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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5년 만에 총성 울린 라다크… 中·印 국경 전투기까지 집결

    45년 만에 총성 울린 라다크… 中·印 국경 전투기까지 집결

    중국과 인도가 맞대고 있는 국경지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 군이 1975년 이후 처음으로 국경에서 총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 서부전구 장수이리(張水利) 대변인은 지난 7일 “인도군이 히말라야 산맥 해발 4270m 고지대에 있는 인도 북부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 남안 선파오산 지역을 불법적으로 넘어와 위협 사격을 가했다”며 “중국군은 어쩔 수 없이 필요한 대응을 통해 현지 정세를 안정시켰다”고 주장했다. 판공호수는 갈완계곡, 고그라, 온천지대 등과 함께 라다크 지역의 대표적인 ‘화약고’로 꼽힌다. 이곳에서는 2017년 8월에 이어 지난 5월 5일에도 두 나라 군 사이에 투석전이 벌어져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도군도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인도군은 국경을 넘지 않았으며 총격 등 공격적인 수단에 의존하지 않았다”며 “노골적으로 협의를 무시한 것은 중국군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인들이 라다크 지역의 인도 측 진지로 접근하려 했고, 인도군을 만나자 허공에 여러 발 총을 쏘며 위협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사상자가 나오거나 물리적 충돌이 이어진 것은 아니지만 양국 군에서 총기가 사용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인도군은 중국군을 향해 먼저 사격을 했다”며 “이는 1975년 이후 평화를 유지하던 양국 국경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인도는 지난 1일 밤에도 “중국군이 지난달 말 판공호수에서 도발 행위를 했다”며 “인도군의 적극적인 방어로 중국의 일방적인 국경상태 변경 시도를 막아 냈다”고 밝혔다. 인도 정부는 이 과정에서 티베트 출신 인도 특수부대원 한 명이 숨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은 인민해방군의 인도 영토침입 사실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인도군의 월경을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사이의 국경에 긴장감이 반세기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히말라야 접경지대를 두고 두 핵보유국 사이에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라다크 갈완계곡에서는 6월 15일 양국 군 600여명이 정면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군은 이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사상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돌 사건 당시 중국군이 비무장 상태인 인도군에게 쇠못이 박힌 몽둥이를 무자비하게 휘둘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BBC방송 보도로 중국군에 대한 거센 비난이 일었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군사회담 등을 열고 주요 분쟁지 부대 철수에 합의했지만 진전은 없는 상태다.●1956년 중국 악사이친 도로 건설에 냉각 우호적이었던 양국 관계는 1956년 중국이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잇기 위해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악사이친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급속히 냉각됐다. 양국은 1962년 유혈 국경전쟁을 치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두 나라는 일단 실질통제선(LAC)을 설정하고 이를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LAC 인근 일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다투는 두 나라는 꾸준히 갈등을 빚어 왔다. 중국은 인도령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의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인도 역시 라다크 영유권을 주장하며 지난해엔 라다크를 중앙정부 직할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6월 갈완계곡 근처에 벙커, 텐트, 군수물자 보관창고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양국 군 사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인도 군사전문가 아자이 슈클라는 “인도 땅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명의 중국 군인에게 남은 임무는 전투밖에 없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룽싱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인도가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 불법 시설을 건설해 중국 국경수비대가 대응 조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인도군 6월 국경에 대규모 병력 이동 인도군도 같은 달 갈완계곡에서 중국과 유혈 국경분쟁을 벌인 이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켜 전진 배치했다. 이곳은 1962년 발발한 중인 국경전쟁 때 전투가 벌어진 주요 전장이었다. 인도군의 증원 배치로 이곳 영유권을 다투는 중국과 인도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유시 수단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행정관은 “중국군이 정기적으로 인도 영내에 침입하고 있다”며 “안조 일부 지역이 가장 불안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인도군은 라다크 일대의 각 전방 공군기지에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0MKI를 비롯해 미라주 2000 전투기, 재규어 지상 공격기, 미그29 전투기, 라팔 전투기를 전진 배치하는 등 공군 전력 배치를 끝냈다. 라팔 전투기 투입에 따라 인도 공군은 야간 전투순찰 비행을 하면서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이와 함께 국경 인근에 T90 탱크를 투입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했다. 특히 러시아제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부대를 라다크 동쪽에 추가 배치했다. 라다크 전선으로 이어지는 스리나가르~레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군대와 군용차량만 이동하거나 통행하도록 했다. ●시진핑 국경경비 강화 직접 지시 중국도 맞대응하며 반격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와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등 분쟁이 잦은 티베트 지역의 국경경비 강화를 직접 지시하는 등 인도와의 국경에 있는 부대 보강에 나섰다. 시 주석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중국 공산당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당·정·군 지도자들에게 “티베트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국경 안보를 확보해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중국은 또는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을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미 포브스는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공군기지에서 J20 전투기 2대의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젠20 배치는 국경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인도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허톈공군기지는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불과 32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10일에도 “중국군이 7월 28일까지 허톈공군기지에 36대의 군용기와 헬기를 배치 완료했다”며 중국군이 인도와의 접경지대에 공군력을 두 배로 증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허텐공군기지에 배치된 전투기는 J11 24대, J16 24대, J8 전투기 8대, Y8G 수송기 2대, KJ500 공중 조기 경보기 2대, Mi17 헬기 2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J20 배치로 중국과 인도 국경지역에서 중국군의 군사력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젠20은 중국이 미국의 주력 스텔스기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II에 맞서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청두(成都)항공공사(CAC) 항공설계연구소가 개발에 착수, 2010년까지 2대가 시험 제작됐고 2011년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11월 중국 광둥(廣東)성 주하이(珠海)국제에어쇼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고 2018년 2월 작전 부대에 배치됐다. 젠20은 길이 20.3m, 폭 12.9m, 높이 4.5m로 같은 스텔스기인 러시아의 수호이 T50(Su57)이나 미국의 F22보다는 조금 더 크다.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오사카 나오미 마스크에 인종폭력 피해자 이름 새겨

    오사카 나오미 마스크에 인종폭력 피해자 이름 새겨

    일본계 어머니와 아이티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여자 프로테니스 스타 오사카 나오미는 이번 US 오픈 테니스대회 경기마다 마스크에 백인 경찰이나 인종 폭력에 스러진 흑인 피해자들의 이름을 새기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일부 희생자 유족들은 미국 ESPN이 미리 녹화한 동영상을 통해 감사하다는 뜻을 밝혔고, 오사카는 기자회견을 통해 “진짜 감사한 일이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 정말 울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많이 비현실적이다. 내가 한 일에 그들이 감명받았다고 얘기하니 아주 감동적이다. 내게 내가 하는 일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느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의 손톱 만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10일 전했다. 그녀가 마스크에 새긴 이름은 우리 모두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3월 13일 켄터키주 루이빌의 아파트에 동호수를 헷갈려 난입한 경관들의 총격에 숨진 겨브레오나 테일러(26). 지난해 8월 24일 콜로라도주 덴버 외곽 오로라에서 경찰 구금 중 초크홀드 공격을 당해 사흘 뒤 숨진 엘라이자 맥클레인(23), 지난 2월 23일 조지아주 브런즈윅에서 조깅하던 중 백인 부자의 총격을 받고 어이없이 숨진 아무드 아버리(25), 2012년 플로리다주 샌퍼드의 편의점에 군것질감을 사러 들어갔다가 자경단원을 자처하는 조지 짐머맨에게 총격을 받고 숨져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운동의 시발점이 된 트레이번 마틴(17) 그리고 지난해 5월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질식사한 조지 플로이드(46)의 이름이다. 그녀는 대회 준결승에 올라 10일 제니퍼 브래디(미국, 41위)를 꺾고 결승에 올랐는데 이날은 2016년 미네소타주 세인트폴에서 경찰 총격에 숨진 필란도 카스티예의 이름을 마스크 전면에 드러냈다. 결승 때는 지난달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 주택가에서 백인 경찰의 총기 난사로 반신 불수 상태에 빠진 제이컵 블레이크(29)가 아닐까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오사카는 블레이크의 불행을 듣고 웨스턴 서던 오픈 준결승 출전을 포기했다가 나중에 번복해 경기를 치렀다. 앞서 전날 뉴욕의 빌리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에서 열린 US 오픈 여자단식 준준결승 세리나 윌리엄스(미국)와 스베타나 피롱코바(불가리아)의 경기 2세트 도중 방탄소년단(BTS)의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울려 퍼졌다. 지난해부터 BTS의 팬임을 공언한 오사카는 “‘아이 니드 유’(I NEED U)가 나오고 나서 점점 BTS의 팬이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 니드 유는 2015년에 나왔고, 이 노래는 따로 일본어 버전이 나오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늑대외교에 ‘삼면초가’ 빠진 中

