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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국정원 문건 관련 “대선 전 진상조사·청문회 해야”

    박원순 국정원 문건 관련 “대선 전 진상조사·청문회 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이 국가정보원의 ‘박원순 제압 문건’ 보도와 관련해 “내년 대선 전에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청문회를 해야 한다”고 2일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정원 문건을 두고 “민주주의와 헌정질서 파괴”라고 규정하며 “진상조사단을 꾸리고 청문회를 해서 국정원 개혁 출발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최근 시사IN과 한겨레신문에서 ‘박원순 시장 관련 문건은 국정원이 작성한 것’이라고 보도한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하면서 향후 파장이 예상된다. 시사주간지 ‘시사IN’은 전날 복수의 국정원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국정원이 지난 2009년 원세훈 원장 취임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해 ’정치공작‘을 벌였고, 원 전 원장이 이를 직접 지휘했다’고 보도했다. 시사IN과 인터뷰한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2009년 4월 국정원장에 취임한 뒤 원세훈 원장은 비서실 직원은 물론 1, 2, 3차장과 기조실장이 참석하는 회의 때마다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성토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원 전 원장이 그 자리서 ‘박원순은 종북 좌파의 거두다. 철저히 흠집 내라. 돈은 얼마가 들어도 좋다. 지쳐 나가떨어질 때까지 멈추지 마라’고 지시해 처음엔 국정원 안에서도 어리둥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해 6월 박 시장이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국정원이 ‘명예훼손’이라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국정원 내 법무팀도 승소 가능성이 낮다며 소송에 부정적이었지만 원세훈 원장이 이들을 크게 호통치고 결국 2억원의 소송을 냈다”고 말했다. 시사IN과 인터뷰한 전 국정원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이 이같이 박 시장을 제압하려고 한 이유에 대해 “2008년 촛불집회에 놀란 MB가 참여연대가 연관된 진보적 시민단체가 촛불집회에 많이 참여했다는 점을 들어 그 배후로 박원순을 지목했다”고 설명했다. 시사IN은 국정원의 공작이 2011년 박 시장이 10·26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뒤 더욱 거세졌다고 보도했다.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박 시장이 전임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의 비위를 들춰낼까봐 원세훈 원장이 신경을 썼다”며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 행정부시장 출신인 원 전 원장이 아직 서울시에 남아있는 ‘빨대공무원’들을 통해 박 시장의 업무를 방해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박 시장이 당선됐어도 서울시에는 원세훈의 ‘빨대공무원’이 수두룩했다. 박원순 시장 1기 시절 서울시 고위공무원들 가운데 원세훈 직보 라인도 있었다. 또 원세훈이 일부 국장에게 수시로 직접 전화해서 박 시장과 관련한 정보를 묻기도 하고 필요한 사항을 지시했다. 박 시장이 당시 서울시장 업무를 제대로 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국정원이 만들어나갔다”고 말했다. 또 원 전 원장이 박 시장을 겨냥해 대구·경북(TK) 출신인 국정원 직원을 차출해 서울시를 담당하게 했다고도 증언했다. 또 다른 전 국정원 고위관계자는 “원 전 원장은 박원순 시장의 정책에 대해 거의 모두 종북 좌파 정책이라고 공격했다”며 “서울시 공무원 간첩조작 사건(유우성 사건)도 ‘박원순이 채용한 간첩’이라는 콘셉트를 만들기 위해 둔 무리수였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당시 민주당 진선미 의원에 의해 폭로됐던 ‘서울시장의 좌편향 시정운영 실태 및 대응방향’ 문건도 복수의 전 국정원 핵심관계자들은 “국정원에서 작성한 문건이 맞다”고 말했다. 원 전 원장의 핵심측근은 “문서를 작성한 곳은 국내 정보분석국이다. 부서 비밀코드 넘버까지 적혀 있어서 국정원 문서가 아니라고 부인할 수도 없다”며 “실제 국정원에서는 박 시장에 대해 이 문서에 나온 그대로 기획하고 실행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13년 박근혜 정권 이후 원세훈 원장이 물러났지만 박 시장에 대한 국정원의 견제 기조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전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원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안에 만들어진 감시 견제체계를 활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서울시장 자리는 유력한 차기 대권후보이며 국무회의 참석 필수요원이라서 야당 소속 서울시장의 입지는 늘 경계 대상”이라고 말했다. 시사IN은 진선미 의원이 공개한 문건의 작성자로 기대된 추모 팀장이 박근혜 정부 인수위원회와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국정원에 복귀해 국내정보파트 국장을 맡고 있다며, 이를 통해 현 정부의 박 시장 견제 기조를 읽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문서 내용대로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가 서울시 정책에 대해 종북 좌파 정책이라고 규탄하는 시위와 항의 방문을 하도록 지원했다”며 “어버이연합에는 국정원 퇴직자 모임의 한 간부를 통해 자금을 대고 관리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이러한 보도내용에 대해 “피땀 흘려 만든 민주주의를 국정원 인질이 되게 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확실하게 규명하지 못하면 내년 대선에서 다른 정치인에게도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건의 ‘박원순 죽이기’ 구체적 전략이 계속 실천됐다”며 “어버이연합이 나를 상대로 19차례나 집회를 하고 방송 출연이 취소되거나 녹화가 불방된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또 “박원순 흠집 내는 기사를 내보내라는 지시를 양심상 따르기 어렵다고 고백한 방송사 기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검찰에서는 2013년 10월 4일 ‘박원순 시장 관련 문건을 다른 국정원 문건과 비교하여 문서 감정을 실시한 결과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는 등의 이유로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고 밝혔다. 2011년 10·26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승리한 직후 작성된 것으로 알려진 이른바 ‘박원순 문건’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을 차단하고자 민간단체 등을 동원해 그를 제압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2013년 공개된 이후 검찰은 국정원 공식 문건이 아니라고 결론 지은 바 있다. 박 시장은 “국정원을 제대로 조사했겠느냐”라며 “문건 내용이 그대로 실행됐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2009년 원세훈 국정원장 취임 2개월 후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찰 의혹을 제기하자 국정원이 명예훼손 소송을 한 것을 두고는 “국정원이 소송을 하면 개인이 얼마나 큰 압박을 받을지 생각해보면 소송도 나를 탄압하려는 수단”이라며 “국정원 법무팀도 승소 가능성을 낮게 본 것을 원장이 밀어붙였다는 얘기가 있다”고 말했다. 정권이 바뀐 지금도 국정원 사찰을 느끼느냐는 질문에 박 시장은 “일상적으로 그런 거야 있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성주 사드 민심 수렴하되 갈등 조장 말아야

