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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촛불집회
    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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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쇠고기 추가협상, 촛불 끌 마지막 기회다

    정부가 마침내 ‘추가협상’이라는 카드를 꺼냈다. 지금까지 ‘추가협의’를 통해 ‘광우병 발생시 수입 중단’이라는 검역주권을 새로 명시하고 광우병위험물질(SRM) 기준을 미국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미국의 양보를 얻어 냈음에도 성난 민심을 잠 재우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장관급 추가협상을 통해 30개월 이상의 미 쇠고기 수입을 차단하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공언했다. 엄청난 후유증이 예상되는 ‘재협상’을 피하면서 내용면에서는 재협상에 준하는 결과를 도출하겠다는 뜻인 것 같다. 추가협상은 촛불집회 주최측이 요구하는 ‘기존 협상 전면 백지화 후 재협상’이라는 눈높이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협상 상대방인 미국이 재협상 불가론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밀어붙인다고 우리의 뜻대로 미국의 양보를 이끌어 낸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촛불집회 주최측이 요구하는 20개월 이하 살코기 수입 등 7개 조건을 모두 충족시키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정부는 이같은 사정을 감안해 추가협상의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이해된다. 정부의 희망대로 30개월 이상 미 쇠고기 수입을 금지하는 민간자율규제를 담보할 수 있는 미국의 보증을 얻어 낸다면 광우병 공포는 상당 부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본다. 정부는 추가협상이 촛불 민심을 달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미국을 설득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미국도 한국민의 정서를 헤아리는 듯한 조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어 추가협상 결과에 기대를 갖게 한다. 야당과 촛불집회 주최측은 ‘전부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투쟁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금은 정부의 추가협상을 지켜 보는 것이 우선이다. 미흡하면 그때 다시 재협상을 요구하면 된다. 정부는 잘못된 협상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값비싼 교훈을 잊어선 안될 것이다.
  • ‘추가협상 이렇게 하라’ 전문가 조언

    ‘추가협상 이렇게 하라’ 전문가 조언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겠다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의 발표에 대해 전문가들은 12일 “추가협상 수준으로 국민이 불안해하는 요구조건을 받아내지 못하면 촛불집회는 계속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제법 전문가인 경희대 법대 최승환 교수는 “광우병 국민대책회의가 제시한 7가지 요구조건 가운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뿐만 아니라 동물 사료 금지와 유럽에서 정하는 특정위험물질(SRM) 수입 금지 등 민감한 조건 3∼4가지는 얻어내는 수준의 추가협상이 없으면 촛불집회는 더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도 체결 뒤 미국 측의 요구에 의해 환경·노동분야 추가협상이 있었던 전례가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美 사회구조상 자율규제 효율성 의문” 서울시립대 법대 김대원 교수는 “국가간 합의라는 건 합의 당시의 법적 안정성과 이후 발생하는 상황 변경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쇠고기 파동 이후 예측불허로 진행된 국내 상황에 대해 균형점을 찾는 방향으로 재협상이든 추가협상이든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수출자율규제를 협정문에 넣는 것 자체를 위법화하는 국제협약에 앞장선 데다 미국 사회구조상 수출자율규제는 효율성에서 의문이 생긴다.”면서 “이제까지 한·미 정부 모두 공식적으로 재협상이나 추가협상을 언급하기 어려웠을 테니 실제 협상 테이블에선 한국민들의 민심을 진정시킬 수 있는 명분과 실리를 갖춰가는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FTA 의식말고 큰 틀서 의연히 대처해야” 서울대 법대 이상면 교수는 “통상교섭본부장이 장관급 협상을 하겠다는 건 쇠고기 문제뿐만 아니라 FTA나 기타 다른 조건까지 연계해 협상하겠다는 걸 의미한다.”면서 “일부에선 FTA를 망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불안해하지만 미국 입장에선 한국이 3번째로 중요한 쇠고기 수출국인 데다 FTA가 우리에게 크게 유리하게 체결된 것도 아니므로 협상에 의연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강대국들은 협상이 끝난 뒤 재협상 운운하며 협상을 자주 뒤집고 그걸 지렛대로 협상 영향력도 발휘하지만 그건 콜롬비아나 페루 같은 약소국을 대할 때나 통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훈 김정은기자 nomad@seoul.co.kr
  • 與, 화물차주 컨소시엄 - 화주 직거래 검토

    화물연대 파업 시한을 하루 앞둔 12일 한나라당은 운송유통구조 개선 대책 등을 마련하는 등 파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폈다. 유통구조 개선 대책으로는 화물차주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화주와 직접 거래를 하도록 해 중간 수수료를 줄이는 방안이 제시됐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화주와 지입차주 등 중간에 주선회사가 가져가는 수수료가 30∼40%에 이르는데 문제가 있다.”면서 “지금처럼 여러 단계의 주선회사를 거치는 대신 중간에 강력한 컨소시엄을 구성해 단일화하면 차주에 돌아가는 운송비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나라당은 이를 위한 법 개정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이밖에 한나라당은 화물차를 처분할 경우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 차량대수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방안과 일종의 최저 임금제인 표준요율제 도입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 등을 정부와 함께 연구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이처럼 화물연대 사태 대책을 쏟아내는 이유는 파업이 성사될 경우 나타날 엄청난 충격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촛불집회가 연일 계속되는 가운데 화물연대 파업이 하투(夏鬪)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팽배하다. 경기가 침체되는데 물류대란을 맞는 것도 부담스럽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하면 지난 2003년,2006년 파업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물류대란이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무한한 인내심을 갖고 화물연대와 마라톤 회의라도 열어 총파업을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화물연대도 ‘촛불 정서’에 기대 극단적 방법을 펴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임태희 의장은 “민생 대책이 시급하니 국회를 빨리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야당을 향해 호소했다. 그는 “물가가 최근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고, 단기 외채 구조가 불안하고, 국제수지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구조적 위기의 조짐이 있다.”고 말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촛불 비폭력 계속될까

