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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나는게 내겐 상처… 詩로 치료했죠”

    “만나는게 내겐 상처… 詩로 치료했죠”

    ‘상처없는 영혼’이 어디 있으랴마는 누군가는 그 상처를 열 배, 백 배 더 아프게 감지한다.“나를 키운 건 팔할이 상처”라고 말하는 작가 공지영(43)도 남들보다 훨씬 예민한 촉수를 갖고 있는 지 모른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사랑후에 오는 것들’등 두 권의 소설을 베스트셀러에 올려놓으며 인기절정을 누리고 있는 공지영이 가슴 깊숙이 묻어둔 상처의 흔적과 치유의 과정을 담은 산문집 ‘빗방울처럼 나는 혼자였다’(황금나침반)를 냈다.10년 전 ‘상처없는 영혼’을 출간한 이후 두번째 산문집이다. 작가는 ‘누군가를 만나는 일 자체가 상처라고 느꼈던 시절’‘대체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마음속으로 여러번 소리쳐야만 했던 날들’을 담담히 고백한다. 그리고 사랑하는 이에게 처참하게 버림받았던 기억도 진솔하게 털어놓는다.“나를 버리고, 빗물 고인 거리에 철벅거리며 엎어진 내게 일별도 남기지 않은 채 가버렸던 그는 작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며칠 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요. 그가 죽는다는데 어쩌면 그가 나를 모욕하고 그가 나를 버리고 가버렸던 날들만 떠오르다니.”(14쪽) 고통과 상처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그를 위로한 건 시였다. 글을 쓰지 못하고 칩거하던 긴 시간동안 힘들 때마다 시를 읽으며 마음을 달랬다. 시는 소설가로 등단하기 전 시인으로 먼저 세상에 나왔던 작가의 문학적 토대다. 이번 산문집은 기형도의 ‘빈 집’, 김남주의 ‘철창에 기대어’, 자크 프레베르의 ‘이 사랑’등 39편의 주옥같은 시편들과 그 시들에서 비롯된 산문들이 짝을 이루고 있다. 혹독한 자기 치유의 과정을 거친 작가의 내면은 한층 성숙하고, 단단해진 듯 보인다.“나이를 먹어 좋은 일이 많습니다. 조금 무뎌졌고 조금 더 너그러워질 수 있으며 조금 더 기다릴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저 자신에게 그렇습니다.”(43쪽) 95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생활의 지혜] 스탠드를 밝게 하려면

    전구의 촉수를 높이는 것보다는 알루미늄 호일을 갓 안 쪽에 붙여주면 놀랄 만큼 밝은 효과가 난다.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축구가 준 ‘둥근 세계화’

    ‘세계화’라는 말이 축구에서 비롯됐다면 과장일까. 축구는 펠레와 마라도나 등 수많은 슈퍼스타와 빛나는 경기들을 밑거름으로 오대양 육대주를 한 덩어리로 묶었다. 전쟁과 기아, 석유파동 등과는 달리 축구는, 그리고 월드컵은 ‘현실적인’ 물리력의 충돌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름다웠다. 당장 우리의 관심을 돌아보자. 언제 우리가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토고를, 또 그 나라의 스트라이커 에마뉘엘 아데바요르를 알 수 있었겠는가. 스위스와 프랑스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었지만 독일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의 맞상대라는 이유로 세 나라의 정치·경제는 물론 인문지리에까지도 우리 관심의 폭은 넓어졌다. 아마 열혈 축구팬들이라면 이번 월드컵에 진출한 그외 나라들의 사정에 대해, 그리고 개최지 독일의 여러 유서깊은 도시들에 대해 섬세한 촉수를 드리우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짚어보고자 하는 건 축구가 각국의 민족주의와 연결되면서, 더욱이 ‘극우적 민족주의 열풍’으로까지 확대 해석되면서 축구장의 열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시선이 정당하다고 믿는다.‘제국 대 식민’이라는 대립구조의 20세기부터 인류는 민족주의 혹은 그 쌍생아인 인종주의에 대해 우울한 기억을 갖고 있다. 침략과 패권의 민족주의와 이에 저항했던 수난의 역사는 당시 인류에 뼈아픈 상흔을 남겨 놓았다. 이는 21세기에 들어서도 크게 변하지 않았고 오히려 ‘문명의 충돌’이라는 이름으로 지구를 더 어둡게 만들었다. 이러한 민족주의의 상흔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우리로서는 자국의 승리를 목청껏 외치는 강렬한 함성에 대해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러나 축구와 월드컵을 생략한 21세기를 잠시 상상해 보면, 이러한 우려를 좀더 슬기롭게 새로운 차원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축구는 승패를 다투는 경기다. 더욱이 월드컵은 국가 대항전이다. 자연스레 민족적 열기를 자극할 수도 있다. 그러나 축구장의 대립은 ‘상징 게임’에 지나지 않는다. 승패를 두고 실제 다른 나라를 제압했다거나 민족의 숙원을 풀었다는 식의 마음은 일부의 극단주의자의 몫일 뿐이다. 오히려 축구와 월드컵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세계와의 간격을 좀 더 좁힐 수 있다. 서로에 대해, 그리고 그 많은 나라의 사람들에 대해 더 깊은 관심과 애정마저 가지게 되는 것이다.‘축구로 인한 세계화’는 서구우월주의를 앞세운 정치·경제적 재편이라는 어두운 세계화에 견줘 얼마나 아름다운가. 축구장의 민족주의에 대해 더 적극적이고 새로운 시선이 필요한 이유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이순녀기자의 인터미션] 연극 ‘이’와 영화 ‘왕의 남자’의 상생

