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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법시위단체 지원금 안준다

    정부는 올해도 불법 폭력 집회나 시위를 열거나 참여한 단체에는 지원금을 주지 않기로 했다. 행정안전부는 올해 비영리 민간단체 공익활동 사업비로 50억원을 지원하기로 하고 1일부터 3월 말까지 사업 신청을 받는다고 31일 밝혔다. 행안부 홈페이지나 우편 등을 통해 관련 서류를 내면 된다. 불법 폭력 집회·시위를 주최·주도하거나 참여한 단체, 구성원이 소속단체 이름으로 불법 시위에 참여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처벌받은 단체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행안부는 2007년부터 불법·폭력 시위 전력이 있는 단체를 제외하고 있다. 지난해 272개 비영리 민간단체가 362개 사업을 신청, 이 중 159개 단체 162개 사업이 선정됐으나 촛불집회 참여 단체 6곳이 처음으로 지원대상에서 배제돼 반발하기도 했다. 행안부는 공익사업의 투명성 등을 높이기 위해 사업 추진 평가를 강화하고, 체크카드 사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지원금 횡령과 유용 등의 사례가 발생하면 고발하고, 해당 단체는 다음해 지원 사업에서 배제하기로 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공무원·교사 이름으로 정치활동하는 사람들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속한 공무원과 교사 290여명이 민주노동당 등에 가입해 당비를 납부하는 등 당원으로 활동한 혐의를 잡고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들의 혐의가 사실이라면 이는 정치 중립을 기본 의무로 삼고 있는 공직사회가 정치적으로 오염돼 있음을 뜻하는 것이어서 충격과 파장이 작지 않을 듯하다. 경찰의 이번 수사는 지난해 1, 2차 시국선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전교조와 전공노 소속 공무원 800여명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이는 다시 말해 지난해 교사와 공무원 4만 5000여명이 참여한 시국선언의 배후에 특정 정당과 당원들의 조직적 활동이 있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공무원들의 정치참여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시국선언뿐 아니라 2008년 미 쇠고기 촛불집회나 야당의 각종 반정부집회 등에도 적지 않은 교사와 공무원이 버젓이 전교조, 전공노 등의 이름으로 참여하는 등 집단행동을 벌였고, 이것이 정치중립 의무 위반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지금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시국선언 참여 공무원에 대한 각 법원의 뒤죽박죽 유·무죄 판결도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한 법규의 허점과 일치된 사회적 기준의 부재에서 기인한다. 그러나 이런 논란과 별개로 공무원의 정당 가입, 당비 납부는 엄연히 실정법 위반이고, 올바른 공직문화 정착을 위해 반드시 발본색원해야 할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번 경찰 수사에 대해 전교조 등이 “별건수사를 동원한 노동운동 탄압”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구차하다. 국민들에게 달을 보지 말고 손가락만 보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사안의 본질은 별건수사 여부가 아니라 공무원들이 정당 가입이라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는가, 그런 공무원이 얼마나 되는가이며, 공무원의 정치중립을 어떻게 담보해 나갈지가 향후 논의의 핵심이 돼야 한다. 대검이 밝힌 대로 이번 사건은 위중하게 다룰 사안이다.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의 혼탁을 예방하는 차원에서라도 공직사회의 정치오염 실태를 제대로 가려내고, 바로잡아야 한다. 정치권은 정치탄압 운운하는 상투적 반발을 삼가기 바란다.
  • [테이크아웃 TV] 정선희의 ‘승차’ vs 이혁재의 ‘하차’

    [테이크아웃 TV] 정선희의 ‘승차’ vs 이혁재의 ‘하차’

    2008년 6월, 케이블 채널 MBC에브리원의 ‘이경규의 복불복 쇼’ 촬영 현장. MC 이경규의 진행 아래 게스트로 출연한 이혁재와 정선희는 서로 ‘물폭탄’을 맞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개그맨 선후배 사이로 친한 관계인 이 둘은 당시 시청자들에게 우애있는 모습과 익살스런 이미지를 심어주며 돈독한 ‘개그맨 오누이’의 관계임을 보여줬다. 그로부터 1년반 남짓한 2009년 1월, 이혁재와 정선희의 ‘오누이 관계’는 변함없지만 현재 둘은 서로 다른 길을 내딛고 있다. 이혁재보다 한 살 더 많고 데뷔 역시 7년이나 빠른 ‘누이’ 정선희가 케이블 방송 SBS E!TV를 통해 브라운관 복귀를 서두르는 반면, ‘동생’ 이혁재는 최근 ‘룸살롱 폭행사건’에 연루돼 잘 진행하던 라디오에서 하차 통보를 받았다. 이어 TV 프로그램의 경우 자신이 출연한 분량이 삭제되는 수모를 겪으며 ‘하차’ 과정 중에 있다. 이혁재와 정선희. 개그 스타일만 놓고 볼 때, 둘은 철저히 ‘입심’에 의존하는 개그맨들이다. 순간순간 번뜩이는 애드리브로 예능 프로그램을 능수능란하게 진행하는 게 두 사람이 가진 최대의 장점. 거기에 시원시원한 웃음소리와 좌중을 주도하는 진행 솜씨도 두 사람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혁재는 ‘스펀지’나 ‘위기탈출 넘버 원’에서 지적이면서도 맛깔스런 진행을 선보였고, 정선희 역시 라디오 ‘정오의 희망곡’이나 TV ‘불만제로’ 등에서 ‘말빨’ 하나로 수년 간 MC 자리를 꿰찼다. 물론 ‘몸’보다는 ‘말’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이다 보니 둘은 똑같이 ‘구설수’에 오른 적도 있었다. 먼저 정선희는 지난 2008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에서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와 관련한 발언 때문에 구설수에 올랐다. 당시 정선희는 MBC FM4U ‘정오의 희망곡’에서 촛불집회를 하는 지역에서 맨홀 뚜껑 등을 훔쳐가는 사건이 발생한다는 내용을 소개하며 “아무리 광우병 뭐다 해서 애국심을 불태우면서 이렇게 맨홀 뚜껑 퍼가고, 이게 사실 굉장히 큰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되는 범죄거든요. 그러니까 큰일 있으면 흥분하고 같이 막 하는 분들 중에 이런 분이 없으리라고 누가 압니까?”라고 발언했다가 큰 홍역을 치렀다. 당시의 여파로 한 홈쇼핑 채널로부터는 본인이 론칭한 화장품 브랜드의 하루 방송 분량을 보류당하기도 했다. 이혁재 역시 같은해인 2008년, 방송중 선배 박명수를 향해 “유재석이 없는 박명수는 쓰레기”라는 인신공격형 개그를 펼쳤다 여론의 화살을 맞았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9월에도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의 초대손님이었던 신인그룹 ‘비스트’에게 “너네 그러다 ‘배틀’된다. 걔네 요즘 활동 안하지 않냐?”는 막말을 던져 물의를 일으켰고, 급기야 공개사과까지 해야 했다. 다시 시계의 추를 현재로 되돌려보자. 정선희는 이제 1년 반 동안 품어왔던 마음의 ’상처’를 뒤로 하고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아 가기 위해 신발끈을 새로 묶고 있다. 반면 이혁재는 순간의 실수에 대한 팬들의 비난을 겸허히 수용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개그 오누이’ 정선희와 이혁재. 현재 이 둘 중 한 사람은 배우자를 떠나보냈고, 또 한 사람은 평생의 반려자에게 줘서는 안될 마음의 빚을 준 상태다. 하지만 인생지사 새옹지마가 아닌가. ‘누나’ 정선희가 어둡고 깊은 터널을 벗어나 밝은 세상으로 이제 막 나온 것처럼 ‘동생’ 이혁재도 인고의 시간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본 후, 스스로도 부끄럽지 않고 당당하게 연예계 복귀를 시도했으면 한다. 사진=SBS E!TV, MBC, MBC에브리원 서울신문NTN 김진욱 기자 action@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드라마 속 ‘여장부형’ 캐릭터, ‘여기자’