    촛불 비폭력 계속될까

    6·10 ‘100만 촛불대행진’은 시민들의 자정능력 덕분에 비폭력 평화시위 기조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도 지금까지의 비폭력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대규모 촛불집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고, 향후 강도 높은 대정부투쟁을 선언한 각종 노동·사회단체들도 촛불집회에 대거 합류하면 폭력 발생 시위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3일에는 미군장갑차에 깔려 숨진 미선·효순양 6주기 추모식과 제37차 ‘집중 촛불문화제’가 동시에 열린다.14일에도 쇠고기 수입 반대를 외치며 분신, 사망한 이병렬씨의 영결식에 맞춰 대규모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15일은 ‘6·15남북공동선언’ 8주년이다. 민주노총 소속 운수노조 화물연대도 13일 총파업에 돌입한 뒤 촛불문화제에 참가할 예정이다.16일에는 건설기계노조의 총파업도 예정돼 있으며, 한국노총 조합원들과 전교조도 촛불집회에 계속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사회단체 촛불집회 대거 합류 특히 시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에서 교육자율화, 한반도 대운하, 공기업 민영화 등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전반의 반대로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수입을 민간자율로 막는 데 그친다면 시민들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쇠고기 수입 반대에 집중해온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도 20일까지 정부가 재협상을 선언하지 않으면 정권투쟁으로 나가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비폭력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다양하다. 지난 10일 세종로 사거리에 설치된 거대한 컨테이너벽을 앞에 두고 시민들은 폭력과 비폭력의 기준을 놓고 즉석토론을 벌였다. ●“한발짝 전진”vs“비폭력이 더 효과” 김성찬(46·서울 은평구)씨는 “컨테이너벽을 설치하고 시민을 폭도로 모는 경찰이 폭력이다.”면서 “우리가 여기에 나온 건 한 발짝이라도 전진하기 위한 것”이라며 비폭력 라인을 없앨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다음 아고라의 비폭력 사수연대모임 이승은(20·서강대 국문과 2학년)씨는 “경찰에게 진압 명분을 주면 안 된다.”면서 “스티로폼 벽을 쌓는 것도 폭력이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민들은 결국 컨테이너벽 높이의 스티로폼 연단을 만들어 자유발언을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고려대 사회학과 이명진 교수는 “지금까지는 축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앞으로 생존권의 문제로 바뀌게 되면 폭력시위로 갈 가능성도 있다.”면서 “여러 사회단체들의 참가로 자발적인 시민들이 이끌어온 비폭력 동인들이 약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시민들이 폭력시위보다 비폭력시위가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리라고 본다.”면서 “정부에서 공권력을 과도하게 쓰는 자충수를 두지 않는 한 비폭력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경찰은 지난 10일 촛불시위 연행자 24명 중 미성년자 1명을 제외한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쇠고기 장관급 추가협상

    쇠고기 장관급 추가협상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추가 협상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4월18일 한·미간 쇠고기 협상을 타결한 지 두 달여 만이다. 김종훈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2일 정부 세종로 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30개월령 이상 쇠고기의 반입을 차단하는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미국 정부와 추가협상을 하겠다.”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내일(13일) 미국에 가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추가협상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쇠고기 추가 협상은 차관보와 차관을 거쳐 장관급으로 격상됐다. 미국에 파견된 기존 정부협상단은 김 본부장과 합류한다. ●민심 수습 여부 불투명 김 본부장의 추가 협상 선언은 재협상에 가까운 의미를 갖긴 하지만, 촛불집회를 통해 드러난 성난 민심을 누그러뜨릴 만한 성과를 도출해 낼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 본부장은 협상의 형식과 관련,“기존에 이뤄진 합의의 실질 내용을 바꾸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뢰문제가 야기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동일한 효과를 가져오도록 하는 방법이 가장 지혜롭다.”고 말했다. ●“문서보증은 국제규범에 어긋나”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교역금지를 민간자율로 합의할 경우 양국 정부가 이를 문서로 보증하는 문제에 대해 김 본부장은 “민간 합의가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집행돼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도록 하는 게 목적이고 이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가 문서로 보증할 경우 정부의 관여가 드러나 국제통상 규범에 어긋나는 문제점이 분명히 있고 또 다른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민간자율 규제에 대해 양국 정부간 ‘문서보증’보다는 ‘구두보증’ 등의 형태를 취하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묘안을 찾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버시바우 “수일내 결과 나올 것” 이와 관련,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는 이날 “서울과 워싱턴에서 양국 정부와 수입업자 및 수출업자간에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대중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면서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양국간에 수일내 추가적인 양해사항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본부장은 양국 통상장관이 만나게 된 배경에 대해 “양측 채널간에 협의는 계속돼 왔다.”면서 “그동안 슈워브 USTR대표가 장기 해외출장 중이었으나 (슈워브 대표가) 여러 일정을 정리하고 귀국하는 것으로 이야기가 돼 협상을 갖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병철기자 bcjoo@seoul.co.kr
  • 美수출검역증에 월령 명기 ‘카드’로

    美수출검역증에 월령 명기 ‘카드’로

    12일 우리 측 쇠고기 협상단이 미국 현지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 등과 30개월 미만 쇠고기 수출을 위한 추가 협의를 갖기로 하면서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어떤 식으로 정리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으로도 대규모 촛불집회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어떤 식으로든 민심을 달래지 않는 한 앞으로의 국정 운영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입위생조건 개정 필요없어 유력 정부에 따르면 실질적으로 30개월령 미만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는 가장 유력한 방법은 미국 측이 30개월 미만 여부를 확인한 뒤 이를 수출검역증명서에 어떤 식으로든 표시하는 것. 여기서는 미국과 한국 수출·수입업자들이 ‘30개월 미만만 취급하겠다.’는 자율 결의가 전제돼야 한다.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미국 검역당국이 발행하는 수출검역증 표시 항목을 규정한 수입위생조건 22조는 최소한의 조건만 요구한 것일 뿐, 그 외의 다른 항목을 적지 않아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월령 표시를 하는 것은 30개월령 이상을 실제로 수입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미 수입위생조건 상 수출검역증에 월령을 표시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미국 수출업자들이 스티커나 특정 숫자 등 월령을 구분할 수 있는 표시를 한국 수출용 쇠고기가 담긴 박스 바깥이나 검역증에 한 뒤, 미국 연방정부 수의사가 이를 확인하고 우리 측은 검역 과정에서 30개월령 미만만 받아들이면 된다는 것이다. 따로 수입위생조건을 개정하거나 부칙을 추가할 필요가 없어 미국 측도 부담이 덜할 것으로 우리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에 수출되는 광우병위험물질(SRM)의 범위를 미국과 동일하게 맞췄던 지난달의 사례처럼 수입위생조건의 부칙 식으로 ‘한국 수출용 쇠고기는 30개월령 미만만 해당한다.’는 등의 문구를 덧붙이는 등 실질적인 재협상을 하거나 아예 원점에서 재협상을 하는 대안도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재협상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전격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美수출업체 양정부 WTO 제소할 수도 하지만 ‘30개월령 표시’라는 정부의 방안도 허점이 많다. 먼저 한·미 양국의 모든 수출입 업체의 ‘동의’가 필요하다. 정부의 입김이 센 우리는 수입업자들을 어떻게든 통제할 수 있겠지만 미국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한 검역당국 관계자는 “미국의 경제 정책은 ‘공정’보다 ‘자유’ 쪽에 방점이 찍혀 있는 만큼, 수출업체들이 여간해선 연방정부의 ‘지시’에 순순히 따르지 않는다.”면서 “정부 공증을 요구하는 우리 측 입장에 미국이 난색을 표시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만일 모든 업체의 동의 없이 이 방안을 시행한다면 미국 수출업체들이 양국 정부에 민사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물론,‘자유로운 무역을 가로막는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수도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서 투자자·국가소송제를 도입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항구적인 30개월령 미만 수입금지를 미국 업체들이 동의할 가능성 역시 낮고, 양국의 객관적인 ‘보증’이 빠져 있어 정부에 돌아앉은 민심을 되돌리는 데 역부족으로 보인다. 민간업자의 합의를 양국이 문서화하는 자율규제협정은 법적인 실효성은 어느 정도 높아지지만 이 역시 일정 기간만 적용하는 ‘시한부 규정’에 그칠 공산이 크다. 수출자율규제 등을 금지한 WTO 긴급수입 제한조치(세이프가드) 등에도 위배된다. 다만 재협상의 경우 미국의 수용 여부가 미지수지만 법적인 문제는 없다. 국제법 학자들이 ‘우리 정부가 재협상을 위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이유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네이버는 보수 매체다?

