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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장한 러시아군 ‘맨손’ 호통으로 쫓아낸 우크라 노부부

    무장한 러시아군 ‘맨손’ 호통으로 쫓아낸 우크라 노부부

    러시아 군인들이 우크라이나의 한 주거지에 침임했다가, 노부부의 호통에 쫓겨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에 “러시아 군인 세 명에게 맞섰던 이 노부부에게 경의를 표한다”는 글과 함께 ‘우크라이나 영웅’이라는 해시태그를 첨부한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6일째인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의 한 가정집 폐쇄회로(CC)TV에 촬영된 것이다. 해당 영상에는 중무장한 러시아 군인 3명이 한 가정집 대문을 열고 마당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담겼다. 러시아군은 총구를 겨누며 집안 곳곳을 수색했다. 이때 집 안에서 아무런 무장도 하지 않은 평범한 옷차림의 노부부가 걸어 나왔다. 마당으로 나온 노부부는 군인들을 향해 나가라고 하는 듯 손으로 문 쪽을 가리켰다. 러시아 군인들도 항의하는 듯 목소리를 높여 보지만 노부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할머니는 러시아 병사의 팔을 대문 쪽으로 밀치기도 했다. 결국 러시아군은 노부부의 기개에 밀려 대문 밖으로 쫓겨났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노부부와 병사의 대치가 있었던 곳은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에서 동쪽으로 약 128km 떨어진 미콜라이우주(州)로 전해졌다. 미콜라이우는 러시아가 전략적 목표로 삼고 있는 지역으로, 암병원과 학교 등이 러시아군에게 폭격 당했다.
  • 러-우크라 침공 열흘째, 끊임없는 글로벌 민간기업 “러시아 보이콧” 행렬

    러-우크라 침공 열흘째, 끊임없는 글로벌 민간기업 “러시아 보이콧” 행렬

    마스터·비자카드도 영업 중단MS·어도비도 판매사업 중지프라다·자라 명품·의류 동참머스크 “러, 뉴스 차단은 못해”글로벌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업체인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가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한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열흘째 이어지면서 글로벌 민간기업의 ‘러시아 보이콧’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이날 마스터카드는 온라인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분쟁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을 고려해 러시아에서의 서비스를 중단한다”며 “우리가 러시아에서 25년 넘게 일해왔던 만큼 쉽게 내린 결정은 아니지만, 모두가 바라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앨 켈리 비자 최고경영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용납할 수 없는 사건들 때문에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성명을 통해 말했다. 앞으로 러시아 은행에서 발급한 마스터와 비자카드는 해외에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또 다른 나라에서 만든 마스터와 비자카드로 러시아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할 수 없다. 다만, 러시아인들의 자국 내 사용은 가능하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세계 양대 신용카드 업체의 제재는 물가 급등과 외국 제품 수입 차질 문제 등에 시달리고 있는 러시아인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빅테크 업체들의 사업중단 선언도 연이어 나오고 있다. ‘포토샵’으로 이름난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도 러시아에서의 신규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 트위터가 러시아 국영 매체의 광고 활동을 차단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애플은 신규 판매와 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를 제한했다. 패션 업계의 러시아 제재 동참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나이키, 푸마 등 인기 브랜드를 비롯해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의 명품 브랜드들도 판매를 중단한다고 지난 4일 밝혔다. 이날 이탈리아의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는 러시아에서의 소매영업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스페인 의류 기업 인디텍스도 러시아에서 자사 브랜드 ‘자라’ 매장 502곳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의료, 스포츠 등 여러 분야의 다국적 기업들과 기관·단체 등의 러시아 제재 동참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는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우크라이나가 아닌 몇몇 정부가 스타링크에 러시아 뉴스 미디어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총구를 들이대지 않는 한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난 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말했다.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다. 앞서 머스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지원해줬다.
  • 푸틴 가짜뉴스 처벌 위협에 서방 미디어 러 탈출

    푸틴 가짜뉴스 처벌 위협에 서방 미디어 러 탈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전 세계의 비난 여론에 정보 봉쇄 조치로 미디어 전쟁에서도 반격에 나섰다.   미국 등 서방 언론들은 러시아 당국의 가짜뉴스 처벌 위협이 고조되면서 모스크바를 탈출하기 시작했다. 로이터통신 등은 미 CNN과 ABC, 영국 BBC, 캐나다 공영방송 CBC 등이 러시아에서의 취재 활동 중단을 결정했다고 5일 전했다.러시아 하원은 지난 3일 자국 군대에 대한 명백한 허위 정보를 공개 유포할 경우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하고, 국가에 중대한 결과 초래시 최대 15년의 실형을 부과하는 형법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참석 의원 401명이 만장일치로 찬성했다. 상원도 곧바로 통과시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서명하면 즉시 발효된다. 미 블룸버그통신의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장은 “기자를 범죄자로 바꿔놓는 형법 개정으로 인해 취재 활동을 중단하는 결정을 했다”며 “더이상 러시아에서 외관상이라도 정상적인 저널리즘을 지속할 수 없게 됐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팀 데이비 BBC 사장은 “러시아 외부에서 러시아어 뉴스를 계속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당국은 자국 국영매체에 대한 차별 등을 이유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접속도 차단했다. 러시아 내 소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외부 세계로 전파되는 걸 막은 것이다. 미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미국의소리(VOA)부터 자유유럽방송과 자유라디오,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 벨레(DW) 등도 러시아 내에서의 접속을 막았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대미디어 전쟁 차원의 반격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국영매체들의 뉴스를 차단해달라는 요청에 대해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 미안하다”며 거부했다. 그는 트위터에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서비스인 스타링크의 러시아 뉴스 출처(미디어) 차단 요청을 받았다고 공개했다. 머스크는 “총구를 들이대지 않는 한 우리는 그렇게(차단) 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 비자·마스터카드 “러 영업 중단”…머스크 “뉴스 차단은 거절”

    비자·마스터카드 “러 영업 중단”…머스크 “뉴스 차단은 거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열흘을 넘긴 가운데 글로벌 기업들이 속속 대러시아 제재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우주탐사 기업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뉴스 차단 요청을 거절해 눈총을 받고 있다. 비자·마스터카드 “러시아 내 네트워크 서비스 중단” 5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적인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업체인 비자와 마스터카드는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마스터카드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전례 없는 분쟁과 불확실한 경제 환경을 고려해 러시아에서 네트워크 서비스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또 러시아 은행들에서 발급한 카드는 더는 사용하지 못하며, 해외에서 발급한 카드는 러시아 내 가맹점들이나 현금지급기에서 이용할 수 없다고 전했다. 비자카드는 “앞으로 며칠에 걸쳐 모든 거래를 중단하기 위해 러시아에 있는 고객 및 파트너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최대은행인 스베르방크 측은 “이러한 결정은 국내에 있는 우리 은행의 비자·마스터카드 사용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나이키·에르메스·이케아 등 러 영업 중단이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의 진전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민간인의 피해가 커지면서 세계적 기업들이 러시아에서 속속 영업을 중단하거나 서비스 차단에 나서고 있다. 애플은 러시아에서 제품 판매를 중단했고, 온라인 결제 서비스 업체 페이팔도 러시아에서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나이키와 자라 등 패션 브랜드와 에르메스·샤넬 등 명품업체들도 러시아 내 사업을 잇따라 중단했다.세계 최대 가구 기업인 이케아도 러시아 내 전체 매장을 폐쇄하고 러시아와 벨라루스에서 원자재·상품 구매를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러시아는 이케아에 10번째로 큰 시장으로, 이케아를 소유한 잉카그룹은 러시아에 매장 17곳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끝난 회계연도의 러시아 내 매출액은 16억 유로(약 2조 1384억원)로 이케아 전체 매출액의 4%를 차지했다. 이케아가 러시아 내 매장을 폐쇄하겠다고 밝히자 러시아 소비자들은 폐쇄 전 가구를 사기 위해 몰려들면서 러시아 내 이케아 매장 곳곳이 혼잡을 이뤘다. 머스크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 미안”이러한 가운데 머스크가 스페이스X가 제공하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에서 러시아발 뉴스를 차단해달라는 요청을 거절해 눈길을 끌고 있다. 머스크는 4일 트위터에 “(우크라이나가 아닌) 몇몇 정부가 스타링크에 러시아의 뉴스 출처(미디어)를 차단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총구를 들이대지 않는 한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 이어 “표현의 자유 절대주의자라서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비록 뉴스 차단 요청은 거절했지만 머스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왔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정보통신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우크라이나 내 스타링크 인터넷을 지원해달라고 요청하자 같은 날 “이제 스타링크 서비스가 우크라이나에서 돌아가고 있다. 더 많은 터미널(단말기)이 오는 중”이라고 화답한 바 있다. 4일에도 우크라이나 국기 이모지(그림 문자)와 함께 “우크라이나여, 강하게 버텨라”라는 응원 트윗을 올렸다. 다만 머스크는 뒤이어 “이것(전쟁)을 원하지 않는 러시아의 위대한 국민들에게도 내 동조를 보낸다”고 밝혔다.
  • 테네시주 경관 9명, 가드레일 앉아 있던 남성에게 처형하듯 총격

