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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 113주년 기획] ‘여의도 10배’ 풍력단지… 150만명분 전기 생산

    [창간 113주년 기획] ‘여의도 10배’ 풍력단지… 150만명분 전기 생산

    풍력발전으로 年700억 매출… 중국내 해외 업체 중 최대 규모중국 네이멍구자치구 츠펑(赤峰)시 중심부에서 서북쪽 고원지대로 1시간 30분쯤 차를 달리면 드넓은 ‘풍차의 바다’가 나타난다. 몽골 초원의 광활한 대지가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며 일대 장관을 만들어낸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10배(80㎢)에 이르는 넓은 땅. 한국전력이 중국 에너지 기업 다탕(大唐)집단과 합작해 조성한 둥산(東山) 풍력발전소를 지난달 23일 찾았다. 둥산발전소는 총 4개의 풍력단지로 구성돼 있다. 0.85㎿급 발전기 58대가 설치된 ‘둥산1’과 각각 2.0㎿급 25대로 구성된 ‘둥산2’, ‘파력극1’, ‘파력극2’ 등이다. 67m 높이 타워에 설치된 직경 80m의 거대한 바람개비가 쉼없이 돌아가며 전기를 만들어 낸다. 여기에서 생산된 전기는 네이멍구 최대 도시 츠펑시(인구 460만명) 전체 전력 수요의 30%를 담당한다. 정흥규 한전 네이멍구법인장은 “초속 9m 정도의 바람이 일정하게 부는 이곳은 중국에서도 최고의 풍력발전 입지로 꼽힌다”고 말했다. 바람이 너무 약하면 발전 효율이 떨어지고 너무 강하면 발전기 동력계통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분당 20회 안팎으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한전은 2004년 중국 2위 발전회사인 다탕집단과 손잡고 네이멍구를 비롯해 간쑤(甘肅)성, 랴오닝(遼寧)성 등에 차례로 풍력발전 회사를 설립했다. 3개 법인(풍력단지 22곳, 발전기 732대)의 총발전능력은 1018㎿에 이른다. “현지기업 합작 지분 비율을 감안하더라도 한전의 중국 내 풍력발전 사업 규모는 국내의 10배에 이릅니다. 이로 인한 매출이 많게는 연간 700억원 수준인데, 중국에 들어와 있는 어떤 외국업체보다 많은 것입니다.”(정 법인장) 한전은 이 외에도 중국에서 다양한 발전 및 자원개발 사업을 벌여 왔다. 화력발전소 11곳을 운영하고 7곳의 탄광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산시성에서 총발전용량 6532㎿의 화력발전 사업을 하고 있는데 이는 한전의 중국 내 최대 프로젝트다. 조죽현 한전 중국지사장은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수력, 원자력 등 비화석 발전 분야와 스마트 그리드 등 에너지 신사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전은 신재생에너지로 분야 다변화와 포트폴리오 확대 등 신사업 기회를 잡기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츠펑(중국) 김태균 산업부장 windsea@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계절의 알람시계’ 야생화 연정

    [그 책속 이미지] ‘계절의 알람시계’ 야생화 연정

    소로의 야생화 일기/헨리 데이비드 소로 지음/제프 위스너 엮음/배리 모저 그림/김잔디 옮김/이유미 감수/위즈덤하우스/464쪽/1만 8000원“야생화는 단 한순간의 햇빛도 허투루 쓰지 않는다. 날씨에 감사하는 것은 인간보다 꽃이다.”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 그는 고향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의 숲과 초원, 둑길을 걸으며 작지만 큰 존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 단 한순간도 낭비하지 않고 피고 지기에 전력을 다하는 야생화를 찾아다닌 것. 소로는 푸르스름한 꽃이 피는 초록색 꽃망울을 매단 앉은부채를 보면 ‘그 어떤 식물보다 봄을 바라볼 준비를 단단히 하는 녀석’임을 알아챘다. 때 이른 민들레와 마주치면 ‘갑작스럽지만 확실하게 계절이 앞으로 나아감’을 온몸으로 느꼈다. 숲 바닥을 장식하는 샹들리에 같은, 숙녀의 화려한 반짇고리 같은 500여종의 야생화는 생의 가치를 북돋우는 고귀한 태도와 새 생명은 반드시 오리라는 믿음을 일러준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얼룩말이야 개야?’ 얼룩말처럼 꾸민 푸들 화제

    ‘얼룩말이야 개야?’ 얼룩말처럼 꾸민 푸들 화제

    ‘얼룩말 개’를 본 적이 있나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만 지역의 한 가정집 뜰에서 뛰어노는 얼룩말 닮은 푸들 영상을 기사와 함께 영국 데일리메일이 지난 10일(현지시간) 소개했네요. 마치 얼룩말 새끼를 닮은 듯한 모습의 이 동물은 애완동물 미용사로 일하는 카트리나의 애완견 제우스(Zeus). 거주 지역 인근에서 개업할 카트리나 펫 살롱(Katrina‘s Pet Salon)을 알리기 위해 제우스를 얼룩말처럼 꾸민 것이라고 하네요. 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카트리나에게 꼬리를 흔들어대는 제우스의 모습이 초원에서 뛰어노는 얼룩말 같네요. 사진·영상= RM Video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3년 만에… 세월호 기간제 교사 2명 순직 인정받아

    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5일 열린 공무원연금급여심의회에서 세월호 참사로 숨진 김초원, 이지혜 두 기간제 교사에 대한 순직 인용을 결정해 6일 유족들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두 기간제 교사에 대해 단원고 정규 교사와 같은 처우를 할 수 있도록 지난달 30일 공무원연금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앞서 지난 스승의 날에 두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업무지시가 있었다. 이에 유족은 지난 3일 공무원연금공단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고, 연금급여심의회는 순직 인용을 결정했다. 순직유족연금은 공무원 기준소득월액의 26%이지만,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되면 기준소득월액의 35%를 받는다. 앞서 단원고 정규 교사 7명은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인사혁신처는 이달 중순까지 위험직무 순직 인정 절차를 마치고, 유족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단원고 정규 교사 가운데 일부는 소송을 통해 국가유공자(순직군경)로 1심에서 인정받았다. 재판부는 국가보훈처가 군인이나 경찰·소방공무원이 아닌 일반공무원이라도 특별한 재난 상황에서 군경이 담당하는 위험한 업무를 담당했다가 사망하면 국가유공자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고 판결했다. 순직군경은 현충원에 안장되고 별도의 유족 보상금이 지급되는 등 순직공무원보다 높은 예우를 받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세월호 의인’ 고 김초원·이지혜 단원고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세월호 의인’ 고 김초원·이지혜 단원고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의 구조를 돕다가 희생되고도 박근혜 정부 집권 기간 내내 순직을 인정받지 못했던 단원고 기간제 교사 김초원(당시 26)·이지예(당시 31)씨의 순직이 지난 5일 인정됐다.공무원연금공단은 지난 5일 개최한 연금급여심의회에서 두 사람에 대한 순직을 인정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와 이씨는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그동안 순직 인정을 받지 못했다. 정부는 그동안 법령 개정에 대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은 채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연금법상 공무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두 사람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대한변호사협회에조차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법에서 규정한 교원(공무원)에 해당하고 대법원에서도 기간제 교사를 공무원으로 인정한 판례가 있다고 강조할 만큼 두 교사의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했다. 결국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두 교사에 대한 순직 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내각에 지시하면서 인사혁신처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사처는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했다. 이 개정안은 지난달 27일 문 대통령이 주재한 첫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공무상 숨지면 ‘순직’이고, 특히 공무원으로서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숨지면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된다. 앞서 단원고 정규직 교사 7명은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을 받았다. 재직 20년 미만 공무원 순직 시 유족연금은 기준소득월액의 26%이지만,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되면 기준소득월액의 35%를 받는다. 인사처는 이달 중순까지 위험직무 순직 인정절차를 마치고 두 교사의 유족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딸의 ‘순직 인정’ 이뤄낸 아버지 “이제 하늘에서 마음 편히 쉬렴”