    국내 최대의 인터넷 포털 ‘네이버’가 최근 촛불시위 정국에서 ‘보수’ 논란에 휩싸였다. 청와대와 정부에 이롭게 해석될 수 있는 몇몇 사례에 대해 네티즌들이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네이버 불매’ 운동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5일까지 뉴스 댓글난과 게시판 등에서 동영상(UCC·이용자 제작 콘텐츠) 사이트 ‘아프리카’를 금칙어로 설정,‘www.afreeca.com’이 들어갈 경우 글 작성이 되지 않도록 했다. 인터넷 개인방송 아프리카는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700만명이 이곳에서 생방송으로 촛불집회를 시청했을 정도로 네티즌 최고의 현장 미디어로 기능했다. 네티즌들은 “아프리카로 접속이 몰리자 이를 방해하려고 네이버가 의도적으로 금칙어 설정을 했다.”고 주장했다. 특정종교를 비하한 ‘개독교’가 네이버에서 금칙어로 설정된 데 대해서도 네이버의 편향성을 보여 주는 사례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아프리카의 경우 2006년 독일월드컵 때 홍보성 댓글 차단을 위해 금칙어로 설정했던 것을 지금까지 잊고 단순방치한 것으로, 이미 아프리카 운영사인 나우콤도 이해한 대목”이라고 말했다.‘개독교’ 차단은 이미 1년 넘게 지속된 조치라고 했다. 네이버는 지난달 초에도 ‘이명박 탄핵’ 등 검색어와 관련,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고 있다는 의혹에 시달렸다. 지난 대통령선거 때부터 제기돼온 뉴스편집 편향성 논란 역시 이번 일들과 맞물려 부정적인 여론을 확산시키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우연의 일치로 일어난 몇몇 사안들에 대해 네티즌들의 오해가 일고 있다.”면서 “네이버는 여론의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떠한 시도도 하고 있지 않으며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인터넷 시작페이지 바꾸기 운동’을 펼치는 등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네이버 카페 등 주요 커뮤니티에서 지난달 말부터 시작페이지 바꾸기 운동이 시작됐으며, 많은 회원들이 이에 동참하고 글을 퍼나르고 있다.네이버와 2위 ‘다음’간 격차도 좁혀지는 추세다. 뉴스 섹션의 경우 지난 4월 둘째주 네이버의 페이지뷰는 6억 9065만건으로 다음의 6억 1952만건에 7000만건 이상 앞섰으나 5월 들어 역전돼 5월 마지막 주에는 10억 6650억건의 다음에 비해 3억건 이상 뒤처졌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최태환칼럼] 한나라당은 어디 있나

    [최태환칼럼] 한나라당은 어디 있나

    대선만 이기면 뭐든 되는 걸로 알았다고 했다.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의 고백이다. 지난달 말 미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가진 당 환송모임에서였다. 그는 “(정권의)잘못과 책임을 청와대에 떠넘기지 말라.”고 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대통령이라 생각하라고 했다. 강한 여당을 만들어달라고 주문했다. 메아리 없는 반성문이었을까. 그는 워싱턴에서 폭발하는 촛불집회의 열기를 전해들었다. 보따리도 정리하지 못한 상황이었다.‘6·10’집회의 열기를 가슴으로 받아들여야 했다. 지금 그의 심경은 어떨가.MB정권의 전도사였던 그다. 실세 중 실세였다. 장수는 전장에 있어야 한다고 했던 그다. 하지만 기약없는 유랑의 길을 떠났다.‘이재오가 있으면 한나라당에 안간다.’는 사람들 때문이라고 했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여전히 지리멸렬이다. 당 주변엔 권력투쟁의 유령이 넘실댄다. 그는 이제 이국에서 지켜볼 도리밖에 없는 신세다. 자업자득이라 받아들일까. 지난 총선에서의 낙선이, 친이의 갈등이 새삼 더 아프게 와닿을지 모르겠다. MB정권이 100일을 막 지났다. 출구 없는 터널을 헤매고 있다. 집권 초반 이처럼 곤궁했던 정권이 있었던가. 벌써부터 레임덕의 시작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지난 한 달여 정권 퇴진의 목소리가 길거리를 뒤덮었다. 촛불집회의 파고가 청와대를 삼킬 태세였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보이지 않았다. 국민과 정부의 소통창구 역할은 아예 포기한 것일까. 오로지 자고 나면 친박 복당 논란이었다. 중진들은 감투 다툼에 날을 샜다. 국회의장단 후보,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등만 눈에 들어왔다. 소고기 수입 파동에 대해 꿀먹은 벙어리였다. 아직까지 국회의 재협상 결의안 채택마저 저어하고 있다. 국민들은 집권여당의 중심이 있는지 의심하고 있다. 국정 현안에 대한 목소리는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뒤늦게 목청을 높이고 있다. 청와대와 정부의 대대적 쇄신을 주창했다. 이제야 국민의 감성지수를 헤아렸다는 것일까. 뒤늦은 호들갑이 민망하다. 촛불 뒤에 숨으려는 포퓰리즘에 다름아니다. 정부와 청와대 인사쇄신 때 당 인사들의 중용설이 나돈다. 국정혼란의 와중에 과실만 따먹겠다는 비판을 알고 있을까. 대통령의 탈정치, 탈여의도의 편벽된 인식만 탓할 수 있을까. 이 대통령과 국민 감성에 심각한 골이 생기고 있다면 당이 나서 메우려 고민했어야 했다. 자기반성의 목소리가 먼저 나왔어야 했다. 얼마전 유인태 전 의원은 노무현 정권의 실패 이유를 반성했다. 대통령과 집권당의 소통 단절을 꼽았다. 노 정권 초기 실세였던 그다. 노 대통령의 의회 정치에 대한 인식부족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나라당이 새겨야 할 대목이다. 당이 정치의 중심, 민의수렴의 중심축으로 나서야 미래가 있다. 민생과 민심을 수렴하고, 정부측과 통로가 될 수 있는 시스템을 정비하지 못하면, 무기력한 공룡에 다름아니다. 대통령이 정치 프렌들리로 나아가게 해야 한다.CEO 대통령에서 정치 대통령으로 거듭나게 하는 역할은 한나라당의 몫이다. 새 대표를 뽑는 7월 전당대회가 관심인 이유다. 당이 제 역할을 해야 국민이 덜 피곤해진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미덕이 새삼 크게 다가온다. 당·정은 화합은 하되,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해야 건강성이 보장된다. 대통령과 당이 함께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다. 최태환 논설실장 yunjae@seoul.co.kr
  • 6·10촛불집회 뭘 남겼나

