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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옛 도심 개발·마륵동 일대 활용… 사람 중심 도시공동체로”

    “옛 도심 개발·마륵동 일대 활용… 사람 중심 도시공동체로”

    광주 서구는 업무·상업·금융·위락 등 도시의 핵심 기능이 집중된 지역이다. 광주시청이 있는 상무지구는 행정과 상업·업무의 중심지이다. 이곳은 동구 금남로·충장로 등 옛 도심을 대체하는 신도시로 자리잡았다. 상무지구 남쪽으로는 금호·풍암·염주·화정지구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즐비하다. 이들 지역을 관통하는 중심에는 현재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진행 중인 중앙공원이 남북 방향으로 길게 뻗어 있다. 서구는 이런 여건에 힘입어 쾌적한 삶의 조건이 갖춰진 교통·문화·주거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전통시장인 양동시장 일대와 광천동·농성동 등 옛 도심은 쇠락을 거듭하고 있다. 이들 구도시와 신도시 간 개발 및 소득수준 격차 해소 등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1970년대에 군사보호시설지구로 묶인 마륵동 일대와 중앙공원 소유주 등이 요구하는 개발과 보상 관련 민원도 점차 물 위로 떠오르고 있다. 다음달 2019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앞두고 지역 숙박시설과 염주종합체육관 경기장 등에 대한 안전 점검도 한창이다. 서구는 이번 국제 스포츠대회를 맞아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깔끔하고 친절한 도시 이미지를 심어 주기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선 이후 정치인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서구청장에 당선된 서대석(58) 구청장은 1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람이 중심인 도시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방자치 23년 만에 처음으로 행정가가 아닌 정치인 출신이 서구청장이 되면서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동안 관료 출신 구청장에게 아쉬웠던 것들을 저를 통해 실현해 보고 싶다는 주민의 뜻이 숨어 있다고 본다. 변화와 혁신을 통해 서구를 ‘사람 중심’의 자치구로 새롭게 바꿔 달라는 요구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민들과 격의 없이 만나고 소통하고 협력해 대한민국 최고의 모범 자치구로 만드는 게 꿈이다.” -마륵동 공군탄약고 부지 이전과 개발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광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인 마륵동 공군탄약고 부지는 늘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975년 37만여㎡ 규모의 탄약고가 들어서고, 이듬해엔 이곳과 이웃한 벽진동·금호동 일대 165만㎡까지 군사보호시설로 묶인 탓이다. 토지 소유주들은 40여년간 자신의 집이 허물어져도 일일이 당국의 허가를 받은 뒤 수리해야 하는 등 각종 규제를 받거나 개발사업으로부터도 소외돼 왔다. 갈수록 ‘탄약고 이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그러나 탄약고를 옮기는 것은 인근 공군부대의 이전과 맞물려 있어 시기를 특정하기 어렵다. 국방부가 추진 중인 군 비행장 이전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무안·영암·해남 등 전남도 내 이전 대상 후보지 지자체가 국방부 주최 주민설명회조차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마륵동 주민과 땅 소유주들은 조속한 탄약고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이미 군공항 이전 사업이 시작된 만큼 탄약고 이전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제는 마륵동 일대 활용 방안에 대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 이곳에 전남대병원을 유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서구는 오랜 기간 종합병원이 없는 터라 전남대병원의 권역별 응급의료센터를 마륵동으로 이전한다면 보건의료 서비스의 불균형 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민간공원 특례사업과 관련, 중앙공원 부지 소유주들의 반발이 크다. “대법원의 결정에 따라 전국의 민간공원이 내년 7월부터는 공원지구에서 해제된다. 그 이전에 민간 건설사 등이 일부는 아파트 등을 짓고 나머지는 공원으로 유지토록 개발하는 방식이 특례사업이다. 주민들은 비상대책위를 꾸려 사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40여년간 재산권 행사를 할 수 없도록 묶어 놓고 이제서야 건설회사만 배 불리는 형식으로 공원을 개발하는 데는 반대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돈 문제로 귀결된다. 사업 주체인 광주시는 하반기 감정평가를 해 토지 보상가를 산정할 계획이다. 수십년간 주민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본 만큼 그에 합당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향후 주민들의 의견을 취합해 시와 토지감정평가기관 등에 현장의 목소리를 그대로 전달할 계획이다. 또 사업자와 협의해 개발이익보다는 난개발 방지에 역점을 두도록 유도할 방침이다.”-내년이면 5·18민주화운동 40돌을 맞는다. 서구에도 사적지 등이 많다. “아직도 5·18을 폄훼하는 세력이 있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의 큰 봉우리로 생각한다. 이제는 당시 불의에 항거한 ‘5월 정신’을 기리고 계승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 구에는 상무대 영창이 있던 5·18자유공원, 국군통합병원과 505보안대 터, 광천동 성당, 양동시장 등 5월의 흔적이 서려 있는 장소가 즐비하다. 이들 장소를 연결하는 13.5㎞ 구간에 역사탐방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버스와 자전거 순례길과 도보 탐방길을 곁들여서 양동시장에서는 아주머니들이 싸 주는 주먹밥을 체험토록 하는 등 1980년 5월 당시의 모습을 재현할 계획이다. 또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의 최후 진압작전 때 옛 전남도청을 끝까지 사수한 윤상원 열사가 ‘들불야학’을 이끌었던 광천동 성당과 시민아파트 등의 보전 방안도 고심 중이다. 현재 재개발조합 측과 시민아파트 철거 문제를 놓고 갑론을박 중이다. 다소 사업성이 떨어지더라도 시민아파트를 보전하는 쪽으로 가는 게 옳다고 본다.”-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한 달 남짓 앞으로 다가왔다. “교통, 숙박, 안전 문제와 청소 등 기초질서 지키기 등을 통해 외국인 등에게 좋은 도시의 이미지를 남기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뒷골목 청소와 주차질서, 서비스 업종의 친절을 중점적으로 체크하고 부족한 점은 보완해 나가겠다. 염주종합체육관의 수영장 안전 관리와 주변 교통정리 등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 방문 일정 중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방문해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마스코트인 ‘수리·달이’를 선물한 뒤 세계 평화와 대회 성공 개최를 바라는 특별기도를 요청했고, 흔쾌히 승낙받았다. 이 자리에서 교황은 5·18민주화운동과 남북평화 등을 언급했고, 이번 수영대회가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는 기회가 되길 기원한다는 덕담까지 들려주셨다. 개인적으로도 영광스러웠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서대석 서구청장은 참여정부 靑비서관 지내… 지방자치 23년 만에 첫 정치인 출신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은 전남 광양 출신으로 순천고와 전남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 시절 광주 서구 광천동 성당을 중심으로 펼쳐진 ‘들불 야학’에 참여했다. 1980년 5·18민주화운동 때 끝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한 당시 시민군 대변인 고 윤상원 열사 등과 함께 신군부의 권력장악 음모 등을 알리는 ‘투사회보’를 제작, 배포했다. 그런 혐의로 5·18 이후 검거돼 투옥됐다. 5·18광주청문회 실무위원, 국회의원 비서관, 참여정부 청와대 비서관 등을 지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촛불민심에 따른 정국 변화로 정통관료 출신인 당시 구청장의 재선을 꺾고 민선 자치 이후 처음으로 정치인 출신 서구청장이 됐다. 진정한 민주주의와 지방자치의 중심에는 사람이 으뜸이란 신조를 반영해 ‘사람 중심의 서구’란 슬로건을 내걸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文정부 법외노조 취소 거부 규탄” 1년 만에 또 거리로 나선 전교조

    “文정부 법외노조 취소 거부 규탄” 1년 만에 또 거리로 나선 전교조

    맞불집회 연 학부모단체와 한때 설전도 교육부 “복무관리 철저히” 공문만 보내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문재인 정부가 취임하면서 법외노조 조치를 취소할 것을 요구해왔지만 정부가 ‘대법원의 판결에 따르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자 대정부 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전교조는 12일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법외노조 취소 거부하는 문재인 정부 규탄 전국교사결의대회’를 열었다. 교사 1000여명(전교조 추산)이 참여한 이날 대회에서 전교조는 결의문을 통해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의 합작품인 법외노조 조치를 두고서 촛불정부라 말할 수 있는가”라면서 “청와대는 촛불의 명령을 외면한 채 정치 논리의 허상에 빠져 사법부와 입법부 뒤로 숨어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조치로 해고된 교사들의 원직 복직을 요구하며 “법외노조 조치를 즉각 취소하고 피해를 배상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는 평일 오후에 이뤄져 사실상 ‘연가(年暇)투쟁’이라는 시각이 많다. 교사들이 평일에 열리는 집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연가를 내야 하는데, 이는 학생의 학습권 침해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교조는 교사들이 연가를 내지 않고도 참석할 수 있도록 해 공식적으로 연가투쟁이 아니며, 교육권 침해도 없다는 입장이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은 “(집회 장소와) 가까운 거리의 교사들은 퇴근 후 참석이 가능하며 학교별로 1명 정도만 참석하도록 했다”면서 “교사의 조퇴나 연가가 있을 때 사전 수업교환이나 대체 강사 등의 시스템이 있어 수업 결손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전교조의 연가투쟁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이번이 세 번째이지만 정부는 과거처럼 전교조를 제재하지는 않았다. 과거 정부에서는 교사들의 연가투쟁을 국가공무원법에서 금지하는 집단행동으로 보고 연가 및 조퇴 신청을 불허했다. 이번 교사대회를 앞두고 교육부는 각 시도교육청에 “교원 복무관리를 철저히 해달라”는 내용의 공문만 보냈다. 한편, 이날 보수성향 학부모단체인 전국학부모연합은 전교조에 ‘맞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500여명은 전교조의 집회가 열린 시각 광화문 시민열린마당에서 집회를 열고 “전교조의 해체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전교조가 청와대로 행진하는 과정에서 “전교조 아웃” 등의 손팻말을 들고 있는 이들 단체 회원들과 마주치면서 참가자들 간 설전도 벌어졌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김진태 “文대통령, ‘김일성 존경한다’ 얘기 안하는 게 다행”

