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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주도’ 증거 공방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등 촛불시위 주최 쪽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지방경찰청은 4일 “대책회의와 한국진보연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입수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두 단체가 촛불집회 초기부터 불법행위를 주도적으로 기획·전개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불법행위의 근거로 제시한 자료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이미 공개됐고, 두 단체와 일부 과격 시위대의 폭력행위 연관성이 확실치 않아 경찰의 짜맞추기식 수사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은 불법행위 근거로 진보연대가 지난 5월 중순 발행한 광우병 투쟁지침 2,3,4호에 특정 일자를 집중의 날로 설정한 점, 고시를 강행하면 즉각적인 규탄활동을 펴 달라고 종용한 점 등을 들었다. 또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된 ‘48시간 비상국민행동’에서 ‘국민토성 쌓기’,‘8000번 버스 타고 청와대 가기’,‘국회의원에게 항의 전화와 메일 보내기’,‘모래주머니 13만 5000개 필요’ 등을 진보연대가 기획·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이 제시한 불법행위의 근거 자료들은 당시 네티즌들이 자발적으로 포털사이트 토론방이나 대책회의 홈페이지에 올렸던 것이다. 진보연대 관계자는 “인터넷을 통해 광범하게 퍼졌던 내용을 종합해 문서화한 것을 불법행위의 근거로 삼았다.”면서 “오히려 경찰의 짜맞추기식 수사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대책회의에서 압수한 ‘48시간 공동행동 제안’이라는 문서에 ‘촛불비옷 제작’,‘행진방향 안내’,‘명바기의 일기 공모전’ 등 불법행위를 계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자료들도 네티즌들의 제안을 종합한 것이거나 주최 쪽으로서는 행사를 위해 사전 준비해야 할 사항이었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이 자료들을 근거로 두 단체의 지도부에 대해 사법조치를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2MB탄핵투쟁연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사설] 거리의 무한대치 국회가 함께 풀어라

    지난 5월2일 발화된 쇠고기 촛불집회가 석달째로 접어들었다. 그런데도 끝이 보이지 않아 걱정이다. 당장 오늘 오후 대규모 집회가 열린다. 광우병국민대책회의측은 전국적으로 100만명 이상 참가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종교계는 물론 노동계와 야당도 적극 합류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요 며칠간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참여로 폭력시위는 사라졌다. 하지만 다중이 모이다 보면 또다시 시위대와 공권력간 충돌 가능성이 적지 않다. 우리는 폭력을 자제하길 양측에 간곡히 호소한다.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낳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국회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알력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장이 바로 국회다.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취지이기도 하다. 이번 18대 국회는 어떤가. 임시국회 소집 종료일인 어제까지 입씨름만 거듭했다. 국회의장단마저 선출하지 못해 헌법정지상황을 불러왔다.60년 헌정사상 처음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다. 당리당략에 얽혀 여야가 기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경제난에 허덕이고 있는 서민들의 신음소리가 들리는지 묻고 싶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촛불시위에 빠진 한국이 아시아의 ‘이 빠진 호랑이’로 전락할 위험에 처했다.”고 경고한다. 특히 정치권이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라고 본다. 지금 우리에게 경제살리기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당위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회부터 열어야 한다.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기 위해서도 그렇다. 정치의 중심은 두말할 나위 없이 국회다. 한나라당에 이어 민주당도 내일 새 지도부를 뽑는다. 손학규 대표 역시 “이제 민주당이 결단을 내릴 때”라고 강조했다. 여야는 국회를 정상화해 민생을 살피는 데 앞장서야 한다. 그것이 난국을 극복하는 진정한 해법이다.
  • 다시 대규모 촛불대행진