    테네시주 경관 9명, 가드레일 앉아 있던 남성에게 처형하듯 총격

    미국 테네시주의 경찰관 9명이 27일(현지시간) 오후 내슈빌의 65변 주간 고속도로 가드레일에 앉아 있던 랜던 이스텝(37)에게 일제히 총격을 가해 숨지게 했다. 사진에서 보듯 흡사 처형하듯 미심쩍은 남성에게 총구를 내뿜었다. 행인이 촬영한 동영상을 뉴스 매체 WSMV가 트위터에 올려놓아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데일리비스트가 전했다. NBC 뉴스에 따르면 테네시주 고속도로 순찰대 대원 2명과 내슈빌 경찰관 6명, 비번인 경찰관, 마운트 줄리엣 경찰관 한 명 등 10명이 출동했을 때 이 남성은 고속도로의 북쪽 방향 차로에 서 있었다. 경찰은 고속도로 양쪽 통행을 막은 채 설득에 나섰다. 그런데 30분쯤 지났을 때 이 남성이 팔을 들어 경찰 쪽을 가리킬 때 동영상이 잠시 멈춘다. 그리고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린다. 돈 애런 내슈빌 메트로 경찰서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스텝의 왼손에 박스 커터가 들려 있었으며 갑자기 오른손을 주머니로 가져가 “반짝이며 은빛의 실린더 모양 물질”을 들길래 총격을 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속도로 순찰대원이 먼저 그가 가드레일 위에 앉아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차해 그를 도우려 했으며 말을 걸어 고속도로를 벗어나도록 하려 했는데 그가 박스 커터를 꺼내더라고 했다. 비번인 마운트 줄리엣 경찰관이 가족과 함께 귀가하다 두 사람이 옥신각신하는 것을 보고 끼어들어 30분 동안 상황을 누그러뜨리려 안간힘을 썼다. 용의자는 여전히 왼손에 박스 커터를 들고, 오른손은 주머니에 넣은 채였다. 경관들이 도착해 계속 말을 걸자 그는 갑작스럽게 오른손으로 미확인 물체를 꺼내더란 것이었다. 해서 어쩔 수 없이 9명의 경관들이 총을 쏜 것인데 그가 꺼내려 한 물체가 무엇인지 확인해주지 않았지만 총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총격 이전에 근처에 적어도 한 경관은 지니고 있었던 테이저건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애런은 경관들이 자위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감쌌다. 총격을 당한 이스텝은  곧바로 병원에 옮겨졌는데 사망 판정이 내려졌다. 신원도, 이전에 체포된 경력이 있는지 여부도 공개되지 않았다.
  • 美 “병력 철수하라” 러 “나토 축소”… 양보 없는 ‘우크라 평행선’

    美 “병력 철수하라” 러 “나토 축소”… 양보 없는 ‘우크라 평행선’

    광활한 평원과 비옥한 토지로 구소련의 빵바구니라 불렸던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막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격돌했다. 미국과 유럽 군사동맹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동쪽 경계이자 러시아의 서쪽과 국경을 맞댄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를 러시아에 강제로 빼앗긴 이래 가장 큰 군사 위협을 마주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국경에 10만여명의 병력을 집결해 언제든 침공할 태세를 갖추고 서방을 위협한다. 미국과 유럽은 외교적 대화를 통한 해결을 기대하면서도 러시아의 기습 도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각각 이끄는 미러 대표단이 10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략 안정 대화’(SSD)를 열었다. 이날 회담은 약 거의 8시간 동안 진행됐다고 미 국무부가 전했다. 전날 양측 대표는 만찬을 겸한 2시간의 사전 협의를 통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고, 각각 회담 전망을 어둡게 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랴브코프 외무차관은 기자들에게 “앞으로 있을 문제의 본질을 깊이 파고들었지만 (향후 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가 타협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타협에 도달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응수했다. 반면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CNN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총구를 겨눈 상태에서 진전을 보긴 매우 어렵다. 몇 주 안에 어떤 돌파구를 볼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양자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다. 미국도 이를 의식한 듯 유럽 동맹에 바통을 넘기려는 모양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유럽 동맹 없이 유럽 안보에 대해 (러시아와)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12일 예정된 나토와 러시아, 13일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와 러시아의 협상을 지켜본 후 동맹의 뜻을 취합해 대응하겠다는 의미다.미국과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여러 차례 언급한 레드라인을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를 겨냥한 서방의 군사적 위협과 외교관 추방 등 외교 제재 등을 한데 묶어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라고 보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나토가 우크라이나 등 러시아 주변국에 5분 안에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배치하는 행위, 정밀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를 러시아 국경 20㎞ 근접거리에 띄우는 행위를 예로 든 바 있다. 러시아는 지난달 중순 미국과 나토에 안보 보장을 위한 협상을 제안하면서 레드라인의 경계를 명확히 담은 요구안을 양측에 발송했다. 이번 협상의 성패도 러시아의 요구를 서방이 어느 선까지 수용할지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나토의 추가 확장 금지와 구소련 출신 나토 회원국에 군사 배치 시 러시아의 사전 동의를 구하라는 두 가지 요구안은 수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로즈 고테묄러 전 나토 사무차장은 “나토는 확장 정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확장은 나토의 DNA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토는 러시아 쪽으로 동진(東進)을 계속해 창설 당시 12개국에서 현재 30개국으로 몸집을 불렸다. 1991년 소련 해체 이후인 1999년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공산국가 3곳이 나토에 가입했고 2004년에는 러시아에 적대적인 구소련 출신 발트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7개국이 나란히 합류해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렸다. 2009년 이후에도 크로아티아 등 4개국이 나토를 택했고 우크라이나도 합류를 원하고 있다. 러시아는 최근 핀란드와 스웨덴을 향해서도 나토에 동참하지 말라고 경고했으나 두 나라는 선택권은 자국에 있다며 발끈하기도 했다. 군사배치 금지 약속도 러시아가 먼저 깨뜨렸다는 게 나토의 주장이다. 나토는 1997년 구소련 국가에 전투부대를 영구적으로 배치하지 않겠다고 합의했으나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침공 이후 폴란드, 발트해 국가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도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미군의 유럽 철수 등 러시아의 요구에 대해 “둘 중 어느 것도 테이블에 있지 않다”고 명확히 했다. 타협의 여지가 있는 부분은 군축이다. 러시아는 나토에 러시아 인접 지역에 미사일을 배치하지 말고 국경지대의 군사 훈련 횟수를 줄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무기 통제와 병력 배치의 조정 등은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 [씨줄날줄] 14번째 인구 ‘대국’/임병선 논설위원

    [씨줄날줄] 14번째 인구 ‘대국’/임병선 논설위원

    얼마 전 즐겨 보는 공중파 TV 프로그램 진행자가 퀴즈를 냈다. 새해에 세계 14번째 인구 대국으로 새롭게 떠오를 곳을 맞혀 보라는 것이었다. 머릿속에 통일 한국을 떠올렸는데 정답은 조금 생뚱맞았다. 지난 7월 1일 유엔 통계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등 말할 것도 없는 두 나라를 빼고 1억명 이상 인구를 거느린 나라가 미국,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브라질, 나이지리아, 방글라데시, 러시아, 멕시코, 일본, 에티오피아, 필리핀, 이집트 등 12개국이었다. 그런데 이집트의 1억 425만 8327명을 제치고 난민 집단이 새해 1억 500명가량으로 이집트 자리를 꿰찬다는 것이었다. 난민들이 삶의 거처를 옮기게 하는 요인은 과거와 사뭇 달라졌다. 먹거리나 전쟁, 자연재해, 종족 갈등 같은 전통적 요인에다 기후 재앙, 코로나19 팬데믹 같은 전혀 새로운 양상이 더해져 글로벌 차원에서 전개된다는 것이다. 개발도상국만 먹잇감이었던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2008년 미국발(發) 금융위기를 극복한 것은 중국이나 브릭스 같은 특정 경제주체의 분발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근래에는 이런 기대를 품을 만한 나라나 집단이 도무지 보이지 않아 막막하고 난감하다. 지금도 지중해와 영국 해협은 물론 벨라루스나 그리스, 이탈리아 등에서 살 곳을 찾기도 전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미얀마 군사정부에 떠밀린 카렌족이나 로힝야족이 태국이나 베트남 국경을 떠돌며 어떤 박해를 받는지 떠올려도 충분하겠다. 문제는 인터넷을 비롯한 통신 수단의 발달 덕에 한 나라가 코로나19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는지 시시각각 비교된다는 것이다. 지난 7월 수단 군부가 재등장했고, 10월에는 레바논의 무슬림과 기독 집단이 거리에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눴다. 에티오피아 내전은 1년째 진행 중이다. 해서 반정부 시위나 봉기, 종족 갈등, 전쟁 등으로 떠밀려난 이들이 조금 더 안정적인 곳으로 거처를 옮기려는 충동에 사로잡히게 된다. 경제적 궁핍이 새해에는 글로벌 정치적 위기로 변모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우리는 팬데믹 2년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돌아오지 않아 3D 업종이나 농어업 부문에서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과거 난민에 인색했던 한국이 달라졌다지만 여전히 외국인 두려움증을 떨치지 못한 구석이 적지 않다. 갈수록 심해지는 사회 양극화에 세대·지역 갈등이 깊어지는데 내년 대통령 선거는 “전부 아니면 전무”를 부르짖는 극단의 정치 문화 속에 치러진다. 난민 문제에 새로운 접근과 포용적인 자세를 보이는 대통령 후보는 없는가. 이래저래 어려운 임인년(壬寅年)일 것 같다.
  • 미 하원의원, 백주에 대로에서 총기 든 괴한에게 차량 빼앗겨

    미 하원의원, 백주에 대로에서 총기 든 괴한에게 차량 빼앗겨

    미국의 연방하원의원이 벌건 대낮에 필라델피아 시내 한 복판에서 청소년 일당에게 총기 위협을 당하며 차량과 소지품을 빼앗겼다고 영국 BBC가 23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메리 게이 스캔런(민주당) 하원의원은 전날 지역구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공원 개발과 관련한 회의를 마친 뒤 오후 2시 45분쯤 참모와 함께 주차된 차량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어두운 색의 스포츠유틸리티(SUV) 차량이 멈춰서더니 무장한 남성 괴한 둘이 내려 총구를 겨누며 차 열쇠를 넘겨 달라고 요구했다. 한 괴한은 스캘런 의원에게서 열쇠를 받은 뒤 의원의 차를 타고 도주했고, 다른 괴한은 이 차를 따라갔다. 다행히 스캘런 의원은 다치거나 하지 않았다. 당시 차 안에는 스캘런 의원의 휴대폰과 지갑, 신분증 등이 있었다. 이 차량은 그날 밤 경찰에 의해 필라델피아에서 약 74㎞ 떨어진 델라웨어주 뉴어크에서 발견됐고, 현장에서 적발된 10대 5명이 도주하려다 체포됐다. 이 중 19세 남성이 차량 탈취에 관련된 것으로 확인돼 연방수사국(FBI)에로 신병이 넘겨졌고, 13∼16세 사이의 청소년 4명은 장물죄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필라델피아 시의원 브렌단 보일은 스캘런 의원이 “필리(필라델피아)의 거친 여성이니까 그녀는 괜찮을 것!”이라고 트위터를 날렸다. 그는 차량 탈취가 항상 일어나는 일이며 누구라도 희생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는 다른 대도시와 마찬가지로 최근 범죄 급증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CBS 뉴스에 따르면 올해 차량 탈취 사건이 80% 급증했다. 보통 이 도시를 ‘형제애의 도시’라고 하는데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총기를 겨낭한 강도 사건은 27%가 늘어났다. 올해 살인사건은 544건으로 2019년의 347건에서 많이 늘었다고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스캘런 의원은 2018년 의회에 입성했으며 911 신고 출동 사건에 정신건강 전문의를 함께 파견하는 경찰 개혁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그녀가 강도와 맞닥뜨리기 전날 밤에는 일리노이주 상원의원 킴벌리 라이트퍼드(민주당)와 그녀의 남편이 시카고에서 메르세데스 SUV를 역시 총기를 겨눈 괴한들에게 빼앗겼다.
  • [씨줄날줄] 청와대 제2부속실/김성수 논설위원

