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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0촛불집회 뭘 남겼나

    6·10촛불집회 뭘 남겼나

    6·10 항쟁 21주년을 밝힌 사상 최대의 ‘100만 촛불대행진’은 참여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의 힘이 당당하게 분출된 장(場)이었다. 거리에서 촛불행렬을 이룬 시민들이나 인터넷으로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 집회를 안내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모두 “제2의 6·10항쟁이었다.”며 의미를 되짚었다.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번 촛불집회가 1987년 6월 항쟁을 계승한 민주주의 항거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역사 속에 큰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고(故) 이한열·박종철 열사를 한 뜻으로 추모했고,87년의 주역이었던 넥타이 부대도 촛불행진에 가세했다. 주하나(21·여·덕성여대 아동가족학과 4학년)씨는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확립됐지만 실질적 민주주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2008년 6월10일을 기점으로 민주주의의 질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시나리오 작가 이창희(48·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씨는 “87년 6월처럼 모든 지역, 연령, 계층이 하나된 감동의 무대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시민들은 이번 촛불집회가 국민 대다수의 ‘심정적 지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전 집회보다 진일보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 수십만명은 광장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다운시킬 정도로 ‘온라인 시위’를 벌이며 힘을 보탰다. 이수현(38·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씨는 “다양한 계층, 여러 성향의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촛불을 밝힌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 했다는 것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전국에서 모인 70만명은 국민의 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그 몇 배의 국민이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스스로 폭력시위를 거부함으로써 ‘성숙한 시민운동’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큰 성과라는 지적이다. 김가영(22·여·이화여대 사회학과 3학년)씨는 “폭력에 대한 자정능력은 시민의식의 성숙을 의미한다.”면서 “기말고사 때문에 촛불집회에 나오지 못한 친구들도 비폭력 시위를 지켜내는 시민들을 보면서 도서관에 켜놓은 평화의 촛불을 사진으로 보내주었다.”고 소개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촛불에 놀란 정치권… 새국회 개원 급물살 타나

    촛불에 놀란 정치권… 새국회 개원 급물살 타나

    18대 국회 등원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6·10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장외집회에 주력했던 통합민주당이 원내 대여투쟁으로 전략수정에 나섰고, 한나라당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공청회에 참석키로 결정하는 등 등원 여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1. 여야 이틀동안 머리 맞대 11일 여야 4당 정책위의장 회동에 이어 한나라당 홍준표·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첫 회담을 갖는다. 지난달 30일 18대 국회 임기 시작 후 여야간 첫 공식대화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등원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등 18대 국회 개원과 관련한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 지도부의 잇단 회동이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경색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2 한나라 ‘가축법’ 공청회 참석 여야간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한나라당이 이날 오전 국회 정상화를 위해 야 3당이 제안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공청회에 참가할 뜻을 밝힌 게 계기가 됐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회에서 “어제(10일) 야당이 쇠고기 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고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기 위해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가축법 개정을 놓고 ‘수용 불가’ 입장이었으나 “민주당이 등원할 경우 개정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3 대선 고소·고발전 종료 여야간 경색조짐의 해빙 무드는 민주당 쪽에서도 감지됐다. 민주당은 이날 지난해 말 대선과정에서 한나라당을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 9건을 모두 취하·취소키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5일 민주당에 대한 대선 고소·고발 25건을 취하한 데 이어 민주당도 같은 조치를 취함에 따라 대선과정에서 빚어진 양당간 고소·고발 사건은 정치적 해결을 보게 됐다. 4 민주당 복귀 목소리 높아 민주당 내에서도 등원론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0일 촛불집회에 나온) 많은 분들로부터 제1야당으로서의 다른 역할과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며 “우리 당 의원들은 국회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발언은 더 이상 장외투쟁을 이어갈 경우 국회 복귀 명분도 못 찾고, 복귀 시기도 실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장외투쟁만 고집할 경우 오히려 비판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5 선진 등원 결정 야당 분열 자유선진당이 지난 10일 독자 등원 방침을 결정한 것도 야권이 국회 등원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캐스팅 보트’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선진당의 결정을 무조건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등원을 거부할 경우 향후 원내에서 이뤄질 야 3당의 공조에 균열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각계 전문가 ‘인적 쇄신’ 조언

