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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리뷰] 대본도 못 보고 오른다 배우에게 욕도 시킨다

    [연극리뷰] 대본도 못 보고 오른다 배우에게 욕도 시킨다

    언어·국경 초월한 ‘즉흥 2인극’ 섭외 총력… 매일 색다른 무대 모성·가족 보편적 정서 공감대무대에 ‘그날의 출연 배우’가 등장한다. 정중앙 벽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는 털이 수북한 ‘두 손’만 나와 지시 사항이 적힌 456쪽짜리 대본을 한 장 한 장 넘긴다. 배우는 작가의 지시대로 스크린에 나온 A4 크기의 종이에 적힌 문장을 읽는 것으로 연극을 시작한다. ‘두 손’의 주인공은 이란 작가 낫심 술리만푸어(38). 간간이 배우를 당혹하게 하는 지시문이 스크린에 뜬다. 이를테면 ‘큰 소리로 관객들에게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욕을 말한다.’ 스크린 속 손가락들이 탁자를 경쾌하게 두들기며 머뭇거리는 배우에게 지시 이행을 재촉한다. 배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관객을 향해 외친다. ‘씨X.’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연지동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된 연극 ‘낫심’의 한 풍경이다. 이날 주인공은 영화와 드라마에서 매력을 발휘하고 있는 한예리(34). 10일부터 국내 초연 무대에 오른 ‘낫심’은 독특한 형식미가 주목받는 작품이다. 작가의 이름을 딴 공연 제목이 시사하듯 극의 진행은 80분간 철저하게 작가의 통제 아래 놓인다. 사전에 공연 정보는커녕 대본조차 제공받지 못한 배우는 리허설 없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 당일 무대에서 처음 만난 작가와 배우가 극을 전개하는 ‘2인 즉흥극’이다.캐스팅은 백화점 상품처럼 다채롭다. 김선영, 전석호, 한예리, 이석준, 우미화, 김꽃비, 손상규, 권해효, 진선규, 박해수, 문소리, 나경민, 김소진, 전박찬, 고수희, 오만석, 구교환, 유준상, 이화룡, 류덕환, 이자람 등 각자 ‘브랜드 파워’를 지닌 내로라하는 배우 21명이 공연마다 1명씩만 무대에 오른다. 제작사는 국내 초연이 확정된 지난해 반년 동안 배우 섭외에 총력을 쏟았다고 설명했다. 1막은 스크린 속 낫심이 배우의 목소리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2막에서는 낫심이 무대에 나와 배우와 관객에게 이란어를 가르치며 모성, 가족, 고향 등 보편적 정서를 작가만의 방식으로 공유한다. 이 작품은 언어를 매개로 한 만큼 독특한 ‘언어유희’적 구조가 반복된다. 앞 장면에 나온 특정 지시어가 뒤에 이어지는 작가 혹은 배우가 보여 주는 행위와 인과적으로 연결되는 식이다. ‘낫심’은 전통적 연극 미학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다소 낭패스러운 경험일 수 있다. 인터넷 공연 후기도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린다. 낫심 술리만푸어는 이날 공연 후 무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와 배우, 관객이 다 함께 소통하며 친구가 되는 작품을 구상했다”고 밝혔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그는 병역 거부자로 이란 당국과 불화하면서 한때 해외 출국과 모국에서 공연이 금지됐다. 낫심은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해 온 사람들이 언어를 통해 연결되는 경험은 연극을 통해 생생하고 특수해진다”며 “(출금 당시) 해외 공연마저 어렵게 되자 리허설 없는 즉흥극 같은 작품을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쟁쟁한 배우들이 이 작품에 출연하는 데 대해 “너무 큰 환대를 받는 느낌이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외모도 내면도 모두 아름다운 사람들”이라고 흐뭇해했다. 그의 전작 ‘하얀 토끼, 빨간 토끼’도 지난해 국내 초연에서 손숙, 이호재, 예수정 등 유명 배우들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연극 ‘낫심’은 20여개국 언어로 번역됐고 올해 한국을 포함해 독일, 덴마크, 일본 등 9개국에서 공연된다. 오는 29일까지. 전석 3만원. (02)708-5001.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기초연금 노인 169만명 통신비 하반기 최대 월 1만 1000원↓

    하반기부터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 169만명이 최대 월 1만 1000원씩 이동통신요금을 감면받는다. 감면 총액은 연간 187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과 고시안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15일 밝혔다. 65세 이상 노인 중 소득·재산이 하위 70%에 해당하는 이들은 기초연금뿐만 아니라 이동통신요금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올해 기초연금 수급 소득인정액 기준은 노인 단독가구의 경우 131만원, 부부 가구의 경우 209만 6000원으로, 소득이 그 이하이면 혜택을 받는다.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은 13일에 규제개혁위원회의 규제심사를 참석 위원 전원 합의로 통과했으며, 앞으로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국무회의 등을 거쳐 공포·시행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말 시행된 저소득층 요금감면 제도가 136만명에게 적용돼 연간 2561억원의 감면 효과를 내는 등 전체 취약계층 요금 감면 효과가 연 4438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초연금 수급자에 대한 구체적인 감면 수준은 향후 ‘보편적 역무 손실보전금 산정 방법 등에 관한 기준’ 고시 개정을 통해 결정된다”며 “월 1만 1000원 한도에서 무료 이용자 발생 등의 문제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시론] 4차 산업혁명, 왜 디지털 전환인가/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시론] 4차 산업혁명, 왜 디지털 전환인가/김용진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전 세계는 제4차 산업혁명 열병을 앓고 있다. 그 이름이 4차 산업혁명이든, 인더스트리 4.0이든, 디지털 전환이든 산업뿐만 아니라 생활 전반에 걸쳐 급격한 변화를 몰고 오며 우리 생활을 바꾸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정의 중 공통적인 부분은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을 제공하는 다양한 기술들을 활용해 인간의 삶에, 그리고 산업에, 경제에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라는 이해다. 변화의 핵심은 인류가 아주 오랫동안 꿈꿔 왔던 것들, 즉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형태로,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도록 기술이 개발되고 활용되는 것이다. 이를 ‘온디맨드 서비스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러한 온디맨드 서비스는 ‘디지털 전환’을 기반으로 한다. 디지털 전환은 사물과 사물의 커뮤니케이션, 정보의 실시간 축적 및 분석, 제품의 서비스화 및 서비스의 제품화를 가져오는 기반이다. 디지털 전환은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의 디지털화, 전달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생산·운영 체계의 디지털화, 그리고 거래의 디지털화로 구성된다. 디지털 전환은 자원이나 프로세스의 표준화와 모듈화를 쉽게 해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형태로 자원을 통합해서 고객이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한다. 예를 들어 비디오온디맨드(VOD)를 보자. 카세트테이프에 담겨 있던 비디오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에서 시작됐고, 전달 프로세스가 디지털화됨으로써 온디맨드 서비스를 가능하게 했다. 이제는 생산 체계마저 디지털로 바뀌고 있으며, 블록체인의 등장으로 거래 과정까지 디지털화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이 비즈니스들은 플랫폼 기술을 요구하게 된다. 플랫폼 기술은 초연결성과 초지능성에 기반을 두기 때문에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을 통한 발전으로 온ㆍ오프라인 연계(O2O) 등 새로운 ‘스마트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을 촉진한다. 특히 블록체인의 등장은 거래의 디지털화에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비금융 분야에서 블록체인은 주로 거래의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있는데 이는 블록체인을 통한 콘텐츠 소유권, 콘텐츠의 정확성, 콘텐츠 거래에서의 신뢰를 확보함으로써 가능해지고 있다. 여기에 스마트 계약으로 거래 자체의 시간과 조건을 통제할 수 있어 급격하게 개인 간 혹은 회사 간 거래를 디지털화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은 사물인터넷 기술과 블록체인을 통해 축적된 빅데이터를 공유하고, 인공지능으로 상황을 분석해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생산 체계를 구축하도록 한다. 이런 체계는 개방형 제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한다. 즉 스타트업 또는 중소기업이 인터넷을 통해 제품 제작을 의뢰하고 스마트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해 제품을 전달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기업은 해체되고 각 분야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는 중소기업들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재통합될 것이다. 기업들은 경영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수단들을 가지게 되며 고객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수단들을 더 많이 확보하게 되지만 좀더 치열한 경쟁 상황에 처하게 된다. 모든 제품·서비스의 기본 기능에 컴퓨팅 기능을 탑재하고, 고객들의 문제를 즉각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가져야 하며, 다양한 협력 관계를 구성해 데이터, 애플리케이션, 인프라 등을 활용할 수 있어야 생존이 가능하다. 기술적인 문제를 이해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고객이 가진 문제를 이해하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한 솔루션을 만들어 고객이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장소에서 필요한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다. 디지털 전환은 사물과 사물의 커뮤니케이션, 정보의 실시간 축적 및 분석, 제품의 서비스화 및 서비스의 제품화를 가져오는 기반이다. 따라서 기업들이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속한 산업 영역에서의 디지털 전환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자원의 사용에서 기존에는 제품 형태로만 제공되던 것들을 고객이 필요로 하는 시점과 장소에서 제공할 수 있도록 서비스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 3조 헛돈 쓴 중기 R&D보조금