    [씨줄날줄] 청와대 제2부속실/김성수 논설위원

    마오쩌둥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지만 실제로 권력은 문고리에서 나온다는 말이 요즘엔 더 맞는 것 같다. 최고권력자와 얼마나 지근거리에 있느냐에 비례해 권력의 크기도 달라진다. 대통령과 대통령 부인(영부인)을 바로 옆에서 보좌하는 청와대 부속실은 대표적인 ‘문고리 권력’으로 통한다. 원래 ‘실세 중의 실세’가 부속실에 배치되긴 하지만 주체 못할 권력으로 호가호위하다 말년이 불행하게 끝난 사람도 많다. 대통령 친인척 비리와 함께 청와대 부속실 직원의 뇌물수수 등 비리 사건은 역대 정권마다 끊이지 않고 되풀이됐다. 청와대 조직이지만 대통령 비서실장의 간섭도 받지 않을 만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청와대 부속실은 제1부속실과 제2부속실로 나뉜다. 제1부속실에선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보좌하는 일정 및 비서 업무를 수행한다. 제2부속실은 영부인을 담당한다. 영부인의 일정 및 행사 기획, 영부인 활동 수행, 대내외 네트워크 및 관저 생활까지 영부인의 24시간을 보좌하는 역할이다. 경호 업무만 별도로 경호처에서 관리한다. 원래 대통령 부속실에서 영부인 관련 업무도 함께 하다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당시인 1972년 7월 제2부속실이 따로 떨어져 나왔다. 제2부속실이 일반인의 관심을 끈 건 박근혜 전 대통령 때다. 박 전 대통령은 배우자가 없으니 당연히 제2부속실은 없어지거나 제1부속실과 합쳐질 것으로 추측됐다. 하지만 제2부속실은 그대로 살아남았다. 박 전 대통령은 제2부속실을 “소외계층을 살피는 민원 창구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그러곤 ‘문고리 3인방’ 가운데 한 명인 안봉근씨에게 제2부속실장을 맡겼는데, 2부속실이 소외계층과 관련된 일을 했다는 얘기는 알려진 게 없다. 엉뚱하게 2부속실은 최서원(순실)씨 전담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문고리 3인방’이 비서실장 교체 등 국정 운영에 개입했다는 내용의 ‘정윤회 문건’이 터지면서 2015년 1월 제2부속실은 해체된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제2부속실을 되살려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집권하면) 청와대 인원을 30% 줄이고 제2부속실도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대통령 부인은 그냥 가족에 불과하다. (대통령 배우자라는) 법 외적인 지위를 관행화시키는 건 맞지 않는다”고 했다. 최근 논란이 된 김건희씨의 허위 경력 의혹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공교롭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대위에 현역 의원을 실장으로 한 ‘배우자실’을 신설하며 위상을 강화한 것과 비교된다. 대선 결과에 따라 제2부속실 운명도 결정될 것 같다.
  • 이번 역은 가을도 봄이 되는 ‘청춘역’입니다…내리실 문은 낭만 오른쪽, 힐링 왼쪽입니다

