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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달라지는 것들

    올해 달라지는 것들

    올해부터 투기지역뿐 아니라 비투기지역에서도 부동산의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 기준으로 과세되고,1가구 2주택에 대한 양도소득세도 50%로 중과된다. 건강보험료가 6.5% 인상되고 장애수당·장애아동 부양수당 지급대상이 확대된다. 아울러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되고 서울·인천·경기지역의 대중교통 통합요금제가 실시된다. 올해부터 주변 생활에서 달라지는 각종 제도를 알아본다. ■ 세 제 ▲서비스업 사업용토지 종부세 경감 관광호텔업·유원시설업·휴양업·스키장업·대중골프장업·유통단지·화물자동차공동차고지·도심지역 공장 등의 사업용토지에 대해서는 공시가격 200억원을 초과시에만 0.8%의 종합부동산세 단일세율이 적용된다. ▲종합부동산세 물납 환급 허용 종부세액이 1000만원을 넘을 경우 현금 대신 부동산이나 주식 등으로 세금을 대신 납부할 수 있다. 종부세 부과가 취소되면 물납한 재산으로 환급을 받게 된다. ▲공익사업용 수용 부동산에 대한 양도소득세 감면 대규모 개발사업 등으로 정부에 토지를 수용당하면 양도소득세를 기준시가가 아닌 실거래가로 내야 한다. 다만 원활한 공익사업 수행을 지원하고 양도세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2009년까지 양도세액의 10%(채권보상분은 15%)가 감면된다. ▲다자녀 가구 추가공제 도입 소수공제자 추가공제가 폐지되고 대신 다자녀 가구 추가공제가 도입된다. 근로소득자 가구 내 기본공제대상자(본인·배우자·직계존비속)가 1인인 경우 100만원,2인인 경우 50만원이 추가공제되던 데서 올해부터는 근로소득자와 사업자의 기본공제대상자인 자녀가 2인이면 50만원,3인 이상이면 1인당 100만원의 추가공제를 받을 수 있다. ▲농·수협 조합예탁금 비과세 시한 3년 연장 2000만원 이하 농·수협 예탁금 이자소득세 비과세 시한이 올해부터 3년 연장된다.20세 미만 미성년자의 가입은 전면 제한된다. ▲사업용 계좌 도입 복식부기의무가 있는 개인사업자들은 개인용 계좌가 아닌 사업용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변호사·의사·회계사 등 전문직 종사자들은 무조건 사업용 계좌를 개설해야 하며 인건비나 임차료 등은 반드시 사업용 계좌에서 지출해야 한다. 올해는 제도 계도기간이나, 내년부터는 페널티가 주어진다. ▲매입자발행 세금계산서 제도 도입 오는 7월부터 매입자발행세금계산서 제도가 도입된다. 매입자가 재화를 구입할 때 매출자가 세금계산서 발행을 거부하면 매입자 스스로 세금계산서를 발행, 세무당국에 신고하면 매입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정치자금 세액공제제도 개선 10만원의 정치자금을 내면 주민세 1만원을 포함해 11만원을 환급받던 데서 올해부터는 낸 액수만큼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취학 전 아동 교육비 소득공제 대상 확대 취학 전 아동 교육비 공제 대상이 유치원, 영유아보육시설, 학원 등에서 수영장, 태권도 등 체육 교습소까지 확대된다. ▲체포자 은닉재산 신고포상금 도입 밀수입, 관세포탈범 등을 통보하거나 체포한 자, 또는 범죄물품을 압수한 자 등으로 규정된 신고포상금 지급대상에 4월부터 체납자의 은닉재산을 신고한 자가 추가된다.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기한 연장 4월부터 과세전 적부심사 청구기한이 종전보다 10일 연장돼 납세의무자가 부족세액 징수예고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로 늘어난다. ▲기본 관세율 개편 철광석과 동광 등 기초원자재 309개 품목의 관세율이 0%로 바뀌고, 카제인산염 등 114개 세율 불균형 물품의 관세율도 조정된다. 현행 50%인 냉동 삼겹살의 관세율이 25% 내려가는 등 404개 품목의 기본관세율이 정상화된다. ▲채권이자 소득 원천징수세율 인하 금융기관 등 원천징수 의무자가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내국법인이 발행하는 채권의 이자소득을 비거주자에게 지급하면 원천징수세율이 올해부터 25%에서 14%로 인하된다. ▲영농자녀가 증여받은 농지 등에 대한 증여세 감면 자경농민이 18세 이상 영농자녀에게 일정 규모 이하의 농지 등을 증여하면 2011년 말까지 증여세를 감면해주되 감면한도는 5년간 합산해 증여세액 1억원까지로 축소한다. 증여받은 농지 등을 제3자에게 양도할 경우에는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과세한다. ▲가산세 제도 변경 모든 세목에 대하여 가산세율을 통일적으로 규정해 무신고 20%, 과소신고 10%, 부당한 방법에 의한 무신고, 과소신고 40%의 가산세율을 각각 적용한다. ▲경정청구제도 개선 원천징수대상 근로소득자 등 내국인에 대해서만 허용하던 경정청구를 올해부터는 원천징수대상 비거주자 및 외국법인으로 확대한다. ▲ 중소기업 지원설비 손금산입제도 도입 대기업이 사업에 사용하던 설비를 중소기업에 무상이전할 경우 손금에 산입한다. ■ 금 융 ▲새 1000원권·1만원권 발행 21일 새 1000원권과 1만원권이 발행된다. ▲서민금융회사 자기앞수표·직불카드 발행 가능 서민금융회사들의 자기앞수표 및 직불카드 발행이 올해 중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협 출자금 예금 보호대상 제외 올해부터 신협 출자금은 신협 예금자보호기금의 보호 대상에서 제외된다. ▲보험상품 설명 제도 개선 보험 상품의 내용을 포괄적으로 요약한 수준이던 상품요약서가 4월부터는 보험 계약자의 실제 가입 조건에 따라 맞춤형으로 제작된 상품 설명서로 대체된다. 상품 설명 누락 등으로 인한 부실 판매를 막기 위해 보험 계약자는 상품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음을 서술식으로 직접 기재해야 하며 무자격자의 보험 모집을 막기 위해 보험 모집자 실명제가 실시된다. ▲무사고 운전기간 보험료 할인율 자율화 무사고 운전 기간에 따른 보험료 할인율이 자율화돼 손해보험사마다 달라진다. 최고 60%의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무사고 운전 기간이 7년 이상에서 8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차량 모델별 보험료 차등화 4월부터 차량 모델별로 자동차 보험료가 차등화된다. 자가용 승용차의 자기차량 손해 담보에 한해 적용되며 보험료 변동 폭은 ±10% 이내다. ▲비거주자의 유사 원화계정 통합 외국인이나 해외 교포 등 비거주자가 보유할 수 있는 원화계정은 모니터링 목적을 위해 용도별로 구분, 일반 계정과 투자계정으로 나뉘고 일반계정은 다시 비거주자 원화계정과 비거주자 자유원계정으로, 투자계정은 증권투자전용, 선물투자전용, 증권발행전용 원화계정으로 각각 세분화된다. ▲공인회계사 시험 제도 개편 공인회계사 시험에서 회계학 등 관련 과목을 24학점 이상 이수한 사람에게만 응시자격이 주어진다.1차 시험의 영어 과목은 토플과 토익, 텝스 등 공인 영어시험으로 대체되며 인터넷으로만 응시 원서를 접수할 수 있다. ▲물가안정목표 변경 근원인플레이션 2.5∼3.5%인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가 올해부터 소비자물가 3.0±0.5%로 변경된다. ■ 부동산 ▲양도소득세 실거래가 과세 비투기 지역에서도 양도소득세는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과세된다. ▲1가구 2주택 양도소득세 중과 1가구 2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양도소득 세율이 일률적으로 50%로 부과된다. 지난해까지는 양도차익에 따라 세율이 9∼36%로 달랐다. ▲종합부동산세 과표적용률 상향 종합부동산세 과표적용률이 70%에서 80%로 높아진다. 종부세 과표적용률을 2009년까지 100%로 높이는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땅 수용때 대토보상 가능 택지개발, 산업단지 조성, 혁신도시 건설 등의 공익사업으로 인해 땅을 수용 당한사람은 현금뿐 아니라 토지로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건설교통부는 대토보상이 가능하도록 토지보상법 개정안을 올 상반기에 국회에 낼 계획이다. ▲15년된 아파트 리모델링 가능 준공된 지 15년이 지난 아파트는 리모델링이 가능해진다. 지난해까지는 가능 연한이 20년이었다. 리모델링으로 늘릴 수 있는 한도는 전용면적의 30%까지이며 최대 9평이다. 전용면적이 늘어나지 않으면 10년만 지나도 리모델링할 수 있다. ▲신축주택 비과세 특례 폐지 신축주택에 대한 1가구 1주택 비과세 특례제도가 올해 말로 사라진다.1998∼2003년에 지어진 공동주택 60여만 가구의 최초 입주자로서 1가구 2주택 이상 보유자는 올해까지 기존 주택을 매각해야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기간 연장 하반기부터 부동산을 사고 판 뒤 실거래가를 60일 이내에만 신고하면 과태료 처분을 받지 않는다. 지금은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매도자·매수자 중 한 쪽이 신고할 수 있다. ▲아파트 분양권·입주권도 실거래가 신고 아파트 분양권과 재건축·재개발조합원의 입주권을 사고 팔 때도 실거래가를 신고해야 한다. 신고 대상 분양권은 주택법상 사업계획승인을 받는 20가구 이상의 단독주택과 공동주택,300가구 이상의 주상복합아파트이며 상가나 오피스텔 분양권은 제외된다. ▲무단 증축 옥탑방 양성화 기간 종료 무단 증축된 옥탑방 등 소규모 주거용 건축물의 양성화 기간이 8일로 끝난다. ▲부동산개발업자 등록 일정 규모 이상의 부동산개발업을 하려면 건설교통부장관에게 등록한뒤 매년 사업실적 등을 보고해야 한다. ▲임대주택사업자 부도내면 5년간 사업 금지 3월부터 임대주택사업자가 부도를 낼 경우 5년 동안 임대사업을 하지 못한다. 국민주택기금의 이자를 1년 이상 연체해도 부도를 낸 것으로 취급된다.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시범실시 아파트 가격을 내리기 위한 토지임대부와 환매조건부 분양방식이 시범실시될 예정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은 토지는 임대료를 내고 빌리고 건물만 분양받는 방식이며, 환매조건부는 건물·토지를 모두 분양받지만 되팔 때 공공기관에 분양가에다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한 가격에 되팔 수 있는 주택이다. ▲민간 주택 분양가 상한제 9월부터 민간택지의 아파트도 분양가를 규제받는다. ■ 교 육 ▲대학수학능력시험 9등급제 시행 2007학년도까지 표준점수와 백분위, 등급으로 제공되던 수능 성적이 2008학년도부터 1∼9등급으로만 제공된다.2008학년도 수능은 11월 15일 실시된다. ▲교육감 및 교육위원 선출 주민 직선제 교육감과 교육위원을 주민 직접선거로 선출하고, 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 내 상임위로 전환된다. ▲교장공모제·수석교사제 시범실시 교장직을 완전 개방하는 교장공모제 시범학교가 50여개에서 150개로 확대된다. 수업과 학생지도에 탁월한 교원을 우대하는 수석교사제는 9월 시범도입된다. ▲대안교육기관 대안학교로 설립 인가 비정규학교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미인가 대안교육기관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대안학교로 설립인가를 받아 학력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학원 중간에 그만둬도 수강료 환불 3월23일부터 학원, 교습소 등의 수강을 도중에 그만둘 경우 남은 시간만큼 수강료를 돌려받을 수 있다. ▲한국어능력시험 연 2회 실시 매년 9월 한차례 실시되던 한국어능력시험이 응시인원 증가로 4월,9월 두 차례 실시된다. ■ 교 통 ▲승용차 안전테스트 항목에 보행자 안전성 추가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승용차 안전테스트 목록에 보행자 안전성이 추가된다. ▲국도에도 자전거 전용도로 설치 무공해 교통수단인 자전거의 이용을 권장하기 위해 시내뿐 아니라 국도에도 자전거 전용도로가 설치된다. ▲외국 항공사 블랙리스트제 도입 상반기부터 사고 위험도가 높은 외국 항공사들의 명단을 공개하고 운항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 제도가 도입될 예정이다. ■ 법 무 ▲13세 미만인 자에 대한 유사강간 처벌 강화 폭행이나 협박에 의해 구강, 항문 등 신체 내부에 성기를 삽입하거나 성기에 손가락 등 신체 일부나 도구를 삽입하는 행위에 대해 기존에는 유사강간으로 1년 이상 징역 또는 500만∼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했으나 올해부터 ‘강간’에 준해 3년 이상 징역으로 처벌된다. ▲장애인 보호시설 종사자의 장애인에 대한 폭력행위 처벌 장애인 보호·교육시설의 장 또는 종사자가 보호·감독의 대상이 되는 장애인에 대해 위계 또는 위력으로 간음·추행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규정이 마련돼 간음의 경우 7년 이하 징역, 추행의 경우 5년 이하 징역에 처해진다. ▲통신매체 이용 음란죄의 법정형 상향 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죄의 법정형량이 1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서 2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된다. ▲카메라 등 이용 촬영물의 유통행위 처벌 카메라 등을 이용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할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했으나 올해부터 촬영물을 배포, 판매, 임대 또는 공연히 전시, 상영할 경우도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영리 목적으로 유포할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성폭력범죄 피해자 전담조사제 도입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조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성폭력범죄 전담 검사 또는 전담 사법경찰관이 담당한다. ▲방문취업 비자 신설 단순방문비자와 취업비자가 ‘방문취업(H-2)’ 비자로 통합 발급된다. ■ 경 찰 ▲대전·광주지방경찰청 신설 7월에 대전지방경찰청과 광주지방경찰청이 신설된다. ■ 노 동 ▲외국인 고용허가제 일원화 병행 실시되고 있는 산업연수생제와 고용허가제가 고용허가제로 일원화된다. ▲주40시간 적용 사업장 확대 7월부터 주40시간이 적용되는 사업장이 100인 이상 사업장에서 5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주40시간 적용 사업장은 2008년 7월에는 2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금지 7월부터 비정규직 근로자를 불합리하게 차별하는 것이 금지된다. 올해는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부문 사업장에서 차별이 금지되고 2008년 7월에는 100인 이상∼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확대된다. ■ 환 경 ▲국립공원 입장료 폐지 전국 18개 국립공원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국립공원 내 사찰 관람료는 사찰 측이 별도로 징수할 수 있다. ■ 국방·보훈 ▲병 전역전 건강검진 사단 의무대에서 간 기능 등 23개 항목을 검사한다. 