    각계 전문가 ‘인적 쇄신’ 조언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인적쇄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쇄신의 바구니에는 어떤 내용물이 담겨야 할까. 김영삼 정부의 김용태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노무현 정부의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 시민운동가인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이 11일 조언에 참여했다. ●“책임·상징성 결합하는 인적쇄신을” ▶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할 인적쇄신의 폭과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김용태 전 실장 대폭 쇄신이 돼야 한다. 일부 교체로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실력이 검증된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 위화감을 줄 정도의 재산가는 배제해야 한다. 윤여준 전 장관 국무총리와 비서실장(대통령실장)을 포함해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개편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대통령의 도덕적 권위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쇄신이 돼야 한다. 박남춘 전 수석 왜 민심이 돌아섰는지는 인사권자가 제일 잘 안다. 원인부터 살피고 책임질 사람을 따져야 한다. 도덕성이나 전문성은 차후의 문제다. 손혁재 교수 국면전환용으로 수석, 장관 몇 사람 바꾸는 쇄신이라면 의미가 없다. 지금까지의 잘못을 거울 삼아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김형준 교수 청와대에서 국정을 총괄했던 사람과 쇠고기 협상 관련 부처 장관을 포함해 대폭 쇄신이 돼야 한다.‘강부자’,‘고소영’ 내각 이미지를 씻기 위해 감동을 줄 수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 포함돼야 한다. 김영삼 정부 때 이회창씨, 노무현 정부 때 강금실씨 처럼 상징적 인물을 찾아야 한다. ●“국정공백 운운할 단계 넘었다” ▶쇄신 폭이 너무 크면 국정공백이나 인재 구인난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김 전 실장 지금 일신하지 않으면 성난 민심을 달래지 못할 것이다. 제2의 촛불집회가 생길 수도 있다. 윤 전 장관 국정공백은 걱정할 게 없다. 지금까지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나. 자기와의 인연을 중심으로 사람을 쓰니 인재풀이 좁아지는 것이다. 박 전 수석 능력이 안 되고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사람을 계속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손 교수 인사 폭이 중요한 게 아니다. 민주적 합의절차를 무시한 대통령의 독단으로 쇠고기 문제가 일어난 만큼 국정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를 먼저 정하는 게 중요하다. 김 교수 국정공백 운운할 단계를 넘었다. 중폭이나 소폭 쇄신으로는 감동을 줄 수 없다.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큰 폭으로 해서 국민이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효율성이 아니라 상징성이 중요하다. ▶한나라당으로부터 정치인들의 대거 입각 요구가 나오는데. 김 전 실장 능력 있는 의원이라면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낙천·낙선자들을 내각에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도 못됐는데, 국민을 다스리는 내각에 임명하는 것은 좀 모순이다. 윤 전 장관 정치인이 들어간다고 반드시 정치력이 발휘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들이 정치력이 있었다면 정당에서 역할을 발휘했어야 했다. 박 전 수석 정치인의 장점은 민심 파악과 국정 조정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정권 초기 복잡한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는 정치인이 유리하다. 손 교수 정치인도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정치인과 비정치인 간 권력다툼이 나타나면 좋지 않다. 김 교수 특수 상황에서 소관부처를 완벽히 통제, 조정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정치인이 들어갈 필요성은 있다.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대통령실장은 학습하는 자리 아니다 ▶대통령실장을 교체해야 할까. 바꾼다면 어떤 인물이 적합할까. 김 전 실장 대통령실장은 정무를 아우르고 도덕성과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윤 전 장관 대통령실장을 바꾸지 않으면 국민 지지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실장은 훈련된 사람이어야 한다. 대통령은 누구나 처음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배워가면서 하지만, 대통령실장은 배우면서 하는 자리가 아니다. 손 교수 대통령이 집사 같은 실장을 원한다면, 교체한다 하더라도 계속 류우익 실장 같은 스타일밖에 안 된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하려는 ‘토털 리더십’을 버리고 방향만 제시해 주고 나머지는 위임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지향해야 한다. 김 교수 류 실장은 전반적 국정조정에서 빈약했다. 책임질 수 밖에 없다. 대통령실장은 ‘컨트롤타워’ 기능이 가능한 정치적 역량과 행정경험을 겸비해야 한다. ●총리는 정치·행정 아우를 수 있어야 ▶국무총리도 인적쇄신 대상에 포함해야 할까. 김 전 실장 인사라는 게 사람이 괜찮다고 해서 교체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민심수습책으로 대두되면 경질할 수 있는 것이다. 윤 전 장관 주요 언론 논조대로 교체해야 한다고 본다. 손 교수 전부 다 쇄신 대상이 돼야 한다. 김 교수 포함되는 게 좋다. ▶여권 일각에서 ‘박근혜 총리론’이 나오는데. 김 전 실장 박 전 대표의 행정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정치형 총리를 두기보다는 대통령이 정치를 해야 하고, 총리는 정치와 행정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윤 전 장관 당이 안정되는 것은 긍정적 측면이다. 그러나 이 경우 대통령과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 조심해야 한다. 손 교수 박 전 대표의 능력 때문이라면 모를까 당내 화합용 카드라면 좋지 않다. 지금 사태는 친이·친박 갈등 때문에 빚어진 게 아니다. 김 교수 지나치게 정치적인 생각이다. 두 사람이 여러 면에서 갈등관계를 갖지 않았나. 공유하고 있는 철학이 뭐냐. 대통령은 미래가 없는 사람이고 박 전 대표는 미래가 있는 사람이다. 당연히 갈등이 있을 것이다. 효율성 있겠나.DJP가 성공했나. 내각도 친이, 친박으로 나뉠 것이다. 둘다 죽는다. 행정에 몰입해야지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려 해선 안된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한 경제팀 쇄신 필요성도 제기되는데. 김 전 실장 갈아야 한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소영 내각으로 지목됐다. 아무리 세계 경제환경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민생을 놓쳤다. 경제팀을 안 건드리면 민심이 인적쇄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윤 전 장관 강만수 장관의 환율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 국민총생산(GNP) 성장에는 기여했을지 몰라도 물가상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손 교수 환율 등 현 경제팀이 한 게 하나도 없다. 기본적 경제 밑그림도 없다. 문제가 많다. 김 교수 국정기획수석과 장관, 경제수석 등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모르겠다. 강만수 장관 이름만 들린다. 전체의 흐름이 안 보인다. ●“대통령 친형은 직언하는 역할해야” ▶쇄신 대상이 쇄신 주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누구와 인적쇄신을 논의해야 하나. 윤 전 장관 종교지도자, 사회지도자 등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수렴하면 된다. 손 교수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국회가 국민 대표기관이니 그 의견을 듣고 국민 의견도 당당하게 들어야 한다. 김 교수 특정인이 인사를 주무를 게 아니라 미국처럼 국세청, 국정원 등에서 경쟁적으로 검증해 대통령에게 직보하게 해야 한다. ▶인적쇄신과 별개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월권 논란도 있는데, 그의 역할과 처신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김 전 실장 내가 그의 입장이면 국회의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본인이 신중을 기해도 말이 난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나라를 위해 가만히 있었으면 한다. 윤 전 장관 그 자리가 딱 오해받기 좋은 자리다. 한번 그렇다고 인식되면 아무리 본인이 오해라고 해도 소용없다. 김현철씨 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 김영삼 대통령이 내게 납득할 수 없다고 하길래 “그게 진실이 아닐지라도, 국민이 믿고 있는 게 진실이라고 전제하고 수습책을 내야 한다.”고 진언했다. 박 전 수석 노무현 대통령은 아들, 딸을 미국으로 보냈었다. 왜 그랬을까. 손 교수 정치 원로, 대통령 친형으로서 대통령의 잘못에 쓴소리 하는 역할을 해야지 자기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안 좋다. 김 교수 이 전 부의장의 역할은 철저히 친이와 친박의 교량으로 가야 한다. 이종락 김상연 김미경 홍희경 김지훈기자 carlos@seoul.co.kr
  • ‘명랑주의자’의 도발적 주장과 꼬집기

