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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75m 굴뚝 위 409일 ‘슬픈 신기록’

    “극한의 투쟁뿐이라는 노동 현실 참담” 단식 동참 줄이어… 시민들 격려가 큰 힘‘고공 농성 세계신기록.’ 파인텍 해고 노동자 홍기탁(45) 전 노조 지회장과 박준호(45) 사무장이 75m 높이 굴뚝에서 버틴 지 25일로 409일째가 된다. 크리스마스에 세계 최장기 고공 농성이라는 슬픈 신기록을 쓴 것이다. 홍 전 지회장은 24일 통화에서 “408일을 넘기지 않길 바랐다”면서 “이 슬픈 기록은 우리나라의 노동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기록인 408일은 동료인 차광호 현 지회장이 가지고 있었다. 차 지회장은 파인텍의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정리해고 및 공장 가동 중단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경북 구미의 스타케미컬(현 스타플렉스) 공장 굴뚝 위에서 고공 농성을 벌였다. 그의 농성 이후 노동자들은 공장 정상화 및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받았다. 그러나 그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지난해 11월12일 스타플렉스 본사가 보이는 서울 목동의 열병합발전소 굴뚝에 다시 올랐다. 굴뚝 위 두 노동자는 요즘 폭 80㎝, 길이 5m 남짓한 천막에서 핫팩에 의지해 잠을 자고 물티슈로 세수를 한다. 408일에 또 다른 408일의 고통이 덧대어졌지만 고용 승계와 단협 이행 요구는 찬 공기 속에 흩어질 뿐 아무런 메아리도 얻지 못하고 있다. 홍 전 지회장은 “김세권 스타플렉스 회장은 해외 출장을 빌미로 사실상 도피한 채 대화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이런 극한투쟁뿐이라는 현실이 참담하다”고 그는 토로했다. 굴뚝 아래에서 두 사람을 지켜 온 차 지회장은 지난 10일부터 무기한 ‘끝장 단식’에 돌입했다. 차 지회장은 “408일 이상을 버텨내는 두 동지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 걱정”이라면서 “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승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2일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을 비롯한 여당 정치인 4명이 농성장을 방문했지만, 홍 전 지회장은 “국회가 탄력근무제 연장 등 노동 악법을 통과시키려고 하는 상황에서, 파인텍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한다는 말에 진정성을 느낄 수 없었다”고 비판했다. 굴뚝 노동자들에겐 시민의 격려가 가장 큰 힘이다. 매일 10여명씩 찾아와 하루 단식에 참여하고 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 송경동 시인, 나승구 신부, 박승렬 NCCK인권센터 목사 등 4명은 끝장 단식에 동참했다. 24일 저녁에는 집회를 열고 목동 스타플렉스 서울사무소 앞에서 굴뚝 농성자들이 있는 열병합발전소까지 약 2㎞를 촛불을 들고 행진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눈이 부시게’ 한지민X남주혁X김혜자X손호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티저

    ‘눈이 부시게’ 한지민X남주혁X김혜자X손호준,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티저

    ‘눈이 부시게’가 따뜻하고 아련한 감성을 자극하는 1차 티저 4종을 공개했다. ‘일단 뜨겁게 청소하라’ 후속으로 2019년 2월 첫 방송 되는 JTBC 새 월화드라마 ‘눈이 부시게’(연출 김석윤, 극본 이남규·김수진, 제작 드라마하우스)가 24일, 크리스마스에 찾아온 아주 특별한 선물 같은 1차 티저 영상을 공개해 기대를 뜨겁게 달군다. ‘눈이 부시게’는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두 남녀의 시간 이탈 판타지 로맨스를 그린다. ‘국민배우’ 김혜자와 ‘공감 여신’ 한지민, ‘대세 배우’ 남주혁 그리고 ‘대체 불가’ 매력의 손호준까지 가세해 2019년 상반기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공개된 1차 티저 영상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아련한 감성을 자극한다. 먼저 반짝이는 바다를 배경으로 햇살처럼 따뜻한 미소를 짓는 김혜자의 모습이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행복해 보이는 환한 미소 속 수많은 감정이 녹여져 있는 김혜자의 분위기는 보는 이들의 감수성을 자극한다. “혜자야, 김혜자”라는 누군가의 부름에 고개를 돌리는 모습은 궁금증을 더한다. 한지민 역시 그림 같은 풍경에 어우러진 청순한 미모로 반짝이는 순간을 담아냈다. 아련한 미소는 눈이 부시기에 왠지 더 뭉클함을 자아낸다. 누구를 향한 것인지 그리움을 한가득 담은 촉촉한 눈망울과 미소를 머금은 입가는 감정의 깊은 내면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짧은 영상만으로도 풍부한 감정선을 그려내는 한지민의 섬세한 연기가 기대 심리를 더욱 자극한다. 2인 1역 듀얼 캐스팅으로 특별한 도전에 나선 김혜자와 한지민은 시간을 되돌리는 능력을 갖게 된 ‘김혜자’를 연기한다. 극 중 ‘김혜자’는 무한 긍정 마인드를 장착한 의리녀에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아나운서 지망생.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 있음에도 뒤엉킨 시간에 갇혀버린 ‘김혜자’를 다이내믹하게 그려낼 두 사람의 연기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김혜자와 한지민이 다르지만 같은 하나의 인물을 어떻게 펼쳐낼지도 기대가 쏠린다. 특히, 자신의 이름과 같은 캐릭터로 파격 변신을 예고한 국민 배우 김혜자와 영화 ‘미쓰백’으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배우로서 정점에 선 한지민이 만들어낼 ‘눈부신’ 시너지가 벌써부터 시청자들을 설레게 한다. 남주혁의 깊이 있는 변신도 기대를 모은다. 보일 듯 말 듯 흐릿한 실루엣으로 시작하는 티저는 바닷가에 선 남주혁을 서서히 비춘다. 눈물이 맺힌 눈시울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남주혁의 입가에 조금씩 미소가 어린다. 그리움을 가득 담아낸 남주혁의 깊어진 눈빛은 묘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며 가슴 한편을 아련하게 만든다. 남주혁은 완벽한 외모에 스펙까지 갖춘 기자 지망생 ‘이준하’로 분해 김혜자, 한지민과 특별한 호흡을 맞춘다. 이준하는 꿈을 향해 앞만 보고 달리다 어느 순간 자신에게 주어진 찬란한 시간을 내던져 버리고 무기력한 삶을 살게 되는 인물.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연기의 폭을 넓혀가는 남주혁이 한층 성숙한 연기로 또 다른 ‘인생캐’ 경신을 예고한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손호준의 남다른 존재감도 강렬하다. 초집중 모드로 온 우주의 기운을 모으던 손호준의 손가락이 향한 곳은 흔들리는 촛불. 촛불을 끄고 스스로 놀라 화들짝 짓는 능청스러운 표정이 현실 웃음을 자아낸다. 손호준은 극 중 ‘김혜자’의 똘기 충만한 오빠 ‘김영수’로 분해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할 전망. 무능력, 무개념, 무대포 3無를 통달한 모태 백수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1인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활약한다. 진지와 능청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연기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손호준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또 어떤 색다른 얼굴을 선보일지 기대가 쏠린다. 1차 티저 공개와 함께 베일을 벗은 ‘눈이 부시게’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티저만 봐도 새롭고 신선하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 꽉 찬 감동.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김혜자와 한지민의 2인 1역. 벌써부터 기대된다”, “미소만으로 찰나의 순간을 담아낸 티저가 왠지 모르게 아련하다”, “짧은 영상인데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 배우들의 존재감 대단하다”, “시간 이탈 판타지 로맨스, 무슨 내용인지 궁금하다”, “손호준 깨알 존재감 빅웃음 기대” 등의 기대감 어린 반응을 쏟아냈다. 한편 ‘눈이 부시게’는 유쾌한 웃음을 자아낸 시트콤 ‘청담동 살아요’, ‘달려라 울엄마’, ‘올드미스 다이어리’, 날카롭게 사회를 들여다본 ‘송곳’, 현실 공감을 자아냈던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를 비롯해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까지 장르를 넘나들면서도 따뜻한 웃음을 놓치지 않았던 김석윤 감독과 이남규, 김수진 작가가 다시 의기투합해 기대를 모으는 작품. ‘눈이 부시게’는 2019년 2월 JTBC에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 文대통령 응답할까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 文대통령 응답할까