추가적인 정밀 검진이 요구되면 군 병원에서 재검진이 이뤄진다. 오는 5월부터 일부 부대를 대상으로 12사단 및 25사단 의무대, 철정·양주병원에서 시범 실시된다. 검진 시기는 전역 5∼6개월전 병사를 대상으로 한다. ▲군인 봉급 인상 상병 기준 6만 5000원이던 봉급이 8만원으로 오르고 간부는 봉급 1.3%, 성과상여금 1.2% 등 2.5% 인상된다. 부사관후보생은 8만 3600원에서 10만 2800원으로 오른다. ▲군납 면세담배 판매량 줄여 병사 1인당 면세담배 판매량은 월 10갑에서 5갑으로 줄어든다. ▲귀환 국군포로·가족 지원제도 일반탈북자로서의 혜택 외에 가족단위로 4960만원 범위 내에서 별도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본인이 부담하는 진료비와 약제비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예비군 교통비 지급 예비군 훈련 때 점심값 3500원 외에 교통비 1800원이 추가 지급된다. 동원훈련과 향방작계훈련 장소에 각각 1시간,30분 전에 입장하지 않으면 불참 처리된다. 휴일을 이용한 훈련이 모든 부대로 늘어난다. ▲학점 취득 가능 병영 내에서 대학의 e러닝 강좌 수강을 통해 연간 6학점 범위 내에서 소속 대학의 학점을 취득할 수 있다. ▲예비역 장교 부사관 임용 예비역 장교를 부사관으로 임용할 때 중사 계급을 부여하고 박사 학위자 임용시는 초임 계급을 소위에서 대위로 상향 조정한다. ▲장병 급식 개선 쫄면, 생우동, 치킨너깃, 홍게 살 등의 메뉴가 신설되고 꼬리곰탕, 한우고기, 비엔나소시지, 조기, 주꾸미 등의 급식량이 늘어난다. ▲국가유공자 보상금 인상 매월 23만 4000∼165만 6000원 지급되던 보상금은 월 25만 7000∼175만 7000원으로 6.1∼9.8% 인상된다. 고엽제 후유증 수당도 월 27만 7000∼57만 2000원으로 6.1∼7.9% 올린다. 간호수당도 월 56만 2000∼108만 9000원으로 5∼7.5% 인상된다. 한국전쟁 전몰군경 자녀수당은 월 43만 9000∼49만 6000원으로 17∼18.2% 오른다. ▲효창공원 독립공원으로 조성 서울 효창동 효창공원을 올해까지 262억원 투입해 독립운동 공원으로 조성한다. 재향군인회에서 위탁관리해온 영천·임실 국립호국원이 국가보훈처로 이관된다. ■ 문 화 ▲인터넷 컴퓨터 게임 시설 제공업 등록제로 변경 인터넷 컴퓨터 게임 시설 제공업자는 시·군·구에 등록해야 한다. ▲게임 결과물에 대한 환전업 금지 게임산업법의 개정에 따라 게임을 이용해 획득한 경품, 점수, 게임머니 등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환전 알선, 재매입하는 행위를 업으로 하는 게 금지된다.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의 경품제공 금지 오는 4월부터 청소년 이용불가 게임물에 대해서는 경품을 제공할 수 없게 된다. ▲초등학생용 학습참고서 도서정가제 대상 제외 발행일 1년 이내의 간행물을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 정가로 판매해야 하지만 초등학생용 학습참고서는 도서정가제 대상에서 제외된다.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 신설 경주·부여·창원·나주에 이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산하 5번째 지방연구소인 국립중원문화재연구소가 신설된다. 충북과 강원, 경북 북부 지역 일대의 문화재 조사를 전담한다. ▲국제공항·항만 문화재 감정관실 이관 인천공항과 부산항을 비롯한 국제공항·항만의 문화재 감정관실이 관할 광역자치단체 소속에서 문화재청으로 이관된다. ▲문화재매매업 허가제 전환 문화재 매매업이 신고업종에서 허가업종으로 전환된다. ▲소규모 발굴조사비 국고 지원 확대 소규모 농업·어업 관련 시설에 대해서만 정부가 발굴비를 지원하던데서 소규모 공장부지(1322㎡ 이하 면적)에 대해서도 발굴조사비를 지원한다. ■ 전국 생활 ▲서울·인천·경기 대중교통 환승시 요금 할인 올 하반기부터 서울·경기·인천의 대중교통 통합요금제가 시행돼 환승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설치 한려수도 국립공원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통영 미륵산 케이블카가 오는 3월 완공된다. ▲부산시 컨테이너세 폐지 부산항 항만 배후도로 건설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한 컨테이너세(지역개발세·20피트 1개당 2만원)가 폐지된다. ▲부산시교육감 전국 최초 주민 직선 오는 2월말 임기가 끝나는 부산시 교육감이 전국에서 가장 먼저 주민 직선으로 선출된다. ▲인천공항 철도 개통 인천국제공항역-공항화물청사역-운서역-검암역-계양역-김포공항역을 12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철도가 오는 3월22일 개통된다. ■ 농림·해양수산 ▲배추·무 포장유통 전면 확대 전국 32개 농산물 공영도매시장에서는 의무적으로 포장된 배추와 무만을 거래해야 한다. ▲쌀 표시 기준 강화 쌀과 현미의 경우 표시된 품종과 다른 품종이 20% 이상 섞여있으면 ‘거짓표시’ 판정을 받아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 된다. ▲축산물 표시 기준 강화 축산물 가공품의 경우 표시 대상이 현행 5가지 이상 주요 원재료에서 모든 원재료로 확대된다. 소시지, 발효유, 아이스크림, 분유 등 6가지 가공품에 대해서는 영양소 표시도 의무화된다.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 개선 오는 3월28일부터 현재 4종류인 친환경농산물 인증 종류가 유기농산물, 무농약농산물, 저농약농산물 등 3가지로 간소화된다. 축산물의 경우는 ‘무항생제 축산물’이라는 인증 종류가 신설된다. ▲농촌지역 여성 이민자 지원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여성 결혼 이민자의 원활한 정착을 위해 50개 시·군에서 시범적으로 우리말 방문 교육과 생활 상담 지원사업이 실시된다. ▲‘조건불리’지역 직불제 대상 확대 농사 환경이 열악한 농가를 지원하는 조건불리지역 직불제 적용 대상이 늘어난다. 조건불리지역 직불제는 경지 경사도가 14% 이상인 육지나 도서개발촉진법상 도서지역에 적용되고 있던데서 경사도 기준이 7%로 완화되고 모든 도서지역에 확대 적용된다. ▲정수과정에서 생긴 침전물의 해양투기 금지 육상폐기물 중 정수과정에서 생긴 침전물의 해양투기가 금지되고 총 해양투기 허용량도 800만t으로 감축된다. ▲항만노무공급 상용화 부산항 북항 중앙부두와 감천항 중앙부두의 노무인력이 부두운영회사에 상시 고용된다. ▲네덜란드 해운물류대학 한국분교 개설 외국계 교육기관인 네덜란드 해운물류대학의 한국분교가 광양에 문을 열고 단기교육과정을 운영한다. 단기과정은 연간 500명 안팎의 고교생이나 업계 인력을 대상으로 하며 수업은 영어로 진행된다. ▲원양산 수산물 원산지 표시 강화 오는 7월부터 원양산 수산물의 원산지는 해역명과 해당수역 관할 국가명까지 표시하도록 의무화된다. ▲수산물 품질인증대상 품목 확대 수산물 품질인증 대상 품목이 기존 112개에서 136개로 확대된다. ▲2t 미만 선박·수상호텔도 선박검사 의무화 2t 미만 선박과 수상호텔도 선박검사가 의무화된다. ■ 여 성 ▲영유아 보육료 지원 확대 저소득층 차등보육료 지원 대상 가구가 종전 도시근로자 가구 월평균소득 70% 이하에서 100% 이하로 확대된다. 아동 연령별 지원단가도 종전 15만 8000∼35만원에서 16만 2000∼36만 1000원으로 증액된다. 만 5세아 무상보육료 지원 대상도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소득 90% 이하에서 100% 이하로 확대되며 지원단가는 15만 8000원에서 16만 2000원으로 늘어난다. 장애아 무상보육료는 종전 35만원에서 36만 1000원으로 증액된다. 도시근로자가구 월평균 소득 100% 이하 가구의 두 자녀 이상 보육료 지원단가도 종전 4만 7000∼10만 5000원에서 8만 1000∼18만 1000원으로 오른다.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강화 가정폭력방지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발효됨에 따라 피해자를 2년간 장기 보호할 수 있는 보호시설이 신설되고, 외국인 보호시설도 설치된다. 피해자와 동반 아동이 거주지 이외 지역으로 취학 또는 전학할 수 있게 되고 학교 관계자의 비밀 보장이 의무화된다. 피해자가 치료비를 신청할 경우 정부에서 가해자 대신 치료비를 지급하게 된다. ▲성매매클린지수 도입 지방자치단체의 성매매 방지 정책과 성산업 실태를 조사, 지자체별 성매매클린 지수 순위를 매년 한두 차례 발표한다. ▲결혼이민자가족 아동양육지원 결혼 이민자 가족 아동양육 지원 도우미를 양성, 대상 자녀의 언어와 건강, 학교 생활 등을 지원하게 된다. ■ 보건 복지 ▲기초생활보장제 부양의무자 범위 축소 수급권자의 1촌 직계 혈족 및 그 배우자, 생계를 같이 하는 2촌 이내의 혈족에서 수급권자의 1촌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로 축소된다. ▲기초생활보장제 외국인 특례 도입 국적을 취득하기 전에도 외국인 배우자에게 기초생활보장 수급권을 부여한다. ▲긴급지원제도 생계비 지원기준 상향 긴급지원을 위해 생계비를 지원할 때 최저생계비의 60%만 주던 데서 100%로 확대 지급한다. ▲음식점에서의 식육 원산지표시제도 의무화 영업장 면적이 300㎡ 이상인 중·대형 음식점 중 갈비나 등심 등 쇠고기 구이류를 조리·판매하는 식당은 원산지 및 식육의 종류를 의무적으로 표시해야 한다. 국내산 쇠고기의 경우 국내산 표시와 함께 식육의 종류(한우·젖소·육우)를 구분하여 병행 표시해야 하고, 수입산 쇠고기는 수입 국가명을 표시해야 한다. ▲장애수당 및 장애 아동부양수당 수급자 등급판정 심사 운영 의료기관의 진단서에 의해 중증 장애인(1∼2급)으로 등록해 오던 것을 의료기관의 진단서에 의해 중증 장애인으로 진단 받은 뒤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위탁심사를 거쳐 중증 장애인으로 등록한다. ▲운전면허증 등 장기기증희망자 표시제 도입 장기의 기증·이식 활성화를 위해 운전면허증 등 국가·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각종 증명서에 장기 기증 희망자임을 표시한다. ▲순수생체장기기증자 유급휴가비 지원 장기를 기증한 근로자가 신체검사나 장기 적출 등을 위한 입원을 할 경우 해당 기간에 대해 1일당 5만원씩의 유급휴가비를 지원한다. ▲장애수당·장애아동부양수당 지급대상 확대 기초생활수급 장애인에 한해 중증 장애인에게 월 7만원, 경증 장애인에게 2만원, 장애아동 부양 수당으로 7만원씩 주던 것을 기초생활보장 수급 중증장애인에게 13만원, 차상위계층 중증 장애인에게 12만원, 경증 장애인에게 3만원씩 지급한다. 장애아동부양수당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 중증장애인에게 20만원, 차상위계층 중증장애인에게 15만원, 경증 장애인에게 10만원씩 지급한다. ▲보건·복지 상담전화의 통합 아동학대(1391), 노인학대(1389), 푸드뱅크(1377), 위기가정(1688-1004), 노인치매(1588-0678) 상담 전화가 없어지고, 대신 보건복지콜센터 ‘희망의 전화 129’로 통합 운영된다. 다만 아동학대(1577-1391), 노인학대(1577-1389), 푸드뱅크(1688-1377) 상담 전화는 129번과 함께 이용이 가능하다. ▲생애전환기 전 국민 일제 건강진단 실시 연령별·성별 특성을 고려한 생애주기별 전 국민 건강검진 가이드라인이 개발·보급되고 16세,40세,66세 등 전환기 연령에 우선 적용한 뒤 점차 전 연령대로 확대된다. ▲실비노인요양시설 지원 서민층 노인이 실비노인(전문)요양시설을 이용할 때 이용료(월 43만∼70만원)를 전액 본인이 부담해 왔으나, 실비노인요양시설은 월 22만원, 실비전문요양시설은 30만원을 지원한다. ▲노인돌보미 제도 시행 서민층 노인이 재가노인복지서비스를 이용할 때 경비를 본인이 부담하고 있으나 서민층 노인에게 월 20만원 상당의 이용권이 제공된다. ▲종합재가지원센터 설치 지원 재가노인복지서비스를 한 곳에서 종합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재가지원센터가 새로 설치돼 가정봉사원 파견서비스, 주간·단기보호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건강보험 보험료율 조정 직장가입자는 표준보수월액의 4.48%로, 지역가입자는 등급별 적용점수에 139.9점을 곱해서 산정한다. 이에 따라 건강보험료가 6.5% 인상된다. ▲건강보험 직장가입자 피부양자의 인정기준 변경 이자 및 배당소득 등 금융소득이 연간 4000만원을 초과할 경우 피부양자에서 제외한다. ■ 산 업 ▲에너지 다소비업자 에너지 진단 의무화 연간 에너지 사용량이 2000 TOE(석유환산톤)가 넘는 에너지 다소비업자는 에너지 진단기관으로부터 5년 주기로 에너지 진단을 받아야 한다. ▲산업기술단지 입주자에 대한 국·공유지 임대·매각 산업기술단지 사업시행자에 대해서만 국·공유지 매각과 임대가 가능했으나 오는 7월부터는 산업기술단지 입주자에 대해서도 매각과 임대가 가능해지며 입주자는 임대토지에 영구시설물을 축조할 수 있다. ▲산업기술단지 입주기업의 공장등록 특례 산업기술단지 내에 공장의 등록이 불가능하지만 오는 7월부터는 건축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건축물 제한에 특례가 허용돼 산업기술단지 내에 입주기업의 공장등록이 허용된다. 다만 도시형 공장으로 허용대상이 한정되고 공장면적도 전체 건축물 연면적의 일정비율로 제한된다. ■ 정보통신 ▲저소득층 통신요금 감면대상 확대 월 소득평가액 14만원 이하 저소득층에서 모든 저소득층으로 대상 범위가 확대된다. 기존 시내전화, 시외전화, 이동전화 서비스 외에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도 감면 대상이 된다. ▲미인증 및 개조·변조·복제기기 관련 처벌 강화 미인증 기기를 제조·수입한 자와 판매자는 물론 미인증 기기를 무선국에 설치한 자에게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인증 받은 기기의 성능을 개조·변조·복제한 자와 개조·변조·복제한 기기를 판매하거나 판매를 목적으로 진열·보관·운송한 자도 같은 처벌을 받는다. ▲등기우편물 무인배달 시스템 시행 수취인에게 등기우편물을 무인배달 수취함에 배달했음을 문자메시지로 전송해준다. ▲철도 승차권 우체국 창구 교부 및 배송 서비스 시행 철도승차권 예약시스템에서 티켓을 예약한 후 우체국 창구나 자택(직장)에서 수령할 수 있게 된다. ▲권리 소멸되는 우편환 등에 대한 지급방법 개선 소멸시효가 도래한 우편환 및 우편대체 지급증서에 대해 지급청구 만기일을 알리도록 하고, 국고귀속 후에라도 수취인이 천재지변, 의식불명 등으로 지급청구를 할 수 없거나 수취인의 사망으로 상속인이 증서의 존재를 알지 못한 경우에는 지급된다. ■ 과학기술 ▲핵융합 에너지 개발 추진 핵융합 에너지에 관한 원천기술을 국제사회에서 선점할 수 있도록 국가 핵융합위원회가 구성된다. ▲국가연구개발 사업의 결과 개인명의 특허출원 및 등록 금지 국가연구개발 사업의 결과로 특허를 출원하는 경우 국가지원으로 연구성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개인 명의의 특허출원이나 등록이 금지된다. ▲원자력연구소, 원자력연구원으로 개명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소속이 정부 산하기관에서 공공기술연구회로 바뀌고, 명칭도 ‘한국원자력연구원’으로 바뀐다. ▲대기업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확대 대기업의 연구·인력개발비 가운데 외부 위탁 연구. 인력개발비에 대한 세액공제 비율이 40%에서 50%로 확대된다. 대덕특구 내 첨단기술 기업이나 연구소 기업에 대해 소득발생 후 3년간 법인세 또는 소득세를 전액 면제하고 이후 2년간은 50% 감면한다.
  • [한국 첫 우주인 후보 선발] 350㎞ 지상서 도킹… 8일간 우주생활

