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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법 판결 앞둔 어느 해사 교관의 ‘잃어버린 3년’

    대법 판결 앞둔 어느 해사 교관의 ‘잃어버린 3년’

    “민간인도 군인도 아닌 경계인이라 취직은 꿈도 꿀 수 없었어요. 지난 3년이 정말 악몽 같습니다. 잃어버린 세월을 조금이나마 되찾을 수 있는 길이 열렸으면 합니다.” 25일 대법원 선고를 앞둔 김모(32) 중위의 바람이다. 2009년 6월 학사장교로 입대, 해군사관학교 국사 교관으로 부임했을 때만 해도 그는 희망에 부풀었다. 국사 교사가 될 꿈이 있었기 때문이다. 잠도 줄여 가며 강의노트를 만들었다. 열정은 부메랑이 됐다. 전역이 1년도 남지 않은 2011년 6월 군 검찰은 그를 국가보안법 및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강의노트에 해방 후 북한 역사와 일제강점기 사회주의 세력의 독립운동을 적어 놓은 부분이 문제가 됐다. 입대 전 야간 촛불집회에 참여한 전력도 보태졌다. 그해 11월 1심인 보통군사법원은 국보법 위반 혐의에 대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이듬해 7월 2심인 고등군사법원은 학문의 자유를 인정해 국보법 위반 혐의는 무죄를 선고하고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벌금형을 유지했다. 진짜 시련은 이때부터였다. 군 검찰이 기소와 함께 군인사법에 따라 ‘기소휴직’을 명령한 게 굴레가 된 것. 확정판결 때까지 군인 신분은 유지한 채 직무에서 배제되는 신세가 됐다. 매달 각종 수당을 제외한 기본급의 절반인 49만 8000원으로 생계를 꾸려야 했다. 군인 신분이라 취직도 못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무죄를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대법원 선고도 기약이 없었다. 김 중위는 무려 3년이 넘게 군인도 민간인도 아닌 채로 살아야 했다. 군대 내 기소휴직 제도는 피의자가 방어권을 행사할 시간을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지만 실제로는 상급자 명령에 따라 실행돼 기소된 군인들은 재판을 빨리 끝내기 위해 불이익을 감수하고 상소하지 않는 부작용이 속출했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자정 이전 야간시위 금지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하고 대법원도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려 김 중위는 집시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파기환송을 거쳐 확정되려면 몇 개월을 더 기다려야 하지만 그나마 나은 경우다. 만약 유죄판결이 나오면 이미 예정됐던 전역일을 2년 이상 넘겼음에도 기소휴직 시점부터 남은 복무 일수를 마저 채워야 한다. 그동안 받지 못했던 봉급도 배상받을 길이 없다. 제주도가 고향인 김 중위는 현재 대학원 선배들의 도움으로 학교 근처 연구실에 거주하고 있다. 생활고로 지인들에게 상당한 빚을 지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빚은 신경 쓰지 말라고 말하지만 스스로 위축되고 수치심마저 느끼게 된다”고 토로했다. 원광대 법학연구소 박정일 연구원은 “기소휴직 제도가 자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휴직 기간이 길어지면서 군대의 특수성을 가장, 기본 인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잦아 보완책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靑 향한 삼보일배 경찰 벽에 막혔다

    靑 향한 삼보일배 경찰 벽에 막혔다

    세월호 유가족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 간 3차 면담이 성과 없이 끝난 가운데 유가족들이 2일 추석 전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를 향해 삼보일배(三步一拜)했다. 유가족들은 특별법 제정을 바라는 135만명이 서명한 용지를 청와대에 전달하려 했지만 경찰에 막혀 실패했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2차 국민 서명이 오늘로 135만명에 이르러 지금까지 485만명이 서명에 동참했다”면서 “약속한 대로 진상 규명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유가족 30여명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 120여명은 기자회견 뒤 35개의 상자에 서명용지를 담아 삼보일배를 하며 청와대로 향했다. 경찰은 광화문광장 북쪽 세종대왕 동상 양옆에 300여명의 경찰을 배치해 유가족들을 가로막았다. 유가족들은 “서명을 전달할 때까지 이어 가겠다”며 제자리에서 삼보일배를 거듭하다 4시간여가 지난 뒤 광화문광장 농성장으로 복귀해 촛불집회를 열었다. 유경근 가족대책회의 대변인은 “희생자 가족과의 만남을 거부한 청와대가 이제는 국민의 뜻까지 받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더 큰 반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하나·외환銀 조기통합 선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19일 조기 통합을 공식 선언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여전히 거세게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통합 선언문을 발표했다. 두 은행은 앞으로 각각 이사회를 열어 통합을 결의하는 등 합병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 지난달 3일 조기 통합 의사를 내비친 지 한 달여 만이다. 두 행장은 선언문에서 “그동안 다양한 채널을 통해 (조기 통합의 필요성을 임직원들과) 소통했다”면서 “노조와도 지속적으로 성실한 협의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사회 의결이 나는 대로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주주총회에 합병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측은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어 조기 통합이 불가피하다”며 “노조의 대응만을 기다리다 통합 시기를 놓치면 영업환경 불안정성으로 조직 내 혼란이 커질 것”이라고 강행 배경을 설명했다. 조기 합병에 따른 직원들의 불안감을 의식해 인위적인 인원 감축 금지, 인사상 불이익 금지, 임금·복지 불이익 변경 금지 등도 약속했다. 이에 대해 외환은행 노조는 “일방적인 합병 추진은 (5년 독립경영을 약속한) 2·17 노사정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며 “국민 앞에 공표한 합의서마저 내팽개쳤는데 새 약속을 한들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강력 반발했다. 노조는 20일 오후 8시 외환은행 본점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금융노조와 조기 통합 저지 연대투쟁을 벌여나갈 방침이다. 금융위원회는 “2·17 합의서는 지켜져야 하며 그것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합병 절차에 중대한 하자로 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2012년 2월 17일 작성된 합의서에는 김석동 당시 금융위원장이 서명했다. 두 은행의 합병은 금융위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한다. 은행 측이 노조를 배제한 채 일방적으로 합병 승인을 요청해올 경우 금융위가 심사과정에서 문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중국 장쑤성 금속공장 폭발…69명 사망 (종합3보)

