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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부재」 더이상 안된다/당장 국회열고 「국정」을 논하라(사설)

    우리는 지금 거세게 변하는 역사의 무대의 전면에 서 있다. 불과 2년전 서울올림픽을 치르던 때 우리는 국제정치는 물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구도에 무언가 굉음을 울리면서 다가오는 듯한 변화의 그림자를 의식할 수 있었다. 오늘날 현실이 그러하다. 밖으로는 소련 및 동구권국가들의 눈부신 개혁과 민주화 발전,독일 통일 등이 그것이고 안으로 한소 수교,북한의 변화 가능성과 남북대화의 진전이 그것이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의 역사는 지금 분명히 발전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그 속에서 한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우리들의 정치가 그러하고 정치인들의 의식이 구태의연한 것이다. 누가 정치를 예술이라고 표현했다지만 오늘날 우리의 정치는 가락도 없고 멋도 없다. 색깔도 없고 무미건조하며 국민을 피로하게만 한다. 모두들 민주정치를 얘기하면서 타협을 모르고 양보도 없으며 단 한치도 물러설 줄 모르는 싸움만 계속하고 있다. 여야의 정치구조와 정치인들이 노정하고 있는 갖가지 거조와 별난 행태를 지켜보면서 지금 국민들은 실망과 분노의 단계를 지나 당혹감마저 느끼며 쓰디쓴 좌절감을 맛보고 있다. 한해의 정치를 결산하고 국정을 마무리하며 정치발전의 새 방향을 정립해야 하는 정기국회가 개회된 지도 달포가 넘었다. 그동안 국회가 열렸던 날은 단 이틀뿐이다. 지금부터 국민의 주시리에 국회를 열겠다고 하는 개회식을 마친 채 그대로 휴회에 들어가더니 며칠 만에는 본회의를 계속 휴회할 수밖에 없다고 「결의」만 하러 단 하루를 단독국회가 열렸을 뿐이다.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의 변칙과 소동으로 여야가 철저히 등을 돌린 지 석달이 가까워 온다. 야당은 무책임하게도 앞뒤 돌봄이 없이 의원직 사퇴서를 내놓고는 장외로 나갔다. 그 이후 그들은 그들대로 야권통합 협상을 빌미로 해서 정국을 비켜가며 옆으로 물러서 있다. 여당은 어떠한가. 변칙적인 국회운영과 국정능률의 비효율화에 대한 반성이나 사과 한마디 없었다. 새로운 정치를 지향하며 야당을 포용하고 화합하겠다는 청사진 한장 제시하지 못했다. 여당 소속 의원이기도 한 국회의장으로 하여금 야당의원들 사퇴서를 반려토록 했을 뿐 정작 집권여당다운 결단과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솔직히 말해 국민들은 야당에 실망하고 여당에 신뢰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이제 정치인들에 대해 더이상 할 말이 없다. 안팎의 정세가 눈부시게 변하고 우리가 처한 주변환경이 하루가 다르게 변화함에 당황하면서 우리는 그때마다 의회정치 복원의 시급함과 당위성을 역설해온 바 있다. 그러나 상황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여야 정치인들은 당리당략 아래 소리에만 집착하며 뒷짐만을 지고 있다. 야당측은 지금 정치재개를 위해 몇가지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물론 정치인이 국회에서 국정을 논함에 있어 등원 이외에 다른 길은 없다. 국회의원은 무조건 국회 안에 있어야 되는 것이다. 그러나 곰곰 따지고 보면 야당측의 전제조건에는 개헌 및 지자제문제 등 여당으로서 납득할 만한 입장표명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포함되고 있다. 야당으로서는 더이상 국회를 외면할 수 없다는 현실인식 아래 등원명분을 찾기 위해 내건 것일 수도 있는 것들이다.여당이 조금만 양보하고 대야타협의 미덕을 발휘한다면 쉽게 타결될 수 있는 것들일 수도 있다. 「선등원 후협상」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야당측이 선등원할 수 있는 명분을 제시할 아량을 보일 수 있다. 지금 우리 국민이 당면한 것은 국제정치적 변화의 측면만은 아니다. 중동사태로 비롯된 세계평화와 전쟁의 문제,세계경제의 갈등과 구조적 전환이 우리에게 가져다줄 파급효과,국제질서의 재편성,거기에 천재를 비롯한 지구환경의 문제,우리 주변의 수재민들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국내정치와 무관한 것이 아니다. 남북한고위급회담과 서울과 평양간 축구 교환경기,평양국제음악대회 참가를 포함한 모든 것들이 국민의 관심과 흥미와 긴장과 기대를 모으게 하는 것들이다.그 변화와 파란과 발전의 파도를 타지 못하고 저만큼 뒤에 밀려 수수방관하는 듯한 우리의 정치와 정치인들이 보기 안타깝고 민망스럽다. 우리는 더이상의 정치부재 현상과 그에 따른 국민의 정치불신이 자칫하다가는 대단히 불길한 조짐이 될 수 있음을 우려한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당장정치를 그 자리에 있게 해야 한다.