    [한국 첫 우주인 후보 선발] 350㎞ 지상서 도킹… 8일간 우주생활

    2008년 4월, 한국인 우주인이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비행한다. 25일 한국 첫 우주인 최종 후보로 선발된 2명은 내년 3월부터 러시아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에서 1년간 머물며 본격 훈련을 받는다. 두 후보 중 훈련 성적과 당일 컨디션이 좋은 1명이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지구상공 350∼450㎞ 궤도에 있는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날아가 8일간 머물며 과학실험 임무를 수행한다. 소유즈는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발사된다. 발사 9분48초 후에는 고도 220㎞에 이른다. 이후 소유즈는 이틀 동안 자체 추진체로 고도를 서서히 상승시키면서 ISS와 도킹하게 된다. 한국 우주인은 도킹후 ISS로 옮겨가 주로 러시아 모듈에서 과학실험을 한다. 미국 모듈도 방문한다. 실험을 마친 뒤 다시 소유즈에 옮겨타고 약 3시간30분간의 우주비행을 거쳐 바이코누르 우주기지 근처 초원에 착륙한다. ●어떤 훈련 받나 후보 2명은 내년 초부터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우주공학, 러시아어, 우주 과학실험 등에 관해 사전교육을 받고 러시아로 이동한다. 본격 훈련을 받을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는 모스크바에서 약 30㎞ 떨어진 삼림지역에 있다. 훈련은 기초훈련과 고등훈련으로 나눠진다. 우선 우주과학기술과 의학지식 등 기초지식을 배운다. 소유즈의 설계, 생명지원시스템, 무선통신시스템 등에 대한 이론 교육도 받는다. 산림이나 바다에 착륙할 경우에 대비해 스킨스쿠버와 다이빙 등 생존훈련도 받는다. 특히 로켓 발사 때 받게 될 엄청난 중력 가속도를 견뎌낼 수 있도록 원심력 발생장치에 탑승하는 훈련을 받는다. 최대 시속 270㎞로 회전하는 길이 18m의 회전팔 끝에 달린 캡슐 속에서 앉아 지구보다 5∼8배나 큰 중력을 견뎌야 한다. 고등훈련은 무중력 적응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둔다. 먼저 지름 23m, 깊이 12m의 대형 수조에서 100㎏이 넘는 우주복을 입고 우주 비행사들조차 기피하는 ‘수중 무중력 훈련’을 경험하게 된다. 실제 크기의 우주 정거장 모형에 들어가 걷기, 우주선 문 여닫기 등을 연습한다. 러시아제 수송기 ‘일류신 76’을 개조해 만든 ‘무중력 훈련기’에도 탑승한다. 엔진을 끄고 항공기가 급강하하는 20초 동안 발생하는 무중력 상황에서 점프해 수평·수직·대각선 이동, 우주복을 입고 벗는 훈련, 무게 100㎏ 이상의 짐 운반 등 훈련을 받는다. ●몸 묶고 먹고 자고, 원통안에서 샤워 우주정거장은 반팔을 입고 돌아다녀도 괜찮을 만큼 쾌적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 실내 공기는 지상처럼 질소와 산소가 4대1의 비율로 채워져 있다. 음식은 한정된 공간과 부패 가능성을 고려한, 수분함량이 5% 이하인 건조식품이다. 태양열로 데워 먹는다. 한국 첫 우주인은 김치, 인삼, 고추장 등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화장실에서는 벨트로 몸을 고정하고 용변을 본다. 압축 공기로 배설물을 내보낸다. 잠잘 때에도 몸을 묶고 잔다. 몸이 둥둥 떠다니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샤워도 가능하다. 사방이 막힌 원형의 통에 들어가 해야 한다. 공중에 분산되는 물방울은 진공장치로 빨아들인다. 근육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틈틈이 운동을 해야 한다. 우주를 감상하며 러닝머신 위를 달리는 황홀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우주에서 무게 재는 우주저울 개발 등 교육실험도 한국 첫 우주인은 우주정거장에서 지상에서 부여된 과학실험을 한다. 초파리를 이용한 노화유전자 연구, 김치·인삼 등 한국 전통음식의 우주음식 개발 가능성 타진 등 13개 전문과학실험을 진행한다. 또 우주에서 무게를 잴 수 있는 ‘우주저울’ 개발 등 교육실험 5개도 한다. 우주에서 얻는 실험 데이터는 지상에서 분석, 발표된다. ●세계 35번째 우주인 배출국된다 34개국이 45년간 모두 456명의 우주인을 배출했다. 미국이 277명으로 압도적이다. 러시아가 95명, 독일 10명, 프랑스 9명, 캐나다 8명, 일본 6명, 이탈리아 4명, 중국이 3명의 우주인을 탄생시켰다. 불가리아와 벨기에, 네덜란드, 카자흐스탄도 2명의 우주인을 배출했고 영국, 시리아, 헝가리 등은 1명의 우주인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35번째 우주인 배출국이 된다. ●어떤 대우받을까 한국 최초의 우주인은 일단 신분에 관계없이 ‘우주 영웅’으로 불리고 우주개척 ‘선구자’로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분도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가장 큰 임무는 ‘과학기술 홍보대사’. 범국민 과학 대중화 운동에 앞장서게 된다. 정부는 그의 소속을 항우연으로 변경한 뒤 홍보대사에 걸맞은 특별한 직위와 대우를 하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모델로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이문열 소설’ 해석 아전인수

    소설가 이문열씨의 장편소설 ‘호모 엑세쿠탄스(처형하는 자)’가 정치 논란에 휩싸였다. 이 소설은 이달 초 출간된 계간지 ‘세계의 문학’ 겨울호에 문제가 된 마지막 4회분이 실렸다. ‘조·중·동’ 등 이른바 보수 언론들은 소설을 통해 이씨가 현 정부와 386세대 정치인, 시민단체 등을 비난했다는 점 등을 부각했다. 반면 한겨레는 대선과 연결시켜 이씨의 ‘의도’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두 갈래 접근과 관련, 언론계 일각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보수·진보 언론간 세(勢)대결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선수를 친 곳은 조선일보였다. 조선은 소설 내용 중 현실정치 비판 부분을 발췌해 발빠르게 보도했다. 곧바로 중앙일보와 동아일보도 비슷한 취지의 기사를 게재했다. 반면 한겨레는 ‘또 선거철인가…이문열씨 활동 개시’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정치적 의도를 경계했다. 문학평론가 이명원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선거를 앞두고 또 시작했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이씨가 참여정부 출범에 불만을 품은 기득권 세력의 입을 빌려 정치적으로 민감한 발언들을 거침없이 쏟아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1992년 12월 대선을 앞두고 ‘초원복집’ 사건이 터졌을 때 이씨가 당시 조선일보에 연재하던 소설(오디세이아 서울)을 통해 도청의 배후를 문제삼는 식으로 본질을 흐리기도 했다며 현실정치에 개입한 이씨의 ‘전력’도 소개했다. 정작 이씨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이씨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학적인 부분은 얘기하지 않고 극단화된 일부를 갖고 얘기하고 있다.”면서 “제일 먼저 쓴 조선일보는 구미에만 맞게 썼다는 점에서 비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홍환기자 stinger@seoul.co.kr
  •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희망 곶’에서 만난 ‘천상의 정원’

    우리나라 여행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땅’은 아마 검은 미지의 대륙, 아프리카가 아닐까. 사자와 기린, 얼룩말 등이 초원을 누비는 환상적 모습이 떠올려진다. 또한 영화 ‘뿌리’의 주인공 쿤타킨테 같은 흑인이 순진한 눈동자를 껌벅이며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지난달부터 타이항공이 인천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직항 노선을 띄워 한층 가까워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케이프타운에 다녀왔다. 테이블마운틴, 희망곶, 물개섬 등 천연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다. 글 사진 케이프타운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우리나라와 지구의 반대편에 있는 아프리카. 그만큼 멀고 위험하다는 생각에 선뜻 갈 수 없는 곳 또한 아프리카다. 말라리아 등 예방접종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날씨는 어떤지, 가면 무엇을 볼 수 있는지, 가슴 가득 설렘과 궁금증을 안고 비행기에 올랐다. # 멀고 먼 아프리카 남아프리카의 요하네스버그까지 비행시간만 약 20시간. 인천에서 방콕까지 6시간, 방콕에서 요하네스버그로 가는 비행기를 갈아타고 12시간이 걸려야 도착한다.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국제공항에 도착했지만 공항밖의 광경은 보지 못했다.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안내원이 “남아공에서 다른 곳은 몰라도 요하네스버그는 정말 치안이 불안합니다. 대낮에도 강도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라 아무도 책임질 수 없습니다.”라고 했다. 사실 1990년대부터 주변 다른 국가의 흑인들까지 상업의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로 몰려들면서 치안이 극도로 불안해졌다. 그래서 은행, 무역회사 등은 요하네스버그 중심지를 떠나 외곽에 새로운 타운을 형성해 점점 슬럼화되고 있다고 한다. 여기서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인 케이프타운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이다. 왕복 12만원선. 주의할 점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내선에서 기내 서비스는 없다. 혹시 스튜어디스가 콜라나 빵을 권하기도 하지만 거절하는 게 좋다. 비록 우리 돈으로 2000∼4000원이지만 ‘공짜’가 아니기 때문. # 동화 속 나라, 케이프타운 케이프타운 시내를 달리는 버스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습관적으로 카메라를 꺼내 창밖의 풍경을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아름다운 쪽빛 바다를 따라 그림 같은 집들이 이어지고 파란 잉크가 묻어나올 듯한 하늘 아래 자리잡은 예쁜 산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유럽의 작은 도시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사진기를 잠시 내려놓고 가이드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머더 시티’(어머니의 도시)라고 불리는 케이프타운은 아프리카의 발전이 시작된 곳으로 ‘아프리카의 작은 유럽’이다. 남아공 인구의 백인 비율이 15%밖에 되지 않지만 여기만큼은 유일하게 백인들이 더욱 많은 곳이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와 다양한 식물군, 아름다운 쪽빛 바다, 깨끗한 공기로 영국, 프랑스인 등 유럽인들이 정착하면서 만들어진 도시다. 아프리카의 최남단,1만 4000여종에 달하는 식물들의 보고,1년 내내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바다, 기묘한 모양의 테이블 마운틴, 물개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수십 개의 특급 호텔로 아프리카 관광의 1번지이다. 그래서 영국의 BBC에서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50선’에서 5번째로 캐이프타운을 올려놓았다. # 신선이 노니는 아프리카의 비경, 테이블마운틴 케이프타운에서는 탁자 모양의 산이 있다.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형태로 약 5억년 전 바다에서 솟아오른 산이란다. 높이가 1032m. 302m 지점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간다. 걸어서도 올라갈 수 있지만 3시간가량이 걸린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내려다보는 케이프타운은 바다와 어우러져 정말 아름답다. 벤치에 앉아 부서지는 햇살을 맞으며 밀어를 속삭이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달력 속의 그림이다. 테이블마운틴 한 편에서 구름이 쏟아진다. 마치 하얀 테이블보가 바닥으로 떨어지듯 수직으로 깎아지른 절벽을 타고 흐르는 구름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다. 케이블카는 수시로 운행한다. 다만 바람이 심하게 부는 날은 운행하지 않으니 미리 알아보는 것이 좋다. 케이블카에서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는데 이상하게 바닥이 움직인다. 관광객의 편의를 생각해 정상에 오르는 4분여 동안 케이블카의 바닥이 한 바퀴 돌아 사방을 둘러볼 수 있도록 했다. 정상에 오르자 아름다운 항구도시 케이프타운과 대서양의 푸른 물결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또한 대서양의 내음을 가득 머금은 거센 바람에 장시간 비행에 지친 몸의 피로가 사라진다. 케이블카 탑승장에서 보았던 것은 그야말로 ‘밑밥’이었다. 이곳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평평한 정상에는 동서 3㎞, 남북으로 10㎞가량의 펼쳐진 드넓은 모습에 숨이 멎는 듯하다. 구름이 저만치 발아래에 하얀 강물이 흐르듯 지나가고 형형색색의 꽃과 풀이 가득한 이곳은 ‘천상의 정원’이다. 정상의 산책로 따라 걸었다. 남아공의 국화인 킹 프로테아를 비롯해 핀보스, 에리카, 콘부시, 핀쿠션 등 예쁜 꽃들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재미난 것은 아주 위험한 절벽에도 철조망이나 ‘위험’이라는 표지판이 없다. 테이블마운틴 옆으로 예수의 12제자를 본떠 이름지은 ‘12사도 봉우리’가 줄줄이 이어진다. 또 케이프타운 남쪽 앞바다에는 외롭게 떠있는 조그만 섬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넬슨 만델라 남아공 대통령이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에 항거하다 18년 동안 정치범으로 수감된 곳으로 알려진 전설적인 감옥 로빈섬이다. 지금은 국립박물관으로 탈바꿈했다.1999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섬에는 만델라의 수감 번호가 적힌 감방과 그의 체취가 묻은 담요와 식기가 보존돼 있다. 테이블마운틴을 오를 예정이라면 오후 5시를 넘어 오르는 것을 권하고 싶다. 아마 해가 진다면 하얀 구름의 바다가 붉은색으로 변하는 또 다른 장관이 기다리기 때문이다. # 아픔이 묻어 있는 바람의 땅, 희망곶 희망곶으로 향했다. 우리에게 익히 ‘희망봉’으로 알려진 이곳의 원래 명칭은 ‘케이프 오브 굿 호프’(Cape of Good Hope)이다. 케이프타운 도심에서 자동차로 40 여분. 해안을 따라 달리는 내내 에메랄드빛 바다가 주는 푸근함에 가슴이 넉넉해진다. 짧은 반바지 차림에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띈다. 보석같은 은빛 모래가 쪽빛 바다의 물결과 어우러지는 캠스비치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가족들이 모습에서 ‘왠지 늙어서는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였다. 쪽빛 바다의 물결이 점점 거세지자 윈드서핑을 즐기는 젊은이들이 나타난다. 파도가 거세지자 드디어 희망곶이 가까이 왔음을 알리는 증거란다. 아프리카의 가장 끝머리로 알려진 이곳은 1488년 인도로 가는 항로를 찾던 포르투갈인 바르톨로메우 디아스가 우연히 인도인 줄 알고 상륙했다가 파도와 바람이 거세다고 해서 ‘폭풍의 곶’이라 불렀고,1498년 바스쿠 다 가마가 인도로 가는 항로를 개척한 것을 기념해 ‘희망의 곶’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버스에서 내리자 몸을 가누기도 힘들 정도의 바람을 헤치며 해안 절벽으로 올라섰다. 탐험가의 마음으로 계단을 오르자 대서양과 인도양이 만나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온도가 낮은 대서양의 바다빛은 검푸르고 온도가 높은 인도양은 에메랄드빛이다. 정말 유럽인들이 아프리카의 이곳에 ‘희망’을 가져다 주었을까. 수 세기 동안 아프리카인들이 흘린 피와 눈물이 거센 바람을 타고 밀려오는 듯했다. 그들의 절절한 사연을 말하려는 듯 ‘웅웅’거리는 바람만 휘몰아쳤다. ■ 사람이 만든 작은 천국,선시티 요하네스버그의 OR 탐보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의 대부분은 바로 인근의 남아공 행정수도인 프리토리아나 리조트 도시인 선시티 등을 찾아나선다. 요하네스버그는 치안이 불안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북서쪽으로 187㎞ 떨어진 선시티는 남아공의 대기업 선그룹이 만든 대규모 리조트 도시다.4개의 특급 호텔과 두 개의 골프코스 그리고 강원도 속초의 워터피아 규모의 파도풀, 패러세일링, 제트스키 등 각종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뿐 아니라 카지노까지 한곳에서 즐길 수 있는 휴양지이다. 게다가 리조트가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내에 있어 간단한 사파리의 맛(?)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필레네스버그 국립공원은 전체 면적이 500㎢로 소위 ‘빅5’로 불리는 사자와 코뿔소, 코끼리, 표범, 물소를 비롯한 364종의 동물 1만 2000여마리가 서식하고 있다.260란드(약 3만 4000원)만 내면 공원 안으로 두 시간짜리 짧은 사파리 투어를 할 수 있다. 오전 11시와 오후 4시 등 두 번 출발을 하는데 아무래도 오후에 타는 것이 동물들을 볼 확률이 높다. 트럭을 개조한 사파리차를 타고 출발해 가장 먼저 만난 것은 영양의 일종인 스프링복스. 육중한 몸집의 코뿔소, 호수에서 진흙 목욕을 하는 10여 마리의 코끼리떼와 얼룩말도 보인다. 특이한 것은 자신의 승용차로 직접 사파리를 즐길 수 있는 재미난 곳이다. 해가 산 너머로 자취를 감출 무렵 암사자 10여 마리가 모여 있는 곳에 트럭이 멈춘다. 운전자 겸 가이드가 “지금 암사자들이 숲 안쪽에 있는 얼룩말을 사냥하려 하고 있다.”며 조용히 지켜보란다. 정말 누워서 자던 암사자들이 하나 둘씩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더니 숲 이쪽저쪽으로 사라진다. 일순 사자들뿐 아니라 사파리를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도 긴장감이 감돈다. 자동차를 매일 봐서인지 사자들이 승용차 사이를 아무렇지 않게 지나간다. 참 신기한 일이다. 얼룩말을 포위하기 위해 여기저기로 사라진 뒤 어둠이 완전히 내려앉자 숲속에서 ‘후다닥’,‘우∼흥’하는 소리가 긴박하게 들려온다.“조용히 하고 잘 들어보세요.”라는 가이드의 말에 귀를 쫑긋 세웠다. ‘으∼응’하며 얼룩말이 마지막 저항을 하다 이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그러고는 무엇인가 뜯겨져 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사자들이 얼룩말을 먹는 소리란다. 비록 숲속 안쪽이라 보지는 못했지만 듣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야생’을 느낄 수 있었다. 이밖에 수천마리 물개떼가 햇볕을 쬐며 한가롭게 휴식을 즐기는 하우트 베이의 물개섬도 볼 만하다. 케이프타운 해안에서 유람선을 타고 15분 정도 바다로 나가면 커다란 바위섬에 한가로이 잠을 자고 장난을 치는 물개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또한 볼더스 비치에 가면 아프리카 펭귄 2000여 마리가 눈앞에서 재롱을 부린다. 모래가 날릴 만큼 강한 바람이 부는 볼더스 비치에서 서식하는 아프리카 펭귄들이 바위 위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은 정말 귀엽다. 또 요하네스버그의 레세디 민속촌은 아프리카 원주민들의 생활을 느낄 수 있는 민속촌이다. 줄루, 소토, 코사, 페디 등 남아공을 대표하는 4개 종족의 주거 생활양식과 그들의 전통 공연을 볼 수 있다. # 가고 싶어요, 아프리카 ▲가는 길:아프리카 가는 길이 편해졌다. 한국에서 남아공까지는 비행기 탑승 시간만 20시간 정도 생각하면 된다. 지난 10월31일부터 방콕∼남아공 요하네스버그 구간의 취항을 시작한 타이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도 저렴하고 여러모로 편리하다. 이 노선에는 최신형인 에어버스 340-600기종이 투입됐다. 인천에서 방콕을 거쳐 바로 요하네스버그로 간다. 혹시 일정이 허락한다면 돌아오는 길에 하루나 이틀 정도 방콕에서 쉬었다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항공권 가격은 조건에 따라 90만원부터 152만원까지. 홍콩에서 남아공항공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비행시간이 길고 갈아타므로 짐은 되도록 간단하게 꾸려 기내에 들고 타는 것이 좋다. ▲패키지 여행상품:대부분의 대형여행사들이 아프리카 상품을 팔고 있지만 전문 여행사를 이용하는 편이 아프리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클럽아프리카(www.aat.co.kr)는 개조한 트럭을 타고 수영장, 샤워장 등이 갖추어진 캠프 사이트와 도시를 돌아보는 ‘아프리카 트레킹’상품은 220만원이다. 세계 각국의 젊은이들과 함께 여행하므로 인기다. 또 남부 아프리카 쪽인 남아공, 짐바브웨, 보츠와나, 잠비아 등을 엮은 4개국 8일 상품이 319만원이며 빅토리아폭포와 선시티, 케이프타운을 엮은 8일 상품은 349만원. 아프리카의 3∼4국을 돌며 사파리를 즐기는 8∼9일짜리 상품은 300만원 등이다.(02)772-906. ▲알아두기:남아공의 화폐단위는 란드(R)로 1란드가 원화로 약 130원 안팎. 국내에서 달러로 환전한 뒤 현지 공항이나 은행에서 재환전해야 한다. 시차는 한국보다 7시간이 늦다. 현지시간이 자정이면 한국시간은 오전 7시이다. 남반구에 위치한 남아공은 북반구의 한국과는 계절이 반대. 남아공은 지금 여름의 초입으로 한낮엔 더운 편이지만 테이블마운틴 등은 바람이 심하므로 점퍼와 자외선 차단제인 선블록과 선글라스 등은 필수. 또 크루거 국립공원 등 북부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말라리아 예방접종이 필요없다.
  • 뮤지컬이 쏟아진다 “뭘 볼까” 즐거운 상상

