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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8) 생태계의 小우주, 습지의 재발견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8) 생태계의 小우주, 습지의 재발견

    탐사활동이 어느덧 중반을 넘은 6월12일 낮,취재팀은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운금리 야산을 올랐다.산 기슭엔 엔진이 모두 제거 된 중형 미군 트럭이 녹슨 채로 방치돼 있었다.벌집처럼 뚫린 수 백군데 총상으로 성한 데라곤 없었다.앞 유리창마저 기관총과 소총 세례로 거미줄처럼 갈라졌다.초여름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었지만 인적없는 곳에서 트럭은 음산한 괴물같은 모습이다. 이곳엔 취재팀이 탐사기간 중 찾아낸 내륙 습지 가운데 생태학적으로 거의 완벽한 습지가 펼쳐져 있다.트럭은 민통선 내에서도 민간인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된 민통선 사격장내 피탄용 타깃이었다.수십년 동안 습지 위론 포탄과 총알이 금속성 굉음을 내며 과녁을 향해 날았을 테고,습지에 터잡은 개구리와 잠자리는 그때마다 머리를 물속으로 박고 몸을 떨었을 것이다. 습지는 ‘Danger-불발탄 위험지역’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경고판을 문패삼아 300여평 모나지 않은 사각형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상수리나무·아카시나무·신나무·버드나무 군락과 산딸기가 자라는 야산을 양 옆에 끼고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깊이 50㎝ 남짓한 습지 수면엔 개구리밥이 떠 있고,줄·고랭이와 함께 부들·창포·갈대·수련 등 수생식물이 절묘한 배치를 이루고 있다.습지에 한발을 디디고 올챙이와 소금쟁이·잠자리를 살피고 있는 사이 습지옆 풀숲에서 까투리 한마리가 푸드득 소리를 내며 날아 올랐다. 이 지역 관할 육군 OO사단 관계자는 “꾀꼬리·호반새·뻐꾸기·딱따구리 등 조류는 물론이고 산돼지와 고라니·산토끼 등이 많이 모여산다.”면서 “6월 하순부터 늦여름까지는 요즘은 잘 찾아보기 힘든 반딧불이가 집단으로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광경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탐사대장인 김귀곤 서울대 교수는 “더 할 나위없는 완벽한 생태공원 그 자체”라면서 탄성을 질렀다.자칭타칭 ‘습지 마니아’인 그는 쉴 새 없이 경탄할 뿐이었다.그러나 습지를 포함한 인근 지대는 온통 ‘불발탄 지역’이어서 취재팀은 발걸음을 쉬 내딛지 못했다. 탐사대는 이곳 습지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토리사격장 내에 있다는 사실을 철책 출입문을 되돌아 나온 후에야 확인했다.파주시 파평면 금파리의 임진강 북진교를 넘어 민통선으로 들어선 뒤 비포장 군사도로를 달리다 차량을 잠시 세우고 야산 소로길을 따라 들어간 곳이 바로 스토리사격장이었던 것이다.사격장에 둘러쳐진 철책 출입문 팻말을 다시한번 유심히 보았다.‘대규모 대포 및 소총사격지역’이란 문구가 한글과 영문으로 나란히 적혀 있다.미군 관계자에게 전화를 넣으니 “불발탄 투성이라 출입할 수 없는 곳인데 어떻게 들어갔느냐.”며 경계를 하면서도 “사격장 경계지역 안쪽으로 그런 습지가 여러 곳 있다.”고 말했다. 주변 여건으로 미뤄 그가 말하는 습지의 상당수는 오랜 세월 경작이 포기된 전답이 습지로 변한 곳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김귀곤 교수는 “미군에 의해 출입통제된 곳이니 민통선 지역내 비무장지대인 셈”이라며 “반드시 사격장내 다른 습지도 조사해야 하고 사유지라면 매입해 ‘생태계의 소우주’를 눈으로 보는 교육장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희망은 당장 현실화하기엔 어려운 실정이다.스토리사격장은 본래 우리 정부가 땅주인의 동의와 보상도 없이 미군에 공여한 땅이고,사격장내 출입경작을 일부 허용해 왔으나 미군과 주민사이의 마찰과 안전을 이유로 지난해 사유지 모두를 정부가 매수했다.미군은 이곳에 총연장 5.4㎞의 철책을 세우는 공사를 불발탄 제거작업과 함께 시작했다.