    3조 헛돈 쓴 중기 R&D보조금

    수혜기업 매출·영업익 되레 감소 예비타당성 조사, 과기부에 위탁경제협력개발기구(OECD) 2위 수준인 우리나라의 중소기업 연구개발(R&D) 보조금이 부가가치나 매출, 영업이익 개선 등 경제적 효과가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술자 집단의 정성평가에 의존하는 현행 시스템을 고치지 않는 한 정부 예산이 ‘특허를 위한 특허’, ‘장롱 특허’만 양산하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12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공개한 ‘중소기업 R&D 지원의 정책 효과와 개선 방안’ 보고서(이성호 연구위원)에 따르면 R&D 관련 정부 지원은 지재권 등록 확대 효과는 달성한 반면 매출·영업이익 등 부가가치 증대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2016년 국가연구개발 사업 중 중소기업이 수행 주체인 사업 지출은 2조 8973억원으로 정부 R&D 투자집행 총액의 15.2%에 해당하는 규모다. OECD 회원국과 비교하면 한국 전체 기업의 R&D 투자는 4위 수준이며 중소기업만 한정하면 2위를 기록했다. 경제적 효과 분석을 위해 운영성과, 역량자산, 자금조달 등 3개 부문에서 10개 성과 지표를 비교한 결과, 효과가 미미했다. 보고서는 “지원받은 시점에서 2~3년 동안 지재권등록을 제외한 대부분 성과 지표에서 영업이익과 R&D 투자는 심지어 역성장했다”고 지적했다. 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과 그렇지 못한 중소기업의 평균 부가가치를 비교해 보면 지원받는 시점에선 수혜기업 평균이 더 높지만 2년 뒤에는 오히려 비수혜기업 평균이 훨씬 높았다. 보고서는 특허 등 지적 재산권 보유 실적을 주요 평가 요소로 삼는 현행 정성평가 대신, 예측 모형의 도입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정부가 논문, 지적 재산권, R&D 투자액 등 기존의 방식이 아닌 부가가치 등 경제적 성과를 평가의 대상으로 삼아 선정 모형을 새로 개발해야 한다”면서 “기술 개발 단계에 따라 자금 지원 방식을 달리하고 R&D 지원에 있어서 지정공모가 아닌 자유공모 방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7일부터 R&D 관련 예비타당성조사 업무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포괄적으로 수행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앞으로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많았던 기초연구에 대한 지원을 늘리고, 최대 3년 정도가 걸렸던 조사 기간도 6개월로 줄일 계획이다. 임대식 과기혁신본부장은 “이번 위탁사업을 통해 과기부가 R&D 예비타당성 조사 업무를 전담하게 됨에 따라 재정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틀을 지킬 뿐만 아니라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에 제때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서울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국가 R&D 예비타당성조사 기간 6개월로 줄인다

    국가 R&D 예비타당성조사 기간 6개월로 줄인다

    올해부터 국가 연구개발(R&D)사업 예비타당성(예타) 조사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담하게 되면서 조사기간이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고 경제성보다는 과학기술성에 대한 가중치를 높아진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월 중순 개정된 ‘국가재정법’ 개정 후속 조치에 따라 오는 17일부터 국가R&D사업 예타조사를 기획재정부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기재부의 위탁방침에 따라 과기부는 R&D 예타 전체를 포괄적으로 수행하게 된다. 과기부는 기재부와 예타지침과 예타 면제 관련사항을 사전에 협의해야 하고 매년 연차보고서를 제출하며 2년마다 기재부에서 예타 운영 적정성 평가를 받아야 한다. 이 평가를 통해 기재부는 운영 개선사항을 권고할 수 있게 된다. 운영개선 사항은 강제성이 없지만 예타 제도를 좀 더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하기 위한 것이다. 과기부는 예타 조사를 연구자에게 좀 더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관계부처와 전문가 협의를 거쳐 ‘국가R&D 예타 제도 혁신방안’을 만들었다. 이번 예타 혁신방안은 ?과학기술 전문성 강화 ?조사 효율화 ?운영의 투명성 향상이라는 크게 3개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기존에는 기초연구, 응용·개발, 시설·장비구축 구분 없이 경제성 평가에 30~40% 비중을 뒀지만 올해부터는 기초연구와 응용개발·시설장비구축 2개 분야로 나눠 기초연구에는 과학기술 효과에 50~60% 가중치를 두고 경제성 평가는 5~10%로 줄였다. 예타 조사를 받기 전에 원하는 부처에서 희망할 경우 혁신본부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을 통해 사전컨설팅을 지원해줄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예타 사전단계인 기술성평가 항목을 30개에서 10개로 간소화하고 현재 길게는 2년 정도에 이르는 예타 조사기간을 6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과기부는 밝혔다. 또 가칭 ‘R&D 예타 온라인 통합 플랫폼’을 구축해 예타 관련 정보와 진행상황을 공개할 계획이다. 임대식 과기혁신본부장은 “이번 위탁사업을 통해 과기부가 R&D 예타를 전담하게 됨에 따라 재정의 효율적 운영이라는 틀을 지킬 뿐만 아니라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연구에 제 때 투자될 수 있을 것”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배두나, 어머니 김화영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 응원 “붕어빵 모녀”

    배두나, 어머니 김화영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 응원 “붕어빵 모녀”