    딸의 ‘순직 인정’ 이뤄낸 아버지 “이제 하늘에서 마음 편히 쉬렴”

    딸을 먼저 보낸 슬픔을 채 달래기도 전에 거리에 나서 딸의 명예를 위해 싸워야만 했던 아버지들이 3년 만에 마음의 짐을 내려놓게 됐다.문재인 대통령의 첫 국무회의가 열린 27일 세월호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그간 서명운동, 기자회견, 오체투지 등 딸들의 순직 인정을 위해 쉴새 없이 움직였던 두 아버지 이종락(63), 김성욱(59)씨는 “이제 딸들이 맘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참사 당시 세월호에 타고 있다가 숨진 단원고 교원은 김 교사를 비롯해 모두 12명이다. 이 가운데 정규교사 7명은 순직 인정을 받았지만, 참사 책임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강민규(당시 52세) 전 교감과 세월호 희생자 김초원(당시 26세), 이지혜(당시 31세) 교사 3명은 그렇지 못했다. 김 교사와 이 교사 역시 순직 인정을 받은 다른 교사들처럼 비교적 탈출이 쉬운 세월호 5층 교사 객실에서 학생 객실이 있는 4층으로 내려가 대피를 돕던 중 희생됐지만, 공무원연금공단은 정규직이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 심사조차 하지 않았다. 경기도교육청은 같은 이유로 사망보험금도 지급하지 않았다. 다른 교사들의 유족은 5000만∼2억원을 받았다. 두 아버지는 그때부터 딸의 순직 인정을 위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했다. 김초원 교사의 아버지 김성욱씨는 “자식을 떠나보낸 슬픔이 말도 못했는데 순직을 인정받고자 많은 곳에서 많은 분을 만나야 했다”며 “빛 한줄기 들어오지 않는 컴컴한 터널을 지나는 심정이었다”고 입을 열었다. 공무원연금공단과 경기도교육청에 각각 순직 인정을 요구하는 소송과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정 싸움도 마다치 않았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하도 울부짖은 탓에 성대가 녹아내려 지난 3월 인공성대로 대체하는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는 “그래도 끝내 여기까지 왔다”며 “이제 딸이 제자들과 하늘나라에서 마음 편히 지냈으면 아빠로서 바랄 게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지혜 교사의 아버지 이종락씨는 “딸이 평소 기간제 교사라는 사실을 주변에 알리기 꺼려서 공무원연금공단에서 순직 심사를 할 수 없다고 했을 때 사실 그냥 포기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버틸 수 있도록 지지해준 국민과 지난 스승의 날에 순직 인정을 약속한 뒤 실제 이를 지켜준 대통령에게 감사하고, 기간제 교사들에 대한 다른 차별도 점차 사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기간제교사의 순직 인정 근거가 되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심의, 의결했다. 공무원연금법 적용대상에 포함되는 ‘정규공무원 외 직원’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가한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김초원,이지혜 교사도 유족이 순직으로 인정해달라고 공무원연금공단에 청구하면 인사혁신처 위험직무 순직 보상심사위원회의 최종 판단을 거쳐 순직이 인정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첫 국무회의서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법안 개정

    문 대통령, 첫 국무회의서 ‘세월호 기간제 교사 순직 인정’ 법안 개정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기간제 교사를 순직 인정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이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첫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인사혁신처가 마련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의 제2조(정규 공무원 외의 직원)에는 ‘국가 또는 지자체 정규 공무원 외의 직원으로서 인사혁신처장이 인정하는 사람’의 하위 항목으로 ‘4ㆍ16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에 따른 세월호 참사 희생자가 포함돼 있다. 이는 문 대통령이 5월 스승의 날에 세월호 기간제 교사 김초원(당시 26세)·이지혜(당시 31세)씨에 대해 순직인정 절차를 진행하라고 지시한 데 따른 조치다. 세월호 기간제 교사 2명의 유족이 순직으로 인정해달라고 공무원연금공단에 청구하면 연금급여심의회에서 순직심사를 하고, 인사혁신처로 넘겨 위험직무 순직 보상심사위원회에서 최종 판단을 하게 된다. 공무상 숨지면 순직이고, 특히 공무원으로서 생명과 신체에 대한 고도의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숨지면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된다. 앞서 단원고 정규 교사 7명은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고 김초원, 이지혜 교사는 세월호 참사 이후 3년 3개월 만인 다음 달 중순쯤 위험직무 순직인정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날 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와 세종청사를 연결하는 영상 국무회의를 통해 세월호 기간제 교사 관련 안건을 포함해 법률공포안 1건, 법률안 1건, 대통령령안 4건, 일반안건 2건 등 모두 8건을 심의·의결했다.  국무회의에는 이낙연 총리를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했고, 청와대 대통령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정책실장과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장, 국가보훈처장 등이 배석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러시아 순방 중이라 불참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법무장관 박상기 지명…안경환 낙마 11일만