    “위험의 외주화 금지·비정규직 철폐하라”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靑 앞까지 행진 유족·대책위, 철저한 진상규명 등 요구 文, 27일 김용균법 처리땐 유족 만날수도 與, 뒤늦게 대책마련 나섰지만 곳곳 잡음 노동부·대책위, 1~8호기 중단 싸고도 이견‘죽음의 외주화’를 막아달라는 ‘김용균들’의 촛불이 청와대를 향하고 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비정규직 김용균씨가 사망한 지 10일째 되는 날인 지난 21일과 다음날인 22일 밤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번만 만나달라”는 김용균들의 외침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정협의를 통해 죽음의 외주화를 방지하는 대책들을 뒤늦게 마련하고 있지만, 곳곳에서 잡음이 이어진다.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와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등은 지난 22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제1차 범국민추모제를 개최했다. 무대에 오른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두 정규직이 되도록, 우리 모두 대통령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날이 올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고 호소했다. 김씨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들을 한 명 한 명 안아주기도 했다. 추모제를 마친 뒤 민주노총 조합원과 시민 3000여명은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행진했다. 김용균씨의 어머니와 아버지,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앞장섰으며, 뒤따른 참석자들은 ’위험의 외주화 금지’와 ‘비정규직 철폐’ 등의 구호를 외쳤다.김용균씨의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연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부와 국회에 ‘철저한 진상 규명’, ‘김용균법 입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지난 19일 당정협의를 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당정협의 후에 진상 규명과 관련해 “2인 1조 규정 위반, 사망신고 지연, 사건축소 등의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발전분야 외주화에 대해선 “기존에 추진돼 온 발전정비산업의 민간 개방 확대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충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달 제출한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이 1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지난 21일 태안의료원 빈소에서 유가족을 만나 “내가 직접 챙길 테니 믿어달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시민대책위 측은 진상 규명과 대책 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대표가 유가족을 만나기 전 태안화력발전소를 찾았지만, 물로 깨끗하게 치워진 발전소 내부만을 봤다. 서부발전 측이 전날 하청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청소했기 때문이다. 시민대책위는 “사고 현장을 포함한 작업 공간을 물청소하는 것은 중대재해 현장을 훼손하는 짓”이라고 반발했다. 이날 고용노동부는 “사고 당일 작업중지 명령 이후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가동한 정황을 확인했다”며 “명령 위반 여부 등을 조사해 사실로 확인되면 형사입건 등 엄중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지난해 태안화력발전소 특별근로감독 결과가 부실했다”며 이번 특별 산업안전보건감독에 노조 및 시민대책위가 참여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1~8호기도 가동을 멈추고 정비부터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노동부는 “특별감독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해 처벌 등을 목적으로 하는 수사의 일환이어서 사업장과 직접 관련이 없는 노동조합의 상급단체 참여는 어렵다”고 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9, 10호기와 1~8호기는 구조 및 형태가 다르다”면서 “전면 작업중지 시 옥내저장탄의 자연발화로 화재가 우려된다”며 작업중지에 반대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관련,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발전5사별로 연료환경, 정비분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협의체를 구성한 뒤에 통합협의체를 만들어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자들은 “발전5사에 흩어져 있는 협의체만 20여개여서 논의 진척이 어렵다”고 문제제기를 해왔다. 우 의원은 특히 “유족이 요구하는 문 대통령과의 만남은 충분히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만남에는 시기와 명분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여야 간 이견이 노출된 산업안전보건법 전부 개정안이 27일 본회의를 통과할 경우 문 대통령과 유족의 만남이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사랑과 평화로 밝혀주세요

    사랑과 평화로 밝혀주세요

    성탄절을 이틀 앞둔 23일 서울 노원구 하계동 서울광염교회에서 어린이 성가대가 촛불을 들고 크리스마스 캐럴을 부르고 있다. 밝게 빛나는 불빛이 다사다난했던 한 해를 마무리하고 온누리에 사랑과 평화가 가득하길 기원하는 듯하다. 뉴스1
  • 대통령 대화 촉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내가 김용균이다”

    대통령 대화 촉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내가 김용균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오늘(22일)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업무 중 사고로 숨진 고 김용균 씨를 추모하며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재차 촉구했다.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하는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오전 9시부터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철폐를 외쳤다. 이들은 김용균 씨를 비롯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추모하는 뜻에서 소복을 입고 결의대회에 나섰다. 이들은 전날도 촛불 행진에 이어 같은 장소에서 노숙 농성을 했다.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촛불로 탄생한 정부는 당장 나와서 비정규직들의 목소리와 눈물에 응답해야 한다”고 소리 높였다. 또 이청우 노동해방투쟁연대 사무국장은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은 문재인 정부 노동정책에 대한 사망 선고”라며 “문재인 정부는 오직 이윤만 위해 작동하는 자본주의를 방어함으로써 위험을 외주화하고 방치했다”고 규탄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정오쯤 사랑채 앞 길바닥에 물감과 분필로 자신들의 모습을 그림으로 남긴 뒤 김용균 씨의 동상을 앞세운 채 서울 중구 세종대로 파이낸스센터로 행진했다. 이들은 ‘위험의 외주화 중단’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세우며 걸었다.이어서 파이낸스센터 앞에서는 ‘고(故) 김용균 범국민 추모제’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외치며 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하며 정부에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했다. 무대에 오른 김용균 씨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불러줬던 자장가를 부르며 “지금도 잠을 자던 너의 모습이 자꾸 생각나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함께 무대에 선 김용균 씨 아버지 역시 “진상규명을 제대로 해서 잘못된 원청 책임자들과 아이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든 정부가 (함께) 책임져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6시 40분쯤 추모제를 마치고 다시 청와대 사랑채 앞으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도로와 청와대 사랑채 앞에 ‘내가 김용균이다’라고 적힌 검은 근조 리본을 묶은 뒤 해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박’ 홍문종 “다시는 촛불 같은 간계에 넘어가선 안 된다” 막말

    ‘친박’ 홍문종 “다시는 촛불 같은 간계에 넘어가선 안 된다” 막말

    자유한국당의 인적 쇄신 대상 중 한 명인 홍문종 의원이 ‘촛불 민심’을 “간계”로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 ‘친박계’인 홍 의원은 지난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촛불집회 비하 발언을 쏟아냈다. 홍 의원은 “다시는 ‘촛불’ 같은 간계에 넘어가선 안 된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을 당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제가 먼저 ‘잘못했다’고 얘기할테니 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도, 반대했던 사람도 고해성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촛불집회를 ‘중우정치’라고 폄하하며 “민주주의가 길바닥에서 중우정치로 국민들을 선동해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고 대통령을 바꾸는 것은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후진적인 민주주의”라고까지 했다. 이날 출판기념회 자리에는 같은 당의 나경원 원내대표와 유기준·조경태·정우택 의원, 그리고 ‘유치원 3법’을 반대하는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의 이덕선 비상대책위원장도 참석했다. 현재 홍 의원은 횡령·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그는 2012~2013년 사학재단인 경민학원의 이사장 및 총장으로 재직하면서 서화 매매 대금 명목으로 교비 24억원을 지출한 뒤 돌려받는 등의 수법으로 교비 75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5년 정보기술(IT) 업체 관계자 2명에게서 8200만원 상당의 뇌물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위는 지난 15일 인적 쇄신 명단을 공개했다. 명단에는 곽상도·권성동·김무성·김용태·김재원·김정훈·엄용수·원유철·윤상직·윤상현·이군현·이완영·이우현·이은재·이종구·정종섭·최경환·홍문종·홍문표·홍일표·황영철 의원 등 총 21명이 포함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원내대표는 홍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축사를 통해 “홍 선배(홍문종 의원)는 우리 당의 소중한 자원”이라고 밝혔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비정규직 살아도 산 목숨 아냐”...서울 도심 한복판서 촛불 행진

    “비정규직 살아도 산 목숨 아냐”...서울 도심 한복판서 촛불 행진

    “내가 김용균이다.” 전국에서 모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1일 서울 도심에 모여 비정규직 철폐를 외치며 ‘촛불 행진’을 벌였다. 민주노총과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대화를 요구했다. 대표단은 대학원생 조교, 방과 후 강사 등 특수노동자, 마트 노동자, 방송 드라마 스태프, 환경 미화원, 대리운전 기사, 톨게이트 수납원, 학습지 교사 등으로 구성됐다. 앞서 대표단은 지난 11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문 대통령과의 만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동료를 잃었다”며 김용균(24)씨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김씨는 당시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홀로 석탄 제거 업무(낙탄 처리)를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대표단은 이날 “고인은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지만 비정규직으로 위험한 업무에 내몰리고 있는 김용균과 같은 우리가 만나러 갈 것”이라고 외쳤다. 김씨는 생전에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 파견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 고용으로’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인증샷을 찍었다. 이날 촛불 행진에 참가한 이들도 김씨가 든 손팻말을 함께 들었다. 참가자들은 비정규직 사망자의 상주를 자처하고 하얀 소복을 입었다. 기흥전자 비정규직 노동자 유흥희씨는 “우리 비정규직은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고, 죽어도 제대로 눈조차 편히 감을 수 없는 신세인가 보다”며 안타까운 현실을 한탄했다. 신대원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장은 “먼저 간 우리 용균이는 그날 고된 업무를 했지만, 그 결과는 누군가의 빛으로 남아 소중하게 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희망촛불’이라고 적힌 약 4m 높이의 촛불 조형물을 앞세우고 서울고용노동청에서 청와대 사랑채 앞까지 행진했다. 오후 6시 35분쯤 광화문 광장을 지날 때는 김씨의 분향소 옆에 잠시 서서 단체로 묵념을 했다. 행진 시간이 퇴근 시간과 겹치면서 광화문 일대 교통 혼잡은 피할 수 없었다. 일부 운전자들은 경적을 울려대며 항의 표시를 했다. 밤샘 농성을 계획한 대표단은 이날 저녁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 수리 도중 전동차에 치여 숨진 김군 동료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22일에도 범국민 추모제를 열기로 했다.한편, 청년전태일 등 11개 단체는 이날 오전 청와대 앞에서 ‘청년 비정규직 고 김용균 청년추모 행동’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26일 ‘2차 청년추모의 날’ 행사를 열 계획이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 동료와 ‘구의역’ 김군 동료 만난다