    늑대외교에 ‘삼면초가’ 빠진 中

    중국이 미국과 호주, 인도 등과 동시다발적인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이러다가 중국이 주요 국가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을 공격하는 자는 반드시 멸한다’(犯我中華者 遠必誅)는 문구로 상징되는 ‘전랑외교’가 독이 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로이터통신은 8일(현지시간) “백악관이 늦어도 이번 주 안에 중국 신장 지역을 대상으로 한 수입 금지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브렌다 스미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 행정보좌관은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목화와 섬유, 의류, 토마토, 케첩 등 공급망 전체에 적용된다”고 밝혔다. 중국은 전 세계 목화의 20%를 생산하는데, 대부분이 신장 지역에서 재배된다. 이번 조치로 랄프로렌과 타미힐피거, 휴고보스 등 유명 의류 브랜드가 영향을 받게 된다. . 중국과 호주의 관계도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9일 신화통신은 “호주 정보기관이 지난 6월 26일 호주에 상주하는 중국 매체 3곳의 기자 4명의 숙소를 수색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호주 정보기관 직원들이 정당한 이유나 증거 없이 장시간 기자를 심문하고 휴대전화를 압수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중국은 중국중앙(CC)TV의 영어채널 CGTN의 유명 앵커인 호주인 청레이를 구금하고 중국 주재 호주 특파원 두 명을 ‘요주의 인물’로 지정해 심문하려고 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에서 “(호주 특파원 심문 시도는) 정당한 법 집행 행위였다”며 “청 앵커는 중국 안보를 해치는 범죄 활동을 한 혐의”라고 밝혔다. 이날 신화통신 보도는 청 앵커 구금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이 커지자 ‘호주 정부가 중국 기자를 먼저 위협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호주가 먼저 우리를 공격했기에 보복에 나선 것이라는 속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군과 인도군은 국경 지대에서 45년 만에 총격전을 벌였다. 9일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인도군이 불법으로 실질통제선(LAC)을 넘어 중국 장병에게 경고사격을 했고 중국군도 대응했다”고 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 대해서도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확전 가능성을 열어 뒀다. 미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과거 보수적·수동적·저자세 외교를 추구하던 중국이 코로나19 사태 뒤로 국제사회를 향해 주도적이고 고자세 외교 전술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퍼거스 라이언 호주 전략정책연구소 연구원은 “늑대외교 전술을 통한 공격적 민족주의의 표출은 중국과 다른 나라들이 더 멀어지는 데 기여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히말라야 분쟁의 국경선에서 울린 45년만의 총성 …“게임 체인저”

    히말라야 분쟁의 국경선에서 울린 45년만의 총성 …“게임 체인저”

    중국과 인도가 분쟁을 벌이고 있는 히말라야 국경지대에서 서로 상대방이 먼저 총격을 가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 총성이 울린 것은 45년 만에 처음으로 양국 간 긴장을 날카롭게 끌어올리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국군은 8일 인도 군대가 불법적으로 분쟁지 히말라야 국경을 건너와 순찰 병사들을 향해 “도발적인” 경고 사격을 가했다며 인도 측을 비난했다. 이에 중국군은 “대응 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하지만 그 조치가 무엇인지는 분명히 하지는 않았다. 국영매체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인도군이 실질통제선(LAC)을 불법적으로 넘어왔고, 인도의 움직임은 양국의 합의에 대한 심각한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지역의 긴장을 일으키는 것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인도 측은 중국 주장을 부인하면서 인민해방군이 LAC 근처에 있는 인도 초소로 다가와 “우리 군대를 겁주려는 시도로 하늘을 향해 수발의 총을 쏘았다”고 비판했다. 인도군은 성명에서 “인도 육군은 LAC를 넘은 적이 없고, 총격을 포함한 공격적인 수단을 사용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양측의 주장으로 보건대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총성이 울린 것은 사실로 보인다. 이곳에서의 총격은 45년 만이다. 1975년 인도군 4명이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에서 중국군의 매복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이번 총기 사용과 관련해 “1975년 이후 평화를 유지하던 양국 국경에서 처음 일어난 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일촉즉발의 긴장은 전날 인도군이 자국 민간인 5명이 분쟁지 인근에서 중국군에 납치되었다며 발동한 비상이 긴장을 더했다. 인도 의원인 클렌 리지유는 이날 트윗에서 “중국군은 아루나찰 프라데시에서 행방불명된 청년 5명을 발견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인도 당국에 그들을 인수하는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경 상황은 위험한 교착상태로 들어가고 있다. 어느 쪽도 전쟁을 시작하고 싶지 않지만, 역시 어느 쪽도 물러서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뉴욕타임스가 지적했다. 뉴델리에 있는 정책연구센터의 전략연구 교수인 브라흐마 첼라니는 “조금씩 조금씩 중국은 인도 국경선을 잠식해 왔다”고 말한다. 자오 대변인은 또 “중국은 소위 말하는 아루나찰 프라데시를 결코 인정한 적이 없다”며 인도에 일격을 날렸다. 이에 맞춰 글로벌 타임스는 최근 사설에서 “중국은 인도보다 몇 배는 더 강하다”며 “우리는 인도가 미국과 같은 다른 강대국과 공모하여 중국을 다룰 수 있다는 인도의 환상을 깨부셔야 한다”고 호전성을 부채질했다. 인도와 중국은 1996년 분쟁지로 알려진 LAC에서 총기와 폭발물 사용을 금지하는 합의를 맺었지만 양국 병사들은 종종 충돌하고 있다. 지난 6월 인도 병사 20명이 중국군의 폭력에 사망했다. 지난달엔 인도군이 중국군이 1주일새 긴장을 도발했다고 비난했다. 이후 양측은 탱크와 전투기, 포대의 지원을 받으면서 수만명을 증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진정시켜 달랬더니…13세 자폐아동에 총 쏜 美경찰

    진정시켜 달랬더니…13세 자폐아동에 총 쏜 美경찰

    미국에서 불안 증세로 집에서 소란을 피우는 13세 자폐아에 대해 부모가 진정을 시켜달라며 신고했는데, 출동한 경찰이 총격을 가해 해당 아동이 중상을 입어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경찰은 자폐증 환자인 13살 소년 린든 캐머런이 경찰관들의 총격으로 중상을 입은 사건과 관련해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8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4일 밤 솔트레이크시티의 글렌데일 주택가에서 발생했다. 그날 엄마 골다 바턴은 자폐증을 앓던 아들 캐머런이 집에서 소란을 피우자 911에 전화를 걸어 아이를 진정시켜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바턴의 집으로 출동한 경찰관 2명은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는 캐머런을 향해 바닥에 엎드리라고 명령하며 제압하려 했다. 그러나 분리불안 증상에 신경이 극도로 예민해진 캐머런이 명령에 불응하자 경찰관들은 총을 꺼내 수차례 실탄을 발사했다. 캐머런은 어깨와 발목, 배, 방광 등에 총상을 입고 중태에 빠졌다.바턴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아이가 무장하지 않았다고 경찰관들이 집에 오기 전에 이미 알렸다”면서 “아이는 단지 화가 나서 비명을 질렀을 뿐”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어 자신이 1년여 만에 직장을 구해 최근 출근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아이의 분리불안 증상이 심해졌던 것이라며 경찰이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왜 총을 쐈는지 모르겠다고 울먹였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성명을 내고 경찰이 침착하게 행동하지 않아 아이에게 더 큰 피해를 줬다고 비판했다. 에린 멘든홀 솔트레이크시티 시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 WWC 속내, 美 대선 결정한다