    6·10촛불집회 뭘 남겼나

    6·10 항쟁 21주년을 밝힌 사상 최대의 ‘100만 촛불대행진’은 참여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시민의 힘이 당당하게 분출된 장(場)이었다. 거리에서 촛불행렬을 이룬 시민들이나 인터넷으로 이를 지켜본 네티즌들, 집회를 안내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 모두 “제2의 6·10항쟁이었다.”며 의미를 되짚었다. 촛불대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은 “이번 촛불집회가 1987년 6월 항쟁을 계승한 민주주의 항거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역사 속에 큰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고(故) 이한열·박종철 열사를 한 뜻으로 추모했고,87년의 주역이었던 넥타이 부대도 촛불행진에 가세했다. 주하나(21·여·덕성여대 아동가족학과 4학년)씨는 “6월 항쟁 이후 절차적 민주주의는 어느 정도 확립됐지만 실질적 민주주의는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서 “2008년 6월10일을 기점으로 민주주의의 질적인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시나리오 작가 이창희(48·용인시 수지구 죽전동)씨는 “87년 6월처럼 모든 지역, 연령, 계층이 하나된 감동의 무대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시민들은 이번 촛불집회가 국민 대다수의 ‘심정적 지지’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전 집회보다 진일보했다고 지적했다. 네티즌 수십만명은 광장에 나서지는 않았지만, 청와대와 한나라당 홈페이지를 다운시킬 정도로 ‘온라인 시위’를 벌이며 힘을 보탰다. 이수현(38·인천시 남동구 만수동)씨는 “다양한 계층, 여러 성향의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이 돼 촛불을 밝힌 역사적인 자리에 함께 했다는 것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라면서 “전국에서 모인 70만명은 국민의 힘을 보여주기에 충분했고, 그 몇 배의 국민이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들이 스스로 폭력시위를 거부함으로써 ‘성숙한 시민운동’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도 큰 성과라는 지적이다. 김가영(22·여·이화여대 사회학과 3학년)씨는 “폭력에 대한 자정능력은 시민의식의 성숙을 의미한다.”면서 “기말고사 때문에 촛불집회에 나오지 못한 친구들도 비폭력 시위를 지켜내는 시민들을 보면서 도서관에 켜놓은 평화의 촛불을 사진으로 보내주었다.”고 소개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촛불에 놀란 정치권… 새국회 개원 급물살 타나

    촛불에 놀란 정치권… 새국회 개원 급물살 타나

    18대 국회 등원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6·10 촛불집회에 참석하는 등 장외집회에 주력했던 통합민주당이 원내 대여투쟁으로 전략수정에 나섰고, 한나라당이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공청회에 참석키로 결정하는 등 등원 여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 형국이다. 1. 여야 이틀동안 머리 맞대 11일 여야 4당 정책위의장 회동에 이어 한나라당 홍준표·통합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첫 회담을 갖는다. 지난달 30일 18대 국회 임기 시작 후 여야간 첫 공식대화다. 양당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회 등원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등 18대 국회 개원과 관련한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다. 여야 지도부의 잇단 회동이 쇠고기 파동으로 인한 경색 정국의 돌파구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2 한나라 ‘가축법’ 공청회 참석 여야간 대화의 물꼬를 튼 것은 한나라당이 이날 오전 국회 정상화를 위해 야 3당이 제안한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공청회에 참가할 뜻을 밝힌 게 계기가 됐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회에서 “어제(10일) 야당이 쇠고기 문제에 대한 공청회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고 우리는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기 위해 참가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가축법 개정을 놓고 ‘수용 불가’ 입장이었으나 “민주당이 등원할 경우 개정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쪽으로 한발 물러나 있는 상태다. 3 대선 고소·고발전 종료 여야간 경색조짐의 해빙 무드는 민주당 쪽에서도 감지됐다. 민주당은 이날 지난해 말 대선과정에서 한나라당을 상대로 제기한 민·형사상 고소·고발 9건을 모두 취하·취소키로 결정했다. 한나라당이 지난 5일 민주당에 대한 대선 고소·고발 25건을 취하한 데 이어 민주당도 같은 조치를 취함에 따라 대선과정에서 빚어진 양당간 고소·고발 사건은 정치적 해결을 보게 됐다. 4 민주당 복귀 목소리 높아 민주당 내에서도 등원론이 점차 탄력을 받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10일 촛불집회에 나온) 많은 분들로부터 제1야당으로서의 다른 역할과 적극적인 역할을 기대하는 것을 읽을 수 있었다.”며 “우리 당 의원들은 국회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발언은 더 이상 장외투쟁을 이어갈 경우 국회 복귀 명분도 못 찾고, 복귀 시기도 실기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장외투쟁만 고집할 경우 오히려 비판여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5 선진 등원 결정 야당 분열 자유선진당이 지난 10일 독자 등원 방침을 결정한 것도 야권이 국회 등원 쪽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는 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민주당과 민주노동당으로서는 ‘캐스팅 보트’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선진당의 결정을 무조건 외면할 수 없는 처지다. 등원을 거부할 경우 향후 원내에서 이뤄질 야 3당의 공조에 균열이 심해질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종락 김지훈기자 jrlee@seoul.co.kr
  • 각계 전문가 ‘인적 쇄신’ 조언

