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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결혼 희망연령 33.1세

    |도쿄 이춘규특파원|일본 20∼30대의 결혼 희망연령이 남자는 33.9세, 여자는 32.2세로 조사됐다고 아사히신문이 8일 전했다. 메이지야스다 생활복지연구소가 지난 2월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 사는 20∼30대 중 독신자 1376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이처럼 ‘지각결혼’을 원하는 성향이 뚜렷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2003년 일본 당국의 인구 통계에서 평균 초혼 나이는 남자 29.4세, 여자 27.6세였다. 조사에서 남자의 86.5%, 여자의 91.1%가 각각 결혼을 원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결혼할 만큼 이성을 깊게 사귄 적이 없다는 사람이 70%를 웃돌았다. 청혼의 경험도 남자 9.4%, 여자 3.0%에 그쳤다. 이성과의 만남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비관파’가 남자 25.1%, 여자 18.2%에 달했다. 연구소는 “조사 대상이 수도권인데다 젊은세대여서 결혼보다는 일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상대적으로 강했다.”면서도 “수도권의 이러한 지각결혼관은 수년 뒤 전국에 파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taein@seoul.co.kr
  • [씨줄날줄] 야스쿠니 신사/이용원 논설위원

    ‘국민 가수’로 불리는 조영남 씨가 며칠전 일본 신문과 인터뷰한 내용이 국내에 알려지면서 큰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는 연초 발간한 저서 ‘맞아 죽을 각오로 쓴 친일선언’의 일본어판 출간을 계기로 우익 성향인 산케이신문과 인터뷰를 했는데, 그 가운데 몇 대목은 평소 ‘튀는’ 그의 언행을 감안하더라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특히 일본 전범들의 집합소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두고 “가 보았더니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 신사와 다르지 않았다. 한국·중국에서 신사 참배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 세뇌됐다.”라고 한 부분은 그의 낮은 역사의식을 여지없이 보여준다. 야스쿠니 신사의 정체를 알아본 뒤 조씨에게 질문을 던지는 것이 순서일 듯하다. 도쿄 지요다구에 위치한 야스쿠니 신사의 전신은 초혼사(招魂社)이다. 메이지 유신을 이루는 과정에서 희생된 3500여명을 제사 지내고자 1869년 설립했으나,10년만에 야스쿠니 신사로 이름을 바꾸면서 제사 대상을 확대했다. 이 신사가 국민 통합의 상징으로서 자리잡은 시기는 1905년 러·일전쟁이 끝난 직후였다. 일본은 비록 전쟁에서 승리했지만, 국제사회의 압력에 밀려 러시아에게서 배상금을 받아내지 못한 채 서둘러 강화조약을 맺었다. 이는 일본 국민의 큰 반발을 불러와 도쿄 일대에 계엄령을 선포할 지경이었다. 그러자 일 정부는 청·일전쟁 때와는 달리 전쟁 희생자 전원을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했다. 이어 이곳에서 개선 관병식(觀兵式)을 열고 참전 부대에 신사 참배를 시켰다.‘영광된 죽음’을 조작한 것이다. 이후 야스쿠니 신사는 육군성·해군성의 관할에 속하면서 전쟁 희생자의 영혼을 제사 지내는 신사로서 위상을 확고히 했다. 메이지유신 후 일본은 제국주의로 치달으면서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천황’을 내세웠다.‘천황’이 갖는 지위는 신의 자손으로서 제사를 주관하는 종교지도자인 천자(天子), 군을 친히 통솔하는 대원수, 그리고 정치적 지도자로서의 ‘천황’이었다. 이 가운데 종교지도자와 대원수의 이미지를 복합적으로 창출해낸 수단이 야스쿠니 신사였다. 따라서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군국주의의 부활로 보는 주변국의 우려는 비논리적인 것이 아니다. 조영남씨는 그를 ‘속이고’‘세뇌시킨’ 세력이 한국·중국 국민인지, 아니면 일본 극우 세력인지 대답해야 한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데스크시각] 이혼이 줄었다고?/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결혼 때 배우자를 천생연분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사람, 행복한 결혼을 확신하지 않았던 이가 있을까. 하지만 ‘불행한 결혼보다는 행복한 이혼이 낫다.’는 말이 긍정적 명제로 인정받은지 오래다. 그래서 지난해 공신력있는 기관에서 발표한 이혼률 47.4%이라는 분석은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음에도 결혼제도의 위기에 대한 강력한 경고로 받아들여져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결혼한 2쌍 중 1쌍이 이혼한다는 지적은, 약간 과장한다면 ‘나도 예외가 아니다.’는 불안감을 불러왔고 ‘노력하면 달라질 수 있다.’는 가능성보다는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1년만에 이혼이 줄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 통계청은 ‘2004 혼인·이혼통계 결과’를 통해 2004년 한해 이혼한 부부는 13만 9365쌍으로 이는 2003년보다 2만 7731쌍이 줄었다고 한다.1년만에 무려 16%나 줄었다는 얘기다. 최근 16년간 지속적인 증가추세였고,98년이래 급증세였던 이혼률이 줄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지난해 47.4%가 이혼한다는 통계를 접했을 때처럼 이혼이 감소하는 추세라는 희소식을 접하고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단 한 해의 통계만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속단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이혼율이 줄어든 이유로 내세운 것역시 석연치않다. 정부는 ‘이혼율이 높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혼을 자제하자는 사회적 분위기(숙려기간 도입 등)가 점차 고조된 결과로써 이혼 과열양상이 제자리를 찾는 현상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과연 그럴까. 나 하나라도 참아서 이혼률을 낮추자고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각성했다? 교통사고와 함께 부끄러운 세계 높은 순위를 차지한 그 이혼률을 낮추기 위해서? 더욱이 3월 2일 도입된 이혼숙려제의 효과가 벌써 나타났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아무리 ‘냄비현상’이 있다해도 설명이 안된다. 물론 이혼숙려제가 앞으로 일정한 역할을 해줄 것은 의심하지 않는다. 이혼에 합의한 사람들에게 법원이 이혼확인을 2주 정도 늦추기만해도 이혼신고를 하지않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사례에 비춰볼 때 협의이혼하려는 사람에게 1주일의 시간 여유는 분명 생각의 시간을 늘려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제도 시행 한달만에, 아직 가정법원에서 한달간의 성과가 수치로 나오지도 않은 제도에 이혼을 줄인 공을 돌리기엔 논리가 딸린다. 한편 이번 통계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젊은 층의 이혼이 줄어든 반면 결혼 20년이상 장·노년층의 이혼은 계속 늘고있다는 것이다. 이제 결혼경력이 길다는 이유로 “요즘 젊은애들은 이혼을 밥먹듯이 한다.”는 잔소리를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렇다면 젊은 층의 이혼은 왜 줄었을까. 답은 간단하다. 초혼이 줄고, 초혼연령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하나 동거의 증가가 그 원인이다. 젊은 층의 동거는 이미 사회적 현상 중 하나이지만 아직 통계를 잡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혼인·이혼의 정부통계에선 완전히 빠져있다. 결혼이 없으니 이혼이 있을 리가 없다. 게다가 ‘서류상 정리하는 것도 일종의 사치다. 먹고 살기도 힘들고 나눌 재산도 없다면 이혼도 안한다.’라는 말을 들으면 쉽게 낮아진 이혼율을 기뻐할 일만도 아닌 것같다. 말이 나온 김에 짚고 가자. 두 쌍, 혹은 세 쌍 중 한 쌍이 이혼한다는 분석이 사실일까. 통계청은 지난해 통용됐던 47.4%의 이혼은 잘못된 분석이라고 적시했다. 결혼연령대는 20∼30대이고 이혼은 2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일어나는 일임을 고려해, 가중치를 두고 계산한다면 우리 사회의 실제 이혼율은 15.8% 정도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아직은 결혼과 혼인신고를 중시하는 우리의 결혼문화와 동거가 일반화된 서구의 이혼통계를 비교하는 것도 무의미하다 한다. 우리 사회의 이혼률이 수치만으로 따져 세계수준이라고 볼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혼이 줄어든 것은 일단 다행한 일임에 분명하다. 앞으로도 우리 사회의 건강성이 가정에서부터 출발, 확산되기를 바란다. ‘결혼은 판단 부족, 이혼은 인내심 부족, 재혼은 기억력 부족∼’대중가요의 한 구절이 귀를 잡는다. 허남주 주말매거진 We팀장
  • 작년 결혼 4쌍중 1쌍이 재혼