    러스트벨트 교외 거주하는 중하층 백인에트럼프, 2016 몰표 기대하며 거친 유세노조 소속으로 통상 민주당 지지했지만 이민자와 일자리 경쟁하는 ‘잊혀진 계급’코로나19 트럼프 실정에 실망이 변수한국처럼 미국에서도 중산층은 정치의 격전장이다. 이들은 주택·세금·교육·방역 등 정책 성과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은 여기에 ‘인종 변수’가 추가된다. 소위 배운 자와 못 배운 자가 절반씩이어서 학력변수도 중요하다. 한국의 대졸자 비율은 70%지만 미국은 49.4%(2018년·OECD기준)다. 사회계층별로 크게 봐도 소득계층별로 상류·중산·저소득층, 인종별로 백인·유색인, 교육수준별로 대졸·비대졸자로 나뉘니 12개 집단이 존재한다. 복잡한 듯싶지만 대부분은 정치 성향이 분명하다. 일례로 유색인종과 대졸자는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를, 백인이나 부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 중산층·백인·비대졸자인 ‘화이트워킹클래스(WWC)’는 예외다. 정치에 소극적이며 조용히 자신의 삶에 몰두하는 이 계층은 통상 민주당 지지세력으로 분류되지만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몰표를 던졌다. 이들은 올해도 양당의 뜨거운 구애를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WWC를 투표장으로 끌어내려 한다. 반면, 바이든 후보는 이들이 미흡한 코로나19 대응이나 각종 설화 등 트럼프식 정치에 실망해 최소한 대선투표 당일(11월 3일) 집에 머물기를 바란다. WWC는 교외에 살며 배관공, 청소원, 경찰 등 육체노동을 한다. 소득은 중산층(4만~12만 달러) 중 하위권이다. 주로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의 쇠락한 중공업지대)인 미시간,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에 집중 거주한다. 통상 노조 소속으로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하지만 갑자기 공화당 지지 세력으로 돌변해 대선 판세를 바꾸곤 했다.◆WWC, 1960년대 닉슨 당선·2004년 부시 재선에 기여 1960년대 존 F 케네디·린든 존슨 대통령(민주당) 시기에 이들은 침묵했지만 1968년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당선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데이비드 폴 쿤(정치전문가)은 저서 ‘더 하드햇 라이어트’ (The Hardhat Riot)에 ‘닉슨 대통령은 당시 정치에 소극적이고 시골에 거주하는 블루칼라 중산층 백인이 자신을 지지하는 침묵하는 다수라고 자랑하곤 했다’고 썼다. 2004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것도 WWC의 지지가 바탕이 된 것으로 본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공격적 유세도 WWC의 표심을 노린 것이다. 그는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5월 이후 지속적으로 흑인 시위대를 ‘약탈자, 폭도, 무정부주의자’ 등으로 비난하며 법과 질서를 강조했다. 또 분열만 부추긴다는 비판에도 지난 1일 폭동 피해 상황을 점검한다며 흑인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세 아이 앞에서 경찰 총격에 쓰러진 커노샤 방문을 강행했다. 이곳에서 그는 총격을 가한 백인 경찰을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실수로 언급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경단을 자임하며 총기를 들고 거리에 나섰고, 조용했던 백인 트럼프 지지층은 성조기를 꽂은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나와 지지 행진을 열고 있다. WWC를 설득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당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라’다. 블루칼라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을 때리고, 제약업계의 횡포를 들먹이며, 세금 감면을 약속한다.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MAGA·Make America Great Again)를 외치며 WWC들이 별다른 경쟁없이 먹고살던 과거의 영광을 소환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변이 직접적이고 거친 것도 WWC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지난 28일 뉴햄프셔주 런던데리 유세에서 “(흑인)시위대를 혼내주겠다(your ass)”고 했고, ‘쿵 플루’(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책임 강조), ‘슬리피 조’(졸린 조 바이든), ‘보스 카멀라’(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 후보를 지배한다) 등의 직관적인 신조어들을 자주 만들어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이런 전략으로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 그는 “나는 배우지 못한 사람을 사랑한다”며 노골적으로 WWC에 구애를 보냈다.◆WWC, 2016년 이민자에 일자리 잃고 트럼프에 몰표 WWC는 당시 미국 내 산업시설들이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일자리를 잃고 저임금 일자리를 두고 이민자와 경쟁을 하고 있었다. 기성 정당이 포섭하지 못했던 ‘잊혀진 계급’이었던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칸 퍼스트’ 구호에 투표장에 몰려나왔다. 미국은 투표권이 자동으로 부여되지 않는다. 투표 의사를 밝히고 유권자 등록을 해야 투표가 가능하다. 2016년 경합주이자 ‘러스트 벨트’에서 기존 정치에서 소외됐던 WWC의 움직임은 박빙이던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 캠프가 ‘재선 10대 주요의제’ 중에 가장 먼저 10개월 내 일자리 1000만개 창출과 100만 소상공인 육성을 담은 일자리 정책을 꼽은 것도 같은 이유다. ‘중국 의존도 감소’로 100만개 일자리를 중국에서 탈환해오겠다는 것도 강조했다. WWC가 트럼프 지지층이 된 데는 소위 ‘민주당 엘리트의 정치적 실패’가 깔려 있다. 역사학자 토마스 프랭크는 지난 1일 인텔리전서와 인터뷰에서 월가, 실리콘밸리, 문화 기득권층(전문가)이 민주당의 주류 세력이 됐고, 공화당은 농민과 블루칼라에게 다가섰다고 했다. 게다가 민주당의 환경정책과 이민정책은 WWC의 제조업 일자리 지키기에 불리하다. 트럼프의 포퓰리즘이 가짜였어도 WWC가 솔깃한 데는 블루칼라를 소외시킨 민주당의 배신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의미다. WWC는 민주당의 전문가 집단에 분개하지만 트럼프의 지지층인 부유층에 대한 적개심은 많지 않다. 사회학자 조안 윌리엄스는 저서 ‘화이트워킹클래스’에서 “WWC는 진짜 부자를 만날 기회가 없다. 대신 바쁜 전문직들은 경비원을 없는 사람처럼 취급한다”며 “계층은 단지 돈에 의해서가 아니라 매순간의 모든 것(타인의 대우)으로 정해진다”고 썼다.◆WWC, 트럼프 지지층인 부자보다 바이든 지지층인 전문가 집단 싫어해 민주당이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꼽은 민주주의 위기, 인종차별 근절, 기후변화, 보편적 건강보험, 총기남용의 문제점 등은 WWC에게 매력적인 주제들이 아니다. 하지만 민주당은 미흡한 코로나19 대응 등으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WWC의 실망감이 커졌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더힐은 지난 5일 “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직전 대선 때 놓쳤던 교외거주자와 노인층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고 전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가 악화된다면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역전은 쉽지 않다. 마스크 쓰기를 거부했던 그는 경합주에 바이러스가 퍼지자 마스크 옹호자로 변신했고, 백신 조기 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변수는 이슈의 휘발성이다. 올초만 해도 ‘트럼프 탄핵’이 대선의 핵심 변수인 듯했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전당대회에서 전혀 탄핵을 언급하지 않았다. 9월 세 차례의 후보 간 TV토론을 거치면서 어떤 돌발 상황이 생길지 아직은 알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WWC의 잠재력은 이번에도 무서운 막판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달 21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이번 대선 투표율이 2016년과 동일하다면 경합주인 미시간의 경우 미등록 유권자의 62.1%(160만명)가 대학 학위가 없는 백인 거주자이다. 펜실베이니아에서는 61.6%(약 210만명), 위스콘신은 68.2%(약 80만명) 이상을 차지한다. 4년 전 트럼프 대통령은 1% 미만의 차이로 이 3개주에서 승리했다. 이날 리얼클리어폴리틱스에 따르면 이들을 포함해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애리조나 등 6개 경합주의 지지율은 바이든 48.2%, 트럼프 45.2%로 격차는 3%포인트였다. 전국 단위 지지율은 바이든 49.6%, 트럼프 42.6%로 7%포인트 격차가 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그저 고통뿐,당신도 이렇게 될 수 있다”... ‘총격사고’ 흑인남성 첫 발언

