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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공원 첫 ‘이달의 동물’ 카피바라를 아시나요

    서울대공원관리사업소는 올해 첫 ‘이달의 동물’을 쥐류 가운데 가장 크며 남아메리카에서만 볼 수 있고 국내에서는 서울대공원에만 있는 ‘카피바라’로 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사업소는 올해부터 매월 동물원에서 최고 화제가 되는 동물을 ‘이달의 동물’로 선정키로 했다. 사업소 관계자는 “지난 2002년 1월 말쯤 카피바라 암수 한 쌍을 들여와 관람객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으나 그동안 새끼를 낳지 않아 애를 태워왔는데 지난해 11월에 드디어 새끼 2마리를 낳아 최근 공원내에서 가장 화제가 됐다.”고 밝혔다. 남아메리카 인디언인 투피족이 사용하는 과라니어로 ‘초원의 지배자’라는 뜻인 카피바라는 생김새는 일반 쥐와 비슷하나 몸길이가 106∼134㎝이고 몸무게는 35∼66㎏이나 돼 실험용 쥐인 ‘햄스터’보다 11배이상, 몸무게도 최대 58배가량 더 크다. 또 발가락에 작은 물갈퀴가 있어 수영과 잠수도 수준급이고 한 낮에는 물 속에서 지낸다. 우기에는 40마리 정도씩, 건기가 되면 100마리가 넘게 무리를 이룬다. 집단생활을 해도 싸우는 일이 없고 위험이 닥칠 경우 어린 새끼는 중앙에 두고 어른 개체들은 그 주위를 경계하는 등 협동심이 대단하다. 카피바라의 개체수가 점점 줄고 있다고 한다. 고기맛이 좋아 식용으로 쓰이고 모피로도 좋기 때문이라고 사업소 관계자는 전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2005 유행어 시추에이션

    2005 유행어 시추에이션

    2005년에도 어김없이 유행어가 탄생했다. 말 자체의 재미도 있지만, 대개 유행어는 사회 흐름을 반영하거나 풍자하기 때문에 ‘유행’된다고 한다. 대중문화 분야에서 생산돼 세간의 입을 통해 절찬리에 쓰였던 유행어를 살펴보자.‘그까이꺼 뭐, 대∼충’ 골랐다. #너나 잘하세요 :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이영애가 교도소를 나서며 던진 대사였다. 평소 이영애 이미지와는 다른 뉘앙스로 주목받았고, 영화 팬의 입소문을 타고 들불처럼 번졌다. 비존칭, 존칭이 혼재된 모순적인 구성이 경고성 멘트의 감칠맛을 살렸다. 비슷한 유행어로 탤런트 신구가 CF에서 내뱉었던 “너나 걱정하세요.”가 있다. #언제까지 그 따위로 살 텐가 : 정작 사극 ‘신돈’의 인기보다 이 대사가 네티즌의 사랑을 받으며 당사자인 손창민을 당황케 했다. 특히 그가 앙천대소하는 모습은 ‘하하창민’이라는 인터넷 패러디를 탄생시켰다. 부조리한 세상에 호통을 치는 시원함을 담고 있다. #근데 니, 자들하고 친구나? : 최근 2∼3년 동안 인기를 모았던 강원도 사투리가 영화 ‘웰컴투동막골’에서 활짝 꽃을 피웠다. 이 작품에서 강혜정은 “나 이쁘나.”,“배암에 물리면 마이 아파?” 등을 대량으로 시중에 유통시켰다. 순수한 ‘광녀’의 이미지와 ‘따뜻+순박’의 강원도 억양이 시너지 효과를 냈다. #초원이 다리는? 백만불짜리 다리! : 다섯 살 지능을 가진 스무 살 자폐청년이 마라톤에 도전하는 실화를 감동적으로 옮긴 영화 ‘말아톤’에서 조승우와 김미숙이 주고받았던 대사. 유행어라기보다는 명대사로 분류된다. 역시 순수함이 가득했던 ‘말아톤’은 올 상반기 최고 흥행작으로 등극했다. #이거 웬 황당한 시추에이션∼ : MBC 마니아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에서 안성댁으로 열연했던 개그우먼 박희진의 독특한 코맹맹이 억양 때문에 따라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던 유행어 가운데 하나. 일이 뜻대로 풀리지 않고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았을 때 즐겨 사용됐던 말이다. #그까이꺼 뭐, 대∼충 : KBS ‘개그콘서트’(개콘)의 ‘봉숭아학당’ 코너에서 경비원 차림의 장동민이 즐겨 썼던 말이다. 각박하고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느림과 여유의 미학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있다. 사실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유행어가 탄생하곤 한다.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웃찾사) ‘화상고’ 코너의 “호이짜∼!” 등 의성어나 “북경오리를 맨손으로 때려잡고 떡볶이를 철근같이 씹어 먹으며 달리는 마을버스 2-1에서 뛰어내린 육봉달!”,“이 세상의 날씬한 것들은 가라. 곧 뚱뚱한 자들의 세상이 오리니.” 등 ‘개콘’의 박휘순과 김현숙의 입심이 대표적이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 올해 CF 유행어 가운데 ‘W송’이 으뜸이다. 흥겨운 폴카 리듬에 실린 복고풍 노래는 남녀노소, 시간과 장소를 막론하고 사람들을 흥얼거리게 했다. 쓰라린 현실에 부딪혔으나 인생에 달관하는 자세를 품고 있기에 인기를 끌었다는 철학적인 해석도 있다. #∼하삼 : 인기 댄스그룹 ‘NRG’의 천명훈이 방송 출연에서 귀엽게 보이려고 무심코 사용했던 말투가 유행됐다. 천명훈이 스스로도 인터넷 채팅에서 사용했던 말은 기대치 않은 폭넓은 인기를 얻으며 인터넷 채팅어의 어미를 ‘∼하삼’으로 물들였다. #됐거든∼ : 출발점은 ‘웃찾사’ ‘1학년 3반’ 코너의 박규선. 친구들을 무시하는 상황에서 나왔던 여성의 말투를 흉내 낸 유행어다.SBS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 대사에서는 “∼거든”으로 변형되며 더욱 확산됐다. 혼혈스타 다니엘 헤니가 한국말을 배우는 과정에서 “됐거든∼”을 먼저 익혔다니 말 다했다. 최근 만연한 개인주의적 사고가 스며들었다는 시선도 있다. #유행어 공장장 탁재훈 : 원래 가수였다. 타고난 재치로 각종 쇼프로그램 MC로 나서며 유행어를 양산해내고 있다.“아우 머리”,“아우 배 아파∼”,“장난쳐∼”,“아우 왜∼”,“안 되겠네∼” 등등. 특별한 의미가 있기 보다는 그때그때 상황에 적절한 반응들이 대중을 사로잡았다. 인터넷에는 ‘탁재훈 유행어 싱글앨범 1집’이 떠돌아다니고 있을 정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할당관세’ 적용대상 7개품목 축소

    재정경제부는 15일 기본관세를 최대한 40% 포인트까지 깎아주는 ‘할당관세’ 적용대상을 올해 96개에서 내년에는 89개 품목으로 7개 줄이기로 했다.(서울신문 11월28일자 보도) 재경부는 고유가에 따른 기업과 가계의 부담을 덜어주고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해 첨단부문 및 기초원자재 산업 등에 신축적인 탄력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LCD 제조장비 등 차세대 성장동력산업 10개 ▲원피·면사 등 중소기업 지원 12개 ▲원유·철광석 등 기초원자재 12개 ▲사료용 작물·비료 등 농수축산업 18개 ▲철강제품원료·반도체 부품 등 18개 등은 할당관세가 적용된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적용해 온 원유에 대한 할당관세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1%로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당초 세수증대 차원에서 원유에 대한 관세율을 3%로 올리려 했다. 새로 할당관세 대상에 포함된 품목과 세율은 ▲천연가스액(0%) ▲폴리에틸렌 등 5개 품목(4%) ▲아몬드(5%) ▲유체조유(8%) ▲정제 유채유(30%) ▲설탕(40%) 등이다. 완두콩 등 4개 품목은 관세율이 인하됐으며 대두와 옥수수 등 9개 품목은 수입가격 하락 등으로 관세율이 다소 올랐다. 할당관세에서 제외된 품목은 연광·망간·유연탄·경질유리관·PDP드라이필름 등 17개 품목이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한국영화 최고의 명대사는?

    가장 인상 깊었던 한국 영화의 명대사는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영화 ‘말아톤’ 중에서)로 나타났다. TV 영화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MBC ‘출발 비디오여행’이 오는 20일 600회를 맞는다. 최근 들어 영화 감상을 헤치는 스포일러 프로그램이라는 비판과, 영화의 홍보 수단이라는 비난도 함께 받고 있다. 하지만 93년 ‘출발 비디오산책’으로 시작,13년째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으로 장수하는 프로그램임에는 틀림없다. ‘출발…’이 600회 기념으로 재미있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말부터 2주 동안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을 통해 약 1만 7000명의 누리꾼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한국인이 사랑한 한국 영화 속 명대사’에서는 ‘말아톤’에서 초원이(조승우)와 엄마(김미숙)가 함께 외쳤던 “초원이 다리는? 백만 불짜리 다리!”가 1위를 차지했다.‘친절한 금자씨’의 “너나 잘하세요.”(이영애),‘친구’의 “내가 니 시다바리가?”(장동건),‘올드보이’의 “누구냐, 너?”(최민식) 등이 뒤를 이었다. 올해 최고 히트작 ‘웰컴 투 동막골’에서 강혜정이 읊어 웃음을 전달했던 “쟈들하고 친구나?”는 8위. 그럼 한국인이 사랑한 영화 속 악당은 누구일까? 처키(사탄의 인형), 한니발 렉터(양들의 침묵), 골룸(반지의 제왕) 등 외국산 캐릭터가 상위권을 점령한 가운데 한국 영화에서는 ‘올드보이’에서 유지태가 연기했던 ‘이우진’이 4위에 올랐다.‘공공의 적’에서 이성재가 열연한 ‘조규환’은 6위. 수많은 할리우드 커플을 제치고 ‘엽기적인 그녀’의 차태현-전지현 커플이 한국인이 사랑한 영화 속 커플 1위 자리를 거머쥐었다. 또 ‘투캅스’의 안성기-박중훈이 유일한 남-남 커플로 10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영화 설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바로 영화 음악.‘타이타닉’에서 셀린 디온이 불렀던 ‘마이 하트 윌 고 온’이 정상에 오르며 수년째 식지 않은 인기를 과시했다.‘시네마 천국’의 ‘러브 테마’,‘접속’의 ‘러버스 콘체르토’ 등이 뒤를 이었다. ‘출발…’은 이번 조사를 토대로 한 특집 방송을 20일 오후 12시10분 내보낼 예정이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정세균 “칭기즈칸식 黨재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이 당의 위기상황 극복을 위해 ‘칭기즈칸식 해법’을 들고 나왔다. 정 의장은 7일 열린 비상집행위 회의에서 모 방송국의 드라마 ‘칭기즈칸’을 언급하면서 “초원을 정복한 칭기즈칸도 매번 승리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패배할 때마다 동쪽으로 가 전략을 만들고 군대를 정비해 대륙 정벌에 나섰다.”고 말했다.10·26 재선거 패배로 인해 파생된 현재의 위기상황에 의연하게 대처해달라는 당부였다. 이어 수습의지도 밝혔다. 정 의장은 “칭기즈칸이 향한 초원의 동쪽이 우리에게는 국민의 곁이고 민생의 바다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국민과의 대화를 통해서 민심을 얻고 당력을 모아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실크로드 동쪽 끝은 한반도”

