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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행선’ 코레일 노사 종착역은?

    코레일 노사가 KTX 여승무원문제 등을 놓고 서로의 주장을 고수하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에서는 CEO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원칙 준수’를 천명하고 있다. 노사간 힘 겨루기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될 우려가 있다. 지난 13일 철도노조가 이철 사장의 퇴진을 주장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가시화하고 있다. 노조가 이후 일정을 확정짓지 않으면서 사측도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경영권에 대한 간섭 여부는 따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 간 최대 쟁점은 전 KTX 승무원 문제. 코레일 관계자는 “전 승무원들의 ‘원직복직’은 계열사에서 승무 업무를 하는 것”이라며 “코레일은 승무원을 고용한 적도, 해고한 적도 없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처럼 의견차이가 분명한 상황에서 노조가 하반기 특별단체협약에서 승무원 문제를 다룰 것으로 전해지자 사측은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사측은 승무원들이 지난 3일부터 단식농성에 들어가면서 여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렇지만 승무원 문제는 단체협상의 의제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코레일 관계자는 “노조가 경영합리화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사장 퇴진에 나서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노조의 요구는 투쟁으로 수용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못박았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李후보 초본 유출 신경전

    한나라당 이명박·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측은 17일 이 후보 친인척 초본 유출 사건과 관련, 박 후보측의 막후 실세로 알려진 홍윤식씨가 일단 귀가조치되자 향후 검찰 수사 방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 후보측은 “검찰이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며 사태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튈 것을 우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 후보측도 “검찰이 판단할 일이다. 우리로서는 할 말 없다.”며 검찰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양 진영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박 후보측은 이날 홍사덕 선대위원장을 앞세워 이 후보 친인척 주민등록초본 부정 발급과 관련돼 검찰에 체포된 홍씨나 대운하 보고서 유출 의혹에 연루된 방모 교수 등에 대해 “캠프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홍 위원장은 “어제, 오늘 사이에 조금씩 (이 후보의) 위장전입이 아니라 왜 초본을 문제삼느냐 하는 여론이 나오는 것 같다.”며 분위기 반전을 기대했다. 이는 ‘캠프내 불법행위 전무’를 선언하면서 그간의 ‘자숙 모드’에서 벗어나 반격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보여 주목된다. 이에 대해 이 후보측은 “(박 후보측이) 어떤 불법행위도 없었다고 하는데,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며 그간의 ‘신중 모드’에서 벗어나 본격적 대응에 나섰다. 특히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홍씨와 방모 교수를 ‘박 캠프의 몸통’,‘막후 실세’로 규정하며 박 후보에 집중공세를 폈다. 박형준 공동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방 교수와 홍씨에 대해 ‘우리 캠프와 관련이 없다.’는 식으로 호도하는 것은 진실과는 너무나 거리가 있는 태도”라며 “도덕성을 최고 브랜드로 내세우던 박 캠프가 몸통을 꼬리로 둔갑시키고 진실을 은폐하는 데 급급한다면 결국은 ‘도덕성 간판’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몰아 세웠다. 이는 문제 인사들과의 ‘거리두기´ 전략으로 수세국면을 탈출하려는 박 후보측의 ‘노림수´를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아울러 박 전 대표측의 도덕성에 상처를 안겨줌으로써 우위를 확실하게 굳히겠다는 전략도 담겨 있다는 분석이다. 김지훈 한상우기자 kjh@seoul.co.kr
  • 남양주 갈까 양주 갈까

    남양주 갈까 양주 갈까

    다음달 수도권 북부인 경기 남양주시와 양주시에서 아파트 분양 맞대결이 펼쳐진다. 양주시 고읍지구와 남양주시 진접지구가 동시 분양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부동산써브 등에 따르면 진접지구에서 8곳 5927가구, 고읍지구에 6곳 3474가구가 분양된다. 고읍지구 분양 날짜는 다음달 17일, 진접지구는 다음달 24일이다. ●분양가 책정에 촉각 업계는 이들 지역의 분양가를 3.3㎡(평)당 700만∼800만원선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최근 “분양가가 700만원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분양가 책정 개입 의지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판교수준의 건축비와 가산비를 적용해도 분양가는 700만원선”이라고 말해 이 지역의 분양가가 업체의 예상보다는 낮을 가능성이 높다. 동시 분양의 경우 중복 청약이 안 된다. 청약자는 입지가 좋은 아파트 한 곳만 선별해 청약해야 한다.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아파트가 들어설 현장과 지역의 발전상을 챙겨봐야 한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차장은 “공급 지역이 수도권에서 비교적 외곽이고, 대부분 중견 내지 중소 건설업체여서 브랜드 지명도가 다소 낮은 것이 흠”이라고 말했다. ●개발 기대감 높은 진접지구 진접지구는 진접읍 장현·연평·금곡리와 오남면 양지리 일대에 205만 8000㎡ 규모로 조성된다. 공동주택 1만 2056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인근의 별내지구와도 가깝다. 그동안 시세 상승의 발목을 잡은 교통체증 문제도 개선될 전망이다. 입주 시점인 2010년쯤 47번 국도가 8차로(퇴계원∼임송교)로 확장될 예정이다. 지하철 4호선(당고개역∼진접지구)을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남양주시는 400억원을 들여 진접읍에 지방산업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반도건설과 남양건설 등 5개 업체가 공급하는 물량은 전용면적 85㎡(25.7평) 이하여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계약 후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반면 중대형 평형은 등기 후 전매가 바로 가능하다.6개 업체의 분양 아파트에 청약 예·부금 가입자가 신청할 수 있다. 경기지방공사가 분양하는 아파트는 청약저축 가입자 몫이다. ●옥정신도시와 가까운 고읍지구 고읍지구는 고읍·만송·광사동 일대 148만 4000㎡ 규모이다. 서울 북동쪽 28㎞지점에 있다. 국도 3호선과 43호선 사이에 들어선다. 공동주택은 8700가구가 들어선다. 인근 옥정신도시와 회천지구 등과 연계되면 1420만㎡(430만평)의 거대 도시가 된다. 지난 연말에 개통한 경원선 전철 가운데 고읍지구와 가까운 덕계역이 10월쯤 개통 예정이다. 서울을 연결하는 우회도로(의정부∼장암∼회천)가 내년에 뚫리면 외곽순환도로와 동부간선도로 접근성도 좋아질 전망이다. 한양이 1·10·6-3블록에서 모두 1832가구를 분양한다. 전체의 52%다. 한국토지공사에서 택지를 채권입찰 방법으로 공급받은 신도종합건설과 한양이 짓는 1블록,6-3블록의 중대형 면적은 등기 후 바로 전매가 가능하다.2블록의 우남건설과 3블록의 우미건설,1블록과 10블록 중소형 면적은 10년간 전매가 제한된다. 이번 동시 분양에는 유승종합건설이 공급하는 2개 블록(6-1,9블록)은 빠져 있다. 다음달 개별 공급할 예정이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한나라 경선 ‘檢風’ 초긴장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전에 검찰수사가 새 변수로 떠올랐다. 유력 대선후보를 겨냥한 검풍(檢風)은 과거 대선의 북풍(北風)·총풍(銃風)에 못지 않게 한나라당을 긴장시키고 있다. 검찰 수사를 받게 된 이명박 후보측과 한발 비켜선 박근혜 후보측의 반응은 미묘하게 엇갈렸다.●‘이례적’이고 ‘적극적’인 검찰에 한나라당 촉각 한나라당은 검찰을 과거 총풍·북풍에 못지 않게 뼈아픈 상처를 안길 수 있는 상대로 여긴다.2002년 대선 당시 이회창 후보의 병풍(兵風) 사건 때도 그랬다. 야당 입장에서 검찰 수사의 압박은 예사롭지 않다. 수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어떤 변수가 떠오를지, 수사결과가 언제 발표될지가 모두 당의 통제를 벗어나게 된다. 나경원 당 대변인은 8일 “검찰이 야당 후보를 음해하는 공작정치 사령부가 돼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사건의 특수부 배당이라는 ‘이례성’을 우려한 것이다. 한나라당을 긴장시키는 또 하나의 요소는 검찰의 ‘적극성’이다. 검찰은 이 후보 관련자의 계좌를 모두 추적해 사실관계를 밝히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또 다른 ‘정치적 스캔들’의 소재가 포착되지 않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李-朴, 엇갈린 반응 지난달 25일 경기경찰청이 한반도 대운하 보고서 유출의혹 사건을 수사할 때 “수사를 대검 중수부로 넘기라.”고 촉구했던 한나라당 지도부의 태도는 확연히 변했다. 검증국면 타개를 위해 고소·고발을 감행한 이 후보측의 입장도 바뀌었다. 좌장격인 이재오 최고위원은 이날 특수부가 맡게 된 사건들에 대해 “의지만 있으면 한 시간 안에라도 끝낼 수 있는 단순 명예훼손 사건”이라며 조속한 수사 종결을 촉구했다. 그는 “검찰이 사건 본질에서 벗어나 청와대의 ‘이명박 죽이기’ 공작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수사 과정에서 나온 곁다리 사안을 언론에 흘린다든지, 의혹을 부풀리는 수사를 하면 당 차원에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박 후보측에서는 검찰의 움직임에 반색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박 후보 관련 의혹 사건의 특수부 배당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검찰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다. 상관없다.”고 했다. 이혜훈 대변인은 “이 후보측 태도는 강도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신발 신고 안방 들어왔다고 야단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지난 16대 대통령이 여론조사로 결정됐다면,17대 대통령은 계좌추적으로 결정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50% 내신안’ 사실상 철회] 학교·학부모 “언제 또 바뀔지 불안”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의 ‘내신 실질반영비율 단계적 확대’ 합의에 대한 반응은 엇갈렸다. 고교 교사와 학부모, 수험생들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여전히 불안해했다. 반면 정부와 대학들은 진일보한 것으로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 삼성고 3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류재혁(46) 교사는 “교육부가 준비 없이 밀어붙이다가 스스로 물러난 꼴”이라면서 “지금껏 실질반영률이라는 계산법이 없었는데 갑자기 들이대니 대학이 반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계적으로 내신반영률을 올린다는 것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결국 몇 년 뒤 지금과 똑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면서 “이 정도로는 혼란을 진정시키지 못하며 정확하게 수치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 혜화여고 3학년 담임인 박기호(48) 교사도 “워낙 자주 바뀌기 때문에 추상적인 합의안에 동요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도 동요하지 말고 수능은 수능대로 내신은 내신대로 최선을 다하라고 가르친다. 또 언제 바뀔지 누가 알겠는가.”라고 꼬집었다. 동덕여고의 한 교사는 “기말고사 기간이라 표현은 안 하지만 교사와 학생 모두 잔뜩 화가 나 있는 상태”라면서 “학년 초 발표한 요강에 따라 준비를 해왔는데 갑자기 흔들려 당황스럽고 어느 쪽이든 하루빨리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원장은 “실질반영비율을 줄이겠다는 원칙은 환영한다. 대학의 자율 선발권을 최대한 존중하겠다는 정부 입장은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했다. 고3 수험생 자녀를 둔 구현옥(49)씨는 “수험생들은 내신을 중심으로 공부해 왔는데 대학에서 반발하고 정책을 바꾸려는 것은 수험생들에게 큰 스트레스만 줄 뿐”이라면서 “타협이 이뤄졌다지만 신뢰가 안 간다. 기존 교육부 방침을 대학에서 따르는 것이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덜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모(18·구미 금오여고 3)양은 “우리 때부터 내신이 중시된다고 해서 고입 때부터 학교를 낮춰 갔고, 내신 중심으로 공부를 했다.”면서 “결국 대학의 요구대로 수능반영 비율이 늘어난다는 소린데, 정말 화가 난다. 이제 와서 어떻게 할지 갑갑할 뿐이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교육부는 “일단 한 고비는 넘겼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평행선을 달리던 교육부와 대학이 접점을 찾는 계기가 됐고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는 자체 평가다. 교육부는 여론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교육부가 원칙을 버리고 대학에 항복한 것처럼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대학 입학처장들도 대체로 환영의 뜻을 보이며 한결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합의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환영한다. 이번 입시 갈등이 풀릴 수 있는 실마리를 찾았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했다. 임일영 이경주 이경원기자 argus@seoul.co.kr
  • 日 정부 곤혹… 아베 침묵

