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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도 군대도 아닙니다. 美 버지니아주 총기 집회 참가자들

    경찰도 군대도 아닙니다. 美 버지니아주 총기 집회 참가자들

    미국 버지니아주 주도인 리치몬드 의회 의사당 앞에 총기들을 소지한 이들이 수천 명 모인 집회가 열렸으나 다행히 커다란 충돌은 없었다. 20일(현지시간) 총기 소유와 총기 권리를 옹호하는 이들이 모여 주 정부 지도자들이 우려하던 폭력 사태 없이 평화로운 집회를 열었다고 일간 USA 투데이가 전했다. 버지니아주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 기반이었으나 지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득세해 새 정부는 강력한 총기 소지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총기 구매 이력자 확인과 위험인물에 한해 총기 소지를 막는 ‘적기법(red-flag law)’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버지니아 주의회 상원은 지난 16일 오후 10발 이상이 들어가는 탄창 판매를 막고 한 달에 1개 이상 총기 구매를 금지하며, 지역 정부가 공공건물이나 다른 장소에서 무기 소지를 못하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총기 소지를 주장하는 이들은 주 대법원에 이날 집회에 총기를 들고 들어가게 해달라는 소송까지 냈으나 기각당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총기가 목숨을 구하리”란 구호를 적어넣은 오렌지색 스티커를 붙이고 집회에 참가했다. 의사당 앞 마당 바깥 쪽에 총기를 들고 나타난 이들도 제법 눈에 띄었다. 이들은 “USA를 연호하며 국가를 함께 불렀다. “와서 가져가봐”라거나 “수정헌법 2조 피난처” 같은 문구들도 눈에 띄었다. 피난처란 버지니아주 카운티들이 주의회 상원이 통과한 총기 규제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을 가리킨다. 그러나 랠프 노덤 주지사와 사법 당국이 우려했던 대로 혐오범죄 집단이나 무장집단들이 폭력 사태를 야기하려거나 싸움을 유발하거나 하지 않았다. 노덤 지사는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비상사태를 선포해 의사당 건물 주변 광장에 일체의 총기 반입을 금지했다. 사법당국은 다른 주의 증오집단이나 무장집단들이 폭력을 야기할 것이라는 신뢰할 만한 제보들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지난주 메릴랜드와 조지아에서는 신나치 그룹에 가입한 것으로 의심되는 6명이 체포됐는데 이 중 3명은 이날 집회에 참여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중무장한 경찰이 질서 유지를 위해 삼엄하게 경계했다. 2017년 8월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있었던 백인 우월주의자 집회의 악몽 때문이다. 의사당 안마당 집회 장소에 들어가려면 삼엄한 검문소를 통과해 총기를 반납하고 들어가야 했다. 같은 주의 아일렛 출신의 코니 스탠리(58)는 총기 소지유와 수정헌법 2조 모두 안전 문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자신이 사는 곳에서 경찰이 911 신고에 응대하기란 너무 먼 곳이어서 총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으로서 보호 받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헤더 헤이어스의 어머니도 “총기를 갖고 있는데 버지니아주 민주당이 너무 나갔다”고 말했다. 브랜틀리 오버비(22)는 노스캐롤라이나주 헨더슨에 사는데 이날 집회에 무기를 들고 왔다. 그는 언제나 이날처럼 큰 집회가 열리면 총기를 가져오는 것이 안전을 위해 당연하다고 말했다. 총기 옹호론자들의 지지를 받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윗을 통해 “버지니아 민주당은 여러분의 수정헌법 2조 권리를 빼앗으려 애쓰고 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이런 일이 일어나게 둬서는 안 된다. 2020년에 공화당에 투표하라!”고 강조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여자 빨치산‘ 황순희 100세 거의 채우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여자 빨치산‘ 황순희 100세 거의 채우고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지난 17일 사망한 북한 ‘혁명 1세대’ 황순희의 장례식이 19일 평양에서 국장으로 진행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며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인 항일혁명투사 황순희 동지의 장의식이 19일 평양에서 국장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장례식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당·정·군 고위간부 70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 위원들과 유가족이 참석했다. 지난 17일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인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대성산혁명열사능으로 이동했는데 평양 시민들은 “슬픔에 잠겨 발걸음을 멈추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 제1부위원장은 영결식 애도사를 통해 “절세위인들의 사랑과 보살피심 속에 혁명가로서, 여성으로서 값높은 삶을 누려온 한생이였으며, 수령의 사상과 권위, 영도를 백방으로 옹호하고 충직하게 받들어온 견결한 전위투사의 한생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가 당과 혁명,조국과 인민 앞에 세운 공적은 길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의 유해는 남편 류경수의 묘에 합장됐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명의로 화환이 바쳐졌다.지난 17일 오전 10시 20분 급성 폐렴으로 인한 호흡 부전으로 사망한 고인은 과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 등과 함께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한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 인물로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6·25 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류경수 전 105탱크사단장의 아내로, 두 사람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숙의 주선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맥과 빨치산 출신이란 상징성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조선혁명박물관 시찰 때 휠체어에 탄 황순희를 끌어안는 등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민국 8년(서기 1919년) 5월 3일 중화민국 길림성 연길현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중국 동북지방에서 김일성유격대 간호원으로 빨치산 활동을 했으며, 1945년 11월 북한에 돌아왔다. 1956년 3월 조선민주여성동맹 양강도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1961년 9월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선출됐다. 1965년 10월 조선혁명박물관 당 중앙위 위원장, 1969년 8월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 위원, 1969년 11월 당 중앙위 위원을 차례로 역임했다. 그 뒤 1971년 10월 ‘여맹’ 중앙위 비서, 1973년 6월 조선혁명박물관 당 중앙위 비서, 1977년 12월 ‘여맹’ 부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1980년 10월 당 중앙위 위원에 올랐다. 1988년 7월 조선혁명박물관 당 중앙위 비서를 거쳐 1990년 5월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을 맡았고, 2010년 9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선임됐다. 1962년 10월 최고인민회의 제3기 대의원에 선출돼 2003년 제11기까지 일곱 차례(3~5기, 7~11기)나 대의원을 지냈다. 1979년 5월 노력훈장과 1982년 4월 김일성훈장을 받았으며, 2005년 4월 러시아의 조국전쟁 승리 60돌 기념메달, 2010년 5월 러시아의 조국전쟁승리 61돌 기념메달을 받았다. 1994년 김일성 전 주석, 이듬해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2011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사실상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매달리지 않고 자력갱생해 정면돌파하자고 2020년 정책 노선을 확실하게 정리한 북한 정권으로선 백두 혈통과 살가운 인연을 맺으며 만주에서 항일 빨치산 활동을 이어간 고인의 죽음이 선전 재료로 활용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조국에 충성하면 그 유족까지 살뜰히 챙긴다는 믿음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고인의 개인사는 애닯다. 남편은 1958년 군단장으로 일하다 부관의 총탄에 스러졌고, 세 아들 가운데 한 명은 총기 오발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둘은 교통사고로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했다. 외딸 류춘옥은 김정일 위원장의 누이 김경희와 단짝 친구로 나중에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다. 사위 김창선만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로 지금도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美법무장관 ‘트럼프 사진 쏜’ 테러리스트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