    ‘발전소 비정규직’ 김용균 동료와 ‘구의역’ 김군 동료 만난다

    지난 11일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혼자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다 숨진 김용균(24)씨의 동료와 2016년 5월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홀로 스크린도어를 고치다 사망한 김군(당시 19세)의 동료가 21일 만난다. 앞서 비슷한 일을 겪었던 김군의 동료가 김씨의 동료를 찾아 위로하고 아픈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다.20일 서울교통공사 노동조합에 따르면, 21일 중구 서울노동청에서 시작해 청와대까지 행진하는 1100만 비정규직 촛불집회가 마무리된 후 김씨의 동료와 김군의 동료가 간담회를 열기로 했다. 김씨가 젊은 비정규직 청년이었고, 2인 1조가 지켜질 수 없는 열악한 작업 환경 속에서 컵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앞서 비극을 겪은 김군을 다시 떠올리는 이들이 많았다. 유성권 서울교통공사 노조 쟁의국장은 “사고 이후 힘들었던 점과 어떻게 하면 이겨낼 수 있는지 등을 편하게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다는 요청을 받았다”면서 “(채용비리 의혹으로 인한) 감사원 감사 등으로 준비할 게 너무 많은 상황이지만, 적어도 저희만큼은 이 아픔을 무조건 함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조는 21일 촛불집회와 22일 고 김용균 범국민 추모제에도 참여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한편, 김군의 사망 이후 아무런 후속 조치도 내 놓지 못했던 국회는 김씨의 사망 이후 뒤늦게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9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오는 27일 열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구의역 사고 이후 2년 7개월 동안 답보상태였던 산업안전보건법이 국회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서울광장] 2018 오리무중, 2019 여민동락/박현갑 논설위원

    [서울광장] 2018 오리무중, 2019 여민동락/박현갑 논설위원

    연말이다. 연초 계획은 잘 되고 있는지, 새해는 어떤 각오로 맞을지 정리하는 때다. 지난해 촛불 염원 끝에 탄생한 문재인 정부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집권 2년차로 나라 살림을 온전히 책임진 첫해였다. 새해 신발끈을 동여매고 다시 전진하려면 중요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외교안보 분야는 A학점이다. 4·27 판문점회담 등 세 차례에 걸친 남북 정상회담 개최는 자랑스러운 성적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 등 북한의 후속 조치가 답답하나 북·미 관계 변화에 따른 종속변수임을 감안하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은·산분리법 통과도 내세울 만한 성적이다. 교육이나 복지 등 나머지 정책은 C학점 이하다.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도 해법 마련이 쉽지 않은 2022학년도 대입전형 정책을 공론화위원회에 맡긴 것은 두고두고 비판받을 일이다. 국민연금 문제도 마찬가지다. 복지부가 문 대통령으로부터 퇴짜를 맞은 지 한 달여 만인 지난 14일 연금개편안을 내놓았는데 단일안이 아닌 네 가지 안으로 이 역시 국회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 넘겼다. 카풀 논란도 결정장애의 대표적 사례이다. 지난달에 공유경제와 택시업계 간 상생모델을 찾는다며 뒤늦게 더불어민주당이 택시·카풀TF를 구성해 당정 차원의 해법을 제시한다고 했다. 하지만 갈등 해소는커녕 택시기사의 분신 사태로 이 문제를 사회적 대화기구로 넘기며 갈등 장기화만 낳았다. 문 대통령은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첫 대통령이다. 여소야대 시절 노무현 대통령을 보좌하며 청와대와 여의도 권력투쟁을 체험했다. 여야 간 이해관계 조정과 여론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새해에 정부와 저의 목표는 국민의 평범한 일상을 지키고 더 나아지게 만드는 것”이라는 소박한 올해 신년사는 그래서 국민기대를 더 부풀게 했다. 하지만 기대감은 갈수록 실망감으로 바뀌고 있다. 연초 70%를 넘나들던 대통령 지지율은 50%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 문제가 원인이라 당분간 반등도 힘들어 보인다. 한마디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오리무중 상태다. 왜 그럴까. 청와대 근무 경험이 있는 공직자나 행정학자 등의 말을 종합하면 몇 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우선 적폐청산 바람에 위축된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이다. 직권남용으로 동료들이 감찰이나 수사를 받는 모습에 관료들이 몸을 사리는 행태가 심하다는 것이다. “현직 차관 얘기가 공직자들이 아예 손을 놓고 있다더라. 잘못하면 자기가 덮어써야 하니…”라거나 “정부보조금 평가를 하면 말이 안 되는 것인데도 국정과제라면 다 넘어가는 분위기”라며 혀를 차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전문성 부족도 하락 요인이다. 코레일 탈선사고로 오영식 전 코레일 사장이 중도하차하면서 비전문성 인사 폐해의 정점을 찍었다. 촛불 민주주의 부작용도 든다. 촛불 정부로서 국정운영도 국민참여 방식으로 한다는 정치 선전효과를 노려 주요 정책을 직접 결정하지 않고 사지선다형으로 제시하거나 공론화위원회를 활용했으나 ‘표’퓰리즘이라는 부작용만 낳고 있다는 것이다. 윤리의식 부재도 있다. 한 교수는 “정책입안에 실패하면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정책을 결정할 때에는 그만큼 철두철미하라는 것”이라면서 막스 베버의 책임윤리를 거론한다. 내년은 집권 3년차다. 여당에서 20년 집권, 50년 집권을 주장하나 국정운영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만한 변화가 없다면 정권 재창출도 힘들 것이다. 하지만 만회할 시간은 충분하다. 3년이 있다. 그러려면 무엇보다 정부가 열린 소통을 해야 한다. 현대 행정은 지역 갈등은 물론 남녀, 세대 갈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과거 권위주의 시절처럼 효율성만을 앞세워 밀어붙이기식 정책 추진을 하기 힘든 환경이다. 갈등 조정의 공정성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정책수요자 입장에 서서 국민불만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문 대통령은 악역도 맡을 줄 알아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을 통해 정치 지도자는 때로는 손에 피를 묻힐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더러운 손’ 이론이다. 현실의 도덕적 규범과 어긋나더라도 더 나은 도덕적 결과를 위해 필요하다면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 악덕을 행할 수 있어야 한다. 사업가와 근로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과 함께, 역지사지 입장에서 정책을 중재한다면 못 풀 일이 없을 것이다. eagleduo@seoul.co.kr
  •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할 말은 다하지 못했는데