    중국 장쑤(江蘇)성 쿤산(昆山)시의 한 금속공장에서 2일 오전 7시37분께(현지시간) 폭발 사고가 나 3일 현재까지 6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신화통신과 중국중앙(CC)TV 등 관영 언론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44명이 즉사했고 25명은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목숨을 잃었다. 1차 집계 결과 부상자도 187명에 달한다고 쿤산시 당국은 밝혔다. 부상자 대부분의 화상 부위가 몸 전체의 90% 이상인데다 경상자의 경우도 50% 이상이어서 추가 인명피해 발생 가능성이 큰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사고는 쿤산시 개발구에 있는 중룽(中榮)금속제품유한공사(중룽금속) 생산공장의 자동차 휠 광택 공정이 이뤄지는 작업장에서 발생했다. 작업장 공기 중 분진 농도가 지나치게 높은 가운데 불꽃이 일면서 폭발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사고 당시 공장에는 총 264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주말을 맞아 추가 근무를 하던 근로자가 많아 희생자 규모가 컸던 것으로 조사됐다. 공안 당국은 이 회사의 회장과 사장 등 책임자 5명을 구류조치한 뒤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이 긴급 출동해 현장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막지는 못했다. 중룽금속은 미국 GM의 하청업체로 알루미늄 합금, 전기도금 등을 전문으로 하는 대만계 외자기업이라고 신경보(新京報) 등은 전했다. 대만 국민당은 이날 대륙 사무부 구이훙청(桂宏誠) 주임을 통해 마잉주(馬英九) 주석이 전하는 희생자와 가족들에 대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번 사고로 사상자가 대거 발생함에 따라 기업들의 부실한 공장관리 실태가 또 한번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부상자 구조에 전력을 기울이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밝히는 동시에 사업장 안전조치도 한층 강화할 것을 지시했다. 중국 국무원은 사고 직후 왕융(王勇) 국무위원을 대표로 하는 사고대책반을 현장에 급파, 사고 수습과 원인 조사 등을 지휘하도록 했다. 국가안전생산감독관리총국도 양둥량(楊棟梁) 국장을 사고현장에 파견하고 국내의 분진 폭발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사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최고인민검찰원도 검사를 파견, 장쑤성 검찰원 등과 함께 협력 수사를 벌이도록 했다. 사고 이후 쿤산에 있는 팍스콘(중국명 푸스캉<富士康>) 등 40여개 기업들도 자체적으로 생산을 중단하고 작업장 안전실태 점검에 들어갔다. 텅쉰(騰迅)은 “쿤산 팍스콘 공장에서도 대규모 희생자는 초래되지 않았지만 유사한 분진 폭발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서 “팍스콘 청두(成都) 공장에서는 2011년 5월 분진 폭발사고로 3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었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는 사고 수습 후 외자기업을 비롯한 취약 사업장에 대한 대대적인 안전관리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쿤산 시민들은 사고 발생 직후 자발적으로 헌혈에 나서고 촛불집회를 통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기도 했다. 사고로 인해 남편이 중상을 당한 한 여성은 여동생을 찾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등 안타까운 사연들도 속출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서는 크고 작은 ‘산업재해’로 인해 상당한 인명피해가 초래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6월에는 지린(吉林)성 닭 가공공장에서 화재가 일어나 121명이 목숨을 잃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경제기술개발구에서 국유기업인 중국석유화학이 관리하는 송유관이 폭발해 50여 명이 숨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민사회단체 전국 곳곳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시민사회단체 전국 곳곳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시민사회단체 전국 곳곳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세월호 참사 102일째일 26일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사회 단체는 전국 곳곳에서 촛불집회와 캠페인을 열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재차 촉구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광화문광장에서 “대통령과 여·야가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한 지난 16일 이후 어떤 의미 있는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면서 “공권력은 세월호 참사 100일째였던 지난 24일 가족들과 시민들의 행진에 차벽으로 응답했다”고 비판했다. 김병권 가족대책위원장은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한 지 오늘로 13일째이지만 정부는 묵묵부답”이라며 “몸도 마음도 지쳐 있지만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국회, 광화문 광장에서 끝까지 있겠다”고 말했다.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운 900여명(경찰추산)의 희생자·실종자 가족과 시민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대통령이 책임져라’, ‘수사권과 기소권 보장, 특별법을 제정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촛불을 흔들었다. 박주민 세월호가족대책위 변호인은 “세월호 선원이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업무용 노트북의 데이터 복원 결과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한글 파일을 발견했다”며 “국정원이 세월호 증·개축 공사 결과를 꼼꼼히 지시하고 체크한 것으로 보아 (국정원이) 세월호 실소유주라는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대전, 경기도 고양시, 대구 등지에서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캠페인이 열렸다. 세월호참사대전대책회의는 대전 중구 은행동에서 세월호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유인물을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대책회의는 대전역 서광장에서도 같은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한 뒤 추모 영상 상영과 함께 촛불집회를 열었다. 경기도 고양시에서는 오후 6시부터 일산지역 주민들로 구성된 ‘0416 추모밴드’가 고양시 관내 삼송역∼대화역 사이 8개 지하철 역사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를 위한 피켓팅과 서명운동을 벌였다. 약 한시간가량 진행된 행사가 끝난 뒤 오후 7시 30분부터 일산동구 장항동 미관광장에 모인 참가자들은 일렬로 서 피켓팅을 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대구에서는 대구경북진보연대가 오후 5시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 홍보집회’를 개최했다. 네티즌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여야 합의 언제 되려나”,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응원합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난 반댈세”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책임자 처벌·개선대책 없이는 민란 버금가는 분노 표출될 것”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책임자 처벌·개선대책 없이는 민란 버금가는 분노 표출될 것”