    각계 전문가 ‘인적 쇄신’ 조언

    이명박 정부의 정치적 운명을 좌우할 인적쇄신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쇄신의 바구니에는 어떤 내용물이 담겨야 할까. 김영삼 정부의 김용태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 노무현 정부의 박남춘 전 청와대 인사수석, 시민운동가인 손혁재 성공회대 교수, 여론조사 전문가인 김형준 명지대 교수 등이 11일 조언에 참여했다. ●“책임·상징성 결합하는 인적쇄신을” ▶이명박 대통령이 단행할 인적쇄신의 폭과 방향은 어떠해야 할까. 김용태 전 실장 대폭 쇄신이 돼야 한다. 일부 교체로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실력이 검증된 사람을 임명해야 한다. 위화감을 줄 정도의 재산가는 배제해야 한다. 윤여준 전 장관 국무총리와 비서실장(대통령실장)을 포함해 내각과 청와대를 전면 개편해야 국민이 납득할 것이다. 대통령의 도덕적 권위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쇄신이 돼야 한다. 박남춘 전 수석 왜 민심이 돌아섰는지는 인사권자가 제일 잘 안다. 원인부터 살피고 책임질 사람을 따져야 한다. 도덕성이나 전문성은 차후의 문제다. 손혁재 교수 국면전환용으로 수석, 장관 몇 사람 바꾸는 쇄신이라면 의미가 없다. 지금까지의 잘못을 거울 삼아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지를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 김형준 교수 청와대에서 국정을 총괄했던 사람과 쇠고기 협상 관련 부처 장관을 포함해 대폭 쇄신이 돼야 한다.‘강부자’,‘고소영’ 내각 이미지를 씻기 위해 감동을 줄 수 있는 입지전적 인물이 포함돼야 한다. 김영삼 정부 때 이회창씨, 노무현 정부 때 강금실씨 처럼 상징적 인물을 찾아야 한다. ●“국정공백 운운할 단계 넘었다” ▶쇄신 폭이 너무 크면 국정공백이나 인재 구인난이 발생하지는 않을까. 김 전 실장 지금 일신하지 않으면 성난 민심을 달래지 못할 것이다. 제2의 촛불집회가 생길 수도 있다. 윤 전 장관 국정공백은 걱정할 게 없다. 지금까지 자리를 다 차지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런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나. 자기와의 인연을 중심으로 사람을 쓰니 인재풀이 좁아지는 것이다. 박 전 수석 능력이 안 되고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사람을 계속 둘 수는 없지 않은가. 손 교수 인사 폭이 중요한 게 아니다. 민주적 합의절차를 무시한 대통령의 독단으로 쇠고기 문제가 일어난 만큼 국정 시스템을 어떻게 바꿀지를 먼저 정하는 게 중요하다. 김 교수 국정공백 운운할 단계를 넘었다. 중폭이나 소폭 쇄신으로는 감동을 줄 수 없다.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큰 폭으로 해서 국민이 변화를 실감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은 효율성이 아니라 상징성이 중요하다. ▶한나라당으로부터 정치인들의 대거 입각 요구가 나오는데. 김 전 실장 능력 있는 의원이라면 위기를 타개할 방안을 찾아낼 수도 있겠지만, 낙천·낙선자들을 내각에 임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회의원도 못됐는데, 국민을 다스리는 내각에 임명하는 것은 좀 모순이다. 윤 전 장관 정치인이 들어간다고 반드시 정치력이 발휘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그들이 정치력이 있었다면 정당에서 역할을 발휘했어야 했다. 박 전 수석 정치인의 장점은 민심 파악과 국정 조정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특히 정권 초기 복잡한 여론을 수렴하고 정책 방향을 잡아나가는 데는 정치인이 유리하다. 손 교수 정치인도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정치인과 비정치인 간 권력다툼이 나타나면 좋지 않다. 김 교수 특수 상황에서 소관부처를 완벽히 통제, 조정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정치인이 들어갈 필요성은 있다. 행정안전부나 보건복지부 정도는 가능할 것이다. ●대통령실장은 학습하는 자리 아니다 ▶대통령실장을 교체해야 할까. 바꾼다면 어떤 인물이 적합할까. 김 전 실장 대통령실장은 정무를 아우르고 도덕성과 전문성을 고루 갖춘 인물이어야 한다. 윤 전 장관 대통령실장을 바꾸지 않으면 국민 지지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다. 대통령실장은 훈련된 사람이어야 한다. 대통령은 누구나 처음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배워가면서 하지만, 대통령실장은 배우면서 하는 자리가 아니다. 손 교수 대통령이 집사 같은 실장을 원한다면, 교체한다 하더라도 계속 류우익 실장 같은 스타일밖에 안 된다. 대통령이 모든 것을 다 하려는 ‘토털 리더십’을 버리고 방향만 제시해 주고 나머지는 위임하는 ‘서번트 리더십’을 지향해야 한다. 김 교수 류 실장은 전반적 국정조정에서 빈약했다. 책임질 수 밖에 없다. 대통령실장은 ‘컨트롤타워’ 기능이 가능한 정치적 역량과 행정경험을 겸비해야 한다. ●총리는 정치·행정 아우를 수 있어야 ▶국무총리도 인적쇄신 대상에 포함해야 할까. 김 전 실장 인사라는 게 사람이 괜찮다고 해서 교체 대상에서 배제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민심수습책으로 대두되면 경질할 수 있는 것이다. 윤 전 장관 주요 언론 논조대로 교체해야 한다고 본다. 손 교수 전부 다 쇄신 대상이 돼야 한다. 김 교수 포함되는 게 좋다. ▶여권 일각에서 ‘박근혜 총리론’이 나오는데. 김 전 실장 박 전 대표의 행정능력이 검증되지 않았다. 정치형 총리를 두기보다는 대통령이 정치를 해야 하고, 총리는 정치와 행정을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 윤 전 장관 당이 안정되는 것은 긍정적 측면이다. 그러나 이 경우 대통령과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서로 조심해야 한다. 손 교수 박 전 대표의 능력 때문이라면 모를까 당내 화합용 카드라면 좋지 않다. 지금 사태는 친이·친박 갈등 때문에 빚어진 게 아니다. 김 교수 지나치게 정치적인 생각이다. 두 사람이 여러 면에서 갈등관계를 갖지 않았나. 공유하고 있는 철학이 뭐냐. 대통령은 미래가 없는 사람이고 박 전 대표는 미래가 있는 사람이다. 당연히 갈등이 있을 것이다. 효율성 있겠나.DJP가 성공했나. 내각도 친이, 친박으로 나뉠 것이다. 둘다 죽는다. 행정에 몰입해야지 정치적으로 문제를 풀려 해선 안된다. ▶기획재정부 장관을 포함한 경제팀 쇄신 필요성도 제기되는데. 김 전 실장 갈아야 한다. 기획재정부 장관은 고소영 내각으로 지목됐다. 아무리 세계 경제환경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민생을 놓쳤다. 경제팀을 안 건드리면 민심이 인적쇄신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윤 전 장관 강만수 장관의 환율 대처에 문제가 있었다. 국민총생산(GNP) 성장에는 기여했을지 몰라도 물가상승에 결정적 기여를 했다. 손 교수 환율 등 현 경제팀이 한 게 하나도 없다. 기본적 경제 밑그림도 없다. 문제가 많다. 김 교수 국정기획수석과 장관, 경제수석 등의 역할 분담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모르겠다. 강만수 장관 이름만 들린다. 전체의 흐름이 안 보인다. ●“대통령 친형은 직언하는 역할해야” ▶쇄신 대상이 쇄신 주체가 돼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있는데, 대통령은 이 시점에서 누구와 인적쇄신을 논의해야 하나. 윤 전 장관 종교지도자, 사회지도자 등 다양한 국민의 요구를 수렴하면 된다. 손 교수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싫어한다고 하는데, 국회가 국민 대표기관이니 그 의견을 듣고 국민 의견도 당당하게 들어야 한다. 김 교수 특정인이 인사를 주무를 게 아니라 미국처럼 국세청, 국정원 등에서 경쟁적으로 검증해 대통령에게 직보하게 해야 한다. ▶인적쇄신과 별개로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의 월권 논란도 있는데, 그의 역할과 처신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김 전 실장 내가 그의 입장이면 국회의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본인이 신중을 기해도 말이 난다. 이왕 이렇게 됐으니 나라를 위해 가만히 있었으면 한다. 윤 전 장관 그 자리가 딱 오해받기 좋은 자리다. 한번 그렇다고 인식되면 아무리 본인이 오해라고 해도 소용없다. 김현철씨 비리 의혹이 불거졌을 때 김영삼 대통령이 내게 납득할 수 없다고 하길래 “그게 진실이 아닐지라도, 국민이 믿고 있는 게 진실이라고 전제하고 수습책을 내야 한다.”고 진언했다. 박 전 수석 노무현 대통령은 아들, 딸을 미국으로 보냈었다. 왜 그랬을까. 손 교수 정치 원로, 대통령 친형으로서 대통령의 잘못에 쓴소리 하는 역할을 해야지 자기가 국정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안 좋다. 김 교수 이 전 부의장의 역할은 철저히 친이와 친박의 교량으로 가야 한다. 이종락 김상연 김미경 홍희경 김지훈기자 carlos@seoul.co.kr
  • 한나라, 민생현안 초점