    작년 결혼 4쌍중 1쌍이 재혼

    1994년만 해도 10쌍이 결혼하면 이 가운데 재혼이 1쌍밖에 안 됐지만 10년이 흐른 지난해에는 4쌍 중 1쌍이 재혼커플이었다.55세 이상 이혼의 비중은 10년 사이 전체의 4.2%에서 8.5%로 두배 이상 뛰었다. 결혼은 경기도에서, 이혼은 인천에서 가장 많이 했다. 외국인과의 결혼은 처음으로 3만건을 넘어섰다. 통계청의 30일 발표에는 재혼과 국제결혼, 황혼이혼 증가 등 외국에서 많이 나타나는 혼인·이혼의 추세가 국내에도 본격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통계청 집계는 지난해 전국 시·구청, 읍·면사무소에 신고된 혼인 및 이혼신고서를 통해 이뤄졌다. ●외국인과 결혼 38% 늘어 3만 5447명 지난해 결혼건수가 8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결정적인 요인은 재혼의 급증이었다. 양쪽 또는 한쪽이 재혼인 결혼은 7만 5565건으로 전년보다 무려 8015건이나 늘었다. 전체 결혼 중 재혼의 비중은 94년만 해도 12.5%였지만 지난해에는 두배 수준인 24.3%로 상승했다. 그간 급등했던 이혼율이 거꾸로 혼인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 셈이다. 재혼 가운데는 남자재혼-여자재혼이 4만 4000건(전체 결혼의 14.3%)로 가장 많았지만 남자재혼-여자초혼(1만 2000건·3.9%)과 여자재혼-남자초혼(1만 9000건·6.1%)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외국인과의 결혼(3만 5447건)도 전년보다 38.2%나 늘어나면서 전체 혼인율을 높였다. 신부가 외국인인 경우가 2만 5594건으로 전년보다 33.2% 늘었으며, 신랑이 외국인인 결혼도 9853건으로 52.9%나 증가했다. 외국인 배우자의 국적은 중국이 신부 1만 8527명, 신랑 3621명으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신부는 중국에 이어 베트남·일본·필리핀·몽골·미국 순이었다. 외국인 신랑은 중국에 이어 일본·미국·캐나다·방글라데시·호주 순이었다. ●초혼 남녀 나이 격차 8년 만에 증가 지난해 평균 초혼연령은 남자는 30.6세, 여자는 27.5세로 전년보다 각각 0.5세,0.2세 많아졌다.10년전(남자 28.3세, 여자 25.2세)과 비교하면 남녀 모두 2.3세나 결혼이 늦어진 것이다. 그동안 남녀간 평균 초혼연령의 격차는 96∼97년 2.9세,98∼2003년 2.8세 이후 계속 좁혀지는 양상을 보여 왔으나 지난해에는 3.1세로 8년 만에 늘어났다. 남자의 초혼연령은 25∼29세가 전체의 57.1%로 가장 많았으나 처음으로 60% 밑으로 떨어졌고 30∼34세는 44.4%에 달해 전년보다 3.1%포인트나 높아졌다. 신부는 25∼29세 사이가 76.9%로 가장 많았고 30∼34세 사이가 24.1%였다. 초혼부부 중 남자가 연상인 경우는 전체의 73.4%로 전년보다 0.2%포인트 하락한 반면 여자의 나이가 많은 부부의 비중은 11.9%로 0.2%포인트 높아졌다. ●이혼연령 10년 전보다 4세가량 많아 지난해 이혼한 부부의 평균 연령은 남자 41.8세, 여자 38.3세로 전년보다 각각 0.5세와 0.4세 높아졌다. 평균 결혼기간은 전년과 같은 평균 11.4년으로 10년 전에 비해 2년이나 길어졌다. 특히 20년 이상 같이 산 부부의 이혼이 전체의 18.3%에 달해 10년 전인 94년 7.2%의 2.5배에 달했다. 반면 결혼한 지 4년이 안 되는 신혼부부의 이혼은 전체의 25.2%로 10년 전 32.6%보다 비중이 낮아졌다. 이혼사유로는 부부간 성격차가 49.4%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경제문제 14.7%, 가족간 불화 10.0%, 배우자 부정 7.0%, 정신·육체적 학대 4.2%, 건강문제 0.6% 등이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16년만에 처음 이혼 감소…1년새 16%