    “실크로드 동쪽 끝은 한반도”

    지도를 펼쳐놓고 한국을 보면 동쪽 끝에 외따로 박혀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그래서인지 한국 하면 조용히 숨어있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러나 이는 서구중심적인 사고에 지나지 않을 뿐, 한국은 이미 오래전 세계화된 국가였다는 주장이 있다. 바로 실크로드를 통해서다. 이 문제를 짚기 위해 중앙아시아학회(회장 김호동 서울대 교수)는 4∼5일 이틀간 국립중앙박물관 소강당에서 ‘실크로드의 삶과 종교’를 주제로 국제학술대회를 연다. 단순히 ‘비단 상인들의 길’이 아니라 ‘문명의 흐름’으로서 실크로드를 재조명해 보자는 것이다. 미리 배포된 발제문에서 고려대 정수일 초빙교수는 실크로드의 확대를 제안했다. 실크로드가 처음 드러난 것은 중국~인도간 교역로로서다.19세기말 탐험가들이 발견했다. 그 뒤 발굴과 탐험이 잇따랐고 이 길은 중국 시안에서 시리아의 팔미라에 이르는 기다란 길로 다시 태어났다. 이 길은 점처럼 흩어져 있는 오아시스를 잇는다 해서 흔히 ‘오아시스로’라고 불린다. 우리가 흔히 실크로드 하면 떠올리는, 모래바람부는 사막을 걸어가는 기다란 상인들의 행렬과 같은 이미지는 바로 이 오아시스로에서 온 것이다. 그러다 연구가 더 깊어지자 다시 북방초원지대를 통하는 ‘초원로’와 지중해에서 중국 동남해안에 이르는 ‘해로’ 개념도 등장했다. 이외에도 숱한 교역로가 확인되면서 이제 실크로드는 하나의 길이 아니라 숱한 길들이 됐다. 정 초빙교수는 여기에다 아예 전세계를 뒤덮는 길로 실크로드를 재조명하자고 제안했다. 실크로드는 아시아와 유럽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라 아메리카대륙까지 연결됐다는 것이다. 그는 16세기 ‘대범선 무역’을 그 증거로 삼았다. 필리핀을 기점으로 중남미의 백은과 중국의 비단 거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동시에 정 초빙교수는 실크로드의 동쪽 끝을 중국이 아니라 한국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조선과 고구려, 신라의 중국과의 교류를 보면 오아시스로와 잇대어 있다는 것이다. 해로 역시 유물로 증명된다. 백제왕릉에서는 동남아 특산 유리구슬이 나오고 중세 아랍문헌에서는 신라의 수출품목들이 나열되어 있을 정도다. 초원로는 아직 관련 연구가 부실해 명확한 증거만 없다뿐이지 활발하게 이용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정 교수는 이런 증거들을 모아 실크로드가 한국까지 이어졌고 이것이 ‘세계 속의 한국’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소그드족을 가리키는 단어,胡 중국 왕조 가운데 국제적 교류가 가장 많았던 당나라에는 유독 ‘호(胡)’자가 들어간 것들이 많다. 호복(胡服)·호식(胡食)·호악(胡樂)·호선무(胡旋舞)·호희(胡姬)….‘오랑캐’라는 뜻에서 짐작할 수 있듯 중국이 북방 이민족을 부를 때 흔히 쓰이는 단어다. 그런데 일본 오사카대학 모리야스 다카오 교수는 당나라 때는 이 ‘호’가 바로 중국 서쪽에 있던 소그드족을 가리키는 단어였다고 주장한다. 소그드족은 중앙아시아 상인들로, 실크로드를 통해 교역을 주도한 사람들이다. 다카오 교수가 보기에 실크로드에 대한 당나라의 입장은 들쭉날쭉하지만 그래도 일관되게 소그드족을 가리키는 단어로 ‘호’를 썼다고 했다. 그는 이것을 바로 개국 초기 쇄국하고 있던 당나라가 시야를 넓혀 가고 있었다는 증거로 해석했다. 이외에도 이주형 서울대 교수, 우지용 신간문물고고연구소 연구원, 밸러리 핸슨 예일대 교수 등이 실크로드와 불교미술·복식·역사를 다룬 주제들을 발표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좋아하는 사람 정말 없어요 - 5분 데이트 (25)

    좋아하는 사람 정말 없어요 - 5분 데이트 (25)

    동그스름한 얼굴형 뿐 아니라 눈·코·입 모두가 동글동글 조화되어 있어 만년 소녀의 전형 같은 정혜숙양. 22세의「영·레이디」. 상명여고를 졸업했고 동덕여대 가정과를 작년에 졸업하고 준설공사(浚渫公社) 전무이사실 비서로 근무한 지 5개월 째. 아직은 OL 초년생이다. 둥글게 굴려내는 목소리가 어찌나 듣기 즐거운지 쉴새 없이 얘기를 시켰다. 명랑하다는 것과 수선스럽다는 것의 엄청난 차이를 몸에 익혀 알고 있었다. 차라리 싸늘하도록 침착하면서 시키는 말대답은 재치있게 그리고 눈가와 입가에는 자연스러운 미소가 가득하다. 밑으로 동생 셋을 거느린 맏딸. 취미라면 책보고 남는 시간에 영화 보는 것. 영화『초원의 빛』이 인상 깊고 그 영화의 여주인공을 좋아한다는데 그러고 보니 꼬집어 지적할 수는 없지만 좀 비슷하다. 사귀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아직은『정말 없어요』.「데이트」를 끝내고 헤어져서 조금 멀리서 걷는 뒷몸매가 보기 드물도록 곱다. 키 162cm, 몸무게 47kg. [ 선데이서울 69년 3/23 제2권 12호 통권 제26호 ]
  • 중년용 서부극? 케빈 코스트너의 ‘오픈 레인지’

    중년용 서부극? 케빈 코스트너의 ‘오픈 레인지’

    명배우 케빈 코스트너가 화약냄새 진동하는 정통 서부극 한편을 들고 왔다.27일 개봉하는 ‘오픈 레인지’(Open Range)는 그가 주연하고 메가폰까지 잡은 웨스턴 무비. 미리 귀띔하자면 극장홍보를 대대적으로 할 것 같진 않은 이 영화는 중년관객들에게 맞춤할 것 같다. 케빈 코스트너, 로버트 듀발, 아네트 베닝 등 출연진의 평균연령이 전연령층의 관객을 두루 공략하기엔 좀 높은 게 사실. 차분한 드라마 전개방식, 눈속임을 전혀 하지 않은 사실적 총격신 등이 진지하게 영화보기를 즐기는 관객들에게 어울릴 것이다. 개척시대 이전의 미국 서부 대초원. 최고 연장자인 보스(로버트 듀발), 말없이 맡은 일에만 충실한 찰리(케빈 코스트너) 등 방목을 하며 사는 카우보이 4명에게 한판 피의 대결이 기다린다. 소떼에 이끌려 다다른 작은 마을에서 악덕 농장주(마이클 갬본)와 타락한 보안관의 횡포를 목격하고 숙명의 대결을 벌이게 된다. 중반을 넘어서도록 영화는 서부극 냄새를 거의 피우지 않는다. 광활한 초원을 훑는 우수에 젖은 마초들의 눈빛만으로 견뎌내기엔 드라마의 힘이 너무 약한 게 약점이다.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는 3분의 2 지점쯤 넘어선 뒤에야 맛볼 수가 있다. 거칠게만 살아온 찰리에게 간호사 일을 하는 중년의 여인 수 바로우(아네트 베닝)는 사랑으로 다가오지만,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총격전을 치러야만 하고…. 온돌처럼 느리게 온도를 높여가는 중년의 로맨스, 특수효과가 끼어들지 않은 사실액션이 균형을 잡아 서부극의 품위와 스케일을 끌어올린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조용섭의 산으路] 강원춘천 서면 ‘삼악산’

    [조용섭의 산으路] 강원춘천 서면 ‘삼악산’

    지금의 산자락에는 짙게 화장한 농염한 여인의 자지러질 듯한 웃음소리가 배어있는 듯하다. 감당하기 힘든 그 유혹은 어느새 나의 눈도 붉게 물들였고, 어지럼증과 갈증은 여전하다. 그래서 일까, 문득 푸른 하늘을 닮은 호수를 바라보며 눈도 마음도 씻고 가라앉히고 싶다. 호반의 도시 춘천의 삼악산(654m 강원 춘천 서면)은 북한강 상류인 의암호를 굽어보며 성처럼 솟아있는 산이다. 산세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짙푸른 호수를 바라볼 수 있고, 만만찮은 암릉산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거대한 협곡 사이에 들어앉아 있는 등선폭포 등 아름다운 풍경까지 지니고 있어, 춘천 8경의 제 1경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삼악산이라는 이름은 주봉인 용화봉, 청운봉, 등선봉 세 봉우리가 암릉을 이루며 서있다 하여 붙여졌다 한다. 산행은 삼악산 동쪽, 의암호와 맞닿아 있는 의암댐매표소를 들머리로 삼아 정상에 올랐다가 흥국사를 거쳐 등선폭포로 하산하는 코스로 잡았다.3시간 남짓 걸리는 짧은 길로 가족산행 코스로도 좋은 곳이다. 들머리인 의암댐 매표소는 짙푸른 의암호를 끼고 도는 403번 지방도에 바짝 붙어 있다. 매표소를 지나 좁은 길을 오르면 이내 삼악산장이 나온다. 상원사를 지나 정상에 이르는 산길은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답게 아주 너르게 잘 열려 있다. 돌무덤이 있는 곳에서 오른쪽 희미한 길로 들어서면 상원사가 내려다보이는 작은 봉우리에 닿는데, 이 곳에서 바라보는 의암호의 모습이 특히 멋지다. 이 길로 들어섰다면 능선쪽으로 내려선 안부에서 왼쪽 비탈길을 내려와 주 등산로를 만나 상원사로 들어선다. 상원사는 생각보다는 아주 규모가 작은 절집이다. 절에서 식수를 채우고, 왼쪽 이정표 있는 곳에서 깔딱고개로 방향을 잡는다. 제법 가파른 오르막길이지만 넉넉잡고 15분이면 고개에 오른다. 고개에서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서면 서서히 산의 면모가 드러나기 시작한다. 정상까지 이어지는 바위길은 결코 만만하게 볼 곳이 아니다. 계단, 디딤판 등 안전시설물들을 잘 이용하여 조심해서 오르도록 한다. 물론 정상 직전의 동봉 등 의암호가 잘 내려다보이는 곳에서는 서두르지 말고 ‘조망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하자. 산행 시작 후 약 1시간30분이면 정상에 닿는다. 정상에서는 진행방향 왼쪽, 등선폭포 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다소 가파른 내리막길이 한동안 이어지다가 넓고 평평한 안부인 큰초원 이정표를 만나는데, 이제부터는 쭉쭉 뻗은 나무들 사이의 부드럽고 멋진 숲속길을 걷게 된다. 333계단을 내려서서 작은 초원 이정표를 지나면 이내 흥국사와 매점이 나온다. 계곡으로 이어지는 길은 거대한 협곡사이로 들어서며 또 다른 세상의 멋진 풍경으로 발길을 더디게 만든다. 오랜 시간과 물길이 다듬어 놓은 선녀탕, 등선폭포 등을 천천히 감상하며 내려서면 거대한 벽 사이, 마치 속세로 나가는 석문을 지나듯 길이 나있다. 저만치 밝은 햇살이 눈부시다. 자가용 : 서울에서는 46번 국도(경춘가도)를 타고 가평을 지나 춘천시 서면 강촌유원지 입구를 지나면 3.5km 지점에서 403번 지방도로 빠져 나온다. 의암댐 옆을 지나면 이내 의암호와 맞닿아 있는 의암댐매표소가 나온다. 다른 지방에서는 중앙고속도를 이용해 춘천에서 들어오면 된다. 대중교통 : 서울∼춘천간 시외버스는 동서울터미널과 상봉터미널에서 10분∼15분 간격으로 운행. 강촌이나 춘천터미널에서 등선폭포행 버스를 타고 의암댐 갈림길에서 하차 약 5분 정도 도로로 호수를 따라 들어가면 매표소가 나온다. 열차 :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이용. 강촌역에서 하차.
  • [문화마당] 노래로 읽은 아시아의 시/방현석 소설가