미군측은 고라니·멧돼지 등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철책을 따라 50m에 한 곳씩 설치하기로 했지만,환경단체에선 인공구조물에 워낙 의심이 많은 야생동물들이 통로 이용을 기피해 사격장이 군사적 용도로만 쓰여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철책이 세워진 이후 ‘마음놓고’ 계속될 사격 훈련에 동물이든 습지든 온전하리란 보장도 전혀 없다. 탐사대는 스토리사격장 외에도 강화도 북부 해안 구등곶 등대 인근과 연천군 중면 횡산리,강화대교 하류 3㎞ 지점 해안도로 옆,임진강 지천인 연천의 사미천 하천변 등 DMZ 인근 지역에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는 내륙습지와 여러번 마주쳤다.김귀곤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엔 국제적으로 인정된 습지가 20곳을 넘지만 서해∼한강하류∼임진강하류∼사천을 따라 이어지는 남방한계선 주변에도 학술적으로 가치있는 다양한 미확인 내륙습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된 것만도 소중한 성과”라고 말했다. 연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칼럼 DMZ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습지는 우리의 자연유산이면서 문화유산이다.이처럼 DMZ 습지가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으로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DMZ에는 희귀 동·식물과 그들의 서식처가 있다.생물다양성이 풍부하며 독특한 지질학적 특징물과 수려한 자연경관도 있어 세계자연유산의 지정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계(視界)청소를 위한 화공작전이나 자연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지나간 계곡에는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51년 동안의 생물학적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 역사경관이 습지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그야말로 역사의 흐름이 자연에 배어져 나타나는 문화자원이 된 것이다.DMZ에서는 양구 대암산 용늪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 이탄지로 추정되는 곳들이 발견된다.수 백년 혹은 수 천년 이상 썩은 식물의 뿌리와 줄기,잎,꽃과 종자가 쌓인 습지들이다.그래서 이탄지는 수 백∼수 천년 전의 환경생태를 파악하고,당시의 기후나 문화 등도 추정할 수 있는 귀중한 땅이다.평야지의 묵논에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소택형 습지는 농경문화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경관도 연출하고 있다. 습지는 생명의 원천이다.DMZ를 찾는 겨울철새인 두루미와 재두루미,그리고 여름철새인 왜가리와 백로류와 같은 물새류의 주요 서식처는 습지이다.멧돼지·고라니·산양과 같은 대형포유류의 서식처도 직·간접적으로 습지와 연결되어 있다. 귀중한 유산이 된 이들 DMZ 습지의 가치가 국·내외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왔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러는 가운데 이 같은 귀중한 습지가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사라져 온 것도 사실이다.따라서 이제는 DMZ의 ‘습지 총량유지’ 정책이 요구된다.DMZ 내에 있는 전체 습지의 면적을 더 이상 소실시키지 않고,관리해 나가기 위한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DMZ의 습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현황 조사와 유형 분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그런 다음에 세계유산이나 유네스코 접경 생물권 보전지역 혹은 람사사이트로 지정,관리토록 하자.습지는 유역 차원에서 관리되어야 한다.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DMZ 5대 강에 대한 습지 통합관리를 통해 남북 환경협력의 계기를 만들어 보자. 김귀곤 서울대교수 환경생태계획학
  • [창간 100년 DMZ 51년 생태계-그 빛과 그림자](8) 생태계의 小우주, 습지의 재발견