    김진태 “文대통령, ‘김일성 존경한다’ 얘기 안하는 게 다행”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12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아직까지 ‘김일성 존경한다’는 얘기를 안하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통령의 최대 관심사는 대한민국 허물기로 이 말에 반신반의하는 국민들이 있을 수 있지만 이미 그 단계를 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문 대통령이 이제 슬슬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주전자가 팔팔 끓고 있을 때 꼭 만져봐야만 뜨거운지 알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뜨거운 물을 뒤집어 썼을 땐 이미 후회해도 늦다. 국민들도 이러려고 촛불을 들고 나온 건 아닐테니 속았다는 걸 깨닫고 들고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친박(친박근혜)계인 김 의원은 최근 홍문종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박계 탈당설에 대해 명확히 선을 그었다. 김 의원은 “홍 의원이 아직 어떻게 하겠다고 밝힌 건 없지만 만약 탈당까지 고려한다면 신중해야 할 것”이라며 “태극기(지지자)를 끌어안고 한국당과 외부당이 합치는 식의 신당을 만든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홍 의원이 대한애국당으로 간다면 동조할 의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막말 자제령’을 내린 황교안 대표를 향해서는 쓴소리를 쏟아냈다. 김 의원은 “황 대표가 취임 이후 고생도 많이하고 비토층에 가까이 가려고 노력하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며 “그러나 우파들 사이에서 황 대표가 사과를 너무 자주한다는 우려가 많다. 리더십에 대한 반발과 좀 더 화끈하게 해줬으면 하는 바람들이 있다”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은 ‘김원봉이 국군의 뿌리’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야당을 ‘도둑놈’이라고 했는데 이보다 더한 막말이 어디있나”라며 “이런 건 사과도 못받으면서 우리만 사과해야 하나. 정치라는 게 어차피 말싸움인데 앞으로 황 대표 말이 공격을 받으면 대표 자신도 징계할 것인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좌파들과 싸우려면 온몸을 던져도 모자란데 말한마디 마다 징계를 걱정하면 싸움이 되겠나”라며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식의 기회주의가 정말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5·18 망언 3인방’으로 지목 돼 당으로부터 경고 처분을 받은 김 의원은 “사과하고 싶어도 무슨 말을 한 게 있어야 사과를 하지 않겠나”라며 “5·18 유공자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게 막말인가”라고 되물었다. 그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인데 누가 어떤 이유로 유공자가 됐는지 알아보자는 게 막말은 아니지 않나”라며 “공청회에 이름 빌려준 것이 온갖 갑질비리의 대명사 손혜원 의원보다 더 나쁜건가. 이래서 위선정권, 좌파독재라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중도 좇던 황교안, ‘도로 우경화’에 눈길 줄까

    중도 좇던 황교안, ‘도로 우경화’에 눈길 줄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외연 확장을 위한 중도층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소위 태극기 부대에 지지기반을 둔 당내 인사들의 ‘우클릭 회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대한애국당 입당 가능성을 시사한 한국당 홍문종 의원은 11일 라디오에서 “보수를 배반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탄핵에 찬성했던 사람들이 밖에서 들어와 집주인 보고 나가라고 얘기하는데 황 대표가 중심을 못 잡고 굉장히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오죽하면 황 대표가 말하는 것마다 ‘황세모’라고 얘기하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수 우익은 박 전 대통령 탄핵은 무효고 박 전 대통령은 촛불 쿠데타에 의해 축출됐고 일종의 정치공작이었다 이렇게 생각한다”며 “황 대표가 지금처럼 애매모호하게 하면서 앞으로 총선이나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라고 말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 글에서 ‘막말 자제령’을 내린 황 대표를 향해 “가뜩이나 초식동물 같은 한국당이 장외집회도 마감하고 말조심 징계까지 계속하니 아예 적막강산으로 바뀌어 버렸다”며 “야당은 무기가 말 뿐인데 야당 당수가 마땅하고 옳은 말을 하는 자기 당 싸움꾼만 골라서 스스로 징계하는 경우는 듣도 보도 못했다”고 비판했다. 김 전 지사는 “황 대표가 최선봉에서 한국당의 반문재인투쟁을 진두지휘하다 죽을 각오를 해야 나라도 살고 민생도 살고 자기 자신도 살지 않겠나”라며 “얌전한 야당 앞에는 패배 뿐”이라고 했다. 일부 극우 성향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지만 황 대표가 ‘도로 우경화’를 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우선 취임 후 줄곧 집토끼 잡기에만 공을 들여온 황 대표가 내년 총선을 약 8개월 남긴 상태에서 또다시 태극기 부대를 품을 경우 외연 확장력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이로 인해 총선에서 특정 지역에만 깃발을 꽂는 결과를 낳을 경우 황 대표의 대권 가도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 한국당 관계자는 “최근 황 대표가 2030세대, 여성 등과의 접촉을 늘리고 있는 건 보수 정당에 대해 가장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계층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노력”이라며 “이들의 마음을 잡아야 한국당 지지율이 박스권을 탈출해 40%대에 진입할 수 있지 그렇지 않고 다시 태극기 쪽으로 눈을 돌리면 우리 스스로를 한계에 가두게 된다”고 했다. 공천 시즌이 다가오며 기존의 계파 생리가 작동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홍 의원의 경우 친박(친박근혜)계 핵심으로 꼽히지만 최근 공천권자인 황 대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는 동료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 중진인 한 친박계 의원은 “최근 홍 의원의 언행은 전적으로 개인의 정치 활동으로 봐야 한다”며 “아직 공천룰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아무리 같은 계파 사람이라고 해도 공천권자를 공격하는 홍 의원의 주장에 뜻을 함께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태극기 부대와의 거리 두기를 통해 황 대표가 바른미래당에 함께 할 수 있는 명분을 줘야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최대호 안양시장, 5·18 망언 규탄 서울 여의도 농성장 방문

    최대호 안양시장, 5·18 망언 규탄 서울 여의도 농성장 방문

    경기도 안양시는 지난 8일 최대호 안양시장이 5·18 역사왜곡 처벌을 규탄하는 서울 여의도 농성장을 방문했다고 9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최 시장은 “최근 5·18과 관련해 심려를 끼친 데 대해 본인의 뜻이 아니었지만 죄송하다”며 “광주민주항쟁운동을 가슴 속에 새기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어 “5·18 묘역을 참배하고자 곧 광주를 방문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농성 중인 유가족과 5·18 관계자들은 최 시장에게 “5·18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데 힘을 모아줄 것”을 부탁했다. 최 시장은 ‘5·18 민주항쟁은 꺼지지 않는 촛불혁명이자 민주화를 열망하는 세계인들에게 희망이 불씨가 됐던 크나큰 사건”이었다며 “결코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을 욕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 시장은 광주민주화운동기념일인 지난 5월 18일 지역의 한 축제에서 복면을 쓰고 노래를 불러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며 안양시민들의 비난을 샀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세월호 유가족, 광화문서 ‘헝가리유람선 희생자 애도’ 촛불

    세월호 유가족, 광화문서 ‘헝가리유람선 희생자 애도’ 촛불

    ‘실종자 분들 하루빨리 돌아오세요.’, ‘생존의 소식을 기다립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8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헝가리 유람선 침몰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유가족들과 시민들은 생존 소식을 희망하는 플래카드와 촛불을 들고 기도했다.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이날 오후 7시 40분쯤 광화문 광장에서 ‘헝가리유람선 침몰 희생자 애도와 실종자 귀환 기원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 50여명은 촛불을 들고 실종자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며 묵념했다.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소장은 “가족들의 절절한 마음만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가족들의 간절한 마음을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촛불을 든다. 실종된 분들이 가족에게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훈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단 한 분이라도 살아 돌아오기를 바란다”면서 “우리 마음 하나하나 모여 기적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정부자씨는 “지금 희생자 가족분들을 안아주기를 부탁드린다”면서 “세월호 때는 기적이 없었지만 (헝가리유람선) 생존자가 우리 가족들 품으로 돌아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민들도 돌아가며 자유롭게 애도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시민들은 흰 국화를 리본 모양으로 땅에 놓은 뒤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지난달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에서 크루즈선이 추돌해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 등 35명이 타고 있었다. 이날 오전 신원이 확인된 한국인 사망자는 18명, 실종자는 8명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모던패밀리’ 김혜자, 5년 만의 예능 나들이 “박원숙과 티격태격”

    ‘모던패밀리’ 김혜자, 5년 만의 예능 나들이 “박원숙과 티격태격”