    다시 대규모 촛불대행진

    지난달 10일 ‘100만 촛불대행진’ 이후 최대 규모의 ‘국민승리 선언을 위한 촛불문화제’가 5일 서울광장과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다. 이날 집회는 일반 시민들은 물론 천주교·불교·개신교 등 종교계, 노동계, 야당 관계자들도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촛불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4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 43개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촛불문화제를 열겠다.”면서 “100만 이상의 국민들이 함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회의는 국회의원, 종단 성직자, 시민사회단체 대표자 및 간부 등으로 구성된 평화실천행동단을 구성해 거리행진의 선두에서 시민들을 보호할 계획이다. 오후 5시부터 촛불집회가 열리고,8시부터는 거리행진이 이어진 뒤 10시에는 문화행사를 갖는다. 지난달 30일부터 서울광장에서 시국미사를 진행해온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시국미사를 열고, 광우병 기독교대책위원회는 오후 6시부터 ‘기독교인 1000인 대합창’을 개최한다. 사제단 김인국 신부는 “사제단도 시민의 자격으로 참여할 계획”이라면서 “5일 이후 정부의 결단을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김경호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 집행위원장은 “기독교 단체들은 1000여명의 목회자와 일반 교인들과 함께 ‘군중의 함성’이라는 노래를 합창할 계획”이라면서 “폭력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시민들과 함께하며 그들을 지켜주자는 의미에서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조계종 이세용 총무과장은 “스님 700여명과 신도 1만여명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할 것”이라면서 “이날은 각 종교를 망라해 국민 전체가 화합해 한목소리를 내는 의미있는 날”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4일부터 ‘1박2일 집중 총력투쟁’에 돌입했으며,5일 오후 6시부터 ‘대정부 전면투쟁 선포 및 7월 총력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가진 뒤 촛불문화제에 참가할 예정이다. 민주노총은 “전국 10만여 조합원들이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티즌들도 나선다. 다음 아고라 서부지역(마포·서대문·은평) 촛불문화제 참가단은 5일 오후 4시부터 신촌역∼이대역∼충정로∼서대문고가∼시청역∼대한문을 행진할 계획이다. 한편 불교 시국법회 추진위원회는 4일 서울광장에서 전국 각지 사찰의 스님 700여명과 불자, 시민 등 7000여명(경찰 추산)이 모인 가운데 ‘국민주권 수호와 권력의 참회를 위한 시국법회’를 봉행했다. 법회는 서울 종로 조계사에서 출발한 700여명의 스님들이 서울광장에 도착하면서 시작됐다. 시국법회 공동추진위원장 수경 스님은 ‘여는 말씀’을 통해 “100만 촛불은 이 나라 주인이 국민이라는 사실을 뜨겁게 확인시켰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더 큰 불로 세상을 밝히자고 제안한다.”고 말했다. 시국법어는 조계종 교육원장 청화 스님이 맡고, 문경 봉암사 주지 함현 스님과 합천 해인사 강주 법진 스님의 ‘동참 말씀’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전종훈 신부의 연대사도 이어졌다. 이들은 “생명과 국민의 주권을 지키고 소통하는 권력이 되기를 기도한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동참한 신도, 시민들과 함께 108배를 한 뒤 광장을 출발해 남대문∼을지로∼시청광장으로 이어지는 ‘참회와 희망의 거리행진’을 했다. 김정은 황비웅기자 kimje@seoul.co.kr
  • 靑 ‘경제 횃불’, 촛불 잠재울까

    청와대의 ‘횃불’이 ‘촛불’을 잠재울 수 있을까? 이명박 대통령이 현 정국을 풀어갈 해법으로 ‘횃불론’을 들고 나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촛불’을 내리고, 경제를 살리기 위한 ‘횃불’을 들자는 것. 이 대통령은 3일 한나라당 전당대회와 지역투자 박람회에 참석해 “현재 세계 경제상황이 매우 어렵고 우리도 거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 이제는 경제살리기의 횃불을 높이 들어야 할 때”라며 두 번이나 ‘횃불론’을 역설했다. 취임 4개월 가운데 절반을 ‘촛불의 늪’에 빠져 허송세월을 보낸 청와대로서는 촛불을 끄기 위해 경제살리기라는 ‘맞불’을 놓은 셈이다. 고유가, 원자재난, 원달러 환율 상승 등 3중 악재가 몰려오는 상황에서 더이상 촛불에 집착하고 있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 대통령이 최근 촛불집회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경제와 민생 현안을 챙기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도 국정운영의 중심추를 민생경제 살리기로 옮겼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재협상을 주장하며 집회를 하는 쪽을 ‘촛불’이라고 한다면 ‘횃불’은 경제살리기를 원하는 서민들의 마음”이라면서 “결국 국민들은 ‘횃불’에 손을 들어 주지 않겠냐.”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횃불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도 적지 않다. 촛불을 끄기 위해 횃불로 맞불을 놓는 전략은 오히려 국민적 반감만 불러 일으킬 뿐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어려운 경제상황을 강조하면서 불안감과 위기를 조장하기보다는 국민을 안심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우선 내놓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한 여권 관계자는 “횃불만 들면 경제살리기가 되나.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구체적인 방향이 없지 않으냐.”고 꼬집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두운 경제상황을 밝히는 ‘횃불’이 되어야지 촛불에 대항하는 의미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다음 아고라 IP 부분공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이 의미없는 글로 게시판을 채우는 속칭 ‘도배’를 차단한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다음은 7일부터 모든 게시글의 인터넷주소(IP)를 부분 공개하고 ‘실시간 논쟁글’을 신설하는 등 아고라 서비스를 개선한다. 다음은 24시간 이내 누적 게시글이 일정 수 이상인 이용자를 최우선으로 모니터링해 게시글 관리원칙에 어긋날 경우 글쓰기 제한, 아이디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다음의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촛불시위의 진원지로 아고라가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특정인들이 아고라의 의견을 주도하고 있다는 비판을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IP가 공개되면 다른 사람 이름으로 게시물을 올렸더라도 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음은 또 ‘실시간 논쟁글’을 신설,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에 대해 양측의 주장을 추출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다음 관계자는 “투명하고 합리적인 토론광장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라며 “건강한 토론장과 균형잡힌 토론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앰네스티 조사관 “평화적 집회”

    앰네스티 조사관 “평화적 집회”

