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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재 건축가 가우디 탄생 150주년/가우디-“난 집짓기에도 시간이 모자란다”

    ▲'인간 가우디'조명한 평정 출간 ‘20세기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추앙받는 스페인 출신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1852∼1926).자연친화적 건축 디자인으로 유명한 그는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대중 건축가 가운데 한 명이다.스페인 바르셀로나에는 매년‘가우디’를 보기 위해 200만명의 관광객이 몰려든다.이 도시는 가우디 탄생 150주년인 올해를 ‘국제 가우디의 해’로 정하고 100개가 넘는 행사를 기획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삶과 예술관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그것은 무엇보다 가우디 자신이 이렇다 할 저작을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다.가우디는 생전에 “나는 행동으로 실천하는 인간이다.작업만으로도 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한 바 있다.또 다른 이유는 그에 대한 공적·사적 자료가 스페인 내란 초기에 파손됐기 때문이다.1936년 그가 남긴 걸작인 성가족 대성당(사그라다파밀리아)의 지하납골당이 더럽혀지고 가우디의 설계도,서류철,모형 등이 불타 없어졌다.성가족 대성당의 주임신부이자 가우디의 친구였던 힐 파레스도 이때 살해됐다.건축학자 하이스 반 헨스베르헌이 쓴 ‘어머니 품을 설계한 건축가 가우디’(양성혜 옮김,현암사 펴냄)는 가우디와 관련된 풍부한 자료와 건축에 대한 전문지식이 동원된 가우디 평전이다.가우디가(家)의 세 아이 중 막내로 태어난 그가 스페인 근대사의 중대 고비였던 스페인제국 패망(1898년)과 수도원과 성당을 잿더미로 만든 ‘비극의 주(週)’(1909년) 시기를 관통하며 불후의 대작에 잇따라 착수하고 전차사고 후유증으로 사망하기까지의 행로를 추적한다. 저자는 “가우디의 건축세계는 열린 책이지만,인간 가우디는 닫힌 책”이라고 밝힌다.예술가로서의 가우디는 잘 알려져 있지만,인간으로서의 가우디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다.가우디를 ‘미를 숭배한 고독한 사제’라고 평하는 저자는 “무덤 속에 있는 지금도 가우디는 쉬지 않고 건물을 짓고 있다.”고 말한다.건축중인 성가족 대성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1880년대 초반에 착공된 이 건물은 앞으로 150년은 더 걸려야 완성된다. 가우디의 삶은 모순 덩어리였다.그의 건축물에서 느껴지는 관능미는 일부 건축가들로부터 저속한 키치(Kitsch)라는 평가를 받았다.그러나 가우디는 엄격한 가톨릭 신자였으며,성 프란체스코처럼 누더기를 걸친 성자의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또한 무정부주의와 무신론에 가까웠던 달리나 많은 초현실주의자들이 보수세력과 가까웠던 가우디를 높이 평가하고 그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도 아이러니다.세계적인 명성을 얻었지만 외국여행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한 지독한 카탈루냐 지역주의자였으며,연인들의 산책장소인 구엘공원을 만들었지만 자신은 변변한 연애 한번 못해 보고 독신으로 산 것도 놀랍다. 그래서인지 가우디에 대한 평가는 극단으로 갈린다.바스크 철학자 미겔 데우나무노는 그의 건축을 ‘술 취한 예술’이라고 폄하했고,피카소 등 다른 비방자들도 가우디가 튀려고 일부러 저급한 건축물을 짓는다고 꼬집었다.반면 독일의 건축가이자 화가인 허만 핀스테를린은 “성가족 대성당은 세계 불가사의 중 하나다.타지마할 묘당처럼 이 성당은 남신을 위한 집이 아니라 여신을 위한 집”이라고 추앙했다. 이 책의 미덕은 무엇보다 낯선 스페인의 문화와 역사가 가우디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눈에 들어오도록 씌어졌다는 점이다.가우디 ‘인물 탐구서’이자 가우디를 통한 ‘스페인 문화기행서’인 셈이다.1만 5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벽돌’ 그림만 30년, 극사실주의 화가 김강용 개인전

    서양화가 김강용(51)을 ‘벽돌작가’로 부르는 이유는 이렇다.홍익대를 졸업한 그가 지난 79년 국전에 벽돌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특별상을 받은 뒤로 내리 30여년 벽돌만 그려왔기 때문이다. 모래벽돌은 마치 진짜 벽돌을 캔버스에 붙여놓은 듯한 극사실주의적인 그림이다. 하지만 이 3차원적 그림은 소실점을 조작한 원근기법(트롬프 로위-눈속임 기법)때문에 착시나 환영을 일으킨다.즉 그림을 보는 위치에 따라에 벽돌이 움직이는 듯 느낌이 달라진다.이 점에서는 초현실주의적이기도 하다.캔버스의 옆면까지 벽돌을 그려 ‘평면회화의 돌파구를 열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사실적인 그림에 자신이 있었지만,어느 날인가 ‘야! 잘 그렸다.’고 감탄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에는 ‘내가 속을 줄 알고…이건 그림이잖아.’라는 시선이 감춰져 있다는 걸 발견했어요.벽돌을 똑같이 그리는 손재주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특징을 그렸어요.그랬더니 “진짜 벽돌이네.”하고 봅디다.사실 모래벽돌은 존재할 수 없는 점조차 잊는 것이죠.” 작업 과정은 이렇다.우선 동해 해변가에서 모래를 퍼온다.주로 철책 주변에서다.퍼온 모래를 가는 채로 밭쳐 알이 고운 것만 모은다.모래와 아교를 섞은 뒤 캔버스에 흙손으로 1∼2㎜두께로 바른다.이때 검은 규석과 사금이 뒤섞인 모래를 알알이 세우듯이 발라 빛에 반짝일 수 있게 하는 것이 포인트.바탕이 완성되면 벽돌의 그림자를 그려,화면에 벽돌만 남긴다.올빼미처럼 새벽 4∼5시까지 밤을 꼴딱 새우며 작업한다. 붉은 벽돌,젖은 벽돌,이끼 낀 벽돌 등등을 30여년 그리면서 그는 자신의 그림이 과연 생존력이 있는가 고민을 많이 했다.그러나 1999년부터 참가한 쾰른아트페어는 그에게 새로운 용기를 심어줬다.반응도 좋았고 작품도 많이 팔았다. 그의 그림은 초기 ‘현실(Reality)+장(Place)’에서 ‘현실+상(Image)’으로 변화했다.이제 벽돌만 있는 올오버페인팅(전면구성)에서 또다른 발걸음을 시도할 준비를 마친 듯하다.19일까지 박여숙화랑(02)549-7574. 문소영기자 symun@
  • 눈길끄는 실험연극제 봇물/ 파격… 도발…

    연극의 경계는 어디까지일까.‘배우가 무대에서 각본에 따라 말과 동작에 의해 표현한 것을 관객에게 보이는 예술’이 연극의 사전적 의미지만,무대와 동작의 시각적 이미지는 무한히 열려 있다. 그 열린 경계를 탐색하는 실험극이 이번 가을에 쏟아진다.배우의 동작은 극단적이고,무대는 설치미술과 영상 등으로 파격을 더한다.형식과 장르의 실험뿐만 아니라 소재에서도 이 시대의 새로운 고민을 녹여냈다.이같은 실험연극은 기존 연극에 새로운 활로를 열어주고,긴장관계를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9월중 열리는 세가지 실험연극제에 주목해 보자. ■경계 탐색하는 해외·국내극 =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펼칠 제5회 ‘변방연극제’는 해외·국내작이 어우러져 다양한 무대언어를 실험한다.14·15일에 오를 일본 스토어하우스 컴퍼니의 ‘테리토리’(기무라 신고 연출)는 육체의 언어로 인간 행위를 탐색한 비언어극.‘걷다’‘쓰러지다’등의 움직임을 극단적으로 표현해 육체의 방황을 그려냈다. 18∼22일은 ‘NEGO’(김종우)와 독일 작품 ‘아마도 오늘이 내일’(백남영·프레데릭 론)이 같이 공연된다.‘NEGO’는 소리·빛과 함께 자아찾기를 무용과 연기로 형상화한 작품.‘아마도…’는 일인극·이인극·마임 등 서로 다른 형식과 내용의 5가지 작품을 연결한 옴니버스극으로 욕망·구매중독 등을 다룬다. 25∼29에는 파괴적 제의로 여성의 삶에 문제를 제기하는 ‘殺·母·史(살모사)’(최은승)와,하얀 캔버스를 사이에 둔 남녀가 그림을 그리며 소통하는‘사막-반경 10미터’(유림)가 함께 올라간다.폐막작은 기억의 문제를 끄집어내는 ‘(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채홍덕).키네틱아트,신형식주의,초현실주의 등이 혼합돼 예술 장르의 경계를 허문다.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02)3673-5575. ■형식실험 돋보이는 창작극=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는 창작실험극 초청공연이 열린다.15일까지 공연하는 프랑스의 포스트모던 철학가 들뢰즈와 가타리의 저서 ‘앙티 오이디푸스’(허한범)를 제목으로 한 갤러리 씨어터의 작품은,자본주의 시대가 인간을 ‘욕망하는 기계’로 만드는 데 대한 비판을 담았다. 19∼29일에는 극단 몸의 ‘버라이어티’(박홍진)가 무대에 오른다.전통적인 몸짓으로 한 가족의 일상을 표현한 퍼포먼스 형식의 작품.도입부에는 가족의 소외를 다룬 17분짜리 단편영화 ‘춤추는 하루’가 상영된다.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7시,일 오후4시(월 쉼).(02)325-8150. ■성,도발적 상상력 = 혜화동 1번지 3기동인의 ‘섹슈얼리티展(전)’페스티벌에서는 6편의 연극이 릴레이 방식으로 올라간다.인간에게 성(性)이란 무엇이고,사회 속에서 어떻게 왜곡돼 왔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무대언어로 풀어내는 기획. 15일까지 공연하는 ‘로빈슨 크루소의 성생활’(이해제)은 ‘28년동안 무인도에서 생존할 정도로 건장한 남자가 어떻게 성욕을 참았을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작품이다.다양한 성적유희와 식인종에게서 탈출한 원주민 프라이데이를 성적 노예로 만드는 과정 등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연극집단 反(반)의 ‘이브가 아담을 사랑했을까’(박장렬),극단 여행자의‘미실-신라의 파랑새 여인’(양정웅),그룹動(동)·시대의 ‘오!발칙한 앨리스’(오유경)등 우리가 흔히 아는 이야기에 발칙한 상상력을 덧입힌 작품들이 11월24일까지 이어진다.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02)762-0810. 김소연기자 purple@
  • 조동일 교수 ‘…구전민요의 세계’ 음반 발간

