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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스 대사 콧수염이 아니라 군림하려는 발언이 문제

    해리스 대사 콧수염이 아니라 군림하려는 발언이 문제

    콧수염이 문제가 아니다. 한국과 미국 사이 감정의 골이나 시선의 상극을 메우는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외교관의 본령인데, 그는 툭하면 어깃장을 놓으려 한다. 최근에는 남북 문제에까지 관여해 미국 행정부의 도장을 받으라는 식으로 마치 일제 시대 조선 총독마냥 군다. 일제 총독 8명이 모두 콧수염을 길렀다는데 그래서 우리 국민들은 분노하고 그의 콧수염을 조롱하는 것이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의 ’콧수염‘이 한국민들의 조롱과 분노를 사고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와 영국 일간 가디언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리스 대사 본인이 외신 기자들과 만나 “내 수염이 어떤 이유에선지 여기서 일종의 매혹 요소가 된 것 같다”며 ’콧수염‘ 논란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내 인종적 배경, 특히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점에서 언론, 특히 소셜미디어에서 비판받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일본계 어머니와 주일 미군 아버지 사이에서 일본에서 태어났다. 미 해군 태평양사령관으로 재직하다가 2018년 7월 주한 미국 대사로 부임한 해리스 대사는 콧수염을 기르기로 한 결정이 일본계 혈통과 상관 없다고 했다. 해군에 복무하던 시절 대부분 깔끔하게 면도했지만 해군 퇴임을 기념해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군인으로서의 삶과 외교관으로서 새로운 삶을 구분 짓고자” 시작한 콧수염 기르기는 뜻하지 않은 오해를 가져왔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계 미국인을 주한 대사로 낙점했다는 사실에 무시당했다고 느낀 한국인들이 그가 한국을 모욕하기 위해 일부러 콧수염을 기르는 것은 아닌지 의심했기 때문이다. 한 블로거가 “해리스의 모친은 일본인이다.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가 싫어하기에 충분하다. 한국과 일본 사이에 한 곳을 선택하라면 어느 편을 들겠느냐”고 쓴 글이 이런 국민 정서를 대변한다고 NYT는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한일 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와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했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밀어붙이면서 이런 의혹은 더욱 커졌다. 또한 그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과 관련, 한국 정부에 파기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NYT는 진단했다. 이후 해리스 대사에 대한 개인적인 공격으로 옮겨갔다. 최근 일부 반미 단체가 서울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시위하면서 해리스 대사의 얼굴 사진에 붙여둔 가짜 콧수염을 잡아 떼는 퍼포먼스를 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런 사람들은 역사에서 ‘체리 피킹’(유리한 것만 골라 취하는 태도)을 하려 한다”며 20세기 초 서구뿐만 아니라 아시아에서도 콧수염이 유행했으며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싸우던 한국 지도자들도 콧수염을 길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양쪽(한국과 일본) 사이의 역사적인 반감을 이해한다”면서 “하지만 난 일본계 미국인 대사가 아니라 미국 대사”라며 “출생의 우연만으로 역사를 내게 적용하는 것은 실수”라고 반박했다. 그는 콧수염을 자를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정작 근본적인 문제는 그가 외교관의 본분을 넘어 오지랖 넓게 이래라 저래라 발언의 수위와 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앞의 외신 기자 간담을 통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서울 발로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의사를 밝힌 개별관광 등의 구상에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을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전제했지만,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NK뉴스에 따르면 그는 “제재 하에 관광은 허용된다”면서도 북한을 찾는 한국인 관광객이 반입하는 짐에 포함된 물건 일부가 제재에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고, “독립된 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진행될 방북 루트도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관광객들은 어떻게 북한에 도착하느냐. 중국을 거쳐 갈 것인가. DMZ를 지날 것인가. 이는 유엔군 사령부와 관련 있다. 어떻게 돌아올 것이냐”고 우려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나 청와대 고위 당국자도 우리 정부의 설명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나 스티븐 비건 국무 차관 등도 별다른 이의를 달지 않았다는데 해리스 대사가 ‘도장을 찍겠다’는 식으로 나선 것이다. 콧수염이나 혈통 같은 지엽적인 문제로 해리스 대사와 갈등하는 것보다 이런 본질적인 문제를 갖고 외교부나 통일부나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정부 “北 개별관광 기대” 5·24조치 완화 검토

    정부 “北 개별관광 기대” 5·24조치 완화 검토

    해리스 미 대사 ‘개별관광 한미 협의해야’ 발언에 통일부 “미, 한국주권 존중 입장 밝혀” 정부가 우리 국민의 대북 개별관광과 관련해, 천안함 폭침 사태 이후 2010년 취해진 ‘5·24 조치’ 완화 등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통일부는 17일 “민간교류 확대 차원에서 우리 국민의 개별적인 북한 관광도 이뤄질 수 있다”며 “그런 차원에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5·24 조치 안에 우리 국민의 북한 방문 금지조항이 포함돼 있는데 개별관광을 하면 이는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정부는 기본적으로 우리 국민의 북한방문이 다양한 형태로 이뤄져 남북한 간의 민간교류 기회가 확대돼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역대 정부도 개별 국민의 방북 문제에서는 계기별로 (5·24) 유연화 조치를 취해왔다. 대북 인도지원이나 사회문화 교류, 당국 간의 어떤 회담 등 여러 계기를 통해 유연화 조치로 방북이 이뤄져 왔다“면서 “개별관광 역시 남북한 민간교류 확대 차원에서 바라보고 있고 그런 차원에서 이해하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북 개별관광은 기본적으로 남북협의로 이뤄질 사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관광 문제는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남북 간 협력, 민간교류 확대차원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지금 관광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외국사람들이 북한을 관광 목적으로 방문을 하고 있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 제재라고 하는 언급이 없다. 지금 이뤄지고 있는 관광에 대한 현실적인 검토를 바탕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나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가 새해 들어 밝힌 대북협력 확대 구상과 관련해, 대북 개별관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현재 외국인들이 북한 관광을 하고 있는 사례 역시 대북제재 위반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실례로 앞세운 것이다. 특히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전날 대북 개별관광 관련해 “한미 간 사전협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논란을 야기한 것과 관련해, 이 대변인은 “대북정책은 대한민국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그는 “대사의 발언에 대해서 정부의 입장을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미국은 여러 차례 또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고도 덧붙였다.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한미 협의’를 강조하며 대북 개별관광 추진에 속도를 내는 우리 정부를 견제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불렀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했지만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면서 이유로 관광객이 소지하는 물품이 제재에 위반될 수 있고, 관광객이 비무장지대(DMZ)를 지날 경우 유엔군 사령부가 관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정부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과는 무관하게 남북 협력사업을 독자적으로 넓히겠다는 구상을 보다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개별관광 문제를 워킹그룹으로 가져갈 계획은 없냐’는 질문에 “대북제재에 관광이 해당되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서 여러 가지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는 단계이고, 북한의 호응이 있어야 된다”고 답했다. 개별관광은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기 때문에 한미 양국이 따로 협의할 필요성이 없고, 남북의 독자적인 협력사업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시사한 것이다. 북한당국이 발급한 비자를 통한 방북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대한민국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북한이 관광과 관련된 비자를 발급한 적은 없다. 그래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의 북한 방문이 다양한 형태로 이뤄져서 남북한 간 민간 교류의 기회가 확대돼 나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 관련 입장을 남북 채널로 보낸 적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정부, 美대사 ‘대북 개별관광’ 견제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 주권”