    배우 배두나가 어머니 김화영의 연극을 응원했다.배두나는 10일 서울 중구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열린 연극 ‘특별한 저녁식사’ 프레스콜에 참석했다. ‘특별한 저녁식사’는 평온한 한끼 식사조차 불가능한 풍비박산 가정이 막내딸의 결혼을 위해 ‘화목한 가족’인 것처럼 예비사위에게 속이는 소동을 담은 코미디극으로 중견 배우 이승철과 김화영이 부부로 호흡을 맞춘다. 이승철은 탤런트 이청아의 아버지, 김화영은 배두나의 어머니다. 배두나는 이날 프레스콜 현장을 찾아 김화영을 응원해 관심을 모았다.‘특별한 저녁식사’는 10일부터 5월 13일까지 한양레퍼토리씨어터에서 초연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165분 동안 울다 웃는 지옥 비주얼 판타지쇼

    165분 동안 울다 웃는 지옥 비주얼 판타지쇼

    ‘이승의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억울하게 죽어간 영혼들이여. 저승에서는 공정한 심판을 기대하시라. 신과 함께라면!’ 관객 14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못지않게 흥행불패 반열에 오른 뮤지컬 ‘신과함께-저승편’이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연되고 있다. 영화·뮤지컬 원작자는 지옥의 대왕들과 동석해도 꿀리지 않을 ‘파괴왕’ 주호민 웹툰 작가다.●초·재연 객석점유율 99% ‘영화 못지않은 인기’ 2015년 초연과 지난해 재연 때 99% 객석점유율을 과시한 ‘신과함께-저승편’은 올해 세 번째 공연에서도 대단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서울예술단의 대표 레퍼토리가 된 이 작품을 둘러싸고 ‘두번 세번 관람은 기본’이라는 팬덤도 형성됐다. 일찌감치 원작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한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원작에 충직하다. 초짜 변호사 진기한(조형균·김용한)과 9대1 가르마가 트레이드마크인 회사원 김자홍(신상언·정원영·이창용)의 저승 모험은 재기발랄한 염라대왕(금승훈) 등 감칠맛 나는 조연 캐릭터를 통해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단언컨대 165분(인터미션 15분) 동안 웃고 울다 박수치는 ‘리얼타임 지옥 판타지쇼’다. 이번 무대는 초·재연보다 비주얼의 완성도를 더 높였다. 박동우(56) 무대 디자이너와 정재진(38) 영상 디자이너가 합작한 압도적 무대 곳곳에 만화적 상상력이 진하게 녹아들었다.●17m 경사진 환형 무대 저승과 이승 ‘윤회’ 보여줘 컴퓨터그래픽(CG) 효과로 시공간 제약에 갇히지 않는 영화와 달리 한 무대만 쓰는 뮤지컬은 80㎡ 넓이의 고해상도 발광다이오드(LED) 스크린과 디지털 기술을 통해 7개의 강렬한 지옥도를 구현했다. 뮤지컬 무대 바닥을 LED 스크린으로 꾸민 건 이 작품이 처음이다. 윤회(輪廻)를 상징화한 17m 크기의 경사진 환형 무대는 가장자리를 이승으로, 안쪽은 저승으로 공간을 나누면서 ‘진기한과 김자홍의 지옥관문 통과’, ‘저승삼차사의 원귀추적’이라는 두 개의 플롯을 동시 다발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 됐다. 남을 속인 죄를 심판하는 거해지옥에서 천장에 매달린 200㎏의 거대한 원형 톱날이 시시각각 자홍을 향해 다가서는 장면도 뮤지컬만의 생생한 볼거리다. LED 스크린에 투사되는 영상들은 배우들의 몸짓에 실시간 반응하는 인터랙션 기술로 효과가 극대화된다. 강림(서경수·김우형), 해원맥(최정수), 덕춘(김건혜·이혜수) 세 저승차사의 격투나 추적 장면 등에서 보여 주는 실감나는 ‘빛의 아우라’가 대표적이다. LED 패널 하나하나가 배우들의 연기에 연동해 발광한다고 할까. 정재진 디자이너는 “만화적 상상력에 충실하면서도 현실처럼 느껴지는 지옥 비주얼을 창조했다”면서 “한빙지옥 대왕이 걸을 때마다 바닥의 얼음이 쩍쩍 갈라지는 장면 등 초·재연 때 살려내지 못한 디테일한 부분들을 새로 창작했다”고 설명했다.●‘죄가 쏙 비트’ 등 저승 속 간판 재미 더해 이번 공연에서 LED 패널도 전면적으로 교체해 초고화질 영상을 실현했고 매핑 기술을 적용한 저승 세계의 간판들은 만화적 재미를 더했다. 망자들을 겨냥한 세제 광고인 ‘죄가 쏙 비트’, 윤회전문 변호사로 광고 문구에 등장한 ‘파괴전문 주호민’, 술집과 커피숍 ‘헬네켄’, ‘헬벅스’ 대목에선 킥킥거리는 소리가 객석에 퍼진다. 초·재연 때 ‘구원과 단죄’에 집중했던 작품 주제는 ‘인간은 신과 함께하고 신 역시 인간과 함께한다’는 휴머니즘적 메시지로 변화됐다. 김덕희 서울예술단 공연기획팀장은 “중국과 대만 등 아시아권에서 해외 공연을 협의 중이며 ‘신과함께-저승편’의 해외 라이선스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는 15일까지. 3만~9만원. (02)580-1300.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퍼블릭 뷰] 맹모삼천의 지혜처럼… 강의실 밖 공직교육이 인재 키운다

    [퍼블릭 뷰] 맹모삼천의 지혜처럼… 강의실 밖 공직교육이 인재 키운다

    중국 산둥성은 한국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다. 대표적 명소로 공맹(孔孟)의 묘가 있다. 그 근처에 ‘맹모삼천’으로 잘 알려진 맹모묘도 있다. 공맹묘보다 맹모묘를 찾는 관광객이 더 많다. ‘한강의 기적’을 논할 때 빠지지 않는 높은 교육열의 원조 격인 맹모에 대한 존중의 의미일까.# 갈림길 선 공직사회… 뿌리까지 바뀌어야 산다 한국의 관료제를 보자. 사명감으로 무장한 관료, 효율화된 행정 시스템은 전 세계의 부러움을 샀다. 2018년에도 한국의 행정은 여전히 세계 최고인가? 작년 초 촛불정국이 암시하듯 국민이 원하는 국가와 정부 모습은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 “뿌리까지 바뀌지 않으면 서서히 죽는다”는 경영학 격언처럼공직사회는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 시대가 원하는 공직 인재상을 읽어 내고, 그에 적합한 국가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국가인재개발원의 사명이다. 이삿짐을 꾸리는 수고보다는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했던 맹모의 희망이 위대한 사상을 잉태했듯이 다시 한번 공무원 교육이 나아갈 길을 묻는다. 초연결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 세계는 통합사회로 나아가고 있다. 지구 반대편에서 쏘아올린 작은 공이 우리 일상에 거대한 구덩이를 만든다. 행정 환경 변화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이해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만이 창의적 정책으로 결실을 맺는다. 각기 다른 생각이 존중받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들은 크나큰 사회적 비용을 치러야만 비로소 봉합된다. 정책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여러 변수, 여러 집단을 동시에 고려할 수 있는 고도의 분석능력과 전문성이 필요하다. # 창의는 이불 밖에… 혁신의 현장서 변화 느껴야 공무원 교육도 창의성과 전문성을 요구하는 시대에 맞춰 진화하고 있다. 계절 변화를 느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밖에 나가 바람을 쐬어 보는 것이다. 공무원 강의에서 연상되는 대규모 주입식 교육은 이제 교육 현장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기술혁신 현장에 찾아가 변화의 온도차를 느껴 보고, 팀 단위 토론 학습을 통해 정답을 그려 나가는 것이 새로운 교육의 핵심이다. ‘국민의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은 시민의 손으로 만든 위대한 정치적 작품이다. 1987년이 시민 참여 원년이었다면, 2017년은 시민 주도 원년으로 기억될 것이다. 공공정책 영역은 더이상 공무원만의 아성이 아니다. 국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민 역량을 정책으로 활용하는 사회적 감수성이 필요하다. 사회적 감수성을 실천하기 위해 공무원 교육에서도 실험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최근 부각되는 ‘사회혁신’은 시민을 정책 대상에서 정책 주체로 전환하는 사회문제 해결 방법론이다. 교육과정에서부터 시민과 함께 정책을 기획하는 연습을 거치면서사회적 가치의 의미를 몸소 느끼는 새로운 시대 공직자로 거듭나게 하는 자양분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 앞날에 미지의 땅은 없었다. 선진국이 시행착오를 거쳐 개척한 국가 발전 시나리오를 그대로 받아들여 추격했고, 결과적으로 압축성장, 세계 경제 10위권 진입, 그리고 국민소득 3만 달러 달성이란 기분 좋은 성적표를 받았다. 이제부터는 전례가 없는 사회 변화를 스스로 진단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하는 장고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공직자들은 전인미답의 목표를 향해 배우고 나아갈 준비가 됐는가. # 맹자의 의지처럼 공무원 스스로 도전해야 제아무리 좋은 교육환경에 있었다 한들 어린 맹자가 글 공부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더라면 맹모의 애끓는 정은 그저 아낙네의 치맛바람에 불과했을 것이다. 공직사회가 새로운 감성으로 가슴이 설레고 파란을 일으키기 위해서는 다시 한번 맹자의 의지, 맹모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60년 연기 대부 “일생을 연기해도 부족”