    “할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지막한 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두 다리를 세워 두 손으로 감싼 자세로 쪼그리고 앉아,아득한 옛적의 마음속 깊이 쌓인 비밀스러운 사연을 조심스럽게 꺼내듯이…육십 평생 하고 싶은 말,한탄스러운 사연을 다 쏟는 듯했다.노래가 끝나자 할아버지도 놀라면서 ‘어 이녁도 소리를 하네.’라고 한마디 했다.할아버지도 할머니의 소리를 처음 들어본 것이었다.” 국문학자 조동일(趙東一·63) 서울대교수가 1997년 ‘한국민요의 전통과 시가 율격’(지식산업사 펴냄)에서 밝힌 민요 채록담의 일부다.경북 봉화군 물야면 북지리에 살던 김대연 할머니 집에서 있은 일이라고 한다.조 교수는 1960∼1970년대 경북 일대에서 민요를 채록했다. 조 교수가 한때 상징주의와 초현실주의에 심취한 불문학도였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학문적 주체성을 놓고 고심하기 시작하던 무렵 발견한 것이 고향의 민요였다.그의 고향은 경북 영양군 일월면 주곡동 주실.이곳에서 태어난 지훈 조동탁과는 일가가 된다. 조교수는 몇해 동안 직접 녹음하고 사설을 채록했다.카세트 테이프가 흔하지 않던 시절이라 사설을 필록하고서 다시 녹음을 해야 했다.‘소리의 발견’은 민요 연구로 이어졌고,1971년 펴낸 ‘서사민요 연구’(계명대출판부 펴냄)는 첫번째 성과였다.독자적으로 서사민요라는 구비서사시의 갈래와 유형·문체·전승 등을 규명했다.이렇듯 무게 있는 저작을 남긴 것도 민요를 채록했기에 가능할 수 있었다. 신나라뮤직이 펴낸 ‘경상북도 구전민요의 세계’는 바로 조동일이 소장학자 시절직접 녹음한 그 민요들이다.13개의 카세트테이프 내용을 삭제하지 않고 9개의 콤팩트디스크(CD)에 담았다.‘훗사나타령’‘통연 통연 김통연아’‘춘아 춘아 옥단춘아’등 서사민요를 중심으로 송서와 시창,가사와 시조,신민요와 창가,유행가까지 망라했다.너무 심하게 손상돼 복원이 불가능한 몇몇 노래만 제외됐다. 조 교수의 채록은 1967년 12월21일부터 1972년 8월27일 사이 여름·겨울방학을 이용했다.지역은 안동과 영양 청송 영천 성주 봉화 등지다.방아찧는 발동기 소리,매미소리,개짖는 소리,닭우는 소리 등 정겨운 고향의 소리가 그대로 담겼다. 이 녹음은 문학연구를 위한 것이었지만,오늘날 가치는 그에 머무르지 않는다.무엇보다 오늘날 도저히 들을 수 없는 민요가 대부분이다.들을 수 있더라도 온전치 못한 조각소리에 그치는 것이 현실이다.녹음 당시에 벌써 제보자들은 희미해진 기억을 되살리려고 애쓰는 장면을 보여준다.학자들에게는,분야를 막론하고 현지조사의 중요성을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녹음 내용을 음반으로 내는 데 큰 몫을 한 김헌선 경기대 교수는 “민요를 생성해 전승하는 데 어림잡아 200년이 걸린다면,소멸하는 데는 20년도 채 안 걸린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놀랍고 안타까운 일”이라면서 “이 음반의 시대적 가치는 이에서 찾아야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동철기자 dcsuh@
  • 베니스영화제 개막작품은 ‘프리다’

    오는 29일부터 9월7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제59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는 경쟁부문 21편을 비롯해 143편쯤이 선보일 예정이다. 31일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개막작은 라틴계 여배우 셀마 헤이엑이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화가 프리다 칼로 역을 맡은 ‘프리다’(Frida)가 선정됐다.브로드웨이의 베테랑 감독 줄리 테이모르가 연출한 이 영화에서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칼로의 남편이자 화가인 디에고 리베라를 맡았고 에드워드 노턴,애슐리 주드,제프리 러시 등이 출연했다. 이창동 감독의 새 영화 ‘오아시스’가 초청돼 일찍부터 관심이 집중된 경쟁부문 ‘베네치아 59’에는 아시아 영화 3편이 포함돼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다툰다.대만 장초치 감독의 ‘아름다운 시절’,일본 기타노 다케시 감독의 ‘돌스’(Dolls)가 나란히 초청됐다.이밖에 러시아 세르게이 보드로프 감독의 ‘곰의 키스’,영국 스티븐 프리어스 감독의 ‘지저분하고 아름다운 것들’,미국 샘 멘데스 감독의 ‘더 로드 투 퍼디션’이 화제의 경쟁작들이다. 신인 감독의 작품에 초점이 모아지는 또 다른 경쟁부문 ‘업스트림’에는 한국 자본으로 제작된 프루트 챈 감독(홍콩)의 ‘화장실,어디예요’등 모두 17편이 초청돼 산 마르코상을 놓고 경합한다. 영화제에는 셀마 헤이엑,톰 행크스,줄리안 무어,소피아 로렌 등 유명스타들이 대거 걸음할 것으로 알려졌다.할리우드의 간판급 연기파 배우인 줄리안무어는 메릴 스트립과 니콜 키드먼이 함께 출연한 최근작 ‘더 아워스’(The Hours)의 홍보차 영화제에 참석할 예정이다.소피아 로렌도 영화제 폐막작이자 아들 에두아르도 폰티가 감독한 영화 ‘비트윈 스트레인저스’(Between Strangers)에 출연,20년만에 베니스를 찾는다. 심사위원장은 1992년 이 영화제에서 ‘귀주이야기’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중국 배우 궁리(鞏利)가 맡는다. 황수정기자 sjh@
  • 셰익스피어 고전 ‘제대로 맛보기’,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 새달 11일까지 해오름극장