    영화 ‘왕의 남자’가 파죽지세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원작인 연극 ‘이(爾)’도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원래 지난 22일까지였던 앙코르 공연은 연일 몰려드는 관객들로 30일까지 한 차례 연장된 상태다. 하지만 일찌감치 표가 동이 나자 극장 용은 지난 주말 부랴부랴 31일∼2월2일 3일간 특별공연을 추가했다. 지방에서도 공연 요청이 몰려 극단측은 일정을 맞추느라 행복한 고민중이다. 2000년 초연한 ‘이’는 대학로의 대표적인 흥행작이다. 재공연될 때마다 소극장 객석은 관객들로 꽉 찼다. 하지만 800석 대극장이 매진될 정도의 흥행은 아무래도 영화의 힘이 크다고 볼 수밖에 없다.‘왕의 남자’가 개봉(12월29일)되기 전인 12월6∼21일 공연에서의 객석 점유율이 60∼70%에 불과했던 점은 이를 방증한다. 영화 티켓을 가져오면 30%를 할인해주는 공동 마케팅도 한몫했다. 극장측은 전체 관객 중 영화 티켓을 제시하는 관객이 60%에 이른다고 밝혔다. 원인이야 어쨌든 가뭄에 갈라진 논바닥 같던 연극계로선 모처럼의 단비다. 무엇보다 평소 연극에 관심없던 관객들의 발길을 끌어들인 건 무척 고무적인 일이다. 연극과 영화의 ‘상생 전략’은 이전에도 있었다.2003년 영화 ‘살인의 추억’과 원작인 연극 ‘날 보러와요’가 동시 개봉돼 양쪽 모두 흥행에 성공한 전례가 있다. 지난해 801만 관객을 동원한 ‘웰컴투 동막골’이나 ‘박수칠 때 떠나라’도 연극이 모태였다. ‘탄탄한 원작’과 ‘연기 잘하는 배우’를 찾아 충무로가 꾸준히 대학로에 촉수를 뻗쳐온 반면 연극계는 상대적으로 영화계쪽 움직임에 무관심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대학로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 ‘올드보이’가 연극화되고, 영화 ‘은행나무침대’와 ‘싱글즈’가 뮤지컬로 제작된다. 순수 정극의 한계에서 탈피해 관객들과의 접점을 보다 넓히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영상매체는 물론 몇년 새 같은 무대예술 장르인 뮤지컬의 공세에까지 밀리면서 연극은 점점 더 설자리를 잃고 있다. 연극 ‘이’에 몰린 관객 한명 한명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다.“연극도 재밌네.”라고 느낀 초보 연극 관객들이 내친김에 ‘제2의 이’를 찾아 대학로를 찾았을 때 실망하지 않을 작품을 내놓는 것, 그래서 이들이 든든한 연극 팬으로 남도록 유인하는 것, 그것만이 연극이 살아남는 유일한 길이 아닐까.coral@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금정산(801.5m 경남 양산시)

    [조용섭의 산으路] 금정산(801.5m 경남 양산시)

