신기술(ICT) 장비 등으로 품목이 진화하고 있다. 올해만 8850만 달러(약 1002억 9000만원)를 수출할 것으로 경찰은 예상하고 있다. ●치안 불안한 중남미 등에 선진 수사 기법 전수 특히 범죄율이 높고 치안이 불안한 중남미와 동남아시아 등에서는 ‘한국 경찰 장비가 유럽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품질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장비와 함께 우리나라의 선진 수사 기법도 전수되고 있다. 경찰은 멕시코와 과테말라에 사이버범죄 전문가를 파견해 현지 수사관을 교육하며 사이버범죄수사팀 창설을 도왔다. 경찰청은 지난해 치안한류센터를 연 데 이어 올해는 경찰대에 국제 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를 개설했다. 외국 경찰관에게 사이버범죄 수사기법, CCTV 활용기법 등을 교육하기 위해서다. 경찰의 치안한류사업은 크게 3가지다. 경찰 전문가를 파견해서 현지에서 교육해주는 ‘치안 전문가 파견 사업’, 외국 경찰관을 초청해 국내 경찰교육기관에서 교육하는 ‘초청 연수 사업’, 치안시스템이 열악한 저개발국이나 개발도상국을 상대로 치안 장비·시설·소프트웨어를 지원하거나 수출하는 ‘치안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현재 협력 대상국은 아시아 14개국, 중동·아프리카 13개국, 미주 12개국 등 39개국이며 연말까지 50개국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여태수 경찰청 치안한류계장은 “국내 경찰 장비는 대부분 경찰청이 필요한 장비를 개발하면 국내 업체들이 입찰해서 생산하는 구조라 민간에만 맡기기보다 한국 경찰이 교육을 지원해주면 수출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2011년 엘살바도르에 CCTV 50대를 수출한 것을 계기로 CCTV 운영 방법을 전수했다. 당시 엘살바도르 경찰청은 운영 방법을 자체 개발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활용 방도를 찾지 못해 우리나라 경찰을 찾았다. 국제경찰교육훈련 연구센터는 2012년부터 2년간 엘살바도르 경찰 100명을 교육했다. 지난해 엘살바도르를 방문한 신승환 팀장은 “엘살바도르도 한국처럼 경찰과 지자체가 협력해서 CCTV 관제센터를 만들고 범인 검거에 활용하고 있다”며 “앞으로 엘살바도르 범인 검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활발해진 치안 한류 수출에도 불구하고 아직 전 세계 경찰장비 수출시장에서 한국은 후발주자다. 매년 프랑스에서 열리는 무기전시회 ‘유로사토리’에서는 여전히 유럽 및 미국 등 선진국의 치안 장비가 주연 역할을 맡고 있다. 독자적으로 경찰장비 전시회를 열고 있는 중국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여 계장은 “비록 글로벌 치안 협력 분야에서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꾸준한 노력과 투자가 이어진다면 한국 치안산업의 수출 규모도 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며 “경찰장비 인증제도를 도입하는 등 치안산업 질적 관리에 더욱 신경을 쓰겠다 ”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佛, IS 공습 주도·무슬림 차별… 작년 이후 12차례 테러 ‘일상화’