    문 대통령, 법무장관 박상기 지명…안경환 낙마 11일만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법무부 장관에 박상기(65)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국민권익위원장에 박은정(65)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지명했다.법무장관 지명은 지난 16일 ‘혼인무효 소송’ 사건으로 안경환 후보자가 낙마한 지 11일 만이다. 박상기 후보자는 형법 전문가로, 안경환 전 후보자와 마찬가지로 비(非)검찰·비고시 출신을 이례적으로 법무 장관 후보에 발탁한 것으로 평가된다. 문 대통령이 검찰 개혁을 위해 조직 논리에 얽매이지 않는 외부 인사를 투입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박 후보자는 경제정의실천연합 공동대표를 맡는 등 사회 참여활동을 활발히 해오며 검찰 개혁을 주장해온 학계 대표 인사로 꼽힌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대통령 자문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과 대검 검찰개혁자문위원을 역임하면서 검찰 권한 축소와 권력 유착 근절, 인사제도 개혁 등을 주장해왔다. 전남 무안생으로, 배재고와 연세대 법학과를 나와 독일 괴팅겐대에서 박사를 했다.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에는 이진규(54) 미래부 연구개발정책실장이 임명됐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이 같은 내용의 장관 및 차관급 인선을 발표했다.박은정 국민권익위원장은 경북 안동 출신으로, 한국인권재단 이사장과 대통령 직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위원과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최근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비상임이사로 일해왔다. 이진규(기술고시 26회) 미래창조과학부 1차관은 부산 출신으로, 미래부 인터넷정책관·연구개발정책관·기초원천연구정책관을 역임했다 이로써 현행 정부직제상 17개 부처 중 산업자원통상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을 제외한 15개 부처 장관이 발표됐다. 이 가운데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등 6명이 임명됐다. 부처 차관 중에는 산업자원통상 2차관 인선만 남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진 찍으려는 관광객 위협하는 야생 악어

    사진 찍으려는 관광객 위협하는 야생 악어

    야생 악어가 자신을 촬영하려는 관광객에게 공격을 시도하는 영상이 화제가 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에 사는 벤 부카리(Ben Boukari)는 지난 18일 게인스빌 페인스 대초원 보호지 주립공원의 습지에서 촬영한 악어 영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했다.영상에는 악어를 휴대전화로 찍으려고 가까이 접근하다 악어의 공격을 받는 관광객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삼각대를 설치하고 악어를 촬영하려고 했지만, 악어가 접근하자 뒤로 물러선다. 악어는 삼각대를 쓰러뜨리고는 물가로 이동한다. 이 틈을 타 다시 촬영을 시도하던 관광객은 갑작스럽게 달려드는 악어의 공격에 간발의 차로 봉변을 피한다. 해당 영상은 27일 현재 1600여건이 공유되며 조회 수 22만 5천 뷰를 기록하는 상황. 주립공원 측은 “암컷 악어가 관광객으로부터 자신의 새끼를 보호하려고 공격한 것 같다”면서 “남성이 계속 접근하자 아마 화가 난 듯싶다”고 말했다.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문경 굴봉산 ‘돌리네 습지’ 국내 23번째 보호지역 지정

    문경 굴봉산 ‘돌리네 습지’ 국내 23번째 보호지역 지정

    세계적으로 희귀한 문경 돌리네 습지가 국내 23번째 내륙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환경부는 14일 경북 문경 산북 굴봉산 정상부에 위치한 산지형 습지인 돌리네 습지(49만 4434㎡)를 습지보호지역으로 15일 지정한다고 밝혔다.돌리네(doline)는 석회암지대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지하수 등에 용해되어 형성된 접시모양의 웅덩이로 빗물 등이 지하로 배수가 잘돼 물이 고이지 않는 지역이다. 문경 습지는 물이 고이기 힘든 지대에 습지가 형성된, 세계적으로 특이한 사례로서 지형·지질학적 측면에서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에 돌리네 습지는 평창 고마루, 정선 발구덕·산계령 등 4곳이 있으나 논농사 등이 이뤄질 정도로 연중 일정 수량이 유지되는 곳은 문경이 유일하다. 특히 육상·초원·습지 생태계가 공존해 좁은 면적에도 수달과 담비 등 멸종위기 야생생물(6종)을 비롯해 희귀식물(3종) 등 731종의 야생 생물이 서식하는 등 생물다양성이 풍부하다. 환경부는 문경 습지의 지형·지질학적 가치와 우수한 습지 생태계를 체계적으로 보전·복원해 지역사회 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전계획을 수립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습지 지형과 특성을 고려한 생태탐방로와 관찰데크, 생태체험·교육시설 등도 설치된다. 또 습지 내 논농사, 과수원, 농로 등 경작으로 훼손된 사유지를 단계적으로 매입해 원래 지형으로 복원키로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한+놀이+낭만’ 웨이브 탄 춘천… 명품공원 도시로 뜬다