    16년만에 처음 이혼 감소…1년새 16%

    지난해 이혼건수가 16년만에 처음으로, 그것도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혼의 폐해가 사회 전반에 확산되면서 부부관계 청산 여부를 좀더 신중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사회 분위기가 돌아서고 있다는 게 이혼 감소의 이유로 분석됐다. 혼인은 8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이는 재혼커플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지나친 이혼풍조의 결과라는 점에서 그다지 반길 일만은 아닌 것 같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0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건수는 13만 9365건으로 전년 16만 7096건보다 무려 16.6%가 줄었다. 하루 평균 381쌍,100쌍당 1.16쌍꼴이다. 전년에는 하루 평균 457쌍,100쌍당 1.40쌍이었다. ●결혼 8년만에 증가… 재혼 12% 늘어 이혼건수가 줄어든 것은 1988년의 0.6% 감소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이혼건수는 2001년 12.5%,2002년 7.6%,2003년 15.0% 등 가파른 증가세를 보여왔다. 이혼건수 중에서 부부동거 기간이 20년 이상인 경우가 18.3%에 달해 1994년 7.2%의 2.5배로 확대됐다. 이혼 사유로는 성격차이에 따른 갈등이 49.4%로 2000년의 40.1%에 비해 9.3%포인트가 높아졌다. 경제문제도 10.7%에서 14.7%로 올라갔으나 가족간 불화는 21.9%에서 10.0%로, 배우자 부정은 8.1%에서 7.0%로 각각 낮아졌다. 숙명여대 장진경 교수는 이혼 감소와 관련,“이혼자들이 급격히 늘면서 생활고, 자녀양육 등 부작용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각종 가정불화 치유프로그램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 등이 이혼율 감소의 결정적 이유”라고 말했다. ●‘황혼이혼’ 18.3%… 10년만에 2배로 지난해 혼인건수는 31만 944건으로 전년의 30만 4932건에 비해 2.0%가 늘어나 96년(9.1%) 이후 8년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초혼은 23만 3129건으로 전년 23만 5622건보다 1.1%가 줄었으나 재혼은 6만 7550건에서 7만 5565건으로 11.9%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외국인과의 혼인도 3만 5447건으로 전년(2만 5658건)보다 38.2%나 늘면서 혼인건수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 한국남자가 외국인 여자와 맺은 혼인의 상대방 나라는 중국이 전년보다 38.5% 늘어난 1만 8527건으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베트남이 75.5% 증가한 2462건으로 뒤를 이었다.2003년 7월 국제결혼 간소화 조치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儒林(302)-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儒林(302)-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제3부 君子有終 제1장 名妓杜香 두향의 죽음은 두 가지의 소문으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유서를 남기고 부자를 달인 독약을 마시고 죽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소복을 입고 강선대바위 위에서 뛰어내려 남한강에 투신하였다는 것이다. 워낙 물살이 급한 천탄(淺灘)이라 두향의 몸은 사흘 만에 강물 위로 떠올랐다고 하는데, 어쨌든 스스로 생을 마감하였던 것은 정확한 사실인 듯 여겨진다. 마을 사람들은 두향이 남긴 유언에 따라 생전에 그녀의 초당이 있던 자리에 무덤을 마련해 주었다. 처음에는 해마다 매화가 무덤 주위에서 피어나 봄 소식을 알리곤 하였다는데, 어느새 매화는 사라져버리고 적막강산의 무덤이 되어버린 것이었다. 나는 마시고 남은 술병을 들고 축대를 내려갔다. 가파른 경사를 따라 언덕 아래로 가자 넘실거리는 강물이 암벽을 핥고 있었다. 나는 남은 술을 강물 위에 쏟아 부었다. 그리고 강물 속에 깃들어 있는 두향의 넋을 초혼(招魂)하기 위해서 마음 속으로 두향의 이름을 연거푸 세 번 불렀다. 내 초혼에 화답이라도 하듯 수면위로 갑자기 수상한 바람이 하나 일어서더니 작은 물결을 일으키면서 출렁거렸다. 이로써. 나는 한 방울의 술까지 다 강 속에 쏟아 붓고 나서 두 손을 털면서 생각하였다. 두향의 넋을 달래는 진혼제(鎭魂祭)는 모두 끝난 셈이다. 나는 다시 무덤 위로 올라서서 말하였다. “자 이제 갑시다.” 선원은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다 끝나셨습니까.” “모두 끝났습니다.” “그럼 가시지요.” 우리는 무덤가를 벗어나 가파른 산길을 내려갔다. 기슭에 밧줄로 매어놓은 배 위에 올라타자 선원은 밧줄을 풀고 막대기로 바위를 밀어 배를 호수 바깥쪽으로 견인하였다. 발동을 걸자 투투타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배는 진저리를 치기 시작하였다. 방향을 바꿔 배는 순식간에 호수 한복판으로 가로지르기 시작하였다. 나는 물보라 치는 선상에 서서 방금 떠나온 두향의 무덤을 바라보았다. 빠르게 전진하는 배의 속도에 맞춰 그만큼 두향의 무덤도 빠르게 멀어지고 있었다. 벌써 시간이 정오를 넘어있었으므로 정수리를 찌르는 한낮의 햇볕은 호수 수면 위에서 박살난 유리조각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문득 나는 생각하였다. 내가 본 무덤은 실제 두향의 묘가 아니라 어쩌면 신기루(蜃氣樓)가 아니었을까. 일찍이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대지’에서 사막에 나타나는 신기루를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그러나 사막의 지평선에는 광선의 장난으로 좀 더 마음에 걸리는 신기루들이 생긴다. 요새와 회교 교당의 첨탑과 수직선으로 된 규칙적인 건물집단들이다. 또 식물행세를 하는 커다란 검은 점도 발견된다. 그러나 그것은 낮에 흩어졌다가 오늘 저녁에 다시 생겨날 구름 중에 마지막 구름에 덮여 있다. 그것은 층운의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다.” 층운(層雲)의 그림자. 내가 본 두향의 무덤은 생텍쥐페리의 표현대로 안개처럼 땅에 가장 가까이 퍼져 있는 층운들이 만들어낸 신기루의 그림자가 아닐까.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나는 머리를 흔들며 생각하였다. ―이퇴계와 두향의 사랑은 영원한 것이다.
  • [안귀옥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자녀있는 남녀의 재혼후 갈등

    전 남편과 사이에 5살난 딸아이를 데리고 7살난 아들하나를 둔 이혼남과 6개월 전에 재혼한 여성입니다. 우리 두 사람 모두 이혼의 아픔이 있는 사람들끼리 만났기 때문에 잘 이해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만났는데 막상 결혼을 하고 보니 부딪치는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닙니다. 저는 나름대로 남편과 그의 아들에게 최선을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남편과 시댁에서는 제가 딸과 아들을 차별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을 하면서 사사건건 저를 괴롭힙니다. 무슨 묘안이 없을까요. -정기숙(가명) 이혼가정이 늘어나다 보니 재혼가정도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재혼가정인 경우에도 양쪽에 자식이 없는 사람들이 만나는 경우에는 당사자끼리의 믿음과 신뢰만 있다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느 한쪽이나 또는 양쪽에 아이를 부양하던 사람들이 결합을 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갈등을 품고 있습니다. 재혼가정에서 남편과 시댁에서 아이를 가운데 놓고 일으키는 갈등의 원인은 참으로 다양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내가 없을 때 내 아이를 구박하지는 않는지, 음식을 해도 자기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만을 하는 것이 아닌지, 좋은 옷은 자기 아이만 사주는 것이 아닌지, 학습지는 자기 아이만 시키는 것은 아닌지 등등 아주 시시콜콜한 것까지 의심을 갖고 보는 데서 갈등의 요소가 작용됩니다. 초혼의 경우도 그러하지만 재혼을 하려는 부부에게 가장 소중한 것이 있다면 무엇보다도 신뢰와 사랑이라고 봅니다. 재혼 상대방을 선택함에 있어서 내 인생을 모두 걸고 사랑한다는 확신으로 만나야 합니다. 아이들을 양육할 경제적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서 남편을 선택하거나 혹은 아이들을 양육해 줄 보모를 만들어 주기 위해서 아내를 선택한다면 이는 당연히 갈등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스스로 연출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기숙씨도 우선 내가 왜 재혼을 하게 되었는지 깊이 생각해 보고, 남편과도 두 사람의 재혼을 성공적인 행복한 결혼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깊은 대화를 해야 할 것입니다. 가정 내 행복의 가장 근본적인 원천을 두 부부에게서 만들어 낸 다음에 그 생성된 행복에너지를 자녀와 부모에게 펼쳐낼 때만 가정을 단단한 행복으로 채워 나갈 수가 있는 것입니다. 남편과 대화를 하실 때는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 가자는 전제를 가지고 시작하세요. 어떤 사람도 결혼을 할 때 불행해지자고 한 사람은 없을 테니까요. 그런 다음 남편도 긍정할 만한 아이에 대한 배려 등 서로를 신뢰할 수 있는 소재를 찾아내 이야기를 끌어 가세요. 기숙씨가 많은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남편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주세요.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우리 부부가 행복하기 위해 재혼을 하였다는 결론이 나도록 해야 합니다. 가정의 기초인 두 부부가 단단한 신뢰로 굳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전제조건을 생각하면서 만난 재혼이라면 겉으로는 물질적인 충족 등으로 행복해 보이는 가정이라도 이는 그야말로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사상누각에 불과하게 됩니다. 그러나 일단 남편이 기숙씨를 신뢰하기만 한다면 설령 아이의 양육방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심이 아니라 무슨 이유가 있으려니 하는 믿음으로 대화를 끌어내어서 해결책을 마련하려고 할 것입니다. 또한 시댁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에도 남편이 바람막이가 되어주기도 할 것이구요. 부부가 아이문제로 서로 갈등을 일으키거나 시댁에서 아이들의 양육문제에 대해서 의심의 눈초리를 계속 보낸다면 이는 아이들에게도 무척 불행한 일입니다. 판단력이 부족한 아이들은 어른들의 갈등 상황을 이용해서 자기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 [김영희 이혼클리닉] 전처 자식·시어머니 거부하는 아내