    “행복 가득한 6월의 어느 멋진 날!” MBN ‘모던 패밀리’(기획/제작 MBN, 연출 서혜승)가 박원숙-미나 류필립-류진 가족의 행복한 ‘6월의 어느 멋진 날’을 그려내며 건강한 웃음을 선사했다. 지난 7일 방송된 MBN ‘모던 패밀리’ 16회는 평균 2.4%, 최고 3.0%(닐슨미디어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동시간대 종편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윤택-정형석과 함께한 박원숙의 ‘남해 체험’ 2탄과 ‘미나 맘’ 장무식과 연하 남편 나기수의 특별한 재혼식, 이혜선 씨의 여행으로 집안 살림을 도맡은 류진과 ‘찬브로’의 흥미로운 일상이 그려졌다. 지난 방송에서 남해 산속에서 길을 잃은 윤택에게 성질을 폭발시키던 박원숙은 도착한 장소의 그림 같은 경치를 본 후 마음을 누그러트렸다. 자연산 회와 함께한 점심 도시락을 먹고 집으로 돌아온 세 사람은 산에서 뜯은 쑥을 활용한 쑥팩에 도전했다. 쑥을 빻으며 흥이 오른 세 사람은 도구를 이용해 박자를 타며 춤을 췄는데, 결국 비싼 그릇 하나가 깨지는 사태가 발생한 것. 박원숙은 “내 가까이에 남자가 있으면 재산상의 피해가 난다”고 탄식했다. 뒤이어 박원숙은 쑥팩과 족욕으로 힐링을 누리던 윤택과 정형석에게 은근슬쩍 벤치 페인팅과 책장 조립을 권유, 본격적인 ‘머슴 부리기’에 나섰다. 당근과 채찍이 오간 박원숙의 신들린 ‘머슴 사용 스킬’에 정형석은 밤늦게까지 벤치 페인팅에 매진했고, 책장 조립에 나선 윤택은 고전 끝에 겨우 조립에 성공했다. 늦은 밤 흑맥주와 소시지로 하루를 마무리한 윤택은 “이 한 잔으로 모든 게 용서받은 느낌”이라며 후련함을 드러냈다. 본격적으로 진행된 ‘미나 맘’ 장무식과 남편 나기수의 재혼식에서는 미나&류필립 부부가 사회를 도맡았다. 주례 없는 재혼식에 VCR을 지켜보던 이수근은 “이분들에게 누가 인생을 논하겠느냐”라고 되물어 폭소를 안겼다. 이후 재혼식 장소를 빌려준 노주현이 깜짝 등장해 축사를 전했고, 혼인 서약에서 장무식은 돋보기안경을 공수해 70대의 나이를 ‘인증’했다. 마지막 행진에서는 김연자의 ‘아모르 파티’가 흘러나와 흥겨움을 더한 터. 미나는 어머니의 행복한 모습에 연신 미소 짓다가도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려, 류필립과 스튜디오 MC들의 따뜻한 응원을 받았다. 류진은 친구들과 여행을 떠난 아내 이혜선을 대신해 ‘찬브로’ 찬형-찬호 형제와 집안일을 도맡았다. 며느리의 부재를 모르고 찾아온 류진의 아버지를 위해 삼부자는 각각 닭볶음탕, 김치전, 된장찌개를 도맡아 요리 대결에 나섰고, “2000년 이후 요리는 처음”이라던 류진은 기대 이상의 실력을 선보여 훈훈한 ‘삼대 식사’가 이루어졌다. 한편 여행지인 강릉에 도착한 이혜선은 남편 류진이 ‘지인 찬스’로 완성한 촛불&케이크 이벤트에 놀라워했다. 연애 시절을 똑같이 재현한 이벤트에 이혜선은 감동을 드러냈지만, 이내 ‘차력사’에 빙의해 바쁘게 촛불을 꺼 웃음을 안겼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대배우’ 김혜자의 5년 만 예능 출연이 예고되며 기대감을 폭발시켰다. 지난 방송에서 절친 박원숙과 통화하며 남해 방문을 약속했던 김혜자가 실제 남해로 내려온 것. 서로 티격태격하는 모습 속, 바라만 봐도 행복해하는 대한민국 대표 두 배우의 ‘투샷’이 시선을 집중시켰다. ‘모던 패밀리’ 17회는 6월 14일 금요일 오후 11시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판깨스트] ‘노무현 명예훼손’ 김경재 집유 확정…‘삼성 8000억’ 가짜뉴스 왜 나왔나

    [판깨스트] ‘노무현 명예훼손’ 김경재 집유 확정…‘삼성 8000억’ 가짜뉴스 왜 나왔나

    “각 대통령들이 임기 말이 되면 다 얼마씩 모금을 합니다. 노무현도 삼성에서 8000억원을 걷었어요. 그 때 주모한 사람이 이해찬 총리요. (중략) 이 사람들이 다 갈라먹고 살았어요.” 2016년 11월 19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헌정질서 수호를 위한 국민의 외침’ 집회에서 나온 김경재(77) 전 자유총연맹 총재의 이 발언은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이 맞다며 법원이 유죄 판단을 확정했습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명예훼손 및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대법원 재판부는 “관련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에 비춰 살펴보면 원심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면서 “명예훼손죄 및 사자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 표현의 자유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고 밝혔는데요. 대법원이 옳다고 판단한 하급심 판결과 김씨의 발언을 다시 짚어봅니다. 김씨가 연설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은 2016년 11월,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이 불거져 큰 논란이 일었고 박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는 촛불집회가 전국에서 타올랐습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의 지지자와 극우 성향 단체 등이 서울역에서 맞불 집회를 벌였고 김씨가 마이크를 잡게 된 것입니다. 김씨는 앞서 소개한 발언을 하며 ‘① 노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8000억원을 받았다 ②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돈 받는 것을) 주도했다 ③ 돈 관리는 이 대표의 형이 했다 ④ 이학영 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이 돈을 함께 받았다’며 “이 사람들이 다 갈라먹고 살았는데 그걸 기술 좋게 해서 우리는 잊어먹었어”라고 말했습니다. 노 전 대통령을 비롯해 4명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공소사실입니다. 그러나 김씨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2017년 2월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탄핵반대 국민대회’ 집회에서 그는 또다시 비슷한 발언을 꺼냅니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습니다. 고소 내용인 즉슨 노무현 대통령 때도 삼성에서 8000억 거두어 가지고 뭘 했다, 허는 얘기인데 그것은 팩트에요. 8000억원이 왔다는 것은 팩트인데 다만 문제는 삼성에서 확정한 거를 거두었다는 말이 기분 나쁘다는 거에요. 삼성이 주니까 받았다는 거에요. 국무총리 이해찬은 8000억원을 받아 가지고 이제 만져야 하는데 삼성 쪽의 책임자가 누구냐면 이해찬의 형님인가 동생인가 하는 이해진을 사장으로 만들었어요.” 거듭 ‘팩트’라고 주장하던 이 허위 발언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요? 법원에서 인정된 사실관계를 정리해 보겠습니다.노무현 대통령 시절이던 2006년 2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 증여와 이른바 ‘삼성 X파일’ 파문 등으로 잇따라 논란이 일자 대국민 사과를 하고 8000억원의 재산을 헌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이 회장이 헌납한 이 돈이 양극화 해소를 위해 쓰일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당시 국무총리였던 이해찬 대표와 청와대 정책실에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도록 일임했습니다. 그러나 다음달인 그해 3월 이 대표는 총리에서 물러났고 이후 한명숙 총리가 취임했죠. 이후 2006년 10월 ‘삼성고른기회 장학재단’이 설립됐습니다. 사회에 헌납한 재산을 바탕으로 소외계층과 저소득층의 교육기회를 넓히기 위한 장학사업과 학술연구지원사업에 돈이 쓰일 수 있도록 장학재단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초대 이사장은 신인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로 한 전 총리와 대학 동문입니다. 그리고 한국YMCA 전국연맹의 사무총장을 지내던 이학영 의원은 이 재단의 이사가 됐습니다. 재단은 설립된 뒤 한국YMCA 전국연맹에 7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이 총리의 형은 1973년부터 삼성 계열사에서 근무하며 2000년 삼성서울병원 행정부원장을 지낸 이해진 전 사장입니다. 2006년 삼성사회봉사단장(사장급)으로 임명돼 삼성그룹의 사회공헌 활동을 총괄했습니다. 이 때문에 당시 삼성에서는 “이해진 단장은 삼성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체적으로 총괄 관리하는 역할을 하게 되며 이해찬 국무총리와의 관계가 8000억원의 처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고, 헌납재산의 용도와 운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김씨는 1·2심 재판 과정에서 “발언 내용을 허위사실이라고 보기 어렵고 피해자들에 대한 사회적 가치나 평가를 침해하는 내용으로도 보기 어렵다”며 명예훼손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로 있는 부분들을 말했다는 겁니다. 그렇지만 법원은 “피고인의 연설 내용은 전후 맥락상 피해자들이 8000억원을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많아 사실관계와 일치한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특히 이 발언을 하게 된 것이 당시 국정농단 사건에서 논란이 된 미르·K스포츠재단이 법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하기 위해서였고 표현이 다소 과장된 것일 뿐라고도 항변했지만 그것도 법원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앞서 1심 재판부는 “삼성고른기회장학재단과 미르·K스포츠재단은 각 설립 의도와 목적, 재산의 출처 및 출연 경위, 설립 및 재단 운영의 주체, 출연재산의 용처, 설립과정의 적법 여부, 사회에 미치는 영향 등이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데 피고인이 의도했던 맥락에서 유사한 사례로 언급하는 것 자체로 사실관계의 왜곡을 쵀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삼성이 8000억원을 헌납한 것이 노 전 대통령도 아니었고 재단에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영향력을 행사한 것도 아니었는데 이 8000억원에 대해 “걷었다”, “갈라먹었다”고 표현한 것은 명백히 사실관계에 반한다는 게 법원의 판단입니다. 2심 재판부도 “피고인의 연설은 사실관계와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 피해자나 유족들이 큰 정신적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본적 사실관계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고, 피고인 자신도 잘못된 것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1심에서는 사회봉사명령 80시간 명령도 함께 선고됐는데 2심에서는 김씨의 나이와 가족관계, 그리고 연설 내용 중 “돈을 걷었다”는 내용은 바로 정정하고 사과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사회봉사명령은 하지 않았습니다. 김씨는 이해찬 대표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제기한 민사소송을 통해서도 두 사람에게 각각 1000만원씩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CNN 생방송 현장 난입한 中 경찰…천안문 앞서 기자 내쫓아

