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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쇠고기 어디로] 법정 옮겨붙는 촛불

    경찰의 촛불시위 해산과정에서 다친 피해자들이 경찰청장을 고소·고발하고,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의 무효를 주장하는 헌법소원 청구인단에 참가할 의사를 밝히는 등 촛불시위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가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태세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3일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다친 피해자 13명(고소인)과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대표 등 고발인 9명 명의로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는 경찰청장에게 공문을 보내 지난 1일 발생한 음대 이나래(22·여)씨 폭행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평화적 집회를 위한 경찰의 유연한 대처를 당부했다. 이씨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고소인단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피해자 이씨와 가족에게 사과했다. 또 “가해 의경이 2∼3명으로 압축됐다.”면서 “사실 확인 후 적절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일 새벽 물대포를 쏜 것은 시위대가 청와대를 경비하는 무장병력과 마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시위가 극렬 폭력양상을 보이지 않고, 경찰의 마지막 저지선을 뚫지 않으면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 무효를 위한 헌법소원 청구인단 모집에는 10만 3700여명이 참가했다. 민변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가 있었던 지난달 29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청구인단을 모집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오늘의 눈] 베를린에서 밝힌 촛불의 의미 / 류지영 미래생활부 기자

    [오늘의 눈] 베를린에서 밝힌 촛불의 의미 / 류지영 미래생활부 기자

    한국에서 시민들의 청와대 진입 시도가 한창이던 1일 오후 7시(한국시간 2일 오전 2시). 세계 제2차대전의 참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베를린 ‘무너진 교회’앞에 한인 유학생과 교민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쇠고기 장관 고시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날이 어두워지자 각자 준비해 온 촛불을 켰다. 시간이 지나면서 100개가 넘는 촛불이 교회 주변을 환하게 밝혔다. 집회 참석자 대부분은 ‘몇억분의 1’운운하며 광우병 위험이 확률적으로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던 일부 학자들과 정치인들에 대해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포츠담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 김나리(26)씨는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 광우병 위험에 노출된 30개월 이상 쇠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잠이 안 왔어요.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에 물꼬를 텄다.’며 자축하는 우리 정부의 태도를 보며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경제적 불이익까지도 기꺼이 감수하는 독일과 비교돼 화가 많이 났어요.”라며 울먹였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철회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펼치던 박형준(32·만하임 대학 박사과정)씨 또한 “협상문서 하나 제대로 번역하지 못하는 무능함에 대해 사죄하기는커녕 되레 시민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 제대로 된 정부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독일에서는 이번 베를린 촛불집회를 시작으로 프랑크푸르트, 쾰른 등 교민이 많은 도시들이 중심이 돼 촛불 연대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6·10항쟁 21주년이 되는 10일에는 독일 전역에서 대대적인 행사가 펼쳐질 계획이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이들 중에는 다시 한국에 돌아갈 의사가 없는 이들도 상당수. 그럼에도 이들이 이역만리에서 촛불을 든 것은 오로지 ‘내 조국 내 민족’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렇듯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해 전세계 한민족이 다같이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명박 대통령은 알고 있을까? 베를린에서 superryu@seoul.co.kr
  • 정부대책도 ‘성난 촛불’ 못 막아

    미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중단을 요청하겠다는 정부의 발표도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는 한참 모자랐다. 3일 오후 7시 서울광장에서 열린 28번째 촛불집회에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정부의 발표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교 깃발을 든 학생들과 퇴근한 넥타이 부대 등 참가자들은 비옷을 입고 촛불을 든 채 정부를 성토했다. 특히 오후 8시10분쯤에는 서울광장 앞을 지나던 퇴근길 승용차들이 경적 시위로 촛불집회에 호응하기도 했다. 부산과 대구, 충남과 강원 등 전국 13개 지역에서도 수천명의 시민들이 촛불을 들었다.●“경찰청장 사퇴하라” 과잉진압 두둔 항의 자영업자 진형철(36·서울 서초동)씨는 “정부 발표는 쇠고기 수입을 1년간 유예한다는 것밖에 안 되고 30개월 미만이라도 내장과 뼈 등 위험물질은 그대로 수입한다는 것이기 때문에 여전히 지난 정권 때보다 더 위험한 상태일 뿐”이라면서 “어렵겠지만 정부가 미국과의 재협상에 악착같이 달려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곱살 난 아들 손을 잡고 온 주부 신미영(32)씨는 “정부 발표는 4일 재·보선을 앞둔 물타기이고 촛불이 잠잠해지기를 바라는 임시방편일 뿐”이라면서 “밀실에서 국민 동의 없이 이런 결과를 초래한 정부가 책임지고 재협상을 하지 않으면 대운하와 교육 자율화 등 모든 현안에 대해 촛불은 다시 타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오후 8시40분쯤부터 촛불을 들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먼저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으로 가 1시간 동안 “어청수 경찰청장은 사퇴하라.”며 경찰의 과잉진압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특히 시민들은 어청수 경찰청장이 나서서 과잉진압을 두둔한 것에 크게 반발했다. 자유선진당에 따르면 2일 경찰청을 방문한 국회의원들이 비폭력 시위를 벌인 시민들을 경찰이 과잉진압했다고 항의하자 어 청장이 도리어 “무저항 비폭력 시민이 아니라 폭력 시민이었다.”고 받아쳤기 때문이다. 이후 시민들은 세종로 네거리에서 청와대 쪽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버스 차벽에 막히자 “이명박은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항의 표시를 나타냈다. 경찰은 서울에 133개 중대 1만여명, 전국에 175개 중대 병력을 배치해 돌발상황에 대비했다. 인터넷에선 정부 발표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일부 네티즌은 “정부가 광우병 우려가 큰 30개월 이상 소의 수입을 막겠다고 하니 시위를 자제하고 지켜보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은 정부가 미국에 요청한 것은 재협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분명 다른 속셈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감도 드러냈다. 한 네티즌은 “지난 대선 때 이명박 후보에게 투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3일 효순·미선양 6주기와 6·10 민주화항쟁 21주년,6·15 남북 공동선언 8주년 등도 촛불집회가 계속 이어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노동계 “민영화 반대 연계 투쟁” 노동계의 하투(夏鬪)도 촛불집회와 연결될 전망이다. 민주노총은 이달 말로 예정한 총파업을 앞당기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총파업이 안 되면 부분파업이나 잔업거부라도 해서 투쟁의 열기를 10일부터 발산하고, 촛불집회에서 공공부문 민영화 반대를 적극 주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검찰과 경찰은 2일 새벽 촛불대행진 중에 연행된 시민 77명을 집으로 돌려보냈다.77명 가운데 61명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고,14명은 즉결심판에 회부했으며,2명은 훈방조치했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이후 연행된 545명은 모두 석방됐다.이경주 김승훈 황비웅기자 kdlrudwn@seoul.co.kr
  • 장유식 민변 공익소송위원장 인터뷰