    “위대한 민중의 힘이다. 굉장히 평화롭고 잘 조직돼 있다. 동아시아 담당관으로 어디에서도 이런 장면은 본 적이 없다.” 촛불집회 관련 인권침해 상황을 조사하기 위해 4일 방한한 국제앰네스티 노마 강 무이코 조사관은 입국 첫날 촛불집회에 참석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노마 강 무이코 조사관은 이날 오전 11시55분 암스테르담발 네덜란드항공 KL865편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해 “개인적으로 촛불집회는 굉장히 평화적인 집회로 보였고 모든 사람은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를 보호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앰네스티는 한국의 쇠고기 촛불집회를 계속 지켜보고 있었고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보고 오게 됐지만 현재 상황이 어떻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앞으로 2주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런던에 있는 앰네스티 국제사무국이 연례 정기조사 이외에 특정 사안에 관한 긴급조사를 목적으로 비정기 조사관을 한국에 파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이코 조사관은 최근 불거진 경찰의 과잉진압 논란과 관련해 피해자, 목격자, 정부 관계자 등을 인터뷰하고 경찰이 시위현장에 배치한 소화기, 최루액, 근접분사기 등의 위험성 논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또 ‘육군 복무 전환’을 신청한 전투경찰 이모(22) 상경에 대한 징계와 사법처리 경위 등도 조사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시민단체, 경찰 인권침해 감사청구

    전국 37개 인권단체로 이뤄진 인권단체연석회의가 4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촛불시위 참가자를 과잉진압한 경찰을 조사해 달라며 진정서를 냈다. 연석회의는 지난 5월26일부터 촛불집회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과도한 공권력 행사를 감시하기 위해 ‘경찰폭력·인권침해 감시단’을 꾸려 활동해왔다. 감시단은 이날 그동안 직접 수집하고 시민들의 제보를 받아 정리한 경찰 인권침해 사례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연석회의는 이 자료에서 ▲노상구금을 통한 이동의 자유 침해 ▲영장 없는 불법채증 ▲시위대를 가장한 사복경찰 운용 ▲위법한 불심검문 ▲공공기관 CCTV의 줌 또는 회전기능을 이용한 집회 채증 ▲차벽과 컨테이너를 이용한 과도한 통행 제한 등 경찰이 집회·시위를 방해·감시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연석회의는 경찰이 집단폭행과 무리한 진압, 경찰장구의 과도하고 용도에 맞지 않는 사용, 살수차를 이용한 폭력, 경고방송 없는 진압, 해산시간과 안전거리 미확보, 장애인 및 여성, 노약자에 대한 폭행 등으로 폭력적 진압을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46개 시민사회단체도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촛불시위대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공권력이 남용됐다.”며 감사원에 국민감사를 청구했다. 국민감사 청구에는 언론노조 최상재 위원장 등 679명이 참여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수업중 학생조사는 인권침해”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이 촛불집회에 참석한 고교생을 수업 중 불러 조사한 것은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4일 결정했다. 인권위는 지난 5월 전북 지역 시민단체들이 제기한 진정사건에 대해 “경찰관이 학교를 방문해 수업 중인 학생을 조사한 행위는 경찰관직무집행법의 ‘치안정보의 수집’으로 보기 어렵고 권한 남용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는 집회의 자유 및 사생활 비밀의 자유 침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경제로 촛불끄기’ 부메랑?

    정부가 “촛불집회가 계속되면 경제가 더 힘들어진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가운데 민생경제의 위기가 촛불을 끌 수 있을 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촛불을 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다른 편에서는 어려워진 경제 때문에 시민들이 몰려나오면 걷잡을 수 없는 시위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2일 ‘3차 오일쇼크’에 비견되는 경제위기를 강조하면서 성장 위주의 경제정책을 안정 위주의 정책으로 변경했다. 이날 촛불집회가 열리는 광화문 일대 상인 200여명은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에 촛불시위 중단을 요구하는 서명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당정은 촛불시위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이 시위주도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등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시위현장에는 오히려 어려워진 경제 때문에 거리로 나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에 참석한 회사원 이모(23·여)씨는 “점점 양극화가 심해지고 경제가 더 안좋아지면서 답답한 마음에 집회에 참석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경제이슈로 촛불을 끄려다 오히려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촛불집회의 이슈가 계속 확장돼 왔듯이 최근에는 국민들이 집회에서 이명박 정부의 무력한 경제정책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면서 “민생문제가 촛불 집회의 추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유가·고물가·저성장 등 민생문제는 쇠고기 문제와 같은 생활형 이슈여서 파괴력이 크다는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김건호 부장은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가는 경향에 따라 민생문제가 본격 거론되면 중산층까지 거리로 나와 촛불집회가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정부가 촛불시위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진다고 강조하지만 경제가 어려워져 촛불의 힘이 커지는 것은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석운 상임집행위원장은 “촛불집회는 직접민주주의를 위한 초석으로 아직 경제와의 연관성은 크지 않다.”면서 “향후에도 경제이슈가 촛불집회를 끄거나 혹은 지피는 추동력으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조직없는 조직력의 시대…인터넷·휴대전화·메신저로 通한다

