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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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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당 반대할 당무위원 15人 지목 / 이강철 ‘2차 살생부’ 파문

    노무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강철 민주당 대구시지부장 내정자가 26일 신당에 반대할 당무위원 ‘15인’을 거명,또다시 ‘살생부(殺生簿)’ 파문을 일으켰다.앞서 이 내정자는 며칠 전에도 ‘신당 배제 5인’으로 정균환·박상천·김옥두·최명헌·유용태 의원을 지목해 논란을 부른 적이 있다. 그는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이 “신당추진안이 당무회의에 상정될 경우 누가 반대할 것으로 예상되는가.”라고 묻자,들고 있던 당무위원 명단을 탁자에 내려놓고 펜으로 이름 옆에 O(찬성),X(반대),△(미정) 기표를 하기 시작했다.‘X’표시를 한 당무위원은 15명으로 김경천·김옥두·김충조·박상천·박종우·유용태·이윤수·이훈평·장성원·정균환·장재식·최명헌·추미애·한화갑·윤철상 의원 등이다. 현재 설득 중이어서 찬·반을 알 수 없는 당무위원은 ‘△’표기를 했는데,강운태·김성순·송영진·조순형·유재규·이협·최재승 의원 등 7명이다.김홍일 의원과 김중권·이종찬·한광옥 전 의원은 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했다.말하자면 전체 84명의당무위원 중 절반을 넘는 58명이 신당에 찬성할 것으로 예측한 셈이다. 이 내정자는 “신당파가 다수이기 때문에 신당안이 당무회의에서 무난히 통과될 것”이라며 “끝내 만장일치 합의가 안되면 표결로 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또 “만일 당이 깨지더라도 이탈할 의원은 20여명에 불과하다.”면서 “비례대표는 출당시키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내정자는 오후 돌연 기자실에 나타나 “추미애·조순형 의원은 결국 신당에 찬성할 것으로 본다.”며 명단 정정을 요구하는 촌극을 벌였다. 김상연기자 carlos@
  • 윤리위 판정 ‘유해게임’ 정통부선 “우수 콘텐츠”

    청소년 유해 게임물을 둘러싸고 정부 부처간 중복 수상 논란을 벌이는 등 웃지못할 촌극을 빚었다. 정보통신부는 온라인게임 ‘A3’를 1·4분기 디지털 콘텐츠 대상으로 지난달 선정했다가 1일 시상식 직전 이를 전격 취소했다.정통부는 시상식 40분전인 오전 9시쯤 ‘A3’제작업체인 액토즈 소프트에 수상 취소를 통보했다. 정통부측은 “‘A3’가 지난달 30일 문화관광부에서 ‘4월의 우수게임’상을 수상했다.”면서 “수상에 따른 중복지원 문제가 제기돼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통부의 산하기관인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최근 이 게임을 ‘청소년 유해매체’로 지정한 사실이 밝혀져 정부 부처의 온라인 게임 시상 및 지원 체계에 문제점을 드러냈다.정보통신윤리위는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서로 싸움을 할 때 화면에 선명한 색깔의 피가 튀고,칼로 사람의 몸을 토막내는 등 잔혹한 장면이 많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유해매체 결정을 내렸다. 일부 게임업체에서는 “정보통신윤리위의 유해판정에도 불구하고 폭력적인 청소년 유해매체를 지원하겠다고 정부 부처가 앞다투어 나선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온라인게임 ‘A3’는 게임제작업체 액토즈 소프트가 지난해 말 선보인 성인용 게임이다.서비스를 시작한지 1개월 만에 동시 접속자 수가 5만명을 넘어서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출시 이전부터 팬클럽 등을 만들었던 열렬 게이머들도 크게 환호했다. 정통부와 문화관광부 관계자는 “유해매체이긴 하지만 성인용 게임이므로 청소년들은 사용할 수 없어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하지만 게임의 연령 등급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이 같은 설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반론이 만만찮다. 박지연기자 anne02@
  • 여의도 산책/ ‘列國시대’ 닮아가는 민주당

    “박 의원 잠깐만,이것까지만 듣고 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신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소집된 민주당내 열린개혁포럼 전체회의가 채 끝나기도 전에 박인상 의원 등 몇몇이 회의실을 나가려고 하자,사회를 보던 모임 간사 장영달 의원은 “아직 안건이 남았다.”며 자리를 뜨지 말 것을 통사정했다.그러나 박 의원 등은 바쁘다는 제스처를 하면서 속속 방을 빠져나갔다. ●신주류·구주류내서도 주도권 다툼 남은 10여명의 의원도 대부분 엉거주춤 서 있거나,한쪽에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회의 시작과 함께 30여명의 의원 앞에서 흐뭇한 표정으로 의사봉을 두드렸던 장 의원은 결국 폼나게 마무리를 못하고 멋적게 자리를 털어야 했다. 지금 민주당은 신당론을 놓고 신주류와 구주류가 각각 단일대오로 대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이면을 들여다보면 신주류 내부에서도 주도권 다툼이 치열하다.하루가 멀다하고 ‘주최자’가 다른 각종 모임이 열린다.차기 대권이나 당권을 노리는 의원들이 서로 ‘주인공’이 되려는 욕심도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동지로 비쳐지는 의원끼리 ‘씹는’ 일도 적지 않다.한 초선 의원은 기자들 앞에서 “A의원은 앞과 뒤가 다르다.우리끼리 있을 때는 제일 강하게 ‘독자신당론’을 주장하면서도,언론에는 다른 계파도 포용해야 한다고 2중플레이를 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절대강자 없어 이합집산 신주류 재선급인 B·C의원은 최근 신당 추진 6인 대표 모임에 동급(同級)의 D의원이 포함되자 정대철 대표를 찾아가 “왜 D의원만 끼워주느냐.”며 항의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절대 강자가 없다보니 모임 이후 밥값을 서로 미루는 촌극도 심심치 않게 연출된다.신주류 20여명이 비장한 표정으로 신당 창당을 결의한 지난달 28일 밤 회의가 끝날 무렵에는 이런 대화도 잡혔다.한 의원이 “오늘 밥값은 누가 내지?”라고 하자,다른 의원은 “E의원이 모이자고 했으니 E의원이 내야지.”라고 받았다.이에 당사자인 E의원은 “내가 어떻게 이걸 다 내나.”라고 반발했다.결국 밥값은 재벌가 출신 F의원이 치렀다. 민주당 관계자는 2일 “지역기반과 자금,공천권을 무기로 절대권력을 휘두르던 ‘3김시대’가 퇴장하면서 힘의 공백이 생기자 너도나도 차기 주인공이 되려는 생각으로 남의 밑에 복종하길 꺼리고 있다.”며 “진짜 권력투쟁은 신당이 출범한 이후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김상연 홍원상기자 carlos@
  • 野 영수회담 재검토 안팎“특검제 신경전 치열 오늘 연기여부 결론