    이번 역은 가을도 봄이 되는 ‘청춘역’입니다…내리실 문은 낭만 오른쪽, 힐링 왼쪽입니다

    강원도 춘천은 낭만의 도시다. 서정적 호수(의암호), 고불거리는 강(소양강), 강 따라 흐르는 철도(경춘선), 심지어 ‘봄내’라는 이름까지. 온갖 낭만적인 요소는 모두 가졌다.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보며,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싱어송라이터 김현철은 노래 ‘춘천 가는 기차’(1989)에서 지친 일상을 떠나 춘천으로 향하는 심정을 이렇게 노래했다. 무작정, 정말 그리하기 좋은 곳이다. 춘천은. 시간은 30여년도 더 지나 기차는 전철로 바뀌었고 근사한 ITX고속열차도 생겼다. 하지만 구불거리는 북한강도 강촌역도 여전히 꿰고 다니니 추억을 곱씹거나 없었다면 새로 새길 수 있다.책 한 권이 있다면 더욱 근사하다. 이왕이면 춘천에 관한 책이면 좋겠다. 김유정의 ‘봄봄’, ‘동백꽃’도 좋고 이외수의 책도 어울린다. 김유정기념사업회 명예이사장인 소설가 전상국이 쓴 ‘춘천 사는 이야기’나 봄봄의 후편 격인 ‘다시 봄봄’ 등이 좋을 듯하다. 차로 가도 나쁘지 않다. 막혀도 고작 두어 시간이다. 과정도 목적지도 좋으니 만추와 조동이 스치는 계절에 뭔가 로맨틱한 자극이 필요하다면 춘천에 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곳은 늘 봄처럼 낭만적이니 말이다. 춘천의 춘(春)은 젊음과 낭만을 상징하는 게 맞다. 청춘이라지 않았던가. 차창 밖으로 스미는 나른한 오후 볕에 깜박 잠이 든대도 좋다. 춘천이 종착지다. 철 바퀴가 레일을 지치는 리듬이란 꼭 엄마 뱃속에서 듣던 심장박동이나 이발소 사각사각 가위질 소리 같아 퍽 잠이 온다. 풍물시장을 들를라 치면 남춘천역이 좋고 바로 소양강을 보고 싶다면 춘천역이 낫다. 춘천낭만시장(중앙시장)에도 가 봐야 한다. 총떡과 막국수 한 그릇에 비로소 여행 온 기분을 낸다. 총떡은 춘천에서 메밀을 얇게 부쳐 고기와 채소를 볶아 넣고 총구처럼 돌돌 말아 낸 전병이다. 매콤새콤하고 구수하니 이곳까지 와서 아니 먹을 수 없는 음식이다. 시장과 길 하나를 사이에 둔 육림고개 역시 요즘 핫플레이스로 뜨는 지역이다. 이름의 유래가 된 육림극장이 있었고 값싸고 독특한 물건을 파는 오래된 점포와 식당들이 많았다. 막걸리를 파는 전집부터 신기술로 빛바랜 사진을 찍어 주는 사진관, 주인이 경상도 울진 출신임을 강조하는 미용실 등이 남아 있다. 서양식 레스토랑, 일식 주점, 근사한 카페들도 터주가 떠나버린 빈자리를 메우며 공존의 고갯길을 열어 놓았다. 낭만은 시장 안에도 깃들었다. 중앙시장에는 예의 전통시장 분위기에 매료된 젊은 관광객을 위한 다양한 점포들이 들어왔다. 장바구니 대신 빵을 사도 좋고 차를 마셔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직접 부친 전이나 조잔부리를 챙기는 재미가 있다. 시장 옆은 명동이다. 춘천에도 명동이 있다. 일제강점기에 전기가 일찍 들어와 번쩍번쩍한 번화가를 거개 명동(明洞)이라 불렀다. 춘천에서도 유일한 시내가 ‘명동’이다. 이리저리 이어진 명동의 좁은 골목에 닭갈비거리가 버티고 섰다. 오늘날 ‘춘천닭갈비’의 명성을 있게 한 곳이다. 여기서 갈비란 늑골 부위를 이르는 게 아니다. 고기 하면 으레 갈비를 최고로 꼽던 시절에 닭을 썼대서 닭갈비다. 돼지갈비만 못하게 여겼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역 대표 메뉴로서 위상을 단단히 수성하고 있다. 요즘이야 철판에 닭고기와 양배추, 고구마, 당면 등을 넣고 볶아 먹는 형식이 대표적이지만 사실은 연탄불에 닭갈비와 살코기 부위를 구워 먹었던 것에서 유래했다. 1970년대 소양강댐이 건설되며 많은 외지 사람들이 몰려왔다가, 여기저기 소문을 낸 것이 전국적 명성을 얻기에 이르렀다. 종류도 다양해져 요즘 춘천에는 숯불닭갈비와 철판닭갈비, 뼈 있는 것, 없는 것 등 다채로운 식문화가 생겨났다.시민들에게나 관광객에게나 춘천의 대표적 낭만 스폿 중 하나는 공지천이다. 이른 아침 운동 코스로도 좋고 야경을 감상하는 저녁 산책 코스로도 딱이다. 공지천을 지나치자면 살짝 커피향이 느껴진다. 6·25전쟁 당시 참전한 에티오피아군 기념탑과 기념관이 이곳에 있어, 예가체프로 유명한 에티오피아산 커피 원두 또한 어느 곳보다 춘천에 가장 먼저 상륙했다.이곳엔 1968년 개업, 국내 최초로 로스팅한 원두커피를 팔아 온 집이 있다. ‘이디오피아 벳(집)’이다. 6·25전쟁 참전을 기념해 세운 커피집으로 에티오피아 원두로 내린 커피를 팔고 있다. 공지천 강물에 반쯤 걸터앉은 이 클래식한 분위기의 커피숍은 커피 마니아들의 순례 코스일 뿐만 아니라 에티오피아 황제와도 연관 있는 곳이다. 1968년 에티오피아 황제가 춘천 공지천 참전기념탑을 방문한 후 양국 간 문화교류를 위한 ‘이디오피아 벳’이 생겼다. 커피 원두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는 황실에서 사용하는 원두를 이곳에 보내왔고, 덕분에 무려 53년 전에 로스팅 원두커피를 서울도 아닌 춘천에서 마실 수 있게 됐다. 과연 오리지널이다. 맛있고 향기롭다. 창밖으로 보이는 춘천 풍경은 뜨거운 커피를 더욱 맛나게 한다. 6·25전쟁에 에티오피아군이 참전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놀랍다. 그저 터키나 오스트레일리아 같은 16개국 중 하나려니 했다.(물론 그중 룩셈부르크와 그리스, 콜롬비아, 태국은 생경하다.) 에티오피아 황실 근위대에서 선발한 칵뉴 부대가 주인공이다. 현지어로 ‘적을 섬멸한다’는 뜻의 칵뉴부대는 1951년 5월 7일 한국에 도착해 총 253번의 전투를 치렀다. 와중에 전사자 121명에 536명이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단 한 차례도 진 바 없고 단 1명의 포로조차 허용하지 않은 ‘무적의 전승 부대’였다. 중동부전선(철원~양구) 등에서 무패 신화를 세우고 1956년까지 춘천에 주둔했다. 참전 군인 중에는 1960년 도쿄올림픽 마라톤 우승자인 비킬라 아베베도 있었다. 머나먼 타국에서 스러져 간 고마운 에티오피아 군인들의 이름이 전사(戰史)와 업적, 유품과 함께 이곳에 남아 있다. 에티오피아 전통 가옥 형태로 지은 한국전참전기념관에 가면 자세한 사연을 확인할 수 있다. 공지천에는 커피 외에 또 하나의 명물이 있다. 3대가 가업을 이어받은 노포 햄버거집이다. 햄버거가 3대라니. 라모스 버거는 MZ세대 관광객들로부터 춘천의 명물로 손꼽히는 수제버거집이다. 뉴욕치즈의 여신, 소양강버거 등 각각 특색 있는 버거의 맛이 좋아 많은 이들이 찾는다. 특히 치즈와 블루베리 소스의 조화가 인상적인 줄리엣버거는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다. 비대면 로봇 서비스 역시 볼거리로 인기만점이다.춘천 중심부에는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나는 의암호가 있다. 강물 위에 우뚝 서 있는 ‘소양강 처녀상’이 랜드마크다. 의암호에는 스카이워크가 두 곳이다. 하나는 소양강 스카이워크, 또 하나는 의암호 스카이워크다. 시내와 가깝고 소양강 처녀상 옆에 자리해 야경이 특히 아름다운 소양강 스카이워크는 길이 174m의 현수교 모양이다. 투명 바닥 구간만 무려 156m에 이른다. 아찔하니 발바닥이 근질근질 오그라들고 머리는 ‘손오공 머리띠’ 같은 것이라도 씌운 것처럼 저릿저릿하다. 공포의 10m 높이에서 강물을 내려다보며 걷는 기분이란 게 꼭 그렇다. 의암호 스카이워크는 좀더 길다. 길이 190m에 이르는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맑은 물을 바라보며 호숫가 바람을 실컷 쐴 수 있다. 의암호를 바라보며 예술과 더불어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KT&G 상상마당도 들러볼 만하다. 유럽의 여느 공원처럼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도심을 둘러봤으니 드라이브 삼아 외곽까지 한 바퀴 돌고 나오면 더할 나위 없다. 춘천댐은 생각보다 넓지만 ‘춘천댐 매운탕골’은 의외로 가깝다. 행정구역은 ‘오월 1리’다. 또다시 봄의 기운을 발견했다. 춘천의 겨울은 습하고 싸늘하다. 뜨거운 쏘가리 매운탕이 절실할 때가 있다. 예닐곱 곳의 매운탕집이 몰려 있다. 송어회나 향어회도 판다. 집집마다 단골을 두고 오랜 시절을 영업해 온 집들이다. 이 중 동춘횟집은 쏘가리나 빠가사리(동자개)와 메기, 잡어 등을 매콤하게 끓여내는 기술이 보통이 아니다. 매끌한 수제비와 함께 국물을 떠넘기다 밥을 말면 그 맛에 허기와 한기가 사라진다.배가 불룩 나오면 피부를 당기니 눈이 커져 전보다 훨씬 잘 보이는 모양이다. 중도에는 카누 카야킹과 웨이크보드 등 수상 레포츠 시설도 있다.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 강원도립화목원 등 관광지도 주변을 둘러싸고 있으니 함께 다녀보기에 딱이다. 이젠 내려가자. 여기도 낭만이 있고 봄이 있다. 남춘천역 인근에 ‘김유정역’이 있다. 원래 ‘신남’역이었는데 ‘봄봄’의 김유정이 살았던 실레 마을이 있던 곳이라 국내 최초로 인명을 딴 역명으로 고쳤다. 역은 2개다. 괄괄한 ITX청춘이 쏜살같이 내달리는 경춘선 역도 있고 지금은 폐역이 된 구 역사가 있다. 김유정역에서 내려 폐철로를 걷다 보면 인형의 집처럼 앙증맞은 김유정역이 나온다. 이 역사(驛舍)에는 열차가 정차하지 않지만 역사(歷史)가 깃들었다. 신문 한 장을 모두 펴기에도 좁은 작은 역사 안에는 옛 열차시간표, 역무원 소품을 비롯해 추억의 물건들이 전시돼 있다.인근에는 김유정의 삶과 문학 세계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김유정 문학촌이 있다. 폐병에 걸린 춘천 태생 스물아홉 살 소설가는 운명하기 열흘 전 친구에게 편지를 남겼다. 가난과 병마와 싸우던 그는 소설 번역이라도 하겠다고, 그래서 돈이 생기면 닭도 사고 구렁이도 사서 삶아먹고 어서 나아야겠다고 썼다. 그러나 답장이 닿기 전에 김유정은 유명을 달리하고 만다. 그의 작품엔 ‘나’와 ‘점순이’가 자주 등장한다. ‘봄봄’에도 나오고 ‘동백꽃’에도 있다. 주요 명장면을 조각으로 만들어놓았다. 점순이가 아직 키가 작아 시집을 못 보내니 클 때까지 일을 더 시키던 ‘열정 페이’ 봉필 영감(‘봄봄’)도, 괜스레 ‘썸타기 위해’ 애꿎은 닭싸움을 붙이던 또 다른 점순이(‘동백꽃’)도 정원을 지키고 있다. 신남마을 레일파크에 따뜻한 늦가을 볕이 한 가득이다. 책 모양 건물 옆을 지날 제 낙엽이 날고 있다. 분명히 가을인데 봄기운이 돈다. 기이하다. 봄내(춘천)골은. 시인 유안진은 말했다. ‘춘천은 가을도 봄이지’라고. “단풍도 꽃이 되지, 귀도 눈이 되지. 춘천이니까.”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 ■ 옛날식 석쇠 닭불고기·뉴욕치즈 여신버거·감자빵… 강추! 춘천 8味■샘밭막국수=숯불닭갈비와 막국수를 맛있게 즐길 수 있는 풍경맛집. 주차장도 널찍하고 실내공간도 넓어 가족단위 방문객에게 적합. ■이디오피아 벳=정통 에티오피아 원두 로스팅 커피를 맛볼 수 있는 곳. 직접 내리는 드립커피① 한잔에 공지천을 바라보며 쉬어 갈 수 있는 곳. 무려 5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원조숯불닭불고기=옛날식 석쇠 닭불고기(②닭갈비)를 부위별로 맛볼 수 있는 노포. 뼈의 유무와 내장과 살코기, 오돌뼈 등 다양한 부위를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예전부터 춘천시민들로부터 사랑받는 한잔 코스로 인기를 이어 오고 있다. 숯불에 올린 신선한 닭고기가 전국 어디서도 쉽게 보기 힘든 맛의 세계를 선사한다. 춘천 아니랄까 봐 곁들이는 된장과 막국수도 전문점 정도는 한다. ■라모스버거=3대가 하는 햄버거 노포. 번부터 패티, 소스까지 수제로 만들어 다양한 테마로 즐길 수 있다. 치즈를 듬뿍 끼얹은 뉴욕치즈의 여신버거③는 보기만 해도 든든하다. ■팔도실비집=애막골에서 전국 맛을 즐길 수 있는 실내포차. 대구 북성로 불고기부터 서울식 소불고기, 오징어숙회 등을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다. ■동춘횟집=춘천댐 매운탕골에 위치한 민물고기 매운탕 맛집. 룸과 평상으로 구성돼 여유 있게 한끼 즐길 수 있는 곳. 송어회 등 회와 쏘가리를 비롯한 여러 가지 잡어 매운탕이 있다. ■감자밭=감자와 똑같이 생기고 속은 더욱 맛있는 감자빵④을 파는 집. 쫄깃한 겉에 부드럽고 진한 감자맛을 내는 소가 들었다. 실내외 카페 공간이 있어 한숨 쉬어 가기에도 좋다. ■동해막국수=남춘역 앞에서 오래 운영해 온 막국숫집. 메밀 함량 높은 막국수에 감자전, 묵 종류가 있고 춘천식 메밀총떡도 판다.
  • “얼굴 다 망가뜨려…온몸에 총구멍” 아프간 여성활동가 등 여성 4명 잔혹 피살 [이슈픽]

    “얼굴 다 망가뜨려…온몸에 총구멍” 아프간 여성활동가 등 여성 4명 잔혹 피살 [이슈픽]