    “그저 고통뿐,당신도 이렇게 될 수 있다”... ‘총격사고’ 흑인남성 첫 발언

    백인 경찰에 7발의 총격을 당하고 하반신 마비 상태에 빠진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가 사건 이후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블레이크의 변호인 벤 크럼프는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블레이크가 병상에 누워 촬영한 영상을 공개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블레이크는 영상에서 “단지 고통뿐이다. 24시간 내내 고통스럽다”며 “당신의 삶이, 그리고 당신의 삶뿐만 아니라 당신의 다리가 이렇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하반신이 마비된 자신이 몸상태 등을 설명한 것으로, 그는 “여러분의 삶을 바꿔달라. 우리는 힘을 합칠 수 있고 돈을 모을 수 있고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 블레이크는 지난달 23일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언쟁하던 주민들을 말리다가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고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사건은 커노샤 등 미 전역에서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다시 촉발되는 계기가 됐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남인 트럼프 주니어가 ‘블레이크가 과거 경찰을 공격한 범죄 전력이 있다. 가정폭력과 성범죄를 저질러 기소된 적이 있고 체포영장이 발부돼 있다’는 극우 성향 음모론자의 글을 트위터에 인용하며 흑인 사회의 분노를 일으켰다. 블레이크는 4일 화상으로 법정에 출두했으며 변호인은 성폭력과 무단침입 등 피격 당시와 무관한 기소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좌·우 충돌로 변한 흑인시위, 갈라진 미국

    좌·우 충돌로 변한 흑인시위, 갈라진 미국

    포틀랜드 흑인 시위 100일 지나좌우 충돌에 극우 백인 총격 사망맨해튼 흑인시위대 향해 차 질주커노샤 백인 10대 총격 2명 사망루이빌 무장 극좌파와 경찰 대치지난 5월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사건으로 촉발된 미국 흑인시위가 좌우 세력의 충돌로 변질되면서 격화되고 있다. 자신의 아이들 앞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에 쓰러진 제이컵 블레이크, 경찰 체포 과정에서 숨진 대니얼 프루드의 ‘복면 질식사’ 등의 사건이 곳곳에서 벌어졌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라고 비난하면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결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프루드 사망 사건이 발생한 뉴욕주 서부 로체스터에서 전날 저녁 사흘째 시위가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일부 시위대가 폭죽 등을 던져 경찰관 3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경찰은 최루탄을 발사했다. 또 시민 11명은 폭동과 불법 시위 등의 혐의로 체포됐다. 지난 3일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뉴욕 맨해튼 타임스퀘어에서 검은색 차량이 흑인시위대에게 돌진했다. 시민들은 경찰차로 판단했지만, 뉴욕 경찰은 경찰차처럼 꾸민 해당 차량에 탑승했던 6명을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친경찰 성향을 가진 이들이 경찰차와 비슷하게 차량을 개조하려 한다는 내용의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바 있다고 ABC방송이 5일 보도했다. 반면 일부 시위대는 스타벅스, 약국 등의 유리창을 깨고 약탈을 시도해 경찰이 8명을 체포했다.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은 이날 프루드의 질식사 사건 조사를 위해 대배심을 소집하겠다고 밝혔다. 흑인시위대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오리건주 포틀랜드는 이날 시위 100일을 맞았다. 이곳 역시 좌우파 간 대결 양상으로 총격 유혈사태까지 일어났다. 극좌 운동 ‘안티파’ 지지자인 마이클 라이놀이 지난달 29일 우익단체 소속 애런 대니얼슨에게 총을 쏴 사망케 한 것이다. 라이놀 역시 지난 3일 체포 직전에 저항하다 경찰 총격으로 사망했다. 블레이크가 쓰러진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도 백인 카일 리튼하우스가 총격으로 흑인시위대 2명을 사망케 했었다. 워싱턴포스트는 5일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도 좌파 무장단체들이 총을 들고 번화가에서 경찰과 대치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서는 지난 3월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 브리오나 테일러(26)가 사망했다. 경찰은 당시 마약사범을 찾고 있었는데, 주소를 잘못 찾았고 테일러는 무고하게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트럼프·바이든, 문제는 그 입이야

    트럼프·바이든, 문제는 그 입이야

    트럼프 자국 軍전사자에 “패배자” 보도기자들에 “악의적 급좌파”, “해고해야”바이든 총격에 흑인 쓰러진 커노샤에서 “총 맞을까 연설 끝낸다” 부적절한 농담거침없는 트럼프, 말주변 없는 바이든9월말 3차례 TV토론회에 이목 쏠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자국 군인들을 ‘패배자’로 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 후폭풍이 거세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는 제이컵 블레이크가 백인 경찰의 총탄에 세 아이 앞에서 쓰러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이러다 총 맞겠다”는 농담을 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급진 좌파는 악의적이다. 그들은 이기려고 무슨 짓이든 할 것”이라며 자신이 전사자들을 향해 패배자라 칭했다는 기사를 쓴 애틀랜틱의 기자를 좌파라고 비판했다. 또 전날 밤 트윗에 폭스뉴스의 제니퍼 그리핀 기자가 애틀랜틱 기사를 확인 없이 보도했다며 “해고돼야 한다. 우리에게 전화하지도 않았다. 폭스뉴스는 사라졌다”고 비난했다. 애틀랜틱은 지난 3일 복수의 익명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11월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의 묘지 참배를 취소했고, 미군 전사자들을 ‘패배자들’, ‘호구들’로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참전용사 단체들은 비난성명을 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튿날인 4일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장병과 참전용사 및 가족에 대해 최고의 존경과 경의를 품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고, 영부인 멜라니아 여사도 트위터에 “애틀랜틱의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익명의 소식통이 전한 말을 모두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이고 그들의 의도를 누구도 알지 못하면 위험해진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도 “애틀랜틱이 관심을 얻으려고 가짜뉴스를 지어낸 것”이라는 트윗을 올렸다.반면 바이든 후보는 전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설에서 2015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장남 보 바이든의 군복무를 거론하며 “(내 아들은) 호구가 아니었다. 역겨운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트럼프는 모든 군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폭스뉴스, 폴리티코 등은 바이든 후보가 지난 3일 커노샤 연설에서 “자꾸 이런 말 하면 총 맞을 테니 여기서 끝내려 한다”고 적절치 못한 농담을 했다며 지적했다. 블레이크가 총격으로 쓰러진 지역에서 너무 가볍게 처신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흑인의 차별을 언급하면서도 “전구는 백인 에디슨이 아닌 흑인이 발명했다”고 했다. 에디슨 연구소에서 일했던 흑인 루이스 하워드 래티머가 큰 기여를 한 것을 강조하려다가 졸지에 역사를 바꾼 것이다. 미 언론들은 9월 말부터 두 후보가 나서는 3차례의 TV토론회를 중요한 변수로 본다. 정책도 중요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거침없는 언변으로, 바이든 후보는 부족한 말솜씨로 자주 설화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중국-인도 국경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일촉즉발의 위기감이 감도는 중국-인도 국경