    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어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포대 배치가 예정된 경북 성주군을 방문했다. 국회 교섭단체 중 유일하게 사드 반대 당론을 확정한 국민의당 의원들이 민심이 들끓는 현장에 대거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찬반 논란이 비등하는 현안에 대해 민심 수렴은 필수이겠지만, 대안 없이 갈등만 조장해서도 곤란할 게다. 우리는 공동체의 운명을 책임진 정치인이라면 북한 핵·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사드 배치가 불가피해진 측면과 지역민의 피해 의식을 균형 있게 살펴야 한다고 본다. 정당이 국가적 이슈가 된 사안에 대해 현장의 생생한 여론을 듣는 것은 바람직하다. 하지만 ‘정치꾼’이 아니라 ‘정치인’이라면 사회적 갈등을 대치가 아닌 대화로 해결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대의민주주의의 요체다. 그럼에도 국민의당 박 위원장은 이날 현장 방문에 앞서 “오늘을 계기로 사드 배치 반대 운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공언했다. 마침 성주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군민들이 촛불집회를 준비하는 시기에 나온 발언이었다. 그렇다면 정부와 지역민들이 참여하는 안전 협의체 등을 통해 대화를 통한 해법을 찾아야 할 시점에 잘못된 신호를 준 형국이 아닌가. 성주 군민들이 사드 배치에 반대하고 있는 것은 일견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위험이 애초 우려와는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하더라도 그렇다. 지역민들의 입장에서 역지사지하면 안전에는 큰 문제가 없더라도 일종의 혐오시설을 정부가 사전에 일언반구의 양해도 구하지 않고 배치한 것 자체가 불만일 게다. 국회 본회의나 상임위에서 그런 여론을 전달하고 정부를 견제하는 건 정당의 권리이자 의무이다. 하지만 혹여 원내 야당인 국민의당이 사드 촛불집회를 기웃거릴 요량은 꿈에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입법 독재’가 거론될 정도인 여소야대 국회에서 과거 군사정부 때와 같은 장외투쟁으로 직접민주주의를 실천한다고 착각하지는 말라는 뜻이다. 물론 국가 안보를 위해 사드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우세하다고 하더라도 이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잖은 게 사실이다. 정당이 중·러와의 군사·경제적 마찰에 대한 우려나, 특히 우리 지역에는 배치할 수 없다는 주장을 마냥 무시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예컨대 고준위 방폐장 설치 등 꼭 필요한 국가적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정당들이 결정권을 매번 지역민에게 떠넘기고 책임을 회피할 것인가. 사드 문제는 지역 민심을 최대한 수렴해 국회에서 치열하게 토론해 결론을 내고, 정히 이에 불복하는 정당은 “우리 당이 집권하면 사드 기지를 없애겠다”고 공약하고 대선에서 당당하게 국민의 심판을 구하는 게 옳다고 본다.
  • 국민의당 ‘사드 배치’ 성주 방문…“참외밭 갈아엎은 심정 이해해”

    국민의당 ‘사드 배치’ 성주 방문…“참외밭 갈아엎은 심정 이해해”

    “성주군민이 국민 대신해 십자가 메”…장외투쟁엔 선 그어 다음주 中대사 회동…사드 철회 백악관 청원 서명운동 동참 추진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1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예정된 경북 성주군을 방문해 군민들과 간담회를 갖고 환대를 받았다. 이번 방문에는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비롯해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정동영·조배숙·주승용·권은희 등 16명의 현역 의원과 비상대책위원, 지역위원회 관계자들이 대거 동행했다.국민의당 현역 의원(38명)의 40%를 넘는 의원들이 한꺼번에 성주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26일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 지도부가 성주를 찾았지만 사드 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군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사드 배치 결정 이후 일관된 반대입장을 표명해 온 국민의당은 이날 성주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사드 배치 철회와 국회 비준 동의안 제출을 요구하는 성주 군민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성산포대를 둘러본 뒤 성주군의회에 모인 군민들 앞에 선 박 위원장은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 모두는 성주군민과 함께 사드 배치를 반대하기 때문에 저는 (반대 세력을) 외부세력이라 규정하는 박근혜 정부를 외부정권이라고 본다”며 비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는 사드 배치를 성주로 기정사실화하고 불순세력, 외부세력 운운하면서 성주의 지역이기주의로 이 문제를 몰아가고 있다”며 “참외밭을 갈아엎은 심정을 이해한다. 대한민국 그 누구라도 자기 앞마당에 사드가 배치된다면 똑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성식 정책위 의장은 “성주군민들은 사드 배치를 반대하는 대한민국을 많은 국민을 대신해 십자가를 메고 있다”며 “무슨 얘기를 하면 빨갱이, 종북, 지역이기주의 이런 소리 하지 말고 국민 목소리가 주인의 목소리라는 걸 알라고 주장하는 우리 성주군민 목소리가 대한국민의 목소리”라고 말했다. 정동영 의원은 “사드를 성산 포대에 갖다놓게 되면 통일의 문은 닫히고 분단 고착화의 길, 영구 분단의 문이 열리기 때문에 우리는 반대하는 것”이라며 “왜관역에서 성주 참외를 싣고 압록강 건너 만주 땅에도 팔고 시베리아에 파는 날을 만드는 게 국민의당의 평화통일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당은 아직까지 사드 신중론을 펴고 있는 더민주를 상대로 적극적인 설득 작업을 벌이는 한편 이번주 중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관 부대사를 만나고 다음주에는 추궈홍(邱國洪) 주한중국대사와의 회동을 추진하는 등 주변국 대사를 상대로 논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또 사드배치 철회를 백악관에 청원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에 동참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날 성주군의회 대강당에 모인 200여명의 군민들은 국민의당 의원들의 이름을 각각 연호하며 뜨겁게 화답했다. 지난 총선에서 호남 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던 국민의당이 대구·경북(TK) 지역에서 이런 호응을 얻은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재복 성주사드배치저지투쟁위원회 공동투쟁위원장이 “국민의당이 오는데 이렇게 환호할 줄 몰랐다”며 “오래 살고 볼 일”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다만, 국민의당은 이번 성주 방문이 본격적인 장외 투쟁으로의 전환점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방문은 어디까지나 현장 목소리 청취가 목적이며 이후 활동은 원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는게 당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의당은 이날 저녁 성주에서 열리는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일각의 주장대로 국론 분열을 조장한다거나 지역이기주의를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을 소지가 큰데다 물리적 충돌이 다시 일어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박 위원장은 성주군민을 향해 “어떤 경우에도 평화롭고 폭력이 없는 여러분의 의사표시가 국민을 감동시키고 정부를 설득할 수 있다”며 “어떤 구실을 줘서 그것으로 갈라치기하는 일을 당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국방부가 지난달 13일 성주군민 측에 배포한 책자에 ‘7월 14일 사드의 전자파 검사를 시행한 결과 안정성이 입증됐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며 “이런 데도 어떻게 국방부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13일 배포한 책자에는 전자파 측정 내용이 없었는데, 14일 측정 결과를 추가하고 새로 인쇄한 책자와 혼동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총리 방문 때 일부 격앙된 행동 유감, 폭력시위 변질…투쟁위 의도와 달라”