    지난 일요일 국립국악원 야외극장에서는 이색적인 다국적 공연이 있었다. 국립국악원 연주단이 ‘한국의 소리’를 들려준 다음,‘노래로 읽는 아시아의 시’를 들려주기 위해 한국과 베트남, 몽골의 가수들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객석도 다국적이었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네팔, 중국, 방글라데시, 몽골, 태국, 필리핀, 러시아…. 사회를 맡은 배우 박철민이 나라의 이름을 호명할 때마다 용모가 조금씩 다른 관객들이 환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인사를 했다. 베트남의 국가인민배우 짜아장이 자기 나라의 국민시인 쑤언지에우의 시를 낭송하고, 한국의 소리꾼 장사익이 등장하며 달아오른 무대는 베트남과 몽골의 가수들 차례에서 절정을 이루었다. 베트남 관객들의 열광적인 환호 속에 무대에 선 베트남 인민가수 탄호아는 무대를 압도하며 ‘관호 강가에 있는 사랑’을 불렀다. 베트남의 젊은 국가가수 당즈엉도 뛰어난 가창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거의 베트남으로 기울었던 공연장의 분위기는 몽골의 인기가수 바이살랑이 등장하며 반전했다. 몽골에서 ‘최고 젊은 가수상’을 지난 3년 연속 수상한 바이살랑이 ‘초원의 내 사랑이여’를 부르는 동안 몽골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의 볼에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자기나라의 초원을 노래한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모국에서 날아온 최고 가수로부터 들으며 그동안 한국에서 겪은 온갖 설움과 외로움이 복받쳤을 것이다. 뒤이어 등장한 몽골의 전통가수 네르기는 초원과 사막을 가로지르며 질주하는 몽골인의 모습을 통렬한 창법으로 노래하며 객석 속으로 들어갔고, 노래는 합창으로 바뀌었다. 몽골 대사와 이주노동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두 팔을 치켜들고 좌우로 흔들며 네르기를 둘러싸고 함께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앙코르’ 순서에서 다시 한번 무대를 휘어잡으며 경연을 펼친 베트남과 몽골의 가수들은 공연이 끝난 다음에도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몰려드는 사람들을 위해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저녁을 겸한 뒤풀이 장소의 ‘공연’도 흥미로웠다. 한국과 베트남, 몽골의 가수들, 인도네시아와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에서 온 작가들이 시 노래를 불렀다. 특히 태국의 탓사니와 한국의 김형수 시인은 가수들로부터 ‘세미프로’라는 등급판정을 받았다. 소주잔이 돌고, 노래와 유쾌한 농담도 언어를 바꾸어가며 돌아갔다. 베트남 가수 탄호아는 이국에 나와 있는 자기나라 사람들과 만나고, 다른 아시아의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었던 시간을 잊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베트남 배우 짜아장은 다른 장르의 예술가들이 어울려 힘겹게 일하고 있는 아시아인들을 위해 무대를 만든 한국을 놀라워했다. 뒤풀이 ‘공연’은 몽골 가수 바이살랑과 베트남 가수 당즈엉의 합창으로 끝이 났다. 바이살랑이 문학과 음악에는 국경이 없다며 ‘아베마리아’를 함께 부르자고 당즈엉에게 청했고, 두 사람은 오래된 혼성 듀엣처럼 멋지게 노래를 불렀다. 뒤풀이가 끝나고 자정이 넘어 숙소에 도착한 참석자들은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모양이었다. 몽골 가수들이 먼저, 나가서 소주 한 잔을 더 하자는 제안을 했다. 베트남과 몽골, 한국의 가수와 작가들이 함께 어울린 술자리는 새벽까지 이어졌다. 순댓국을 둘러싸고 앉은 그 풍경은 아시아문화연대의 실체를 떠올리게 했다. 내년을 기약하고 자리에서 일어서며 한 네르기의 말이 생각난다.“우리는 모두 한 하늘 아래 살고 있다.” 방현석 소설가
  • 선저우 6호 민족주의 폭풍 몰고 귀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의 두 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神舟) 6호가 5일간의 우주 비행을 마치고 17일 귀환했다. 지난 12일 주취안(酒泉)위성 발사센터에서 발사된 선저우 6호는 지구를 77바퀴 비행하며 각종 과학 실험을 실시한 뒤 발사 115시간30여분 만인 이날 새벽 4시32분 네이멍구(內蒙古) 쓰쯔왕치(四子王旗)의 아무구랑(阿木古郞) 초원 주착륙장에 안착했다. 선저우 6호는 우주 환경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 다양한 실험과 함께 우주선의 궤도 모듈을 사용한 식품 가열, 대소변 수집, 대기환경, 온도 및 습도 통제 등의 기능을 충분히 검증했다고 신화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번 성공으로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더욱 높아지게 됐으며 국내적으로 민족주의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중화민족의 자긍심 고취 중국의 두 번째 우주인 페이쥔룽과 녜하이성은 착륙 직후 전용기편으로 베이징 시자오(西郊)공항으로 날아와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공항에는 차오강촨(曺剛川) 국방부장이 나와 이들의 귀환을 축하했고 공항에서 우주 통제센터로 향하는 거리는 환영 인파가 몰려 인산인해를 이뤘다.이날 인민일보는 사설에서 “중국 개혁·개방과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의 자랑스러운 성과”라고 평가했다. 신경보(新京報) 등 일부 신문은 이날 호외를 발행, 가두에서 시민들에게 뿌리기도 했다.●중국 달 탐사 계획 가속화 중국은 2007년에 우주 유영을 실행하고 2010년 달에 무인우주선을 착륙시킨다는 야심찬 우주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창어프로젝트(嫦娥工程)’로 명명된 달 탐사계획은 ▲인공위성 발사를 통한 달 표면 입체분석 ▲탐사선 달 착륙 ▲우주인 달 착륙 후 귀환의 3단계로 이뤄져 있다. 중국은 달 탐사 이후 우주인이 우주에 단기 체류할 수 있는 캡슐을 발사하고 우주선과 다른 비행체가 도킹하는 기술을 개발, 우주 정거장 건설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oilman@seoul.co.kr
  • 사막에서 길을 묻다