    대북송금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한(15일)을 코 앞에 두고 청와대와 한나라당이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10일 양측은 영수회담을 11일 갖기로 합의했다가 뒤늦게 한나라당이 회담 연기를 검토하고 나서는 촌극을 연출했다.노 대통령에게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주는 결과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한나라당에서 제기된 것이다.한나라당은 11일 최종결론을 낼 예정이나 회담 개최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나라당의 내부 혼선 청와대와 한나라당은 지난 며칠간 영수회담 장소와 의제를 놓고 실랑이를 벌여 왔다.당초엔 청와대가 회담장소로 예정됐었다.청와대측의 희망이었다.그러나 10일 오전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영수회담 최종 조율을 위해 한나라당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회담장소가 한나라당사로 바뀌었다.홀로 청와대를 찾는 데 다소간 부담을 느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대행이 회담 장소를 한나라당으로 할 것을 전격 제의했고,이에 유 수석이 청와대와 협의한 뒤 동의한 것이다. 회담 의제는 국정현안 전반으로 이미 합의가 된 상태였다.북핵문제,경제위기 등과 함께 대북송금 특검법도 포함이 됐다. 그러나 이날 저녁 들어 상황이 달라졌다.한나라당 일각에서 “노 대통령이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영수회담 결렬에서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영수회담에 급제동이 걸린 것이다.“특검법을 공포하고 난 다음인 15일 이후 회담해야 한다.”는 의견이 터져나왔고,결국 긴급 주요당직자 회의를 소집한 끝에 회담 연기 여부를 1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결정키로 했다.박종희 대변인은 “회담을 하루 이틀 연기한 뒤 당내 의견수렴 절차를 밟아 회담 수용 여부를 최종 결정하거나,특검법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고 회담에 응하자는 의견이 많았다.”고 전했다.그러나 박 대행은 “대통령이 오겠다는 것을 어떻게 막느냐.”면서 예정대로 회담을 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신경전 10일 한나라당을 찾은 유인태 수석은 박 대행에게 “수사기간과 범위 등을 조정하자.”며 ‘조건부 특검’을 제안했다.그러나 박 대행은“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야당은 장외로 갈 수밖에 없고,여야는 공멸한다.”고 못을 박았다. 당초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야당 방문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으려는 포석’으로 풀이했다.민주당내 구주류측의 거부권 행사 요청에 최대한 성의를 보이려는 의도로 본 것이다.그러나 오후 들어 정반대의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노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의 명분을 찾으려 한다.”는 분석이 제기된 것이다. 한나라당은 11일 오후 영수회담에 응할지,아니면 연기할지를 오전에 결정한다.그러나 회담 성사 자체가 진통을 겪는 만큼 특검제 절충은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진경호기자 jade@
  • 日 지요다구 ‘금연거리’ 성공/ 담배꽁초가 사라졌다

    |도쿄 황성기특파원|최근 일본인들은 금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를 위한 다양한 실험들이 개인은 물론,행정단위로 시도되기 시작했다.일본에서 처음으로 지난해 10월 구 단위 조례를 제정해 거리 금연을 실시하고 있는 지요다구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여기는 금연구역인데,담배를 피우고 계시군요.”“아,그런가요.” 7일 오후 1시 35분쯤 도쿄 중심가인 JR 유락초역 앞.지요다(千代田)구 직원이 행인들 물결속에 오후 순찰을 시작한 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담배를 물고 역쪽으로 오던 남성(50)을 적발했다.순찰대원은 ‘고발·변명서’라는 종이를 건넨다.멋쩍어하는 남성은 순순히 주소와 단속장소를 자필로 적어 넣는다.과태료 2000엔을 받은 순찰대원은 영수증을 남성에게 주었다. 지요다구는 주민들의 요청을 받아들여 거리금연 조례를 만들었다.중앙관청,주요기업들이 몰려있는 지역이어서 주민은 4만명인데도 유동인구는 100만명을 넘는다. 지요다구의 실험은 일단 성공한 듯 보인다.거리 금연을 측정하기 위한 아키하바라 거리 4곳의 담배꽁초 수거현황을 보면 효과는 분명하다. 조례 실시 직전인 지난해 9월28일 995개였던 담배꽁초가 10월9일 조사 때는 208개로 줄었다.연말인 12월10일에는 12개가 됐다.지금까지 과태료가 부과된 1866건(2월6일 현재)의 대부분이 다른 지역 흡연 주민들이다.그래서 불만도 적지 않다. 이날 오후 순찰대원에 적발된 다른 남성(68)은 단속에는 순순히 응하면서도 “금연지역이 어디인지를 확실하게 해놓고 단속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충고’를 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순찰대원과 흡연자간의 충돌은 한건도 없었다.대부분이 “단속사실을 몰랐다.”거나 알았어도 “금연구역 표시가 불분명하다.”는 불만 정도에 그친다.담배소비 감소를 걱정한 일본담배산업(JT)은 지요다구 거리 한쪽에 트레일러를 개조한 ‘흡연소’를 설치하는 촌극도 벌였다. 거리금연을 담당하고 있는 지요다구 스즈키 히데토 생활환경과장은 “행인과 주민들 조사를 해보면 찬성 70%,반대 30%의 결과가 나온다.”고 말했다.과태료 부과는 너무 심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러지않으면 효과가 적었을 것”이라고 덧붙인다. 거리 금연에는 예산도 쏠쏠히 들어갔다.지난 반년간 지요다구는 1억2000만엔을 썼다.스타를 모델로 쓰는 등 선전비가 꽤 들었다.올해에는 1억엔의 예산으로 순찰직원도 정식으로 채용한다. “JR(일본철도)이 역 구내 금연에 10년,지하철은 3년,비행기는 1년이 걸렸다.우리도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스즈키 과장은 설명했다.지요다구를 본받아 후쿠오카시,시나가와구도 금연 조례를 실시한다.서울의 한 구청도 지난 연말 지요다구를 견학했다. marry01@
  • 연말모임 취소 시민만 ‘골탕’

    대선 기간중 동창회·향우회·종친회 개최를 금지한 현행 선거법 규정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져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한때 엄격한 법 적용을 천명한 관련 당국이 현실적인 문제점을 들어 단속의지를 보이지 않자 미리 모임을 취소했던 일부 시민과 대형 음식점,호텔 연회장측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이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검찰·경찰 등 관련 당국이 서로 눈치를 보며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데다 단속 지침과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9월 선관위는 “선거운동 기간 어떤 모임도 개최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비난 여론이 들끓자 선관위는 곧바로 대선 전 법개정을 전제로 “후보자나 정치인이 참여하지 않는 모임은 괜찮다.”며 꼬리를 내렸다.그러나 선거법은 개정되지 않았고 완화된 단속기준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중앙선관위 관계자조차 “직원 가운데 정확한 법규정과 단속지침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털어놓았다. 당국의 지침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홍익대·한양대·경주고 등 일부 총동문회는 호텔에 예약한행사를 취소했다.이들은 “1년에 한번뿐인 소중한 행사를 망쳤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경기고 동문과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후보의 부산상고 동문은 상대 후보 진영이나 당국에 꼬투리가 잡힐 것을 우려해 총동창회는 물론 연말 ‘기수모임’ 등 소규모 모임도 일절 갖지 못하고있다. 선거법을 무시하고 행사를 치른 ‘배짱 좋은’ 사람들은 “모호한 법은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태연하게 말했다.지난 4일 총동창회를 연 K고 동문은 “모임 내내 대선이 화제였으며,지지후보도 터놓고 얘기했다.”면서 “누구나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해 놓고 모든 동창회를 금지하는 선거법을 누가 지키겠느냐.”고 반문했다. 선거일인 19일 이후에는 대규모 모임의 예약이 줄을 잇고 있어 또 다른 피해자도 나오고 있다.오는 28일 아들 돌잔치를 준비하고 있는 이건목(32·서울 서초동)씨는 “호텔이나 대형 음식점이 대선기간에는 텅 비었다가 19일이후 꽉 차는 바람에 장소를 잡을 수 없다.”며 애를 태웠다. 호텔과 대형음식점도된서리를 맞고 있다.서울 종로구 하림각 관계자는 “최대 대목인 12월 예약률이 예년에 비해 80% 이상 뚝 떨어졌다.”고 하소연했다. 르네상스호텔 관계자는 “일부 연말 행사를 갖는 모임에서는 예약을 개인 명의로 하거나,안내 현수막을 행사 직전 기습적으로 내거는 등 웃지 못할 촌극을 벌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선관위와 검찰·경찰은 5일까지 선거법에 저촉된 동창회·향우회·종친회 행사를 단 1건도 적발하지 못했다. 강충식 이창구 황장석기자 window2@
  • “현대상선 계좌추적 어렵다”