    美법무장관 ‘트럼프 사진 쏜’ 테러리스트 아이폰 잠금 해제 요청

    바 장관 직접 나서… ‘백도어’ 의무화 전초전?미국 법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지난달 발생한 총기난사를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총격범의 아이폰 잠금 해제를 돕지 않는 애플을 비난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윌리엄 바 법무장관은 이날 애플에 당시 사용한 아이폰 2대(아이폰 5, 아아폰 7)의 잠금을 해제해 달라고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수사와 기소를 책임진 검찰총장을 겸한 미국 법무장관의 이같은 요청은 향후 애플과 같은 정보기술(IT) 기업과 정부 간에 ‘백도어’(인증 절차 없이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보안상 허점) 의무 설치를 두고 충돌을 예고한 것”이라고 미국 경제전문 채널 CNBC가 이날 분석했다. 지난달 6일 미국에서 훈련을 받던 무함메드 알샴라니(21)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소위가 해군 기지에서 15분간 총기를 난사해 3명이 사망했다. 알샴라니는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는데, 그는 사건 약 2시간 전에 반미 메시지를 소셜미디어에 게재했다. 또 그는 범행 수주 전에 소셜미디어에 무슬림을 향한 미국의 행위를 비난했다. 이외 2001년 9·11 테러를 기념하는 공격을 경고하면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또다른 테러 예고… FBI, 애플에 잠금해제 공식 서한알샴라니가 미국에서 공모자가 있었다거나 다른 테러리스트에 의해 범행을 충동질 받았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FBI 데이비드 보우디치 부국장이 말했다. FBI는 그동안 알샴라니 친구와 급우 및 관계자 등 500여명을 대면 조사했고, 디지털정보 48테라바이트 이상을 분석했다. 바 장관은 그러면서 “이 상황은 수사관들이 법원 영장을 받으면 디지털 증거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왜 중요한지를 완벽하게 설명해준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애플과 다른 IT 기업들에 우리가 미국인의 생명을 더 잘 지키고 미래의 공격을 방지할 해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바 장관은 “총격범이 사망하기 직전 누구와 무엇을 소통했는지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총격범과 관련된 새로운 정보들이 나오면서 미국 당국은 사우디 교육생 21명을 즉시 추방해 본국으로 돌려보냈다. 조사결과 학생들이 공격 계획을 도왔다는 증거는 없지만, 대다수는 지하디스트(이슬람을 지키기 위한 전사)와 반미 자료를 보유하고 있었다. 아무도 연방법 위반으로 기소되지 않았다. 바 장관은 “우리는 (애플에) 총격범의 아이폰을 잠금을 해제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며 “지금까지 애플은 어떤 실질적인 도움도 우리에게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미연방수사국(FBI)은 지난주 애플에 도움을 요청하는 편지를 보낸 바 있다. 애플이나 다른 기업들이 FBI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을 자주 받지만, 공식적 서한을 이용한 요청은 매우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애플은 이날 오후 낸 성명에서 “항상 수사를 돕기 위해 당국과 협조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바 장관의 발언을 부인했다. 애플 대변인은 “(플로리다 해군)공격 이후 많은 요청에 대한 우리의 대응은 시의적절했고, 철저했으며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 애플, 한달 지나도 아이폰 접근 여부 답하지 않아관리들은 수사관들이 난사 사건이 발생한 당일 법원 영장을 확보했지만, 애플과 접촉하는 데는 한 달이 걸렸다고 말했다. 이날 한 법무부 관리는 휴대폰 잠금 해제 여부에 대해 애플이 아직도 답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법원과 FBI 고위 관리는 이날 아침 의회 전화 브리핑에서 문제가 되는 아이폰의 잠금을 해결하는 데 애플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잠금을 해제할 방안을 만들지 않은 애플을 비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이 문제에 정통한 의회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애플은 2016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비슷한 문제로 FBI와 충돌한 바 있다. 당시 법무부는 14명을 희생한 캘리포니아주 샌버다니노 총기 난사 범인의 아이폰에 접근하도록 해달라며 애플을 상대로 소송을 내기도 했다. 애플 “한 대 뚫리면 모든 제품 뚫려”FBI나 각국 정부의 정보·수사 기관들은 테러리즘 같은 범죄에 대처하고자 사적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런 보안 기술이 범죄자들에게 도피처가 된다는 것이다. 반면 애플은 기기 한 대의 보안을 뚫리면 애플의 모든 제품의 보안이 위태로워진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수사기관을 위해 예외적으로 만든 백도어가 해커나 범죄자들에게 악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바 장관이 이끄는 법무부는 테러리스트부터 어린이 유괴범까지 다양한 용의자들을 조사하는 수사관들이 암호화된 통신에 접근하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을 점점 더 부각하고 있다. 반면 애플과 IT 기업들은 가능한 범위에서 당국을 돕지만 암호화된 제품에 취약성을 만드는 것은 인터넷 보안을 위험하게 하면서 이용자들이 사이버 범죄에 더 많이 노출되게 하는 것이라고 맞선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데스크 시각] 새해 모두 안녕하십니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데스크 시각] 새해 모두 안녕하십니까/안동환 탐사기획부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이제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 선전포고도 없이 외교 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 중인 이란의 정규군 총사령관을 암살하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선택으로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인식은 섬뜩하다. 오히려 “자고 일어나니 더 위험한 세계를 목격하게 됐다”는 프랑스 외교관의 탄식이 더 상식적이지 않은가. 트럼프가 집권하고 통계상으로 미국(인)은 안전해졌다. 그가 2017년 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미국의 살인사건 발생치는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 법무부·연방수사국(FBI) 집계에서 트럼프의 임기 첫해 전국 살인율은 10만명당 5.3명에서 지난해 5.0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980년 10만명당 10.2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도 워싱턴DC의 살인 발생 건수는 1991년 482건에서 2017년 116건으로, 뉴욕의 일일 총격 발생 건수는 1990년 13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뚝 떨어졌다. 평범한 미국인 대부분이 매년 살인,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역설의 반전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인들이 역사상 정점을 찍을 만큼의 절망스러운 죽음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자들이 주시하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는 2017년에만 전년 대비 9.6%가 는 7만 237명이었다. 총기 자살은 총기 살인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두 배 더 많다. 국가 자살률 통계를 보면 1999년 이후 10만명당 10.5명에서 2017년 14명으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트럼프의 재임 첫해 미국인 4만 7173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 죽음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내는 언어적 토사물”(CNN 논평) 같은 그의 트윗 폭탄들이 미국인들의 일상을 불안하게 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까지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 1만 1000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누군가를 ‘공격’하는 트윗이 5889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공격 대상은 정적인 민주당뿐 아니라 로버트 뮬러 특검, 언론, 동맹국, 이민자, 사회적 약자까지 광범위했고, 극단적인 자기애와 승부욕만큼이나 강렬한 증오심을 담았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인의 우울증 발병 빈도가 증가했다는 주장까지 나올까. 친트럼프와 반트럼프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최고 지도자가 증오·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시대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아마 빈곤층일 것이다. 소득이 낮고 상대적 박탈감이 큰 사회에서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비용의 장벽 안에서 길을 잃는다. 안전한 미국은 점점 폭력적 성향을 띠는 미국 우선주의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감추는 포장지가 된다. 우리 사회도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이 많다. 지난 5일 경기 김포시에서 여덟 살 아이와 3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년간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일가족이 70여명에 이른다. 위기 가족들은 월세나 전기료·관리비 미납, ‘0’이 찍힌 통장 잔고 등 제각각 절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사회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부러진 사다리의 아래쪽 가로대에 위태롭게 한 발을 내디디며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이웃들이여. 새해 부디 안녕하시기를! ipsofacto@seoul.co.kr
  • 트럼프 시대 미국인들은 더 안전해졌을까