    조직없는 조직력의 시대…인터넷·휴대전화·메신저로 通한다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을 구성하는 나라의 하나였던 벨로루시는 1991년 독립했다. 자유시장과 민주화 과정을 수용한 다른 옛 소련국가들과 달리 벨로루시는 국영경제체제를 고수했다. 알렉산더 루카센코는 1994년 대통령으로 선출됐으나, 갈수록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 2006년 3월 3선에 도전한 루카센코는 88%의 득표율로 당선됐으나,1만명이 넘는 시민은 조작된 결과라고 주장하며 수도 민스크의 옥티아브르스카야 광장에 모였다. 루카센코는 수백 명의 시위자를 체포하고 제1야당의 대통령 후보를 감금했다. 이때 인터넷에 플래시몹을 제안하는 글이 올랐는데, 내용은 그냥 옥티아브르스카야 광장에 모여 아이스크림이나 먹자는 것이었다. 플래시몹(Flash Mob)이란 인터넷으로 특정 시각과 장소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고 다시 흩어지는 일종의 깜짝쇼를 말한다. 그런데 경찰이 광장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몇 사람을 연행해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다른 참가자들이 찍은 디지털 사진은 즉각 온라인에 올려졌고, 벨로루시의 폭압적 이미지는 민스크 너머로 퍼져갔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 어린아이를 잡아 가두는 것만큼 경찰국가의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키는 장면은 없다는 것이다. 클레이 서키 뉴욕대 교수는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원제 ‘Here Comes Everybody’, 송연석 옮김, 갤리온 펴냄)에서 이같은 현상을 ‘조직 없는 조직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설명한다. 서키에 따르면 과거에는 어떠한 사회적 행동이든, 그것이 집단성을 띠려면 사람들이 모여서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을 형성하는 비용이 조직의 목표나 성과보다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경제학이론인 ‘코즈의 정리’가 통용됐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비용 때문에 과거에는 전혀 발생할 수 없었던 잠재적인 조직, 혹은 잠재적인 일들이 거래비용의 급격한 감소에 따라 코즈의 하한선을 뚫고 올라왔다는 것이다.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위시하여 메신저, 블로그, 이메일 등의 사회적 도구가 등장하면서 조직을 결성하고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이 현격하게 낮아졌고, 급기야 ‘조직 비용 제로’의 사회로 진입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메리칸항공이 폭풍에 갖힌 승객들을 지나치게 오랜 시간 기다리게 했을 때 항공승객 권리장전 운동이 시작됐고, 영국의 HSBC가 대학생 고객들을 무시했다가 조직적 항의와 기민한 행동에 큰 손실을 입고 사과를 해야 했으며, 평범한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세계 최대의 백과사전 위키피디아를 만들어낸 것도 모두 조직 없는 조직력의 결과이다. 지은이는 하나의 기술이 혁명적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대략 1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한다. 새로운 도구가 더 이상 새롭지 않고, 모두의 손에 들려 사람들이 대단하게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대단한 변화가 시작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변화는 복잡한 최신 기술이 아니라 인터넷, 휴대전화, 이메일처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를 활용하여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책은 지난 2월 미국에서 처음 발간되었는데, 이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여 한국에서 벌어지는 촛불시위의 조직화 과정을 거의 완벽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특히 지은이는 예전의 기준으로 보자면 조직 혹은 배후가 없이 조직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제는 조직 없이 더욱 강력한 조직력을 발휘하는 새로운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한다. 정치적 구호가 거의 없었던 촛불집회 초기 불필요한 ‘정치적 배후론’을 서둘러 제기하여 문제를 더욱 어렵게 끌고 갔던 당국자라면 이 책을 반드시 읽어봐야 할 것 같다.1만 5000원.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촛불 참가 학생에 “자퇴하라”

    촛불 참가 학생에 “자퇴하라”

    촛불집회에 참여해 자유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교사가 수업시간에 학생을 체벌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서울시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서울 K상고에 재학중인 정모(17)군은 3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달 25일 국제상무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촛불문화제에 참가해 자유발언을 했고,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주장을 굽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막대기로 허벅지를 두 차례 때리는 등 체벌했다.”면서 “선생님이 내게 앞으로 자신의 수업은 듣지 말고 자퇴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군은 “선생님이 체벌할 당시 같은 반 친구에게 휴대전화로 때리는 모습을 찍으라고 지시해 수치심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정군에 따르면 교사 이모씨는 수업 중 정군에게 다가가 1년간 대한민국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질문한 뒤 “한 해 교통사고 사망자는 1만 2000명이며 광우병으로 죽을 수 있는 사람의 숫자는 많아야 5∼6명”이라면서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해야 경제가 산다.”고 다그쳤다. 이씨는 또 정군에게 “대한민국 축사에 가본 경험이 있느냐.”고 묻고 “한국 축사도 냄새 나고 더럽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좀더 조사해 봐야겠지만 일단 해당 교사가 교원의 품위를 실추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적절한 사과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여야 등원 대치 ‘호흡조절’

    여야 등원 대치 ‘호흡조절’