    ‘한+놀이+낭만’ 웨이브 탄 춘천… 명품공원 도시로 뜬다

    ‘호수의 고장’ 강원 춘천시가 세계적인 공원도시를 꿈꾸고 있다. 도심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남은 의암호변 59만㎡의 옛 미군부대 캠프페이지 터를 활용해 명품 도시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미국 센트럴파크나 프랑스의 라비에트공원처럼 도심의 랜드마크로 자리잡도록 할 방침이다. 낭만과 힐링, 놀이가 어우러진 녹색 허브 공간으로 꾸며 다양한 문화의 열린 공간과 한류 콘텐츠를 접목하겠다는 것이다. 의암호를 중심으로 지척에 레고랜드와 삼악산을 잇는 로프웨이까지 놓이면 수도권 배후 최고의 휴양도시로 거듭날 전망이다. 2005년 미군부대가 옮겨간 뒤 지금까지 12년 동안 부지 활용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며 심사숙고해 왔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이면 공원종합개발계획이 최종 확정돼 2019년부터는 본격 공사에 들어간다. 토지 매입비를 포함해 3323억여원이 들어가는 대단위 공사다. 캠프페이지 공원화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 것인지 용역 중간보고를 통해 들여다본다.캠프페이지는 6·25 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도시 중심인 근화동에 들어섰다. 당시 군수품을 공급하는 비행장 활주로 설치를 시작으로 만들어졌다. 캠프페이지는 전쟁 때 공을 세운 미군 페이지 중령을 추모하는 뜻에서 이름 지어졌다. 더구나 이곳은 1983년 5월 5일 중국 민항기가 불시착, 승객과 승무원 송환 문제로 정부 당국자 간 첫 교섭이 이뤄져 한·중 수교의 물꼬를 튼 역사적 무대이기도 하다. 이런 캠프페이지 터는 2005년 미군 철수로 폐쇄된 뒤 10년 이상의 긴 시간 동안 각종 행정 절차를 밟아 마침내 지난해 부지 매입이 완료되면서 춘천 시민들의 품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미군으로부터 국방부가 반환 공여지를 인수하고(2007년), 캠프페이지 터를 관통해 도로를 뚫고(2008년), 부지에 대한 환경오염 정화사업(2012년)도 끝냈다. 부지 활용을 놓고 25개 읍·면·동과 140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시민 대토론회도 세 차례 열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2011년 6~12월)했다. 터의 환경 위험 요소를 해소한 뒤에는 시민들에게 임시 개방(2013년)하며 여가 공간으로서의 시동도 걸었다. 시민들과 친숙한 공간으로 자리잡도록 하기 위해 넓은 터를 이용해 코스모스와 메밀 등 각종 식물을 심어 꽃밭을 조성하고, 염소·토끼·조랑말을 키우는 농장으로 활용했다. 미군 헬리콥터 격납고는 배드민턴·인공암벽 등이 설치된 체육관으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상설 축제장, 주차장, 영화 촬영장 등 임시 시설물이 조성돼 운영 중이고, 별도의 물놀이 시설도 만들어 여름철 어린이들에게 개방하며 인기다. 헬리콥터 조종사들의 숙소로 쓰이던 곳은 아동복지종합센터로 변신 중이다. 공원 조성에 대한 큰 그림은 도심 속 녹색 허브 공간으로의 생태환경을 우선으로 할 방침이다. 여기에 다양한 문화가 숨 쉬는 열린 공간과 한류 콘텐츠를 접목한 문화를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숲이 우거진 도심 속 공원의 공간을 활용해 한류와 낭만, 힐링, 놀이를 만끽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한류를 위한 공간(한웨이브)은 중국 민항기 불시착을 스토리텔링해 민항기를 전시하고, 케이팝 문화·예술마당을 만들어 중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일 작정이다. 남이섬 등 춘천이 주무대였던 드라마 ‘겨울연가’ 등의 향수를 도심으로 끌어들이겠다는 심산이다. 이곳에는 공원의 랜드마크인 ‘미래의 물’ 상징조형물이 세워진다. 도심에서 춘천역 지하를 관통해 중도 레고랜드로 통하는 도로 위에 벽면을 타고 물이 흐르는 개선문 형식의 대형 상징물을 세우고 상부에는 전망대와 레스토랑 등을 둘 예정이다. 외국 관광객들이 즐길 한옥체험전시와 전통 정원인 분재원, 모두가 찾아 즐길 수 있는 열린 공간인 모두락광장 등이 조성된다.자연 속을 걸으며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낭만웨이브도 조성할 예정이다. 억새와 꽃의 군락지를 만들어 산책을 위한 오솔길을 내고, 저류 생태습지 사이로 수변 데크를 만들어 가족과 연인들이 찾아 여유와 낭만을 만끽할 수 있게 된다. 산책로 곳곳에는 각종 야외 조각과 조명 등을 설치해 운치를 더하고, 쉼터와 낭만무대를 설치하게 된다. 예술인들이 머물며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상상레지던스도 컨테이너를 동원해 마련한다. 숲속의 놀이시설인 놀이웨이브에는 향기정원과 숲속놀이시설, 꿈자람정원, 캠프페이지박물관, 비춤연못이 들어선다. 숲속놀이터에는 집라인과 스카이워크, 모노레일 등 다양한 어드벤처 시설이 들어서고, 박물관에는 미군부대 캠프페이지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각종 장비가 놓이게 된다. 이 밖에 건강을 위한 힐링웨이브공간에는 식물원(에코가든)과 숲속전망대, 황토산책길, 테라피, 약초원, 명상의 숲이 만들어진다. 올 연말까지 이 같은 종합개발계획이 확정돼 내년까지 실시설계를 마치고, 2019년부터 본격 개발에 들어갈 전망이다. 공원 조성에만 1600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된다. 이미 지급된 토지매입비 1723억원(국비 531억원 포함)까지 합하면 모두 3323억원이 들어가는 대단위 사업이다. 이런 어려움 때문에 부지 일부 매각으로 비용을 충당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부지를 온전하게 공원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많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조현희 춘천시 공영개발사업소 팀장은 “1차 시민공청회를 거치고 2차 보완 용역에 들어갔다”면서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시민들의 의견을 다시 듣고 시민들의 의지와 뜻을 담아 늦어도 완벽하게 가야 한다는 원칙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광명시, KTX광명역 유라시아 철도시대 선점나섰다

    광명시, KTX광명역 유라시아 철도시대 선점나섰다

    경기 광명시가 새정부 출범에 따라 KTX광명역을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으로 선점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광명시는 지난 3, 6일 러시아 이르쿠츠크시 및 몽골 울란바토르시와 경제·교통·문화·관광 분야에 경제우호교류 의향서를 교환했다고 7일 밝혔다. 양기대 시장은 지난 3일부터 유라시아 시민원정대와 함께 교통요충지인 이르쿠츠크시와 몽골 울란바토르시를 잇따라 방문해 ‘경제우호교류 의향서’를 체결했다.빅토르비치 이르쿠츠크 시장은 “우리 시 설립 356주년을 맞아 광명시와 경제우호협력을 하게 돼 의미가 깊다”며 “경제·문화·관광 분야에서 두 도시 간 교류협력을 추진해나가면 국가 간 교류도 촉진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또 바트볼드 울란바토르 시장은 “폐광산이 있는 울란바토르시도 40년 폐광 광명동굴을 친환경 관광지로 만든 광명시의 노하우를 배우고 싶다”며 “경제·교통·문화·관광뿐 아니라 청소년 교류도 적극적으로 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이로써 광명시는 지난해 중국 훈춘·단둥시와 러시아 하산군에 이어 올해 러시아 이르쿠츠크시와 몽골 울란바토르시 등 모두 5개 도시와 긴밀한 경제교류협력 교두보를 확보했다. 특히 이번 방문에는 KTX광명역의 유라시아 대륙철도 추진에 관심이 높은 중·고교생과 대학생, 장년·노년층 시민 30여명이 ‘유라시아 시민원정대’로 참여했다. 시민원정대는 이르쿠츠크시에서 대륙열차에 탑승해 울란바토르까지 총연장 1121km, 24시간을 달리며 직접 체험했다. 열차 내에서 KTX광명역의 유라시아 대륙철도 출발역 추진 타당성과 방향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유라시아 원정대에 참여한 중학생 한수민양은 “대륙열차를 타고 광활한 바이칼 호수를 지나 끝없이 펼쳐진 몽골의 초원을 보니 상상 이상이었다”며 “앞으로 또래 청소년들이 더 많이 참여해 유라시아의 꿈을 키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순직 범위 재정립 탄력받나