  • 어디 좀 물어봅시다/이재근 논설위원(서울칼럼)

    지금 서울ㆍ중부지방은 온통 물난리를 겪고 있다. 불과 이틀동안 1년간 올비의 3분의 1이 쏟아져 야단들인데 1년동안 할일의 반의반도 못한 국회와 선량들은 여전히 한가롭다. 대저 국회란 무엇이고 국회의원은 누구인가. 이 세상에서 정치를 해보겠다고 나선 사람들은 모름지기 국회의원부터 되고자 한다. 그러니까 국회의원은 정치를 해야하는 사람들인데 오늘날 우리 국회의원들은 정치를 아니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이 정치를 하고자 아니한다니 묘한 노릇이다. 그러면 그들은 무엇하는 사람들인가. 결코 말장난이 아니다. 사실이 그러하다. 그러니 지금 이 나라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으며 도대체 어디쯤 서 있는가. 어디 좀 물어봅시다. 정치인들에게 있어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여름은 그들에게 너무 덥고 지루하고 길다. 정치인들은 그래서 가을을 기다린다. 여름내내 정치인들은 출신지역구를 오르내려야 한다. 이사람 저사람 만나야 하고 적당히 외유도 즐겨야 한다. 가을정국에 대비해 활동비도 조달해야 하고 생계도 꾸려가야 하는 의원들에게 여름은 한가하지 않다. 하한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의 변칙과 소란은 국회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80명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아예 보따리를 싸들고 떠나버렸다. 그런저런 모양들이 국민들에겐 한심스럽게 비춰졌던게 사실이었다. 올 여름 더위는 유난히 화끈했다. 스스로 이러저리 밀리던 정치인들도 올 여름 더위는 지겨웠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삽상한 가을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위로해 줄 것이다. 정치인들도 이제 저간의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 스스로 황폐화시켰던 정치판을 원상복원 해야 한다. 정기국회가 열렸다. 그에 앞서 야당의원들이 홧김에 내던졌던 사퇴서도 국회의장의 「불가」판정으로 반려됐다. 한여름 더위동안 장외에서만 빙빙돌며 서로 소 닭쳐다 보듯 하던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정기국회 개회에 앞서 마침 국회의장이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베푼 만찬에 함께참석해서 한 밥상에 앉았었지만 대화하지 않고 신경전만 벌이는 듯 했다. 활짝 열린 국회의사당의 한 복판인 본회의장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정치의 마당인 국회는 여당만으로 개회식만 치러놓고는 장날 아침에 폐장이 되고만 형국이다. 의원 제위는 언젠가의 유행어처럼 『왜 맨날 우리만 갖고 그러느냐』고 되받을지 모른다. 그런데 오늘의 안팎정세를 살피건대 그들만 갖고 그럴 수 밖에 없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정치인들은 우선 퇴색할대로 퇴색한 그들의 정치력을 복원시켜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지극히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하고 사과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 무너져서는 안될 마지막선이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먼저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의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일도 안되지만 그것을 빌미로 해서 다수의 힘으로 날치기식 변칙강행을 해도 괜찮다는 생각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초여름 이래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돼 있고 민심이 정치를 떠나 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 지난날 한때 우리 사회에서는 정치란 건달들이나 하는 사업으로 치부된 적이 있었다. 