    18대 국회 첫 임시국회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둔 3일 여야는 호흡 조절에 들어갔다. 단독 등원을 해서 4일 국회의장만이라도 뽑겠다고 했던 한나라당은 “야당이 등원 시점이라도 선언하면 단독 등원하지 않겠다.”며 입장을 바꿨고 통합민주당도 개원에 대한 강경 발언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의원 전원에게 발송한 서한에서 “헌법 정지상태와 국회 공백상태를 막기 위해 4일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만 선출하고 개원식과 개원국회 의사일정은 야당과 계속 협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윤선 대변인도 “경제 일선에서의 파업은 서민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만큼 이럴수록 국회가 나서야 한다.”며 야당의 등원을 촉구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내부 분위기는 “의장 선출에 협조하지 않으면 그동안 협상을 무효화하겠다.”고 선언했던 전날과는 달라졌다. 김정권 원내 대변인은 이날 “민주당이 ‘전대 후 언제 등원하겠다.’는 약속만 해줘도 4일 의장 선출을 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 홍 원내대표도 당초 160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의장 선출을 하겠다고 했지만 서한을 보내는 데 그쳤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국회의장 예방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에서 단독 등원으로 정치적인 부담을 짊어질 필요가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의 국회의장 선출에 대한 입장 변화를 겉으로는 꼬집으면서도 등원 자체에 대해서는 공세를 자제했다. 차영 대변인은 “단독으로 개원하겠다는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가벼움에 질릴 지경”이라면서 “막중한 책임이 있는 분이 협박해 보고 안 되면 말을 바꾸고 가볍다. 제발 좀 무거워지시기 바란다.”고 논평했다. 하지만 이날 원혜영 원내대표는 공식적으로 등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이날 오전 열린 비상시국대책회의에서 “촛불 시위의 가장 큰 힘은, 감히 침범할 수 없는 도덕적 권위는, 그 평화 기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이 5일 거당적으로 촛불집회에 참여하는 것이 등원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관측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나라당의 단독 개원을 통한 국회의장 선출에는 반대하되 7·6 전당대회 이후 등원에는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나길회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는 ‘법치주의’를 버리려는가/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열린세상] 정부는 ‘법치주의’를 버리려는가/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미국산 쇠고기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정부가 점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쿠데타로 집권한 정부가 아니라 선거로 선출된 정부’라는 것을 명분으로 강경진압을 밀어붙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촛불시위 때문에 ‘법치주의’가 실종되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들은 법치주의에 대한 오해에 기반하고 있다. 우선 선거로 선출된 정부라고 해서 잘못된 공권력 행사가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파시즘의 대명사로 꼽히는 히틀러도 상당한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집권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한편 ‘법치주의’라는 단어도 제대로 쓰여야 한다.‘법치주의’의 반대말은 불법 시위가 아니라 ‘권력자에 의한 자의적인 지배’이다. 본래 ‘법치주의’는 공권력의 행사를 정당화하기 위해 나온 원리가 아니라,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나온 원리이다. 즉 전제적 권력자가 자신의 권력을 자의적으로 행사하는 것에 맞서, 법 앞의 평등과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기 위해 ‘법에 의한 지배’를 하려는 것이 법치주의인 것이다. 사실 ‘법치’를 표방한 이명박 정부는 처음부터 ‘법치주의’에 어긋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이명박 정부는 출범 직후에 임기가 남아있는 공공기관장들에 대해 법적인 근거도 없이 사표를 종용했다.‘법의 지배’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태였다. 임기제를 통해 공공기관장들이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일할 수 있는 것이 글로벌 스탠더드이고 ‘법치주의’이건만, 이명박 정부는 임기제 정착을 위해 그동안 해 왔던 노력들을 한순간에 무산시켰다. 그리고 최근에는 촛불 시위에 대해 강경진압을 하고 있다. 그 명분은 ‘법치주의’ 회복이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폭력을 행사했다고 해서 ‘법치주의’ 운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오히려 시위진압 경찰이 무차별적인 폭력을 행사하는 것이야말로 법치주의의 위기를 초래한다. 국민이 실정법을 위반했다고 해도, 헌법과 법률에 따라 공권력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법치주의’이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법 어디에도 경찰이 누워있는 시위대를 발로 밟고 곤봉으로 내리치고 방패로 찍으라고 하는 내용은 없다. 그런데 지난 6월28일 밤 경찰은 비폭력적으로 누워있는 YMCA 이학영 사무총장을 비롯한 시민들을 밟고 내리치고 찍어서 많은 부상자를 발생시켰다. 이런 초법적인 폭력진압을 묵인하는 정부는 ‘법의 지배’와는 거리가 먼 정부이다. 또한 ‘법치주의’의 기본은 언론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비판적인 언론에 대해 수사권, 감사권을 휘두르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PD수첩의 보도가 일부 공정하지 못했다고 치자. 보도가 공정하지 못하고 균형을 잃었다고 해서 특별수사팀을 꾸려 수사하는 나라가 어디 있는가?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한다지만, 미국산 쇠고기 사태로 국가와 국민의 명예를 훼손한 장본인은 언론이 아니라 졸속협상을 주도한 사람들이다.KBS에 대한 특별감사, 네티즌들에 대한 수사 등도 아무리 좋게 보려 해도,‘비판의 자유’를 억누르려고 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권력기관들이 정권 핵심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을 보면, 법치주의가 유린되었던 독재정권 시절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된다. 오히려 현 정부야말로 ‘법치주의’를 훼손하지 말아야 한다. 자의적인 권력행사를 중단하고, 시위에 대한 불법적인 과잉진압을 중단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법치’를 통해 ‘선진화’를 달성하겠다고 한 정부다. 그런데 지금의 행태는 ‘선진’이 아니라, 후진기어를 넣고 페달을 밟는 것이다. 법치가 아닌 ‘자의적 통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역사의 시계를 뒤로 돌리는 이런 행태는 정권에도, 국민에게도 모두 불행한 일이다. 하승수 제주대 법학부 교수·변호사
  • 촛불정국 의식… ‘조용한 잔치’