    ‘명랑주의자’의 도발적 주장과 꼬집기

    우석훈(41)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명랑주의자’다. 엄숙주의를 멀리하고, 오직 명랑만이 세상을 구원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의 글은 여느 학자의 글처럼 먹물티를 풍기는 대신 유머와 위트로 비판 대상을 꼬집는다. 남들이 보지 못한 혹은 소홀히 한 문제의 핵심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짚어낸다. 우 교수가 지난해 펴낸 ‘88만원 세대’(레디앙)는 출간과 동시에 ‘출구 없는 20대’를 규정하는 사회·경제학적 개념으로 보통명사화됐다. 그 자신도 출판계가 가장 눈독 들이는 필자 중 한 명으로 부상했다. 그가 최근 새 책 두 권을 한꺼번에 내놨다.‘한·중·일을 위한 평화경제학’이란 부제의 ‘촌놈들의 제국주의’(개마고원)와 생태미학의 구축을 주창하는 ‘직선들의 대한민국’(웅진지식하우스)이다. 수십만개의 촛불이 환하게 타오른 10일 저녁, 촛불집회 참가자들로 빽빽한 서울 시청 앞 도로에서 우 교수를 만났다. 그는 자칭 ‘C급 경제학자’다.“A급 경제학자는 이론을 만들고,B급 경제학자가 이론을 수정할 때,C급 경제학자는 이론을 적용한다. 곧 행동한다.”는 것이다. 그는 C급 경제학자의 삶을 ‘액션 대로망’이라고 정의한다.“늘 조금씩 하던 액션을 필요에 따라 세게 하는 것”이다. 두 권의 책도 각각 ‘행동하는 평화경제학’과 ‘행동하는 생태경제학’이라고 부를 만하다. 특히 ‘촌놈들의 제국주의’는 한국을 제국주의 국가로 규정하는 도발적 주장을 담았다. 제국주의이되 ‘촌놈들의 제국주의’다. 우 교수는 “식민지를 만들어낼 능력도, 식민지 경영의 경험도 없으면서 생존의 돌파구는 식민지가 요구되는 제국주의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한국 자본주의”를 이렇게 표현한다. 그는 한국 자본주의의 제국주의적 전환을 보여주는 변곡점으로 이라크 파병, 한·미 FTA, 남북 경협을 꼽는다. 우 교수에 따르면, 이라크 파병은 석유확보를 목표로 자원전쟁에 동참한 것이자 국익을 주장하며 전쟁을 불사한 제국주의적 현상이다. 경제영토의 확장을 꾀하는 한·미 FTA도 시장과 자원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식민지를 추구하는 제국주의적 특징을 노정하고 있다는 게 그의 견해다. 남북간 평화의 가교로 평가돼온 경협을 제국주의로 보는 시각도 논쟁적이다. 우 교수는 “한국 자본주의에서 북한이라는 존재는 지난 10년을 거치면서 경제적 의미로 식민지에 가까워진 게 분명한 사실”이라면서 “햇볕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 차이는 북한을 내부 식민지로 전환시킬 때 정부를 그대로 두고 식민지 정책을 추진할 것인가, 정권을 무너뜨리고 일종의 총독부처럼 직접 관리할 것인가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햇볕정책 지지자들 내에서도 간간이 제기돼온 지적이나 우 교수처럼 대놓고 날을 세우기엔 민감한 주제임에 틀림없다. 진보진영 원로들에 대한 비판도 주저하지 않는다. 일본과 전쟁을 해서라도 독도를 지켜야 한다는 소설가 조정래의 주장과 한국 문화가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 전망하는 시인 김지하의 문명담론 또한 제국주의적 속성을 지녔다는 것이다. 팽창주의와 묘하게 공명한다는 점에서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통일운동도 예외로 두지 않는다. ‘직선들의 대한민국’은 미학적 전환을 말하는 책이다.‘직선’은 구불구불한 강들을 곧게 펴는 대운하 공사를 상징한다. 책은 개발주의적 건설미학이 팽배한 한국에서 생태미학으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한다. 전기로 모터를 돌려 한강물을 억지로 흘려보내야 하는 청계천은 ‘거대한 어항’에 불과하지만, 청계천을 어항이라 말할 수 있으려면 대중의 미학을 거스르는 생태적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미학은 철학의 분파로 출발했다. 미학과 철학은 사유의 힘을 바탕으로 진리를 추구하나, 오늘의 한국에서 생태미학은 사유를 넘어 행동을 필요로 한다. 우 교수는 “한국적 생태미학은 ‘촛불’ 속에서 진화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촛불이 수많은 촛불들 속으로 흘러들었다. 글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사진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 “촛불집회는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 하지만 그 본질은 위대하면서도 끔찍”

    “촛불집회는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 하지만 그 본질은 위대하면서도 끔찍”

    “이번 촛불시위는 ‘디지털 포퓰리즘’의 승리입니다. 하지만 촛불 시위의 본질은 위대하면서도 끔찍하다고 생각합니다.” 소설 ‘초한지’(전10권, 민음사) 완간에 맞춰 미국에서 일시 귀국한 이문열(60)씨가 1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내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다수의 국민들이 촛불 시위에 대해 침묵하고 동조하고 있는 만큼 ‘민의’의 선택이라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먹는 문제는 하나의 빌미가 됐을 뿐” 이씨는 ‘위대하고 끔찍하다.’는 부분에 대해 “아주 어려운 일을 해냈기 때문에 위대하다고 할 수 있고, 정말 중요한 다른 문제에서도 이런 게 통하게 된다면 끔찍하다고 말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이씨는 “(이번 촛불 시위는) 먹는 것의 문제는 아니고, 다른 문제라고 본다.”며 “먹는 것이 하나의 빌미가 됐을 뿐, 또 다른 하나의 빌미는 감정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씨는 “‘초한지’의 코드가 낡고 반복된 것이라는 인상이 있어 간담회를 갖는 게 좀 멋쩍다.”며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데 조잡하게 된 부분이 있고, 정사(正史)에 보다 충실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새로 ‘초한지’를 쓰게 됐다.”고 출간 소감을 밝혔다. ●正史에 보다 충실하게 ‘초한지´ 새로 써 “우리나라에 ‘초한지’라고 나오는 책들은 대개 명나라 때 종산거사가 쓴 ‘서한연의’를 원전으로 한 것입니다. 가장 긴 것이라고 해야 분량이 5권 정도밖에 안 되는 데다 종산거사는 너무 많은 부분을 상상력에만 의지해 역사와 동떨어진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초한지’는 기원전 3세기 중국의 진말한초(秦末漢初)시대 천하의 패권을 놓고 겨룬 한고조 유방과 항우, 두 영웅을 중심으로 쓴 역사소설. 그는 사마천의 ‘사기’를 원전으로 하고 사마광의 ‘자치통감’과 반고의 ‘한서’를 보조자료로 삼아 기존의 ‘초한지’를 완전히 새로 썼다. “흔히 역사는 승자의 것이기에 유방은 많이 미화됐고 항우는 폄하됐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유방은 뛰어난 순발력과 임기응변의 사나이가 아니라 탐욕스러운 시정잡배처럼 그려졌죠.” “원래 ‘초한지’를 쓰기 전에는 항우가 더 소설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는 그는 “두 사람이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차이가 있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막상 글을 쓰면서 유방 쪽으로 기울게 됐다.”고 털어놨다. 이씨는 “예컨대 항우에게 쫓겨 달아나던 유방이 수레가 무거워져 적에게 붙잡힐까봐 수레에 타고 있던 자식들을 밖으로 던지는 대목이 유방의 비정함 내지 파렴치한 욕망으로만 해석됐다.”며 “그러나 그것은 자기를 살리기 위해 죽은 많은 장병들을 생각했기 때문이지, 결코 자신의 목숨 때문에 자식을 버렸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한국 역사물 쓸 계획” “당초 7월에 한국에 들어오려고 했지만 완간에 맞춰 앞당겨 들어왔다.”는 그는 10월쯤 미국에서 완전히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향후 작품 계획과 관련,“중국 역사물은 이만하면 됐다 싶어 이제 쓰지 않겠다.”며 “앞으로는 한국 역사물을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인적쇄신 ‘3禁’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주 초나 중반쯤 내놓을 개각안은 철저히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 때 논란을 빚었던 이른바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S라인’(서울시·소망교회 출신) 등 지연·학연에 얽혀 있거나 재산이 많은 인사는 최대한 배제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실용과 능력을 강조하던 이 대통령의 인식이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상당히 바뀌었다.”면서 “이번 개각에서는 최소한 ‘강부자’나 ‘고소영’과 같은 지적을 받을 인사는 철저히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 성공전략회의에서 “어젯밤 6·10민주항쟁 촛불집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정부도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려고 한다.”고 말해 종래와 다른 인선을 통해 새로운 국정 운영을 펼쳐 나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학생 때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 고통을 겪었던 민주화 1세대”라며 이같이 말하고 “이번 (고유가) 위기도 국민과 기업, 근로자, 정부, 정치권이 합심하면 어떤 나라보다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非영남·非고려대… 땅부자 제외 이 대통령은 또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청와대 수석과 내각의 일괄 사의표명으로 많은 국민들이 국정을 걱정하고 있으나 한 치의 공백이 없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여권 인사와 만나 영남·고려대 출신 등 지연·학연은 가급적 배제하고, 재산도 철저히 검증해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밖 인사검증 채널 가동 이 대통령은 특히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대신 청와대 밖의 인사검증 채널을 직접 가동하며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 작업에 최소한 일주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개각은 빨라야 다음주 초 또는 중반이 될 것”이라며 “청와대 참모진을 먼저 개편한 뒤 국회 개원 상황을 봐가며 개각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동반 교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직 뜻을 굳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부정적 의사에도 불구하고 여권 내부에서 박 전 대표가 총리를 맡아 국정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인적쇄신 3개 루트로 검증