    트럼프 시대 미국인들은 더 안전해졌을까

    트럼프 집권 후 살인율 역대 최저의 역설 희망잃은 현실 반전…비극적 죽음 최고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군부 실세 가셈 솔레이마니를 드론으로 공습 살해한 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이제 더 안전해졌다”고 말했다.선전포고도 없이 외교 목적으로 이라크를 방문 중인 이란의 정규군 총사령관을 암살하도록 한 트럼프 대통령이나 그 선택으로 세계가 더 안전해졌다고 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인식은 섬뜩하다. 오히려 “자고 일어나니 더 위험한 세계를 목격하게 됐다”는 프랑스 외교관의 탄식이 더 상식적이지 않은가.트럼프가 집권하고 통계상으로 미국(인)은 안전해졌다. 그가 2017년 1월 제45대 미국 대통령 임기를 시작한 후 미국의 살인사건 발생치는 역사상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미 법무부·연방수사국(FBI) 집계에서 트럼프의 임기 첫해 전국 살인율은 10만명당 5.3명에서 지난해 5.0명으로,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1980년 10만명당 10.2명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수도 워싱턴DC의 살인 발생 건수는 1991년 482건에서 2017년 116건으로, 뉴욕의 일일 총격 발생 건수는 1990년 13건에서 지난해 2건으로 뚝 떨어졌다. 평범한 미국인 대부분이 매년 살인, 폭력 등의 강력 범죄가 늘고 있다고 믿고 있는 역설의 반전은 트럼프 시대의 미국인들이 역사상 정점을 찍을 만큼의 절망스러운 죽음을 더 많이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회학자들이 주시하는 약물 과다복용 사망자 수는 2017년에만 전년 대비 9.6%가 는 7만 237명이었다. 총기 자살은 총기 살인의 감소분을 메우고도 두 배 더 많다. 국가 자살률 통계를 보면 1999년 이후 10만명당 10.5명에서 2017년 14명으로 최고치에 도달했다. 트럼프의 재임 첫해 미국인 4만 7173명이 목숨을 끊었다. 그 죽음들이 트럼프 대통령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의식의 흐름대로 쏟아내는 언어적 토사물”(CNN 논평) 같은 그의 트윗 폭탄들이 미국인들의 일상을 불안하게 한다.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11월까지 대통령 취임 후 트럼프가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 1만 1000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 누군가를 ‘공격’하는 트윗이 5889건으로 절반을 넘었다. 공격 대상은 정적인 민주당뿐 아니라 로버트 뮬러 특검, 언론, 동맹국, 이민자, 사회적 약자까지 광범위했고, 극단적인 자기애와 승부욕만큼이나 강렬한 증오심을 담았다. 오죽하면 트럼프가 대통령이 된 후 미국인의 우울증 발병 빈도가 증가했다는 주장까지 나올까. 친트럼프와 반트럼프로 국민을 갈라치기하고 최고 지도자가 증오·혐오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시대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아마 빈곤층일 것이다. 소득이 낮고 상대적 박탈감이 큰 사회에서 정신건강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이 비용의 장벽 안에서 길을 잃는다. 안전한 미국은 점점 폭력적 성향을 띠는 미국 우선주의와 경제사회적 불평등을 감추는 포장지가 된다. 우리 사회도 경제적 불안감이 커지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줄어들고 있다는 걱정이 많다. 지난 5일 경기 김포시에서 여덟 살 아이와 3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가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년간 극심한 생활고를 호소하며 세상을 등진 일가족이 70여명에 이른다. 위기 가족들은 월세나 전기료·관리비 미납, ‘0’이 찍힌 통장 잔고 등 제각각 절박한 신호를 보냈지만 사회안전망은 작동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공약도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부러진 사다리의 아래쪽 가로대에 위태롭게 한 발을 내디디며 고군분투하는 우리의 이웃들이여. 새해 부디 안녕하시기를!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제주서 천연기념물 원앙 13마리 산탄총에 떼죽음

    제주서 천연기념물 원앙 13마리 산탄총에 떼죽음

    제주에서 천연기념물 제327호인 원앙 13마리가 산탄총에 맞아 떼죽음을 당했다. 12일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에 따르면 11일 서귀포시 강정천 중상류 부근에서 13마리의 원앙 사체가 발견됐다. 또 날개가 부러진 채 다친 원앙 1마리가 구조됐다. 조류협회 제주도지회는 현장에 남은 탄피 1개를 회수했다. 죽은 원앙 중에는 총알에 관통상을 입은 흔적도 있었다. 죽은 원앙 6마리를 제주대학교 야생동물구조센터에 부검 의뢰한 결과 원앙 사체에서 산탄총용으로 쓰인 탄알이 발견됐다. 원앙은 죽은 지 2~3일 지난 것으로 추정됐다. 원앙은 천연기념물로 포획이 불법이며 사체가 발견된 강정천은 수자원 보호구역으로 수렵 행위를 할 수 없는 곳이다.제주도는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을 위해 수렵장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조류협회 제주도지회는 누군가 불법 총기를 사용해 원앙을 포획하려고 한 것으로 추정했다. 제주도는 원앙 집단 폐사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멕시코서 초등학생 총기난사…교사 등 8명 사상