    CNN 생방송 현장 난입한 中 경찰…천안문 앞서 기자 내쫓아

    중국 사복경찰이 생방송 중이던 CNN 카메라 앞에 난입했다. CNN은 지난 4일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취재 중이던 자사 기자가 현장에서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천안문 사태에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베이징 무시디역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CNN 기자 매트 리버스는 이날 중국 사복경찰로 보이는 남성들에게 제지를 당했다. 자전거를 타고 취재 현장에 난입한 남성은 카메라를 가로막으며 방송을 중단시켰다. 메인 카메라가 가로막히자 스마트폰으로 방송을 이어간 리버스는 “취재 현장에 난입한 남성이 카메라를 막아섰다. 중국이 제복을 입은 경찰 대신 사복 경찰을 투입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모습은 고스란히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방송됐다.리버스는 “제복을 입은 경찰이 취재진을 몰아내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되는 걸 꺼려한 중국 당국이 사복 경찰을 동원한 것 같다. 분명한 건 중국 당국은 우리가 천안문 앞에 있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어떤 식으로든 우리를 내쫓고 싶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사건을 트위터로 가져간 리버스는 한 남성이 카메라를 막아선 뒤 뒤따라온 다른 남성들이 ‘안전 문제’를 들어 취재진을 내쫓았다고 밝혔다. 그는 “1989년 6월 4일 많은 사람이 학살된 이 곳에서 중국 경찰은 우리를 강제로 몰아냈다. 내가 이유를 물었을 때 그들은 ‘안전 문제’를 들먹였다.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사복 차림의 남성들은 국가 안보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천안문 사태 30주년을 맞은 지난 4일 홍콩과 대만에서는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집회가 열린 반면 중국 본토에서는 삼엄한 통제가 이뤄졌다. 중국 당국은 AI를 동원해 인터넷에서 천안문 사태와 관련된 모든 게시물을 삭제한 것은 물론 보도 역시 통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위챗과 웨이보의 프로필 사진 교체 등 사용자 개인정보 변경을 막았으며, 동영상 플랫폼 ‘비리비리’는 업그레이드 명목으로 댓글 기능을 정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인터넷 속도 제한으로 SNS는 마비됐고 CNN 등 해외 언론 홈페이지 접속은 차단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이 같은 기술적 통제와 더불어 검문소 설치와 일부 도로 폐쇄 등 교통 통제도 실시했다. 중국 공안은 천안문 앞 광장에서 무리를 지어 장시간 머무는 행위마저 금지시켰다. 천안문 사태는 1989년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민주화와 정치개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던 시민들을 중국 정부가 무력으로 진압한 사건이다. 희생자가 300명에 못 미친다는 당시 중국 정부의 발표와 달리 수천 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홍콩에서는 천안문 사건 다음 해인 1990년부터 해마다 희생자를 기리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철저한 내부 통제를 이어가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양건 전 감사원장 “법률가들은 정답 있다는 믿음 지녀야”

    양건 전 감사원장 “법률가들은 정답 있다는 믿음 지녀야”

    7일 한국외대에서 헌법학자대회 “전환기 시대, 법률가 윤리 소중”국민국가 쇠락은 헌법 ‘힘’ 약화촛불항쟁은 새로운 시민주권 행사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감사원장을 지낸 양건(72·한국헌법학회 고문) 전 한양대 교수는 “모든 법률가들은 정답이 있다는 믿음을 지녀야 한다”고 말했다. 양 전 교수는 7일 서울 동대문구 한국외국어대에서 ‘현대 입헌주의의 발전과 한국 헌법학의 과제’라는 주제로 열린 한국헌법학자대회에서 “법의 불확정성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법의 지배 이념을 살려가자면 모든 법률가들이 가져야 할 기본적인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 전 교수는 ‘전환 시대의 헌법과 헌법학’이란 주제로 한 기조 발제에서 “갈등과 혼란의 전환 시대일수록 엄정한 이익형량이 더욱 어려울 것”이라면서 “법의 토대인 사회적 합의가 더 힘들어지기 때문에 법적 판단의 엄정성을 추구하는 법률가 윤리는 더욱 소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헌법의 이름으로’란 책을 낸 그는 “이제는 시민들이 헌법 1조를 합창하며 헌법의 이름으로 거리를 누비고, 헌법의 이름으로 하루 아침에 대통령이 쫓겨나는 별천지 세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촛불항쟁은 시민들의 집회·시위 자유권의 행사, 대의기관인 국회의 탄핵소추,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의 탄핵결정이라는 헌법적 연속 과정으로 이뤄졌다”며 “그것은 새롭고도 복합적인 방식의 시민주권 행사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국민국가의 쇠락과 함께 헌법이 무력화되고 있다고도 했다. 미세먼지 등 한 국가가 독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이슈의 등장,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로 인한 갈등, 디지털 혁명이 입헌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입헌민주주의의 성패가 헌법 제도보다는 ‘헌법 문화’로 불리는 헌법 이외의 요인들에 좌우된다는 결론은 헌법학자들에게 곤혹감을 안겨 줄 수 있다”면서 “그렇지만 이를 외면한다면 헌법학은 더욱 더 소외돼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 전 교수의 발표가 끝난 뒤에 김비환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민경국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가 이어서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권력구조 일반, 헌법과 정치개혁, 헌법과 사법개혁 등 10개 세션 44개의 발표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독립유공자 서훈 논란에 관한 헌법적 관견’, ‘양심에 따른 병역 거부와 헌법재판소의 월권’ 등 사회 전반의 이슈들도 다뤄졌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손성진 칼럼] 힘을 합쳐도 부족한 현실인데

    [손성진 칼럼] 힘을 합쳐도 부족한 현실인데

    주말에 시내에 나와 보면 어떤 섬뜩함마저 느낀다. 저마다 자기의 요구와 주장을 외치는 시위대들의 표정을 보고서다. 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의 자유가 촛불시위에선 민주화를 연상시켰지만, 지금은 꼭 그렇지 않다. 우리의 깊숙한 곳에 숨겨진 갈등과 대립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기에 외국인 관광객들 보기가 민망할 정도다. 양보와 관용, 타협과 통합이라고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오직 자신의 이익과 아집에 집착하는 극렬 폭주 기관차들이 찢어지듯 울리는 굉음에 견디다 못해 온건, 온순한 국민은 도리어 숨을 곳을 찾아야 할 지경이다. 중국의 국공합작처럼 지난 100년 동안 우리도 누란의 위기에는 통합을 시도한 일이 없지 않다. 3·1운동 민족대표 33인에는 모든 종교계 대표가 포함됐고 다 같이 옥고를 치렀다. 임시정부에서도 안창호, 김동삼, 김규식이 민족유일당 운동을 벌이며 좌우합작을 추진했다. 광복 직전에 이뤄진 김구와 김원봉의 군사적 타협도 통합의 일환이었다. 이념적 대립을 하더라도 일제 앞에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는 공감대는 갖고 있었기에 가능했다. 작금의 국내외 현실이 위기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다. 추락하는 경제지표만으로도 정부의 경제정책을 무작정 믿고 기다리기에는 위험 부담이 커 보인다. 정부·여당이야 절반 이상을 외인(外因)으로 돌리겠지만, 그 또한 무책임한 모습이다. 위기를 돌파하려면 누군가 책임을 걸머지고 국민 대통합을 부르짖어야 할 판인데 불행히도 정반대로 분열을 재촉하니 답답할 뿐이다. 청와대는 청와대대로 ‘마이웨이’다. 정책의 성패를 논하기에는 이르겠지만, 스스로 흔들지 않겠다는 고집에서 나쁜 예감이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장하성 전 수석이 말했던 ‘연말’은 이미 6개월 전에 지났다. 예측은 빗나갔고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이 빚은 부작용을 부인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야당 의원들은 순번을 정한 듯 시리즈로 막말 퍼레이드를 벌이며 통합은커녕 편가르기에 몰두해 있다. 과오는 벌써 잊었고 상궤(常軌)를 짓밟으며 과격한 언사로 지지율 회복에 목을 매달았다. 여당, 정부에 실망한 사람들은 야당을 쳐다보면 더욱 한숨이 나와 기댈 곳을 찾기 어려운 처지가 됐다. 사분오열, 극한대립, 고집불통, ‘내로남불’, 이권고수 같은 용어들로도 다 설명이 안 되는 난국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삼류도 안 되는 정치, 정치인들이다. 이런 정치권을 쳐다보는 국민이 선택하는 길이 더 격렬한 시위다. ‘태극기 부대’의 활동은 좌파독재라는 야당 대표의 발언에서 힘을 얻어 더욱 격화됐다. 그래도 배가 덜 고픈 노동자의 이익집단인 민노총은 소형 타워크레인 기사들과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존에는 귀를 막음으로써 스스로 귀족노조의 본색을 드러낸 꼴이 됐다. 더불어 지역, 집단, 계층, 성별 이기주의와 좌우 갈등은 4·19 이후 최고조다. 좌파라면 죄다 ‘문재앙’이고 우파라면 모두 ‘틀딱’으로 규정짓곤 귀를 틀어막고 대화의 문을 닫아 버린다. 어느 쪽이든 논리와 근거가 있을진대 “너는 무조건 틀렸어”라고 몰아세운다. 언론은 또 어떤가. 이념과 정파, 정권과 무관하게 옳고 바름을 논하는 언론의 부존재는 필자를 포함한 누구나 반성할 일이다. 언론들은 각자 지지하는 쪽이 정해져 있고 그 틀에 따를 뿐이니 또 하나의 이익집단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 언론에서 정의를 찾고 통합을 기대하려면 한참의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더욱 불행한 현실이다. 이런 마당에 국민이 청와대 청원을 통해 집단의 힘을 보여 주려 하고 직접 민주주의에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물론 시위에 나서는 국민도 국민이고 청원에 나서는 국민도 국민이다. 여의도 정치를 믿지 못하겠으니, 국민 스스로 행동한 것이다. 상대의 존재와 가치조차 인정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는 몰상식 아래서 건전한 민주주의의 발전을 이뤄 내기는 어렵다. 막무가내식 비난과 매도부터 거둬야 하겠다. 힘을 합쳐도 힘이 모자랄 만큼 현재 경제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을 맞고서도 나라 안위를 생각한 순국선열의 고귀한 뜻을 떠올려 보자. 일제하 독립운동가들이 그랬고 북한에 맞서 싸운 국군이 그랬다. 일제 압정 앞에선 좌우가 없었고 남침 앞에선 나 혼자 살겠다는 이기심도 없었다. 오늘이 마침 현충일이다. sonsj@seoul.co.kr
  • #톈안먼 학살 #6·4 #18만개 촛불… 30년 전 진실을 기억하다