    현대상선의 대북지원 의혹을 둘러싼 정치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감사원·금융감독원·공정거래위원회·검찰 모두 현대상선에 대한 계좌추적이 어렵다는 입장이다.기관들은 각각 현행법의 한계와 피의자 고발 등을 이유로 든다.그러나 어느 기관도 진실규명의지가 부족한 것이 문제다.이에 따라 국회가 국정조사를 결의하거나 지금까지의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결정적 물증이 나오지 않는 한,진실은 미궁에 빠질 공산이 크다. ◆감사원,돈 사용처 못밝힌다-감사원은 14일부터 현대상선에 돈을 빌려준 산업은행에 대한 감사에 들어간다.감사법 27조에 따르면 감사원은 다른 법률에 우선해 금융기관에 자료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돼 있다.즉 감사원이 현대상선 대출금의 자세한 입·출금 정보를 요구할 경우,산은은 이를 거부할 수 없다.지금까지 산은은 금융실명법에 어긋난다는 점을 들어 국회 및 금감원의 관련자료 요구를 거부해 왔다.따라서 감사원 감사를 통해 현대상선이 산은에서 빌린 4000억원을 어떻게 소액수표로 쪼갰으며,실제 중도상환이 있었는 지여부 등은 밝혀낼 수 있다.그러나 정작 의혹의 핵심인 ‘북한 송금’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을 전망이다.감사원 관계자는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감사원 감사는 산은에서 현대상선으로 돈이 넘어간 과정까지만 조사할 수 있다.”면서 “일단 기업으로 넘어간 돈이 어떻게 쓰였는 지는 조사권한 밖”이라고 말했다. ◆금감원도 현대상선 계좌추적 곤란-감사원과 달리 금감원은 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계좌추적권을 모두 갖고 있다.그러나 금감원은 산은에 대한 계좌추적은 감사원이 하는 만큼 중복검사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기업에 대해서는 현행 금융실명거래법상 부외거래(장부에 적지 않은 금융거래)·출자자대출·동일인 한도초과 등 ‘법령위반 행위’가 적발되면 조사할 수 있지만,현대상선은 이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금감원은 말한다. 재정경제부는 당초 현대상선이 사업보고서에 산은의 대출금중 3000억원을 누락한 것은 증권거래법상 공시위반에 해당되는 만큼 법령위반으로 간주,계좌추적을 할 수 있다고 유권해석했다.그러나 법에 열거된 경우가 아니면 계좌조사가 어렵다는 금감원의 반박에 재경부는 유권해석을 철회하는 촌극을 벌이기도 했다.물론 사업보고서의 부채누락은 부외거래로 볼 수 있지만 부외거래 조항은 종금사 등 제2금융권 회사에만 해당된다. ◆공정위·검찰,구체혐의·고발없인 곤란-공정위의 계좌추적권 발동요건도 매우 엄격하게 규정돼 있어 지금까지 드러난 혐의만으로는 현대상선에 대한조사가 불가능하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검찰도 고발이 있어야 현대상선을 조사할 수 있다. 감사원이 산은 감사과정에서 포착한 범죄행위를 고발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산은의 대출과정이 ‘위규행위’를 넘어 ‘범죄행위’가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남은 수단은 국정조사 뿐이다. ◆진실규명 의지가 관건-이렇듯 계좌추적권을 갖고 있는 관계기관들은 한결같이 현행법 등을 핑계대고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진실규명에 대한 ‘소극적인 의지’에 기인한다는 게 금융권의 지배적인 견해다.한 관계자는 “그나마 감사원의 산은 감사결과는 일러야 11월 중순에 나온다.”면서 “12월 대선때까지 의혹공방만 되풀이할 가능성도 높다.”고 꼬집었다. 안미현기자 hyun@
  • 법무해임안표결 대치정국/ 돌파…봉쇄…긴장의 ‘여의도 전선’

    총리인준안 부결,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 표결 대치 등으로 정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여기에 한나라당이 30일 청와대의 총리서리 임명방침과 관련해 ‘대통령 탄핵 검토’ 의사를 밝혀 정국상황은 한층 혼미해졌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의 아들 병역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격화되는 것도 정국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서리 재임명 맞물려 갈등 증폭 “이번에 해임무산되면 또 제출” 한나라당은 30일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안을 관철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잡았다. 아울러 청와대의 총리서리 재임명 움직임에는 ‘대통령 탄핵발의’를 시사하며 제동을 걸었다.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리임명동의안이 부결되자마자 청와대가 또 다른 총리서리 임명을 예고한 것은 한마디로 국회 권능에 대한 도전”이라며 “인사청문회법 제정이후 총리 서리제는 더 이상 관행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음에도,청와대가 스스로 위헌을 강행하겠다면 헌법보장의 차원에서 대통령에 대한 탄핵발의 등강력한 대응방안을 검토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한나라당은 총리서리가 재임명되면 일단 청문회를 통해 검증에 나서겠다는 생각이지만,향후 정국의 진행상황에 따라 위헌논란을 부각시키며 인사청문회 자체를 거부할 여지도 없지 않다.서 대표도 “이미 총리대행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냈으므로 청문회 자체를 수용해서는 안된다는 얘기가 당 일각에서 나오지만,아직 깊은 검토는 없었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법무장관 해임안 처리를 위해 소집요구한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해임안 통과를 위한 작전을 숙의하며 ‘일사불란한 행동통일’을 다짐했다.민주당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을 봉쇄할 때에 대비,부총무단을 중심으로 ‘돌파조’도 편성했다.한나라당은 이번 임시국회 회기중 해임안 처리가 무산되더라도 거듭 해임안을 제출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서 대표는 또한 병풍수사와 관련,“검찰이 유력한 대선후보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매일 흘리는 것은 12월 대선에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문제”라며 “검찰은 수사계획과 청사진을 제시하고 최소한 추석전까지는 수사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이날 의총은 김대업씨에 대한 정권차원의 비호의혹을 집중 제기했으며,이재오(李在五) 의원은 “모든 정황이 명백한데도 기자들이 이를 제대로 다루지 않는다.”며 언론을 성토하기도 했다. 이지운기자 jj@ ■의원·사무처직원 8개조 나눠 朴의장·본회의 가능 장소 봉쇄 민주당은 30일 밤늦게까지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한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를 막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며 긴장을 풀지 못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에서 김 장관에 대한 해임안을 ‘국법질서 파괴행위’로 규정한 뒤 처리 마감시한인 31일 오후 2시35분까지 한나라당의 본회의 소집을 실력저지해 해임안을 자동폐기하기로 결의했다. 이를 위해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이 의사봉을 두드리지 못하도록 이날 하루종일 밀착 저지하는 한편 한나라당 의원들이 모일 수 있는 곳을 원천봉쇄했다.소속 의원 110여명과사무처 직원 190여명 등 300여명을 8개 조로 나눠 교대로 국회법상 본회의 개최가 가능한 본회의장과 예결특위회의장,3·4회의장 등 4곳과 함께 국회의장실,한남동 의장공관 등을 문 앞에서 지켰다.그러나 민주당측은 박 의장이 오후 총무접촉이 결렬된 뒤 “31일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 수밖에 없다.”고 밝히자 심야 의원총회를 갖고 대책을 숙의했다. 이날 오후부터 의사당에 들어선 한나라당 의원 130여명은 146호 회의실에서 의원총회를 가졌는데,민주당 당직자들은 우발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멀찌감치 떨어져 이를 지켜보았다. 박 의장은 오전에 개인 용무를 마친 뒤 오후 1시30분쯤 의장실에 들어갔으나,후생관에서 열리는 국회 직원 바자회에 참석할 때에는 10여명의 민주당 사람들이 ‘경호원’으로 따라붙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졌다. 전날에 이어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는 3차례 접촉을 갖고 타협점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썼으나 해임안 문제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의 ‘대통령 탄핵발의 검토 발언’,‘방송사 신보도지침 논란’ 등 악재만 줄을 잇는 등 접점을 찾지 못했다.민주당측은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고 감옥에 간 것은 한나라당의 독재를 위해 희생한 것이 아니다.”(한화갑 대표),“오로지 정쟁만을 유발하려는 오만하고도 무책임한 정치공세”(이낙연 대변인)라는 등 한나라당측의 법무장관 해임안처리 방침을 성토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법무해임안 처리 고심 - 朴의장의 해법은 박관용(朴寬用) 국회의장의 고심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한나라당이 국회에 제출한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 해임처리안의 법적 처리 시한(31일 오후 2시35분)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이와 관련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정면대치를 풀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의장은 이 문제와 관련,당초엔 한나라당만이 참석하는 단독국회 사회를 거부하겠다며 ‘합의 처리’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하지만 30일 오후의장실에서 열린 3당 총무회담이 결렬된 뒤 ‘타협이 안 되면 다수결로 가는 것이 국회법 원칙”이라며 31일 오전 본회의를열고 사회도 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박 의장 주변에서는 “이번 사안과 관련해 그가 이처럼 뉘앙스가 다른 발언을 하는 것은 고민이 얼마나 큰지를 단적으로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또 일각에서는 양 당 지도부가 기한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내 식대로 하겠다.’는 일종의 ‘압박용’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어쨌든 지난 28일 국무총리 임명동의안 부결로 정국이 급랭,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실과 본회의장을 지키는 극한 대치 상황까지 전개되고 있어 그가 다수결 원칙을 좇아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잡으려 할 경우 불미스러운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진공청소기’ 과열? 김남일 안양 안드레와 몸싸움…동반 퇴장