    드라마 속 ‘여장부형’ 캐릭터, ‘여기자’

    ‘청순가련형’에서 ‘캔디형’ 으로 다시 ‘여장부형’ 으로. 드라마 속 여주인공 캐릭터가 변하고 있다. 경제불황의 여파로 올해도 어김없이 ‘캔디형’ 여주인공들이 브라운관을 점령했다. 하지만 그 가운데 ‘여장부형’ 캐릭터로 종종 등장해 왔던 것이 여기자다. 드라마 속 ‘여기자’ 들은 어떤 모습일까.지난 2008년 방영된 MBC ‘스포트라이트’ 에서 손예진은 극중 사회부 2진 기자로 분해 저돌적인 여기자로 분해 관심을 모았다. 극중 우영은 “따뜻한 기사를 다루고 싶다.” 는 소신으로 거대권력에 맞서 싸우며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인물.이를 위해 손예진은 화장기 없는 얼굴에 기름진 머리, 단벌 의상으로 사건현장을 누비느라 바쁜 사회부 기자를 최대한 표현했다. 실제로 사흘 밤을 새우며 머리도 못 감는 등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하지만 재벌기업의 비리와 촛불집회 등 민감한 사안들을 용기있게 건드렸음에도 불구하고 SBS ‘일지매’ 에 밀려 한 자릿수 시청률로 종영하는 비운을 겪어야만 했다.지난 해 방영된 SBS ‘스타일’ 속의 여기자는 저돌적인 성격에 패셔너블을 더했다. 이지아가 잡지사 1년차 에디터 이서정 역을 맡았다. 서정은 어리바리하지만 자존심은 세서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스타일. 이 때문에 실수도 많고 눈물도 많이 흘리지만 특유의 긍정적인 성격으로 결국 베테랑 에디터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된다.이같은 캐릭터를 살리기 위해 이지아는 수시로 넘어지고 엉덩방아를 찧고 또 수영장에 빠지는 등 몸을 사리지 않으며 고군분투했다. 또 활동적인 서정의 캐릭터에 맞춰 심플하면서도 중성적인 캐주얼 룩을 선보이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가 개성이 없다는 혹평을 받기도. 시청률은 20% 초반을 보이며 나름 선전했다.지난해 말부터 올 1월 중순까지 방영된 ‘용자’ 드라마 MBC ‘히어로’ 속 여기자는 도도하고 냉철하다. 용덕일보의 여기자 나가연 역을 맡은 정수영은 촌철살인격의 멘트를 날려 상대방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다. 또 변장술과 잠입취재, 다양한 취재원들과 쌓은 두터운 인맥으로 취재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초미니 스커트, 망사 스타킹 등 독특한 스타일로 화제가 되기도.하지만 부조리한 사회 현실에 일침을 가해 ‘정의와 진실이 승리한다’ 는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히어로’ 는 KBS ‘아이리스’ 와 ‘추노’ 와 맞붙는 대진운으로 결국 한 자릿수 시청률을 보이며 막을 내렸다.이 달 중순부터 방영되고 있는 MBC ‘아직도 결혼하고 싶은 여자’ 속 여기자는 일욕심이 많은 돌쇠형 성실타입이다. 박진희가 극중 방송기자 이신영 역을 맡았다. 신영은 워싱턴에 기자 연수를 다녀오고 또 자랑스런 선배로 모교 강단에 서기도 하지만 명퇴압박 1순위에 오르고 애인에게 차이는 등 위기를 겪는 인물.이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기존의 명랑하고 씩씩한 기자 캐릭터는 여전히 유효하다. 나이도 기존 드라마 속 기자에 비해 올라갔지만 이를 무색케 만들만큼 당당하고 활동적이다. 또 앞으로 띠동갑 연하남과의 사랑 이야기도 선보일 것으로 보여 일과 사랑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그 여부에도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사진 = MBC, 서울신문NTN DB서울신문NTN 백영미 기자 positive@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촛불집회 시민단체 보조금 중지 정당”