    60년 연기 대부 “일생을 연기해도 부족”

    지난 6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연습실. 청남방·청바지 차림의 최불암(78)은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연기 톤의 대사들을 읊조렸다. 간간이 혼잣말을 툭툭 농담처럼 던질 때마다 연기 호흡을 맞추던 젊은 배우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이야 참 (내가) 대가리가 나빠가지고 안 외워지네.”60년 연기 관록을 가진 그의 얼굴에도 열정과 설렘, 긴장감이 역력했다. 그에게는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을 각색한 1993년 작품 ‘어느 아버지의 죽음’ 이후 25년 만의 연극 출연이다. 오는 18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막을 여는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연출 안경모)에서 최불암은 외계에서 온 노인 역을 맡았다. 그는 2016년 ‘아인슈타인의 별’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된 이 작품을 보며 연극 무대에 서고 싶다는 생각으로 출연 의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소재가 참 좋았어요. 우주 여행자인 내가 지구라는 별에 와서 삶의 가치를 잃은 채 사는 사람들의 아픔을 다독이고 소통하는 이야기죠. 세상이 다 성공, 출세, 물욕만 존재하잖아요. 가치관이 없는 세상이지. 나 편하자고 남이 괴로운 사회가 되고 있으니. 이 작품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성찰하게 해요. 무대에 서서 관객들과 그 마음을 나누고 싶었어.”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김회장)와 ‘수사반장’(박반장)으로 대중에게 텔레비전 배우로 각인돼 있지만 그는 연극배우 출신이다. 1959년 극단 실험극회 작품 ‘햄릿’에서 최연소 햄릿 역으로 데뷔했다. “오랜만에 연극을 하니 몸은 고단해도 아주 사는 것 같아. 일생을 연기했는데도 부족하고, 연기는 완벽이란 게 없어. 공부하고 애써도 부족하지. 그러고 보면 분야는 다르지만 송(해) 선생(91)도 그렇고, 이순재(83), 신구(82)도 정말 열심히 (연극·영화·드라마·예능 출연) 하시잖아. 난 게으른 거지.” 그는 2014년 드라마 ‘기분좋은 날’을 끝으로 두문불출했다. 방송가에는 그가 작품 제의마저 고사한다는 얘기가 돌면서 은퇴 소문도 파다하게 퍼졌다. “불편했지. 연기에 대한 얘기는 더이상 (제작진이) 하지 않고 나를 (원로로) 예우하는 게 좋지도 않고, 소통이나 언로도 없다 보니 스스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고 그랬어.” 드라마 현장에서 느낀 고립감이나 배우로서의 한계를 내비치던 그의 표정은 연극으로 화제가 바뀌자 한결 풀어졌다. “TV에서 할 수 없는 걸 연극은 하거든. 관객들과 호흡하는 거 말이지. 기회가 된다면 해보고 싶은 역은 있지. 셰익스피어의 ‘리어왕’이나 예전에 시도하다 중도에 못한 ‘그리스인 조르바’ 같은 작품들인데 욕심대로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지금 작품이 고별 공연이라고 말은 못해도 (난) 거의 찼어. 머리 회전이고 손이고 (연기가) 잘 안 돼(웃음). ” 최불암은 그의 필모그래피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18년 동안 방영된 ‘수사반장’을 꼽는다. 동료 형사로 오랫동안 한솥밥을 먹은 김상순, 조경환, 김호정, 남성훈, 김영애, 그리고 범인 역으로 자주 출연한 변희봉, 이계인까지 함께 연기했던 배우들의 면면은 화려하지만 이제 아스라한 잔상만 전해질 뿐이다. “그때 그 형사들 다 떠났어. 나 혼자 남아 죗값을 치르는 거 같아. 세월이 참. 허허.” 글 사진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김응교 교수 작가의 탄생] 숨막히는 현실, 오지 않는 희망… 그래도 나아가라는 거장