    사드의 경북 성주 배치 결정과 관련, 성주 군민들은 17일 5일째 촛불집회를 이어갔다. 이날 오후 군민 10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주군청 앞마당에서 열린 촛불집회에는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 등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군민들은 또 황교안 국무총리에게 계란과 물병을 던진 사건에 대한 경찰의 수사 착수와 관련해 반발하면서 사태 추이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에 앞서 성주군민들은 지난 16일 기존 범군민 비상대책위원회를 ‘성주 사드배치 저지 투쟁위원회’로 확대 개편했다. 투쟁위는 지역 각계각층 대표와 주민 200여명으로 구성됐다. 이재복 비상대책위원장과 정영길 경북도위원·백철현 군의원·김안수 경북도친환경농업인회장 등 4명이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투쟁위는 ‘황 총리 방문 때 폭력시위와 관련한 입장’이란 성명을 발표하며 “(지난 15일) 총리 방문 때 일부 주민들의 격앙된 행동은 유감스럽다”며 “설명회를 원활히 진행하려 했지만 갑작스럽게 폭력시위로 변질된 점은 투쟁위의 의도와는 상반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촛불집회와 항의 방문 때 질서를 유지하며 성주군민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한 점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투쟁위는 외부인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누구인지를 확인하지 못했고 알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국회 대정부질문이 있을 예정인 19~20일에는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오는 21일 2000여명이 상경해 서울 광화문 등에서 항의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 공동위원장은 “왜 성주가 사드 배치의 최적지인지를 정부가 군민들에게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면서 “군민의 3분의2가 사는 성주읍에서 불과 1.5㎞ 떨어진 곳에 사드를 배치하고 해가 없다고 하는 것은 군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괌 사드 기지를 방문할 생각도 없으며 간다고 해도 보고 무엇을 알겠느냐”고 했다. 한편 투쟁위는 학부모에게 초·중·고교 학생 등교 거부와 조퇴를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성주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고함·욕설·물병… 대통령은 순방 중인데 발 묶인 ‘2인자’

    고함·욕설·물병… 대통령은 순방 중인데 발 묶인 ‘2인자’

    국방장관도 갇혀 국정 공백 빚을 뻔 총리 “아무 걱정 없게 하겠다” 설득에 군민 “그리 안전하면 집에 가져가라”경북경찰청장은 물병 맞고 눈썹 찢어져 인구 4만 5000명인 경북 성주는 15일 하루 종일 벌집을 쑤셔 놓은 듯 어수선했고, 오후 8시부터 2시간에 걸친 촛불시위로 ‘사드 배치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달걀과 물벼락 세례, 6시간의 버스 감금, 군민의 추적을 피한 도피와 포위 등 잊지 못할 하루를 견뎌야 했다. 또 대통령 해외 순방 중 군 통수권을 대리하는 총리와 국방 장관이 6시간 넘게 사실상 감금된 사태는 국가적 위기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긴급한 외교·안보 상황이 발생하면 청와대에서 상황을 지휘해야 하는 총리가 국방부 장관과 함께 발이 묶여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총리 봉변’ MB 때 정운찬 이후 7년 만의 일 국무총리가 봉변을 당한 건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계획을 백지화하려던 2009년 11월 28일 당시 정운찬 총리가 세종시 건설현장을 찾았다가 주민들로부터 계란에 맞은 이후 7년 만이다. 또 한승수 전 국무총리는 같은 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자 봉하마을에 조문 갔다가 물과 계란 세례를 맞았다. 이날 오전 10시 군청 앞 주차장에는 ‘사드 결사반대’ 등을 적은 붉은색 머리띠를 한 성주군의 학생과 주민 등 3000여명이 모여 있었다. 한 시간 뒤쯤에 황 총리 등 일행이 성주군청에 들어섰지만, 주민들은 곧바로 날계란, 물병, 소금 등을 던지며 반발했다. 이때 조희현 경북지방경찰청장이 날아온 물병에 맞아 왼쪽 눈썹 윗부위가 5㎝가량 찢어졌다. 계란 세례로 황 총리의 양복 상·하의도 얼룩졌다. 황 총리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 오균 국무조정실 1차장 등을 대동했지만 주민 설득에는 역부족이었다. “국방부 장관 사퇴하라”, “성주 군민 다 죽는다”며 격렬하게 구호를 외쳤다. 김항곤 성주군수가 군민들에게 “좀 자중해 달라. 총리의 말을 들어보자”며 당부해도 소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군수 “대통령 돌아오면 똑바로 설명해 달라” 황 총리는 “주민들의 안전과 인체의 확실한 보장, 농작물 등의 안전에 이르기까지 충분하게 검토해서 아무런 걱정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어제 국방과학연구소가 사드 레이더와 아주 비슷한 그린파인 레이더에 대해 전자파 강도를 검사한 결과 인체의 보호 기준보다 훨씬 낮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주군민은 “그렇게 안전하면 너희 집으로 가져가라”거나 “우리 집 비워줄테니 총리 부모·자녀 모시고 살아라”고도 했다. 단상을 향해 던지는 물병이 많아지면서 설명회는 11시 20분쯤 중단됐다. 경호원들의 방어는 무용지물이었다. 이후에 나선 김 군수는 “(사드 레이더 배치 예정지인) 성산포대 반경 1.5㎞ 이내엔 우리 군민 절반인 2만여명이나 거주하며 기업체도 550개에 이르는 성주군의 심장”이라며 “그런 심장에 칼을 꽂으면 우리 군민들은 모두 죽는다”고 말했다. 김 군수는 “대통령이 순방이 끝나고 돌아오면 똑바로 설명해 달라”고 했다. 이에 한 장관이 “여러분께 미리 설명을 드리지 못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다시 욕설과 함께 물병이 날아들었다. ● 경찰 연막탄 터뜨려… 총리, 차 갈아타며 탈출 상황만 악화되자 설명회를 시작한 지 30분도 안된 오전 11시 35분쯤 황 총리 일행은 경북도청에서 제공한 20인승 미니버스를 타고 군청사를 빠져나가려 시도했다. 그러나 100~200명의 주민들은 미니버스를 에워쌌고 트랙터 2대를 동원해 출입구를 봉쇄했다. 경찰은 13개 중대, 1000여명의 경찰관과 의경을 투입해 질서 유지에 안간힘을 썼다. 사복 경찰과 총리실 경호원 등 300여명은 주민들이 더이상 버스에 근접하지 못하게 차단했다. 감금에 가까운 이런 대치는 오전 11시 35분부터 오후 5시 30분까지 6시간이나 진행됐다. 결국 경찰이 연막탄을 터뜨리며 황 총리 등 일행 구출작전에 나섰으며, 버스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황 총리는 승용차로 옮겨 탔지만, 그 뒤를 쫓은 시민들에게 다시 둘러싸였다. 결국 오후 6시가 지나 경찰 경호를 받으며 준비해 놓은 다른 승용차를 타고 마침내 빠져나가 헬기로 서울로 돌아갔다. 12일 밤 성주군청에서 군민 300여명으로 시작된 촛불집회는 15일까지 4일째 계속됐다. 참여인원도 각계각층 1000여명으로 늘어났다. ‘사드 성주 배치 반대 범군민비상대책위원회’ 촛불집회에서 ‘성주 사드 배치 저지 범국민비상대책위원회’로 명칭을 바꾸고 공식 출범했다. 투쟁 수위를 높여 장기전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이날까지 5일간의 단식 농성 중인 김 군수는 “오늘 정말 잘 싸웠다. 끝까지 우리 힘으로 사드 배치를 막아내자”고 강조했다. 한편, 사드 배치에 반발해 성주군 일부 학부모가 초·중·고교생인 자녀의 등교를 거부했다. 등교를 거부한 학생 수는 5개 학교 40여명에 이르고 일부 학교에서는 수십명씩 조퇴하겠다고 담임교사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성주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서울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서울포토] 성주군민들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