    촛불집회 참여를 이유로 보조금 지급을 거절한 것은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 김홍도)는 사단법인 한국여성노동자회가 행정안전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조금지급중지결정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재판부는 “행안부가 비영리 민간단체를 선정해 지원하는 것은 재량행위이므로 공익상 필요가 있으면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며 “불법폭력 집회·시위 참여가 형사범죄이고 이들 집회 등에 참여한 단체에 세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국민의 법감정에 배치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행안부가 불법폭력 집회·시위 참여를 보조금 제한 사유로 든 것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여성노동자회는 2008년 5월 광우병국민대책회의에 참여해 촛불집회가 불법폭력 집회·시위로 변질됐음을 알면서도 대책회의의 집회·시위에 관한 행동방안을 적극 지지·선전했고, 6월 경기도 광주 미국산 쇠고기 보관창고 앞 인간띠잇기 대회를 주도해 도로 무단 점거 등 행위를 했다.”며 행안부의 보조금 지원 거부처분이 적법하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용산·칸쿤… 자본·권력에 맞선 거리의 詩

    용산·칸쿤… 자본·권력에 맞선 거리의 詩

    여기 노동자 시인들이 있다. 백무산, 박노해, 박영근, 그리고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이들. 엄혹했던 1980년대는 노동자가 ‘노동의 신성함’ 안에만 머물 수 없도록 했다. 시대는 노동자가 시(詩)를 쓰게 했고, 그 시를 가지고 시대와 맞서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세상은 바뀌었다. 노동자 출신 시인이 있을지언정 노동운동하는 시인은 더 이상 없는 시대가 됐다.  하나의 예외가 있다. 송경동이다. 앞선 선배들과 달리 그는 자본과 권력, 분단과 반민주에 맞서 끈질기게 싸우고 있다. 한순간도 멈춤이 없었다.  꼬박 345일 동안 서울 용산 남일당 건물 앞을 지켜 왔던 그가 최근 시집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창비 펴냄)을 내놓았다. 비록 진상규명, 가해자 처벌까지는 아니지만 국무총리의 사과를 이끌어 냈으니 절반의 승리에 대한 자축이자 남은 절반 승리를 위한 새로운 싸움의 선전포고라고 볼 수 있겠다.  뭇 시선처럼 그는 호전적이거나 천상 ‘빨갱이’는 아니다.  놀이터에 아이 손잡고 놀러 갔다가 근처 식당에서 중늙은이 둘이 쩔쩔매며 장독대 울타리 치는 모습을 보다가 ‘…배운 거라곤/ 손이 하나 필요할 때 손 하나를 보태는 일’(‘겨울, 안양유원지의 오후’)이라며 선뜻 일손 거드는 모습이 송경동의 모습이다. 그 마음이 그를 용산참사 현장으로, 세계무역기구(WTO)를 반대하는 멕시코 칸쿤 집회장으로, 경기 평택 대추리 황새울 들판으로,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농성장, 광화문 촛불집회로 내몰았다.(‘촛불 연대기’)  그가 내뱉는 투박함과 단선 논리, 직설의 시어를 탐탁지 않게 바라보는 문단의 시선이 있음을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시 창작이 아닌 투쟁의 공간만을 좇아다니는 그의 행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잘 듣고 있다. 아무도 살아 펄떡거리는 노동시를 쓰지 않는 세상에서 혼자 남아 전선을 지키고, 시를 부르짖고 있으니 외로움이 클 터. 학습하고, 노동하고, 투쟁하던 서울 가리봉 2동 청춘의 시기를 돌아보는 시인은 그 곳과 구로공단을 이어줬던, 지금은 흉물스럽게 남아 있는 고가를 바라보며 “불우하고 불온했던 삶의 고가에서 잊혀질까 두렵다.”고 토로한다.  한데 다행스러움인지 공교로움인지. 비슷한 시기 시집을 낸 시인 김수열은 시편을 통해 후배 시인 송경동을 가리키며 ‘내 마음의 지도부’라고 칭했다. ‘시를 버릴 줄도 아는’ 진정한 시인이기 때문이란다. 외롭기는커녕 든든하겠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책꽂이]

    ●밥상혁명(강양구, 강이현 지음·살림터 펴냄) 자동차·냉장고·TV의 수출을 위해 희생시켜도 괜찮다고들-혹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농촌과 농촌의 생산물들이다. 그러나 우리와 달리 세계 각 나라는 식량 안보를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식량안보’를 넘어 ‘로컬 푸드’(지역의 먹을거리)와 ‘식량주권’ 없이 만들어낼 수 있는 미래는 없음을 강조한다. 2003년 멕시코 칸쿤에서 식량주권을 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농민 이경해씨와의 가상 인터뷰, 세계 여러 나라의 농민-소비자 직거래 사례 등을 소개하고 있다. 1만 3800원. ●쫄지마, 형사절차!(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지음·사람생각 펴냄) 법은 어렵고 복잡하다. 하지만 늘 우리 곁을 따라다닌다. 마치 경찰이 5분 이내로 우리 곁으로 달려오겠다고 약속하는 만큼 법의 필요성도 5분 이내의 거리에 있어야 한다. 지난해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때 경찰이 시민들을 닥치는 대로 연행하고, 검찰이 기소하느라 바빴던 만큼 민변 변호사들도 덩달아 바빴다. 하지만 중과부적. 열 경찰, 한 변호사가 못 막는다. 결국 법이 보장하는 권리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 민변 변호사 9명이 수사와 재판 과정의 위법에 맞설 수 있는 비기(秘技)를 꼼꼼히 전수하고 있다. 1만원. ●바람난 삼신할매(박흥주 지음·인디북 펴냄) 탯줄의 다른 말은 ‘삼’이다. 오랜 시간 우리네 신화와 생활 속에서 탄생을 관장한 이를 삼신할매라고 부르는 이유다. 저자는 한민족의 역사는 삼신할매에서 시원(始原)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삼신할매로 상징되는 민족신앙이 우리 삶 곳곳에 여전히 남아있는 생생한 사례를 소개하며 이를 제대로 복원해서 정당한 대접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1만 8000원. ●한국 PR기업의 역사와 성공사례(김병희, 이종희 등 지음·나남 펴냄) 흔히 ‘홍보’를 일컫는 말이 PR(Public Relations)이다. 20~30년의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최근 기업 운영의 중요한 영역을 담당하며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기업뿐 아니라 정부 정책, 사회공헌 활동, 국제 외교까지 영역을 무한대로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PR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으며 모범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2만원. ●본능의 경제학(비키 쿤켈 지음·박혜원 옮김·사이 펴냄) 막장이라고 투덜거리면서도 왜 드라마 앞에 앉게 되는지, 왜 데미 무어와 달리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삭발은 아름답다는 애기를 듣지 못했는지, 왜 대통령 선거 토론보다 ‘슈퍼스타 K’와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더 시청률이 높은지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우리의 본능과 심리에서 그 해답을 제시한다. 원제는 ‘Instant appeal(즉각적 호소)’이고 부제는 ‘초대박을 터뜨리는 여덟가지 요소’다. 1만 3900원.
  • 어른사회에 던지는 10대들의 비판