    ‘아뿔사, 발을 잘못 들였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을 즈음에는 때가 너무 늦어 있었다. 금정산(801.5m)을 그저 산길 걸음만으로 다녀 오려고 한 것은 실수였다. 산자락 곳곳에 드리워진 역사의 촉수(觸手)를 간과하고서는 걸음과 생각이 따로 놀아 도무지 나아갈 수 없음을 느꼈기 때문이다.‘느낌 산행’이라는 자기최면으로 산길을 둘러보지만 마뜩찮은 마음 여전하다. 금정(金井, 금샘)은 황금 빛 나는 샘, 범어(梵魚)는 하늘에서 내려와 금샘에서 살던 물고기. 부산의 진산으로 부산의 역사와 함께한 금정산과 수많은 고승을 배출한 ‘범어사’의 이름은 이런 유래를 갖고 있다(동국여지승람). 또 금정산은 백두대간 강원도 태백 피재에서 낙동강의 동쪽 울타리를 이루며 천리길을 달려온 낙동정맥의 남쪽 마지막 주봉(主峯)이라는 지리적 의미도 큰 곳이다. 산길은 범어사에서 출발, 북문-정상(고당봉)-금샘을 차례로 들른 뒤, 다시 북문으로 되돌아 와 동문-남문을 거쳐 만덕고개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 범어사에서 대성암, 금강암 등 부속암자를 오른쪽에 끼고 오르는 산길은 너른 돌길과 계단으로 이어진다. 오른쪽 출입을 막고 있는 계곡 쪽의 수많은 바위들은 토르(tor)라고 하는 금정산의 대표적인 암괴지형의 일부라고 한다. 범어사-북문 1.2km, 북문-고당봉 1km로 범어사에서 약 1시간 2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산성에 걸쳐 있는 북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너른 광장이 나온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이 곳은 습지복원을 위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북쪽으로 바위지대를 이루는 정상의 모습이 가깝다. 세심정(샘)을 지나 잠시 진행하면 금샘 갈림길이 있는 깔끔한 샘터(고당샘)를 만나고 왼쪽으로 올라 바위지대로 들어서서 고모당을 만나면 정상은 지척이다.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정상에 서면 북동쪽의 천성산을 비롯한 헌걸찬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오고, 남동쪽 번화한 시가지 너머로는 광안대교와 부산 앞바다가 아스라이 보인다. 서쪽 산자락 아래로 보이는 큰 물길은 바로 낙동강, 이 곳에서 바라보는 해질녘 풍경은 늘 가슴을 설레게 한다. 금샘은 정상에서 동쪽 암릉으로 내려서거나 고당샘으로 되돌아 나와 들어서면 된다. 촘촘히 서있는 ‘금샘 가는 길’ 이정표를 따라 마지막 바위지대를 올라서면 툭 튀어 나온 바위 홈(샘)에 물이 꽁꽁 얼어 있는 금샘을 만난다. 금샘에서 북문으로는 정면 남쪽으로 난 길을 내려서거나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나오면 된다. 북문에서 금정산성을 끼고 동문-남문으로 이어지는 완만한 주능선 길은 거의 임도 수준으로 너르고 이정표 등 안내표시도 잘 되어 있어 운행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능선 중간,4망루 인근의 무명리지, 나비암을 비롯한 바위지대는 부산 산악활동의 요람으로 눈여겨볼 만한 곳들이 많다. 북문에서 동문까지는 1시간20분이 걸린다. 동문을 지나 차량이 다니는 산성고개에 닿으면 정면의 너른 길로 진행하여 남문-2망루(왼쪽)로 이동하거나, 고개 왼쪽 산성을 따라 대륙봉을 거쳐 2망루로 진행하면 된다(동문-남문 50분 소요).2망루에서는 만덕고개로 방향을 잡고 능선을 내려서며 산행을 마친다.(남문-만덕고개 40분 소요) 만덕고개에서 10여분 내려서면 버스가 다니는 터널 입구 도로에 닿는다. 시간과 체력에 여유가 있으면 만덕고개에서 계속 진행하여 가파른 계단 길을 오른 뒤, 어린이대공원 만남의 광장에서 초읍동으로 하산해도 좋다. 이 경우 운행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 더 소요된다. ■ 자가용 경부고속도-노포IC-범어사 ■ 대중교통 부산역, 부산종합터미널 등에서 지하철1호선 범어사역-범어사 행 90번 버스 ■ 숙박 동래 온천장, 범어사 입구의 숙박업소 이용
  • 남해안에 핀 ‘바다의 꽃’

    남해안에 핀 ‘바다의 꽃’

    제주도와 울릉도·독도 인근 해역에서 관찰돼 온 산호 군락지가 한려해상국립공원에서도 처음으로 발견됐다.18일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경남 남해군 인근 한려해상국립공원 바다속 동굴에서 국내 미기록종인 경(硬)산호류(학명 Corynact is sp.)와 지금까지 제주도 해역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는가시산호를 비롯, 부채뿔산호·무쓰뿌리돌산호 등 다양한 산호가 어울려 서식하고 있는 군락지가 발견됐다. 경산호류는 연(軟)산호류와는 달리 딱딱한 석회질을 분비하며 산호초를 형성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입 주변의 촉수는 경산호류가 6이나 6의 배수인 반면 연산호류는 8이나 8의 배수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발견된 군락지는 남해군 육상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곳의 5평 남짓한 동굴 내부에서 발견됐다. 관리공단은 “이처럼 육상과 매우 가까운 곳에서 산호군락지가 발견된 것은 제주도 해역을 제외하고는 흔치 않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바다의 꽃’으로 불리는 산호는 해양 무척추동물 가운데 해파리와 말미잘 등과 같은 자포동물에 속하며 이들 중 말미잘과 산호는 ‘산호충류’로 불린다. 수온이 따뜻하며 맑고 깨끗한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분포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공원연구소 김광봉 박사는 “산호군락지는 육지에서 유입되는 오염물질이나 부유물질 등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훼손되기 쉬운 특징을 갖고 있다.”면서 “남해안 인근 해역에서 산호군락이 발견된 것은 이 지역의 해양환경이 어느 정도 잘 보전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은호기자 unopark@seoul.co.kr
  • 제주 해수욕장 독성해파리 비상

    독성을 가진 해파리가 해수욕객을 공격해 제주해수욕장에 비상이 걸렸다. 13일 제주도 소방재난관리본부에 따르면 해수욕장이 개장한 이후 도내 7개 해수욕장 119시민수상구조대에 접수된 해파리 쏘임 사고는 모두 8건으로, 이 가운데 1명은 병원으로 후송됐고 7명은 현장에서 응급처치를 받았다. 지난 12일 제주시 이호해수욕장에서 수영을 하던 김지영(28·여·서울 도봉구)씨는 독이 있는 해파리에 발을 쏘였는가 하면 이호섭(60. 경남 마산시)씨도 독성 해파리에 손부위를 쏘여 한라병원으로 후송, 치료를 받았다. 제주도 독성 해파리는 ‘작은 부레관 해파리’로 촉수가 인체에 닿으면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끼며 쏘인 부위가 붉게 부풀어 오르고 민감한 체질은 쇼크에 빠질 수 있다.제주 김영주기자 chejukyj@seoul.co.kr
  • ‘여자, 정혜’ 새달10일 개봉