    [서울포토] 성주군민들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

    15일 경북 성주에서 군민들이 사드 배치 반대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미군 궤도차량에 숨진 효순·미선양 14주기 추모제

    2002년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진 고(故) 신효순·심미선 양 14주기 추모제가 14일 오전 경기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사고 현장에서 열렸다. 미선효순추모비건립위원회 등 10여개 단체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회원, 민주노총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추모제는 마을 어귀에서 사고 현장까지 추모 행진, 헌화, 추모공연, 추모사, 추모공원 조성계획 발표, 기억의 나무와 꽃 심기 등 순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이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고 추모 촛불집회를 연다. 앞서 이들은 지난 12일 오후 7시 30분 의정부 미2사단 캠프 레드클라우드 정문 건너편에서 추모 음악회를 열었다. 미선·효순 양은 2002년 6월 13일 친구의 생일 파티에 가려고 인도가 없는 56번 지방도 2차로를 따라 걷다가 인근 파주 무건리훈련장에서 훈련을 마치고 복귀하던 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숨졌다. 당시 중학교 2학년이었다. 시민단체는 두 여중생의 넋을 위로하고 불합리한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을 촉구하기 위해 매년 사고 현장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추모 행사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자정~오전 7시 옥외집회 금지’ 추진한다

    6년째 야간집회 제재법 공백 한국인 평균 기상 6시 34분 심야 집회 안전 고려해 마련 2009년 9월 헌법불합치 결정을 받은 ‘심야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경찰이 자정부터 오전 7시까지 옥외집회를 제한하는 내용으로 개선안을 마련한다. 경찰청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제10조 중 심야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개정안을 마련해 이번 주에 입법예고한다고 29일 밝혔다. 경찰청 관계자는 “야간 집회를 제재할 수 있는 법이 전혀 없는 상황이 6년이 됐다”며 “18, 19대 국회에서 의원 입법으로 발의된 집시법 개정안이 무산된 만큼 이번에는 정부가 직접 나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시법 10조는 누구든지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 집회 성격상 부득이해 주최자가 질서유지인을 두고 미리 신고한 경우에는 관할 경찰서장이 심야 옥외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 하지만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혐의로 기소된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의 재판을 맡았던 서울중앙지법 박재영 판사는 안 팀장의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2010년 6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해당 조항을 적용케 했다. 당시 헌재는 ‘일몰 후∼일출 전’이라는 집시법 10조의 ‘야간’ 개념이 광범위하고 일출·일몰 시간은 연중 계속 달라지므로 해가 진 이후 옥외집회를 모두 제한하는 것은 헌법과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따라서 2010년 6월 30일 이후부터 야간 옥외집회는 허용되고 있다.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윤재옥 의원은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로 명시한 집시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야당에서 심야 옥외집회 전면 허용을 주장하면서 개정안은 폐기됐다. 경찰 관계자는 “한국갤럽이 2013년 발표한 한국인의 평균 기상 시간이 오전 6시 34분인 점을 고려해 야간 옥외집회 제한 시간대를 자정∼오전 7시로 두는 개정안을 마련했다”며 “직장인 및 학생에게도 공평하게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헌재 결정 취지도 보장하고 심야 시간의 옥외집회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고 위험도 차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개정안이 이번 주 입법예고되면 관계 부처 의견 조회,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은 후 국회로 넘어간다. 지난해 총 4만 7843건의 집회 시위 중 자정에서 오전 7시에 끝난 경우는 643건으로 1.3%였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서울광장 12년 만에 ‘열린 공연장’ 변신?

    12년 만에 서울광장의 모습이 바뀔까? 3일 서울시는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이란 주제로 서울광장 리모델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리모델링 계획의 시작은 지난해 9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문화공연에서 비롯됐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서울광장 콘서트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매번 무대를 짓고 부술 게 아니라 상설공연 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올해 24억원의 예산까지 확보했지만 지난해 12월 열린광장시민위원회에서 광장의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표시해 일단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광장에 임시 무대를 설치·유지·철거하는 데 2억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상설무대 설치가 시민위원회의 반대로 막히게 되자 시는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시 관계자는 “광장의 개방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공연이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승효상 총괄건축가를 중심으로 서울광장 자체를 재구조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광장 리모델링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상설무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광장 사용을 시가 독점하려 한다는 시민들의 비판이 일면서 중단됐다. 한편 시는 4일 전통서커스 공연을 시작으로 ‘2016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 프로그램을 오는 9월까지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넌버벌 공연, 뮤지컬 갈라쇼, K컬처 밴드 공연으로 구성된 ‘여름 맥주 축제’와 ‘7080과 재즈가 흐르는 가을밤’ 등으로 구성된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서울광장 12년만에 변할까…시, 상설무대 등 리모델링 검토

