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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근혜 탄핵 기각 시 계엄령’ 문건 은폐 기우진 기무사 전 처장 2심서 유죄

    ‘박근혜 탄핵 기각 시 계엄령’ 문건 은폐 기우진 기무사 전 처장 2심서 유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계엄령을 검토하는 내용의 문건을 숨기기 위해 허위로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를 받는 기우진(57) 전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현 국군방첩사령부) 5처장이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1-3부(부장 소병석)는 18일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등의 혐의로 기소된 기 전 처장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으나 항소심에서 뒤집힌 것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있던 지난 2017년 2월 기무사는 ‘계엄 테스크포스(TF)’를 꾸리고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기각될 경우에 대비한 문건을 작성했다. 해당 문건에는 탄핵 심판이 기각됐을 경우 당시 매주 촛불집회를 열던 시위대가 분노해 청와대나 정부 청사 건물 등을 점거하는 등 ‘소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적혔다. 이 경우 군은 위수령과 계엄령을 발령하겠다는 계획안까지 세웠다. 기 전 처장은 해당 문건의 내용을 숨기기 위해 TF와 무관한 ‘방첩 수사 연구 계획’이라는 허위 공문서를 작성하고 이를 제출해 인력 파견과 예산(특근매식비)을 신청해 허위 공문서 작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계엄령 검토 문건을 ‘훈련 비밀’로 등재하기 위해 문건 내 제목 일부를 훈련과 관련된 것으로 수정하라고 지시해 공전자기록 등 위작교사 혐의도 받았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은 지난 2019년 12월 1심 재판에서 기 전 처장 등에게 “계엄 문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시도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이날 2심 재판부는 허위 공문서 작성·행사 부분을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기간과 참가자, 장소 등 구체적 내용에 대한 지침을 주고 (연구 계획) 문서를 작성해 담당 공무원에게 발송하게 했다”며 “계엄의 전반적 사항을 검토하는 것은 기무사 직무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고 밝혔다. 또 기 전 처장이 TF를 운영하던 당시 인가되지 않은 이동식저장장치(USB)를 사용하고 최종 작업 후 노트북을 포맷한 점 등을 근거로 들어 기 전 처장이 계엄령 문건에 대한 위법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고도 판단했다. 공전자기록 위작교사 혐의에 대해서는 “(공동정범이) 피고인의 지시를 받고 공문서전자기록을 위작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면서 ”기 전 처장이 조현천(64) 전 기무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계엄령 검토 문건을 주도했다고 지목되는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해 기소가 중지됐다가 지난 3월 귀국했다. 조 전 사령관은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해 박 전 대통령지지 집회를 연 혐의 등으로 지난달 14일 구속기소됐다. 계엄령 검토 문건 의혹을 처음 제기한 군인권센터는 이날 재판 결과에 따른 설명을 내고 “법원이 계엄 문건의 위법성과 문건을 작성·은폐하는 데 관여한 주요 인사들의 범죄 혐의를 다 인정했는데도 검찰은 아직 계엄 문건을 모의하고 결정한 조 전 사령관 등 상층부 수사에 미적거리고 있다”며 “실무자들이 유죄를 받은 마당에 위법한 계엄 게획을 세우기로 결정하고 지시한 사람들을 기소하는 것조차 망설이는 까닭이 무엇이냐”고 비판했다. 조 전 사령관과 계엄을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은 계엄문건 작성에 관여한 바가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 중국 총영사 “홍콩 변호사 ‘광주인권상’ 수상 취소하라” 반발