    인적쇄신 3개 루트로 검증

    대규모 ‘6·10 촛불집회’를 고비로 민심도 ‘한숨’을 고르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인적 쇄신의 대상과 폭, 기준을 거듭 고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1일 여러 경로를 통해 인선 관련 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고소영’‘강부자’ 배제 인재풀 인사 실패가 국정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2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은 ‘고소영’ ‘S라인’ ‘강부자’를 최대한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산 기준이 10억원 이하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는 “수치로 표현되는 것은 작위적”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인사 문제 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 “국정쇄신 차원의 인선인 만큼 최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다가서는 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강부자’ 등을 배제한다는 원칙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투명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특정 인맥이나 학연·지연이 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측 목소리 반영여부 주목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현실을 반영하듯 인선 작업은 조각(組閣) 당시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인선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한나라당과 주변 원로그룹으로부터 이 대통령이 직접 추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당권 경쟁에 나선 박희태 전 의원 등이 물밑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상대적으로 기존에 인선작업을 주도한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정무·민정수석 라인은 이번 인선에서는 옆으로 비켜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이 인사 전횡 논란 속에 사퇴한 것이 이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수석비서관급들이 교체 대상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인사를 주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도 이런 인식에 따라 가급적 기존 인선팀은 실무적 역할을 맡는 데 국한토록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석들도 현재 이 대통령의 인선 구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청와대→내각’ 2단계 추진 당초 다음주 초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던 인적 쇄신의 시기는 예정보다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현 상황을 수습하는 마지막 단계를 인적 쇄신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 중반을 넘어야 본격적으로 쇄신작업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정공백을 우려해 내각과 수석진의 동시 교체보다는 국회 청문회 절차가 필요없는 청와대 수석진이 먼저 물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순서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는 언제든지 스위치할 수 있지 않으냐. 새 내각이 구성된 후에 청와대 수석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언론 “李대통령 이미지 제고 기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언론들은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등 전국에서 열린 촛불집회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한 달 넘게 계속된 촛불시위에 책임지고 내각이 일괄사퇴했다는 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자 1면에 지난 10일 밤 서울 도심 촛불시위 사진을, 국제면인 10면에는 전경과 몸싸움하는 시위대 사진과 기사를 다뤘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각 총사퇴가 성난 시민들을 달래고 정부를 다시 세우는 한편 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스타일이 1970∼80년대 암울했던 군사정권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시위 참가자들의 불만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서울 중심부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이명박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과 풍선 등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며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자 사설에서 “시위는 한 TV 보도로 촉발된 것”이라며 “불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문제를 확산시킨 언론의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AP는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열린 촛불집회가 80년대 민주화투쟁 상황을 연상시켰다고 보도했다. kmkim@seoul.co.kr
  • 참가자 숫자 차이 왜

    8만여명 vs 70만여명.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일대를 메운 촛불집회 참가자 숫자에 대해 경찰은 8만명, 주최 측인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는 70만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무려 8.75배의 차이가 난다. 집회가 열리면 경찰의 참가자 추산은 주최 측의 계산보다 적게 마련이다. 지난달 2일 촛불집회가 시작된 이후 양측이 추산한 참가자 숫자는 적게는 1.5배, 많게는 5배가량 차이가 났다.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9배 가까운 차이는 특히 심했다는 평가다. 논란의 핵심은 2004년 3월 탄핵무효 촛불집회 인파(경찰 추산 13만명. 주최측 추산 20만명)보다 적으냐, 많으냐로 모아진다. 대책회의 관계자는 “탄핵 당시엔 숭례문까지 시민들이 늘어서지 않았지만 경찰 추산이 13만명이었다.”면서 “이번 집회 참가자가 탄핵 때보다 많았다.”고 강조했다. 대책회의 측은 ‘70만명 주장’ 역시 20여명의 집계요원들이 현장에서 지형도를 고려해 계산한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아이디 ‘승리의 아고라’는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촛불집회 모습을 높은 곳에서 찍은 사진을 편집해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광점(촛불)을 세는 방식으로 확인한 결과 최대 26만 1664개의 광점이 나타났다.”면서 “경찰의 공식 집계는 과학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3.3㎡(1평) 당 사람이 빽빽하게는 15명, 엉성하게는 8명 정도가 설 수 있지만 시민들이 촛불을 든 점을 감안해 8명 정도로 추산했다고 밝혔다. 경찰청 경비과 관계자는 “10일 인파가 서소문 네거리까지 늘어선 점을 감안하더라도 평당 서있는 사람 숫자를 감안해 8만명으로 책정했으며 탄핵 때보다 시민들이 좀더 엉성하게 서 있었던 점을 미뤄보면 탄핵 때보다 숫자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 셈법이 과학적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시민들이 계속 의문을 제기하니 우리도 산정방법을 재고해봐야 하나 고민중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6·10 촛불집회] 출범 107일간 난항끝에 ‘내각 하차’