    사막에서 길을 묻다

    우리는 달렸다. 타클라마칸, 그 죽음의 사막을 향해. 자갈길을 가로지르고 강을 건너 5000여 ㎞를 내달렸다.‘돌아올 수 없는 곳’이라는 뜻을 가진, 살고 싶지 않은 자와 미친 자가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이 전해 내려온다는 그 사막을 향해. 그러나 15박16일을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달려 간 그 사막 입구에는 ‘황량한 사막은 있어도 황량한 인생은 없다’, 그렇게 씌어 있었다. 붉은 글씨로. 아, 아 그렇지! 황, 량, 한 인생, 은 없지…. 마치 달려오던 가속도를 어쩌지 못해서인 듯, 온 몸이 앞으로 울컥 쏠렸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고 섰다. 등골에서 짜르르 전류가 흐르는 듯하다.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우리가 홀린 듯 이 먼 길을 내달아 온 것은 이런 글귀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예감 때문은 아니었을까. 사막을 꿈꿔왔다. 아주 오래전부터. 삶의 고비마다 언뜻언뜻 떠오르는 낯익은 영상이었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날카로운 햇살이 온 몸에 쏟아진다. 마른 먼지가 콧속을 파고들며 숨을 막고, 입안에선 으적으적 모래가 씹힌다. 갈증은 이미 오래전에 통증으로 바뀌었고, 모래밭은 펄보다 더 힘겹다.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나름대로 비장하다. 그러나 나는 이 장면에서 한껏 더 상상력을 부풀려 본다. 마침내는 햇살에 바래고 모래먼지에 찌든 내 신발 코 끝에, 죽은 자의 늑골이 아른아른 겹쳐 보일 때까지. 그런 극한점에 맞서보고 싶었다. 이 여행에 대한 제의를 받은 건 7월 초였다.8박9일 일정의 실크로드 패키지 여행을 준비하던 내게, 여행자들이 한국에서 가져간 지프를 직접 몰아 중국 대륙을 횡단한다는 프로그램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더구나 사막에서의 야영이라니! 앞뒤 생각 없이 큰소리로 “네!”해버렸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더라도 처음부터 28일 전 일정을 참가해야 한다고 했다면 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세상에! 사나흘도 아니고, 일주일도 아니고, 열흘도 아니고. 난 그렇게 오랫동안 내가 없는 우리 집을, 학교를, 나를 둘러 싼 크고 작은 일상들을 상상조차 해 본 적이 없었다. “전 일정은 한 달쯤 되나 봐요. 하지만 그걸 다 따라 다닐 수 있으시겠어요. 앞 뒤 자르고 한 8박9일 정도면 어떠세요?” 그렇게 시작했지만 출발일이 다가올수록 일정은 길어졌다. “근데 한 보름은 되어야 그 맛을 느낄 수 있지 않으시겠어요?” “보름이나 이십일이나…. 근데 이런 여행 쉽지 않거든요.” “따로 돌아오실 비행기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네요.” “29일 날 도착한다고 각오를 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마지막 말을 들었을 때, 난 이미 말라리아와 장티푸스 주사를 맞았고, 짧은 반바지에서 겨울 점퍼까지를 꾸려 짐을 싸둔 다음이었다. 가슴속에서 소용돌이가 일었다. 심호흡을 한 뒤 대답했다. “좋아요. 가겠습니다.” 전화를 끊으며 내가 살아 돌아올 수 있을까, 하는 엄살기 가득한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여행은 톈진항에서 배를 타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현장법사가 불전을 구하기 위해 간 길, 바리데기 공주가 죽은 자를 살릴 샘물을 구하기 위해 지나간 길, 고선지 장군이 서역 정벌을 위해 나선 길, 실크로드의 아버지라 불리는 장건,‘동방견문록’의 저자 마르코 폴로가 지나간 길, 실크를 비롯한 동서양의 온갖 것들이 교류한 이 길…. 이 길을 다섯 대의 지프가 달린다는 것이다. 오프로드를 포함해서 하루 몇백㎞를 달리고 또 달리다가, 사막을 만나면 사막에서, 바다만큼 큰 호수를 만나면 호숫가에서 야영을 한다는 것이다. 멋지다. 하룻밤을 배에서 자면서 톈진에 도착한 다음, 베이징, 타이위안, 시안, 란저우, 우웨이, 금창, 바단지린 사막, 가우대, 청수, 주취안, 둔황, 하미, 투르판, 우루무치, 쿠얼러를 빠르게 지나쳐 마침내 타클라마칸 사막에 닿았다. 인천항을 떠난 지 열엿새 만이었다. 그러나 타클라마칸은 예전의 타클라마칸이 아니었다. 사막 한가운데로 잘 닦인 아스팔트가 서늘할 만큼 시원스레 뚫려 있고, 몇㎞ 간격으로 물탱크를 포함한 대피소가 줄지어 있었다. 그 옛날, 나는 새도 통과하지 못한다는 그 타클라마칸은 이미 아니었다. 그러나 여전히 녹록지 않은 타클라마칸은 카라부란으로 우리를 맞았다. 그 옛날 죽음의 모래바람이라 불리던 카라부란이다. 타클라마칸에 진입했다는 흥분을 가까스로 가라앉히며 사막 깊숙이 자리를 잡고 서둘러 간단한 저녁 식사를 하려는데, 모래 바람이 일었다. 처음엔 코펠이 뚜르르 굴렀다. 뒤이어 텐트가 뿌리 뽑힌 풀단처럼 힘없이 날아가 버렸다. 눈을 뜰 수가 없었다. 아니, 숨을 쉴 수가 없었다. 흙탕물에 빠진 것처럼 시야가 흐려졌다. 서둘러 지프에 달려 올라가 문을 닫았다. 설마 지프는 안 날아가겠지.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나는 눈을 감았다. 솩, 쉬르르 차창에 부딪치는 모래바람의 소리가 여전했다. 대개 중국쪽 실크로드의 시작을 서안이라고 본다.1000여년 동안 중국의 수도였던 도시. 장안이라는 옛 이름을 가진 이 도시는, 농사짓는 것보다 농사짓다 발견한 유물을 내다 파는 것이 더 낫다는 고도이다. 서안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죽은 진시왕의 잔영이었다.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왕.13세의 어린 나이에 진왕에 즉위하였으며 39세에 중국 역사상 가장 거대한 통일 국가를 세운 사람. 자신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스스로를 ‘태황의 황과 오제 제’를 따서 황제라고 칭하고, 자신을 시황제라 부르게 명 한 사람. 그는 선남선녀를 골라 불로장생할 선약을 구해오라는 전대미문의 특명을 내리고, 또 한편으로는 즉위하자마자 죽을 때까지, 자신의 묘가 될 지하궁전을 팠다. 아직 발굴되지 않은 이 무덤은 ‘관은 동으로 주조했고 무덤 내부에는 각종 보석으로 궁전과 누각의 모형을 세웠다. 수은으로 바다와 강을 흐르게 했고 천장에는 진주를 아로 새긴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들어 달았다.’고 전해진다.30만명이 석 달 동안 왕릉에 보물을 실어 날랐다 한다. 그는 또 죽은 다음에 자신을 지킬 군사들을 만들어 도열시켰다. 보병, 전차대, 포대로 이루어진 신장 180m안팎의 실물크기 흙 인형 수천명으로 지하군단을 만들어 자신의 능에서 1.5㎞ 떨어진 거리에 배치해 두었다.1호 갱에 약 6000명,2호 갱에 약2000면 3호 갱에 68명의 테라코타 병사가 사열해 있다. 결국 그는 여러 형태의 ‘영생’을 준비한 것이다. 하긴 그렇기도 하겠다. 그 넓은 대륙을 통일한 젊은 왕에게 아쉽고 그리운 것이 그 영화를 영원히 누릴 수 있는 영생뿐, 더 무엇이 있었을까? 하지만 그것들을 만든 진시황의 백성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그의 나라는 3대 15년 만에(항우에게)멸망하였다. 문자, 도량형, 화폐를 통일하고, 그 시절에 전국적인 도로망을 거미줄처럼 짜고, 운하를 파고 만리장성을 쌓고 아방궁을 짓는 등 어마어마한 일을 해낸 이 황제와 관련된 유적은 그러나 아직 다 발굴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가이드는 그때와 공기가 달라 유물이 상할 염려가 있고, 무덤 안에 함정이 많고 엄청난 양의 수은이 있어 위험하며, 후손들이 먹고 살 관광 자원을 남겨주기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 한쪽으로는 기술이 부족해서 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그에 관한 미확인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준다. 예전에, 중국을 방문한 일본 총리가 그 유적 발굴을 제안했다 한다. 일본의 기술력을 제공할 테니 발굴한 보물의 3분의1을 달라고. 주석이 껄껄 웃으며 ‘이 안에 든 보물이면 네 나라 전부를 살 수도 있을 거다.’고 대답했단다. 그 조상에 그 후손임을 보여주는 대목이 아닌가 싶다. 벌컥, 차문이 열리면서 남대장이 소리쳤다. “바람 없어졌어요. 나오세요!” 어느새 눈앞에는 사막의 밤이 펼쳐져 있다. 어두운 밤하늘에서 별이 튕겨져 나올 듯 반짝였다. ‘돌아올 수 없는 곳’이 어디 타클라마칸뿐일까. 때때로 살고 싶지 않고 미칠 듯한 기분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나는 심호흡을 하며 다시 사막에 발을 내디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량한 인생은 없다.’는 믿음으로. 죽음의 카라부란은 멈췄고, 모래는 아직 따뜻했다. 그리고 사막의 밤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신비로웠다. ●글쓴이 이윤희 교수는 동화작가, 문학박사,‘아침햇살’발행인. 인천재능대 아동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작품집으로는 ‘네가 하늘이다’‘꿈꾸는 호랑이 우화’를 비롯한 철학동화시리즈 18권 등이 있다. ■ 무선통신, 날아오다 2004년8월2일 11시, 인천항 실크로드 오버랜드 원정대는 8월2일 오전 11시에 인천항 제2부두에 집결했다. 출발 인원은 총 12명, 한국인 10명과 터키인 2명이었으며, 중국에서 터키인 1명과 중국인 5명이 합류할 예정이다. 거추장스럽고 부피스러운 짐은 이미 지프에 실어 앞서 보냈다. 가벼운 마음으로 배에 올랐다. 순조로운 출항이다. 8월3일 13시. 천톈항 서둘러 천톈항 출구에 섰다. 까마득한 멀리에는 인천을, 가까이에는 25시간 동안 우리를 싣고 온 여객선 진천 페리를 등 뒤에 둔 채다. “와!” 거기, 중화인민공화국 천진항 광장에, 먼저 도착한 차들이 늠름한 모습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모두 5대였다.4+4 SILKROAD EXPEDITION.TRANS TACLAMAKAN.ROK 스티커 글씨가 도드라졌다. 눈이 부셨다. 그리고 비로소 가슴이 뛰었다. ‘아아, 드디어 시작이다! 이동거리 1만㎞를 훌쩍 넘는 28일간의 여행. 우리차로 실크로드를 달린다! 중국을 횡단한다!’ 나는 사뭇 뛰었다. 지프를 향해. ★중국의 4대미인은 누구?(답? 곳곳에 숨어있어요^^) 8월3일 15시, 베이징을 향해 우리차가 달린다. 중국 고속도로를 시속 100㎞로. 창문을 모두 열어 젖혔다. 나,58년 개띠. 오프로드 여행 경험 전혀 없음. 대학교수. 유부녀…. 그러나 그 순간 이 모든 것을 잊었다.‘우리는 간다, 하늘도 부른다….’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햇살은 유리처럼 투명했고, 살짝 따가웠다. 승차 배치도 진행차:다이장(중국측 여행사 사장), 도용(현지 가이드). 살인미소(중국인 정비사). 여성스태프 1호차: 남대장(38·오버랜드 대표), 나(유니), 비니(34·스태프, 통역). 진피디(29·스태프, 영상담당)·2호차:한·최 안젤라 부부(47,45·사업가)·3호차:최 노익장(67·독일 국적의 CEO), 김원장(50·복지시설 운영)·4호차:임 흑기사 부자(51,29·사업가, 대학생)·5호차:하칸(29·터키인 사업가)등 터키인 일행 ●답(1) 그녀의 자태에 꽃이 부끄러워 스스로 잎을 말아 올렸다는 양귀비(수화·羞花) 8월4일 14시, 베이징 베이징에서 합류하기로 한 터키인 일행 하나가 예정보다 늦어지고 있었다. 그를 기다리는 사이, 캔맥주가 돌았다. 남대장:수도자가 고행을 하는 마음으로 이런 여행을 합니다. 일종의 종교 의식이지요. 한·최 안젤라 부부:모험이잖아요. 꿈꾸는 듯한. 임 흑기사 부자:재미있을 것 같아서요. 최 노익장:중국을 횡단이라, 정말 멋지잖습니까? 더구나 내 차로 직접 운전을 하는데! 김원장:새로운 패턴의 여행이라서요. 하칸:어린 시절부터 실크로드를 꿈꿔 왔습니다. 이번 여행은 그 꿈이 실현되는 것입니다. 가슴이 뜁니다. 그들의 얼굴이 발그레해진 것이 캔 맥주 탓만은 아닐 것이다. 나는 맥주를 홀짝거리며 서유기를 생각했다. 불전을 구하러, 혹은 죽은 자를 살릴 생명수를 구하러 이 길을 지났을 삼장법사와 바리데기 공주를 생각했다. 그리고 수많은 상인과 기술자와 병사와 예술가를 생각했다. 그리고 빌었다. 그들의 꿈과 사랑이 먼먼 후손인 내게도 자지러지도록 생생하게 전해지기를. 그리하여 그로인해 내 삶이 얼마간 풍요롭고 따스해지기를. 브라보! 우리는 다시한번 맥주 캔을 맞부딪쳤다. ●답(2) 그녀가 강변에 서서 강물을 바라보니 그 아름다움에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잊고 물속에 가라앉았다는 서시(침어·沈魚) 8월5일 14시, 시안 가는 길 그러나 정말 쉽지 않았다. 온갖 것들이 우리의 발목을 잡았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공사중’은 그렇다 치자. 하지만 사실 이것은 그렇다 칠 일이 아니다.‘공사중’이 너무 많았다. 아니 중국 전역이 ‘공사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곳곳에서 공사를 하고 있었다.(더구나 그들은 지나는 차량에 대해서는 아무 배려가 없었다. 아무런 안내나 대안 제시도 없이 길 전체를 막아버린 곳도 몇 군데 있었다.‘우리는 지금 공사를 하고 있으니 너희들이 알아서 가라’는 식이었다.)곳곳에서 만나는 비포장도로도 또 그렇다 치자.(왜냐하면 땅이 너무 넓어서 포장하는데 시간이 걸린다는데 할 말이 별로 없으니까.)그러나 포장도로도 비포장 못지않게 차를 널뛰기하게 만든다는 것은 좀 그랬다. 자세히 보니 아스팔트가 바퀴 자국을 따라 깊게 패었다. 과적 차량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과적을 하지 않은 트럭이 별로 눈에 띄지 않았다. 정말 어마어마한 물동량이 움직이고 있었다!(하긴 우리 팀도 과적을 했다. 우리는 짐에 치여 쪼그리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28일간의 긴 여행’,‘사막에서의 야영’이라는 점에 모두들 긴장한 탓이었다.) 먼지와 매연도 문제였다. 그리고 따끔거릴 만큼 지독한 햇살과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높은 온도, 장거리 주행 등이 엔진을 과열시켰다. 우리는 심통 난 아이 달래듯 차를 달래가며 몰았다. 그래도 어떤 차는 가끔씩 푸쿠쿡, 키다닥 하는 이상한 소리를 내며 속력을 떨어뜨렸다. 아슬아슬했다. 8월6일 15시, 화청지 마침내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당 현종과 양귀비가 온갖 사치를 즐기며 장안과 화청지를 오가며 세월을 보내곤 했다는 설명을 듣고 있는데, 터키인 일행의 사고 소식이 날아들었다. 한 이틀 다른 곳을 들렀다가 합류하기로 한 사람들이다. 교통사고. 정비 불량과 과속으로 인한 전복 사고란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지만 일행은 모두 할 말을 잃었다. 이제 막 본격적인 시작인데…. 게다가 그중에는 터키의 ‘정주영’이 섞여 있단다. 선박회사를 17개인가 갖고 있고, 보험회사를 또 몇 개 갖고 있고 그리고…. 그런 사람이 우리와 함께 여행을 하려다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믿기 어려웠다. 터키엔 여행사가 없나? 그런데 알고 보니 그럴만한 사연이 있었다. 중국 서쪽, 우리가 흔히 ‘서역’이라고 부르는 그곳이 터키와 특별한 관계가 있다는 것이었다. 마치 우리나라와 연변 조선족과의 관계와 비슷한. 그래서 터키인들은 그쪽 지방을 여행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터키인들이 그들, 소수민족을 부추겨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예를 들자면 독립운동 같은, 중국정부의 입장에서 볼 때 동의할 수 없는)을 할까봐 여행을 허가해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한국인들 틈에 슬쩍 끼어서 그곳을 가려 했는데 그만 사고가 난 것이었다. 첫 번째 대형 사고였다. 8월7일 10시 40분, 란저우 가는 길 막히는 길을 가까스로 통과해 주유소에 도착했다.“날씨까지 꾀죄죄하네요.”기름을 넣고 있는 차들 뒤에서 고개 돌리기를 하며 가볍게 몸을 풀고 있는데, 아들 흑기사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그랬다. 하늘빛은 칙칙하고 우리는 기분전환이 필요했다. 이심전심일까?안젤라의 남편 한씨가 장난기를 발동시켰다. 기름을 넣고 있는 자기 차 보닛에 검은 색 보드마커로 ‘갑시다, 실크로드!’라고 휘갈겨 썼다. 그러고는 부인 안젤라에게 펜대를 넘겼다. 안젤라는 ‘타클라마칸을 향해서!’ 썼다. 모두 신났다. 최 노익장은 당신 차 이마에 해골표시를 그려 넣었다. 남대장은 인천에서 출발하여, 다시 인천까지 오는 전 일정을 차에 뺑뺑 돌아가며 써 넣었다. 나는 자꾸만 꾸르륵거리는 차 콧잔등에 ‘잘 달려라, 착하지. 말썽피지 말고!’라고 썼다. 그리고 슬그머니 쓰다듬어 주었다. 8월9일 12시, 무위 ●답(3) 그녀가 비파를 연주하니 기러기가 그 용모를 보느라 날갯짓하는 것도 잊고 땅에 떨어져 버렸다는 왕소군(낙안·落雁) 8월9일 12시, 무위 그러나 차는 여전히 불안 불안했다. 한 팀은 차를 정비하고, 나머지 한 팀은 장을 본 후 점심을 먹었다. 양갈비찜이 나왔다. 찌그러진 넓적한 양은그릇에 큼지막한 살덩이가 붙은 양 갈비 한 개가 담겨있는 것이, 꼭 개밥 같았다. 저녁에 있을 사막에서의 야영을 위해 준비한 음식들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렸다. 8월10일 12시30분, 바단지린 사막 야영을 잘 끝내고 사막을 빠져나오려는데, 갑자기 2호차 꽁무니에서 검은 연기가 쿨룩쿨룩 쏟아졌다. 또 다른 대형 사고였다. 엔진은 정지했고, 차는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고장난 차는 1호차가 견인해서 정비소로 가고, 나머지는 사막에서 그들이 돌아오길 기다렸다. 그늘 한점 없는 땡볕아래 햇살은 점점 강해지고, 끼니때가 되었는데도 식당은 멀디 멀었다. 우리는 임시 휴게소를 만들었다. 남은 차 둘을 나란히 대고 , 그 위에 텐트를 덮어 그늘을 만들어 쭈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라면을 끓이고 커피를 탔다. “죽인다, 커피향!” 우리는 애써 큰소리로 웃어댔다. ●답(4) 그녀의 미모가 너무 아름다워 달도 구름 뒤에 숨었다는 초선(폐월·閉月) 8월11일 20시, 가욕관에서 둔황으로 결국 그들 차 두 대는 돌아오지 못했다. 우리는 차 3대에 짐을 포개고 또 포갠 뒤, 그 사이에 끼어 앉았다. 그리고 일정을 그대로 진행했다.2m앞이 안 보이는 먼지 길 양옆에 아스라한 낭떠러지가 이어져도, 문을 꼭 닫은 차안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기침이 컥컥 나올 만큼 독한 ‘원조황사’가 길을 막아도, 그대로 뚫고 달렸다. 생명 보험을 하나 더 들어놓고 올걸! 나는 콩 튀듯 탕탕 거리는 차 안에서 생각했다. 해를 따라 서쪽으로, 서쪽으로 나아가는 길, 해는 지지도 못하고 저녁 8시가 넘는 시각에도 낮처럼 환하다. 8월12일 17시, 명사산 아름답다. 달밤이면 모래가 우는 소리를 낸다는 산. 해질녘, 그 산을 낙타를 타고 오른다. 출렁출렁, 낙타의 발걸음에 따라 내 몸이 흔들린다. 방울소리도 흔들린다. 8월13일 18시, 하미 주위에 있는 산들이 온통 시커멓다. 철성분이 많아 그렇단다. 그 산 사이에 난 협곡을 달리고 달려 신장 자치주에 닿았다. 무섭게 바람이 불었다. 이 근처는 사철 그렇게 바람이 많은 곳이라고. 이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투르판은 ‘불의 땅’ 외에도 ‘바람의 창고’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20시에 하미과로 유명한 하미에 도착해 저녁 대신 과일로 허기를 채웠다. 배가 봉긋해졌다. 8월14일 18시, 투르판 위구르족 민속쇼를 관람했다. 남대장이 모종의 작업을 한 덕분에 나도 위구르족 아가씨로 분장하고 공연에 잠깐 끼어들었다. 위구르의 전통 악기 소리는 맑고 탱글탱글했다. 우거진 포도 넝쿨 아래서, 붉은 드레스를 입고 춤을 추면서, 나는 잠시 먼 이국의 여인이 되는 꿈을 꾸었다. 한여름, 축제의 밤은 열기를 더해갔다. 8월15일 11시, 우루무치 포도 농원에 갔다. 위구르 말로 ‘아름다운 목장’ 이라는 뜻을 가진 우루무치는 커다란 오아시스 도시다. 야자수가 두어 그루 있는, 우리가 오아시스라고 하면 흔히 머리에 떠올리는 그런 고즈넉한 풍경이 아니라 포도나무가 바다처럼 펼쳐져 있는.20∼30종은 넘어 보이는 건포도가 신기했다. 노랑색, 황금색 외에도 송이째 말린 건포도, 씨가 씹히는 건포도, 달콤한 것, 약간 시큼한 것…. 나는 번개처럼 건포도를 한 짐 싸서 챙겼다.‘아줌마’라 흉을 봐도 어쩔 수 없다. 나는 독하게 맘을 먹었다. 맛보여주고 싶은 고국의 ‘동포’들이 목에 걸리고 눈에 밟혀 어쩔 수 없었다. ■ 지프로 오지를 달리고 싶다면 챌린지 전문탐험 기획사인 ㈜오버랜드 엔터테이먼트(www.overland.co.kr)는 자신의 자동차를 직접 운전해 실크로드 등 세계 오지를 탐험하는 이색적인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오버랜드를 운영하는 남기환(38)대표는 1999년 런던∼서울 단독횡단과 2002년 유라시아 횡단팀을 이끈 오지탐험 전문가. 그는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지프를 타고 황량한 들판과 거친 사막, 별이 쏟아지는 초원에서 야영을 즐기는 새로운 형태의 여행 개척하고 있다. 주요 상품은 죽음의 사막 타클라마칸까지 이어지는 ‘트랜스 타클라마칸’, 히말라야의 만년설을 끼고 도는 ‘트랜스 히말라야’, 중국 성도에서 티벳까지 찝차을 이용 ‘천장공로 하늘여행’ 등 다양한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오지 캠핑 상품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국내 산간벽지를 찾아 다니며 캠핑과 야영을 즐기는 1박 2일,2박 3일 오지여행도 정기적으로 진행된다. 비용은 일정에 따라 다른 만큼 오버랜드(02-522-0228)에 직접 문의하면 된다.
  • 16일 아시아음악축제

