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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급물살타는 북핵] “남북관계 복원 서둘러라”/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급물살타는 북핵] “남북관계 복원 서둘러라”/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26일 북한은 핵신고서를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다. 동시에 미국의 조지 부시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지정 종료 요청서를 의회에 발송한다.27일 북한은 영변의 5㎿ 원자로 냉각탑을 폭파한다. 폭파 장면은 CNN을 통해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곧이어 6자회담이 재개돼 2단계를 어떻게 마무리하고 3단계를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를 논의한다.6자 외무장관회담 개최 일정도 조율한다. 가칭 한반도 평화포럼의 출범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6자회담 재개땐 한국 고립화 우려 이러한 모든 움직임들은 9·19 공동성명과 행동조치인 2·13 합의,10·3 합의에 토대하고 있다. 행동조치들은 미국과 북한의 적극적인 노력과 한국과 중국의 창조적인 중재역할에 의해 진전되어 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신고서 제출과 냉각탑 폭파,6자회담 재개 같은 일련의 진행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은 보이지 않는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은 연일 강조되지만 남북간의 소통은 찾아 보기 힘들다. 남측 수석대표와 북측 대표단장간의 상견례가 고작이었다. 상견례도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의 규모와 속도가 북핵 불능화의 속도에 미치지 못한다는 북한의 불만 토론장인 듯했다.6자회담 재개에서 한국의 고립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2002년 10월 제2차 북핵 위기가 터졌다. 지난 6년 동안 수많은 난관이 줄을 이었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 존재 여부에 대한 북·미 간의 진실공방, 경수로 논의 시점 문제,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 미사일 시험발사와 지하 핵실험에 대한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 북한과 시리아의 핵협력 의혹, 북한 인권과 일본인 납치문제 등 수많은 난제들이 6자회담의 진전을 가로막았다. 논쟁을 촉발시키고 확산시키는 중심축은 언제나 미국의 네오콘과 북한의 군부가 자리잡고 있었다. 이들을 설득시키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기회는 주어졌다.2006년 말 부시 행정부 2기의 대북정책 전환이 새로운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6자회담 참가국들도 해결 의지에 탄력이 붙었다. 뉴욕 채널을 중심으로 북·미 접촉이 활발해졌다. 중국의 중재도 적극적이었다. 한국의 창조적 역할도 눈에 띄었다. 조만간에 6자회담이 재개된다. 북한이 제출한 핵신고서의 평가와 검증문제, 관련국들의 상호 조율된 조치들의 동시행동 문제, 핵폐기 대상 등이 중심의제가 될 것이다. 검증문제는 영변 원자로 가동일지의 조작여부와 플루토늄의 추출량에 초점이 맞추어질 것이다. 북한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만 정확한 검증이 가능하다. 상응조치는 북한에 대한 테러지정국 삭제와 적성국교역법 종료에 대한 미국의 행동이 핵심이다. ●핵폐기 대상 선정 3단계 분수령될 듯 남아 있는 미국의 네오콘세력과 의회 일각에서 벌써 반대 또는 시기상조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핵폐기 대상 선정은 3단계 논의의 분수령이 되는 듯하다. 북한 군부는 핵폐기 대상을 장비와 시설에 한정하는 듯하다.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들은 플루토늄 추출량을 비롯한 핵물질과 현존하는 핵무기가 대상임을 명백히 하고 있다. 핵신고서의 검증이 1년 정도 소요될 수 있다.2단계의 검증과 3단계의 핵폐기가 병행적으로 추진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 준다. 북핵 진전은 대화의 모멘텀 유지가 중요하다.9월이 되면 미국은 대선국면에 돌입한다. 부시 행정부의 임기말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다.10월 초 조선국립교향악단의 워싱턴 공연과 같은 분위기 조성의 이벤트도 예상된다. 공연이 북핵 진전을 이끌고 갈 동력이 될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역할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난 시기 북핵 진전에 있어 남북관계의 강한 추동력을 상기하면서 조속한 남북관계의 복원을 기대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 [사설] 서울광장 이제 시민에게 돌려줘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이 각종 집회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한·미 쇠고기 협상으로 촉발된 촛불 시위로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 문화 행사 등이 일부 취소되거나 흥행에 실패했다고 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3∼15일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체조갈라쇼는 대부분의 일정을 올림픽공원으로 장소를 옮겨 치렀다. 서울세계여자스쿼시대회는 예정대로 개최됐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는 촛불 시위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왜 그럴까. 시위 장기화에 따른 시민들의 피로감이 누적된 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는 촛불 집회가 문화 축제의 마당으로 자리잡지 못했다는 점이 더 큰 원인이라는 점을 부인하기 힘들다. 촛불 시위 초기 10대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동참했던 것은 학교 급식 안전과 국민 건강 주권을 포기할 수 없다는 순수한 열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촛불 시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쟁점이 쇠고기 문제에서 대운하, 공공기관 선진화 등 5대 의제와 정권 퇴진 운동으로까지 번졌다. 그런데다 지난 주말엔 시위대가 전경 버스를 파손하는 등 과격해 지는 양상을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광장은 서울 시민들의 문화 행사 마당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됐다. 겨울철 스케이트장으로 이용하는 것 말고는 거의 매일 공연 등의 일정이 잡혀 있다. 하지만 서울광장과 주변은 노동 및 정치 단체 등의 텐트가 들어서고, 각종 정치 구호가 난무하는 집회가 끊이지 않아 문화 행사가 차질을 빚기 일쑤다. 서울광장은 잔디 보수 비용으로 연간 4억 5000만원이 들 정도로 심하게 훼손되고 있다. 서울광장이 시민들의 문화·휴식 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성숙한 시민 의식을 발휘해야 할 때다.
  • [씨줄날줄] 바이오 정치/구본영 논설위원