    2002한·일 월드컵축구대회를 계기로 국민적 스타로 떠오른 ‘진공청소기’ 김남일(전남 드래곤즈)이 프로무대에서 첫 퇴장을 당하는 등 프로축구 K-리그가 지나친 승부욕과 모호한 심판 판정으로 몸살을 않고 있다. 김남일은 25일 안양에서 열린 안양 LG와의 경기에서 후반 25분 과도한 신경전을 벌이다 김선진 주심으로부터 안드레(안양)와 함께 레드카드를 받았다.2000년 프로무대에 뛰어 든 김남일의 퇴장은 처음이다. 두 선수의 동반 퇴장은 전남이 1-0으로 앞서 있던 후반 22분 전남 수비진영으로 볼을 몰고 들어가던 히카르도가 전남의 수비 마시엘에게 걸려 넘어져 반칙이 선언되면서 비롯됐다. 이 과정에서 수비가 전열을 가다듬기 전에 재빨리 공격을 하려던 안드레와 가능한 한 경기를 지연시키려던 김남일이 서로를 밀치는 몸싸움이 벌어졌다. 여기에 자극받은 다른 선수들까지 몸싸움에 가세할 태세를 갖추는 등 상황이 악화되는 듯 했으나 대기심까지 그라운드에 뛰어들어 사태를 진정시켜 더 이상 확대되지는 않았다. 사태가 가라앉은 뒤 김선진주심은 안드레에게 레드카드를 꺼낸 데 이어 그라운드 밖에서 치료중인 김남일에게도 퇴장명령을 내렸다.퇴장당한 김남일은 안양 평촌의 한림대병원 응급실로 곧바로 후송돼 윗입술 안쪽으로 8바늘,바깥쪽으로 2바늘을 봉합하는 수술을 받았다. 이날 경기는 김남일의 퇴장과 함께 시종 일관 거친 승부욕과 판정시비로 얼룩져 모처럼 일기 시작한 프로축구 열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후반 종료 직전,안양의 이영표가 오른쪽 코너 근처에서 올린 센터링을 전남의 수비 주영호가 상대 공격수와 함께 공중볼 다툼을 벌여 볼을 걷어냈으나 안양은 주영호의 머리에 맞은 것이 아니라 손에 맞은 것이라며 격렬히 항의,결국 주심이 선심 대기심 경기감독관과 장시간 협의한 끝에 페널티킥을 인정하는 촌극을 빚었다. 그러자 전남의 이회택 감독이 판정번복에 항의하며 선수들을 벤치 근처로 불러내 버렸고 다시 경기가 재개되기까지는 30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결국 이날 경기는 전남이 후반 2분 신병호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종료직전 안양 진순진에게 페널티킥 동점골을 허용,1-1로 비겼으나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대전에서 열린 부천과 대전의 경기도 콜리(대전)와 윤정춘(부천)이 한골씩을 주고 받아 1-1로 비겼다. 최병규기자 cbk91065@
  • “안산 ‘신길온천역’엔 온천이 없다”

    “안산 ‘신길온천역’에는 온천이 없습니다.” 안산시 신길동을 통과하는 전철 4호선 ‘신길온천역’ 입구에는 이런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어 승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온천이란 역명만 보고 온천을 찾아왔다 실랑이를 하고 발길을 돌리는 외지인들이 제법 많기 때문에 역측에서 안내문을 써붙여 놓은 것이다. 웃지 못할 이런 촌극은 한국수자원공사가 조성한 시화공단 주변 신길동 63블록 일대에서 온천수가 발견되면서 비롯됐다. 안산시는 지난 93년 현 전철역 부근에서 온천 발견신고가 접수되자 96년 수자원공사로부터 이 일대 1만 5000평을 111억원이나 들여 매입했다.당시 이곳의 지목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일체의 개발행위가 불가능한 지역이었고 3년이 지난 뒤에나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됐다. 이 과정에 지난 2000년 7월 안산 중앙역에서 시흥시 오이도역까지 전철노선이 연장 개통되면서 철도청으로부터 역명결정을 통보받자 시는 지명위원회를 열어 신길온천역으로 확정했다. 시는 이후 전철역 주변에 대해 온천개발을 추진했으나 지난 2000년12월 감사원으로부터 온천개발사업을 중지하고 주택단지를 조성하라는 명령을 받게되자 지금까지 사업추진을 보류하고 있다. 때문에 역이름만 보고 이곳을 찾은 외지인들은 “온천은커녕 근처에 그 흔한 목욕탕도 없다.”며 역관계자들에게 항의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온천개발을 염두에 두고 서둘러 역명을 결정한 게 승객과 철도청간의 마찰만 부른 꼴이다. 철도청은 이에 따라 시에 수차에 걸쳐 역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나섰고 최근에는 온천개발사업의 진척 여부와 함께 명칭변경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그러나 안산시는 주택단지를 조성할지,아니면 온천을 개발할지 여부에 대해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 않았다며 명칭변경을 거부하고 있다. 철도청 관계자는 “온천을 개발하든지 역명칭을 변경하든지 둘중 하나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조만간 온천개발 타당성 검토를 위한 조사용역을 의뢰해 사업성 등을 검토한 뒤 추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 ‘산’ 소주 광고사 교체 싸고 촌극