    순직 범위 재정립 탄력받나

    사고 3년 3개월 만에 결정 나와 늦어도 새달 중순 보상금 지급 세월호 참사 당시 학생들을 구하려다 희생된 기간제 교사 김초원(당시 26세)·이지혜(31세)씨를 일반 교사와 똑같이 ‘위험직무 순직’으로 처리하기 위한 절차가 시작됐다. 두 교사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사고 이후 3년 3개월 만에 순직(공무 중 사망)을 인정받게 됐다.6일 인사혁신처는 기간제 교사의 위험직무 순직인정 근거를 마련한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밝혔다. 인사처는 “세월호 기간제 교사들의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커지고 순직 인정 제도를 개선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도 있어 관계부처 협의와 법률 자문을 거쳤다”면서 “조속한 시일 안에 순직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인사처는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2조를 개정해 연금지급 대상에 포함되는 ‘정규 공무원 외 직원’에 4·16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가하기로 했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세월호 기간제 교사도 공무원 연금지급 대상 공무원에 포함된다. 인사처는 입법예고 뒤 법제처 심사와 차관회의, 국무회의를 통해 이달 말까지 시행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늦어도 다음달 중순까지는 기간제 교사 2명에 대한 보상심사 절차를 끝내고 위험직무순직유족 연금과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공무원이 공무 중 사망하면 순직 처리된다. 이 가운데 커다란 위험을 무릅쓰고 직무를 수행하다가 숨진 경우 특별히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된다. 재직 20년 미만 공무원이 순직하면 연금은 월 소득의 26%, 보상금은 월 소득의 23.4배를 받는다. 위험직무 순직의 경우 연금은 35.75%, 보상금은 44.2~55.7배를 받는다. 두 교사에게 지급되는 보상금은 각각 1억 9500만원 정도다. 앞서 세월호 사고 당시 숨진 단원고 정규직 교사 7명은 모두 위험직무 순직으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두 기간제 교사는 공무원연금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순직 자체도 인정받지 못했다. 그동안 인사처는 “두 교사의 사연이 딱하지만 현행법으로는 구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하지만 지난달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이들에 대한 순직 인정 여부를 검토하라”고 지시하자마자 ‘공무원 연금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결정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지난 4월 공무원 재해보상법 제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면서 “입법 과정에서 순직 범위를 두고 광범위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나 혼자 다 먹을거야’ 코끼리의 먹이 쟁탈전

    ‘나 혼자 다 먹을거야’ 코끼리의 먹이 쟁탈전

    먹이를 차지하기 위해 코뿔소와 신경전을 벌이는 코끼리 모습이 공개돼 화제다. 최근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장면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북동부에 위치한 림포포주의 한 초원에서 촬영됐다. 영상에는 바닥에 놓인 풀을 먹는 코뿔소 무리와 그런 녀석들을 경계하는 거대한 덩치의 코끼리 한 마리가 담겨 있다. 코끼리는 코뿔소 무리를 향해 코로 나무 막대를 집어던지거나, 흙을 뿌리는 등 신경질적인 태도를 드러낸다.결국 코뿔소 무리가 떠난 후, 코끼리가 먹이를 독차지하는 것으로 영상이 마무리된다. 이 영상은 아프리카 야생동물을 보호하는 ‘재향군인 야생동물 보호협회(VETPAW)’ 소속 수잔 보스웰(42)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영상=Caters Clips 유튜브 채널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열린세상] 네안데르탈인에서 인공지능의 시대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네안데르탈인에서 인공지능의 시대로/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문명의 등장만큼이나 흥미로운 것이 문명의 종말이다. 인더스, 마야, 잉카 등 수천년 전에 고도의 문명이 발달했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예가 비일비재하다. 인더스 문명의 경우 과거에는 초원에서 밀려온 아리안족의 침략으로 몰살당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실은 갑작스런 물길의 변화로 교역로가 끊기면서 인더스 문명의 사람들이 거대한 문명을 버리고 숲으로 살길을 찾아 사라졌기 때문이다. 20만년 전 번성했던 네안데르탈인의 멸종 원인은 지나치게 추운 환경에 적응했던 그들의 특성에 있다고 한다. 추운 환경에 최적화된 네안데르탈인의 진화가 정작 온난해진 기후에서는 오히려 단점이 돼 현생 인류와의 생존 경쟁에서 밀린 것이다. 아마 후대의 역사가들은 지금을 커다란 문명의 전환기로 기록할 것이다. 지난 1년을 돌아보면 브렉시트와 알파고의 쇼크로부터 시작해 한국 대통령의 탄핵과 미국 트럼프의 당선으로 마무리됐다. 그 와중에 러시아와 중국은 다시 부상하고, 독일의 메르켈 총리는 미국 중심의 세계 판도를 공식적으로 거부하는 등 엄청난 사건이 줄을 잇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의 생활에는 제4차 혁명이라는 새로운 문화의 물결이 밀려들고 있다. 사람만큼 능청맞게 번역하는 구글 번역기를 쓰다 보면 문득 수십년간 힘들게 익혀 온 외국어 지식이 곧 쓸모없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낄 정도다. 전환기의 생존 전략은 결국 정보의 다양성과 인간 본성에 대한 확신에서 시작한다. 인류는 새로운 기술과 문화에 따른 변혁을 겪어 왔다. 그리고 그 시기에 지나치게 이전의 사회나 문화에 머물러 획일화된 시스템을 유지하면 네안데르탈인처럼 낙오될 수 있다. 지난 60여년간 한국 사회는 미국이라는 하나의 정점을 중심에 두고 형성됐고, 최빈국에서 선진국으로 도약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판도는 급격히 변하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노골적으로 내세우는 미국은 중국 견제를 위해 한국보다 일본에 더 가까운 게 사실이다. 그 와중에 유라시아를 대표하는 중국과 러시아는 도저히 넘볼 수 없는 강력한 세력으로 바뀌었다. 그럼에도 한국의 정치, 외교, 경제 등 모든 시스템은 이러한 변화에 지나칠 정도로 둔감하다. 변혁기에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은 결국 변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고, 그것은 바로 다양한 정보력에서 나온다. 100여년 전 시베리아의 수도였던 톰스크는 철도가 등장할 때 말과 마부의 기득권을 생각해 철도를 반대했고, 이후 쇠락의 길을 걸어서 변방 도시로 전락하게 됐다. 한국의 경우 기성 세대들은 고도성장의 기억을 어제처럼 하고 있다. 그 기억은 소중하지만, 그사이에 바뀌어 버린 세상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전화기가 발명되면서 사람들은 굳이 이동을 하지 않아도 일을 처리할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영상매체의 발달로 세계 각국의 풍광을 즐길 수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사람을 만나고 싶어 하고, 관광 수요는 매년 기하급수로 증가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편리함은 증가해도 인간의 본성을 바꾸고 대체하는 기술은 없기 때문이다. 구글 시대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전방위적으로 우리 생활에 편리함을 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것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삶과 감성이다. 변혁기에 사람들은 자신을 돌아보기보다는 미신이나 허황한 사실을 통해 위안을 얻으려 한다. 요즘 유독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르고, 허황하고 부풀려진 고대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많아진 이유다. 네안데르탈인에서 인공지능의 시대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역사의 변혁이 있었다. 그사이를 돌아보면 허황한 미신이나 과거의 영화에 집착하며 주변 사회와 환경의 변화를 외면한 집단이 살아남은 적이 없다. 이만큼 분명한 미래에 대한 예언이 있을까. 지난 몇 달간 우리는 세계의 어느 나라도 경험하기 어려운 변혁을 거치고, 또 그 과정에 서 있다. 변화의 시대일수록 우리의 삶을 지켜 내는 것은 결국 다양한 변화에 대한 유연성, 그리고 인간성의 확신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리 미래에 대한 필요한 답변은 바로 고대 문명의 멸망 과정에 있는지 모른다.
  • SK이노 성장 승부수… “배터리·화학 육성”