    지난주 워싱턴서 열린 한·미 쇠고기 추가협상장.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비장의 카드를 빼들었다. 광화문의 촛불시위 현장을 찍은 컬러 사진을 수전 슈워브 미 무역대표부(US TR) 대표에게 들이댄 것이다. 김 본부장의 강공과 반미 정서를 우려해 가능한 한 한국측의 입장을 들어주라는 백악관의 지침 사이에 끼인 슈워브 대표가 한때 눈물까지 비쳤다는 후문이다. 그런 보도가 사실이라면, 광우병 우려가 촉발시킨 촛불시위가 국제정치의 지렛대로 등장한 셈이다. 며칠전 한국학중앙연구원의‘2008 세계석학초청’ 강연에서 미 코넬대의 사카이 나오키 교수는 “촛불집회는 참 한국적인, 희한한 현상”이라고 했다. 그는 건강을 이슈로 한 시위라는 차원에서 이를 ‘바이오 정치(biopolitics·삶 정치)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촛불이 상징하는 ‘바이오 정치’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만큼 안팎의 평가도 극명하게 엇갈린다.‘집단 지성’이라는 극찬에서부터 ‘생명 상업주의’라는 매도에 이르기까지. 집단 지성이란 본래 각 개체는 지능이 없지만, 전체 무리는 고도의 지능체계를 형성하는 개미 등의 군집을 설명하는 용어다. 일부 진보논객들은 이를 원용, 촛불시위 군중을 “개체로서 날아오르지만, 전체로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천수만 새떼”로 미화한다. 반면 촛불시위 주도세력을 “듣기 좋은 생명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는 이념을 팔아먹는 생명 상업주의자들”이라고 폄하하는 측도 있다. 미국산 쇠고기로 인한 광우병 우려가 ‘디지털 포퓰리즘’에 휘둘려 과장됐다는 시각이다. ‘바이오 정치’에 대한 호불호와 관계없이 무시할 수 없는 현상이라는 데는 이념적 성향에 관계없이 한 목소리다. 국회의장 후보로 내정된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도 “촛불집회는 새 정치문화의 기폭제이자 직접 민주주의의 표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나 촛불이 문제제기는 가능하지만, 수습은 의회와 정당을 통한 ‘대의민주주의’의 몫이라는 데도 전문가의 견해는 일치한다. 촛불시위를 연구대상으로 꼽은 사카이 교수도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은 정당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SK주유소서 S-Oil 기름 넣는다

    앞으로 SK주유소에서 GS칼텍스 기름을 넣을 수 있게 됐다. 이른바 ‘폴사인제도’를 폐지한 데 따른 것으로 기름값의 하락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석유제품판매 표시광고고시제’(폴사인제)를 폐지함에 따라 올해 9월부터 특정 정유사의 상표를 표시한 주유소라도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교체 또는 혼합 판매할 수 있게 된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SK에너지 상표를 건물 앞이나 주유기에 표시한 주유소라도 S-Oil이나 현대오일뱅크,GS칼텍스 등 다른 회사 제품을 팔 수 있고, 여러 회사 제품을 섞어 판매할 수도 있다. 다만 주유소 입구 등에 표시하는 등 어떤 식으로든 그 사실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한다. 공정위는 “고시가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하고만 거래하도록 묶이는 도구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폐지 배경을 밝혔다. 지금도 정유회사들이 정제한 석유제품도 각사의 제품 교환과 저유소 저장을 거치면서 30∼50% 이상 섞이는 만큼, 주유소에서 혼합된 석유 제품을 팔아도 품질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게 공정위의 입장이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를 통해 ‘정유사-대리점-주유소’로 수직 계열화된 석유제품 시장 경쟁을 촉진하고 가격인하를 유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특정 정유사의 석유제품만 판매하도록 한 폴사인제가 정유사와 주유소의 배타적 거래의 근간이 되고 있는 만큼, 이를 없애면 주유소가 다양한 회사 기름을 골라 살 수 있고 정유사 간 가격 경쟁이 촉발돼 값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A주유소는 제품 판매량의 80%를 B정유사로부터 구매하는 조건으로 제품공급 및 상표사용 계약을 체결하고, 나머지 20% 물량은 주유소간 거래나 선물·현물시장 등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 공정위는 정유회사와 주유소가 체결하고 있는 현행 배타적 전속계약의 위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시정조치를 취하거나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자칫 늘어날 수 있는 불법, 부정 석유제품 유통에 따른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지식경제부, 지방자치단체 등과 함께 단속을 강화하고 엄중 처벌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의 표정은 엇갈린다. 주유소업계는 “가격 협상력이 커졌다.”며 환영한다. 정유업계는 “품질 저하가 우려된다.”며 울상이다.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주유소들이 시설 보조비 등으로 정유사에 매여있어 정부가 의도하는 ‘기름값 인하’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유사들이 제휴카드 할인 혜택 등을 없앨 움직임이어서 오히려 소비자들에게는 손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주유소협회 양준억 전무는 “여러 정유사의 기름을 섞어팔 수 있어 정유사와의 협상 때 (주유소측의)목소리가 높아지게 됐다.”면서 “(섞어파는 데 따른)품질 문제는 일차적으로 주유소 책임인 만큼 품질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업계를 대변하는 대한석유협회 이윤삼 상무는 “석유제품의 유통마진이 크지 않아 가격 인하 효과보다는 오히려 품질 저하와 불법거래를 조장하는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지금은 우리 회사 기름만 판다는 전제 아래 제휴카드 할인이나 마일리지 혜택 등을 주고 있지만 혼합판매가 이뤄지면 이 혜택을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미현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폴사인제도 석유제품판매 표시광고고시제. 서로 다른 정유사의 제품을 팔면서 특정 정유사의 상표만을 표시, 광고하는 행위를 법위반으로 규제하는 제도다.SK에너지 간판을 달고 있으면 SK 제품만 취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1992년 처음 도입됐다.
  • [사설] 이 대통령 새출발 다짐 주목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으로 촉발된 촛불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다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지난달 22일 대국민담화 발표에 이어 두번째다. 이번에는 한껏 더 몸을 낮추면서 국민의 이해를 구했다. 조급한 마음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미국과의 관계 회복을 서두르다 보니 식탁의 안전에 대한 국민의 심려를 미처 헤아리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국익을 지키고 국가의 미래를 생각해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재협상’을 선언하지 못하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각계 지도자들의 조언대로 국민에게 모든 것을 털어놓고 이해를 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대통령 특별회견까지 쇠고기 추가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광우병 공포를 불식시키지 못한 것은 유감이다. 이 대통령은 어떤 경우에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가 식탁에 오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재협상을 요구하는 민심과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 다만 ‘밀실추진설’ 등으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대운하 공약에 대해 “국민이 반대하면 추진하지 않겠다.”고 분명히 선을 그은 것은 잘한 일이다. 또 가스·전기·물·건강보험 등 민생관련 4대 공공부문의 민영화 계획이 없다는 점을 천명함으로써 촛불시위의 동력 차단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판단된다. 이 대통령도 우려하듯이 고유가의 여파로 우리 경제는 지금 몸살을 앓고 있다. 산업현장에서는 ‘생계형 파업’이 줄을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진과 내각의 일신을 약속하면서 국민들의 고통 분담과 위기극복 노력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정부가 먼저 허리띠를 졸라매는 등 솔선수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경제운용방향도 안정 최우선으로 다시 짜야 한다. 그리고 재계는 ‘비즈니스 프렌들리’의 과실만 챙기려 할 게 아니라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약속을 지켜야 한다.
  • [사설] 화물연대 사태 봉합 넘어 시스템 구축을