    두산이 자사 히트제품인 ‘산(山)’ 소주의 광고 제작사를돌연 교체키로 했다가 잡음이 일자 슬며시 없던 일로 해 뒷말이 무성하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 주류BG(비즈니스 그룹)는 설 연휴 직전에 산소주의 광고제작사를 웰커뮤니케이션즈(웰컴)에서 오리콤으로 바꿨다.두산측은 웰컴과의 계약기간이 지난달말로 끝난 데 따른 조치라고 밝혔다.그러나 이달 초 두산 주류BG의 전풍(全豊) 부사장이 오리콤의 신임 사장으로 자리를옮긴 데 따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관측이었다. 지난해 두산은 산소주를 출시하면서 광고 제작사를 계열사인 오리콤이 아닌,웰컴에 맡겼었다.이 때문에 두산은 “무조건 집안식구(계열사)에 몰아주던 구태를 깼다”는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이번에 능력보다 연(緣)이 우선시되는 관행의 재연됐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뒤늦게 광고제작사 변경계획을 철회한 것. 이에 대해 두산 관계자는 “전 부사장이 오리콤으로 옮겨가자 광고제작사도 자연 바뀌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기정사실로 와전된 것”이라며 “처음부터변경계획이 없었다.”고 해명했다. 안미현기자 hyun@
  • [오늘의 눈] 거함의 유치한 장난

    20일 아침 삼성전자가 보낸 e메일 2건이 날아들었다.하나는 ‘휴대폰 세계 4위로 등극’이라는 내용이었다.지난해이맘 때 7위에서,지난 2·4분기 5위를 거쳐 세 단계 올라섰다는 소식도 곁들였다. 삼성전자는 ‘쾌거’라고 자찬했다.삼성전자는 휴대폰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수출 200억달러를 돌파했다.제조업체로서는 처음이다.부끄러울 것 없는 자랑거리임에 분명하다.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도 축하해줄 만한 일이다.가뜩이나경기 침체기에 이뤄낸 성과이기에 돋보인다. 그런데 두번째 e메일이 눈에 거슬린다.내용은 이렇다.“19일 SK텔레콤의 보라매 사업장에서 3세대 이동전화 서비스인CDMA2000 1X EV-DO 시연회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완벽한 서비스를 보여줬다.반면 LG전자는 장비와 단말기가 작동되지않아 세계 최초의 1X EV-DO 시범서비스에 나선 SK텔레콤을당황케 했다.LG전자 임원진은 당황,점심식사마저도 피한 채황급히 자리를 빠져나가는 촌극을 연출하기도 했다.” 어울리지 않는다.삼성전자는 전 세계를 항해하는 ‘거함’(巨艦)이다.국내 휴대폰 시장 점유율만 보더라도 삼성전자는 2위인 LG전자와 큰 차이를 보인다.큰형다운 자세가 아쉽다. 삼성전자측은 ‘아랫사람의 실수’라고 해명했다.그러나 SK텔레콤으로부터 ‘유치한 홍보전’을 그만두라고 항의를받자 뒤늦게 진화에 나섰다고 한다.먼저 반성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물론 LG전자측도 책임의 일단을 면할 수는 없다.삼성측의이번 공격은 ‘보복’의 성격을 띠고 있다.지난달 29일 KT아이컴이 실시한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 비동기식(유럽식) 시연회 때의 일이다.다음날 삼성전자가 실패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다.삼성전자는 LG전자를 출처로 의심하게 됐다.LG전자측이 삼성전자의 실패를 부각하는 측면도 분명 있었다. 두 회사는 매달 서로 다른 휴대폰 시장 점유율 자료를 내놓는다.걸핏하면 서로를 겨냥한 신경전을 펴기 일쑤다.두회사에는 엘리트들이 모여 있다.뛰어난 두뇌들이 소모적인홍보전에 매달리는 것이다.세계는 넓다.그리고 경쟁상대는나라 밖에 있다.국내에서 아옹다옹 다투는 모습은 국익에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박대출디지털팀 차장 dcpark@
  • 국회 왜 이러나/ 대정부질문장이 재·보선 유세장 전락

    국회가 파행사태 끝에 겨우 정상화됐으나 17일에도 본회의장에서 야유와 맞고함이 난무하고 인신공격·민원성 질의가 쏟아졌다.또 의원들의 출석률이 극도로 저조해 시간이 흐를수록 본회의장이 썰렁했다.때문에 국회의원 스스로‘정부정책 비판과 견제’라는 존립근거를 외면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외면당하는 국회] 경제분야에 대한 대정부질문이 거의 끝나갈 15일 오후 8시쯤 본회의장을 지킨 의원은 재적의원의10분의 1을 겨우 넘긴 30명을 간신히 넘나들었다. 당연히정부답변도 일사천리로 진행됐고,보충질의도 열의가 떨어졌다.급기야 이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이 저조한 출석률을지적하면서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의원 30여명의 이름을 일일이 낭독,속기록에 올릴 것을 지시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벌어졌다. 16일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도 예정보다 20분 가까이 늦게 개회됐고,재석 의원도 잠시 과반수를 넘긴뒤 2시간20여분의 대정부 질문 내내 3분의 1 정도만 자리를 지켰다.특히 첫번째 질의가 끝난 뒤 이 의장이 “질문 중이지만 의결정족수 관계로 의사일정과 총리,국무위원 출석요구의 건을 일괄상정하겠다”며 이를 서둘러 처리할 정도였다. [재·보선 유세장 전락] 대정부 질문장이 10·25 재·보궐선거의 여야 공방전장으로 변질됐다.이날 한나라당 김기배(金杞培) 사무총장이 돈선거,불법선거가 횡행한다며 “선거포기 선언을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민주당 김명섭(金明燮) 사무총장은 “국민주권에 도전하는 오만한 태도”라면서 반박한 중앙당 차원의 재·보선 공방이 국회로번진 것이다. 먼저 민주당 김태홍(金泰弘) 의원이 질의 도중 서울 동대문을,구로을과 강릉시 등 3곳 한나라당 후보들의 선거법위반 전력,학력부풀리기 의혹 등 약점을 들추자 한나라당의원들이 야유했다.이어 당지도부와 협의를 거친 한나라당김정숙(金貞淑) ·박종희(朴鍾熙) 의원도 질의 앞부분에서민주당 재·보선 후보들에게 ‘타락한 …’ ‘꼼수정치’등 인신공격성 발언을 퍼붓거나 “(김태홍 의원은)보궐선거장에나 가라”고 즉각 보복했다. 특히 마지막 질의자인 민주당 김경재(金景梓) 의원이 당초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를 비난하는 질의를 할것으로 알려져 오전 내내 한나라당이 강력 대응의지를 밝히는 등 소란스러웠으나,막상 김 의원은 질의를 시작하면서 “너무 긴장말라”고 장난스럽게 말한 뒤 질의 후반부에 이 총재 공격 대신 재·보선 한나라당 후보 3명을 맹렬히 비난했다.이로 인해 5분 이상 여야 의원들이 야유와 고함으로 맞서 본회의장은 시장바닥을 방불케 했다. 이같은 재·보선 공방은 보충질의 때도 이어져 한나라당안상수(安商守) 의원 등이 민주당의 낮시간 질의에 반박하며 자당 후보를 거드는 등 노골적인 선거 공방전이 펼쳐졌다. [민원성 질의] 15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 때 일부 의원들이 낯간지러운 민원성 질의를 한 데 이어 이날도 민주당고진부(高珍富·제주 서귀포시·남제주군) 의원은 제주국제자유도시 관련 제주개발특별법의 전면 개정을 장황하게요구했고,김경재 의원은 일괄질의와 보충질의에서 자신의지역구에 있는 특정학과 관련 질의만 지루하게 할애,“너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춘규기자 taein@
  • [씨줄날줄] 月下盟約