    멕시코서 초등학생 총기난사…교사 등 8명 사상

    멕시코 북부의 한 학교에서 초등학생이 총격을 벌여 학생 본인과 교사가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당국은 이 학생이 슈팅게임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10일(현지시간) 오전 8시 30분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주 토레온의 한 사립학교에서 6학년 남학생(11) 한 명이 22구경 권총과 40구경 권총을 들고 교사에게 총을 쐈고 이어 학생들을 사격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가해 학생과 50대 여자 교사가 숨졌고, 학생 5명과 남자 체육 교사 1명이 다쳐 치료를 받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살인 사건과 총기 사건이 매우 잦지만, 학교에서의 총격 사건은 상대적으로 드물다. 범행 동기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가해 학생이 1인칭 슈팅게임(FPS)의 이름인 ‘내추럴 셀렉션’(Natural Selection)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볼 때 슈팅게임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주지사는 “소년이 이 게임을 언급한 적도 있다고 한다. 오늘 게임을 재연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토레온 시 관계자는 이 학생이 평소에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적 없고 행실이 바른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몇 년 전 어머니가 사망한 후 할머니와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내추럴 셀렉션’이 게임 이름이 아니라 1999년 미국 컬럼바인 고교 총기 난사 사건과 연관 있는 문구라는 해석도 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당시 총격 범인 중 한 명도 같은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도널드 트럼프 장남, 클린턴 얼굴 새겨진 소총 사진 게재 논란

    도널드 트럼프 장남, 클린턴 얼굴 새겨진 소총 사진 게재 논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41)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한장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트럼프 주니어가 사격장에서 들고 촬영한 총기 사진에 얽힌 논란을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 5일 인스타그램에 공개된 이 사진은 트럼프 주니어가 반자동소총인 AR-15를 자랑스럽게 들고 웃는 모습을 담고있다. 논란의 중심은 총기에 새겨진 그림이다. 먼저 탄창에는 창살을 잡고있는 한 여성이 새겨져있는데 한 눈에 봐도 과거 트럼프 대통령과 대권을 다투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모습이다. 과거 대선 과정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은 “힐러리를 감옥으로”(Lock her up)라는 구호를 외쳤는데 탄창 그림은 이를 묘사하고 있다. 또한 탄창 위에는 십자군의 십자가로 유명한 예루살렘 십자가가 새겨져있다. 잘알려진대로 중세 유럽에서 기독교도들은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을 이슬람교도로부터 되찾기 위해 십자군 원정을 일으켰다. 문제는 최근 미군의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인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면서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처럼 논란이 확산되자 트럼프 주니어의 대변인은 "예루살렘 십자가가 일종의 정치적 발언이라는 주장은 무식한 이야기"라면서 "이같은 상징물은 총기 문화에서는 흔하다"고 밝혔다. 이어 "클린턴의 그림은 그를 조롱하는 유명한 밈(meme·인터넷 상에 유행하는 이미지나 영상)으로 유머없는 진보주의자들을 계속 자극하는한 앞으로도 계속 쓰이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평소 사냥광으로 유명한 트럼프 주니어가 자랑한 AR-15는 미국에서 총기 테러가 발생할 시 거의 어김없이 등장한다. AR-15 소총은 미국 총기업체 아말라이트(Armalite)에서 개발한 것으로 비교적 가벼우면서도 반동이 적고 특히 살상력이 높아 미국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소총으로 꼽힌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어디 갔어 내 탄피” 목숨 걸고 탄피 찾는 이유는?

    [이주원의 군(軍)고구마] “어디 갔어 내 탄피” 목숨 걸고 탄피 찾는 이유는?

    대부분의 남성이 거쳐 가는 군대에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선진병영’으로 바뀌어 가는 지금도 군대의 모습은 옛날처럼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을 만한 군의 고구마 같은 모습을 ‘군(軍)고구마’를 통해 사이다같이 파헤치겠습니다. “어디 갔어 내 탄피. 타타타타타타 탄피….” 가수 양동근의 ‘탄띠’ 노래 가사 중에는 애타게 탄피를 찾아 헤매는 외침이 나온다. 탄환이나 포탄의 껍데기를 의미하는 탄피는 군대에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으로 꼽힌다. 아무리 좋은 탄피받이를 장착해도 탄피는 얄밉게 사방으로 튀어 사라지곤 한다. 탄피 하나라도 사라지면 “반드시 찾아!”라는 중대장의 절규에 온 병력이 달려들어 나올 때까지 찾는다. 탄피 하나에 왜 이토록 목숨을 거는지 간부들은 제대로 설명해 주지도 않는다. 몰라보게 좋아진 요즘 군대에서 전근대적인 탄피 찾기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 가는 이유는 뭘까?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가장 큰 이유는 ‘사고 방지’ 차원이라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탄 은닉에 따른 사고 위험 방지와 국가재산 결산을 위해 회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입대하는 모병제보다 사고 위험이 크다. 자칫 실탄을 숨겨 사고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탄피만이 제대로 사격 훈련이 종료됐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탄피는 실제 사격이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는 유일한 증거”라고 전했다.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측면도 있다. 군 관계자는 “잃어버린 탄피를 그대로 내버려 둔다면 탄피의 납 성분이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탄피를 회수해야 할 근거 규정은 있는 것일까. 국방부의 ‘3군 공통군수지원 절차 및 방침 지시’를 보면 탄피 반납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 지침에 따라 육군의 ‘교탄지원지침’, 해군의 ‘탄약관리 규정’, 공군의 ‘탄약획득 및 관리’ 규정에도 사격훈련 후 탄피 반납을 명시했다. 국방부의 지침을 살펴보면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할 경우 탄피 반납이 100%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찾아도 분실된 탄피를 회수하지 못해 반납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부대장의 확인 후 탄약지원부대에 분실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절도 등 사고로 인한 분실이 아닌 이상 탄피를 분실했다고 지휘관을 징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탄피 회수 실패 사례가 누적되면 부대장 평가가 좋을 리 없다. 모두가 탄피에 목숨을 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소총에서 흘러나온 탄피뿐만 아니라 유도탄이나 조명탄 사격을 하고 난 뒤에도 탄피를 회수한다. 국방부 지침에는 40㎜ 이상 중구경 무기도 사격을 하게 되면 반드시 100%의 비율로 탄피를 제출해야 하도록 규정했다. 다만 공중사격과 해상사격의 경우 100%가 아닌 ‘최대한’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때문에 해군 특전(UDT) 요원들의 사격 훈련 등에는 별도의 탄피 회수 절차가 없다. 바다나 하늘에서 쏘는 탄을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규정이 그래도 야전부대에서는 탄피 수색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특히 장병들은 총알이 표적지에 명중했는냐보다 탄피가 탄피받이에 명중했는지 더 신경 쓸 지경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절차상 피곤함이 있더라도 사고 예방이 먼저 아니겠느냐”고 했다. 미군은 어떨까? 미군은 사격훈련을 하더라도 탄피를 내버려두고 훈련을 마무리한다. 미국은 모병제 국가다. 모두 자발적으로 군에 들어온 만큼 실탄을 몰래 훔쳐 사고를 칠 것이라는 의심이 한국 군대보다는 약하다. 더욱이 미국 대부분 지역은 총기 소지를 허용한다. 탄피와 실탄은 물론 총기류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탄피 실종은 사건 축에도 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국의 총기 인식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면서 “아무래도 한국이 사고 방지에 대한 민감도 측면에서 더 예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아마존 개발 장려’ 보우소나루, 원주민 땅 강탈에 면죄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아마존 열대우림 등에서 원주민 땅을 빼앗은 외지인의 토지 소유권을 인정하는 법령에 서명했다. 4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언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최근 해당 법령에 서명했으며, 해당 법령에는 앞서 원주민 토지 강탈로 처벌받은 사람들을 사면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현지에서는 위조된 서류로 원주민의 땅을 강제로 빼앗는 것을 ‘그릴라젱’(grilagem)이라고 부르고, 이런 행위를 하는 자들을 ‘그릴레이루’(grileiro)라고 한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그릴레이루에게 사실상의 면죄부를 준 것은 빼앗은 땅에서 벌채를 하는 이들의 행위가 대체로 자신의 개발 방침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초 취임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역경제 활성화, 투자 유치, 고용 확대 등을 내세워 환경 보존보다는 개발을 우선시하는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환경법을 위반한 기업의 벌금을 감면하고, 아마존 열대우림 원주민 보호구역 내 광산개발 허용 의사도 밝혔다. 환경보호구역을 대폭 해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새롭게 지정된 원주민 보호구역은 한 곳도 없었다. 최근 서명한 법령에는 아예 보호구역 신규 지정과 빈농 정착 프로그램에 제동을 거는 내용도 들어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아마존 개발을 장려하자 삼림 개발업자들이 원주민 지도자를 살해하는 등 범죄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8월에는 북부 파라주(州)에 있는 트린셰이라 바카자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총기로 무장한 시크린 부족의 ‘전사’ 수십명이 외지인들을 몰아내는 등 원주민의 반발도 격화되고 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어디갔어 내탄피” 목숨걸고 탄피찾는 이유?