    |도쿄 박홍기특파원|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7일 저녁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의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 가결과 관련,“미 의회의 결의안인 만큼 코멘트할 생각이 없다.”며 말을 잘랐다. 또 “(4월)방미 때 생각을 이미 설명했다.”면서 “미 의회에서는 많은 결의가 되고 있다. 그 중의 하나다.”라며 별다른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듯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처지다. 자신의 역사관뿐만 아니라 정권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연금 문제 등 현안도 풀지 못한 시점에서 외교적 악재까지 겹쳐 편할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지난 3월5일 “좁은 의미의 강제성이 없었다. 결의가 채택돼도 사죄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혀 미 의회 결의안 채택에 결정적인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시오자키 야스히사 관방장관도 앞서 “굳이 코멘트를 해야 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와 시오자키 장관의 발언에서 보듯 일본 정부는 ‘할 말도 많고 속도 끓지만’, 일단 결의안에 대한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자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반응하면 할수록 반발을 불러 문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판단, 정면대응이 아닌 ‘관망’ 쪽을 택한 것이다. 물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했던 1993년 고노 요헤이 담화를 계승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거듭 밝혔다. 일본 정부는 또 “미 의회 측에 계속 이해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하원 본회에서의 결의안 통과를 막기 위한 물밑 작업에 적극 나설 방침을 내비쳤다. 정부의 ‘신중론’과는 달리 정치권 일각에서는 반발도 만만찮다.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의 전면 광고를 통해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정했던 자민당과 민주당 등 초당파 의원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일본에 대한 비난 결의는 미·일 양국에 중대한 균열을 일으켜 양국의 미래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게 한다.”고 비판했다. 또 미·일 양국의 위안부에 대한 공동연구도 제안했다.hkpark@seoul.co.kr
  • 실종자 가족 18명 폭우로 현장 접근 못해

    실종자 가족 18명 폭우로 현장 접근 못해

    |프놈펜(캄보디아) 이재훈특파원·인천 임일영기자| “살아있을 겁니다. 어딘가에 반드시 살아있을 겁니다!” 캄보디아 밀림 속에 추락한 PMT에어(캄보디아 민간항공) 전세기의 한국인 실종자 가족 18명과 하나투어 관계자 6명 등 24명은 26일 오후 9시30분(현지시간 오후 7시30분) 중국남방항공 CZ338편으로 캄보디아 프놈펜에 도착했다. 이들은 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차려진 대책본부에 들러 대사관 관계자들로부터 상황 설명을 들은 뒤 프놈펜 시내의 캄보디아호텔에서 머물며 현장 소식에 촉각을 곧두세웠다. ●“오직 살아있다는 믿음뿐” “한잠도 못 잤습니다. 밤을 꼬박 세웠습니다. 착잡합니다만 오직 살아있다는 믿음 하나로 가는 겁니다.”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47번 게이트 근처에서 만난 박희영(42)씨는 착잡한 표정으로 활주로를 응시하고 있었다. 박씨는 부인 최찬례(49)씨와 딸 서유경(26)씨가 탄 전세기가 캄보디아의 밀림에서 추락했다는 충격에서 아직도 깨어나지 못한 듯했다. 부어오른 눈과 까칠하게 자란 턱수염에서 박씨의 괴로움과 고통이 절절히 묻어났다. 박씨를 따라 나선 두 딸 인경양과 희경양도 얼마나 눈물을 흘렸는지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기자들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해봤지만 박씨는 “내 입장도 이해해달라.”면서 손사래를 쳤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말하고 싶은 심정이 아닙니다. 그냥 내버려두세요.”라면서 일행과 함께 총총걸음으로 비행기 안으로 사라졌다. 이들은 당초 출발시간보다 늦어진 오후 1시30분쯤 출국수속(보딩)을 마쳤다. ●여권없어 ‘007작전’ 펼치기도 이날 오전 8시30분쯤부터 실종자의 가족들이 삼삼오오 인천공항내 하나투어 사무실로 모였다.18명의 실종자 가족 가운데 3분의1에 가까운 5명이 여권이 없거나 기간이 만료돼 혼선을 빚기도 했다. 다행히 하나투어 측의 요청을 받은 외교통상부 재외국민보호과에서 협조 공문을 공항내 외통부 영사민원실로 보내와 긴급하게 여권을 만들어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다. 실종자 가족들의 대부분은 밤새 한잠도 못 이룬 흔적이 역력했다. 핏기 없는 얼굴에 입술은 바짝 말라 있었고 언론과의 접촉을 극도로 꺼렸다. 현장책임자 격인 육경건 하나투어 동남아사업부 이사는 “실종자 가족들이 극도로 신경이 날카로운 상태여서 최대한 조심스럽게 행동하고 있다. 항공사 측에 요청해 실종자 가족들과 제3자의 접촉을 막기 위해 가족들의 좌석 다음 열 전체를 비우도록 했다.”고 밝혔다. 육 이사는 이어 “후속조치는 본사에서 강구하고 있으며 아직 보상을 말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프놈펜에서 사고현장까지는 가시밭길 실종자 가족들과 하나투어 관계자들은 프놈펜 시내의 캄보디아호텔에 묵고 있지만 기상상황이 워낙 좋지 않아 현장 접근이 언제쯤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이날 오전 현지 직원과 전화연락을 한 육 이사는 “엄청난 폭우로 현지 접근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들었다. 현지에 도착한 뒤 캄보디아의 군·경과 협의하고 가족들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 육로로 접근하는 방법을 추진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앞서 25일 하나투어측은 태국 방콕지사의 직원과 캄보디아인 가이드 등 15명을 사고 현장으로 급파했지만, 악천후로 인해 현재 통신이 두절된 상태다. nomad@seoul.co.kr
  • 외고등 수도권 특목고 추가설립 무산 위기