    촛불정국 의식… ‘조용한 잔치’

    ‘촛불 정국’과 여야간 국회 등원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한나라당은 3일 ‘조용히’ 전당대회를 치렀다. 후보들은 최대한 자극적인 행동을 자제한 채 지지를 호소했다. 정견 발표에 앞서 상영된 영상물에는 후보들이 서로를 칭찬하는 내용을 담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후보들 자극적 행동 자제 7000여명의 대의원은 지지 후보의 정견발표가 이어질 때마다 환호와 박수로 화답했다. 행사장 주변과 장내에서 벌이는 응원전도 뜨거웠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우세를 점하고 있던 박희태 후보는 당·정·청의 소통을 강조하며 웅변조보다는 편안한 말투로 참석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정몽준 후보는 ‘버스요금 70원’ 설화를 만회하려는 듯 연설 도중 주머니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T머니 카드’를 꺼내 “‘앞으로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면 되지 않느냐.’며 당원이 선물한 것이다.”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에 대한 해명도 이어졌다. 허태열 후보는 ‘친박(친박근혜)계’ 대표주자답게 박 전 대표를 가리키며 박수를 유도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합을 강조했다. 반면 ‘친이(친이명박)계’ 후보인 공성진 의원은 “이명박 정권의 성공이 공성진의 성공이다.”면서 “이 대통령과 직접 머리를 맞대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을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가장 먼저 정견 발표에 나선 박순자 후보는 유일한 여성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면서도 “여성몫 최고위원이 아니라 당당히 지도부에 들어가게 해달라.”며 지지를 당부했다. 김성조 후보는 “미국에서 이재오 전 의원의 ‘오더(지시)’가 내려오고 있다.”면서 “전당대회가 시나리오대로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친이계가 뭉쳐 전당대회를 좌우한다는 김 후보의 주장에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대통령·박근혜 만남 ‘불발´ 한편 대선후 처음으로 당의 공식행사에 참석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어떤 형식으로든 마주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을 끝내고 바로 자리를 떠났고 박 전 대표는 대의원들과 함께 앉아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은 불발에 그쳤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사설] 여 새 지도부, 소통의 정치 앞장서야

    어제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이 전당대회를 열고 박희태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5명으로 구성된 새 지도부를 뽑았다. 하지만 우리는 축하에 앞서 고언부터 건네려 한다.5년간 국민으로부터 정권을 위임받은 신여권이 출범 4개월여 만에 위기를 맞은 엄중한 상황이 아닌가. 새 지도부는 그간의 국정을 반성하고 이명박호가 새 항로를 찾는 출발선에 섰음을 명심하기 바란다. 국민의 눈에 비친 이번 전당대회는 퍽 실망스러웠다. 경선 내내 비전 경쟁은 없고 친이계니, 친박계니 하면서 계파다툼만 부각됐기 때문이다. 작금의 정국이 어디 여당이 당권경쟁에 골몰할 만큼 한가한 상황인가. 경제난은 고유가·고물가에 저성장이 겹치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을 걱정할 단계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촛불시위에다 민주노총의 총파업까지 겹치면서 민심도 동요하고 있다.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 대통령은 전당대회장에서 “다시 시작하는 각오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새출발하려는 여권이 당면한 과제는 산적해 있다. 발등의 불인 쇠고기 파동의 해결에다 경제살리기, 공기업 선진화, 북핵 해법 찾기 등 첩첩산중이다. 이를 넘어서려면 여당의 힘만으론 어렵다. 국민의 힘을 모아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청와대도 집권 초부터 입버릇처럼 섬기는 정치를 강조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경청하는 등 국민과의 소통을 소홀히 함으로써 쇠고기 수입 파동이란 역풍을 맞고 있지 않은가. 까닭에 새 여당 지도부는 무엇보다 ‘소통의 정치’에 앞장서야 한다. 이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지나치게 백안시했다가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는 사실을 교훈삼아야 할 것이다. 여야의 무한 정쟁은 버려야 할 유습이긴 하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부단히 반대 편을 설득하고 이견을 절충하는 과정임을 인식하고 대야 관계를 재정립하기 바란다.
  • “4일밤엔 촛불아기 만드세요”