    청소년들은 자신들을 다룬 청소년 소설에서조차 종종 어른의 시각으로 재단돼 왔다. 지난해 촛불집회를 계기로 청소년 집단 역시 정치·사회 담론의 주요 주체임이 확인됐지만, 청소년 소설의 소재는 학교·가족을 위시한 교육·성장 문제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전업작가 김종광(38)의 청소년 소설 ‘착한 대화’(문학과지성사 펴냄)는 이런 청소년들에게 정치적 주체의 자리를 돌려주는 새로운 시도다. 소설은 형식부터 새롭다. 2000년 희곡으로 등단한 이력을 자랑하듯 작가는 수록된 열네 편의 작품 전부를 대화로만 구성했다. 지문도 없이 이어지는 두 고등학생의 대화 속에는 민주주의, 민족과 국가, 빈부격차, 자살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이 등장한다. ●대화체로 구성된 열네편의 작품 제목은 ‘착한 대화’이지만 작품 속 대화들은 결코 기성세대가 바라는 ‘착한 학생’들의 대화가 아니다. 골계·해학·능청이 버무러진 두 ‘고삐리’의 수다는 현실적이고 청소년스럽지만, 또 한편 기성세대에 대한 풍자의 성격이 짙다. 학생회장과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또 다른 학생대표의 대화인 ‘타율과 자율 사이’는 고등학교로 배경을 옮겨 놓은 대의민주주의 정당성 논쟁이라 볼 수 있다. ‘다중’의 요구를 대표하지 않는 친학교 성향의 학생회장에게 또 다른 학생대표는 학생들의 서명을 들고 와 ‘용단’을 요구한다. 학생들의 요구 사항은 두발자유, 휴대전화 사용 자율화, 교사의 폭언·구타·얼차려 금지 등 자연스러운 것들. 하지만 그 자연스런 요구 속에는 ‘미국 좋다는 건 다 따라 하면서 미국의 자율학교는 들은 척도 안 하는’, 또 ‘학원·과외·교복 등 자신들은 겪지도 않은 강압적인 교육환경을 청소년들에게 요구하는’ 기성세대의 자가당착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이 있다. ●강압적 교육환경서 정권비판 엿보여 이러한 어른들을 향한 비판은 자연스럽게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옮아 간다. 교육현실에서 시작된 이 대화에는 ‘강부자·고소영’, 촛불집회, 아고라, 88만원 세대 등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키워드들이 오르내린다. 그렇다고 해서 ‘착한 대화’가 그렇고 그런 ‘삐딱한 시각’만을 청소년들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14편의 대화 속 28명의 인물들은 각각 어느 쪽도 쉽게 손을 들어줄 수 없을 만큼 자체적으로 탄탄한 논리를 가지고 있으며, 또 그만큼 둘 사이는 팽팽한 긴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니 결국 이들의 논쟁은 어떤 것도 결론이 나지 않고 평행선을 긋고 만다. 이들의 대화가 모두 정치·사회적 문제에만 치중된 것은 아니다. 연애, 섹스, 자기정체성 등 청소년기의 고민도 주로 주제로 다루고 있지만 이 역시 결론이 나지 않기는 마찬가지. 자살을 시도하려는 여인과 옛 남자친구의 대화는 자살을 말리지도, 동반자살을 설득하지도 못하고 끝나며(‘교통사고인가 해방인가’), 하룻밤만 같이 자자는 남학생과 절대 안 된다는 여학생의 줄다리기(‘할 수 있을까 없을까’)도 끝내 어느 쪽으로도 기울지 않는다. ●진정으로 ‘착한 것’에 대한 사유 촉발 이러한 결론을 내지 못하는 치열한 논쟁은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뼈아픈 현실인식이기도 하지만, 청소년들이 스스로 생각하는 장을 만들겠다는 글쓴이의 창작 의도와도 맞닿는다. 이미 두 권의 청소년 소설을 낸 김종광은 계몽을 위한 ‘꼰대의 잔소리’가 아니라 “‘진정으로 착한 것’에 대한 청소년들의 다양한 사유를 촉발하는 안내서가 됐으면 한다.”고 작가의 말에서 밝혔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법원 “촛불집회 참가단체 보조금 취소 부당”

    광우병 촛불시위 불참 확인서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부보조금 지급을 끊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부장 성지용)는 10일 사단법인 한국 여성의 전화가 여성부장관을 상대로 낸 보조금지급거부 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가 불법시위를 주최하거나 참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이에 대한 확인서 제출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조금 지급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면서 “보조금 지급 때는 교부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지만, 이와 무관한 단체의 성격이나 활동을 문제 삼아 확인서 제출 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충남 현안사업 차질 불가피