    [김영희 이혼클리닉] 전처 자식·시어머니 거부하는 아내

    아이 하나를 데리고 재혼한 지 4년 된 남성입니다. 결혼 1개월 만에 아내는 빚이 있다며 한사코 직장엘 나가더니 일을 핑계로 매일 자정이 넘어 술취해 들어옵니다. 결혼할 때 몰랐는데 아내는 신용불량자더군요. 어린 아이를 밤 늦게까지 내버려 둘 수 없어 할머니에게 보냈습니다. 자식이 생기면 달라질까 싶어 둘째를 낳았지만 조금도 변하지 않는군요. 첫아이가 아빠를 그리워해 데려오고 싶지만, 아내는 펄펄 뛰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합니다. 어쩌면 좋을까요. -강기환- 세상에 재혼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고들 말합니다. 초혼보다 몇십배, 몇백배 더 어려운 것이 재혼이라고 하지요. 누구나 시작은 좋지만 시간이 지나면 감추고 있었던 본성(?)이 나타나 상대를 실망시킵니다. 사람 마음이 처음과 끝이 같다면 더 바랄 게 없으련만 이중성을 가지고 상대를 기만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있는데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그래서 있나 봅니다. 기환씨, 아내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자녀를 두고 왔다면 두고 온 자식들 생각에 마음이 아플 것입니다. 자식 사랑하는 부모 마음은 너나할 것 없이 똑같을 터인데 전실 자식에게 어찌 그토록 매정할 수 있을까요.TV에서 방영된 ‘동물의 왕국’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그것을 보면 덩치 큰 사자에서부터 손바닥보다 작은 참새에 이르기까지 자식 사랑이 눈물겹도록 헌신적이어서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저 역시도 자식 사랑이 부족했던 것 같아 많은 반성을 하게 되더군요. 재혼한 아내가 결혼 1개월 만에 자신이 진 빚을 갚아야 한다며 다니던 직장을 다시 나가겠다고 해 함께 천천히 갚아가자고 만류했지만 듣지 않고 직장을 다시 나갔다고 했지요. 아내가 신용불량자라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던 당신이나 숨기고 결혼한 아내를 보면 결혼 전 충분한 대화를 나누지 않고 재혼했던 것은 아닌지요. 상대가 말해주지 않으면 모를 수밖에 없겠으나 깊이 살피지 못했던 점은 본인 책임입니다. 재혼은 살아온 과거가 있는 사람들끼리의 만남이기에 자녀문제와 재산문제가 얽혀 있기 마련이지요. 결혼 전 모든 것을 숨김없이 솔직하고 투명하게 밝혀야만 뒤에 탈이 생기지 않는 법인데 상대에게 좋은 점만 보여주려는 거짓된 마음이 결국 탄로가 나서 불행을 자초하기도 합니다.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잘살아 보자는 다짐만 가지고는 성공된 재혼생활을 하기가 어렵습니다. 외롭다고 해서, 혹은 상대가 마음에 들고 좋다는 생각만 가지고 재혼을 하게 되면 얼마 못가서 그 결혼은 실패하고 맙니다. 빚을 갚기 위해 직장에 나가는 아내는 고객관리다, 회식이다 해서 거의 날마다 자정이 넘어서야 만취되어 돌아오고 집안 살림은 시어머니께 맡긴 채 나몰라라하고 있어 남편이 한마디 하면 속 좁은 사람으로 몰아치며 큰소리치며 대들고…. 설상가상으로 시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을 싫어해 홀어머니를 분가시켜 드렸는데 한동안 세상 만난 듯 좋아하더니 또다시 예전의 무질서한 생활로 돌아가고…. 돌봐줄 할머니마저 없는 아이가 밤 10시까지 홀로 있는 것이 안쓰러웠겠지요. 애를 낳으면 마음이 달라지겠다는 아내 말에 솔깃하여 아이를 가져봤지만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지요. 홀로 남은 큰아이가 불쌍해 할머니께 보냈는데 1년6개월 동안 아빠와 떨어진 아이가 마음에 상처를 입었는지 이상해져 가고 있어 다시 데려 오든가 아니면 가까운 곳에 이사를 시켜서 당신이 돌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내에게 말했더니 펄펄 뛴다고 하니 심각한 상황인 것 같습니다. 어떠한 희생을 치르더라도 아이가 그릇된 길로 가는 것을 방치할 수 없다는 당신의 각오에서 답은 이미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신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 묻고 싶다고 했는데 신은 천륜을 버리라고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전실 자식, 시어머니와 함께 살 수 없다며 둘 중 하나를 택하라는 아내는 당신이 인륜, 천륜을 저버리고 자신만을 택해 주길 바라는가 봅니다. 인생살이는 돌고 도는 것인데 뉘라서 앞날을 장담할 수 있을까요. 아내가 어머니로서 아내로서 덕목이 부족한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결혼상담 빙자 성매매 알선

    서울 강남경찰서는 5일 생활정보지에 ‘초혼·재혼 주선’이라는 광고를 낸 뒤 이를 보고 연락한 여성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한 전모(42·여)씨를 윤락행위등 방지법 등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성매매를 한 박모(42·여)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인터넷 화상채팅사이트에 올린 ‘조건만남’광고를 보고 전씨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주고 박씨 등과 성관계를 맺은 강모(39)씨 등 12명도 입건했다. 하지만 성매매 특별법이 시행된 23일 이후의 범죄사실이 확인되지 않아 특별법은 적용되지 않았다. 전씨는 2000년 10월부터 강북구 미아5동 집에서 광고를 보고 연락한 여성 192명과 남성 2247명의 성매매를 전화로 알선하고 수수료 명목으로 1억 9000여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결과 성매매 여성은 대부분 이혼녀로 재혼문의를 위해 전화를 했다가 “연애하고 돈 받아 일부만 나에게 떼어달라.”는 꾐에 빠진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전씨가 화대의 25∼50%를 가로챘다고 밝혔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새달 8~23일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새달 8~23일