    탐사활동이 어느덧 중반을 넘은 6월12일 낮,취재팀은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운금리 야산을 올랐다.산 기슭엔 엔진이 모두 제거 된 중형 미군 트럭이 녹슨 채로 방치돼 있었다.벌집처럼 뚫린 수 백군데 총상으로 성한 데라곤 없었다.앞 유리창마저 기관총과 소총 세례로 거미줄처럼 갈라졌다.초여름 따가운 햇볕이 내리쬐었지만 인적없는 곳에서 트럭은 음산한 괴물같은 모습이다. 이곳엔 취재팀이 탐사기간 중 찾아낸 내륙 습지 가운데 생태학적으로 거의 완벽한 습지가 펼쳐져 있다.트럭은 민통선 내에서도 민간인 출입이 철저하게 금지된 민통선 사격장내 피탄용 타깃이었다.수십년 동안 습지 위론 포탄과 총알이 금속성 굉음을 내며 과녁을 향해 날았을 테고,습지에 터잡은 개구리와 잠자리는 그때마다 머리를 물속으로 박고 몸을 떨었을 것이다. 습지는 ‘Danger-불발탄 위험지역’이라는 글자가 선명한 경고판을 문패삼아 300여평 모나지 않은 사각형 형태로 자리잡고 있다.상수리나무·아카시나무·신나무·버드나무 군락과 산딸기가 자라는 야산을 양 옆에 끼고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한다.깊이 50㎝ 남짓한 습지 수면엔 개구리밥이 떠 있고,줄·고랭이와 함께 부들·창포·갈대·수련 등 수생식물이 절묘한 배치를 이루고 있다.습지에 한발을 디디고 올챙이와 소금쟁이·잠자리를 살피고 있는 사이 습지옆 풀숲에서 까투리 한마리가 푸드득 소리를 내며 날아 올랐다. 이 지역 관할 육군 OO사단 관계자는 “꾀꼬리·호반새·뻐꾸기·딱따구리 등 조류는 물론이고 산돼지와 고라니·산토끼 등이 많이 모여산다.”면서 “6월 하순부터 늦여름까지는 요즘은 잘 찾아보기 힘든 반딧불이가 집단으로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광경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탐사대장인 김귀곤 서울대 교수는 “더 할 나위없는 완벽한 생태공원 그 자체”라면서 탄성을 질렀다.자칭타칭 ‘습지 마니아’인 그는 쉴 새 없이 경탄할 뿐이었다.그러나 습지를 포함한 인근 지대는 온통 ‘불발탄 지역’이어서 취재팀은 발걸음을 쉬 내딛지 못했다. 탐사대는 이곳 습지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스토리사격장 내에 있다는 사실을 철책 출입문을 되돌아 나온 후에야 확인했다.파주시 파평면 금파리의 임진강 북진교를 넘어 민통선으로 들어선 뒤 비포장 군사도로를 달리다 차량을 잠시 세우고 야산 소로길을 따라 들어간 곳이 바로 스토리사격장이었던 것이다.사격장에 둘러쳐진 철책 출입문 팻말을 다시한번 유심히 보았다.‘대규모 대포 및 소총사격지역’이란 문구가 한글과 영문으로 나란히 적혀 있다.미군 관계자에게 전화를 넣으니 “불발탄 투성이라 출입할 수 없는 곳인데 어떻게 들어갔느냐.”며 경계를 하면서도 “사격장 경계지역 안쪽으로 그런 습지가 여러 곳 있다.”고 말했다. 주변 여건으로 미뤄 그가 말하는 습지의 상당수는 오랜 세월 경작이 포기된 전답이 습지로 변한 곳일 가능성이 커 보였다.김귀곤 교수는 “미군에 의해 출입통제된 곳이니 민통선 지역내 비무장지대인 셈”이라며 “반드시 사격장내 다른 습지도 조사해야 하고 사유지라면 매입해 ‘생태계의 소우주’를 눈으로 보는 교육장과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희망은 당장 현실화하기엔 어려운 실정이다.스토리사격장은 본래 우리 정부가 땅주인의 동의와 보상도 없이 미군에 공여한 땅이고,사격장내 출입경작을 일부 허용해 왔으나 미군과 주민사이의 마찰과 안전을 이유로 지난해 사유지 모두를 정부가 매수했다.미군은 이곳에 총연장 5.4㎞의 철책을 세우는 공사를 불발탄 제거작업과 함께 시작했다.미군측은 고라니·멧돼지 등 야생동물 이동통로를 철책을 따라 50m에 한 곳씩 설치하기로 했지만,환경단체에선 인공구조물에 워낙 의심이 많은 야생동물들이 통로 이용을 기피해 사격장이 군사적 용도로만 쓰여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철책이 세워진 이후 ‘마음놓고’ 계속될 사격 훈련에 동물이든 습지든 온전하리란 보장도 전혀 없다. 탐사대는 스토리사격장 외에도 강화도 북부 해안 구등곶 등대 인근과 연천군 중면 횡산리,강화대교 하류 3㎞ 지점 해안도로 옆,임진강 지천인 연천의 사미천 하천변 등 DMZ 인근 지역에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는 내륙습지와 여러번 마주쳤다.