    요즘 주고 받은 말을 놓고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다.같은 자리에서 같은 얘기를 나눈 것까지는 일치하는데 내용이다르다는 것이다. 다짐도 하고 조언도 했다는데 저쪽에선그렇지 않다는 것이다.다들 감추고 싶었던지 목소리를 낮추는 딱한 촌극들이 연출되고 있다.하나같이 사회에 영향력이있는 지도급 인사들이 주인공이다. 민주노총은 최근 이른바 ‘6월 연대파업’ 등의 책임과 관련,단병호(段炳浩) 위원장이 다시 구속되자 정부의 약속 위반이라며 즉각 이의를 제기했다.단 위원장은 형집행정지 상태로 ‘6월 연대파업’과 때를 같이해 서울 명동성당에서농성을 시작했다가 지난 8월2일 35일만에 농성을 풀고 경찰에 자진 출두했었다.이 과정에서 집행이 정지됐던 잔여 형기만 마치면 다른 사법적 책임은 묻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이다. 공개적으로 대질 심문이라도 벌여야 할 사건은 또 있다.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동아일보 김병관(金炳琯) 전 명예회장이 2차 재판에서 1998년 당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2국장으로부터,결국 자신의 혐의가 된조세포탈 수법을 조언받았다는 얘기를 회사 경리부장으로부터 들었다고 폭로했다. 당시의 조사2국장은 언론사 세무조사를 주도했고 지금은 국세청장인 손영래(孫永來)씨.그러나 동아일보측은 재판 직후조언자는 조사2국장이 아니고 재산세국 어느 간부였다고 법정 진술을 정정하기도 했다. 파문의 쟁점들을 들여다 보면 정확한 실체는 아직 알 수없지만 무언가 ‘얘기’가 오고 간 것만은 확실한 것 같다. 민주노총 주장과 관련,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신광옥 법무차관은 중재에 나섰던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김승훈 신부와 만나 ‘잔여 형기를 마친 뒤 다른 혐의에 대해서는 검찰에 탄원해보라는 것이었을 뿐 합의한 적은 없다’는 것이다.동아일보측도 국세청 관계자의 조언만은 부인하지 않는다. 세상일이란 참으로 무상하다.한때는 의기투합했던 당사자들이 지금은 ‘상대’가 되어 날을 세우고 있다.물론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그렇다고 ‘너 죽고 나 죽자’식의 극단적인 행태 역시 곱씹어볼 대목이 아닌가.신의와 성실의 원칙이 통용되는 사회의 건전성이 걱정스럽다.대명천지에 밀약성 얘기들이 오갔다는 것도 무척 안타깝다.언제까지 월하맹약(月下盟約)식 대화로 문제를 풀겠다는 것인가.지도층들이 특권의식을 털어버리는 작업이 사회 민주화의 완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 김위원장 도착 이모저모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일정에대한 언론의 접근이 극히 제한되자 러시아 언론들이 부정적으로 돌아서고 있다. 또는 아예 관련 기사를 쓰지 않고있다. ●3일자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는 김 위원장의 장시간의시베리아 기차 방문을 풍자하는 시를 캐리커처와 함께 3면에 싣기도 했다.‘오랫동안 기차를 타고 올 만큼 북한에는할 일이 없나’, ‘그가 역에서 출발하자 발이 묶였던 주민들이 ‘잘 떠난다’며 박수를 쳤지만 본인은 환송으로착각했다’는 등의 비아냥이다. 모스크바의 주요 일간지인 엠카,이즈베스티아,시보드냐등은 관련 소식을 전혀 실지 않았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3일 도착한 모스크바의 야로슬라브스카야역은 도착 3시간 전부터 일반인들에 대한 통제에 들어갔다.이에 따라 많은 모스크바 시민들이 퇴근길에 큰 불편을 겪었다.모스크바 방송인 ORT는 ‘12시 심야뉴스’에서 근교선은 6시 이전에 출발해야 했고 장기선도시간을 미리 확인해야 했다고 방송했다. ●이날 오전 모스크바 시당국에 도착역에 폭탄이 장착됐다는 제보가 접수돼 시당국이 조사에 나서는 등 소동이 벌어졌으나 허위로 밝혀졌다.모스크바 시당국은 ‘일종의 전화테러 행위’라고 분석했다. 한편 N-TV는 3일 김 위원장이 탄 특별열차에 총격을 받은것으로 보이는 총탄자국 10개가 있다는 2일 보도는 사실이아니라고 말했다. N-TV는 김 위원장의 특별열차 어디에도총탄자국이 없다면서 총탄자국이 있는 사진은 다른 기차를찍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일정이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는 가운데 통일부는 3일 “김 위원장이 당초 일정을앞당겨 13∼14일쯤 평양으로 귀환할 것”이라고 밝혔다가뒤늦게 이를 번복하는 촌극을 빚었다. 북한 동향을 담당하는 한 당국자는 이날 “김 위원장이 8일 모스크바를 떠나 13∼14일쯤 평양에 도착할 것으로 안다”면서 “공식일정을 다 마쳤으니 빨리 돌아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뒤늦게 발언 내용을 전해들은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금시초문으로 근거 없는 추론”이라며 “항공편을 이용하지 않는 한 김 위원장이그처럼 빨리 귀국하는 것은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다른 당국자도 “김 위원장 일정과 관련한 외신 보도들을여과없이 전달하면서 빚어진 해프닝”이라며 “김 위원장일정에 대해선 러시아 당국도 확인해 주지 않고 있다”고말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모스크바 방문 때 사용하기 위해 독일제 고급 승용차인 메르세데스 벤츠를 모스크바로 공수해온 것으로 3일 전해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전용 방탄차인 메르세데스 벤츠가 최근 평양에서 항공편으로 수송돼 모스크바에서 대기중”이라면서 “김 위원장이 모스크바 야로슬라브스카야역에 도착,크렘린의 숙소로 이동할 때 이 승용차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모스크바 전경하특파원·진경호기자 lark3@
  • 인천공항 이용객 수준 ‘F학점’