    佛 인구 10% 차지하는 무슬림 2등 국민 대접·실업 겹쳐 불만 IS에 포섭돼 무차별 테러 감행 세계적 휴양지인 니스에서 14일(현지시간) 벌어진 트럭 테러로 프랑스가 또다시 ‘희생양’이 됐다. 프랑스는 지난해 1월 7일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파리 사무실 총기 난사 이후 같은 해 11월 13일 파리 동시다발 테러, 이번 니스 참사까지 겹치며 테러가 일상화된 나라가 되고 있다. AFP는 지난해부터 프랑스 내 주요 테러 혹은 테러 기도 사건이 모두 12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세 달에 두 번꼴로 크고 작은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이제 프랑스는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주무대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랑스는 지난해 파리 테러 이후 대테러 수사권을 강화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도 사법당국의 도·감청 권한을 대폭 확대한 ‘테러방지법’을 마련하는 등 테러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써 왔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를 막지 못해 프랑스인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프랑스에 테러 공격이 끊이지 않는 원인을 프랑스의 역사적·사회적 과오에서 찾는다. 프랑스는 과거 제국주의 시절 북아프리카와 시리아, 레바논 등을 지배하면서 본국의 부족한 노동력을 충당하기 위해 식민지 주민들을 대거 징용해 갔다. 이들이 현재 프랑스 인구(6600만명)의 10% 정도를 차지하는 무슬림(600만명 안팎)의 근간이 됐다. 하지만 ‘톨레랑스(관용)의 나라’라는 별명과 달리 프랑스 내에서 아랍계에 대한 사회적 차별은 매우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슬림 이민자들은 프랑스가 세계 5~6위 경제대국이 되는데 밑바탕이 됐음에도 ‘2등 국민’으로 대우받으며 차별과 실업이라는 이중고를 겪는다고 느낀다. 이런 현실에 절망감을 느끼는 일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자연스레 IS 등에 포섭돼 ‘지하드’(이슬람 성전)라는 이름으로 죄의식 없이 테러에 나선다는 것이다. 이희수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는 “이번 테러의 진짜 배후는 IS가 아니라 서양의 백인중심주의와 무슬림 혐오”라면서 “서구 국가들이 아랍계 이민자들에 대한 차별을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기 위한 인식과 제도의 전환에 나서지 않는 한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프랑스가 IS 박멸에 사활을 걸고 나서는 점도 테러의 타깃이 되는 이유로 분석된다. 박현도 명지대 중동문제연구소장은 “프랑스가 이라크에서 미국 주도 IS 공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프랑스 내 테러가 크게 늘기 시작했다”면서 “현재 프랑스는 리비아 등 중동과 북아프리카 전쟁에도 간여하고 있어 이슬람 과격단체의 주요 표적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프랑스 대혁명’이 테러당했다

    ‘프랑스 대혁명’이 테러당했다

    한국인 2명 연락두절… 안전 확인 중 31세 범인 튀니지계… 신분위조 가능성 ‘자유, 평등, 박애’의 정신을 상징하는 프랑스 대혁명이 테러를 당했다. 이를 기리는 대혁명기념일(바스티유의 날)인 14일(현지시간) 밤 남부 해안도시 니스에서 흰색 대형 트레일러 한 대가 축제를 즐기던 군중을 덮쳐 최소 8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다쳤다. 지난해 11월 130여명이 희생된 파리 테러 이후 프랑스에서 8개월 만에 벌어진 최악의 참사로 전 세계가 경악했다. 한국 외교부는 “니스에서 연락이 두절된 한국인이 2명”이라며 이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러는 이날 오후 10시 30분쯤 니스의 유명한 해변 산책로 프롬나드 데 앙글레에 19t짜리 트레일러 1대가 2㎞ 거리를 지그재그로 30분가량 달리며 군중들을 덮치면서 일어났다고 AFP 등이 보도했다. 부상자 가운데 20여명은 중태인 것으로 알려져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텔레그래프는 어린이 사망자가 최소 10명이라고 전했다. 트레일러 운전자는 경찰과 총격전 끝에 사살됐다. 일부 목격자는 운전자가 군중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으며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고 전했지만 운전자의 총격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AFP는 경찰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운전자가 니스에 사는 31세 튀니지 태생 프랑스인 모하메드 라후에유 부렐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트레일러에서 튀니지계 니스 거주민이라 적힌 신분증을 찾아냈다. 같이 발견된 총기와 수류탄은 가짜인 것으로 나중에 밝혀져 신분증도 위조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지 매체인 니스 마탱은 “수염을 기른 운전자가 사망 전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를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는 폭력 행위 등으로 다소의 처벌을 받았지만 테러와 직접적 연계는 없어 프랑스 당국의 감시 대상이 아니었다고 CNN이 설명했다. 공격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으나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일 가능성이 크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15일 미국 인터넷 언론 보카티브(VOCATIV)는 친IS 매체 알민바르 포럼에 “이번 공격은 최고사령관 오마르 알 시샤니의 사망에 따른 보복 조치이며 거룩한 복수를 위한 공격의 시작을 의미한다”는 글이 올라왔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테러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며 파리 테러 직후 선포해 이달 말에 종료될 예정이던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연장했다. 프랑스 검찰도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하고 수사에 나섰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프랑스 니스 트럭테러, 끔찍했던 30분간의 참상 재구성