    연극,음악,무용을 아우르는 종합예술축제인 ‘서울국제공연예술제’(예술감독 김광림)가 새달 8일부터 23일까지 서울 대학로와 국립극장,리틀엔젤스 대극장,서강대 메리홀 등지에서 열린다. 3년전 서울연극제와 서울무용제의 무리한 통합으로 잡음을 빚어온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올해부터 서울연극제와 서울무용제가 따로 분리되면서 정체성에 심각한 위기를 맞았으나 향후 공연예술제 고유의 색깔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서 새 출발하게 됐다. 국제화와 장르간 교류 확대를 앞세운 첫 행사에는 국내외 공동 제작공연 2편,해외초청공연 8편,국내초청공연 10편 등 모두 20편의 연극,무용,음악이 참가한다.공동제작공연으로는 극단 파크의 박광정 대표와 일본 ‘조용한 연극’의 기수인 히라타 오리자가 공동 연출하는 ‘서울노트’,그리고 무용가 안은미와 다국적 무용수가 함께하는 ‘렛츠 고’가 무대에 오른다. 올해 해외 초청공연작의 특징은 쿠웨이트,그루지야,레바논,루마니아 등 평소 교류가 드물었던 나라의 작품들이 집중 소개된다는 것.‘햄릿’의 무대를 아랍으로 옮긴 쿠웨이트 술라이만 알 바삼 극단의 ‘알 햄릿 서밋’,전쟁을 소재로 한 그루지야 티빌리시 인형극단의 독특한 인형극 ‘스탈린그라드 전투’,장 주네의 ‘하녀들’과 ‘엄중한 감시’를 지적으로 패러디한 독일 슈투트가르트 극단의 ‘하녀들’ 등이 눈길을 끈다. 국내 공연으로는 연극 부문에서 ▲연희단거리패의 ‘초혼’▲극단 미추의 ‘최승희’▲극단 차이무의 ‘거기’▲극단 이와삼의 ‘차력사와 아코디언’,무용 부문에서 ▲댄스시어터온의 ‘달보는 개’▲안성수픽업그룹의 ‘휴가지에서의 밤’▲YJK컴퍼니의 ‘8days’▲안애순 무용단의 ‘원’‘열한번째 그림자’가 초청됐다.이와 함께 음악 부문에선 ▲오페라무대신의 ‘휘가로의 결혼’▲한국페스티벌앙상블의 ‘파우스트 인 뮤직’▲김덕수패 사물놀이의 ‘수퍼커션’ 등이 선보인다.축제 기간중 각국의 축제 예술감독들이 모이는 ‘서울포럼’과 ‘젊은 비평가 상’등의 부대행사도 열린다.www.spaf21.com(02)3673-2561.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가톨릭신도들 ‘신앙 따로 생활 따로?’

    가톨릭신도들 ‘신앙 따로 생활 따로?’

    ‘신앙 따로,생활 따로?’ 천주교 신자들이 교회에서 주창하고 가르치는 교리와는 크게 어긋난 인식을 갖고,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나 천주교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특히 이같은 경향은 젊은 층에서 두드러져 주교회의를 비롯한 교계가 가정사목에 적극 나설 움직임이어서 주목된다. 천주교 수원교구가 교구내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가나 혼인강좌’ 수강생 559쌍 11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최근 발표한 신앙조사 결과는 충격적일 만큼 천주교 교회의 신앙교리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더구나 응답자들이 한국의 평균 초혼연령인 28.7세에 해당하는 남녀 신자들로,대부분 신자 가정 출신의 신앙생활에 충실한 중간층에 속한다는 점에서 교계에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조사는 무엇보다 혼인을 앞둔 신자들의 생명에 대한 의식이 희박함을 보여줘 교계에선 이를 놓고 교회의 가르침이 이들의 의식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실제 생활에서 신앙에 따른 실천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우선 낙태 문제와 관련해 ‘산모생명이 위독할 때’(93.1%),‘장애아로 태어날 가능성이 있을 때’(67.6%),‘강간 임신의 경우’(81.1%)에 낙태를 용인하는 입장을 밝혀 전체적으로 89.5%가 낙태에 찬성했다. 안락사와 사형제도 폐지에 대해서도 많은 신자가 교회의 입장에 반대 의견을 보였다.응답자의 59.3%는 교회의 가르침을 따라야겠다고 생각하지만,나머지 40%는 어떠한 이유로든 교회의 가르침이 현실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혼전 성관계에 대해서도 기존의 가치관과는 크게 달라 ‘당사자끼리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가 51.6%로 가장 많았고,이어 ‘결혼을 약속한 사이에는 문제가 될 것이 없다.’가 30.5%로 전체 응답자의 90%가 혼전 성관계를 인정했다.실제로 혼전 성경험의 비율이 81.1%에 달했고 ‘어떤 경우라도 성관계는 피해야 한다.’는 응답은 11.9%에 그쳤다.그러나 간통죄 처벌에 대해서는 87%가 찬성의 견해를 보여 혼전 성관계를 수용하는 것과는 달리 간통이나 외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보수성을 띠고 있음이 확인됐다. 한편 최근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출산 및 자녀관에 대해서는 비교적 교회의 가르침을 수용하는 입장이 많았다. 출산과 관련해 ‘반드시 낳아야 한다.’ 64.1%,‘가능하면 낳는 것이 좋다.’ 32.7%로,모두 96.8%의 예비부부가 출산을 희망했다.그러나 자녀 수와 같은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숫자(2명)와 현실적인 출산율(1.4명)이 격차를 드러냈으며 남아선호사상은 거의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자녀가 없거나 낳지 못할 경우 입양에 대한 태도는 55.5%가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해 천주교 주교회의를 비롯해 각 교구와 전문 기관단체는 가정사목 관련 활동의 전국적인 네트워크를 형성해 나갈 전망이다.전국 각 교구 가정사목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 정기총회에서 가정 복음화를 위한 자료 공유와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전국 가정사목 네트워크 형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는 이를 위해 새달 7·8일 전국 워크숍을 열고 구체적인 실천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서울의 시, 서울의 시인/권오만 엮음

    문학세계에 있어서 공간 배경이 작품의 근간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시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 경향이 짙다. 권오만 서울시립대 명예교수(국어국문학)의 ‘서울의 시,서울의 시인들’(혜안 펴냄)은 거대도시 서울의 공간적 이미지가 시작(詩作)에서 어떻게 투사돼 왔는지를 조명한 비평서다. 책은 일제강점기에 주목했다.분석목록에 든 근대 ‘서울 詩’는 31편.그들 시에서 서울은 현실 발언보다는 서정시의 공간적 대상으로 등장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서울의 모습이 투영된 최초의 근대시는 최남선의 산문시 ‘천주당의 층층대’(1910년 ‘소년’ 8월호). “땀을 뻘뻘 흘리면서 북달은재(鐘峴) 천주당(天主堂)의 층층대를 올라가는 촌부자(村夫子)가 있다.(…)집도 높기도 하지! 어찌하면 저렇게 짓노! 저 속에는 무슨 영특한 물건이 들어앉았노? 굉장하렷다?” 지금도 그때 모습 그대로인 명동 천주교당의 풍경이다. 많지 않은 작품 편수에 비해 서울을 자주 인용하기로는 이상화가 꼽힌다.‘가상(街相)’‘달밤-도회(都會)’‘초혼(招魂)’ 등 3편이 빼어난 서정미를 보여준 그의 서울 시다. 신석정이 당시 흑석동에 살고 있던 서정주에게 보낸 ‘흑석고개로 보내는 시’(1943년)에는 일제 암흑기 압살의 흔적이 여실하다.“흑석고개는 어늬 두메 산골인가/서울에서도 한강/한강 건너 산을 넘어가야 한다드고//(…)//정주여/나 또한 흰 복사꽃 지듯 곱게 죽어갈 수도 없거늘/이 어둔 하늘을 무릅쓴 채/너와 같이 살으리라/나 또한 징글징글하게 살어보리라.” 책은 단순히 서울의 한 귀퉁이가 묘사된 시들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8년이나 선배인 신석정이 후배인 서정주에게 띄운 이례적 형태의 ‘헌정시’라는 점에서도 문학사적 의미를 더한다.1만 2000원.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불황탓 아기 낳기도…” 출산 사상최저