    중국 총영사 “홍콩 변호사 ‘광주인권상’ 수상 취소하라” 반발

    올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홍콩 인권변호사가 선정되자 중국 측이 유감의 뜻을 밝혔다. 5·18 기념재단에 따르면 장청강 주광주중국총영사 등 총영사관 관계자 3명은 8일 오전 광주 서구 5·18 기념재단 사무실을 항의 방문했다. 이들은 “홍콩은 엄연한 중국 영토이고, 수상자로 선정된 인물은 폭력 시위로 인해 구금된 사람”이라면서 광주인권상 수상자 선정을 취소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만약 예정대로 시상할 경우 광주와 5·18 기념재단에 우호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 많은 중국인이 불만을 갖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5·18 기념재단은 홍콩 여성 인권변호사 초우항텅(38)을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초우항텅은 2016년부터 홍콩시민지원애국민주운동연합회 부의장을 맡아 천안문 사건 희생자를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주도했다. 그는 2020년 6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제정되자 징역 12개월을 선고받았으며, 2021년 6월 4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천안문 사건을 기억하자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대중 선동)로 15개월 형을 또 선고받아 수감됐다. 2021년 9월 9일에는 ‘체제전복 선동’ 혐의로 추가 기소돼 10년의 추가 징역형 위기에 처해있다. 5·18 기념재단 측은 수상자 선정을 취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5·18 기념재단 조진태 상임이사는 “광주인권상은 인간의 기본권과 관련해 인권을 옹호하는 활동가에게 주는 상”이라면서 “심사위원회가 여러 차례 검증을 거쳐 수상자를 결정한 만큼 철회하거나 변경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광주인권상 심사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지난 2일 “수감 상태에서도 홍콩 민중을 억압하는 제도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 나가고 있는 초우항텅의 노력이 전 세계의 인권 운동가들과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광주인권상은 지난 2000년 5·18시민상과 윤상원상을 통합하면서 만들어졌다. 인권과 통일, 인류 평화에 공헌한 현존 국내외 인사를 발굴해 5·18 기념재단이 매년 시상한다.
  • 당 통제하기 위해 여론 쥐고 흔들 ‘팬덤’ 필요했다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당 통제하기 위해 여론 쥐고 흔들 ‘팬덤’ 필요했다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1 한국의 팬덤 정치는 ‘정치 양극화’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정치 양극화는 크게 두 시기를 중심으로 논란이 되었다. 2009년과 2019년이다. 정치 양극화 관련 기사의 출현 빈도는 2009년 갑작스럽게 등장해서 정점을 찍은 뒤 줄어들었다가, 다시 2019년부터 급증했다. 2 2009년 이전까지 정치에서의 양극화 문제는 북한 이슈를 둘러싼 “남남갈등”을 가리킬 때나, “영호남 지역갈등”을 가리킬 때 아주 가끔 쓰였을 뿐, 사실상 사용되지 않는 용어였다. 그러다가 2008년 말 ‘한미 FTA’를 둘러싼 갈등이 이듬해 국회에서 여야 간의 폭력 충돌로 이어진 직후 정치 의제로 떠올랐다. 충돌 발생 당일인 2009년 1월 12일 하루에만 정치 양극화 기사가 63건 등장했다. 같은 해 7월 ‘종편 관련 법’ 통과를 둘러싼 충돌이 발생했을 때도 정치 양극화 기사는 폭증했다. 이렇게 해서 한 해 동안 가장 주목받는 의제가 된 정치 양극화는, 정당정치나 의회정치가 관용의 범위 밖으로 뛰쳐나가 “정치가 해야 할 타협과 조정 대신 극단적 대립으로 치닫는 것”을 가리키는 용어로 자리잡았다. 3 2019년에 나타난 양상도 2009년과 유사했다. 그 결정판은 2019년 ‘공직선거법 개정’과 ‘공수처법 제정’을 둘러싼 여야 폭력 충돌이었다. 이때 전체 국회의원의 3분의1이 넘는 109명이 고발되었다. 국회는 80일 이상 열리지 못했다. 당시 야당은 의회를 떠나 광장에서 반대 집회를 이어 갔다. 정치 양극화 관련 기사 빈도는 2009년 수준을 가뿐히 넘어섰고, 2020년에는 그 빈도가 2009년보다 세 배가 넘는 상황에 이르렀다. 정치 양극화가 ‘적대의 사회화’로 퇴행한 시기였다. 4 팬덤 정치의 출현은 정치 양극화의 이 두 번째 국면과 겹친다. 그 이전까지 팬덤이라는 말은 연예, 스포츠 분야에서 주로 사용되었는데, 2020년을 전후해 특별한 정치 용어가 되었다. 팬덤 정치 관련 기사 출현 빈도를 살펴보면, 이를 잘 보여 준다. 우선 정치 양극화에 비해 팬덤 정치의 이슈 출현 빈도가 비교할 수 없이 훨씬 높다. 2019년에 70여건, 2020년에 700여건, 2021년에 2000여건으로 빠르게 늘었다. 정치 양극화가 주로 학계나 지식 집단의 언어였다면, 팬덤 정치는 대중적인 이슈였다. 그렇다면 왜 팬덤 정치 이슈가 더 일찍 2009년에 출현하지 않고 10년의 간격을 둔 2019년에 나타나게 된 걸까? 5 우선 2009년 정치 양극화 이슈가 등장한 직후 여야 의원들이 중심이 되어 ‘제도적 억제’에 나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2010년 여당의 ‘쇄신파’(reformist)와 야당의 ‘온건파’(moderate) 의원들은 정치 양극화 개선을 위한 대응 입법 논의를 시작했고, 2012년 18대 국회 마지막 시기에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린, 국회법 개정이 있었다. 법의 내용은 두 차원으로 나눠 볼 수 있다. 하나는 집권당의 독주를 막고 여야가 협력과 합의의 정치를 이끌도록 제도적 강제를 부과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회의 진행을 물리적으로 막는 행위에 대한 처벌의 강도를 높인 것에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정치 양극화 방지법’이라고 불릴 만했다. 6 안타까운 일이지만 국회선진화법의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박근혜 정권 때 나타난 변화를 살펴봐야 한다. 박근혜 행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국회선진화법은 도전받기 시작했다. 2013년 3월 박근혜 행정부가 추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가 지연되자 대통령과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박’ 의원들이 주도해 법 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의 시도는 여야 온건·협상파들에 의해 무산되었는데, 적어도 이때까지는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한 이들의 입지가 있었다. 하지만 이때 본격화된 ‘친박’ 현상은 한국 정당정치의 역사에서 새로운 변화를 불러왔고, 이 문제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7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시기까지는 대통령과 집권당 사이에 상호 자율성을 전제로 한 정치 규범이 있었다. 이를 가리키는 것이 ‘당정 분리 원칙’이다. 대통령의 파벌은 여론과 반대 파벌의 경계 대상이었다. ‘상도동계’, ‘동교동계’, ‘친노’ 등 대통령 파벌은 물론 대통령 가족의 일원을 중심으로 한 ‘비선 라인’ 또한 집권 기간 내내 여론의 감시를 받았다. 사법 처리를 받은 일도 있었다. 이런 과정에서 집권한 현직 대통령은 당내 정치에 개입하지 않아야 한다는 강제 규범이 작동했다. ‘친박’은 달랐다. 그들은 대통령을 배출한 다음 오히려 더 강력해졌고, 특히나 당내 ‘지배 파벌’의 역할을 했다. 8 ‘친박’은 특별했다. 상도동계, 동교동계, 친노처럼 학연이나 지연을 포함해 오랜 인간적 인연에 기초를 둔 파벌이 아니었다. 가족 구성원이 비선 세력으로서 영향력을 발휘하던 과거와 같은 양상도 아니었다. 이해관계와 권력관계를 중심으로 새롭게 형성된 신흥 파벌이었고, 주로 정당과 국회에서 활동하는 의원 중심 집단이었다. 이들이 당을 주도하게 되면서 그 이전까지 유지되었던 당정 분리의 원칙은 사라졌다. 대신 ‘당정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집권당 내부에서 대통령에 대한 반대가 나오지 않게 하려는 것이 이들의 핵심 역할이었다. 9 친박 현상은 문재인 대통령 시기에 ‘친문’ 현상으로 이어졌다. 친문은 당내 지배 분파로 일찍부터 부상했고, 그 영향력은 친박 때보다 약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심 사안’, ‘대통령 공약 사안’을 앞세워 당정은 물론 의회정치 전반을 좌우했다. 한편으로 대통령의 의제가 국회의 의제, 정당의 의제를 압도하기 시작했고, 다른 한편 정당 내부와 국회 내부는 상호 의심과 음모, 질시가 스며들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두 개의 새로운 변화가 고착되었다. 하나는 당내에서 누가 대통령 파벌이 되는가의 문제가 모든 것이 됨에 따라, 대선에서 승리하면 집권여당 안에서 신진 개혁 세력이 성장하는 과거의 패턴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은 물론이고 대통령이 된 사람도 자신의 파벌을 통해 당을 지배하는 것이 당연시됨에 따라 대통령의 뜻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 당내 정치를 주도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10 현직이든 차기를 노리든 당권 장악이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된 것과, 그것이 팬덤 정치로 귀결된 것 사이에 악명 높은 당내 경선이 있다. 개방형 경선이든 당원 중심 경선이든, 모든 것은 ‘표 동원’에 있었다. 선거인단 매집, 권리 당원 내지 책임 당원 매집과 같이 음성적으로 이루어지는 표 동원에 사활을 걸게 만드는 것이 당내 경선이다. 지금 우리 정치에서 사법 처리를 둘러싼 거의 모든 이슈는 바로 이 당내 경선에서 비롯된 것들이다. 정당 간 경쟁에서 돈과 조직 동원은 당과 선관위가 엄격하게 관리하기에 투명하고 깨끗하다. 반면 당내 경선에서 동원되는 비공식적인 돈과 조직의 규모는 어마어마해졌는데, 그 과정은 철저하게 ‘비가시적’이다. 당내 경선이 대의원은 물론 당원과 국민선거인단, 여론조사까지 포괄하는 방향으로 대규모화되면서 한편에서는 돈과 다른 한편에서는 세 동원이 공식, 비공식 영역을 가리지 않고 최대로 필요해진 것, 문제는 바로 여기에서 발원한다. 11 팬덤 정치는 한국 정치의 새로운 문법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대통령 후보가 되기 위해서도,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도, 대통령으로서 권력의 안정화를 위해서도 자신이 통제하는 당을 가져야 했다. 이 일을 용이하게 하려면 당 안팎의 여론을 쥐고 흔들 자신만의 팬덤이 필요하다. 정치가 팬덤에 의존하게 되면서 여야 모두에서 신생 개혁 세력은 물론이고 협상파나 온건파들이 역할을 할 수 있는 환경은 사라졌다. 황우여, 황영철, 김세연 같은 새누리당 의원과 민주당의 원혜영, 박상천, 김성곤 의원 등, 과거 국회선진화법을 주도했던 여야 의원들은 모두 국회를 떠나야 했다. 이 의원들이 있을 때가, 국회 운영을 여야 온건파와 협상파, 개혁파들이 주도했던 마지막 시기였다. 12 팬덤 정치로의 귀결이 필연적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와는 다른 방향의 변화를 요구하는 흐름도 분명 있었다. 대표적으로 2016년 촛불집회와 2017년 대선이다. 촛불집회는 진보만이 아니라 중도는 물론 보수 시민의 상당수가 참여하고 지지했던, 일종의 ‘사회적 대연정’이었다. 대통령 탄핵은 야 3당과 집권당 내 상당수 의원이 참여한 ‘진보·중도·보수 정치 동맹’으로 가능했다. 뒤이은 조기 대선은 압도적 득표자 없이 마무리되었다. 이 과정을 존중했다면 이후 집권한 문재인·민주당 정부는 진보와 중도 그리고 온건 보수 시민의 폭넓은 지지에 기반을 두는 한편, 광범한 정치 연합을 통해 박근혜 정권 시기에 노정된 문제를 함께 개선하는 방식으로, 공동통치(co-governance)를 제도화했어야 했다. 적어도 집권 첫해 정도는 탄핵 정치 동맹에 참여한 네 정치 세력 사이에서 ‘합의된 개혁’을 추진하면서 다원 민주주의의 길을 넓혔어야 했다. 2017년 조기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선거 당일은 물론 이튿날 취임사에서도 그러겠다고 약속했다. 13 취임사는 이랬다.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어 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승자도 패자도 없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대한민국을 함께 이끌어 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저는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저를 지지하지 않은 국민 한 분 한 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습니다.… 대통령부터 새로워지겠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습니다… 권력기관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독립시키겠습니다… 분열과 갈등의 정치도 바꾸겠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은 끝나야 합니다. 대통령이 나서서 직접 대화하겠습니다. 야당은 국정 운영의 동반자입니다. 대화를 정례화하고 수시로 만나겠습니다.” 14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촛불 ‘합의’는 촛불 ‘혁명’으로 둔갑했다. 다당제는 극단적인 양당제로 퇴락했다. 시민 대연정은 ‘문빠·태극기부대·광화문집회·서초동집회·이대남·개딸·극렬유투버’들로 난장판이 됐다. 박근혜 정권의 “좌익 세력 10년 적폐 청산”의 진보판이라 할 “적폐의 철저하고 완전한 청산”이 제1호 국정 과제로 선포되었다. 박근혜 정권 때와 마찬가지로 검찰 권력이 다시 동원되었다. 우병우 민정수석의 역할은 조국 민정수석에게 맡겨졌다. 여야가 국정 동반자가 되는 일도 없었다. 대의 민주주의는 간접 민주주의로 폄훼되었다. 박근혜식 국민 직접 정치론의 진보판이라 할 직접 민주주의론이 만병통치약처럼 앞세워졌다. 청와대가 직접 언론 기능을 담당하기 시작했고, 여론조사 예산은 이전 청와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급증했다. 대통령의 여론 직접 정치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 ‘문빠’로 불리던 정치 팬덤이었다. 15 팬덤 정치는 적패 청산의 정치, 국민 직접 정치가 가져온 부작용이었다. 청와대 국민 청원 같이 시민들의 요구가 삼권을 가로질러 대통령에게로 직접 달려 나가는 특별한 열정이 만들어 낸 산물이었다. 민주정치와 시민사회가 자율적이면서도 다원적인 양상으로 발전하는 게 아니라, 좌익 적폐와 보수 적폐, 친일과 종북 같이 서로를 가상의 적으로 맞서게 만들어 우리 모두를 2개의 나라, 두 개의 국민으로 분열시킨 것의 결과였다. 온건 다당제나 합의 민주주의처럼 갈등을 절약해 협력의 기반을 키울 수 있는 정치의 길이 폐쇄되는 결과는 필연이었다. 누구든 기회를 잡고자 한다면 세상이 어찌 되든 말든 자신의 의지와 열정을 자기중심적으로 최대 동원하려는 욕구를 절제하지 못하는 민주주의가 출현했다. 유투버가 정당을 대신했고, 초선 의원들이 민주 정치를 익히려 하지 않고 권력 추종자들이 되어 의회 민주주의를 망가뜨리는 일이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팬덤 정치가 아닌 다른 것이 나타날 수 있었을까. 광화문과 시청 주변이 적대하는 시민 집단의 집회 경쟁으로 뒤덮이는 일이 과연 어제오늘만의 갑작스러운 일일까. 민주당 안에서 이재명과 ‘개딸’을 둘러싼 논란이 많은데, 친문이든 친명이든 아니면 둘 다 아니든 누가 누구를 욕하기보다는 서로가 공동 책임의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합리적 변화를 시작하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한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2023 광주인권상, 홍콩 인권변호사‘초우항텅’ 수상

    2023 광주인권상, 홍콩 인권변호사‘초우항텅’ 수상

    2023광주인권상 수상자로 홍콩 인권변호사 초우항텅씨가 선정됐다. 2023 광주인권상 심사위원회는 1989년 천안문사건 희생자 추모 촛불집회를 주최하며 홍콩 민주주의 투쟁을 이어온 인권변호사 초우항텅을 2023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특별상 수상자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교육을 통해 이란의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을 위해 헌신해온 이란교사노동조합위원회를 선정했다. 심사위원회(위원장 문희상 전 국회의장)는“홍콩 정부의 반민주, 반인권적 처사에 맞서 저항해오며 현재 구금상태에서도 홍콩민중을 억압하는 제도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가고 있는 초우항텅의 노력이 전 세계의 인권운동가들과 민주사회를 염원하는 시민들에게 용기와 희망이 되고 있다”며 수상자 선정의 취지를 밝혔다. 또한 심사위원회는“이슬람 율법에 대한 보수적인 해석으로 국민의 생활전반을 통제하며,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고 억압하는 이란 정부를 상대로 반인권적 교육정책의 변화, 열악한 교육환경 개선을 요구해온 이란교사노동조합위원회를 지지한다”며 특별상 수상자 선정 취지를 밝혔다. 한편, 심사위원회는 홍콩정부와 이란 정부에 “초우항텅과 이란 교사들에 대한 구금을 해제하고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결사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촉구하며, “우리의 관심과 지원이 홍콩과 이란의 민주화를 위한 고단한 여정에 작게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국제사회의 지원과 연대를 함께 호소했다. 5·18기념재단은 오는 18일 오후 7시, 5·18민주광장에서 2023 광주인권상 시상식을 개최한다. 야외행사로 치러지는 이번 광주인권상 시상식은 1부 본식(시상행사), 2부 축하공연(플래시몹과 대중가수 공연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2023 광주인권상 수상자 초우항텅은 구금상태이기에 본 시상식에 직접 참여할 수 없어 대리인이 참석한다. 특별상 시상식에는 이란교사노동조합위원회의 국제 대표가 참여한다. 이번 시상식은 5·18기념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 “조현천, 박근혜 탄핵 국면 앞두고 예비역·보수단체 활용 지시”