    #오늘은 여러분이 시험받는 날. 침묵 행진 잘 다녀오세요. #촛불 끄려는 사람들은 9회말 투아웃 잡아놓고 홈런 맞은 사람들이죠. #깃발 드신 분들은 조직 명예 더럽히지 않도록~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평화적 촛불집회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사제단 총무인 김인국 신부의 ‘입심’이 집회 분위기를 한껏 화기애애하게 만들고 있다. 지난 2일 ‘56차 촛불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사제단을 앞세우지 않고 거리행진에 나섰다. 김 신부가 “오늘은 여러분이 시험받는 날이다. 사제단은 동참하지 않겠다. 잘 다녀오시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신부는 가급적 구호를 외치지 말고 침묵 속에 행진해줄 것을 부탁했다. 이에 시민들은 “신부님, 사랑해요.”라면서 김 신부에게 장미꽃을 선물했다. 김 신부는 또 “깃발 드신 분들은 조직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면서 노조 깃발에 신뢰를 표명했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총파업에 참가한 노조원들이 다수 참여했지만 침묵의 평화행진에 동참했다. 사제단 없는 평화행진의 첫 시험대를 무사히 통과한 시민들은 노래와 춤, 기차놀이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거리행진 뒤 서울광장으로 돌아온 시민들에게 김 신부는 “요즘 촛불을 끄려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축구에서 종료 10초전 역전골을 얻어맞거나, 야구에서 9회말 투스트라이크를 잡아놓고 홈런을 맞은 사람들입니다.”라고 말했다. 시민들의 폭소가 터졌다. 김 신부는 시민들에게 숙제도 냈다.“오늘 부부싸움을 하신 분들은 집에 돌아가시면 무조건 먼저 미안하다고 말하세요. 오늘은 거룩한 날이니 집에 돌아가면 촛불 아기 하나 만듭시다.” 시민들은 “그럴게요, 신부님.”이라고 답했다. “흥겨울수록 승리가 가깝습니다. 신명의 크기가 승리의 크기를 결정합니다. 이 자리에 이명박 대통령을 초대하고 싶습니다. 폭력의 본질은 두려움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하지 맙시다.” 김 신부의 마무리 발언을 가슴에 새긴 시민들은 모두 집으로 향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데스크시각] 소통의 시대를 위하여/김종면 문화부장

    [데스크시각] 소통의 시대를 위하여/김종면 문화부장

    “국익과 더불어 우리의 자존을 위해서다.‘노무현 죽이기’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자학으로부터의 쾌감’에 종지부를 찍고 모두 다 의젓한 성인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언제까지 어린애들처럼 징징대면서 노무현을 씹고 조롱하고 야유해야 하겠는가.” ‘노무현 죽이기’의 저자인 전북대 강준만 교수는 그 속편격인 ‘노무현 살리기’에서 수구언론과 우파성향 엘리트들을 겨낭해 이렇게 일갈한 적이 있다. 그의 어법을 빌려 노무현의 자리에 이명박을 대입시키면 어떤 논의가 가능할까. 국익과 자존을 위해 촛불 끄기 국민각성 운동이라도 벌여야 할까. 아니면 쇠고기 협상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으니 떼어내고 다시 달 때까지 ‘이명박 때리기’를 계속해야 할까. 어느 쪽이든 일면의 진실이 있으니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정부가 뒤늦게나마 오만과 독선의 ‘먹통정치’를 뉘우치고 소통의 정치, 상생의 문화를 강조하고 나섰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 사회가 겪는 혼란의 가장 큰 원인은 이 대통령 스스로 인정했듯 국민과의 소통부재다.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쇠고기 협상을 어떻게 벼락치듯 해치울 생각을 했을까. 그야말로 협상아마추어리즘의 결정판이다. 그로 인해 대통령으로서도 피멍이 들도록 처절한 시련을 겪었으니 국민과의 소통의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문제는 어떻게 소통이 우리 사회의 단층을 허물고 자기치유의 미덕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느냐 하는 것이다. 논자들은 소통의 달인을 따라 배우라고들 한다.‘위대한 커뮤니케이터’ 레이건, 노변정담으로 유명한 루스벨트, 만백성을 두루 어루만지는 배려와 소통의 정치를 편 정조대왕에 이르기까지. 여기에 하나 더 추가해 생각해 볼 인물이 미국 31대 대통령 허버트 후버다. 사실 후버 하면 기껏해야 후버 댐이나 후버 모라토리엄 정도 떠오르는 ‘별 볼일 없는’ 대통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초드는 것은 그가 당대 최고의 ‘라디오 대통령’으로 명성을 떨쳤기 때문이다. 후버는 재임중 국민과의 소통을 위해 라디오를 정기적으로 이용했다. 굳이 라디오가 아니어도 좋다. 이 대통령도 공영방송을 이용해 한달에 한번이라도 국민과의 소통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그것은 대통령의 필수 자질인 미디어 리터러시(media literacy), 곧 미디어 해독능력을 높이는 길이기도 하다. 국민과의 소통과 짝을 이뤄야 할 것이 역사와의 소통이다. 국민과 불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역사와의 대화가 필요하다. 오늘의 ‘촛불 쓰나미’를 몰고온 것도 따지고 보면 최고지도자로서 시대의 흐름을 꿰뚫는 역사적 통찰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역사의식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실용도 개혁도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최고지도자로서 어찌하면 그에 걸맞은 역사적 안목을 갖출 수 있을까.‘성학집요´니 ‘정관정요´니 하는 제왕학 교본이라도 외워야 할까. 조선의 왕들이 경연(經筵)에 나아가 경서를 공부했듯 이 대통령은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이 대통령에게 지금 진정으로 필요한 건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의 길’을 일러줄 정신적 스승이다. 이제 대통령도 대통령 아닌 사람도 ‘촛불의 멍에’를 뒤로하고 평상심을 되찾아야 한다. 장수가 잡념이 많으면 검(劍)을 뺄 기회를 놓치는 법. 이 대통령은 가슴에 ‘소통’이란 두 글자만 새기고 다시 한번 가로 뛰고 세로 뛰어야 한다. 무너진 권위를 바로 세우고 새 출발 해야 한다. 국민은 여전히 주눅든 포퓰리스트보다 당당한 현장승부사 이명박을 원한다. 만신창이가 된 ‘이명박 브랜드’ 중에 아직 쓸 만한 게 있다면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살려나가야 한다. 강한 개혁 대통령이 정답이다. 모호크족 인디언은 말한다.“눈물에 젖은 눈으로는 미래를 내다볼 수 없다.” 맑은 눈으로 차분히 미래를 응시할 때다. 김종면 문화부장
  • FT “‘촛불시위’에 ‘불도저’ 겸손해졌다”