    “자, 이제 가자.” “안 돼.” “왜?” “고도를 기다려야지.” “아, 그렇군.” 바짝 마른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빈 무대에 허름한 점퍼를 입은 두 사람이 앉아 구두를 벗으려 애쓴다. 에스트라공(고고)과 블라디미르(디디)는 고도가 올지 안 올지를 두고 대화한다. 도대체 고도는 누구인지, 왜 고도를 기다리는지는 설명하지 않고 싱거운 대화만 몇 번이고 반복한다. 주인과 노예가 잠시 등장하고, 소년이 등장하여 고도가 그날은 오지 않고 내일도 오지 않을 거라고 알린다. 고고와 디디는 왠지 그곳을 떠나지 못하고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린다. 두 사람은 무의미한 대화로 시간을 때운다. 1막에서는 고고가 가자고 하고, 2막에서는 디디가 가자고 한다. 쓸데없는 장난과 엉뚱한 대화를 듣는 관객이 왜 내가 여기 앉아 있어야 하나 고민할 때 막은 내린다.●파리로 온 작가·화가·철학자 1906년 4월 13일 아일랜드 더블린 근교에서 태어난 사뮈엘 베케트(1906~1989)는 부유한 개신교 집안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를 전공하고, 졸업 후 파리 에콜 노르말 쉬페리외르에서 2년간 영어를 가르쳤다. 1937년 파리 몽파르나스 언덕에 정착한 베케트는 이듬해 장편소설 ‘머피’를 발표했다. 1938년 1월 6일, 친구들과 영화를 보고 나오던 베케트는 소위 ‘묻지마 폭력’을 당한다. 모르는 청년이 느닷없이 그에게 칼을 휘둘렀던 것이다. 법정에서 범인이 “왜 그랬는지 나도 모르겠다”고 하자 충격을 받은 베케트는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인생을 숙고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1941년 파리에서 그는 조국도 아닌 프랑스 레지스탕스 친구들을 돕는다. 더블린의 명문대학을 졸업한 부잣집 아들이 어떻게 이런 위험을 결심했는지 모르지만, 1942년 동지들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베케트는 시골 농장으로 피신하여 ‘와트’라는 소설을 썼다. 전쟁의 비극 속에서 그는 집중해서 작품을 썼다. 우주의 인연이란 기이한 바, 베케트가 태어나기 5년 전 한 인물이 옆 나라에서 태어났다. 1901년 10월 10일 스위스에서 탄생한 알베르토 자코메티(1901~1966). 스위스에서 빼놓을 수 없는 후기 인상파 화가였던 아버지 덕에 자코메티는 거대한 서가에서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자코메티는 10세 때부터 소묘와 그림을 그렸으며, 14세 때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처음 흉상을 만들었다. 18세 때 자코메티는 제네바 미술 공예학교에 들어갔다. 자코메티는 눈앞에서 몇 번의 죽음을 목격했다. 아이를 위해 제왕절개를 거부했던 여동생의 죽음을 보았다. 어제까지 함께 베네치아 여행을 즐겼던 병든 할아버지 이야기도 황당하다. 아침에 깬 자코메티는 죽어 있는 할아버지를 발견했다. 그때 자코메티는 깨닫는다. 죽음이란 늘 곁에 있다.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폭격으로 잘린 팔 등 그는 죽음을 목격하고 강제로 성찰해야 했다. 그의 예술은 죽음이라는 한계에서 탄생했다. 2차 대전이 한창이던 1941년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도 파리에 있었다. 그 무렵에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도 파리에 있었다. 세 사람은 양차 대전을 모두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쟁의 비극으로 아수라장이었던 파리라는 공간을 작가 베케트, 화가 자코메티, 철학자 사르트르는 같은 시기에 체험했다. 세 거장은 죽음의 심연을 극복하는 실존주의 문학(베케트)-미술(자코메티)-철학(사르트르)의 연대를 보여줬다. 이후 1953년 1월 파리 몽파르나스 바빌론 소극장에서 초연한 사뮈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대성공을 거두었다.●기다리는 사람과 걸어가는 사람의 만남 나무 한 그루만 서 있는 텅 빈 무대에서 ‘고도’를 기다리는 고고와 디디가 있다. 처음 이 연극을 보았을 때 홀쭉이와 빵빵이 같은 개그맨이 나와서 만담하는 줄 알았다. 노숙자 복장을 한 괴이쩍은 두 사람은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도 모른 채, 고도가 온다는 확신도 없이, 두 사람은 그저 기다리지만 고도는 나타나지 않는다. 기다림 자체가 희망이다. 반세기를 기다렸건만, 고도는 오지 않고 다만 심부름꾼을 보낸다. 디디는 고도의 심부름꾼에게 “나를 만났다고 말해”라고 부탁한다. 두 사람은 견딜 수 없는 시간을 버티기 위해 구두끈을 풀었다 다시 감기를 반복한다. 두 인물이 대체 몇 번이나 구두끈을 풀고 다시 묶는지 세어보다가 포기할 정도다. 어찌보면 이 한심한 방법이 아우슈비츠의 죽음 앞에서도 희망을 꿈꾸었던 생명들이 견뎌내는 방식이었을 것이다. 아니 전쟁이 아니더라도 삶 자체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베케트는 고도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영어 ‘신’(God)이 무의식에 있어서 절대자를 생각하고 썼을 수도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희망이란, 숨은 신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이 연극이 세계에 널리 알려진 배경에는 자코메티가 있다. 1961년 파리 오데옹 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하려 할 때 베케트는 자코메티에게 무대 디자인을 맡겼다. 두 거장은 밤새도록 나무 하나를 구부려도 보고, 꺾어도 보고, 부수고, 다시 세웠다. 목매달아 죽고 싶어도 매달리면 부러질 것 같은 연약한 나무를 구상했다. 나뭇잎이 한두 개 달린 앙상한 나무를 석고로 만들어 마치 뼈다귀 같은 느낌을 줬다. 자코메티와 베케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만났다. 석고로 만든 이 나무 하나로 자코메티는 열매 맺을 수 없는 죽은 나무의 비극을 미니멀리즘 무대 양식으로 표현했다.베케트가 무대 디자인을 자코메티에게 부탁한 까닭은 자코메티가 1년 전인 1960년에 발표한 ‘걸어가는 사람’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작품은 사진으로, 모작으로 하도 많이 봐 와서 별 감동이 없었다. 과연 저 삐쩍 마른 철사 같은 존재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파리 퐁피두센터 5층에서 저 삐쩍 마른 이상한 작품이 몇 점 있어 한참을 봤지만, 부끄럽게도 모자란 서생은 철사인간의 깊이를 공감할 수 없었다. 뭔 뜻인지 몰랐다. 이번에 예술의 전당 전시회에서 이 작품 하나만을 감상할 수 있도록 만든 묵상하는 방에서 나는 사십여분을 응시했다. 가까이에서 보니 운명을 쏘아보는 듯 눈알이 크고 둥글었다. 원효의 눈부처를 보듯, 저 둥근 눈에 내 눈을 겹쳐 놓으니 가슴이 떨렸다. 대지를 버티는 두툼한 발, 해골 같은 머리를 촬영하면서 저 철사 같은 인간을 내 삶에 전이시켜 보았다. 183㎝ 키의 철사인간을 자코메티는 비정상적으로 늘어뜨리고 불필요한 것은 다 덜어냈다. ‘덜어냈다’는 표현이 대단히 중요하다. 죽음을 곁에 둔 인간이 덕지덕지 무엇을 품고 걸을 필요는 없었다. 자코메티 이전의 화가들은 ‘본 것’을 만들려 했지만, 자코메티는 ‘생각’을 작품으로 표현하려 했다. 동양철학에 깊이 영향을 받은 자코메티는 쓸데없는 것을 다 덜어낸 인간의 모습을 만들었다. 그는 선배 화가 피카소를 향해 엄청난 말도 했다. “난 피카소가 예술가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그냥 천재더라.” 자코메티의 말은 무서운 자세를 보여준다. 예술은 명성이나 기술이 아니라, 깊이 있는 사상에서 탄생한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피카소는 기술로만 그리는 천재(기술자)일 뿐, 사상을 가진 예술가는 아니라는 비판이다. 나는 피카소와 차원이 다르다는 뜻이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끝이 어딘지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라는 자코메티의 생각은 사뮈엘 베케트의 정신과 만난다. “우리는 왜 오지 않는 고도를 기다리는 걸까요?” “그건 말이야, 인간이 더이상 갈 곳이 없기 때문이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인간을 만든 베케트처럼, 자코메티는 걸어가는 인간을 말했다. “모든 것을 잃었을 때, 그 모든 걸 포기하는 대신에 계속 걸어 나아가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좀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순간을 경험한다. 비록 이것이 하나의 환상 같은 감정일지라도 무언가 새로운 것이 또다시 시작될 것이다.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는 그렇게 계속해서 걸어나가야 한다.”●걸어가는 고도가 만든 실존주의 철학 희망이 없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가. 죽음이 앞에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하는가. ‘고도를 기다리며’에서 기다리는 주인공은 베케트 자신이었다. 동지들이 죽어가는 전쟁 속에서 레지스탕스로 숨어 지내면서 그는 끊임없이 글을 썼다. 고독을 벗하며 쓰고 또 쓰면서 사망 전까지 그는 매년 작품을 발표했다. 자코메티, 베케트, 사르트르는 인간의 비극적인 죽음에서 절망하지 않고, 걷는 인간, 기다리는 인간, 실존주의 철학을 만들어냈다. 그들에게 파리는 창조의 공간인 동시에 죽음을 체험하게 한 공간이었다. ‘고도를 기다리며’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의 모습은 요즘도 파리에 많은 집시, 난민, 노숙자의 모습이다. 젊은 시절 나치를 피해 도망쳐야 했던 베케트와 자코메티가 한때 저런 처지가 아니었을까. 꼭 전쟁이 아니더라도, 인간의 삶 자체는 무의미요, 전쟁의 아수라와 유사하지 않은가. 세 사람은 뜬구름 잡는 희망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자살을 유도하는 염세주의를 자극하지도 않았다. 숨막히는 현실에서 오지 않는 희망을 기다리는 세 거장의 자세는 운명을 견디는 잔혹한 낙관주의라 할 수 있겠다. 이 땅에서는 식민지의 어둠 앞에서 쫄지 말고 “눈 감고 가라”고 했던 시인 윤동주, 독재 시대에 아마득한 혁명을 꿈꾸었던 시인 김수영, 제주도에서는 4·3의 비극에 숨죽이며 지금까지 많은 눈물을 삼켰던 이들의 태도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저 철사인간이 바로 내 모습,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여 눈시울이 뜨끈해진다. 무의미한 세계에서 베케트는 금욕적인 수도승처럼 살았다. 사람을 만나지 않고 글쓰기와 연출에만 전념했던 그는 1969년 노벨문학상을 받았을 때도 시상식에 가지 않았다. 자코메티와 함께 잔혹한 낙관주의를 가르쳐 준 베케트는 1989년 12월 22일에 조용히 고도가 있는 곳을 찾아 까마득한 여행을 떠났다. 시인·숙명여대 교수
  • [인사]