    정부, 美대사 ‘대북 개별관광’ 견제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 주권”

    정부는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우리 국민의 대북 개별관광은 미국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거론한 데 대해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밝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한 질문에 “대사의 발언에 대해서 언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미국은 여러 차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대북정책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한다는 점을 밝힌 바가 있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대북 개별관광은)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 등에서 밝힌 우리 정부의 독자적인 남북협력 추진 구상에 대해 한미 간의 긴밀한 협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송영길, 해리스 대사 작심 비판…“대사가 조선 총독인가”

    송영길, 해리스 대사 작심 비판…“대사가 조선 총독인가”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전날 한국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 남북협력 추진 구상에 견제성 발언을 한 것과 관련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했다. 민주당 동북아평화협력특별위원장인 송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리스 대사 개인 의견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송 의원은 “대사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인의 의견인지, 본부의 훈령을 받아서 하는 국무부 공식 의견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그분이 군인으로 태평양 함대 사령관을 했으니까요”라며 “외교에는 좀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송 의원은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추진 구상에 대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대한민국 외교가 미국이 그어놓은 한계선 안에서 노는 외교가 돼선 안 된다”며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는 상호충돌될 때도 있지만 동시병행으로 추진되는 게 맞다”고 밝혔다.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크룹을 통해 다루는 게 낫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송영길 “해리스, 과한 발언…美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

    송영길 “해리스, 과한 발언…美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

    “해리스, 외교엔 좀 미숙한 것 아닌가”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한국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등 독자적 남북협력 움직임을 견제한 데 대해 “미국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송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해리스 대사 개인 의견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라며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전날 외신 간담회에서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 의사를 밝힌 개별관광 등의 구상에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말할 입장이 아니라고 전제했지만, 한미 간 긴밀한 협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해 남북의 ‘속도전’에 경계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됐다.송 의원은 해리스 대사의 평소 언행과 관련해 “대사로서의 위치에 걸맞지 않은 좀 과한 발언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개인의 의견인지, 본부의 훈령을 받아서 하는 국무부 공식 의견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그분이 군인으로 태평양 함대 사령관을 했으니까요”라며 “외교에는 좀 익숙하지 않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송 의원은 정부의 북한 개별관광 추진 구상과 관련해 “(정부가) 적극적으로 시도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개별관광은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 외교가 미국이 그어놓은 한계선 안에서 노는 외교가 돼선 안 된다”며 “남북관계와 한미관계는 상호충돌될 때도 있지만 동시병행으로 추진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금강산 관광 경고 “美와 협의해야”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금강산 관광 경고 “美와 협의해야”

    정부가 ‘금강산 개별관광’ 카드를 꺼내든 데 대해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 대사가 16일 북한과 관여하는 모든 계획은 ‘제재’ 조치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긴밀히 논의해야 한다며 사실상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대사는 이날 서울에서 외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미 정부의 공식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면서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기 위해서는 워킹그룹을 통해 실행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협력을 위한 ‘한미 워킹그룹(Working Group)’은 재작년 1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첫 회의를 연 바 있다. 한미 워킹그룹은 우리측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미국측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축이 된 실무자 중심 회의다. 남북협력 구상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사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북미대화 모멘텀을 되살리기 위한 해법으로 제시한 뒤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15일 “정부는 여러가지 분야 중 남북 간 관광 협력의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은한 통일부 부대변인은 지난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남북협력사업에는 한미간 협의할 사항이 있고 남북간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영역이 있을 것 같다”며 “남북 관계는 우리의 문제인 만큼 현실적인 방안들을 강구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간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협력 구상에 대해선 미국과 협의가 계속되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지난 1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을 가진 뒤 취재진에게 “남북 간에 중요한 합의들이 있었고 그 중에서도 제재 문제가 되지 않는 부분이 있고 예외 인정을 받아서 할 수 있는 사업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것에 대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과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눴고 미측에서도 우리의 의지나 희망사항에 대해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해리스 대사는 “한국은 주권국가이고 국익을 위해 최선이라고 여기는 것을 할 것”이라며 미국이 한국의 결정을 승인하는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 대통령의 지속적인 낙관주의는 고무적”이지만 “낙관론을 행동에 옮길 때는 미국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보혁갈등에 권력투쟁 들어간 이란… “로하니, 차기 최고지도자에 가까워”

    보혁갈등에 권력투쟁 들어간 이란… “로하니, 차기 최고지도자에 가까워”