    외고등 수도권 특목고 추가설립 무산 위기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설립을 추진중인 경기도내 자치단체들이 좌불안석이다. 특목고의 설립시 사전에 교육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이 지난달 공포돼 시행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수도권내에 특목고가 너무 많다며 추가 설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어 일부 자치단체들의 계획에 차질이 예상된다. 21일 도 교육청과 해당 자치단체에 따르면 특목고 설립을 추진중인 자치단체는 10여곳에 이른다. 도 교육청은 최근 각 지자체로부터 특목고 설립 신청을 받아 수원, 화성, 시흥, 구리, 이천 등 5곳을 최종 선정했다. 이에 따라 수원시는 호매실지구 또는 영통동에 예술고를, 화성시는 동탄신도시내에 국제고를, 구리시(사노동)와 시흥시(장현택지개발지구)·이천시(백사면 송악리)는 외국어고를 설립하기로 하고 예산 및 부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도 교육청도 올해 말까지 해당 지자체와 학교 설립을 위한 협약서를 체결한 뒤 본격적인 학교설립 절차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교육부가 시·도교육감이 지정, 고시 권한을 갖고 있는 특목고를 설립할 경우 사전에 교육부 장관과 협의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시행령 개정안’을 지난달 16일 공포함에 따라 도내 특목고 추가 설립이 쉽지 않아 보인다. 교육부는 수도권 특목고 추가설립에 상당히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는 수도권지역에 특목고가 너무 많고, 외국어고의 경우 운영상 적지 않은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만큼 모두 허용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에는 특목고 18개가 있다. 대부분 단체장 공약으로 특목고 설립을 추진해온 자치단체들은 교육부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수원시를 제외한 4개 자치단체는 “열악한 교육환경은 지역 발전의 또 다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만큼 특목고 설립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구리시 관계자는 “경기북부지역의 경우 의정부와 고양권역에 특목고가 집중돼 있어 구리·남양주권역 주민들이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李·朴캠프 ‘검증국면 지지율격차 축소’ 촉각

    李·朴캠프 ‘검증국면 지지율격차 축소’ 촉각

    “1주일이 고비다. 고비를 넘기면 지지율은 반등한다.”<이명박 후보측 박희태 선대위원장> “7월 중순이면 역전이다. 이제 비상할 일만 남았다.”<박근혜 후보측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경선 후보와 박근혜 후보 사이 지지율 격차가 줄어드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박 후보측을 향한 지지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 후보 쪽은 긴장하며 반등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 반면 박 후보 쪽은 이참에 완전히 전세를 뒤집자며 묘책을 찾고 있다. ●이 후보측 “반등할 것” 박 위원장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이 바로 박 후보에게 넘어가지 않고 유보층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 “검증국면이 끝나고 검증결과가 나오면 유보층이 다시 이 후보에게 넘어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방호 조직위원장도 “검증국면에서 일부 대의원과 당원들이 떨어져 나갔지만 미미한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번 공방에서 우리의 논리가 조금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사람들이 이 후보에게 쏟아지는 의혹에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게 문제”라고 털어놨다. 이 후보측은 검증공방이 시작되자 후보까지 나서 청와대와 박 후보측을 역공격하는 것으로 대응해 왔다.8000억원 차명재산 보유설과 BBK 연루 의혹, 위장전입 의혹을 이 후보는 ‘이명박 죽이기’로 보고 전면전을 선포했었다. 한반도 대운하 적정성 논란과 관련, 정부 재검토 보고서 변조 논란이 일자 이 후보측은 이날 이용섭 건설교통부 장관에 대한 해임안 제출 카드를 꺼내며 국면전환을 꾀했다. 캠프의 한 핵심 관계자는 “검증으로 인해 하락한 이 후보 지지율이 저점을 찍었다고 본다. 청와대와 박 후보로 전선을 확대한 것이 일부 부작용도 있었지만 지지율 하락을 막은 점도 있다.”고 자체 평가했다. 캠프는 정책으로 이 후보 지지율 반등에 승부를 건다는 계산이다. 연일 이 후보가 직접 정책 발표를 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박 후보측 “역전할 것” 반면 우호적인 여론조사 결과에 이어 박 후보 쪽에는 각계 지지선언이 잇따르며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당 전직 실·국장단 52명이 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최근 고건 전 총리를 지지하던 민우하나로회도 지지를 선언했다. 홍 위원장과 서청원·최병렬 전 대표에 이어 실무 국장단까지 캠프에 참여하며, 캠프에서는 당의 정통성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읽힌다.7월 중순을 역전 포인트로 내다봤던 홍 위원장은 이날 지지선언 현장에서 “덕분에 비어 있던 용 그림 중 눈을 그려넣게 됐다. 비상할 일만 남았다.”고 했다. 한층 여유로워진 박 후보측은 이 후보측에 대한 공세를 여전히 풀지 않았다. 대운하 정부 보고서 변조 의혹에 대해 홍 위원장은 “보고서 문제는 검찰 수사에 맡기고 타당성 여부에 대한 답이나 하라.”고 압박했다. 박 후보측은 이 후보에 대한 여권의 BBK 공격에 대해서는 입장표명을 삼갔다. 이 후보측이 싸잡아 박 후보측까지 비난하는 사태를 만들지 않겠다는 복안에서다. 하지만 들뜬 분위기 속에 아직 마음을 놓기 이르다는 목소리도 비등한다. 추세가 어떻든 박 후보는 여전히 2등이기 때문이다. 캠프 관계자는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몸은 피곤해도 얼굴이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면서 “하지만 박 후보가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에 최근 추세가 특별하게 여겨지지는 않는다.”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홍희경 김지훈기자 saloo@seoul.co.kr
  • 朴측 “靑의 탄압으로 비쳐질땐 李측 수혜” 촉각