    서울신문과 함께 창간기념 설문조사를 설계·분석한 정근식(57)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미래를 짊어질 고교생들이 정부를 가장 불신하고 있다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박근혜 대통령은 물론 기성세대도 허투루 넘겨서는 안 된다”면서 “냉소가 팽배해지면 분노로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자체에 대한 실망보다 관피아(관료+마피아)로 상징되는 관료 조직의 부패와 수습 과정에서 드러난 무능력, 무책임, 무원칙한 태도를 정부 불신의 원인으로 꼽았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큰 폭으로 하락했는데. -정부 신뢰도가 하락한 것은 세월호 참사 발생 원인과 이후 정부의 태도로 나눠 생각할 수 있다. 참사가 일어났기 때문에 정부 신뢰도가 하락한 것은 아니다. 역대 정부에서 대형 참사는 계속해서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우왕좌왕한 적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는 대책으로 ‘해경 해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물러났던 총리를 다시 기용하기도 했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을 배후로 지목하고 정작 정부는 책임을 회피했다. ‘아마추어 정부’라는 비판을 넘어 ‘뻔뻔한 정부’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반성하고 새롭게 바꾸겠다는 의지는 없었다. 문제를 덮으려고 급급한 모습이 여과 없이 드러났다. →언론도 못 믿겠다는 학생들이 많았는데. -세월호 참사 직후 오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언론이 참사 의혹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점도 문제다. 수많은 뉴스를 실시간으로 쏟아냈지만, 결국 책임자 처벌 등에 기여를 못 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의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한 것이다. 자극적인 보도가 많았던 것도 영향을 줬다. 반면 현장에서 대처를 잘한 교사들, 학생을 구하고 희생된 교사들이 부각됐다. 교사나 학교에 대해 신뢰도가 크게 낮아지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전 대형 참사도 책임자 처벌은 잘 안 됐는데.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물은 뒤 개선책을 내놔야 한다. 그냥 넘어가면 불신과 불만이 쌓인다. 누적되면 극단적으로 민란 등 행동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군부독재 시절 숱하게 겪었던 일이다. 당장 과격한 행동이 없다고 문제가 없는 게 아니다. 한국 사회에 냉소가 팽배해지는 게 더 심각하다. →마음속에 ‘냉소’가 생긴다는 뜻인가. -참사 80일이 지난 시점에서 설문조사가 이뤄졌는데 결과가 암담하다. 한 달 전쯤 조사했다면 더 부정적인 결과가 나왔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그나마 누그러진 것으로 본다. 노란 리본 달기와 촛불집회 등 행동도 분출됐지만 냉소와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다. 정부에 대한 기대가 냉소로 사라지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냉소가 쌓이면 분노로 바뀐다. →고2 학생들의 후유증이 심 각해 보이는데. -기성세대는 정부에 대해 기대도 많이 하고 실망도 많이 했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은 아직 경험이 적다. 고2 학생들은 물론 조사에 나타나지 않은 더 어린 세대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안타까운 것은 정부가 참사 이후 이런 조사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정부가 세대별로 세월호 참사가 미친 영향을 철저히 조사하고 세대별로 맞춤형 대책을 세워야 한다. 개인적인 트라우마 치유와 함께 사회의 위기극복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 정부는 아무런 대책도 없고 탁상행정에만 그치는 것 같다.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이는데. -대구지하철 참사나 씨랜드 사건 등 오래된 참사의 상처가 그대로 남아 있다. 이번 정부도 그렇지만 역대 정부들이 참사 직후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고 넘어갔다. 정부가 제대로 접근하고 해결책을 내야 한다. 부처를 신설하고, 기존 조직을 없앤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종합적인 재난 연구 시스템을 구축해야 위험사회에 대비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의미는. -우리 사회가 위험사회라는 것을 그대로 보여 줬다. 거대한 세월호는 고속 성장해 온 한국의 축소판이다. 종합적인 안점 점검과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2의 세월호’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밤 12시 전 시위는 무죄”… 대법도 헌재와 같은 판단