    뮤지컬이 쏟아진다 “뭘 볼까” 즐거운 상상

    ●연인과 함께 ‘에비타’vs‘돈주앙’ 특별한 데이트를 원하는 커플에게 제격이다. 두 작품 모두 주옥 같은 노래, 뇌쇄적인 춤으로 연인들의 마음을 녹인다. 강렬한 매력의 주인공을 둘러싼 비극적 드라마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17일 개막한 ‘에비타’는 아르헨티나의 전설적인 퍼스트레이디 에바 페론의 일대기다. 노동자 태생으로 화려한 미모를 발판삼아 국모의 자리에까지 올랐으나 서른셋의 나이에 요절한 에바의 삶을 앤드루 로이드 웨버(작곡), 팀 라이스(작사), 해럴드 프린스(연출) 등 뮤지컬 거장 3인이 1978년 무대화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6월 런던에서 28년 만에 선보인 리바이벌 버전으로, 한층 강화된 탱고 리듬과 화려해진 비주얼이 감상 포인트. 주제곡 ‘돈 크라이 포 미 아르헨티나’의 익숙한 선율과 더불어 외국인 탱고 무용수가 추는 2인무가 오래도록 시선을 붙잡는다. 배해선, 김선영이 번갈아 에바로 출연한다.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은 스페인의 호색한 돈 주앙의 열정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다. 육체적 쾌락만을 좇던 한 남자가 진정한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이 매혹적인 라틴 선율과 플라멩코에 실려 객석에 전달된다.2004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초연돼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난해 파리 공연에서도 매진 사태를 기록한 흥행작. 프랑스 국민가수 펠릭스 그레이가 작곡한 감미로운 노래와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연출가 질 마으의 무대연출이 돋보인다.70여명의 오리지널팀이 내한한다. ●가족과 함께‘애니’vs‘라이온 킹’ ‘가족뮤지컬=아동뮤지컬’의 편견을 깨트리는 뮤지컬이다. 아이가 보기엔 어렵고, 어른이 보기엔 유치한 어정쩡한 가족뮤지컬이 아니라 아이와 어른을 두루 만족시킬 수준을 갖췄다는 얘기다. 가족의 소중함, 용기, 사랑 등을 전하는 교훈적인 내용도 온 가족이 보기에 더할 나위없다. 곱슬머리 고아 소녀가 주인공인 ‘애니’는 1977년 브로드웨이 초연 이래 30년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뮤지컬.‘오, 해가 떠요. 내일에 꿈꿔 왔던 희망을 걸어요.’로 시작하는 주제곡 ‘투모로우’로 유명하다. 서울시뮤지컬단이 국내 초연하는 이번 무대에는 애니로 더블캐스팅된 전예지, 이지민 등 12명의 아역배우를 비롯해 뮤지컬 스타 전수경, 김영호가 출연한다. 뮤지컬 전용극장 ‘샤롯데극장’에서 장기공연중인 ‘라이온 킹’은 디즈니 가족뮤지컬의 대표적인 작품. 아프리카 초원 동물들의 세계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현해 낸 첨단 무대 메커니즘이 탁월하다. 아기 사자 심바가 고난을 딛고 아버지 무파사의 대를 이어 용감한 사자로 성장하는 과정은 가슴 훈훈한 감동을 안겨준다. ●동료와 함께‘동물원’vs‘달고나’ 음주가무형 송년 모임은 구습이다. 분위기를 띄울 만한 공연을 관람하고, 가볍게 맥주 한잔 하는 것이 요즘 인기있는 신세대 모임 스타일이다.30·40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창작 뮤지컬 2편이 대기중이다. ‘동물원’은 제목 그대로 그룹 ‘동물원’의 히트곡을 엮어 만든 뮤지컬이다.‘시청앞 지하철에서’ ‘변해가네’ ‘널 사랑하겠어’등 동물원의 주옥 같은 노래들을 들을 수 있다. 동물원 멤버들이 음악감독을 맡아 작품의 완성도를 꾀한 점이 두드러진다. 가수 홍경민, 이정열이 주연을 맡았다.‘달고나’는 특정 가수나 그룹이 아니라 70·80년대 유행했던 가요들을 선별해 만든 작품. 첫사랑에 얽힌 아련한 추억들이 만화주제가 ‘은하철도 999’, 조용필의 ‘여행을 떠나요’, 김현식의 ‘골목길’등을 통해 흘러나온다.2004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초연했던 작품을 대극장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21) 우리와 닮은 친근감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이슬람 문명과 도시] (21) 우리와 닮은 친근감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