    朴측 “靑의 탄압으로 비쳐질땐 李측 수혜” 촉각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이명박 후보측은 19일 외곽 후원조직인 ‘희망세상21 산악회’에 대해 검찰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과 관련,‘이명박 죽이기 신호탄’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검찰 수사를 의뢰한 중앙선관위는 “정치 공세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측은 최근 범여권의 잇단 검증 공세를 둘러싸고 청와대와 전면전을 치르는 상황에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다는 점을 집중 부각시키면서 대선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측 장광근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당·정이 총동원된 이명박 죽이기 움직임에 분노를 금치 못한다.”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장 대변인은 “(노 대통령이) 고건·정운찬을 낙마시켰다고 이명박 낙마를 자신하는지 모르나 이 후보를 동급으로 봤다면 이는 큰 오산”이라며 “(이 후보측은) 국정 파탄 세력의 정권연장 기도를 분쇄할 것임을 거듭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중앙선관위는 그러나 선거법의 기부행위 금지 조항과 사조직 설치 조항, 사전선거운동 금지 조항을 어긴 혐의로 ‘희망세상 21 산악회’ 간부 2명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특히 지난 5월 이 산악회에서 200여명에게 300만여원어치의 식사를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지만, 이를 밝히기가 여의치 않아 검찰에 공을 넘겼다는 것이다. 이 후보의 외곽 지원조직으로 알려진 희망세상21 산악회 지부 가운데 몇 곳은 이전에도 위법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 후보와 대선후보 경쟁을 펼치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측의 반응은 미묘했다. 겉으로는 이번 압수수색이 야당 후보에 대한 집권세력의 정치 공세라며 이 후보측과 연합전선을 구축했다. 하지만 속으로는 청와대가 이 후보측을 탄압하는 것으로 비쳐질 경우 당내 경선에선 오히려 이 후보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번 압수수색은 정권 말기에 대통령이 솔선해서 위법을 일삼자 아래 기관까지 물들어가는 측면이 하나 있고 또 그 결과로 누가 덕을 보느냐는 측면도 있다.”면서 “노 대통령은 싸우면 표가 쏟아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야당 후보(이 전 시장)로서는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 아니겠느냐. 노 대통령이 백기사”라고 말했다. ●‘희망세상21’ 산악회장 소환조사 한편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오세인 부장검사)는 이날 ‘희망세상21 산악회’ 김문배 회장 등 핵심 간부 2명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김 회장 등을 상대로 이 산악회가 사전선거운동과 기부 행위, 사조직 결성 등 공직 선거법이 금지한 활동을 벌였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전광삼 홍희경기자 hisam@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건설재해 27% 6~8월 발생… 폭염·호우가 ‘복병’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건설재해 27% 6~8월 발생… 폭염·호우가 ‘복병’

    # 사례1. 3년전 무더위가 기승을 무리던 8월 중순 서울 종로구의 하천복원공사 현장에서 작업인부 김모(47)씨가 숨졌다. 상수도 이설 작업중 신설 상수도관 주변 웅덩이에 고인 물을 퍼내던 중 감전됐다. 조사결과 김씨는 양수기에 연결된 전선을 전달, 연결하던 중 동료 작업자가 플러그를 콘센트에 꽂아 순식간에 당한 사고였다. # 사례2. 2년전 8월 대구 수성구 문화예술회관 신축공사 현장에서는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이던 펌프카가 넘어지면서 작업인부를 덮치는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작업중 내린 15㎜정도의 비에 펌프카를 지탱하고 있던 지반이 무너지면서 발생한 사고였다. ●고온·무더위에 지치기 쉬운 계절 무더운 여름철은 산업현장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특히 이글거리는 태양이 내리쬐는 건설현장에서는 근로자들이 쉽게 지치고 심하면 일사병, 열사병 등에도 노출되기 쉽다. 따라서 곳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들이 자주 생긴다. 장마까지 겹치면 감전, 식중독 사고 등도 복병이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재해통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건설업에서 5만 2770명의 재해자가 발생, 이 가운데 2020명이 숨졌다. 건설현장에서만 하루 평균 48명이 부상하고 매일 2명 정도가 소중한 목숨을 잃고 있는 실정이다. 또 이들 건설재해자의 26.7%에 해당하는 1만 4114명이 여름철인 6월부터 8월사이 사고를 당했다. 사망자도 512명으로 전체 건설현장 사망자의 25.3%를 차지했다. 안전공단 관계자는 “무더위와 태풍 등으로 여름철은 안전사고가 많은 만큼 옥외 작업장인 건설현장은 유형별 안전수칙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일사병·침수·감전사고 대비해야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여름철 재해의 대부분은 집중호우로 인한 붕괴 및 침수, 감전사고 등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근로자들이 늘어나면서 더위로 인한 일사병, 열사병 등 근로자의 건강관리도 한층 중요해지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이 마련한 사고 유형별 위험요소과 안전대책 등을 정리해 두면 여름철 건설현장에서의 재해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집중호우 건설현장은 여름철이면 집중호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토사유실, 붕괴, 지반 약화 등으로 인해 인접건물 또는 시설물의 손상, 지하 매설물의 파손과 인명피해 가능성이 도사리고 있다. 건설현장의 침수로 인해 재해발생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현장 주변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한다. 또 장마철을 대비해 배수시설을 확보하고 수해방지용 자재나 장비를 비치해 두어야 한다. ▲굴착면의 토사붕괴 빗물이 사면 내부로 침투, 사면의 유동성 증가와 전단강도 저하 등으로 인해 사면의 붕괴 위험이 있다. 배수불량에 의한 옹벽이나 석축의 붕괴 위험도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옹벽, 축대 등에 대한 사전 안전점검이 필수다. 지반 굴착시에는 적정 경사도를 유지하고 빗물 등의 침투방지에도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감전 장마철에는 전기 기계·기구 취급이나 전기시설 침수로 인한 감전사고의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 현장의 임시 수전설비가 침수되지 않도록 안전한 장소에 설치하고 전기 기계·기구는 젖은 손으로 절대 만져서는 안된다. 기계기구 배선의 절연조치와 함께 누전차단기 설치를 생활화해야 한다. ▲질식 여름철은 기온상승으로 인해 탱크, 맨홀 등에 미생물 번식, 부패 등이 진행되면서 산소결핍에 의한 질식사고 발생이 잦다. 작업전 산소농도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고 산소농도가 18% 이상 유지되도록 반드시 환기를 시켜야 한다. 특히 구조작업시에는 꼭 보호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낙하 강풍에 의해 자재 등이 떨어지거나 날아다니며 근로자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고 재산상의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각종 시설물, 표지판, 적재물 등이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하고 집중호우나 폭풍때에는 작업을 삼가야 한다. 낙하물 방지망의 상태도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특히 사업장에서 순간풍속이 초당 10m를 초과할 경우 철골작업, 타워크레인 설치 및 수리, 해체작업 등을 중지해야 한다. 순간풍속이 초당 20m를 초과하면 타워크레인 작동을 중지해야 한다. ▲더위관리 30도 이상의 작업장에서는 열경련이나 열사병, 열피로, 열성발진 등 근로자들의 건강장해가 발생할 수 있다. 기온이 높은 오후 1∼3시 사이에는 가급적 외부작업을 삼가야 한다. 작업중 15∼20분 간격으로 물을 마시는 등 충분한 수분 또는 염분을 섭취토록 해야 한다. 또 현장내 식당이나 숙소 주변 등의 방역과 청결상태를 점검하고 식수는 끓여서 먹어야 한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외국의 사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최근 여름방학을 맞아 건설현장에서 시간제 근로를 원하는 학생들이 급증하는 것과 관련해 청소년의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를 위한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OSHA는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13개 전국 단위 기관 및 지역별 안전보건 관련 단체 등과 공동으로 건설현장 안전보건상의 위험요인을 예방할 수 있도록 안전보건의식 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다. 아울러 안전보건교육 및 기술교육을 실시해 140종 직업군의 교육을 진행해오고 있다. OSHA는 또 지역별 학교에서 ‘건설, 안전한 토대 구축’이라는 주제로 학생들을 대상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근로의 기초를 마련하고 있다. OSHA측은 “미국의 차기 노동력의 근원인 청소년에 대한 안전보건 의식을 확립해 안전보건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영국 안전보건청(HSE)은 매년 6∼7월 2개월간 전국의 1000여개 건설현장을 방문, 안전점검을 펼친다. 고소작업시 추락위험 예방요건 준수여부 확인, 작업자 통행로 확보여부 및 작업장 정리정돈 상태 등이 점검 대상이다. 지난해의 경우 1379개 건설현장에 대한 현장조사를 통해 170개 업체에 대해 제재조치를 내렸다. 한국산언안전공단 제공 ■ 송도 동북아무역센터 공사현장 모래주머니 500개, 양수기 19대, 천막호스 5롤, 대형 크레인 3대 이상확보…. 인천시 연수구 송도 신도시 자유무역지구의 동북아무역센터 신축공사 현장은 벌써 수해방지 준비를 끝냈다. 곧 다가올 장마철에 대비한 조치다. 시공업체인 ㈜대우건설 이준하 현장소장은 “건설현장은 여름철을 잘 넘겨야 한다.”면서 건설현장의 안전한 여름나기 준비상황을 소개했다. 동북아무역센터는 지하 3층, 지상 68층으로 국내 최대 규모의 빌딩이다. 높이가 305m에 이른다. 하지만 갯벌을 매립한 곳이라 건설과정에서의 각종 안전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10% 수준으로 중장비를 동원한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데 다른 공사장과 달리 주변부를 모두 천막지(천막에 사용되는 천, 비닐 등)로 덮어 놨다. 빗물의 침투를 막고 토사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공사장은 마치 중요한 부품들을 쌓아놓은 곳처럼 보인다. 아울러 하루 최대 2025㎜의 폭우에 대비한 수방장비도 갖추고 있다. 김정태 부장은 “여름철 건설현장에서의 최대 복병인 폭우에 의한 피해와 근로자의 안전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특이한 것은 현장 근로자들의 성인병을 수시로 체크하는 것. 만약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근로자의 현장 투입을 중지시킨다. 사고 예방차원이다. 현장에는 10평 규모의 응급센터가 마련돼 있다. 응급구조사와 앰뷸런스도 대기중이라 근로자들의 심리적인 안정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앞으로 기온이 33도 이상의 불볕더위가 찾아오면 외부작업을 중지하고 안전교육 및 휴식을 취하게 할 예정이다. 아이스 조끼, 아이스 팩 등도 근로자들에게 지급한다. 작업중에는 20분 간격으로 시원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제빙기 3대도 갖췄다. 매일 작업전에는 200여명의 전 근로자들이 에어로빅으로 10여분간 몸을 푼다.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고 불필요한 안전사고를 방지하는데 효과가 그만이다. 작업장에는 24시간 가동되는 안전패트롤이 운영된다. 외부의 전문 안전요원 3명으로 구성돼 위험요인을 사전점검하고 있다. 주요 위험부문을 공정별로 구분해 요일별로 점검하고 있는 것도 특이하다. 월요일에는 개구부, 화요일은 크레인 자재 인양작업, 수요일엔 전기취급작업, 목요일은 굴착기, 금요일은 건설기계 등을 중점 점검하고 있다. 이 소장은 “국내 최고 높이의 건물이 안전사고없이 완공되는 기록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범여권 악재냐? 호재냐?