    [이주원기자의 軍고구마]“어디갔어 내탄피” 목숨걸고 탄피찾는 이유?

    대부분의 남성이 거쳐 가는 군대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선진병영’으로 바뀌어 가는 지금에도 군대의 모습은 옛날처럼 고구마를 먹은 듯 답답함을 느끼게 합니다. 군대를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을 만한 군의 고구마같은 모습을 약칭 ‘軍고구마’를 통해 사이다같이 밝혀 드리겠습니다.“어디갔어 내 탄피. 타타타타타타 탄피…” 가수 양동근의 ‘탄띠’ 노래 가사 중에는 애타게 탄피를 찾아 헤매는 외침이 나온다. 탄환이나 포탄의 껍데기를 의미하는 탄피는 군대에서 ‘절대 잃어버리면 안 되는 물건’으로 꼽힌다. 아무리 좋은 탄피받이를 장착해도 탄피는 얄밉게 사방으로 튀어 사라지곤 한다. 탄피 하나라도 사라지면 “반드시 찾아!”라는 중대장의 절규에 온 병력이 달려들어 나올 때까지 찾는다. 탄피 하나에 왜 이토록 목숨을 거는지 간부들은 제대로 설명해주지도 않는다. 정확한 규정과 근거를 아는 사람도 찾기 힘들다. 몰라보게 좋아진 요즘 군대에서 전근대적인 탄피 찾기가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이유는 뭘까? 국방부에 문의한 결과 가장 큰 이유는 ‘사고 방지’ 차원이라고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실탄 은닉에 따른 사고 위험 방지와 국가재산 결산을 위해 회수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국은 징병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다. 성인 남성이라면 자신의 뜻과 상관없이 군에 입대한다. 자신의 의지에 따라 입대하는 모병제보다 사고 위험이 크다. 자칫 실탄을 숨겨 사고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 빈 탄피만이 제대로 사격 훈련이 종료됐다는 걸 입증할 수 있다. 군 관계자는 “탄피는 실제 사격이 이뤄졌다는 걸 알 수 있는 유일한 증거”라고 전했다. 환경오염을 예방하는 측면도 있다. 군 관계자는 “잃어버린 탄피를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탄피의 납 성분이 토양을 오염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탄피를 회수해야 할 근거 규정은 있는 것일까. 국방부의 ‘3군 공통군수지원 절차 및 방침 지시’를 보면 탄피 반납 의무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국방부 지침에 따라 육군의 ‘교탄지원지침’, 해군의 ‘탄약관리 규정’, 공군의 ‘탄약획득 및 관리’ 규정에도 사격훈련 후 탄피 반납을 명시했다. 국방부의 지침을 살펴보면 사격장에서 사격훈련을 할 경우 탄피 반납이 100% 이뤄져야 한다. 아무리 찾아도 분실된 탄피를 회수하지 못해 정 반납이 불가능하다면 해당 부대장의 확인 후 탄약지원부대에 분실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절도 등 사고로 인한 분실이 아닌 이상 탄피를 분실했다고 지휘관을 징계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탄피 회수 실패 사례가 누적되면 부대장 평가가 좋을 리 없다. 모두가 탄피에 목숨을 거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단순히 소총에서 흘러나온 탄피뿐만 아니라 유도탄이나 조명탄 사격을 하고 난 뒤에도 탄피를 회수한다. 국방부 지침에는 40㎜ 이상 중구경 무기도 사격을 하게 되면 반드시 100%의 비율로 탄피를 제출해야 하도록 규정했다. 단 공중사격과 해상사격의 경우 100%가 아닌 ‘최대한’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때문에 해군 특전(UDT) 요원들의 사격 훈련 등에는 별도의 탄피 회수 절차가 없다. 군 관계자는 “바다나 하늘에서 쏘는 탄을 회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했다. 또 탄피는 국가 재산이기 때문에 국가가 처분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국가재산을 회수하는 절차에 따라 당연히 반납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회수한 탄피의 일부는 항간의 소문대로 재활용하기도 한다. 규정이 그래도 야전부대에서는 탄피 수색이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특히 장병들은 총알이 표적지에 명중했는냐 보다 탄피가 탄피받이에 명중했는지 더 신경쓸 지경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절차상 피곤함이 있더라도 사고 예방이 먼저 않겠느냐”고 했다. 미군은 어떨까? 미군은 사격훈련을 하더라도 탄피를 그냥 내버려두고 훈련을 마무리한다. 미국은 모병제 국가다. 모두 자발적으로 군에 들어온 만큼 실탄을 몰래 훔쳐 사고를 칠 것이라는 의심이 한국 군대보다는 약하다. 더욱이 미국 대부분 지역은 총기소지를 허용한다. 탄피와 실탄은 물론 총기류도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탄피 실종은 사건 축에도 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주한미군 관계자는 “미국의 총기인식은 한국과 많이 다르다”면서 “아무래도 한국이 사고 방지에 대한 민감도 측면에서 더 예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여기는 남미] 하필이면 킥복싱하는 여주인과 마주친 도둑의 최후