    장유식 민변 공익소송위원장 인터뷰

    장유식 민변 공익소송위원장은 “공익소송은 변호사 사익이 아닌 사회 전체의 공익을 염두에 둔 활동”이라면서 “공익소송은 변호사로서 사회에 빛과 소금이 되는 중요한 활동이지만 그렇다고 공익소송 만능에 빠지지 않는 신중한 태도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왜 공익소송이 중요하나. -공익소송은 개인의 권리 차원을 넘어서 사회집단적인, 일반 분쟁해결로는 소외되기 쉬운 권리를 발굴하고 기획해서 찾아내 집단적인 이익으로 전환하는 소송이다. 작은 권리 찾기이자 민생을 위한 과정이다. ▶리니지 소송이나 옥션 소송 등과 어떻게 다르나. -뿔뿔이 흩어진 권리를 찾고 사회적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리니지 소송이나 옥션 소송 등은 기본적으로 변호사들의 영리활동의 성격이 크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한다고 나쁘게 볼 것도 아니다. 공익소송은 참여하는 변호사들이 무보수로 일하거나 실비만 받고 수행하며 시민단체들과 함께 ‘공익’을 목적으로 한다. 이익이 발생해도 공적기금으로 조성한다. ▶쇠고기협상 무효를 위한 국민소송은 어떻게 되고 있나. -광우병국민대책회의와 민변 소속 변호사 주도로 추진 중이다. 청구인단은 당초 지난 2일 오후 4시까지 모집할 예정이었으나 참여의사가 폭주,3일 낮 12시까지로 연장했다. 마감결과, 신청자가 10만명이 넘었다. 청구인단은 5000∼1만원씩 자발적으로 참가비를 냈다. 이 돈은 국민소송 진행비용, 촛불문화제로 수사대상이 되었거나 형사상 소추대상인 참가자에 대한 변론사건 소요비용 등으로 활용한다. ▶공익 소송 취지는 좋지만 모든 사회문제를 법으로 만 해결하려 한다는 비판도 있는데. -그런 지적에 동의한다. 법 위에 정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법적 분쟁으로 가면 문제가 더 어려워지거나 불필요한 분쟁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사회운동 방식으로 하거나 정치적 해결을 충분히 검토한 뒤, 공익소송 여부를 신중히 정해야 한다. 공익소송은 꼭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만능은 아니다. ▶민변 공익소송위원회를 소개해 달라. -1990년대 후반 민변 활동을 인권변론에서 공익소송 중심으로 바꿔야 한다는 결의에 따라 만들었다.30여명의 위원들이 있다. 현재 중소기업 하도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별팀이 활동 중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4일 재보선… 與 “촛불에 델라”

    4일 재보선… 與 “촛불에 델라”

    정치권이 4일 재·보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첫 정치적 심판대 성격이 짙은 데다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촛불 민심’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민심 이반을 차단하고 18대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쥐는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반면 통합민주당 등 야권은 대선·총선 연패를 딛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는 한편 정부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한나라당은 6·4 재·보선의 어려움을 인정하면서도 야권이 주장하는 ‘이명박 정부의 중간평가’라는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어려워진 판세를 인정하면서도 가급적 ‘조용히’ 선거를 치르겠다는 전략이다. 쇠고기 파동으로 돌아선 여론이 재·보선에까지 직접적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중앙당이 적극적으로 나서 화력을 지원할 경우 오히려 야권의 ‘정부 심판론’에 말려들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나라당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만 사무총장 지원 유세를 펼쳤다. 이명규 제1사무부총장은 “상황이 너무 안 좋아 걱정이다.”면서 “기초단체장 9곳 중 3곳만 건져도 선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열린우리당 시절 ‘재보선 연전연패’의 사슬을 끊겠다는 각오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있다고 보고 ‘거여(巨與) 견제론’을 부각하면서 표심을 자극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2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과 관련한 고시관보게재 유보가 ‘선거용’이라고도 압박했다. 이런 차원에서 민주당은 서울 강동구와 인천 서구 기초단체장 선거에 화력을 집중시키고 있다. 정봉주 전략기획위원장은 “당 자체 조사를 보면 민주당 후보가 이 지역들에서 상당히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두 곳에서 한 곳만 이긴다면 재·보선 패배의 악몽에서 벗어나 승리의 역사를 쓰는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고 말했다. 충청권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선전이 예상되는 자유선진당도 이회창 총재와 심대평 대표가 전면에 나서 선거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광역의원을 뽑는 경남 창원에서 승산이 있다고 보고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재·보선은 기초단체장 9명을 비롯해 광역의원 29명, 기초의원 14명을 선출한다. 이종락 한상우기자 jrlee@seoul.co.kr
  • [사설] 이제야 안정 선회하는 강만수 경제팀

    기획재정부의 강만수-최중경 라인은 이른바 ‘환율 주권론자’들이다. 이들은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부문을 고환율정책으로 지원하면 투자활성화와 경기 회복,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 물가 불안을 우려하는 한국은행에 대해서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한편 고환율정책은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병폐인 서비스 수지 개선에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의 기대대로 고환율정책은 해외여행을 억제해 서비스 수지 개선에 적잖이 기여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국제원자재값과 유가 폭등으로 촉발된 물가 불안에 기름을 끼얹는 결과를 초래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4.9%로 6년 11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4월의 수입물가 상승률 31% 중 10%포인트가 고환율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1·4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DI)은 마이너스 1.2%로 5년만에 가장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국민의 주머니 사정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다. 강만수 경제팀의 예상과는 달리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하면서 소득과 소비가 줄어들고 성장률이 떨어지는 ‘악순환의 덫’에 걸렸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강만수 경제팀은 이명박 대통령의 ‘7-4-7’ 공약 이행에만 집착했다. 최중경 차관이 지난주 고환율정책을 당분간 유보하겠다고 공언한 데 이어 어제 물가 안정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선언했다. 서민 고통을 외면하는 정부의 무신경을 탓하는 목소리가 가세해 촛불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우리는 누차 안정 위주로 경제운용계획을 다시 짤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강만수 경제팀은 잘못된 소신이 서민들에게 얼마나 큰 고통을 안겼는지를 뼈아프게 반성해야 할 것이다.
  • 한국노총도 정부 규탄