    ‘악재일까 호재일까.’ 열린우리당 등 범 여권은 7일 중앙선관위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선거법상 공무원의 중립의무를 준수토록 요청한 것과 관련해 향후 범여권 대통합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범 여권은 노 대통령이 임기말 무당적(無黨籍)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친노(親盧)진영’이 대통합 작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면서도 범여권의 세력 다툼에 대변화가 올 것이라는 전망이 병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청와대가 헌법소원 등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선관위의 결정에 강력하게 저항하게 되면 열린우리당 내 친노 진영과 참여정부 평가포럼도 동반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여 친노 ‘삼각동맹’이 공고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범여권 대통합 정국의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실제로 친노 진영의 김형주 의원은 “판정을 내렸으면 따라야 하지만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대통령의 발언은 정책과 관련한 평가였을 뿐이며 특정 후보를 비방하기 위해 일관되게 얘기한 게 아니었다.”고 강력 반발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선관위의 결정을 계기로 노 대통령과 참여정부 평가포럼, 열린우리당 내 친노세력 등 삼각동맹이 반(反)한나라당 전선을 공동으로 구축할 가능성이 크다.”며 “이럴 경우 친노 세력은 범여권이 대통합 단일 정당으로 가는 길을 방해하게 되면서 소통합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열린우리당은 대응 수위를 조절하고 파문을 가라앉히려고 애를 쓰는 모습이 역력했다. 여기에는 노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정국의 중심이 되고 있는 이번 사안을 더 이상 끌고가 봐야 범여권에 득이 될 게 없는 데다 오히려 통합 논의에 걸림돌만 될 수 있다는 상황 인식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선관위의 결정을 계기로 친노세력이 뭉친다 해도 범여권 대통합 작업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청와대가 선관위의 결정에 강력하게 대응하면 친노세력을 일시적으로 결집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친노 세력이 대통합에는 걸림돌이 돼 열린우리당에는 친노 세력만 남게 돼 범여권의 대통합 과정에서 소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靑서 법적문제 제기땐 총력 대응키로”

    “靑서 법적문제 제기땐 총력 대응키로”

    한나라당 유력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은 7일 선관위 결정이 노무현 대통령의 ‘거침 없는 하이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조치로 여기면서도 노 대통령의 ‘다음 수’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한나라당 역시 선관위의 이번 결정이 노 대통령의 노골적인 대선 개입을 막을 수 있는 근거는 마련했다고 보면서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계기를 만들어내지는 못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특히 한나라당과 대선 주자들은 이번 결정에 대해 노 대통령이 헌법 소원 등 법적 문제를 제기할 경우,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강력 대응한다는 기존 방침을 재확인하고 청와대의 반응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노 대통령으로부터 핵심 공약인 ‘한반도 대운하’에 대해 “제 정신 가진 사람이 대운하에 투자하겠느냐.”는 공격까지 받았던 이 전 시장측은 이번 결정이 공격을 어느 정도 차단하는 효과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장광근 캠프 대변인이 논평을 통해 “선관위가 노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 대해 공무원 선거중립의무 위반으로 결론을 내린 데 주목한다.”면서 “지난 2004년 탄핵 당시 선관위가 지적한 문제를 다시 답습하고 있는 노 대통령의 행보에 강력한 경고와 제동을 건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전 시장측은 그러나 ‘한반도 대운하’처럼 정부 부처를 동원한 정책 검증에는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판단, 갖가지 공약에 대한 자체 검증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측도 “이번 일을 계기로 노 대통령은 대선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생각을 접고 나머지 임기 동안 민생 경제에 몰두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는 노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의 지도자가 독재자의 딸이니 뭐니 이렇게…해외 신문에 난다면 곤란한 것”이라는 비난에 가까운 공격을 받았던 박 전 대표측의 반응이라고 하기엔 극도로 절제된 것이다. 캠프 관계자는 “노 대통령의 행태와 행보에 대해 선관위가 제동을 걸었는데 더 이상 왈가왈부하기도 싫고, 의미도 없다.”면서 “다만 앞으로도 대선에 개입하려 한다면 결코 앉아서 지켜보기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전 대표측은 특히 청와대와 참여정부가 정수장학회 등 ‘과거사 들추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나라당도 선관위 결정이 탐탁지는 않지만 그나마 ‘선거중립의무 위반’ 결정을 집중 부각시키며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당내 일각에서는 노 대통령의 사전 선거운동과 참여정부평가포럼의 사조직 여부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도 검토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선관위가 노 대통령에 대해 선거중립의무 위반이라는 결정을 내린 만큼 사태를 확산시켜서 좋을 것이 없다는 게 대체적인 반응이다. 정당 지지율 등을 감안할 때, 유리한 고지에 서 있는 상태에서 굳이 노 대통령이 걸어온 싸움에 말려들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한나라당은 그러나 선관위 결정에 대한 청와대의 법적 대응 방침이 전해지자 법률지원단 등 당내 율사를 총동원해 법적 검토 작업에 들어가는 등 다각도의 대응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선관위 “사안 단순… 법리해석만 남아”

    선관위 “사안 단순… 법리해석만 남아”