    [양진건의 유배의 뒤안길] 할 말은 다하지 못했는데

    한 해가 빨리 저물고 있다. “마음속의 할 말을 다하지 못했는데(寸心言不盡), 앞길에는 해가 지려고 하는구나(前路日將斜)”라고 한말에 제주도에서 유배 생활을 했던 철종의 사위 박영효가 말했다.마치 한 해를 보내는 우리들의 초조한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나이 탓인지 세월이 흐르는 물처럼 빠르다는 것을 다른 어느 때보다 실감하게 된다. 한 것도 없는 것 같고, 할 것도 없는 것만 같다. 그래도 해가 가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있을지 모른다. 제주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김정희가 그랬다. 그는 자기보다 20세나 위였던 선운사의 백파선사와 편지로 논쟁을 벌인다. 한국 선종사의 대표 논쟁으로 기록되는 이 자리에서 김정희는 ‘스님같이 무식하고 경솔한 무리들’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노망든 증거가 15가지나 된다며 백파를 한껏 공격한다. 젊었을 때 우리들의 모습과 하등 다를 바 없다. 그러나 김정희는 제주 유배를 끝내고 올라가면서 백파에게 정읍에서 만나고자 했다. 모르긴 해도 해가 가기 전에 그를 만나 자신의 지나침에 대해 사죄를 하고 싶었던 모양이었다. 그런데 아뿔싸, 그만 폭설이 내린다. 아마도 김정희는 “마음속의 할 말을 다하지 못했는데, 앞길에는 눈이 내리는구나”라고 넋두리를 했을 것이다. 얼마나 눈이 많이 왔던지 백파는 하루를 기다리다 산사로 돌아가고 김정희는 한양으로 올라간다. 그 후 만나질 못하다가 백파가 입적을 하자 김정희는 사죄와 존경의 뜻을 담은 비문을 써 보낸다. 인생이란 게 묘하지만 그런 것이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해가 가기 전에 꼭 마음속의 할 말을 다하고 싶어도 사람은 기다려 주지 않고, 계획은 다른 피치 못할 일로 늘 헝클어지기 마련이다. 이즈음 창밖의 헐벗은 겨울풍경을 한번 내다보라. 그리고 지난 일들을 조용히 돌이켜 보라. 그러면 기쁨보다 후회가 앞설 것이다. 부모님 그리고 자식들, 친구들과 연인, 동료들을 생각해 보면 밀려드는 것은 그때는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뿐이지 않은가. 그래서 미련은 먼저 나고 슬기는 나중 난다고 했는지 모른다. 그러기에 나이가 들어갈수록 마음공부(治心)가 더 필요한 것이다.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정약용도 “점차로 하던 일을 거둬들여 정리하고 이제는 마음공부에 힘쓰고 싶습니다. 스스로 살날이 길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한결같이 바깥일에만 마음이 시달리니 어찌 두려운 일이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우리가 늘 그랬다. 한결같이 바깥일에만 마음이 시달리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그동안은 그야말로 내 마음대로였다. 심지어 살날이 길지 않은 것을 알게 되는 날마저도 그러지 않을지 모르겠다. 그러기에 공자는 절사(絶四)라고 무의(毋意), 무필(毋必), 무고(毋固), 무아(毋我)를 강조했다. 즉 자기 마음대로 결정하지 말고, 함부로 단언하지 말며, 자기 고집만 부리지 말고, 따라서 아집을 부리지 말라고 했다. 공자의 요지를 하나로 묶자면 제대로 나이를 먹으라는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그런데 제대로 나이를 먹으려면 몸만 건강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마음이 건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새해부터는 다른 무엇보다 마음공부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갑산에서 유배 생활을 하던 정호는 “늙어서 공부하는 것은 밤에 촛불을 켜는 것과 같다”고 하지 않았는가. 불로초도 나이 드는 것을 물리치지 못한다. 촛불이 없다면 나이 드는 것은 캄캄한 절망이요 절벽일 뿐이다. 마음공부를 하는 것은 그 절망과 절벽 앞에 촛불을 켜는 것이다.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때 이제 공부의 촛불을 환히 켜 보도록 하자.
  • 乙의 눈물 따라 흐른 서사… ‘현실 그대로’ 노래하다

    乙의 눈물 따라 흐른 서사… ‘현실 그대로’ 노래하다

    구조 탄탄·문체 안정감… 준비된 신인作 장르문학 대신 노동 현실 다룬 소설 많아 희곡은 청년의 좌절·페미니즘 소재 다뤄 성정체성 등 내면에 침잠한 시 주류 이뤄 예스러운 소재 대신 자아성찰 시조 등장 판타지적 동화보다 보편적 주제로 회귀 “준비된 신인들이 낸 작품 같다. 기본적으로 안정감을 갖춘 문장에 서사 구조상의 밀도가 높았다.”(편혜영 작가) 지난 5일 마감한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곳곳에서 문청(文靑)들의 소중한 원고가 날아들었다. 교복 차림의 여고생이 수줍게 두고 가기도 했고, 미국·중국 등 멀리 해외에서, 교도소에서도 모두 수천편의 작품이 서울신문사로 몰려들었다. 컴퓨터가 없어 원고지에 수기로 쓴다는 고백, 삽화를 곁들인 시 등 ‘한 해 농사’ 신춘문예에 들이는 정성이 살뜰했다. 올해 응모작은 총 3968편. 분야별로는 시 2860편, 단편 소설 421편, 동화 161편, 희곡 73편, 시조 445편, 평론 8편이다. 단편 소설에서는 직장 내 상하관계, 비정규직 문제, 물류창고 택배기사 이야기 등 노동 현실을 다룬 글들이 눈에 띄었다. SF소설이나 장르문학이 자취를 감추고 철저하게 현실 그대로의 상처나 고통을 다뤘다. 친척이 알려오는 부고로 시작하는 작품, 이국적 공간 안에서의 여행 이야기 등 죽음이나 여행 등 예년에 자주 볼 수 있던 소재들도 재등장했다. 반면 페미니즘·퀴어 등 올해 문단계를 휩쓴 이슈들은 의외로 찾아보기 힘들었다. 단편 부문 예심 심사위원을 맡은 황예인 문학평론가는 “문장이 별로여도 글 자체로 에너지가 있는 신인들이 있을 수 있는데 다들 안정감 있게 자기가 다룰 수 있는 이야기를 잘 다루고 있다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태용 작가는 “(문체가) 너무 안정감 있다는 생각도 든다”며 “시적이거나 파격적이라든지, 문장 그 자체로 뭔가를 시도하는 작품이 많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시에서는 개인의 내면 풍경에 침잠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시 부문 예심 심사위원 박연준 시인은 “사회적 이슈보다는 개인에 대한 자아성찰이 많았다”며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다룬 시들도 몇 편 보였다”고 말했다. 김언 시인도 “‘촛불 정국’이라 사회적 이슈를 다룬 작품이 많았던 2년 전과는 비교되는 양상”이라고 했다. 중요한 건 소재가 아니라 언어와 사유가 함께 단련된 시라야 본심에 올라갈 수 있다고 두 시인은 입을 모았다. 동화에서도 SF 등 판타지적 요소가 사라지고 아이들의 삶, 자연 등 보다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작품이 많았다. 박숙경 아동문학평론가는 “전반적으로 아동문학에 대한 이해도가 올라왔다”고 평했다. 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는 “아무리 독자를 어린이로 상정하고 쓰더라도 아이가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줘야 하는데 가르치려는 계몽 의지가 발현된 작품들이 몇몇 있었다”며 “정말 뛰어난 작품들은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예스러운 테마, 자연친화적인 주제 일색이었던 시조도 달라졌다. 사물에 대한 관찰과 사유, 생존 현장에 대한 묘사를 다룬 작품들이 대거 등장했다. 시조 심사를 맡은 이송희 시인은 “일상적 소재를 낯선 화법으로 다룬 세련된 작품들이 돋보였다”며 “이런 작품들은 기존의 시조 질서에 던지는 물음과 도전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평론에서는 최은영, 박솔뫼 등 비교적 젊은 작가 대상의 평론들이 도드라졌다. 그러나 왜 지금 이 시기에, 이 작가를 다루는가에 대한 고민은 보이지 않았다고 심사위원들은 평했다. 정홍수 문학평론가는 “기존의 철학 사상에 소설을 부분적으로만 차용하는, 소설이 증거로만 제시되는 경향이 있어 아쉬웠다”고 말했다. 평론은 예년에 비해 작품 수가 급격히 줄었다. 희곡에서는 사회적 안전망이 파괴된 현실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공포가 극대화됐다. 파괴된 가정, 취업에의 어려움, 각박한 노동 환경 등이다. 희곡 부문 심사를 맡은 김태형 연극연출가는 “희곡이라는 장르적 특성상 무대에 올렸을 때의 모습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지금 바로 (무대에) 올려도 될 만큼 완성도 높은 작품이 꽤 보였다”고 말했다. 소설 부문과 달리 페미니즘에 대해 직접적으로 다룬 작품도 많았다. 예심 결과 시는 10명의 작품이, 소설은 9편이 본심에 올랐다. 당선 결과는 이달 말까지 개별 통보하고 내년 1월 1일자 서울신문 신년호에 심사평과 함께 발표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내년도 경제정책 MB·朴정부 재탕”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와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18일 국회도서관에서 공동 주최한 ‘촛불정신과 문재인 정부 개혁과제 정책 심포지엄’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이 총체적 난국을 보였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경제부문 토론자로 나선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경제 정책에 대한 토론문을 쓰면서 제목을 ‘무능인가 아마추어인가’로 잡았다”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99%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재탕으로 99% 내용이 똑같다”며 “갈증 해소를 위해 양잿물을 마시는 2기 정책팀의 경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 자리에 참석했던 이해찬 대표가 앞서 여러 번 장기 집권 의지를 밝혔던 것을 의식한 듯 “이런 상황 속에서 장기 집권이라는 몽상을 꾸지 마라”며 “스웨덴은 산업계를 우군으로 만들어 장기 집권에 성공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산업 정책은 아예 실종됐다. 야당이 자살골을 넣지 않는 한 총선서 패배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정신 안 차리면 제2의 폐족이 오고 민심은 싸늘히 식어갈 것”이라며 “사회·경제적으로 내부 개혁 성과를 못 거두면 한반도 문제도 동력을 잃어갈 수 있고, 1년이 지나면 ‘총선 블랙홀’에 빠져들 것”이라고 쓴소리를 쏟아냈다. 사회부문 토론자인 남찬섭 동아대 교수도 정부의 포용국가 정책에 대해 “정책적인 뒷받침이 되지 않으면 오래가기 어렵고 대통령이 가진 개인 이미지로서 남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평화번영부문 토론자인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책결정이 일률적이고 청와대가 각 부처의 역할을 다해 부처가 청와대 눈치를 보며 일하지 않으려 한다”며 “청와대가 너무 앞서가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이용녀 재산탕진 “유기견 치료하다 빚까지..안 할수 없는 일”