    ■행정안전부 ◇국장급 전보△정책기획관 류임철△정부혁신기획관 송상락△지방행정정책관 박성호△정부청사관리본부 서울청사관리소장 유정인△자치분권위원회 자치분권국장 김주이◇과장급 전보△국가기록원 수집기획과장 이진영△이북5도위원회 사무국장 김광휘△이북5도위원회 평안남도 사무국장 김동호 ■서울주택도시공사 △상임이사 겸 경영지원본부장 민경배△상임이사 겸 건설안전사업본부장 김영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방송·미디어연구소장 이수인△대경권연구센터장 문기영△초연결통신연구소 미래이동통신연구본부장 김태중△SW콘텐츠연구소 IDX원천기술연구실장 안창원
  • 악녀도 요부도 아닌 예인 장녹수… 500년 전 그 춤사위에 외국인들도 브라보 외쳤어요

    악녀도 요부도 아닌 예인 장녹수… 500년 전 그 춤사위에 외국인들도 브라보 외쳤어요

    “500여년 전 장녹수가 췄던 춤을 무대로 불러내고 싶었어요. 악녀도 요부도 아닌 예인으로서 그의 춤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장녹수(?~1506). 폐왕 연산이 사랑했던 여인이자 노비에서 종3품 ‘숙용’(淑容) 품계를 받아 후궁에 오른 조선의 ‘팜파탈’이다. 연산군(1476~1506)을 다룬 사극마다 반드시 등장하는 악녀 장녹수가 5일 정동극장의 창작 초연 레퍼토리인 ‘궁:장녹수전’으로 되살아난다.●궁중무용 모티브로 현대적 감각 입혀 “몸을 오른쪽으로 더 회전하고, 더 빠르게 움직여요. 옳지. 손에 든 등을 앞으로 더 뻗고 생기 발랄하게. 그렇지. 몸짓은 더 가벼워야 합니다.” 무대 세팅이 끝난 공연장에서 안무 지시를 하던 정혜진(59) 전 서울예술단 예술감독의 표정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2015년 창작 가무극 ‘이른 봄 늦은 겨울’ 이후 3년 만의 안무 연출인데다 조선 기방과 궁중 무용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하는 작품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지난 3일 서울 정동극장에서 만난 정 안무감독은 “장녹수전은 춤이 드라마고, 드라마가 춤이 되는 무용극”이라면서 “궁중무용을 모티브로 현대적 감각을 입히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75분 동안 펼쳐지는 무언 무용극인 ‘궁:장녹수전’은 총 10장으로 구성돼 있다. 노비 출신의 장녹수가 자신의 재능을 알아본 제안대군(예종 차남)의 제안으로 기예를 익혀 기생이 되는 과정부터 연산을 만나 입궐해 대신들과 대치하며 치마폭 권력을 꿈꾸는 절정기, 반정으로 비극적 죽음을 맞는 결말까지 장녹수의 삶과 사랑, 비극적 풍류가 녹아 있다. 정동극장은 지난달 26일 중국, 일본, 독일, 미국 등 주한 외국인 21명을 대상으로 작품을 미리 관람하는 사전 리허설을 했다. 정 감독은 “외국인들이 장녹수와 연산 등 조선시대 인물들의 이야기를 이해하고 공연을 즐길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는데 모두 ‘브라보’를 외치며 박수를 보내 안도했다”면서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고 반드시 관람하는 작품으로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녹수·대신이 대립하는 ‘삼고무’ 백미 무대에 등장하는 춤만 해도 군무와 독무를 합쳐 15개에 달한다. 장고춤 군무, 한량무, 교방살풀이, 가인전목단, 녹수와 궁녀들의 군무, 삼고무, 정업이 놀음, 선유락, 인사굿 등 화려하고 역동적인 안무들이 녹수와 연산의 사랑 행각을 따라 쉴 새 없이 펼쳐진다. 그는 “원래 150분 분량으로 기획된 드라마와 춤을 75분으로 압축했다. 속도감 있는 전개로 연기자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객석에 오롯이 전해질 것”이라며 “조선 춤의 힘을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가 꼽는 최고의 장면들은 무엇일까. 녹수가 홀로 조정의 대신들과 대립하는 장면을 형상화한 ‘삼고무’(북춤), 그리고 중종반정을 일으킨 군사들이 닥친 밤, 연산과 녹수가 뱃놀이를 하며 최후의 연희를 즐기는 ‘선유락’이다. 정 감독은 “천한 기생 신분으로 후궁이 돼 궁궐을 휘젓고 다니니 대신들이 녹수를 얼마나 증오했겠느냐”며 “삼고무 장면은 녹수와 대신들 간의 깊은 갈등을 북춤과 공명하는 소리로 표현했고, 마지막 연희는 신라 뱃놀이에서 기원한 정재(궁중무용)의 몸짓을 통해 시적 비극미를 드러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평양공연 ‘봄이 온다’ 오프닝 무용수 석예빈, 현송월 단장 큰 관심