    이 여자, 참 알 수 없다. 답답할 정도로 무던하다가도 까닭없이 예민한 촉수를 드러내고, 세상에 순응하는 듯 보이지만 결코 마음을 열지 않는다. 무심한 표정 뒤에 수만갈래 내면의 결을 품고 있는 여자,‘정혜’. 신인 이윤기 감독의 데뷔작 ‘여자, 정혜’(제작 LJ필름)는 언뜻 평범하고 단조로운 일상 안에서 무채색 톤으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격렬한 감정의 파고를 숨기고 사는 한 여자에 관한 이야기다.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법한 지극히 현실적인 캐릭터이면서도 스크린에서는 좀체 볼 수 없었던,‘정혜’라는 인물이 주는 이 낯선 매력은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이다. 영화는 스물아홉의 우체국 직원 정혜(김지수)의 일상을 조심스럽지만 집요한 시선으로 따라간다. 매일 자명종 소리에 잠을 깨고, 일과 후에는 동료들과 맥주 한잔을 하고, 휴일이면 베란다의 화분들을 정리하거나 TV 홈쇼핑을 보다 낮잠을 자는 정혜의 일상은 너무나 평범하다. 그러나 이 소소한 일상을 포착해내는 감독의 시선은 비범하다.‘1m 거리를 유지하면서 정혜와 가장 가까운 누군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대로 카메라는 정혜의 미세한 심리적 변화를 보여주는 움직임 하나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며 미묘한 정서적 울림을 전달한다. 아무 일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그녀의 일상에 새로운 사랑의 기미가 엿보이면서 영화는 그녀 내면에 깊숙이 자리한 상처의 기억을 끄집어낸다. 엄마의 갑작스러운 죽음, 그리고 엄마에게조차 털어놓지 못한 소녀시절의 악몽 같은 기억, 그로 인한 결혼의 실패. 영화는 우체국에서 만난 작가 지망생(황정민)에게서 새로운 사랑에 대한 희망을 예감한 그녀가 그동안 애써 외면했던 아픈 기억과 대면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 상처를 치유하는 가장 큰 힘임을 보여준다. 이 작품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김지수의 연기는 놀랍다. 대사나 표정이 아니라 손짓, 작은 움직임 등으로 심리를 표현해내야 하는 정혜의 캐릭터를 더할 나위 없이 잘 소화해냈다. 특히 엄마의 죽음 앞에서도 울지 않았던, 아니 울 수 없었던 정혜가 자신에게 상처를 준 가해자에게 살의를 품었다가 돌아선 뒤 화장실 거울 앞에서 오래 참았던 울음을 토해내는 장면은 가슴을 저릿하게 만든다.15세 관람가.3월10일 개봉.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풀과 꽃의 화가’ 이강화 개인전 13일부터

    야생의 풀과 꽃을 즐겨 그리는 화가 이강화(43·세종대 교수)는 무척이나 곱고 예쁜 그림을 그린다.풀잎의 비밀스러운 속삭임,잎새에 이른 살랑 바람까지 그대로 담아낼 만큼 섬세한 촉수를 지녔다.그는 대상을 충실히 모방한다.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 보이지 않는 속마음까지.감정이입을 통한 정신적 모방이라고 할까.턱없는 난해함만을 쏟아내는 현대미술의 질주 속에서도 ‘고전적인’ 우아한 그림만을 고집해온 그가 작품전을 연다. 13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인사동 갤러리 상에서 열리는 개인전에는 엉겅퀴,들국화,강아지풀 등 자연의 서정을 담은 그림 40여점이 선보인다.300호가 넘는 대작도 7점이나 된다.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여백의 의미를 유달리 강조한다.꽃이나 풀보다 차라리 여백에 관람객의 시선이 꽂히길 바랄 정도.“선 하나를 버리지 못하면 여백이 공백으로 전환되고,선 하나를 지우면 공백이 여백으로 바뀌어 버리기에 나의 화면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는 게 작가의 말이다.귀엽고 앙증맞은 잡풀을 묘사한 그의 그림이 그리 나약하게 보이지 않는 것은 어쩌면 ‘여백의 힘’인지도 모른다.(02)730-0030.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한국 문학권력의 계보/강진구등 평론가 10명 공저