    [6·10 촛불집회] 출범 107일간 난항끝에 ‘내각 하차’

    돌이켜보면 이명박호(號)의 난항은 내각 지명 당시부터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장관 내정자 상당수가 ‘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S라인’(서울시 인맥)이라는 지적에다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로 땅 투기, 위장전입 등의 의혹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야당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2월18일 밤 무리하게 내각 명단을 발표했다.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자는 다량의 부동산을 소유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남주홍 통일부 장관 내정자는 자녀 이중국적, 부인의 부동산 투기, 교육비 이중공제 의혹을, 박은경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경기 김포시의 절대농지를 소유해 부동산 투기 및 위장 전입, 편법 증여 의혹을 받았다. 결국 2월24일 이춘호 내정자의 사표 제출을 시작으로 27일 남주홍 내정자와 박은경 내정자도 임명도 되기 전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들이 해명과정에서 “저는 투기를 한 게 아니라 땅을 사랑했을 뿐”“유방암이 아니라고 해서 감사하다며 남편이 오피스텔 한 채 사줬다.”고 한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가 됐다. 애틀랜타 총영사로 내정된 이웅길 전 미주한인회총연합회 수석부회장이 미 시민권자라는 사실이 밝혀져 16일 사퇴했다. 이로써 일단락되는 듯했던 인사문제는 청와대로 불길이 옮겨왔다.4월24일 청와대 수석 비서관의 재산공개 결과 11명 중 8명이 적잖은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강부자’인 것으로 드러나자 여론은 다시 들끓었다. 김병국 외교안보수석,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등이 100억원대의 재산 형성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됐고, 이동관 대변인도 춘천 땅 보유 과정에서 거짓 해명과 언론사 회유 사실이 드러나 곤욕을 치렀다. 박미석 전 사회정책수석은 임명 당시부터 여러 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받아오다 남편의 투기 의혹이 불거지자 4월27일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나머지 수석들은 다른 이슈에 밀려 흐지부지됐으나 이번 인적쇄신의 폭이 커지면서 이들도 쇄신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9일 새 정부 인사를 주도했던 박영준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의 사임은 그 전주곡으로 들린다. 이 대통령은 문제가 있는 자기 사람을 덮어주고 아껴주다가 107일 만에 그 화살이 자신에게로 되돌아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조갑제 “촛불집회 참가자는 정신이상자들”

    조갑제 “촛불집회 참가자는 정신이상자들”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좌파의 선동에 놀아난 바보·천치·정신이상자들” 대표적 보수 논객인 조갑제(전 월간조선 대표)씨가 지난 1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법질서수호-FTA비준촉구 국민대회’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강하게 비판해 논란이 되고 있다. 뷰스앤뉴스 등 언론에 따르면 조씨는 이날 대회에서 마지막 연사로 나서 “서울광장 안과 밖에는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고 말한 뒤 “안에는 좌파의 거짓 선동에 속지 않은 애국시민이 있고,밖에는 선동에 놀아나는 바보·천치·정신이상자들이 모여 부끄러운 줄은 아는지 밤에만 설치는 족속들이 지켜보고 있다.”며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향해 맹비난을 퍼부었다. 당시 서울광장에서는 조씨가 참석한 행사가 한창이었고,경찰 저지선 너머 외곽에는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그는 지난 6일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6·6 난동자들’이라고 규정하며 “이들이 현충일에 서울을 무법천지로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촛불집회 참가자들을)‘호로자식들’이라고 말하고 싶지만 내 입이 더러워질까봐 말 안 한다.”고 거친 비난을 이어갔다. 조 대표는 또 가족 단위로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을 겨냥,“거짓을 가르치는 어린이 영혼 추행범”이라는 거친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그는 이어 MBC와 KBS에 대해서도 “기자생활을 38년간 하면서 MBC 기자 같이 악랄한 날조방송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며 “MBC와 KBS는 선동기관이다.이들에게 언론자유를 줘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제 투쟁의 방향을 옮겨 날을 잡고 MBC 앞으로 몰려가자.”며 “MBC의 엄기영,KBS의 정연주는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그래도 우리가 뽑은 민주정권이니 지켜야 한다.”면서도 “이명박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진실을 지키지 못하고 밀려 이제 우리의 자유와 재산을 빼앗길 정도가 됐다.”고 좌충우돌했다. 연설 후 조씨는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탄을 사용하라’,‘국군은 국토방위와 헌법보장의 의무 수행에 나서라’,‘학부모는 어린이 영혼 추행범을 색출하라’는 등의 14개 요구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날 그의 발언의 대부분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사이트인 조갑제닷컴(http://www.chogabje.com/)에서 일관되게 주장해온 내용들이다.현재 이 사이트에는 ‘이런 짓을 하고도 MBC가 무사하겠는가?’ 등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촛불집회를 규탄하는 칼럼과 기사들이 다수 실려있다. 인터넷서울신문 맹수열기자 guns@seoul.co.kr
  • [6·10 촛불집회] 내각·靑 교체 대폭? 중폭?

    [6·10 촛불집회] 내각·靑 교체 대폭? 중폭?