    화물연대의 운송거부로 1주일째 이어지고 있는 물류대란이 해결국면에 접어들었다. 화물연대 지도부는 어제 부산에서 컨테이너운송사업자협회(CTCA)와 가진 재협상에서 운송료를 19% 인상하고 표준요율제를 2009년 시범실시하기로 전격합의하고 사업장에서의 화물운송 거부를 철회했다. 앞서 현대자동차 물류회사인 글로비스 등 5대 물류회사도 운송료 인상에 합의, 타결의 물꼬를 텄다. 건설노조의 파업과 민주노총의 총파업선언 등으로 흔들리던 국가경제가 제자리를 찾게 돼 다행이다. 화물연대와 CTCA가 합의에 이른 것은 고유가로 촉발된 화물연대 사업자들의 고통에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유가라는 비상상황을 인식, 과잉공급된 화물차를 사들이고 심야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대상을 확대하는 등 성의있는 자세를 보였다. 표준운임제 도입과 다단계 유통구조 개선은 시간을 두고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 뒷전에 숨어 소극적 자세를 보이던 대기업 물류회사들도 협상에 나서 화물연대 운전자들의 요구사항에 근접하는 수준에서 운송료를 올려주었다. 화물연대도 이에 화답, 파업을 풀고 현장에 복귀했다. 하지만 화물연대가 이번에 요구했던 사항은 5년전에도 제기했던 해묵은 과제라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그나마 정부가 컨테이너 운전자들의 노동자성 인정은 절대 들어줄 수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은 다행이다. 정부는 화물연대에 약속한 대로 표준운임제를 마련, 유가연동에 따라 화물운임이 조정되도록 하고 화물알선의 복잡한 유통구조를 단순화해 화주와 차주가 모두 이익을 얻을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일시적 미봉책 보다는 화근을 없애는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 사업자간의 일에 정부가 매번 끌려다닐순 없는 일 아닌가.
  • 佛언론 “한국에 새로운 민주주의 나타났다”

    佛언론 “한국에 새로운 민주주의 나타났다”

    “한국에 새로운 형식의 민주주의가 나타났다.” 프랑스의 뉴스전문 방송 프랑스 24가 “한국에 인터넷을 통한 새로운 형식의 민주주의가 등장했다.”(In South Korea, a new form of democratic expression has emerged via internet.)고 18일 보도했다. 최근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총파업 등 크고 작은 시위가 빈번한 프랑스에서 한국의 촛불시위가 ‘인터넷’에서 촉발됐다는 점에 주목한 것. 방송은 “이것이 바로 ’브로드밴드(broadband· 광역 네트워크) 민주주의’”라며 “어떤 행동을 취하기 전에 인터넷에서 사람들과 먼저 상의하고,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을 다시 인터넷에 전해 정보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24는 한국에서 브로드밴드 민주주의가 나타난 이유로 ‘인터넷의 접근성’을 들었다. 방송은 “한국은 시골에서도 쉽게 인터넷을 쓸 수 있을 정도로 활성화 돼있다.”며 “OECD 국가 중 인터넷 접근이 가장 용이하다.”고 밝혔다. 또 방송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흔히 쓰는 ‘네티즌’이라는 말에도 주목했다. 우리나라만큼 인터넷이 활성화 되지 않은 프랑스는 ‘네티즌’ 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기 때문. 방송은 “인터넷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하는 이가 바로 ‘네티즌’”이라며 “브로드밴드 민주주의의 주역” 이라고 소개했다. 사진= france 24 캡처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사설] 28년만에 최고 치솟은 원재료 물가

    한국경제의 계기판이 온통 빨간 불투성이다. 고유가로 촉발된 물가 상승압력으로 지난달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4.9%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에는 5%대 진입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관리 목표치 상한선인 3.5%보다 1.5%포인트 이상 높은 것이다. 반면 성장률은 정부가 목표로 한 6%는커녕 5% 달성도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그런가 하면 단기 외채의 급증으로 상반기 중 순채무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커졌으며, 기업의 투자지표는 8년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영업자의 소득은 0.9% 증가에 그쳐 3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물가 상승압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이 발표한 ‘가공단계별 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의 원재료 물가는 1년 전에 비해 79.8%나 뛰어 1980년 1월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원재료 물가는 1∼2월 40%대,3∼4월 50%대의 상승률을 보이다가 상승폭이 더욱 커진 것이다.5월의 수입원자재 물가 역시 28년만에 가장 높은 83.6%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앞으로 시차를 두고 소비자 물가가 더욱 상승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원유와 국제 원자재값, 곡물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성장을 중시한 고환율정책이 기름을 끼얹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뒤늦게 안정 위주로 정책기조를 전환하기로 했으나 정책수단만으로 대응하기에는 경기의 하강속도가 너무 가파르다. 이런 상황에서 각 경제주체가 내몫부터 챙기겠다고 나선다면 우리 경제는 선진국 진입 문턱에서 그대로 주저앉고 만다. 이럴수록 조급증을 버리고 기초체력 다지기에 나서야 한다. 규제 혁파와 공공부문 개혁을 통해 공급부문의 애로사항부터 제거해 나가야 한다.1,2차 오일쇼크 때처럼 각 경제주체가 고통을 분담하고 단합한다면 이번 위기도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 NYT “촛불시위 한국민 자존심의 표출”