    #이란국민 “거짓말에 속았다”… 최고지도자 퇴진 시위이란의 사상 유례없는 보혁 갈등이 권력 투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다음 달 21일 실시될 총선(290석)이 보수와 혁신의 대결 무대다. 특히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진 최고통치자 아야툴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이란 국민이 “거짓말에 속았다”고 격분하며 벌이는 퇴진 시위가 예사롭지 않다. 이란 이전 나라인 팔레비 왕조 후계자는 이란 정권이 수개월 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17일 금요 대예배를 8년 만에 집전할 것으로 알려지면 그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세계가 주목한다. #헌법수호위, 총선 후보 사상 검열… 개혁파 대거 탈락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온건·개혁 성향의 현역 의원 90명이 헌법수호위원회의 총선 예비 후보자 심사에서 탈락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로하니는 “국민은 다양성을 원한다”며 “한 정파 후보자만 나오는 선거는 선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후보자를 ‘검열’하는 헌법수호위원회는 대통령보다 상위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장악하고 있다. #로하니, 우크라 여객기 격추 책임자 처벌 요구앞서 로하니는 14일 최고지도자 직속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우크라이나 민항기를 전투기로 오인 격추한 이후 신속한 처리와 특별법정 설치를 요구했다. 긴장 분위기를 조성한 미국에 책임이 있다는 것도 상기시켰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이후 로하니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서방과의 핵합의에서 영국·독일·프랑스가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입지가 약해진 것에 대해 대응 차원에서 로하니는 최고지도자 대신 혁명수비대와 헌법수호위원회를 겨냥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로하니는 또 급진적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에 ‘국가적 단합’을 요구했다. 뚜렷한 지도자가 없는 시대와 야권에 자신이 그 중심에 서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여객기 격추 일주일이 지난 15일에도 테헤란에서는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에는 이란에서 해외 여행이 가능한 대학생과 중산층이 주로 참여한다고 BBC가 전했다. #팔레비 왕조 前후계자 “몇달 뒤 이란 붕괴할 것”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장남이자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 강연에서 “지금은 (이란이) 최종 붕괴를 바로 몇 주 또는 몇 달 앞둔 시점으로, 이슬람 혁명이 발발하기 전인 1978년의 마지막 3개월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레자 칸이 1925년 창건한 팔레비 왕조는 친미 노선을 추구하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졌다. #8년 만의 금요 대예배서 하메네이 메시지는?퇴진 시위로 정통성 위기에 처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17일 테헤란 모살라(예배장소)에서 열리는 금요 대예배를 직접 집전한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그가 금요 대예배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금요 대예배에서 나올 그의 메시지가 향후 이란과 국제 관계의 방향타여서 관심이 집중된다. 하메네이는 말 그대로 이란 최고지도자이다. 이슬람공화국의 수반이며, 군 최고사령관이다. 사법부와 국영방송 수장을 임명하고, 선거에 나설 후보의 절반을 선택한다. 최정예군인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군부는 최고지도자 직속이다. 또 경제를 포함한 국정과 국내외 주요 문제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대통령이나 의회의 권력을 능가한다. 월급은 없다.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40년간 권좌를 지키고 있다. 1979년 이슬람혁명 동지였던 루홀라 호메이니에 이어 두 번째로 등극했다. #고령 하메네이 건강 의구심… 유고시 어떻게올해 80세인 하메네이는 과거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다. 2007년 그가 대중의 시야에서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도 건강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최근 대중 연설에 자주 등장하고, 거의 2시간 가까이 연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건강이 호전됐다는 관측과 환자가 분투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고지도자는 한번 선정되면 ‘사실상’ 종신직이다.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요구에도 그를 견제할 기관이 딱히 없어 사퇴 압박이 먹히지 않는다. 최고지도자의 유고시 후임을 어떻게 선정할까. 이란 핵심 권력 내부의 일로, 일반인은 입에 담는 것이 금기시된다. 그러나 최고지도자를 뽑는 ‘전문가 회의’ 위원은 다르다. 전문가 회의 위원인 모센 아라키는 지난해 6월 반관영 뉴스통신사 파르스와 인터뷰에서 “전문가 회의는 필요시 언제든지 최고지도자 후보 이름 3명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하메네이가 후계자를 결정한다는 의미이지만 전문가 회의에서는 그의 건강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것이라고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라디오 파르다가 전했다. #‘전문가 회의’서 최고지도자 선정… 현직 대통령 유리최고지도자 선정 과정은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오를 당시를 복기하면 엿볼 수 있다.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로 등극할 당시 대통령이었다. 이로 미뤄 현직 대통령이 최고지도자로 뽑힐 가능성이 더 있다고 관측된다. 당시 49세였던 그보다 이슬람 율법과 지식이 뛰어난 ‘시니어’ 성직자도 다수 있었지만 모두 제쳤다. 특히 대통령 시절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이 벌어졌다. 강경하게 나선 모습이 당시 강경파 최고지도자인 호메이니이 눈에 든 결정적 이유였다고 미국 외교전문 매체 내셔널이 분석했다. 하메네이 유고시 로하니가 유리하다고는 하지만 현직 대통령 자리를 지킨다는 전제가 깔렸다. 로하니 역시 올해 71세로 고령인데다 내년에 두 번째 임기가 끝난다. 3연임은 금지돼 있다. 1989년 호메이니 사후 이란 최고 성직자 회의인 ‘전문가 회의’가 열렸다. 전문가 회의는 필요하면 최고지도자를 임명하고 감시하고, 파면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 기구이다. 전문가 회의는 남성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로하니 대통령도 포함돼 있다. 현재 의장은 하메네이의 최측근 아야툴라 아흐마드 잔나티(92)다. 전문가 회의는 보수 강경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 회의 위원은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다. 하지만, 출마하려면 ‘헌법수호위원회’의 후보 자격 심사를 거쳐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임기는 8년이다. #헌법수호위원회, 출마 후보자 종교·사상 ‘검열’ 국회나 대통령, 전문가 회의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헌법수호위원회는 모두 12명으로 구성된다. 최고지도자가 이슬람 율법 전문가 6명을 임명하고, 사법부 수장이 추천하는 법학자 6명이 의회에서 선출된다. 사법부 수장은 최고지도자가 임명해 결국 헌법수호위원회도 최고지도자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다. 이들이 후보의 법적 문제와 함께 종교와 사상, 도덕 등 자격까지 심사한다. 실제로는 강경파의 출마와 당선을 위해 친서방파를 제거하는 검열 기구이다. 로하니는 중도 및 실용주의 성직자와는 관계가 좋지만, 강경파에겐 인기가 떨어진다. 2016년 전문가 위원 후보들을 검열할 때 하메네이는 혁명동지이자 강경파인 잔나티를 의장으로 선택, 로하니가 원하는 개혁을 약화시키려는 반격을 가했다고 이 매체가 분석했다. #보수파에선 하메네이 ‘아들’ 후계자로 거론강경 보수파가 장악한 전문가 회의 몇 석은 위원 사망 등으로 비어 있어 로하니에겐 기회다. 특히 일반 국민 60% 이상이 혁명 이후 태어난 세대이다. 젊은 청년층의 관심과 요구에 다가서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강경파 가운데 최고지도자를 향한 두드러진 후보가 없다. 이런 연유로 하메네이가 아들 모시타바(50)를 후계자로 선정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전문가 회의 위원은 “최고지도자는 소수가 아니라 모두 적어도 다수의 대표여야 한다”고 에둘러 모시타바를 반대했다고 라디오 파르다가 전했다. 하메네이 사망 등 유고시 이란의 미래 방향에 대한 내부 토론이 촉발될 것이고, 개혁주의자와 강경파들 간의 치열한 전쟁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시금석이 다음 달 21일 열리는 총선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전쟁 고통과 같은 임산부의 ‘유산 스트레스’

    [유용하 기자의 사이언스 톡] 전쟁 고통과 같은 임산부의 ‘유산 스트레스’