    야간에 집회를 개최했다는 이유만으로 집회 주최자와 참가자를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이는 야간집회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며 해당 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의 판단과도 맞닿아 있다. 하지만 대법원의 법률 해석은 헌재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대법원 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10일 ‘용산참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해가 진 뒤에도 계속 진행한 혐의로 기소된 인권운동가 서모(41)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대구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씨는 2009년 9월 대구 동성로 광장에서 오후 7시 15분부터 오후 9시까지 용산참사 범국민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촛불문화제를 열고 거리 행진을 했다. 서씨는 야간집회를 했다는 이유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과 2심에서 거푸 벌금형이 선고됐다. 대법원은 헌재가 지난 3월 ‘해가 진 이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시위를 금지하는 집시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내린 결정을 한정위헌이 아니라 사실상 ‘일부위헌’ 취지로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집시법 중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부분은 소급해 효력이 상실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법 조항을 적용해 기소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가 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야간 시위를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서씨에 대한 대법원 상고심 결과는 헌법재판소가 관련 법 조항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린 뒤 대법원의 첫 판단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대법원은 법률 자체에 대한 위헌 판단이 아닌 법률 내용의 해석이나 적용을 제한하는 헌재의 변형 결정에 대해서는 법적 강제성(기속력)을 인정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도 대법원은 야간에 집회를 했다는 이유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도 헌재의 한정위헌 결정에 대해 위헌결정과 같은 효력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앞서 내려진 헌재 결정이 한정위헌이 아니라 일부를 무효화하는 ‘일부위헌’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제10조는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의 집회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어기면 같은 법 제23조에 따라 처벌받는다. 하지만 헌재는 지난 3월 해당 조항에 대해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라는 광범위하고 가변적인 시간대의 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 타인의 평온을 보호한다는 목적 달성의 필요한 정도를 넘는 지나친 제한”이라는 취지의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도 비슷한 내용의 판결을 내렸지만 접근 방식은 달랐다. 재판부는 “헌재 결정은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부분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일부위헌’ 취지로 봐야 하기 때문에 위헌 결정으로 효력을 가진다”고 설명했다. 헌재 결정이 형식적으로 한정위헌으로 보일지 몰라도 사실상 일부위헌이기 때문에 ‘해가 진 후부터 같은 날 24시까지’ 집회를 금지하는 부분은 대법원의 판단에 상관없이 이미 효력을 잃었고, 처벌 근거가 없어졌다는 뜻이다. 대법원과 헌재는 법률 해석권을 놓고 1996년부터 기 싸움을 벌이며 갈등을 빚어 왔다. 당시 헌재는 소득세와 관련한 헌법소원에서 과세 당국이 실거래가 기준으로 소득세를 부과한 것에 대해 한정위헌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대법원은 관련 재판에서 헌재 결정을 무시한 채 실거래가 기준이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이후 헌재가 한정위헌 결정을 내릴 때마다 갈등이 불거졌다. 대법원과 헌재 모두 자정까지 야간집회는 보장해야 한다고 판단함에 따라 관련 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들의 판결은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야간집회 금지와 관련해 진행 중인 대법원 사건은 15건, 하급심에서도 375건이 선고를 기다리고 있다. 자정 전 야간시위로 기소된 경우 다른 불법 행위가 없으면 모두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공소를 취하할 가능성도 있다. 이미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사람은 재심을 통해 구제받을 길이 열렸다. 헌재와 대법원의 연이은 판단에 따라 집시법 개정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용어 클릭] ■한정위헌 법 조항이 헌법과 전면적으로 어긋난다고 보고 해당 조항의 효력을 완전히 없애는 ‘위헌’과 달리 법 조항을 ‘특정하게 해석하거나 적용할 때만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변형 결정.
  • ‘전교조 법외노조’에 학부모단체도 양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이후 학부모 단체까지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정부와 전교조의 갈등이 교육계 전체로 퍼지는 형국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진보 계열 학부모 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결성한 ‘민주교육과 전교조 지키기 전국행동’은 전교조를 위해 오는 27일 보신각에서 촛불집회를 열겠다고 24일 밝혔다. 전국행동은 교육부의 전교조 전임자 복귀 조치에 대해 “교육부의 후속 조치는 전교조에 대한 탄압”이라고 강조하고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가칭 ‘전교조 후원회’를 조직해 전국의 각 지역 시민 10만명 회원을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보수 교육 단체인 공교육살리기학부모연합·전국학부모단체연합·유관순어머니회·대한민국애국시민연합은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에 대한 공동 성명서를 내고 “전교조는 정치 투쟁을 중단하고 학교로 돌아가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법원의 판결에 대해 “그동안의 염원이 해결됐다”면서 “전교조 등 교육 부조리 세력과의 싸움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도 6·4 지방선거로 당선된 진보 교육감들에 대해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할 방침을 내비쳐 또 다른 갈등이 예상된다. 교총은 이날 서울 종로구 서울교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가 극한 갈등과 혼란을 양산시키고 전체 교육계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양옥 교총 회장은 “(진보 교육감들이) 전교조 법외노조와 관련한 법원 판결을 외면할 때에는 직무정지 가처분 신청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전교조 전임자 복귀 마감 시한인 다음달 3일을 앞두고 충북도교육청을 시작으로 일부 교육청이 노조 전임자에 대한 복귀 명령을 이미 내렸거나 교육감 취임 전 내릴 방침이어서 논란이 예고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하나 되는 거리응원 한국인의 힘 느껴요