    청와대와 정치권의 시선이 7일 중앙선관위원 전체회의에 쏠려 있다. 청와대는 ‘심판의 날’을 하루 앞둔 6일 “대통령의 정치행위 범위를 규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촉각을 곤두세웠고, 한나라당은 “대통령은 공정한 대선 관리에 전념해야 한다.”며 선관위의 독립적인 판단을 촉구했다. ●선관위 “회의 금방 안끝날 것” 선관위는 이날 법제실, 조사총괄과, 공보관실 등 해당 부처 직원과 대부분의 간부가 출근해 ‘격랑’에 대비했다. 오전 10시 한차례의 전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중립 의무와 선거법 위반 논란에 따른 선관위의 공식 견해가 결정날 것이라고 밝혔다. 직원들에게는 함구령도 내렸다. 공보관실 관계자는 “사안 자체가 복잡하지는 않다. 사건 내용은 이미 파악했고, 결국 법리 해석의 문제만 남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가 변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건을 전체회의에서 별도로 논의해야 하고 대통령이라는 최고 권력자가 개입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회의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해외 출장 중인 임재경 위원을 뺀 8명의 선관위원이 전체회의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선관위원들은 법제해석과에서 취합한 유사 사례와 노 대통령의 발언 전문 등을 토대로 검토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적당히 넘어가면 대선 후보들도 막 나올 수 있으니 이번에는 강하게 조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선관위는 노 대통령이 비판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선거법상 ‘특정 후보’에 해당하는지가 노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여부를 가리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나라당은 “사실상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 아니냐.”며 ‘특정 후보’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청와대는 “대선이 6개월 이상 남았고, 후보자가 특정되지도 않아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운동에 해당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靑 “예상보다 빨리 움직인다.” 청와대는 비공식 회의와 내부 의견수렴을 통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과거 선관위의 경고 처분이 단초가 되어 대통령이 탄핵 소추됐고, 상당 기간 국정 운영이 중단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적극적인 변론과 소명의 기회를 주는 결정을 내려 주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공직선거법 9조의 ‘공무원에 대통령이 포함된다.’는 해석은 국가공무원법에 ‘대통령은 정치적 활동의 제한이 없다.’고 밝힌 점을 간과한 것”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을 검토하고 공론화의 계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선관위가 신속하게 전체회의를 소집하는 등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대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李·朴 “강력 경고 기대” 당사자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선관위의 독립성에 방점을 찍었다. 이 전 시장측 박형준 대변인은 “선관위가 제대로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본다.”면서 “노 대통령의 초헌법적 발언과 행위를 강력 경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측 한선교 대변인은 “선관위가 결정하면 그대로 따르겠다.”면서 “노 대통령의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고 선관위가 판단한다면 그 대응은 당에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선관위 결정을 앞두고 청와대가 사상 유례 없는 변론을 요구하고 헌법소원까지 내겠다는 것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날을 세웠다. ●열린우리당은 ‘양비론’ 열린우리당은 ‘양비(兩非)론’을 들고 나왔다.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한나라당이 ‘오직 국민만 보고 판정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는 것은 정치적 압력으로 보여질 수 있다.”고 공박했다. 최 대변인은 이어 “청와대의 헌법소원 제기 발언도 정치적 압력으로 보여지기 충분하다.”며 청와대와 한나라당의 자제를 촉구했다. 박찬구 김지훈 박창규기자 ckpark@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1면 이야기/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1면은 신문의 얼굴이다. 독자들은 1면, 또는 1면 머리기사를 보고 가판대에서 신문을 고른다. 당연히 사안의 중요성이 1면 기사 선택의 기준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런데 기사의 중요성을 판단하는 주체는 신문이다. 1면은 그 신문의 뉴스 판단력을 보여 준다.1면은 신문사의 정체성과 관련있다고 하겠다.1면 결정의 또 다른 요소는 1면 기사의 개발능력이다.1면 기사는 그 신문의 수준인 것이다. 따라서 1면은 고민해야 한다. 지난주 서울신문의 1면은 고민결과가 신통치 못했다고 판단된다. 6월1일자 1면 머리기사는 ‘이)박 18.8% 박)이 12.3%’ 제목으로 한나라당 TV정책토론 후의 지지후보를 바꿀 의향을 불어본 전화여론조사 내용을 다룬 기사다.TV를 통해 중계된 정당의 정책토론이 유권자의 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나름대로 의미있는 기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비슷한 내용의 관련기사가 2면과 3면에 걸쳐 무려 4건에 이른다. 편집의도가 눈에 보인다. 돈 들인 여론조사결과를 크게 쓰자는 것일 게다. 중요도 때문이라고 한들 받아들이기 어렵다. 중요도를 보자면 6면의 ‘또…예산 방만 운용’이 앞선다. 국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한번의 정책토론에 의한 지지도의 변화보다 철밥통 공무원들이 ‘자기 집을 두고 가족 전체가 국가예산으로 제공하는 독신자 아파트에 들어가 관사처럼 사용’하는 철면피 같은 세금낭비 행태가 훨씬 더 중요한 일이다. 신문이 직접 개발한 기사의 가치가 높은 것은 사실이다. 공개된 정보보다 이처럼 차별화된 정보가 신문 입장에서는 가치가 더 크다. 그러나 차별화된 내용이라도 중요도를 따져야 한다. 분명히 중요성이 더 큰 ‘예산 방만 운용’기사를 달랑 감사원 발표자료 하나에만 의존하지 않고 추가 취재를 하면서 심각성이나 국민의 분노를 담아냈다면 충분히 1면에 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구나 이날 1면 하단에 아직 결론도 나지 않은 ‘통합신당 민주 합당 초읽기’ 기사를 집어 넣지 않았는가. 미리 준비한 기사니 쓰겠다는 식의 접근은 무리수라고 생각한다. 5월30일자 10면의 ‘종묘공원 황혼의 성을 보호하라’ 기사도 비슷한 예다. 한국사회가 앞으로 골치아플 수밖에 없는 노인문제와 사회병리 현상인 성매매라는 두 가지의 중요한 이슈가 한꺼번에 녹아 있는 사안을 다룬 기사다. 역시 문제는 종로구청 자료만 가지고 썼다는 점이다. 사안이 중요하다면 추가 취재하는 것은 상식인데 그 준비가 안된 것이다. 반대 경우도 있다.5월31일자 1면의 ‘20%가 영유아 1인 예산 1000원 미만’과 10면의 ‘보육예산 공무원자료 독식’ 제하의 기사다. 서울신문이 230개 자치단체 보육예산을 분석한, 말 그대로 발품을 제대로 팔아 만든 기사다. 품을 판 보람도 있어 ‘보육관련 예산을 공무원 자녀를 위한 시설에 지원’하는 식의 납세자의 뒤통수 때리는 분통 터지는 일을 찾아냈다. 이 기사를 이미 발생한 지 며칠 지난 기자실 통폐합보다 가치가 낮다고 보아 1면 밑에 깔아 놓은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 이 경우는 뉴스판단력이 의심스러운 케이스다. 뉴스판단의 문제는 5월28일자 8면 하단의 ‘삼성그룹 공모여부 촉각’의 기사다. 삼성그룹 지배권과 관련된 중요한 사안의 법원판결 하루 전에 이 사건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이해를 미리 제공해 줄 수 있는 기사라는 점에서 적어도 1면의 ‘동사무소 통폐합 전국 확산’기사보다는 더 중요하다고 본다. 1면은 뉴스생산능력과 뉴스판단력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뉴스조직의 수준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준비가 안되어 뒤로 밀쳐 두고 중요도가 떨어져도 준비했으니까 1면에 밀어 넣는 식은 안된다. 김사승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여름철 산업현장 질식사고 현황·예방법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여름철 산업현장 질식사고 현황·예방법