    12년 만에 서울광장의 모습이 바뀔까? 3일 서울시는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이란 주제로 서울광장 리모델링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리모델링 계획의 시작은 지난해 9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문화공연에서 비롯됐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가을 서울광장 콘서트가 큰 성공을 거두면서, 매번 무대를 짓고 부술 게 아니라 상설공연시설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사업을 추진했다”면서 “올해 24억원의 예산까지 확보했지만, 지난해 12월 열린광장시민위원회에서 광장의 개방성을 유지해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표시해 일단 중단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서울광장에 임시 무대를 설치·유지·철거하는 데 2억 5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상설무대 설치가 시민위원회의 반대로 막히게 되자 시는 더 큰 그림을 그렸다. 시 관계자는 “광장의 개방성을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공연이 가능한 공간을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면서 “승효상 총괄건축가를 중심으로 서울광장 자체를 재구조화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먼저 시민위원회를 통해 다양한 의견이 수렴할 방침이다. 서울광장 리모델링이 추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8년 촛불집회 이후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상설무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서울광장 사용을 시가 독점하려 한다는 시민들의 비판이 일면서 중단됐다. 한편 시는 4일 전통서커스 공연을 시작으로 ‘2016 문화가 흐르는 서울광장’ 프로그램을 오는 9월까지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넌버벌 공연, 뮤지컬 갈라쇼, K-컬쳐 밴드 공연으로 구성된 ‘여름 맥주 축제’와 ‘7080과 재즈가 흐르는 가을밤’ 등으로 구성됐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오늘의 눈] 세월호 교육, ‘사실’과 ‘자율’이 기준 돼야/김기중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세월호 교육, ‘사실’과 ‘자율’이 기준 돼야/김기중 사회부 기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2년이 됐다. 설레는 마음으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4명이 희생됐다. 세월호의 상처가 여전한 상황에서 9명은 아직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직접 제작한 ‘세월호 교과서’를 사용해 계기수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진 논란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계기수업은 교육 과정에 나와 있지 않은 특정 주제를 가르치는 수업으로, 사회·정치적으로 중대한 의미가 있는 이슈나 사건이 있을 때 이를 계기로 해 실시한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131명의 초·중·고 교사는 지난 11일 성명을 통해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고 아이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세월호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세월호 교과서를 활용한 계기수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교육부는 12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보내 성명에 참여한 교사와 학교를 파악해 보고하도록 지시했다. 교사에 대한 징계도 언급했다. 전날 전국 시·도 부교육감을 불러 세월호 교과서 활용 금지와 엄정 대처를 강조한 데 이은 조치다. 교육부는 “전교조의 세월호 교과서는 정치적 오해를 받을 수 있는 부적절한 교재”라며 “이를 사용해 학생에게 계기교육을 실시할 경우 교육의 중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교육부가 세월호 교과서에 대해 문제 삼은 부분은 17곳이다. ‘세월호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만들어야 할 국회와 사건의 책임 당사자인 정부는 오히려 집요하게 방해하고 반대했다’는 내용, 박근혜 대통령을 마녀로 연상하도록 한 동화 등이다. 계기수업을 둘러싼 교육부와 전교조의 대립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7년 3월 전교조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계기수업을 예고해 정부와 마찰을 빚었다. 2008년 5월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와 관련해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계기수업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하자 전교조가 반발했다. 이듬해 6월에는 6·15 남북 공동선언을 주제로 한 전교조의 계기수업 진행 방침에 보수단체가 반발하기도 했다. 이렇듯 교육부와 전교조의 갈등에는 항상 ‘이념’이 자리하고 있다. 어느 한쪽이 계기수업에서 이념을 관철하려 하고, 다른 쪽이 이를 핑계로 삼아 맹공격을 퍼붓는 식이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기준이 등장하고, 이를 발화점으로 양측의 갈등이 폭발한다. 예컨대 전교조는 교육부가 문제 삼은 17곳 중 4곳에 대해 스스로 수정을 했다. 달리 말해 그만큼 사전에 주의를 기울였어야 했다는 뜻이다. 물론 일부 표현을 근거로 계기수업 자체를 금지하겠다고 나선 교육부도 교사의 자율권 침해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가치판단이 성숙되지 않는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정확한 사실만 거론하고 판단은 학생이 자율적으로 하도록 하는 게 맞다고 본다. 가슴 아픈 사고를 현 정권에 대한 흠집 내기에 활용하거나 반대로 몇 곳의 표현을 문제 삼아 교사의 자율성을 억누르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이념을 떠나 학생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와 전교조 모두 고민할 필요가 있다. gjkim@seoul.co.kr
  • 서울변호사회, 신영철 前대법관 개업 신고 반려