    20대 여성활동가 첫 피살…“집으로 유인” “얼굴·가슴·다리 등 셀 수 없이 많은 총상” SNS 메신저 등 통해 “망명 돕겠다” 미끼여성 인권 보장한다던 탈레반 “용의자 체포” 미군이 물러가고 20년 만에 정권을 재장악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 치하 아프가니스탄에서 여권 신장 활동가들이 처음으로 피살됐다. 이들은 얼굴을 알아볼 수 없을만큼 온몸에 셀 수 없이 많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탈레반은 발흐주 주도 마자르이샤리프의 한 주택에서 여성 4명의 시신이 발견됐고, 용의자들을 체포해 “집으로 유인했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탈레반은 정권을 탈환하면서 “부르카를 강제하지 않고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성들을 겨냥한 가혹한 사회 규제와 범죄들이 잇따르고 있다. 살해범, 여성들 집으로 유인해 총살 7일 AP, AFP통신에 따르면 탈레반 내무부 대변인 카리 사예드 호스티는 전날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 4명을 살해한 용의자 2명을 체포했고, 용의자들로부터 여성들을 집으로 유인했다는 자백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들 용의자가 살해 사실을 시인했는지와 범행동기 등 구체적 사건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영국 일간 가디언은 지난 4일 탈레반 대원들이 마자르이샤리프 지역 주택에서 남성과 여성 각 두 명의 시신을 발견해 영안실로 옮겼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여성 4명이 살해당했다’는 게시물이 퍼졌고, 탈레반이 뒤이어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사망자 가운데에는 아프간 여성 인권 신장을 요구해온 활동가 프로잔 사피(29)가 포함됐다. 여성 활동가가 피살된 것은 8월 15일 탈레반이 아프간에서 재집권한 뒤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살해된 여성 3명에 대해서는 신원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이들 또한 여성 활동가라는 일부 보도도 나왔다.“아프간 탈출 도와줄게” 익명의 전화“얼굴 총탄에 알아볼 수 없어 옷 확인” 프로잔은 지난달 20일 탈레반이 자신의 활동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있으며 망명을 도와주겠다는 익명의 전화를 받고, 간단한 짐만 챙겨 집을 떠났다고 가족들은 전했다. 영안실에서 시신을 찾은 프로잔의 자매는 “머리, 심장, 가슴, 다리 등 온몸에 셀 수 없이 많은 총상이 있었다”면서 “얼굴도 총을 맞아 알아볼 수 없게 망가졌지만, 옷으로 신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탈레반이 재집권한 뒤 마자르이샤리프에서 여성들은 거리 시위를 열고 “과거로 후퇴할 수는 없다”며 탈레반을 상대로 여성들의 교육·일할 기회 보장을 요구했다. 이 지역 여성 거리 시위 주최자는 “가장 최근의 시위에 프로잔이 나와 함께 했다”고 말했다. 일부 활동가들은 자신들도 왓츠앱 메신저 등을 통해 ‘아프간 탈출을 도와주겠다’는 수상한 연락을 받았다고 증언했다.아버지, 딸이 직업 가진 것 혐오해탈레반 의뢰 딸 눈 흉기로 찔러 실명 탈레반 재집권 전에도 여성 인권·사회 활동가들은 테러의 표적이 되곤 했다. 탈레반은 1996∼2001년 1차 집권기 당시 이슬람 샤리아법(종교법)을 앞세워 엄격하게 사회를 통제했다. 특히 아프간 여성은 남성의 동행 없이는 외출이 안 됐고 취업 및 각종 사회 활동이 제약됐으며 교육 기회도 박탈됐다. 외출할 때는 부르카까지 착용해야 했다. 당시에는 성폭력과 강제 결혼도 횡행했다. 이후 탈레반이 정권을 잃은 20년 동안에도 여성이 직업을 가지거나 사회활동을 할 경우 아버지, 남자 형제, 남편 등 가족이 반대하는 일이 허다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아프간 가즈니주의 여경 카테라가 퇴근길에 오토바이를 탄 세 남성으로부터 두 눈을 흉기에 찔리는 끔찍한 테러를 당해 실명했다. 경찰은 당시 카테라의 아버지가 딸이 직업을 가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해 탈레반에 부탁해 공격했다고 발표했다.탈레반 “여성 인권 존중” 하루 만에‘부르카’ 미착용 외출 여성 총살 앞서 탈레반은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을 필요가 없다”, “여성도 같이 일하자”고 공개적으로 천명했지만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를 입지 않은 여성이 총에 맞아 숨졌다. 폭스뉴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타하르 지역의 한 여성이 몸을 다 가리는 의복 ‘부르카’를 입지 않고 외출했다가 무장 세력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아프간 타크하르주 주도 탈로칸에서 전날 한 남색 원피스 차림의 여성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숨져 있고,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여성을 끌어안은 채 비통해하는 모습이 찍혔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 아프간 지부는 탈레반이 34개 주 가운데 단 3개 주에서만 구호단체 여직원들의 활동을 허용하는 등 여성 활동가들을 억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아가, 잘 살아” 철조망 위로 아기 던진 아프간 엄마 철조망 칼날에 걸려 끔찍한 상처도 아프간 엄마들은 이러한 탈레반 치하에서 딸들을 키울 수는 없다는 판단 아래 지난 8월 대탈출 당시 탈레반이 육로 등을 모두 차단시키자 절박한 마음으로 아기라도 살리기 위해 높고 날카로운 미군과 영국군 등이 있는 철조망 너머로 아기는 던지는 일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탈레반을 피해 아이만이라도 지키려는 부모들은 그렇게 어린 아이들과 가슴 찢어지는 생이별을 선택했다. 일부 아기들은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로 떨어져 끔찍한 상처를 입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인티펜던트 등에 따르면 지난 8월 19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의 한 호텔에서 3m 이상 돼 보이는 철조망에 막혀 진입이 어려워지자 일부 아기 엄마들이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철조망 너머에서 경비를 서는 군인들에게 아기를 던졌다. 이 호텔은 영국이 자국민과 관계자들을 탈출시키기 위해 공수부대원들로 하여금 지키도록 한 곳이었던데, 탈레반의 압제를 우려한 아프간 사람들이 몰려들며 구조를 요청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된 영상을 보면 “아기라도 살려달라”는 외침 속에 던져진 아기들은 운좋게 영국 군인이 손으로 받아내기도 했지만 일부는 날카로운 칼날이 달린 철조망 위에 걸리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영국군 관계자는 “아프가니스탄 엄마들은 절박했다. 탈레반의 폭행을 견디면서도 ‘내 아기만이라도 살려달라’고 외치며 철조망 반대편에 있는 우리들한테 아기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던져진 아기 몇 명은 철조망 위에 떨어졌다”면서 “그 후에 일어난 일은 끔찍했다, 나중에 밤이 되자 모든 부대원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 [여기는 남미] 공포의 베네수엘라, 무단 사형집행 1200건 육박

    [여기는 남미] 공포의 베네수엘라, 무단 사형집행 1200건 육박

    베네수엘라 공권력이 집행한 이른바 무단사형이 1200건에 육박하고 있다. 3분기 베네수엘라 공권력이 처단한 주민이 372명으로 집계됐다고 복수의 현지 인권 프로젝트 '생명을 위한 돋보기'가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로써 올해 1~9월 베네수엘라에서 공권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주민은 1197명으로 늘어났다. 매달 133명꼴로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복수의 인권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베네수엘라 공권력이 적법한 절차 없이 살해한 주민의 수를 정기적으로 파악, 보고서를 낸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인권단체 '구밀라 센터'는 "공권력에 의해 사람들이 억울하게 죽어가고 있지만 당국은 처벌은커녕 책임규명을 위한 수사조차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고소나 고발이 빗발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원한 관계자는 "범죄와의 전쟁을 빙자한 국가 테러가 일상화된 것"이라며 "게다가 치안기관과 군이 충성 경쟁까지 벌이면서 희생자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에게 공포의 치안기관으로 군림하고 있는 대표적 기관은 경찰부대인 '형사범죄과학조사부대(Cicpc)'다.  베네수엘라 전국에서 활동 중인 범죄형사과학조사부대는 올해 9월까지 100명이 넘는 주민을 살해했다. 범죄조직 소탕 등의 과정에서 적법한 절차 없이 집행한 처단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들이 114명에 이른다.  이어 주민을 향해 마구 총구를 겨누는 치안기관은 각 주가 거느리고 있는 지방경찰이었다. 카라보보 주경찰 44명, 아라구아 주경찰 11명 등 3분기 주경찰에 의해 살해된 주민은 92명으로 조사됐다.  베네수엘라 중앙정부가 지휘권을 갖고 있는 볼리바르 경찰이 집행한 무단 처단은 41건으로 조사됐다.  범죄조직이 늘면서 치안업무에 투입된 군도 인권을 무참히 짓밟기는 마찬가지다.  보고서에 따르면 3분기 공권력에 의해 사망한 주민 중 40명은 군이 무리하게 작전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경우였다. 프로젝트 관계자는 "경찰이나 군이나 다를 게 없다"며 "인권을 무시하고 마구 방아쇠를 당기고 있다"고 말했다.  공권력에 의해 살해된 주민 중에는 신원파악도 되지 않은 채 무연고로 처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3분기 발생한 사망자 372명 중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242명이었다. 18~30세 청년이 121명으로 가장 많았다. 18살 미만 미성년자는 3명, 여자는 5명이었다.  사진=자료사진 
  • “CG로 못 만드는 장면 없어…촬영장에서 진짜 총 퇴출해야”

    “CG로 못 만드는 장면 없어…촬영장에서 진짜 총 퇴출해야”