    # 사례1 뜨거운 여름날 폐수처리장내 수조 및 배관 등을 점검하던 김모(57)씨가 1분 만에 쓰러졌다. 동료작업자 이모(56)씨는 김씨를 부축하고 밖으로 나오려다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이를 목격한 진모(48)씨도 이들을 구하기 위해 폐수처리장 내부로 들어갔으나 함께 의식을 잃었다. 채 5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작업자 3명이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이씨가 숨지고 나머지 2명은 혼수상태에 빠졌다. 지난해 8월15일 제주도의 한 제지공장에서 발생한 사고다. 당시 이곳의 폐수처리장 내부 바닥에는 메탄가스(CH4)와 유독물질인 암모니아(NH3), 황화수소(H2S) 등이 가득 차 있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 사례2 지난 2월8일 인천시 남동공단의 우수(빗물)맨홀 균열상태를 점검하던 ○○개발 직원 윤모(55), 김모(39), 송모(58)씨 등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오후 1시쯤 사고 장소에 들어갔던 이들은 3시간30여분 만에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사고 초기에는 원인을 찾기 어려웠지만 부검결과 3명 모두 청산염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환기나 호흡용 보호장구 등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맨홀 내부에 있던 청산염 가스에 중독된 것으로 파악됐다. # 사례3 지난 3월3일 오후 3시10분쯤에는 경기 화성시의 공장신축 현장에서 페인트 작업을 하던 양모(51)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 작업자가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숨졌다.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작업공간에서 장시간 페인트에 함유된 유기용제에 중독된 사고였다. ●연평균 20여명 사상 이 같은 질식 사고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동안 149명이 숨졌다.51명은 혼수상태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의 분석에 따르면 질식 사고가 빈번한 장소로는 맨홀 내부, 오폐수 처리장 등이 압도적이다. 전체 질식 사망재해의 절반이 넘는 51%(76명)가 이들 공간에서 발생했다. 다음으로는 선박의 내부 공간과 화학공장이 각각 12.1%(12명)씩 차지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이 41.6%(62명)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제조업이 26.8%(40명)로 뒤를 이었다. 밀폐된 공간에서 페인트 작업, 용접 작업 등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특히 질식 사고는 다른 산업재해와 달리 구조자의 피해도 높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질식 사고 사망자 10명중 1명(10%)은 동료를 구조하기 위해 밀폐공간에 들어갔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수 안전공단 산업위생기술사는 “질식 사고의 대부분은 초기 안전수칙을 소홀히 한 데다 준비없이 나서는 구조자들의 희생이 뒤따르는 특징이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여름철 무더위가 최대 복병 질식 사고의 또 다른 특징으로 무더위가 꼽힌다. 그동안 질식 사고 전체 사망자의 41.6%(62명)가 여름철인 6∼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했다.7월 27명,8월 18명,6월 17명 등의 순이었다. 이는 날씨가 더워지면 맨홀 등 밀폐공간 내부에 미생물 증식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산소결핍과 유독가스가 생기기 때문이다. 질식 사고는 대개 산소결핍과 유독가스 중독 등 2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산소결핍은 공기중의 산소농도가 18% 이하로 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2%만 부족해도 호흡과 맥박이 증가하고 두통과 구토증세가 나타난다. 만약 8% 정도 부족(10% 수준)하게 되면 의식불명과 함께 기도폐쇄 증세를 보인다. 공기중 산소농도가 6% 정도밖에 없다면 사람은 순간실신, 호흡정지와 함께 5분내 사망한다. 사고자의 대부분은 전신의 힘이 빠지면서 작업공간을 탈출하지 못한다. ●환기와 보호장구는 필수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은 반드시 산소 및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작업을 하기 전뿐만 아니라 작업 중에도 15분마다 1회 이상씩 공기중 산소 및 유해물질 농도를 측정해야 한다. 또 작업장은 송풍기와 배풍기를 이용해 충분히 환기를 시키고 작업자는 반드시 공기호흡기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작업해야 한다. 또 사고가 나면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감시인을 배치하고 동료작업자가 쓰러질 경우 호흡용보호구가 없다면 직접구조에 나서지 말고 관리감독자나 119구조대에 구조를 요청해야 한다. 강성규 산업안전공단 보건국장(의학박사)은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만큼 환기·농도측정·보호장구 착용 등 3대 안전수칙을 꼭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안산 대부도 북일펌프장선 “배풍기, 산소측정기, 산소호흡기 등 안전장비를 먼저 확인하겠습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경기 안산시 대부도에 위치한 북일펌프장.20여평 남짓한 작은 펌프장 문앞에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 산소측정기, 배풍기 등으로 중무장한 남자 4명이 등장했다. 인근에 위치한 환경시설관리공사 안산사업소 직원들이다. 이들은 펌프장 앞에 도착하고도 선뜻 내부로 진입하지 않았다. 가져온 각종 장비를 펼쳐 놓은 뒤 5분여간 꼼꼼히 점검한 후에야 펌프장 문을 열었다. 문을 연 뒤에도 한참을 기다린 다음 산소측정기를 가진 전홍식 운영3팀장이 조심스럽게 펌프장 안으로 들어갔다. 산소측정기는 건물 내부에 산소가 부족할 경우 경보음으로 알려준다. 몇분을 기다려도 이상징후를 나타내는 경보음이 없자 전 팀장은 나머지 직원 3명에게 청소장비와 산소통을 메고 펌프장내 1∼2m 깊이의 지하실에 들어갈 것을 지시했다. 그곳은 코를 찌를 듯한 매캐한 냄새로 가득 차 있었다. 작업자들은 배풍기를 넣은 후 바깥공기를 주입하면서 15분 남짓 펌프장내 유입스크린에 걸린 각종 이물질을 청소한 다음 밖으로 나왔다. 본래 목적인 청소시간과 이를 준비하는 시간이 비슷할 정도지만 작업은 매우 신중했다. 이유를 묻자 “혹시 모를 질식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펌프장 점검 및 청소 때는 반드시 이 같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하수종말처리시설물은 질식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 취약 사업장이다. 오·하수를 모으고 보내는 시설물들에 밀폐공간이 많기 때문이다. 안산사업소는 대부도의 생활하수를 모은 뒤 정화해 시화호로 내보내는 하수종말처리시설로 하루 최대 3000t의 처리능력을 갖추고 있다. 북일펌프장과 같은 소규모 펌프장이 10개 있다. 이들은 주 1∼2회씩 펌프장을 번갈아 점검할 때마다 질식 사고예방 프로그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한다. 신가학 환경시설관리사업소 안산사업소장은 “수질보존과 함께 질식사고 예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수 한국산업안전공단 경기서부지도원 안전보건팀장(산업위생기술사)은 “하수종말처리시설물 같은 밀폐공간에서는 산소농도가 2%만 부족해도 두통과 구토를 느끼고 10%가 부족하면 수분내에 사망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환기상태가 나쁜 지하실, 선박의 협소한 선실, 전화·송전 케이블의 습기침입 방지를 위한 질소봉입 등도 주요 산소결핍 사고의 원인이 된다.”면서 “밀폐공간에서의 작업안전 프로그램에 따른 안전작업이 필수이다.”고 강조했다. 글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美등 선진국의 ‘안전작업’ 사례 미국 산업안전보건청(OSHA)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때는 근로자 보호를 위해 작업방법 및 절차에 대한 요건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또 밀폐공간에 출입할 경우에는 반드시 허가를 받은 뒤 작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울러, 밀폐공간과 관련한 작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이와 관련한 위험요인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받게 한다. 밀폐공간 작업이 잦은 조선업 분야 등에 대해서는 밀폐공간내 고열작업시 안전지침, 추락재해 예방, 배기설비 요건, 화재예방 기본사항 및 개인용 보호구 관련 사항 등 각종 정보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영국안전보건청(HSE)에서는 밀폐공간 작업과 관련해 중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보건 의식에 대한 개선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밀폐공간의 정의, 밀폐공간에서 발생하는 주요 위험요인 및 밀폐공간 근로자 보호 방안 등에 대해 자세히 홍보하고 있고,1997년에 제정된 밀폐공간규정을 통해 사업주 및 근로자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다. 산업안전보건법(1999년 제정)에서도 밀폐공간과 관련,▲업무 ▲근로환경 ▲작업도구 및 자재 ▲작업 수행을 위한 최적의 환경 ▲비상 구조 방안 등에 대해 위험성 평가를 반드시 실시토록 하고 있다. 산업안전공단 제공
  • [씨줄날줄] 정상회담/구본영 논설위원