    서울변호사회, 신영철 前대법관 개업 신고 반려

    변호사 단체가 신영철(62·사법연수원 8기)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신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정한 가운데, 서울지방변호사회도 등록 절차를 문제 삼아 개업 신고서를 반려했다. 서울변회는 최근 신 전 대법관이 낸 변호사 개업 신고서를 반려하고, 입회 및 등록 심사를 새로 밟을 것을 요구한다고 18일 밝혔다. 서울변회는 “신 전 대법관이 1981년 미리 변호사 등록을 해 놓은 것을 최근 확인했다”며 “변호사 등록 후 개업을 하지 않고 30년 이상 판사직을 수행해 오다 다시 개업 신고를 하는 것은 편법”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변호사 자격이 있어도 사건 수임 등 활동을 하려면 지방변호사회의 심사를 거쳐 변협에 등록 신청과 개업 신고를 모두 마쳐야 한다. 지난해 2월 대법관을 퇴임하고 단국대 법대 석좌교수로 1년을 보낸 그는 개업 신고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대형 로펌인 법무법인 광장에서 일할 계획이었으나 변호사단체의 반대에 부딪히게 됐다. 하지만 신 전 대법관이 “정당한 등록 절차를 이미 밟았다”며 법적 대응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광장 측은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변호사 등록을 하는 것은 오랜 관행이고 변호사법도 허용하고 있어 서울변회의 반려는 법리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라며 “구체적인 검토를 거쳐 적절한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변회와 별도로 대한변협도 신 전 대법관의 변호사 개업에 반대 방침을 정한 상태다. 변협은 지난해 차한성 전 대법관이 결격 사유가 없는 데도 “전관예우를 타파한다”는 이유로 개업 신고를 반려한 바 있다. 변협은 또 신 전 대법관이 재임 시절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신 전 대법관은 2008∼2009년 서울중앙지방법원장 시절 촛불집회와 관련한 하급심 재판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판사들에게 이메일로 재판을 독촉하고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했다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대법원장의 엄중 경고를 받았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현장 블로그] 여론 동의 못 받은 ‘노동자 대표의 투쟁’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지난 10일 체포됐습니다. “2000만 노동자를 대표한다”고 말해 왔던 그는 지난달 16일 밤 서울 조계사에 몸을 숨긴 이후 ‘노동 개혁 입법 반대’ 등을 주장하며 관음전에서 25일을 머물렀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가 대표한다는 노동자들은 한 위원장의 주장에 그다지 동조하지 않는 듯합니다. 저는 지난 7일부터 한 위원장이 체포되던 날까지 조계사에 있었습니다. 강신명 경찰총장의 최후통첩부터 경찰력의 조계사 진입, 자승 총무원장의 제안, 경찰의 수락, 한 위원장의 자진 출두까지 상황은 시시각각 변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시민단체 회원이 한 위원장을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속하지 않은 노동자들의 움직임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소규모 촛불집회조차 없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는 지난 9일 ‘한 위원장의 체포 영장 집행에 대한 찬반’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찬성’이 52.9%로, ‘반대’ 32.9%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 설문은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한 위원장은 왜 노동자들에게 외면당한 것일까요. 관성적인 강경 투쟁이 중도 온건 노동자에게 공감을 얻지 못한 것 같습니다. 민주노총은 쇠파이프와 각목 대신 꽃이 등장했던 지난 5일 ‘2차 민중총궐기대회’가 성공적으로 끝난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무력을 동원하지 않고도 큰 울림을 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민주노총이 당장 변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박성식 민주노총 대변인은 “노선 변화를 고민하고 있지 않으냐”는 물음에 “지금은 노동 개악이 연내 관철되는 것을 저지하는 데만 집중하고 있다”면서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다”라고 일축했습니다. 민주노총은 오는 16일 총파업, 그리고 19일에는 ‘3차 민중총궐기대회’를 주도합니다. 2차 총궐기의 평화적인 흐름을 이어 가기를 바랍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소도’ 공권력 투입 강제 체포 유보

    ‘소도’ 공권력 투입 강제 체포 유보

    2002년 이후 13년간 지켜져 온 ‘금기’가 9일 오후 2시 30분쯤 깨졌다. 경찰이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검거를 위해 조계사 경내에 진입하면서다. 우여곡절 끝에 한 위원장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되는 상황은 10일 낮 12시 이후로 미뤄졌지만, 이날 조계사에서는 경내에 들어온 경찰과 신도·스님들 간에 심한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일부 신도는 부상을 당했다. 그동안 조계사를 비롯해 명동성당 등 국내 대표 종교시설은 수배자들이 마지막으로 몸을 의탁할 수 있는 곳으로, 마치 과거 삼한시대의 ‘소도’와 같이 여겨져 왔다. 종교시설에 대해서만큼은 공권력 집행을 자제해 온 일종의 ‘치외법권’ 지역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경찰도 노조원 등이 종교시설로 피신했을 경우 최대한 공권력 행사를 자제하고 이들이 밖으로 빠져나오길 기다렸다가 체포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난 8일 강신명 경찰청장이 “더이상 경찰로서는 (조계종의 반대 등) 그런 입장을 고려하거나 수용할 입장이 아니다. 강제 집행이므로 (순전히) 경찰의 판단으로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조계사 진입의 불가피성을 적극 해명한 데서도 종교시설 진입에 대한 경찰의 부담을 알 수 있다. 수배자 피신으로 조계사가 주목받았던 가장 최근의 일은 2013년 12월 박태만 철도노조 수석부위원장 등 노조원 4명이 경내에 들어갔을 때다. 이들은 20일 만에 스스로 경내를 빠져나와 경찰에 체포됐다. 2008년 7월에는 미국산 소고기 수입에 반대하며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 등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간부 6명이 경찰을 피해 조계사에 피신했다. 이들은 조계사에 100일가량 머물다 경찰의 감시를 뚫고 빠져나가는 데 성공했지만 곧바로 체포됐다. 조계사 경내에서 수배자가 체포된 것은 2002년 3월이다. 당시 경찰은 발전노조원 120명을 연행하기 위해 조계사의 동의를 구하고 법당에 진입했다. 조계사와 함께 대표적인 수배자 은신처였던 명동성당은 2000년 무단 장기 집회를 허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조계사가 수배자들의 유일한 은신처 역할을 해 왔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한상균 퇴거’ 경찰·화쟁위 하루 만에 강경모드로

    ‘한상균 퇴거’ 경찰·화쟁위 하루 만에 강경모드로

    경찰의 조계사 강제 진입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경찰이 8일 조계사에 23일째 피신해 있는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에게 ‘9일 오후 4시까지’라며 24시간의 자진 출석 말미를 줬지만 현 상태에서 한 위원장이 제 발로 걸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이날 오후에는 조계사 신도 100여명이 한 위원장이 머무는 관음전으로 몰려가 강제 퇴거를 시도하기도 했다. 민주노총은 긴급회의를 열고 “경찰이 한 위원장 체포를 시도하는 즉시 금속노조 등 일부 산하단체가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24시간의 최후통첩 시한이 지나면 빠른 시간 내에 한 위원장을 검거하겠다”고 밝혔다. 강 청장은 “구체적인 방법과 시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지만 그렇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법 집행기관으로서 더이상 지체하기 어렵고, (이미) 경찰의 명예가 손상됐다”고 말했다. 전날만 해도 강제 진입에 대해 언급하는 것조차 꺼리던 경찰은 하루 만에 강경 모드로 돌아섰다. 전날 강 청장이 “단계를 밟아 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처럼 이날 구은수 서울경찰청장이 조계사를 방문했고 강 청장이 영장 집행을 통보하는 등 빠른 절차를 밟았다. 경찰 관계자는 “사실상 명분 쌓기”라면서 “종교시설에 마구잡이로 들어갈 수는 없으니 예의를 갖춰 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한 위원장을 보호해 온 조계종 화쟁위원회도 변화한 입장을 보였다. 화쟁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한 위원장이 자신의 거취를 조속히 결정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화쟁위 연석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연내 노동 관련법을 처리하지 않겠다는 당론을 밝혔다”면서 “야당의 약속, 국민을 믿고” 거취를 결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경찰이 강제 진입으로 급선회한 데는 한 위원장의 페이스북 글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한 위원장은 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계사와 불교계에 불만을 표출하는 글을 올렸다. 한 위원장은 “사찰은 나를 철저히 고립, 유폐시키고 있다”며 “객(客)으로 참았는데 참는 게 능사는 아닐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한 신도회 고위급에게 온갖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강 청장은 “한 위원장이 자진 출두할 가능성이 아주 적어 보인다고 판단해 (영장 집행에) 속도를 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2002년 3월 10일 조계사로 숨어든 발전노조원 7명을 체포하기 위해 공권력을 투입했다가 신도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힌 적이 있다. 여론이 크게 악화돼 당시 이대길 서울경찰청장이 조계사를 찾아가 직접 사과했다. 경찰로서는 13년 만에 종교시설에 강제 진입한다는 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강 청장은 “경찰이 종교시설에 강제 진입하는 선례를 남기고 싶지 않았고 최후 수단이 돼야 한다는 데 중점을 뒀다”면서도 조계종이나 조계사의 협조가 없더라도 강제 진입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앞서 6일까지 자진 퇴거하겠다던 한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자 이날 조계사 신도로 구성된 ‘회화나무합창단’ 소속 단원 100여명은 한 위원장을 끌어내려고 했지만 그가 자리한 4층 입구 철문이 잠겨 있어 만나지 못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1차 민중총궐기 등 총 9건의 불법·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한 위원장에 대해 소요죄를 적용할지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6월 23일 한 위원장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민주노총은 성명에서 “위원장의 자진 출두는 없다”면서 “체포 시한인 오후 4시에 수도권 조합원 100명 이상이 조계사 인근으로 집결하겠다”고 밝혔다. 오후 9시부터는 공안탄압 규탄 촛불집회를 개최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대법원 관용 판결] “0시 10분 체포된 시위자 무죄”