자기와 무관한 일에 걸핏 잘 덤벼들고 풍을 치며 휘젓고 다니는 시정잡배를 건달이라 한다. 고전적 의미에서 대개 정의구현을 지상의 과제로 한다는 정치를 그런 건달들이나 하는 짓으로 봤다는 자체가 예삿일이 아니었다. 사실이 그런 적도 있었다. 허황된 꿈과 자기 도취속에서 무위도식 하면서도 온통 민족이요 민중만을 내세우는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고 모여 판을 꾸몄다. 그러니까그들이 일궈내는 정치 또는 정치판은 건달들의 놀이터가 될 수 밖에 없었다. 지금은 그래서도 안되지만 그렇게 되는 것을 가만 놔두고 볼 국민들도 아니다. 국회가 열렸는데도 정치판은 휑덩그러니 찬바람만 불고 있다. 정치과잉도 안좋지만 정치부재는 더욱 큰 일이다. 대화는 커녕 갈등만 깊어간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혐오감은 또한 얼마나 심각해질 것인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여기에 생각이 미친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의사당으로 뛰어가야 할 것이다. 민주주의와 그 정치인들이 아무리 자존과 자재의 원칙아래 개성과 창의를 존중하고 평등과 다양성을 지향한다 해도 가장 소중한 원리 즉 일상성을 벗어나서는 안된다. 변칙과 강행,그로인한 무책임한 탈출이 다시 더 있어서는 안된다. 그게 난장판이지 무슨 국회냐고 따져도 할말 없을 것이다. 국정을 꾸려가는 막중한 위치에서는 위세과시나 투정도 적당해야지 지나치면 직무유기가 된다. 여야의 줄다리기가 그러하다. 지금 정치는 부재이고 정국은 위기이다. 사태를 되돌릴 책무를 지닌 정치인들은 지금 어디 있는가 다시 한번 묻고자 하는 것이다.
  • 하루빨리 정치력을 복원하라/정기국회 개회에 즈음하여(사설)

    정치인들에 있어 9월과 더불어 다가온 가을은 그야말로 정치의 계절이다. 정치인들의 정치활동에 관한한 여름은 너무 길고 지루하다. 그 여름에 밀려 하한정국이 된데다 여야 정치인들은 지난 초여름 임시국회에서 빚어진 변칙과 소란으로 더욱 무더운 여름을 보내야 했다. 80명의 야당의원 전원이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고는 보따리를 싸들고 의원회관을 떠나기까지 했다. 그런저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겐 한심하게 비춰졌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가을이다. 훨씬 높아진 하늘이 정치와 정치인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속상한 눈도 조금 맑게 해 줄 것이고 정치인들도 이제 상심과 투정을 풀고 그들이 스스로 떠났던 정치의 마당으로 되돌아와야 한다. 우선 정기국회가 열린다. 그에앞서 야당의원들이 무책임하게 내던졌던 사퇴서도 반려됐다. 또 그보다 앞서서 지난 6일 밤엔 남북 총리회담 대표들을 위해 국회의장이 베푼 만찬에서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모처럼 자리를 함께 한 바도 있었다. 구태여 따지자면 우리 정치인들은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가 아니라남북회담의 힘으로 자리를 함께 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도 된다. 정기국회 개회와 더불어 이제 새로운 정치가 전개돼야 한다. 여야 정치인들은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우선 퇴색할 대로 퇴색한 정치력을 복원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야당은 무조건 국회에 복귀하고 여당은 겸허한 자세로 이들을 맞아야 한다. 여당은 특히 지난 임시국회에서 수의 힘을 빌려 밀어붙임으로써 지나치게 「의욕적」이라는 지탄을 면치 못했던 파행적인 국회운영에 대해 자책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은 이를 허심탄회하게 받아들여 본회의장의 제자리로 찾아가야 한다. 여야는 우선 대화부터 해야 한다. 북한과도 대화와 교류를 해 나가는 마당인데,여야간의 대화는 몇달째 단절된 채로 방치된 상태였다. 