    중국과 인도가 맞대고 있는 국경지대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양국군 간 국경도발로 사망 사건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규모 병력 이동하는 모습까지 포착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마저 감돌고 있는 것이다. 인도 외교부와 국방부는 지난 1일 밤 성명을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이 지난달 29~31일 히말라야산맥 해발 4270m 고지대에 있는 북부 라다크 지역 판공호수에서 도발 행위를 했다”며 “인도군의 적극적인 방어로 중국의 일방적인 국경상태 변경 시도를 막아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양국이 국경 문제를 놓고 군사 충돌이 발생한 지 불과 2개월 만이다. 판공호수는 갈완계곡, 고그라 등과 함께 라다크 지역의 대표적인 ‘화약고’로 꼽힌다. 이곳 판공호수에서는 2017년 8월에 이어 올해 5월 5일에도 두나라 군 사이에 총격전과 투석전이 벌어져 양측 군인 11명이 부상을 입기도 했다. 인도 정부는 이날 양국군의 구체적 충돌 내용을 밝히진 않았으나 이 과정에서 티베트 출신 인도 특수부대원 한 명이 숨지고 다른 한 명은 판공호수 근처에서 지뢰 폭발로 부상을 입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숨진 50대의 인도군 장교는 특별국경부대 제7대대 예하 중대장으로 부하를 이끌고 순찰을 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자국군의 인도 영토 침입을 전면 부인하며 오히려 인도군의 월경을 주장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과 인도 사이 국경을 둔 긴장이 반세기 만에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며 ”히말라야 접경지대를 두고 두 핵보유국 사이에 무력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지적했다.양국군은 지난 5월 8일에도 라다크 지역에서 동쪽으로 1200㎞ 떨어진 인도 시킴 지역의 나투라 관문에서 또다른 전투를 벌였다. 6월 15일에는 갈완계곡에서 양국 군인 600여명이 정면 충돌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도 육군은 이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중국군은 사상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장은 “중국군에서도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양국군이 충돌해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75년 이후 45년 만이다. 이 사건 당시 중국군이 비무장 상태인 인도군에 쇠못이 막힌 몽둥이를 무자비하게 휘둘러 사상자가 많이 발생했다는 BBC 보도가 나와 중국군에 대한 거센 비판이 일었다. 이후 양측은 여러 차례 군사회담 등을 열고 주요 분쟁지 부대 철수에 합의했지만 두드러진 진전은 없는 상태다. 1956년 중국이 서북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와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를 잇기 위해 인도가 영유권을 주장하는 악사이친 지역에 도로를 건설하면서 우호적이던 양국 관계에 금이 갔다. 양국은 1962년 국경전쟁을 치렀지만, 국경을 확정하지는 못했다. 두 나라는 일단 실질통제선(LAC·3488㎞)을 설정하고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카슈미르와 시킴, 아루나찰 프라데시 등 LAC 인근 일부 지역의 영유권을 놓고 두 나라는 꾸준히 각을 세워왔다. 중국은 인도 카슈미르(잠무 카슈미르) 동부에 있는 라다크 지역 일부를 점령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반면 인도는 라다크 영유권이 인도에 있다며 맞서고 있다. 지난해엔 인도 정부가 라다크를 중앙정부 직할지로 지정하기도 했다. 특히 중국이 지난 6월 라다크 갈완계곡 근처에 벙커, 텐트, 군수물자 보관창고 등 군사시설을 설치하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양국군 사이에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인도 군사전문가 아자이 슈클라는 “인도 땅에 주둔하고 있는 수천 명의 중국 군인에게 남은 임무는 전투밖에 없다”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룽싱천 베이징외국어대 교수는 “인도가 국경을 넘어 중국 영토에 불법 시설을 건설해 중국 국경수비대가 대응 조치를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인도군도 이에 대응해 지난 6월 라다크 지역 갈완계곡에서 중국과 유혈 국경분쟁을 벌인 이후 동북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동부 국경에 대규모 병력을 이동시켜 전진 배치했다. 이곳은 1962년 발발한 중·인 국경전쟁 때 전면적인 전투가 벌어진 주전장이었다. 인도군의 증원 배치로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일부를 놓고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중국과 인도 간 대립이 한층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아유시 수단 아루나찰 프라데시주 안조지구 행정관은 “중국군이 정기적으로 인도 영내에 침입하고 있다”며 “안조 일부 지역이 가장 불안정한 곳”이라고 밝혔다. 인도군은 라다크 일대의 각 전방 공군기지에 주력 전투기 수호이(SU)-30MKI를 비롯해 미라주 2000 전투기, 재규어 지상 공격기, 미그-29 전투기, 라팔 전투기, 공격용 헬기 아파치를 전진 배치하는 등 공군 전력 배치를 끝냈다. 라팔 전투기 투입에 따라 인도 공군은 국경 상공에서 야간 전투순찰 비행을 하면서 어떤 돌발사태에도 대응할 준비태세를 갖췄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인도군은 국경 인근에 T-90 탱크를 투입하고 대공 미사일 시스템도 추가로 구축했다. 특히 러시아제 견착식 지대공 미사일을 갖춘 부대를 라다크 지역 동쪽에 추가 배치했다. 라다크 전선으로 이어지는 스리나가르, 레 간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군대와 군용차량만 이동하거나 통행하도록 했다. 인도 고위 당국자와 인도군 수뇌부가 국경 현지를 시찰 점검하고서 회의를 열어 병력과 무기장비를 신속히 투입할 수 있도록 고속도로 봉쇄를 결정했다. 중국도 맞대응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와 국경을 접하고 있기 때문에 인도와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는 등 분쟁이 잦은 티베트 지역 국경 강화를 직접 지시하는 등 인도와의 국경부대 강화에 나섰다. 관영 신화통신과 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달 28∼29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중국 공산당중앙 티베트 업무 좌담회에서 당·정·군 지도자들에게 “티베트 국경 방어를 강화하고 국경 안보를 확보해 항구적인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지시했다.중국은 이와함께 스텔스 전투기인 젠(殲·J)-20)이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의 한 공군기지에 배치했다. 미 포브스는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해 “중국 서북부 신장위구르자치구 허톈(和田)공군기지에서 J-20 전투기 2대의 모습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J-20 배치는 국경 분쟁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인도에 대해 결사항전 의지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라고 포브스는 분석했다. 허톈공군기지는 중국과 인도 국경에서 불과 320㎞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있다. 포브스는 지난달 10일에도 중국군이 지난 7월 28일까지 허톈공군기지에 36대의 군용기와 헬기를 배치 완료했다”며 중국군이 인도와의 접경지대에 공군력을 두 배로 증강했다고 전한 바 있다. 허텐공군기지에 배치된 전투기는 J-11 24대, J-16 24대, J-8 전투기 8대, Y-8G 수송기 2대, KJ-500 공중조기 경보기 2대, Mi-17 헬기 2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J-20 배치로 중국과 인도 국경지역에서 중국군의 군사력은 한층 강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젠-20은 중국이 미국의 주력 스텔스기 F-22 랩터와 F-35 라이트닝 II에 맞서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이다. 1990년대 말 중국 청두(成都)항공공사(CAC) 항공설계연구소가 개발에 착수, 2010년까지 2대가 시험 제작됐고 2011년 첫 비행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11월 중국 광둥(광동)성 주하이(珠海)국제에어소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됐고 2018년 2월에 작전 부대에 배치됐다. 젠-20은 길이 20.3m, 폭 12.9m, 높이 4.5m로 같은 스텔스기인 러시아의 수호이 T-50(Su-57)이나 미국의 F-22보다는 조금 더 크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포틀랜드 트럼프 지지자 총격 용의자 검거되다 경찰 총격 받고 숨져

    포틀랜드 트럼프 지지자 총격 용의자 검거되다 경찰 총격 받고 숨져

    지난달 2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에게 총격을 가해 숨지게 한 용의자가 3일 경찰에 검거되는 과정에 총격을 받고 숨졌다. 포틀랜드에서는 석달 넘게 흑인목숨도소중해(BLM) 시위가 벌어진 만큼 이번 사건이 또다른 과격 시위에 빌미를 제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용의자 마이클 레이노엘(48)은 워싱턴주 시애틀 남서부의 레이시에서 경찰관들에게 체포된 뒤 이송하던 중 보안관과 경찰관에 의해 사살됐다고 말했다. 경찰 등이 어떤 이유로 레이노엘에게 총격을 가해야 했는지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정확한 사망 원인도 공개되지 않았다. 레이노엘이 거주하는 곳이 아니었는데 왜 그가 레이시에 있었는지 이유도 전해지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경찰관 등이 검거하기 위해 다가갔을 때 용의자가 아파트를 나와 자동차에 올라 타려 했으며 결국 총격전이 벌어졌다. 네 명의 경관이 무기를 발포했다고 했다. 레이노엘은 앞서 우익단체 패트리어트 프레이어 소속 애런 대니얼슨(39)을 살해한 것이 정당방위였다고 해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파시스트임을 자부하며 지난 5월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뒤 포틀랜드에서 석달 넘게 BLM 시위에 참여해왔다. 그의 인스타그램에는 6월 말부터 자신이 참석한 항의 시위의 동영상과 사진이 올라와 있다. 한 동영상을 통해 레이노엘은 대니얼슨을 쐈다는 얘기는 하지 않은 채 “나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며 “내 유색인종 친구가 살해되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이스 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니얼슨이 자신과 친구를 흉기로 찌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흑인 남성을 얼굴덮개로 질식사시킨 미국 경관 7명 정직