    ‘시설은 A학점,이용객 수준은 F학점’ 휴가철을 맞아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개최국인 한국의관문 인천국제공항에서 매긴 점수다. 최근 업무차 중국 베이징(北京)을 다녀온 D항공사 임원 Y씨(52)는 “우리나라를 다녀간 중국인들 사이에는 ‘한국은 갈 곳,살 물건,배울 교훈이 없는 3무(無)의 나라’라는뼈아픈 지적이 널리 퍼져 있다”고 전했다.Y씨는 “한국으로부터 배울 점이 없다는 사실을 인천공항에 내리는 순간부터 느낀다고 말하는 중국인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3일 오전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1층 11번 게이트 앞.휴가철을 맞아 해외여행을 떠나는 일가족이 짐을 싣는 카트에어린이 3명만 태운 채 큰 소리로 떠들며 다녔다.순간 외국인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오후 1시쯤 여객터미널 동편 버스 승하차장 앞에는 40∼50대 한국인 관광객 20여명이 돗자리를 깔고 앉아 도시락을먹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뒤 2∼3명은 남은 쓰레기를 치웠으나 나머지 사람들은 반찬이나 포장지 등을 그대로 둔채 자리를 떴다. 그런가하면 김포공항과는 달리 24시간 운영되는 탓인지심야 시간대에는 여객터미널 바닥에 주저앉아 탑승시간을기다리며 고스톱이나 포커게임을 하는 젊은이들도 심심치않게 눈에 띈다.이들 곁에는 항상 술병이 나뒹군다. 하루 1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인천공항은 날마나 쓰레기와의 전쟁을 치른다.여객터미널에서만 하루에 10t 가량의쓰레기가 나온다. 지난달 21일 교통센터 연결통로 3층 복도 벽쪽의 배수관이 과자봉지 등 오물에 막혀 빗물이 창틈을 타고 아래층으로 흘러내리는 바람에 이용객들이 큰 곤욕을 치렀다. 앞서 5월10일에는 여객터미널 3층 출국장 화장실과 연결된 배관이 여성용 생리대와 담배꽁초 등으로 막히면서 2층법무부 출입국관리소 사무실 천정으로 분뇨가 섞인 오물이쏟아졌다.화장실마다 미화원이 24시간 3교대로 배치되지만쓰레기 무단투기를 막지 못하고 있다. 신혼 여행객을 환송하러 나와 남들이 보건 말건 신랑,신부를 헹가래치거나 밀가루를 뿌리고 폭죽을 터뜨리는 ‘촌극’도 여전하다.환경미화원 이모씨(38·여)는 “쓰레기통이 옆에 있는데도 담배꽁초나 비닐봉지 등을마구 버리는것을 보면 울화가 치민다”면서 “근무시간 동안 밥 먹을짬도 내기 어려울 정도로 곳곳이 쓰레기 투성이”라고 말했다. 인천 중부경찰서 공항초소의 K경장(32)은 “순찰을 돌다보면 대낮인데도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이 적지않다”고 말했다. 항공기 결항이나 지연에 불만을 품고 소란을 일으키는 승객들도 흔히 목격된다. 항공사 직원 A씨는 “승객들이 항공사 카운터로 찾아와직원들의 멱살을 잡거나 폭언을 일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면서 “오죽하면 외국 항공사 승무원들이 한국행 비행기 근무를 거부하겠느냐”고 꼬집었다. 송한수기자 onekor@
  • 경기 행정2 부지사 인사 ‘촌극’

    경 기도가 27일 행정 2부지사를 임명했다가 하루도 지나지 않아 이를 유보하는 졸속인사로 빈축을 사고 잇다. 경기도는 이날 오전 행정 2부지사로 최순식 성남 부시장을 임명했다가 오후 이를 유보하고 최씨를 자치행정과에 대기하도록 하는 발령을 내렸다. 부지사는 지방직이 아닌 국가직 공무원이어서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받은 뒤 인사발령해야 하지만 이날 경기도가 이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채 최순식씨를 임명했기 때문에 유보하게 됐다는 경기도의 해명이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최순식씨를 자치행정과에 대기하도록 하는 대신,명예퇴직을 위해 이날 도청 자치행정과 대기발령을 받았던 한인석 전 행정2부지사를 퇴직 결정전까지 다시 유임시켰다. 도 관계자는 “”행정자치부의 승인을 얻은뒤 발령을 내려야 하는 행정 절차를 숙지하지 못해 이같은 혼선을 빚게 됐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 기자
  • [클린 사이버 2001] (10)해킹·바이러스 기승

    해킹(hacking)과 바이러스(virus)가 기승을 부리면서 사이버 공간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있다.대형 전산시스템에 집중됐던 과거와 달리 개인 신상정보까지 해킹의 타깃으로 떠올랐고,e메일을 타고 순식간에퍼지는 웜 바이러스가 곳곳에서 막대한 피해를 일으키고 있다. ◆가장 빠르게 퍼지는 범죄=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따르면올 상반기에 발생한 해킹 피해는 모두 2,710건.지난해 같은 기간 721건의 4배에 육박한다.그러나 통상 해킹피해 신고율이 전체 5%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실제 발생은 5만건이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정부·공공기관에서는 올들어 5월까지 278건의 해킹 피해가 일어나 이미 지난해 전체(102건)의 2.7배를 넘어섰다. 특히 소수 전문가집단이 고도의 지식을 활용해 해킹을 시도하던 과거와 달리 전용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해킹이 10∼20대 사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해킹으로 인한 재산피해는 어떤 범죄보다도 막대하다.지난해 2월 야후·CNN 등에 대한 ‘서비스거부(DoS)공격’은 20억달러(2조6,000억원)의 직·간접적인 손실을 낸 것으로 보고됐다.독일 정부는 자국내 해킹 피해가 연간 200억마르크(12조원)에 이른다고 추산했으며,미국 컴퓨터보안연구소는 99년 미국내 해킹 피해액이 100억달러(13조원)에 이른다고밝혔다.지난해 5월 발생한 러브레터 바이러스의 피해 역시전 세계적으로 100억달러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전지대 없다=지난 11일에는 해킹을 막아야 할 보안업체 직원(19)이 거꾸로 인터넷사이트를 64곳이나 해킹해 오다경찰에 붙잡혔다.지난 5월에는 부산에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인터넷에서 구한 해킹프로그램을 이용해 PC방에 침투,온라인게임 아이템(무기)을 훔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주기도 했다.지난 3월에는 사이버포커 게임에서 상대방의패를 볼 수 있는 해킹프로그램을 만들어 유포한 컴퓨터 프로그래머(31)와 남의 e메일을 엿볼 수 있는 해킹프로그램을 만든 대학생(20)이 붙잡혔다.교육청 장학관이 홈페이지를해킹해 멋대로 다른 사람의 글을 지운 사례,군인이 해킹으로 대규모 개인정보를 빼내 이를 판매하려던 사례는 해킹이 계층을 가리지 않고 폭넓게 확산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해킹은 명백한 범죄=“이제 우리 아들 출세하겠네요” 최근 해킹 용의자 검거를 위해 한 고등학생의 집을 급습했던 경찰청 수사관은 학생 어머니의 말에 극도의 혼란을 느꼈다고 한다.수사관은 “ 해킹이 범죄라는 사실에 대한 무지가 빚은 촌극”이라고 말했다.지난 5월 광주에서 발생한대학생 자살도 해킹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탓에 빚어진비극이었다.전자공학과 학생 K군(20)은 국내 온라인 게임업체의 전산망에 침투해 게임 아이템을 빼내 다른 게임 이용자에게 팔았다.그러나 이사실이 들통나자 심약한 K군은 혼자서 속앓이를 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개인도 안심할 수 없다=해킹에는 일반적으로 다른 이용자의 ID와 비밀번호를 알아내 시스템에 접근하는 ‘사용자 도용’,시스템 침입후 특정 해킹프로그램을 설치해 자기만의전용문(門)을 만들어놓는 ‘트로이 목마’,한꺼번에 엄청난 쓰레기 정보를 보내 네트워크를 마비시키는 ‘DoS공격’이 많이 쓰인다.그러나 해커들이 개인의 인터넷접속주소를알아내 주민등록번호 신용카드번호 등 중요한 신상정보를빼내 갈 수 있는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해킹과 바이러스 통합 추세=최근 컴퓨터 바이러스의 두드러진 특징은 파일바이러스·부트바이러스 같은 전통적인 PC바이러스가 소멸하고 웜(Worm·벌레)바이러스가 주종을 이룬다는 점이다.기존 바이러스는 자기복제를 통해 PC내 파일이나 시스템에 전염되기 때문에 피해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지만 웜바이러스는 e메일 같은 매개물을 타고 순식간에밖으로 확산된다.멜리사·러브레터 등 최근 2년여동안 전세계적으로 막대한 타격을 준 웜 바이러스는 대개 e메일을 타고 초고속으로 확산되는 ‘I-웜’이었다.개인 PC의 손상과함께,웜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수천∼수십만통의 e메일 송수신을 유발해 전산망 마비를 가져온다는 점에서 해킹의 기능도 갖고 있다.한국정보보호진흥원 박정현(朴庭賢) 해킹바이러스상담지원센터장은 “지난 4∼5월 미국과 중국의 사이버 전쟁때 중국 해커들이 만들어 뿌렸던 인터넷 홈페이지 변조 프로그램처럼 해킹과 바이러스의구분이 점차 사라지고있다”면서 “이런 현상은 앞으로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고광섭 정통부과장 ‘해킹=범죄' 라는 인식 필요. “얼마 전 서울대에서 강연을 하다가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한 학생이 ‘해킹이 왜 죄가 되는지 근거를 밝히라’고 따지더군요.자기는 이해가 안된다는 거였습니다.해킹에대한 사회 전반의 불감증이 이 정도입니다” 정보통신부 고광섭(高光燮·45) 정보보호기획과장은 “행정 금융 물류 등 사회의 모든 부문이 정보화·네트워크화하고 있지만 그 기반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도 있는 해킹에대해서는 너무나 관대하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널려 있는 해킹 툴(해킹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을 쓰면 누구나 클릭 몇번만으로 해킹을 할 수가 있습니다.초등학생까지도 해커라고 자처하는 상황입니다” 그는 해킹의 파괴력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인터넷의 구조가 통일·단순화되고 특정 보안솔루션의 시장지배력이 강해지면서 하나의 해킹기술이 수많은 전산망에응용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또 지난 4∼5월 미국과 중국간 사이버전쟁 때 쓰인 해킹바이러스처럼 요즘들어 해킹과바이러스가 융합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해킹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많은 사람들이 해킹을 높은 산을 정복하는 것같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으로 착각하고 있습니다.그러나 그것은남의 물건을 훔치고 남의 집에 멋대로 들어가는 범죄행위에 불과합니다” 고 과장은 “음지의 해커들을 양지로 이끌어 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면서 “지난해부터 전국 해킹관련 동아리에 활동비를 지원하고 마음껏 해킹 실력을 연마할 수 있도록 ‘정보보호기술훈련장’을 운영,상당한 성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모든 범죄가 그렇듯 해킹도 사후 대처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그러나 국내 기업의 예방능력은 인력이나 기술력 면에서 아직 보잘 것 없습니다.정통부 산하기관인 정보보호진흥원만 해도 감시인력이 20여명에 불과해 효율적인 대응이불가능합니다.국가적인 투자가 필요한 대목입니다”김태균기자
  • [굄돌] 부실 관광한국 ‘내 탓이오!’