    “글쎄, 운명의 여신이 미소 짓는다면 5년 내에…. 그러지 않으면 우리 생애엔 어려울지도 모른다.” 기자가 지난 1989년 서울에서 들은 빌리 브란트 전 서독 총리의 육성이었다. 독일 통일이 언제 될 것이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귀가 의심스러웠다. 브란트는 70년 슈토프 동독 내각평의회 의장과 역사적 첫 동서독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인물이었다. 그런 그가 이토록 비관적이리만큼 신중한 통독 전망을 내놓다니…. 더욱 놀라운 일은 그가 독일로 돌아간 지 불과 1년안에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통독이 이뤄졌다는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31일 북핵 6자회담이 진전되면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AP통신과의 회견에서였다. 그 시기를 임기내로 못박지는 않은 채 “6자회담의 결과를 공고히 하고 진전시키는 데 필요한 시점”이라고만 언급했다. 그러자 한나라당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현재의 유리한 대선판도를 뒤흔들 것이란 우려가 짙게 배어 있는 셈이다. 최근 범여권 인사들이 8월 이전 남북 정상회담 추진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상회담 성사 그 자체나 시기가 어느 정파에 불리하다고 단정하는 것 자체가 패배주의 아니면 또 다른 정략적 발상일 수도 있다. 정권은 유한하지만 국정의 연속성 차원에서는 정상회담이 언제 열려도 무방한 게 아닌가. 과거 서독도 사민당의 브란트 총리가 첫 물꼬를 튼 뒤 87년까지 4번의 동서독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과정서 서독의 정권도 수차례 바뀌었고,90년 마침내 통독을 이룬 주역은 “통일 열차가 플랫폼에 도착하면 (제때에) 타야 한다.”며 망설이는 야당측을 설득해 밀어붙인 기민당의 헬무트 콜 총리였다. 남의 산의 거친 돌도 내 산의 옥을 다듬는 데 쓴다는 차원에서 새겨볼 만한 사례다. 긴 역사적 맥락에서 보면 정상회담이 어느 당에 유리하거나 불리할 것도 없는 셈이다. 북핵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의 실질적 진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정상회담은 언제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북한 변수’에 휘둘리지 않을 만큼 국민의식은 성숙했음을 믿어야 한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삼성 “지배구조에 큰 영향없다” 안도

    삼성그룹이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났다. 삼성은 29일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발행 항소심에서 재판부가 전·현직 대표이사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한 것에 대해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번 판결로 총수와 그룹 지배구조가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게 됐다는 점에서 크게 안도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날 “그동안 족쇄처럼 돼 온 일이 (사실상)끝났다.”며 “에버랜드 전·현직 사장에 관한 일”이라고 애써 의미를 축소했다. 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판결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라면서 “대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일단 상고 의사를 밝힌 셈이다. 그렇지만 상고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 이상 시끄러워지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사실 삼성은 2심 판결을 앞두고 이건희 회장의 공모 여부에 촉각을 세웠다. 재판부가 이를 인정할 경우 이 회장의 검찰 소환은 현실화할 공산이 크기 때문이었다. 삼성에서는 생각하기조차 싫은 대목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삼성그룹 공모여부 촉각

    삼성그룹 공모여부 촉각

    11년이나 끌어온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 사건의 항소심 판결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서울고법 형사5부(부장 조희대)는 CB 저가 발행으로 에버랜드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허태학·박노빈 전·현 사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을 29일 내릴 예정이다. 사건이 일어난 지 11년 만이고 고발 후 7년, 기소 후 3년6개월 만이다. 그동안 수사를 맡은 주임검사가 12차례나 교체됐고,1심 재판부는 2차례, 항소심 재판부도 3차례나 바뀌었다. ●삼성그룹 경영권 편법 증여로 시작 1996년 12월 재용씨 등 이건희 회장의 네 자녀가 에버랜드의 CB 125만여주를 주당 7700원에 인수하면서 ‘부(富)의 편법증여’ 논란이 일기 시작했다. 이들이 에버랜드 지분 64%를 확보하면서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기업지배구조의 최상층까지 장악했기 때문이다. 법학교수 43명이 그룹 경영권의 편법 증여라며 고발하자 검찰은 업무상 배임죄의 공소시효 7년을 하루 앞둔 2003년 12월1일 허씨 등을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공소시효 10년)로 불구속 기소했다. ●항심 재판부 어떤 법률 적용할지 관심 1심 법원은 2005년 10월 유죄를 선고했다. 다만 “비상장주식의 가치 산정이 어렵다.”면서 형량이 높은 특별법 대신 형법의 업무상 배임죄로 판결했다. 곧바로 허씨 등이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했고, 검찰 역시 “CB 발행 당시 주당 8만 5000원은 됐다.”면서 특별법으로 처벌해 달라고 항소했다. 이에 따라 비상장 주식의 가치를 어떻게 계산할지가 29일 항소심 재판부 선고의 가장 핵심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중앙일보, 제일모직 등 기존 주주들이 CB 인수를 포기한 게 이 회장을 비롯한 그룹 차원의 공모에 따른 것인지 여부를 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심이다. 법원이 이 회장 등에 대한 추가 처벌 필요성을 간접 판정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은 대법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 경우 4명의 대법관이 심리하는 소부(小部)가 사건을 맡게 된다. 다만 대법관마다 의견이 다르거나 사안이 중대하다고 판단되면 대법원장을 포함한 대법관 13명 전원이 참여한 전원합의체가 맡을 수도 있다. 한편 검찰은 2심 판결 내용과 상관없이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허씨 등의 형 확정 판결 이후 하루만 지나면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의 공소시효가 끝나는 점을 감안, 이학수 부회장 등 나머지 임원들을 추가 기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박찬구 기자의 정국 View] 盧 vs DJ, 그리고 한나라당의 ‘투 트랙’

    “김구 선생이나 좌파가 집권했다면 어떻게 됐을까.”,“미국이 없었다면 한국의 현대사는 어떻게 변했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지방행에 따라 나선 정부 고위 인사에게 던진 질문이다. 핵심 측근은 “노 대통령은 창의성과 팩트가 있는 토론을 좋아한다.”고 전했다. 노 대통령의 역발상에 제대로 맞장구치며 토론할 수 있는 인사는 많지 않다고 한다. 이종석·진대제 전 장관, 김영주 산자부 장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손에 꼽히는 정도다. 대선 공간에서 ‘노심(盧心)은 무심(無心)’이라는 해석에 의문 부호를 다는 시각도 상상력이 풍부한 노 대통령의 특성을 염두에 둔 것이다. 열린우리당 핵심 당직자가 “노 대통령은 항상 무에서 유를 창조해 왔다.”며 노심에 주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런 노 대통령이, 노구를 이끌고 전장에 뛰어든 김대중 전 대통령과 각자의 정치 지분을 확인하고 통합 논의의 주도권을 차지하려는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노 대통령의 ‘대세론’과 김 전 대통령의 ‘1대1구도론’이 범여권을 달구고 있는 것도 각자 지지세를 결집해 나가는 과정이라는 해석이 많다. 이해찬 전 총리의 부상을 계기로 친노 후보간 전략적 분화가 두드러지고, 범여권 후보의 동교동 방문이 끊이지 않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번 주에도 범여권 각 정파와 후보는 노심과 김심(金心)의 갈등 속에 각자 약진하는 단계를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정치컨설팅업체 민기획의 박성민 대표는 “상호 지분과 이해 관계가 불명확한 상태에서 대통합은 의미가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면서 “김 전 대통령의 ‘1대1구도론’은 노 대통령이 추진하는 방향으로 이탈하거나 흔들리지 말라는 대(對)호남 메시지이며, 노 대통령의 ‘대세론’은 시간을 끌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노심과 김심에 기대려는 후보들이 딜레마를 맞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대선에서는 유권자가 시대와 사회의 발전을 통해 삶이 개선되길 바라는 진보적 키워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계승보다는 변화, 승계보다는 극복의 키워드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 전 대통령은 이번 대선에서 자기 판을 복원하려는 사람이고, 노 대통령은 대선 이후 자기 판을 만들려는 사람”이기 때문에 공통 분모를 찾을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열린우리당 탈당파 이강래 의원의 전망도 흥미롭다. 한나라당은 이번주 대선행 투 트랙(two track)을 본격 가동한다. 일반 국민에게는 29일 광주를 시작으로 5명의 후보가 참여하는 4대 권역별 정책토론회를 선보이고, 당 내부적으로는 후보 검증작업에 들어간다. 광주 토론회는 올 대선 국면에서 후보들이 참가하는 첫번째 정책 검증의 장(場)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후보들은 토론회 이후 여론의 평가가 현재의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명박·박근혜 두 후보의 각축전은 물론이고 뒤늦게 경선전에 뛰어들어 특유의 전투력을 발휘할 홍준표 의원의 감초 역할이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소장파인 고진화·원희룡 의원의 승부수도 눈여겨볼 만하다. 한나라당 핵심 당직자는 “각 후보가 내놓는 주된 이슈가 무엇이며, 상호 공방전이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가 관건”이라면서 “초반 분위기를 타는 후보가 상승세와 시너지 효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c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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