    “불황탓 아기 낳기도…” 출산 사상최저

    경기가 극도로 침체됐던 지난해,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이도 가장 적게 낳았다.연간 신생아수가 사상 최저치다.선진국 가운데 ‘가장 아이를 안 낳는 나라’라는 달갑잖은 기록도 2년 연속 유지될 전망이다.반면 사망률은 제자리걸음이어서 저출산 고령화 사회의 어두운 그림자가 더욱 짙게 드리우고 있다.정치권이 ‘출산장려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03년 출생·사망통계 보고서’에 나타난 결과다.한때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올랐던 아들딸 출생비율(性比)은 비교적 개선됐으나 경상도 사람들은 여전히 ‘아들’에 지독하게 집착하고 있다.쌍둥이 출산이 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여자의 3배에 육박하는 40∼50대 남자 사망률은 좀체 개선되지 않아,짓눌리는 가장(家長)의 현주소를 보여주었다. 지난 한해 동안 태어난 총 신생아수는 49만 3500명으로 전년보다 1100명이 줄었다.1970년 통계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10년전인 93년 신생아수는 72만 4000명이었다. 여자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는 평균 아기수는 1.19명으로 전년(1.17명)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일본(1.29명)·영국(1.73명)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할 때 절대적으로 낮다.가임여성수도 전년보다 2만 7000명이 줄었다. 통계청 정창신 인구분석과장은 “분모에 해당하는 가임여성수 감소폭이 분자격의 신생아 감소폭보다 크다 보니 출산율 하락세가 수치적으로 멈췄다.”면서 “출산기피 풍조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정 과장은 “여성의 사회활동 증가와 남녀 초혼연령 상승이 출산율 저하의 주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경제성장률이 2002년 3·4분기(2.7%)부터 꺾이면서 경제적 부담이 커진 것도 지난해 신생아수 급감을 가져온 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수는 5.1명으로 2001년부터 3년째 변화가 없다.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의술이 발달한 덕분이지만 ‘출산율 급감’과 겹치면서 심각한 고령화 문제점을 낳고 있다.이는 곧 성장동력 저하로 이어져 정부의 ‘묘책’ 마련이 요구된다.정부와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선진국처럼 아이를 낳으면 각종 세제혜택과 함께 장려금도 주고 있지만 아직 이렇다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첫아이 28.6세에… 갈수록 늦어져

    첫아이 28.6세에… 갈수록 늦어져

    25일 발표된 ‘2003년 출생·사망 통계현황’에서 저(低)출산율과 더불어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엄마가 늙어간다.’는 사실이다.출산모 평균연령이 29.8세로 서른살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이는 출산율이 떨어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난해 ‘영유아 소득공제’ 등 세제혜택을 내놓았던 정부는 그러나 올해 세제개편 때는 별도의 출산장려책을 추가하지 않기로 했다.대신 ‘육아 지원’을 통해 출산을 유도할 방침이다.키우는 부담을 덜어줘 아기를 낳게 한다는 복안이다. ●엄마가 늙어간다 아이를 둔 엄마의 평균연령은 1993년 27.6세에서 10년새 29.8세로 2.2세나 올라갔다.남녀 평균 초혼연령이 같은 기간 각각 28.1세와 25.1세에서 30.1세와 27.3세로 올라간 탓이다.자연히 첫 아이를 낳는 나이도 상승(26.3세→28.6세)했다.통계청측은 “출산모 평균연령이 해마다 높아지고 있는 점도 출산율 저하의 한 원인”이라고 지적했다.전체 신생아의 절반(49.9%)이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태어났다. ●경상도 남아선호 여전 여아 100명당 남아수는 2002년 110.0명에서 지난해 108.7명으로 줄어 남녀 출생성비(性比)의 불균형이 비교적 개선됐다.시·도별로는 인천과 전북의 남녀 성비(106.3명)가 가장 양호했다.그러나 울산(115.6명)과 경남(113.7명)은 전국에서 성비 불균형이 가장 심해 남아선호 풍조가 여전히 뿌리깊음을 보여주었다. 전체 신생아수에서 쌍둥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2%로 10년전(1.13%)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의술이 발달하면서 불임부부의 인공수정이 늘어난 때문으로 분석됐다.정부는 이같은 추세를 감안해 지난해 가을부터 의료보험 대상에 정관·난관 복원수술도 포함시켰다. ●40∼50대 남자사망률 여자의 3배 지난해 인구 1000명당 10.2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동안 5.1명이 사망했다.10년 전에는 16.4명이 태어나고 5.4명이 사망했다.‘덜 태어나고 덜 죽은’ 셈이다.수명 연장은 모든 인류의 염원이지만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덮어놓고 좋아할 일만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한창 활동해야 할 40∼50대 남자가 같은 연령대의 여자보다 훨씬 많이 사망하고 있다.40대 남자의 사망률은 40대 여자의 사망률보다 2.9배나 높았다.50대 남자도 2.8배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사망률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점은 남자의 경우 60대,여자는 70대부터여서 60∼70대 노령층의 각별한 건강관리가 요구된다. ●정부,세제혜택 대신 육아 지원 정치권은 일단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여야가 합심해 올 가을 정기국회 때 ‘출산장려법’ 제정을 추진키로 했다.임산부 권리선언,아이 수당 신설,출산·육아 각종 세제혜택 부여 등이 핵심내용이다.경기도와 충청도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아이를 낳으면 15만∼30만원씩의 장려금을 주고 있는 데서 한발 나아가 국가가 장려금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그러나 예산 확보가 문제다.법을 만든다고 해서 아이를 더 낳을지도 미심쩍다.정부는 출산에 따른 세제혜택 제도를 지난해 내놓은 만큼 올해부터는 ‘육아’에 초점을 맞춘다는 방침이다.보건복지부는 0∼8세에 대한 구체적인 육아 지원책 마련을 추진 중이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평균 28세 결혼해 1명 낳는다

    서울은 여성들에게 덜(?) 행복한 도시로 비쳐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서울시가 여성주간을 맞아 펴낸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에 따르면 개인이 느끼는 행복지수(10점 만점)를 물어본 결과 여성(6.23점)이 남성(6.33점)보다 낮았다. 특히 건강상태 및 재정상태,주위 친지·친구와의 관계,가정생활,사회생활 등 5개 세부사항에 대해 행복한지를 물어본 결과 가정생활 행복지수가 7.0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반면 재정상태에 대한 행복지수는 4.95점밖에 안 돼 높은 도시물가 등 경제적 환경이 나쁘다는 점을 반영했다. 평균 초혼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2003년 서울여성의 평균 결혼 연령은 28세(남성 30.5세)로 나타났다. 초혼 부부의 연령차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결혼건수 5만 9223건 가운데 여성의 나이가 많은 경우는 7345건으로 나타났다.남성이 연상인 경우는 4만 2846건이었다.나머지 9041건은 배우자끼리 동갑인 경우다. 여성의 평균수명은 80세로 72.8세인 남성보다 7.2년 더 길었다.서울여성의 출산율은 한 명당 0.99명으로 전국평균 1.17명보다 크게 낮았다.이는 부산(0.96명)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여성 100명 중 4명이 담배를 피우고,50명이 술을 마시는 가운데 20대 여성의 음주율은 70%나 돼 매우 높았다. 송한수기자 onekor@seoul.co.kr˝
  • [김영희 이혼클리닉] 자녀들이 새엄마라고 미워해요