    고전을 알지 못한 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만을 감상하는 것은,데생을 배우지 않고 초현실주의 그림을 그리겠다고 덤비는 것과 같다. MBC 주최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새달 11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한여름 밤의 꿈’은 고전을 제대로 감상하고 싶은 관객들을 위한 무대이다.물론 원작은 연극이지만,연극적 요소를 최대한 살리면서 접근하기 쉽게 음악을 가미했다. 연출은 1975년부터 셰익스피어 작품을 무대에 올렸고,전문 극단도 갖고 있는 영국의 패트릭 터커가 맡았다.“셰익스피어 초판에 나온 정보를 배우들에게 정확히 제공해 작가가 의도한 표현을 이끌어내겠다.”고 밝힌 연출 의도대로,작품은 고전에 담긴 해학과 축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되살렸다. 무대는 고풍스러우면서도 환상적이다.요정들이 뛰어노는 숲은 파스텔 톤의 거대한 꽃이 무대 양옆을 겹겹이 장식하고,푸른 달빛이 은은하게 무대 중앙에 비친다.달빛과 등불만이 비치는 가운데 등장인물을 실루엣으로 처리한 장면은 한폭의 그림처럼 아름답다. 배우들의 연기와 춤은 과장되지 않으면서도 흥겹다.대사는 원작보다는 현대인의 언어에 맞게 각색했지만 대부분 의미를 그대로 살리고 있다.피아노·신시사이저·드럼·베이스로 연주되는 음악은 때로는 웅장하고 때로는 경쾌하게 극의 분위기를 이끈다.경박하지 않고,그렇다고 무겁지도 않은 대사와 음악을 들려주는 것. 요정의 왕 오베론 역에는 탤런트 박상원과 ‘레 미제라블’‘웨스트사이드스토리’에 출연한 조남희가 더블 캐스팅됐다.‘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명성황후’의 서영주와 ‘지하철1호선’‘택시드리벌’의 배해선 등 뮤지컬계스타 배우들도 만날 수 있다. ‘가족 뮤지컬’이라고 내세우지만 고전에 충실하기 때문에 어린이 관객에게는 좀 지루할 듯.오히려 연인이나 청소년 이상의 관객이 본다면 한여름 밤의 추억을 한아름 안고 돌아갈 수 있을 듯싶다.화·수 오후 3시,목·금 오후 3시·7시,토·일 오후 2시·6시.13일부터 25일까지는 한전아츠풀센터로 무대를 옮긴다.2만∼3만 5000원.(02)368-1515. 김소연기자 purple@
  • 올해의 작가 전혁림 “민족혼 깃든 예술만이 세계성 획득”

    “처음엔 마라토너,그 다음에는 소설가가 되고 싶었는데,화가가 됐습니다.후회는 없어요.다시 태어나도 그림쟁이가 됐을 것 같은 숙명을 느낍니다.”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의 ‘오늘의 작가 2002’에 선정돼 20일부터 덕수궁미술관에서 9월22일까지 초대전을 열고있는‘한국적 추상화의 시조’전혁림(87)씨의 고백이다. 나이보다 젊은 손가락과 손톱에는 막 그림을 그리다 나온 듯 푸른 물감 때가 묻어있다.하얗게 센 머리 아래 꼬장꼬장한 눈빛이,미수를 앞둔 나이에도 500호 그림을 턱턱 그려내는 강인함을 증명한다. 화가로서의 시작은 통영수산학교를 졸업한 5년 뒤인 23살때(1938년) 부산미술전에 ‘신화적 해변’을 출품하면서부터.당시 흔하던 야수파와 인상파,극사실주의 경향과 달리 초현실적인 비구상 작품을 내놓았다.1948년에는 통영출신 시인 유치환와 김춘수 김상옥,음악가 윤이상과 ‘통영문화협회’를 창립해 활동하기도 했다.1953년 제2회 국전에서 ‘늪’으로 문교부장관상을 받았지만,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외면당했다.민화와 불교화인 탱화,단청,자수로부터 영향을 받은 추상적이고 초현실주의적인 그림의 진가를 당시에는 아무도 몰랐던 것이다.그러나 추상화된 바다,군조,정물들은 “색채가 없는 세상은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그의 철학을 당당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20년 전만 해도 내 그림은 ‘그림도 아니다.’라고들 했지요.인사동에서는 팔지 못하겠다고 전시를 거부했고.난 그 사람들 욕하지 않아요.찬물도 마시는 사람에 따라 물맛이 다르듯,취향의 차이였다고 봅니다.당시 민족적 색채와 정서가 살아있는 국적있는 예술만이 세계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죠.” 70년대 후반을 거쳐 80년대 들어서야 화상들은 그의 그림을 알아보기 시작했다.‘한국적 모더니스트’,‘한국 색채추상의 대가’라는 별칭이 붙던 시기다.그림이 투기의 대상이 되던 시기엔 호당 300만원대로 작품 값이 훌쩍 뛰어올랐다.1996년에는 대한민국 보관문화훈장을 받기도 했다. 친구인 김춘수 시인은 그를 ‘영원한 과정의 예술가’로 칭한다.그러나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이제 죽음에 대한 공포가 유일한잡념입니다.그 공포로부터 해방되기 위해 작업을 합니다.” 덕수궁미술관(02-779-6641)에서 초기작(1953년 이후)을 중심으로 70여점을 전시하고,같은 기간 경기도 용인의 이영미술관(031-213-8223)에서는 근작 위주의 50여점을 보여준다. 문소영기자 symun@
  • 책꽂이

    ●일하는 아이들(이오덕 엮음) 1950년대부터 70년대까지시골 어린이들이 쓴 시를 엮은 아동시집 개정판.한때 농활에 나서는 대학생들의 필독서로 꼽힐 만큼 20여년 전부터잘 알려진 어린이 시집이다.엮은이가 “나는 이 아이들에게 시를 가르쳤지만,한편으로는 이 아이들한테서 참된 시를 배웠다.”고 술회할 정도로 진솔한 동심이 곳곳에 넘쳐난다.보리.1만 1000원. ●미생물의 힘(버나드 딕슨 지음,이재열·김사열 옮김) 인간의 적이자 동지인 미생물,즉 세균과 곰팡이의 특성에 근거해 역사적 사건들을 재해석해 냈다.유전공학을 전공한저자가 75가지 짧은 얘기를 역사·문화·사회·과학적 관점에서 재미있게 설명했다.연령,계층에 상관없이 읽을 수있는 미생물 교양서.사이언스북스.1만 5000원 ●도발·Art Attack(마크 애론슨 지음,장석봉 옮김) ‘아방가르드의 문화사-몽마르트에서 사이버 컬쳐까지’라는좀 장황한 부제를 단 예술문화사가 ‘도발’이라는 제목으로 출간했다.팝아트는 물론 초현실주의,다다이즘,입체주의같은 현대예술의 흐름을전통적인 예술과 비견하는 시각에서 서술함으로써 아방가르드의 실체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이후.1만 7000원. ●소로스(마이클 T.카우프만 지음,김정주 옮김) ‘국제적인 환투기꾼’‘자본주의의 악마’또는 ‘세계적인 자선사업가’등 다양한 별칭을 가진 세계적인 헤지펀드 투자자소로소의 평전.뉴욕타임스 기자 출신인 저자는 논란에 싸인 소로스의 삶을 오랜 시간의 대담과 미발표 원고,그의친구 및 가족과의 인터뷰를 통해 객관적으로 서술했다는평가를 받는다.월간 베스트인코리아,1만 5500원. ●일부일처제의 신화(데이비드 P.버래쉬·주디스 이브 립턴 지음,이한음 옮김) 부제가 ‘자연의 짝짓기를 통해 본인간의 욕망과 불륜’.왜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자신의 배우자를 서로 속이는지,여성·남성은 왜 일부일처제의 속임수에 빠져드는지,인간의 도덕은 자연스러움을 거스를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생물학적인 고찰.해냄출판사.1만 2000원. ●중국이 일본을 추월하는 날(니혼게이자이신문 엮음,이정환 옮김)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사가 ‘변화하는 세력도’란 부제로 엮어낸 중국 경제보고서.중국경제의 잠재력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이비즈니스.1만 3000원. ●디스이화(This Ewha)(김희중 ) 국내 최초로 ‘내셔날 지오그래픽’편집장을 역임한 사진작가의 포토에세이.이화여대 교육공학과 초빙교수로 일한 것이 계기가 돼 지난 2년간 사진을 찍고 편집·디자인·인쇄까지 총괄했다.교정을 배경으로 담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사진 160점도 소개한다.이화여대출판부.4만원. 심재억 문소영 기자jeshim@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심사평