    운전을 하다보면 94년에 이어 올해 다시 선포된 ‘한국방문의 해’ 스티커를 붙인 차량이 눈에 띈다.나는 이 스티커를 볼 때마다 몇해 전에 모 종교단체가 내걸었던 ‘내 탓이오’ 스티커 구호와 절묘한 쌍을 이루는 것 같아 웃음이 나온다.‘한국방문의 해’는 우리 자신이 아닌 외국관광객 유치를 위해 문화관광부가 국가홍보 차원에서 선포한 것이 아닌가.하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관광한국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저마다 내국인을 상대로 한 전시성ㆍ일회성 축제행사의동네잔치로 전락해 버렸다.마치 최근 내국인 한탕주의에 휩싸인 정선의 카지노처럼. 한편 ‘내 탓이오’ 구호는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의 반성을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 놈의 구호는 대부분 뒷유리창에붙여져 뒤따라가는 운전자에게 ‘네 탓이오!’라고 교시를한다.최근 민주당이 당정회의에서 “제주도내에 영어의 제2공용어 지정 및 내국인 관광객의 면세점 이용 허용을 추진키로 했다”고 해서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관계자는“결정한 것이 아니라 용역결과 보고서를 요약한 회의자료가언론에 잘못 보도되었을 뿐”이라고 부인했다.나는 이촌극의 원인을 따지기 전에 보고서 작성자들이 품고있는 관광한국의 ‘탁월한 몰이해’에 삼가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우리는 제2공용어로 정할 만큼 영어에 능숙한 곳만 찾아관광을 가는가? 몇해 전 이탈리아 베니스를 여행할 때의 경험담이다.나는 산마르코 광장 뒷골목에 있는 한 가게에서유리공예품을 사려고 영어로 여점원을 찾았다.그러나 점원은 일체 대꾸도 하지 않았다.한데 나를 돌아버리게 한 일이벌어졌다. 한 일본인이 ‘일어’로 가격을 묻자 점원은 대뜸 ‘일어’로 상냥하게 답하고 능숙하게 대화하는게 아닌가. 미국에서 박사까지 한 나의 영어는 일어 앞에서 찬밥신세가 된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관광의 제1조건이 언어가 아니라는 사실이다.사람들은 세계 어디에도 없는 ‘독특한’ 수상도시의 문화와 유리명품을 찾아 베니스에 가고,‘베니스의 상인’은 돈많은 호주머니를 긁어내는 법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이는 외국인이 한국관광을 기피하는 원인이 꼭 영어가 아님을 말해준다.정작 ‘자랑할만한 문화 컨텐츠’를 가꾸고개발하기보다는 획일적인 문화상품, 진부한 일회성 축제,저질 서비스로 치닫는 ‘내 탓’이 문제라는 말이다. ▲김민수 디자인문화비평 편집인
  • 다나카 자질론 시비

    다나카 마키코(田中眞紀子) 일본 외상이 이번에는 ‘자질론’ 시비에 휘말렸다. 시비는 야당과 아사히(朝日) 등 일부 언론이 걸고 있다.물론 재료는 그가 제공했다.15일의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그는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위(NMD) 구상에 관한 질문을 받자“아래로부터 보고 받지 못해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외교 책임자로서 경솔한 답변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외무성 실무자들은 “보고했다”고 밝혀상사인 다나코 외상을 궁지에 몰아 넣고 있는 점이다. 인사장악을 통해 외무성을 개혁하겠다던 그의 결사항전의 의지는 온데 간데 없이 사면초가에 빠진 형국이다. 리처드 아미티지 미 국무부 부장관과 회담하지 않은 ‘외교 결례’에 대해 “심신의 공황(패닉)상태” 때문이라고둘러댔던 그는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에서도 몇 차례 말을바꾸어 한국,중국 등 당사국을 실망시켰다. 그의 가벼운 언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다나카 외상은14일 한 의원이 ‘비밀 판공비의 상납설’을 제기하자 “가능한 빨리 조사하겠다”고 답변했다가 하룻 만에 번복하는촌극을 연출했다.외무성으로부터 “그런 일은 없다”는 보고를 받고서였다. 아사히 신문은 14일자 오피니언 페이지에 “총리는 외무성과 알력을 빚어 국익을 해치고 있는 다나카 외상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는 구사노 아쓰시(草野厚) 게이오대 교수의글을 실어 간접 비난했다.이어 15일자에는 “외상으로서의자질을 묻는 소리가 커지고 있다”면서 취임 초기의 초심(初心)으로 돌아가 진정한 리더십을 발해 줄 것을 당부하고있다. 도쿄 황성기특파원 marry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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