    지난해 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2018년 미국 신생아 숫자가 32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으며 4년 연속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한국 역시 매년 신생아 숫자는 줄고 있습니다.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2018년 기준으로 가임기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숫자를 말하는 합계 출산율이 0.98명으로 1명에도 못 미치고 있습니다. 인구 절벽에 맞닥뜨린 중앙정부와 각 지방자치단체들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대부분이 출산 후 경제적 지원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산모에게 PTSD 촉발… 아기의 뇌에 영향 정작 임산부와 태아에 대한 관심은 뒷전입니다. 임신 중 스트레스는 아이의 뇌에도 영향을 미치며 임신 중 유산이나 자궁외임신 같은 문제는 외상후장애스트레스증후군(PTSD)을 촉발시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임신과 출산은 여성 혈관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와 있는데도 말입니다. 우선 미국 국립어린이병원 산하 뇌발달센터, 아동건강연구소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임신 중 스트레스, 불안감, 우울감은 태아의 뇌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 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JAMA 소아과학’ 14일 자에 발표했습니다. 특히 태아의 건강에 문제가 있는 경우 임산부의 스트레스는 일반 임산부보다 2배 이상 높다고 연구팀은 밝혔습니다. 엄마가 받는 스트레스는 태아의 해마와 소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마는 기억과 학습, 소뇌는 운동기능을 조절하고 감정, 주의력, 언어 능력에도 관여하는 뇌 부위로 알려졌습니다. 최근에는 결혼이 늦어 나이가 들어 임신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임신 나이가 늦은 고위험 임산부들에게서는 유산이나 자궁외임신 같은 문제가 나타날 확률도 높아집니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의대, 벨기에 루벤대 공동연구팀은 유산이나 자궁외임신을 겪은 산모들은 전쟁, 충격적인 사고나 자연재해를 겪었을 때 나타나는 PTSD를 경험하게 되고 그 기간도 오래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결과를 의학분야 국제학술지 ‘미국 산부인과학회지’ 15일 자에 실었습니다. 연구팀이 유산이나 자궁외임신을 경험한 573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9%가 PTSD, 24%는 심각한 불안증세, 11%는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임신·출산, 혈관 노화 속도 촉진 임신과 출산은 여성 건강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습니다. 미국 시더스-시나이병원 부설 심장연구소 연구팀은 5~98세의 여성 3만 2833명을 43년 동안 추적조사한 결과 여성은 남성보다 혈관 노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JAMA 심장학’ 16일 자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임신과 출산을 경험한 30세 이상 여성들의 혈관 노화속도는 더 빨라 같은 나이의 남성보다 심혈관질환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몸과 삶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일입니다. 출산율을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서, 그리고 여성과 태아를 하나의 숫자로 접근하는 현재의 관점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출산율 하락에 따른 인구절벽이라는 문제는 영원히 해결하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edmondy@seoul.co.kr
  • 격추 원인 조사한다던 이란 “동영상 찍어 서방에 알린 인물 체포”

    격추 원인 조사한다던 이란 “동영상 찍어 서방에 알린 인물 체포”

    이란 당국이 자국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시킨 순간을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인물을 체포했다고 밝혔다고 영국 BBC가 15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이란 사법부 대변인은 전날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파장을 조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전쟁 선동이 이 사건을 촉발시킨 점을 조사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구금됐고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런데 구금돼 조사를 받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지난 8일 새벽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인터내셔널 항공(UIA) PS 752편을 향해 혁명수비대 방공대가 발사한 미사일이 날아가 타격하는 순간을 담은 동영상을 촬영한 인물이 포함돼 있음을 이란 정보당국도 인정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사고 직후 두 가지 동영상이 서구에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것과 BBC가 폭로한 동영상인데 둘 중 어느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인지, 아니면 둘다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BBC는 런던에서 활동하는 이란인 기자가 본국의 누군가로부터 문제의 동영상을 전달받아 BBC에 처음 제보했는데 정작 이란 당국에 체포된 이는 엉뚱한 인물이라고 밝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그는 트위터를 통해 “이란 당국이 또다른 거짓말을 꾸며내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전달돼 조금 더 직접적으로 미사일이 날아가 여객기를 격추시킨 순간을 적나라하게 담아 발뺌만 하던 이란 당국자들을 실토하게 만든 동영상을 촬영한 인물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란 정보당국은 문제의 인물을 국가안보 위해 사범으로 처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여 우려를 자아낸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전날 농업 관련 행사에 참석해 사법부가 고위급 판사들로 특별법원을 구성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조사 과정을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적이며 일상적인 재판과는 다를 것이다. 전 세계가 이 법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로하니 대통령은 “비극적인 일”이라면서도 한 개인의 잘못으로 돌릴 일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방아쇠를 당긴 사람 뿐만 아니라 책임이 있는 다른 사람도 있다”고 말했는데 동영상을 촬영한 사람 등을 가리킨 것이 아닌가 싶다. 이어 “이란군이 실수를 인정한 것 자체가 좋은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을 쏜 사실을 시인하는 데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합당한 관리들이 공식으로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로하니 대통령이 10일 저녁까지 아무 것도 들은 것이 없었다며 은폐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도 11일 격추 사실을 발표하면서 “8일 여객기가 추락한 뒤 현장을 방문하고 테헤란으로 돌아오니 미사일로 격추됐을지도 모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후 증거와 정보를 모아 자세히 조사해 격추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던 것이지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져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고 규탄하거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하메네이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란 “여럿 구금해 조사“ 대통령은 ”개인에 책임 물을 일 아니다”

    이란 “여럿 구금해 조사“ 대통령은 ”개인에 책임 물을 일 아니다”

    이란 사법당국이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에 관계된 여러 명을 구금했다고 밝혔다. 골람호세인 에스마일리 대변인은 14일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법당국이 “사고 원인과 직접적인 파장을 조사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미국의 전쟁 선동이 이 사건을 촉발시킨 점을 조사할 것이다. 여러 사람이 구금됐고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더 이상 상세한 내용은 제공하지 않았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사법부가 고위급 판사들로 특별법원을 구성하고 수십 명의 전문가들이 조사 과정을 감독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규적이며 일상적인 재판과는 다를 것이다. 전 세계가 이 법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밝힌 로하니 대통령은 “비극적인 일”이라면서도 한 개인의 잘못으로 돌릴 일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했다. “방아쇠를 당긴 사람 뿐만 아니라 책임이 있는 다른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란 육군이 실수를 인정한 것 자체가 좋은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며 “국민들에게 이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사일을 쏜 사실을 시인하는 데 왜 그렇게 시간이 많이 걸렸는지 합당한 관리들이 공식으로 설명해줬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로하니 대통령이 10일 저녁까지 아무 것도 들은 것이 없었다며 은폐에 연루됐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이란 혁명수비대 대공사령관도 11일 격추 사실을 발표하면서 “8일 여객기가 추락한 뒤 현장을 방문하고 테헤란으로 돌아오니 미사일로 격추됐을지도 모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후 증거와 정보를 모아 자세히 조사해 격추를 확인하느라 시간이 걸렸던 것이지 은폐하려 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인터내셔널 항공(UIA)의 PS 752편은 지난 8일(이하 현지시간)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국제공항을 이륙한 뒤 곧바로 추락해 탑승한 176명이 모두 사망했다. 82명의 이란인, 57명의 캐나다인 등이었다. 추락 직후 사흘 동안 이란 당국은 기체 결함이 원인이라고 밝히다가 핵심 증거들이 우크라이나 조사 팀에 유출되고 국제사회가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 같자 지난 11일 혁명수비대 방공대가 미사일을 발사하는 바람에 격추됐다고 시인했다.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드론으로 살해한 미국의 행위에 보복하기 위해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뒤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기술적 오류가 있어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향해 지대공 미사일을 발사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테헤란을 비롯해 여러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사흘째 이어져 정부가 거짓말을 했다고 규탄하거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하메네이를 비롯한 종교 지도자들에게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신안 1004섬 섬마을 중학생들, 미국 어학연수 떠나