    한국노총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 중단 촉구 촛불집회와 관련해 2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집회 참가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참가자들을 강제 연행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장석춘 위원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과 정책협의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면서 정부에 장관고시의 관보 게재 유보를 촉구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MB, 재협상 카드 ‘만지작’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가 2일 전격 유보되면서 쇠고기 재협상 여부가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그동안 미국과의 재협상은 국가간 신뢰의 문제로, 있을 수 없다는 자세를 고수해 온 정부가 2일 한나라당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여 쇠고기 고시를 무기 연기했다. 재협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머리를 싸매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권서 꿈틀대는 재협상론 그동안 야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줄기차게 제기돼 온 쇠고기 재협상 주장이 마침내 2일 한나라당에서 터져 나왔다.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상당수 의원들은 고시 연기와 재협상 추진을 주장했다고 한다. 야권에서 여당으로까지 흘러 넘친 재협상 요구 앞에서 정부와 청와대는 결국 이날 밤 고시 관보게재를 무기한 보류했다. 사실상 촛불시위로 타오른 민심 앞에 ‘백기(白旗)’를 든 셈이다. 고시가 보류되기까지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은 이날 하루 긴박하게 움직였다.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의원총회 등을 통해 다수 의원들이 고시 연기를 촉구하고 나서자 이날 오후 청와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에 고시 게재 연기를 공식 요청했다. 고시 발효를 전제로 국정쇄신안을 짜는데 부심하던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임 의장의 요청에 한동안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시를 일단 유보한다면 별다른 상황 변화 없이 이를 다시 강행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고, 이는 결국 재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쪽으로 국면이 전개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정국 수습에 나선 마당에 야당은커녕 여당과 불협화음을 빚는 모습을 보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한나라당의 요청에 청와대 내부는 갑론을박을 거듭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고시를 연기하지 않는 한 어떤 쇄신안을 내놓더라도 백약이 무효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고, 결론으로 이어졌다고 한다. ●진퇴양난의 쇠고기 재협상 일단 고시 연기로 한숨 돌렸다지만 정부는 진퇴유곡에 빠진 신세가 됐다. 이젠 고시를 강행할 수도, 그렇다고 당장 미국에다 대고 재협상하자고 나서기도 힘든 처지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번 연기한 고시를 다시 강행하겠다고 한다면 지금 시국에서 폭동이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라고 말해 이날 고시 유보를 계기로 사실상 고시 발효를 포기했음을 시사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의 쇠고기 협상안을 시행하지 않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고시 유보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의 정국 수습 행보는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인적 쇄신만 해도 중폭 개각설을 넘어 한승수 총리를 포함한 전면 개각설이 나돌 정도다. 하지만 그 정도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문제는 미국과의 재협상이다. 한·미 쇠고기 협상 합의문이 아무리 양해각서 수준이라 해도 타결 한달여 만에 다시 협상하자고 나서는 것은 국가 신인도에 치명적이다. 미국이 순순히 응할리도 만무하다. 정부가 ‘30개월 미만’이나 ‘광우병위험물질 추가 제외’를 요구해도 미국이 국제수역사무국(OIE) 기준에 어긋난다며 인정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 자칫 쇠고기 협상이 장기표류하면서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도 요원해질 수 있다. 이 대통령과 청와대로서는 수렁을 헤매다 새로운 미로를 만난 셈이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법정 옮겨붙는 촛불

    경찰의 촛불시위 해산과정에서 다친 피해자들이 경찰청장을 고소·고발하고,1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의 무효를 주장하는 헌법소원 청구인단에 참가할 의사를 밝히는 등 촛불시위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가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태세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3일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다친 피해자 13명(고소인)과 한국진보연대 오종렬 대표 등 고발인 9명 명의로 어청수 경찰청장 등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고발했다.”고 밝혔다. 또 서울대는 경찰청장에게 공문을 보내 지난 1일 발생한 음대 이나래(22·여)씨 폭행사건에 대한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평화적 집회를 위한 경찰의 유연한 대처를 당부했다. 이씨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로 고소인단에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피해자 이씨와 가족에게 사과했다. 또 “가해 의경이 2∼3명으로 압축됐다.”면서 “사실 확인 후 적절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1일 새벽 물대포를 쏜 것은 시위대가 청와대를 경비하는 무장병력과 마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서 “시위가 극렬 폭력양상을 보이지 않고, 경찰의 마지막 저지선을 뚫지 않으면 물대포를 사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장관고시 무효를 위한 헌법소원 청구인단 모집에는 10만 3700여명이 참가했다. 민변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가 있었던 지난달 29일부터 이날 정오까지 청구인단을 모집했다. 글 / 서울신문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영상 / 서울신문 나우뉴스TV 김상인VJ bowwow@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MB와 ‘소통’이 필요했다?