    볼드윈 총격 사고에 총 퇴출론 커져“법으로 완전히 금지해야” 목소리 미국 할리우드에서 배우 알렉 볼드윈이 영화 촬영 중 발사한 소품용 총에 40대 여성 촬영감독이 목숨을 잃은 가운데 현장에서는 진짜 총을 완전히 퇴출하는 등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P와 CNN 등에 따르면 CG 기술의 발달로 만들어내지 못하는 장면이 없지만, 영화계는 여전히 촬영에 진짜 총을 사용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더 현실감 있는 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다. 전문 총기 강사이자 총기 안전 코디네이터인 데이브 브라운은 2019년 미국 촬영감독 협회 잡지에서 “시각효과와 CG 기술 발달로 근거리 총격에서는 CG를 사용할 수 있지만 여전히 공포탄이 많이 사용되는데 이유는 간단하다. 그 장면이 가능한 한 진짜처럼 보이게 하고 싶기 때문”이라며 “공포탄은 분명히 다른 방법으로는 구현하기 어려운 현실감을 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촬영장에서 총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ABC 방송의 경찰 드라마 ‘더 루키’의 제작책임자인 알렉시 하울리는 이번 사건 발생 후 현장 스태프들에게 “이 드라마 촬영에서는 더는 진짜 총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총알 대신 모조품을 사용하는 복제 총을 촬영에 사용한 뒤 촬영 후 편집과정에서 CG로 총구에 섬광을 추가할 계획이다. 인기 배우 케이트 윈즐릿이 출연한 드라마 ‘메어 오브 이스트타운’의 크레이그 조벨 감독은 트위터를 통해 “더는 공포탄이든 뭐든 장전된 총이 촬영 현장에 있을 이유가 없다. 법으로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화 제작에서 진짜 총 사용을 금지하자는 청원도 온라인에서 시작됐다. 청원에 참여한 사람들은 알렉 볼드윈에게 영화계에서 자신의 힘과 영향력을 직접 행사해 촬영장에서 진짜 총 사용을 금지하는 일명 ‘헐리나 법’ 제정에 힘써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21일 볼드윈은 뉴멕시코주 산타페 남부 한 목장에서 서부 영화 ‘러스트’ 촬영 도중 소품용 총을 쐈다. 현장에 있던 여성 촬영감독 허친스가 총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을 거뒀고, 영화감독 조엘 수자도 어깨를 다쳐 병원 치료를 받았다. 당시 영화 조감독은 볼드윈에게 소품 총을 건네면서 실탄이 없다는 뜻의 ‘콜드 건’이라고 말했으나 실제로는 총알이 장전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볼드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가슴이 찢어진다”며 “이번 사건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규명하기 위해 당국에 전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허친스의 목숨을 앗아간 비극적 사고에 대한 충격과 슬픔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밝혔다.
  • “민주 외친다고 총을 쏘다니” 에스와티니 간호사들 경찰 치료 거부

    “민주 외친다고 총을 쏘다니” 에스와티니 간호사들 경찰 치료 거부

    “우리 동료들을 잔인하게 짓밟은 당신들을 치료해줄 수는 없는 일이에요.” 아프리카의 마지막 남은 절대 군주국가인 에스와티니(옛 이름 스와질랜드) 간호사들이 지난 20일(이하 현지시간) 민주주의를 외치며 시위를 벌인 동료들에게 총구를 겨눈 경찰들을 치료하는 일을 거부했다고 영국 BBC가 22일 전했다. 이 나라에서는 지난 6월부터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을 휩쓸고 있다. 이번주 들어 페이스북 같은 일부 인터넷 서비스가 잠정 폐쇄되는 등 국민들의 의사 표현을 억누르고 있다. 정부는 보안군이 실탄을 사용하고 있다는 의심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모든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정부 대변인은 방송의 포커스 온 아프리카 프로그램에 “간호사들이 총에 맞았다는 보고는 전혀 없다”며 “거리의 경관들도 법과 질서를 유지시키고 있다. 싫든 좋든 총격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아가 에스와티니는 평화와 대화에 기초한 나라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 군데 병원 간호사들이 22일 항의시위에 나섰다. 스와지 뉴스의 트위터 계정에는 남부 은랑가노 헬스센터 간호사들이 시위를 벌이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이번주 초에는 보건 종사자들과 다른 공공부문 종사자들이 의회에 더 나은 삶을 보장해달라는 청원을 전달하려다 “전례 없는 완력 행사”에 맞닥뜨렸다고 스와질랜드 민주 간호사 연맹(SDNU)이 밝혔다. 연맹은 경찰과 군이 총기를 발사하는 바람에 30명의 간호사들이 다쳤고 한 젊은 행인이 목숨을 잃었다고 덧붙였다. 보안군을 성경에 나온 표현대로 “독사의 자식들(brood of vipers)”로 묘사한 SDNU는 모든 간호사들이 “총에 맞은 간호사들과 연대의 표시로 경관들을 치료하면 안된다”고 촉구했다. 웰컴 음들룰리 연맹 위원장은 모든 사람을 가리지 않고 치료해야 한다는 나이팅게일 맹세와 어긋나지만 조합원들이 이제 경찰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경찰이 병원 안에서 보건 종사자들에게까지 총구를 휘두른다는 보도를 보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무섭다”고 말했다. 아울러 보건장관이 치료 보이콧이 끝나기 전까지 모든 간호사들이 안전할 것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남부 아프리카 개발공동체는 대표단을 보내 국왕 므스와티 3세를 접견하고 민주주의 시위를 벌이는 인사들을 접촉하고 있다. 보건 종사자들은 현재 학생, 운송 노동자들과 합세해 헌법을 개정해 지도자를 자신의 손으로 뽑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시위에 기름을 끼얹은 것은 극심한 빈부 격차 때문이다. 2016년 인구의 60%가 극빈 상태인 것으로 세계은행은 밝혔다. 학생 시위 때문에 지난 18일부터 모든 학교는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이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 ‘프랑스의 트럼프’ 유력 대선주자, 취재진에 총 겨누고 낄낄

    ‘프랑스의 트럼프’ 유력 대선주자, 취재진에 총 겨누고 낄낄

    ‘프랑스의 트럼프’라 불리는 유력 대선주자가 취재진에게 총을 겨누며 낄낄댔다. 20일 르몽드는 극우 성향 평론가 에리크 제무르(63)가 유머로 승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행동으로 충격을 안겼다고 전했다. 제무르는 이날 오전 파리에서 국제방위산업전시회 ‘밀리폴 파리 2021’ 참석 일정을 소화했다. 차기 대통령으로 급부상한 인물인 만큼 기자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제무르를 에워싸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카메라에 담았다.제무르는 고정밀 저격 소총에 관심을 보였다. 안내에 따라 프랑스 경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소총을 이리저리 만지작거렸다. 그러다 갑자기 몸을 돌려 자신을 둘러싼 취재진에게 총부리를 겨눴다. 마치 경찰 흉내를 내듯 “웃지 말고 손 들어! 물러서!”라며 낄낄거렸다. 이어 저의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정치적 메시지도, 위협도 아니”라고 답하며 소총을 다시 전시대에 내려놓았다. 이후 현지에서는 제무르의 도발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장전된 총은 아니었지만 무기는 항상 장전된 것처럼 취급해야 하며, 목표물이 아닌 대상에게 총구를 겨눠선 안 된다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어겼다는 지적이었다. 마를렌 시아파 프랑스 내무부 시민권 담당 국무장관은 “재미없다, 끔찍하다. 언론 억압을 진지하게 언급한 제무르기에 더더욱 그렇다”고 쏘아붙였다. 이어 “민주주의에서 언론 자유는 결코 위협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세계적으로 권위가 있는 프랑스 일간지 ‘르 피가로’ 논설위원 출신인 제무르는 이 같은 시아파 장관의 질타에 “시아파는 얼간이”라면서 “기괴한 논란을 야기하려 애쓴다”고 응수했다. 하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전진하는공화국(LRM) 소속으로 국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휴그 렌슨 의원은 “전례 없는 일이다. 정치는 이런 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서 제무르를 '어릿광대'에 빗대는 등 공세를 퍼부었다. 공화당 소속 중견 정치인 에리크 뵈르트 역시 “우리는 누군가에게 총을 겨누지 않는다. 미성숙한 태도”라고 핀잔했다. 언론인 출신 우익 인사 제무르는 정치인 경력도, 소속 정당도 없지만 지난 6일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7%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극우 정당 국민연합(RN) 마린 르펜 대표를 누르고 마크롱 대통령(24%)을 바짝 추격했다. 마크롱 대통령 대 르펜 대표 양강구도가 깨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인종차별적 발언으로 여러 차례 기소된 전력이 있는 제무르는 프랑스가 느슨한 이민 정책과 무슬림 유입 때문에 수렁에 빠졌다는 주장으로 우익의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2014년 출간된 그의 베스트셀러 ‘프랑스의 자살’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책에서 제무르는 “68혁명의 가치가 만들어낸 이민자·동성애 문제가 프랑스를 망쳤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프랑스의 트럼프’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제무르의 지지 기반은 확고하다. 프랑스인들이 정치와 사생활은 별개로 보는 편이긴 하나, 지난 달 불거진 불륜설에도 제무르의 지지 기반은 무너지지 않았다. 프랑스 한 주간지는 지난달 남프랑스 해변에서 20대 여성 보좌관과 밀회를 즐기는 제무르의 사진을 폭로했다. 제무르는 아내와 3명의 자녀가 있는 유부남이다.
  • 총구 앞 달고나하며 싱글벙글…인도네시아 ‘오징어 게임’ 카페 성황

    총구 앞 달고나하며 싱글벙글…인도네시아 ‘오징어 게임’ 카페 성황

    인도네시아에 한국의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주제로 한 카페가 등장해 성황이다. 로이터 통신은 18일 네온 불빛으로 치장된 어두운 방 안에서 손님들은 검은색 마스크를 한 드라마 ‘오징어 게임’ 속 게임진행자 역할 복장을 한 직원들의 안내를 받게 된다고 소개했다. 카페 직원들은 장난감 총을 들고 손님을 방 끝으로 안내하면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손님들은 드라마 속 9가지 게임을 모두 즐기기 위해 서두르지만, 한국어로 된 명령에 당황하기도 한다. 카페 손님들은 게임에 모두 이기더라도 드라마와 달리 456억원의 상금은 받을 수 없다. 16살의 카페 손님 제니퍼는 “모든 카페가 진짜 드라마 세트를 흉내내어 만들어지진 않는다”면서 “이 카페는 독특하고 흥미로워 모든 손님들이 오징어 게임이 얼마나 긴박한지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스트로베리(딸기)’란 이름의 이 카페에는 매일 200여명 이상의 손님이 몰려 드라마 속에 등장하는 달고나 게임을 즐긴다. 카페 수입은 드라마의 방영 이후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스트로베리 카페의 주인인 푸트라 프리야디(39)는 “카페에 ‘오징어 게임’을 주제로 한 이벤트를 하기 전에는 단체활동 제한때문에 수입이 급감했다”면서 “활동 제한이 완화됨에 따라 이벤트를 시작하자 수입이 바로 증대했다”고 설명했다. ‘오징어 게임’은 27일간 1억 1100만회 재생되며 그동안 미국 넷플릭스사가 자체 제작한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한국 드라마와 영화 등 한류 팬이 많은 인도네시아에서 ‘오징어 게임’은 폭발적 반응을 얻고 있다.
  • 美 LA 아파트서 인질극 벌이던 무장괴한, SWAT 저격에 현장 사망