    [대법원 관용 판결] “0시 10분 체포된 시위자 무죄”

    시위 허용 시한인 밤 12시를 약간 넘겨 체포된 집회 참가자에게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실제로 시위를 벌였는지 엄격히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야간 도로 점거 시위로 기소된 박모(46)씨에 대해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는 무죄로, 일반교통방해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박씨는 2008년 6월 28일 오후 7시부터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 참가했다. 1만명 넘게 참가한 촛불집회는 경찰과 밤샘 대치하는 시위로 바뀌었고 박씨는 시위대 강제 해산에 나선 경찰을 피해 달아나다 29일 밤 12시 10분쯤 붙잡혔다. 검찰은 이듬해 박씨를 집시법 위반 등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지만 야간 시위 금지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되면서 재판이 중단됐다. 1심 재판부는 “밤 12시부터 10분 동안 야간 시위를 한 것은 현행법 위반”이라는 검찰 주장을 받아들였으나 2심 재판부는 “검거를 피해 도망가다 넘어져 거리에 앉아 있던 상태에서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자정 이후 박씨의 행동은 시위대에서 벗어나는 과정일 뿐 시위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조계종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내보내지 않을 것”

    조계종 “한상균 민노총 위원장 내보내지 않을 것”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민중총궐기 대회’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한상균(53) 민주노총 위원장이 16일 종로구 조계사로 피신한 것과 관련해 조계종은 퇴거 요청 등은 하지 않기로 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17일 “자승 총무원장이 외국에 나가 있어 종단 입장이 금방 정리되지는 않겠지만 한 위원장을 조계사 밖으로 내보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세월호 희생자 추모집회에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6월 불구속 기소됐지만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그는 지난 5월 1일 노동절 집회 때 폭력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도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이번 도심 집회 당일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 나타나 성명을 발표한 뒤 다시 피신한 한 위원장은 16일 오후 10시 30분쯤 조계사 경내로 들어갔다. 조계사는 2000년대 들어 1970∼80년대 민주화 성지로 평가되던 명동성당의 뒤를 이어 한 위원장과 같은 시국사범들의 주요 도피처로 떠올랐다. 현대판 ‘소도’(蘇塗·죄인이 도망치더라도 잡아가지 못했던 삼한시대의 성지)로 현재까지 공권력이 투입된 적은 없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재협상 촉구 촛불집회와 관련해 집시법 위반 혐의로 수배됐던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간부와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 6명은 2008년 여름 조계사에 의탁했다. 이 전 위원장 등 6명은 같은 해 10월 29일 낮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조계사 밖으로 빠져나갔다. 이후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간부 5명은 그해 11월 초 강원도의 한 호텔에서 검거됐고, 이 전 위원장도 그로부터 한 달 뒤 경기 고양시에서 붙잡혔다. 2013년 12월에는 철도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수배됐던 박태만 당시 철도노조 수석 부위원장이 조계사에 은신했다. 박 부위원장은 철도파업이 중단되고서 이듬해 1월 14일 조계사를 빠져나와 경찰에 자진 출석해 구속됐다. 경찰은 조계사 외곽을 경찰력으로 둘러싸고 검문검색을 강화했다. 경찰은 집회 당일 프레스센터 앞에서 경찰과 몸싸움을 벌여 한 위원장 체포를 막은 노조원 30~40명도 신원을 특정해 검거할 방침이다. 경찰은 집회를 주도한 단체 53곳 중 40곳의 대표자들에게 소환장을 보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자유청년연합, 자유통일연대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는 한 위원장 등 단체장 58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2008 촛불집회’ 후 최대 규모… 폭력 집회 ‘강경’으로 대응