    이용녀 재산탕진 “유기견 치료하다 빚까지..안 할수 없는 일”

    배우 이용녀가 아픈 유기견들을 치료하느라 재산을 탕진했음을 고백했다. 이용녀는 사설 유기견 보호소를 운영하며 100여 마리 유기견과 함께 살고 있다. 또한 개식용 종식을 위한 촛불 시위에 참여하는 등 동물보호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18일 티브이데일리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용녀는 유기견 임시 보호를 시작하게 된 계기에 대해 “어린시절부터 동물을 키워왔다. 어느날 눈이 터진 강아지를 발견했고 주인을 찾아주려 했는데 떠돌이 개라고 하더라. 초등학교 아이들이 돌을 던져 다친 것이라고 했다. 개를 데리고 바로 병원에 갔다”고 밝혔다. 그게 시작이었다. 이후 동물을 버리고 괴롭히는 이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유기동물 임시보호소에서는 일정 기간 안에 새 가족을 찾지 못하면 안락사를 시킨다는 것도 알게 됐다. 이용녀는 곧장 보호소를 찾아 안락사를 앞둔 개들을 데려왔고 몇 달 사이에 100마리가 넘었다는 것. 이에 이웃들의 항의가 빗발쳤고, 이용녀는 재건축을 하는 동네에 집을 얻어 살게 됐다. 이용녀는 “어릴 때부터 모아둔 돈을 아픈 개들을 치료하는 데 썼다. 저금했던 돈을 1년 안에 다 쓰고 그 다음부터 빚을 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안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용녀는 영화 ‘친절한 금자씨’, ‘아가씨’, ‘곡성’, 드라마 ‘나쁜 녀석들’, ‘터널’, ‘보이스’, ‘손 더 게스트’ 등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신스틸러 배우’로 사랑받고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이사람 e향기] “태양광 에너지는 국가산업 전략 수종… 에너지 자립국으로 거듭나자”

    [이사람 e향기] “태양광 에너지는 국가산업 전략 수종… 에너지 자립국으로 거듭나자”