    SK이노 성장 승부수… “배터리·화학 육성”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비(非)석유 부문에서 승부를 건다. 김 사장은 30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 본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5년까지 배터리 시장에서 30%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을 글로벌 10위권의 화학 기업으로 키운다는 계획도 내비쳤다. 그는 “딥체인지 1.0을 통해 알래스카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춘 만큼 이제는 경영 전쟁터를 아프리카의 초원으로 옮기는 딥체인지 2.0을 시작한다”고 말했다. 딥체인지는 최태원 SK 회장이 꺼낸 경영 화두로 뿌리로부터의 혁신을 의미한다.SK이노베이션은 최근 성장세가 가파른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배터리 생산량을 지난해 1.1GWh 수준에서 2020년 10GWh로 10배가량 늘린다. 한 번 충전으로 500㎞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는 내년에 선보인 뒤 2020년 초까지 1회 주행거리 700㎞ 배터리를 내놓기로 했다. 화학 부문도 고부가 분야인 포장재와 자동차용 화학제품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바꿔 글로벌 화학업체의 반열에 오른다는 계획이다. 지난 2월 미국 다우케미컬의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 인수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필요하면 추가적인 인수합병(M&A)도 진행하기로 했다. 석유, 윤활유 등 주력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나선다. 석유 사업은 동북아~동남아~중동을 연결하는 3동(東) 시장에서 생산, 마케팅, 트레이딩 연계 모델을 개발하고, 글로벌 파트너링을 추진한다. 김 사장은 “에너지·화학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플러스 알파를 갖추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람보르기니 몰고 해발 4000m 험산 넘은 中청년 화제

    람보르기니 몰고 해발 4000m 험산 넘은 中청년 화제

    중국에서는 ‘운전의 달인’ 혹은 ‘자동차 애호가’라면 한 번쯤 도전하고 싶어 하는 꿈의 도로가 있다. 촨장시엔(川藏线). 쓰촨(四川)의 청두(成都)에서 시장(西藏)의 라사(拉萨)를 잇는 1958km의 자동차 도로다. 중국 최고의 대자연 경관을 담았지만, ‘중국 최고의 험준한 도로’로 불리기도 한다. 이 도로는 협곡과 급류와 높은 산들로 이루어졌지만, 설산, 원시림, 초원, 빙하, 강과 하천 등 대자연의 장관을 이루고 있어 ‘치명적인 매력’을 내뿜는다. 최근 베이징의 한 청년이 최소 3~4억원을 훌쩍 넘어가는 고가의 람보르기니를 몰고 촨장시엔에 도전해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 13일 자신의 애마, 람보르기니를 몰고 베이징에서 라사까지 이르는 계획을 사회적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그의 도전에 포드 랩터, 뷰익 등의 자가 운전자들도 동참했다. 드디어 21일 청두에 도착해 본격적인 촨장시엔 도로에 올랐다. 그는 자신의 여정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SNS에 올렸다. 람보르기니를 탄 채 진흙탕 물을 건너고, 판자를 땅에 대고 돌길을 지나며, 미끄러운 설산을 거쳐 드디어 지난 26일 라사에 도달했다. 자연은 그의 노고에 감사 인사라도 하는 듯, 최종 목적지 라사의 하늘에는 눈부신 무지개가 펼쳐졌다. 과거에도 초호화 차량을 타고 촨장시엔에 도전한 운전자들이 여럿 있었다. 지난 2014년 한 젊은이가 람보르기니를 몰고 이 도로에 도전했다. 하지만 람보르기니 차량의 차대가 낮아 큰 돌에 차량이 끼이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제로 돌덩이를 깔고 지나갔지만, 결국 최종 목적지에는 도착하지 못했다. 이어서 지난해에는 페라리 1대, 마세라티 10대의 최고급 승용차 운전자들이 촨장시엔에 도전해 큰 화제가 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치른 대가는 혹독했고, 결과는 처참했다. 여행 첫날 마세라티 한 대가 고장 났고, 며칠 뒤 페라리가 타이어 고장을 일으켰다. 차량을 수리하고 다시 운전 길에 올랐지만, 페라리의 타이어가 또 고장 났다. 페라리는 타이어 3개와 범퍼를 폐기해 교체했고, 마세라티 6대는 폐기되어 견인차에 끌려 중도 하차했다. 결국 여러 번의 고장 수리를 마친 페라리 1대와 마세라티 4대 만이 최종 목적지 라사에 도착했다. 일각에서는 '무모한 도전이다', '고가의 자동차가 아깝다'라는 비판이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자동차 애호가들은 거칠지만, 매력적인 촨장시엔에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GS칼텍스, ‘하루 27만 배럴’ 국내 최대 규모 고도화 정유시설

    GS칼텍스, ‘하루 27만 배럴’ 국내 최대 규모 고도화 정유시설

    GS칼텍스는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사업에 진출하는 ‘투 트랙 전략’으로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정유, 석유화학, 윤활유 등 기존 사업의 단순한 규모 확장보다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투자에 집중한다. 그동안 추진해왔던 경쟁력 개선 활동을 보다 세분화해 추가적인 개선영역도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1967년 국내 최초 민간 정유사로 출발한 GS칼텍스는 석유 및 석유화학, 윤활유 생산시설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생산 경쟁력을 높여 왔다. 1995년 제1중질유분해시설(RFCC)을 시작으로 2013년 제4중질유분해시설(VGOFCC)까지 시장 수요에 맞춰 고도화 시설도 확대했다. 그 결과 하루 27만 4000배럴의 국내 최대 규모의 고도화 처리 능력을 갖추게 됐다. 창립 초기 하루 6만 배럴의 정제 능력은 79만 배럴로 13배 이상 확대됐다. 지난해까지 여수 공장에서 정제한 원유량은 약 80억 배럴이다. GS칼텍스는 1990년 제1파라자일렌(폴리에스테르 산업의 기초원료) 공장 및 제1방향족(벤젠·톨루엔·자일렌) 공장을 완공한 이후 석유화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자를 지속했다. 파라자일렌 135만t과 합성수지 원료인 벤젠 93만t을 비롯, 톨루엔 17만t, 혼합자일렌 35만t 등 연간 총 280만t의 방향족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또 1988년 연산 12만t 규모로 시작한 폴리프로필렌사업은 이듬해 연산 18만t 규모로 커졌다. GS칼텍스는 1969년 인천 윤활유공장 준공 이후 국내 윤활유 완제품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및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제품력과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재 윤활기유 생산 능력은 하루 2만 6000배럴이다. 9000배럴의 윤활유 제품도 생산할 수 있다. 2010년 윤활유 인도법인, 2012년 중국법인, 모스크바 사무소 설립 등 해외 진출을 통해 세계 다수 국가에 윤활유를 공급한다. 윤활기유 전체 생산 물량의 70% 이상을 수출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윤활기유 생산 능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아시아의 선도적인 윤활기유 공급 회사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신사업은 유가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한다. 신사업 선정 기준은 높은 미래 성장성, 낮은 손익변동성, 회사 보유 장점 활용 가능성 등이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는 바이오케미컬과 복합소재 분야다. GS칼텍스는 바이오케미컬 분야에서 바이오매스 원료 확보부터 생산기술 개발, 수요처 개발 등 상용화 기술 개발과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시범공장을 짓기 위해 약 5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이 공장은 올해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GS칼텍스는 복합소재 분야에서도 상용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낸다. 중국 랑팡·쑤저우 공장, 유럽 체코 공장에 이어 지난해 멕시코에도 복합수지공장을 세웠다. 국내 정유업체가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세운 건 처음이다. 지난 1분기 생산시설 가동을 시작했다. 허진수 GS칼텍스 회장은 지난 18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지난 50년 동안 지속적인 혁신을 통해 수출 중심 기업으로 성장했다”면서 “내실 있는 100년 기업과 최고의 회사를 만든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우리 함께 힘찬 미래를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세계문학의 새로운 좌표