    한나라, 민생현안 초점

    한나라당은 6·10항쟁 21주년 촛불집회가 ‘무난하게’ 끝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민생 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11일 재협상 수준의 확실한 대책과 국정 쇄신을 다짐하며 ‘쇠고기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잦아들기를 ‘기원’했다.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측에는 여당과 야당, 정부가 참여하는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제안했다. 원외에서 투쟁하는 야권을 원내로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여론의 물꼬를 민생현안 해결 쪽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촛불집회를 국민과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선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당과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이제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의를 통해 쇠고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획기적인 후속 조치를 차분히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촛불 민심’을 향해서는 “국민 모두 가능하면 평상심을 되찾아 새출발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촛불집회의 열기가 10일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에 들어서길 바라면서도 13일과 14일로 예정된 촛불집회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이, 미선이 6주기 추모식과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하며 분신한 고(故) 이병렬씨 영결식이 이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쇠고기 사태부터 시작해서 정국 수습까지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정국에 묻혀 있던 고유가 대책을 비롯한 민생 현안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협조를 부탁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준비 중인 법안을 기본으로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야당에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8일 발표한 민생종합대책의 후속 작업을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이에 대해 “야3당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수용하고 가축 전염병 예방법에 대해 분명한 의지를 보인 뒤에 논의할 수 있다.”며 일단 거부의사를 밝혔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재협상 요구 촛불집회는 계속된다”

    지난 10일 최대 인파가 몰린 뒤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든 촛불집회가 계속될지는 오는 20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은 국민대책회의가 제시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협상 시한이다. 국민대책회의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오는 20일까지 재협상 명령시한을 연장하며 정부에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목소리를 계속 외면한다면 국민들은 재협상 문제를 넘어서 이명박 정부 퇴진 운동까지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원석 공동상황실장은 “국민들의 촛불집회는 일단 재협상이 관철될 때라야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일까지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촛불집회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효순·미선양 6주기 추모제가 열리는 13일, 지난달 25일 분신사망한 이병렬씨의 영결식이 열리는 14일에 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이다. 한편 ‘신(新)6·10항쟁’의 장을 열었던 ‘100만 촛불대행진’이 비폭력 평화기조를 유지하며 11일 새벽까지 이어지다 오전에야 막을 내렸다. 우려했던 큰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1000여명의 시민들이 세종로에 남아 아침까지 연좌농성을 벌여 경찰이 오전 9시15분쯤부터 강제해산했고, 이 과정에서 시민 24명이 연행됐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광우병 대책위 시민운동 새 지평

    광우병 대책위 시민운동 새 지평

    촛불집회를 주도한 ‘광우병위험 미국산 쇠고기 전면수입을 반대하는 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 상황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인동 참여연대 사무실에는 고작 20여명의 실무자가 근무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20∼30대 실무 간사들이다. 이들이 34번의 촛불집회와 행진을 주도하고,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 올해 촛불집회 사상 최대 인파(경찰 추산 8만여명·주최측 70만여명)가 참여하게 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대책회의에는 그 흔한 대표도 없다.1700여개 시민사회단체의 네트워크 조직이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박원석 협동사무처장과 한국진보연대 한용진 대외협력위원장이 공동으로 상황실장을 맡고 있다. 대책회의는 조직화와는 거리가 멀고, 시민사회단체들이 자율적으로 모인 연합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 대책회의의 안진걸 조직팀장은 11일 ‘열린 네트워크 형태의 회의체로 시민·네티즌들의 자발적 참여를 돕는 조직’으로 정의했다. 1980년대 민주화운동 시기 운동단체 대표자들이 내린 결정에 일반 참가자들은 무조건 따랐던 중앙집중적 지시와 수렴의 의사소통 방식과는 차원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형태의 조직체다. 그래서 높은 참여의식과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웹 2.0’ 시대에 부응하는 시민단체의 연대체 혹은 네트워크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책회의는 촛불집회 과정에서 촛불이 모이는 장소에 무대를 설치하고 뒷정리하는 정도의 역할만 해왔다. 대책회의가 그동안 모금한 돈은 2억 3000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 음향장비를 한 번 빌리는 비용 500만∼600만원과 촛불을 사서 시민들에게 나눠 주는 비용도 여기서 나갔다. 대책회의가 그동안 사서 나눠준 촛불은 50만개 정도다. 촛불집회가 열리는 곳에는 수박·오이·생수 등이 전국 각지에서 답지했다. 대책회의는 거리시위 현장에서 부상자가 발생하면 의료봉사를 자처한 의료인들이 긴급치료에 나서도록 하고, 연행자가 발생하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변호사들이 나서도록 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했다. 이런 서비스는 대책회의에 개신교·천주교·불교 등 종교단체, 약사·의사 등 의료인 모임, 교수협의회·전교조와 같은 교원단체와 각종 연구소 등 다양한 단체가 참여했기에 가능했다. 참여연대·YMCA 같은 대중적인 시민단체부터 미친소닷넷 등 인터넷 모임, 환경운동단체들도 참여했다. 많은 시민사회단체들이 쏟아 내는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게 대책회의의 역할이었다고 한다. 안진걸 조직팀장은 “참여하는 단체가 많은 만큼 각계각층에서 쏟아지는 의견을 조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면서 “시민운동의 새로운 방향을 열어 가고 있기 때문에 피해갈 수 없는 창조의 고통”이라고 말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촛불집회 전문가 진단