    “태양광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가 원자력과 석탄에너지를 제치고 우리나라 미리 에너지 정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우리나라 에너지정책과 바람직한 미래 에너지 정책 설계를 위해 한국원자력학회에 공동 콘퍼런스를 정식 제안합니다.” 정우식 (사)한국태양광산업협회 부회장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관련 기사 34면). 에너지원별 비중을 ‘현재보다 늘려야 한다’는 응답을 기준으로 태양광 에너지와 바이오에너지, 풍력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는 각각 67.9%, 66.6%, 61.1% 등인 반면 최근 논란이 된 ‘원자력 에너지’는 25.0%에 그쳤다. 정 부회장은 또 “미국 원자력에너지연구소(Nuclear Energy Istitute) 자료에 의하면 1기가와트 설치에 태양광 에너지는 1060명, 원자력발전은 500명, 석탄발전은 190명, 가스발전은 50명 정도 고용 창출이 된다”며 “검증된 태양광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를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에너지 자립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양광 에너지 등을 국가산업의 전략 수종으로 보고 그에 맞는 법률적 지원과 산업육성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새해 태양광지도사 민간자격증 사업을 실시해 인력양성의 물꼬를 트겠다”며 “북한과 태양광 에너지 협력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10월 중국에서 북측 관계자와 만나 태양광 에너지 협력을 위한 사전준비 작업을 논의했다. 현재 100조원인 세계 태양광 시장이 2~3년 후 150조원 이상으로 폭발 성장할 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데다 북한 주민들의 전기복지 제공과 북한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력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만인의 행복으로부터 내 자신의 행복을 찾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삶을 살고자 한다는 정 부회장. 한국의 태양광산업이 명실상부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어가는 가장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는 데서 펼치게 될 활약을 기대해 본다. 편집자 주→서울신문 기획특집(서울플러스)과 공동으로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태양광 관련 대국민 여론조사를 하셨습니다.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국민들의 뜻이 무엇인지 묻고 싶었습니다. 일차적으로 태양광산업협회의 사업 방향을 결정하는 근거자료가 되겠지만 나아가 정부의 태양광산업과 재생에너지 정책에도 기여하고자 했습니다. 지금까지 태양광 에너지를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여론조사 진행은 몇 안 되는 사례로 기억합니다. 새해에는 분기별 여론조사로 정례화시켜 국민의 뜻을 적극 반영할 계획입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로 보면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가 원자력과 석탄에너지를 제치고 우리나라 미래 에너지 정책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협회에 앞서 원자력학회의는 ‘원자력’을 중심으로 지난 11월 19일 여론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원자력학회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에너지정책과 바람직한 미래 에너지 정책 설계를 위해 원자력학회와 공동 콘퍼런스를 정식 제안합니다.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 직접 소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태양광과 원자력’은 상충되는 것으로 오해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가요. -우리나라 에너지는 석탄·원자력·재생에너지·LNG 분야로 4축입니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발생하는 화석연료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문제 제기가 많습니다. 줄여야 한다는 확고한 흐름입니다. 우리의 미래 세대와 나라를 위해 재생에너지와 원전, LNG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재생에너지가 산업뿐만이 아니라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은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를 감당할 만큼 아직 성장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재생에너지가 성장할 동안 국가에너지 체계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보완해 주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현 정부 정책에서 알 수 있듯이 원자력발전은 2083년까지는 재생에너지와 함께 가야 할 주요 에너지원이라고 생각합니다. →‘태양광산업 10대 쟁점’이란 주제로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적인 가짜 뉴스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부터 태양광에 관한 가짜뉴스가 증폭되어 왔습니다. 가짜뉴스 사례를 보면, 재생에너지 특히 태양광에 대한 오해로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어떤 특정 언론이나 특정 이해 세력을 대변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습니다. 과장, 침소봉대한 언론 보도를 통해서 진실과는 거리가 먼 기사들을 양산하고 있어서 기자회견을 통해 진실한 보도를 해줄 것을 요청 드리고자 했습니다.→현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정책을 어떻게 보십니까. -2030년에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이 EU는 평균 32%, 독일은 2030년 50%~60%에 해당됩니다. 한국은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재생에너지에 대한 홀대 속에 그 비율이 턱없이 낮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발표한 3020정책 자체는 아주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세계적인 추세에 비하면 상당히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태양광산업 발전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제되어야 할 규제는 무엇인가요. -태양광을 설치할 때, 지자체에서 도로 이격거리 제한으로 인해 100m 많게는 900m 이내 떨어진 곳은 인허가가 불허되는 제한 규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산지법시행령의 경우, 원자력이나 화석원료발전소는 산지사용 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는 규정이 없는데 태양광만 산지 전용료뿐만 아니라 20년간 사용 후 원상 복귀시켜야 한다는 규제가 있습니다. 원자력발전소를 20년 사용하고 원상 복귀 시켜야 한다는 조항은 없지 않습니까? 화석발전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태양광만 특별히 20년 후 원상 복귀를 시켜야 되어야 하는지요? 이런 규정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만 있는 것이고 태양광에 대한 차별정책입니다. 그리고 공장이나 주택 등 건축허가 시 경사도 20°도 까지 신축할 수 있으나 태양광만 15°도 이상은 설치할 수 없습니다. 또 주택, 공단, 골프장 등 산지 훼손 측면이 있음에도 이에 대한 규제가 없는데 오히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가 증명된 태양광에 대해서만 특별 규제를 하는 것은 과도하기도 하고 형평성에 어긋난 차별규제라 생각합니다. 추가로, 수상태양광을 하려고 해도 5㎞ 이내에 주민들에게 모두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문제라든가 이런 것도 과한 규제라는 생각이 들어요. →태양광산업에 대한 세계적인 추세는 어떻습니까. -전 세계 전력에 대한 투자현황을 보면 태양광·풍력을 중심으로 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85~90%를 차지합니다. 나머지 원전, 화석발전이 10% 내외입니다.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에 85%~90%를 투자한다는 것은 다른 기존 에너지원 보다 훨씬 경제성, 효율성, 안정성, 환경성 등이 종합적으로 검증이 되었기에 투자를 한다고 봅니다. 또한 이미 태양광 생산단가가 원전, 화력발전, 가스보다도 훨씬 저렴해졌다는 것입니다. 미국, 중국, 인도, 독일, 영국이 2017년을 기점으로 태양광발전단가가 원전, 화석원료, 가스보다도 저렴해져 있는 상황이고 전 세계적으로는 2023년~2025년에 그리드 패리티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리드 패리티란 태양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단가와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화력발전 단가가 동일해지는 균형점을 말합니다. →부회장께서는 ‘태양광산업을 국가전략 수종업종’으로 대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오셨는데요. -현재 한국의 에너지 사용량은 세계 7위~10위로 에너지 소비대국입니다. 경제 규모는 세계 12위 경쟁대국이고요. 에너지 생산을 위해 99% 가까이 원료를 수입하고 있어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패권경쟁이 치열해지고 에너지를 자원화, 무기화하려는 추세들로 인해 에너지 수입 자체에 불안정성도 높아가고 있어요. 세계 최대 원전 밀집 지역이 750만 인구의 영남지역으로 만약 이 지역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회복할 수 없는 국가적, 세계적 재앙이 될 것입니다. 이는 상상도 하고 싶지 않네요. 또한 4차 산업혁명과도 깊은 연관이 있고 현재 세계적으로도 폭발적인 기술혁신은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앞으로 우리나라가 먹고 살 수 있는 신성장 동력도 태양광을 비롯한 재생에너지 분야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국제 정세에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의 태양으로부터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환경적으로 검증된 에너지를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여 ‘에너지 자립국가’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에 정부는 태양광산업을 국가산업의 전략 수종으로 보고 그에 맞는 법률적 지원과 산업육성책이 필요합니다. →태양광산업이 일자리 창출, 고용과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미국 원자력에너지연구소 자료에 의하면 1기가와트 설치에 태양광 에너지는 1060명, 원자력은 500명, 석탄발전은 190명, 가스발전은 50명 정도 고용 창출이 된다고 합니다. 산업생태계를 살펴보면, 태양광연구, 부품 소재 제조업, 설치시공, 유지관리, 발전사업자, 전력 수요와 공급을 예측하는 빅 데이터, 전력을 생산·판매할 수 있는 프로슈머가 활성화될 것입니다. 특히, 전력 거래 프로슈머는 블록체인기술 기반으로 형성되고, 규모가 큰 태양광발전소는 드론을 통해 관리되는 등 4차 산업과 관련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합니다. 유럽의 경우, 태양광 제조업이 14%, 유지관리, 발전사업, 설치시공 등이 86% 일자리가 창출되는 거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협회에서 준비하는 인재양성 프로그램은 무엇인가요. -내년 초부터 실시하려는 사업으로 민간자격증 사업입니다.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을 최소한의 기본 교육을 통해 준비하고 투입하고자 합니다. 우선, 태양광지도사자격증 취득을 통해 인력양성의 물꼬를 튼 다음 점차 전문적 영역으로 확장하고자 합니다. →협회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십시오. -지난 참여정부 시절 재생에너지산업에 드라이브를 건 적이 있지 않습니까? 이런 흐름에 재생에너지의 핵심인 태양광산업정책을 생산하고 태양광업계의 이해를 대변하는 협회가 있어야 된다는 공감대 속에 2008년 12월에 협회가 설립되고, 2009년 6월에 사단법인으로 공식 등록했습니다. 현재 세계 1위 기업인 한화를 비롯해서 LG, 현대중공업그린에너지, 신성이엔지 등 태양광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설치시공기업들, 한전을 비롯한 발전사업자들도 회원사로 가입하여 65개 회원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협회 차원에서 북한과 교류협력도 준비하고 계신가요. -태양광업계는 중국의 저가 경쟁에 의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데요. 남북경협이 제대로 된다면 중국을 충분히 이길 수 있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기술력에 저렴한 원가경제력이 확보되면 현재 100조원에서 2~3년 후 150조원 이상으로 폭발적 성장 할 세계태양광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고 봅니다. 협회는 지난 7월에 태양광경협TF를 구성해서 경협을 위한 기초자료수집, 북측의 재생에너지 관련 법률, 정책 등 연구를 진행했고 지난 10월에는 중국에서 북측 관계자를 직접 만나 경협을 위한 사전 준비작업을 논의한 상태입니다. 북측은 발전량 자체도 부족하지만 전력계통망이나 설로가 낙후되어 전기 공급이 원활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북측의 전력망을 신설하려면 10년 이상 소요됩니다. 태양광은 소규모로도 생산해서 공급이 가능해 대규모로 건설해도 1~2년이면 가능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전기복지 제공과 북한의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전력 문제 해결은 중요한 문제입니다. →학창시절 동국대 총학생회장 이후 지금까지 한길로 살아 오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회 부회장이라는 중책은 어떤 인연으로 맺게 되신 건가요. -지난 30여년 동안 저의 일관된 삶은 내 자신의 삶보다 함께 사는 공동체의 삶, 내 자신의 행복보다는 만인의 행복으로부터 자신의 행복을 찾는 여정입니다. 학생운동, 시민운동, 통일운동이 그렇습니다. 특히, 불교환경연대 활동 당시 전국의 모든 사찰에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를 설치하려고 사업을 준비했어요. 당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저지하는 것이 중심 운동으로 전개되면서 하지 못했던 아쉬운 부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인연이 되어 태양광산업협회에 부회장으로 일을 하게 된 것은 못다 이룬 꿈을 한번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하늘이 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 당선을 위해 불교계에서 큰일을 하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저는 동국대학교로 치면 약 30여 년간 인연을 이어 온 불교계 일을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을 끝으로 마무리하고 다른 일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모든 국민들과 같이 저 역시 탄핵 이후보다 민주화되고, 보다 국민의 삶이 청정해질 수 있는 정부가 수립되기를 간절히 원했습니다. 이를 위해 1년간 준비한 전국의 500명 불자 조직을 통해 새 정부를 만드는데 열심히 뛰었습니다. 불교계 모든 종단이 민주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지한 역사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불교계는 약간 보수적인 후보를 지지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불교계가 촛불정신을 받은 새로운 정부를 세우는데 노력하자는 취지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를 돕게 되었어요. 불교계 5대 종단의 대표 스님들과 문재인 대통령 후보 내외분과의 자리를 만드는 등 열심히 일했다고 자부합니다. →마지막으로 삶의 철학이라고 할까요. 개인적인 포부는 무엇입니까. -지금 우리 태양광업계가 매우 어렵습니다. 태양광산업이 명실상부한 한국의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열어가는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태양광 기업들의 어려움이 해결되고 태양광 종사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산업과 국민을 위해 역할을 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게 일차적인 포부입니다. 삶의 철학은 ‘만인의 행복으로부터 내 자신의 행복을 찾는 삶’을 살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이런 삶을 살고자 합니다. 김병식 객원기자 kbs@seoul.co.kr ■정우식 부회장은 1969 전남 보성 출생 1993 동국대학교 철학과 졸업 경력 1991 서울 동국대학교 총학생회장 2006~2010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 2011~2013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청년위원장 2016~2017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민주평통 자문위원 대한불교청년회(KYBA) 중앙회장 조계사청년회장 연꽃 생협 이사장 DMZ평화생명동산 이사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 이사 경부운하저지 국민행동 공동집행위원장 4대강 범국민대책협의회 집행위원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운영위원 한국종교연합 공동대표(현) 3·1운동100주년기념사업회 민족대표(현) (사)평화문화재단 이사(현)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 민주당 중앙당 교육연수원 부원장 서울특별시당 청년위원장 문재인 대통령 후보 직능특보 박원순 시장 후보 조직특보 조희연 교육감 후보 종교본부장 저서 : 목민심서, 하루 첫 생각 상훈 :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장상(2001),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2006),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상(2009), 통일부장관상(2013)
  • [시론]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김일송 공연 칼럼니스트