    평양공연 ‘봄이 온다’ 오프닝 무용수 석예빈, 현송월 단장 큰 관심

    한반도의 평화를 알리는 대한민국 예술단의 공연이 ‘봄이 온다’라는 제목으로 4월 1일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화려한 3D와 한국무용으로 시작됐다.화려한 3D영상 연출(평창 올림픽 영상제작 닷밀 정해운감독)을 배경으로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한국무용가와 비보이의 콜라보로 장식된 공연이었다. 몽환적인 3D 영상과 한국을 대표하는 무용 및 비보잉으로 구성 된 이번 오프닝 공연은, 문화예술로 하나 되는 남북을 몸짓으로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리랑을 각색한 음악에 맞춰 한국무용가가 만들어낸 몸짓은 공연의 클라이막스에서 매화와 무궁화 꽃잎의 만개로 이어지며 ‘봄이 온다’ 타이틀 자막과 함께 끝이 났다. 많은 출연진들이 주목 받고 있지만, 화려한 춤사위로 공연의 막을 올린 한국 무용수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리틀 최승희로 불리며 전 세계에 한국 춤의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 무용가 석예빈이다.석예빈은 6세 때부터 한국무용의 재능을 보여 최연소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최승희 춤을 단독공연하는 등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한국무용가로 인정받고 있다. 일찍이 무용신동으로 불려온 그녀는 온나라 궁중무용대회에서 문화부장관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또 해외 30여 개국 초청 공연 및 ‘SBS 스타킹’, 외국인 한류 오디션 최연소 심사위원, 판교 퓨전국악 홍보대사, 한·베트남 합작 영화 ‘아빠의 강’에 출연하는 등 국내외에서 한국을 알리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예술인이다. 특히 전설의 무희 최승희가 북한에서 초연한 ‘진주무희’를 60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서 선보인 것으로 유명하다. ‘초립동’, ‘물동이 춤’, ‘보살 춤’ 등 최승희의 대표작들을 재현해 내는 국내 유일의 무용가다. 아름다운 몸짓으로 남북의 화합을 기원하는 공연을 보여준 석예빈은 자신의 춤이 남북이 하나되는 가교가 되길 기원하며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석예빈의 오프닝 무대 내내 김정은 위원장과 1,500 관객은 2분간 우뢰와 같은 박수로 화답했다. 현송월 단장(북측 삼지연관현악단)에게 기념사진 촬영을 요청하자 “조선무용수입니까?”라며 살포시 허리를 감싸며 격려했다. 또한 북한 예술 단원은 오프닝 춤에 감동했다며 꽃다발을 전달했다. 석예빈은 “순수 예술인들을 극진히 대접해 준 북측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숙소, 식사 모든 것에 만족했으며 특히 평양냉면이 너무 맛있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또한 세심한 배려와 모든 일정을 완벽하게 진행해준 한국 정부 및 관계자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했다.석예빈의 오프닝 무대 후 조용필, 이선희, 윤도현 등 총 11팀이 26곡의 노래를 선사했다. ‘봄이 온다’는 4월 5일 저녁 7시 55분에 MBC를 통해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가장 신비로운 화가’ 보스의 작품, 애크러배틱·애니메이션으로 부활

    ‘가장 신비로운 화가’ 보스의 작품, 애크러배틱·애니메이션으로 부활

    500년 전 그려진 초현실주의 그림들이 미디어아트와 서커스, 연극과 결합해 기묘한 공연 예술로 재탄생한다.특이한 색채와 기괴한 그림체로 20세기 초현실주의에 영향을 준 15세기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를 기린 작품 ‘보스 드림즈’가 한국 관객을 찾는다. 오리지널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은 서커스·연극·애니메이션이 결합된 독특한 융합 장르다. 캐나다 서커스단 ’세븐 핑거스’, 덴마크 극단 ‘리퍼블리크’, 프랑스 미디어 아티스트 앙주 포티에가 공조한 작품으로, 보스의 삶과 작품에 숨겨진 비밀스러운 에피소드를 펼친다. 미술사상 가장 신비로운 인물로 꼽히는 그의 진품 회화 중 ‘쾌락의 정원’, ‘건초수레’, ‘일곱 가지 큰 죄’, ‘바보들의 배’ 등 대표작들이 공연 소재로 쓰인다. 인간을 통째로 집어삼키는 새, 나무 다리에 엉덩이가 뚫린 괴생물체 등 보스가 묘사한 천국과 지옥의 상상 세계가 그림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무대 위 배우들의 저글링, 핸드 밸런싱, 트라피즈 등 화려한 서커스로 부활한다. 초현실주의 화가 살바도르 달리가 콧수염 중년 신사 캐릭터로 나오고, ‘더 도어스’의 보컬 짐 모리슨 캐릭터가 인상적인 퍼포먼스를 펼친다. 2016년 보스 타계 500주년을 맞아 창작된 공연은 덴마크 초연 후 유럽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됐고, 지난해 12월 파리의 ‘라 빌레트’ 야외무대 공연에 1만명이 넘는 관객이 찾았다. 연출을 맡은 세븐 핑거스의 예술감독 새뮤얼 테트로는 “애크러배틱 아티스트들을 통해 보스의 초현실적 회화가 실제로 생명을 얻는 효과를 연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는 6~8일. 서울 LG아트센터, 4만~8만원. (02)2005-0114.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과학계는 지금]

    ●과학의 달 맞아 다채로운 행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유영민)는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국공립 과학관과 연구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과 함께 다양한 과학기술 행사를 전국 곳곳에서 열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과기부는 ‘과학이 국민의 삶과 안전을 지킨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문재인 정부 기초연구진흥계획, 기초과학연구원(IBS) 2단계 발전전략 등 기초연구 진흥정책, 정부출연 연구기관 청년과학기술인 채용계획 등을 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고등과학원, 호킹 박사 타계 추모 강연 고등과학원(원장 이용희)은 5일 저녁 7시에 서울 홍릉에 있는 고등과학원 대강당에서 스티븐 호킹 박사 타계 추모 강연을 연다. 호킹 박사는 2000년 방한 당시 고등과학원을 방문해 ‘소립자의 새로운 세계’라는 주제의 강연을 하기도 했다. 이번 추모 강연은 제롬 건틀릿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물리학부 교수가 ‘스티븐 호킹의 일생과 업적’을 주제로 진행한다. 일반인이나 학생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문의는 고등과학원 학부지원2팀(02-958-2640)에 하면 된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일자리 창출하면 R&D예산 더 준다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 예산과 일자리 창출을 연계하기로 했다. 또한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10대 융합과제를 선정해 예산을 집중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부는 2일 이런 내용을 담은 R&D 예산 기획·편성 방식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26일 발표한 ‘2019년도 예산안 편성지침’에서 R&D 예산을 혁신성장 선도 프로젝트 중심으로 다부처 융합형, 산학연 연계형, 패키지형 체계로 개편하겠다는 내용을 보완한 것이다. 정부는 R&D 사업 중 고용영향평가가 우수한 사업에는 예산 배분 때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아울러 정부는 예산을 집중 투입할 혁신성장 10대 융합과제를 선정했다. AI·블록체인 등 초연결 지능화, 정밀의료, 스마트시티, 스마트농축수산, 스마트공장, 신재생에너지(스마트그리드), 자율주행차 등과 함께 미세먼지·재난·재해 등 ‘국민생활문제 해결’도 10대 과제에 포함됐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콧속 약 뿌려 뇌염 바이러스 퇴치

    한국과 미국 공동연구팀이 코에 약을 뿌려 뇌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를 제거해 치료하는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한양대 생명공학과 이상경 교수와 미국 예일대 의대 전염병학교실 프리티 쿠마 교수 공동연구팀은 세포 내 특정 단백질 생산을 억제하는 ‘siRNA’를 코에 뿌려 뇌로 쉽게 전달될 수 있는 치료방법을 개발하고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 지난달 30일자에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4월호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아직까지 뇌염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며 혈관과 뇌 사이의 장벽 때문에 혈관주사로 약물을 투여하더라도 뇌까지 약이 전달되지 않는다. 연구팀은 뇌염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뇌염 바이러스 활동을 억제하는 siRNA를 콧속에 뿌리자 뇌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도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보다 코를 통해 뇌로 약물을 전달하는 것이 뇌염 바이러스를 좀더 쉽게 치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뇌 질환에 대한 기초연구 및 치료제 개발에 많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서적] 보수정치에 대한 비판과 반성