    24명이 사표를 썼다. 정부에서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15명 전원이, 청와대에서는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 6명, 그리고 대변인이 사의를 밝혔다. 이명박 정부 자체다. 취임 107일 만에 이명박 대통령은 어느 전임도 디뎌 보지 못한 바닥에 섰다. 서울광장과 세종로 사거리, 광화문 앞을 성난 시위대가 뒤덮은 10일 이 대통령은 각료와 참모의 이름을 다시 써넣어야 할 백지를 펼쳐 들었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주례보고를 통해 내각 일괄사의를 밝힌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했다고 청와대가 밝힌 당부는 딱 한 가지다.“(촛불시위에서) 만의 하나 다치는 사람이 나오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였다. 사의를 밝힌 한 총리에게 다른 위로나 당부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동관 대변인은 이 한 가지만 공개했다. 거리의 시민들이 상징하는 민심 앞에서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는 심경이 읽힌다. 쇠고기 파동은 정점에 서 있다. 쇠고기로 끝나느냐, 아니면 반정부 투쟁과 반미 시위로 번져 가느냐의 갈림길에 섰다. 이 대통령에겐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13일 효순·미선양 6주기,6·15공동선언 8주년을 고비로 반정부 투쟁으로 번져가기 전에 촛불을 꺼야 한다. 쓸 수 있는 ‘소화기’는 다 동원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카드는 크게 세 가지 정도다. 인적 쇄신으로 표현되는 정부 새틀짜기와 여야·정부의 관계를 중심으로 한 국정 시스템 개편, 그리고 이른바 소통 부재로 비판받는 ‘이명박 리더십’의 개선이다. 이 틀 속에 대운하 공약의 궤도 수정이 담길 수도 있다. 인적 쇄신을 놓고 이 대통령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박미석 전 사회정책수석 자리를 비워둔 것만 40일째인 이 대통령이다. 한 사람 바꾸는 게 쉬울 리 없다. 청와대 밖에서는 한 총리와 류 실장을 함께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그러나 청와대 안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곽승준 국정기획수석, 이주호 교육과학문화수석은 대대적인 교체를 주장한다. 반면 박재완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등은 국정 공백을 내세워 신중한 교체를 주장한다.9일 이 대통령을 면담한 친형 이상득 의원은 “대통령이 한 총리와 류 실장 모두를 교체할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측근인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이 몇 시간 뒤에 교체될 줄 미처 몰랐던 걸 보면 이들의 운명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한 총리와 류 실장을 모두 교체하되 각료 교체는 최소화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상징성은 극대화하면서 정부 동요는 최소화하는 포석이다. 총리를 먼저 경질한 뒤 신임 총리를 임명할 때까지 장관 경질을 다소 늦추면서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개편을 먼저 단행할 수도 있다. 정두언-박영준 파문에서 드러났듯 청와대 내부의 알력이 우선 정리돼야 정부의 틀을 새로 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과의 쇠고기 추가협의가 윤곽을 드러낼 12,13일쯤 이 대통령은 쇠고기 수입 보완대책과 함께 당·정·청을 새롭게 운영할 국정 시스템 개선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 쇠고기 파동을 교훈 삼아 보다 민의를 적극 수렴하는 쪽으로 개선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는 물론 지금까지 자신의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 온 일방통행식 리더십을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바꿔 나가겠다는 의지도 담을 것으로 보인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6·10 촛불집회] 386 사진기자가 본 ‘6·10 현장’

    [6·10 촛불집회] 386 사진기자가 본 ‘6·10 현장’

    “6월10일, 가자! 시청으로!” 기억 저편으로 아득히 멀어졌던 구호가 21년 만에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그것도 그때 그날처럼 뜨거운 서울시청 앞 아스팔트 위에서 말이다. 광장을 가득 메운 수만명의 입에서 일제히 “정권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솟구쳐 나와 날카롭게 울려 퍼진다. 낡은 테이프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다. 가까스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왔는데 다시 제자리로 돌아간 느낌이다. 세월이 그리 흘렀건만 대학 초년생으로 돌아간 착각에 빠져든다. 다시 이런 광경을 보리라고는 상상조차 못 하지 않았던가. 씁쓸하고 허탈하다. 바뀐 게 있다면 21년 전 학생 신분으로 정권퇴진을 요구하며 이 자리에 서 있었던 내가 지금은 기자의 신분으로 집회 참가자의 한가운데 서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 두 대를 양쪽 어깨에 메고 취재용 사다리에 올라서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을 천천히 내려다본다. 냉정함을 잃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왜 이렇게 가슴이 쿵쾅거리는지 모르겠다. 심호흡을 하고 마음을 가라앉혀 본다. 군중의 커다란 함성이 귀에서 멀어지면서 그들의 표정과 주장이 눈에 들어온다. 쇠고기협상 타결 이후 계속된 몇주간의 축제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비장함과 분노가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의 얼굴에 서려 있다. 문득 87년 오늘 서울시청 일대를 뒤덮었던 학생들, 넥타이를 매고 거리로 나온 회사원들의 얼굴이 겹쳐진다. 대통령 직선제 요구와 쇠고기 재협상 요구가 어떻게 격이 같을까 반문해 본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민의를 거스르는 대통령과 정부 당국의 오만과 독선이 너무도 닮아 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는다. 최근 일련의 사태가 폭력과 파국으로 치닫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을 가져 본다. 최루탄, 화염병, 돌멩이 같은 기억하기 싫은 모습들이 재연된다면 그건 비극이다. 흔히 386이라고 일컬어지는 세대 중 기자처럼 간이 작은 사람들은 살면서 한두 번쯤은 그때 그 최루탄과 백골단의 폭력에 가위눌려 본 이들이 있으리라. 고백하건대 당시 카메라를 들고 폭력의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들은 내게는 든든한 힘이었다. 순진한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기자들이 옆에 있으면 폭력적인 공권력도 주춤했다고 생각했다. 언론이 옆에 있었기에 두려움이 사그라들고 힘이 났었다. 이제 세월이 흘러 또다시 한목소리를 내는 국민들 옆에 카메라를 들고 내가 서 있다. 나는 이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어줄 수 있을까? hojeong@seoul.co.kr
  • [6·10 촛불집회] 내각 총사퇴로 본 여권 권력다툼 2R

    청와대와 내각의 일괄 사의 표명으로 여권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구심점으로 한 ‘주류 중의 주류’ 친이(친이명박) 온건파가 당내 이명박 직계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정두언 의원의 직격탄을 맞고 비틀대는 양상이다. 특히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이 전 부의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인적 쇄신의 표적으로 부상, 사표를 제출한 것은 이 전 부의장의 당내 입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친이 강경파는 지난 3월 공천과정에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을 앞세워 이 전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가 치명상을 입었지만 이번 싸움에서는 청와대와 내각 일괄 사의 표명을 이끌어내는 등 외관상 주도권을 쥔 양상이다. 내심 이번 기회에 청와대와 정부는 물론이고 당내 인적 쇄신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경파의 한 의원은 10일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청와대와 내각은 물론이고 당도 대대적인 쇄신을 보여 주지 않으면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이 온건파는 여론 동향을 주시하는 동시에 이 대통령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여권의 권력지형이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정 의원이나 이 전 부의장이 입을 굳게 다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온건파의 한 의원은 “문제는 누구나 제기할 수 있고, 비판은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며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여론에 편승해 비판만 하는 사람들에게 국정과 당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반격했다. 친이 강경파와 온건파의 다툼은 이 대통령의 다음 인선과 오는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판가름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부의장과 함께 온건파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차기 당권을 잡을 경우, 사실상 이 대통령의 정치 특보 역할까지 담당하는 당 대표 이상의 역할이 예상된다. 박 전 부의장은 이상득 전 부의장이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과 함께 원로그룹으로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조언을 해왔다. 실제 이 전 부의장과 최 위원장은 9일 아침 청와대 안가에서 이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 하며 시국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이 전 부의장의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측근 의원은 “당내 세력구도를 감안할 때 이 전 부의장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대립과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며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6·10 촛불집회] 안치환 “40대에 촛불은 낯선 큰 감동”