김귀곤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엔 국제적으로 인정된 습지가 20곳을 넘지만 서해∼한강하류∼임진강하류∼사천을 따라 이어지는 남방한계선 주변에도 학술적으로 가치있는 다양한 미확인 내륙습지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된 것만도 소중한 성과”라고 말했다. 연천 한만교기자 mghann@seoul.co.kr ■ 전문가 칼럼 DMZ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는 습지는 우리의 자연유산이면서 문화유산이다.이처럼 DMZ 습지가 자연자원과 문화유산으로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DMZ에는 희귀 동·식물과 그들의 서식처가 있다.생물다양성이 풍부하며 독특한 지질학적 특징물과 수려한 자연경관도 있어 세계자연유산의 지정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계(視界)청소를 위한 화공작전이나 자연적으로 발생한 산불이 지나간 계곡에는 습지가 형성되어 있다.51년 동안의 생물학적 과정을 거쳐서 형성된 역사경관이 습지로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그야말로 역사의 흐름이 자연에 배어져 나타나는 문화자원이 된 것이다.DMZ에서는 양구 대암산 용늪을 비롯하여 여러 곳에 이탄지로 추정되는 곳들이 발견된다.수 백년 혹은 수 천년 이상 썩은 식물의 뿌리와 줄기,잎,꽃과 종자가 쌓인 습지들이다.그래서 이탄지는 수 백∼수 천년 전의 환경생태를 파악하고,당시의 기후나 문화 등도 추정할 수 있는 귀중한 땅이다.평야지의 묵논에 광대하게 펼쳐져 있는 소택형 습지는 농경문화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경관도 연출하고 있다. 습지는 생명의 원천이다.DMZ를 찾는 겨울철새인 두루미와 재두루미,그리고 여름철새인 왜가리와 백로류와 같은 물새류의 주요 서식처는 습지이다.멧돼지·고라니·산양과 같은 대형포유류의 서식처도 직·간접적으로 습지와 연결되어 있다. 귀중한 유산이 된 이들 DMZ 습지의 가치가 국·내외에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해왔음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러는 가운데 이 같은 귀중한 습지가 그 동안 알게 모르게 사라져 온 것도 사실이다.따라서 이제는 DMZ의 ‘습지 총량유지’ 정책이 요구된다.DMZ 내에 있는 전체 습지의 면적을 더 이상 소실시키지 않고,관리해 나가기 위한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이를 위해서는 DMZ의 습지에 대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현황 조사와 유형 분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 그런 다음에 세계유산이나 유네스코 접경 생물권 보전지역 혹은 람사사이트로 지정,관리토록 하자.습지는 유역 차원에서 관리되어야 한다.북에서 남으로 흐르는 DMZ 5대 강에 대한 습지 통합관리를 통해 남북 환경협력의 계기를 만들어 보자. 김귀곤 서울대교수 환경생태계획학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칠산바다 지키는 수성당할머니

    ●깎아지른 절벽위 여신모신 성소가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새삼 에게해와 그리스신화가 관심을 끈다.아테네 도심의 파르테논 신전 못지않게,아티카반도 끝자락 수니온곶(串)의 포세이돈 신전도 낙조 풍경과 어울려 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포세이돈 신전.에게해의 찬란한 석양이 비끼는 천애 절벽에 각인된 역사와 신화의 지문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살아 신화시대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있다.바다의 신 포세이돈.그의 뜻에 따라 질풍과 노도가 일어나니,바다의 모든 것이 그 앞에서 고개를 조아려야 했다.포세이돈의 황금전차가 말발굽 요란하게 바다 위를 가로지를라치면 거센 폭풍은 간데없고 잔잔한 고요가 그를 옹위했다.원형은 파괴됐으나 15개의 도리아식 원주는 고스란히 남아 에게해의 험한 바닷길을 아우르고 있다.지금도 이 신전 앞을 지나는 그리스 어부들은 고개 숙여 예를 표한다.첨단이 지배하는 오늘날에도 뱃길에 나선 사람은 누구나 포세이돈의 신화적 영력에 깊은 외경과 간절한 기원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도국가 그리스의 끝자락에 바다의 신전이 있다면,같은 반도국가인 우리의 사정은 어떠할까? 