    “조현천, 박근혜 탄핵 국면 앞두고 예비역·보수단체 활용 지시”

    정치 관여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 여론에 맞서 대응 계획을 마련하라고 적극적으로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법무부가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조 전 사령관은 2016년 10월 당시 기무사 참모장에게 “현 시국을 타개하기 위해 예비역·보수단체 활용방안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당시에는 이른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태블릿PC’ 보도 이후 촛불집회가 열리는 등 박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었다. 조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받은 예비역지원과장 등은 ‘현 시국 관련 안보·보수세 대응 방안’ 보고서를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 활동 기반을 갖춘 보수세를 활용해 우호 여론 조성’, ‘예비역 장성 등 보수 인사의 언론기고 및 종편 출연 유도’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예비역지원과장은 예비역 장성, 예비역·보훈 등 단체를 접촉하던 부대원들에게 촛불집회에 맞대응하는 집회·시위를 개최하고 보수 성향 언론에 기사와 칼럼, 신문광고를 게재하라고 지시했다. 실제로 언론에는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글과 광고가 실렸다. 부대원의 요청을 받은 한 예비역 중장은 2016년 11월 한 신문사에 ‘대통령의 국군통수권 행사’라는 제목으로 “지금 나라 안팎이 시끄럽고 어지럽더라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국군의 통수체제는 어떠한 상황에서든 정상적으로 작동되고 유지돼야 한다”는 칼럼을 기고했다. 또 다른 신문에는 “국민은 없고 대권만 노리는 난장판 국회 어찌 대한민국 맡길 것인가? 대통령 473일 남았다! 목숨 바쳐 종북정권 막아내고 물러나라!”는 광고가 게시됐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이러한 혐의와 함께 2016년 자유총연맹 회장 선거와 관련해 보고서 작성을 지시하고 기무사 요원들을 동원한 혐의로 조 전 사령관을 구속 기소했다. 조 전 사령관은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지지 여론을 조성하는 정치활동을 하는 데 기무사 예산 6000만원을 사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이 작성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른바 계엄령 문건이 내란 음모에 해당되는지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 ‘촛불 계엄령 문건’ 조현천 공항서 체포 “도주 아니고 귀국 연기한 것”(종합)

    ‘촛불 계엄령 문건’ 조현천 공항서 체포 “도주 아니고 귀국 연기한 것”(종합)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촛불집회를 무력 진압하려던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64)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29일 귀국 직후 검찰에 체포됐다. 2017년 12월 미국으로 도피한 지 5년 3개월 만이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6시 34분쯤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한 조 전 사령관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청사로 압송했다. 조 전 사령관은 전날 미국 애틀랜타에서 인천행 델타항공 DL027편을 타고 귀국했다. 검찰은 2018년 9월 법원에서 발부받은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체포영장을 이날 집행했다. 조 전 사령관은 체포된 채 입국장으로 나오면서도 취재진에게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무혐의 입증을 자신했다. 그는 “계엄문건 작성의 책임자로서 문건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고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기 위해서 귀국했다”며 “검찰 수사를 통해 계엄문건의 본질이 규명되고, 국민의 의혹이 해소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5년 넘게 귀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도주한 것이 아니고 귀국을 연기한 것”이라고 답하며 웃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등 위선 보고나 지시 여부에 대해선 “수사를 통해 밝히겠다”며 답변하지 않았다. 조 전 사령관은 2017년 2월 ‘계엄령 문건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한 장관에게 보고한 의혹을 받는다.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은 조 전 사령관 신병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8년 11월 기소중지했다.
  • [속보] ‘촛불 계엄령 문건’ 조현천 5년만에 귀국… 인천공항서 체포

    [속보] ‘촛불 계엄령 문건’ 조현천 5년만에 귀국… 인천공항서 체포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촛불집회를 무력 진압하려던 ‘계엄령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인 조현천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29일 귀국해 검찰에 체포됐다. 2017년 12월 미국으로 출국한 지 5년 3개월 만이다.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6시 34분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조 전 사령관을 체포했다. 그는 곧 검찰로 압송돼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 전 사령관은 전날 미국 애틀랜타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델타항공 DL027편을 타고 귀국했다. 조 전 사령관 측은 지난주 귀국해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017년 2월 ‘계엄령 문건작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이를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문건은 박근혜 전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던 촛불집회를 무력으로 진압하기 위한 불법 계엄령 계획을 담고 있다. ‘계엄령 문건 관련 의혹 군·검 합동수사단’은 조 전 사령관 신병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2018년 11월 기소중지했다.
  • [사설] 野 주말 장외투쟁, 진정 ‘국익’ 내세울 수 있나