    ‘2008 촛불집회’ 후 최대 규모… 폭력 집회 ‘강경’으로 대응

    2008년 ‘소고기 수입 반대 촛불 집회’ 이후 최대 규모로 열린 주말 도심 집회가 결국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얼룩졌다. 지난 14일 오후 2시쯤부터 서울광장, 대학로, 서울역광장 등에서 사전 집회를 벌인 참가자들은 오후 4~5시 사이 광화문광장을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서울광장을 출발한 노동자대회 참가자 중 1만 5000여명이 행진했고 서울역과 구 삼성본관 앞에서 집회를 벌인 농민대회, 빈민·장애인대회 참가자 중 1만 8000여명, 대학로 일대에서 시민대회, 청년·학생대회에 참가했던 인원 중 6000여명이 합류하기 위해 행진했다. 경찰은 이보다 앞선 오후 3시 30분쯤부터 경찰 버스를 이용해 세종대로의 청계천 부근과 광화문사거리에 2단계 차벽을 설치해 집회 참가자들의 광화문광장 진출을 차단했다. 광화문광장의 세종대왕상 뒤편으로도 경찰 버스를 대기시켰다. 경찰은 이날 경찰 버스 700여대, 차벽 트럭 20대, 살수차 19대를 동원했다. 시민 통행을 위해 청계천 소라탑 부근에 열어 놨던 통로는 오후 4시쯤 닫혔다. 같은 날 오후 4시 40분쯤엔 광화문광장으로 향하는 거의 모든 통로가 막혔다. 세종대로 코리아나호텔 앞과 종로구청사거리 부근에서 총 3만 3000여명이 경찰 차벽에 접근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차벽에 막힌 시위대는 경찰 버스를 파손하고 경찰관을 쇠파이프로 폭행하는 등 과격한 모습을 보였고, 경찰은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와 캡사이신 분무기로 대응했다. 시위대가 던진 벽돌에 한 언론사 기자가 얼굴을 맞아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시위대 규모는 점차 줄어들었지만 충돌은 자정이 넘은 시간까지 계속되면서 검거된 시위 참가자가 속출했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 폭행과 장비 파손 등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총 51명이 검거됐다. 이들은 서울 7개 경찰서에 분산 호송됐으며 고등학생 2명을 제외한 전원이 입건됐다.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직격으로 맞은 농민 백모(68)씨가 뇌출혈을 일으켜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으로선 백씨의 수술에 최선을 다했다”면서 “뇌 안의 혈액이 모두 제거된 상태지만 깨어날 가능성과 깨어나더라도 뇌 기능이 얼마큼 회복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전날 시위 과정에서 살수에 의해 농민 부상자가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빠른 쾌유를 빈다”면서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청문감사관을 팀장으로 정확하고 철저하게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씨가 강한 물살에 쓰러진 뒤에도 계속 물대포를 맞다 다른 집회 참가자들에게 구조되는 모습이 영상으로 찍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경찰의 유감 표명에도 불구하고 폭력 진압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불법 집회와 재판 불응 혐의로 체포영장과 구속영장이 발부된 한상균(53)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이 전날 민중총궐기대회 현장에 나타나 그를 체포하려는 사복 경찰 수십명과 이를 막으려는 노조원들 사이에 격렬한 충돌이 있었다. 14일 오후 1시쯤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에서 특별 기자회견을 연 한 위원장은 경찰의 체포를 피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가 노조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서울광장으로 이동해 사전 집회와 광화문광장 행진에 모두 참석했다. 경찰은 충돌이 거칠어지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한 위원장 체포를 포기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오늘 10만 ‘민중총궐기’… 정부 “불법 엄정 대응”

    오늘 10만 ‘민중총궐기’… 정부 “불법 엄정 대응”

    정부가 13일 노동계 등이 주축이 된 주말 대규모 도심 집회를 앞두고 5개 부처 공동 담화를 발표하며 엄정 대응을 예고했다. 집회 주최 측은 “정부가 평화집회를 불법 폭력집회로 매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최대인 10만명 안팎의 인원(주최 측 주장 15만명, 경찰 추산 8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앞두고 정부와 집회 주최 측 간에 전운이 감도는 모양새다. 교육부·법무부·행정자치부·농림축산식품부·고용노동부 등 5개 부처 장차관들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담화문을 통해 집단행동 자제를 당부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불법 집단행동이나 폭력행위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특히 불법 시위를 조장, 선동하는 사람이나 극렬 폭력행위자는 끝까지 추적해 사법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지금 노동개혁을 완성하지 못한다면 우리 아들딸들은 고용절벽을 맞아 모든 희망을 포기해야 한다”며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를 외면한 채 ‘노동개혁 반대’만 외치면서 정치 총파업까지 간다면 ‘정규직의 기득권 챙기기’라는 비난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검찰청 공안부도 이날 경찰청 등 관련기관과 공안대책협의회를 열고 불법 집단행동에 엄정 대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공안당국은 민주노총과 교류하는 일본 노동계 인사 100여명이 시위에 참가하며, 이 중에는 과격 성향을 띤 일본 극좌파 ‘중핵파’ 구성원 10여명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60대가 됐지만 중핵파는 1960년대 ‘혁명군’이라는 테러 실행집단을 꾸려 시한폭탄 설치, 자민당 당사 방화 시도 등을 해 일본 사회에 충격을 준 바 있다. 투쟁본부는 많은 대학의 대입 논술 및 면접시험이 14일 집회일과 겹치는 것과 관련, 공식 페이스북에 ‘고3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호소문을 올렸다. 투쟁본부는 “시험을 치르는 12개 대학 중 11개 학교는 집회 장소와 상당히 먼 곳에 있고 집회는 대부분 오후에 시작되기 때문에 집회에 따른 영향은 최소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이날 집회에 따른 논술고사 수험생과 시민들의 불편을 덜고자 지하철 운행 횟수를 증편하기로 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14일 서울 도심 민중총궐기대회… “광우병 집회 이후 최대 규모”

    주말인 14일 서울 도심에서 민중총궐기대회가 열리는 것과 관련해 경찰이 가장 높은 단계인 ‘갑호’ 비상령을 내렸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와 노동법 개정 저지 등을 주제로 한 이번 집회는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이후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날 11만 4000명의 수험생이 대입 논술 및 면접고사를 치를 예정이어서 지원 대학별로 교통 혼잡과 마비 등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서울광장 등에서 열리는 집회에 노동자, 농민, 학생 등 8만여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서울, 경기, 인천 지역 경찰 250여개 부대 병력 2만여명을 동원하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한국진보연대, 민주노총 등 53개 단체가 포함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는 14일 오후 1시부터 서울광장과 세종대로, 서울역광장, 대학로 등에서 노동·농민·빈민·재야·청년학생 등 5개 부문 대회를 연 뒤 서울광장에 집결할 예정이다. 경찰은 서울광장과 건너편 삼성 본관 앞의 수용인원을 4만 5000명으로 보고 있어 이보다 많은 인원이 모이면 플라자호텔 앞 도로와 세종대로의 대한문~숭례문 구간 전체를 집회 장소로 허용할 방침이다. 참가자들은 오후 3시 30분쯤부터 광화문광장 방면으로 가두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청와대로 진출하기 위해 광화문광장으로 행진하면 차벽을 설치하는 등 차단에 나서겠다”면서 “경찰관 폭행이나 경찰 장비 파손은 현장 검거를 못하더라도 반드시 사법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경찰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집회에 참석하면 현장에서 검거할 계획이어서 이를 저지하려는 집회 참가자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할 우려도 있다. 정부는 13일 오전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김현웅 법무부 장관 등 관계부처 장차관이 참석한 가운데 민중총궐기대회 참여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의 공동 담화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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