    美 LA 아파트서 인질극 벌이던 무장괴한, SWAT 저격에 현장 사망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한 고층 아파트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인질극을 벌이던 무장 괴한이 출동한 경찰특공대(SWAT)가 쏜 총에 맞아 숨지면서 사건이 종결됐다고 CBS 등 현지매체가 10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LA경찰과 SWAT는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오후 4시 10분쯤 한 건물에서 인질극을 벌이는 범인에 관한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당시 인질 구출 작전은 길 건너편 아파트에서 한 주민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어 트위터에 공유한 영상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됐다.영상에는 괴한이 인질로 붙잡은 여성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아파트 여러 곳으로 끌고 가던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LA경찰 관계자는 이날 늦게 트위터에 “이미 엄청나게 폭력적인 범죄 행동을 한 용의자가 인질을 살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우리는 SWAT를 아파트에 투입했다”면서 “한 대원이 제압하기 위해 총을 쐈는데 총에 맞은 용의자는 현장에서 사망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당시 용의자가 인질로 붙잡은 여성은 다행히 생명에 지장은 없었지만, 검사를 위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문제의 용의자는 인질극을 벌이기 전에도 인근 사업체에 들어가 일가족을 위협하고 총을 쏴 14세 소년의 팔을 다치게 했다. 거기서 용의자는 소년의 어머니를 납치하려고 시도했다고 사건의 정황을 수사 중인 담당 형사가 밝혔다. 이 괴한은 또 거리에서 한 여성에게 다가가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방아쇠를 당겼는데 다행히 총알이 나가지 않았다. 이후 이 용의자는 또 다른 장소에서 차에 타고 있던 한 여성을 총으로 위협하며 납치를 시도하는 등 끊임없이 범죄를 저질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아직 숨진 용의자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현재까지 이 용의자가 피해자들과 아는 사이가 아닌 무차별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트위터
  • [서울광장] 큰 지도자/임병선 논설위원

    [서울광장] 큰 지도자/임병선 논설위원

    국제정치 전문가에게 차기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 돼야 하느냐고 지난주에 물었다. 그는 “분단과 통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역사적 관점에서 통찰하고, 평화공존이 동북아 안정을 가져온다는 신념을 갖고 있으며, 분단의 관성이나 냉전 유지론에 짓눌린 정무적 판단으로 역사를 퇴행시키지 않고, 상상과 열망으로 이끌어 가는 사람이었으면 한다”고 답했다. 그는 19세기 유럽을 안정시킨 비스마르크나 미국을 향하던 중국의 총구를 옛소련으로 돌리게 해 아예 판도를 바꾼 키신저 같은 인물을 갈구하는 듯했다.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그 기준에 가장 부합한다는 데 이견이 없겠다. 대검 차장을 지낸 봉욱 변호사는 지난 7월 블로그에서 40년 전 감옥에 있을 때 DJ가 4차 산업혁명을 예견할 정도로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이 있었다고 탄복했다. 일찍이 정치 보복을 하지 않겠다며 “용서와 사랑은 너그러운 강자만이 할 수 있고 평화와 화해로 가는 길”이라고 했다. 쓴소리하는 이들을 청와대에 불러 저녁을 들며 귀를 기울였고, 일본과 미국을 설득해 햇볕정책을 펼 기반부터 닦는 주도면밀함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3년 전 6월 판문점에서 마주했을 때 DJ가 있었더라면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공기는 많이 따뜻해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DJ에 근접한 이가 적지 않은 흠결에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었다. 누구도 보지 못한 행정수도란 고갱이를 짚어 내 믿기 어려운 역전승을 이뤘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름답지 못한 일로 갇힌 몸이 된 것도 큰 지도자를 만들어 내지 못한 국민들의 협량함이요, 각박한 운명이다.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큰 그릇’이 없다는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다. ‘3김 시대’가 막을 내린 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달래려는데 경선이 달아오르며, 대선 예비후보들이 한없이 잔망스러워져 안타깝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이 20년 만에 미국이 두 손을 들어 종료됐고,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뻗어 내려오고자 하는 중국을 차단하겠다고 미국이 공언하고 있다. 미중은 한국에 서로 자기 편을 들라고 종주먹을 들이댈 것이다. 일본은 도무지 화해할 생각이 없어 우리 발뒤축을 걸려 들 것이다. 외교안보 지형이 이러한데 나라를 이끌겠다는 이들이 어떤 해법과 전망, 구체적 실행 방법을 갖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앞의 전문가도 듣지 못했다고 했다. 경선 후보끼리 싸우는 모습은 유치할 대로 유치하다. 중심을 잡아야 할 언론은 따옴표 뒤에 숨어 대선 캠프들의 감정싸움을 부추기고만 있다. 코로나 시대에 각자도생의 논리가 사회 전반에 번지는 것을 어떻게든 공동선으로 이끌어내 막아야 할 정치판이 오히려 제 살 뜯기를 강요하는 모양새다. 경선에서 이긴들, 대선에서 이긴들 천하를 다스릴 대계가 나오긴 애당초 틀린 것 같기만 하다. 후보들이 시대정신의 의미와 무게를 알고 깊이 고민하는지 정녕 궁금하다. 그 자리를 포퓰리즘이 차지했다. 저마다 세금으로 자기 표를 모으는 데 부끄러움마저 떨쳐 낸 기색이다. 여당에서 가장 앞선 후보가 그러니 할 말을 잊는다. 얼마 전 한 음식 칼럼니스트를 생뚱맞은 자리에 앉히려다 문제가 되자 버티려 한 것은 ‘내 사람은 확실히 챙긴다’는 메시지를 보여 주려는 것이었나. 줄 세우기를 해서라도 집권하면 그만이란 것인가. 그 후보가 예상보다 많은 표를 충청에서 얻은 것은 강성 친문 세력이 가세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런 세력 연합이 반대쪽의 결집을 불러와 나라를 결딴내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을 갖게 한다. 여당은 정권 재창출, 야당은 정권 교체 주문에 스스로를 가둬 목적과 수단을 뒤섞고,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다. 정권 교체나 유지는 수단이지 목표가 될 수 없다. 그런데 한 야당 후보는 “나 말고 정권 교체할 방법이 있느냐”고 큰소리를 쳤다. 통합의 비전을 보여 줘야 하는 시점인데, 이쪽 아니면 저쪽을 택하라고 강요한다. 유권자가 깨어 있어야 협량한 지도자를 걸러 낸다. “그동안 사회는 진실이 귀찮은 부담쯤으로 느껴질 정도로 무관심하게 됐다”는 독일의 경구는 우리에게도 해당된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생 과정, 문재인 정부가 촛불정신을 왜곡하는 일이 가능한 것도 모두 눈을 감은 이들 덕에 가능했다. 한 표를 행사할 때 이성보다 감성에 치우치고, 지역 구도나 인연을 좇거나, 사적 이해에 이끌리는 일이 이번 대선에서도 되풀이되지 않을까 두렵기만 하다.
  • 아프간 철군 후 첫 미국인 탈출… “미 당국, 역할 과장”

    아프간 철군 후 첫 미국인 탈출… “미 당국, 역할 과장”

    여성과 세 아이 우여곡절끝에 제3국 도착해미 국무부 “철군 후 촉진해온 방식으로 탈출”공화 의원 “국무부 12일간 아무것도 안했다”미국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을 철수한 후 처음으로 미국인 4명이 육로로 아프간을 빠져나왔다. 하지만 이들의 탈출을 두고 어디에 공이 있는지 미 당국과 공화당 사이에 다툼을 벌이면서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AP통신은 6일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시민권자와 아이들이 육로로 아프간을 성공적으로 벗어났다며, 입국 국가나 탈출 방법 등은 보안 및 대피로 유지를 위해 밝히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다른 미 당국자는 “(아프간을 탈출해) 제3국에 들어온 미국인들을 현지 미 대사관이 맞이했다”며 “우리가 미군 철수 이후 촉진해온 방식으로 탈출한” 첫 사례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CNN에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ABC방송 인터뷰에서 미국인이 한 명이라도 아프간에 남아있을 경우 미군을 남기겠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100명 이상의 미국인을 아프간에 남겨둔채 철군을 완료해 비판을 받아왔다.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 5일 CNN에 여전히 미국인 100여명이 아프간에 남아있다며 “카타르가 아프간 수도 카불과 항공편을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탈레반이 아프간 내 공항에서 미국행 항공기의 이륙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미 행정부로서는 이번 탈출이 그만큼 소중한 사례인 셈이다. 이번에 탈출한 이는 마리암이라는 여성과 그의 자식 3명이라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미 당국의 입장과 달리 공화당 소속 로니 잭슨 하원의원은 이날 트위터에 “미 국무부는 이들이 탈출하는 12일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폭스뉴스도 센티넬 파운데이션에서 자금을 지원받아 마리암 가족을 탈출시킨 민간구조팀 관계자 등을 인용해 “국무부의 태도는 말이 안 된다. 자신들의 역할을 과장했다”고 지적했다. 마리암 가족은 본래 카불공항으로 탈출하려 했지만 탈레반의 검문에 막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시도 때는 탈레반이 총구를 마리암의 머리에 겨눈채 돌아오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이후 이들은 아프간 북부 마자르이샤리프 국제공항에 대기하던 항공기에 탑승하려 했지만 탈레반이 이륙을 허가하지 않으면서 육로로 일정을 바꿨고, 국경을 넘어 제3국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했다.
  • [김기정 인터뷰 2] “아프간 사태 이후 미국이 이래라저래라 못할 것”

    [김기정 인터뷰 2] “아프간 사태 이후 미국이 이래라저래라 못할 것”