    [6·10 촛불집회] 안치환 “40대에 촛불은 낯선 큰 감동”

    쇠고기 파동 이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모인 10일 오후 7시50분. 가수 안치환(42)이 서울 태평로에 마련된 무대에 오르자 일제히 박수와 함성이 터졌다. 그는 이날 광우병을 소재로 한 시민의 글에 직접 곡을 붙인 ‘유언’이란 노래와 자신의 대표곡 ‘자유’ 등을 열창했다. “노래란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로 잇는 정서적인 무기라고 할 수 있는데, 다양한 세대가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가 부족한 것 같았어요. 그래서 ‘유언’을 만들었고, 촛불을 함께 지키고자 하는 가수의 한 사람으로서 무대에 올랐습니다.” 그룹 ‘노래를 찾는 사람들’ 출신으로 ‘솔아! 푸르른 솔아’‘광야에서’ 등의 노래로 1987년 6·10 항쟁을 이끌었던 안치환. 대표적인 386세대인 그에게도 이번 촛불문화제는 낯선 경험이었다. “우리 때 시위는 돌과 화염병이 날아다니고 깃발이 나부끼는 엄숙한 것이었죠. 하지만 요즘은 하나의 축제 같다고 할까요. 처음엔 길거리를 ‘놀이터’삼아 노는 듯한 분위기가 익숙하지 않았지만, 이내 전세대와 전계층이 함께하는 모습이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요즘 시위 참가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대한민국 헌법 제1조’ 같은 민중가요는 사실 그에게 사뭇 새롭게 느껴진다.“기존의 민중가요들이 비장미를 강조해 경직된 분위기를 풍겼다면, 요즘엔 가사도 발랄해지고 멜로디도 훨씬 경쾌해졌어요. 본래 민중가요는 ‘아리랑’처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부르는 대중가요적인 성격을 띠는 만큼 꼭 무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지난해 6·10항쟁 20주년을 맞아 386세대를 초청해 그들을 격려하는 콘서트를 열었던 그는 올해는 거꾸로 ‘100만 촛불대행진’에 시민들의 초대를 받아 무대에 올랐다.“지난 20주년때는 386들이 욕도 많이 먹고,6월항쟁의 정신이 퇴색된 듯해 절망감도 컸죠.1년만에 상황이 이렇게 바뀐 것이 참 아이러니해요. 하지만 이번 촛불집회를 6·10 정신이라는 큰 흐름의 일부로 봐야지 6·10의 의미와 무조건 동일시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옛 히트곡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롭게 거듭나는 모습으로 세상과 유리되지 않는 가수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는 이번 촛불문화제에서 영감을 얻어 노래 한곡을 더 썼다.‘삶이여, 감사합니다’라는 곡이다. 주춤거리는 386을 비롯한 기성세대에게 새로운 연대와 소통의 의미를 알게 해준 젊은 세대에 대한 일종의 ‘헌사’ 같은 노래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6·10 촛불집회] ‘민주화 동창회’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90학번 조모(38)씨는 10일 밤 1990년대 초반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친구 35명과 10여년 만에 광화문에서 만났다. 대학 때 단과대 학생회장을 지낸 조씨는 이 친구들과 1991년 강경대군 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이른바 ‘열사 정국’을 보냈다. 이후 ‘민주동호회’라는 걸 만들었지만 사는 데 바빠 자주 모이지 못했다. 조씨 일행은 촛불을 들고 민주화운동의 추억을 나눴다.“이번 촛불집회가 뿔뿔이 흩어졌던 친구들을 한자리에 모아줬습니다. 죽을 각오로 거리로 나섰던 동지들을 만나니 가슴이 벅찹니다.”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린 광화문 곳곳에서는 ‘민주화 동창회’가 열렸다.△△대학 민주동호회,△△학과 87학번 모임,△△노조 동지모임 등 동창회를 알리는 깃발도 많았다. 87년 6월 당시 민주항쟁 지도부였던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를 비롯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박종철기념사업회 등 각종 민주화 단체들도 대거 촛불을 들었다. 과거 목에 핏대를 세우며 군사정권을 규탄하던 친구들이 이젠 아이들을 둔 평범한 직장인들이 됐다. 중년에 접어들어 머리가 벗겨지거나 뱃살이 출렁이는 친구들도 있었다. 6월 항쟁의 주역들과 386세대 넥타이부대는 ‘젊은 촛불들이여, 미안하고 고맙구나. 늦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리들의 배후가 너희였구나.’등의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본 집행부)는 “이번 촛불집회를 계기로 그동안 못 봤던 제자들이나 민주인사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그들과 예전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 촛불행진에 나선 대한민국 국민이 다시 한 번 훌륭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6·10 촛불집회]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 동행기