    전남 신안군 섬마을 아이들이 미국 어학 연수를 떠났다. 13일 신안군에 따르면 관내 중학교 3학년 학생 30명이 신안군과 신안군장학재단 주관으로 실시한 미국 어학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1개월 일정으로 미국 애리조나주 Old Vail Middle School 등 3개 학교로 지난 11일 출국했다. 다음달 11일까지 4주간이다. 신안군은 관내 중학교 3학년 재학생 중 어학연수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기회를 줘 영어지필 및 구술시험을 치러 최종 30명을 선발했다. 영어교육 여건이 열악한 학생들에게 다양한 해외문화체험과 영어 학습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수 기간 동안 미국의 학교수업과 홈스테이를 통해 어학능력 향상 기회와 함께 문화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가치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을 쌓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우량 군수는 “어학연수를 통해 학생들이 국내로만 한정돼 있는 사고의 범위를 더 넓히고 자신의 잠재력을 촉발할 수 있도록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신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한미 방위비분담과 호르무즈 파병의 함정

    [박기석의 외교 통일 수첩] 한미 방위비분담과 호르무즈 파병의 함정

    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 붕괴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비유했습니다. 미일중러 4강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고 북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체크메이트(외통수)의 위기에 내몰리곤 합니다. 외교·남북 관계의 묘수를 찾고자 외교·통일 현안을 취재한 수첩(외·통·수)을 꺼내 독자들과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올해 이후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방위비분담금을 결정하기 위한 한미 방위비분담 협상이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된다. 양국은 11차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하고자 지난해 9~12월 다섯 차례 만났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해협 파병이 주요 협상 변수로 등장한 모양새다. 미국이 한국에 한미 동맹 기여 차원에 분담금 대폭 인상은 물론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맞서는 ‘협상 카드’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해협 파병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는 방위비분담 협상 5차 회의를 닷새 앞둔 지난해 12월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힘에 따라 방위비분담 협상을 고려하며 파병 결정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에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촉발되자 호르무즈해협 파병은 한국에 협상 카드가 아닌 ‘협상 부담 요인’으로 되돌아온 양상이다. 한국이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정부도 파병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한발 물러선 모습이다.호르무즈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결정하는 이번 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협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한국이 ‘우리는 분담금 외에 동맹에 기여하는 분야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협상은 한국의 동맹 기여를 논의하는 장으로 확장됐다. 이에 미국이 분담금 외에 한국이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파병을 제시한다면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아야 하는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고자 동맹 기여를 강조했으나 도리어 그 함정에 빠져 국익을 해칠 수도 있는 호위연합체 참여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특히 호르무즈해협의 한국 국민·선박도 보호해야 하니 어떤 식으로든 파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도 관리해야 하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해협 방위에 기여하되, 이란에 사전에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아울러 한국 측 분담금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동맹 기여 전반을 협의하는 장으로 변질된 방위비분담 협상에 대한 새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 머물렀던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으로 확장하고, 미국의 국제질서 유지에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관련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중 갈등에도 한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도 변화된 국제 정세와 국익에 맞게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동맹 기여의 범위를 확정해 향후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kisukpark@seoul.co.kr
  • 이란, ‘여객기 격추’ 추모집회 참석한 영국 대사 체포

    이란, ‘여객기 격추’ 추모집회 참석한 영국 대사 체포

    영국 “근거·설명 없는 체포…악질적 국제법 위반” 항의이란 주재 영국 대사가 이란 혁명수비대의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사건으로 촉발된 철야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석방됐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롭 매케어 대사는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 격추사건의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철야 집회에 참석했다는 이유로 이란 당국에 체포됐다가 3시간 만에 석방됐다. 이란 타스님뉴스는 매케어 대사가 집회에 참석해 일부 과격하고 파괴적인 행동을 조직, 선동, 지시하려고 했다고 보도했다. 타스님뉴스는 매케어 대사가 현재 대사관에 안전히 머물고 있다며 12일 소환돼 기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때 매케어 대사가 인신 구속됐다는 소식이 본국에 전해지자 영국 정부는 거세게 항의했다. 도미닉 라브 영국 외무장관은 “정당한 근거나 설명 없이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를 체포한 것은 악질적인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라브 장관은 “이란 정부는 갈림길에 섰다”면서 “정치적, 경제적 고립이 뒤따르는 국제사회 부랑자를 향해 계속 나아갈 수도, 긴장을 완화하는 절차를 밟아 외교적 행로에 참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텔레그래프는 매케어 대사가 참여한 집회가 이날 오후에 이란 테헤란 시내 아미르카비르 공과대학에서 열린 집회로 파악된다고 보도했다. 자발적으로 모인 참석자들의 이번 집회는 이란 정부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규탄하는 시위로 격화했다. 추모 인원이 수백명 규모가 되자 이들은 교문 앞 도로를 막고 “쓸모없는 관리들은 물러가라”, “거짓말쟁이에게 죽음을”, “부끄러워하라”라고 외쳤다. SNS에 게시된 동영상을 보면 최고지도자를 규탄하는 구호도 들렸다.텔레그래프는 집회가 반정부 시위로 번지자 매케어 대사와 대사관 직원 1명이 자리를 떴다며 매케어 대사는 이발을 한 뒤 대사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붙잡혔다가 이란 외무부의 개입으로 풀려났다고 보도했다. 매케어 대사는 2018년 4월 테헤란 주재 영국 대사에 취임한 뒤 중동의 안정을 위해 영국이 계속 이란과 교류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해 온 대이란 ‘온건파’에 속하는 인사다. 그는 영국을 비롯한 주요 6개국과 이란이 2015년 체결된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미국의 일방적 탈퇴에도 유지하도록 서명 당사국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전날 이란 혁명수비대는 8일(이란 현지시간) 새벽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공항을 이륙한 우크라이나 항공 여객기를 미국이 쏜 크루즈미사일로 오인해 지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고 시인했다. 이 사건으로 탑승자 176명이 모두 숨졌다. 아미르 알리 하지자데 대공사령관은 우크라이나 여객기가 이란의 미사일에 맞았다는 소식을 듣고 “죽고 싶었다”면서 “이번 격추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인정하고 관계 당국의 어떤 결정도 달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피객 여객기는 비행금지구역을 비행하거나 항로를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의 크루즈미사일로 오인해 여객기를 격추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박기석의 외통수] 미국이 판 방위비 인상과 호르무즈 파병이란 함정