    이완구 충남지사의 사퇴로 도의 행정공백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 지사의 사퇴철회를 요구하는 집회가 계속 이어지는 가운데 세종시 수정 반대운동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터넷 팬카페 ‘이완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완사모)’은 7일 오후 4시 충남도청 앞 광장에서 도지사 사퇴반대 및 세종시 원안사수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는 오는 11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집회에는 행정도시사수 연기군대책위원회 등 연기·공주 주민들도 동참한다. 또 아직 매듭 짓지 못한 ‘국방대 이전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논산지역 주민들도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도지사 사퇴로 지역현안 사업마저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충남도 관계자는 “도정의 구심점이 사라지면서 직원들이 힘이 빠져 있고 중앙정부에 대응하는 데 한계를 느끼고 있다.”면서 “굵직한 현안사업이나 내년도 국비 확보에 적잖은 차질이 있을 것으로 보여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충남에는 2012년 말 홍성·예산으로 옮기는 도청이전사업과 내년에 열릴 대백제전 등 굵직한 현안사업이 널려 있다. 충남도는 정무부지사가 지난달 26일 사퇴, 공석이어서 이인화 행정부지사 혼자 이끌어 가고 있다. 게다가 충남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도 사퇴 검토에 나서 도정이 어수선한 상태다. 송선규 의원은 “20명의 한나라당 소속 도의원 전원이 사퇴서를 제출해 내가 갖고 있다.”면서 “내년도 예산심의가 이달 말 끝나면 사퇴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밝혔다. 충남도 의원은 모두 38명으로 한나라당이 절반을 넘는다. 금홍섭 행정도시 무산음모저지 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 공동 집행위원장은 “도지사가 사퇴하면서 충남도가 정부에 쉽게 끌려갈 수 있는 틈이 생겼다.”면서 “이 지사의 사퇴가 당장은 정부에 압박수단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구심점이 없어지면서 도정의 행정공백뿐 아니라 행정도시 사수 활동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법원, 야간시위금지 위헌심판 제청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야간 옥외집회 금지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이 난 가운데 법원이 야간시위 금지 조항에 대해서도 위헌법률심판제청을 결정했다. 위헌법률심판제청은 법률의 위헌 여부가 일반법원에서 재판의 전제가 되는 경우 법원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가려 달라고 신청하는 제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17단독 이제식 판사는 “야간 시위를 일률적·일반적·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합리적 사유도 없이 헌법상 보장된 시위의 자유를 상당 부분 박탈하는 것으로 헌법 37조 2항 최소 침해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6월 촛불집회에 참석한 강모씨는 서울 신문로에서 구호를 제창하는 등 시위를 벌인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 5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정식 재판을 청구했고, 야간시위를 일률적으로 금지한 것이 위헌이라며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했다. 현행법상 집회는 불특정 다수가 의견 표현을 위해 일정 장소에 모이는 것을 뜻하고, 시위는 모여서 행진을 하거나 위력 등을 보이는 행위를 뜻한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씨줄날줄] 우리법연구회/노주석 논설위원

    1993년 4월2일 서울 동빙고동 군인아파트에 ‘하나회’ 명단이 적힌 유인물이 뿌려졌다. 대통령을 두 명이나 배출한 육사 출신 정치군인들의 비밀결사체인 하나회 회원명단이 만천하에 까발려졌다. 동기회장 선출을 놓고 하나회와 비(非) 하나회로 나뉜 육사 31기생들의 자중지란 탓이었다. 하나회는 결성 30년 만에 몰락의 계단을 걸었다. 기수별 우수자를 비밀리에 뽑아 내부결속을 강화하고 주요보직을 회원에게 대물림해 세를 과시하는 군내 대표적 사조직 하나회는 가입 자체가 출세길이었다. 최근 개혁성향 판사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를 ‘법조계의 좌파 사조직’이라거나 ‘사법부의 하나회’ 등에 비유해 논란이 일고 있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 등 회원들이 참여정부 요직에 대거 발탁됐고, 회원을 가려 받았으며, 인터넷 사이트와 회원 명단을 비공개하는 등 특혜와 폐쇄적 운영이 두 조직을 비교 대상으로 삼는 이유다. 우리법연구회 소속으로 민노당 당직자의 공소를 기각한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가 논란을 본격화시켰다. 지하 운동권 출신으로 한국노동당 창당에 관여한 전력이 드러나기도 했다. 간만에 고삐를 쥔 여당과 보수진영은 우리법연구회 회원명단의 완전 공개는 물론 자진해체까지 요구하고 있다. 우리 사회를 편 가르는 좌편향 판결은 물론 신영철 대법관 파문에도 이 모임 회원들이 깊숙하게 개입돼 있다는 주장이다. 1989년 창립회원 10명으로 시작한 우리법연구회는 1993년 25명, 1998년 90여명, 2003년 100여명으로 몸집을 불렸다. 지난달 한 보수시민단체가 공개한 회원명단을 보면 현직 법관이 129명이고 탈퇴자가 53명으로 돼 있다. 전체 법관의 10%에 육박한다. 제2, 3차 사법 파동을 촉발시켰으며 평판사회의 설립을 주도했다. 지난해 촛불집회 관련 배당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사법부의 자성과 개혁을 주도한 공이 큰 것도 사실이다. 우리법연구회가 어제 정기총회를 열고 “바깥의 불필요한 오해를 벗겠다.”며 명단 공개 추진 방침을 밝혔다. 회원명단을 보안에 부치는 것은 비밀결사체나 할 일이다. 떳떳하게 알리고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게 정답이다. 노주석 논설위원 joo@seoul.co.kr
  • [열린세상] 세종시, 수도 분할은 안 된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 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세종시, 수도 분할은 안 된다 /성낙인 서울대 교수·헌법학 한국법학교수회장