    [서적] 보수정치에 대한 비판과 반성

    박근혜 대통령 파면 후 1년이 지난 지금 ‘보수주의는 우리에게 무엇인가’란 화두로 ‘지금까지 소위 보수정치의 행동과 모습은 이념적으로 자유주의도 아니었고 행실은 더더욱 민주주의로부터 거리가 멀었다’는 비판과 반성을 담았다. 대화의 급물살을 타고 있는 북한의 핵문제와 안보문제도 실었다. 저자는 “곧 닥칠 4차 산업혁명으로 개인 창의력과 상상력의 중요성이 커지는 초지능·초연결 사회의 문턱에서 자유와 보수의 정의·가치도 4차 산업혁명의 사회구조와 맞는 21세기형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현대차그룹, 미래 혁신산업에 5년간 23조원 투자

    현대차그룹, 미래 혁신산업에 5년간 23조원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초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에 5년간 23조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란 ▲차량 전동화 ▲스마트카(자율주행·커넥티드카) ▲로봇·인공지능(AI) ▲미래 에너지 ▲스타트업 육성 등이다. 5대 미래 혁신성장 분야를 선정하고 이에 주력하는 이유는 기업 생존의 문제와도 직결돼 있다. 정의선 부회장은 지난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7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의 3대 방향성에 대해 밝힌 바 있다. 초연결, 초고령, 기술융합, 공유사회, 메가시티, 대체 에너지 등이 부각되는 미래 산업 트렌드에 발맞춰 ▲연결된 이동성(Connected Mobility) ▲이동의 자유로움(Freedom in Mobility) ▲친환경 이동성(Clean Mobility)이라는 3대 미래 모빌리티 혁신방향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에 앞서 현대차그룹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평창 간 고속도로 약 190㎞ 구간에서 자율주행 시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또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평창 인근 지역에서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 등으로 자율주행 시승을 진행했다. 수소전기차로 자율주행 기술을 선보인 것은 전 세계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자율주행 수소전기차의 경우 연료전지 스택에서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스스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어 방대한 데이터 처리로 전력 소모가 많은 자율주행에 최적화된 차량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스마트시티 내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4단계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2030년에는 완전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스마트카를 개발하고 있다. 국내외에서 자율주행차 운행 면허를 획득해 꾸준히 실험을 진행 중이다. 특히 최근에는 자율주행 기술 전문 기업인 ‘오로라’(AURORA)와 자율주행 기술 협력체계를 구축해 3년 내에 업계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할 계획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남재경 서울시의원 “부암‧평창동에 3대 문화시설 들어선다”

    남재경 서울시의원 “부암‧평창동에 3대 문화시설 들어선다”

    부암동 시립 청소년수련관과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에 이어 신영동 문화복합시설(한지박물관)이 추진되면서 종로 서북부 지역이 한층 높아진 문화인프라를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남재경 서울시의원(종로1, 자유한국당)에 의하면, 서울시는 최근 ‘신영동 문화복합시설 건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 연구용역’ 을 수행, 신영동 저류조 부지에 ‘한지’를 주요 테마로 하는 문화복합시설 건립을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종로구 신영동 일대 설치되었던 조지서(造紙署)는 조선시대 궁중과 중앙정부기관에서 사용하는 종이와 중국에 공물로 보내는 종이 등을 생산하던 관설 제지소로서, 1415년(태종 15) 조지소(造紙所)라는 이름으로 설치되었다가 1465년(세조 11) 조지서로 이름이 바뀌었다. 물이 좋고 넓은 바위가 있어 한지(韓紙) 제조에 적당하다고 하여 자하문(紫霞門) 밖 탕춘대(蕩春臺)에 설치되었다고 한다. 1882년 고종이 폐지할 때까지 약 450여 년간 조선시대 제지산업을 이끌었다. 조지서가 조정에 납품할 종이를 만드는 사람들이 모여살던 한지마을터, 실록을 완성하고 사초를 물에 씻는 세초연이 열렸던 세검정 등 신영동 일대는 한지와 관련된 역사‧문화유적지가 다수 분포한다. 신영동 문화복합시설은 조지서의 역사성과 한지의 창조성 및 미래 산업자원으로서 활용가치 등을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동시에 교육, 체험, 예술(공예)가 및 주민 작업공간 등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신영동 문화복합시설의 건립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부암동 시립청소년수련관,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 등과 함께 종로서북부 지역의 3대 문화시설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도 한껏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종로서북부 지역은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에도 불구하고 산재해 있는 문화자원을 활용하고, 지역의 경제‧복지‧문화 영역과 연계하는 거점이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부암동 시립청소년수련관은 부지면적 5,177㎡에 연면적 4,840㎡, 지상 3층 지하 2층 규모로 홍지동 76-1번지 일대에 들어설 예정이다. ‘역사와 어울림’이라는 테마를 중심으로 종로의 역사‧문화 자원을 활용한 체험 공간과 청소년 여가활동 공간, 교육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되며, 진로상담과 어학연수 프로그램도 운영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총 예산은 약 211억 원 규모로, 2020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창동 지역 커뮤니티의 발전과 문화생태계의 성숙, 예술 활동 간의 교류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 중인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은 평창동 148-16번지 일대에 연면적 약 5,101㎡ 규모로 지어진다. 전시실과 갤러리, 다목적홀, 주민커뮤니티 공간 등이 계획 중인데, 특별히 마을 스토리텔링 활동가를 위한 공간이 들어서면서 평창동의 역사‧문화‧예술 이야기를 기록하고 알리는 이야기 사랑방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시가 실시한 평창동 미술문화복합시설 설계공모 결과 ㈜건축사사무소 아크바디와 김성한 건축가의 ‘Decentering the Center(탈중심:수평차원의 다원작 미술문화복합공간)이 당선되었으며, 총 예산은 약 192억 원 가량 소요되며 2019년 12월 개관 예정이다. 이미 수년 전부터 신영동 문화복합시설을 추진해 온 남재경 의원은 “신영동 문화복합시설(한지박물관)은 부암동 시립청소년수련관과 평창동 미술문화복합공간과 함께 지역주민들의 10년 숙원사업”이라고 강조하며, 주민들이 커뮤니티 주체로서 시설운영에 참여하는 동시에 문화를 향유하고, 경제적 부가가치까지 창출하는 공간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재경 의원은 이미 2008년부터 세검정 일대 한지박물관의 건립을 추진, 당시 약 281억 원 규모로 서울시 투자심사를 통과(국비확보 조건)했으나 사업이 보류되었다. 2009년에는 한지박물관 건립 타당성 연구용역비 예산을 확보한 바 있다. 한편 남 의원에 의하면, 현재 신영동 문화복합시설(한지박물관) 인근의 부지 활용과 관련, 종로 제3체육센터 건립과 족구장 및 풋살장 확장을 통한 체육시설 확보방안을 두고 용역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재 용역비 2천만 원이 계획되어 있으며, 향후 체육시설이 확보되면 신영동 문화복합시설은 지역주민들의 역사‧문화‧여가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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