    14~15일 미국 워싱턴서 방위비분담협상 재개美,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할 가능성‘동맹 기여’하라며 파병 압박하면 피하기 어려워파병하되 미국 호위체 참여 않고 이란 이해 구해야분담금 협의서 동맹 기여 논의로 확장된 방위비협상주한미군·한미동맹 역할 재정의해 새로운 전략 짜야미국 지미 카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소련 붕괴 이후 유라시아 대륙을 ‘거대한 체스판’으로 비유했습니다. 미·일·중·러 4강의 영향력에 자유로울 수 없고 북한 리스크를 떠안아야 하는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체크메이트(외통수)의 위기에 내몰리곤 합니다. 외교·남북관계의 묘수를 찾고자 외교·통일 현안을 취재한 수첩(외·통·수)를 꺼내 독자들과 고민을 나누고자 합니다. 올해 이후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기 위한 한미 방위비분담협상이 오는 14~15일 미국 워싱턴에서 재개된다. 양국은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체결하고자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다섯 차례 회의를 열었지만 협상을 타결 짓지 못했다. 그런데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고조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에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이 주요 변수로 등장한 모양새다. 미국이 협상장 안팎에서 한국에 한미 동맹 기여 차원에서 분담금의 대폭 인상은 물론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할 것을 요구할 수 있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에 맞서는 ‘협상 카드’라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분담금 인상을 최소화하는 대신 한미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해 6월 이란이 통제하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이 피격되자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며 우방국을 중심으로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를 창설하고 한국에 참여를 요청했다. 청와대는 방위비분담협상 5차 회의를 닷새 앞둔 지난달 12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우리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밝힘에 따라 방위비분담협상을 고려하며 파병 결정에 무게를 실은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하지만 미국이 지난 3일 이라크에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살해해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갈등이 촉발되자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에 협상 카드가 아닌 ‘협상 부담 요인’으로 되돌아온 양상이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할 경우 이란과의 관계가 악화됨은 물론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충돌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정부는 파병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며 한 발 물러선 모습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호르무즈 해협 방위에 기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한국이 미국에 지불할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결정하는 방위비분담협상에서 원칙적으로 협의 대상은 아니다. 하지만 미국은 협상에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가 미흡하기에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고, 한국은 이 논리를 깨트리고자 ‘우리도 분담금 지불 외에 동맹에 기여하는 분야가 많다’고 주장하면서 방위비분담협상은 한국의 동맹 기여를 논의하는 장으로 확장됐다. 실제로 한국은 협상에서 방위비 분담금과 상관 없는 한국의 미국산 무기 구매 사례를 설명하며 한국이 한미 동맹은 물론 미국의 경제에 기여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는 과도하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미국이 분담금 외에 한국이 동맹에 기여하는 방안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제시한다면 협상에서 파병 논의를 피할 수 없고, 분담금 대폭 인상을 막아야하는 정부로서는 미국의 제안을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이 미국의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를 막고자 한국의 동맹 기여를 강조했으나 도리어 동맹 기여의 트랩에 빠져 한국의 국익을 해칠 수도 있는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 참여 제안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한국은 동맹국인 미국의 입장을 우선 고려해야 하고, 특히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국민·선박도 보호해야 하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파병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이란과의 관계도 관리할 필요가 있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르무즈 해협 호위연합체에 참여하는 대신 독자적으로 해협 방위에 기여하되, 이란에 사전에 특사 파견 등을 통해 이해를 구하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제언이다. 아울러 한국 측 분담금을 결정하는 것을 넘어서 한국의 한미 동맹 기여 전반을 협의하는 장으로 변질된 방위비분담협상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 미국은 한반도 방위에 머물렀던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정과 번영으로 확장하고, 미국의 국제질서 유지에 동맹국인 한국이 적극 참여하고 관련 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 뿐만 아니라 미중 갈등에도 한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에 대응해 한국도 변화된 국제정세와 국익에 맞게 한미 동맹과 주한미군의 역할을 재정의하고 동맹 기여의 범위를 확정해 향후 협상에 나설 필요가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한진그룹 경영 참여하겠다”…몸집 키우는 반도건설

    “한진그룹 경영 참여하겠다”…몸집 키우는 반도건설

    반도건설이 대한항공 지주사 한진칼에 대한 보유 지분을 늘렸다. 경영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 위해서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결정할 오는 3월 한진칼 주주총회 셈법이 더욱 복잡해졌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반도건설은 대호개발 등 3개 계열사가 가진 한진칼 지분을 종전 6.28%에서 8.28%까지 늘렸다고 공시했다. 대호개발은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대호개발은 KCGI(17.29%)와 델타항공(10%)에 이어 한진칼 단일 주주 가운데서는 세 번째로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지분율로는 총수일가 중 가장 많은 지분을 가진 조원태 회장(6.52%)도 넘어섰다. 반도건설은 지난해부터 한진칼 지분을 대량으로 매입했다. 공식적으로는 “(한진칼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고 봤다”면서 단순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에 지분을 늘리면서 지분율이 10%에 근접하자 더이상 단순투자만으로는 지분 매입을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자본시장법상 경영참여 활동은 이사를 추천하거나 배당을 요구하는 등 다양한 범위를 포괄하고 있다. 지난해 말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부사장의 갈등이 촉발되면서 반도건설은 오는 3월 열리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KCGI와 함께 ‘캐스팅보트’를 쥔 주요 주주로 떠올랐다. 반도건설이 지분을 늘린 것은 주주총회에 앞서 몸값을 높이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총수일가를 제외하고 두 번째로 지분이 많은 델타항공은 한진가 우호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건설은 경영참여를 선언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편을 들 것인지 밝히지 않았다. 따라서 주총 전망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연일 재무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압박수위를 높이는 KCGI와 손을 잡으면 총수일가에도 큰 위협이 될 전망이다. 10일 기준 한진칼 지분구조는 총수일가 28.94%(조원태 6.52%, 조현아 6.49%, 조현민 6.47%, 이명희 5.31%), KCGI 17.29%, 델타항공 10%, 대호개발 8.28%(신규), 국민연금 4.11% 등이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화장 지우니 가정폭력 인한 상처 하나씩, 틱톡 동영상 논란

    화장 지우니 가정폭력 인한 상처 하나씩, 틱톡 동영상 논란

    앰버란 열여섯 살 소녀가 화장을 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뒤로 돌리니 차츰 얼굴에 남겨진 가정폭력의 상처가 하나씩 드러난다. 중국에서 만들어져 10대들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공유 사이트 틱톡에 올라와 170만명이 공유하고 19만 6000건의 좋아요!가 달릴 정도로 관심을 끌고 있다고 영국 BBC가 9일(현지시간) 소개했다. 앰버는 시종 립싱크로 릴리 앨런의 노래 ‘낫 페어(Not Fair)’를 따라 부르는 흉내를 낼 뿐이다. 그녀는 자신이 경험한 것은 아니며 친구 가족이 끔찍한 가정폭력을 당하는 현실을 고발하려고 이런 동영상을 제작했다고 방송에 털어놓았다. 앰버는 “동영상의 메시지는 가정폭력의 신호를 무시하면 안된다는 것”이라며 “여러분이 조금이라도 관심을 기울이면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다. 내 느낌에 가정폭력은 경각심을 더욱 가져야 할 어떤 문제”라고 덧붙였다. 일부 여성은 자신의 가정폭력 경험을 올리고 있다. 그러자 앰버는 지지하겠다며 “이런 일이 일어나 유감이지만 다른 면을 털어놓으면 얼마나 강력해질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댓글을 달았다. 어떤 여성은 자신이 가정폭력의 신호를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겠다고 댓글을 달았고, 다른 이는 가정폭력 가해자들이 “잘 드러나지 않는 곳을 때리는 경향이 있음”을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이용자는 “대단한 일을 한 것이 고맙다. 나도 생존자”라고 댓글을 달았고, 다른 이용자는 “늘 핑곗거리를 대며 (상처를) 지우려고만 드는 친구와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고 적었다.그러나 일부에선 10대들이 이용하는 플랫폼인데도 콘텐트가 너무 어둡고, 너무 진지한 주제를 다룬다는 핀잔도 뒤따른다. 한 이용자는 “가정폭력은 진짜로 사람들에게 일어나는데 사람들이 틱톡에서 얘기하지 않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앰버는 이 동영상이 “생존자들의 기억을 되살리려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경험했다는 한 이용자는 그녀에게 포스트를 보고 “아무것도 촉발시킨 것이 없다”고 털어놓더라고 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이 동영상이 해를 끼친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은 메시지를 갖고 있고, 내 스스로 인기를 끌려고 만든 것도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영국 국립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월 현재 16~74세의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성인 240만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다고 털어놓았는데 여성이 160만명, 남성이 78만 6000명이었다. 한 남성은 앰버의 동영상에다 댓글을 달아 “남자들도 잘 헤쳐나가는데 더 많은 이들이 더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동영상 보러 가기
  • 수사 계속 의지… 尹총장 반격카드는