    취 임 첫해 촛불집회로 흔들리던 이명박 정부가 심기일전하여 지난 1년간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다. 10년만의 정권교체라 어느 정도 불안정은 예상되었다. 그런데 최근 잠복해 있던 국정 어젠다들이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사교육해소, 4대강 살리기, 세종시 어느 하나 정상 궤도를 달리지 못한다. 사교육 해소를 명분으로 지난 정권 때 난데없이 서울대 폐지론까지 거론된 바 있다. 정권이 바뀌자 중구난방으로 새 교육정책이 쏟아진다. 외고가 논란의 중심이다. 같은 특목고인 과학고에 비하면 외고는 엉뚱하게 명문대 진학을 위한 징검다리로 전락한다. 설립취지에 어긋난 외고는 본래의 모습을 되찾아야 한다. 하지만 획일적 평등의 잣대로 교육문제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 고교평준화의 큰 틀은 지키되 학업의 수월성을 제고하는 보완책이 필요하다. 대선공약인 한반도 대운하 건설은 4대강 살리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환경단체들은 여전히 반대한다.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을 살리자는 데 이의가 없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 5000년의 젖줄을 몽땅 되돌리려 해서는 안 된다. 세종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2004년 헌재는 ‘신행정수도의 건설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수도가 서울이라는 관습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을 내렸다. 이에 ‘신행정수도 후속대책을 위한 연기· 공주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소위 세종시로 명명되어 한창 건설 중이다. 그런데 이를 둘러 싼 최근의 논란은 나라말을 창제한 세종대왕을 보기에 민망스럽다. 수도의 분할이 국가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는지의 논의는 실종되고 약속 지키기 싸움과 밀어붙이기에만 골몰한다. 과천청사는 그렇다 치고, 외청을 대전으로 옮겼는데 정작 힘이 센 경찰청· 검찰청· 국세청은 서울에 남아 있다. 세종시도 마찬가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와 국회라는 국민적 정당성을 대변하는 권력의 심장부가 서울에 남아 있는 한, 세종시는 또 다른 빈 수레 정부청사가 될 뿐이다. 정 책당국이 확실한 대안제시도 없는 상태에서 여야 간· 지역 간 충돌만 계속된다. 이제 무엇이 미래한국의 청사진인지를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 지금은 혁명의 시대가 아니라 정상국가의 모습을 일궈나가야 한다. 세종시 문제는 수도분할이 갖는 문제점과 통일한국의 수도라는 두 개의 명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지난 정권 때 합의한 약속과 신뢰의 정치도 중요하지만 미래세대를 위해 바람직한 세종시의 좌표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어차피 세종시는 행정수도이전 불발에 따른 사생아가 아닌가. 행정수도를 통째로 옮기든지 아니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지정학적으로 세종시는 남한의 중심부는 될 수 있어도 통일한국의 한반도를 상정한다면 남쪽에 너무 치우쳐 있어 수도로 적합하지 않다. 수도분할은 세계적으로 그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유일한 예외가 독일이다. 동서독 통일에 따라 구 서독의 수도인 본과 원래 수도인 베를린으로 양분되어 있지만, 베를린으로 통합될 것 같다. 우리도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통일이 되면 서울과 평양이 동시에 수도가 될 것이다. 그런데 세종시까지 합치면 수도가 도대체 몇 개로 분할될지 모른다. 이래 가지고는 정치제도의 정상적인 작동이 불가능하다. 정부여당과 야당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해 대도(大道)를 걸어야 한다. 정부는 더 이상 세종시 문제를 적당히 타협하여 또 다른 행정수도의 일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야당도 수도분할의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한다. 세종시는 수도분할의 대상이 아니라 새로운 패러다임에 입각한 자족도시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 앞으로 헌법개정을 할 때에는 더 이상 국가정체성에 관한 사항이 정략적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국어, 국가, 국기와 더불어 수도도 서울임을 분명히 규정해야 한다. 수도문제를 지역균형개발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행복도시는 그대로 실천하더라도 행정수도는 서울만으로 족하다. 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 민주 등 野 5당 신영철 대법관 탄핵안 발의

    자유선진당을 뺀 민주당 등 야 5당은 촛불시위 관련 재판에 개입했다는 논란을 빚은 신영철 대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6일 국회에 냈다. 이들은 탄핵소추안에서 “신 대법관은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원장으로서 촛불집회 관련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몰아주기식으로 배당했고 담당 판사들에게 이메일 등을 보내 노골적으로 개입했다.”면서 “이는 헌법이 보장한 법관의 독립성과 재판권을 명백히 침해한 것”이라고 밝혔다. 현직 대법관의 탄핵소추안이 국회에 발의된 것은 정부 수립 후 처음이다. 야당은 오는 9일 본회의에서 탄핵소추안 처리를 시도할 예정이지만 국회 의석의 과반을 차지한 한나라당이 탄핵소추에 부정적이어서 의결 가능성은 낮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야간 옥외집회 첫 무죄 판결