    한국에서 일하는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에게 고국의 시와 노래를 선사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사단법인 아시아문화네트워크(공동대표 강태형 김남일 김지숙)는 16일 오후 5시 서울 국립극장 별맞이터에서 ‘주한 아시아인과 함께 하는 음악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를 위해 베트남의 국가 인민가수 탄 호아와 당증, 인민배우 짜 장을 비롯해 몽골 최고의 인기가수 바이살랑, 네르기가 특별히 초청됐다. 우리 가수로는 장사익과 손병휘가 참여한다. 공연에서는 한국, 베트남, 몽골, 필리핀,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6개국의 시로 만들어진 노래가 불려진다. 도종환 시인의 ‘오늘 하루’, 안도현 시인의 ‘그대를 만나기 전에’를 포함해 베트남의 시노래 ‘관호 강가에 있는 사랑’, 몽골의 ‘초원의 내고향이여’, 필리핀의 ‘사랑이란 무엇일까’, 인도네시아의 ‘작은 아가씨’등이 각 나라의 언어로 소개된다. 이와 함께 국립국악원 민속악단과 창작악단이 펼치는 ‘한국의 소리’공연에서는 ‘천년만세’‘강강술래 변주곡’‘소양강’등 한국 전통가락의 흥과 정취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15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아시아문학축제’의 하나로 마련됐다. 첫날에는 아시아 이주노동자와 유학생, 아시아 작가와 한국 작가가 함께 참여하는 ‘한국문화체험’행사를 갖는다. 부여 일대의 문화유적을 둘러보고, 사물놀이 교육관을 견학할 예정.17일에는 중앙대학교 아트센터에서 심포지엄 ‘아시아문학의 현재를 말한다’를 개최한다. 아시아문화네트워크는 지난 6월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한국문학 아시아 순회특강’을 개최하는 등 아시아적 가치의 공유와 연대를 위한 문화활동에 앞장서고 있다.(02)821-5055.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충북 제천시 월악산