    응모한 평론들이 문장으로 보든지 시각으로 보든지 한결같이 안정되어 있었다.그 평론들은 선언과 주장보다 더 많이 반성과 성찰을 말하고 있었고 문학의 근본 문제들을 주의깊게 천착하고 있었다.모두 일정한 수준 이상의 글들이어서 가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심 끝에 허만하론,기형도론, 최인훈론,김수영론,김춘수론 등 다섯 편을 대상으로한 편 한 편 논의해 보기로 하였다. 허만하론은 죽음에 독자적인 이미지를 부여한 허만하 시의특질을 잘 파악하였으나 시인의 위상과 언어의 밀도를 자세히 분석하지는 못하였다.기형도론은 시의 울림을 포착하여 전달하는 능력이 두드러졌으나 화려한 수사가 주제에서벗어나는 결함을 가지고 있었다. 최인훈론은 ‘서유기’를집중적으로 분석한 평론으로서 최인훈의 고고학적 상상력을 치밀하게 추적하면서 그것이 리비도의 근원에 대한 탐색과 연관되어 있음을 해명하였다.논지의 전개와 분석의시각이 명확하였으나 한 문단 안에 작가의 생각과 평자의생각,더 나아가서 다른 평론가들의 생각이 구분되지 않고섞여 있다는점이 문제로 지적되었다.김수영론은 김수영의시론을 전체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시간 속에서 시간과 싸우는 모더니티를 일상 속에서 일상과 싸우는 혁명으로 해석한 평론인데 광범위한 전거를 다양하게 이용하면서도 정연한 논지를 유지한 점이 특히 돋보였으나 김수영의 시론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하지 못하여 초현실주의자들의 시각과 김수영의 시각과 평자 자신의 시각이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그것들이 동일하다고 논증한 것일까? 김춘수론은 ‘들림,도스토예프스키’를 대상으로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과 김춘수의 도스토예프스키 시편을 비교하여 김춘수의 시적 여정에서 최근 작업이 차지하는 위상을설정해본 평론이다.김춘수의 이 시집에는 의미와 무의미를조정하는 편력의 종말과 무한과 절대를 탐색하는 실험의지속이 공존하고 있다는 것이 평자의 해석이다.작품을 자세히 분석하는 능력이 장점으로 논의된 반면에 도스토예프스키를 김춘수의 눈으로만 보았다는 것이 한계로서 지적되었다. 두 편 다 우수한 평론이었기 때문에 우리는 오랫동안 망설이지 않을수 없었다.어느 것이 더 좋은 글이라고 단정하기는 대단히 곤란하였지만 우리는 메타비평 한 편으로 비평능력을 평가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후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하였다. 김인환 오생근
  • 대한매일 신춘문예 문학평론 당선작/ ‘산홋빛 애벌레의‘⑴최라영