    #톈안먼 학살 #6·4 #18만개 촛불… 30년 전 진실을 기억하다

    홍콩 학생 동맹휴업 등 18만명 촛불시위 독일선 노벨상 받은 류사오보 흉상 건립 대만 AIT, 페북에 ‘톈안먼 학살’ 해시태그 中, 톈안먼 광장서 사진 찍어도 검문 대상 인근 지하철역 폐쇄… 극심한 감시·통제중국 공산당이 30년 전 벌어진 민주화 운동인 톈안먼 사태를 ‘1980년대 말 정치 풍파’로 치부하며 역사에서 지우려 시도하는 가운데 홍콩, 대만, 미국 워싱턴 등에서 30년 전의 아픔을 기억하는 이들이 뭉쳤다. 1989년 6월 4일 민주화와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던 청년들을 탱크로 짓밟은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맞은 4일 홍콩에서는 시위를 이끌었던 지도부 등이 어렵사리 모여 새로운 개혁의 불씨를 지폈다. 당시 중국 베이징대 학생을 중심으로 시위를 주도했던 이들은 주로 미국과 홍콩, 대만으로 망명했고 이들이 중심이 돼 진실이 잊히지 않고 30년 전의 아픔이 새로운 희망으로 승화하기를 기원했다. 독일에서는 톈안먼 사태 지도부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고(故) 류사오보의 흉상이 건립돼 기념식이 열렸다. 홍콩 빅토리아 공원에는 약 18만명 인파가 모여 촛불을 들었다. 이날 촛불시위 참가자 숫자는 2014년 ‘우산혁명’이라 불리는 홍콩 민주화 시위 참여자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동맹휴업을 하고 모인 홍콩 학생들은 톈안먼 사태 희생자에 대한 정의를 되찾고 중국 공산당 일당 독재의 종식을 요구했다. 홍콩에서는 톈안먼 시위 다음해인 1990년부터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지련회) 주도로 매년 시위 희생자들을 기리는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특히 홍콩 정부가 추진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이 홍콩의 자유를 옥죌 수 있다는 반감이 촛불시위 참가자 숫자를 늘렸다. 대만에서도 수십 개의 시민단체가 연대한 추모 집회가 열렸다. 대만 주재 미대사관의 역할을 하는 미국재대만협회(AIT)는 지난 3일 중국에서 금지된 사이트인 페이스북에 ‘톈안먼 학살’이라는 해시태그를 사용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전날 중국의 민주화를 촉구한 데 이어 라이칭더 전 행정원장은 중국이 아직도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라이 원장은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이 지난 2일 싱가포르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톈안먼 시위는 진압할 필요가 있던 정치적 소요사태”였다고 발언한 데 대해 분개했다. 그러나 6·4 사태 현장이었던 베이징은 어느 때보다도 극심한 감시와 통제 속에 톈안먼 광장에 머물러 사진을 찍거나 질문을 하는 행위조차 공안의 검문 대상이 됐다. 지하철도 톈안먼 서역은 승객이 아예 내릴 수 없도록 폐쇄됐다.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서는 톈안먼 사태와 맨몸으로 탱크에 맞서 6·4 사태를 세계에 알린 일명 ‘탱크맨’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하지만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1980년대 말 발생한 정치 풍파에 대해 중국 정부는 이미 분명한 결론을 내렸다”면서 “신중국 성립 70년 만에 이룬 엄청난 성취는 우리가 선택한 발전 경로가 완전히 옳았음을 증명한다”고 일축했다. 외교부는 대변인 발언을 포함한 톈안먼 사태에 대한 모든 언급을 삭제한 뒤 기자회견문을 공개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다뉴브강의 아리랑…헝가리인과 한국인 모두 울었다 [영상]

    다뉴브강의 아리랑…헝가리인과 한국인 모두 울었다 [영상]

    시민 수백명, 머르기트 다리에서 추모 노래갓난아기부터 노인까지…강보며 “미안하다”시민 합창단이 행사 주도 “노래에 마음 전해”서툰 발음으로 아리랑 열창…시내도 애도물결“나를 버리고 가시는 임은, 십 리도 못가서 발병 난다.” 헝가리 유람선 사고 엿새째인 3일(현지 시각) 오후 7시 부다페스트 다뉴브강의 머르기트 다리 위에 모여든 헝가리 사람 수백명이 아리랑을 불렀다. 서툰 한국어로 더듬더듬 부르는 수준이었지만 음율에는 진심이 실렸다. 침몰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 피해자와 한국인에게 바치는 애도의 노래였다. 여기저기서 터져나온 울음 섞인 아리랑은 부다페스트의 저녁 하늘에 퍼졌다. 행사 직전인 이날 오후 5시 20분쯤 우리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 구조대는 수중 수색에서 한국인 여성 추정 시신 1구를 수습했다. 수색 작업을 마친 대원들이 본부로 복귀하고 당국이 관련 브리핑을 마치자 하늘에선 잠시 부슬비가 내렸다. 빗속에서도 다리 위에 모인 헝가리 시민의 숫자는 점차 늘었다. 유모차를 탄 채 엄마를 따라온 갓난아기부터 지팡이를 짚은 백발 노인까지 온 세대가 모였다. 이날 참가자들은 638m 길이인 머르기트 다리 위 보행로 가운데 절반 이상을 채웠다. 헝가리인들은 강물을 바라보며 “미안하다”고 읊조렸다. 현장에 있던 교민과 한국 취재진은 마주친 헝가리인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노래하는 이, 길을 지나던 시민, 진풍경을 취재하던 헝가리와 한국 취재진의 눈시울이 모두 붉어졌다. 이날 행사는 2004년부터 활동해 온 헝가리 시민 즉흥 합창단 ‘치크즈세르다’(Csikszerda)의 행동으로 시작됐다. 행사를 기획한 합창단원 토마시 치스마지아(50)는 “지난해 합창단에서 아리랑 변곡 공연을 한 계기로 이번 참사를 접한 후 아리랑 거리 합창을 기획하게 됐다”며 취지를 밝혔다. 이어 “노래에는 마음을 전하는 힘이 있다”며 “사고를 당한 분들과 그 가족을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고, 직접 만나지도 못할 테지만, 우리의 노래를 통해 희생자와 가족 모두를 위로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합창단은 지난달 30일 합창단 페이스북에 ‘6월 3일 오후 7시 머르기트 다리 위에서 아리랑 노래하기’는 일정을 게시했다. 합창단의 일정을 표기한 글이었지만, 동참하겠다는 시민들이 급속도로 늘어 2419명의 시민이 이 일정에 관심을 표했다. 합창단 측은 헝가리 경찰에 예상 참석자 500명 인원을 신고했지만, 현장에 모인 수는 이를 훨씬 넘어 보였다. 헝가리 경찰은 보행로에 꽉 찬 시민들 안전을 위해 다리 남측 차도를 통제하고 행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도왔다. 합창단은 한국어에 서툰 시민들을 위해 현장에서 헝가리어로 번역한 아리랑 노래 가사를 배포했다.아리랑 노래가 울려 퍼진 20여분 동안 다뉴브 강에는 시민들이 다리 위에서 던진 꽃이 비처럼 쏟아졌다. 행사 전 일찍이 다리를 찾아 강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던 아네즈 자쿠스는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에게 “비극적인 사고에 대해 미안하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그는 “뉴스를 접한 후 내내 누군가 생존하기를 바라며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면서 “아리랑 노래 가사의 의미가 우리가 피해자들에게 하고싶은 말과 비슷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분홍 꽃을 들고 아리랑을 노래한 리타 셔노다는 “돌아가신 분들과 한국인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 아리랑을 부르러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유람선 참사 이후 헝가리 시내에는 애도 물결이 점점 확산하고 있다. 사고 바로 다음날부터 다뉴브 강변과 머르기트 다리 위 곳곳에는 추모의 꽃과 초, 메모 등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한국 대사관 앞에서 촛불 추모제가 진행됐다. 부다페스트 시청은 지난 1일부터 머르기트 다리에 검은 조기를 달았다.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퍼퓸’ 고원희, ‘하재숙→모델’ 환골탈태 변신 “시청률 1위”

    ‘퍼퓸’ 고원희, ‘하재숙→모델’ 환골탈태 변신 “시청률 1위”