    FT “‘촛불시위’에 ‘불도저’ 겸손해졌다”

    “한국의 ‘불도저’가 추락하고 있다.” 영국의 경제 전문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가 연일 계속되는 한국 촛불시위를 “한국 ‘불도저’를 겸손하게 만든 힘”이라고 평가했다. FT는 ‘어떻게 시위가 ‘불도저’를 겸손하게 했나‘(How protests have humbled South Korea’s ‘Bulldozer’)라는 제하의 4일 분석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불도저’라고 불리는 해결사 이미지였지만 이제 민주주의를 움직이는 일은 도로를 닦거나 버스전용차선을 만드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진단했다. 또 한나라당 박 진 의원의 말을 인용해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는 더 이상 ‘불도저식’ 추진이 먹히지 않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FT는 이같은 이명박 정권에 맞선 한국의 새로운 시위문화에 주목하며 이를 ‘시위축제’(Protestivals)라고 표현했다. 다양한 비정치적 집단이 참여하는 축제 같은 시위라는 의미다. FT는 “시위는 여학생들의 인터넷 채팅에서 시작됐다.”며 “소녀들이 광장에 모이자 뒤이어 소풍 나온 가족들이, 데이트 나온 젊은 커플들이 합류했고 일종의 성취감이 더 많은 사람을 불러 모았다.”고 전했다. 이어 종교계의 촛불집회 합류에 대해서도 전한 뒤 “정치인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다. 1980년대 스스로 군부정권을 종식시킨 한국인들은 오늘날 커다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T는 끝으로 한국 특파원 출신이기도 한 ‘한국인을 말한다’의 저자 마이클 브린(Michael Breen)의 말을 인용해 “민중의 힘이 움직였다.”며 “현대 민주주의에서 한국인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것이 있을 때 거리로 나와 그 목소리를 듣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전했다. 사진=파이낸셜타임스 인터넷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박성조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길섶에서] 불거지/김인철 논설위원

    청계천에 물길이 다시 난 지 3년째. 생태계가 제법 살아나면서 천변에 절로 피어나는 꽃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얼마 전 상단엔 인동이, 물가엔 창포가 한창 꽃을 피우더니 요즘엔 비비추, 개망초, 애기똥풀, 홑왕원추리, 미국쑥부쟁이 등이 물억새와 갯버들 사이로 얼굴을 내민다. 돌아오는 길 흐르는 물 속을 유심히 들여다본다. 손톱만 한 송사리떼의 깜찍한 재롱이 귀엽고, 손바닥만 한 붕어떼의 생동감이 활기차다. 청계광장 앞 폭포가 떨어지며 물길이 시작되는 바닥을 살펴보다 깜짝 놀란다. 폭포를 타고 청계광장으로 날아오를 듯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피라미떼를 본다. 산란기를 맞아 온몸에 붉은 색이 감도는 불거지(피라미의 수컷)의 화려한 자태는 수십년전 고향 냇가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다. “죽은 물고기만이 강물을 따라 흘러간다.”던가. 여류작가가 수필집에서 인용해 유명해진 독일 시인의 말처럼, 무릇 살아있는 물고기들은 물살을 거스른다. 살아있는 시민들이, 깨어있는 혼들이 촛불을 들고 광화문, 청와대로 행진하듯 말이다. 김인철 논설위원
  • 촛불 vs 反촛불… 주말 맞불 집회

    천주교에 이어 개신교가 주도하는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시국기도회가 3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5일에는 ‘안티 촛불집회’ 인터넷카페가 인근 청계광장에서 ‘맞불 집회’를 열기로 해 자칫 충돌이 우려된다. 이에 따라 광우병 국민대책회의와 종교계 등이 공동으로 대규모 촛불시위를 계획한 5일이 촛불정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이 지난달 30일부터 사흘간 비폭력 촛불집회를 이끈 데 이어 YMCA 전국연맹과 예수살기 기독교사회운동연합, 한국교회실천연대 등 8곳의 개신교 연대체인 ‘광우병 기독교대책회의’는 오후 7시부터 예배형식의 촛불집회를 열고 거리행진을 했다. 이날 서울광장에는 경찰 추산 3500명(주최 측 추산 2만명)이 모였다. 시민들은 오후 8시10분부터 시청광장∼남대문∼명동∼을지로1가∼시청구간을 행진했다. 4일에는 불교계가 구국법회로 비폭력 촛불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기독교 대책회의는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이 폭행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같은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기도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촛불집회를 반대하는 회원들이 개설한 ‘구국!과격불법 촛불집회 반대 시민연대(http://cafe.naver.com/nonodemo)’는 3일 공지사항을 통해 “5일 오후 5∼8시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에 반대하는 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카페 측은 “5일 집회에는 재미교포 대학생 100여명, 외국 유학생 500∼600명, 외국교수들과 원어민 강사 100여명 등 모두 1000명 이상이 참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경주 김정은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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