    [여기는 남미] 하필이면 킥복싱하는 여주인과 마주친 도둑의 최후

    여름 휴가시즌을 맞아 빈집털이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빈 집에 들어간 남자 도둑이 여성 주인에게 붙잡혀 흠씬 매를 맞고 경찰에 넘겨졌다. 알고 보니 집 주인은 평소 킥복싱으로 체력을 다진 여성 체육인이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주 라플라타에서 벌어진 사건이다. 1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남자는 가족이 모두 외출한 오전시간에 문제의 집에 들어갔다. 대문을 부수고 들어간 집에는 돈이 될 만한 게 많았다. 약 2시간 동안 집에 머물면서 도둑은 페소(아르헨티나 화폐)와 달러, 귀금속, 노트북 등을 챙겼다. 동전이 들어 있는 저금통까지 집어 든 그가 신바람이 나서 집을 나서려고 할 때 하필이면 여주인이 귀가했다. 딸 2명과 함께 돌아온 여주인은 대문 열쇠가 부서져 있는 걸 보고 순간 도둑이 든 걸 알아차렸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공포심에 얼른 피하는 게 보통이지만 여주인은 달랐다. 대문을 활짝 열고 집에 들어간 여주인은 돈과 귀중품을 챙겨 나오던 도둑과 딱 마주쳤다. 평소 연마한 킥복싱 실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건 이때부터다. 여주인이 날린 발차기 한 방에 도둑은 그대로 바닥에 자빠졌다. 도둑은 훔쳐가던 노트북과 현찰 등을 모두 버려두고 줄행랑을 쳤지만 여주인은 도둑이 도망가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옆집에 설치된 CCTV에 담긴 당시 영상을 보면 대문에서 튀어나오는 도둑이 보인다. 이어 여주인이 쫓아 나오고, 두 딸이 그 뒤를 따른다. 여주인은 도둑을 쫓아가면서 계속 발차기를 날린다. 결국 도둑은 길바닥에 쓰러져 여자에게 완전히 제압된다. 도둑은 이웃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한편 여주인은 올해 41살로 8년째 운동을 하고 있는 킥복서였다. 경찰은 "여자가 워낙 킥복싱에 능숙해 남자를 쉽게 제압할 수 있었다"면서도 여자의 행동은 매우 위험했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선 도둑이 총을 갖고 있지 않았지만 범죄자들이 총기를 소지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면서 "자칫 인명피해가 날 수도 있는 만큼 이런 상황에선 저항을 하거나 제압을 하려들지 말고 피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심상찮은 美 반유대주의 범죄… 트럼프 책임론 커졌다

    뉴욕서 보름새 8건… 2017년 최다 발생 “트럼프, 증오·분열 부추겨” 정치권 공방 미국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혐오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며 반(反)유대주의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사회에서 인종·종교를 둘러싼 분열상이 격화되는 가운데 정치권의 책임론 공방도 커지고 있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록랜드 카운티 몬시의 유대교 랍비의 집에 괴한이 침입해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일어났다. 기독교의 크리스마스 시기와 겹치는 유대교 축일인 하누카를 기념하는 행사 도중 벌어진 사건으로, 5명이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건 하루 뒤인 29일 트위터에 “사악한 반유대주의 재앙에 맞서 싸우고 대적해야 한다”는 반응을 올렸다. 미국에서의 반유대 범죄는 2013년 800건 아래로 떨어진 뒤 꾸준히 상승해 2017년에는 1986건, 2018년엔 1879건에 이르렀다. 전년 대비 57% 급증했던 2017년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의 모든 주에서 유대인에 대한 혐오 범죄가 일어난 해로 기록되기도 했다. 지난 13일부터 현재까지 뉴욕에서 접수된 반유대주의 사건만 8건에 이르는 등 올해도 2017·2018년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 2018년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난사 사건으로 11명이 숨진 데 이어 지난 4월엔 캘리포니아주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 범죄가 일어나는 등 최근 반유대 범죄는 수위가 더욱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경향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 사회의 깊어지는 분열상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79년 처음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가장 많은 반유대 범죄가 일어났던 2017년은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해이기도 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는 탄핵 사태를 촉발한 ‘우크라이나 스캔들’이 유대인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 측이 반유대주의를 자극하는 발언을 반복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 “지난 몇 년간 이 나라에서 증오의 기운이 생겨났다. 대부분은 워싱턴에서 비롯됐고,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증오와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USA’ 경제 회복, 사회는 쇠퇴…‘모순의 시대’ 관통하다

    ‘USA’ 경제 회복, 사회는 쇠퇴…‘모순의 시대’ 관통하다

    ‘백인우월주의·양극화·포퓰리즘·사회분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학교총기난사….’ 2010년대가 저무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자국의 지난 10년을 정의한 문구다. 인종·남녀·빈부 등 사회계층의 분열은 심화됐고, 미국의 세계적 지위는 흔들렸다. 경제 상황과 군사력은 회복됐는데 실질적으로 사회는 쇠퇴한 소위 ‘모순의 시대’라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100년 후 역사책에 2010년대를 어떻게 기술할지’를 23명의 역사학자에게 물었다. 마르샤 샤틀랭 조지타운대 미국학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능숙하게 인종 분열을 부추기고, 분열된 언론 지형을 이용해 선거에서 이겼다. 미국인들은 (허위 사실 유포 등) SNS를 통한 인종차별주의자의 급진화를 두려워한다”며 백인우월주의가 다시 힘을 얻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테러 위협으로 용인된 개인정보 수집이 SNS·인공지능(AI) 비서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사생활이 사라진 시대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보건 혁신 및 맞춤형 서비스를 무기로 빅데이터가 부지불식간에 사생활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 정치, 언론, 학계를 이끌던 엘리트들이 무역 갈등, 이민 행렬, 기존 질서 붕괴 등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고, 이에 한편으로 포퓰리즘으로 분류되는 시민들의 반발이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26일 흐트러짐·나눔·불안·불협화음·쇠퇴 등의 단어로 2010년대를 정의했다. SNS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서도 볼 수 있듯 나눔(공유)의 장으로써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했지만 정치인 등이 뿌리는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면서 외려 사회계층을 흐트러뜨리는 식으로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칼럼니스트 로버트 새뮤얼슨은 “역사학자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미국인들이 세계 질서를 만드는 데 피로감을 느낀 시기였다고 기술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많은 미국인이 세계의 안정을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향후 미국은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겠지만 세계를 ‘지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2011년 일어난 반(反)월가 시위가 비도덕적 방법으로 차지한 부유함에 대한 저항을 일깨워 줬다고 평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편익을 만들어 줬지만 음악인들의 수입을 줄였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에서 공격받는 현상도 언급했다. 또 지난해 학교 내 총기 난사 사건이 거의 30건에 육박해 2012년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미국의 지난 10년은 ‘모순의 시대’

    미국의 지난 10년은 ‘모순의 시대’