    문학의 위기를 언제까지 영상매체의 비약적 발전이나 독자 탓으로만 돌리고 있을 것인가. 문학과비평연구회가 엮은 ‘한국 문학권력의 계보’(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는 한국문학 위기의 근원을 문학제도의 틀 안에서 찾아야 한다는 ‘자아비판적’ 논의를 담은 책이다. 강진구 고봉준 오창은 이경수 등 젊은 문학평론가 10명이 함께 쓴 책은,한국문학의 위축이 외부적 환경에 앞서 문학제도와 정전(正典) 자체에서 비롯됐음을 되짚는다.소장 평론가들의 자기비판적 촉수는 광복 이후부터 1970년대에 이르기까지의 한국문단 전반을 더듬는다. 현역 소장 문학평론가들의 논문은 크게 3부로 나뉜다.1부 ‘상징권력과 정전의 형성’에서는 문학교과서,순수문학의 담론,외국 이론전공자들을 중심으로 정전이 성립되는 과정을 추적한 글들이 묶였다.강진구는 한국문학의 학습텍스트가 학교제도를 통해 권력화한다는 데 비판의 초점을 맞춘다.“한국문학의 정전 형성은 문학사 기술에 의해 만들어진다기보다는 학교제도를 통해 먼저 구성되는데,가람 이병기에 의한 중등국어 교과서에서부터 시작되어 김동리로 대표되는 문협정통파를 거치면서 더욱 강고해진다.”(‘문학텍스트의 정전화 과정과 문학권력’) 2부 ‘문단권력의 생성과 파행’에서는 광복 이후 한국문단에서 주류이자 정전으로 부상한 김동리 서정주 박목월 유치진 등을 문단사와 문학제도 측면에서 재고한다.예컨대 ‘문단정치’를 통해 권력을 확보한 김동리.‘신천지’‘서울신문’‘현대문학’ 등 광복 이후 굵직한 매체들의 신인 심사·추천에 깊이 관여하며 자연스럽게 문단 영향력을 키워갔음을 지적한다.아울러 그가 교수로 몸담았던 서라벌 예술대학 문예창작과 역시 그의 ‘우산’을 쓴 ‘문인 제조공장’이었다는 사실도 환기시킨다.(홍기돈 ‘김동리와 문학권력’) 한국문단을 움직여온 굵직한 문학잡지들을 역사적 맥락에서 고찰하는 작업은 3부 ‘중심의 전복,타자의 귀환’편에서 이뤄진다.‘사상계’‘창작과 비평’‘문학과 지성’‘문학사상’ 등 시대의 질곡을 투사해온 잡지들의 장단점을 분석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환상소설첩/방민호 엮음

    ‘일제시대 문인들의 수필’‘자전적 소설’ 등 한국의 현대문학에 질서를 부여할 테마를 찾아 유목의 길을 걸어온 소장 국문학자 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이번엔 ‘환상성’에 주목했다.향연출판사에서 나온 ‘환상소설첩’(근대편·동시대편) 2권은 그 환상성을 주제로 한 작품을 엮은 것. 그러나 저자가 정의하는 ‘환상성’은 여느 환상 개념과는 다르다. 그는 환상성이 그저 비현실적인 황당무계한 상황이 아니라 “작가가 발견한 새로운 현실의 존재를 풍부하게 암시하고 드러내는 유력한 방법” 혹은 “아직 인간적 현실로 분명하게 인준되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향해 내미는 인간의 예지적인 촉수”라고 규정한다.이 환상성의 개념을 통해 저자는 그동안 자신이 문학을 분석해온 주요틀인 리얼리즘의 개념을 확장시킨다. 이런 분석틀에 바탕하여 저자는 멀리는 김동인의 ‘광염 소나타’에서 가까이는 전성태의 ‘웃음과 슬픔의 변주곡’이나 신경숙의 ‘마당에 관한 짧은 얘기’ 등 20편의 작품을 아우르면서 다양한 형태로 변주된 환상성을 보여준다. 저자가 상정한 ‘환상성’이란 프리즘을 통과한 소설은 4가지 색깔의 빛으로 분리된다. 현실의 변화를 추구하는 저항적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기영 ‘쥐 이야기’,최서해 ‘기아와 살육’),현실적 압력에서의 탈주(나도향 ‘꿈’,최인석 ‘내 영혼의 우물’),지식인·예술가의 정신적 강박증(박태원 ‘적멸’,이상 ‘날개’) 그리고 낭만적 도피(안회남 ‘동물집’,윤대녕 ‘빛의 걸음걸이’) 등이 그것이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주한美지상군 SBCT로 전환

    한·미 양국이 다음 달 주한미군 감축 협상에 본격 착수함에 따라 주한미군의 규모와 조직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쪽에서 나오는 얘기들을 종합하면,주한미군 감축 규모는 대략 1만∼1만 2000명선이 확실시 된다.현재 주한미군이 3만 7000명선임을 감안하면 2만 5000∼2만 7000명가량이 남는다는 얘기다. 이라크에 차출키로 한 2사단 예하 1개 보병여단(약 3600명)이 감축 규모에 포함되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대체로 군사전문가들 사이에는 지상군 위주로 구성된 2사단의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보는 견해가 많다.2사단 예하 1·2여단(각 여단 약 3000명) 병력을 모두 철수시키고 기동력이 뛰어난 스트라이커(SBCT) 여단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주한미군 측은 향후 3년간 주한미군에 110억달러를 투입해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안을 지난해 6월 발표하면서 스트라이커부대를 언급한 바 있다.20t짜리 경장갑차에다 탱크 파괴용 유도 미사일,핵 및 화생방 물질 등을 보유하고 있는 스트라이커부대는 경량화 덕분에 세계 어느 분쟁 지역이든 4일내 완벽한 이동 배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2사단의 포병·항공·공병여단(각 여단 약 2000명)과 지원부대의 일부 감축도 예상된다. 하지만 주한미군 감축이 이뤄지더라도 해군(약 400명)이나 해병대(70여명),공군(약 9000명),501정보여단과 1통신여단 등은 손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해군과 해병대는 한반도 유사시 증원 전력과 공조를 유지해야 하고,첨단 장비로 무장한 공군과 정보·통신여단은 북한의 군사동향과 전쟁 가능성을 파악하는 ‘촉수’역할을 계속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
  • 김훈 세번째 장편 ‘현의 노래’