    ‘퍼퓸’ 신성록, 고원희, 하재숙이 환골탈태 변신 판타지를 가동한 가운데, 첫 방송부터 월화드라마 1위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퍼퓸’(극본 최현옥, 연출 김상휘, 제작 호가엔터테인먼트, 하루픽쳐스) 1, 2회는(닐슨코리아) 각각 시청률 5%, 6.4%를 기록하며 첫 회 만에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 자리를 꿰찼다. 첫 방송에서 신성록은 창의적으로 병든 파워관종 천재 디자이너 서이도 역의 널뛰는 감정선을 진중함과 코믹을 넘나드는 깊이 있는 연기로 소화해내며 극 전체를 이끌었다. 서이도는 죽음과 탄생이라는 주제로 열릴 이도 컬렉션을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서이도의 50가지 금지항목 중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린 죄목으로 사진기자를 쫓아내는가 하면, 패션쇼 리허설 도중 환 공포증 때문에 절도해 버리는 등 천재적인 심미안 이면에 숨겨진 섬세하고 독특한 면모를 펼쳐냈다. 더욱이 서이도는 불쑥 나타난 정체불명 민예린(고원희 분)이 패션쇼를 망쳐 분노했지만, 그 덕분에 포털 사이트 1위에 오르자 기쁨을 숨기지 못하고 아이처럼 미소 짓는 극과 극 감정의 기복을 보이기도 했다. 반면 강가에서 어린 여자아이가 리코더를 불고 있는 꿈을 꾸고는 놀라서 잠에서 깬 후 식은땀을 흘리고 가쁜 숨을 몰아쉬는, 또 다른 서이도의 면면이 펼쳐지기도 했다. 고원희는 향수의 기적으로 변모된, 겉모습은 20대이지만 속은 옹골찬 40대 아줌마 민예린 역을 차지게 소화해냈다. 배달된 의문의 향수를 바르고 변신한 민예린은 우연히 서이도 컬렉션의 메인 모델로 20대 때 꿈이었던 런웨이를 걷게 됐다. 하지만 변신 전 목숨을 끊기 위해 먹었던 수면제로 인해 패션쇼 엔딩에서 끝내 잠들어버리는 사고를 치면서 서이도 패션쇼 꽈당녀로 하루아침에 유명인사로 거듭났던 상태다. 다음날 향수가 젊은 날의 모습으로 변하게 해준다는 것을 깨달은 민예린은 홀딱 말아먹은 인생을 되찾기 위해 서이도를 찾아가 모델이 되고 싶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결국 1년 동안 발길을 끊은 서이도 집을 치우게 되는 수상한 인턴십을 거치게 되면서 앞으로 20대 민예린의 인생이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 호기심을 증폭시켰다. 하재숙은 국가대표급 살림 스킬을 보유한 초특급 주부이지만 남편의 외도로 절망적 삶을 마감하려는 민재희의 절체절명 인생을 절절하게 표현했다. 민재희는 김태준(조한철 분)과 함께 죽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해 만든 골드버그 장치를 집안 곳곳에 설치하며 대장정의 축제를 준비했다. 이때 실물 크기의 윤민석(김민규 분) 판넬에게 심정을 털어놓는가 하면 마지막까지 아이돌로서의 당부를 전하는 덕후의 모습으로 웃픈 상황을 그려냈다. 민재희가 수면제를 먹고 죽음을 맞이하려는 순간, 베란다를 통해 극락 택배가 건넨 발신인 불명 의문의 상자를 받게 됐다 상자 안에 들어있던 향수를 바르자 20대의 모습으로 변신, 죽음을 잠정 보류하게 되면서 민재희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했다. 한편 이날 엔딩에서는 서이도 집을 청소한 후 지쳐 베란다에서 잠든 민예린이 다시 민재희로 변했고, 이때 서이도가 퇴근하고 돌아와 민예린을 찾는 장면이 담겼다. 서이도가 민예린을 외치며 베란다까지 진출, 걸려있는 마지막 빨랫감을 걷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알아차리고 촛불 두 개로 얼굴을 가린 민재희가 등장해 긴장감을 증폭시켰다. ‘향수’는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유시민 “정치 절대 안해”…홍준표 “100% 돌아와”

    유시민 “정치 절대 안해”…홍준표 “100% 돌아와”

    ‘홍카레오’ 공동방송…10가지 쟁점 놓고 평행선柳 “황교안 리더십 몇십년 전 스타일”洪 “문 대통령 퇴임 후 안전하겠나”노무현재단 유시민 이사장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3일 유튜브 공동 방송 ‘홍카레오’에서 10가지 주제를 두고 160여분 간 ‘토론 배틀’을 벌였다. 유 이사장과 홍 전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100분 분량으로 녹화한 방송을 오후 10시 유튜브 채널인 ‘유시민의 알릴레오’와 ‘TV홍카콜라’를 통해 동시에 공개했다. 두 사람의 주장은 대부분의 주제에서 평행선을 달렸다.한반도 비핵화 해법은 가장 첨예한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유 이사장은 “체제 안전이 다른 방법으로 보장된다면 북한이 굳이 핵을 가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지금도 북한 권력층을 완전 비이성적이고 괴물 같은 집단으로 보면 해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이런 체제가 보장의 가치가 있는 체제인가”라며 “핵을 포기하는 순간 김정은 체제는 바로 무너진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여의도 정치권의 최대 현안인 선거제·개혁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놓고도 뚜렷한 입장차를 나타냈다. 홍 전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 “군소정당을 위한 제도이지 민의에 부합하는 제도는 아니다”라며 “87년 체제가 등장한 후 게임의 룰(선거법)에 관한 것은 언제나 여야 협상을 했다.바른미래당은 위선정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패스트트랙에 공수처법(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 올라가 있는 것도 잘못”이라며 “검찰의 독립성, 정치적 중립성만 확보해주면 되는데, 검찰을 충견처럼 부리다 그 위에 하나 또 만들겠다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유 이사장은 “거대 양당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선거제를 30년 넘게 했는데 만족도가 낮다”며 “서로 협의해서 바꿔볼 필요가 있는데, 한국당 빼고 다 동의가 됐다. 패스트트랙에 올린 것이 의결한 것은 아니므로 지금부터 협상을 해보면 된다”고 반박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과 정책 등은 토론에서 수차례 거론됐다.홍 전 대표가 “나라를 이끌어가는 어른인 대통령이 한국당을 ‘독재의 후예’라고 했다”고 비판하자 유 이사장은 “한국당이 아니라 5·18 민주화운동을 계속 폄훼하고 비방하고 허위사실을 날조하는 집단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응수했다. 홍 전 대표는 “지금 문 대통령도 내가 걱정이 되는 게 재집권 못하면 안전하겠나”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감옥에 보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잡범으로 재판한다. 저 양반(문 대통령)은 퇴임하면 안전하겠나”라고 꼬집기도 했다. 한편 유 이사장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빨리 성과가 나오려면 더 힘있게 밀어붙여야 한다고 보는 편”이라고 밝혔다. 이에 홍 전 대표는 “시장통 경기가 꽝꽝 얼어붙었다”며 “서민 경제가 이런 상황인데 더 밀어붙여야 한다고 하면 이 정권에 가망이 없다고 본다. 내년 선거는 우리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홍 전 대표는 또 “민주노총과 강성노조는 사회적 먹이사슬의 제일 위에 올라가 있다. 노동개혁을 하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다”며 “(문재인 정부는) 민주노총과 공동 정권이다. 지난번 촛불 사태도 민주노총 작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은 “피용 근로자 100명 중 노조에 가입된 사람이 10명이 안 된다. 노조를 더 많이 만들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정반대 입장을 피력했다. 유 이사장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관련해 “보수 쪽에서 자기들이 집권할 때 개인의 자유를 제약했던 잘못된 부분에 대해 시원하게 인정하고 지금 확실하게 자유의 가치를 가져가면 좋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홍 전 대표는 “나는 지금까지 대학 시절 유인물 써주다 중앙정보부 끌려갔다는 얘기를 공개 석상에서 안 한다”며 “그것을 훈장처럼 달고 평생 그 훈장 갖고 우려먹으려는 것은 잘못됐다”고 맞받았다.치열한 토론 중에는 두 사람의 향후 거취에 대한 ‘뼈있는 농담’이 오고갔다. 홍 전 대표는 유 이사장의 정계복귀설에 대해 “내 보기에는 100% 들어온다”고 했다. 유 이사장이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하자 홍 전 대표가 “절대는 스님 담뱃대”라고 받아쳐 함께 웃었다. 유 이사장은 대신 ‘여권 잠룡’에 대해 “현재 (대권 도전의) 의사를 가진 분들이 한 10여명 정도로 봐야 하지 않을까”라며 “다 괜찮은 사람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홍 전 대표는 자신의 상황에 대해 “저는 패전투수가 돼서 불펜에 들어와 있다”면서도 “주전 투수가 잘하면 불펜 투수가 등장할 일이 없지만, 못 하면 불펜에서 또 투수를 찾아야 한다”고 여운을 남겼다. 유 이사장은 홍 전 대표에게 “모서리를 조금만 다듬었으면 좋겠다”며 “불펜이 아니라 관중석으로 올라와서 저하고 낚시도 다니고 그러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툭하면 국회 거부·장외 투쟁·막말… 정치, 그것밖에 할 게 없나요