우리라고 왜 바다신을 모신 신전이 없을까만,남의 떡만 크게 보이고,내 것은 초라하게만 여기는 문화사대주의의 병폐가 여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나이아가라폭포의 웅장함에 취해 박연폭포 정도는 ‘애들 장난’으로 치부하는 이들에게 필자가 줄 수 있는 최선의 해답은 ‘우리 것부터 좀 챙겨 보라.’는 충고이다.포세이돈이 중요하다면,중국의 여자 해신 마조(祖)도 알 필요가 있으며,더불어 ‘문화 종다원성’을 위해서라도 한반도 바로 이 땅의 수성당할머니를 생각해야 한다. ●서해바다 거닐며 거친 물길 다스려 해신은 세계 어느 바다에나 있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변산반도의 끝자락 격포 수성당은 우리 해신의 위엄과 격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신성(神聖)의 성소(聖所) 격이다.우선,위치가 눈길을 끈다.잘록한 자루처럼 돌출한 곶의 깎아지른 절벽을 ‘성소’로 선택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수성당 길목은 해안초소를 설치해 민간인 출입을 막는 군 작전구역이었다.그 후 전주박물관에서 이곳 일대를 발굴한 결과,고대의 제사터임이 확인되었다.민간의 구술(口述)전승이 이루어진 이곳에서 확인 발굴이 이루어졌음은 우리 문화에서 구술이 지닌 실증적 힘을 웅변한다.트로이문명이 애초에 구술과 신화에서 출발했다가,훗날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입증된 것과 다를 게 없다. 수성당은 시누대가 창검처럼 밀집해 빼곡하게 들어찬 단애(斷崖)에 숨어 있다.바닷물이 밀물처럼 다가와 이 안에 들면 절벽에 서있다는 느낌을 잊게 된다.그러나 자칫 한발 잘못 내디디면 벼랑으로 곤두박질이다.오금이 저리도록 가파른 곶.벼랑 아래로는 여근처럼 갈라진 해식동굴이 있어 조수가 드나들며 보는 이의 현기증을 자아낸다.일명 용굴 혹은 여우골이라 불리는 이곳이 수성당할머니의 거처이다.서해 어업의 중심기지였던 위도가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관망대에 해당하는 곳으로,임진왜란 때 왜군이 여우골로 몰려오는 것을 할머니가 무찔렀다는 전설은 지금도 남아 전한다. ‘개양할미’라고도 불리는 수성당할머니는 딸만 여덟을 낳아 각도에 한명씩 시집보냈다고 전해진다.더러는 그녀가 딸 일곱을 낳았으며,그들이 수성당에서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일곱 섬 지킴이가 되었다고도 한다.수성당 할머니는 엄청나게 큰 키로 굽나무신을 신고 저벅저벅 서해바다를 걸어다녔다.위험한 곳에는 표지를 남겨 어부들이 해를 입지 않게 돌보았으며,심지어 수심까지 재어 어부들이 알도록 했다.괴력난신(怪力亂神)의 힘을 보여준 ‘서해 창건주’의 전설이므로 이 말이 맞느냐,아니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변산 격포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정초에 정성껏 제물을 마련해 이곳을 찾는다.세상이 바뀌어 서해 여신으로서의 지위는 볼품없이 쪼그라들었지만 그때의 마을굿 양식이 여전히 잔존해 있으며,무신도도 걸려 있었으나 지금은 불타고 없다.‘1804년 상량(上樑)’이라고 적힌 상량문으로 미뤄 적어도 200여 년 전에 이 신당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그러나 신당이 어찌 사람의 신탁(神託)의식과 같은 나이일 수 있겠는가.이 상량문과 무관하게 훨씬 이전에 신당이 있었고,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람들의 가슴 속에 수성당할머니가 살아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수성당은 변산반도 일대를 지켜주는 ‘지역신’으로 ‘강등’되었으나,그 해양문화적 원형은 바다를 지켜주는 거녀(巨女)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제주도의 설문대나 전국에 골고루 분포한 마고할매는 수성당할머니의 문화적 원형이다.마고나 설문대가 순 토속어인 반면 수성(水星)이라는 한문투 용어가 후대에 덧 씌워졌을 뿐이다.즉,마고식의 해양문화 원형질에서 수성이란 지역적 여신이 탄생한 것이다. ●거대한 치맛자락에 가려 어둠 내리고 사실,우리의 의식에는 가부장적 남신들만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바다만은 달라 그곳은 늘상 여신들의 무대였다.바다는 모든 생명체가 탄생한 최초의 자궁이다.그런데도 기이하게 바닷가에서 여성은 사실상 금기의 대상이다.