    흑인 남성을 얼굴덮개로 질식사시킨 미국 경관 7명 정직

    미국 뉴욕주에서 무장하지 않은 흑인 남성에게 ‘스핏 후드(Spit hood)’를 씌워 질식으로 숨지게 한 경찰관 일곱 명이 모두 정직됐다. 지난 3월 2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주 로체스터에서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정신이 온전치 않은 대니얼 프루드(41)를 체포하는 과정에 얼굴에 스핏 후드를 씌웠다가 일주일 뒤 그가 숨진 사실이 뒤늦게 공개돼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 스핏 후드는 경찰이 용의자를 체포하는 과정에 침을 뱉거나 피를 다른 사람에게 튀기는 일을 막기 위해 쓰는 망사 덮개다. 비극적인 사건이 처음 알려진 2일 로체스터에서 100여명이 가두시위를 벌이다 아홉 명이 체포됐고, 다음날에도 항의 집회가 이어졌다. 시위대는 인종차별과 경찰 폭력을 비판하고 경찰 개혁과 예산 삭감을 촉구했다. 러블리 워런 로체스터 시장은 프루드의 억울한 죽음이 알려지자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충격적인” 사건이라며 “가족의 슬픔을 함께 하며 나도 매우 화가 난다”고 말했는데 다음날 곧바로 문제의 사건에 연루된 경관 일곱 명을 정직시켰다고 기자회견을 열어 밝혔다. 앞서 지역 시민운동가인 애슐리 간트는 “프루드는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았고 존엄성을 인정받지 못했다”며 “사람을 죽인 경찰관들이 여전히 우리 지역에서 순찰을 돌고 있다”고 비판했다. 라론 싱글터리 로체스터 경찰국장은 사건 영상이 너무 늦게 공개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은폐하려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뉴욕주 검찰은 지난 4월부터 조사에 착수해 현재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워런 시장은 최대한 빨리 수사를 종결해달라고 주문했다. 지난 5월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경찰의 무릎에 목이 눌려 숨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지난달 말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어린 세 아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탄 세례를 받아 하반신을 못 쓰게 된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에 이어 로스앤젤레스(LA)와 워싱턴DC에서도 최근 흑인 남성이 잇따라 경찰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흑인생명도소중해(BLM)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시위대의 폭력 행위로 사태는 복잡다단한 양상을 띠고 있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에 어떤 영향을 줄지 촉각이 곤두 서 있다. 커노샤와 포틀랜드에서는 시위 도중 총격 사건으로 여러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 사태의 와중에 빚어진 폭력 양상을 부각하며 ‘법과 질서’를 선거 키워드로 삼았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는 경찰 개혁과 인종차별 해소에 방점을 찍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경합주의 한 곳인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찾아 피해자를 만나지 않고 블레이크 사건으로 야기된 폭력과 방화 현장을 둘러본 것과 달리 바이든 후보는 커노샤를 찾아 블레이크와 15분 정도 통화하고 아버지 등 가족을 90분 정도 만나 위로했다. 바이든 후보는 한 교회에서 주민들과 만나 “블레이크는 어떤 것도 자신을 패배시키지 않을 것이며 다시 걷게 되든 아니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2017년 극우세력이 주도한 샬러츠빌 유혈 충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우월주의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어떤 대통령도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한 뒤 “그게 모두 그의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정당화한다”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일반 시민, 총격으로 오인 가능” 5·18단체, 전두환 재판 증인 고발

    “일반 시민, 총격으로 오인 가능” 5·18단체, 전두환 재판 증인 고발

    송진원 전 육군 1항공여단장 위증죄 묻기로… 5·18단체가 전두환 전 대통령 형사재판에서 계엄군 헬기 사격을 부인한 군 관계자를 위증죄로 고발한다. 5·18기념재단은 3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송진원 전 육군 1항공여단장을 위증죄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발에는 유족회, 부상자회, 구속부상자회 등 5·18 3단체도 참여한다. 송 전 여단장은 지난해 11월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전씨 측 증인으로 출석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부인했다. 당시 송 전 여단장은 “헬기가 지상 시위를 하려면 추진 각도를 변경해 속도를 낮춰야 한다. 그때 땅땅땅땅 소리가 크게 나는데 일반 시민은 총격으로 오인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송 전 여단장은 1995년 검찰 조사 때도 1980년 5월 22일 육군본부 상황실로부터 무장헬기 파견 지시를 받고 103항공대에 무장을 지시했지만 사격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헬기 사격을 부인한 군 관계자를 두고 5·18단체는 “위증한 사람 역시 죄를 물어야 한다”며 고소나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한편 전두환 전 대통령은 5·18 당시 헬기 사격 목격담을 전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자신의 회고록에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헐뜯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헬기 사격이 실제로 있었는지와 전씨가 이를 알고도 조 신부를 비난했는지는 이번 재판의 주요 쟁점이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커노샤 전격 방문에 거친 공격, 바이든이 급해졌다

    커노샤 전격 방문에 거친 공격, 바이든이 급해졌다

    트럼프, 흑인시위대 공격 분열전략에지지층 결집하며 지지율 끌어올려내부서도 바이든에 공격적 유세 주문3일 커노샤 방문·격전지서 비난광고도“트럼프 실패와 망상만을 제공했다”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전 부통령)의 행보가 급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질서를 세우겠다며 흑인시위대를 비난하는 분열 전략으로 경합주의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있어서다. 바이든 후보는 고민 끝에 3일(현지시간) 흑인시위 중심지인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이틀 전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행을 분열 조장이라고 비난했던 그였지만 트럼프 지지율 상승을 두고 볼 수없는 다급한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트위터에서 손을 떼라”며 코로나19 부실 대응에 대한 강도를 높이는 한편 일부 경합주에서 광고 개시를 일주일이나 앞당기는 등 공세적으로 나서고 있다. 밀워키 저널 센티니얼은 2일(현지시간) “바이든 후보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3일 위스콘신주를 방문하며, 세 아이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맞은 제이컵 블레이크의 가족들을 커노샤에서 만난다”고 보도했다. 그간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 방문에 대해 분열과 증오만 증폭시킨다며 비난했기 때문에, 자신의 방문도 같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결단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앤드루 히트 위스콘신주 공화당 의장은 이날 바이든 후보의 커노샤 방문이 발표되자 “지난주 (민주당 소속) 토니 에버스(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치유를 방해한다며 방문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바이든 후보에게도 같은 요구를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커노샤 연설에서 백인 경찰의 흑인 총격을 ‘썩은 사과’에 비유하며 극소수의 실수로 취급하고, 시위대를 폭도로 비난하며 백인 지지세 결집에 나섰기 때문에, 바이든 후보도 가만히 앉아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민주당 내에서도 바이든이 무력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에드 렌델 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워싱턴포스트에 “바이든은 3월부터 계속 집에 있었다. 이제는 나가서 대응하고 터프해질 때”라고 말했다.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도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신적으로 트럼프보다 앞서갈 준비가 됐나. 혹시 트럼프를 이길 방법은 없다며 위안을 찾고 있나”라며 바이든 후보에게 “깨어나라”고 주문했다. 특히 접전지인 위스콘신은 2016년 대선에서 44년 만에 공화당에 빼앗긴 지역이다. 바이든 후보는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주었던 또 다른 경합주인 미시간과 펜실베이니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공격하는 광고를 시작했다. 또 미네소타주에서는 계획보다 일주일 먼저 광고를 개시했다. 이날 바이든 후보는 델라웨어주 윌밍턴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공포와 분열을 자극하고 거리의 폭력을 선동한다’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학교 정상화 강행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 위기 초기에 일을 제대로 했다면 미국 학교는 정상화돼 있을 것”이라며 “시작부터 끝까지 실패와 망상만을 우리에게 제공했고 미국의 가족과 아이들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했다. 이어 “트위터에서 손을 떼라”며 “의회 지도자를 대통령 집무실로 초대해 당신 자신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돕기 위해 협상을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역사는 지울 수 없다