    [사설] 野 주말 장외투쟁, 진정 ‘국익’ 내세울 수 있나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토요일마다 서울광장 주변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 비난 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공당의 책임을 저버린 장외투쟁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민주당이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으로 기소된 이 대표를 보호하는 데 당력을 쏟아부으며 민생에 등을 돌린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 이 대표가 지난 주말 제4차 범국민대회에서는 오히려 ‘국익’을 거론하며 한일 회담 결과를 비판했다니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정부의 정책에 민주당이 아무리 거센 공격을 퍼붓는다고 해도 비판의 공간이 국회라면 크게 나무랄 일은 아니라고 본다. 정부와 이념을 달리하는 정당이 다른 정책적 시각을 갖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거니와 야당의 본령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시민단체의 집회를 핑계 삼아 길거리로 나선 이 대표가 지난 18일 집회에선 “굴욕적 야합을 주권자 힘으로 막아 보자”고 하더니 지난 주말에는 “국민이 나서야 한다. 이 잘못과 질곡을 넘어 희망의 나라, 주권자의 나라, 국민이 주인 되는 나라를 함께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한다. 누가 봐도 참석자들을 새로운 촛불집회로 유도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는 것은 정도(正道)에서 벗어나도 너무나 벗어난 것이다. 이 대표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이익을 지키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책임을 과연 제대로 이행했느냐”고 목소리를 높인 것도 무책임하다. 우리 정부의 일정한 양보가 있었다면 북한의 핵·미사일 위기가 정점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결단이 아닌가. 성남시장 시절부터 줄곧 지방자치단체와 공당(公黨)을 사익(私益)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는 이 대표가 할 말은 더더욱 아니다. 민주당이 길거리로 나가 한일 정상회담 결과를 비판하려면 국민 생존을 위협하는 북한에 맞서는 최소한의 대책이라도 내놓아야 했다고 본다. 그럼에도 여론을 저울질하며 정부에 최대한 타격을 가하려 애쓰고 있는 모습은 첩첩산중이나 다름없는 수사 및 재판 일정을 앞두고 있는 이 대표의 또 다른 사익 챙기기로 비칠 뿐이다. 국익도 국익이지만 토요일마다 서울 거리를 독차지해 가혹했던 코로나19와 혹한에 시달린 국민이 고궁과 광장을 찾아 봄날을 즐길 권리마저 빼앗는 것이 명색이 제1야당과 그 정당 대표의 합당한 자세인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 정치를 놓아버린 민주주의 ‘악수’[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정치를 놓아버린 민주주의 ‘악수’[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정치 아웃사이더에게 당 헌납 1. 2016년 촛불집회 이후 꽤 긴 시간이 지났다. 정권은 두 번 바뀌었다. 정치를 해서는 안 되도록 법으로 규정된 국가기관(검찰)의 수장이 대통령이 되는 놀라운 일도 있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고속 승진’과 ‘파격 인사’를 통해 검찰총장으로 발탁해 ‘적폐청산’을 맡겼던 이가 문재인과 민주당의 ‘적폐’를 문제 삼아 통치자가 됐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을 감옥에 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했던 수사기관의 장이 그 두 대통령이 속했던 정당에서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도 특별하다. 정당이 자신의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든 게 아니라 정치의 아웃사이더에게 정당 스스로 자신을 헌납한 것 같은 느낌이었다. 미국의 트럼프나 이탈리아의 베를루스코니가 집권한 것 못지않게 세계 정치학계가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큰 사건이 한국에서도 발생했다. 민주화 이후 ‘3김’ 시대 과제 조정 2. 조금 긴 맥락에서 생각해 보자. 분명 우리에게도 정치의 시대는 있었다. 경쟁하면서도 공존했던 과거 ‘3김(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시대’가 대표적이다. 그들은 뼛속 깊이 정치가였다. 군부 권위주의 체제에서 그들이 정치가로서 역할을 했기 때문에 한국의 민주화가 다른 나라들의 사례에 비해 비교적 덜 폭력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다. 민주화 이후에도 3김은 정치적으로 경쟁했다. 정치적으로 다퉜고, 결정적인 순간에는 정치적으로 협력했다. 그 덕분에 한국의 민주화는 붕괴나 파국, 역전의 위기를 맞지 않고 조기에 안정될 수 있었다. 군을 조용히 병영으로 돌려보냈고, 대규모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어 낼 수 있었으며, 야당이 10년 만에 집권을 할 수 있었다. 3김은 자신들이 감당했어야 할 시대의 과제를 잘 마무리한 정치 지도자였다. 전현직 대통령의 생사투쟁 변질 3. 그 이후가 문제였다. 정치의 기능과 역할은 점차 사라져 갔다. 어느 날 돌아보니 모든 것이 ‘전임·현임·차기 대통령 사이의 생사 투쟁’으로 바뀌었다. 노무현·이명박·박근혜·문재인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의 승리에 이르기까지 한국 정치는 ‘대통령 복수전’에 모든 것을 거는 절체절명의 권력투쟁으로 퇴락해 갔다. 누구의 잘못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3김 이후 정치를 하지 않는 대통령의 시대로 옮겨 갔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기 어렵다. 정치를 직업이자 소명으로 삼는 이가 아니라 어쩌다 정치가가 된 사람들이 대통령이 됐다. 정치가로서의 경험과 실력으로 집권하고 대통령 노릇을 하는 게 아니었다. 정치가이기보다는 기업가 같은 대통령, 전직 통치자의 후광에 힘입은 대통령, 오로지 대통령이 되기 위한 수단으로 국회의원과 당대표를 요식 행위처럼 거친 대통령이 출현했다. 뒤이어 검사가 대통령이 되고 정당도 장악하는 시대가 왔다. 대통령이 된 뒤 그들은 ‘정치 위’ 혹은 ‘정치 밖’에서 일하려 했다. 정치의 세계 안으로 들어와 정치 지도자로서의 역할을 하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검찰과 경찰, 국정원과 비서, 참모, 관료, 지식인들에 둘러싸여 일했지 동료 정치가들과 합을 맞춰 일하지 않았다. 정치가와 대통령의 분리야말로 3김 이후 시대의 가장 큰 문제였다. 정당·의회 언론마저 역할 잃어 4. 정치가 전현직 대통령들의 싸움으로 전락하면서 정당도 의회도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없었다. 의회에서의 싸움은 대통령 문제로 귀착됐다. 정당도 마찬가지다. 여당 안에서는 대통령의 의지를 중심으로, 야당 안에서는 당대표나 차기 대통령 문제를 두고 열정이 불러일으켜진다. 왜 정치를 하고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관심은 권력 투쟁의 승자가 누구냐에 있다. 신념도 가치도 없이 그야말로 계통 없이 싸우는 게 우리식 정당 정치가 됐다. 언론들도 문제였다. 그들은 의회민주주의나 정당민주주의에는 관심이 없었다. 정치가 나빠야 자신들의 권위가 올라간다고 여기는 듯 정치를 야유할 거리를 찾아다녔다. 우리 언론은 사회 속의 권력기관이자 사회 속의 정치 세력에 가깝다.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 언론 같은 것은 없다. 과거에는 보수 언론만 그런 줄 알았는데 이제는 진보 언론도 자유롭지 못하다. 더 큰 문제는 기성 언론을 권력집단으로 비판하면서 등장한 신종 ‘자유’ 언론들이다. 그들은 언론 권력에 맞설 대안 언론을 표방하며 나섰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은 더욱더 권력적이었다. 당 기관지 같이 느껴질 정도로 편협하고 파당적이라는 점에서는 일종의 ‘권력 언론’에 가까웠다. 지나칠 정도로 이견이나 반대 의견에 공격적이라는 점에서는 반(反)다원주의적이었다. 파당적인 여론을 사업 아이템으로 전환해 냈다는 점에서 그들은 정치 권력과 돈의 힘을 새롭게 결합해 낸 위험한 언론으로 발전해 갔다. 지식사회나 시민사회도 대통령 전쟁의 부속물이 된 지 오래다. 대통령 선거 캠프에 이름이 올라 있는 시민단체 인사나 대학교수 명단을 보고 있노라면 전통적인 의미의 시민사회나 지식사회 같은 것은 사라진 느낌이다. 그들의 관심도 권력에 있다. 그들은 정당이나 국회를 존중하지 않는다. 그들은 대통령 근처나 행정부 산하 기관장은 되고 싶어 해도 정작 민주 정치의 현장에서는 일하려 하지 않는다. 정당과 국회를 비난하는 것으로 자신을 과시하고자 하는 지식인과 시민운동 인사들이 보여 준 행태야말로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의 위선이 얼마나 유해한지를 실증해 주는 것 같았다. 정치엔 결국 힘의 논리만 작용 5. 윤석열의 집권은 이 모든 것의 귀결이다. 정치의 제 기능이 발휘되지 못하면 결국 힘의 논리가 지배한다. 적폐 청산론은 힘의 논리를 위장하는 기능을 했다. 윤석열 집권 이전에 이미 정치의 논리가 아니라 힘의 논리에 이끌리는 민주주의가 돼 있었다. ‘팬덤 정치’, ‘열혈지지자 동원 정치’라고 불리는 현상은 권력 정치가 지배하는 시대의 산물이다. 결국 정치는 실종되고 힘과 여론, 권력을 쫓는 민주주의가 우리 앞에 남았다. 이재명 후보는 우연히 대통령 선거에서 졌을 뿐 그의 정치 방식 역시 힘과 여론의 논리에 의존적이었다는 점에서 다를 바 없었다. 정치의 실종은 민주주의를 공허하게 만든다. 어느 정당에서도 지도자다운 정치가를 찾아볼 수가 없다. 정치력이나 균형감을 발휘하는 중진 정치가도 없다. 경험도 지혜도 경륜도 존중받지 못하는 게 지금 우리의 정당과 국회의 모습이다. 물갈이와 영입이 지배하는 정치다. 매 선거마다 의원의 절반 가까이가 물갈이됐는데, 그렇게 들어온 사람들 가운데 법률가 출신과 언론인 출신 초재선 의원들이 정치를 참을 수 없이 경박한 곳으로 만들었다. 청년 정치마저 현대판 귀족 전락 6. 허영심만 가득했던 청년 정치의 실패도 한몫했다. 정당과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조직하고자 분투하는 청년 정치 같은 것은 없었다. 선거와 당선, 즉 공천받고 출마하고 의원이 되는 것을 청년 정치로 착각했다. 선거 참여가 청년 정치의 끝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원으로 청년 정치를 시작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정치를 나쁘게 만들었다. 그들은 세상이 자신들을 알아봐 주길 바랐을 뿐 자신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실증한 적은 없었다. 그들 역시 여론의 주목을 받는 셀럽, 다시 말해 현대판 신흥 귀족이 되고자 했다. 그들이 어떤 정치를 하고자 하는지는 알 수가 없다. 민중 정치, 시민 정치, 지역 정치, 노동 정치가 아닌 것은 알겠는데 그것을 넘어 그들이 하겠다는 정치의 모습은 모호했다. 막연히 기성 정치에 대한 냉소에 의존해 내용 없는 세대교체론과 젊은 세대에 대한 온정주의적 태도만을 부추겼다. 시대 탓, 세대 탓으로 주체적 책임 의식을 회피하게 만들었다. 모두 소통 말하지만 소통은 ‘먹통’ 7. 모두가 ‘소통’을 말하는데, 상대와의 소통은 없었다. 여야 모두 ‘협치’를 말하지만 여야 어느 쪽도 진심인 적이 없었다. 성실한 인간관계 같은 것은 이제 옛이야기가 됐다. “당신이 남으로부터 대접받고자 하는 방식으로 남을 대접하라”는 것은 ‘내로남불’ 앞에서 무기력한 계율이 되고 말았다. 여야 정당, 여야 시민 가운데 과거 자신이 한 말, 자신이 한 행동을 돌아볼 의사가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궁금하다. 상대에게 더 세게 상처 주고자 하는 헛된 욕구를 버리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야유조나 조롱조 언어가 일상인 시대다. 주변이 자기기만투성이다. 누가 누굴 속이는 게 아니다. 과거의 자기가 오늘의 자신을 속이는데, 놀랍게도 화는 남에게 낸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무엇이 합당하고 타당한 것인지 알 수 없게 됐다는 점에서 지금의 정치는 무규범 상태에 가깝다. 끝을 보고 나서야 지금의 ‘정치 같지 않은 정치’가 멈추게 될까. 지금의 관성대로라면 세상을 증오와 적대로 양분하는 것에서 이득을 얻는 사람들이 앞으로도 위세를 떨칠 것이다. 의회 정치, 정당 정치에 상찬할 만한 것이 무엇이 있나를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해진다. 대다수의 의원과 정당 활동가들의 헌신과 노력은 계속되고 있고, 그 덕분에 민주 정치의 기본은 지켜지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 권위나 정당의 존재감을 생각한다면 턱없이 부족하다. 돌아보면 10분의1도 안 되는 의원들이 정치를 함부로 한 결과다. 그들은 저열하게 말하고 끼리끼리 몰려다니며 억지 논란을 조장해 왔다. 그들에게 책임감이나 소명의식 같은 것은 없다. 그들이 만든 것은 ‘혁명의 시대’도 아니고 ‘공화의 시대’도 ‘민주의 시대’도 아니다.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지를 알 수 없는 그들은 자신만 망친 것이 아니라 정치 자체를 망쳐 놓았다. 상대 안중 없는 ‘독단 민주주의’로 8. 오래전 정치학자 에드워드 벤필드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습성이나 태도의 한 특징을 ‘무도덕적 가족주의’라고 표현한 바 있다. 지금 우리 정치가 그렇다. 자기 ‘패밀리’만 잘되면 된다. 분명 그런 태도에는 헌신성도 있고 열정도 있고 성실성도 있다. 다만 그런 헌신성, 열정, 성실성이 자기 편에게만 일방적이고 타자에게는 독단적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독단은 민주주의의 적이고, 정치의 순기능을 파괴하는 질병이다. 누가 사태를 이렇게 만들었을까.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아쉬운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지난 촛불집회나 대통령 탄핵은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에 한 획을 긋는 큰 사건이었다. 많은 이들이 더 나은 민주주의에 대한 기대를 최대로 표출했던 시간이었다. 촛불 이후 더 나아질 줄 알았지 나빠질 거라 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런 기대나 바람은 실현되지 않았다. 오히려 극단적인 시민 분열로 이어졌다. 어떤 의제든 합의는커녕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이해도 공유도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이제는 촛불을 말하면 조롱거리가 되는 시대가 됐다. 尹의 집권은 文의 긴 그림자 9. 문재인 시대를 돌아보면 허탈해진다. 혁명과 청산의 구호를 앞세운 사람들은 자신들이 한 일을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그들은 무엇인가 일이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는 했을까. 아니면 잘못된 것은 없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닐까. 얼마 못 있을 자리에 연연하고 여전히 자신을 위한 기회를 잡고자 열의를 발휘하는 그들을 지켜보며 그들이 하려 했던 혁명과 청산은 무엇이었나를 생각해 본다. 다시금 좋은 변화를 꿈꾼다면 문재인 시대 5년간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차분히 돌아봐야 한다. 루소의 일반의지가 구현된 것 같았던 촛불집회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했던 수준의 정치 양극화로 이어졌다. 대통령이 의회 정치와 정당 정치를 존중하지 않자 여야는 사나워졌고 견해를 달리하는 지지자들은 서로에 대해 무례해졌다. 이 과정에서 복수심과 적대 의식을 불러일으켜 이득을 취한 정치 파괴자들과 기회주의적인 야심가들이 양산됐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로되 정치의 기능과 역할이 사라진 민주주의, 일종의 형용모순이라 할 수 있는 ‘정치 없는 민주주의’가 도래했다. 그런데도 여권 안에서 아무런 경고음도 나오지 않았다. 당내 이견은 허용되지 않았고, 팬덤 정치의 부정적 양상은 그때도 심했다. 어찌 됐든 여론조사 결과만 좋으면 되는 세상 같았다. 정치인도 정당도 의회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는 이상한 민주주의를 그때 했다. 윤석열의 집권은 앞선 정치 실패의 귀결이다. 정치 없는 민주주의가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집단에 야심을 가질 기회를 준 결과다. 결국 우리는 윤석열 시대만이 아니라 문재인 시대의 과오를 같이 뛰어넘어야 하는, 두 배나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 이 문제를 진지하게 고찰하는 사람이 윤석열 이후는 물론 정치의 미래를 열 것이라고 본다. 윤석열의 집권은 문재인 시대의 긴 그림자 안에서 일어난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반도체법 입장 바꾼 민주당 “정부안보다 세액공제 확대”