    세살 된 아들을 전 남편에게 빼앗기고 2년 전 재혼한 33세 여성입니다.42세인 지금 남편은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동네에서 가정의학과를 개업하고 있습니다.초등학교 6년생 딸과 중2년생 아들이 있는데 너무 힘이 듭니다.딸아이는 아무리 잘해줘도 저를 미워하고,툭하면 남편 병원으로 달려가 웁니다.가까이 살고 있는 시어머니는 쫓아와 저에게 심한 말을 하고요.두고 온 제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진심으로 잘하고 있는데….재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하지만 또다시 실패할 수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강정은- 강정은씨, 초혼보다 몇 배가 어려운 게 재혼이라고 합니다.재혼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픈 과거가 있는 사람들끼리의 만남이다 보니 전에 받았던 배신과 불신에 대한 피해의식이 남아 있어 새로운 배우자에게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망설이게 되며 상대방을 관찰하게 된다고 합니다.또다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과 염려로 마음에 긴장을 풀 수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상대에게 완전한 마음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정은씨, 전 남편의 외도 때문에 이혼을 하면서 세 살배기 아들까지도 남편이 키우고 있다면 여자로서,어머니로서,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두고 온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 마음이 있기에,재혼한 자식 둘을 친자식같이 잘 키우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당신 마음을 몰라주어 불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엎친 데 덮친다고 가까이 살고 있는 시어머니가 달려와 아이들 역성을 들며 당신에게 모진소리를 해대는 데다,딸아이는 툭하면 아빠한테 달려가 울고불고 매달리고,속상한 남편은 당신에게 화를 내고….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재혼가정에서 가장 많이 생기고 있는 문제점이긴 합니다만,당신 혼자서 참고 견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재혼부부에게 가장 큰 문제가 자녀문제라고 하는데,부모의 이혼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던 아이들은 그때 받은 마음의 상처가 깊은 데다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을 아빠,엄마로 부르며 함께 산다는 사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당신의 경우 중 2년생 아들과 초등학교 6년생인 딸이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갑자기 잃어 충격이 컸을 것이며 친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에 낯선 사람을 새엄마로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정은씨, 당신 가정은 남편이 중심을 못 잡고 있어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딸아이가 엄마에게 꾸지람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오면 응석을 받아주지 말고 곧바로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고,시어머니가 단걸음에 쫓아와 당신에게 심한 말을 하는 것을 못하게 했어야지요.더구나 아이들 앞에서 시어머니가 당신에게 수모를 주는 것은 절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처사였습니다.물론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 측은하고 가엾은 마음으로 그랬겠지만….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는 부모의 태도입니다.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선 부모의 자녀교육 방침이 같아야 하는데도,많은 가정에서는 아버지 따로,어머니 따로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렇게 되면 어린 자녀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를 판단치 못하게 되어 무조건 자신을 감싸주는 부모만 좋아하고 그렇지 않은 한 쪽 부모를 싫어하게 된답니다. 재혼한지 2년이 지났는데도 아이들과 불화가 생기고 있는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 큽니다.당신 혼자서 아무리 아이들에게 사랑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그 사랑을 아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남편과 시댁의 적극적인 협조와 격려 없이는 아이들과 당신 사이의 벽을 허물고 가까워 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은씨, 더 늦기 전에 오늘이라도 남편에게 당신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아버지로서,남편으로서 중심을 잡아달라고 말하고 당신 또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후회가 남지 않는 법입니다.정은씨, 내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뿐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삶을 사십시오.운명은 스스로 개척해 가는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김영희 이혼클리닉] 자녀들이 새엄마라고 미워해요

    세살 된 아들을 전 남편에게 빼앗기고 2년 전 재혼한 33세 여성입니다.42세인 지금 남편은 아내를 교통사고로 잃고 동네에서 가정의학과를 개업하고 있습니다.초등학교 6년생 딸과 중2년생 아들이 있는데 너무 힘이 듭니다.딸아이는 아무리 잘해줘도 저를 미워하고,툭하면 남편 병원으로 달려가 웁니다.가까이 살고 있는 시어머니는 쫓아와 저에게 심한 말을 하고요.두고 온 제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진심으로 잘하고 있는데….재혼이 이렇게 힘든 줄 몰랐어요.하지만 또다시 실패할 수 없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강정은- 강정은씨, 초혼보다 몇 배가 어려운 게 재혼이라고 합니다.재혼한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픈 과거가 있는 사람들끼리의 만남이다 보니 전에 받았던 배신과 불신에 대한 피해의식이 남아 있어 새로운 배우자에게 마음을 다 열지 못하고 망설이게 되며 상대방을 관찰하게 된다고 합니다.또다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불안과 염려로 마음에 긴장을 풀 수가 없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상대에게 완전한 마음을 주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요. 정은씨, 전 남편의 외도 때문에 이혼을 하면서 세 살배기 아들까지도 남편이 키우고 있다면 여자로서,어머니로서,견디기 힘든 고통을 겪었던 것 같습니다.두고 온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 마음이 있기에,재혼한 자식 둘을 친자식같이 잘 키우려고 하는데 아이들이 당신 마음을 몰라주어 불화가 생기고 있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엎친 데 덮친다고 가까이 살고 있는 시어머니가 달려와 아이들 역성을 들며 당신에게 모진소리를 해대는 데다,딸아이는 툭하면 아빠한테 달려가 울고불고 매달리고,속상한 남편은 당신에게 화를 내고….정도에 차이가 있을 뿐,재혼가정에서 가장 많이 생기고 있는 문제점이긴 합니다만,당신 혼자서 참고 견딘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재혼부부에게 가장 큰 문제가 자녀문제라고 하는데,부모의 이혼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던 아이들은 그때 받은 마음의 상처가 깊은 데다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을 아빠,엄마로 부르며 함께 산다는 사실이 감당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당신의 경우 중 2년생 아들과 초등학교 6년생인 딸이 어머니를 교통사고로 갑자기 잃어 충격이 컸을 것이며 친엄마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기에 낯선 사람을 새엄마로 선뜻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정은씨, 당신 가정은 남편이 중심을 못 잡고 있어서 문제가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딸아이가 엄마에게 꾸지람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오면 응석을 받아주지 말고 곧바로 집으로 돌려보내야 하고,시어머니가 단걸음에 쫓아와 당신에게 심한 말을 하는 것을 못하게 했어야지요.더구나 아이들 앞에서 시어머니가 당신에게 수모를 주는 것은 절대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처사였습니다.물론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 측은하고 가엾은 마음으로 그랬겠지만….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관성 있는 부모의 태도입니다.자녀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선 부모의 자녀교육 방침이 같아야 하는데도,많은 가정에서는 아버지 따로,어머니 따로가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경우가 많습니다.그렇게 되면 어린 자녀들은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가를 판단치 못하게 되어 무조건 자신을 감싸주는 부모만 좋아하고 그렇지 않은 한 쪽 부모를 싫어하게 된답니다. 재혼한지 2년이 지났는데도 아이들과 불화가 생기고 있는 것은 어른들의 잘못이 큽니다.당신 혼자서 아무리 아이들에게 사랑을 쏟아 붓는다고 해서,그 사랑을 아이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겁니다.남편과 시댁의 적극적인 협조와 격려 없이는 아이들과 당신 사이의 벽을 허물고 가까워 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은씨, 더 늦기 전에 오늘이라도 남편에게 당신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아버지로서,남편으로서 중심을 잡아달라고 말하고 당신 또한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최선을 다한 사람에게는 후회가 남지 않는 법입니다.정은씨, 내 인생의 주인공은 자신뿐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인 삶을 사십시오.운명은 스스로 개척해 가는 것입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
  • 가사 공평부담 8%뿐… 고된 삶