    미국 언론들 2010년대 자국 평가에 부정적경제와 군사력은 증대, 사회는 실질적 쇠퇴폴리티코, 백인우월주의 부활·사생활의 종언WP “미국민, 세계 안정에 드는 비용에 지쳐”복스 “반월가시위로 부자 보는 시각 달라져” ‘백인우월주의·양극화·포퓰리즘·사회분열·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학교총기난사….’ 2010년대가 저무는 가운데 미국 언론들이 자국의 지난 10년을 정의한 문구다. 인종·남녀·빈부 등 사회계층의 분열은 심화됐고, 미국의 세계적 지위는 흔들렸다. 경제 상황과 군사력은 회복됐는데 실질적으로 사회는 쇠퇴한 소위 ‘모순의 시대’라는 평가가 대체적이었다. 폴리티코는 27일(현지시간) ‘100년 후 역사책에 2010년대를 어떻게 기술할지’를 23명의 역사학자에게 물었다. 마르샤 샤틀랭 조지타운대 미국학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능숙하게 인종 분열을 부추기고, 분열된 언론 지형을 이용해 선거에서 이겼다. 미국인들은 (허위 사실 유포 등) SNS를 통한 인종차별주의자의 급진화를 두려워한다”며 백인우월주의가 다시 힘을 얻는 시대라고 분석했다. 테러 위협으로 용인된 개인정보 수집이 SNS·인공지능(AI) 비서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뤄지면서 사생활이 사라진 시대였다는 평가도 있었다. 보건 혁신 및 맞춤형 서비스를 무기로 빅데이터가 부지불식간에 사생활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외 정치, 언론, 학계를 이끌던 엘리트들이 무역 갈등, 이민 행렬, 기존 질서 붕괴 등에 대응하는 데 실패했고, 이에 한편으로 포퓰리즘으로 분류되는 시민들의 반발이 많아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26일 흐트러짐·나눔·불안·불협화음·쇠퇴 등의 단어로 2010년대를 정의했다. SNS가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에서도 볼 수 있듯 나눔(공유)의 장으로써 긍정적인 영향을 발휘했지만 정치인 등이 뿌리는 허위 정보의 온상이 되면서 외려 사회계층을 흐트러뜨리는 식으로 기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칼럼니스트 로버트 새뮤얼슨은 “역사학자들이 지난 10년에 대해 미국인들이 세계 질서를 만드는 데 피로감을 느낀 시기였다고 기술할지 모른다”고 밝혔다. 많은 미국인이 세계의 안정을 구현하는 데 드는 비용을 거부한다는 것이다. 향후 미국은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겠지만 세계를 ‘지배’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인터넷매체 복스는 2011년 일어난 반(反)월가 시위가 비도덕적 방법으로 차지한 부유함에 대한 저항을 일깨워 줬다고 평가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편익을 만들어 줬지만 음악인들의 수입을 줄였고,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온라인에서 공격받는 현상도 언급했다. 또 지난해 학교 내 총기 난사 사건이 거의 30건에 육박해 2012년보다 3배 이상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 켄터키주 동부에 “사냥 당한 듯한” 말 스무마리 사체

    美 켄터키주 동부에 “사냥 당한 듯한” 말 스무마리 사체

    미국 켄터키주 경찰이 스무 마리의 말들을 마치 사냥하듯 총으로 쏴 죽인 사람들을 찾고 있다.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처음으로 말 사체가 발견됐는데 가장 마지막으로 22일 여섯 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고 영국 BBC가 지난 24일 보도했다. 소구경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이며 켄터키주 동부의 여기저기에 사체들이 흩어져 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비인간적이고 끔찍한 참상을 신고한 ‘듀마스 구조’는 몇 마리 암컷들은 임신한 상태였고 한살 배기 어린 말도 있었다고 전하며 관련 정보를 전하는 사람에게 2만 달러(약 2328만원)를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주인이 사육을 포기한 35마리의 말들이 광산이 즐비한 이 지역 일대를 떠돌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이며 워낙 광활한 지역이어서 하루에 16㎢를 수색해선 살아남은 말들을 찾기가 어렵다고 했다. 플로이드 카운티 보안관 존 헌트는 총알을 맞고 숨을 거둔 한 마리는 입안에 풀이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였다며 자신이 보아온 동물학대 범행 가운데 최악이라고 말했다. 듀마스 구조는 버려진 동물들이 떼를 이뤄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일이 많다며 길들여진 말들이라 인간이 접근하기가 쉽고 몇몇 마을 공동체에서는 이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기도 한다고 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이 모두 한번에 사살된 것으로 보여 여러 사람이 광활한 지역에 흩어져 말들을 사냥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듀마스 구조는 현재 살아남은 말들을 찾아내 안전한 곳으로 옮기려 하는데 워낙 말들이 사냥 당한 일로 스트레스를 받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제발에 총 쏴 체포된 개도둑…강아지 들고 도망가다 ‘셀프 총격’

    제발에 총 쏴 체포된 개도둑…강아지 들고 도망가다 ‘셀프 총격’

    제 발에 총을 쏴 체포된 개 도둑의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캐나다 공영방송 CBC는 20일(현지시간) 온타리오주 브램턴시에서 강아지를 들고 달아나던 무장강도가 이른바 ‘셀프 저격’으로 체포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저녁 7시 30분쯤, 경찰은 제 발에 총을 쏜 강도가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정말 자기가 쏜 총에 자기가 맞아 쓰러져 있는 청년을 발견했다. 현지언론은 온라인 거래사이트를 통해 강아지 구매 의사를 밝힌 20세 남성이 판매자를 만나 강아지를 넘겨받은 뒤 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가려다 실패했다고 전했다.판매 여성을 총기로 위협한 뒤 달아나던 남성은 실수로 장전된 총을 자신의 다리에 쏴 넘어졌다. 경찰은 용의자를 체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으며, 현장에서 강아지 판매자를 위협한 45구경 총기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다행히 판매자는 모두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용의자가 들고 달아나려 했던 아메리칸 불도그 품종의 생후 9주 된 강아지 ‘타잔’ 역시 다시 주인 품으로 돌아갔다. 경찰은 “강아지와 판매자가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경찰이 지정한 세 군데 장소에는 감시카메라가 구비돼 있으니 온라인 거래 시 안전하게 이용하라”라고 권고했다. 한편 병원 치료를 받고 퇴원한 용의자는 강도 및 화기 무단소지 등 총기 관련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1일 법원에 출석했으며,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2017년 기준 34.7%의 총기 소지율을 기록한 캐나다는 2018년 총기 판매 이력을 무기한 보관하고, 구매자의 신원조회 절차를 강화하도록 하는 등 규제를 한층 강화한 새로운 총기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총기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초, 주 정부 공휴일 주간 토론토에서는 12건의 총격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충격을 안겼다. 특히 토론토 시내 노스요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는 100여 명이 모인 무대에서 누군가 총기를 난사해 놀란 사람들이 떼 지어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총 맞아 사망한 강도 추모 파티서 또 총격... 13명 부상