지금은 그런 금기의식이 많이 희석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신권(神權)만큼은 여신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여신을 숭앙하는 바다’의 신권과,‘여성을 배척하는 바다’의 생활이란 두 측면은 바다문화를 둘러싼 대단한 역설을 설명해 주는 단초가 된다. 수성당에서 서쪽을 굽어보니 초여름 햇살을 받은 칠산바다가 싱싱한 비늘을 반짝이며 꿈처럼 펼쳐져 있다.그곳에 서서 신화적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수성당에 기대 칠산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의 물길을 따라 당할머니가 들어왔다.그녀는 저물어 수평선 아래로 잠겨드는 해를 안간힘으로 붙들려고 했으며,그러다가 이른 저녁의 별밭을 거닐어 내게 이른 것이다.그 덕분에 칠산바다는 여름의 붉은 황혼에 늦도록 젖어 있었다.흡사 쌩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첫마디를 속삭였을 때처럼 그렇게 붉게. 그녀는 깊은 바닷물에 겨우 발목만 적신 채 아주 천천히 걸음을 떼고 있다.아주 천천히,우리 역사의 태고적 울림은 그렇듯 바다로부터 시작되었다.서해바다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 우리와 중국이 육지로 맞붙어 있던 그 옛날의 땅을 디디고 걸었음직한 그런 발걸음이다.생각해 보면 수성할머니 같은 거녀는 한반도 탄생의 비밀을 알려주는 중요한 존재가 아닐수 없다. 여신들은 늘 바닷가를 뚜벅뚜벅 걸어다녔다.풍랑이 일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깊었다.깊은 곳으로 발을 잘 못 내디뎌 빠지는 바람에 치맛자락이 살짝 젖었다.끝모르게 큰 여신들이었지만 치맛자락이 젖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그녀는 젖은 치마를 벗어 산 위에 펼쳐 널었다.산에서는 난리가 났다.치마를 널자 지상이 온통 컴컴해졌고 동물들은 갑자기 맞은 밤이 두려웠을 것이다. 여신은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소피도 여러번 보았다.여신의 오줌이 물길을 만들어 곳곳에 강이 생겨났다.여신의 똥은 군데군데 섬으로 남았다.저녁 무렵에 찬 이슬을 맞자 마고는 기침을 했다.그러자 폭풍이 불어 풍랑이 일었고,산과 들의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다.이윽고 밤이 왔다.여신은 하늘의 별을 만지고,달을 껴안고 그렇게 외로운 밤을 지냈다.참으로 외로웠다.사람이 탄생하기 전이라 그녀를 즐겁게 할 미물 인간이 아직 없었던 탓이다. ●위도 핵폐기장엔 인간사 갈등 고스란히 얼마나 컸으면 바다를 걸으며 치맛자락만 적셨을 뿐일까.참으로 막강한 여성의 위력이다.우리 신화의 들머리를 차지하는 마고,수성당할머니 등은 지모신(Great Mother,Mother Goddess)이다.수성당을 찾아온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잃어버린 여성의 힘.거녀로서 세상을 창조하는 거대담론을 이끌어 온 문화적 원형질을 당할머니에게서 발견한다.현대인들은 그만 그 거대한 신화적 힘,자연친화적 순응을 거부하고 말았으니,수성당 코앞의 새만금간척지나 위도 핵폐기장 같은 인간사의 복잡다단한 갈등이 그것이다. 당할머니가 바다를 걷는 발자국소리를 듣노라니 상상력은 멀리 상전벽해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왜 하필이면 국가적인 큰 제사터가 수성당에 자리잡고 있었을까.우리는 그동안 ‘전북지역은 곧 백제문화권’이라는 도식적 편견에 함몰돼 있었다.전주박물관 발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유병하는 이를 3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의 마한,백제,가야,왜의 노천제사라고 주장했다.3세기 후반에는 마한,4세기는 마한과 백제,5세기 전반과 6세기 전반은 백제,가야,왜의 제사가 이루어진 듯하다. 마한,백제는 그렇다치고 멀리 가야와 왜의 유물이 나온 사실은 흥미롭다.백제 땅으로 들어서자면 반드시 변산반도를 돌아,고군산열도를 비집고 들어가,금강하구로 들어서야 했을 것이니,수성당의 위치는 지정학적으로 해양의 길목이다.위도나 고군산에서 바라볼 때,곶의 신비로운 장소에 신당을 세우고 해신에게 정성껏 제사를 올렸으리라.채석강과 적벽강이 펼쳐진 천혜의 절경에 자리잡고 있으니 신들조차도 비경을 선호했음이다. 근년까지도 풍어기(豊漁旗)가 올라가던 수성당 앞바다에서 역사시대의 제사가 올려졌고,더 앞선 시대에는 마고할머니가 걸어다녔다는 사실에서,천년을 훌쩍 뛰어넘는 수성당 신앙의 해양문화적 지속성을 보고야 마는 것이다.이렇듯 바다에는 인간 이전에 여신들도 살고 있었던 것이니,‘바다에 살어리랏다‘에서 어찌 이들을 모른 채 할 수 있을 것인가.˝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칠산바다 지키는 수성당할머니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3)칠산바다 지키는 수성당할머니