    장편 ‘칼의 노래’로 2001년 동인문학상,단편 ‘화장’으로 올해 이상문학상을 받으며 눈부신 발걸음을 계속하고 있는 작가 김훈(56)이 세번째 장편 ‘현의 노래’(생각의나무 펴냄)를 냈다. ‘칼’에서 ‘현’으로 나아간 작가가 섬세한 문학적 촉수를 뻗은 곳은 가야금의 예인 우륵.삼국사기와 구전설화를 바탕으로 치밀하게 사료를 훑은 작가는 한 역사적 인물에 특유의 상상력으로 호흡을 불어넣고 있다. 소설은 ‘소리’를 이루려는 일념 하나로 가야에서 신라로 나라까지 바꾸는 우륵의 삶을 큰 얼개로 삼아,소리를 통해 득도(得道)에 이르는 과정을 부각시키며 풀어진다.물론 우륵의 제자이자 ‘소리 벗’인 니문,가야의 무기 제조장 야로,진흥황 가야왕의 시녀 아라 등 빼놓을 수 없는 인물들을 불러들여 이야기 그물을 촘촘히 엮는다.그 속에서 작가는 세상사의 모든 것이 담긴 ‘소리’(우륵,니문)라는 원초적 감각과,그것의 울림판인 ‘쇠’(야로 父子)의 비유를 통해 삶의 의미와 현실을 투영한다. “소리는 제가끔의 길이 있다.늘 새로움으로 덧없는 것이고,덧없음으로 늘 새롭다.”(285쪽).죽음을 앞에 둔 우륵의 말에 기대어 자신의 생각을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대목이다. 스타일리스트라 불리는 작가 특유의 문체는 ‘현의 노래’에서 빛을 발한다.골자만으로 이어지는 대사,빠른 사건 전개,묘사와 배치를 섞어 완급을 조절하는 수사로 읽는 이들을 강하게 빨아들인다.‘칼’에서 ‘현’으로 나아간 작가는 “악기가 통과해온 살육과 유혈의 시대를 생각하는 일은 참담했다.악기가 홀로 아름다울 수 없고,악기는 그 시대의 고난과 더불어 비로소 아름다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악기가 아름답고 무기가 추악한 것은 아니다.무기가 강력하고 악기가 허약한 것도 아니며,그 반대도 아닐 것이다.이 작품은 그 악기들 내면의 맹렬한 적막에 대해 쓴 것”이라고 말한다. 이종수기자˝
  • “내속엔 시인과 비평가가 산다”/나희덕 글모음 ‘보랏빛은‘

    “나는 비평가가 아니다.그러나 내 속의 시인은 내 안에 사는 비평가와 무관하지 않다.시를 읽거나 쓰는 동안 그 둘은 줄곧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어왔다.”시인 나희덕의 ‘보랏빛은 어디서 오는가’(창비 펴냄)는 시를 쓰는 내내 자신의 내면에 둥지를 틀고 있던 ‘비평 정신’에 대한 열망을 옮긴 글 모음이다. 시인은 먼저 시에 대한 사색의 실타래를 한올한올 풀어낸다.그 길목에서 고 문익환 목사의 시와 하이데거의 ‘낡은 구두’를 비교하면서 “예술은 삶에 대한 반어이자 그 반어의 반어”라고 정리하는가 하면 옥타비오 파스나 가스통 바슐라르의 시론에서 “또 하나의 시적 창조를 추동할 수 있는 맹아적 힘을 발견한다.”고 고백한다. 또 시인은 자신의 작품 비평에서 자주 등장하는 ‘모성성’ 표현에 대한 불편함을 들려준다.그 이면에 담긴 “작음·부드러움·곡선·세련됨·조용함” 같은 편견을 살짝 꼬집으면서 자신의 작품을 “갈등이 없는 무조건적 사랑으로 미화하거나,순종과 인내의 여성상으로 묶어두려는 선입견”에 대해 항변한다.이어 ‘자연’‘생태’‘전통’ 등이 어떻게 시로 구현되는가를 김기림·김소월·김혜순·최하림·오규원·이하석·고재종·김수영의 시를 통해 분석한다. 이윽고 섬세한 시인이 가진 상상력의 촉수는 다른 시인들의 세계로 뻗는다.습작기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작품에 영향을 미친 시인 정현종,김지하,강은교,고정희,장정일,김기택,최두석 등의 작품을 조명한다.‘보랏빛은 어디에서 오는가’는 결국 빨강과 파랑이 섞인 보라색처럼 시론·시감상 등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창작’을 살찌운 시인의 정신세계를 보여주고 았다. 이종수기자
  • 유럽 예술가 영혼과의 대화/작가 함정임 예술기행문 ‘인생의‘ ‘그리고‘