    툭하면 국회 거부·장외 투쟁·막말… 정치, 그것밖에 할 게 없나요

    문재인 정부 집권 3년차로 접어들었고 경제와 남북관계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국운이 크게 걸린 문제이다. 그러나 경제는 현실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아직 순조롭지 못한 형편이고 남북관계는 역사적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부와 국민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해야 할 상황인데 정치 상황이 협조해 주지 않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목사에서 신학자로 변신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해 보자. 20세기 초반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노동자와 빈민을 대상으로 사목활동을 하던 라인홀드 니버는 도덕적 인간들이 모여서 비도덕적인 사회를 만들어 내는 기이한 현상에 주목했다. 인간은 도덕적인데 사회는 왜 비도덕적일까?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니버가 출간한 책의 이름이기도 하다.이유는 이렇다. 인간은 도덕과 이익의 두 가치를 모두 가지고 있으므로 개인들 사이에서는 도덕이 작용할 여지가 있지만, 복수의 인간들이 이익을 목적으로 구성한 사회에서는 도덕이 개입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가정에서는 도덕을 말하지만, 사회에서는 도덕을 잊고 이익만을 추구하는 이중생활을 모순 없이 수행하게 된다는 것이다. 니버에 의하면 개인들 사이의 행위는 정치공동체가 규범으로 규율하기 때문에 도덕적 강제가 가능하지만, 집단의 경우 그 행위를 규율하는 상위 공동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도덕이 작용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사회의 비도덕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도덕적 인간들이 비도덕적인 사회에 저항해야 하고, 그 저항이 정의가 되고 힘이 될 정도로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 니버의 처방이다. 니버의 진단과 처방은 1세기 전의 것인데 이제 와서 그를 다시 불러들이는 이유는 우리 정치의 심각한 비도덕성 때문이다. 니버의 표현대로라면 정당과 국회가 가장 비도덕적인 집단이 되었다. 밑도 끝도 없는 정치 싸움이 공동체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이다. 주권자의 관점에서 판단하자면 이러한 상식 이하의 정치를 위해서 정당과 국회를 만들고 세금을 지원해야 하는 것인지 회의적이다. 그래서 묻고 싶다. 정치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정치학자의 수만큼이나 많겠지만, 통상 권력구조, 재화의 배분, 합의의 창출, 갈등조절, 민주와 자유와 평등과 정의의 신장 등과 같은 문제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문제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정치는 대화와 타협의 기술 혹은 가능성의 예술로 간주된다. 그렇다. 특정한 사회적 주제에 대한 대화와 타협, 그리고 무엇인가의 가능성, 이것이 정치다.그런데, 왜 정치가 문제인가?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었고 무엇인가의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치가 공동체의 과제를 해결하는 일에서 멀어져 있다는 뜻이다. 정치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설계된 높은 수준의 국가적 장치인데, 본령에서 벗어나 오로지 자기들 정치 문제에만 매몰되어 있으니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해 보자. 근본적인 이유는 정치적 무관심이다. 모두가 방관자를 자처하고 있다. 정치적 무관심의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고 플라톤이 말했다. 한나 아렌트가 겪었던 악의 평범성(banality of evil)의 배경에도 정치적 무관심이 작동한다. 정치에 관심 없다는 사람에 대해 루소는 공동체에 불필요한 사람이라고 일갈했다. 정치적 무관심은 중용이나 중립과도 무관하다. 영국의 에드먼드 버크는 “악이 승리하기 위한 유일한 조건은 정치적 무관심”이라고 지목했다. 미국의 밀턴 마이어는 “전환기의 최대 비극은 악한 사람들의 거친 아우성이 아니라 선한 사람들의 소름 끼치는 침묵”이라고 갈파했다. 마이어의 책에는 게슈타포가 공산주의자를 비롯한 반체제 인사들을 차례로 잡아가고 마지막에 자기까지 잡아가도록 만든 침묵과 동조에 대한 독일인 마르틴 니묄러 목사의 통한의 참회도 실려 있다. 직접적인 이유는 과도한 정치적 행동주의 때문이다. 최근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행동주의가 국회 거부, 장외 정치, 막말 정치의 세 가지 방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한국당의 행동주의를 전혀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과유불급에 자승자박의 선택이다. 정치적 행동주의는 정치적 무관심의 반대편에 존재하지만, 서로는 매우 가깝다. 양 극단은 서로 통하고 극단적 무관심은 극단적 행동주의의 자양분이다. 과거 히틀러를 독일정치로 불러낸 것이 파시스트 극우 행동주의였다면 최근 트럼프를 미국정치로 불러낸 것은 여론조사에도 잡히지 않는 정치적 무관심이다. 한국당이 장외 정치를 빌미로 국회 일정을 전면 거부한 것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또 장외 정치가 필요하더라도 그것과는 별개로 국회 일정에는 협조하는 것이 마땅하다. 야당이 국회를 거부하면 국회는 더이상 존속할 이유가 없어지는 것이고, 그다음에는 심각한 문제가 야기되기 때문이다. 한국당이 반드시 알아야 할 세 가지 사실이 있다. 역사적으로 국회는 권력의 전유물이 아니라 야당의 활동 무대였다는 사실이다. 국회를 거부하는 것은 독재권력의 논리이지 야당이 취할 태도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한국당의 지지층을 포함해서 많은 국민이 지금 국회의 시급한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한국당이 절제되지 않은 정치적 비속어를 반복해서 남발하는 상황이다. 이것은 정치적 행동주의와 무관하고 장외 투쟁과도 무관한 것이다. 당 대표,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대변인이 계주하듯 비속어를 쏟아내는 것은 정당으로서는 커다란 실책이고 씻기 어려운 과오이다. 비속어의 정도가 심해서 정당에 대한 신뢰를 더욱 실추시키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배링턴 무어는 세계적 수준에서 혁명의 전개과정을 자본주의, 사회주의, 파시즘의 세 갈래로 구분한 후 민주주의 발전에 대한 부르주아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부르주아 없이 민주주의 없다”(no bourgeois, no democracy)는 유명한 테제를 선언했다. 우리 사회는 지금 촛불혁명 다음 국면을 준비하고 있는데, 한국당은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 어떻게 기여할 생각인지 묻고 싶다. 집권을 준비하는 공당이라면 적어도 “한국당 없이 민주주의 없다”는 정도의 테제는 마련해야 하지 않나? 니버가 거론한 비도덕적 사회에는 기업, 교회, 단체, 정당도 포함된다. 그중에서 정당은 공공성의 수준이 매우 높은 집단이다. 국가가 세금으로 정당의 활동을 지원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러므로 정치 관계자들은 정당과 국회의 도덕성을 높이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춘추필법으로 표현하자면, 정당이 건전하게 발전하지 못할 경우에 대한 사회적 대책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정당과 국회가 도덕적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국민이 정당과 국회에 저항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사회적 차원에서 정의와 힘을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 민주주의에서는 입법자가 책무를 완수하지 못할 경우에 입법자를 창출한 주권자가 그 책무를 보충하거나 변경하는 것이 자연법적으로 권장된다. 관건은 국민의 무관심을 극복하는 문제인데, 정당과 국회의 도덕성을 회복하는 과제는 정치적 사안을 넘어 우리들 모두의 먹고사는 문제를 포함한 공동체의 본질적인 문제라는 점을 서로 자각하고 공유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광화문의 촛불이 일상의 촛불로 재탄생되어 비도덕적인 정치를 규율하는 사회적 장치가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상지대 총장
  • “헝가리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현지 추모제 기획한 헝가리 주부

    “헝가리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현지 추모제 기획한 헝가리 주부

    헝가리 주부 자카브, 페이스북에 “우리 마음 보여주자”추모의 나비효과…추모 문화제에 200여명 참석“헝가리와 한국은 아픔과 정서가 닮은 나라”“침략의 역사, 다뉴브 강의 아픔, 그리고 최근 해외에서 일어난 애통한 사고까지…. 헝가리와 한국은 공감할 수 있는 아픔과 정서가 참 많아요.” 헝가리 케르페스에 사는 크리스티나 자카브(50)는 2일(현지 시각) 부다페스트 켈리티 역 인근에서 서울신문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세 딸을 키우는 평범한 주부인 그는 지난달 31일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앞에서 개최된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사고’ 추모 문화제를 기획했다. 이날 문화제에는 시민 등 200여명이 모여 사망자의 넋을 기리고, 실종자의 귀환을 빌었다. 이 행사는 전날 자카브가 페이스북에 “피해자 가족과 한국에 우리의 마음을 보여주자”며 날짜와 장소를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글은 하루 만에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급속도로 퍼졌고, 순식간에 많은 사람을 끌어모았다. 문화제 이후에도 한국 대사관 앞에는 추모의 꽃 한 송이를 전하기 위한 헝가리 시민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변에 놓인 꽃과 초도 연일 늘고 있다. 자카브의 글이 불러일으킨 ‘추모의 나비효과’인 셈이다. 자카브는 “사고 소식을 접하고는 너무 마음이 아파 뭐라도 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은 아버지가 보던 ‘대장금’, 자기가 빠진 ‘자수’ 등이 있는 매력적인 나라였다. 한국인들이 자신의 나라에서 큰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은 충격적이었다. 뉴스로 사고 소식을 처음 접하곤 너무 놀라 온종일 TV 앞에 앉아 기도했다. ●“헝가리도 겪은 해외 인명 사고의 충격…가족들 심정 떠올라” “저도 그 누구의 딸, 누구의 엄마, 누구의 고모, 이모잖아요. 먼 헝가리에서 자기 가족을 잃은 사람들은 얼마나 걱정스러운 마음일까 싶었어요.” 자카브는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촛불과 꽃으로라도 위로를 전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페이스북 글은 그렇게 게시됐다. 그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올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며 “‘부다페스트에는 마음씨를 좋은 시민이 많구나’하는 점도 이번 기회에 새삼 깨닫게 됐다”고 했다. 불과 2년 전 헝가리인들도 해외에서 자국민을 잃은 경험이 있다. 자카브는 “아마 많은 헝가리인이 유람선 침몰 사고를 보고 이탈리아 스쿨버스 사고를 떠올렸을 것”이라고 했다. 2017년 부다페스트 한 학교 학생들이 프랑스로 수학여행을 갔다가 돌아오던 중 이탈리아 베로나 지역에서 버스가 전복되면서 16명이 사망했다. 그는 “우리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런 슬픔을 알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한국인들을 더욱 돕고 싶은 마음”이라고 강조했다.자카브는 “헝가리와 한국은 비슷한 점이 많다”고 했다. 그는 “한국이 과거 일본, 중국 침략으로 아픔을 겪었듯 헝가리도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의 침략을 받고 고통당했다”고 했다. 특히 이번 참사가 난 다뉴브 강은 헝가리인에게 잊을 수 없는 역사가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2차 대전 당시 자행된 유대인 학살 과정에서 파시스트들은 이 강가로 유대인을 데려와 신발을 벗게 하고 사살한 후 강으로 시신을 던졌다. 다뉴브 강변 한쪽에는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60켤레의 신발 모형이 남아 있다. 이곳에도 시민들이 두고 간 꽃들을 찾아볼 수 있다. 자카브는 “모든 헝가리인에게 아픈 기억”이라고 했다. 한국 사람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헝가리를 싫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최근 한국에서 나온 보도를 읽다가 헝가리를 욕하는 댓글도 접했다고 했다. 그는 “헝가리 사람들은 이번 사고에 정말 마음 아파하고 우리 일처럼 생각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고가 잘 수습된 이후에도 한국 사람들을 만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부다페스트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정부 신속대응팀, 다뉴브강 수색 돌입…수중 수색 3일 이후에나 가능