    한국의 촛불시위는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에 대한 우려만이 아니라 민족적 자존심이 연관돼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2일 진단했다. NYT는 집회에 등장하는 반 이명박 정부 구호들은 쇠고기의 안전성 문제를 넘어 미국과의 협상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민족 자존심을 소홀히 여긴 데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의 말을 인용,“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족주의를 너무 강조한 것이 문제였다면 이 대통령은 실용적 지도력을 내세워 민족주의를 간과한 것이 문제”라고 보도했다. 이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은 이번 쇠고기 논란을 국민 건강이나 과학 또는 경제에 관한 것으로만 여기지 않으며, 대통령이 강대국의 압력에 저항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시험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NYT는 앞서 지난 11일자에선 미국 내 광우병 검역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킨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2003년 미국에서 광우병이 처음 발생했을 때 정부가 보여준 혼란스러운 반응과 방어적인 태도가 미국 소비자단체의 회의론을 촉발시켰으며, 외국 쇠고기 시장 재개방을 위한 협상을 어렵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신문은 농무부가 미국에서 도축되는 연간 3000만마리의 소 가운데 극히 일부만을 검사하고 있는 것이 외국 소비자들의 불신을 유발하는 가장 큰 요소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산 쇠고기가 안전하다는 주장이 식품의약청(FDA)이 아닌 농무부에서 나온 것도 문제가 있다면서, 농무부 고위 관료들이 식품업계 로비스트 출신인 점을 꼬집었다. 지난 2월 휴먼 소사이어티가 공개한 다우너 소 강제 도축장면도 농무부의 식품안전 규정 이행에 대한 의지를 의심케 하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USA투데이도 이날 ‘미국 쇠고기에 대한 불만’이라는 사설에서 미국 쇠고기 검사 체제의 문제점을 제기했다. 신문은 “한국에서 광우병 공포가 과도한 것일 수 있지만 미국 축산업계와 연방정부도 식품이 철강이나 플라스틱과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사설] 미국, 쇠고기 추가협상 성의 보여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오늘 미국서 쇠고기 추가협상을 벌인다. 한·미 쇠고기 수입협상 타결로 촉발된 ‘촛불 정국’이 분수령을 맞은 셈이다. 양국이 한국민의 광우병 불안감을 잠재우면서 통상 확대 기조도 이어가는 상생의 해법을 찾기를 기대한다.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민의 불안심리는 미국 측 기준으로 보면 과장된 측면도 없지 않을 게다. 그러나 한국민의 정서는 이미 광우병 발병 위험성을 확률로 따질 단계는 지났다. 더군다나 뉴욕타임스도 도축되는 소 가운데 극히 일부만 검사하는 미 농무부의 검역체계가 외국인의 불신을 유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엄연한 현실을 방치해 ‘촛불’이 결국 반미 정서로 옮겨붙는다면 불행한 일이다. 까닭에 한·미 양국이 공동 패자가 되지 않기 위해선 미국 측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 최소한 30개월 이상 쇠고기의 수출금지를 실질적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우리 측은 이를 관철해 사실상의 재협상에 준하는 효과를 얻겠다는 입장이나, 미국 조야에선 세계무역기구(WTO) 통상규범 등에 맞지 않는다고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 소비자의 불안감을 없애는 일이 결국 미국산 쇠고기의 수출을 극대화하는 길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 측이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출한다는 내용의 수출증명(EV)프로그램 적용뿐만 아니라 수출시 특정위험물질(SRM) 제거에도 대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내달 초 부시 대통령의 방한을 앞둔 양국간엔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방위비 분담금협상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 있다. 미국 측은 한·미 동맹 복원을 추구하는 이명박 정부가 곤경에서 헤어나지 못한다면 미국에도 손해임을 깨닫기 바란다.
  • [서울광장] ‘박근혜 총리’카드 버리지 말라/ 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박근혜 총리’카드 버리지 말라/ 함혜리 논설위원

    촛불민심 달래기에 나선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인사에서 대통령실장과 국무총리를 교체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면 쇄신이라는 말에 걸맞게 새 총리는 ‘새 출발’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인물이 바람직하다. 난국 타개를 위해 정치적 영향력과 함께 대중적 지지도 받아야 한다. 지난 10일 내각의 일괄 사의 표명 직후 여권 일각에서 급부상했던 ‘박근혜 총리론’이 설득력을 얻었던 이유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앤리서치가 어제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를 총리로 임명하는 데에 50.6%가 찬성했을 정도로 일반 여론도 ‘박근혜 총리’를 선호한다. 그런데 ‘박근혜 총리론’이 급격히 가라앉는 분위기다. 여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유효한 카드’라는 당초의 입장에서 한발짝 물러나 “현재로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입장이다. 박 전대표 측도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총리직을 정식 제의받은 적이 없다.”면서 설사 제의하더라도 수락할 생각이 없다고 확실하게 선을 긋고 있다. 물론 여러가지 정치적 고려에 따른 판단으로 짐작된다. 각자의 유·불리를 따져 본 결과 없던 일로 하는 게 오히려 이익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두 사람 사이 깊게 파인 감정의 골도 여전히 치유가 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이번이야말로 이 대통령이 ‘박근혜 총리’ 카드를 쓸 적기라고 본다. 박근혜 전 대표가 총리로 나서야 하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무엇보다 박 전 대표는 소통부재인 당·정·청의 메신저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다.50여명의 국회의원을 거느린 박 전 대표가 총리로 나서면 이 대통령은 당내 지지기반 확보로 안정적인 국정을 도모할 수 있다. 박근혜 총리론은 여권 화합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은 물론이다. 박근혜 총리론은 한나라당내 친이·친박 분란을 비롯한 여권내 권력 다툼이 해소됐다는 것이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원칙과 애국을 트레이드마크로 삼는 박 전 대표라면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 마지막 이유다.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위기상황을 수수방관한다는 것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요동치는 정국에서 총리직을 맡는 것이 정치적 리스크가 큰 모험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위기타개책으로 한번 쓰고 버리는 카드가 될지언정 잃을 것은 없다고 본다. 더구나 차기 대권을 꿈꾸는 본인에게 행정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구정물에 손을 담그고 온몸을 던져 국정을 돌본다면 고고한 ‘근혜공주’의 이미지를 깰 절호의 찬스가 될 수 있다. 다만 박근혜 총리론은 책임총리 이상의 권한을 전제로 한다. 현재와 같이 ‘자원외교’나 하면서 외곽으로 도는 그런 총리는 의미가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책임 총리제를 강화해 각 부처의 정책 조정기능을 국무총리에게 줘야 한다. 따라서 이 대통령에게는 권력을 나눠야 하는 부담이 있다. 그러나 남은 5년 순탄하게 국정을 수행하려면 이 대통령은 빨리 권력에 대한 집착을 버려야 한다. 아직 갈 길은 멀고, 할 일은 너무 많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에서 촉발된 촛불집회가 정권퇴진 운동으로까지 치닫는 상황이다. 무정부 상태를 방불케 할 정도로 온 나라가 혼란스럽다. 뻔히 보이는 승부수를 외면해선 안 된다. 문제의 원인이 이 대통령 본인에게 있었듯이 해결의 열쇠 또한 본인이 쥐고 있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건국 60주년] 북한을 바라보는 눈