우리는 대화조차 두절됐던 저간의 정치판을 지켜보면서 과연 정치는 누구를 위한 것이며 여야 정치인들은 국민을 조금이라도 안중에 두고 있는지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탈냉전과 긴장완화,군축과 평화라는 새로운 세계정세 속에서도 지금 중동지역 한 곳에서는 벌써 한달 이상이나 급박한 전쟁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남북한 대화 역시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고 있다. 내외정세가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고 할 일은 태산같은데 정치인들은 무엇을 하는가. 어째서 그들은 당리당략과 사리 앞에서 소모적인 힘겨루기와 지분 싸움에만 골몰하고 있는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다. 국회가 열리고 야당의원들 사퇴서가 반려된 시점이니 만큼 다시 강조하고자 한다. 민주정치란 국민이 주인이 되고 국민을 위하는 정치이다. 그러니 정치인들은 무척 겸손해야 한다. 서로 대화하고 타협하며 여론을 읽고 이견을 조정하는 과정을 성실하게 걸어야 한다. 민주ㆍ의회정치를 해나가는데 있어서는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준법정신이다. 반민주적 권위주의 체제에서와 달리 민주주의는 우선 법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제도이다. 민주주의의 공개된 광장인 의회에서 법안상정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것도 안되지만 그를 빌미로 이른바 날치기식 변칙통과를 해도 괜찮다고 하는 자세도 준법정신과는 거리가 멀다. 지난 여름 이래정치판의 정치부재는 거기서 비롯됐다. 그런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는 자리는 민주주의의 광장이 될 수 없고 그런 일을 예사로 하는 사람들은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하한기가 아니었더라도 지금 정치권이 황폐화한 상태가 돼 있고 민심이 정치권을 떠나있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자격과 역량미달을 입증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기국회가 할 일은 참으로 많다. 새해 예산심의는 물론이거니와 선거법개정이나 지자제실시 논의,각종 문제법안,남북문제 접근 등 정치적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크게는 개헌논의도 부각될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정치적 현실에 비추어 현안들중 어느 것 하나 여야의 원만한 대화와 타협으로 처리될 것 같지도 않다. 또한 그 정치적 현안들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와 인식이 어떤 것인가를 정치인들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정치에 대한 더 이상의 국민적 불신과 지탄을 면하려거든 여야는 하루속히 본연의 자세를 찾아 대화와 타협의 정치력을 복원해야 한다. 민주정치의 묘미는 타협과 양보에 있다. 그런데이 나라 정치인들은 그 묘미와 멋을 모른다. 아예 알려고도 하지 않고 그런 훈련을 쌓지도 못했다. 또한 의회에서는 어떤 경우라도 토론과 함께 대안제시의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지난번 국회의 행태와 전말을 살피면 과거 흔히 보아온 단순한 여야 정쟁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 정계의 구조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금 우리정치는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 지난 몇달동안 정치인들은 이를 인식하지 못했거나 수수방관해 왔다. 정치가 내팽개쳐졌고 방치됐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계속되는 정치부재와 위기정국의 실태를 지켜보면서 우리가 특히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외압이 무거운 때에 내부가 흩어진다면 그로부터 야기되는 일의 그르침에 대해서는 여야할 것 없이 모든 정치인에게 그 책임이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지금은 정치인 개개인이나 정당간의 이해타산으로 국가적 과제를 소홀히 할 때가 아니다.