    반도체법 입장 바꾼 민주당 “정부안보다 세액공제 확대”

    여야가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높이는 반도체특별법(조세특례제한법)을 3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뜻을 모았다. 더불어민주당이 확대 기조로 돌아서며 정부보다 높은 수준의 지원책을 검토해 정책 정당의 면모를 부각하는 양상이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오는 16일 기재위 조세소위원회에서 반도체특별법을 논의하기로 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정부안을 기초로 한 세액공제 확대에 공감했고 조세소위에서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면 22일 기재위 전체회의를 거쳐 30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 정부안에는 반도체 관련 시설 설비 투자 세액공제율을 대기업·중견기업은 현행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이 담겼다. ‘대기업 감세’에 비판적인 민주당은 세액공제율 상향에 미온적이다가 최근 미국 반도체지원법 시행에 따라 지원이 절실하다는 의견을 반영해 정부안보다 세액공제 혜택을 높이는 안을 검토 중이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정부안보다 더 하자는 일부 의견이 있고, 어떻게 할지 가급적 빠르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지원법 대응 간담회에서 “반도체를 포함해 첨단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고 자칭해 왔는데 정작 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일반 회사 같으면 해고됐을 영업 실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정책 정당임을 강조함과 동시에 대정부·여당 투쟁 강도를 높이며 국면 전환에 나섰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주52시간제 유연화 방안과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에 날을 세웠다. 민주당 지도부는 11일로 예정된 일제 강제동원 해법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한다. 민주당 의원들로 구성된 ‘정순신 검사특권 진상조사단’은 아들의 학교폭력으로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이 재학 중인 서울대를 항의 방문해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는 비명(비이재명)계에 손을 내밀며 내홍 수습에 주력하지만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소속 이원욱·윤영찬 의원과의 만찬 회동을 통해 단합 설득에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9일에는 4선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내홍 수습책을 논의하고 14일 초선의원들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길’은 지난 7일 만찬 회동에서 이 대표가 내분을 수습하고 방탄 정당을 해소할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총선에서 중요한 것은 의원과 당원 마음을 집결시키는 것이지 스타 플레이어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에둘러 거취 결단을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소속된 최대 의원 모임 ‘더좋은미래’(더미래)는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로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사퇴론에 선을 그으며 이 대표 체제에 힘을 보탠 것이다.
  • 민주 ‘더미래’ 이재명 체제 힘싣기…비명계는 “방탄 해소” 압박

    민주 ‘더미래’ 이재명 체제 힘싣기…비명계는 “방탄 해소” 압박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불어닥친 내홍을 수습하고자 소통을 강화하는 가운데 당내 최대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가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며 사실상 이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줬다. 비명계(비이재명계)는 이 대표에게 당장 공개 사퇴를 요구하진 않았으나 방탄 정당 해소 방안을 주문하는 등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 민주당 의원 50여명이 소속된 최대 의원 모임 ‘더미래’는 이날 오전 비공개토론회 후 입장문을 내고 “이 대표는 현 상황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당의 불신 해소와 혁신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의 신뢰 회복과 혁신, 단결이 가장 중요한 당면 과제”라며 “분열을 조장하는 어떠한 시도도 단호히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에게 해결책 제시를 요구하면서도 거취 논란이 당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 사퇴론에는 선을 그은 것이다. 더미래 소속 의원들은 오는 15일 이 대표와 간담회를 열고 당의 진로에 대해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당 지도부는 비명계에 손을 내밀며 갈등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비명계 모임인 ‘민주당의 길’ 소속 이원욱·윤영찬 의원과 만찬 회동을 통해 당의 단합을 설득하고 나섰다. 박 원내대표는 9일에는 4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내홍 수습책을 논의한다. 오는 14일엔 초선의원들과의 만남도 추진 중이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SBS에서 “주요 당직에 대해서, 어떤 특정 당직에 대해서 사퇴 요구가 있을 때 (들어주는 안이 있을 수 있다)”고 당근책을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길’은 지난 7일 만찬 회동에서 이 대표가 내분을 수습하고 방탄 정당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나눴다. 비명계 김종민 의원은 이날 CBS에서 “총선에서 중요한 것은 의원과 당원들의 마음을 집결시키는 것이지 한 사람의 스타플레이어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에둘러 거취 결단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은 대정부·여당 투쟁의 강도를 높이며 수세 국면 전환에 나섰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주52시간제 유연화 방안에 대해 “윤석열 정권에서 노동자는 국민이 아닌 착취 대상”이라며 “정부의 계획대로 노동시간을 연장하면 국민들에게 과로사를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배상 해법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사실상 대일 항복 문서”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일제 강제동원 해법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쌍특검’(김건희 여사 주가조작·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속도를 내고자 정의당과 최대한 접점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KBS에서 “정의당이 수사 범위 확대에 동의한다면 비교섭단체가 추천하는 특검도 받을 용의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여야는 오는 1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열어 반도체 시설 투자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높이는 반도체특별법(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처리를 논의한다. 민주당은 정부가 제시한 ‘최대 25%’보다 더 높은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 정책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한다는 복안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미국 반도체지원법 대응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라고 자칭해왔는데 정작 한 일은 없는 것 같다. 일반 회사 같으면 해고됐을 영업실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 강제동원 해법, 한일 정상화 급물살

    강제동원 해법, 한일 정상화 급물살

    정부가 6일 2018년 대법원 배상 판결을 받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국내 재단이 대신 판결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도 “역대 내각의 역사 인식을 계승하겠다”며 ‘통절한 반성과 마음으로부터의 사죄’를 담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 계승 의지를 밝히면서 한일 관계 정상화를 향한 물살이 급속히 빨라지게 됐다. 그러나 정작 일본 피고기업의 배상 참여가 빠진 탓에 피해자들은 물론 시민사회의 ‘반쪽짜리 해법’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피해 당사자 및 시민단체들은 규탄 회견을 가진 데 이어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등 정부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정부 입장 발표 회견을 열고 국내 의견 수렴 및 대일 협의 결과를 바탕으로 한 방안을 밝혔다.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이 판결금 및 지연이자를 지급하고, 현재 계류 중인 소송의 원고 승소 확정 시에도 판결금 등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박 장관은 관련 재원에 대해 “민간의 자발적 기여 등을 통해 마련하고 향후 재단의 목적사업 관련한 가용 재원을 확충할 것”이라고 밝혔다.재원 마련은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 당시 자금 혜택을 본 포스코 등 16개 기업의 자발적 기부를 통해 추진될 전망이다. 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 등 피고기업들은 재원 조성에 불참하며 이런 ‘제3자 변제 방식’에서 정부는 이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을 방침이다. 양국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와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은 별도로 ‘미래청년기금’(가칭)을 공동 조성하는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고령의 피해자를 위해 정부가 책임감을 갖고 과거사로 인한 우리 국민의 아픔을 적극 보듬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강제동원 판결 문제의 해법을 발표한 것은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로 나아가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기시다 총리는 “역사 인식에 관해서는 역대 내각의 입장을 전체적으로 계승해 왔고 앞으로도 이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미국의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 사이에 획기적인 협력과 파트너십의 신기원적인 새 장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 ‘尹 퇴진·김건희 특검’ 요구 촛불행진… 윤미향도 참가

    ‘尹 퇴진·김건희 특검’ 요구 촛불행진… 윤미향도 참가

    주최 측 추산 2만 5000여명 모여“정순신·윤희근 규탄” 목소리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4일 서울 한복판에서 열렸다. 시민단체 촛불승리전환행동(촛불행동)은 이날 서울 중구 숭례문 일대에서 ‘제29차 촛불대행진’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주최 측 추산 약 2만 5000명이 모인 집회 인원은 시청역에서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도로 4개 차로를 메웠다. 이날 집회엔 무소속 윤미향 의원도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퇴진’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흔들며 “윤석열은 국민에게 사과하라”고 외쳤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교 폭력 전력이 드러나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와 그를 추천한 윤희근 경찰청장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6시 30분쯤부터 2개 차로를 이용해 광화문을 지나 일본대사관, 종각역사거리, 을지로1가사거리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애초 일본대사관을 에워싸는 형태로 행진하려 했으나, 서울경찰청이 대사관과 너무 가깝다는 이유로 금지를 통고하면서 경로를 수정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일본대사관 인근을 지나면서 “한미일 전쟁 동맹을 중지하라”, “일본은 윤석열을 통로로 자위대 한반도 진출을 꿈꾸지 마라”라고 외치기도 했다. 같은 날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는 서울민중행동, 민주노총서울본부 등 143개 단체 관계자 약 150명이 모여 정부를 규탄하는 ‘서울시국회의’를 열었다. 이장희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서울본부상임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이 정권은 노조와 활동가들을 탄압해 민주주의를 실종시키는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정부가 참사에 대한 책임을 제대로 지지 않았다면서 “대한민국 국민들은 생명과 존엄성을 온전히 보장받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 ‘대통령의 정당’만 남은 정치… ‘정도’ 걸을 의회주의자 어디 있나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대통령의 정당’만 남은 정치… ‘정도’ 걸을 의회주의자 어디 있나 [박상훈의 호모 폴리티쿠스]