    하나 되는 거리응원 한국인의 힘 느껴요

    “월드컵과 촛불집회에서 하나로 똘똘 뭉치는 ‘한국인의 힘’을 봤습니다.” 필리핀 출신 로센리 이 파라딘(32·여)이 한국땅을 처음 밟은 것은 2006년. 13살 연상의 남편 김모(45·건축설비기사)씨와 결혼하면서 한국땅에 정착했다. 하지만 한국 생활 9년째인 지금은 모국어인 타갈로그어(영어와 더불어 필리핀의 공용어)보다 한국말이 더 편하다는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3남 1녀를 키우는 ‘슈퍼맘’이기도 하다. 지난 20일 일터인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의 카페 오아시아에서 만난 로센리는 “18일 아침에도 남편, 아이들과 월드컵 축구 러시아전을 봤다”면서 “한국 오기 전까지 월드컵은 유럽이나 남미, 미국 사람들만 하는 대회인 줄 알았다”며 수줍게 말했다. 이어 “필리핀에서는 한국 축구는 몰랐고, ‘파리의 연인’ ‘풀하우스’ 같은 드라마만 좋아했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축구 문외한이던 그는 어느새 4년마다 밤잠을 설쳐 가며 한국 대표팀 경기를 챙겨보게 됐다. 로센리는 “한국인의 열정(熱情)에 동화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촛불집회도 그렇고, 4년마다 돌아오는 거리응원을 보면 한국인의 저력을 새삼 느꼈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결혼했을 때만 해도 로센리가 낯선 한국 땅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는 “정붙일 곳 없던 시절, 주위 어르신들이 나눠준 따뜻한 정(情) 덕분에 버텼다”면서 “시장에 가면 젊은 처자가 남의 나라 와서 힘들겠다며 손 잡아주고, 장 볼 때도 뭐라도 덤으로 더 주시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월드컵 거리응원도 정이 넘치는 한국 문화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주여성들에 비해 유창한 한국어의 비결을 물었다. 현재 두 살배기인 막내 아들을 출산하기 전까지 그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학원가의 분식집에서 일했다. 로센리는 “사장님도 좋은 분인데다, 다른 종업원들이 모두 조선족이라 일하며 자연스럽게 배웠다”면서 “지금은 (서울시 외국인 전용 민원 센터인)글로벌센터를 통해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이 카페에서 일을 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부인과 사별한 남편의 세 아이를 키우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결혼 직후 중학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들, 딸에게 제대로 된 엄마 역할을 하고 싶은데, 타갈로그어는 통하지 않아 죽기 살기로 한국어를 배웠다”면서 “특히 결혼 당시 겨우 다섯 살이던 셋째 아들(13)에게 늘 미안하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오는 27일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까지 온 가족이 ‘치맥’(치킨과 맥주)을 먹으며 대표팀 승리를 기원할 계획이라는 로센리는 “지난 월드컵 때부터 골키퍼 정성룡 선수를 응원해 왔다”며 “이번에도 잘 지켜줄 거라 믿는다”며 웃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100만명 서명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지난 주말 전국에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1000만명을 목표로 돌입한 서명운동에는 8일 현재 101만여명이 동참했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가족대책위)는 지난 7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유가족과 국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특별법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고 서울시내 15곳에서 서명을 받았다. 지난달 중순 800여개 시민단체 연대기구인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1000만명을 목표로 돌입한 서명운동에 유가족들도 이날부터 본격적으로 참여한 것이다. 국민대책회의는 전국에서 시민 101만 6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에는 1만여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5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제4차 세월호 추모 촛불집회’가 열렸다. 세월호 희생자인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4반 한정우 학생의 아버지는 이날 집회에서 “사고 책임자가 처벌받지 않는다면 평생 멍으로 남고 억울해서 죽을 것 같다”며 “국민 여러분이 성원해 주고 생명과 같은 서명을 받아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을 찾은 가족대책위는 ‘세월호 침몰 사고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와 함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국조특위 여야 간사인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과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선진국이 벤치마킹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준으로 특별법을 제정해 재난 대응과 사후 지원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세월호 촛불집회 앞서 특별법 제정 촉구 거리 서명운동 진행돼

    세월호 촛불집회 앞서 특별법 제정 촉구 거리 서명운동 진행돼

    ‘세월호 촛불집회’ 세월호 촛불집회에 앞서 특별법 제정 촉구 서명운동이 진행됐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주말인 7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거리 서명운동을 벌였다.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 소속 150명은 이날 오전 10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유가족과 국민이 함께하는 세월호 특별법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고 서울역과 홍대입구, 강남역 등 서울 시내 16곳에서 시민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 지난달 중순께 시작된 서명운동에는 5일 기준 시민 924만여 명이 동참했다. 서명운동은 이날 서울 외에도 인천, 대전, 광주, 제주 등 전국 9곳에서 진행됐다. 서명 목표 인원은 1천만 명이다. 발대식에 참가한 가수 김장훈은 “정부는 세월호 피해자에 대해 진정 따뜻한 부모 같은 마음으로 대해 달라”며 시민 동참을 호소했다. 가족대책위는 800여 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와 함께 오후 7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시민 8천여 명(경찰 예상 4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4차 범국민 촛불행동’을 공동 개최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촛불집회 서울 청계광장서 열려…서명운동 발대식에 김장훈도 참여

    세월호 촛불집회 서울 청계광장서 열려…서명운동 발대식에 김장훈도 참여

    ‘세월호 촛불집회’ ‘세월호 김장훈’ 주말 서울 도심에서 세월호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주말인 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린다. 618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와 ‘세월호 사고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는 이날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시민 8000여명(경찰 예상 4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세월호 참사 4차 범국민 촛불행동’을 공동 개최한다. 집회에는 세월호 희생자 유족 일부가 참여해 발언할 예정이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오후 8시 30분부터 청계광장에서 광교→보신각→종로2가→을지로2가→서울광장까지 행진한다. 가족대책위는 앞서 이날 오전 10시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유가족과 국민들이 함께하는 세월호 특별법 범국민 서명운동’ 발대식을 열었다. 발대식에는 가수 김장훈이 참여해 “나도 앞으로 도울 부분이 있다면 유가족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후 5시까지 서울역과 홍대입구, 강남역 등 서울 시내 16곳에서 거리 서명운동을 할 예정이다. 서명운동은 서울 외에도 인천, 대전, 광주, 제주 등 전국 9곳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대 교수 “개나 소나 내는 성명서 자제”