    광복 직후 찬탁·반탁 논쟁으로 촉발된 좌우 대립은 한국전쟁을 유발했다. 남과 북은 서로에 대한 분노와 불신을 키워왔다. 하지만 한국 사회의 민주화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통일교육은 북한을 ‘적’이 아닌 ‘동무’로 보는 이른바 ‘어깨동무세대’를 낳았다. 전쟁 직후 남한사람들은 북한과 공산주의에 대한 공포와 적개심을 동시에 가지게 됐고, 이승만 정부는 폐허가 된 국가를 재건하는 데 이를 활용했다. 각급 학교에선 6월만 되면 반공웅변대회가 열렸고, 누구보다 우렁차게 공산당의 잔인함을 호소하면 상을 받을 수 있었다. 가정으로 발송되는 성적표에 반공의식을 평가한 학교도 있었다. 평화통일을 주장했던 진보당 대표 조봉암은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4·19혁명을 거치면서 피어오르기 시작한 평화통일론은 5·16군사쿠데타를 거치면서 싹이 잘리고 만다.1968년 푸에블로호 사건과 1·21무장공비 침투사건 등으로 복잡한 국내외 정세 속에 정부는 북한의 노농적위대에 대응해 향토예비군을 창설했다. 병역법 개정을 통해 병역기피자를 본격적으로 색출하기 시작했고, 주민등록법을 개정해 모든 국민에게 주민등록번호를 부여했다. 이듬해 고등학교 교과과정에 교련이 들어갔다. 이 시기 매년 6월 열리는 반공사생대회에서 인민군의 머리에 뿔을 그리지 않은 어린이들은 ‘아차’하며 울상을 짓기도 했다. 전 사회적 동원과 반공 시스템이 정교해지던 1972년 중앙정보부장 이후락이 평양을 다녀오고 7·4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면서 사회 전반에는 당장 평화적 통일이 이루어지리라는 기대감이 생겼다. 하지만 유신체제로 돌입하면서 이런 기대는 무너졌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대학가를 중심으로 북한을 재조명하는 노력이 시작된다. 나아가 1989년에는 문익환 목사에 이어 임수경씨의 방북으로 정부의 공안정국 조성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에게 남북의 거리는 가깝게 줄어든 느낌으로 다가왔다. 그해 ‘민족·민주·인간화교육’의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정부의 탄압에도 불구하고 통일교육을 시작했다.2000년 6·15 1차 남북정상회담과 2007년 10·4 2차 남북정상회담은 우리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를 무너뜨렸고 본격적인 민간교류와 함께 더 이상 북한을 ‘적’이 아닌 원래부터 ‘동반자’로 생각하는 세대가 탄생했다. 남과 북의 정상이 껴안는 것부터 보기 시작했던 어깨동무세대들은 6월 사생대회에서 증오와 광기가 가득한 적대적인 풍경이 아닌 남과 북이 손잡고 들판을 노니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장형우 김정은기자 zangzak@seoul.co.kr
  • 인간 탐욕이 만든 ‘프리온 질병’

    18세기 중엽, 이탈리아 베네치아 귀족 출신의 의사가 며칠 동안 몹시 땀이 흐르고 동공이 바늘구멍 만하게 축소되는 극심한 불면증에 시달리다 사망했다.‘치명적 가족성 불면증’의 시작이었다. 비슷한 시기, 유럽 전역에서 수많은 양들이 돌이나 나무 등에 털을 긁어대거나 발작적으로 주저앉기를 반복하다 죽어갔다.‘스크래피(scrapie)’의 창궐이 었다.1980년대 후반, 양순한 젖소들이 사람을 걷어차더니 몸을 떨고 비틀거리다 쓰러지기 시작했다.‘광우병’의 공포가 영국을 휩쓰는 순간이었다. 원인은 모두 ‘프리온’이란 단백질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프리온은 정상 단백질이지만 어떤 이유로 변형되면 ‘살인단백질’로 돌변한다. 변형 프리온이 세포를 죽일 경우 세포가 사멸한 자리는 텅 빈 공간으로 남고 환자의 뇌 조직은 구멍이 숭숭 뚫린 상태로 바뀐다. ‘살인단백질 이야기’(대니얼 맥스 지음, 강병철 옮김, 김영사 펴냄)는 변형 프리온이 인류를 위협해온 역사와 그 원인을 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논란으로 촉발된 광우병 공포가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된 시기에 맞춰 번역 출간됐다. 프리온 변형은 단백질의 능력에 대한 새로운 각성을 불러일으켰다. 인간 광우병은 프리온이 종의 경계마저 뛰어넘는다는 것을 증명한 셈이다. 하지만 책의 핵심 메시지는 좀더 근본적인 데 있다. 책은 프리온의 자기변신을 강제한 것은 인간의 욕망이란 뼈아픈 진실을 드러낸다. 스크래피는 최대한의 고기를 얻을 수 있는 양의 몸뚱이를 구상하며 동종교배(우수 형질을 가진 어미와 그로부터 난 새끼를 재교배하는 육종기법)를 시도한 천재적 축산업자로부터 출발했고, 광우병도 고기와 우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소에게 육골분 사료를 먹이면서 등장했다. 계몽주의가 맬서스의 ‘인구론’이나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과 결합하면서, 생산력 향상과 동일시된 당대의 진보는 평범한 단백질을 통제 불가능한 독성물질로 탈바꿈시켰다. 성장과 발전만을 지향하는 직선적인 진보는 때론 자멸을 초래한다.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 또한 단백질 변형으로 생긴 알 수 없는 질병으로 투병 중이다. 저자는 자신의 병이 아이들에게 유전됐을 가능성을 우려하며 프리온 질병의 완치가능성에 대한 절박한 희망으로 책을 썼다.1만 65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노후 준비하셨습니까] (상) 은퇴자들의 준비 현황