    역사는 지울 수 없다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풍자하는 만화를 실었다는 이유로 무슬림 극단주의 무장세력으로부터 무차별 총격 테러를 당한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가 문제의 만화를 다시 게재한 특집호를 발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샤를리 에브도는 2일(현지시간) 열리는 총격 테러 피의자들에 대한 재판에 맞춰 5년 전 참사를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특집호를 발간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2일 파리법원에서는 테러 당시 무장세력에게 무기와 자금 등을 지원한 혐의를 받는 14명에 대한 재판이 열리며 재판은 10주에 걸쳐 진행된다. 샤를리 에브도는 테러를 당한 이후 무함마드 풍자만화를 싣지 않았다. 하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특집호 사설을 통해 “테러의 ‘증거’인 풍자만화 없이 재판을 시작하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며 “정치적인, 또는 저널리즘의 (사명에 따라) 비겁함에 빠지지 않겠다는 것이 유일한 이유”라고 밝혔다. 또한 “역사는 다시 쓰여서도, 잊혀서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특집호에는 샤를리 에브도가 2006년 2월 9일자에 게재해 테러를 당했던 무함마드 풍자만화가 다시 실린다. 이 풍자만화들은 당초 2005년 덴마크 일간지 윌란스포스텐에 실린 12장짜리로, 무함마드를 머리에 폭탄이 꽂혀 있는 모습 등으로 묘사했다. 이슬람에서는 그림이든 동상이든 무함마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것 자체가 금기다. 당시 잡지 판매량이 평소보다 3배 가까이 뛰는 등 상업적 이익을 거뒀지만 샤를리 에브도는 무슬림 세계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켜 9년 뒤 벌어진 참사의 씨앗이 잉태됐다. 2015년 1월 7일 프랑스에서 태어난 알제리계 무슬림 사이드 쿠아치와 셰리프 쿠아치 형제가 샤를리 에브도 파리 사무실에 난입해 편집국장과 만평가 등을 포함해 직원 11명을 사살한 것이다. 건물 밖에서 총에 맞은 경찰 등을 포함하면 사망자는 모두 17명에 이른다. 1969년 창간된 샤를리 에브도는 프랑스의 주간 좌익 성향 풍자 전문지다. 1960년 창간된 좌파 풍자 월간지 ‘하라 키리’를 계승했다. 1981년 인기가 떨어져 폐간됐다가 1992년 복간됐다. ‘샤를리’는 만화 캐릭터인 찰리 브라운에서 따온 것으로, 창간 당시 대통령이던 샤를 드골을 조롱하는 뜻도 있다. “좌파 다원주의의 모든 요소를 반영한다”며 극우파와 사이비 종교, 가톨릭, 이슬람, 유대교, 정치, 문화 등 성역 없는 풍자를 펼쳐 왔다. 샤를리 에브도 건물은 2011년에도 폭탄 테러를 당했으며 그 후 편집진에 대한 경찰의 보호조치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두테르테 “마약 밀수자 보는 즉시 사살하라” 공개 명령

    두테르테 “마약 밀수자 보는 즉시 사살하라” 공개 명령

    ‘마약과의 전쟁’을 밀어붙이는 필리핀의 ‘스트롱맨’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관세청장에게 “마약 밀수자를 보는 즉시 사살하라”고 공개 명령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인권단체들은 많은 용의자가 단속 과정에서 무자비한 ‘초법적 살인’을 당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 대응 국무회의 후 TV 연설을 통해 리어나도 게레로 관세청장에게 “마약이 아직도 세관을 통해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다”며 “내가 뒤를 봐줄 것이고, 당신은 감옥에 가지 않는다. (검사해서) 마약이면 (소지자를) 쏴 죽이라”고 지시했다. 게레로 관세청장은 회의에 불참했지만 이날 대통령궁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을 따로 만나 지시를 받았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 직후인 2016년 7월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밀매 연루자 5700여명이 현장에서 사살됐다. 그러나 국제인권단체들은 ‘초법적 처형’ 희생자들을 2배가 넘는 1만 2000명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다. 특히 판사, 정치인, 공무원 등 사회 지도층까지 밀수·거래에 가담한 구조적 부패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필리핀에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무장 괴한 총격 등을 동원해 이들을 절차 없이 처단한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지난해 마약 연루 혐의를 받던 남부 클라린시 시장인 데이비드 나바로가 검찰 호송 도중 괴한 일당의 총격에 숨진 게 대표적인 사례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에 인권단체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아시아 부디렉터 필 로버트슨은 “필리핀에서 벌어지는 살인에 대해 국제사회의 독립적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인종차별 시위 커노샤 찾은 트럼프 “흑인 총격 경찰은 ‘썩은 사과’일 뿐”

    인종차별 시위 커노샤 찾은 트럼프 “흑인 총격 경찰은 ‘썩은 사과’일 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해 세 아이 앞에서 제이컵 블레이크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을 한낱 ‘썩은 사과’로 비유하며 두둔해 구설에 올랐다. 앞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가혹행위로 숨져 문제가 됐을 당시 썼던 표현을 한창 흑인 시위가 격렬한 현장을 찾아 또 사용한 것은 지지세 결집 효과를 톡톡히 봤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블레이크 가족과 만나지 않았다. 그의 방문을 반대하며 거리로 나온 흑인 시위대와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산발적인 충돌을 벌이면서 곳곳에서 혼란이 벌어졌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커노샤의 한 고등학교에서 “반경찰, 반미 폭도들이 커노샤를 파괴했다”면서 “최소 25개 사업장에 해를 입혔고 공공건물을 소실시켰으며 경찰에게 돌을 던졌다”고 밝혔다. 이어 “난폭한 극좌 정치인들이 파괴적인 메시지를 계속 발신한다”고 덧붙였다. 경찰의 흑인 총격에 대해서는 “안전을 위해 헌신하는 경찰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불공평하다. 썩은 사과가 있을 뿐”이라며 극소수의 우발적 사건으로 취급했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린 채 질식해 사망한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서도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결정을 내리다 보면 잘못된 결정을 할 수 있다. 가끔은 질식당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주방위군 투입을 통해 커노샤의 치안을 빠르게 바로잡았다는 점을 강조했는데, 뉴욕타임스는 250명이던 주방위군을 1000명으로 늘린 건 토니 에버스(민주당) 위스콘신 주지사라며 트럼프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캠프는 트럼프 대통령의 커노샤행이 “증오와 분열을 부채질했다”고 비난했지만 속내가 편하지만은 않다. 분열 전략이 먹히면서 보수층이 결집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현장 유세를 중단했던 바이든 후보는 5개월 만에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에서 대면 연설을 시작했다. US뉴스&월드리포트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 역시 조만간 커노샤를 방문할 계획이지만 신중을 기하고 있다. 접전지인 위스콘신 유세가 필요하지만 자신의 방문 또한 극우파 백인과 흑인 시위대의 충돌을 촉발할까 우려해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진실은 숨길 수 없다

    1921년 5월 30일 흑인 딕 롤런드는 중심을 잃었는지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한 건물 엘리베이터 운영자였던 세라 페이지의 팔을 잡았고, 그녀가 소리를 지르자 건물에서 뛰쳐나왔다. 다음날 아침 롤런드는 성폭행 혐의로 털사 법원에 수감됐고, 흑인에 대한 공권력의 폭행이 자행되던 당시 흑인 수십 명이 총기로 무장한 채 롤런드를 보호하기 위해 몰려왔다. 이 소식에 백인 2000여명도 무장한 채 뛰쳐나왔고, 우발적 총격이 불씨가 돼 백인들의 흑인 대량 학살이 벌어졌다. 6월 1일 아침 백인 폭도들은 기관총 등으로 무차별 총격을 가하고 흑인들의 귀중품을 약탈했으며 그들이 사는 건물에 불을 질렀다. 진압에 나선 경찰과 주방위군은 되레 흑인들을 잡아들였다. 이 사건으로 흑인 300명이 사망했고, 1200채 이상의 가옥이 불탔다. 흑인들이 운영하는 극장, 식당 등 사업체가 모여 있어 당시 ‘블랙 월스트리트’라고 불리던 번화가 그린우드가 통째로 약탈당했다. 비극의 역사는 털사 공무원들에 의해 철저하게 은폐됐다. 80년이 지난 2001년에야 진상 규명을 위한 위원회가 구성되며 실상이 드러났고, 지난해엔 희생자 시신 100여구가 묻힌 집단 매장지가 발견되면서 다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최근 인종차별 철폐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이 충격적인 학살 사건의 피해자들이 약 100년 만에 집단으로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했다. 이 소송에는 단 2명만 남은 피해 생존자 중 105세 레시 베닝필드 랜들이 포함돼 의미를 더했다. 뉴욕타임스는 1일(현지시간) “어린아이였던 랜들은 이웃이 불에 타고 시체가 거리에 쌓여 있던 장면을 잊지 못해 끊임없이 공포를 느낀다. 정서적, 경제적, 사회적으로 고통을 겪었지만 털사시는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았다”고 변호사의 전언을 보도했다. 소장에 따르면 흑인 거주지의 실업률은 백인 거주지의 2배 이상이며, 연간 중위 가구소득도 백인 거주지 주민들이 2만 달러(약 2370만원)나 많다. 그간 재개발 공적자금은 백인 거주지 위주로 투입됐고, 흑인 거주지인 그린우드와 노스 털사는 방치됐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학살 주범인 백인의 후손이 흑인의 희생으로 부당하게 부를 누려 왔다는 주장이다.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조지 플로이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은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 등으로 평등과 정의 구현에 대한 열망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의 소송은 흑인 총격이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주의의 결과라는 점을 새삼 보여 줬다. 모순적이게도 해당 사건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선거 유세를 털사에서 재개하면서 재조명됐다. ‘노예해방 기념일’인 6월 19일 그는 흑인 대량 학살이 자행됐던 털사에서 “(민주당) 선거 참모들이 미니애폴리스에서 난동을 부린 폭도들, 약탈자들, 방화범들을 구제하기 위해 많은 돈을 기부했다”며 흑인 시위대를 비난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무함마드 비하 만평 실어 17명 살해된 佛 잡지, 다시 게재한 이유