    키르기스스탄의 수도 비슈케크에는 어딜 가나 길이 있다. 하얀 포플러 줄기가 끝없이 가로수가 되어 길을 잇고 길을 만든다. 실크로드의 길이다. 그리고 길에는 사람이 있고 양떼가 가끔씩 길을 메운다. 카자흐스탄의 알마티를 떠나 대상들이 지쳐버릴 때쯤 나타나는 오아시스의 도시가 비슈케크다. 중앙아시아의 지붕인 천산산맥을 따라 펼쳐지는 풍요와 설렘의 길이다. 3개월은 족히 걸렸을 실크로드 길을, 비행기로 5시간 반 만에 비슈케크에 도착한 것은 가을이 한창 무르익을 때였다. 소비에트 시절 뚫어 넓은 길에는 마로니에 낙엽이 나부끼고 하얀 수염을 바람에 흩날리는 노인과 아이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첫 인상은 우리와 매우 닮았다는 친근감이다. 우즈베키스탄이나 카자흐스탄 등 이웃의 다른 투르크계 사람들보다도 훨씬 우리의 모습을 많이 닮아 있었다. 해맑은 웃음을 싱긋 건네는 아이들의 웃음은 석류보다도 눈부시고, 포도만큼이나 싱그럽다. 다음날 날이 밝자 무작정 시내로 걸어나왔다. 소비에트 시절의 계획도시답게 인적도 드문 길은 사통팔달 시원하게 뚫려 있다. 하얀 대리석으로 지은 시내 중심가 관공서 건물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단층으로 된 초라한 벽돌집이다. 키르기스스탄이 오랜 소련연방 통치를 벗어나 독립한 것은 1991년. 그렇지만 공산당 출신의 아스카르 아카예브가 초대 대통령이 되어 독재권력을 유지한 결과, 지난해에는 민중혁명으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섰다. 서방화를 꾀하며 3000명가량의 미군주둔을 허용하고, 새로운 도약을 꿈꿔보지만, 이웃 강국인 우즈베키스탄의 위협과 자원의 제한으로 삶의 질은 쉽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흉노 역사를 밝힌 노인 울라가 발굴한 유물 처음 찾아보는 이 나라의 역사와 과거를 더듬어 보기 위해 습관처럼 역사박물관부터 들렀다. 시내 한복판 대통령궁 옆의 역사 박물관에는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 직원들 몇 사람만 나를 구경하고 있었다. 소비에트 시절의 홍보 전시관 같은 2층을 지나 3층에는 키르기스의 역사시대 유물들이 잘 정리되어 있었다.3층 난간에는 투르크 시대 석상들을 초원에서 옮겨 놓았다. 제주도의 돌하르방을 연상시키듯이 7∼8세기 무덤을 지키던 수호신상들이다. 원래 유목전사들은 죽으면 화장을 했다는데,10세기 이후 이슬람을 받아들이면서 매장관습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석상들의 오른손은 물그릇을 들고, 왼손은 칼을 들고 있다. 물을 마시면서 칼을 잡던 돌궐시대 유목전사들의 맹약의식이 잘 표현되어 있다. 무엇보다 이곳에는 놀랍게도 흉노역사를 세상에 알린 노인 울라의 발굴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1924년 러시아 지리학회 소속의 코즐로프 탐험대가 212개의 고분을 발굴하게 되는데, 그 중 상당수가 기원 전후 흉노귀족의 것으로 판명되었다. 아직도 색상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2000년 전 인류최초의 카펫을 바라보는 감동은 표현할 길이 없다. 그밖에도 각종 금속제품과 펠트 위에 아플리게 기법으로 장식한 수공예품 등을 보며 책에서만 읽었던 흉노의 역사적 실체를 확인하는 기쁨을 혼자서 만끽했다. 키르기스 사람들의 역동적인 삶의 현장을 호흡하기 위해 대시장인 오쉬 바자르로 달려갔다. 그 옛날 실크로드를 따라 찾아 온 상인들이 눌러 앉아 장사를 해 오던 곳이다. 빼곡히 들어선 가게 사이 길로 사람들이 몰려든다. 길을 걷는다기보다는 인파에 떠밀려가는 느낌이다. 인구 100만의 키르기스 사람들이 모두 모인 것 같다. 좁은 골목 길마다 각기 다른 물품들이 줄을 잇고, 거대한 삶의 거래가 이루어진다. ●오쉬 바자르에서 만난 고려인 아주머니 없는 것이 없단다. 코너를 돌 때마다 과일, 공산품, 토산품, 수입 잡화, 음식점 등이 차례로 나타난다. 눈에 띄는 것은 특이하게 생긴 전통 모자다. 염소 털로 곱게 짜서 금실로 수를 놓은 칼팍이라는 모자는 키르기스 남성들의 명예와 존재의 상징이다. 처음 뜨거운 목욕탕에서 머리의 열기를 보호하기 위해 썼다는 칼팍이 이제는 모든 공식행사나 축제 때 빠질 수 없는 전통 모자가 됐다. 식품코너에서는 어김없이 하얀 김치가 등장하고, 고려인 아주머니가 머리에 수건을 두르고 손님을 맞이한다.“안녕하세요.”란 말에 대뜸 “코리아에서 왔수까?”라는 질문과 함께 표정이 달라진다. 먼 길을 찾아온 서울 한국 손님에게 좌판 한 구석을 가리키며 앉아서 김치국시 한 그릇 말고 가란다. 이곳에도 1만 8000명가량의 고려인들이 살고 있다고 한다.1937년 블라디보스토크와 연해주에서 시작된 스탈린에 의한 한국인 강제이주의 한과 핏줄에의 강한 집착은 이처럼 중앙아시아 전역에 슬픈 역사를 남긴 채 이어지고 있었다. 양고기 꼬치구이인 샤슬릭 두 줄에 모처럼 고향의 맛이 담긴 국시 한 그릇을 비우고 40숨을 주었다. 그래야 우리 돈 1000원 남짓한 값이다. ●아타 베이릭 학살 현장에서 서서… 다음날 아침 일찍 서둘러 천산산맥 줄기를 따라 북쪽으로 달렸다. 비슈케크에 온 김에 꼭 들러야 할 곳이 있었다. 바깥 세상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아타 베이릭 학살기념관이다.1938년 11월15일,138명의 키르기스 지식인들이 스탈린 정권에 의해 집단학살당한 채 매장된 엄청난 사건의 현장이다. 당시 공산정권에 협조를 거부한 작가와 교수, 민족지도자들은 하룻밤 사이에 비밀리에 체포되어 갖은 고문 끝에 모두 처형당하게 된다. 아무도 없는 외진 곳에서 행해진 세기의 학살은 우연히 숨어서 그 모습을 지켜본 한 농부의 몫으로 남는다. 농부는 임종을 앞두고 가슴에만 품고 있던 그 비밀을 18살의 딸에게 전하고, 조국이 독립을 쟁취하는 날 이 사실을 알리라는 유언을 남긴다.1991년 키르기스스탄이 자주독립을 선포한 후, 이미 70대의 노파가 된 딸이 이 사실을 공표함으로써 역사의 뒤안길에 묻혀버릴 뻔했던 잔혹한 역사가 빛을 본 것이다. 홀로 묵념하고 서서 조용히 감회에 젖어 있는데, 백발이 성성한 관리인 할아버지가 희생자 중에는 한국인 2∼3명이 들어있다며 자료를 들쳐주었다. 윤상신·강태주 같은 이름이 분명하다. 연해주에서 겨나 낯선 땅에서 정치적 희생이 되어 한 많은 생을 마감했을 원통함과 마지막 순간을 떠올리며 그들의 영혼에 한 줌 간절한 위안을 실어 보낸다. 길거리에서 만난 비슈케크 시민들은 반갑게 눈웃음을 보낸다. 남자들은 칼팍 모자를 쓰고 여성들은 면화로 된 편안한 점박이 치마를 입었다. 놀랍게도 이곳 주민들의 거의 80% 이상이 이슬람교를 믿고 있음에도 차도르를 쓴 여성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어느 이슬람 국가에서나 쉽게 눈에 띄는 모스크도 찾을 길 없었다.120년 가까운 소비에트의 점령 하에서 전통적인 삶의 방식은 변질을 강요당했고, 이슬람 문화는 철저하게 말살되었다. 금요일 주일 예배가 열리는 날, 비슈케크에서 몇 안되는 모스크를 힘들게 찾아보았다. 오후 1시쯤 예배하러 몰려든 사람들의 대부분이 젊은 남성들이었다. 독립한 지 이제 겨우 15년. 조금씩 잃어버린 종교와 전통을 찾아가는 비슈케크 시민들의 발길에서 희망을 읽었다.
  •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칭짱철도에 열린 티베트 사람들

    티베트 사람을 만나거든 이름을 물어볼 일이다. 기분까지 좋아지곤 한다. 다만 한자로 적힌 이름으로는 그 뜻을 알기 어렵다. 표음 문자인 티베트어를 한자로 음차한 때문이다. 대개는 성(姓)이 없이 나뉜 두마디 음절이 각각 아름답고 좋은 뜻을 담게 마련이다. 현지에서 만난 공무원들의 이름을 예로 들면 이렇다. 니마츠런(尼瑪次仁)에서 니마는 ‘태양’이고 츠런은 ‘장수(長壽)’를 뜻한다. 뤄쌍랑제(羅桑朗杰)의 뤄쌍은 ‘지혜’를, 랑제는 ‘맞서 이길 수 없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자시바이전(札西白珍)은 ‘길상(吉祥)스러운 백련화(白蓮花)’를 가리킨다. 이름에 자주 등장하는 거쌍(格桑)은 ‘즐거운 날’이다.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이름만큼 삶도 행복할까 티베트인의 삶도 이름만큼이나 행복하고 아름다울까. 수도 라싸 한 구석에 있는 ‘라모체 사원(小昭寺)’은 그 일면을 확인시켜 줄지 모르겠다.‘간절함’에 관한 한 라모체는 티베트의 상징 부다라(布達拉)궁보다 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짧은 순간이나마 석가모니상에 손을 얹어 기도하고 돌아서며 짓는 순례자들의 표정은 실로 신심(信心)의 극치…. 이 순간을 위해 길게는 수개월을 걸어서 라싸를 찾은 이들이다. 티베트 불교의 성지(聖地) ‘조캉 사원(大昭寺)’ 주변에서 온 몸을 던지는 오체투지(五體投地)의 무리 역시 마찬가지다. 사실 칭짱철도 시닝에서 라싸까지 이르는 차창밖 ‘풍경화’와 그 풍경화 속의 사람들은 너무도 뚜렷이 대비된다. 이어지는 설산(雪山)과 끝없는 초원, 수를 셀 수 없을 만큼 많은 크고 작은 호수들…. 풍광은 그림같으나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은 누가봐도 고단해 보인다. 설산 밑의 벌판에 덜렁 지어진 흙벽돌 집은 초원의 바람조차 막기 어려워 보인다. 어정쩡한 도시 노동자의 복장을 한 중·장년의 남녀들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5072m의 탕구라산역 주변에서도 공사를 한다. 관광객들은 숨조차 쉬기 힘들어하던 곳이다. 티베트인 아니면 산소마스크를 끼고 일을 해야 한다고 한다. 티베트자치구 성도인 라싸라고 별다르지 않다.100일도 안돼 보이는 아이를 품에 안고 구걸에 나선 20대 젊은 여성은 유별난 기억을 남겼다. 워낙 갓난 아이였던 탓에 ‘유아 마네킹’을 들고 구걸에 나선 줄 알았다. 쓴 웃음을 지으며 아이의 볼을 만져보는 순간, 살아있는 생명임을 알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적선(積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 일부지역 아직도 일처다부제 물론 이들의 생활 이면에는 이방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또 다른 면이 많다. 르카저(日喀則)처럼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도 일처다부제가 남아 모계(母系) 사회가 유지되고 있기도 하고, 시체를 토막내 독수리에게 던지는 천장(天葬)이 행해지는 곳이 티베트이다. 여전히 한 건물 안에서 사람과 가축이 동거(同居)하는 일도 흔하다. 최근 티베트 자치주가 유목민 거주 정책의 한 방편으로 주택 개량을 유도하면서 ‘티베트식으로 짓되, 사람과 가축이 다른 건물에 살 것’을 전제 조건으로 내놓았을 정도다. 라싸 외곽 한 마을에서 들른 개조된 집들은 과연 사람과 짐승이 별거 중이었다. 그러나 집집 대문마다에 얹혀진 뿔달린 야크의 머리는, 유목민과 가축의 잠자리를 떼어놓는 일이 ‘위생’ 측면 말고 어떤 의미가 있을까 의문을 갖게 한다. 야크의 머리는 집안을 보호하고 행복을 가져다주는 상징물이다. 어찌보면 천장(天葬)도 윤회로서의 의미 외에, 자신들과 같은 하늘 아래 사는 새나 들짐승과의 공생(共生)과 동거를 전제로 하는 것일는지도 모른다. # 점심때 퇴근했다 오후 3시 다시 출근 무엇보다 티베트가 외지와 다르다는 점을 가장 피부에 와닿게 하는 것은 ‘태양’이다. 사진 전문가들은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역시 햇볕”이라고 찬사를 보내며 셔터를 눌러댄다. 얼굴에 얼음 든 듯한 티베트인의 빨간 광대뼈는 햇빛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금도 티베트 사람들이 점심 식사와 함께 퇴근했다가 오후 3시에 다시 출근하는 것을 놓고 ‘한낮의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해석하는 이도 있다. 표준시간을 베이징에 두다보니 실제보다 빨라진 출근시간을 조정하기 위한 정책적 고려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들에게 지난 7월 개통된 칭짱철도는 많은 것을 실어나르고 있다. 한국 드라마와 한류(韓流)도 그 가운데 하나다. 라싸대학에서 공부 중인 한국인 신정민·공미옥 부부는 “드라마를 본 현지 주민들이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시내 소매점의 한 종업원들은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는 기자를 가리키며 ‘한국 사람’이라고 귀엣말을 주고받는다. 티베트에 가거든 티베트 사람들의 해맑은 표정을 사진기에 많이 담아둘 일이다. 칭짱철도가 티베트 사람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비교가 될 것이므로.
  • [이건호의 뷰티풀 샷] 소품 활용하기

    [이건호의 뷰티풀 샷] 소품 활용하기

    좋은 사진을 결정하는 요소는 아주 많다. 그 중에서도 ‘소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야외 촬영에서 특이하고 재미난 소품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멋진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이 사진은 패션잡지 보그에 실렸던 사진으로 주제는 사파리룩이었다. ‘수렵이나 탐험 여행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스타일인 사파리룩의 촬영을 위해 과감하게 태국 치앙라이의 포시즌호텔리조트로 날아갔다. 치앙라이의 포시즌리조트는 특이하게 텐트캠프로 이루어진 독특한 호텔로 사파리룩과 가장 잘 어울리는 이미지를 얻을 수 있는 곳이었다. 또한 이곳은 특별히 코끼리 훈련을 투숙객이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욱 설레게 했다. 우린 흔히 코끼리를 보면 좀 둔하고 멍청해 보이지만 같이 촬영을 하면 할수록 참으로 매력적이고 현명한 동물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인간에서 느낄 수 없는 거대함, 아름다운 몸의 곡선 등으로 코끼리와의 촬영은 항상 가슴을 설레게 하고 신선한 에너지를 제공하기에 충분하다. 동물을 사랑하는 모델과 저녁 노을을 배경으로 촬영한 화보는 한폭의 그림을 보는 듯했다. 동물과 인간이 하나임을 느낄 수 있는 여행인 사파리의 이미지가 그대로 드러났다. 멋진 장소와 적당한 소품 등과 함께 하는 촬영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이 사진은 하늘의 드라마틱한 표현을 위해서 코끼리와 모델은 실루엣으로 처리하였고 의상의 디테일(질감이나 모양)을 살리기 위해 반사판을 이용해 약간 밝게 표현하였다. 사진작가
  • 한국 장기공연 앞둔 日극단 시키의 ‘라이온 킹’ 시연회

    한국 장기공연 앞둔 日극단 시키의 ‘라이온 킹’ 시연회

    |도쿄 강아연특파원|사바나의 태양은 말 그대로 붉게 꿈틀거렸다. 국내 첫 뮤지컬 전용관 독식 가능성, 장기 공연으로 인한 뮤지컬 시장 재편 움직임 등 갖가지 우려를 뒤로 한 채, 지난달 30일 극단 시키(四季)의 한국어판 ‘라이온 킹’시연회가 일본 도쿄 하루극장에서 막을 올렸다. 오는 28일 서울 잠실 샤롯데극장에서의 개막에 앞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재일교포, 유학생, 한·일 양국 언론인 등이 대거 참석해 ‘라이온 킹’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아프리카 대초원을 재현한 무대는 과연 듣던 대로 장관이었다.2시간30분에 걸친 공연 내내 잠시도 눈을 떼놓을 수 없을 만큼 흡입력을 발휘했다. 특수 동물 분장을 한 배우들은 다리 관절의 움직임까지 섬세하게 포착해냈다. 전용극장의 이점을 보여주는 듯, 다양한 장치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무대조명연출은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이에 더해 객석 통로를 걸어 나오는 새떼, 하이에나 무리 등은 흡사 극장 전체가 하나의 유기체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던져주었다. 전반적인 내용은 어디까지나 디즈니의 오리지널 버전을 원칙으로 해서 이뤄졌다. 그러나, 한국적인 색채의 가미도 잊지 않았다. 대본 감수를 맡은 김정옥(전 국제극예술협회 세계본부 회장)씨는 “생명의 순환이란 주제가 윤회 사상과 상통하고, 무대도 동양적 미학을 곳곳에 담고 있다. 계약상 제약이 있지만, 대사 감수를 통해 한국적 묘미를 살리려 애썼다.”고 말했다. 출연진은 기존 시키 소속 60명과 오디션을 통해 새로 합류한 30명 등 총 90여명. 실력 위주 캐스팅에 힘입어 신인도 당당히 주역을 꿰찼다. 주인공 심바 역의 이경수, 주술사 라피키 역의 차지연은 무명이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뛰어난 가창력과 연기력을 보여줬다. 시연회 후 간담회에서는 역시 전용관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샤롯데와의 계약기간을 묻는 질문에 아사리 게이타 (극단 시키 예술총감독) 대표는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이라고 답변했다. 아사리 대표는 “한해 드는 비용만 총 215억원이다. 손익분기점은 1년 정도로 본다. 만약 흑자가 나면 배우 트레이닝 센터를 짓는 등 전적으로 한국에 환원할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라이온 킹’ 오디션 참가시 3년간 국내 작품 출연 배제를 표방한 뮤지컬협회 측에 대해 배우들은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문화마케팅센터 풍류일가 김우정 대표는 “이번 위기를 국내 뮤지컬계 제작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즈니가 왜 한국과 라이선스 계약을 하지 않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장기공연을 감당할 만큼의 제작여건이 마련돼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시키의 사례처럼 전용관, 연습장 건립에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연회는 완성도 면에서 완벽하지는 않았다. 의상이 벗겨지는 해프닝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 있지만, 아버지 무파사의 죽음 장면에서 아역 심바의 미숙한 감정 처리는 자연스러운 극 흐름에 흠집을 내는 요인이 되었다. 이런 몇 가지만 보완한다면,‘라이온킹’은 의미 있는 공연으로 한국에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arete@seoul.co.kr
  • 경기도 휴양시설 확충