    ‘국내 인구 100명당 49.7명.평균 27.3세에 결혼하며,15세 이상 인구 10명 가운데 5명 가량이 경제활동에 참가하고 있다.10가구 중 2가구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2004년을 살아가는 한국 여성의 자화상이다.통계청이 30일 펴낸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이 가정과 직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높아졌으나 복지 수준은 여전히 미흡하다.남아 선호 및 가사 부담도 여전히 여성에게 고통이 되고 있다. 총인구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49.7%로 남녀가 균형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2002년 태어난 여아는 23만 6000명으로 남아(25만 9000명)보다 2만 3000명이나 적었다.초혼연령이 높아지고 동갑·여성 연상의 부부도 늘어나는 등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여성의 상당수는 여전히 가사에 대한 남녀 공평 부담을 원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사를 여성이 주도하는 가정은 2002년 88.9%에 달한 반면,공평하게 분담하고 있다는 가정은 8.1%에 그쳐 과거와 비교할 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2년 여성의 공적연금 가입비율은 32.7%로 남성(67.3%)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특히 노령연금을 받는 여성은 27.9%에 그쳤다. 15세 이상 여성 중 범죄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는 응답은 64.4%였고,‘야간보행에 두려운 곳이 있다.’고 응답한 여성도 58.8%나 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세계인-우리는 이렇게 산다] 출산율 급락 충격의 日열도

    일본 열도가 ‘출산율 저하’ 충격에 빠져 있다.1947년 한 해 출생자가 268만명이었으나 지난해는 절반도 안되는 112만명까지 줄었다.일본 여성들의 지난해 평균출산율(여성 1명의 평생 평균출산아 수)도 1.29로 최저였다.이에 따라 가정이 위기를 맞고,일본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신생아는 줄고,고령자는 늘어 국민연금이 위험해지고,적정 경제성장률 유지도 어려워지는 것이다.출산보국(出産輔國)이란 말까지 나돈다. |도쿄 이춘규특파원|실제 일본정부는 국립 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의 장래인구 추계를 토대로 2002년 1.32의 출산율이 2007년 1.30을 최저로,그 후엔 50년간 1.39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토대로 올해 국민연금법을 개정했다.그렇지만 지난해 출산율이 하한선 아래인 1.29로 떨어졌다는 통계가 나오자 연금법 재개정론이 비등하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도 17일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한 해 태어나는 신생아의 수가 200만명 대에서 지난해 110만명 대로 추락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국민연금을 낼 사람은 줄어들고,받을 사람은 늘어나 문제가 될 것 같다.”는 취지의 걱정을 했다. 일본 사회는 3년 뒤로 예상됐던 인구 감소 현상이 더욱 앞당겨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대 여성 31%만 “결혼 꼭 필요” 출산율 급속 저하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출산을 가장 많이 해야 할 20대 여성 인구 자체의 감소와 결혼기피,만혼화,출산기피 등이 꼽힌다. 일본 내각부가 6월에 발표한 일본국민의 사회의식 조사에서 젊은층의 결혼기피 의식이 현저했다.일본국민 전체적으로는 83.3%가 ‘결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응답했으나 20대 남성은 66.9%에 그쳤다.특히 20대 여성은 63.5%였다.그 중에서 적극적으로 결혼의 필요성을 인정한 응답률은 31.0%에 머물렀다.출산율 저하는 10년 이상 장기불황의 영향도 큰 것 같다.일본에선 장기불황으로 경제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면서 인생을 즐기는 사람을 ‘패러사이트(parasite·기생) 싱글’이라 불러,최근 유행어가 됐다. ‘고령사회를 좋게 할 여성회’ 사무국 이고리는 “주변에 결혼을 하지 않은 30∼40대 남녀가 굉장히 많다.”면서 “결혼을 하면 생활유지가 어려워지고,속박되기 때문이라고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패러사이트 싱글들이 20∼30명씩 어울린 각종 동호회가 대유행”이라고 덧붙였다. 결혼기피는 수치로도 나타났다.일본 후생노동성이 발표한 지난해 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만혼화와 결혼기피가 제동이 걸리지 않아 평균초혼연령이 무려 29.4세로 사상 최고로 높아졌다.혼인건수도 74만 220쌍으로 전년보다 5.7%나 줄어들었다. ●“아기를 낳아 주세요.” 출산율 제고를 위한 일본정부의 노력이 눈물겹다.현재 1억 2779만의 인구가 2050년에는 5400만명으로 감소할 것이란 충격적인 전망에 따른 것이다.일본정부는 특단의 소자화(少子化) 대책의 결정판으로,‘차세대 육성지원 대책 추진법안’을 만들었다. 이 법은 출산 후 1년간 부모가 회사를 휴직하고 아기를 돌볼 수 있게 하는 육아휴직제도 시행이 핵심이다.출산과 육아에서 개인의 의무와 부담을 더욱 줄였다.대신 직장과 사회 전체가 골고루 나누고 지원할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한다는 데 목표를 두었다.근무시간 단축과 야근 금지도 추진한다. 실제로도 지난 10여년간 지속된 일본정부의 출산율 제고 노력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출산율 제고 예산으로 2조 5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출산수당이 일시불 300여만원이고,사산,유산수당도 준다.불임부부에게 연간 약 100만원의 치료비를 보조한다.그렇지만 육아지원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기업들은 여전히 비용문제를 들면서 시큰둥하다.여성이 육아를 거의 전적으로 책임지고,집이 좁고,교육비가 엄청나게 들어가는 문화·사회적인 한계도 정부대책의 효과를 반감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taein@seoul.co.kr˝
  • 일자리 늘어야 출산율 오른다?

    최근 급감하는 출산율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아이낳기 캠페인’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결혼여건 조성’이 더 시급하다는 주장이 나왔다.자유로운 출산휴가 사용과 과중한 교육비·주거비 부담 경감,가정부 지위 개선 등의 대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승권 사회정책연구실장은 27일 발표한 ‘한국사회의 저출산 원인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출산율 급감의 주범은 늦어지는 혼인연령과 독신 풍조 확산”이라고 지목했다.결혼연령이 출산율 감소에 기여한 비중이 1960년대에는 10%에 불과했으나 1990년대 들어서는 195%로 급증했다는 것이다.과거 ‘주범’이었던 기혼여성의 출산 기피는 같은 기간 마이너스(90%→-95%)로 돌아서 오히려 출산율을 끌어올렸다. 김 실장은 “과거에는 기혼 부부의 자녀수 감소가 전체 출산율 하락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으나 이제는 혼인연령 상승과 독신 확산이 더 심각한 원인으로 떠올랐다.”면서 “특히 비자발적 형태의 미혼이 늘고 있어 추세변화를 반영한 정부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8∼34세 미혼남녀 11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약 2명 중 1명(46.3%)은 현재의 미혼상태가 비자발적이라고 응답했다.또 자의든 타의든 결혼을 않고 있는 이유로 4명 중 1명은 “경제적 기반이 없어서”를 꼽았다.청년실업난이 결혼 기피와 출산율 저하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초혼연령은 1985년 평균 24.1세에서 2002년 27.1세로 올라갔다.물론 여기에는 자녀에 대한 가치관이 급변한 탓도 있다.기혼여성 2명 중 1명은 “아이를 꼭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이같은 비중(1991년 8.5%→2002년 44.9%)은 10년새 5배나 늘어난 것이다. 안미현기자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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