    12년전부터 일년에 한달은 프랑스 파리에 머무른다는 소설가 함정임이 그 동안의 ‘발품’을 살려 두 권의 예술기행문 ‘인생의 사용’(해냄 펴냄)과 ‘그리고…나는 베네치아로 갔다’(중앙M&B 펴냄)를 냈다. 작가는 잡지사에 일하면서 알게 된 파리7대학 교수가 방학때마다 비우는 아파트를 아지트로 해서 유럽 예술가들의 혼이 깃든 공간을 샅샅이 훑으며 문학과 문화에 대한 상상력을 맘껏 뿜어낸다. ●인생의 사용=파리 산책 함정임의 발길은 전략적이다.목적은 파리라는 거대한 ‘예술의 샘’에 두레박을 내리는 것.당연히 그가 향한 곳은 샹제리제 거리나 오페라 거리가 아니라 몽마르트 언덕의 허름한 비탈길과 팡테옹언덕 아래 전통 시장이 열리는 무프타르 거리다. 그 여정에서 거의 파리지엔이 된 그는 발자크,위고,보들레르 등의 작가들을 비롯, 로댕과 클로델,에디트 피아프 등 파리에서 열정을 불태운 예술가들의 사연을 두레박이 철철 넘치게 길어 올린다. ●…나는 베네치아로…=유럽 묘지 기행 파리를 본거지로 한 함정임의 예술적 촉수는 간헐적으로 유럽 전역으로 뻗었다. 주제는 묘지.젊은 날 그의 ‘예술가로서의 초상’의 밑그림이 된 영혼이 깃든 공간이다. 프랑스 남부 지중해 항구도시 세트에서 시작한 의욕은 베네치아,파리,프라하 등으로 이어졌다. 토머스 만,사르트르와 보부아르,도스토예프스키,카뮈,카프카,베토벤,쇤베르크 등을 만나 “새로 태어나는 싱싱한 삶을 보았다.”거나 “죽음의 관조에서 오는 심적 평온을 얻었다.”고 고백한다. 이종수기자
  • “엑스멘은 인형 아닌 완구”美관세 12%서 6.8%로 줄어

    |뉴욕 연합|공상과학영화 엑스멘(X-men)에 나오는 늑대인간 ‘울버린’을 포함한 돌연변이 초능력인간 ‘엑스멘’이 “인간이 아니다.”라는 판정이 내려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 판정을 환영하는 측은 중국으로부터 엑스멘 모습의 완구를 들여오면서 이것이 인형이라는 이유로 12%의 관세를 부과받은 완구회사 토이비즈.토이비즈는 미국 관세청이 엑스멘을 ‘인형(Dolls)’으로 분류하자 인형이 아니라 ‘완구(Toys)’로 분류돼야 한다며 관세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것이 괴물,로봇의 모습을 띤 완구가 되면 인형에 대한 수입관세 12%의 절반에 가까운 6.8%의 관세만 물면 된다. 월스트리트저널 2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이 송사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6년간을 끌어왔는데 최근 뉴욕국제무역법원의 주디스 바질레이 판사는 토이비즈의 입장을 받아들여 울버린과 엑스멘이 ‘비인간’이라는 판정을 내렸다. 토이비즈는 그간 촉수와 동물의 발톱,로봇 팔다리와 날개가 있는 엑스멘이 어떻게 인간이냐고 항변해 왔으며 관세청은 그것이분명히 인간의 모습을 한 인형이라고 주장해 왔다.
  • 충청권분양 행정수도 훈풍 타나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을 내세운 노무현(盧武鉉)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당선되면서 부동산 시장에 ‘행정수도 마케팅’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에 아파트가 건립된다는 점을 분양에 적극 활용하는가 하면 행정수도 배후단지라는 점도 아파트 분양에 호재로 활용된다. 이는 특별한 호재가 없는 비수기 분양시장에 행정수도 마케팅 만큼 효과적인 판촉수단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천안·화성 등 관심고조 내년 1월초 청약접수 예정인 충남 천안시 와촌동 충남방적부지에 들어서는신동아아파트 621가구(32∼39평형)는 예비순위 접수결과 이미 4000여명을 넘어섰다. 와촌동 신동아아파트는 대선 이후 충남권에서 처음으로 분양되는 아파트인데다가 인근 아산시가 행정수도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신동아건설 관계자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모델하우스에 내방객과 문의전화가 몰려열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충청권에 행정수도가 이전되면 배후도시 가능성이 큰 화성일대도 천안일대만은 못하지만 속칭 ‘뜨는 곳’ 가운데 하나이다.이달 중순 화성 태안에서분양에 들어간 청광플러스(278가구)도 대선이 끝난 후 문의전화가 늘면서 3순위에서 분양이 완료됐다. 청광플러스 관계자는 “행정수도 배후도시 가능성 때문인지 행정수도 이전얘기가 나오면서 수요자들의 관심이 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택업체,충청지역 다시보자 행정수도 이전 문제가 제기되기 전에는 천안 등 일부지역을 빼면 충청권은주택업체들의 관심밖이었다.실제로 업체별 내년도 주택공급걔획에의 대전·충청지역 물량은 극소량에 불과하다. 그러나 노무현 후보가 당선되면서 주택업체의 입장이 달라졌다.충청권은 물론 수도권 외곽지역인 안성이나 화성 등지의 사업지 확보에 나서기 시작한것이다.행정수도 효과로 충청지역의 사업성이 높아진 까닭이다. 중견업체인 H건설은 최근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충북 오창지구에 1500가구의 아파트 건립을 위한 사업성 검토에 들어갔다.옛날 같으면거들떠 보지도 않을 곳이었지만 지금은 사업참여를 적극 고려중이다.이외에D건설와 대형 H건설,S건설 등도 올해 충청권의 사업전망이 밝을 것으로 보고 이 지역 수주에 적극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행업체들은 더욱 발빠르게 충청권 일대의 사업지 확보에 나섰다. ●투자는 신중하자 행정수도 이전이 호재이기는 하지만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행정수도 후보지가 결정되지 않은데다 많은 시일이 걸리기 때문이다. 김성곤기자 sunggone@
  •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