    총 맞아 사망한 강도 추모 파티서 또 총격... 13명 부상

    강도 행각을 벌이다 총에 맞아 숨진 청년을 추모하는 파티에서 참석자가 또다시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부상을 입었다. 시카고트리뷴에 따르면 경찰은 22일(현지시간) 시카고 앵글우드 인근에서 13명을 다치게 하고 이 중 2명을 위독한 상태로 몰아 넣은 총격 용의자 두 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밤 12시 40분쯤 일어난 이 사건은 지난 4월 총에 맞아 사망한 남성의 생일을 기념해 열린 추모 모임에서 일어났다. 시카고 경찰 순찰과장인 프레드 윌러는 모임 중에 말다툼이 있었고 누군가 총을 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경찰 감시카메라에는 사람들이 밖으로 뛰쳐나가는 상황에서도 집 밖에서도 누군가 총을 난사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16~48세인 부상자들 중 4명이 중상이며, 가슴에 총을 맞은 40세 남성과 등에 총상을 입은 21세 남성은 중태에 빠졌다.이날 모임은 지난 4월 인근 도로에서 남의 차를 빼앗으려다 머리에 총상을 입고 22세 나이로 사망한 로넬 어빈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피해자 중 일부는 그의 얼굴과 생일, 숨진 날이 인쇄된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어빈은 당시 총을 꺼내 운전자를 위협하며 2015년식 BMW 차량을 빼앗으려 했다. 그러나 운전자는 총기 소지 면허를 가지고 있었으며, 글로브박스에서 자신의 총을 꺼내 어빈을 쐈다. 운전자는 해당 사건에서 피해자로 분류됐다.이날 사건을 불러일으킨 말다툼의 원인과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은 피해자들을 면회했지만 대화 내용을 자세히 말하진 않았다. 그는 “사건은 끔찍한 비극이며, 솔직히 비겁한 행동이었다”면서 “이 도시에서는 이런 행동이 절대로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특파원 칼럼] 북한의 성탄절 선물, 모두가 달가워하지 않는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북한의 성탄절 선물, 모두가 달가워하지 않는다/한준규 워싱턴 특파원

    거리를 뒤덮는 크리스마스 캐럴은 없어도 이제 이틀 뒤면 성탄절이다. 종교와 상관없이 누구나 크리스마스에 대한 작고 소중한 추억이 있을 것이다. 어린 시절 수염 길고 마음씨 착하게 생긴 산타 할아버지가 전해주는 선물에 대한 설렘에 잠 못 들던 성탄절 이브의 기억이 또렷하다. 하지만 올해 성탄절은 설렘보다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북한이 미국에 중대한 ‘성탄절 선물’을 예고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미국의 안보 담당자들도 성탄절을 앞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북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혹시나 미국이 제시한 ‘레드라인’을 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지 않을까 노심초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뿐 아니라 미군 관계자들은 북한의 성탄절 선물에 대해 강하게 경고하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그(북한의 성탄절 선물) 무엇에 대해서도 준비돼 있다”고 강조했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 사령관도 “우리가 2017년에 했던 많은 것이 있어서 우리는 꽤 빨리 먼지를 떨어내고 이용할 준비를 할 수 있다. 모든 옵션은 테이블 위에 있다”며 군사옵션 대응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8일 북한의 ‘중대한 시험’ 발표에 대해 “북한이 적대적으로 행동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미 공군 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가 연일 한반도 상공에서 북한을 감시하고 있으며 괌 앤더슨 기지에서 ‘죽음의 백조’라고 불리는 B1B 랜서 전략폭격기 등 미국의 첨단 전략자산이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북한은 현 상황을 정면 응시해야 한다. 북한은 성탄절 선물로 2020년 재선에 도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오판을 해서는 안 된다. 사실 미 유권자들은 북한 문제에 거의 관심이 없다. 2020년 미 대선의 향배를 결정할 이슈는 건강보험과 총기규제, 교육, 경제, 반(反)이민 등 지극히 국내적인 문제다. 북한이 연말 도발에 나선다면 미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 실패를 성토하겠지만, 오히려 위기 고조로 인해 친(親)트럼프 진영이 결집하고 군사적 수단에 의한 북핵 해결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수도 있다. 북한의 도발은 대북 제재 해제의 레버리지가 아니고 한반도의 긴장감만 높일 뿐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남과 북, 우리 민족의 몫이다. 북한의 ‘새로운 길’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닌 합리적인 선택이어야 한다. 미국도 북한에 성의를 보여야 한다. 북한은 2년여 동안 핵과 ICBM 시험에 나서지 않는 등 나름의 성의를 보였다.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미국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미국은 지난 16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일부 대북 제재 해제 결의안을 반대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의 수산물·섬유·조형물 수출 금지 해제와 해외 북한 노동자 송환시한 해제, 남북 간 철도·도로 협력사업 제재 면제 등으로 북한의 숨통을 틔워 줘야 한다. 여기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처럼 스냅백 조항(위반 행위가 있을 때 제재 복원)을 두면 된다. 이런 안전장치를 둔다면 미국 내 여론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등도 크게 반대할 이유가 없다. 북핵 문제는 북미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 해결될 수 있다. 북미 간 상호 양보와 타협이 없는 비핵화 협상은 한 발자국도 나갈 수 없다. 미국은 일부 대북 제재 해제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면서 한반도의 성탄절 위기를 기회로 바꿔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2019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첫걸음을 꼭 봤으면 좋겠다. hihi@seoul.co.kr
  • 수괴 사망에도 굴하지 않는 IS

    수괴 사망에도 굴하지 않는 IS

    ‘테러와의 전쟁’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아주 큰일이 방금 일어났다!”고 적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의 사망 소식이었다. 알카에다 수괴 오사마 빈라덴이 미군 작전으로 사망한 뒤로도 9·11테러 직후 시작된 아프가니스탄의 대테러 전쟁이 끝나지 않는 것처럼 알바그다디의 사망으로 테러와의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IS는 곧바로 아부 이브라힘 알 하셰미 알쿠라이시를 공식 후계자로 발표했고, 서방 국가들은 이들의 보복 테러에 대비해 경계수위를 높였다. 유엔전문가그룹은 리비아가 IS의 새로운 근거지가 되고 있다며 알바그다디 사망 이후 IS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 11월 말에는 영국 런던브리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와 연관됐던 인물이 대낮에 흉기를 휘둘러 2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런던 시내 한복판에서 일어난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반사회적 테러에 영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의 경각심이 한층 높아졌지만, 정작 희생자의 가족들은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보복이 아닌 갱생에 초점을 맞춰 달라”고 호소해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반(反)서구 테러리즘의 반대편에서는 지난 3월 뉴질랜드 백인우월주의자의 총기 난사 사건 등 반이슬람·극우주의 세력의 테러가 기승을 부렸다. 글로벌테러리즘인덱스(GTI)에 따르면 서유럽과 북미, 오세아니아에서 3년 연속 극우 테러리즘이 증가해 2018년 사망자 수가 전년 대비 52% 증가했고, 올해는 9월 말 현재 7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GTI는 지난 4년간 테러로 인한 사망자 수가 절반으로 감소하는 등 테러리즘 자체의 강도는 약해지는 추세지만, 2018년 기준으로 71개국에서 최소 1명 이상이 테러로 사망하는 등 테러 발생 국가는 오히려 늘어나며 테러리즘이 여전히 확산·증가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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