    [시론]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김일송 공연 칼럼니스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록앤롤’은 체코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작품이다. 시간적 배경은 1968년 ‘프라하의 봄’부터 1989년 ‘벨벳혁명’까지다. ‘프라하의 봄’은 화무십일홍처럼 붉게 피었다가 짧게 져 버린 체코의 민주화 시절을, ‘벨벳혁명’은 우리의 촛불혁명처럼 유혈사태 없이 융단처럼 부드럽게 진행되었던 체코의 민주화 혁명을 의미한다.그런데 왜 제목이 ‘록앤롤’일까. 일단 작품에는 체코의 그룹 ‘플라스틱 피플 오브 더 유니버스’부터 밥 딜런, 롤링 스톤스, 벨벳 언더그라운드, 핑크 플로이드, 시드 베럿, 그레이트풀 데드, 비치보이스, 유투, 건스 앤드 로지스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록그룹들의 음악이 삽입돼 있다. 그러나 단지 음악 때문에 저런 제목이 붙은 건 아니다. 앞서 언급한 플라스틱 피플 오브 더 유니버스는 체코의 혁명과 관계가 깊다. 플라스틱 피플 오브 더 유니버스는 소련군이 체코를 침공했던 1968년 9월에 결성됐다. 이 그룹에는 체코의 반체제 인사였던 시인 이반 이로스가 예술감독으로 참여하고 있어 늘 정부의 주시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체코 정부로부터 블랙리스트로 낙인찍혀 감시와 검열, 제재를 받았다. 그러던 1976년. 그들은 ‘조직적 평화 방해죄’로 체포됐다. 이들의 구속은 이 연극의 주인공에게 자각의 기회가 된다. 또한 이들의 구속이 체코의 지식인, 예술가들이 연대해 ‘77헌장’을 발표하는 기화가 된다. 훗날 체코의 대통령이 된 바츨라프 하벨은 이 77선언의 발기인이었다. ‘록앤롤’과 결은 다르나 지난 7일 사흘간 공연의 막을 내린 연극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도 비슷한 맥락에서 언급할 가치가 있어 보인다. 연극은 한국과 홍콩, 일본 3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공동 제작한 공연으로, 각국의 젊은 예술가들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사변적인 고민부터 사회적인 고민까지, 다양한 고민이 몇 개의 키워드 아래 진행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혁명’이었다. 우리의 예술가들은, 물론 촛불혁명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홍콩 예술가들은 최근 있었던 홍콩 민주화시위 ‘우산혁명’을 소개했다. 우산혁명은 홍콩의 시민들이 홍콩의 행정장관을 자신들의 손으로 뽑을 직선제를 요구하며 2014년 9월 벌였던 민주화 시위를 일컫는다. 당시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로 시위대를 진압하려 했다. 우산혁명은 이를 막고자 시민들이 우산을 썼던 데에서 붙은 별칭이다. 결국 혁명에 앞장선 학생 운동가가 체포되고 시위대가 해산되며 혁명은 미완에 그쳤지만, 이 시위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다음으로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시위로 기록되며, 중국 민주화에 또 하나의 흔적을 남겼다. ‘나와 세일러문의 지하철 여행’에 출연한 홍콩 예술가들은 이러한 사실을 소개하며, 록그룹 비욘드(BEYOND)의 해활천공(海闊天空)을 노래한다. 당시 시위현장에서 시민들이 불렀던 노래다. 해석자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거칠게 이렇게 한 줄 요약할 수 있겠다. 사람들의 냉대와 냉소를 받더라도 이상을 잃지 않겠다. 비록 혼자가 되더라도 자유를 향한 투쟁을 이어가겠다. 이처럼 혁명을 이야기할 때, 로큰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하나가 더 남아 있다. 바로 극장이다. 연극학자 마틴 에슬린은 ‘연극의 해부’에 이렇게 적은 바 있다. “극장은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 기관”이다. 달리 표현해, 극장은 혁명의 공간이다. 이를 체제 전복으로 읽는다면, 좁은 의미의 해석이 될 것이다. 그리고 여기 ‘극장’의 자리에 ‘연극’을 가져다 놓아도 울림에 변함은 없을 것이다. 에슬린은 이렇게 덧붙인다. “극장이란 곳은…공개적으로 반성하는 장소이다. 그리고 이러한 점에서 모든 종류의 문제들은 정치적인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왜냐하면 궁극적으로 한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견해 및 성 도덕에 관한 태도, 그리고 그 국가의 정치적 분위기들 사이에는 밀접한 연관성이 있기 때문이다. 풍습 및 기타의 것들이 변화함으로써 종국에 가서는 바로 그 정치적 기질도 변화하게 되는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극장은, 연극은 당대의 정치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풍습, 상식, 성적 윤리 등 모든 ‘현재의 상태를 무너뜨리는’ 혁명인 셈이다. 그렇다면 오늘의 극장은, 음악은 과연 무엇을 반성하고 무너뜨려 변화시키고 있는가. 더해 조금 비약하자면, 저런 모든 것을 받아들일 만큼 담대한 문화예술계 행정 관료들은 과연 몇이나 되는가.
  • [데스크 시각] 수사가 정책을 흔드는 방식/홍희경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수사가 정책을 흔드는 방식/홍희경 사회부 차장

    지난 10월 태풍으로 사이판에 고립된 한국인을 우리 군이 이송한 일을 계기로 장거리 비행이 가능한 대형 수송기 도입 논의가 활발해졌다. 규정된 절차대로 일이 진행된다면 군은 보잉, 에어버스 등 전 세계 몇 안 되는 제조사를 상대로 경쟁입찰을 해야 한다. 지난달 스페인이 뜻밖의 제안을 해 왔다. 당초 에어버스 대형 수송기 27대를 주문했던 스페인이 이 중 13대를 운용하지 않겠다며, 13대 중 일부를 한국에 팔고 싶다고 했다.반대급부로 스페인은 국산 고등훈련기를 살 뜻을 밝혔다. 주먹구구로 계산해도 기왕 도입해야 할 대형 수송기를 유럽국 구매 조건에 맞춰 들여오고, 훈련기 수출길까지 열리니 나쁠 것 없는 기회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경쟁입찰 없이 스페인과 무기스와프 거래를 하자’는 의사결정이 가능할까. 잘못 걸리면 직권남용이요, 수출 이득을 국가가 아닌 훈련기 제조기업이 본다는 근시안적 계산을 적용하면 뇌물도 될 수 있는데 말이다. 낮 시간에 택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인 카풀 서비스 도입 여부가 최근 화제가 됐다. 화제에 오른 적 없지만 밤 시간에도 십 년 가까이 이어진 비슷한 논쟁이 있다. 대리운전 기사의 콜과 콜 사이 이동수단인 ‘대리 셔틀’이 여객운수법상 불법인 상황이 타개되지 않아서다. 대중교통이 끊긴 심야에 첫 콜을 잡아 변두리로 간 기사들이 두 번째 콜을 찾아 도심에 오느라 비싼 택시비를 물 수는 없는 노릇. 궁여지책으로 천 얼마씩 받고 태워 주는 셔틀을 애용하지만, 영업 허가를 받지 않고 영리를 취하는 이 셔틀 영업은 불법이다. 합법적으로 대리기사의 심야 이동 수단을 찾겠다고 지방자치단체별로 묘안을 찾는 와중에도 셔틀 영업 기사들에게 처벌이 이어졌다. 대리기사협동조합이 주도하는 셔틀 운행, 합법적 상업 운행이 가능한 대형버스 활용 셔틀 도입 등 업계 아이디어는 많았다. 다만, 아이디어를 채택해 제도로 만들 ‘직권’을 지녔다고 믿고 추진한 지자체는 아직 없다. 태생적으로 수사는 과거지사를 다룬다. 그러나 광범위한 영역에서 엄벌 기조로 이뤄지는 수사엔 ‘나비 효과’를 일으켜 트렌드 변화를 이끌 힘이 숨어 있다. 그래서 수십 년 동안 법전에만 있던 ‘직권남용’이란 혐의가 최근 1~2년 새 수사·재판 영역에서 걸핏하면 활용되는 경향을 주목하게 된다. 일련의 적폐 수사는 분야별로 무르익어서 반대파 사찰과 같은 일탈 행위를 자행한 지난 정권 기득층을 단죄하는 수준을 넘어, 지난 정부의 정책 결정·집행 과정에서의 허점에 직권남용죄를 적용하는 단계로 진화하는 중이다. 전 행정부 인사들이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 대상에 오르더니, 최근엔 현 행정부 인사를 향한 직권남용 고발도 드물지 않다. 직권남용 혐의 적용 범주가 점점 넓어지니 ‘하면 직권남용, 안 하면 직무유기인데 직권남용이 더 중하게 처벌되니 직무유기가 낫다더라’던 관료들의 푸념이 마냥 농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탄핵당한 전 정권과 정부의 과오를 수사기관이 강제로 파헤쳐 징벌하는 방식이 주는 후련함이 분명 있다. 촛불 시민들이 적폐 처벌권의 대부분을 검찰에 넘긴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엄벌과 징벌의 향연에 취해 있는 동안 새로운 방식으로 다가온 교역의 기회나 변화의 적기를 맞이한 정책의 혁신 타이밍을 놓치는 것은 아닌지 두렵다. 이 두려움 때문에 민주주의가 성숙한 국가일수록, 엄벌 일변도 방식을 넘어 청문회나 정치적 합의와 같은 제3의 과오 청산 제도를 발전시킨 게 아닌가 싶다. saloo@seoul.co.kr
  • 최영애 인권위원장 “‘위험의 외주화’ 막을 법·제도 개선 시급”