    민주주의는 이익 정치, 정당정치, 의회정치로 작동한다. 사회 속의 다양한 집단 이익이 자유롭게 조직·표출·교섭될 수 있어야 민주사회다. 다원화된 이익과 요구를 공공정책으로 집약해 내는 것은 정당의 역할이다. 이를 입법과 예산으로 숙의·조정해 내는 일은 의회에서 이루어진다. 이익 정치, 정당정치, 의회정치의 긴 과정을 거쳐 적법한 공적 합의가 형성되고 이 기초 위에서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가 집행 및 산출의 기능을 발휘하는 것을 민주주의라고 한다. 지금 우리는 그런 민주주의를 실천하고 있을까.1 이익 표출의 자율적 기반이 대통령의 ‘법치 명령’에 위축되고 있다. ‘정당의 대통령’은 사라지고 ‘대통령의 정당’이 남았다. 국회는 대통령과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이 다투는 공간으로 변질됐다. 대통령은 행정부의 수반이다.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정부 수반이지만 대내적으로는 그럴 수 없다. 대통령이 됐다고 입법부를 해산하거나 사법부를 자의적으로 재편할 수 없다. 대통령이 권력을 제한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권위주의라고 하지 민주주의라고 하지 않는다.2 2017년 1월 9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 후보는 좋은 공약을 했다. “정당이 생산하는 중요한 정책을 정부가 받아서 집행하고 인사에 관해서도 당으로부터 추천받거나 당과 협의해 결정하는, 그렇게 해서 문재인 정부가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정부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2022년 3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선언도 좋았다. “이제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가 된다”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그런 공약이나 선언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대통령이 된 뒤에는 누구도 ‘민주당 정부’이자 ‘문재인 행정부’, ‘국민의힘 정부’이자 ‘윤석열 행정부’가 되고자 하지 않았다. ‘민주당 대통령’, ‘국민의힘 대통령’이 되고자 하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반대와 갈등을 무릅써서라도 ‘문재인의 정당’, ‘윤석열의 정당’을 만들고자 했다. 3 기업 이익을 대표하는 집단이든 노동자의 권익을 대표하는 집단이든 모두 대통령(실)과 직접 연결되기를 원했다. 대통령 직속 위원회 설치는 일상화됐다. 그렇게 해서 양산된 그간의 대통령 직속 위원회들은 ‘대통령 권력에 대한 과도한 의존성’이라고 하는, 한국의 이익 정치가 가진 특징을 명징한 거울처럼 보여 줬다. 한국 시민운동의 특징을 잘 보여 주는 촛불집회도 엄밀히 말하면 대통령을 향한 운동이었다. 실제로 집회의 장소나 진행은 대통령 집무실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는 싸움으로 전개될 때가 많았다. 2016년부터는 현직 대통령의 책임을 추궁하는 집회와 전직 대통령을 지키지 못해 괴로워하는 집회가 교차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2019년에는 대통령을 둘러싸고 지키겠다는 시민들과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동시에 벌어졌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자유가 시민운동과 언론, 지식사회를 특징짓는 시대도 지났다.4 집권당 내 지배 분파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친문(친문재인)·친윤(친윤석열)으로 불리는 대통령 분파들이다. 이들은 당내에서 대통령의 ‘확장된 팔’처럼 기능했다. 야당 역시 집권당이 아닌 대통령과 다투는 것을 최고 전략으로 삼는다. 야당의 대통령 집무실 앞 시위는 빈번해졌고, 급기야 2019년에는 야당 대표가 청와대 앞에서 장기간 단식농성을 벌이는 일까지 있었다. 정당 사이에 정치는 없다. 그보다는 대통령에 대한 환호와 적대가 정치를 지배한다. 당내 파벌 구조는 진보와 보수, 노동과 자본, 성장과 복지, 환경과 경제 발전 같은 가치를 매개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그보다는 대통령이나 당대표와의 사적 거리감으로 나뉜 파벌이 짧은 주기로 명멸한다. 대통령과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의 이름에 친(親)·비(非)·반(反)을 붙여 온 관행은 늘 새롭게 만들어진다. 5 혹자는 ‘3김 정치’가 그런 정치 아니었느냐며 이 모든 게 3김 정치에서 비롯됐다고 항변할지 모르겠다. 다르다. 기본적으로 3김 정치는 정당이 중심이 된 정치였다. 3김은 정당에서 성장했다. 당내에서 경력을 쌓고 당내에서 세력을 형성해 온 정치인이었다. 대통령이기 이전에 정당 정치인이었다. 정당의 경력만큼이나 그들이 운영해 온 당내 파벌의 역사도 길다. 지역이 중심이 된 지지 기반도 안정적이었다. 대통령이 된 다음 그들은 ‘당정분리’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당에 미치는 영향력을 절제했다. 대통령제 폐지와 의회중심제로의 개헌을 주장한 3김도 있었다. 기본적으로 그들은 의회주의자였고 정당주의자였다. 그들이 정치할 때는 정당도 국회도 자율성을 상실하지 않았다. 정당과 정당 파벌이 대통령을 만들었지, 대통령이 돼 정당을 만들고 파벌을 만든 게 아니었다. 이제는 그런 정도의 정당정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6 우리 국회에서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사안은 정당의 의제가 아니다. 대통령의 의제다. 국회법의 ‘교섭단체(정당) 간 협의’ 조항은 이 지점에서 기능을 멈춘다. 모두가 대통령 의제를 두고 필사적으로 싸운다. 이런 현상은 2007년 말 집권한 이명박 대통령과 그의 정당이 2008년 총선에서 압승해 18대 국회를 주도하면서 본격화됐다. ‘입법 100일 작전’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통령의 관심 사안을 두고 여야 모두 힘으로 돌파하고 힘으로 막는 것이 일상이 됐다. 대통령이 국회나 정당에 의해서가 아니라 국회나 정당을 압박하고 제압해 행정부를 운영하고자 하면서 동원된 담론은 ‘국민 직접소통’과 ‘직접민주주의’였다.7 대통령들은 정당정치와 의회정치를 우회해 대중 여론을 직접 동원하고자 할 때마다 이를 국민의 뜻이고 직접민주주의의 한 방식이라며 정당화했다. 2015년 10월 어버이연합, 자유총연맹, 재향경우회 등 190여개의 보수 시민단체는 현직 대통령의 개혁 의지를 국회의 기득권 세력이 방해한다며 ‘국회개혁범국민연합’을 결성했다. 이들은 국회의원 국민소환, 국민에 의한 국회 해산과 같은 직접민주주의 개혁을 요구했다. 이들이 주도한 2016년 1월 18일 ‘민생구하기입법촉구천만인서명운동’에는 대통령도 참여했다. 국민을 앞세우는 청원과 직접민주주의를 문 전 대통령만큼 애용한 대통령도 없다. 국회 해산이 공공연히 주장될 정도로 정당·의회 정치의 상황이 극단적으로 나빠진 것은 이때였다. 그때마다 국민주권, 민심, 국민 직접 소통이 강조됐다. 국회의원 국민소환을 넘어 국민 참여예산제 도입도 주창됐다. 민심을 반영한다며 국민선거인단과 여론조사를 통해 당의 중요 결정이 이루어졌고, 아예 정당을 직접민주주의 기구로 개혁하고자 했다. 정당 스스로 정당이 필요 없는 민주주의의 길을 열었다. 8 정당과 의회, 노동조합과 기업가단체, 언론과 지식인의 자율적 역할을 부정하거나 만들 수 있는 국민의 직접 의지가 있다 해도 그것이 민주주의의 건강한 기반은 될 수 없다. 이익 정치, 정당정치, 의회정치에 의해 매개되지 않는 국민의 직접 의지는 필연적으로 대통령이라고 하는 최고 권력자로 몰릴 수밖에 없다. 흥분한 소수 지지자 집단들이 편을 나눠 적폐와 국민의 적을 찾아다니는 일도 피할 수 없다. 시민단체를 대통령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팬덤 정치의 대행자로 만들고, 의원들을 여론조사 수치가 높은 권력자를 따르도록 계통도 없이 분해시키는 일도 필연적이다. 정당 안에서 신망을 얻는 정치인이 대통령 후보가 될 수도 없고, 국회에서 여야 협상과 조정을 통해 정치력을 발휘한 의원들이 대통령 후보가 되는 일도 불가능하다. 여론을 양분시켜 한쪽에서는 적대의 대상이 되고 다른 쪽에서는 복수 의식을 자극하는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되고 대통령도 된다. 9 이제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은 정당과 의회에서 신뢰를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당 밖에서 자신만의 열혈 지지 집단을 만들어 당에 진입하는 것이 합리적이 됐다. 자신만을 위해 헌신하는 팬덤이 없으면 정당을 장악하기도, 대통령이 되기도 어렵고 대통령이 돼서도 국회와 여론을 지배할 수 없다. 4000만 유권자 모두를 위한 정치 같은 것은 없다. 그보다는 4000만명의 1%에 집중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40만명이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이들만 있으면 정당의 후보 경선은 물론 당내 권력 통제도 쉽게 할 수 있다. 모든 열정이 대통령직을 향해 분출하는 현상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이익 정치의 자율성을 위협하는 것도 문제고, 정당과 국회가 마땅히 해야 할 대의 기능과 갈등 조정 및 사회 통합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하는 것도 문제다. 대통령 중심의 정치 양극화 현상이 대통령에게도 좋은 것은 아니다. 여당 안에서 자신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여론조사 결과가 나빠지는 것에 전전긍긍해야 한다. 정치와 사회로부터 소외되지 않을까 걱정해야 한다. 임기 말이 되면 퇴임 후의 안전장치를 고심해야 한다. 10 팬덤이 주도하는 양극화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은 여야 사이에서 합의의 기반을 제도화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절대로 공존할 의사가 없는 양극단의 상호 반대는 정당정치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정당론의 교과서를 만든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의 개념을 빌면 양극단의 팬덤은 “쌍무적 반대파(bilateral oppositions)”다. 이들은 거울 이미지로 상대를 본다. 존재해서는 안 되는 집단으로 상대를 정의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서로에 대해 “양립 불가능한 대항적 반대파(counter-oppositions that are incompatible)”다. 이들이 정치를 정당 사이뿐만 아니라 정당 내부를 적대 상황으로 몰고 간다. 11 정당이나 정치인들 사이에서 이념적이든 정책적이든 차이가 나는 것은 민주주의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차이와 이견, 갈등, 협상, 조정, 타협은 인간 정치의 본질이자 민주주의가 필요로 하는 행위 규범이다. 정당들이 다르다고 양극화가 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의견이 형성되는 방법이 어떠하냐에 따라 민주주의에서 차이는 사회를 더 넓은 통합의 방향으로 이끌기도 하고 통합 불가능할 정도로 사회를 분열시킬 수도 있다. 문제의 핵심은 ‘옳고 그름의 전선(戰線)’으로 치환해 상대를 배제하려는 양극화 정치냐, 좀더 나은 것 내지 좀더 바람직한 것을 두고 경쟁하는 다원적 정치냐의 차이에 있을 뿐 갈등과 차이 그 자체가 문제인 적은 없다. 12 한국의 정당정치는 이념적 분화가 거의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여당일 때는 여당스럽기만 하고 야당일 때는 야당스럽기만 해서 문제이지, 이념적 헌신성이나 가치에 대한 신념 때문에 정치가 나빴던 적은 없었다. 유권자들도 다르지 않다. 중도 성향이랄까 중산층 지향적이랄까 하는 성향에서 한국 정치를 능가할 사례는 찾기 어렵다. 이는 한국의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급격한 자본주의 산업화를 하는 과정에서 중산층 중심 사회를 만든 것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다. 1980년대 들어와 대학 교육이 보편화됨에 따라 교육받은 고학력 중산층이 다수인 사회가 됐다. 중산층의 주거 형태를 상징하는 ‘아파트 공화국’이나 대기업과 공기업 노동자가 중심이 된 ‘중산층 노조 운동’이라는 용어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한국의 유권자는 적어도 사회경제적 이슈에선 지극히 현상유지적이다. 그들은 늘 발전하고 성장하는 경제를 원한다. 이념적으로는 스스로 중도라는 것을 과도할 정도로 떳떳하게 표방한다. 13 한국 정치는 다원주의의 부족 때문에 고통받지, 이념적 분화가 심해져서 고통받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 정치에 있는 것은 반이념적 양극화에 가깝다. 누군가를 ‘종북 좌파’, ‘보수 꼴통’, ‘반미’, ‘친일’로 규정하는 것은 이념적 차이를 합리적으로 다루지 않겠다는 것을 뜻한다. 그것은 상대를 ‘이념적으로 용인할 수 없는 존재’로 규정해 부당한 권력 효과를 누리고자 하는 극단적 여론 동원 정치에 가깝다. 사태를 이렇게 보면 팬덤 정치나 정치 양극화는 권력 자원의 독점화를 지향하는 것에서 비롯되고, 이는 가치나 이념의 다원화보다는 그 결핍에서 비롯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념적 차이가 문제가 아니라 이념이 정당정치의 특징을 유형화하는 기능을 하지 못해서 문제고, 공론장에서의 논의를 풍요롭게 하는 가치, 신념의 다원적 표출을 어렵게 해서 문제다. 14 이념이란 어떤 사회를 만들고 어떤 삶을 살 것인가와 관련해 바람직한 가치판단을 이끄는 비전이자 세계관이다. 정당을 가치나 이념, 비전과 세계관으로 이해할 수 없다면 그 결과 남은 것은 선거 승리와 권력 쟁취에 대한 적나라한 도구로서의 파당뿐이다. 사회 균열을 대표하고 표출함으로써 갈등을 완화하고 통합하는 것이 아니라 최고 권력의 지위를 둘러싸고 배타적인 경쟁만 남게 되면 상대의 존재와 인식의 모든 것을 불온시하는 반다원적 열정이 정치를 지배하게 된다. 대통령에 의한, 대통령이 되기 위한 팬덤 정치는 선거 승리에 모든 것을 거는 무이념의 정당정치가 만든 괴물이 아닐 수 없다. 정치발전소 학교장
  • ‘윤석열 퇴진 집회’ 촛불연대, 등록말소·보조금 환수된다