    자전 에세이 ‘나는 빠리의 택시 운전사’에서 똘레랑스(관용)를 외친 ‘아웃사이더 논객’홍세화씨(한겨레신문 부국장)가 또 한번 비판의 칼날을 세웠다.새 책 ‘악역을 맡은 자의 슬픔’(한겨레신문사 펴냄)에서 그는 한국의‘사회귀족’과 침묵하는 지식인들을 향해 비판의 화살을 정조준했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부터 비판의 도마에 올렸다.‘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는 엄연한 헌법 조항이 있으되 단 한번도 대한민국은 공화국인 적이없었다고 잘라 말한다.“대한민국이 사회귀족의 나라이기 때문”이다. ‘사회귀족’이란,프랑스의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가 말한 ‘국가귀족’에 빗댄 지은이의 조어.“프랑스의 국가귀족이 국가의 공공기관 부문만을 장악하고 있다면,한국의 ‘사회귀족’은 사회의 모든 부문에서 지배력을 행사하므로 훨씬 더 강력한 힘을 가졌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프랑스 국가귀족은 언론계나 학계 등 다른 사회부문에 견제당하지만,한국의 사회귀족은 그런 눈치조차 볼 필요없는 난공불락의 성채 안에 보호된다는 것. 진정한 민주공화국을 위한 실천방안도 제시한다. 극우 헤게모니 세력의 정체를 명백히 파악하고 진보적 지식인들이 점잔빼지말고 적극적으로 사회참여를 해야 한다는 요지다. 비판의 촉수는 전방위로 뻗어 있다.8시간 노동,주 5일 근무제,주택정책,교육비의 국가부담 등의 문제를 두루 지적하고 자신이 오래 몸담은 프랑스의실례를 들며 대안을 내놓기도 한다.9000원. 황수정기자 sjh@
  • 레저단신/ 63시티 外

    ●63시티 ‘바다의 유령’이라고 불리는 ‘대양해파리’를 수족관에서 공개한다.붉은 갈색 줄무늬를 가진 이 해파리는 몸통 직경이 10㎝로 보통 해파리와 비슷하지만,길이 50㎝의 촉수를 길게 늘어뜨리고 유영하는 모습이 유령 같다고 해 특이한 별명이 붙었다.모두 일본에서 수입된 것들로 나이는 1년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02)789-5663. ●넥스프리 스키 리프트권 및 렌털장비 대여 및 배달,숙박을 묶은 스키 여행상품 ‘윈터클럽’을 내놓았다.전국 주요 스키장 주간 리프트권 3매와 장비 렌털 3회권,숙박시설 50% 할인,스키보험 가입 등을 포함해 29만4000원에 제공하며,스노고글을 사은품으로 준다.(02)722-2693. ●에버랜드 핀란드 산타마을 풍경을 동화적으로 표현한 ‘산타 캐릭터 퍼레이드’를 새달 25일까지 진행한다.같은 기간에 크리스마스와 눈을 테마로,동화와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이 눈과 크리스털의 세계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한다는 내용을 연출한 ‘크리스마스 매직 퍼레이드’도 갖는다.(031)320-5000.
  • 이런책 어때요/ 탱고와 게릴라-라틴아메리카 문화체험기

    레게음악의 자메이카,바람의 향내가 다른 코스타리카,어딜가나 탱고가 함께 하는 아르헨티나,광대한 정글의 아마존….4년전 수필집 ‘세상을 수청드는 여자’로 이름을 알린 이강원씨가 이번에는 라틴아메리카 쪽으로 호기심의 촉수를 돌렸다.외교관인 남편과 함께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코스타리카 등지를 돌며 ‘대사 부인’으로 살아온 25년 문화체험담을 한권의 견문록으로 묶은 것. 지은이는 한때 몸담은 중남미 여러 나라들의 현실을 낭만적인 이미지로만 포장하진 않았다. 9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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