    최영애 인권위원장 “‘위험의 외주화’ 막을 법·제도 개선 시급”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컨베이어 운전원으로 일한 하청 노동자 고 김용균씨의 사망으로 재점화된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위험의 외주화’ 문제에 대해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와 국회는 위험 업무 외주화에 따른 실태를 파악하고, 법·제도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위원장은 16일 성명을 통해 “이달 11일 새벽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희생된 하청업체 소속 24세 청년 노동자 김용균씨의 명복을 빌며 그 가족들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면서 “위험의 외주화를 막기 위해 원청 사업주는 하청 노동자의 안전보건 문제를 더는 방관해서는 안 된다. 정부와 국회는 법·제도적 보완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우리 사회에서는 인건비 절감을 이유로 안전사고와 중대재해를 예방하고 책임져야 할 사용자의 의무까지도 하청업체로 외주시키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하청, 파견, 특수고용 등의 노동자들은 불안정 고용에 더해 안전과 생명 위협이라는 벼랑 끝에서 위험에 노출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주요 사고와 노동재해의 공통적 특징은 ‘사내하청’과 ‘청년’”이라고 지적했다. 최 위원장은 2016년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로 숨진 김모군, 같은 해 경주 지진 직후 선로 정비 중 사망한 하청 노동자 2명, 올해 대전물류센터에서 감전사고로 사망한 20대 대학생 같은 사고를 ‘위험의 외주화’ 현상 속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생명과 안전을 위협받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최 위원장은 “이번 사고도 원청인 태안화력발전소 내에서 발생했으며, 컨베이어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에 따라 유해·위험 기계로 분류되는데도 입사한 지 3개월도 되지 않은 사회초년생 하청노동자 홀로 새벽에 점검업무를 수행하다 참변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과 안전은 인권의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가치”라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조건은 유엔 인권조약과 국제적 노동기준 등이 보장하는 모든 노동자가 누려야 할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는 지난 13일에 이어 두 번째로 김용균씨의 넋을 기리는 촛불 추모제가 열렸다. 추모제에서는 김용균씨의 유품과 함께 그가 생전에 부모님과 같이 찍은 사진, 또 김용균씨가 지난해 9월 한국발전기술의 컨베이어 운전원으로 입사하기 직전 정장 차림으로 멋쩍은 듯 웃는 생전 영상 등이 공개됐다.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 낙태 허용...한 여성의 비극적 사망 6년 만에 시행

    가톨릭 국가 아일랜드 낙태 허용...한 여성의 비극적 사망 6년 만에 시행

    전 국민의 86%가 로마 가톨릭 신자로 유럽에서도 낙태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국가로 꼽히는 아일랜드가 낙태를 허용한다. 영국 BBC방송 등은 13일(현지시간) 아일랜드 의회 상원에서 임신 12주 이내의 낙태를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임신중절법안’이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이 법안은 마이클 히긴스 대통령이 서명하는 대로 곧바로 시행된다. 아일랜드 국민은 지난 5월 국민투표에서 찬성 66.4%로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 처벌해 온 헌법 조항을 35년만에 폐지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투표 결과에 대해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아일랜드에서 일어나는 조용한 혁명의 정점” 말했다. 1983년 수정헌법으로 발표된 이 조항은 잔인했다. 낙태를 할 경우 최대 14년 형의 중형을 선고하는 처벌까지 명문화돼 있었다. 그 탓에 약 17만명의 임산부가 영국 등에서 ‘원정 낙태’를 했다고 집계될 정도로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다. 아일랜드에서 낙태 허용 문제는 지난 150년이나 논쟁거리였다. 1861년 처음으로 낙태금지법이 제정된 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에도 굳건히 유지됐다. 그런 보수적이고 견고했던 낙태금지 여론이 반전된 데는 한 여성의 비극적 죽음이 연관돼 있다. 2012년 치과의사였던 31세의 인도 여성 사비타 할라파나바르는 임신했지만 태아가 생존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받고 낙태 수술을 하려 했으나 병원에서 거부당했다. 결국 할라파나바르는 태아가 숨진 후 뒤늦게 수술을 받다가 패혈증으로 따라 숨졌다. 이 사건으로 아일랜드 의회 앞에 수천 명의 시위대가 몰려가 정부 대처를 요구했고, 전국에서 촛불 추모집회까지 열렸다. 이번에 의회를 통과해 시행을 앞둔 낙태허용 법안은 임산부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위험하거나 태아에게서 치명적인 이상이 확인될 경우 12주 차까지 의료기관이 임신중절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시몬 해리스 아일랜드 보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낙태 허용법을 현실로 만들었다”며 환영했다. 그러나 아일랜드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는 낙태가 금지돼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돈보다 생명, 죽음의 외주화 멈춰라”… 다시 촛불

    “죽음의 외주화를 즉각 멈춰라.” 24세 꽃다운 나이의 한 ‘비정규직’ 청년이 지난 11일 충남 태안군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일하다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면서 애도의 물결이 거세게 일고 있다. 광장에는 다시 촛불이 켜졌다. 13일 전국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태안화력 비정규직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시민대책위원회’는 이날 밤 서울 광화문광장 내 세월호 농성장 앞과 태안군 태안터미널 앞에서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동시에 열었다. 집회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각종 노조와 진보 성향의 정당 관계자들, 그리고 일반 시민 등 약 500여명이 촛불을 들고 모였다. 각 광장에는 분향소도 마련됐다.행사를 진행한 김수억 금속노조 비정규직지회장은 “돈보다 생명이다. 더이상 죽을 수 없다. 비정규직 없애자”고 외쳤다. 이날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은 건강 악화로 참석하지 못한 대신, 김씨를 추모하는 시를 전달했다. 시민대책위 관계자는 “죽음을 무릅쓰고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리고, 책임자 처벌을 촉구한다”면서 “장례 절차보다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우선이라는 유족의 의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자유 발언에 나선 김씨의 직장 동료는 “꿈을 향해 열심히 일한 그가 살해를 당한 것”이라며 “이 원통함은 누가 책임져야 하는가”라고 울먹였다. 한 조합원은 “김씨의 업무는 정규직이 하던 일이었다”면서 “외주화로 ‘2인 1조’라는 근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안터미널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도 조합원들은 “죽음의 외주화를 당장 중단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김씨는 11일 새벽 3시 20분쯤 태안화력 9·10호기 석탄 운송용 컨베이어벨트에 끼여 숨진 채 발견됐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런닝맨’ 법정제제, 김종국 성희롱 장면 “바지 벗기고 뜻밖의 명당?”

    ‘런닝맨’ 법정제제, 김종국 성희롱 장면 “바지 벗기고 뜻밖의 명당?”

    ‘런닝맨’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법정제제를 받는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방송심의소위원회(위원장 허미숙)는 12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회의를 열고, 출연자에 대한 성희롱을 정당화할 우려가 있는 내용을 방송한 SBS ‘런닝맨’에 대해 ‘법정제재’를 의결하고 ‘전체회의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8월 26일 방송된 ‘런닝맨’(2부)는 남성 출연자가 철봉에 매달린 다른 남성 출연자의 바지를 벗기고 속옷이 드러나자 이를 모자이크처리 하거나 호랑이 그림으로 가린 모습이 전파를 탔다. 해당 장면에 ‘그 어려운 걸 또 해냅니다’, ‘(철봉 정면 자리가)뜻밖의 명당’이라는 자막이 삽입됐으며, 여성 출연자가 “난 못 봤어. 재수도 없지”라고 발언하는 내용도 방송됐다. 방송심의소위원회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게임을 진행하던 중 일어난 사건이라 하더라도, 자칫 성희롱 우려가 있는 행동을 여과없이 방송했다”고 지적하며 “방송사 자체심의에서 문제점을 지적했음에도 편집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해당 프로그램이 심의규정을 반복적으로 위반하고 있어 개선의지가 낮아 보인다”며 결정이유를 밝혔다. 또한, 방송프로그램 진행 중 자막을 통해 특정 교육기관의 재활스포츠 지도사 교육생 모집 소식과 함께 교육기간·모집인원·전화번호 등의 정보를 자세히 소개해 해당 교육기관에 광고효과를 준 KNN ‘재활스포츠 지도사 교육생 모집’ 안내자막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미혼 남녀의 명절 스트레스 원인 1위에 대한 퀴즈를 푸는 과정에서 출연자가 “종편만 보는 큰아버지… 거기 있잖아요. 종합적으로 편파적인 방송”이라고 언급하는 내용 등을 방송한 MBC 라디오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 쇼’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의견제시’를 결정했다. 아울러 등장인물들이 전깃줄에 목을 매 죽어있는 장면, 나이프로 스스로 목을 긋거나 건물 옥상에서 투신하는 장면 등을 방송하고 이를 청소년시청보호시간대에 재방송한 KBS 2TV 드라마 ‘오늘의 탐정’, 출연자가 전통주를 마신 후 차량을 운전하는 장면을 방송한 원주MBC ‘살맛나는 세상’, 부동산정보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본인이 소속된 회사에서 중개하는 특정 부동산매물 정보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는 내용을 방송한 SBS CNBC ‘부동산 투자자들’, 간접광고 상품인 크루즈 선박의 내‧외부를 보여주고 해당 선박의 규모‧시설‧서비스 등 특장점을 자막으로 고지한 tvN, XtvN ‘탐나는 크루즈’, 지난해 촛불집회 당시 국방부가 ‘위수령’ 등 병력 출동 문제를 검토했다는 내용을 보도한 JTBC ‘뉴스룸’에 대해서 각각 ‘의견진술’을 청취한 후 심의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권고’ 또는 ‘의견제시’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서, 심의위원 5인으로 구성되는 소위원회가 최종 의결하며, 해당 방송사에 대해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반면,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의 정도가 중대한 경우 내려지는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는 소위원회의 건의에 따라 심의위원 전원(9인)으로 구성되는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되며, 지상파·보도·종편․홈쇼핑PP 등이 과징금 또는 법정제재를 받는 경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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