    정부 신속대응팀, 다뉴브강 수색 돌입…수중 수색 3일 이후에나 가능

    헝가리와 공동으로 나서… 하류 50km까지 수색 범위 확대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참사 4일째인 1일(현지시간), 헝가리와 우리나라 신속대응팀이 공동으로 수상 수색에 들어갔다. 사고 이후 비는 그쳤지만, 강물은 불어났고 바람도 강한 탓에 물살도 거세다. 이에 따라 수색작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고, 수중수색은 아직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정부합동신속대응팀은 헝가리 당국과 함께 이날 오전 9시(이하 현지시각)부터 수상수색에 나섰다. 보트 4대에 4명씩 나눠탔으며, 우리측 12명(소방 6명, 해경 3명, 해군 3명)과 헝가리 경찰 4명이 참여했다.우리나라 대응팀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수색작업을 진행한다. 이날 수색지점은 사고 현장인 머르기트 다리 인근부터 하류 50km지점까지다. 대응팀에 따르면 2일 진행될 수색도 비슷하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9시30분쯤 머르기트 다리 아래 정박한 군함에서는 우리나라 소방, 해군과 헝가리 측 군인들이 장비를 옮기고 정리하고 있었다. 소형 크레인이 설치된 선박들과 구명보트들도 침몰 지점을 표시해 둔 빨간 부표 사이를 오가고있다. 우리 대원들이 보트를 타고 사고현장 부근의 유속과 수심을 체크하는 모습도 보였다. 강 옆 도로에는 빠른 물살의 영향을 줄이기 위한 용도로 보이는 철제 구조물도 놓였다.다만 주말까지 잠수수색은 이뤄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외교부는 헝가리 정부와 회의한 결과, 강 유속이 빨라 2일까지 잠수는 불가하다고 결론내렸으며 3일 오전 7시 헝가리정부와 수중수색을 재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있다. 사고 이후 비는 그쳤지만 그간 내린 폭우로 강물이 상당히 불어난 상태라 시야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것도 구조작업을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페트로 시야르토 헝가리 외무장관은 전날 “현재 물 아래가 전혀 안 보이고 유속도 시속 15㎞가 넘는다고 해 실종자들의 수색작업이 앞으로 길게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선체 인양에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서는 4~5일 이후에나 인양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날 주헝가리대사관 소속 송순근 대령도 “현재는 수심이 높아 선체인양 크레인이 다리 밑으로 들어오면 다리가 부서질 상황”이라며 “평상시 (다뉴브강) 수심이 3m인데 지금은 최대 6m이고, 유속도 시속 10~15㎞라 수심이 내려가면 인양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이날도 머르기트 다리 위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구조작업을 걱정스레 지켜봤다. 다리 곳곳에 시민들이 추모의 뜻으로 놓고 간 꽃과 촛불들이 놓여있었으며, 다리 위에는 조의를 표하는 검은 깃발도 게양됐다. 이번 사고로 한국인 7명이 사망하고 19명이 실종됐다. 구조된 한국인 7명 중 6명은 퇴원했으며, 1명만 골절으로 입원 중이다. 사고 이후 헝가리 당국이 연일 수색작업을 벌였지만, 첫날 이후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한편 해당 여행상품을 판매한 참좋은여행사에 따르면 피해가족 44명이 부다페스트 현지에 들어와있으며, 피해가족 5명이 추가로 입국한다. 현재 부다페스트를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이날 피해가족들을 만나 위로한 뒤 오후 중 출국할 예정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포토] 추모 분위기의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앞

    [포토] 추모 분위기의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앞

    31일(현지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위치한 주헝가리 한국대사관 앞에서 열린 추모식에서 한 어린이가 다뉴브강 유람선 침몰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촛불을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용산참사 진상규명위 “과거사위, 수사권고 없어 매우 실망”

    檢과거사위 조사결과에 양쪽다 반발용산참사규명위 “특검 재조사해야”당시 수사팀 “의심을 사실처럼 발표”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31일 용산참사와 관련한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아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날 2009년 1월 용산참사 당시 경찰이 무리한 진압을 펼쳤는지와 관련한 검찰 수사가 소극적이고 편파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또 검찰총장의 사과와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이에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입장문을 통해 “검찰총장 사과와 제도 개선만 권고하고, 수사 권고가 내려지지 않은 점은 매우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진상규명위는 “검찰 조사단은 수사검사 외압 논란으로 지난 1월 말에 새로 구성됐다”면서 “강제 수사 권한도 없고 조사 기간도 짧아 애초부터 충분히 조사를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제 국회와 정부가 나설 때”라면서 “철저한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특검을 비롯한 수사·기소의 권한이 있는 특별조사기구를 통해 제대로 된 재조사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당시 검찰 수사팀은 “과거사위가 법원 확정판결을 부정한 채 주관적이고 추상적인 의심을 객관적 사실처럼 발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수사팀은 입장문을 내고 “기소된 농성자 16명은 화재원인과 형사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불복하지 않았으며 상고한 9명도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면서 “농성자가 던진 화염병에 의해 화재가 발생했다는 객관적으로 입증된 사실은 과거사위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수사팀은 “경찰 진압의 많은 문제점을 밝혀내고 경찰로부터 잘못까지 시인받았으나 객관적 사실관계와 법리에 따라 형사처벌하지 못한 것”이라면서 “향후 사법절차를 통해 수사팀의 명예를 훼손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앞서 검찰과거사위는 대검찰청 산하 진상조사단으로부터 용산참사 사건 조사결과를 보고받은 뒤 31일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 관련 철거민들과 유족들에 대한 사과를 검찰에 권고했다. 과거사위는 화재 가능성 등을 충분히 예상하고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졸속으로 진압작전을 강행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경찰지휘부는 철거민들이 소지한 염산과 화염병 등 위험물질을 파악하고 있었고, 극단적인 돌출 행동도 우려되는 상황임을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특공대원들은 농성장에 다량의 시너 등 인화물질이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 채 현장에 투입됐고, 소방차도 단 2대만 출동하는 등 화재 발생에 대한 대비가 미흡하게 이뤄졌다. 과거사위는 “당시 무리한 직업 작전을 결정·변경한 경찰지휘부에 대한 수사가 필요했음에도, 검찰은 최종 결재권자인 당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주요 참고인 또는 피의자로 조사할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 전 서울청장에 대해 서면 조사만을 한 뒤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무리한 진압 작전의 이유와 배경을 확인할 수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 요청 대상에서도 김 전 청장의 개인 휴대전화는 누락됐다. 검찰 수사에 청와대 등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당시 청와대 행정관은 경찰청 홍보담당관에게 ‘용산 사건으로 인한 촛불시위 차단을 위해 강호순 연쇄살인사건을 적극 활용하라’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또한 철거용역업체 직원의 불법행위 및 경찰과 유착관계에 대해서도 검찰이 소극적 수사를 펼쳤다고 과거사위는 판단했다.과거사위는 “용역업체 직원의 살수(撒水) 및 방화 행위에 대해 묵인·방조한 경찰의 위법행위(직무유기 혐의)에 대해서는 전혀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망자들의 시신을 유가족 동의 없이 긴급부검하도록 구두 지휘한 부분, 용산참사 당시 화재를 일으켜 경찰관 등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된 철거대책위 관계자들의 재판에서 변호인들의 수시기록 열람·등사를 거부한 부분 등도 사건에 대한 의혹과 불신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과거사위는 “당시 검찰 수사가 기본적으로 사건의 진상을 은폐하거나 왜곡시켰다고 보긴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거리로 내쫓긴 철거민들이 요구하는 ‘정의로움’을 충족하기엔 부족했다고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과거사위는 유족들에게 사전통지 없이 진행된 긴급부검과 수시기록 열람·등사 거부 등에 대해 검찰이 공식적으로 사과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함께 수사기록 열람·등사에 관한 교육 및 제도 개선, 긴급부검 지휘에 대한 검찰 내부의 구체적 판단 지침 마련, 검사의 구두 지휘에 대한 서면 기록 의무화 등도 권고됐다. 과거사위는 이날 심의를 끝으로 약 1년 6개월간의 활동을 마무리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19일 철거민 32명이 재개발 사업 관련 이주대책을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남일당 빌딩 옥상에 망루를 세우고 농성하던 중 경찰 강제진압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경찰관 1명과 철거민 5명이 숨진 사건이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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