    경찰의 강경진압으로 오히려 ‘단일대오’를 형성하게 된 촛불시위대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바로 청와대와의 ‘소통’이다. 시위대는 경찰의 물대포 속에 뭉쳐야 그나마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발적으로 공동의 목적지인 청와대로 행진을 시작했다. 지난달 초 촛불은 문화제였다. 중순부터 시작된 행진도 제각각이었다. 구심점 없이 마치 산책나온 사람들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쳤다. 하순에는 게릴라식 시위가 나타났다. 시민들은 신촌, 종로, 광화문에서 쇠고기 수입 반대를 비롯한 교육자율화 반대, 대운하 반대 등 다양한 구호를 외쳤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밤부터 1일 새벽까지 경찰이 보여준 물리력에 시민들은 하나로 뭉칠 수밖에 없었다. 시민들은 민생문제뿐 아니라 강경진압의 이유를 묻기 위해 2일에는 청와대로 곧바로 행진했다. 1일 밤 현장에서 만난 유모(22·여)씨는 “시민과의 대화를 거부하는 청와대가 경찰의 강경진압이라는 카드를 꺼내 강제로 소통을 막았다.”면서 “정작 청와대가 들어야 할 구호를 전경들만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민들은 “대통령 나오라.”는 구호를 연발했다. 청와대와 소통하고 싶은 이유는 다양했다.2일 새벽 시위 현장에 있었던 김모(29·대학원생)씨는 “쇠고기 수입 재협상이 가장 큰 요구지만 도대체 왜 국민의 함성을 듣지 않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박모(33·회사원)씨는 “왜 경찰이 특공대와 물대포까지 동원해 진압을 해야 하는지 청와대에 묻고 싶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의 한 기자는 “시민들이 청와대로 진입해도 어차피 구호만 외칠텐데 왜 이렇게 심하게 막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청와대, 농림부, 경찰청 등의 홈페이지에는 소통을 바라는 수많은 글이 올라오지만 하나같이 묵묵부답이다. 이경주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MB “민심수습안 적극 수렴”

    MB “민심수습안 적극 수렴”

    이명박 대통령은 2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정례회동에서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각계 원로 등을 두루 만나 여론을 들은 뒤 민심 수습 방안을 제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3일 대통령 취임 100일에 맞춰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던 국정쇄신안은 6·4 재·보선 이후 여론수렴-민생안정대책안 제시-인적쇄신 단행-대국민 설득의 4단계로 나눠 추진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대통령은 특히 친박(친박근혜) 인사들의 즉각적인 한나라당 복당에 강 대표와 의견을 같이 해 당내 화합을 바탕으로 국정 안정을 도모해 나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강 대표는 “당헌당규상 결격사유가 없으면 친박인사들에 대해 곧바로 복당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대통령은 “좋은 생각”이라며 “구체적인 방향과 절차는 당이 알아서 진행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최고위원회의를 소집, 공천을 신청했다가 낙천한 뒤 탈당해 18대 총선에서 당선된 의원들은 즉각 복당시키고, 그외 인사들은 이번주 중 당원자격심사위를 중앙당에 구성해 복당 심사에 나서기로 했다. 통합민주당과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등 세 야당은 이날 국회에서 회담을 갖고 정국 수습을 위한 이 대통령과 세 야당 대표간 정치회담 조기 개최와 함께 쇠고기 장관고시 관보게재 중단, 내각 총사퇴 등을 요구했다. 세 야당은 또 경찰의 촛불시위 폭력 진압 논란과 관련해 어청수 경찰청장 파면과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했다. 민주당은 전날 서울 명동 집회에 이어 3일 인천지역에서 장외집회를 열고 부산, 광주·전남, 충청지역 순으로 장외투쟁을 이어가기로 했다. 진경호 구혜영기자 jade@seoul.co.kr
  • “버스 밑에서 빠져나오자 또 폭행 나보다 더 심하게 맞은 사람 많아”

    “버스 밑에서 빠져나오자 또 폭행 나보다 더 심하게 맞은 사람 많아”

    “버스 밑에서 간신히 빠져 나왔는데 기다렸다는 듯이 다시 마구 때렸습니다.”지난 1일 새벽 촛불행진 도중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근처에서 경찰의 군홧발에 머리가 밟히는 동영상이 공개된 여성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판소리를 전공하는 이나래(22)씨로 확인됐다. 2일 이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일 새벽 2시30분쯤 행진대열의 두번째 줄에 서 있었고, 주변의 남성들이 나를 보호해 주고 있는 상태였는데 전경 한 명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마자 머리채를 잡고 끌어낸 후 바닥으로 내팽개쳤고, 머리를 밟고 찼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대로 밟히다간 죽을 것 같다는 두려움에 경찰버스 밑으로 굴러 들어갔으나 차에 시동이 걸려 다시 나올 수밖에 없었다.”면서 “버스 밑에서 보니 오른쪽엔 전경들의 발이 보였고, 왼쪽엔 시민들의 발이 보여 왼쪽으로 나가 일어서려고 하자 다른 전경이 기다렸다는 듯 머리채를 잡고 또 넘어뜨렸다.”고 주장했다. 또 “넘어지자마자 3,4명의 전경들이 달려와 나를 둘러싸고 군홧발로 머리를 마구 밟는 등 폭행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구타당하던 순간보다 행진대열에 서 있다가 전경과 눈이 마주친 뒤 머리채를 잡혀 끌려가던 순간이 가장 무섭고 끔찍했다.”면서 “시민들이 도와 주지 않았으면 정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운이 좋아 동영상에 찍혀 폭행당한 사실이 알려지게 됐지만 그날 내 주변엔 나보다 더 심하게 맞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머리가 많이 부었고, 팔·어깨 등 부분에 피멍이 심하게 들었다. 이씨는 이날 여의도 성모병원을 찾아 CT촬영 등 정밀검사를 받았고, 담당 의사는 뇌진탕 소견을 내렸다. 치료를 받고 귀가한 이씨는 경찰의 자체 감찰 계획에 대해 “나를 폭행한 전경 한 명의 문제가 아니라 진압을 지시한 경찰 수뇌부의 문제이며, 나아가 대통령이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사설] 성난 민심 가라앉힐 쇄신책 나와야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어제 정례회동을 했다. 강 대표가 정권퇴진 구호까지 나온 성난 민심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이 대통령도 경청했다고 한다. 진작 이같은 모습을 보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번 열린 회동에서는 실망감만 안겨줬던 터라 이번 회동에 거는 기대는 자못 컸다. 당시 국정쇄신안이 진지하게 논의되고, 실천됐더라면 지금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 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담화도 민심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이 대통령이 “내 탓이오.”만 했지,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정한 해법을 찾으려면 원인부터 정확히 진단해야 한다. 그동안 정부와 여당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뒤늦게나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반성하는 자세에서 일말의 희망을 갖게 한다.“국민의 비판과 지적이 올바른 것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열린 마음으로 수용해야 한다.”는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말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무엇보다 국민의 마음 깊은 곳을 헤아리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도 지적했듯, 국민이 성났을 땐 (국민들에게) 항복하는 게 정권의 올바른 모습이 아닐까. 여권은 정국안정대책을 마련한 뒤 인적쇄신에 나설듯하다. 이 대통령도 “각계 원로를 두루 만나서 여론을 들은 뒤 민심 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지혜를 짜내기 바란다. 각료 등 4∼5명만 바꾸는 땜질식 미봉책이 돼서는 곤란하다. 확 바꿔야 환골탈태할 수 있다. 쇠고기 재협상 문제도 반드시 풀어야 할 대목이다.‘촛불시위’를 잠재우려면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겠다는 믿음을 보이는 게 먼저다. 야당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동의시 국회 복귀를 시사하고 있다.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다. 국민의 눈높이에 걸맞은 국정쇄신책을 내놓길 거듭 촉구한다.
  • 佛·獨·뉴질랜드 韓人들도 ‘촛불’