    인사 대상자 32명 전원 참석 행사 檢내부 “이번만큼은 공식 언급 할 듯” 비공식 자리서 ‘수사로 말하겠다’ 의지 “尹, 다양한 경험… 괜찮을 것” 시각 법조계 “새 인물 와도 수사 영향 적어” 10일 오후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난 8일 이뤄진 검찰 고위간부 인사 대상자들이 참석하는 전출 신고식을 갖는다. 대상자 32명 전원이 참석한다. 인사 이후 첫 공식 행사다. 검찰 관계자는 “윤 총장은 (8일 인사에 대해 침묵을 지킨 것과 달리) 이날만큼은 공식적인 언급을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윤 총장은 신고식에서도 인사에 대한 비판은 삼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대신 윤 총장은 8일 인사 직후 대검 간부들과 비공식적으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저녁 자리에 참석한 한 검찰 고위 관계자는 “윤 총장은 ‘우리 모두 해야 할 일을 했다. 나도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테니 (새로운 자리에) 가서도 수사를 잘 해 달라. 맡은 소임을 잘 부탁한다’고 격려했다”고 귀띔했다. ‘윤 총장의 침묵은 인사에 연연하지 않고 수사로 결과를 보여 주겠다는 뜻’이라는 분석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는 까닭이다. 이번 인사로 윤 총장의 ‘손발’이 잘렸지만 윤 총장에게 직접적인 타격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의 시각이다. 자진해서 옷을 벗을 가능성도 거의 없어 보인다. ‘윤석열 사단’의 핵심 인사로 분류되는 검찰 고위 인사는 “윤 총장은 전임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수사 등으로 좌천되는 등) 여러 이상한 상황을 경험한 데다 수사를 1~2년 한 것도 아니다. 윤 총장은 괜찮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총장은 ‘울산시 선거개입·하명수사’나 ‘유재수 감찰무마’ 의혹,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수사 등 청와대와의 갈등을 촉발한 수사를 정상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감찰무마 의혹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수사가 마무리 단계인 데다 기록도 상당 분량 축적돼 있다. 조 전 장관 관련 의혹 등은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찰은 1, 2진 간의 실력 차이가 얼마 안 난다. 더구나 새로운 인사들이 왔지만 (정권 입맛대로 움직이는 대신) 죄가 있냐 없냐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갑자기 “평화” 외친 트럼프, 이란과의 군사 충돌은 일단 모면

    갑자기 “평화” 외친 트럼프, 이란과의 군사 충돌은 일단 모면

    전쟁 위기로 치닫던 미국과 이란이 8일(이하 현지시간) 무력 충돌이란 최악의 상황은 일단 피하려 애쓰고 있다. 지난 3일 미국의 가셈 솔레이마니 살해에 반발한 이란이 미국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이라크 내 미군기지에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자 전쟁 발발 우려마저 나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혀 군사적 충돌이란 위기는 일단 모면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경제제재 방침을 공언한 데다 이란 역시 추가 공격 엄포를 멈추지 않아 언제든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개연성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미국 시간으로 전날 저녁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와 에르빌의 미군 기지가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후 미국의 입장과 대응책을 처음 밝히는 자리였다. 그가 그동안 이란이 보복하면 “신속하고 완전하게,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음을 고려하면 일단 이날은 군사적 충돌을 자제하겠다는 의향을 내비친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관되게 미국이 벌여온 해외 전쟁과 파병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온 데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도 미국인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란 역시 공격 수위를 조절했다는 관측과도 연결지을 수 있다. 자비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전날 공격 후 트윗을 통해 “이란은 유엔 헌장의 자위권 차원에서 비례적 대응을 했고 종결했다(concluded)”며 “우리는 긴장 고조와 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외신들은 ‘종결했다’는 표현에 주목하며 미국이 추가로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는다면 이란도 이 정도 선에서 보복을 끝내겠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평가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에 대해 “미국과 이란이 전쟁 직전 상황에서 한발 물러섰다”고 평가했고, 뉴욕타임스도 “미국인 사망자가 없고 이란이 보복의 끝이라고 시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추가적 군사 대결에서 물러섰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란은 미군 기지 공격 직후에도 추가 공격을 시사하는 발언을 잇따라 내놓아 당분간 지역 정세가 살얼음판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란 군부는 솔레이마니 피살에 대한 보복이 단 한 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고, 중동 내 친이란 무장조직 역시 ‘대미 항전’을 선언한 만큼 이란 진영은 미군 철수를 ‘지하드’(이슬람 성전)의 종착점으로 삼을 수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을 뿐이다. 보복이라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했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미국이) 솔레이마니 장군의 팔을 잘랐을지 모르지만, 이 지역에서 미국의 다리도 잘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과의 새로운 핵합의 추진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지난 5일 이란은 2015년 서명한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지키지 않겠다며 사실상 탈퇴를 선언해 곳곳에 갈등을 촉발할 지뢰가 널려있는 상황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문화마당] 바벨탑으로부터/이양헌 미술평론가