    [노후 준비하셨습니까] (상) 은퇴자들의 준비 현황

    우리나라 베이비부머(1954∼1963년생)가 정년(만 55세)을 맞는 내년부터 은퇴자들이 대거 쏟아진다. 조기 정년으로 은퇴 행렬은 이미 시작됐다. 국민연금과 공적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점점 줄어드는 터라 ‘돈 없이 오래 사는 것’이 노후생활의 최대 고민이 됐다. 우리나라는 외국에 비해 은퇴자들의 노후보장이 어느 정도 준비돼 있는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퇴직연금 등은 어떤지 등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통계청의 2007년 사회통계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람이 61.8%로 10명 중 6명꼴이다. 준비수단을 보면 국민연금과 예·적금이 많다. 하지만 선진국에서 의무화하는 경향이 높은 퇴직연금에 해당하는 사적연금은 31.9%에 불과하다. 준비 규모는 더 미흡하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출 규모를 감안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우 노후소득이 생애평균 소득의 65.0∼75.6% 수준이 돼야 한다.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의 권고 수준은 80%이며 선진국들도 60∼80%에 맞추려고 한다. 우리나라의 근로기간과 은퇴기간을 고려할 경우 국민연금과 퇴직·개인연금에 의한 실질소득대체율은 45.1%가량 된다. 이 중 국민연금이 22.8%, 개인·퇴직연금을 통해 개인이 준비하는 부분이 22.3%다. 보험연구원 류건식 선임연구위원은 “실질소득대체율이 높아야 하는데 국민연금 부분의 상승은 재정부담상 어려운 만큼 개인·퇴직연금이 올라가는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소득대체율이란 현재 소득 대비 앞으로 받을 연금의 현재가치 비중을 뜻한다. 예컨대 매월 200만원을 버는 사람의 대체율이 60%라면, 이 사람이 받게 될 연금은 120만원이다. ●호주의 성공적 연금 제도 전문가들은 호주의 연금제도를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꼽는다. 호주 정부는 1992년부터 모든 사업주가 근로자 임금의 일정 부분을 퇴직연금으로 반드시 사외에 적립하도록 했다. 도입초에는 3%였으나 단계적으로 높여 2002년부터 9%다. 기업의 반발에 대해서는 상응하는 세제혜택을 부여했다.2005년부터는 개인이 펀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가입 상품의 투자 성적이 나쁘면 언제든지 다른 펀드로 이동할 수 있게 되면서 자산운용사간 경쟁을 촉발해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자산운용산업도 급성장해 순자산 1조 3346억호주달러(한화 1089조원)로 세계 4위 규모다. 개인들의 의무납부액은 없다. 그러나 다양한 세제혜택을 부여해 개인들의 납부를 독려했다. 납입금에 대해서 연간 5만호주달러(4800만원)까지 최저 세율 15%를 적용했다. 일반적인 소득세율 31.5%와 비교하면 파격적인 혜택이다. 연금을 수령할 때도 60세가 넘으면 전액 비과세다. 또 개인이 1호주달러(970원)를 내면 정부가 최대 1.5호주달러를 보조하는 등 개인납부액이 커지면 정부 보조금도 커지는 구조를 만들었다.18세 이상으로 월 450호주달러(44만원)를 받는 근로자는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는데 지난해 6월말 현재 가입률이 90%다. ●홍콩,8년 만의 안착 홍콩에서 1993년 자율적인 퇴직연금(ORSO)을 도입했으나 가입이 미미하고 고령화가 급속하게 이뤄질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에 2000년 강제퇴직연금(MPF)을 도입했다. 월소득이 5000홍콩달러(66만원) 미만이면 고용주만 월급의 5%, 그 이상이면 근로자도 5%를 의무적으로 납부하도록 했다. 루치아 홍 홍콩 HSBC 퇴직연금 총괄책임자는 “감독기관과 기업의 인식부족 등으로 첫 3년간은 매우 부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후 감독당국은 8년에 걸쳐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고, 업계 의견을 수렴하는 등 개선사업을 펼쳤고, 자산운용업계는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형태의 금융교육에 나섰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가입률이 지난해 3월말 현재 75.6%를 기록하고 있다. 고용주 가입률은 98.8%, 근로자 가입률은 97.5%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지 2년 반가량 되는 우리나라에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美언론 “李대통령 이미지 제고 기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 언론들은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10일 서울 등 전국에서 열린 촛불집회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 문제로 한 달 넘게 계속된 촛불시위에 책임지고 내각이 일괄사퇴했다는 내용을 비중있게 다뤘다. 워싱턴포스트는 11일자 1면에 지난 10일 밤 서울 도심 촛불시위 사진을, 국제면인 10면에는 전경과 몸싸움하는 시위대 사진과 기사를 다뤘다. 신문은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분노가 커지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내각 총사퇴가 성난 시민들을 달래고 정부를 다시 세우는 한편 이 대통령의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이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통치스타일이 1970∼80년대 암울했던 군사정권시절을 연상시킨다는 시위 참가자들의 불만을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서울 중심부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이명박 퇴진’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과 풍선 등을 들고 시위에 참여했다며 “점점 인기를 잃어가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대 도전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반면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자 사설에서 “시위는 한 TV 보도로 촉발된 것”이라며 “불충분한 근거를 바탕으로 문제를 확산시킨 언론의 책임”을 지적하기도 했다. AP는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대규모로 열린 촛불집회가 80년대 민주화투쟁 상황을 연상시켰다고 보도했다. kmkim@seoul.co.kr
  • 한나라, 민생현안 초점