    충북 제천시 월악산

    평화롭게 졸고 있는 충주호와 함께 하는 월악산, 유명짜한 산정호수를 끼고 있는 명성산, 의암호를 굽어보는 삼악산, 합천호 맑은 물에 제 그림자를 띄운 악견산…. 아름다운 호수를 거느리고 있어 더욱 가보고 싶은 우리의 산 산 산. 세상에 산 좋고 길 좋고 또 물까지 좋은 곳이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바로 무릉도원이 아닌가. 이번 주말엔 힘겨웠던 날들을 뒤로 하고 ‘호반산행’에 나서 보자. 가을산이 부른다. 우리의 지친 영혼에 햇살처럼 다가와 어서 동참하라고 손짓한다. 이젠 그 별유 풍경을 온전히 내 것으로 만들 차례. 푸른 호반에서 불어오는 삽상한 바람을 가슴 깊숙이 들이켜 보자. 제천 글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북으론 충주호반이 휘감아 돌고, 동으론 단양 8경과 소백산국립공원, 남으론 문경새재와 속리산국립공원이 에워싸고 있는 곳. 충북 제천의 월악산은 진정 이름 값을 하는 산이었다.‘제2의 금강산’‘동양의 알프스’라는 말이 결코 헛말이 아님을 입증이라도 하듯, 월악은 의연히 그 웅장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주중에 찾은 월악은 인적이 드물어 호젓한 느낌마저 안겨줬다. 월악산은 백두대간이 소백산에서 속리산으로 연결되는 중간에 자리잡고 있다. 험준한 산세와 맹호처럼 치솟은 기암단애에 먼저 압도되고마는 한국의 대표적인 ‘남성적’ 분위기의 산이 바로 월악산이다. 산행 길은 덕주사∼마애불∼960고지∼영봉(정상)∼송계삼거리∼동창교에 이르는 덕주골 코스로 잡았다. 덕주사에서 정상인 영봉까지는 4.9㎞. 총 소요시간은 왕복 6시간 가까이 걸린다. 월악산에는 통일신라 말기 마의태자와 그의 누이 덕주공주의 전설이 서려있다. 신라 진평왕 9년에 창건한 덕주사의 원래 이름은 월악사. 달이 뜨면 영봉에 걸린다고 해서 ‘월악’이란 이름을 얻었다. 경순왕의 딸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품고 이곳에 피신하면서 덕주사로 불렸다고 한다. 절이 있는 골짜기가 덕주골이다. 덕주사에서 능선에 오르려면 10여분 계곡을 끼고 가다 갈림길에서 덕주사 마애불(보물 406호) 표지판을 따라 가야 한다. 덕주사에서 ‘중간기착지’인 960고지까지는 대략 2시간 거리.960고지 뒤로는 포암산, 주흘산 등 다양한 형태의 산들이 저마다 들쭉날쭉 제 모습을 자랑하고 있다. 960고지에서 보면 영봉은 바로 코앞에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정상까지 가려면 바위 봉우리를 뒤로 한참 돌아 철제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한다. 정상에 이르는 길은 그리 녹록지 않다. 곳곳에 보호망이 쳐져있지만 정규 등산로를 이용하지 않으면 낙석·추락사고의 위험이 있다. 산길에는 크고 작은 날선 돌들이 널려 있어 초보 등산자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마침내 월악산의 주봉인 영봉. 국사봉으로도 불리는 영봉은 해발 1097m, 높이 150m, 둘레가 4㎞에 이르는 거대한 암봉이다.‘신라 5악’의 하나로 예로부터 신령스러운 봉우리로 여겨졌다. 사방이 훤히 트인 영봉에서는 평화로운 충주호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월악산 주변에는 충주호반을 비롯해 문경새재도립공원, 제천 의림지, 단양 적성의 선사유적지 등 문화경관자원이 곳곳에 있다. 또 송계계곡, 용하구곡 등 명승지들이 깃들여 있어 장관을 이룬다. 송계계곡은 한때 명성왕후의 별궁이 있었다는 곳이다. 월악산 국립공원 안에는 덕주사, 신륵사 등 전통사찰과 마애불, 덕주산성 등 수많은 문화재들이 있어 살아 있는 역사교육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승용차로 가면 중앙고속도로 서제천 IC∼5번국도∼제천시내∼597지방도(청풍경유)∼36번국도(충주방면)∼한수면 송계리(월악산국립공원) 코스를 택하는 것이 좋다. 버스편으로는 동서울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타고 제천에서 하차, 청풍행 시내버스를 타면 월악산이 있는 제천 덕산면에 이른다. 월악산국립공원 입장료는 어른 1600원 중·고등학생·군인 600원 어린이 300원. 문의 월악산국립공원 관리사무소(043-653-3250) ●경기 포천 명성산 경기도 포천군 영북면과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사이에 위치한 명성산(922m)은 호반유원지로 유명한 산정호수를 끼고 있다. 정상에서 남쪽으로 뻗은 주능선의 서쪽과 남쪽은 산세가 가파르지만 동쪽은 완만한 초원지대를 이루고 있다. 산정호수를 끼고 있는 초원능선이 절경. 산정호수∼자인사∼삼각봉∼정상에 이르는 코스를 권할 만하다. 산행시간은 왕복 약 3시간. 산정호수 관광지부(031-532-6135). ●전남 담양 추월산 전남 5대 명산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추월산(731m)은 담양읍에서 13㎞ 정도 떨어져 있다. 담양군 최북단인 용면 월계리와 전북 순창 북흥면과 도경계를 이루는 곳. 울창한 수림과 기암괴석, 깎아지른 듯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처져 있다. 정상에서 굽어보는담양호와 주변경치가 압권. 추월산은 인근 금성산성과 함께 임진왜란 당시 격전지였으며, 동학군이 마지막으로 항거했던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담양군 문화레저관광과(061-380-3141). ●강원 춘천 삼악산 서울에서 북쪽으로 80㎞쯤 떨어진 삼악산은 경춘국도변에서 가까운 만큼 수도권 시민들의 일일 여행코스로 추천할 만하다.10m 높이의 아담한 제1폭포를 시작으로 제2,3폭포와 선녀탕을 경유해 삼악산 주봉(654m)을 오르는 등산로는 그다지 험하지 않아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의암호와 북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정상에 서면 마치 다도해에 떠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 협곡과 아기자기한 바위능선이 절경을 연출한다. 왕복 3시간 소요. 춘천시 시설관리공단(033-242-2035). ●경남 합천 악견산 경남 합천군 대병면에 자리잡고 있는 악견산(491.7m)은 주변의 합천호를 조망할 수 있는 아름다운 산이다. 인근의 금성산, 허굴산과 더불어 세 산이 합천호 맑은 물에 잠긴 모습은 한 폭의 동양화 같다. 악견산 정상에는 임진왜란 때 의병들이 왜적과 격전을 벌였던 악견산성이 있다. 민족혼이 살아 숨쉬는 유서깊은 곳이다. 합천군청(055-930-3751).
  • “지구선 더 갈 곳이 없다”

    미국의 백만장자 과학자 그레고리 올슨(60)이 1일(현지시간) 사상 세번째 개인 우주관광에 나섰다. 2000만달러(약 200억원)를 내고 우주 관광에 나선 올슨은 물리학자 출신으로 뉴저지주 프린스턴에 본사를 둔 적외선 카메라 제조사를 공동 창업한 인물이다. 올슨과 러시아 우주비행사 발레리 토라레프, 미국인 비행사 윌리엄 맥아더가 탑승한 러시아 우주선 소유즈 TMA-7은 이날 오전 7시55분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된 뒤 9분 만에 지구 궤도에 정상 진입했다고 우주센터측이 밝혔다. 이 우주선은 3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할 예정이며 올슨은 이곳에서 8일간 머문 뒤 11일 카자흐스탄의 초원지대로 귀환한다.ISS에서 장기 체류해온 러시아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크리칼리오프와 미국인 비행사 존 필립스가 동행, 귀환한다. 올슨은 우주선 탑승에 앞서 “로켓이 발사된 뒤 아주 편안하고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박은영의 DVD 레서피] 물기어린, 10대의 모든 것

    [박은영의 DVD 레서피] 물기어린, 10대의 모든 것

    성인이 되기 위한 통과의례는 때때로 혹독하다. 아프리카의 한 부족은 14세나 15세가 된 소년을 사바나 초원으로 보내 사자와 대결하게 했다고 한다. 남태평양 펜타코스트 섬의 원주민들은 소년의 발목에 덩굴을 감아 높은 탑 위에서 떨어뜨렸다. 무모한 성인식으로 인해 수없는 아이들이 어른이 되지도 못하고 죽었지만 아직도 일부 원시 부족사회에선 이런 성인식이 치러진다고 한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통과의례를 보여 준다.‘러브레터’ ‘하나와 앨리스’의 달콤한 학창시절은 사라지고, 어두운 구덩이에 갇혀 날아보지도 못하고 썩어가는 나비처럼 아이들의 십대는 잔인하고 아프기만 하다. 이와이 지가 “자신의 유작이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을 만큼 오랫동안 공을 들인 아름다운 영상은 발군이다. 여기에 서정적인 음악이 더해져 감성적인 울림도 크다. 할리우드의 청춘호러는 10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성적 방종과 무모함으로 점철된 그들은 의기투합해 장거리 여행을 감행하고 살인마에게 잔혹하게 살해된다.‘하우스 오브 왁스’는 ‘13일의 금요일’의 캠프 호러를 반복하면서 샴쌍둥이 빈센트 형제가 완성한 끔찍한 밀랍 전리품들을 찬찬히 보여 준다.‘릴리 슈슈의 모든 것’과 ‘하우스 오브 왁스’는 전혀 다른 영화지만 박제된다는 점,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은 십대를 그린다는 점에선 묘하게 닮았다.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이전 이와이 지 영화들이 어두운 소재라고 해도 일말의 희망을 남겨 두었던 것과 달리 이 영화는 ‘차라리 1999년에 지구가 멸망했더라면’ 하고 바라는 아이들의 고통스러운 현실을 보여 준다. 가족해체를 경험한 뒤 폭력적으로 변한 친구와 이제 그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한 소년의 우울한 이야기는 원조교제 소녀와 왕따 문제까지 확장된다. 이와이 지의 물기어린 영상은 여전히 기막히게 아름답다. 녹색을 주조로 한 풍성한 색감과 투명한 화질에 읊조리는 듯한 몽환적인 노래와 드뷔시의 피아노 선율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이 타이틀은 ‘이와이 지 박스세트’ 안에 포함되어 있다. ●하우스 오브 왁스 ‘13일의 금요일’의 줄거리에 ‘스크림’ 같은 팝콘 호러의 감각을 짜깁기했다.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 조엘 실버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이 만든 호러 전문 영화사 ‘다크캐슬’이 제작한 다섯번째 영화인 만큼 오락영화로서 제몫을 한다. 엘리샤 커스버트, 채드 마이클 머레이, 패리스 힐튼 등 스타들을 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사실적인 세트와 살아있는 듯한 인형들의 모습이 섬뜩하게 표현되었으며, 빼어나달 순 없지만 5.1 채널 입체음향도 몇몇 액션장면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배우들의 비디오 코멘터리, 조엘 실버의 유머러스한 작품설명 등 부가영상도 볼만하다. DVD칼럼니스트 mlue@naver.com
  •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배지환의 DICA FREE oh~] 주제가 있는 사진