    프랑스 니스 트럭테러, 끔찍했던 30분간의 참상 재구성

    프랑스 대혁명 기념일을 맞아 축제가 열린 14일(현지시간) 프랑스 니스 코트다쥐르 해변. 불꽃놀이가 막 끝난 밤 10시 30분쯤 해변의 인파를 향해 느닷없이 19t 하얀색 대형 화물트럭이 달려들었다. 해안선을 펼쳐진 산책로 프롬나드 데장글레는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으로, 테러 당시에도 축제를 맞아 성인부터 어린이까지 수천 명이 모여 있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당시 프롬나드 데장글레에 1000여명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끔찍한 테러에 이곳은 아수라장이 됐다. 앙투안이라는 이름의 한 목격자는 현지 매체 니스 마탱에 “흰색 화물차가 시속 60∼70㎞ 속도로 빠르게 달려갔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전했다. 트럭은 사람들을 치면서 2㎞가량 지그재그로 광란의 질주를 했다. 인근 식당 주인은 현지 언론 프랑스 앵포에 “사람들이 볼링핀처럼 쓰러졌다”며 참혹한 상황을 전했다. 트럭은 사람을 쓰러뜨리고 계속 남쪽을 향해 질주를 이어갔다. 첫 희생자들이 발견된 지점에서 해안선을 따라 남쪽으로 수백m 떨어진 곳에서도 다수의 사망자가 발견됐고, 그보다 더 남쪽인 마세나 박물관을 지난 지점에서도 사상자들이 발견됐다. 혼비백산한 사람들은 해변을 벗어나 건물이 있는 동남쪽으로 달아났다. 한 호주 관광객은 군중으로부터 떨어져 걷고 있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달려오기 시작했다면서 “TV에서 보는 영상도 상황을 모두 보여주지 못한다. 사람들이 서로 밀고 밀려났다. 달아나거나 짓밟히거나 둘 밖엔 선택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100명 가까운 사람들은 탈출하려 바다에 뛰어들었다고 영국 데일리메일이 전했다. 트럭은 출동한 경찰에 제지돼 마침내 멈췄고 경찰과 범인이 총격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후에 공개된 사진에서 트럭의 앞유리는 벌집이 된 듯 총을 수차례 맞은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으며 라디에이터그릴은 파손돼 내려앉아 있다. 범인이 사람들을 향해 총격을 했다는 증언도 있지만 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범인이 사살되면서 사건이 종료되기까지는 30분의 시간이 흘렀다. 경찰은 조사 중 트럭에서 튀니지계 니스 거주민이라 적힌 신분증을 찾았고 총기와 수류탄을 발견했으나 무기는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상자 수는 계속 늘었다. 애초 30여 명이었으나 60여 명, 70여 명으로 늘었다가 현재까지 8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희생자 중 어린이가 포함됐고 여러 명이 중태임을 들며 “부인할 수 없이 테러의 특성을 지닌 가장 극단적인 형태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니스 트럭테러로 또다시 흔들리는 프랑스의 톨레랑스