    헌법재판소가 야간옥외집회 금지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이후 이 조항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촛불집회 참가자에게 처음으로 무죄가 선고됐다. 이번 판결은 국회가 법을 개정해야 하는 2010년 6월까지 현행 조항이 잠정 적용돼 재판부의 유죄 판단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전국에서 진행 중인 900여명의 ‘촛불 재판’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제식 판사는 28일 야간 촛불집회에 참가, 도로를 점검해 기소된 권모(42)씨의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적용된 일반교통방해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만원을 선고했다. 권씨는 지난해 8월5일 오후 7시36분부터 8시20분까지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 등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하고 도로를 점거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이번 헌법불합치 결정은 위헌 결정의 일종이라는 것이 법원 및 학계의 일반적 견해로 현행 조항을 잠정 적용하게 했다고 해서 헌재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위헌결정에서 합헌결정으로 바꾸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 조항은 헌재 결정일로부터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이 발생해 위헌·무효임이 확인됐다고 봐야 하므로 옥외집회에 대한 부분은 처벌할 법규가 없어 죄가 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지금으로서는 어떤 시간대에 개최된 옥외집회가 피고인을 처벌할 수 있는 합헌집회인지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이상 죄형법정주의 및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재판해야 한다는 형사법상의 대원칙 등에 따라 범죄 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법원의 판결은 헌재의 결정에 정면으로 배치될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 오류”라면서 항소할 뜻을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린세상] 미국산 쇠고기 감상/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열린세상] 미국산 쇠고기 감상/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청사 구내식당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 며칠 전 광화문 정부중앙청사에서 신임 국무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 말미에 불쑥 던진 말이란다. 그 뒤 벌어진 국정감사에서는 그 실마리가 쏟아졌다. 그간 미국산 쇠고기 창자 등이 해동검사나 조직검사 없이 육안으로만 검역되었다. 미국산 쇠고기는 선택권도, 힘도 없는 전경이나 의경에게 돌아갔다. 이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미국산 쇠고기가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떨치는 국가대표선수들의 태릉선수촌에서 대량 소비되었다는 사실이다. 현재 연구원으로 미국에 거주하는 필자도 주말에 시장을 볼 때마다 맛있게 포장된 쇠고기를 보고 군침만 흘리다 돌아서곤 한다. 가난한 유학생 시절에는 주머니 사정 때문에 그랬는데 지금은 아는 게 병이라고 예전처럼 마음껏 못 사먹는 것이다. 한국에 수입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30개월 또는 그 이상에 뼈까지 포함될 수 있지만 미국에 유통되는 쇠고기는 거의 모두 20개월 미만이라 안심할 수 있는 것이라고 최면을 걸어도 마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달 초 끔찍한 기사를 본 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졌다.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현재 22세로 젊고 건강한 미국 여성 하나가 햄버거를 먹은 뒤 바로 설사와 발작을 일으켰다. 곧이어 그녀는 9주 동안이나 혼수상태에 빠졌다. 그녀의 어머니가 다진 고기를 사서 집에서 손수 구워 만든 햄버거 고기는 이콜라이균에 오염된 것이고 그녀는 신경계통 손상으로 인한 하반신 마비로 더 이상 걷지 못한다. 그 기사를 읽기 바로 며칠 전 맛나게 하나 사먹었던 M사의 햄버거 때문에 아연 내 하반신도 쭈뼛해졌다. 햄버거의 다진 고기에는 질 좋은 쇠고기만 쓰이는 게 아니라는 의심을 받는다. 내장이나 다른 부위도 종종 들어가고 뼈도 때때로 포함되기도 한다. 간혹 쇠고기 아닌 다른 종류의 고기도 포함되고 미국 외 다른 나라의 고기도 섞인단다. 그래서 갈아서 다진 고기가 아닌가. 미국에서 쇠고기와 관련하여 올 10월에만 해도 최소한 3건의 리콜조치가 이루어졌단다. 비단 다진 고기가 아닌 다른 종류 또는 다른 부위의 쇠고기도 대상이다. 이콜라이균의 오염 가능성이나 특정위험부위 또는 특정위험물질의 미제거 등이 리콜의 배경이다. 한데 10월에 리콜조치가 이루어진 미국의 한 쇠고기회사는 한국으로 쇠고기를 수출하는 작업장이기도 하다. 이래저래 미국산 쇠고기는 국내외 소비자의 불안감을 키운다. 한국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은 2008년 10월까지 증가했다가 그 즈음 불어 닥친 세계적 경제위기로 인해 한국 경제가 악화되고 환율도 높아지면서 줄기 시작했다. 여기에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신뢰감이 약한 탓도 있을 것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와 관련하여 PD수첩과 여배우를 소송한 한 수입업체 사장은 촛불집회로 인해 업계가 무려 4000억원 이 넘는 어마어마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미국의 축산업계도 한국에서 목표로 생각했던 것만큼 시장도 못 넓히고 이윤도 못 남긴 게 분명하다. 일본에서는 지난 10일 수입금지부위인 등뼈가 조금 섞였다고 미국의 해당 공장에 20개월 미만으로 한정된 쇠고기마저 수입을 전면 금지시켰다. 하토야마 정부는 미국의 요구대로 쇠고기 수입조건을 완화할 재협상 계획이 전혀 없다고 못을 박았다. 타이완에서도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조건만큼 완화시켰다는 협상소식은 없다. 이른바 촛불시위가 한창일 때 일본이나 타이완의 미국산 쇠고기 협상을 보면서 추후 대처하겠다는 정부 지도자는 지금 뭐하고 있는가. 국무총리는 구내식당 수준이 아니라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아 나설 때가 아닌가. 소비자가 안심하고 “싸고 질 좋은” 미국산 쇠고기를 즐기고 한· 미 양국 업계의 손해도 줄이며 분열된 국론도 치유할 방도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아동성폭력범 40% 불구속

    지난 5일 시작된 국정감사가 24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3주에 걸친 국정감사 기간 동안 드러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들여다보았다. ●아동성폭력범 솜방망이 처벌 ‘조두순 사건’을 계기로 아동성폭력 예방 및 처벌이 미흡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나라당 홍일표 의원은 2006년부터 검찰이 기소한 13세 미만 성폭력 사범은 모두 1637명으로 그 가운데 40%인 646명은 불구속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장제원 의원은 최근 3년간 강력범죄 170만 2509건 중 36%(61만 5112건)가 술에 취한 사람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조두순이 음주 상태로 범행을 저지른 것과 관련, 법사위 소속 의원들은 양형이 너무 낮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심화되는 기본권 침해·불평등 올해는 전기통신 감청과 우편물 검열이 급증하는 등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민주당 최규식 의원은 경찰이 촛불집회 참가자 가족의 집회 참석여부를 기록한 ‘공안사범 리스트’를 공개해 ‘연좌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같은 당 박영선·이춘석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과 관련, 전화 통화나 이메일 사용내역 등을 알 수 있는 통신사실 확인자료가 2006년 110건에서 2008년 137건, 올 7월 현재 107건이라고 파악했다. 여성·장애인 등 소수자 차별 문제와 빈부 양극화 현상도 점점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친박연대 정영희 의원은 40개 국·공립대학의 여교수 평균 비율은 11.6%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자유선진당 권선택 의원은 지난해 국내 30대 기업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 2%를 준수한 곳은 5곳에 불과했고 삼성과 SK, LG, GS 등 대기업은 1%에도 미치지 못 했다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은 자산 양극화가 소득 양극화의 2배 수준이었고 자산보유 기준의 하위 30% 가계는 거의 자산을 보유하지 못 했다고 주장했다. ●공직자·공기업 임직원 기강 해이 공직자 및 공기업 임직원들의 방만한 태도나 비리는 이번 국감의 핵심이슈였다. 한나라당 김태원 의원은 한국도로공사가 지난해까지 9년 동안 초과근무 확인 없이 모든 직원들에게 매달 15시간의 초과근무수당 150여억원을 지급했다고 폭로했다. 자유선진당 이명수 의원은 공무원연금공단이 지난해 주식투자로 3500여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1조 4000여억원의 적자를 봤다고 비판했다. 김민희 박성국기자 haru@seoul.co.kr
  • [기로에 선 세종시] 연기군 양화리 등 현지민심 르포