    [문화마당] 바벨탑으로부터/이양헌 미술평론가

    최근 마틴 제이의 ‘눈의 폄하’(서광사ㆍ2019)가 출간됐다. 시각성에 대한 방대한 이론을 20세기 프랑스 철학을 경유해 종합한 이 책은 오랫동안 많은 전공자와 연구자들이 번역되기를 기다려 온 저작이다. 7명의 번역자가 4년 반에 걸쳐 세미나와 교정을 거쳐 완성했는데, 미국에서 1993년 처음 나왔으니 26년 만에 우리나라에 정식으로 소개된 셈이다. 현대미술의 역사는 서양미술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그 기원은 18세기 유럽의 낭만주의와 함께 등장한 예술의 자율성에 있으며, 그러므로 현대미술은 유라시아의 특정한 지역에서 ‘발명’됐다고 볼 수 있다. 이후 수많은 사조가 부흥과 쇠락을 거듭하며 전개된 현대미술은 이제 전 지구적인 문제에 응답하는 비엔날레까지 만들어 내고 있다. 동시에 작품과 함께 발전해 온 비평이나 예술이론 역시 구미(歐美)로부터 생산되고 전파됐다. 우리나라와 같은 비서구권은 번역이라는 복잡한 과정 안에서 이를 부분적으로 수용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미술에 관한 이론들이 수입되기 시작한 80년대 후반 출판된 ‘현대미술비평30선’(중앙M&Bㆍ1987)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에 대한 한국 미술계의 반응을 잘 보여 준다. 책의 서문에는 “한국에서 자생된 것이 아니라, 외부로부터 주어진” 현대예술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이 책을 출판했다고 적는다. 이는 포스트모더니즘과 같은 서구 담론들이 빠르게 유입되던 당시 이들이 직면한 긴급한 현안을 떠올리게 한다. 새로운 예술이론 앞에서 자각된 담론적 시차와 이를 따라잡으려는 열망, 그럼에도 굴절될 수밖에 없는 로컬리티의 특수성 등을 그들은 고민해야 했던 것이다. 서구에서 생산된 최신 이론이나 경향이 번역을 통해 확산되는 일은 시대마다 그 의미와 기능을 달리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은 예술 담론이 번역되기 시작한 이래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가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이다. 먼저 하나의 이론이 세계를 온전히 포괄하고 명징하게 해석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한다. 총체적인 구조를 설명하는 거대 담론이 현실의 모든 원리에 적용할 수 없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특정한 지역 공동체가 축적한 역사와 조건, 맥락을 초월한 이론 대신 각각의 지역성에 기반한 특정 이론들만이 존재할 수 있다. 다음은 서구의 예술 담론에 대한 의존도의 문제다. 해방 이후 한국미술계는 자신의 역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아직 자생적인 이론을 생산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담론의 외주화라는 오랜 숙제로 남아 있다. 그럼에도 새로운 세대의 예술가와 연구자들은 서구 이론을 권위적으로 수용하는 대신 보다 실용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기도 하다. 서구권에서 26년 전에 출판된 책이 이제야 번역된 사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단순히 서구중심주의라고 비판하거나 줄여야 하는 이론적 격차로 이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보다는 수용과 번역에 관한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 거대한 성탑(聖塔)과 신의 분노, 언어를 잃은 자들의 이야기로 알려진 바벨탑의 신화는 때때로 번역의 다른 가능성을 떠올리게 한다. 탑이 인간의 오만이 아니라 다시 올 대홍수로부터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지어졌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신은 왜 분노하는가? 이는 지식의 확산을 제한하거나 앎의 배타성을 강화하려는 엘리트주의와 그것에 대항하려는 자들의 서사로 읽히기에 충분하다. 다른 언어를 통해 지식을 독점하고 위계를 만들려는 경향은 지금도 작동하고 있다. 그러므로 번역은 지식을 생성하고 이를 순환시키면서 앎의 사건을 촉발하는 일종의 공유지가 될 수도 있다. 새로운 바벨탑은 번역을 통해 이미 건설되고 있는 것이다.
  • “보스턴도 사인 훔쳐 우승했다”… 추락하는 메이저리그

    “보스턴도 사인 훔쳐 우승했다”… 추락하는 메이저리그

    美매체, 보스턴 관계자 3명 발언 인용 “자체 비디오 판독실서 상대 사인 파악…주자에게 알려주고 타자와 구질 공유” 보스턴, 휴스턴처럼 월드시리즈 우승 도덕성 타격… ‘메이저 스틸리그’ 전락 두 사건 모두 앨릭스 코라 감독 ‘연루’ 국내선 2018년 LG 적발… 벌금·사과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촉발된 메이저리그(MLB)의 사인 훔치기 의혹이 보스턴 레드삭스로까지 확대돼 충격을 주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2017년(휴스턴)과 2018년(보스턴) 월드시리즈 우승팀이어서 메이저리그의 신뢰성과 도덕성이 도마에 오른 형국이다. 의혹이 사실이라면 메이저리그가 아니라 ‘메이저 스틸(steal) 리그’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 ‘디애슬레틱’은 8일(한국시간) 보스턴이 전자 장비를 활용해 상대 팀의 사인을 훔쳤다고 보도했다. 디애슬래틱은 2018년 보스턴에서 근무했던 익명의 관계자 3명의 발언을 인용해 “보스턴이 2018시즌 비디오 판독실을 불법적으로 활용해 상대 포수 사인을 훔쳐 주자들에게 알려 줬다”고 했다. 2018년은 보스턴이 108승으로 30개 팀 중 최다승을 거두고, 월드시리즈에서 LA 다저스를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해다. 보스턴이 사인을 훔친 비디오 판독실은 구단들이 자체적으로 비디오판독(VAR)을 하는 장소로 심판에게 정식으로 신청하기 전에 1차적으로 영상을 확인하는 곳이다. 익명의 고발자는 “정규 시즌 경기 도중 선수들 일부가 비디오 판독실에 들어와 상대가 어떤 사인을 주고받는지 알아 갔다”고 밝혔다. 보스턴은 카메라의 줌을 사용해 포수의 가랑이를 확대해 지켜보면서 사인 시스템을 분석해 주자들에게 정보를 주는 방식으로 훔친 사인을 활용했다는 것이다. 주자들은 사인을 따로 분석할 필요 없이 전달받은 정보로 속구는 오른발로 첫 발을 떼고 변화구는 왼발을 떼는 방식으로 타자에게 알려 줬다. 비디오 판독실을 ‘사인 판독실’로 악용한 셈이다. 공교롭게도 앨릭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2017년 휴스턴에서 벤치코치였고, 2018년 보스턴 감독으로 취임해 두 팀의 사인 훔치기와 모두 연루됐다. MLB 사무국이 휴스턴의 사인 훔치기와 관련해 제프 루노 단장, AJ 힌치 감독, 코라 당시 코치 등을 징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스턴에도 징계 조치를 내린다면 코라 감독은 중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보스턴 구단은 비디오 판독실에서 사인을 훔친 정황을 최근에서야 알게 됐다며 MLB 사무국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상당수 팬들은 휴스턴과 보스턴 모두 우승 반지를 반납해야 한다고 성토하고 있다. 사인 훔치기 의혹은 한국 프로야구(KBO)에서도 있었다. 김성근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SK 감독으로 재직 당시 사인 훔치기와 관련해 제리 로이스터 당시 롯데 자이언츠 감독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KBO에서 대표적인 사례로는 2000년 두산 베어스와 현대 유니콘스의 한국시리즈에서 나왔다. 당시 두산은 현대의 주자들이 포수 사인을 보고 타자에게 전달해 준다며 비난했고 빈볼 시비로 이어지기도 했다. 2013년 SK 투수 윤희상은 사인 훔치기가 의심된다며 두산 오재원에게 위협구를 던져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다. 2018년엔 공식 적발된 사례도 있다. LG 트윈스는 2018년 4월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사인 훔치기로 의심되는 내용을 담은 인쇄물을 더그아웃에서 라커룸으로 이어지는 복도에 붙여 놨다가 적발돼 상벌위원회에 회부됐다. 당시 LG는 공식 사과했고, KBO는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로 많은 2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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