    |파리 이종수특파원·서울 박창규기자|“한국 촛불들 힘내세요.” 프랑스, 독일, 뉴질랜드의 교민과 유학생들이 1일(이하 현지시간) 동시다발적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교민·유학생 100여명은 이날 오후 5시 파리 에펠탑 맞은 편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서 ‘한국의 촛불들을 지지하는 재불한인들의 모임’을 열었다. 참석자들은 ‘광우병 쇠고기 먹고 의료 민영화로 죽거든 대운하에 뿌려다오’‘2MB OUT’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과 촛불을 들고 고시 철회와 폭력진압 중단 등을 촉구했다. 문경훈(37·파리7대)씨는 “인터넷으로 한국 촛불시위 상황을 매일 보고 있는데 강경 진압으로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기영인(32·파리 4대)씨는 “이번 촛불시위가 퇴행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각성의 소리라는 점을 한국 정부가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독일 베를린의 브라이트샤이트 광장에서도 유학생과 교민 80여명이 모여 촛불시위를 벌였다. 참석자들은 ‘미친 소 수입 반대’ 등의 문구가 쓰인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면서 한국의 촛불시위 상황을 알리는 전단을 독일인들에게 나눠 줬다. 이날 시위는 독일 한인 인터넷 신문인 ‘베를린 리포트’를 통해 이뤄졌다. 부모와 함께 온 어린이들도 많았으며, 독일인 친구와 동행한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뉴질랜드 교민과 유학생 등 200여명은 오후 5시 오클랜드 시내 아오테아 광장에서 집회를 가졌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2시간 동안 참석자들 대다수가 자리를 뜨지 않아 교포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했다. 미국과 영국의 교포 주부들은 온라인상에서 쇠고기 수입반대 운동을 벌여 눈길을 끌고 있다. 재영 교포들은 지난달 27일 ‘광우병 반대 리본’을 들고 있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vielee@seoul.co.kr
  • 친박측 “朴 뜻대로… 지켜보자”

    친박측 “朴 뜻대로… 지켜보자”

    그 동안의 지지부진함이 무색하게 2일 이명박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과 최고위원회의를 거치며 한나라당은 친박(친 박근혜) 의원들의 복당 기준을 일사천리로 마련했다. 친박측은 상황의 진전을 일단 반기면서도 당측이 내건 ‘일부 조건’에 대해서는 그 결과를 지켜보고 ‘행동통일’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오후 4·9총선 이후 두번째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연대 의원들과 회동한 자리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최대한 문호를 개방한다.”며 박 전 대표가 요구한 일괄복당을 지지하는 듯한 기준을 승인했지만,‘해당(害黨) 행위 정도와 도덕성 등을 심사해’라는 단서를 붙였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나라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복당)문제로 더 이상 계속갈 수 없는 상황이고 5월이 지났으니, 이 문제를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특히 “오늘 당이 일괄복당이라는 큰 틀을 얘기했는데, 그 동안 불신이 있어서 실천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이 없을지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한나라당이 ‘해당행위’와 ‘도덕성’이라는 잣대를 어떻게 적용하느냐를 지켜보고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이어 “결론적으로 이 문제는 저한테 다 맡겨서 결정에 행동통일을 하기로 의견 일치를 봤다.”고 했다. 결정을 내릴 시기와 관련, 박 전 대표는 “시간을 끌 일이 아니다.”라고만 언질을 줬다. 한나라당이 이날 제시한 복당 기준은 강재섭 대표의 기존 주장에 비해 진전된 것이라는 평가가 친박 진영에서도 나온다. 강 대표는 오는 15일 이후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을 접었고, 한나라당 낙천자들을 곧바로 복당조치하도록 해 복당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공천을 못 받고 탈당해 당선된 무소속 의원들 대부분이 복당 대상에 포함되지만, 친박연대는 사정이 다르다. 친박연대 송영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당선자뿐 아니라 낙선자도 박근혜의 이름을 걸고 선거한 사람은 모두 복당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괄복당 정의”라고 밝혔다. 친박연대 관계자는 “한나라당 기준대로 하면 친박연대에서는 송영선·홍장표·박종근 의원밖에 즉각 복당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검찰이 기소한 서청원·양정례 의원과 구속된 김일윤·김노식 의원의 복당도 어려워진다. 박 전 대표와의 회동 뒤 친박 진영은 일제히 “박 전 대표의 결정을 지켜보자.”며 말을 아꼈다. 한편 박 전 대표는 촛불집회로 확산되는 쇠고기 정국과 관련,“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黨·政·靑 컨트롤 타워 ‘공감대’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2일 중국 순방 후 처음 만났다. 청와대로 향하는 강 대표의 발걸음은 이전보다 훨씬 무거워졌고, 이 대통령도 강 대표를 만나는 표정이 착잡한 듯했다. 오전 8시에 시작한 회동은 1시간 동안 이어졌다. 조찬 없이 원탁 테이블에서 티타임을 겸한 회동이었다. 뒤이어 오전 9시30분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기 전 당과 청와대가 의견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 서둘러 만난 것이다. 회동에는 청와대 측에서 박재완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이 배석했고 당측에서는 정진섭 대표 비서실장, 조윤선 대변인이 배석했다. 참석자들은 간단한 인사와 악수만 나눈 후 곧바로 회동에 들어갔다. 청와대 이동관 대변인은 “이 대통령과 강 대표의 단독 회동은 없었으며, 회동은 허심탄회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전했다. 강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종교계 원로 등의 의견을 수렴하시는 게 좋겠다.”며 대화의 물꼬를 터나갔다. 이 대통령은 “일정이 빡빡하고 이미 만난 적도 있지만 빠른 시일 내에 일정을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폭넓은 개각과 청와대에 당·정·청의 소통과 홍보 기능을 고루 갖춘 기구를 두는 방안 등 민심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컨트롤 타워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도 고개를 끄덕이며 상당부분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 대표는 특히 친박 복당 문제에 대해서는 원칙을 종이용지에 적어와 조목조목 읽어내려 갔다고 청와대 이 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좋은 생각이다. 그리고 구체적인 방향과 절차는 당에서 알아서 진행해달라.”면서 당의 안을 받아들였다. 이 대통령은 18대 국회 대책과 관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와 민생 대책에 대해서는 각별히 신경써 주었으면 한다.”면서 “개원 협상이 조속히 마무리돼서 18대 국회가 원활하게 시작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강 대표는 촛불집회와 관련해 “폭력 불법시위에 대해서는 단호하고 또 원칙에 입각한 대응이 필요하지만 촛불문화제 등 평화적인 의사 표현에 대해서는 유연한 대응이 필요할 것 같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윤설영 한상우 기자 snow0@seoul.co.kr
  • [이대통령 취임 100일] 정치원로 3인의 제언