    ●깎아지른 절벽위 여신모신 성소가 하계 올림픽을 앞두고 새삼 에게해와 그리스신화가 관심을 끈다.아테네 도심의 파르테논 신전 못지않게,아티카반도 끝자락 수니온곶(串)의 포세이돈 신전도 낙조 풍경과 어울려 세계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포세이돈 신전.에게해의 찬란한 석양이 비끼는 천애 절벽에 각인된 역사와 신화의 지문은 아직까지도 생생하게 살아 신화시대의 전설을 이야기하고 있다.바다의 신 포세이돈.그의 뜻에 따라 질풍과 노도가 일어나니,바다의 모든 것이 그 앞에서 고개를 조아려야 했다.포세이돈의 황금전차가 말발굽 요란하게 바다 위를 가로지를라치면 거센 폭풍은 간데없고 잔잔한 고요가 그를 옹위했다.원형은 파괴됐으나 15개의 도리아식 원주는 고스란히 남아 에게해의 험한 바닷길을 아우르고 있다.지금도 이 신전 앞을 지나는 그리스 어부들은 고개 숙여 예를 표한다.첨단이 지배하는 오늘날에도 뱃길에 나선 사람은 누구나 포세이돈의 신화적 영력에 깊은 외경과 간절한 기원의 뜻을 전하고자 하는 것이다. 반도국가 그리스의 끝자락에 바다의 신전이 있다면,같은 반도국가인 우리의 사정은 어떠할까? 우리라고 왜 바다신을 모신 신전이 없을까만,남의 떡만 크게 보이고,내 것은 초라하게만 여기는 문화사대주의의 병폐가 여기에서도 예외는 아니다.나이아가라폭포의 웅장함에 취해 박연폭포 정도는 ‘애들 장난’으로 치부하는 이들에게 필자가 줄 수 있는 최선의 해답은 ‘우리 것부터 좀 챙겨 보라.’는 충고이다.포세이돈이 중요하다면,중국의 여자 해신 마조(祖)도 알 필요가 있으며,더불어 ‘문화 종다원성’을 위해서라도 한반도 바로 이 땅의 수성당할머니를 생각해야 한다. ●서해바다 거닐며 거친 물길 다스려 해신은 세계 어느 바다에나 있었고 우리도 예외는 아니다.변산반도의 끝자락 격포 수성당은 우리 해신의 위엄과 격식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신성(神聖)의 성소(聖所) 격이다.우선,위치가 눈길을 끈다.잘록한 자루처럼 돌출한 곶의 깎아지른 절벽을 ‘성소’로 선택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수성당 길목은 해안초소를 설치해 민간인 출입을 막는 군 작전구역이었다.그 후 전주박물관에서 이곳 일대를 발굴한 결과,고대의 제사터임이 확인되었다.민간의 구술(口述)전승이 이루어진 이곳에서 확인 발굴이 이루어졌음은 우리 문화에서 구술이 지닌 실증적 힘을 웅변한다.트로이문명이 애초에 구술과 신화에서 출발했다가,훗날 고고학적 발굴에 의해 입증된 것과 다를 게 없다. 수성당은 시누대가 창검처럼 밀집해 빼곡하게 들어찬 단애(斷崖)에 숨어 있다.바닷물이 밀물처럼 다가와 이 안에 들면 절벽에 서있다는 느낌을 잊게 된다.그러나 자칫 한발 잘못 내디디면 벼랑으로 곤두박질이다.오금이 저리도록 가파른 곶.벼랑 아래로는 여근처럼 갈라진 해식동굴이 있어 조수가 드나들며 보는 이의 현기증을 자아낸다.일명 용굴 혹은 여우골이라 불리는 이곳이 수성당할머니의 거처이다.서해 어업의 중심기지였던 위도가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관망대에 해당하는 곳으로,임진왜란 때 왜군이 여우골로 몰려오는 것을 할머니가 무찔렀다는 전설은 지금도 남아 전한다. ‘개양할미’라고도 불리는 수성당할머니는 딸만 여덟을 낳아 각도에 한명씩 시집보냈다고 전해진다.더러는 그녀가 딸 일곱을 낳았으며,그들이 수성당에서 굽어보이는 칠산바다의 일곱 섬 지킴이가 되었다고도 한다.수성당 할머니는 엄청나게 큰 키로 굽나무신을 신고 저벅저벅 서해바다를 걸어다녔다.위험한 곳에는 표지를 남겨 어부들이 해를 입지 않게 돌보았으며,심지어 수심까지 재어 어부들이 알도록 했다.괴력난신(怪力亂神)의 힘을 보여준 ‘서해 창건주’의 전설이므로 이 말이 맞느냐,아니냐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변산 격포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정초에 정성껏 제물을 마련해 이곳을 찾는다.세상이 바뀌어 서해 여신으로서의 지위는 볼품없이 쪼그라들었지만 그때의 마을굿 양식이 여전히 잔존해 있으며,무신도도 걸려 있었으나 지금은 불타고 없다.