    [유성호의 문학의 길목] 세계문학의 새로운 좌표

    ‘국민문학’과 ‘세계문학’은 그동안 확연한 대비적 개념으로 사용돼 왔다. 국민문학이 역사적으로 형성된 한 국민국가의 고유 속성을 드러낸 문학적 실체를 말하는 것이라면, 세계문학은 인류 공유의 문화 개념으로서 보편타당한 인간의 사상이나 정서를 담은 것을 함의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세계문학이 국민문학의 결실 가운데 보편적 가치를 함유한 것들이 획득해 간 확장적 개념임이 발견되면서 세계문학은 사실상 존재 개념이 아니라 가치 개념임이 확실해지게 됐다. 단테의 ‘신곡’은 중세 유럽 공통어인 라틴어가 아니라 일개 지방어였던 이탈리아어로 쓰였다는 점에서 국민문학의 선구로 꼽히는데, 영국의 디킨스, 독일의 괴테, 프랑스의 위고, 러시아의 푸시킨 등이 이러한 사례에 해당한다. 따라서 국민문학이 서구에서 르네상스 이후 중세적 보편주의를 극복하고 근대적 국민국가와 민족어의 성립에 따라 발생한 문학을 뜻한다고 할 때, 우리는 그 가운데 세계문학의 성좌로 편입한 실례들을 수없이 만나게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과정에서 서구 편향성이 강하게 드러남으로써 우리가 세계문학을 영독불(英獨佛)과 러시아라는 한정된 대상으로 바라보게 됐다는 점에 있게 됐다. 아닌 게 아니라 우리가 접해 온 세계문학전집은 대체로 서구의 것들로 구성돼 있었다. 그러다가 서구의 지배를 받아 온 제3세계 문학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은 그리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특별히 유럽과 지근의 거리에 있어 더욱 큰 고통에 시달려 온 아프리카는 문학의 불모지대로 인식되기까지 했다. 한 아프리카 시인은 이러한 세계문학의 제국주의적 개념을 비판하면서 제3세계 특유의 예언자적 감성을 통해 서구 중심의 세계문학 개념에 균열을 가한다. “아프리카, 나의 아프리카!/대대로 물려받은 대초원에서 당당하던 무사들의 아프리카/나의 할머니가 머나먼 강둑에 앉아 노래한 아프리카,/(…)/아프리카 나에게 아프리카를 말해다오./이 굽은 등은 너인가/굴욕의 무게로 부서진 이 등/붉은 상처 자국에 전율하는 이 등/그리고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 채찍에 ‘네’라고 답하는 이 등이 너인가/그러나 어떤 엄숙한 음성이 내게 대답한다./성급한 아들아, 이 젊고 튼튼한 나무/하얗게 시든 꽃들 가운데/눈부신 외로움으로 서 있는/바로 이 나무,/이것이 아프리카다.”(데이비드 디오프, ‘아프리카’) 디오프는 1927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자란 세네갈 시인으로, 아프리카를 조국으로 생각하고 평생을 살아왔다. 이 시는 식민지 역사로 물든 아프리카의 아픈 현실과 밝은 미래를 대조하면서 자신의 조국에 대한 확신을 열정적 목소리로 노래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위해 시인은 새 시대를 열어 갈 젊은이들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시인은 절절함이 깃든 목소리로 자신의 조국 아프리카를 호명하는데, 그 목소리를 통해 당당하고 자유롭던 아프리카와 제국주의의 억압으로 노예화한 아프리카를 성찰하고 있다. 이때 그의 조국은 핏물로 얼룩지고 등에는 채찍 자국이 선명한 모습으로 각인되지만, 끝내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젊고 튼튼한 나무로 몸을 바꾸어 갈 것으로 비유된다. 이처럼 시인은 아프리카가 당당한 세계사적 주체로 살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종교적 엄숙성으로 확인하고 있다. 세계사적 폭력의 부당함과 그것을 극복하고 평화와 자유를 획득하려는 의지가 선명하게 나타나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는 새로운 세계문학 작품들이 앞다투어 번역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거기에는 서구 제국의 전성기 때 쓰인 미번역 작품들도 있지만, 그동안 시선을 돌리지 못했던 아시아,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의 중요 작품들도 여럿 있다. 이들을 통해 우리는 제국을 넘어 존재하는 진정한 세계문학의 심장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 비로소 우리는 우리 스스로 아시아의 일원으로서 가질 법한 자의식을 통해 세계문학의 새로운 좌표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80년대 詩·판화의 컬래버레이션 말보다 더 강렬한 ‘민중미술’의 힘