    한나라, 민생현안 초점

    한나라당은 6·10항쟁 21주년 촛불집회가 ‘무난하게’ 끝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민생 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11일 재협상 수준의 확실한 대책과 국정 쇄신을 다짐하며 ‘쇠고기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가 잦아들기를 ‘기원’했다. 통합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측에는 여당과 야당, 정부가 참여하는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제안했다. 원외에서 투쟁하는 야권을 원내로 끌어들일 뿐만 아니라 여론의 물꼬를 민생현안 해결 쪽으로 돌리기 위한 노력이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촛불집회를 국민과 대화를 통해 소통하는 선진화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당과 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그는 “이제 재협상에 준하는 추가협의를 통해 쇠고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정부의 획기적인 후속 조치를 차분히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촛불 민심’을 향해서는 “국민 모두 가능하면 평상심을 되찾아 새출발하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나라당은 촛불집회의 열기가 10일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에 들어서길 바라면서도 13일과 14일로 예정된 촛불집회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이, 미선이 6주기 추모식과 쇠고기 재협상을 주장하며 분신한 고(故) 이병렬씨 영결식이 이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쇠고기 사태부터 시작해서 정국 수습까지 이번주가 고비가 될 것”이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나라당은 쇠고기 정국에 묻혀 있던 고유가 대책을 비롯한 민생 현안 해결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야당의 협조를 부탁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정부가 준비 중인 법안을 기본으로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야당에 정식으로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8일 발표한 민생종합대책의 후속 작업을 야당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민주당 김종률 의원은 이에 대해 “야3당은 한나라당이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수용하고 가축 전염병 예방법에 대해 분명한 의지를 보인 뒤에 논의할 수 있다.”며 일단 거부의사를 밝혔다. 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대단하다”…주한외국인에 비친 촛불시위

    “대단하다”…주한외국인에 비친 촛불시위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시위가 단지 한국인만의 시위는 아니었다. 시위장소 곳곳에는 파란 눈의 외국인도 종종 눈이 띄었다. 학생, 직장인, 여행객인 이들 외국인의 눈에 비친 촛불 시위는 ‘대단’ 하면서도 ‘재미있는’ 광경이었다. 혼자서 한국을 여행하고 있다는 독일인 데이비드 클럽 (24·David Clubb)은 “독일에서도 시위는 종종 있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인 시위는 처음”이라며 “대단하다”고 말했다. 얼마 전 미국인에서 한국인으로 귀화했다는 중앙대 학생 김승현(24ㆍ사진 왼쪽)씨도 “직접적으로 민주주의를 표출한다는 면에서 굉장히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집 근처라 구경 나왔다.”며 재미있는 축제로 생각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영어를 가르친다는 미국인 제리 (31·Jerry)씨는 “흥분된다!”(exciting)며 “(시위가)쇠고기 때문인 건 아는데 자세한 내막은 모른다.”고 답했다. 또 “여자친구가 한국인인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시위를 한다.”며 “난 자세히 모르지만 여자친구가 싫어하니 나도 싫다.”고 말했다. 반면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외국인도 있었다. 한국에 온 지 1년 남짓 됐다는 캐나다인 에밀리 (23·Emily)는 카메라를 들고 청와대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 아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에게 항의하러 청와대로 간다.”고 답했다. 에밀리는 “쇠고기 수입 문제 뿐 아니라 대통령의 소통방식에 한국인들이 화 난 것 같다.”며 “시위에 무관심한 외국인들도 자세한 내막을 알고 나면 공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위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대부분 촛불시위를 촉발시킨 이유를 잘 알고 있었고 한국인들의 분노에 대체로 공감했다. 시위가 반미 감정으로 번질 것이라는 일부 언론의 우려에 미국인 제리 씨는 “2002년 반미 감정이 고조됐을 때 한국에 왔고 그 뒤로 반미 시위가 종종 있었지만 한국인들은 미국인에게 항상 친절했다.”고 말한 뒤 다시 시위대 속으로 사라졌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김지아 기자 skybabe8@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6·10 촛불집회] 내각 총사퇴로 본 여권 권력다툼 2R