    경기도는 27일 휴양시설에 대한 도민들의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오는 2010년까지 모두 1895억원을 들여 수목원·식물원 8곳, 자연휴양림과 숲 체험쉼터 각 5곳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가평군 가평읍 칼봉산(263㏊)에는 내년까지 모두 49억원을 들여 통나무집, 캠프장 등 각종 숙박시설과 운동시설, 등산로 등을 갖춘 자연휴양림이 조성된다. 또 인근 가평군 북면 적목리 강씨봉(980㏊)에도 51억원을 들여 2008년까지 자연휴양림을 조성하는 것을 비롯, 용인시 모현면 초부리(155㏊), 여주군 강천면(31㏊), 동두천시 왕방산(92㏊)에도 각각 자연휴양림이 들어선다. 이와 함께 도는 안산시 선감동 낙조(78㏊)에 180억원을 들여 2009년까지 제2자연휴양림을 조성하고 여주군 매룡리 황학산(27㏊)에도 72억원을 들여 2008년까지 각종 수종별 숲과 식물원, 산야초원, 산열매원, 야외학습장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또 의정부시 송산(14㏊), 양주시 자생(3㏊), 가평군 상면(9㏊), 와성시 팔탄면(11㏊), 부천시 춘의동 까치울(24㏊), 광주시 곤지암(16㏊) 등에도 수목원과 식물원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밖에 운악산, 검단산, 수리산, 감악산, 서운산 등 5곳에 도농 상생 숲체험 쉼터를 조성하고 가평군 상면 행현리 축령산 자락에도 잣향기 푸른교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도내에는 자연휴양림 8곳 4690㏊, 수목원·식물원 9곳 2182㏊, 삼림욕장 33곳 3179㏊가 조성돼 있다.수원 김병철기자kbchul@seoul.co.kr
  • 허브향에 취하는 별빛 산책

    허브향에 취하는 별빛 산책

    강동구 일자산이 ‘무릉 도원’으로 태어났다. 서울에서 유일한 허브 공원이자 공원 자체가 천문도(天文圖)인 이곳은 허브 향에 취해 별을 셀 수 있는 쉼터다. 강동구(구청장 신동우)가 15억원의 예산과 정성을 다해 조성했다.‘일자산 허브 천문 공원’은 21일 문을 연다. ●빛과 향의 연출 허브 공원에서 만날 수 있는 허브는 모두 120여종에 이른다. 캐모마일, 라벤더, 로즈마리 등 익숙한 허브에서부터 에케네시아, 휀넬, 버베인 등 낯선 허브에 이르기까지 120여종의 허브가 나름의 향과 자태를 자랑한다. 약용으로 쓰이는 허브도 약초원으로 조성돼 있다. 코 끝을 스치는 허브 향도 좋지만 이 공원의 백미는 공원 전체를 수놓고 있는 별자리 조명이다. 공원 바닥에 282개의 조명이 별이 되어 빛난다. 우주는 별을 담아 직경 75m의 거대한 천문 공원을 연출한다. 밤이 되면 북극성을 중심으로 빛나는 밤하늘의 별자리와 은하수 사이를 거닐 수 있다. 허브와 별자리만이 아니다. 이 공원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우주의 원리와 마주하게 된다. 다름 아닌 천지인(天地人) 사상이다. 하늘(天)의 해·달·별과 은하수, 땅(地)의 강산·숲·동굴이 공원 전체에 담겨 있고, 곳곳에 마련된 허브원과 약초원, 암석원은 사람(人)을 상징한다. ●해맞이·달맞이 공원 공원에 담긴 의미를 아는 만큼 즐거움도 배가된다. 정남쪽에 위치한 정문은 태양의 문이다. 그 주변을 장미와 오동나무 등 붉은 초목으로 장식한 것도 남쪽이 붉은 색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동쪽으로 돌다 보면 모래톱과 고무매트가 깔린 놀이마당이 펼쳐진다. 어린이를 위한 공간이다. 가장 따뜻한 햇볕을 아이들이 누리도록 위치도 동남쪽으로 배치했다. 소나무와 자귀나무, 해바라기 등으로 둘러싸인 동쪽에는 관천대(觀天臺)가 마련돼 떠오르는 해를 볼 수 있다. 북동쪽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서울시 우수조망명소로 선정될 정도로 전망이 그만이다. 북쪽은 자작나무숲이다. 신목(神木)으로 불리는 자작나무가 길게 뻗어 신성한 공간을 연출한다. 특히 눈 오는 겨울에 그 빛을 발할 공간이다. 북서쪽에 자리한 암석원에서는 고인돌로 상징되는 거석신앙을 느낄 수 있다. 서쪽은 달빛 공간이다. 달맞이꽃, 계수나무 사이 관천대에서 밤의 전경을 즐길 수 있다. 바로 옆에는 피라미드형 온실을 마련해 겨울에도 허브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공원 설계를 맡은 박경복 박사는 “기능성만을 강조하기보다는 동양적 파라다이스를 재현하기 위해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를 부여했다.”면서 “시민들의 기증을 받아 공원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길동생태공원 건너편 산42의2에 위치한 허브 천문 공원을 찾아가려면 길동사거리에서 상일IC 방면으로 운행하는 시내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강혜승기자 1fineday@seoul.co.kr
  •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중) 시닝에서 라싸까지

    [‘하늘길’ 탄 中華대장정] (중) 시닝에서 라싸까지

    “감기에 걸렸다.”고 하니, 기자단 일행과 라싸까지 동행할 중국 외교부 직원이 깜짝 놀란다.“위험한데….” 얼굴 표정까지 자못 심각한 게 ‘굳이 뭐하러 가려느냐.’는 식이다. 감기는 고산지대에서 위험한 증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산소가 희박해 폐수종, 뇌수종으로 빠르게 발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칭짱철도 개통이후 공식적인 첫 사망자도 감기로 시작된 폐수종이 원인이었다. 지난 11일 낮 그렇게 베이징 공항에서 칭하이(靑海)성 시닝(西寧)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차창밖엔 원시(原始)의 풍광 줄줄이 시닝역을 출발한 건 저녁 8시,10시간 남짓 달려 어스름한 아침 무렵에야 거얼무(格爾木)역에 도착했다. 기관차를 고원지대용으로 바꾸는 것이 보였다.‘세계의 지붕’을 달리는 칭짱철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동이 터오면서 차창에는 온갖 풍경들이 스쳐 지나간다. 초원과 늪, 툰드라 지대의 야릇한 풀들과 설산(雪山), 저마다 빛깔이 다른 크고 작은 강과 호수들. 곳곳에 뛰노는 양과 들소, 노루…. 하다못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해발 5072m의 탕구라산역 표지판 자체도 구경거리다. 곳곳에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거얼무 통과 후 열 몇시간 이어지는 그림들이 지겨울 만해지면 고원의 날씨가 변화를 준다. 순간 눈보라가 치더니, 얼마 안돼 무지개가 뜬다. ‘원시(原始)의 풍광’을 별 노력없이 그저 차창 밖으로 볼 수 있는 것은 침목 하나하나에 깃든 중국인, 특히 티베트인들의 피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960㎞ 구간의 동토구역과 4500m 고지에 철로를 부설하는 대공사에 얼마만큼의 희생자가 발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는다. 다만 “50년 전 인민해방군 18군이 도로를 낼 때 많은 군인들이 희생됐다.”는 주민들의 전언을 통해 상당한 인명 피해를 짐작할 따름이다. 미국과 캐나다의 횡단철도가 사실상 중국인 노동력에 의해 부설된 200년전 역사를 생각하면, 중국인과 철도는 각별한 관계가 아닐 수 없다.“미국의 서부 철도 침목 밑에는 중국인 유골이 하나씩 묻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당시의 피해도 적지 않았다. 특히 캐나다 횡단철도는 동부 5대호(湖) 지역을 넘어가는 3000m 이상 고원지대에서 엄청난 노동자들이 희생됐다. ●‘어떻게 살아왔을까’ 하지만 이따금 눈에 띄는 철로가의 목동, 민가, 유목민의 모습은 그저 목가적이지만은 않은 현실로 다가온다.‘어떻게 살아 왔을까.’하는 궁금증과 함께.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정부는 올해부터 건축비의 절반 이상을 지원하며 유목민에 대한 ‘정주(定住) 정책’을 본격 실시하는 중이다.“티베트 전통식으로 집을 짓되, 위생을 고려해 집안에 가축을 들여서는 안 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행히 밤새 감기는 나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머리가 아프다거나 가슴이 답답하다는 이들이 늘어난다. 고산병약 ‘홍경천’의 효험이 없다고 투덜대는 이도 있다. 경험자들은 홍경천을 2∼3일 전부터 복용해야 한다고 하고, 비아그라가 고산병에 좋다고도 소개한다. ‘딱딱한 좌석(硬座)’칸에는 백발 성성한 일본 관광객들이 열차 곳곳에 마련된 산소 호스를 꽂고 있다. 그만큼 아직은 라싸행 열차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다. 밤 10시30분, 기차는 긴 경적을 울리며 해발 고도 3600m의 라싸(拉薩)역에 멈춰섰다. ●부다라궁 관람 하루 2000명 제한 12일 아침 티베트의 상징 부다라(布達拉)궁. 시짱자치구 외사판공실의 배려가 없었다면 관람은 어림도 없었다. 아침 7시부터 나와 줄을 서고 있다는 한 외국인 투어 책임자는 “사흘 뒤 표를 사게 됐다.”며 투덜댔다. 최근 급증한 외국 관광객을 많이 수용하고는 있지만 하루 2000명을 넘기지는 않는다고 한다. 대신 티베트 농목(農牧)민에겐 제한이 없다. 신앙을 위해 찾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저마다 손에는 야크 버터가 든 비닐봉지와 1자오(角)짜리지만 지폐 수십장이 정성스레 쥐어져 있다. 버터는 불상 앞에 놓인 촛대에 쓸 기름이다. 만나는 불상마다 1자오씩 봉헌하다 보면 입장료 1위안(120원)의 몇배를 내는 일도 예삿일이다. 두 무릎과 팔꿈치, 이마 등 몸의 다섯 군데를 땅에 닿게 하는 오체투지(五體投地)의 장면도 흔하다. 고원의 태양은 라싸의 색을 시시각각 바꿔놓는다. 부다라궁의 단청에서부터 무너져가는 옛 건물의 조그만 창문에 이르기까지 도시 곳곳을 채색한 화려함은, 이른 아침 비내린 우중충한 하늘 아래에서도 바래지 않는다. 그러나 라싸에서의 여정은 이때부터 조금씩 다른 모습을 띠게 된다. 아름다운 풍광을 보여주던 열차 차창과는 달리, 열차가 일으키는 바람에 휩쓸려온 것들은 상혼과 매연, 경쟁의 냄새였다. 글 사진 라싸(拉薩) 이지운특파원 jj@seoul.co.kr
  • [인디아 리포트] (19) 변화된 투자환경 넘어서야

    [인디아 리포트] (19) 변화된 투자환경 넘어서야

    포스코의 인도 진출은 성공할까 실패할까. 세계 인도 투자기업들과 전문가들의 이목이 쏠려 있다. 포스코는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 투자를 발표했다.120억달러를 들여 연간 1200만t 생산 능력의 제철소를 2012년까지 완공하겠다는 계획이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인도시장에서 포스코가 ‘한국 대기업의 성공신화’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인도시장에 굴지의 다국적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데다 세계적인 인도계 ‘토종재벌’들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게 ‘인도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력 투구에 나서 더욱 눈길을 끈다. ●도전받는 한국기업의 성공신화 현대차, 삼성전자,LG전자 등 한국 대기업 삼총사는 인도 진출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불확실하던 인도 시장을 파고들어 손익계산에 우물쭈물하던 선진국들을 제치고 인도 시장을 선점했다.1991년 인도 경제위기 이후 막 시작된 개방 및 외국인 투자자유화 정책의 물결을 제대로 탄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한국 기업의 인도 시장 선점 효과는 점차 줄고 있다. 저가 휴대전화를 앞세운 노키아가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따돌리고 앞서가고 있다. 자동차도 GM과 포드 등 다국적 기업은 물론 인도 기업 타타(TATA)가 현대를 위협하고 있다. 부시의 지난 3월1일 인도 방문은 서구 다국적기업들에 투자보증과 같은 작용을 하고 있다. 이후 중국에서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은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시장경제에 적응하기 시작한 인도기업들이 점차 강력한 라이벌로 한국기업들을 가로막기 시작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토종 상인카스트 그룹들이 글로벌 경쟁에 눈을 뜨고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인도 진출 외국 기업들에 위협을 주고 있는 것이다. 한국 대기업 삼총사가 인도에 진출하던 90년대와는 달리 이제 처녀 진출하려는 포스코는 처음부터 다국적 기업은 물론 상인카스트 그룹들과 뜨거운 경쟁 속에 뿌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도전장 낸 미탈과 타타 세계 최대 철강 기업 미탈 스틸은 포스코가 진출하는 부근(오리사주 파라딥)에 연간 1200만t(포스코와 같은 규모)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나섰다. 타타그룹도 오리사 제철소 건설 계획을 구체화시키겠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이들이 실제로 제철소를 건설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일단은 포스코를 흔들어보겠다는 의도는 충분히 엿보인다. 과거 90년대 초 한국기업들이 인도로 진출하던 때와 차이점 중 하나는 상인카스트 그룹들의 인도 국내시장 장악을 향한 적극적인 행보다. 미탈 스틸은 네덜란드 국적이지만 인도 상인카스트 중 가장 무섭다는 ‘인도의 유대인’ ‘마르와리 상인’의 회사다. 타타 그룹도 ‘파시 상인’이다. 인도 상인카스트의 한 거물 인사는 최근 필자에게 “글로벌 경쟁에 눈을 뜬 상인카스트들은 오리사의 포스코 제철소를 초원에서 먹잇감이 사냥 거리에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사자의 눈으로 주시하고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인도내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는 상인 카스트, 특히 마르와리들이 유통망을 통해 포스코의 목을 죈 뒤 인수·합병의 방법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탈그룹은 그동안 공장을 직접 건설하지 않고 인수 합병이라는 파이낸싱 기법으로 세계 제1의 제철회사로 성장시켰다는 점을 주의깊게 봐야 한다. 스코 제철소와 함께 오리사 주에 들어갈 우리 협력 업체는 150개가 넘는다. 포스코가 우리 경제의 대들보라는 것을 인식하고 범 정부적, 국민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상인카스트들이 어떻게 움직일까. 유통망의 운영과 행태를 어떻게 돌파할까. 포스코의 성공을 위해, 한국기업들의 지속적인 인도 선점을 위해 많은 것을 고민해야 할 때다. 향후 인도시장에서 한국기업들의 롱런의 기틀이 마련되느냐 아니면 다른 우리 기업들의 생존에도 악영향을 미치게 되느냐의 중요한 갈림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뉴델리·뭄바이에서 ■ 인도인이 본 인도상인 넘는법 |첸나이 이석우특파원|“인도 상인들과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인들은 처음에 인도 측이 보여주는 뜨거운 반응에 고무된다. 샘플을 달라, 이러저러한 자료를 보내달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인도 상인들은 정말로 거래를 트려 하기보다는 상대방으로부터 정보를 얻고 가능성을 타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인도 공인회계사 N 수쿠마는 “다민족, 다언어의 환경에서 중계무역에 의존해 생존해온 인도 상인계층의 전통과 특징을 숙지하지 않으면 낭패 보기 쉽다.”고 조언했다. 인도 남부경제권의 중심 첸나이에서 회계사무실 ‘수쿠마&어소시에이트’를 운영하는 수쿠마 회장은 영산대 인도연구소 연구원을 겸임하면서 컨설팅 등 한국기업들의 인도 진출을 돕고 있다. ▶인도에 진출한 한국 중소기업들은 대기업과 달리 고전하고 있는데. -인도 상인계층은 자기 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무엇이든 사업확장 가능성을 타진하는 습관이 있다. 외국 기업인들이 어떤 종류의 사업이나 품목을 제시하면 능력이 없으면서도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고 대답한다. 중소기업들은 이 점에서도 상인카스트의 벽에 막힌다. 인도측의 습관적인 말과 상투적인 반응을 과신하지 말고 면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인도측과 합작하는 과정에서 증자, 신규사업 진출을 위해 추가 투자가 필요한 경우 인도 상인들은 처음의 적극적이고 호기로운 태도에서 돌변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인도 상인들은 각각의 ‘비즈니스 패밀리’에 속해 있고 공동체 의식이 강하다. 개별적인 기업과 상인들도 그 공동체가 허용하고 감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업을 벌이고 확장한다. 인도측과의 비즈니스 협상과 합작 투자가 소득없이 끝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개별 상인에 대한 상인카스트 공동체의 영향력이 그렇게 큰가. -인도 상인들은 대개 수십 종으로 세분화돼 있는 상인 카스트의 일원이다. 공동체는 구성원에게 무담보로 대출해 주고 어려울 때 돕는다.“한 배를 탔다.”는 의식으로 강하게 묶여 있다. ▶인도 재벌의 자회사들이 화제가 되곤 하는데. -모(母) 기업이 대정부 로비, 블랙머니 세탁, 세금 포탈 등을 목적으로 명목뿐인 특정 회사를 만드는 경우가 있다. 일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하면 그룹은 자회사를 아무런 관계가 없었던 것처럼 간단히 정리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도마뱀의 꼬리처럼 언제든지 잘라낼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이다. ▶상인카스트의 특성을 또 든다면. -공동체 확장과 번영을 위한 신규 사업 진출 독려다. 봉급 생활을 하는 구성원에게는 자신의 사업을 일으키도록 압력을 넣는 것이 일반적인 분위기다. 그들의 투자 방법은 시장을 봐 가면서 소규모에서 대규모로, 시차를 두고 진행한다. jun88@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8) 붉은색의 향연, 모로코 마라케시