    서울대 교수가 세월호 참사를 ‘교통사고에 불과한 일’이라며 ‘개나 소나 내는 (교수들의 진상 규명 촉구) 성명서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동료 교수에게 보낸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에 따르면 민교협 집행위원인 우희종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모 교수가 ‘교통사고에 불과한 일을 가지고 서울대 교수 명의의 성명서를 낸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 생각됩니다. 개나 소나 내는 성명서!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내왔다”면서 “단순 교통사고로 바라보는 그의 시선과 더불어 개나 소가 된 전국의 다른 대학 교수들. 다양한 의견은 소중하다… 그러나 갑자기 내가 사는 것이, 인간인 것이 부끄러워졌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30일 서울대 교수 204명은 ‘세월호 참사, 섣부른 처방보다 면밀한 진단이 먼저다!’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 발표를 위한 의견수렴 과정에서 한 교수가 이메일을 통해 단과대 실무자에게 밝힌 내용이 우 교수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최영찬 서울대 민교협 의장은 “의견 수렴 과정에서 여러 가지 의견이 나올 수 있는데, 이런 식으로 개인의 이메일 내용이 공개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말 동안 서울과 안산, 대전, 부산 등 전국 곳곳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를 추모하고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800여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31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주관한 추모 집회에는 2만여명(경찰 추산 3000명)이 모였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사설] 세월호 공권력 과잉 대응 스스로 경계해야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 현장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과잉 대응하고 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집회 참가 시민들은 경찰이 초동 단계에서부터 필요 이상으로 과도한 진압 작전을 펼쳤으며 심지어 해산하려는 시민들을 한 곳으로 유도해 ‘토끼몰이식’으로 무차별 연행했다고 주장한다. 경찰은 지난 주말인 24~25일 집회 현장에서 30명을 연행했다. 청와대로 향하자고 외치는 시위대와 경찰이 대치하던 중 상당수 시민들이 검거됐다. 그전 주말에는 215명이 붙잡혔다. 경찰은 교통소통을 방해하는 등 공공에 불편을 끼친 시위대에 대해 관련 법과 현장 상황 판단에 따라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이 밝힌 대로 일부 시위대가 ‘돌출행동’을 했다 하더라도 공권력의 행사는 법 테두리 내에서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 공권력 행사의 잣대가 정권의 편의에 따라 자의적으로 이뤄진다면 이에 수긍할 국민은 없다. 차제에 시위대 연행 전후의 현장 채증 자료를 언론이나 제3의 객관적 기구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하기 바란다. 지난 정권 당시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 때도 그랬듯이 대형 집회 때마다 불거지는 불법시위 논란과 공권력의 과잉 대응 의혹을 불식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에 앞서 경찰은 시민들이 왜 공권력을 불신하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보 경찰을 투입해 희생자 가족 등을 불법 사찰했다는 구체적 정황도 나오지 않았던가. 게다가 지난 18일 세월호 집회 때 연행된 여성들에게 속옷 상의를 탈의하도록 강요한 사실도 드러났다. ‘유치장 수용 과정에서 속옷 탈의 조처는 인권존중과 권력남용 금지를 어긴 위법행위’라는 대법원 판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경찰이 반정부 시위를 우려해 선제적으로 과잉진압 작전을 펼쳤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러니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공권력의 행태를 떠올리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건강한 민주주의 사회가 유지되려면 합법적이고 정당한 공권력의 행사는 반드시 필요하다. 공동체 구성원 누구도 이에 토를 달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정권을 의식한 ‘공권력을 위한 공권력’으로 변질된다면 그 정당성과 명분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과거 민주화 항쟁 시기를 거치며 작위적인 공권력 행사에 의해 수많은 시민들이 희생당한 아픈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스스로 선을 넘지 않도록 경계하고 자중해야 마땅하다.
  • 대법 판례 역행하는 ‘세월호 촛불 진압’

    대법 판례 역행하는 ‘세월호 촛불 진압’

    세월호 참사 이후 주말마다 대규모 추모 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경찰이 법원의 판례에 어긋나는 방식으로 진압에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진보성향의 시민사회단체 618곳이 구성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개최한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 현장에서 모두 30명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체포돼 일선 경찰서로 연행됐다. 경찰은 체포 인원 중 고교생 1명을 제외한 29명을 해산명령 불응(집시법) 위반과 도로점거에 따른 교통방해죄(형법) 등의 혐의로 사법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는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3만명(주최 측 추산·경찰 추산 8000여명)이 참가했으며 이 가운데 2000여명(경찰 추산 1000여명)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권의 책임을 물으며 청와대로 행진하던 중 종로구 보신각 앞 사거리에서 경찰과 2시간 동안 대치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경찰이 시위자보다 많은 인력을 동원해 과잉진압했다고 주장했다. 용혜인(25·여)씨는 “지난 17일 시위에는 경찰이 치마나 짧은 바지를 입은 여성 시위 참가자들을 강제로 들어 올려 연행하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박주민 변호사는 “경찰이 지난 주말 세월호 집회 때 참가자들이 인도로 행진하는데도 고작 10여분 단위로 해산 명령을 급히 다섯 차례 내린 뒤 이에 불응했다는 이유로 참가자 215명을 강제 연행했다”면서 “이는 공공의 질서가 상당히 침해되지 않았는데도 집회 신고 장소 이탈이라는 이유만으로 해산명령을 내릴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례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또 서울 동대문경찰서도 지난 18일 세월호 참사 집회 현장에서 연행된 여성 6명을 유치장에 입감하면서 브래지어의 와이어가 자살·자해에 사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브래지어를 벗도록 했는데 이 또한 판례를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경찰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연행된 여성들에게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한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며 피해자들에게 15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경찰은 시위자 연행이 정당한 법 집행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위대 해산 때 대법원 판례 등도 고려한다”면서 “하지만 (시위대를 해산시킬 수 있는 조건인) 공공의 안녕질서가 명백히 위험한 상황이 어떤 경우인지 법에 명확히 써 있지 않아 법과 상황을 고려해 현장의 경찰 지휘관이 종합 판단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시위자들에게 브래지어를 벗으라고 요구한 것과 관련해서는 동대문경찰서 임정섭 서장이 25일 “수사를 담당한 여경이 지침이 바뀐 것을 제대로 모르고 실수를 저질렀다”고 사과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세월호 촛불집회 서울 도심서 진행…보수단체 맞불집회