    “부안 임씨 600년 터전이 송두리째 뽑히게 생겼슈.” 황금 벌판 곳곳에서 콤바인으로 벼베기가 한창인 18일 충남 연기군 남면 양화리에서 만난 주민 임재무(67)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양화리는 고려말 충신 임난수(1342~1407) 장군이 둥지를 틀면서 부안 임씨 본거지가 됐다. 세종시 조성 공사가 착수되기 전까지 2000명이 넘게 살았던 집성촌이었다. 임씨는 “세종시 건설이라는 국책사업에 협조한다는 생각으로 문중 사람들이 땅을 내놓았다.”며 “이제 세종시가 무산되면 (국책사업에 협조했다는) 자부심도 사라지고, 조상 볼 면목도 없어지게 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씨는 그러면서 고향에 되돌아갈 수도 없는 처지라고 했다. 그는 “내 땅은 평당(3.3㎡) 20만~60만원에 팔았는데 (정부가 조성한) 택지 값은 150만원 가까이 된다.”며 “땅값이 턱없이 비싸 문중원들은 다시 모여살 수 없고, 전국 곳곳으로 뿔뿔이 흩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관했다. 그는 “세종시 백지화 얘기까지 나오고 있는데 어떻게 (땅을) 사느냐.”고 덧붙였다. 임씨는 “올해 토지공사로부터 마지기(200평)당 6만원씩 주고 논을 빌려 농사 짓고 있는데 내년에는 임대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복잡하고 불안한 속내를 감추지 못했다. 세종시 예정지인 금남면 대평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던 인근 용포5리 이장 임헌찬(55)씨는 “원통하다. 미칠 것 같다.”고 원색적으로 정부를 비난했다. 그는 “5억원의 보상금을 받아 빚 갚고, (식당이 철거돼) 1년간 놀다 보니 2억원 남았다. 이 걸로 뭘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임씨가 사는 아파트에는 예정지에서 이사 온 60대 이상 노인 100여명이 살고 있다. 이들에겐 아무런 일거리가 없다. 경로당 등에서는 세종시 얘기가 빠지지 않는다. 임씨는 “고향에 살 때는 이런 일을 상상이나 했겠느냐. 요즘이 한창 농사일로 바쁠 땐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행정도시 무산음모저지 충청권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국감이 진행되는 충남도청 앞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인다. 행정도시사수 연기군대책위원회는 27일 조치원역 광장에서 ‘세종시 원안 추진을 위한 1만 연기군민 총궐기대회’를 개최한다. 이들은 지난 14일부터 이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무기한으로 열고 있다. 세종시에서 거리가 떨어진 충남 서해안 등의 주민들은 ‘충청도를 너무 괄시한다.’고 세종시 흔들기에 반대하면서도 적극적인 관심은 보이지 않고 있다. 세종시 영향이 미미한 까닭이다. 세종시는 전체 사업비 22조 5000억원 가운데 5조 4170억원이 투입돼 현재 24%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집과 농토가 있던 터는 황톳빛 허허벌판으로 변했다. 총리실만 골조공사가 진행 중이고, 다른 9부2처2청의 정부청사 공사 발주는 연달아 미뤄지고 있다. 민간부문은 시범생활권 아파트 부지를 분양받은 12개 업체 중 2곳이 계약해지하는 등 사실상 올스톱됐다. 이장 임씨는 “전임 정부 사업을 현 정부가 깔아뭉개면 다음 정부가 현 정부 사업을 또 무산시킬 것인데,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사설] 세종시 설득력있는 정부 대안 내놓길

    세종시를 놓고 정치권 논란이 심각하다. 충남 연기군에서 대규모 군민집회와 촛불집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가철시·등교거부 등 극한 투쟁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이런데도 정부·여당은 여론의 추이만 살피고 있다. 청와대와 내각, 그리고 한나라당은 이 문제에 당당히 대처해야 한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세종시를 수정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다. 정부·여당이 설득력 있는 대안을 내놓고 충청도민의 이해를 구할 여지는 충분하다. 세종시 대안 마련은 정운찬 국무총리가 시동을 걸었다. 곧 국무총리실에 자문회의도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이제 총리실이 중심이 되어 세종시 대안을 만드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권 내부의 의견 조율이다. 청와대가 수수방관하는 듯한 모양새를 취해서는 안 된다. 국가적인 사업인 만큼 청와대 역시 책임의식을 갖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 한나라당 고위당직자들은 충청권 표를 의식해 오락가락하는 언급을 하고 있는데 그 또한 자제해야 한다. 속내를 솔직히 털어놓고 정면돌파하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한나라당은 야당의 반발을 의식, 장관고시 변경으로 세종시에 이전하는 부처 숫자를 줄이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치적으로 미봉하면 다시 후유증이 남는다. 세종시를 교육·산업도시로 만들기로 했으면 부처 이전은 안 하는 게 옳다. 부처 이전을 않기로 결정했다면 입법을 통해 추진하는 게 위법 논란을 피하는 길이다. 세종시를 둘러싼 논란이 장기화하면 국가적으로 손해다. 어정쩡한 상황에서 관련 공사들이 지연되면서 예산 낭비도 우려된다. 정부는 가급적 빨리 대안을 내놓겠다면서도 일정은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조속히 세종시 대안을 내놓고 연내에는 여론의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야당을 설득하는 노력도 강화해 정쟁 소지를 줄이는 일도 정부·여당의 책무이다.
  • “한국 언론인 해고는 검열의 한 형태”

    “한국 언론인 해고는 검열의 한 형태”

    “언론인을 해고하거나 국가에 의한 명예훼손 소송은 명백한 검열이다.” 의사표현의 자유 증진 및 보호에 관한 프랑크 라 루(57·과테말라) 유엔특별보고관(이하 특별보고관)은 15일 서울 남대문로의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최근 YTN 기자 해직과 박원순 변호사를 상대로 한 국가정보원의 명예훼손 소송에 대한 비판이다. 유엔특별보고관이 인권단체들의 초청으로 방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 루 특별보고관은 3박4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는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의 언론인 해고사태는 표현의 자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검열의 한 형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은 발달된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국민들이 상호연결돼 있는 나라”라면서 “한국의 상황을 파악하면 인터넷상 정보접근권, 표현의 자유에 관한 논의에 기여할 측면이 많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이 사이버상의 명예훼손을 범죄화하는 경우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촛불집회 때 경찰 폭력, PD수첩 사태와 관련한 언론인 탄압, 미네르바 건 등에 대해 국내 인권단체들이 접수시킨 민원을 검토한 뒤 유엔에 제출하는 연례보고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박원순 변호사에 대한 국가 명예훼손 소송건에 대해서도 “공무원이나 국가의 명예훼손이란 존재할 수 없는 만큼 별도의 성명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라 루 특별보고관은 25년간 인권운동가로 활동했으며 2004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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