    [이슬람 문명과 도시] (18) 붉은색의 향연, 모로코 마라케시

    붉은 도시 마라케시. 중세의 성벽도, 모스크도, 집들도, 메디나도, 택시도 모두 붉은 색을 띤 매혹적인 도시다. 마라케시의 붉은 색은 석양으로 물들 때 더욱 선명한 빛을 드러낸다. 붉은 해가 야자수 너머 사막의 저편으로 기울 때, 다시 한번 붉은 색의 향연에 빠져드는 도시다. 사막의 초입에 위치해 일년 내내 무덥지만, 한여름 서너 달을 제외하곤 그래도 아틀라스 산맥에 쌓인 하얀 눈을 언제나 볼 수 있고 겨울에는 스키까지 즐길 수 있는, 계절을 초월한 곳. 최고 전성기에는 남으로 사하라 이남의 말리로부터 북으로 스페인의 안달루스 지역까지, 그리고 동으로 튀니지와 서로는 대서양에 이르는 광대한 제국의 수도였던 곳. 베르베르인들의 고향이며 그들의 자부심이 마음껏 묻어나는 도시가 바로 마라케시다. 마라케시는 1062년 사하라의 베르베르 종족들이 뭉쳐서 세운 알무라비툰 왕조의 술탄 유수프 빈 타시핀이 건설했다. 알무라비툰 왕조는 스페인을 다스리며 얻은 많은 부를 바탕으로 스페인 예술가들까지 불러 마라케시를 넓히고 아름답게 꾸미는 데 온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그때 만든 지하 농수로는 지금까지도 아틀라스의 물을 마라케시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1147년 새로운 베르베르 세력인 알무와히둔 왕조가 마라케시를 점령했고, 알무라비툰 왕조가 통치하던 지역에다 주변 지역까지 정복해 모로코 역사상 가장 광대한 제국을 형성하였다. 이들은 마라케시를 세계적인 이슬람 도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쿠타이바 모스크라는 걸작을 남겨놓았다. 하지만 페스를 기반으로 한 마린 왕조가 1269년 알무와히드 왕조를 멸망시키면서 마라케시의 영광은 사라지는 듯했다. 16세기 사아드 왕조가 발흥하면서 마라케시는 다시 제국의 수도가 됐고, 이때 유대인 집단 정착촌 ‘멜라’, 거대한 ‘모사인 모스크’,‘알리 벤 유스프 마드라사’ 등이 건축됐다. 그러나 알라위 왕조는 제국의 수도를 메크네스로 옮겼고 그곳의 궁전 건축을 위해 마라케시의 알 바디 궁전을 가져다 건축 자재를 써버리는 바람에 지금은 알 바디 궁전의 흔적만이 남아 있다. 이때부터 마라케시는 제국의 중심에서 멀어졌고 쇠퇴의 시기로 접어든다. 이후 모로코가 프랑스의 보호령이 되면서 프랑스 도시건설계획에 따라 마라케시에는 신도시가 지어졌고, 구도시인 메디나도 재정비됐다. 모로코 북부에서 남부로 가는 여행은 매우 매혹적인 여정이다. 모로코의 행정수도 라바트에서 출발한 기차는 불과 4시간여 만에 드넓고 푸른 초원 지역에서 돌들만 뒤덮인 황량한 사막 지역으로 나를 데려다 놓았다. 그 황량한 풍경 속에서 보석처럼, 오아시스처럼 나타나는 도시 마라케시를 만나는 것은 너무나 마음 설레는 일이다. 마라케시는 이제까지 본 다른 모로코 도시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페스가 이슬람의 중심도시로서의 자부심과 초연함으로 가득차 있다면 마라케시는 베르베르 도시답게 자유분방함과 따스함이 묻어났고, 라바트가 수도답게 빈틈없이 꽉 짜인 도시였다면 마라케시는 흐트러짐 속에 조화를 이루는 모로코적인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고, 카사블랑카가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분주함이 가득한 도시였다면 마라케시는 훨씬 여유롭게 사막을 껴안은 아프리카적인 모습의 도시였다. 마라케시 여행은 도시 중심에 위치한 쿠타이바 모스크에서 시작된다.12세기에 건설된 이 모스크는 알무와히드인들의 영광을 나타내는 상징물이다. 특히 미나렛(첨탑)이 유명한데, 황토색 흙벽돌을 6층 구조로 쌓아 올린 것으로 높이가 77m에 이른다. 알무와히드인들은 라바트와 세비야에 비슷한 모스크를 지어 그들의 영광을 드러내고자 했다. 그러나 지금 라바트 모스크에는 첨탑은 남았지만 사원은 지진으로 사라져 흔적만이 남아 있고, 세비야 모스크는 첨탑이 히랄다탑으로 바뀌어 남아 있지만 모스크가 있던 자리는 대성당으로 바뀌고 말았다. 역시 역사는 승자의 것이던가. 패자는 말없이 모스크가 성당으로 바뀌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으리라. 쿠타이바 모스크 옆으로 걸음을 옮기니 자마 알프나 광장이 나온다. 이곳은 다양한 삶의 모습을 밤과 낮으로 바꾸어 가며 끝없이 펼쳐진다. 낮에는 사람들이 모여들어 민속축제를 벌인다. 기획되지 않은 거리 연극, 점쟁이들의 주술과 부적, 다양한 베르베르 음악들의 향연, 우리네 시골의 약장수들이 즐겨하던 재주넘기, 온갖 종류의 약재들을 판매하는 약장수들의 외침, 코브라 춤을 보여주며 돈을 버는 뱀 부리는 사람들의 피리소리, 구구절절이 기묘한 이야기들을 목소리 높이며 들려주는 이야기꾼의 흥분된 목소리. 이렇게 쉼 없이 계속되는 삶의 향연에 깊이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물을 파는 물장수들로 이 광장을 꾸몄다면 밤은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 너른 광장을 가득 메운 포장마차들에서 번지는 연기와 민속악단들의 공연 소리는 하늘을 뒤덮고 또 가르며 모든 세계인들이 함께하는 대화는 광장을 가득 채운다. 유네스코마저도 이 삶의 공간을 세계문화 유산으로 지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자마 알프나 광장은 우리 삶이 살아 숨 쉬는 현장이다. 광장을 지나니 메디나가 있다. 메디나는 예전에는 주거 공간이었으나 지금은 시장으로 쓰인다. 이곳 메디나도 페스처럼 거미줄 같은 미로와 그 중앙에는 모스크를 품고 있다. 모스크가 삶의 중심에 자리잡는 방식은 이슬람 도시의 전형이다. 모스크에는 쿠란 학교가 있고 모스크를 중심으로 하맘(목욕탕), 빵가게, 책방 등이 있고 연이어 시장이 있다. 사람들은 이 메디나 안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하며 그들의 삶을 영위한다. 마라케시의 베르베르인들도 이 메디나에서 태어나 성장하며 기쁨과 슬픔을 경험하고 그들의 일생을 마쳤으리라. 해 뜨는 나라에서 태어난 내가 서쪽 끝의 해지는 나라 모로코 마라케시의 메디나 골목에서 베르베르인들의 삶을 그려보면서 나의 삶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반추하다니. 너무나 뜻 깊은 일이었다. 멀리 떠난 타국에서 타자를 통해 나를 느낄 수 있는 것, 이것이 진정한 의미의 여행은 아닐까? 마라케시를 떠난 열차는 북으로 힘차게 달린다. 차창 밖으로 베르베르 전사들이 말을 타고 힘차게 북을 향해 달리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아프리카를 넘어 유럽의 스페인에 정착한 그들은 눈 덮인 아틀라스 산맥에 둘러싸인 마라케시가 너무도 그리워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설원을 배경으로 한 그라나다를 건설했고, 마치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는 듯 그라나다에 붉은 색의 알함브라 궁을 건설하였다. 사하라를 넘고 대서양을 건너 유럽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활짝 피우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중세의 베르베르인들의 모습을 그리며 석양이 너무나 아름다운 도시 마라케시를 떠났다. 이종화 명지대 교수·이슬람연구소 연구원
  • 「로큰·롤」축제서 고함치다 아기 낳기도

    「로큰·롤」축제서 고함치다 아기 낳기도

    지난번 미국서부 「캘리포니아」「알타마운트」초원에서 벌어진 광란의 「로큰·롤」 음악축제는 문자 그대로 광란의 도가니였다. 더벅머리에 긴 수염을 한 괴상한 차림의 온갖 젊은 남녀 30만명이 볼려들어 일대 광상극을 연출했다. 이 음악축제가 얼마나 소란스러웠던가는 하룻동안의 음악제에서 4명이 죽고 4명의 아기가 탄생했다는 사실이 증명하는 것. 영국서 온 유명한 「로큰·롤」악단인 「롤링·스톤즈」의 연주를 듣기 위한 것이었는데 미국을 순회중인 이 악단의 연주는 가는 곳 마다 대성황이어서 이 곳에서는 숫제 야외로 장소를 정한것. 그러나 막상 그 날이 외었을 때는 새벽부터 장사진. 심한 친구들은 전 날부터 숫제 이곳에서 자면서 자리를 지킬 정도 여서 장내 관리는 처음부터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연주가 시작될 때쯤해서는 30만의 인파가 여지없이 초원을 메웠는데 이들은 또한 모두가 제멋대로 하기를 즐기는 「히피」세대. 그래서 음악회는 성황이었지만 뭣을 연주했고 뭣을 들었는지를 아무도 모를만큼 처음부터 혼란연속. 연주가 시작되자 온 천지에서 괴성이 연발, 아기를 낳은 네산모는 너무 고함을 지르다가 그만조산을 했으며 아기와 아이들은 곧 「앰블런스」로 인근 병원에 후송(?). 환각제 과용으로 병원으로 이송된 한 여자는 「헬리콥터」신세를 졌다. 수백명이 부상을 입어 치료를 받았는데 주취측이 대기시킨 19명의 의사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밖에도 어떤 젊은 친구는 소란을 피우다가 경찰을 피하느라 13「피트」깊이의 인근 운하에 빠졌으며 옷을 벗은 무리가 군중을 누비고 다녀고 누구하나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환각제는 현장에서 무진장으로 팔고 있었으며 한 친구는 환각제의 힘으로 온통 옷을 벗어 던지고 30「피트」 높이의 벼랑을 뛰어 내리다가 두 다리가 부러지고 엉덩이가 찢어졌으며 머리가 깨어지는 중상도. [선데이서울 70년 신년특대호 제3권 1호 통권 제 66호]
  • [2006 세제 개편안] 年소득 1700만원이하 31만가구 최대 80만원 지급

    재정경제부가 21일 발표한 2006년 세제개편안은 저출산 대책과 사회안전망 확보를 염두에 둔 참여정부의 정책 의지가 담겨 있다. 자녀가 많은 근로자 가구일수록 소득공제 혜택을 많이 보게 한 것이나 저소득층 근로자를 위한 장려세제(EITC)를 도입한 게 대표적인 예다. 또한 변호사와 의사 등 고소득 전문층을 겨냥해 증세 논란을 희석시키면서 복지정책 재원을 마련하려는 의도가 깔렸다. 그럼에도 독신 가구나 자녀가 적은 맞벌이 가구 등은 세부담이 증가, 적지 않은 반발이 예상된다. 산업경쟁력 강화를 위한 관세율 개편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 눈길 끄는 개편안을 짚어본다. ●세파라치 도입·가산세 강화 내년부터 신용카드 사용이나 현금 영수증 발급을 거부하는 업소를 신고하면 건당 5만원의 포상금을 받는 이른바 ‘세(稅)파라치’ 제도가 도입된다. 신용카드로 거래할 때 추가요금을 요구하는 행위도 포함된다. 신고자는 증빙자료를 첨부해야 한다. 또한 탈세 제보도 신고 대상이 현행 5억원 이상에서 1억원 이상으로 확대된다. 포상금은 1억원 한도에서 징수된 세액의 2∼5%이다. 아울러 세금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적게 신고한 불성실 납세자에게는 가산세가 2∼4배 오른 40%로 중과된다. ●신규주택 비과세 특례제도 축소 외환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98년 5월부터 2003년 6월까지 지어진 주택에 부여한 비과세 특례 가운데 1가구 1주택 비과세 혜택은 내년 말까지만 인정된다. 즉 감면대상 신축주택 이외에 다른 주택을 1채 보유하고 있어도 지금은 1주택으로 간주, 양도시 세금을 물리지 않고 있지만 2008년 1월부터는 2주택자로 보고 양도세를 물린다. 다만 신축주택 구입 이후 5년간 발생한 양도차익에 대한 감면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재경부는 감면대상 신축주택은 서울과 5대 신도시 등에 걸쳐 60만가구에 이르지만 현재 특례축소 대상 가구가 얼마인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양도시 실거래가가 6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은 감면대상이 아니다. ●근로장려세제(EITC) 도입 연간 총소득이 1700만원 이하인 근로자 가구는 해마다 최대 80만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차상위 계층의 근로 유인을 높이기 위한 것으로 생활보장제도 보호를 받는 기초 수급자는 대상에서 뺐다.EITC는 내년부터 도입하되 세금을 환급받는 세액공제의 일종이기 때문에 실제 지급되는 시기는 이듬해 8월이 된다. 무주택자이면서 18세 미만의 자녀를 2명 이상 부양하고 일반 재산 합계액이 1억원 미만인 31만가구가 우선 대상이다. 소득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와 농어민 가구는 2013년부터 적용된다. 소득구간별 지원금액은 ▲800만원 이하이면 근로소득의 10% ▲800만∼1200만원은 80만원 ▲1200만∼1700만원은 1700만원에서 근로소득을 뺀 금액의 16%로 정했다. ●경조사 공제 확대 등 서민층 지원 부양 가족의 혼인이나 장례 비용은 건당 100만원까지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혼인은 20세 이하, 장례는 60세(여자는 55세) 이상으로만 제한하고 있다. 정부는 불합리한 조항이라며 연령 제한을 삭제,20세 초과의 혼인이나 60세 미만의 장례도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내년 65세 이상인 고령자가 역모기지 대출을 받을 경우 이자 비용을 연간 200만원 범위에서 소득공제해 주기로 했다. 내년 1월1일 이후의 대출부터 적용된다. 아울러 상속받는 농지에 대한 증여세를 5년간 합산해 1억원까지 면제해 주고 3자에게 양도할 때에는 물려준 증여자의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양도세를 과세하도록 했다. ●기본관세율 개편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품목간 세율의 불균형을 고치기 위해 1999년 이후 처음 개편했다. 수입에 의존하는 철광석과 아연, 유연탄 등은 1%에서 0%로 내리는 등 기초원자재 310개 품목을 조정했다. 이에 따라 관세가 없는 원자재 품목의 비중은 23.9%에서 54.5%로 높아진다. 원유, 액화천연가스(LNG), 액화석유가스(LPG)의 기본 관세율은 5%에서 3%로 인하되지만 유가가 안정될 때까지 원유 1%,LNG 1%,LPG 1.5%의 할당·잠정 관세율을 유지하기로 했다. 또 디지털 캠코더와 현상하지 않은 필름의 관세율을 8%에서 0%로 내리고 설탕은 40%에서 30%로 조정하기로 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나열식에 그친 세제개편안