  • 절약은 온국민이 함께 해야 한다/에너지 위기를 극복하려면(사설)

    4일부터 모든 공공건물의 엘리베이터 운행이 제한되고 에어컨의 가동온도도 높여졌다. 느닷없이 몰아닥친 「페르시아만 충격」으로 언제 에너지 위기의 파고가 우리에게 밀려들지 알 수 없으므로 정부가 부랴부랴 서두른 것이 「에너지 10% 절약」이다. 예측되는 위기의 절박함에 비하면 우리가 마련한 대응은 매우 허약하고 미소하다는 느낌을 준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해진 나라의 상징처럼 되어 있는 일본의 공공건물은 이이 옛날부터 28℃ 수준이 안되면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다. 후텁지근하게 더워져서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일본의 관리들이 『우리 일본은 이렇습니다. 잘 산다는 건 허울뿐 정해진 온도만큼 더워지지 않으면 에어컨 같은 거 켜지 못합니다』하고 엄살을 피운다. 그것이 불평이라기 보다는 근신으로 보여서 허술하게 대할 수가 없다. 그들의 정부청사에는 직원용 주차장이 텅 비어 있는 것도 상례다. 국장급까지는 물론이고 그 이상의 고급관리도 승용차 출퇴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가용 소유비율로 보면 우리보다 훨씬 앞서 있고 자동차 수출로 세계를 석권하는 나라지만 국민의 태도는 그토록 무섭다. 이런 태도로 일으킨 부를 이런 태도로 지키고 있기 때문에 기왕의 경제이론을 수정하게 해가며 의연히 탄탄대로를 가고 있는 것이 그 나라인 것 같다. 관공서만 그렇지가 않다. 웬만한 기업체나 민간기구도 마찬가지다. 고급 관료출신의 개인연구소조차도 검소하기 짝이 없다. 세계 굴지의 기업 중역이라도 명목없는 접대비를 쓰지 못하고 객적은 팁같은 것을 뿌리지 않는다. 그런 그들을 우리는 호기있게 「쩨쩨하다」고 경멸한다. 이라크ㆍ쿠웨이트 사태가 터지자 석유수급에 비상이 걸린 우리 정부는 정부비축분이 51일이고 정유사 재고분이 37일이므로 당분간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같은 상황에서 일본은 정부보유분만 해도 1백50일분이상이라고 발표했다. 허장성세로 위기를 이기지는 못한다. 내숭스럽도록 「쩨쩨」하면서도 어려운 고비가 닥치면 꽉찬 내실을 풀어 재난의 고비를 넘는 것이 승리의 길이다. 우리 정부는 「문제없음」의 허세를 부리지 말고 좀더 실현성있고 효과있는긴축을 모색하고 국민 또한 남의 일 보듯 하지 말고 협조해야 할텐데 우리는 아직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풍선경제의 환상으로 공공기관의 엘리베이터나 냉ㆍ난방기의 절약형을 일찌감치 내던져 버리고 자동차나 아파트나 고급형으로만 치달아 온 것은 우리 모두의 어리석은 허세의 소치다. 세제나 보험따위 제도가 「소형」을 권하기에 유리한 정책을 반영하지 못하고 엔진용량보다 겉뚜껑을 크게 보이게 하는 「허영」을 조장해온 결과까지 빚고 있다. 아직 멀쩡한 냉장고도 큰 것으로 바꾸기 위해 내다 버리고 초여름만 되면 선풍기가 동이 난다. 추운 것도,더운 것도 참지 못하고 가족 모두가 불편한 것은 감내해 주지 못한다. 이런 일이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 징조들이다. 사람의 기능은 쓰지 않으면 퇴화한다. 퇴화한 기능을 회복하는 일은 대단히 힘들다. 특히 참는 기능은 한번 퇴화하면 재생시키기가 거의 무망하다. 우리가 허세때문에 잃은 것은 바로 참는 기능이다. 진정으로 부유하게 되더라도 이 기능은 퇴화시키지 말아야 하는데 쭉정이처럼 실속이 없는 풍요 속에서 가장 소중한 기능을 방기해버린 형국이 되었다. 우리에게 참을성의 기능을 익혀주고 지켜주는 것으로는 근검을 따를 수 없다. 절약은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람에게 절제의 덕목을 심어준다. 특히 자라나는 세대에게는 절약만큼 효과적인 훈육이 없다. 절약이란 인색함과는 다르다. 낭비성을 띤 소비를 절대로 하지 않는 것,그것이 절약이다. 난지도에서 쓰레기를 정리하는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서울 사람들의 쓰레기에 벌받을까 무서울 지경인 게 많다』고 한다. 누구의 눈엔가 그렇게 비쳤으면 그런 결과가 올지도 모른다. 여름 피서라는 것도 가지 않으면 큰일나는 일이 아니다. 자가용을 몰고 고속도를 저속으로 달리느라고 기름을 몇배씩 태우고 바가지요금을 뒤집어 써가며 온갖 쓰레기로 산하를 더럽히고 「집 떠나면 고생뿐」임을 경험하고 돌아오는 난장판 휴가를 죽어도 떠나는 허세도 일종의 악습이고 커다란 낭비다. 지금까지는 그래도 그럭저럭 견뎠지만 이제부터는 그렇게 느긋할 수가 없게 되었다. 석유위기는 단순한 기름의 문제가 아니다. 사회를 유지하는 에너지 모두와 석유를 원료로 하는 생필품 전체에 직접 영향을 주고 그것이 원인이 되어 삶의 원가를 들썩들썩 올릴 것이다. 국가가 세운 에너지의 10%절약이 성공하려면 국민은 20% 절약의 노력을 각오해야 한다. 당장 지금부터 시작하지 않으면 그나마도 실기한다.