    [이대통령 취임 100일] 정치원로 3인의 제언

    국민의 압도적인 기대를 안고 출범한 이명박 정부가 취임 100일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이고, 해결책은 무엇일까? 국정경험이 풍부한 원로들은 누구보다 이명박 대통령 자신의 ‘환골탈태’를 주문했다. 차가운 채찍질보다는 따뜻한 손길을, 높은 곳의 영광보다는 겸손한 눈물을, 임기응변식의 변명보다는 진솔한 사과를 망설이지 말아야 뒤틀어진 민심을 돌려놓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이만섭 전 국회의장 ▶미국산 쇠고기 국면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무조건 재협상을 해야 한다. 정부가 미국의 입장에 서서 무조건 안 된다고 할 게 아니라 국민 입장에 서서 강력하게 (미국에) 요청해야 한다. 쇠고기 협상 파동은 정부가 너무 서두르는 바람에 일어난 측면이 있다. 협상 과정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했어야 한다. ▶정부는 장관과 청와대 수석 4∼5명에게 인사 책임을 묻기로 했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책임져야 한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장관 중에 누구도 사표내는 사람이 없었다는 게 정상이 아니다. ▶정치권이 제 몫을 다하지 못해 사태가 장기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국회가 미 쇠고기 문제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갖고 싸움만 했다. 이제라도 18대 원 구성부터 제대로 해야 한다. 원 구성이 늦어지면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을 것이다. ▶정부가 최근 한반도 대운하 등에 대해서도 정면돌파 의지를 내비쳤다. -정책은 국민과 함께 가야 하는 것이고, 이것이 무시됐을 때 이번 쇠고기 파동과 같은 일이 또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 동안 미국과 일본, 중국을 방문했다. 새 정부의 외교 방향은 어떻게 평가하나. -4강외교를 강화하는 방향이 옳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해내려면 고도의 외교적 기술을 갖추고 균형 잡힌 감각으로 임해야 한다. ▶많은 국민들이 새 정부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새 정부가 민심을 추스르고 원래의 목표인 경제 살리기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한 조언을 부탁한다. -우선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할 것을 주문한다. 두 번째로 친박 진영은 물론 야당을 국정파트너로 대우하며 포용정치를 펴기를 바란다. 세번째로 대통령이 혼자 다 하려는 생각을 버리고, 권력을 이양해 장관들이 소신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춰줬으면 한다. 네 번째로 부동산 투기하는 장관과 참모를 교체해 깨끗하고 국민에게 책임감 느끼며 일할 수 있는 내각을 구성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어떤 경우에라도 국민을 설득하고 함께 가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평소 개헌론 등에 대한 주장을 펴왔다. -대통령이 혼자 모든 것을 하는 것보다 권한을 내각에 분배, 분산시킬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김용태 전 靑비서실장 ▶청와대가 쇄신안을 마련했다.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성난 민심을 가라앉힐 수 있으리라고 보는가. -쇄신안을 요약하면, 청와대와 내각을 정무형으로 바꾼다는 얘기인 것 같다. 그런데 그것으로 여론이 무마될지는 확신할 수 없다. 지금은 내각 총사퇴 수준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촛불집회 참가자들과 야권은 전면 재협상을 요구한다. -외교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알지는 못하지만, 그런 예가 별로 없었던 게 아닌가. 국제적으로 이단아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대신 국내 정책을 통해 보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내각이 총사퇴한다면 후임 인선 문제가 또 다시 생길 것 같다. 청와대가 구인난에 허덕이게 될 수도 있다. -(이 대통령이)사람을 가리는 것 같다. 가령 과거 정권에서 일을 했다고 해서 발탁하는데 배제하는 요소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일을 잘 했고, 검증된 사람이라면 발탁해야 한다. 김대중 정부나 노무현 정부 인사들 가운데 코드에 안 맞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고, 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능력이 검증된 사람에게는 응당 협조를 구해야 한다. ▶미 쇠고기 사태로 인해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 대통령’ 이미지가 부각되지 않고 있다. -경제 살리기가 이 대통령의 주된 공약인데, 국민들의 기대는 성급한 반면 세계 경기 환경은 좋지 않다. 이럴 때일수록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팀이 잘 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국민들이 천정부지로 오르는 기름값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데, 정부는 유류 절약정책마저 쓰지 않고 있다. 방치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걱정되는 부분이다. ▶경제팀 역시 인적 쇄신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경제팀 중에도 고소영 인사, 강부자 내각의 대표적 인물들이 있다. 민심을 수습하고 신뢰를 회복하려면 배제하는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내각과 청와대 수석에 교수 출신들이 많아 정무능력이 취약하다는 평가도 있다. -교수 출신이라고 무조건 배제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선비들만 데려다 쓴다면 문제가 있다. 정책에 뛰어난 사람과 정무에 능한 사람을 골고루 써야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지적할 점은 내각을 총괄할 국무총리와 청와대 수석들을 총괄할 대통령실장에게 대통령이 힘을 실어 줘야 한다는 것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문희상 전 靑비서실장 ▶이 정부가 곤경에 처한 가장 큰 이유는. -공자는 신뢰를 잃으면 국가 자체가 없다고 했다. 지금 국민이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 민생경제를 못 챙겼다. 정부가 잘못을 100% 인정해야 한다. 쇠고기 수입 장관 고시를 철회하고 재협상에 나서야 한다. ▶재협상이 가능한가. -못 할 게 없다. 미국이 안 받더라도 요구해야 한다. 우리 국민보다 미국이 더 중요한가? ▶촛불시위 확산을 볼 때, 민심진단 시스템에 문제점이 있다고 보나. -시스템보다는 신뢰의 문제다. 제도로 고친다고 하지만 백약이 무효한 상황이다. 국민 전체를 상대로 크게 항복선언을 해야 한다. ▶쇠고기 협상 과정에서 외교라인 시스템의 문제는 없었을까. -외교부 관료들은 프로들이다. 그러나 이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외교관들이 쇠고기 협상에서 미국과 신경전을 펴는 등 버티다가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보하라고 지시해 물러선 것은 5살짜리 아이들도 안다. 외교라인 교체는 지엽적인 문제다. ▶고소영, 강부자 내각 파문도 여론 악화에 기여했을까. -불신을 가중시켰다. 대대적인 인적쇄신이 필요하다. ▶대통령으로서 국정실책을 자인하면 레임덕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판단, 망설인다는 관측도 있는데. -국정실책을 자인한다고 해서 레임덕이 오지는 않는다. 그런 자세라면 국민을 섬기는 게 아니다. ▶인적쇄신이 민심수습에 도움이 될까. -대폭적인 인적쇄신은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단계적 처방은 필요없다.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을 비정치인으로 채운 아마추어리즘이 국정을 난맥상에 빠뜨렸다는 지적도 있는데. -아마추어리즘이라는 비판은 참여정부에서 더 했다. 인적자원이 부족하다는 변명은 필요없다. 특정 지역뿐 아니라 특정 교회 얘기까지 나오니까 국민이 절망하는 것이다. 국민이 못 믿으면 다 아마추어다.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등에서도 저항이 재현될 가능성이 큰데. -똑같은 문제다. 국민 공감대가 설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국민 70%가 반대하는 대운하를 밀어 붙인다면 저항을 받을 것이다. 공기업은 설득의 문제다. 프로그램을 잘 짜서 국민을 설득하면 오히려 박수를 칠 수 있다. ▶인적쇄신 방향은. -도덕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물을 중용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장 성과지향적 리더십 민심외면 위기초래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현 정부가 위기에 처한 근본 원인을 이명박 대통령 특유의 리더십에서 찾았다. 그는 이 대통령의 리더십을 ‘차가운 기능주의’로 규정했다. 과업지향적 리더십으로서 인간 개개인의 생각과 인권보다는 성과를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이 대통령은 상고를 나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하고 기업에서 잔뼈가 굵다보니 인생관 자체가 실적과 성과를 중시하는 성향으로 굳어졌다.”고 했다. 최 소장은 “과업지향적 리더십은 대통령이란 목표를 달성하기까지는 미덕이 될 수도 있었지만, 대통령이 된 이후로는 마이너스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이는 실패한 최고경영자(CEO) 출신 정치 지도자들이 보이는 공통적 약점”이라고 했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서 이 대통령이 위기를 인식하는 시각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했다. 이 대통령이 본인도 모르는 사이 ‘구세주형 지도자’를 지향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 소장은 “이 대통령이 국민저항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게 아니라 극복해야 할 시련과 장애물로 인식하는 신앙인적 사고를 할 우려가 있다.”면서 “이런 인식은 과도한 낙관주의를 낳으면서 국민에게 오기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과 비교도 눈길을 끈다. 최 소장은 “루스벨트도 욕심이 많고 성취지향적이고 독선적인 측면이 있었지만, 그는 국민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언론과 수시로 소통함으로써 성공한 지도자가 될 수 있었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물대포 치명적 흉기”