    이번 주는 주제가 있는 연출에 초점을 맞춘다. 우리는 흔히 인물사진에는 꼭 얼굴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정관념은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 전에도 말했듯이 사진이란 기록적인 면 이외에 주제를 통해 촬영자 본인이 나타내고 싶은 느낌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나치게 기록적인 부분에만 치우치면 식상한 결과물이 나오기 십상이다. 물론 촬영자의 자기만족을 위한 촬영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좀 더 좋은 사진과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들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위 사진은 대관령삼양목장의 광대한 초원에서 촬영한 것이다. 자유를 표현하기 위해 피사체가 되는 모델에게 달리면서 뛰어오르는 포즈를 취해달라 요구했다. 때론 간단한 소품들이 멋진 역할을 해주기도 하는데, 위 사진의 경우 자동차 안에 있던 우산을 소품대용으로 사용해 그 느낌을 더해주고자 했다. 달리는 피사체를 촬영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위치가 계속 변하기 때문에 자동모드나 AV(조리개우선)모드 등으로 촬영할 때는 노출의 변화가 우려된다. 그래서 우선적으로 뛰어오를 위치에 모델을 세워놓고 노출을 측정했다. 모델이 뛰어오르는 순간을 포착하려면 셔터 스피드가 빨라야 하므로 1/500초로 고정했고, 푸른 초원의 아름다움을 나타내기 위해 렌즈는 광각계열의 28㎜를 썼다. 조리개값은 f:5.0, 감도는 100, 촬영모드는 매뉴얼로 몇 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맘에 드는 사진 한장을 건졌다. 하늘에 구름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사진은 주관적인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것이라 가끔 본인의 주제를 벗어나 다른 의미로 보여질 때가 있지만 위 사진을 보고 조금이라도 마음이 시원해지거나 자유의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여러분도 가을이 가기 전 대관령의 맑은 공기와 넓은 초원에서 멋진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 (www.cyworld.com/pewpew) ■ Photoshop 끝장내기 이미지 중에서 특정 색상을 강조하거나 혹은 색상을 보정할 때 쓰는 기능을 알아보자. 포토샵의 중요한 툴 가운데 하나다. 1. 포토샵으로 이미지를 불러온다. 2. 사진1과 같이 포토샵 메뉴의 Image에서 adjustments로 hue/saturation(ctrl+u)를 선택한다. 3. 그러면 사진2와 같은 색상을 조절할 수 있는 창이 뜬다. 4. 자신이 강조하고 싶은 색상을 선택한다. 여러 색의 송편 중에서 빨간색을 보정하려면 레드를 선택하고 나머지를 마우스로 움직이면 된다. 5. 사진3이나 4번처럼 빨간색만 흐리게 하거나 강조할 수 있다. Hue는 색상, 즉 색깔을 말하고,Saturation은 채도, 어떤 색상의 선명도.Lightness는 명암, 즉 밝기를 뜻한다. 채도를 조절하여 사진의 색감을 흑백에 가깝게 만들거나 완전히 흑백톤의 사진을 만들 수 있는 기능이다. 이는 레이어를 활용하여 원하는 색만 컬러로 남겨둔 채 나머지 부분만 흑백으로 만들 때 많이 사용되는 툴로, 묘한 색감을 내기 위한 첫단계에서 주로 사용된다. ■ [Q&A ] 싼데는 다 이유가 있다 Q. 인터넷 쇼핑몰에서 같은 기종의 디카라도 병행수입, 내수품, 정품 등에 따라 가격 차이가 심하던데 혹시 물건이 다른가요?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A. 내수품과 병행수입은 한마디로 정식 절차로 수입을 하지 않은 제품으로 가격은 저렴하지만 A/S, 제품교환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정품과 내수품의 차이 ‘정품’은 정식 수입회사가 지정된 관세를 지불하고, 자사의 이윤 및 A/S비용을 소비자가에 반영해 판매하는 제품을 말합니다. 반면 ‘내수’나 ‘병행수입’은 해외 카메라 생산회사에서 자국 시장에 판매하기 위한 물량을 업자들이 국내로 반입한 제품입니다. 정품과 내수품의 가장 큰 차이는 A/S에 있습니다. 정품일 경우 수입사에서 안전하게 서비스를 무상 1년에서 많게는 2년까지 받을 수 있지만 내수품의 경우 제품이 고장나면 국내 수입업체의 A/S를 제공받을 수 없거나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정품에는 MIC(한국전파인증)마크가 부착돼 있으며, 한글 설명서가 있고, 한글 메뉴가 지원됩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월드제품이라고 해서 한글이 지원되는 내수품도 있고,MIC마크까지 감쪽같이 위조하여 내수를 정품인양 판매하는 업체도 있다고 하니 수입사에 전화해 일련 번호를 확인하거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정품등록을 하는 것이 확실합니다. ■ 도움말 한국코닥 디지털영상사업부
  • [마광수의 섹스토리] 식용색소 화장

    [마광수의 섹스토리] 식용색소 화장

    나는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벽시계를 쳐다보았다. 나는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나의 ‘섹스피아’를 찾아오겠다고 한 미지의 여인은 분명 3시에 찾아오겠다고 나에게 이메일을 보냈었다. 그래서 나는 만사를 제쳐 놓고 그 여인에 대한 온갖 추측과 설렘을 달래가면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잠시 후 초인종이 울리자 나는 문을 열어주었다. 여인이 들어왔다. 마치 중동 여인 같은 복색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집안에 들어서자마자 탄성을 질렀다. “와…! 굉장한데요. 이제서야 당신 집 이름이 왜 섹스피아인가를 알게 됐어요. 저는 정말 이토록 환상적일 줄은 상상도 못했어요.” 나의 집은 ‘섹스피아’라는 이름에 걸맞게 섹스를 가장 환상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꾸며져 있었다. 그러한 시설 중에서 내가 가장 내세우고 싶은 것은 역시 거울이었다. 나의 방 모든 벽면은 마치 거울로 도배를 해놓은 것 같았다. 그런데 그것은 보통 거울이 아니었다. 외견상으로는 거울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상 고성능 컴퓨터의 제어를 받는 하이테크 기술이 접목된 최첨단 장치였다. 평상시에는 거울의 기능만을 수행하지만 섹스를 할 때는 그것이 황홀한 빛을 발하는 조명이 되기도 하고, 고화질의 영상이 상영되는 스크린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뭐니뭐니 해도 거울에서 레이저 광선을 발사해서 만들어내는 입체영상이 백미였다. 남녀가 섹스하고 있는 광경을, 레이저 광선을 허공에 투사시켜 그대로 재현한 것을 보고 있다고 상상해 보라. 정말로 그 황홀함이란 것은 실제로 보지 않은 사람은 상상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그러한 모든 기능을 섹스를 할 때 가장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해 주도록 프로그래밍이 되어진 소프트웨어가 내장된 컴퓨터다. 그때그때 상황을 판단하고 통제를 한다. 그리고 나의 ‘섹스피아’에는 음향시설이 완벽하게 구비돼 있다. 최대한 자연음에 가까운 소리를 재현하는 음향시스템은, 벽면에 설치되어 있는 거울과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어졌다. 만약 영상 시스템이 저녁 노을에 물들어 있는 바다의 정경을 연출한다고 해보자. 그러면 내 방안은 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된다. 실제로 허공에는 레이저 광선이 만든 갈매기들이 날아다닌다. 거기에 갈매기 소리를 닮아가는 여인의 신음소리…. 마치 물 위에 떠있는 침대 위에서 섹스를 하는 듯한 느낌…. 내가 안내하는 대로 집안을 대충 훑어본 여인은 이제 새롭게 태어난 듯했다. 그녀는 벌써 거추장스러운 가식의 허울들을 훌훌 벗어 던져 버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신과 섹스를 하고 싶었어요. 당신 같은 예술감각이 뛰어난 남자를 만난 것이 제게는 큰 행운이에요.” 이렇게 말하는 여인의 숨소리는 벌써 잦아들고 있었다. 내가 그녀의 옷차림을 다시 보고 그녀에게 물었다. “혹시 중동에서 오시지 않았습니까?” “중동이라니요? 저는 단지 프랑스에서 의상디자인 공부를 하고 왔을 뿐이에요.” “그런데 차림새가 하필이면 왜 그렇지요?” 여인은 대답을 하지 않고 배시시 미소만 흘렸다. 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약간 뒤로 물러섰다. 그녀의 움직임을 감지한 컴퓨터가 상황을 판단하고 집안에 있는 모든 조명을 꺼버렸다. 이제 ‘섹스피아’에는 어둠만이 남았다. 육중한 어둠을 비집고 그녀가 차도르를 벗어 던지는 소리가 간간이 들려올 뿐이었다. 그러면 내 방안은 푸른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된다. 실제로 허공에는 레이저 광선이 만든 갈매기들이 날아다닌다. 거기에 갈매기 소리를 닮아가는 여인의 신음소리…. 잠시 후에 그녀의 머리 위에 조명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렸다. 거울에서 투사되는 조명은 특수한 것이어서, 다른 곳으로 빛이 번져 나가지 않았다. 그래서 마치 어둠을 원기둥 모양으로 도려낸 것 같았다. 나는 그 속에서 박제가 된 미라처럼 서 있는 여인을 보고 “하!”하고 비명에 가까운 탄성을 질렀다. 어둠 속에서 나타난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충격적이었다. 어깨 뒤로 길게 흘러내린 머리카락은 컬을 하지 않아서 아주 자연스러워 보였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전체적으로 은은한 진주빛으로 코팅돼 있어서 머리 위로 쏟아지는 조명 불빛은 반사가 되어 물안개처럼 피어올랐다. 그래서 여인의 머리는 마치 온갖 현란한 광채를 뿜어내는 분광기(分光機)라는 착각이 들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은 초가을 바람에 하늘하늘 나부꼈다. 머리카락이 흩어질 때 드러난 귓바퀴에는 자전거 바퀴만한 귀걸이가 걸려 있었다. 황금빛 귀걸이는 커다랗고 묵직해서 다소 거추장스러워 보였다. 그러나 그 육중한 무게는 예술미에 의해 현격하게 완화되고 있었다. 귀걸이는 바로 아래 발기가 된 남성의 페니스를 본떠서 만들어져 있었던 것이다. 여인의 얼굴은 화려한 색으로 모자이크되어 있었다. 화장을 했다기보다 차라리 그림을 그렸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였다. 반달처럼 생긴 여인의 이마는 전체적으로 옅은 하늘색이었다. 그리고 갈색 눈썹이 있어야 할 자리는 하얗게 칠해져 있었다. 하얀색으로 칠해진 눈썹이 하늘색 이마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마치 갈매기가 하늘 높이 비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길이가 10㎝쯤 되는 인조 속눈썹은 짙은 와인 색깔로 염색되어 있었다. 계란처럼 생긴 여인의 눈은 유난히 컸다. 쌍커풀이 깊에 되어 있어서 눈이 더욱 커보이는지도 몰랐다. 어쨌든 그렇게 커다란 눈을 여인이 그냥 둘리가 없었을 것이다. 여인은 아주 독특한 콘택트 렌즈를 끼고 있었다. 렌즈는 눈동자가 드러나 보이는 부분을 빼고는 모두 푸르게 채색되어 있었다. 눈 밑에 있는 코는 깎아지른 듯한 산등성처럼 오똑하게 솟아 있었다. 그녀의 코 한편에는 노란색 화장이 되어 있었고 다른 한편은 초록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그리고 입술은 노란색으로 그려져 있었고, 치아는 초록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여인은 속옷을 입지 않고 단지 아이보리색 실크 나이트 가운 하나만을 걸치고 있었다. 나이트 가운 속으로 투사된 불빛에, 그녀의 몸이 마치 마치 달빛에 아른거리는 실루엣처럼 환상적으로 보였다. 내가 넋을 잃고 침을 꿀꺽꿀꺽 삼키면서 여인의 몸매를 탐닉하고 있는데, 그녀는 반짝 미소를 그리며 “잠시 기다리세요.”라고 말하고는 욕실로 들어갔다. 그녀의 몸에서는 숨이 막힐 정도로 레몬 향기가 피어올랐다. 잠시 후, 물방울을 뚝뚝 떨어뜨리면서 욕실 문에서 나오는 여인을 보고 나는 “하!”하고 탄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물에 젖은 나이트 가운이 그대로 그녀의 몸에 착 달라붙어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환상적인 자태를 본 다음, 이제는 내가 아무리 진정을 하려고 해도 사타구니가 빡빡하게 조여오는 것을 더이상 막을 수가 없었다. “빨리 저를 안아주세요!” 여인은 다급한 목소리로 재촉을 했다. 나는 의자로 돌아와 앉아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그동안 외로우셨나요?” 다시 여인이 걱정스럽다는 듯 말을 했다. 나는 그대로 얼어붙은 채 앉아 있었다. “아무래도 안되겠군요. 제가 당신의 몸을 풀어드리겠어요.” 말을 마치자마자 여인은 나이트 가운을 벗어 던졌다. 그리고 내가 앉아 있는 곳으로 천천히 걸어오기 시작했다. 여인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명기둥도 그녀를 따라 움직였다. 여인이 접근해올수록 싱그러운 향냄새가 났다. 여자는 아무말 없이 내 몸을 정복해 나가기 시작했다. “페니스가 정말 잘 생겼네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여인은 다짜고짜 나의 그것을 빨았다. 시끈 시끈 시끈…. 그런 다음 그녀는 내게 이렇게 말했다. “제가 항문을 내드릴게요.” 나는 여인을 공략하기로 결정했다. 나는 여인을 번쩍 들어서 원형 침대 위에 눕혔다. 나의 적극적인 행동을 감지한 컴퓨터가 분위기글 북돋우기 위한 작업을 개시했다.‘섹스피아’는 금방 아름다운 초원으로 탈바꿈했다. 허공에는 온갖 새들이 사랑놀음을 하면서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리고 푸른 초원에서는 저마다 교미를 하고 있는 동물들이 토해내는 황홀한 교향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제 ‘섹스피아’는 지극한 환락만이 넘쳐흐르는 파라다이스이다. 나는 그녀의 얼굴을 혓바닥으로 핥기 시작했다. 여인의 얼굴에 칠해져 있는 화장품은 사실은 식용색소라 무척 달콤했다. 나의 혓바닥이 지나간 자리에서 안개꽃 같은 여인의 속살이 뽀얗게 드러났다.‘섹스피아’는 냉방이 되고 있었지만 우리의 체온을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벌써 우리의 나체는 땀으로 축축하게 젖어들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정신없이 여인의 얼굴을 거듭거듭 핥고 빨았다. 그러고 나서 드디어 그녀의 항문에 내 페니스를 들이밀었다. 어쩌면 이리도 쉽게 들어갈 수 있을까. 그녀의 항문은 촉촉한 윤활제로 벌써 코팅되어 있었던 것이다. 나는 그녀의 항문을 유린하면서 계속 그녀의 고무풍선 같은 젖가슴을 어루만졌다. 여인은 흠흠흠 힐힐힐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 마광수는 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일요영화]