    [헌책방 주인장의 유쾌한 책 박물관] 80년대 詩·판화의 컬래버레이션 말보다 더 강렬한 ‘민중미술’의 힘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고등학생 때 이 시(詩)를 외워서 쓰는 시험문제가 나왔다. 김수영의 시다. 여기서 ‘풀’은 민중을 뜻하는 거라고 배웠는데, 배웠기 때문에 시험문제로 나오면 답을 그렇게 쓰긴 썼지만 도대체 왜 풀이 민중이 되는 건지는 누구도 알려 주지 않았다. 도무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 않았기 때문에 늘 답답했다.고등학생이던 때 학교 동아리 중에 ‘우리말 지켜쓰기 부’라는 게 있었다. 모두들 그 동아리 이름이 길어서 ‘우말지’라고 줄여 불렀다. 우말지는 전통적으로 가을축제 때 부원들이 만든 시화(詩?) 작품을 전시했고 꽤 인기가 좋았다. 한번은 축제 전시회 때 내가 도무지 이해하지 못했던 김수영의 시 ‘풀’을 가지고 만든 시화 작품을 본 일이 있다. 그런데 ‘풀’이라는 시에 더해져 그린 그림은 꽃이나 넓은 초원풍경 같은 게 아니었다. 나는 그 앞에서 잠깐 동안 어리둥절하게 서 있었지만 이내 그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였다.●시집 표지 한 장 넘기면 판화 두 점 나와 김수영의 시와 함께 있는 그림은 전혀 고등학생의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 굵은 붓을 도화지에 대고 단번에 힘차게 그려 낸 듯 힘이 느껴지는 그림이었다. 어쩌면 먹물과 서예용 붓을 사용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힘찬 붓놀림과는 달리 그림 내용은 우울한 것이었다. 몇 사람이 둘러서서 부둥켜안고 있는 모양새인데 눈물이 보이는 건 아니었지만 얼굴엔 슬픔이 가득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그 슬픔은 패배자의 것이 아니었다. 아는 것 별로 없는 고등학생이었지만 나는 그 이상함이 바로 민중을 표현하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아차렸다. 그림 속에서 힘차게 슬퍼하고 있는 모양이 곧장 김수영의 시와 연결됐다. 이때 시화를 봤던 잠깐의 경험은 어떤 수업 시간에도 전혀 경험하지 못한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 이후로 나는 김수영의 글이 좋아져서 민음사에서 펴낸 김수영 전집을 구입했고 헌책방에 들렀을 때도 그의 시집이 있으면 자주 사곤 했다. 그러나 그때 봤던 그림에 대한 기억은 거의 잊혀졌다. 신촌에 있는 한 헌책방에서 그와 똑같이 생긴 그림을 발견한 것은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의 일이다. 그렇게 풀빛출판사에서 1980년대에 펴낸 ‘풀빛판화시선’과 처음 만나게 됐다.풀빛판화시선은 제목 그대로 풀빛출판사에서 시리즈로 출판한 시집으로 표지를 한 장 넘기면 판화 작품 두 점이 본문에 앞서 포함돼 있다. 시와 판화라는 두 예술 장르의 만남은 지금 와서 생각해 봐도 참신하기 그지없는 아이디어다. 요즘엔 음악이나 미술 계통에서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이나 ‘피처링’(featuring) 방식을 통해 새로운 결과물을 내놓는 일이 많다. 이것은 단순한 협동작업 혹은 도움 주기 정도에서 그치지 않고 동등한 두 예술가의 작업이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탄생하는 새로운 작품 세계라고 할 만하다. 그렇게 생각해 보면 풀빛판화시선의 기획은 벌써 수십 년이나 앞서 가고 있었던 것이다.고등학교 시화전에서 봤던 그림은 사실 그림이 아니라 풀빛판화시선에 나온 판화 작품을 그대로 모사한 것이었다. 그와 똑같은 작품이 헌책방에서 발견한 박노해 시집 ‘노동의 해방’ 초판에 들어 있었다. 당연히 판화작가 이름이 궁금했는데 어디를 살펴봐도 작가가 누구인지 나와 있지 않았다. 제목이 ‘판화시선’인데 시인 이름만 있고 판화작가 이름이 없다는 게 의아했다.●1984년 26권까지 발간… 꽤 더 이어진 듯 갑자기 오기가 생겨서 다른 책들도 찾아봐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풀빛판화시선은 이미 다 절판됐기 때문에 헌책방을 돌면서 수집했다. 그때는 인터넷이라는 게 있긴 했어도 초창기 시절이라 검색으로 정보를 찾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우선은 내가 가진 책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 서지면을 보니 1984년 초판이다. 뒤표지 책날개에는 풀빛판화시선이 26번까지 나온 걸로 돼 있다. 1984년에 이미 26번이면 그 후로도 꽤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시리즈 1번은 김지하 ‘황토’이고 2번은 양성우 ‘낙화’, 3번 강은교 ‘붉은 강’, 4번 김준태 ‘국밥과 희망’, 그리고 5번이 이 책 ‘노동의 새벽’이다. 그 외에도 신경림, 최하림, 백기완, 황지우 등 익숙한 이름이 많다. 그러나 풀빛판화시선을 모두 모으겠다는 목표는 지금껏 이루지 못했다. 십여 권 정도 모았다가 이사하면서 잃어버리기도 하고 빌려줬다가 돌려받지 못하는 등 이래저래 사연을 겪다 보니 지금은 대여섯 권 정도만 남았을 뿐이다. 책을 다 수집하지 못했지만 소득이라면 두 가지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첫째는 내가 당시에 헌책방에서 구입한 ‘노동의 새벽’은 진정한 초판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서지에는 분명 초판으로 기록돼 있지만 책날개에 있는 정보를 다른 책과 비교했을 때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1984년에 초판을 펴낸 ‘노동의 새벽’ 책날개에는 시리즈 마지막 책이 26번인 황지우의 ‘나는 너다’로 돼 있는데 1985년 초판인 10번 시집 김정환의 ‘해방서시’ 책날개를 보면 15번이 끝이다. 한편 같은 해 나온 14번 시집 채광석의 ‘밧줄을 타며’ 책날개에는 22번을 마지막으로 기록하고 있다. 그러니 26번까지 표기한 ‘노동의 새벽’은 사실상 1984년에 출판된 책이 아니라 나중에 다시 펴냈지만 초판본 서지면을 그대로 썼다는 얘기가 된다. 두 번째는 판화작가의 이름을 알아냈다는 것이다. 그는 “민중미술의 전설”라고 알려진 오윤(吳潤·1946~1986)이다. 특유의 힘이 넘치는 판화작품은 그가 40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기 전 한두 해 동안 쏟아낸 예술혼의 산물들이었다. 오윤은 “미술이 어떻게 언어의 기능을 회복하는가 하는 것이 오랜 나의 숙제였다”라고 말했다. 그 말을 대하니 고등학생 시절 시화전에서 봤던 그림이 다시 떠오른다. 어째서 사람들 여럿이 부둥켜안고 있는 그림을 보고 김수영의 시가 단박에 이해됐는지 알 것 같다. 때로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을 말 없는 그림 한 장이 대신할 수도 있다. 오윤은 안타깝게도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확실히 자신이 안고 있던 숙제를 끝내 풀었던 게 아닐까. ●오윤에게 일감 주려고 일부러 작품 부탁 출판된 지 수십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헌책방에서 풀빛판화시선을 찾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모든 책에 오윤의 판화를 쓴 것은 아니라서 시집 중 훼손되지 않은 오윤의 판화가 들어 있는 초판본인 경우 인기가 더 좋다. 그때 이미 건강이 좋지 않았던 오윤에게 일감을 주기 위해 출판사에서 일부러 작품을 쓰고 싶다며 부탁을 했던 것이다. 작가는 제목도 따로 붙이지 않은 판화 작품 십여 점을 보내왔고 그렇게 풀빛판화시선이 세상에 나오게 됐다. 비록 오래전에 출판된 책이라 낡고 색이 바랬지만 시인과 화가가 꿈꾸던 민중의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은 듯 판화시집과 함께 남아 있다. 윤성근 이상한나라의헌책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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