    『 산홋빛 애벌래의 날아오르기 』- 김춘수論. 1. 들어가며. ■이때의 지양이란 정반합의 과정을 거치는 ‘변증법적 지양’이랄 수 있어요.일반적인 의미시를 쓰다가 다음엔 무의미시를 썼고,지금은 의미와 무의미 양쪽을 합해서 지양한 시를 쓰고 있으니까요.그래서 최근에 쓴 작품은,어떤 것은 알겠고 또 어떤 것은 모를 그런 것들이지요.(1)김춘수의 시세계는 ‘구름과 장미’,‘늪’,‘旗’,‘隣人’,‘꽃의 소묘’,‘부다페스트에서의 소녀의 죽음’ 등의 낭만적 경향의 세계로부터 ‘타령조 기타’,‘처용’,‘南天’,‘처용이후’,‘처용단장’,‘비에 젖은 달’,‘서서 잠자는 숲’ 등의 무의미 시편의 세계로 나아간다.이 연장선 상에서 ‘들림,도스토예프스키’와 ‘의자와 계단’,최근의 ‘거울 속의 천사’(2001)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시창작 활동을 보이고 있다.‘의자와 계단’ 이후의 시 경향은 위 글에서처럼 의미와 무의미 양쪽을 합해서 새롭게 지양한 시 경향이 강하다.그의 시세계는 초기 릴케 영향과 관련을 지닌 상징적 세계로부터 잭슨 폴록의기법과도 유사한 무의미 시편으로 나아갔고 다시 서정적 시세계로 회귀하고 있다.이때의 서정성은 그의 시세계의 변화를 변증법적으로 지양한 의미를내포한다. 그가 무의미 시편에서 서정적 시편으로 전환하는 시점 그리고 그가 관심을 지니고 천착했던 인물들인 처용,이중섭,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인물들의 끝 지점이 바로 ‘들림,도스토예프스키’(1997)이다.가장 난해한 시편들로 손꼽히는 시집이기도 한 ‘들림,도스토예프스키’는 작가가 관심을 기울이고 천착했던 주요 인물상을 다루고 있으며 이후 시세계로의 전환점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들림 도스토예프스키’(1997)는 진지하게 도스토예프스키의 원작들을 읽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렵다.이 시집은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내용과 그 정서를 염두에 둔 작중 인물의 발화를 대비하여 읽을 필요가 있는 것이다.다른 작품도 그러하지만 김춘수의 이 시집에서는 제재들이 다양한 측면에서 다루어져 있고 특히 생략과 비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여러 작품들은 읽기의 길잡이 구실을 하는 원천이 밝혀진 것도 있으나 드러나지 않은 부분이 많다. 먼저 이 시집의 효과적 이해를 위해서는 여러 작품의 원천과 시에서 형상화된 작중 인물을 살필 필요가 있다.물론 시란이야기를 차용하였다고 하더라도 상상력에 의한 변용을 겪는 산물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그러나 김춘수 시인의 이시집에서 형상화된 작품의 심층적 이해를 위해서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중 상황에 관하여 시인 자신이 깊이 체험한 가운데 시적으로 형상화”(2)하였다는 이런 시인의 의도를 감안하여 볼 때 이 시집의 기능적 이해를 위해서는 원전 작품과의 연관성을 면밀하게 고려한 시각이 필요하리라고 생각된다.물론 이 시집의 작품들은 원작의 대비만으로는 제 나름의 이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여기에 덧붙여 시적 구조에 대한 감각이 반드시 개입되어야 한다. 먼저 시도할 것은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구성과 주요특성을 통하여 작중 인물의 허구적 발화를 살피는 일이다.그리고 이를 토대로 하여 시인이 가치 부여한,도스토예프스키의 주요 작중 인물의 시적 변용과 형상화과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2. 구성과 주요 특성. ‘들림,도스토예프스키’ 제1부에서 시편의 원천인 도스토예프스키 작품들 중 그 비중이 높은 것을 차례대로 밝히면 다음과 같다.‘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이 9편,‘죄와 벌’이 4편,‘악령’이 4편,‘가난한 사람들’이 2편,‘미성년’과‘백치’가 1편,‘학대받은 사람들’이 1편이다.이 중에는‘까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죄와 벌’의 작중 인물이 상호 대화하는 것이 2편,‘미성년’과 ‘백치’의 작중 인물이상호 대화하는 것이 1편이 포함되어 있다.상호텍스트성을 보이는 이 작품들의 특징은 각각 다른 작중 인물이지만 서로의 입장이 비슷한 인물들로서 동병상련격의 대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이 ‘죄와 벌’의 ‘라스코리니코프’에게 보내는 것이라든지 ‘죄와 벌’의 ‘소냐’가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구르센카’에게 보내는 것이 그러한 경우이다.1부에서 비중이 실린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이라면 단연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꼽을 수 있다.제 1부의 전체19편 중 9편으로 전체의 약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그리고 이 작품과 ‘죄와 벌’의 상호 텍스트성을 보이는 것이 2편이다.‘죄와 벌’은 4편이라는 편수에 비해서 작중 인물인 ‘소냐’에 대한 비중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이 인물에 대한 거론이 제 1부 중 6편에 걸쳐언급되고 시인의 시선이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묘사되고 있는 점,그리고 ‘소냐에게’의 시가 시집의 첫머리를 장식하는 점이 그러한 것을 뒷받침한다. 제 1부에서는 전체적 비중이 도스토예프스키 주요 작품들에두어졌다.그에 비해서 제 2부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주요 작품인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죄와 벌’ 이외에도 ‘백치’,‘학대받은 사람들’,‘지하생활자의 수기’의 비교적 주변적 작품들까지도 다양하게 시적 테마로 수용되어 있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가 아닌 릴케의 단편 소설인 ‘하느님 이야기’를 원전으로 한 것이 있다.‘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와 ‘티모파이 노인이 노래하며 이승을 떠났다’는 릴케 단편의 원제목을 그대로 시의 제목으로 수용한 것이다.그렇지만 도스토예프스키의 주 인물이 신의 문제와 관련한 인간의 선악을 다룬 것이라 할 때 릴케의 소설이 그다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또한 ‘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제목만 차용한 것일 뿐 실지 본문 내용은 ‘구르센카’라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에 나오는 인물에 관한 것이다.이에 반해 ‘티모파이 노인이 노래하며 이승을 떠났다’는 키예프 공국으로 떠난 아들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소리꾼티모파이 노인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시에서 반영된 것으로보인다. 제 1부가 대화체로 구성된 편지글의 형식인데 비해서 제 2부는 제 1부에서 못다한 이야기를 작중 인물의 퍼소나가 아니라 시인의 독백으로 다루어져 있다.또한 제 2부는 도스토예프스키 원작과의 내용적 긴밀성을 보이는 측면이 1부에 비해 현저히 약화된 양상이다.그리고 작품의 긴장도나 완결성,그리고 양적 길이에 있어서도 1부에 비해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제 2부의 시에 관해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비중도를살펴 보면,먼저 제 1부와 마찬가지로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내용을모티브로 한 것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까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죄와 벌’의 주요 무대인 페테르부르크나 작중 주인공의 유형지인 시베리아의 공간을 테마로 한것이 5편까지 나타나는 것이다.이와 함께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모티브로 한 2편(‘어둠에게 들려준 이야기’를 합한다면 3편)의 시를 합친다면 제 2부의 전체 19편에서 7(8)편을 차지하는 셈이다.또한 1부에 비해 특기할 점은 ‘리자할머니’의 리자 할머니,‘허리가 긴’에서의 누루무치와 우루무치라는 시인의 허구적 인물이 나타난다는 점이다.(3)제 3부의 부제는 ‘스타브로긴의 뇜’이라고 달려 있다.스타브로긴은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악령’의 주인공이다.한편 ‘악령’이나 ‘백치’의 주요 인물들을 대상으로 다룬것들도 눈에 띤다.그러나 제 3부는 1부,2부와는 달리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악령’의 스타브로긴의 독백으로 구성된점에서 비교적 통일된 측면을 지닌다.그러나 작품을 자세히보면 작품 형상화에 있어,1부,2부와 달리 소설 내용에 대한의존도가 약하게 나타나고 동떨어진 면이 많다.3부의 작품인명과 관련한 두드러진 특징은 1,2부에 비해서 작중 인물들이 시의 내용에 맞도록 유기적으로 나타난다기 보다는 시의분위기에 맞도록 적절히 배치한 기호의 특성이 나타난다는점이다. 또 1부와 2부 그리고 3부 전체에 걸친 ‘악령’의 ‘스타브로긴’에 관한 시적 표현에 있어서,스타브로긴의 위악적 행위의 극적 국면을 강렬하게 극화시킨 것이 특징적이다.‘소의 베르호벤스키에게’나 ‘악령’에서 보듯이,스타브로긴이 어린 소녀를 강간한 무서운 자신의 범죄에 대한 고백과 동시에 그에 대해 벌을 받고 싶다는 마음의 표현이 극적으로나타난다.도스토예프스키의 ‘악령’에서 스타브로긴은 무신론과 人神의 관념을 지닌 인물로서 끊임없이 자의지를 추구하지만 그 완성된 귀결점을 찾지 못하고 파멸해가는 비극적양상을 보여준다. 제 4부는 ‘대심문관’이란 제목 하에 ‘劇詩를 위한 데생’이란 부제가 달려 있으며 시집의 총 13페이지를 차지한다.1부의 편지글,2부의 시인의 독백,3부의 작중 인물의 독백과달리 제 4부는 ‘예수’와 ‘대심문관’이 대화하며(엄밀히는 대심문관의 독백 위주이다) 일정한 줄거리가 있는 극시의 형식이다.주요 내용은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에서 이반이 아료샤에게 그의 소설을 이야기하는 것에서 모티브를 끌어온 것이다.‘대심문관’은 대심문관의 독백을 중심으로 서술되고 있다.처음 부분에 등장 인물과 감방 안이란 장소를 밝힌다.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극으로 상연이 불가능한 부분을“슬라이드로 보여준다”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극시의면모를 살리려 했음을 알 수 있다.4부에서도 1,2,3부와 마찬가지로 ‘까라마조프의 형제들’과 ‘죄와 벌’ 그리고 ‘악령’의 주요 인물들인 구르센카,소냐,스타브로긴 등이 언급되는 상호텍스트성을 보인다.그러나 무엇보다도 ‘대심문관’은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에 의한 허구적 인물상임을 지적할 수 있다.이 점에서 통일적 맥락이 없어 보이는‘들림,도스토예프스키’가 이반과 라스코리니코프,스타브로긴,그리고 대심문관을 중심적으로 형상화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1부부터 4부까지를 주요한 테마의 시적 형상화와 시인이 그 나름의 가치를 부여한 인물상을 중심으로 보면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시집 1부와2부에서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죄와 벌’의라스코리니코프와 소냐가 비교적 중심적 대상으로 형상화되었다.또한 3부에서는 ‘악령’의 스타브로긴이 중심적이다. 그리고 4부에서는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이반이 쓴 소설속 작중 인물인 ‘대심문관’이 중심적 테마의 대상이 되고 있다.따라서 도스토예프스키의 여러 작품 중에서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중심축을 이루는 이들 작품과 등장인물을 중심으로 김춘수 시인의 시에 나타난 시적 변용 과정을살펴보기로 한다. 3. '들림'과 이미지의 육화. 나는 오래 전부터 도스토예프스키를 되풀이 읽어왔다.그때마다나는 그에게 들리곤 했다.그러는 그 자체가 나에게는 하나의 과제였고 화두였다.이것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나는 나대로 하나의 방법을 얻었다.그의 작중 인물들끼리 서로 대화를 나대로 시켜봄으로써 나는 내 과제,내 화두의 핵심을 나대로 다시 짚어보고 암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그것을내가 오래 길들여온 시로써 해보고 싶었다.시는 이미지를 뽑아내는 일이다.즉 육화 작업이다. 고딕처리된 부분을 통해서 ‘들림,도스토예프스키’의 두 가지 특징이 드러난다.그것은 ‘들림’과 ‘이미지화’이다.‘들림’이란 무엇일까.그것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들에 대한시인 나름의 감성적 떠오름의 상태이다.우리가 아름다운 자연이나 미술품이나 문학작품에 대한 교감을 통하여 떠오르는상념, 내지 깨우침 등과 유사한 것이다.머리속 합리적인 이성으로서라기보다는 작중 인물의 고뇌를 시인 스스로 감성적으로 체험해 본다는 뜻일 것이다(“도스토예프스키에게는 고뇌하는 자의 복잡미묘한 정서적 뉘앙스가 도처에 배어 있다”)(4).시인은 도스토예프스키 작품의 상황을 내적으로 체험하고 작중 인물들의 대화 속에 끼어듬으로써 그리고 ‘들은’ 것이다.그 ‘들음’을 시인의 언어로서 형상화하는 작업그것이 곧 ‘말함’이다.그것은 구체적으로 ‘이미지를 뽑아내는 일’,시인의 말에 의하면 ‘육화작업’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육화’라는 것은 자신이 영감으로부터 느낀 감동의 덩어리를 ‘구체화’한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이러한구체화 과정은 주로 언어를 통한 이미지의 제시로 나타난다. 이미지의 제시는 ‘작법을 곧 시라고 생각하는 태도’와 관련을 지닌다.시인의 ‘작법’은 주로 언어를 통한 이미지의제시로 나타난다.그렇기 때문에 그의 시는 한 장의 초현실주의 회화 혹은 흡사 시의 언어로 쓴 그림과도 같다. ‘들림’과 ‘이미지를 통한 육화과정’에는 도스토예프스키의 대부분 작품 이야기와 작중 인물들의 심리가 녹아 있다. ‘까라마조프의 형제들’의 주인공인 아료샤,드미트리,이반등과 ‘죄와 벌’의 라스코리니코프,소냐 등이나 ‘악령’의 스타브로긴 등에서 인물들의 각기 다른 상대를 향한 발화가시인의 상상력에 의해 펼쳐지고 있다. 최라영
  • 원로시인 김구용선생 타계

    시인이자 한문학자인 김구용(金丘庸) 성균관대 명예교수가 28일 오후 자택에서 별세했다. 79세. 지난 1922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고인은 49년 잡지 ‘삼천리’에서 시 ‘산중야(山中夜)’‘백탑송(白塔頌)’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시(詩)’‘송(頌)’‘구곡(九曲)’‘구거(九居)’등 4권의 시집을 남겼다.노장사상과불교적 세계관에다 서구의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의 자유로운 시적 상상력 등 동서양 사상을 넘나드는 심오한 시세계로 유명하다. 또 4살 때부터 금강산에서 불교와 한학을배우고 22세에 일제징용을 피해 동학사에 들어가 12년 동안 기거하며 경전 및 수많은 동서 고전을 섭렵했다.이를바탕으로 ‘수호전’등 중국 4대기서를 비롯 ‘채근담’등을 우리 말투로 맛깔스럽게 번역했다.56년부터 87년까지성균관대에서 한문학을 가르쳤고 지난해 발간한 ‘김구용문학전집’으로 지난 13일 제36회 ‘월탄문학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부인 구경옥(具京玉)여사와 장녀 수련(秀蓮),장남 원동(源東·충북대 의대교수) 2남 유동(裕東·독일 유학)씨 등3남매가 있다.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고 발인은 31일 오전 10시.(02)3410-6910. 이종수기자 vielee@
  • 한길사, ‘Art & Ideas’ 시리즈 6권 첫 출간