    정부가 내놓은 내년도 세제개편안은 저출산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독신이나 맞벌이 가구의 세부담을 높이는 대신 다자녀 가구의 세부담을 줄였다. 또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을 높이기 위한 각종 장치를 강화하고 목적을 달성했거나 타당성이 미흡한 비과세, 감면제도를 축소 또는 폐지했다. 이밖에 저소득 근로자에게 정부가 일정액의 현금을 보전해주는 근로장려세제(EITC)의 도입을 위한 토대도 마련했다. 정부는 재정여건이 허용하는 한 기업과 중산·서민층의 세부담을 줄여 경기회복을 뒷받침하는 데 역점을 뒀다지만 방향성이 없는 나열식에 그쳤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다. 정부는 연구개발 설비 투자금액 세액공제 일몰 연장, 기초원자재 기본관세율 인하 등을 대표적인 성장잠재력 확충 조치로 열거했다.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세제 혜택이 경기 하강 속도를 제어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게 되리라고 보는 시각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다. 도리어 조세 중립적이라는 정부의 평가와는 달리 근로세를 내는 납세자의 세 부담 증가를 예고하는 전주곡이 아니냐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복지에 소요되는 재정부담을 감안해 세수 감소가 큰 세제 개편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이러한 해석과 맥을 같이한다. 세제가 금리나 재정처럼 경제에 미치는 직접적인 파급효과는 크지 않을지 모르나 경제주체에게는 훨씬 더 민감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세제개편에서 시장과 경제주체에게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 의지를 보다 극명하게 천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본다. 앞으로 국회 심의과정에서 수정, 보완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성장을 통한 분배정의 실현이라는 보다 분명한 메시지를 담아주기 바란다.
  • [책꽂이]

    ●람세스 최후의 비밀(브래드 기글리 지음, 마리오 옮김, 따뜻한 손 펴냄) 고대 이집트 제20왕조 두 번째 왕으로 신왕국 최후의 위대한 군주로 불린 람세스 2세. 그의 주위에 모반의 바람이 분다. 그러나 그 기운은 좀체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달 없는 밤에 그림자만 떠돌아 다닐 뿐. 마침내 혼돈의 신 섹트의 추종자는 진실을 찾아 험난한 길을 떠난다. 신비롭고 몽환적이며 음산하기 짝이 없는 고대 이집트를 배경으로 탕아와 요부, 왕과 신하, 신기루 같은 주술적 인물들이 미로 속에서 춤을 추는 역사추리소설. 메디네트 하부를 ‘자메트 신전’으로, 데이르 엘 메디나를 ‘진실한 마을’로 바꾸는 등 현대독자들을 위해 지명과 인명을 평이하게 바꿨다.9800원. ●사자의 꿀(데이비드 그로스먼 지음, 정영목 옮김, 문학동네 펴냄) 삼손은 새뮤얼 이전 시대의 마지막 판관인 마노아의 아들. 아이를 낳지 못하는 마노아의 아내 앞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곧 있을 임신 사실을 알린다. 이렇게 하나님으로부터 선택된 삼손은 엄청난 힘을 바탕으로 20년 동안 이스라엘을 지배한다. 하지만 경건한 삶을 살아야 하는 나실 사람의 수칙을 어기고 시체에 접근하고, 포도주를 마시는가 하면 창녀와 동침하기도 한다. 그러다 블레셋 여인 들릴라에게 머리카락을 잘린 삼손은 힘을 잃고 두 눈마저 뽑히지만 하느님에게 최후의 기도를 올려 힘을 회복, 이교도 신전을 무너뜨리고 블레셋인 3000명을 죽인다. 성경의 행간을 읽어가며 새롭게 써내려간 삼손 이야기. 저자는 이스라엘 현대문학의 거장.8800원. ●호란하 이야기(샤오홍 지음, 원종례 옮김, 글누림 펴냄) 호란하(呼蘭河)는 중국 헤이룽장성 중부를 흐르는 강. 하얼빈 근교에 위치한 호란하현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저자는 이 동화 같는 소설을 통해 호란하 사람들의 인습적 사고을 비판한다. 저자 샤오홍(蕭紅)은 중국에서 정령(丁玲) 이후 가장 뛰어난 여류작가로 꼽히는 인물.1만 3000원. ●샤르 허브의 아지랑이(더르즈접드 엥흐벌드 등 지음, 정용환 등 옮김, 모시는사람들 펴냄) 몽골 현대 단편소설 16편을 엮었다. 몽골의 전통 주거지인 ‘게르’에서의 삶을 그린 소설에서 전형적인 도시형 인간군상이 등장하는 작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몽골인들에게 그리움은 여름날 소낙비 끝에 초원을 긋는 무지개만큼이나 아름답다. 광활한 초원을 달리는 말발굽 소리 들리고 사막의 모래먼지 피어오르는 몽골 소설에는 그런 그리움이 서려 있다. 표제작은 낙타와 더불어 살아가는 고독한 여인의 사랑 이야기. 사람에게 집착하지 않으면서도 사람이 너무나 귀하기에 낯선 이에게라도 일순간에 전심전력하게 되는 몽골 여인의 삶을 담담한 어조로 그렸다.1만원.
  • 아시아 52개 도시의 멋과 맛

    울란바토르와 암만, 베이루트, 교토, 베이징, 두바이, 자카르타…. 이들 도시는 그 나라보다는 도시 자체로서 더 유명한 곳들이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간 경계가 희미해지면서 이제는 도시가 점차 힘과 명성을 얻고 있다. 아리랑TV가 15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8시에 방송하는 26부작 다큐멘터리 ‘아시아 앤드 더 시티’(Asia and the Cities)는 아시아 24개국 52개 도시들이 품고 있는 문화의 궤적을 좇아간다. 각 도시의 독특한 전통과 현대, 음식문화, 풍속과 생활, 그리고 다양한 볼거리까지 아시아 최고의 맛과 멋을 보여준다. 특히 오랜 세월 속에서 만들어진 다양한 문명과 새롭게 발전해가는 현대문화, 지금까지 남겨진 전통과 현재가 맞물려가는 아시아 도시들의 생명력과 잘 알려지지 않은 비밀까지 담아낸다. 1부 ‘중국 베이징’편에서는 뒷골목 ‘후통’에서 살아가는 중국 소시민들을 만난다. 또 중국인들의 차(茶)문화와 요리의 역사 등을 통해 음식천국인 베이징의 이면을 들여다본다. 전통한옥 800여채를 중심으로 양반문화를 지켜가고 있는 도시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전주다. 기와와 처마, 대청마루에서 궁중한정식, 비빔밥, 한복, 한지공예품 등 가장 한국적인 전주의 의식주 문화도 1부에서 함께 소개된다. 몽골의 푸른 하늘과 광활한 초원의 도시 울란바토르. 전통축제 ‘나담’의 길거리 음식과 3종 경기, 전통음악 등에 담긴 몽골인들의 정서는 2부에서 만날 수 있다. 또 서구와 동양,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공존하는 요르단 암만의 신비로운 풍경과 문화도 소개된다. 이와 함께 중국 대륙 서쪽 끝에 위치한 사막의 오아시스 우룸치에서 살고 있는 소수민들의 다양한 문화, 지중해 연안의 항만도시 레바논 베이루트의 자유로움, 일본의 고도(古都) 교토의 이색적인 축제와 전통문화, 세계적인 중개무역의 허브도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화려한 변신도 볼 수 있다.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지금 제주에선] 조랑말 혈통지키기 ‘종자전쟁’

    [지금 제주에선] 조랑말 혈통지키기 ‘종자전쟁’

    21세기는 ‘종자 전쟁’의 시대다. 식물이든 동물이든 누가 우수한 종자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가 국가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되는 시대다. 세계 곳곳에서는 오늘도 종자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우수종자의 보존과 개발, 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총성만 들리지 않을 뿐 지구촌은 이미 거대한 종자 전쟁터로 변한 지 오래다.국내 유일의 향토마인 제주마를 키우고 있는 제주축산진흥원의 소리 없는 종자 전쟁터에 들어가 본다. ●말(馬)산업을 띄워라 ‘소득 1만달러 시대는 골프,2만∼3만달러 시대는 승마와 요트.’ 한라산 중턱에 위치한 제주도 축산진흥원은 종자전쟁의 최전선이자 다가올 소득 2만달러 시대에 말 산업을 이끌 제주마의 본산이다. 푸른 초원 위에서 풀을 뜯는 조랑말들의 한가한 바깥 풍경과는 달리 안에서는 제주마의 우수한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종자전쟁이 한창이다. 제주도에 있는 조랑말이라고 해서 다 천연기념물(347호)인 제주마가 아니다. 흔히 조랑말이라고 불리던 제주도의 말은 2000년 1월부터 제주마로 명칭을 통일했다. 제주의 말은 우선 엄격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혈통을 인정받아 등록한 순수 제주마와 제주마와 외래종이 교잡한 제주산마로 구분한다. 제주산마 가운데 키 125㎝ 이하는 재래마로 부른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승마장의 말은 대부분 교잡종인 제주산마다. 천연기념물인 제주마로 등록하려면 DNA 검사와 함께 깐깐한 외모심사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엉덩이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궁둥이는 돌출되지 않을 것, 쳬격에 비해 머리가 크고 눈은 둥글 것, 목은 굵고 털은 윤택하고 강인한 인상을 줄 것 등 14가지 기준에 따라 몸짱 제주마가 탄생한다. 제주도에서 사육중인 말은 모두 1만 4680마리.1980년대 초부터 사양길을 걷던 제주마는 웰빙바람에 편승,2003년을 기점으로 폭발적인 증가세다. 이 가운데 등록된 순수 제주마는 고작 4%인 593마리.163마리는 이곳에서, 나머지 430마리는 민간농가에서 사육 중이다. 축산진흥원에서 관리하는 163마리는 제주마 가운데서도 유전자가 뛰어나고 외모도 출중한 종마들이다. 유전자 검사와 외모심사에 통과하면 사람의 주민등록증과 비슷한 내용을 담은 말 등록증이 전자칩에 담겨 말의 목 근육에 심어진다. 전자칩 리더기를 대면 부모가 누구인지 출생정보와 털색깔 등 이력이 한눈에 나타난다.163마리 제주마를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은 연간 5억 4000만원. 동물이지만 천연기념물이어서 주로 문화재청의 예산지원을 받는다. 제주마는 돌 많은 제주의 자연에 적응하면서 말의 생명이라는 발굽이 다른 품종에 비해 매우 강하다. 이곳에서는 제주마 특유의 야생성을 보존하기 위해 방목사육 원칙을 지키고 있다. 조덕준 원장은 “종자전쟁의 고지 선점을 위해서는 제주마 고유의 우수혈통 보존과 이를 활용한 말산업의 창출이 긴요하다.”며 “제주마에 대한 연구와 투자는 곧 미래에 대한 투자인 만큼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강쇠를 찾아라 말은 봄철에서 여름철에만 발정을 한다. 대개 3월부터 7월 말까지다. 우수혈통 보존을 위해 이곳에서는 매년 종부로 사용할 변강쇠가 선발된다. 화력(?)도 좋고 백발백중의 실력을 자랑하는 저격수를 선발하는 셈이다. 왕성한 생식 본능에다 최고 몸짱을 갖춘 변강쇠 수말에게는 천연기념물의 혈통 보존이라는 역사적(?) 소명이 주어진다. 당연히 물건(?)의 발육상태도 고려된다. 길고 굵어야 하고 정자 수도 많고 움직임도 활발해야 한다. 올해 선발된 변강쇠 제주마의 이름은 1-16.2001년에 16번째 출생한 말을 뜻한다. 1-16이 올해 상대한 임신 가능한 종빈마(암말)는 모두 74마리. 말은 보통 수말 한 마리가 암말 60∼70마리를 상대로 사랑을 나눈다. 제주 방마장에 종빈마 74마리와 동거중인 1-16은 올해 85%,63마리의 종빈마를 임신시키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말의 성기는 발기했을 경우 밖으로 보이는 외부만 길이 50∼60㎝, 직경 8∼10㎝의 대물이지만 교배시간은 10∼15초로 짧다. 한번에 방출하는 정액량은 양주잔 한 잔 정도로 평균 86억마리,38㎖이며 많게는 70.5㎖까지 쏟아내는 경우도 있다. 변강쇠로 선정됐지만 피곤한 모습을 보이는 등 정력이 떨어지면 즉시 퇴출되고 대타가 투입된다. 다행히 1-16번은 기대에 부응하듯 왕성한 힘을 자랑하며 올해 교배시즌을 마무리했다. 암말 한 마리는 발정기간(8∼10일)에 수말의 접근을 최대 13회까지 허용한다. 제주도의 민간 종부소에서는 우수 제주마와 교배를 하려면 1회 30만∼6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김준 연구사는 “올해의 변강쇠인 1-16은 난교잡 예방 등 우수혈통 관리를 위해 내년에는 사육농가로 방출시킨다.”면서 “내년에는 또 새로운 강자가 등장, 종빈마들을 지배하게 된다.”고 말했다. 제주마의 종자전쟁은 아직 승리를 낙관할 수 없는 우군 없는 외로운 전투이다. 박물관 천국이라는 제주도에 아직 말 박물관이 없다. 제주마를 연구해 온 장덕지 제주산업대 교수는 “국내 유일의 말 산지인 제주에 아직 말 관련 박물관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면서 “종자전쟁에서 이기려면 말 관련 문화전쟁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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