    세월호 촛불집회 서울 도심서 진행…보수단체 맞불집회

    세월호 촛불집회 서울 도심서 진행…보수단체 맞불집회 주말인 24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와 행진이 잇따라 열렸다. 618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오후 6시부터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경찰은 이날 집회에 1만 명 가량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은 집회에 이어 광교→보신각→종로2가→퇴계로→을지로→서울광장까지 3.7㎞를 행진한다. 집회에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의 유족도 일부 자리를 함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소속 300여 명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세월호 추모 시민실천단 도보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광명대교 북단→구로IC→도림로터리→금융감독원→마포역까지는 인도로, 마포역→충정로역→염천교→서울역까지는 1개 차로를 이용해 행진한 뒤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개최했다. 금속노조 소속 1200여 명도 오후 2시 쯤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삼성전자서비스지회 지도부 구속에 항의하는 집회를 가진 뒤 청계광장의 민주노총 집회에 합류했다. 소규모 집회들도 시내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열렸다. 청년네트워크는 단체로 검은 티셔츠를 차려입은 채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인근에서 실종자들이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기원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오후 6시를 전후해서는 세월호청년모임의 침묵행진(인권위→영풍문고)과 민족문제연구청년모임의 세월호 진상규명 촉구 청년행진(감신대→정동로터리→대한문→서울광장→청계광장)도 예정돼 있다. 이들 대다수는 행사 후 청계광장 촛불 집회에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 단체들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경우회와 고엽제전우회, 국민행동본부 등 단체 회원 2500여 명은 오후 5시 30분부터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의 촛불집회가 열리는 청계광장 맞은편 동화면세점 앞에서 ‘세월호 참사 애도분위기 악용세력 규탄 2차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날 도심 곳곳에선 교통 체증이 빚어졌다. 경찰은 교통경찰 3개 중대와 여경 3개 중대 등 192개 중대 1만 3천여 명을 시내 곳곳에 배치한 상태다. 연합뉴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회 모순에 맞선 한국의 대중 그들은 누구인가

    사회 모순에 맞선 한국의 대중 그들은 누구인가

    대중의 계보학/김성일 지음/이매진/352쪽/2만원 스페인 철학자 오르테가 이가세트는 대중이 장악한 권력을 정치적 진보가 아닌 문명 퇴보로 판단하고, 이들의 움직임을 반란(Revolt)이라고 했다. ‘집단지성’의 저자인 프랑스 철학자 피에르 레비는 대중의 양상을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에서 ‘우리는 생각한다’로 넘어가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확실한 것은, 대중의 움직임은 오늘의 현상이라는 점이다. “고지식한 지식인과 부패한 정치인, 그리고 무능력한 공무원과 신자유주의 후광으로 기세등등한 자본가”들이 맺은 동맹과 정면 충돌한 대중은 세계 곳곳에서 다양하게 드러난다. 이 같은 물살은 어떻게 형성된 것인가.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시민교육을 강의하는 김성일씨는 신간 ‘대중의 계보학’에서 지난 100여년 동안 한국에서 형성된 대중의 지층을 촘촘히 살핀다. 자신의 박사 논문 가운데 이론적 배경을 살리고 나머지를 재구성했다. 저자는 2002년을 한국에 ‘새로운 대중’이 출현한 시기로 본다. 무질서와 폭력, 마비된 이성으로 규정된 대중이 자율적인 질서와 규범을 만들며 집단행동을 실천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가 들끓던 2008년은 대중의 결집이 정점에 달한 시점이다. ‘이전 대중’의 시초는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가 발견한다. 근대식 학교가 들어서고 출판 사업이 발전하면서 지식의 주체가 된 ‘근대적 대중’이 형성됐다. 그 한 축인 모던보이와 모던걸은 절실한 미래보다는 자유분방하고 유행을 좇는 소비의 주체였다. 또 다른 축은 민권에 대한 열망을 드러낸 저항의 주체로서 동학농민전쟁, 만민공동회, 3·1운동, 사회주의운동 등을 이끌었다. 1960년대 들어 경제근대화와 도시화가 추진되면서 대중의 의미는 달라졌다. 국가가 주도한 경제개발과 반공이데올로기 속에 대중은 ‘산업역군’과 ‘반공주의자’로 호명됐다. 한국 사회의 특수성을 바닥에 깐 이 말은, 박정희 정권의 취약한 정당성에 대한 의심과 저항을 무마하기 좋은 수단이 됐다. 1980년대 들어서 비참한 노동 현실을 공론화한 노동자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대중 운동이 구축되고 폭발했다. 1980년 5·18광주민주화운동으로 정권의 폭력성을 체감하고, 1987년 6월 항쟁으로 대중이 국가권력에 맞선 저항 주체로 나섰다. 책은 1997년 외환 위기 이후 자리 잡은 신자유주의 속에서 자기계발의 주체가 된 대중부터 인터넷이 확산된 뒤 새로운 저항 세력으로 떠오른 디지털 신인류까지 변화상을 차근차근 따지면서 촛불집회에 다다른다. 2002년 벽두에 터진 ‘오노 사건’(김동성의 금메달 박탈 사건)은 사이버 공간을 반미의 공간으로 채우면서 사회적 결속을 다지고, 월드컵 길거리 응원전은 축제처럼 결집을 형성했다. 그해 미선이 효순이 촛불집회는 길거리 응원전의 정치적 승화로 평가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에서 계급·계층·세대·성별을 초월한 대중은 하향식 계몽과 지도가 아닌 상향식의 자발적인 참여로 변화했다. 그러나 한편 대중의 진화는 맹목적 애국주의와 왜곡된 포퓰리즘이라는 “모순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저자는 “대규모 대중 결집은 한국 사회의 모순과 억압 구조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는 점에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두고 연구해야 하는 주제”라면서 “대중 연구는 지금 여기 대중의 삶을 짓누르는 부당한 권력과 자본에 맞서는 정치적 기획”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지난 100여년간 한국 대중운동의 흐름을 분석한 ‘대중의 계보학’에서 저자는 2002년을 ‘새로운 대중’이 출현한 때로 봤다. 그해 월드컵 길거리 응원전(왼쪽)에서 축제를 열듯 결집한 대중은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오른쪽)에서는 신자유주의 정책 반대 등 의제를 설정하며 대중운동을 발전시켜 나갔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 [당신의 책]

    [당신의 책]