    [6·10 촛불집회] 박원석 대책회의 상황실장 동행기

    연일 계속되는 촛불문화제 현장과 기자회견 화면 등을 통해 누구나 한번쯤 봤을 법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박원석(38) 공동상황실장. 촛불문화제가 이처럼 커지게 된 데는 그의 힘도 컸다. 지난달 6일 국민대책회의가 발족된 뒤 박 실장은 ‘한·미 쇠고기 수입 재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린 10일 박 실장의 하루를 따라가 봤다. ●오전 7시30분 ‘100만 촛불대행진’의 날이 밝았다. 매일 새벽 3시가 넘어서야 귀가하는 박 실장은 7시30분에 일어났다.3시간 남짓밖에 못 잤지만, 긴장한 탓인지 몸은 금세 졸음을 떨쳐냈다. 지난 9일 아침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72시간 릴레이 국민행동이 끝난 9일 새벽, 그는 아침 6시에 라디오 인터뷰를 하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5일부터 8일까지 한숨도 못 잤던 박 실장은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게 전화벨 소리도 듣지 못할 정도로 깊은 잠에 빠졌다. 다행히 다른 실무자가 인터뷰를 대신해 방송사고를 면했다. ●오전 9시 박 실장이 종로구 통인동 국민대책회의 사무실로 들어섰다. 그는 우선 행사 준비를 위해 밤을 꼬박 새운 실무자들을 깨웠다. 자리에 앉은 지 5분이나 지났을까. 신문사와 방송사에서 인터뷰 요청이 밀려들었다. 경찰이 광화문 주변을 컨테이너로 막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요즘 경찰이 청와대 지키느라 음주단속할 여력도 없다고 하던데, 국민들의 의사표현을 막으며 대낮부터 교통을 혼잡하게 하는 것은 과도한 국비낭비 아닙니까.” ●오전 11시50분 회의가 시작됐다. 국민대책회의는 기획팀, 자원봉사팀, 인터넷팀, 조직팀, 홍보팀, 그외 각 시민사회단체 실무자들로 구성돼 있다. 박 실장은 실무진 20여명과 언론 보도와 인터넷 여론을 체크했다. 주로 촛불집회와 국민대책회의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촛불대행진을 어떻게 꾸릴지에 대해 머리를 맞댔다.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고루 들을 수 있도록 자유발언자 섭외를 놓고 심도 있게 토론했다. 의견대립이 생겨 회의 참석자들의 목소리가 점차 커졌다. 의견조율은 박 실장의 몫이었다. 점심식사 시간에도 촛불문화제 얘기만 오갔다. ●오후 2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분신 자살한 이병렬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았다. 박 실장이 유족들에게 “모든 장례 절차를 책임지겠다.”고 약속하자 유족들은 연신 “고맙다.”며 박 실장의 손을 꼭 잡았다. 박 실장의 눈시울이 젖었다. 오후 4시가 되자 박 실장은 광화문으로 향했다. 벌써 많은 시민들이 나와 있었다. ●오후 7시 드디어 촛불문화제가 시작됐다. 박 실장은 심호흡을 크게 한 뒤 무대에 올랐다. 구름처럼 모인 시민들의 끝이 안 보일 정도다.“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21년 전 6·10항쟁의 기운으로 오늘 기어이 정부의 재협상 발표를 끌어 냅시다.” 다양한 시민들의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촛불은 강물로 흘렀고, 들불로 타올랐다. “국민들의 높은 민주의식과 열망을 느끼며 매일 감동했어요. 대학 졸업 후 계속 시민사회운동을 해 왔지만 시민의 잠재력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거든요. 민주주의의 큰 흐름을 다시 일궈낸 2008년 6월10일을 결코 잊지 못할 겁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6·10 촛불집회] 각 부처 전전긍긍

    한승수 총리가 10일 내각 일괄사의를 표명하자 “올 것이 왔다.”며 관가가 술렁이고 있다. 특히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김성이 보건복지가족부,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등의 경질이 예고된 상황이어서 이 부처들은 침통해하면서도 후속 인사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 등 교체와 유임이 엇갈리는 부처는 장관의 불투명한 거취에 일손마저 놓고 있다. 반면 ‘쇠고기 파동’과 직접 관계가 없는 행정안전부 등은 장관 재신임을 확신하며 안도하는 모습이다. ●농식품·복지부 “올 것이 왔다” 담담 농식품부는 내각 총사퇴와 관계없이 정 장관의 경질이 굳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개각이 사실 문책성 경질이라는 점에서 쇠고기 협상을 주도했던 장관 이하 실무진도 불똥이 튈까 긴장하고 있다. 한 공무원은 “쇠고기협상이 이런 지경까지 이르니 착잡할 뿐”이라면서 “추가협의 등 사태 해결의 돌파구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김 장관이 경질 대상으로 공공연히 거론돼온 만큼 담담해하고 있다. 하지만 쇠고기 파문의 직접 책임자도 아닌 김 장관이 산적한 현안을 놓고 물러난 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는 분위기도 있다. 벌써부터 김 장관의 후임으로 한나라당 전재희 의원이 내정단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오자 후임 인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과부는 쇠고기 파동과 직접 연관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국가예산 모교지원 논란이 터져나온 터라 김 장관의 경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가 예산 모교지원이 국민의 오해와 질타를 받을 일이지만 장관이 물러날 정도로 정책적 판단을 잘못한 것은 아니다.”면서 “김 장관이 쇠고기 정국에서 희생양이 된 것 같다.”는 반응도 있다. ●교체 불확실한 재정·외교부 긴장 개각 폭이 예상외로 커지면서 강만수 기획재경부 장관도 교체설이 나돌고 있다. 하지만 재정부는 경제정책의 수장인 강 장관의 경우 어려워진 국내 경제 상황에 일정부분 책임을 느끼고 있지만, 정책의 일관성을 위해서라도 사의가 수리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쇠고기 협상의 주역인 외교부의 유 장관도 교체대상으로 포함돼 있다는 소식에 외교부는 긴장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북핵 현안, 일본·중국과의 현안처리 등 시급한 상황에서 교체될 가능성은 적은 것 아니냐.”며 유임설에 무게를 실었다. 반대가 심한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 정종환 장관의 교체를 통한 민심 달래기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국토해양부도 동요하고 있다. 부처종합 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6·10 촛불집회] 경제5단체 “시위 자제” 성명

    미국산 쇠고기 문제로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5단체가 시위 자제를 호소하는 긴급 성명을 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경제5단체 상근 부회장들은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최근 전개되고 있는 시위가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사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기대했다. 경제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염려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수용해 다양한 보완대책을 발표했는 데도 시위가 줄어들지 않을 뿐 아니라 최근 들어서는 시위 양상이 과격해지면서 노동계의 총파업 주장까지 제기되는 등 사회·경제적 불안이 커지는 데 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유창무 무협 상근부회장은 “고유가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시위가 지속되는 것을 걱정해 성명을 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촛불집회 참가 2명 첫 구속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가 시작된 지 한달여 만에 처음으로 집회 참가자가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영만)는 10일 집회에서 쇠파이프를 휘두른 이모(44)씨를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 혐의로 구속했다. 이씨는 ‘72시간 릴레이 촛불집회’가 열린 지난 8일 오전 4시5분쯤 전경 버스에 올라가 쇠파이프로 경찰 2명에게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청와대 방향으로 진출을 시도하며 전경 버스 위에 올라가 방패벽을 부순 윤모(51)씨를 공용물건손상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전모(44)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윤씨 등은 버스 위에서 폭력사태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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