    [일요영화]

    ●사소한 이야기들(KBS1TV 오후11시30분) 광고감독 출신인 아르헨티나 카를로스 소린의 2003년작.‘광고’ 하면 연상되는 화려한 이미지는 없다. 외려 제목 그대로 보통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얘기들을 담고 있다. 출연진 모두 전문 배우가 아니다.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세사람의 여행을 다룬 로드무비다. 첫번째 인물은 늙고 병든 돈 후스토. 그는 야채상점을 아들에게 맡기고 침침한 눈 때문에 히치하이킹으로 길을 떠난다. 그렇게라도 떠나는 이유는 사랑하는 개 ‘배드페이스’를 찾기 위해서다. 두번째 인물은 외판원 로베르토. 짝사랑하는 과부에게 잘 보이려고 그녀 아이의 생일선물로 케이크를 준비한다. 그런데 정작 그 아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모른다. 고심 끝에 케이크 장식을 축구에서 거북이로 바꾸는데…. 세번째 인물은 마리아. 그녀의 목표는 TV게임쇼의 상품으로 내걸린 만능믹서다. 예선전 등에 참가하기 위해 TV녹화장이 있는 도시로 아이를 안고 출발하는데…. 아직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아르헨티나 남부의 광대한 초원지역 파타고니아가 배경인데다 16㎜ 카메라를 스테디캠에 붙여 촬영한 덕분에 넓고 시원한 들판이 화면에 꽉 들어찬다. 2003년도 아르헨티나 영화비평가협회에서 최우수영화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고,2004년에는 스페인에서 최우수 스페인어 영화상을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서울독립영화제 때 첫선을 보였다.86분.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올리브나무 사이로(SBS 밤1시5분) 이제는 너무도 유명해져버린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94년작. 그의 영화답게 스토리는 지극히 간결하다. 영화 촬영팀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호세인에게 복이 넝쿨째 굴러 들어온다. 감독이 남자배우를 교체하는데 호세인을 지명한 것. 남자배우의 상대역은 호세인이 남몰래 마음에 두고 있던 테헤레. 촬영기간 내내 구애에 청혼을 거듭하지만 테헤레는 여전히 차갑다. 그녀 식구들도 가난한 호세인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와 함께 지진이 잦은 이란 북부 코케르 지역을 배경으로 한 3부작이다. 이 영화에서 촬영 중인 것으로 설정된 영화가 바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이고, 촬영 현장을 기웃거리는 이웃들은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등장했던 인물들이다. 또 이들 영화는 ‘지그재그 3부작’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런저런 사연을 안고 지그재그 길을 걸어가고, 뛰어가는 이들을 롱테이크로 잡아내는 감독의 탁월함 때문에 붙은 이름이다.103분.
  • 중국역사의 어두운 그림자/김택민 지음

    한국인은 흔히 ‘반만년 한국역사’가 고난과 투쟁으로 점철된 역사라고 한다. 끊임 없는 외침을 극복하고 오늘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같은 외침의 주체로 중국을 가장 쉽게 연상한다. 하지만 과연 그런가? 김택민 고려대 교수는 이같은 역사인식이 매우 잘못됐으며, 끝없는 외침과 대동란, 엄청난 자연재해 등으로 점철된 역사는 오히려 중국이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김 교수에 따르면, 중국의 한반도 침략만 해도 한무제(漢武帝)의 고조선 침략과 당 태종과 고종때 백제·고구려를 멸망시킨 전쟁이 전부였다. 거란과 여진족·몽고족 등의 침략이 있었지만, 이는 역사적 의미의 중국, 즉 황하 유역을 중심으로 한 중원(中原)이 아닌 북부 초원지대 유목민족의 침략이었다는 것. 최근 김 교수가 선보인 책 ‘중국역사의 어두운 그림자’(신서원)는 바로 찬란한 중화문명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고난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는 중국 역사에 점철된 고난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해 기술했다. ●300년동안 유목민족 침략받아 먼저 유목민족들의 침략. 거란족이 70년, 여진족이 100년 이상, 몽고족이 70년, 만주족 60년 이상 등 장기간에 걸쳐 침략전쟁이 벌어졌다. 이밖에도 흉노족·토번·위구르 등 다섯 유목민족들로부터 300여년에 달하는 분탕질을 당했다. 중원이야말로 침략자들에게 먹을 것, 입을 것, 또 여자가 지천으로 널려 있는 땅이었던 것이다. 책은 중국 역사속의 자연재해도 상상을 초월할 만큼 참혹했음을 보여준다.‘칠년대한’이란 말이 상징하듯 지독한 가뭄은 남한 면적의 4배에 달하는 중원평원 전체를 잿빛으로 만들었으며, 황하 유역의 집중호우와 거대한 메뚜기떼 등은 중국 중심부를 초토화시켰다. 이같은 재난은 유랑민을 만들어 도적이 되게 하고 크고 작은 반란의 원천으로 비화한다. 이른바 대동란이다. ●아홉번의 대동란… 인구 3분의2 소멸 기원전 209년 진시황제가 죽은 다음해 진승·오광이 역사상 최초의 농민반란을 일으킨 것을 시작으로 황건적의 난, 안녹산의 난, 태평천국의 난 등 중국역사엔 총 아홉번의 대동란이 일어났다. 대동란은 통계상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2를 소멸시키는 대재앙이었으며, 이때 식인사건이 자주 발생했다. 책은 대동란때 주로 발생한 식인사건에 대해서도 시기별로 정리했다. ●식인사건도 시대별로 정리 장쩌민 전 국가주석은 중국 정부에 대해 비판을 일삼는 홍콩 기자들에게 ‘대체(大體)를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출입을 금지한 일이 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대체는 ‘대국적인 도리’다.13억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선 경제개발이 최우선이고, 이를 위해 자유도 통제할 수 있다는 논리다. 어설픈 자유는 자칫 반란, 크게는 대동란으로 발전해 나라를 파멸로 몰아갈 수도 있다는 의미로 지은이는 해석한다. 20여년 동안 연 8% 이상의 고도성장을 유지해 왔고,2050년엔 국민총생산 면에서 미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도 중국은 이같은 역사속의 어두운 그늘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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