  • 초여름 이틀째/내일까지 많은 비

    연 이틀째 전국의 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는 초여름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중앙기상대는 11일밤부터 13일 상오까지 우리나라전역에 40㎜에서 60㎜까지의 많은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기상대는 『중국대륙에서 다가온 따뜻한 남서기류의 영향으로 전국의 기온이 예년보다 5∼12도 가량 높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뒤따라온 기압골로 11일 밤부터 전국에 많은 비가 오겠다』고 밝혔다. 이날 서울지방의 낮최고기온이 26.3도를 보인 것을 비롯,양평 26.4도,춘천 26.2도,제주 26.0도,인천·수원25.8도,강릉 25.0도등 전국의 기온이 올들어 가장 높았다.
  • 「소의 통독방안」속셈 타진/베이커,왜 모스크바 가나

    ◎미 고위관리론 처음 의회서 연설도/교착상태 전략무기협상 타개 논의 미 관리들이 군축협정의 타결과 골치아픈 지역분쟁의 해결을 갈망하며 동구의 급변에 대처하기위해 뜀박질을 계속하는 가운데 제임스 베이커 미국무장관은 5일(미국시간)프라하와 모스크바 방문길에 오른다. 소련외무장관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와의 3일간 회담(7∼9일)으로 절정을 이룰 베이커의 이번 유럽방문은 유럽의 장래와 군축협정 토의의 핵심인 독일통일문제를 둘러싸고 지난 1주일간 격렬한 외교활동이 벌어졌던 직후의 나들이여서 관심을 끈다. 가속되고 있는 통독움직임에 미소가 어떻게 선두를 유지할 것이며,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모스크바에서 7일밤부터 시작되는 베이커­셰바르드나제 단독회담의 주요 의제가 될 것이 확실하다. 통독문제는 동독의 급속한 정치ㆍ경제사정 악화와 3월18일 총선 때문에 최근 수주일사이에 상당히 긴박한 과제로 부상했다. 겐셔는 동독선거가 끝나면 『자유롭게 선출된 동독정부』와 통일회담을 즉각 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모스크바에서 고르바초프와 만난 동독총리 한스 모드로브는 통독반대 입장을 철회하면서 나토와 바르샤바조약기구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중립화 통일안을 내놓았다. 겐셔는 이 제안을 거부하면서 통일된 독일은 나토에 잔류해야 하나 현재의 동독지역이 나토 군사구조에 편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시 미행정부는 베이커의 이번 모스크바방문에서 전략무기협상의 교착상태가 타개되기를 바라고 있다. 미소는 장거리미사일과 폭격기의 검증방법을 둘러싸고 이견을 보여온 복잡한 기술ㆍ정치적 문제를 부시와 고르바초프가 미국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금년초여름까지 해결,금년말엔 새로운 전략무기협정을 체결한다는 일정을 공약해 놓고 있다. 이번 미소 외무장관회담에서는 미소간 무역문제로부터 중동분쟁,아프가니스탄ㆍ중미ㆍ캄보디아ㆍ앙골라 등의 내전에 이르기까지 많은 다른 문제들도 논의된다. 양측은 또 이번 회담을 나토­바르샤바조약회의에서 추가 협상을 준비하는데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베이커는 오는 10일 이례적으로 소련의 입법기관인 최고회의의 국제문제위원회에 나가 간단한 연설을 한뒤 소련대의원들로부터 질문을 받을 예정이며 하루앞서 미하일 고르바초프서기장도 만날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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