    청와대와 내각의 일괄 사의 표명으로 여권 권력구도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구심점으로 한 ‘주류 중의 주류’ 친이(친이명박) 온건파가 당내 이명박 직계그룹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정두언 의원의 직격탄을 맞고 비틀대는 양상이다. 특히 류우익 대통령실장과 박영준 기획조정비서관 등 이 전 부의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인적 쇄신의 표적으로 부상, 사표를 제출한 것은 이 전 부의장의 당내 입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친이 강경파는 지난 3월 공천과정에서 남경필·정두언 의원 등을 앞세워 이 전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를 요구했다가 치명상을 입었지만 이번 싸움에서는 청와대와 내각 일괄 사의 표명을 이끌어내는 등 외관상 주도권을 쥔 양상이다. 내심 이번 기회에 청와대와 정부는 물론이고 당내 인적 쇄신작업도 병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경파의 한 의원은 10일 “처음부터 다시 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청와대와 내각은 물론이고 당도 대대적인 쇄신을 보여 주지 않으면 돌아선 민심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친이 온건파는 여론 동향을 주시하는 동시에 이 대통령의 선택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통령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여권의 권력지형이 달라질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번 사태를 촉발시킨 정 의원이나 이 전 부의장이 입을 굳게 다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온건파의 한 의원은 “문제는 누구나 제기할 수 있고, 비판은 언제든 할 수 있는 일이지만 중요한 것은 책임감”이라며 “집권 여당 의원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감도 없이 여론에 편승해 비판만 하는 사람들에게 국정과 당정을 맡길 수 있겠느냐.”고 반격했다. 친이 강경파와 온건파의 다툼은 이 대통령의 다음 인선과 오는 7월 전당대회를 통해 다시 한번 판가름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부의장과 함께 온건파의 양대 축을 형성하고 있는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이 차기 당권을 잡을 경우, 사실상 이 대통령의 정치 특보 역할까지 담당하는 당 대표 이상의 역할이 예상된다. 박 전 부의장은 이상득 전 부의장이나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과 함께 원로그룹으로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조언을 해왔다. 실제 이 전 부의장과 최 위원장은 9일 아침 청와대 안가에서 이 대통령과 조찬을 함께 하며 시국 수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로 이 전 부의장의 입지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앞으로도 적잖은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측근 의원은 “당내 세력구도를 감안할 때 이 전 부의장이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을 경우 걷잡을 수 없는 대립과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는 구도”라며 “어떤 형태로든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6·10 촛불집회] ‘민주화 동창회’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90학번 조모(38)씨는 10일 밤 1990년대 초반 학생운동을 함께 했던 친구 35명과 10여년 만에 광화문에서 만났다. 대학 때 단과대 학생회장을 지낸 조씨는 이 친구들과 1991년 강경대군 치사 사건으로 촉발된 이른바 ‘열사 정국’을 보냈다. 이후 ‘민주동호회’라는 걸 만들었지만 사는 데 바빠 자주 모이지 못했다. 조씨 일행은 촛불을 들고 민주화운동의 추억을 나눴다.“이번 촛불집회가 뿔뿔이 흩어졌던 친구들을 한자리에 모아줬습니다. 죽을 각오로 거리로 나섰던 동지들을 만나니 가슴이 벅찹니다.” 6·10 항쟁 21주년을 맞아 ‘100만 촛불대행진’이 열린 광화문 곳곳에서는 ‘민주화 동창회’가 열렸다.△△대학 민주동호회,△△학과 87학번 모임,△△노조 동지모임 등 동창회를 알리는 깃발도 많았다. 87년 6월 당시 민주항쟁 지도부였던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국본)를 비롯해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전국민주화운동유가족협의회(유가협),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박종철기념사업회 등 각종 민주화 단체들도 대거 촛불을 들었다. 과거 목에 핏대를 세우며 군사정권을 규탄하던 친구들이 이젠 아이들을 둔 평범한 직장인들이 됐다. 중년에 접어들어 머리가 벗겨지거나 뱃살이 출렁이는 친구들도 있었다. 6월 항쟁의 주역들과 386세대 넥타이부대는 ‘젊은 촛불들이여, 미안하고 고맙구나. 늦었습니다. 미안합니다. 우리들의 배후가 너희였구나.’등의 현수막을 들고 행진했다.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전 국본 집행부)는 “이번 촛불집회를 계기로 그동안 못 봤던 제자들이나 민주인사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면서 “그들과 예전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금 촛불행진에 나선 대한민국 국민이 다시 한 번 훌륭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촛불시위의 민주적 해법/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촛불시위의 민주적 해법/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서울시청 광장 등에서 한달 넘게 전개되고 있는 촛불시위는 우리 사회가 디디고 서있는 한국 민주주의의 현주소를 그대로 말해주고 있는 듯하다. 촛불시위는 어디까지나 정치권력에 의해 민의를 무시당한 시민들의 정당하고 민주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촛불시위는 작을수록, 짧을수록, 없을수록 더욱 민주적이라는 역설을 가지고 있다. 시위가 많이, 자주 발생하는 사회를 어찌 안정된 민주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촛불시위의 해결책은 어쩌면 매우 간단하다. 우선은 촛불시위의 민주성을 인정하고, 둘째는 시위를 촉발시킨 정치권력과 언론권력의 비민주성을 제거함으로써 촛불을 다스리는 것이다. 문제는 집권세력과 시장지배적인 언론이 반대로 갔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비민주성은 고치지 않고 촛불시위를 좌파세력, 배후세력의 비민주적인 행태로 몰아대며 오히려 촛불을 번지게 했다. 장기간 대규모로 지속되고 있는 촛불시위는 궁극적으로 정치권력과 시민들간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수준 낮은 민주주의의 문제를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특히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는 정치권력과 시민을 대표하지 못하는 언론의 비민주성은 심각하다 못해 고질적이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과 요즘의 촛불시위는 이슈의 성격은 다르지만, 시민의 문제가 정치권력에 의해 무시되고, 국회에서 반영되지 않고 언론에 의해 왜곡되고 폄하될 때 시민들이 주도하는 ‘거리의 정치’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촛불시위는 단순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나 광우병에 걸릴 확률, 무역협상 등 정책이나 과학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정책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권력이 시민을 무시하면서 발생한 민주주의의 문제이다.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부자내각’ 구성과정에서 보여준 시민 소외현상을 미국산 쇠고기 협상에서도 연장해서 보여줬다. 일부 보수 언론들은 이 과정에서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라 시민을 무시한 정치권력을 두둔하고 오히려 시민들을 공격했다. 정치권력과 정파적 언론에 의한 시민 무시 행위는 과거에도 종종 있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쇠고기 문제는 시민들의 생활세계와 직결되는 폭발력이 강한 이슈였기 때문이다. 생활세계 이슈의 함정에 빠진 정부와 보수언론은 촛불시위의 진화에 부심하는 모습이다. 그러나 대통령 담화나 정부의 대책들은 민심을 읽어내는 데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 편파 왜곡 보도를 했던 언론들은 슬그머니 촛불시위를 편드는 보도로 넘어가려 하고 있다. 정부와 언론은 둘 다 이미 신뢰와 지지 하락의 고초를 겪고 있다. 문제는 촛불 시위가 정부와 언론의 구조상의 비민주적 문제점을 드러낸 만큼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변화 없이는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의 재협상도 국내 민주주의의 대가로 치를 가능성이 높다. 서울신문은 6월5일 9면,‘e카페 시민운동 새장 열었다’,6월6일자 11면 ‘촛불지킨 UCC의 힘’ 등을 통해 촛불집회의 디지털 민주주의 성격에 대한 기사를 쓰고,6월3일 사설 ‘성난 민심 가라앉힐 쇄신책 나와야’,6월4일 10면,‘정부대책도 성난 촛불 못 막았다‘,6월7일 이목희 부국장의 칼럼 ‘인적쇄신, 콘텐츠가 중요하다’ 등을 통해 재협상과 정치적 리더십의 혁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무역협상과 광우병과 같은 전문분야를 심층적으로 다룸으로써 공정성을 확보한다든지, 또는 실책을 잇달아 내놓는 정부의 의사결정 구조를 분석하는 등의 전문적이고 심층적인 보도이다. 아무쪼록 촛불 시위자들이 거리 정치에서 제기한 민주주주의 문제가 이제는 정부와 언론의 토론장에서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란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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