    촛불집회 전문가 진단

    1987년 6월은 뜨거웠고, 지난 10일 ‘촛불 민주주의’는 절정에 달했다.21년 전 국민의 힘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했지만 결국 군부의 수혈을 받은 대통령이 탄생했다. 추동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촛불집회 이후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촛불 민주주의를 추켜세우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촛불을 이어가는 방법과 전망에 대한 해법을 다르게 제시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 속 촛불집회는 계속될 것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 교수는 “이번 촛불시위는 1987년과는 달리 정당과 시민단체가 아닌 시민들이 시위의 틀을 만든 획기적 사건”이라면서 “1987년 6월과 2004년 4월 탄핵 반대 시위 뒤 허망하게 무너진 경험이 있기에 시민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조건이 시민들을 거리로 내몰게 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1987년 6·10항쟁 이후에는 민생 문제가 상당부분 해결돼 시민이 굳이 나설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다. 중앙대 박흥식 교수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뿐 아니라 국민들의 피부에 직접 와닿는 교육 자율화, 의료보험 민영화 등 정책과 ‘유가 상승’이라는 대외적 조건으로 국민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면서 “정치적 요구에서 경제적 요구로 파급되는 현실 속에서 촛불 민주주의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당과 시민단체가 아닌 시민 중심의 집회로 변한 지금의 촛불시위는 한계를 지녔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슈를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중심 집단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시민단체는 집회 현장에서조차 외면받고 있고, 정부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진보정당의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이다. 촛불 민주주의가 동력을 갖고 계속 나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2년마다 한번씩 국회의원 선거를” 조국 서울대 교수는 시민들의 정당과 시민단체에 대한 반감 문제를 지적한다. 조 교수는 “지금의 촛불 민주주의를 정치화하는 단계가 남아 있지만 정당과 시민단체에 대한 시민의 반감이 생각보다 강하다.”면서 “결국 ‘대의를 누가 수렴할 것인가.’하는 과제를 놓고 각계의 경쟁이 예상되지만 그 과정에서 시민의 외면을 받는다면 낙관적인 전망만을 내놓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박명림 연세대 교수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한다. 정당과 시민단체가 ‘촛불 민주주의’를 끌어갈 역량과 시민의 호응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의를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87년의 한계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정부의 실수를 시민들이 지속적으로 심판할 수 있는 제도가 구비돼야 한다.”면서 “지금의 대의제에서는 선거만이 이를 심판할 수 있지만 다음 선거까지 4∼5년의 시간을 더 기다려야 하기 때문에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평소 헌법 개정을 피력해왔던 박 교수는 이번 촛불 시위가 헌법 개정의 당위를 제시했다고 말한다. 박 교수는 “미국처럼 2년마다 한 번씩 선거를 통해 3분의1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을 교체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면서 “단임제는 대통령의 장기적인 시야를 가리는 무책임한 제도이므로 미국산 쇠고기 협상이나 대운하처럼 대통령이 성급히 정책결정을 내리지 않도록 중임제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문화마당] 문화적 차이의 의미/김성곤 서울대 영문학 교수·문화평론가

    [문화마당] 문화적 차이의 의미/김성곤 서울대 영문학 교수·문화평론가

    여중생 장갑차 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지만, 문화적 차이에 대한 이해부족은 때로 두 나라 사이에 불필요한 마찰과 심각한 오해를 불러온다. 예컨대 고의가 아닌 ‘사고(accident)’의 경우 처벌하지 않거나 가벼운 벌을 내리는 미국에서는 교통사고(traffic accident)를 일으킨 운전자가 형사재판에 회부되어 유죄판결을 받는 일은 거의 없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교통사고 피해자가 사망하면 피해자 가족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구속대상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미군 운전병들이 무죄로 풀려났을 때, 한국인들은 분노했고 미국인들은 한국의 그런 반응을 이해하지 못했다. 또 한국인들은 시위를 할 때 우선 공공기관부터 점거하지만, 사유지 침입이 심각한 범죄가 되는 미국문화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래서 한국문화를 잘 모르는 미국인들은 단순히 항의의 표시일 뿐인 한국 데모대의 공공기관 진입시도를 엄청난 위협으로 받아들인다. 한·미 두 나라의 문화적 차이는 최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한국인들은 재협상이 가능하다고 믿는 반면,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미국인들은 국가 간에 한번 맺은 조약에 재협상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재협상을 하면 애초의 협상이 의미가 없어지고 상호신뢰가 무너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파이낸스 센터 앞에서 촛불시위에 반대해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한 용기 있는 대학생은 한국문화에서 특이한 경우에 해당된다. 한국인들은 모여서 단체행사를 하려고 깔아놓은 멍석을 치워서 흥을 깨는 사람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대학생은 수많은 촛불시위대에 대항해 홀로 멍석을 치우고 있다. 촛불집회 지지자들이 그를 둘러싸고 했다는 위협적인 말들에서도 한국문화의 특징은 발견된다. 시위대는 그를 향해 “너나 미친 소 먹어라.”,“너와 같은 신방과 학생인 것이 부끄럽다.” “사진 찍어서 블로그에 올리겠다.” “친일파.” 그리고 “ 고등학교는 어디 나왔느냐.”라고 위협했다고 한다. 외국인들에게 앞의 세 가지 비난은 이해가 가지만, 뒤의 두 비난은 마치 스핑크스의 수수께끼와도 같을 것이다. 도대체 미국산 쇠고기와 친일파가 무슨 상관이며, 출신 고등학교는 또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그러나 한국문화와 한국인의 정서를 알면 그 숨은 의미를 깨닫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즉, 데모대가 볼 때 촛불시위에 반대하는 것은 반민족적 행위인데, 한국에서는 반민족적 행위가 곧 친일행위와 상통하기 때문에 그 대학생은 “친일파”라는 비난을 받게 된 것이다. 또 한국에서 출신 고등학교는 대단히 중요하다. 대학사회나 정치판이거나 간에 우리는 언제나 같은 고등학교 출신들끼리 파벌을 만든다. 세계에 유례가 없는 그 이상한 현상의 이면에는,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시절 사귄 친구가 가장 순수하고 진실한 평생친구라는 사고방식이 숨어 있다고 한다. 외국인들에게는 그것이 참으로 유치한 유아적 발상처럼 보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 “고등학교 어디 나왔는가.”라는 질문은 곧 우리 편인지 아닌지를 가르는 중요한 척도가 된다. 미국에 귀화한 영국시인 W H 오든은 “문화적 오해는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익숙해져온 것들과 반대되는 편에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제 우리와 다른 타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를 이해해야만 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다른 목소리가 허용되지 않는 사회는 전체주의 사회다. 진정한 선진국 시민이 되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것들을 용납하고 포용할 줄 알아야만 한다. 김성곤 서울대 영문학 교수·문화평론가
  • ‘촛불’ 독려 공무원 노조 징계 논란