    한길사가 창립 25주년을 맞아 또 하나의 장정(長程)에 나섰다.영국의 미술전문 출판사 파이돈과 공동제작 형태로 140여권의 미술서 ‘아트 앤드 아이디어즈’(Art & Ideas)시리즈에 도전한 것. 1차로 ‘그리스미술’‘인도미술’‘인상주의’‘다다와초현실주의’‘고야’‘달리’ 등 6권을 출간했다.김언호대표는 책을 펴내며 “‘한길 그레이트 북스’가 인류의지적 유산을 집대성하려는 것이라면 이번 시리즈는 미적유산에 주목하려는 의도”라며 “이 시리즈는 미술출판 부문에서 거대한 기획으로 내용과 형식,구성 면에서 획기적이다”라고 밝혔다.이어 “최소 15년을 잡고 끝까지 밀어붙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길아트가 이번에 내놓은 책은 몇가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세계미술이 한자리에=지금까지 미술사 책이 대부분 유럽 중심이거나 일정 권역의 한계를 지녔지만 이 시리즈는 전 지구촌을 아우른다.유럽은 물론 북아메리카 호주 동양을모두 담아 말 그대로 ‘세계 미술’을 펴낼 계획이다.파이돈사의 기획 단계부터 한국 편이 예정되었다는 점이한길사의 구미를 당겼다고 한다. 또 지역별 조망만이 아니라 서양미술사를 고대부터 현대까지 사조별,화가별로도 설명해 한마디로 입체적 정보를준다. ◆방대한 자료·특이한 접근=책마다 200컷이 넘는 도록을갖춰 볼거리가 풍성하다.예를 들어 ‘다다와 초현실주의’는 국내 전공교수들도 처음보는 자료가 많다고 감탄할 정도였다고 한다.단순한 정보 나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사회·역사적 배경까지 곁들여 독자를 배려했다.‘그리스 미술’편을 번역한 한국예술종합학교 양정무 교수는 “철학적배경을 함께 설명해 기존 접근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고말했다. ◆편집 형식=파이돈 출판사의 ‘그림은 그림으로 말한다’는 원칙에 따라 표지제목 글자를 아주 작게한 대신 그림을 도드라지게 했다.사진과 그림을 돋보이게 하려고 활자의검은 색조를 많이 누그러뜨렸다. ◆국제공동출판=10여개 나라 출판사가 함께 출판했다.파이돈출판사의 판형을 유지하면서 번역과 활자배치만 달리 했다.이 형태는 국내 몇몇 출판사가 시도했거나 하고 있는데 좋은 품질의 도판을 쉽게 공급할 수 있고,대량 생산과 도판저작료를 따로 물지 않아 제작비를 줄일 수 있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한길사 측은 “저작권을 주고 국내에서 만들 때에 비해 순수 제작비가 절반”이라고 밝혔다.지금까지 파이돈사에서 25권이 출간된 가운데 한길 아트는 이 가운데 6권을 내년에 추가로 내놓을 계획이다.각권 2만6,000∼2만9,000원. 이종수기자 vielee@
  • 첫 여성조각가 선구적 삶은…

    놓치기 아까운 미술전시회 둘이 덕수궁미술관에서 동시에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올해의 작가로 선정한 권옥연씨(78)의작품전과 현대 조각의 선구자였던 김정숙의 10주기전으로각각 내년 1월20일과 1월27일까지 전시된다. 권옥연은 초기에 구상화풍을 띠다가 50년대 이후 70년대초반까지 추상적 경향과 초현실주의적 경향을 결합한 실험적이고 개성적인 양식의 화풍을 보였다.이후에는 인물,정물,풍경 등 구상적 화풍으로 회귀했다.올들어서는 흙으로 얼굴 등 조형물을 만들고 있다.3호 크기의 소품부터 150호가넘는 대작까지 70여점이 출품됐다. 김정숙은 ‘최초’라는 수식어가 여럿 따라다닐 만큼 한국조각사에서 큼직한 발자취를 남긴 작가다. 최초의 여성 조각가,최초의 미국유학,최초의 용접기법 사용 등이 그의 선구적 삶과 예술세계를 웅변한다. 작품은 ▲모성애를 테마로인체를 조각한 50년대 후반∼60년대 초반 ▲인체의 형태가단순화된 60년대 중·후반 ▲자연이미지의 추상화가 이루어지는 70년대 ▲그의 대표작이랄 수 있는 ‘비상’(飛翔)연작을 만든 80년대 등 4기로 나눌 수있다. ‘자라나는 날개’라는 제목아래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부조,회화,공예 작품들도 소개되는 등 100여점이 전시된다. 유상덕기자 youni@
  • 신간 맛보기

    ●백과사전에도 없는 바티칸 이야기(니노 로 벨로 지음,이영수 옮김,생활성서사 펴냄) 총면적 0.44㎢에 인구가 1,000명도 안되는 초미니 국가. 그러나 전세계 10억 가톨릭 신자들의 정신적 수도로 어느강대국 못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하는 나라 바티칸. 로마제국이 무너지고,중세 봉건제후들도 몰락하고,근대를 호령하던 황제들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2,000년간 변함없이 서양사의 중심에 우뚝 서있는 바티칸의 숨은 힘은 무엇일까.미국 ‘헤럴드 트리뷴’ 기자 출신인 저자가 그 궁금증을 르포형식으로 파헤쳤다.6,800원. ●이노베이터의 조건(피터 드러커 지음,이재규 옮김,청림출판 펴냄) ‘현대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는 경영관련 저술가로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저술 가운데 절반은 사회와 공동체에 관한 것들이다.드러커는 스스로를 사회생태학자(socioecologist)라고 부른다.이 책은 미래학자이자 사회생태학자로서의 드러커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준다.그가 내다보는미래의 모습은 사회적 다원주의가 확산되고, 글로벌 경제로의 전환에 따라 재화와 용역의 교역보다는 자본의 이동이 경제의 원동력으로 자리잡는 사회이다.1만3,000원. ●신화와 예술로 본 기형의 역사(게르트 호르스트 슈마허지음,이내금 옮김,자작 펴냄) ‘학문의 혁명시대’로 불렸던 17세기 말까지만 해도 기형아를 출산한 여자들은 악마와 육체적인 결합을 했다는명목으로 화형에 처해지곤 했다.해부학자인 저자는 ‘기형’이 신화적 사고의 사슬에서 벗어나 기형학(teratology)으로 당당히 대접받기까지의 험난한 과정을 생생히 다뤘다. 고고학적 발굴물이나 예술작품에 대한 분석을 통해 기형적인 존재들이 각 시대와 지역에 따라 어떻게 수용돼 왔는가도 밝혔다.의학과 예술의 접목을 시도했다.9,800원. ●프리다 칼로&디에고 리베라(르 클레지오 지음,신성림 옮김,다빈치 펴냄) 멕시코를 대표하는 화가 디에고 리베라와, 그의 아내이자초현실주의 화가인 프리다 칼로의 혁명과 예술 그리고 사랑 이야기.프리다 칼로의 그림은 ‘이마에 난 제3의 눈’‘목을 휘감고 있는 머리카락’‘눈물방울’‘화면에 낭자한 피’등의 이미지로 상징된다. 벽화주의 운동의 상징인 디에고 리베라는 큐비즘의 영향을떨쳐버리고 멕시코 전통예술에 기초한 자신만의 세계를 개척했다. 이 부부는 ‘비둘기와 식인귀의 만남’이란 말을들었을 정도로 개성이 뚜렷했다.1만8,000원.
  • 영 출신 화가 패트릭 휴스 서울 전시회

    영국 버밍엄 출신의 패트릭 휴스(62)는 요즘 현대 미술시장에서 가장 인기있는 작가 가운데 한 명이다. 그의 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 ‘움직이는 그림’이라는 색다름 때문이다.어떻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일까. 약 1초 사이에 10개의 정적인 틀의 이미지가 연속될 때,뇌는 그 움직임의 환영을 만들어 내게 된다. 영화에서 1초에 24개의 프레임이 이어지게 한 것도 그런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휴스의 그림 또한 인간의 ‘경박한’시각을 활용한다.그는 판지로 만든 돌출된 구조물 위에 원근법을 이용해 그림을 그린다. 그런 만큼 그의 그림엔 깊이감이 있으며 정지돼 있지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착시현상을 최대한 이용,관람객의 시각을 재치있게 왜곡시키는 것이다. 작품 자체가 이미 ‘역설’인 휴스의 작품세계가 서울 청담동 박여숙화랑에서 펼쳐진다.14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패트릭 휴스 작품전에는 유화와 석판화 등 18점이 출품된다. 휴스의 작품은 어느 하나의 미술조류로 정의하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영국의 평론가 조지 멜리가 “휴스의 작품은마르셀 뒤샹과 초현실주의의 선구자 르네 마그리트의 중간에 있다”고 한 말은 참고가 될 만하다.(02)549-7575. 김종면기자 jmkim@
  • [대한광장] 길거리에 나부끼는 ‘기저귀’