    “물대포 치명적 흉기”

    경찰이 지난 1일 촛불행진에 참가한 시위대를 향해 내부 규정을 어기고 물대포를 조준사격해 곳곳에서 부상자가 속출하자 물대포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전문의들은 3일 “물대포를 눈과 귀에 직접 맞으면 실명과 청각 상실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살수차를 동원해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쏜 것에 대해 “곡사각으로 통제가 안 되면 직사각으로 사람을 향해 쏠 수 있다.”면서 “물대포를 맞고 다쳤다는 얘기는 들은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1일 오전 5시30분쯤 광화문 앞에서 물대포를 왼쪽 귀에 정면으로 맞은 정모(23)씨는 서울 백병원으로 후송된 뒤 의사로부터 ‘왼쪽 귀의 고막 절반이 뚫린 상태’라는 진단을 받았다. 정씨는 “현재 왼쪽 귀가 거의 안 들리고, 진물이 계속 나온다.”고 말했다. 정씨는 4개월간 경과를 지켜본 뒤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고막이식수술을 해야 한다. 광진구 자양동에 사는 김모(36)씨도 시위현장에서 물대포를 눈에 맞아 망막에 타박상을 입은 상태로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후송됐다. 병원 관계자는 “눈에 큰 충격을 받아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상태이며 좀 더 검사를 해봐야 눈 상태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모두 물대포를 곡사각으로 쏘지 않고 사람을 향해 조준사격을 했기 때문에 생긴 부상자들이다. 경찰장비관리규칙 제82조에 따르면, 살수차의 물대포는 발사각을 15도로 유지해야 하고,20m 이내의 근거리 시위대에 직접 쏘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돼 있다. 경찰이 내부규칙을 어기고 자의적으로 시민을 향해 물대포 직격탄을 날렸다는 비판을 면하기 힘든 부분이다. 시위대가 쇠파이프나 죽창을 사용할 정도로 과격해진 상황에서 물대포를 쏘던 그간의 전례에 비춰 보더라도 ‘폭력성’의 수위가 비교적 낮았던 시위대에 물대포를 사용한 것은 지나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회단체들도 이번 진압은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규정하면서 ‘진압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당시 현장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한 김모(24·원광대 의과대학 본과 4학년)씨는 “물대포의 수압이 너무 세서 근육통을 호소하거나 팔과 다리를 제대로 들어올리지 못해 응급차에 실려가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특히 저체온증으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체온이 35도 아래로 떨어지면 주요 장기들이 손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백병원 이비인후과 전문의 최익수 교수는 “물대포를 사람의 귀로 직접 쏜다면 물이 주는 압력 때문에 고막이 파열될 수 있고, 귀 안쪽에 정면으로 맞을 경우에는 귀 속의 뼈가 손상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신촌 세브란스병원 안과 전문의 김태인 교수도 “물대포에 직접 맞는 것은 딱딱한 물체와 부딪치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면서 “눈 부위에 정면으로 맞았을 때는 각막이 찢어지거나 신경손상으로 인해 실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경찰, 연행자 구속방침 철회