    행정안전부가 공무원노조에 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해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행안부는 11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과 관련, 정부의 홍보지침 전파를 거부하고 공무원의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한 공무원노조 간부 6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거나 징계하기로 했다. 이에 공무원 3대 노조는 시민단체 등과 연대, 난국을 돌파하겠다며 맞불을 놓을 태세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무원은 엄연히 단체행동을 할 수 없도록 법에 명시돼 있음에도 행정거부선언, 시국선언 등 불법을 감행했다.”면서 “공직사회의 기강 확립과 행정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해당 공무원들을 사법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발 대상자는 김찬균 공무원노조총연맹위원장, 정헌재 전국민주공무원노조위원장, 손영태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등 3대 위원장과 채길성 공노총 수석부위원장, 홍성호 민공노 수석부위원장·이충재 사무처장 등 6명이다. 행안부는 손영태 전공노 위원장은 지난 2일 국회에서 미국산 쇠고기 홍보지침 등에 반대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행정지침 수행을 거부했다고 설명했다. 또 정헌재 민공노 위원장 등은 지난 10일 서울광장에서 공무원 직무에서 벗어난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충재 민공노 사무처장은 “공무원노조법에 명시된 평화적 집회참여는 물론 공무시간 외에 한 정당한 노조활동”이라면서 “촛불 민심에 밀린 상황에서 반격을 가장 약한고리인 공무원노조에 돌려 타격을 주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인적쇄신 ‘3禁’

    이명박 대통령이 다음주 초나 중반쯤 내놓을 개각안은 철저히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 출범 때 논란을 빚었던 이른바 ‘강부자’(강남 부동산 부자)‘고소영’(고려대·소망교회·영남 출신)‘S라인’(서울시·소망교회 출신) 등 지연·학연에 얽혀 있거나 재산이 많은 인사는 최대한 배제될 전망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실용과 능력을 강조하던 이 대통령의 인식이 촛불시위를 겪으면서 상당히 바뀌었다.”면서 “이번 개각에서는 최소한 ‘강부자’나 ‘고소영’과 같은 지적을 받을 인사는 철저히 배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중소기업 성공전략회의에서 “어젯밤 6·10민주항쟁 촛불집회를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정부도 새로운 각오로 출발하려고 한다.”고 말해 종래와 다른 인선을 통해 새로운 국정 운영을 펼쳐 나갈 뜻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나도 학생 때 민주화운동에 참여하면서 고통을 겪었던 민주화 1세대”라며 이같이 말하고 “이번 (고유가) 위기도 국민과 기업, 근로자, 정부, 정치권이 합심하면 어떤 나라보다 잘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非영남·非고려대… 땅부자 제외 이 대통령은 또 “경제적인 어려움 속에 청와대 수석과 내각의 일괄 사의표명으로 많은 국민들이 국정을 걱정하고 있으나 한 치의 공백이 없도록 철저히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여권 인사와 만나 영남·고려대 출신 등 지연·학연은 가급적 배제하고, 재산도 철저히 검증해 논란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밖 인사검증 채널 가동 이 대통령은 특히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청와대 수석비서관들 대신 청와대 밖의 인사검증 채널을 직접 가동하며 인선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증 작업에 최소한 일주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개각은 빨라야 다음주 초 또는 중반이 될 것”이라며 “청와대 참모진을 먼저 개편한 뒤 국회 개원 상황을 봐가며 개각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승수 국무총리와 류우익 대통령실장의 동반 교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아직 뜻을 굳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부정적 의사에도 불구하고 여권 내부에서 박 전 대표가 총리를 맡아 국정을 분담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어 향배가 주목된다. 진경호기자 jade@seoul.co.kr
  • 인적쇄신 3개 루트로 검증

    인적쇄신 3개 루트로 검증

    대규모 ‘6·10 촛불집회’를 고비로 민심도 ‘한숨’을 고르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인적 쇄신의 대상과 폭, 기준을 거듭 고민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1일 여러 경로를 통해 인선 관련 보고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 ‘고소영’‘강부자’ 배제 인재풀 인사 실패가 국정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2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은 ‘고소영’ ‘S라인’ ‘강부자’를 최대한 배제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재산 기준이 10억원 이하가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는 “수치로 표현되는 것은 작위적”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 정부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쇠고기 문제뿐 아니라 인사 문제 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면서 “국정쇄신 차원의 인선인 만큼 최대한 국민의 눈높이에 다가서는 인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다만 “‘강부자’ 등을 배제한다는 원칙이 절대적일 수는 없다. 투명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에서 특정 인맥이나 학연·지연이 작용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당측 목소리 반영여부 주목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수석비서관 전원이 사의를 표명한 데다 이들 중 상당수가 교체 대상으로 거론되는 현실을 반영하듯 인선 작업은 조각(組閣) 당시와는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이 인선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한나라당과 주변 원로그룹으로부터 이 대통령이 직접 추천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당권 경쟁에 나선 박희태 전 의원 등이 물밑 역할을 하고 있다는 관측이 많다. 상대적으로 기존에 인선작업을 주도한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정무·민정수석 라인은 이번 인선에서는 옆으로 비켜서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이 인사 전횡 논란 속에 사퇴한 것이 이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재 수석비서관급들이 교체 대상에 오르내리는 상황에서 인사를 주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대통령도 이런 인식에 따라 가급적 기존 인선팀은 실무적 역할을 맡는 데 국한토록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수석들도 현재 이 대통령의 인선 구상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 ‘청와대→내각’ 2단계 추진 당초 다음주 초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던 인적 쇄신의 시기는 예정보다 뒤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현 상황을 수습하는 마지막 단계를 인적 쇄신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주 중반을 넘어야 본격적으로 쇄신작업이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또 국정공백을 우려해 내각과 수석진의 동시 교체보다는 국회 청문회 절차가 필요없는 청와대 수석진이 먼저 물갈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순서가 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청와대 참모는 언제든지 스위치할 수 있지 않으냐. 새 내각이 구성된 후에 청와대 수석 인사가 단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美언론 “李대통령 이미지 제고 기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언론들은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등 전국에서 열린 촛불집회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한 달 넘게 계속된 촛불시위에 책임지고 내각이 일괄사퇴했다는 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자 1면에 지난 10일 밤 서울 도심 촛불시위 사진을, 국제면인 10면에는 전경과 몸싸움하는 시위대 사진과 기사를 다뤘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각 총사퇴가 성난 시민들을 달래고 정부를 다시 세우는 한편 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스타일이 1970∼80년대 암울했던 군사정권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시위 참가자들의 불만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서울 중심부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이명박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과 풍선 등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며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자 사설에서 “시위는 한 TV 보도로 촉발된 것”이라며 “불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문제를 확산시킨 언론의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AP는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열린 촛불집회가 80년대 민주화투쟁 상황을 연상시켰다고 보도했다. km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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