    무함마드 비하 만평 실어 17명 살해된 佛 잡지, 다시 게재한 이유

    5년 전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를 비하하는 만평을 실었다가 총기 난동을 불러 17명이 끔찍하게 살해된 프랑스 풍자 잡지 샤를리 에브도가 다시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실었다. 1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이슬람 비하 만평이 다시 게재된 것은 2015년 1월 7일 이슬람을 맹신하는 두 형제가 총기 난동을 부릴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고 있는 14명에 대한 재판이 열리기 전날이었다. 당시 난동으로 유명 만평가 등 12명이 살해되고, 며칠 뒤 파리에서 관련된 공격에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뒤 프랑스 전역에서 지하드(성전)를 표방하는 테러 공격이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샤를리 에브도는 프런트 커버에 이미 덴마크 일간지에 게재됐던 무함마드 만평 12건을 실었는데 그 중 하나는 무함마드가 터번 대신 폭탄을 두르고 말풍선에 프랑스어로 “이거면 다 돼”라고 적어 넣었다. 매주 수요일 발간되는 이 잡지는 사고를 통해 2015년 끔찍한 살해극 이후 선지자를 풍자하는 만평을 게재하라는 독자의 요구를 종종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우리는 늘 그렇게 하는 것을 거절해왔다. 금지됐기 때문이 아니었다. 법은 그렇게 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그런 행동을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했기 때문이었다. 의미가 있고 뭔가를 논쟁으로 이끌 수 있는 이유 말이다. 그런데 이번주에 2015년 1월의 테러리스트 재판이 시작해 우리는 만평 게재가 절실한 것으로 판단했다.” 14명의 용의자들에게 주어진 혐의는 무기를 소지하거나 무기고를 형제 등에게 지원해 샤를리 에브도 파리 사무소와 유대인 슈퍼마켓, 한 경찰관을 공격하게 했다는 것이다. 용의자 가운데 세 명은 궐석 재판을 받게 되는데 시리아 북부와 이라크로 달아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여명의 증인과 테러 생존자들이 증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래 이번 재판은 지난 3월 시작하려 했지만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때문에 미뤄졌고, 11월까지는 이어질 예정이다. 5년 전 문제의 그날, 사이드와 셰리프 쿠아치 형제는 샤를리 에브도 사무실들을 습격해 샤르브로 알려진 스테파니 샤르보니어 편집장에게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카부를 비롯한 네 명의 만평가, 칼럼니스트 두 명, 카피라이터 한 명, 회의에 참석하러 온 손님과 관리인, 편집장의 경호원과 경찰관 한 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경찰은 형제를 뒤쫓아 사살했고 파리 동부 일대를 봉쇄했다. 이 과정에 형제와 친하게 지내던 아메디 쿨리발리가 유대인 슈퍼마켓에서 여자 경찰관을 살해하고 여러 사람을 인질로 붙잡았다. 이틀 뒤 그는 경찰과 대치하다 총에 맞아 죽기 전 네 명의 유대인 남성들을 사살했다. 쿨리발리는 동영상을 통해 이슬람 국가(IS) 집단의 이름으로 공격을 자행했노라고 털어놓았다. 샤를리 에브도는 기존 질서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것으로 명성을 누렸지만 동시에 숱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극우, 카톨릭의 권위, 유대인들의 독주 등 성역을 가리지 않았다. 하지만 2011년부터 무함마드를 비하하기 시작하면서 사무실의 편집자들에 대한 살해 위협이나 화염병 공격들을 받았다. 샤르브는 표현의 자유 때문에 만평은 보호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2012년 AP 통신 인터뷰를 통해 “우리 그림을 보고 웃지 않는다고 무슬림들을 탓하지 않는다. 프랑스 법 아래에 살고 있다. 코란의 율법 아래 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발혔다. 5년 전 끔찍한 공격이 일어난 뒤 수천명의 파리 시민이 거리로 뛰쳐나와 #나도샤를리다(JeSuisCharlie) 구호를 외쳤고 전 세계로 번져나갔다. 편집인 제라르 비어드는 이듬해 BBC 인터뷰를 통해 잡지가 새롭게 국제적 상징으로 떠오르면서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톤에 대한 신선한 비판이 제기됐다며 많은 이들이 다른 이의 견해와 믿음을 조금 더 존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렇게 해서 지난 5년 동안 무함마드 비하나 이슬람 격하 만평은 게재되지 않았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트럼프 ‘경합주 추격’… 다급한 바이든, 5개월 만에 현장유세

    트럼프 ‘경합주 추격’… 다급한 바이든, 5개월 만에 현장유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방문하기 전날인 3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펜실베이니아에서 5개월 만에 현장 유세를 재개하면서 ‘경합주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핵심 공방은 흑인시위다. 바이든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분열과 폭력만 부추긴다고 공격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층 결집을 염두에 둔 듯 총격으로 흑인시위대 2명을 사망케 한 10대 백인마저 옹호하고 나섰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피츠버그의 첨단기술 연구단지(옛 제철소 공장)에서 “현 대통령은 국민에게 진실을 말하거나 사실을 직시하거나 치유할 능력이 없다”며 “폭력만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현 대통령은 오래전에 도덕적 지도력을 박탈당했다. 그는 수년간 폭력을 조장했으니 이젠 멈출 수도 없다”며 “그가 재선이 되면 미국에서 폭력이 줄 것으로 믿는 사람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독소’라고 부르며 이번 대선에서 이 독소를 제거할지 결정하자고 주장했다. 다만 폭력 시위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바이든 후보는 “약탈, 방화, 재산 파괴, 무분별한 폭력 등은 저항이 아니라 무법천지”라며 “폭력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파괴만 가져올 것”이라고 비판했다.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바이든은 평화 시위라는 거짓말을 반복하며 파괴자들에게 정신적 지원을 해 줬다. 그건 무정부주의”라고 반박했다. 또 커노샤에서 흑인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을 숨지게 한 백인 카일 리튼하우스(17)에 대해 “그가 그저 도망가려다 넘어지자 시위대가 매우 격렬하게 공격했다. 그는 (시위대의 공격으로) 사망했을 수도 있었다”며 자기방어를 위한 총격이었던 것처럼 옹호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흑인시위의 진원지가 된 커노샤를 폭동 피해 점검 차원에서 1일 방문한다고 밝혀 비판을 받고 있다. 다분히 대선을 겨냥해 분열을 조장하고 지지층 결집을 노리는 행보여서다. 최근 지지율을 보면 그의 전략이 먹히는 듯하다. 에머슨대가 양당의 전당대회가 모두 끝난 뒤인 30~31일 진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47%)이 바이든 후보(49%)를 오차범위 내인 2% 포인트 차로 따라붙었다. 지난달 말(4% 포인트)보다 격차를 더 좁혔다. 특히 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애리조나 등 경합주에서 양측의 격차가 줄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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