    니스 트럭테러로 또다시 흔들리는 프랑스의 톨레랑스

    프랑스 남부 해양도시 니스에서 14일(현지시간) 트럭테러가 발생한 가운데 최근 잇따른 대형 테러로 다문화·톨레랑스(관용)의 나라 프랑스가 동요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해 1월 7일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파리 사무실 총기 난사와 같은해 11월 13일 파리 동시다발 테러, 이번 니스 참사까지 크고 작은 테러에 시달리고 있다. 15일 AFP는 지난 1년 7개월간 주요 테러·테러 기도 사건이 12건에 이르렀고, 지난해에만 테러로 147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파리 테러 이후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테러 수사권을 강화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사법당국의 살상무기 사용재량권과 도·감청권한을 대폭 확대한 ‘테러방지법’을 마련하는 등, 시민들의 자유를 일부 제한하면서까지 테러를 막기 위한 노력을 보여왔다. 그러나 이번에도 대형 테러를 당하면서 프랑스인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프랑스는 국가비상사태를 여러 차례 연장했다. 비상사태는 당초 오는 26일 종료될 예정이었지만 니스 테러에 따라 다시 한 번 3개월 연장된다. 그러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국가비상사태를 무기한으로 연장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는 “프랑스가 법에 의한 지배가 모든 상황에 적용되는 민주국가가 더 이상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올랑드 대통령은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테러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일시적 국가비상사태는 효력이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흑인 과격단체 “美 공화 전대서 총기 갖고 시위할 것”

    흑인 과격단체 “美 공화 전대서 총기 갖고 시위할 것”

    소총 휴대 가능… 흑백 충돌 우려 미국 흑인 과격단체인 ‘신블랙팬더당’(NBPP)이 오는 18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회장 근처에서 총기를 소지한 채 시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근 흑인이 경찰의 총격에 숨지고 경찰이 흑인의 저격에 피살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흑백 인종 갈등이 깊어지는 와중에 공화당 전당대회가 흑백 충돌의 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NBPP의 하심 은징가 대표는 12일 로이터에 “당 차원에서 공화당 전당대회 전후로 대회장 밖에서 열리는 대규모 흑인 시위에 참가할 것”이라며 “법이 허용한다면 우리를 방어하기 위해 총기를 소지하고 시위 현장에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회장에는 우리를 해치려는 세력들이 많이 모인다”며 “이에 우리는 헌법에 보장된 총기 휴대의 권리를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 단체들은 14일부터 전당대회 개최일인 18일까지 대회장 밖에서 ‘억압당하는 이들의 전당대회’라는 이름의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NBPP에서는 당원 수백명이 참가한다는 방침이다. 공화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오하이오주에서는 총기를 공개 소지할 수 있으며, 재장전 없이 30발까지 쏠 수 있는 반자동 소총 등 대량살상용 무기도 휴대 가능하다. 다만 대회장 안으로 총기를 반입할 수는 없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은 도널드 트럼프의 지지 단체들도 대회장 인근에서 총기를 휴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1989년 설립된 NBPP는 오랜 기간 흑인 국가의 분리독립을 주장해 온 과격한 흑인 정치단체다. 증오단체를 감시하는 비영리단체인 남부빈곤법률센터는 NBPP를 과격단체로 분류하며 “지도부가 백인과 유대인, 법 집행관에 대한 폭력을 부추기는 인종차별주의적이고 반유대주의적인 단체”라고 설명했다. 지난 7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경찰 5명을 매복 저격해 살해한 마이카 제이비어 존슨(25)은 NBPP 등 흑인 과격단체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드나들며 급진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남부빈곤법률센터는 분석했다. 센터는 지난 수년간 흑인이 백인 경찰에 의해 사살되는 사건이 계속 발생하면서 2014년 113개에 불과했던 흑인 분리주의단체나 우월단체 등 과격단체가 지난해 말 180개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한편 12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총기를 소지한 남성이 적발돼 의사당이 폐쇄되고, 지난 9일 루이지애나주 배턴루지에서는 경찰에 대한 공격을 모의한 일당이 체포되는 등 미국 사회가 총격 사건 후유증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이번엔 美 미시간 법원서 탕!