    ‘윤석열 퇴진 집회’ 촛불연대, 등록말소·보조금 환수된다

    서울시가 ‘윤석열 퇴진 중고생 촛불집회’를 주관한 촛불중고생시민연대(촛불연대)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을 말소하기로 했다. 올해 지급한 공익활동 보조금도 전액 환수한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27일 “특정 정당 또는 선출직 후보를 지지·지원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단체를 운영한 점이 등록말소 처분의 직접적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시에 따르면 촛불연대는 지난해 3월 9일 시에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한 후 올해 지방선거운동 기간 서울시·강원도 교육감 정책협약·간담회 등을 했다. 11월에는 윤석열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중고등학생 촛불집회를 주관했고, 서울시 ‘시민학습 프로그램 지원사업’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탈북민 김모씨를 청소년 대상 강연에 강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시는 감사 결과 이런 활동이 특정 선출직 후보를 지지·지원하거나 반대하는 활동에 해당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위반했다고 봤다. 촛불연대가 올해 공익활동 명목으로 받은 보조금 1600만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한 점도 발견됐다. 시는 “대표 본인에게 3차례에 걸쳐 강사료를 지급하고, 공익기자단 홍보비와 물품 구입 관련 소명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며 “오늘 중 보조금 환수 처분을 통보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보조금 환수 처분을 받은 단체는 2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시는 이의신청 내용을 검토해 최종 처분을 확정할 방침이다. 시 감사위원회는 “등록조건을 위반한 단체와 불법 부당한 보조금 집행을 추가로 감사해 시정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 “옛 기무사,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 수습 방안 청와대 보고”

    “옛 기무사, 박근혜 탄핵정국 당시 수습 방안 청와대 보고”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이하 기무사)가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타개할 방안과 관련한 전문가 의견을 받아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드러났다. 군인권센터는 22일 서울 마포구 교육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어 ‘현 시국 수습을 위한 전문가 의견’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이 문건의 작성 시점은 2016년 11월 7일이며, 작성 주체는 기무사 정보융합실이라고 센터는 밝혔다. 센터는 앞서 7월 기무사를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이겨 해당 문건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센터에 따르면 문건은 이른바 ‘최서원 태블릿PC’ 관련 보도가 나온 후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이어지던 당시 작성됐다. 이 문건은 최재경 당시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에게 보고됐다. 기무사가 각계 전문가들로부터 국정농단 사태를 수습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대통령에게 건의한 것이다. 건의 사항에는 ▲대통합을 위한 소통 행보 강화 ▲대통령님의 공정한 수사 의지 시현 ▲언론·종교계 주요 관계자 간담회 ▲사회불안 조성 세력에 대응 ▲사회·경제 정의 실현을 위한 대책 마련 등이 담겼다. 이 외애도 기무사는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 설치, 국가 원로로 구성된 ‘상설 국가위기관리자문기구’ 운영, 영수 회담 개최 시 특별검사(특검) 구성 요청, 김병준 총리 내정자 지명 철회 등을 조언했다. 내년 검찰 인사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되 법무부 장관·검찰총장이 이를 발표하도록 하고 언론사 편집국장·보도본부장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종교계 지도자들과 진솔한 대화를 통해 사이비 종교 연루 이미지를 없애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또 문건에는 불법시위 장면을 철저히 채증해 수사에 활용하라는 제언도 있다. 당시 매일같이 이어지던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퇴진 집회 관리 방안에 대한 조언도 담겼다. 경찰이 시민단체와 협의해 평화적 시위를 유도할 것, 불법시위와 악성 유언비어 유포 세력을 엄중 처벌하고 확대·재생산을 차단할 것, 경찰에 시위 통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 등이다. 군인권센터는 이를 명백한 군의 정치 개입으로 규정하며 “군 정보기관이 어떤 식으로 오남용되는지 명백히 보여준 사례다”라고 밝혔다. 센터는 앞서 전날에도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12월 5일 작성된 것으로 보이는 ‘안보·보수단체 활동 강화 추진’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공개했다. 한편 기무사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민간인을 사찰한 사실이 드러나 문재인 정부 이후 군사안보지원사령부로 개편됐다. 이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지난달 2일 국군방첩사령부로 이름을 바꿨다.
  • 서범수 “촛불연대, 서울시 보조금 받아 중고생에 친북 강연”

    서범수 “촛불연대, 서울시 보조금 받아 중고생에 친북 강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열었던 ‘촛불중고생시민연대’(촛불연대)가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중·고등학생에게 친북 성향 강연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토대로 “촛불연대가 지난해 서울시에서 ‘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과 ‘시민학습 프로그램 지원사업’ 명목으로 총 5475만원의 보조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촛불연대는 최근 서울 도심에서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주관한 단체다. 이 단체 대표는 옛 통합진보당 청소년 비대위원장 출신이다. 촛불연대는 ‘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에서 중고생·대학생 인터넷 기자단을 운영하겠다며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고, 기사 교육을 명목으로 친북 성향 인터넷 매체 인사를 연사로 초청했다. 서 의원은 특히, 이 단체가 강연에 참여할 중고생과 대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봉사 시간 100시간을 지급한다”고 홍보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시민학습 프로그램 지원사업’에서는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유죄를 받은 탈북민 김모씨를 청소년 대상 강연에 강사로 초청하기도 했다. 서 의원은 촛불연대가 서울시 보조금을 횡령한 정황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촛불연대는 ‘청년프로젝트 지원사업’ 인건비로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주 5일 근무한 상근인력 2명에게 2400만원을 지급했다고 신고했다. 그러나 당시 이들이 대학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상근 근무가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관련 의혹에 대한 서울시의 조사를 촉구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해당 사업은 오세훈 현 서울시장의 취임 전인 지난해 권한대행 시절 당시 공모한 사업이다”라며 “시에서는 촛불연대의 등록 취소와 보조금 환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별도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 ‘불복종 시위’ 中 전역 확산… “톈안먼 이후 최대 민중저항 시작”

    ‘불복종 시위’ 中 전역 확산… “톈안먼 이후 최대 민중저항 시작”