    경찰은 2일 촛불집회 참가자에 대해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1일 새벽까지 촛불집회 참가자중 연행된 222명에 대해 전원 불구속 입건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당초 일부 연행자에 대해 구속할 방침이었으나 정부가 이날 전격적으로 쇠고기 고시와 관련한 관보게재를 유보함에 따라 불구속키로 방침을 바꾼것으로 알려졌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100여명의 부상자가 속출한 데 대해 어청수 경찰청장을 비롯해 현장 지휘관 등을 고발하기로 했다. 경찰은 촛불집회 주최자로 판단해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 공동상황실장 등에 대해 2차 출석요구서를 보내고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병을 확보하기로 했다. 경찰의 출석요구서는 보통 3차례 정도 발송된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경찰의 무자비한 진압작전으로 100여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면서 어청수 경찰청장과 현장 지휘관, 폭행한 경찰 당사자를 3일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2일 새벽 한 여대생이 경찰의 방패에 얼굴을 정면으로 찍혀 코뼈와 이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기자협회는 성명을 내고 “2일 새벽 1시쯤 KBS 영상취재팀 신모 기자가 세종로 사거리에서 취재하다 전경에 맞아 왼쪽 눈의 핏줄이 터지고 눈 주위에 멍이 들었다.”고 밝혔다. 경찰의 군홧발에 머리가 밟힌 서울대 음대 이나래(22·여)씨는 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경찰을 피해 버스 밑으로 숨었다가 나왔는데 경찰이 또다시 폭행했다.”고 밝혔다. 서울 자양동에 사는 김모(36)씨도 같은날 경찰이 쏜 물대포를 얼굴에 맞은 뒤 안구와 입술, 입안 등에 부상을 입었으며 사물을 구별하지도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는 시민 1500여명이 나와 쇠고기 관보 게재 철회를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벌였으나 경찰과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또 미국산 쇠고기가 보관된 부산 감만부두 컨테이너 야적장 앞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단체 회원 등 800여명이 모여 쇠고기 반출 저지 집회를 가진 뒤 촛불행진을 벌였다. 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서울광장] MB가 바뀌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MB가 바뀌어야 한다/우득정 논설위원

    정치인의 말은 별로 신뢰하지 않지만 그들의 예언은 불행하게도 적중했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이었던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은 지난해 10월29일 논설위원 몇명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면 1년 이내에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는 그 근거로 ‘구세주 신드롬’에 편승해 대통령이 되겠지만 각계의 분출하는 욕구를 해소해줄 방법이 없다고 단언했다. 유 장관의 말을 전해들은 김부겸 의원(현 통합민주당)은 “1년은 너무 길게 잡았다. 길게는 6개월, 짧게는 3개월이면 위기에 봉착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위기의 진원지로 이 대통령의 ‘독단적인 리더십’을 꼽았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 100일만에 여론에 떠밀려 대대적인 인적 쇄신과 더불어 국정 쇄신책을 내놓아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좌파 무능’과 ‘독단’에 환멸을 느낀 국민들이 이명박 정부를 선택했음에도 ‘우파 무능’과 ‘독단’이 되풀이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여권은 뒤늦게 종합감기약을 처방하겠다면서 항생제의 강도를 높이고 주사도 놓겠다지만 한번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일 것 같다.‘열심히 일하는데 안 따르고 배겨?’라던 잘못된 국정운영방식이 ‘주권재민’이라는 헌법 제1조의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각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고강도의 처방을 제시하겠다지만 지난 100일 동안 국민들이 앓아온 독감·몸살을 단번에 치유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어느덧 촛불집회에서조차 ‘쇠고기 재협상’이라는 구호는 잦아드는 대신 ‘정권 퇴진’이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주권재민’을 우습게 아는 이 정부에 그만큼 화가 났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대통령은 어떻게 해야 할까. 취임사를 꺼내 다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대통령은 끼니조차 잇기 어려웠던 시골소년이 노점상, 고학생, 일용노동자, 샐러리맨을 두루 거쳐 대기업 회장, 국회의원과 서울특별시장을 지내고 마침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소중한 이 땅에 기회가 넘치게 하고 싶다며 가난해도 희망이 있는 나라, 넘어져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땀 흘려 노력한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성공의 기회가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고자 한다고 약속했다. 그렇다. 국민들은 정부에 불가능한 것을 요구하는 게 아니다. 취임사에서 공언했듯이 열심히 일하면 내일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달라는 것이다. 정부가 든든한 울타리라는 믿음을 달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국민의 눈높이에서 다시 출발해야 한다. 유가 폭등으로 어렵다고만 할 게 아니라 국민을 위해 정부가 해줄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소통’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도 마찬가지다. 대미신인도를 높이려다 대내신인도의 위기를 자초한 것이 촛불 정서이다. 쇠고기 재협상이 미국의 무역보복 우려 때문에 어렵다면 대통령 직을 걸고서라도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국민들을 지키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과 책임도 분산해야 한다. 부문별로 권한을 위임하는 등 ‘포트폴리오’의 투자 원칙을 국정운영에도 도입해야 한다. 지금처럼 대통령 1인 플레이어식으로 국정을 운영하는 한 위기는 또다시 되풀이 된다. 그러자면 대통령부터 바뀌어야 한다. 그것이 국정 쇄신의 으뜸 요건이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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