    미국 곳곳에서 최근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는 시위와 ‘댈러스 경찰 저격’사건에도 불구하고 총기 사건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법원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 집행관 2명이 사망하는가 하면 댈러스 경찰 저격 사건의 ‘모방 범죄’ 우려까지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은 총기관련 규제법안은 여름 휴회 기간이 끝날 때까지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경찰은 11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을 통해 백인 경찰관을 살해하겠다는 글을 올린 남성 4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디트로이트뉴스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이들 중 한 명은 “흑인의 생명이 소중해질 때까지는 누구의 목숨도 소중하지 않다”면서 “모든 백인 경찰을 죽여라”라고 올렸다. 또 다른 한 명은 “(댈러스의 저격범이) 정확하게 똑같은 일을 하도록 우리를 고무하고 있다”고 올렸다. 이는 지난 7일 발생한 텍사스주 댈러스 사건의 ‘모방 범죄’가 확산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같은 날 미시간주 세인트조지프시 법원에서 수감자 1명이 건물 3층에서 법정으로 호송되던 중 집행관의 총을 빼앗아 집행관 2명을 사살하고 몇 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총격범은 다른 집행관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일리노이주 디케이터에서 백인 경찰이 쏜 총에 40대 흑인 남성이 맞아 중태라고 이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제임스 게츠 디케이터 경찰서장 대행은 “이 남성이 총과 칼로 무장하고 있었다”면서 “가슴에 총알을 맞아 중태”라고 말했다. 일리노이주의 이스트세인트루이스에서는 경찰과 민간인 간의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신의 집 현관에서 지나가는 차를 향해 총격을 가하던 남성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을 향해 발포했다. 이 남성은 장총과 권총을 발사했으며, 대응 사격에 나선 경찰의 총격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USA투데이가 보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기고] 리우올림픽, 안전과 건강이 최고 응원/한동만 외교부 재외동포영사 대사

    [기고] 리우올림픽, 안전과 건강이 최고 응원/한동만 외교부 재외동포영사 대사

    8월 5일부터 개최되는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7월 초 정부합동 점검단과 함께 브라질을 방문해 리우 올림픽 조직위 치안담당 국장, 리우 군경 총사령관, 브라질 질병관리본부장 등을 만났다. 브라질 방문 전에 어느 외교관이 발간한 ‘신이 내린 땅, 인간이 만든 나라 브라질’을 읽어 보았다. 이 책이 말해 주듯이 브라질은 마치 부잣집 외동아들과 같이 세계 5위의 넓은 영토와 비옥한 토지, 온화한 기후, 풍부한 자원, 아름다운 자연과 더불어 다른 중남미 지역과 달리 화산이나 지진, 태풍도 없는 정말로 신이 축복한 땅임을 느꼈다. 특히 하계 올림픽이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는 이탈리아 나폴리, 호주 시드니와 더불어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아름다운 곳이다. 하지만 브라질은 두 얼굴을 가지고 있다. 해변을 둘러싸고 있는 아름다운 산자락에는 파벨라라고 불리는 무허가 건물이 밀집해 있는데 이 지역에만 약 180만명, 즉 리우 전체 시민의 약 5분의1이 거주하고 있다. 이곳은 마약과 범죄의 온상인데, 리우 시내에서 약 3시간 반마다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고 한다. 브라질의 경찰 병력도 파벨라에 대한 공권력 행사를 사실상 포기할 정도로 무법 지대다. 에디슨 두아르테 리우 군경총사령관은 지난 6일 필자에게 올림픽 기간 중 약 8만 5000명의 병력을 배치해 성공적으로 안전한 올림픽을 치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런 군 병력과 경찰은 선수촌과 인근 지역의 치안을 중점적으로 책임질 것으로 보여 그 외의 지역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은 안전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실제 거리를 오갈 때 스마트폰을 사용하면 날치기를 당할 수도 있다. 총기 강도들은 돈이 없으면 살해를 하거나 폭행을 하므로 별도의 지갑에 어느 정도 현금을 넣어 둘 필요가 있다. 만약 강도를 만나면 이들에게 소액의 현금을 건네주는 게 추가 범죄 피해를 막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고 많은 나라들이 자국의 방문객들에게 안내하고 있다. 또 다른 걱정거리는 지카바이러스와 신종플루 등 감염병의 확산 가능성이다. 지난 7일 필자와의 면담에서 자르바스 바르보사 브라질 질병관리본부장은 올림픽 기간 중 매일 방역을 할 것이며, 올림픽이 열리는 시기인 8월은 겨울철에 해당돼 지카 발생률이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카바이러스 못지않게 걱정되는 것은 신종플루다. 올해에만 브라질에서 1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신종플루는 겨울철에 오히려 기승을 부릴 정도로 감염 위험이 높은 질병이다. 지카바이러스는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 중인데 반해 신종플루는 예방접종이 가능해 브라질 출국 최소한 보름 전에 접종을 권유하고 있다. 세 번째 우려는 리우에 우리 공관이 없어 우리 국민 보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감안해 올림픽 기간과 패럴림픽 기간 중에 외교부, 경찰, 의사, 자원봉사자, 통역 등으로 구성된 임시 영사사무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리우를 방문하는 우리 국민들은 카카오톡에서 ‘리우 올림픽 안전여행’ 검색을 하면 더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씨줄날줄] 깨진 용광로 사회/구본영 논설고문