    중국의 고강도 방역 정책에 분노한 민심이 폭발하면서 공산당이 ‘체제 승리’로 자랑해 온 ‘제로 코로나’ 정책이 최대 위기를 맞았다. 정부 지침에 순응해 온 중국인들이 끝없는 봉쇄에 질려 주말 내내 불복종 시위에 나서면서 ‘1989년 6월 초 톈안먼 민주화운동 이후 최대 민중 저항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에서 최고지도자인 시진핑 국가주석을 향한 공개 항의는 매우 보기 드문 일이다. 2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저녁 상하이 내 위구르인 집단거주지인 우루무치중루에서 정부 방역 대책에 항의하는 ‘백지’를 든 수백 명이 이틀 연속 모였다. 지난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우루무치 아파트 화재 희생자를 추모하려던 촛불집회는 경찰의 강경 진압과 맞물려 대정부 항의 집회로 바뀌었다. 이날 마침내 “공산당은 물러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 우루무치를 해방하라”라는 구호가 터져 나왔다. 시민들은 새벽까지 경찰과 대치했다가 밤에 다시 항의 집회를 이어 갔다. 수도 베이징과 청두, 우한, 란저우, 난징 등 중국 전역으로 항의 시위가 확산일로를 달리고 있다. 베이징에서는 지난 26일 차오양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봉쇄에 항의한 시위에 이어 27일부터는 중국 최고 명문으로 꼽히는 베이징대와 시 주석의 모교 칭화대에서도 시위가 발생했다. 쓰촨성 청두에서 백지를 든 시위 참가자들은 시 주석을 빗대 “우리는 황제를 원치 않는다”고 외쳤고, 후베이성 우한에서도 수백 명이 거리로 뛰쳐나와 바리케이드를 부수고 유전자증폭(PCR) 검사소를 뒤엎었다. 거리 시위에서 시 주석에 대한 공개적인 규탄과 퇴진 구호가 터져 나온 건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 방역 정책에 대한 분노와 의심이 극대화됐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베이징에서는 2∼3일마다 PCR 검사를 받기 위해 1시간 이상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아파트와 사무용 빌딩이 수시로 봉쇄돼 일상생활이 무너졌다. 이달 초 국무원에서 방역 완화를 골자로 한 20개 정책을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선 현장에선 과거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개막한 카타르월드컵이 중국인들의 민심에 불을 붙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명보는 “중국인들이 TV 축구 중계로 ‘마스크·봉쇄·격리 없는 세상’을 목격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제로 코로나’를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회의감을 품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PCR 검사 업체의 정경유착 및 검사 결과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글이 잇달아 게시되는 등 비리 의혹도 불거지고 있다. 중국 당국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신화통신은 “방역 정책의 유일한 목표는 국민을 행복하게 하는 것이자 모든 사람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라며 “과도한 방역 정책이 주민 생활에 불편을 줘선 안 된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위 근원지인 신장 당국은 29일부터 대중교통과 항공편 운행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 서구 매체들은 코로나19 봉쇄를 넘어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중국 시위대의 목소리에 눈길을 쏟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시 주석이 (33년 전) 톈안먼 (대규모 민중집회) 이후 가장 큰 반정부 시위에 직면했다”며 “칭화대 등에서 대학생들이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학생과 노동자, 소상공인, 주민들이 민주적 변화를 요구한 톈안먼 상황이 다시 벌어진다면 중국 공산당의 가장 큰 두려움이 실현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야셍 후앙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만들어 냈다. 이는 게임 체인저”라고 말했다. 또 매슈 브루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마오쩌둥은 ‘불꽃 하나가 초원을 태울 수 있다’고 했다. 공산당도 이를 잘 알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BBC는 “에드 로런스 기자가 상하이 시위를 취재하다가 수갑이 채워져 연행됐다”며 “석방될 때까지 몇 시간 동안 붙잡혀 있었다. 중국 공안이 그를 손발로 때렸다”고 전했다. 현장을 찍은 SNS 영상에는 로런스 기자가 등 뒤로 수갑을 차고 바닥에 넘어져 있고 공안 4∼5명이 그를 끌어내는 듯한 모습이 담겼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중국 본토 확진자 수가 3만 8808명을 기록했다고 전날 집계했다. 지난 23일 사상 최고치를 넘어선 뒤로 닷새 연속 확진자 규모가 경신되고 있다.
  • 檢, 송귀근 前고흥군수 수사

    檢, 송귀근 前고흥군수 수사

    송귀근 전 전남고흥군수가 징계를 받아야 할 사무관을 오히려 서기관으로 승진시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 감사원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공무원을 징계하지 않고 승진까지 시킨 송 전 군수를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송 전 군수는 군수로 재직 중이던 지난해 10∼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고흥군 공무원 2명의 징계 요구를 거부하고 인사 담당자에게 징계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2019년 9월 송 전 군수가 주요업무계획 보고회에서 직원들에게 촛불집회를 폄훼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송 전 군수는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서울 서초동 촛불집회 참가자들에 대해 “촛불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일부를 빼고 나머지는 아무런 생각 없이 나온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같은 사실이 서울신문 보도<2019년 10월 8일자>로 알려지자 송 전 군수는 사과문을 내고 “부주의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죄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외적 입장과는 달리 고흥군은 송 전 군수의 발언이 녹취돼 외부로 유출됐다며 녹음한 직원을 색출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포렌식 위탁업체 전문가까지 동원해 직원들의 핸드폰을 일일이 검사했다. 이 중 핸드폰을 제출하지 않았던 A계장은 2020년 1월 신안군 홍도관리소로 보복성 인사 조치를 당했다. 직원들을 겁박하면서 핸드폰 제출을 수차례 요구했던 직원 2명은 협박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녹음 파일 색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B사무관은 벌금과 경징계 처분을 받고 지난 6월 퇴직했다. 또 다른 책임자인 C과장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군은 전남도에 C과장을 징계 의뢰해야 하는데도 이 같은 사실을 숨긴 채 지난해 12월 서기관으로 승진시켰다. 숙소가 없어 찬바람이 들어오는 창고에서 한겨울을 보내기도 했던 A계장은 신안군이 지난 8월 고흥군으로 복귀 공문을 보내 고향으로 돌아왔다.
  • ‘촛불집회 폄하’ 송귀근 전 고흥군수, 검찰 수사 받는 까닭은?

    ‘촛불집회 폄하’ 송귀근 전 고흥군수, 검찰 수사 받는 까닭은?

    송귀근 전 고흥군수가 징계를 받아야 할 사무관을 오히려 서기관으로 승진시킨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 감사원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공무원을 징계하지 않고 승진까지 시킨 송 전 군수를 직권남용으로 검찰에 수사 요청했다고 22일 밝혔다. 송 전 군수는 지난해 10∼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고흥군 공무원 2명의 징계 요구를 거부하고 인사 담당자에게 징계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19년 9월 30일 송 군수가 본청 실과소와 읍면을 대상으로 한 주간 주요업무계획 보고회에서 직원들에게 촛불집회를 폄하하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다. 송 군수는 검찰 개혁을 촉구하는 서울 서초동 촛불 집회자들을 향해 “촛불 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일부를 빼고 나머지 국민들은 아무런 생각없이 나온다”고 평가절하해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같은 사실이 서울신문 보도(2019년 10월 8일자)로 알려지자 전국적인 망신을 산 송 군수는 이날 즉각 사과문을 내고 “촛불집회의 진정성을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부주의하고 부적절한 표현을 한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사죄했다. 하지만 이같은 대외적 입장과는 달리 고흥군은 송 군수의 발언이 누군가에 의해 녹취돼 외부로 유출됐다며 녹음한 직원의 색출작업에 들어갔다. 남열 해돋이를 담당한 영남면장과 계장 4명 등 5명으로 압축한 고흥군은 광주 소재 포렌식 위탁업체 전문가까지 동원해 직원 4명의 핸드폰을 검사했다. 이중 A계장은 포렌식 과정에서 개인 정보 유출이 우려돼 끝까지 핸드폰을 제출하지 않았다. 결국 A계장은 핸드폰 미제출은 녹취를 한것이다는 결론에 따라 2020년 1월 7일자로 신안군 홍도관리소로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 고흥에서 목포여객선터미널까지 2시간, 이곳에서 쾌속선을 타고 2시 40분 더 가야하는 거리다. 당시 고흥군은 “군수님의 목소리를 녹취해 외부로 알린 행위는 품위유지 의무 위반에 해당된다. 신안군과 1대1 파견근무를 한 것이어서 보복성 인사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복성 발령’에 지역 사회의 비난 거세면서 고흥 지역 시민단체 등이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냈고, 권익위는 3개월 조사끝에 A씨를 신안군 관할인 홍도로 보복성 발령을 낸 사안에 대해 ‘직무 범위를 벗어난 부당한 지시를 요구한 행위’라고 통보했다. 권익위는 또 고흥군이 직원들의 휴대전화를 조사하고, A계장에게 겁박을 하면서 핸드폰 제출을 수차례 요구한 내용에 대해서는 협박죄로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경찰청으로 이첩했다. 경찰 수사로 녹음 파일 색출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B 사무관은 벌금과 경징계 처분을 받고 지난 6월 퇴직했다. 또다른 책임자인 C과장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고흥군은 전남도에 징계의뢰를 해야하는데도 이같은 사실을 숨긴채 지난해 12월 서기관으로 승진시켰다. 이처럼 고흥군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하고 있을때 신안군 낙도로 보복성 인사를 당한 A계장은 1년 8개월 동안 외로움과 한겨울 혹독한 추위로 고통을 겪었다. A계장은 “고령의 어머니와 아내가 마음 고생을 너무 많이 해 지금도 몸이 안좋다”며 “가정이 파탄지경이 될 만큼 힘들었다”고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눈물을 떨꿨다. 낯선 홍도섬으로 2년 근무 발령을 받아 바다 청소일을 했던 A계장은 2개월 정도 근무하다 신안 암태면 ‘에로스 서각박물관’으로 다시 배치됐다. 숙소가 없어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그대로 들어오는 창고에서 생활했다. 한겨울을 창고에서 버틴 후 승용차로 20~30분 떨어진 마을의 빈방을 가까스레 구해 생활했다. 에로스 박물관에서는 혼자 근무 했다. 아침부터 퇴근까지 청소를 하는 업무였다. A계장은 “지난해 8월 B씨와 C씨가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화가 났는지 신안군에 연락을 해 다시 홍도로 발령을 냈다”며 “이같은 소식을 들은 고흥 주민들과 민주당 전남도당, 고흥 참여연대 등이 박우량 신안군수에게 거세게 항의하자 홍도 발령 대신 고흥군으로 파견 근무자 복귀 공문을 보내 고향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후 송 군수의 동네가 있는 면사무소에 근무하다 6·1 지방선거에서 공영민 군수가 당선된 지난 7월 사업소로 발령났다. A계장은 “그동안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아무리 잊을려고 해도 용서가 안된다”며 “일선에서 묵묵히 일하는 공무원들이 단체장들의 횡포로 힘 없이 억울함을 당하는 일이 더 이상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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