    독일의 비평가 발터 벤야민은 ‘결코 쓰여지지 않은’ 파리의 거리에서 근대라는 한 시대의 정신을 읽었다.그러나서울의 거리에는 이미 쓰여진 게 너무 많다.도시 전체가 글자로 뒤덮여 읽을 게 너무나 많다.이미 건물 전체가 글자로뒤덮여 있고, 간판을 달 수 없을 정도로 높은 건물에는 위에서 아래로 대형 플래카드가 드리워져 있다.건물에서 건물로 시선을 옮길 때 혹시 눈이 심심할까봐 길의 양편을 가로질러 예외 없이 글자를 다닥다닥 박은 플래카드가 줄줄이걸려 있다.그리하여 길을 걸을 때 우리는 양 옆으로만이 아니라 위로도 글자를 보아야 한다. 얼마 전부터는 드디어 바닥에도 광고 스티커가 다닥다닥붙기 시작하더니 어제 보니 바닥에 영상을 쏴대는 최신 광고 기술까지 도입됐다.이제 3차원 공간 전체가 글자로 도배된 것이다.한국 사람이 독서를 안 하는 것은 평소에 읽을거리가 너무나 많기 때문일 게다.시내에 한번 나갔다 오면도대체 글자라는 게 보기 싫어진다. 우리 아파트 옆에는 짓다만 아파트가 골격만 남긴 채 휑하니 방치되어 있다.건설업자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공사가중단됐다고 한다.그 건물에는 위에서 아래로 족히 50m는 되어 보이는 기다란 플래카드가 걸려 있는데,민중의 생존권이걸려 있어서 그런지 어조가 살벌하다.‘우리는 죽음을 불사한다.’ 물론 그 딱한 처지야 이해가 가지만 그렇게 험악한 말을써붙인다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까? 저기 길 건너편의 아파트에도 어김없이 대형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근린공원약속하고 상가가 웬 말이냐.’ 그나마 환경권을 주장하니가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옆에 걸린 플래카드가 이들의 속셈을 폭로한다.‘김포시청은 보상하라.’ 후쿠야마의말대로 우리 사회는 ‘저신뢰사회’인 모양이다.사회적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다면 이 글자들이 공적인 공간에 배치되는 일은 없을 테니까.나를 가장 절망시킨 플래카드는 제주도의 어느 경치 좋은 마을에서 본 것이다.‘지역 개발 가로막는 환경단체 각성하라.’ ‘慶 대형 헤어숍 개업 祝’ ‘慶 태권도장 개장 祝’ ‘慶 피아노학원 개원 祝’입주를 앞둔 건물에 주렁주렁 걸려있다. 정말 황당하다.아니,가게는 자기들이 내는데 왜 아무이해관계 없는 우리가 그걸 더불어 경축해야 하나?‘대박터집니다.’ 여기저기 주유소에 걸려 있는 플래카드다.이표현을 볼 때마다 나는 흥부의 박처럼 생긴 주유소의 가스탱크가 하얀 연기와 함께‘펑’하고 폭발하는 장면을 연상한다.그밖에 기가 막힌 플래카드들을 많이 보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황당한 플래카드는 공항에서 내가 사는 김포로들어가는 길에서 본 것이다.‘전선을 표적 삼아 사격을 하지 맙시다.’ 누군가 전선에 공기총을 쏴대는 모양이다. 세상에,‘전선’이라는 낱말과‘사격’이라는 낱말이 결합되는 상황이 존재할 수 있다니.이 초현실주의적 상황이 벌어지는 이상한 나라.조국 대한민국이다. 정치적 주장을 담은 것들,사회적 요구를 담은 것들,경제적이권을 주장하는 것들.온갖 플래카드가 길거리에 난무한다. ‘…하라’ ‘…말라’는 명령형 플래카드는 그 존재로써우리 사회에서 계급·계층간의 의사 소통과 물질적 소통이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을 증명한다.물질적 욕구의 충돌이합리적으로 가공되지 못하면 이렇게 적나라한 감정을 담은글자가 되어 거리로 장외투쟁에 나서야 하는 것이다. ‘…합시다’ ‘…맙시다’라는 청유형으로 질서 의식을고취하는 플래카드는 우리 시민사회의 에토스가 아직 초등학교 어린이 수준에 있음을 폭로한다.그리고 ‘축하합니다’ ‘터집니다’라는 서술형 플래카드는 우리 자본주의의공격성과 그 천민성을 자백한다.우리 사회의 온갖 치부를고백하는 말들이 낱낱이 플래카드에 적혀 오늘도 길거리마다 똥싼 아기의 덜 지워진 기저귀처럼 자랑스레 휘날린다. ■진 중 권 문화평론가
  • ‘존재 그 허상의 옷자락’ 벗긴다

    이제하의 신작 소설집 ‘독충’(세계사)이 나왔다. 소설창작 연조가 40년이 넘고 다수의 시집 출간 뿐아니라여러 차례 회화전을 가진 작가는 자신의 소설작법을 ‘환상적 리얼리즘’이라고 부른 바 있다.작가들은 세계와 삶의 진실을 드러내고자 ‘남다른’ 경험,관찰,상상,통찰 등을 총동원한다.이때 남다르다는 특이성이 작품을 독자들의일상이나 주변과는 따로노는 ‘소설같은’ 이야기로 흐르게 할수 있다. 그러나 대개는 독자들이 조금만 눈과 마음을 열면 걸릴것이 없어진다.이야기와 작품의 대부분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외부적 현실을 작품의 우주로 삼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하는 현실과 상식의 기둥이 무너지더라도 환상의 강풍을 소설 속으로 불러들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비일상적이고 비현실적이기 쉬운 환상을 동원할 때 숨어있는 삶과 현실의 뼈대가 오히려 더 잘 드러난다는 것이다. 이제하 소설의 ‘환상’은 주로 꿈,무의식,자유연상,몽상그리고 광기 등의 모습을 띠어 왔다.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는 분명하지만 현실의 자력에붙잡혀 있는,외딴 격리지구 같은 현실태들이다. 15년 만에나온 이번 소설집에서는 다르다. 꿈이나 광기라는, 공인된이상상태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정상적으로 굴러가던 현실이 순간적으로 괴상한 진실의 모습으로 돌변하는 이야기들인 것이다. 이번 소설집 작품들은 “우리가 상식의 이름으로 공유하고 있는 합리적 감각의 허를 찌르면서 마치 암호와도 같은느닷없는 결말로 독자들을 당황하게 한다”고 평론가 박혜경은 말미해설에서 말한다.뒤통수에 찬물을 끼얹듯이 결말나곤 하는 소설 속의 기이한 사건들은 ‘존재의 불합리한이면을 통제하는 안전고리’를 순간적으로 풀어버리면서,‘존재가 두르고 있는 허상의 옷자락’을 여지없이 드러내보인다는 것이다. 이제하는 환상과 현실을 혼효시키지만 이런 방식을 채택한 여러 작가들과는 달리 환상을 합리적으로 계량해,점진적·누적적으로 섞지 않는다. 예컨대 10이라는 일상에다 1정도로 환상의 기미만 내내 비쳐오다가 맨끝에 10으로 급상승시켜 버리는 것이다. 이같은 확연한 불균등,의도적인 격차,난폭한 변질은 이제하 환상미학의 자신감으로 다가온다.독자는 충격 속에 긴가민가하며 처음으로 되돌아가곤 한다. ‘담배의 해독’이란 짧은 작품이 이를 잘 드러낸다. 한아파트 단지에서 일어난 경비원의 죽음이 아파트에 사는여자로 위장한 저승사자의 소행이라는 추정이 맨앞에 제시된다. 몇년간 영안실 풍경만을 사진 속에 담아온 주인공과아무런 연고도 없는 사람들의 영안실을 찾아다니며 문상을 하는 이상한 여자와의 만남, 사귐이 서술된다. 그러다이혼한 아내가 광태에 빠지고 딸이 약을 먹는 사태로 기운을 잃고 누워있는 주인공을 여자가 찾아온다. 그때 화자는느닷없이 “흡혈귀!”라면서 “썩 꺼지지 못하겠니! 내 피가 그렇게도 달콤해 보여?”라고 소리친다.그리곤 끝이다. 주인공이 그 여자를 저승사자로 보고 있다는 말인데,그만의 착각일 수 있고 사실일 수도 있다.두 가지가 다 가능하게 이야기가 진행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같이 수록된 ‘견인’‘독충’‘뻐꾹아씨,뻐꾹귀신’’금자의 산’‘어느 낯선 별에서’등에서도 상식의 현실을 우주 전체로 고집하다간 벽에 머리를 찧고 나둥그러지기 십상이다.잡힐듯 말듯하는 초현실주의 시에서처럼 독자는 문을 열고 우주의 바깥을 내다보게 된다. 김재영기자 kjykjy@
  • 신간 맛보기