    7일자 지면에 미처 싣지 못한 김기정(65)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과의 인터뷰 내용을 싣는다. 김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통일 및 외교 정책 핵심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설계자로 통한다. - 문재인 정부의 한계는 분명해 보인다. “5년제 단임제의 한계이기도 한데 한국이 주변 국가들과 미국에게 평화 공존으로 가야 하며 그래야만 이들 나라의 이익이 주어진다고 설득하는 데도 짧기만 한 시간이다. 한국인의 열망과 미래를 그리는 상상력이 아무리 커도 분단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자국의 이해를 추구하는 데 분단이 오히려 낫다고 판단하는 나라들을 설득하고 동참시키는 게 버겁다. 정권과 정부의 노력만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성찰과 상상력이 응집돼야 한다. 우리는 2018년의 단초를 통해 냉전 질서의 끄트머리쯤에 있지 않은가 하는 희망을 품게 됐다.” - 차기 지도자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나. “분단과 통일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역사적 관점에서 통찰하며, 미래를 그리며, 한반도의 평화공존이 동북아 전체의 안정을 가져온다는 신념을 갖추고, 분단의 관성이나 냉전의 스테이스 쿠오에 짓눌린 정무적 판단으로 역사를 퇴행시키지 않고, 상상과 열망으로 이끌어가는 사람이 됐으면 한다.” - 아프가니스탄 사태 이후 미국이 한국을 더 성가시게 할 것이란 시각이 많은데. “안보와 자율성을 교환하는 구조가 한미정상회담 이후 완전히 달라졌다고 느낀다. 한국은 경제성장, 군사력 성장, 자긍심과 민도의 상승, 시민성에 기초한 방역 성공 등으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더 활용할 만한 가치가 높은 존재가 됐다. 일본은 미국이 생각하는 대중국 포위망의 정중앙에 자진해 들어간 반면, 한국은 한 발 물러선 위치에 서는 일을 미국으로부터 인정받은 것처럼 보인다. 일본과 달리 한국은 자유롭게 움직일 여지가 있게 됐다. 미·중 대립이 격화될수록 우리 외교의 유연성이 중요해진다고 본다. 워싱턴 정가는 한발 뒤로 물러선 한국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을 위해 낫다고 판단하기 시작한 것 같다. 미국은 폴리티컬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데, 일부러 한국을 중국 쪽으로 계속 밀어대는 일본보다 중간에 위치한 미들파워(한국)를 강화시키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란 얘기다.나폴레옹 전쟁 이후 100년 동안 유럽이 안정된 것은 중부유럽을 강화한 덕분이었다. 물론 중부유럽이 너무 강해져 1차, 2차 세계대전이 촉발되는 부작용을 낳긴 했지만 말이다. 미국이 더 큰 폴리티컬 게임을 하고 싶으면 한국뿐 아니라 북한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헨리 키신저 같은 대전략가가 부재해 망설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국의 영향력이 쇠퇴하고 중국이 급격히 부상하는, 초유의 상황, 코로나 이후 국제질서가 비정형적으로 풀려나갈 소지가 높아 방법을 찾지 못해 자꾸 냉전 초기의 담론을 차용하는 모습도 보인다. 키신저의 방법은 중국이 총구를 소련에 돌리게 한 것이었는데, 어쩌면 미국은 한국과 북한까지 중국에 총구를 돌리게 하는 빅게임을 하고 싶어하는데 아직 그 단계로 넘어가는 일을 망설이며 주저하는 것 같다. 미국이 과거처럼 ‘주한미군 빼버릴 거야’란 식으로, 한국의 불편한 심리적 의존성을 압박하는 식으로 움직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기엔 한국이 너무 커져 버렸다. 한국이 미국에 너무 많은 이익을 제공할 수 있는 나라가 돼버렸다.” - 미·중 대립의 본질은 무엇인지. “두 국가의 권력 관계가 바뀌어 나타나는 갈등인데 상당히 오래 갈 것이다. 이념과 국제 분업 구조, 표준화 경쟁 등 층위가 다양할 것이다. 가장 기저에는 심리적 분노가 자리한다. 국민들의 반감이 권력과 구조의 경쟁을 증폭시키고 있다. 외교를 잘해서 봉합될 수는 있겠지만 부문별 각축에 의해 다시 전체의 경쟁으로 비화하는 일이 끊임없이 이어질 것 같다. 한국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외교적 유연성을 갖추는 일일 것이다. 주관이 없어 왔다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전술적으로 한 쪽에 기울더라도 다른 쪽을 놓치지 않고 나중에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놓자는 얘기다. 미·중 관계가 격화되면 손해를 보는 국가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다. 유럽, 어쩌면 그런 척하지 않을 일본, 호주, 인도 등이다. 팔짱만 끼고 볼 수 없는 시점이 올 것이다. 중간국가 연합을 주도하거나 적극적 동참하는 것도 유연성을 키우는 일이다. 피봇팅하듯 한 발에 중심을 두고 몸을 이리저리 돌려 공격 방향을 찾는 일을 외교에 적용할 수 있겠다. 여러 나라에 전술적인 무게 중심을 둬 이런저런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창의적으로 움직이는 일이 현 시점에 준비됐으면 한다.” - 아프가니스탄 사태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2차대전 종전 이후 미국의 외교적 수단은 군사력이었다. 누군가는 미국 외교의 90%는 국방 예산에서 나왔다고 말하기도 한다. 미국의 대외문제를 군사력으로 해결하는 방식의부작용과 실패가 베트남, 이라크에 이어 아프간에서 나타났다고 본다. 아프간전 철군 결정을 내린 이유가 아프간인들이 ‘싸울 수 있는 의지(will to fight)’가 없다고 말했는데 1905년 미국이 조선과의 외교를 끊고 맨먼저 철수했을 때 시어도어 루스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이 조선인들은 스스로를 ‘방어할 의지(will to defend)’가 없다고 말했던 일을 연상시킨다. 외국의 지원과 돈에만 의존해 국민들과 괴리된 정부가 얼마나 힘없이 무너질 수 있는가를 보여줬는데 세계 6위의 군사력에 1910년의 수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하나된 우리를 잘못 비교한 뒤 ‘미군 빠지면 저 꼴 난다’고 여기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얘기라고 생각한다. -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 관계가 정상화되기는 힘들 것 같다. 문 정부와 일본 어느 쪽에 더 잘못이 있었다고 보는지. “어느 정부나 국제관계, 국내관계의 균형점을 잘 찾는 게 중요하다. 김대중 정부 때 햇볕정책이 그나마 성공적일 수 있었던 것은 국내, 남북한의 관계를 재정립하기 전에 국제질서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먼저 설명했던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게 더 급하다고 판단하고 나중에 설득하면 된다고 본 것 같다. 이때 가장 소외된 것이, 그렇게 느낀 것이 일본이었다. 이 때 일본에게도 이해를 구하고 북·일 관계를 진전시키는 방향으로 병렬해 나아가지 않은 것이 하노이에서의 훼방놀이란 값비싼 대가로 돌아왔다고 난 본다. 그런데 한·일 관계가 틀어진 근본적인 책임은 일본이 더 크다고 본다. 오래 전부터 혐한의 분위기가 있었고, 보수 정권은 우익과 결합하고 있었다. 아베 정권은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일본의 19세기 역사관과 한국의 21세기 역사관으로 대립하고 있다. 한국은 분단됐지만 평화공존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믿는데 일본은 분단과 적대를 관리하는 것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낡은 가치관에서 빠져나오고 있지 못하다. 화해할 수 없는 이격(離隔, 사이가 벌어짐)이 문 정부와 아베 내각 사이에 일어났다. 문 정부가 대일 외교를 잘못해 두 나라 관계를 망쳤다는 논리는 대단히 불공정한 비판이다.” - 한·일관계를 제대로 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두 나라는 1965년 체제의 끄트머리에 있으며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65년 체제란 반공과 식민지 청산이란 두 연결고리를 풀고자 했는데 전자는 쉽게 합의한 반면, 후자는 도저히 풀지 못해 어그리 투 디스어그리(agree to disagree)하고 봉합한 것이었다. 그 기저에는 세계 분업구조에 일본의 하부로 편입되는 열망이 작용했다. 두 나라 정부가 원폭과 사할린 징용, 위안부 등을 풀어야 할 과제로 합의했는데 어느새 반공이란 고리가 사라져버렸다. 이를 대신할 전략적 공유 이익을 찾지 못했다. 식민지 청산이란 연결고리마저 정부가 아니라 민간에 의해 터질 지경에 이르렀다. 외교적 봉합으로 넘어갈 일이 아니다. 반공 대신 평화를 공동의 전략적 이익으로 삼아야 하는데 일본은 반중으로 합의하고 싶어한다. 식민지 청산을 포괄하는 역사적 화해로 나아가야 하는데 일본이 쉬 수용하지 못한다. 해서 마지막 몸부림으로 인한 고통을 경험하고 있지 않은가 본다. 일본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야 하며 그렇게 이익이 공유될 수 있다는 것을 일본이 이해해야 하는 일이 첫 걸음이 될 것이다.” - 우리의 국가전략은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지. “대립을 공존으로, 두 국가 체제를 인정하면서도 하나로 움직이는 사실상의 통일(de-facto unification)이라고 부르고 싶다. 하나의 시장, 하나의 화폐를 갖게 되면 유럽처럼 되는 것이고, 다른 정부, 군대를 각자 갖고 있지만 군비 통제와 군사적 신뢰 구축이 되면 통일로 가는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방식이라고 믿는다. 평화 공존을 제도로 보장하는 일을 다음 정부가 해야 한다. 적대 질서로 돌아가면 미래 세대에 부담을 떠넘기는 일이다. 평화 공존을 외교적인 틀에서 국제사회에 설득하고 인정받는 일을 국가전략으로 삼아야 한다. 양극화 해소를 통해 포용 국가 담론을 만들어야 하고, 각자도생의 생존 논리 대신 공동체를 존중하는 사회, 안보 개념을 더욱 확장해 여러 위기로부터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진정한 의미의 세이프티(safety) 개념을 만들어나가는 일이 국가전략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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