    [씨줄날줄] 깨진 용광로 사회/구본영 논설고문

    며칠 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도심.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 살해에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되는 도중 저격범들이 경찰관 12명을 조준 사격해 5명을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1963년 존 F 케네디 대통령 암살 현장 부근에서 벌어진 흑백 간 증오범죄였다. 역사의 아이러니다. 흑인 인권 보호를 위한 민권법도 본래 케네디가 제안했지 않나. 미국 사회에서 경찰과 범죄 용의자 간 총격전은 심심찮게 벌어진다. 하지만 경찰이 살의를 품은 저격수로부터 배후에서 조준 사격을 당하는 일은 극히 드문 일이다. 전대미문의 사건이 벌어진 것 자체도 충격적이지만, 범인과 저격을 당한 경찰관의 피부색이 흑백으로 갈렸다는 사실이 미 조야를 패닉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오죽했으면 폴란드를 방문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찰스턴 흑인교회 저격범이 백인을 대표하지 않듯 댈러스에서 공격을 자행한 미치광이가 흑인을 대표하지 않는다”며 흑백 갈등의 확산을 우려했겠는가. 미국은 건국 이래 이주자들을 받아들여 활력을 키워 온 나라다. ‘멜팅 포트’(용광로)란 말처럼 다양한 인종들의 이질적인 문화를 하나로 녹여내어 온 사회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그 용광로의 균열 조짐이 확연하게 드러난 셈이다. 백인 경관들이 흑인 범죄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인권을 경시하면서 촉발된 불상사이지만, 그 이면엔 뿌리 깊은 인종적 편견이 자리 잡고 있다고 본다면 그렇다. 용광로의 파열음은 요란하지만, 미 정치권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대선 후보는 “백인들이 흑인들과 마음으로 공감해 달라”고 호소했고,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미국인이 집과 거리에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게 하겠다”고 법질서 회복을 강조했다. 하지만 모두 근본 해법 없이 변죽만 울리는 꼴이다. 흑백 갈등이 ‘총기 소지의 자유’라는 전통과 맞물려 엄청난 비극을 낳고 있는데도…. 최근 미 조사기관 퓨리서치센터의 분석에 따르면 백인의 고령화가 두드러졌다. 백인은 55세 인구가 가장 많았고 아시아계는 33세, 흑인은 24세, 히스패닉은 8세가 많았다. 히스패닉 인구의 급증세로 몇십 년 내에 비(非)백인이 백인 인구를 앞지를 전망이라고 한다. 하긴 어차피 흑백인 모두 미국의 원주민은 아니다. 다음은 신대륙의 흑백 이주민들끼리 피차 텃세 부리지 말고 화합해야 함을 일깨우는 현대판 우화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달 탐사 전 우주인들이 서부 사막에서 훈련 중일 때다. 한 원주민 노인이 다가와 “우리 부족은 달에 신성한 정령들이 산다고 믿는다”며 그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불러 줬다. 나중에 통역에게 물어보니 이런 뜻이었다. “이 사람들의 말은 믿지 마세요. 당신들의 땅을 훔치러 왔어요”라고. 유발 하라리의 책 ‘사피엔스’에 나오는 실화다. 구본영 논설고문 kby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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