    ●세금이 적어야 나라가 산다(정칠수·김원율·김홍엽 지음,백산서당 펴냄)세무사 등이 제시한 세제 개선 방안.비과세나 감면 등 예외조항 폐지와 세율의 단계 축소 및 인하 등단순화를 주장.높은 세율 때문에 세법을 엄격히 적용하면국민의 90%가 조세범이 된다고 지적.조선 초기에는 백성의90%에게 1결당 4∼20두씩 세금을 부과해 태평성대를 누렸으나 말엽에는 백성의 50%에게 1결당 100두씩을 부과해 탈세와 재정 고갈을 초래했다며 세율을 낮춰도 세수는 줄지 않는다고 강조.부자들의 세금 도피처 공익법인 등도 비판.9,500원. ●신의 편작과 의성 화타 열전(유경춘 옮김,한중사 펴냄)춘추전국시대의 편작과 삼국시대의 화타.중국에서 가장 추앙받는 두 명의의 사상과 삶을 드러내는 고사 34편을 고대 문헌들 속에서 추려내 국내 최초로 소개.부와 명예를 추구하기보다는 여러나라를 돌아다니며 가난한 백성들을 돕고 생명을 소중히 여긴 그들의 강직한 자세를 엿볼 수 있다.화타는 스승 밑에서 6년간 환자들의 대소변을 받아내며 의술을익혔고,시의관으로 입궐하라는 조조의 요구를 거절해 살해됐다.태수의 병을 욕으로 치료하는 등 흥미진진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8,400원. ●여왕이로소이다(공명 지음,우먼라인 펴냄)두 아이의 아빠인 40대 남자가 쓴 결혼 이야기.주부사이트 우먼라인(www.womenline.com)에서 인기를 누리는 글을 단행본으로 출간.가스총 성능을 실험하다 기절하고,인테리어 장사가 잘 안돼채팅에 빠진 게 계기가 돼 아예 PC방을 차리고,채팅으로 20여년만에 만난 여자동창과 위험에 빠질 뻔하고,IMF 직후에는 부인에게 떠밀려 꽃농네에서 두달간 의지 테스트를 하고….연애시절부터 초상화가와 인테리어 업자를 거쳐 현재 PC방 사장에 이르기까지 부부의 사랑을 진솔하고 아기자기하게 그렸다.9,500원. ●달리의 그림과 함께하는 환상의 요리(게오르크 A.베트 지음,유영미 옮김,해냄 펴냄)초현실주의 화가 달리의 매혹적인 그림과 환상의 미각 체험을 동시에 즐길수 있는 책.요리사가 꿈이었던 달리가 평생 사랑했던 14개 코스메뉴를 요리법과 함께 소개.달리의 지인들을 인터뷰하고 그가 즐겨찾았던 레스토랑을 일일이 찾아다닌 뒤 최고의 요리사들을 선별해 요리를 재현했다.굶을지언정 아무거나 먹을 수 없다던달리는 바닷가재에 초콜릿소스,캐러멜소스와 돼지족발 등극단적인 달콤함과 짠맛이 뒤섞인 소박한 카탈루냐 요리를특히 좋아했다.1만8,000원
  • 정신분석학 태두 프로이트·라캉 전기 출간

    인류를 ‘무의식’이란 미답지로 인도해 그때까지 금과옥조이던 인식론을 첫줄부터 다시 쓰게 만든 프로이트.상담실의 치료술로 말라붙어가던 프로이트를 현대 서양철학의 혈전장으로 되불러내 사상사적으로 다시 한번 꽃피워준 라캉. 20세기 인류 지성사에서 생산적 부자관계로 꼽힐 두 사람의 전기가제각기 나왔다.‘정신분석 혁명-프로이트의 삶과 사상’(마르트 로베르 지음,이재형 옮김,문예출판사 펴냄)과 ‘자크 라캉 1,2’(엘리자베트 루디네스코 지음,양녕자 옮김,새물결 펴냄). 프로이트와 라캉의 지적 탐험은 욕망·육체 등의 화두로 이미 세기말 지성계를 후끈 달군 바 있다.한바탕 회오리가 지난 자리에 나온 텍스트들을 통해,50여년이라는 시간과 빈에서 파리까지란 공간을 두고두 유럽 석학이 서로 어떻게 스미고 짜여 지성사의 거대한 물굽이를이뤘는지 톺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89년 출간된 ‘정신분석…’은 학자로서 늘 엄격한 자기통제로 무의식의 늪을 헤쳐나갔을 법한 프로이트의 인간적 초상에 초점을 맞춘글.프로이트 전문가인 지은이는 그렇기는 커녕 프로이트가 자기속의출렁이는 격정,모순투성이 기질과 줄곧 사투를 벌여나갔다고 단언한다.연인 마르타,이념적 동지였던 플리스에게 보낸 방대한 편지를 뒤져낸 결론.그렇기에 위대함이 더욱 빛난다.‘히스테리 연구’‘꿈의해석’등은 세간의 반유대분위기,성적 해석에 대한 의도적 무시 등을 무릎쓴 용기있는 명저들이다.누구라도 프로이트 전모를 어림잡아볼만큼 쉽게 쓰였다.대중을 위한 라디오 강연원고를 토대로 했기 때문. 여기 견주면 ‘…라캉’은 한결 현란한 정신사적 탐구.하이데거에서부터 초현실주의,소쉬르 언어학,아날학파,구조주의적 맑시즘까지 유럽 현대 인문학의 혁명적 성과들을 두루 섭렵,관습적 프로이트 비틀기를 시도하는 라캉의 이론 전개부터 숨가쁘다.‘거울단계’‘아버지-의-이름’ 등 독창적 개념들은 모두 프로이트를 지적 신조류속에 담궈 단련시켜가며 얻어낸 것. 라캉의 교유관계는 그대로 유럽 인문학 별들의 계보다.부르통,야콥슨,페브르,퐁티,사르트르,촘스키,레비-스트로스,피카소,들뢰즈,리쾨르등이 그를 축으로이합짐산하는 장관을 연출한다.이중 몇은 학문적이론도 제법 읽을만하게 소개됐다.조르주 바타이유가 바람피는 동안라캉이 그 아내 실비아와 재혼하는 대목에선 유럽 지식인들의 대책없는 바람끼(?)도 엿보인다. 저자들은 약속이나 한듯 상대편 대상인물을 다소 삐딱하게 촌평했다. 로베르가 라캉을,프로이트를 제멋대로 소설쓴 이단으로 규정할때 루디네스코는 임상·실증적 프로이트 연구자들을 한칼에 바보취급하는식.그럼에도 프로이트와 라캉은 유난히 공통점이 많다.의사로 시작했으되 더 넓은 독창성의 바다로 나간 점,자기 써클에서조차 끝없는 배반과 도전에 직면한 점,무엇보다 업적에 안주하지 않고 말년까지 새로운 학문적 요구에 성실히 응전한 맹렬한 지적 욕구가 꼭 닮음꼴이다. 손정숙기자 jssohn@
  • 무의식이 펼치는 현란한 색채

    하늘로 솟구쳐 오르는 물고기,의지가지 없이 허공에 매달린 과일,거북 등에 핀 꽃….서양화가 이존수(56)의 그림은 상식을 배반한다. 모든 게 뒤죽박죽이다.초현실주의 작가들이 꿈과 우연,원시적인 이야기 등에서 힌트를 얻어 불가사의한 이미지를 펼쳐가듯 그는 무념무상의 상태에서 손 가는 대로 그림을 그린다.자동기술법이다. ‘무의식의 작가’ 이존수가 몽롱한 환상의 세계를 선보인다.13일부터 19일까지 서울 관훈동 대림 아트갤러리(02-733-3788)에서 열리는‘이존수-현현(玄玄)’전.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주제로 한 40여점의신작이 전시된다.인간의 운명은 결국 자연 생태계와 함께 갈 수밖에없음을 강조한 작품들이다.작가가 보기에 인간은 영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약한 존재다.그의 작품에 무당이 종종 등장하는 것은 이와 무관찮다.현대인의 정신적 소외,영적 방황을 작가는 샤머니즘 분위기짙은 그림들을 통해 보여준다. 작가는 전시 제목인 ‘현현’이란 말 속에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밝힌다.“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심원한 이치,곧 천하만물의 조화를 이야기하고 싶다”는 게 작가의 말.최근 경기도 파주 맥금동 산자락에화실을 차린 그는 누구보다 맹렬하게 전업작가의 길을 걷고 있다.81년 부산 공간화랑에서의 첫 개인전 이래 거의 해마다 국내외에서 전시를 열어오고 있다. 김종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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