    생존의 한계(케빈 퐁 지음, 이충호 옮김, 어크로스 펴냄) 극한 상황에서 과연 우리는 어디까지 견뎌내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심장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추위, 온몸이 녹아내릴 것 같은 화염, 기계적 지원이 없이는 생존 불가능한 우주 등 적대적 조건에서 인체가 어떤 영향을 받으며 어떻게 반응하고 버텨내는지, 그리고 그 한계를 인류가 어떻게 확장했는지 추적하는 교양과학서다. 마취와 집중치료 전문의사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의학연구원으로 장기 우주여행이 인체의 생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케빈 퐁 런던대 생리학 교수가 썼다. 수련의 시절 처음 목격한 가슴절개 시술 장면, 얼음물에 빠져 2시간 동안 심장이 멈췄던 환자를 살린 의료진의 경험이 저체온 기술 심장수술의 토대가 된 이야기 등을 박진감 넘치게 전한다. 후반부는 항공우주의학에 할애된다. 인간의 생존을 보장하는 정밀한 공학의 위력과 취약성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생소하지만 흥미진진한 얘기들을 생생하고 긴박감 넘치게 소개한다. 344쪽. 1만 6000원. 한국독립운동사(박찬승 지음, 역사문제연구소 기획, 역사비평사 펴냄) 일본의 한국병합 과정에서 우리 민족은 동학농민군, 의병 등으로 결집해 치열한 저항운동을 펼쳤다. 병합 이후에는 만세운동, 무장투쟁, 외교운동, 의열투쟁, 노동쟁의와 소작쟁의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해 독립운동을 전개했다. 한양대 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일제 강점기를 시기별로 구분해 독립운동 양상과 그 배경이 된 일제의 지배 정책을 정리했다. 1910년대 국내외 독립운동의 출발, 3·1 운동과 임시정부 출범, 1920년대 국내 독립운동의 좌우 분화와 상호 연대, 1930년대 독립운동 진영 재편, 중일전쟁·태평양전쟁 시기 독립운동 세력의 결집 등 5개 시기로 구분했다. 1980년대 이후 학계 안팎에서 대두한 민족주의 세력 중심론, 민족협동전선(민족통일전선) 세력 중심론, 사회주의 세력 중심론처럼 특정 세력을 독립운동의 주류로 설정하는 태도를 피하고 여러 진영의 독립운동사를 균형 있게 서술하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역사비평사가 2007년부터 출간해 온 ‘청소년과 시민을 위한 20세기 한국사 시리즈’ 9번째 책이다. 408쪽. 1만 6000원. 사회를 바꾸려면(오구마 에이지 지음, 전형배 옮김, 동아시아 펴냄) 세월호 참사로 촛불집회가 곳곳에서 이어지는 이즈음, 제목부터 절로 시선을 잡아끄는 책이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의 말을 인용한 책의 부제는 ‘세상은 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행동하라!’ 일본 게이오대 역사사회학 교수인 저자는 사회를 바꾸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찰하고, 사회를 바꾸는 작업을 역사·사회구조적으로 성찰한다. 오늘날 대의제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데모, 사회운동, 공개, 대화 등 직접 행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근대 정치·경제는 주체가 객체를 지배하고 민중을 조작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므로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려면 반드시 직접적인 사회운동이 전제돼야 한다는 것. 2011년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 당시 일본 국민들을 분노케 했던 일본 정부의 불투명한 정보 제공과 대응 방식, 사고 이후의 사회운동 과정 등을 자세히 설명한다. 440쪽. 1만 9000원. 뮤지컬 사회학(최민우 지음, 이콘 펴냄) 현대 문화산업을 이야기할 때 뮤지컬은 빼놓을 수 없는 예술장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뮤지컬 시장은 외국들과는 사뭇 다른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티켓 값이 해외보다 상대적으로 비싸고, 주인공이 여러 명 번갈아 무대에 오르고, 세계적으로 대박을 친 작품이 유독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먹히지 않을 때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무대에 오르는 신작 뮤지컬은 150여편. 한국 뮤지컬 시장의 독특한 생리를 현장 기자의 시각으로 다각도로 분석한 책이다. 뮤지컬이 만들어지는 과정, 유통과 소비가 이뤄지는 행태, 국내 시장의 특수성 등을 두루 짚는다. 소소한 의문들도 풀어준다. 객석을 메우는 주 관객이 여성들인 이유, 유럽 뮤지컬이 한국시장에 강한 이유 등이 흥미롭다. 319쪽. 1만 4000원.
  • 세월호 집회, 경찰 연행 여성 속옷 탈의 요구 논란

    세월호 집회, 경찰 연행 여성 속옷 탈의 요구 논란

    세월호 집회, 경찰 연행 여성 속옷 탈의 요구 논란 경찰이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에 참가했다가 연행된 여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속옷을 벗도록 한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24일 경찰에 따르면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18일 밤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에서 연행된 여성 6명을 유치장에 입감하기 전 신체검사를 하면서 “자살·자해의 우려가 있다”며 브래지어를 벗도록 했다. 이들은 속옷을 탈의한 상태로 조사를 받으며 경찰서에 40시간가량 머무른 것으로 확인됐다. 대법원은 지난해 5월 경찰이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연행된 여성들에게 브래지어 탈의를 요구한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며 150만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동대문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해당 여경이 지침이 바뀐 것을 제대로 모르고 실수를 저질렀다”며 “경찰 측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 17∼18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향하자 세 차례 해산명령을 내렸고, 이들이 불응하자 검거 작전을 벌여 모두 215명을 연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월호 촛불집회, 청와대 향하다 집회 참가자 일부 연행

    세월호 촛불집회, 청와대 향하다 집회 참가자 일부 연행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24일 오후 서울 도심에서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 방면으로 향하려다 종로구 보신각 앞 도로에서 이를 막는 경찰과 대치중이다. 경찰은 네 차례에 걸쳐 해산 명령을 내렸지만 집회 참가자들이 응하지 않자 집회 참가자 일부를 연행했다. 앞서 이날 오후 6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촛불 집회에는 약 8000여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종로와 을지로를 거쳐 서울광장으로 향하는 경로로 행진했다. 경찰 측은 이중 대다수가 서울광장으로 향했으나 1500여 명이 뒤에 남아 도로를 점거한 채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벌이려고 시도 중이라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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