‘1804년 상량(上樑)’이라고 적힌 상량문으로 미뤄 적어도 200여 년 전에 이 신당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그러나 신당이 어찌 사람의 신탁(神託)의식과 같은 나이일 수 있겠는가.이 상량문과 무관하게 훨씬 이전에 신당이 있었고,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사람들의 가슴 속에 수성당할머니가 살아 있었을 것이다. 오늘날 수성당은 변산반도 일대를 지켜주는 ‘지역신’으로 ‘강등’되었으나,그 해양문화적 원형은 바다를 지켜주는 거녀(巨女)신화에서 비롯된 것이다.제주도의 설문대나 전국에 골고루 분포한 마고할매는 수성당할머니의 문화적 원형이다.마고나 설문대가 순 토속어인 반면 수성(水星)이라는 한문투 용어가 후대에 덧 씌워졌을 뿐이다.즉,마고식의 해양문화 원형질에서 수성이란 지역적 여신이 탄생한 것이다. ●거대한 치맛자락에 가려 어둠 내리고 사실,우리의 의식에는 가부장적 남신들만 가득 차 있었다.그러나 바다만은 달라 그곳은 늘상 여신들의 무대였다.바다는 모든 생명체가 탄생한 최초의 자궁이다.그런데도 기이하게 바닷가에서 여성은 사실상 금기의 대상이다.지금은 그런 금기의식이 많이 희석됐다고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위세를 떨치고 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신권(神權)만큼은 여신의 손아귀에 놓여 있다.‘여신을 숭앙하는 바다’의 신권과,‘여성을 배척하는 바다’의 생활이란 두 측면은 바다문화를 둘러싼 대단한 역설을 설명해 주는 단초가 된다. 수성당에서 서쪽을 굽어보니 초여름 햇살을 받은 칠산바다가 싱싱한 비늘을 반짝이며 꿈처럼 펼쳐져 있다.그곳에 서서 신화적 상상의 날개를 펼쳐본다.수성당에 기대 칠산바다를 바라보는 마음의 물길을 따라 당할머니가 들어왔다.그녀는 저물어 수평선 아래로 잠겨드는 해를 안간힘으로 붙들려고 했으며,그러다가 이른 저녁의 별밭을 거닐어 내게 이른 것이다.그 덕분에 칠산바다는 여름의 붉은 황혼에 늦도록 젖어 있었다.흡사 쌩떽쥐베리의 어린왕자가 첫마디를 속삭였을 때처럼 그렇게 붉게. 그녀는 깊은 바닷물에 겨우 발목만 적신 채 아주 천천히 걸음을 떼고 있다.아주 천천히,우리 역사의 태고적 울림은 그렇듯 바다로부터 시작되었다.서해바다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 우리와 중국이 육지로 맞붙어 있던 그 옛날의 땅을 디디고 걸었음직한 그런 발걸음이다.생각해 보면 수성할머니 같은 거녀는 한반도 탄생의 비밀을 알려주는 중요한 존재가 아닐수 없다. 여신들은 늘 바닷가를 뚜벅뚜벅 걸어다녔다.풍랑이 일지는 않았지만 생각보다는 깊었다.깊은 곳으로 발을 잘 못 내디뎌 빠지는 바람에 치맛자락이 살짝 젖었다.끝모르게 큰 여신들이었지만 치맛자락이 젖는 것은 어쩔 수가 없었다.그녀는 젖은 치마를 벗어 산 위에 펼쳐 널었다.산에서는 난리가 났다.치마를 널자 지상이 온통 컴컴해졌고 동물들은 갑자기 맞은 밤이 두려웠을 것이다. 여신은 북쪽으로 올라오면서 소피도 여러번 보았다.여신의 오줌이 물길을 만들어 곳곳에 강이 생겨났다.여신의 똥은 군데군데 섬으로 남았다.저녁 무렵에 찬 이슬을 맞자 마고는 기침을 했다.그러자 폭풍이 불어 풍랑이 일었고,산과 들의 나무들이 뿌리째 뽑혔다.이윽고 밤이 왔다.여신은 하늘의 별을 만지고,달을 껴안고 그렇게 외로운 밤을 지냈다.참으로 외로웠다.사람이 탄생하기 전이라 그녀를 즐겁게 할 미물 인간이 아직 없었던 탓이다. ●위도 핵폐기장엔 인간사 갈등 고스란히 얼마나 컸으면 바다를 걸으며 치맛자락만 적셨을 뿐일까.참으로 막강한 여성의 위력이다.우리 신화의 들머리를 차지하는 마고,수성당할머니 등은 지모신(Great Mother,Mother Goddess)이다.수성당을 찾아온 이유는 너무도 분명하다.잃어버린 여성의 힘.거녀로서 세상을 창조하는 거대담론을 이끌어 온 문화적 원형질을 당할머니에게서 발견한다.현대인들은 그만 그 거대한 신화적 힘,자연친화적 순응을 거부하고 말았으니,수성당 코앞의 새만금간척지나 위도 핵폐기장 같은 인간사의 복잡다단한 갈등이 그것이다. 당할머니가 바다를 걷는 발자국소리를 듣노라니 상상력은 멀리 상전벽해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왜 하필이면 국가적인 큰 제사터가 수성당에 자리잡고 있었을까.우리는 그동안 ‘전북지역은 곧 백제문화권’이라는 도식적 편견에 함몰돼 있었다.전주박물관 발굴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유병하는 이를 3세기 후반에서 7세기 전반의 마한,백제,가야,왜의 노천제사라고 주장했다.3세기 후반에는 마한,4세기는 마한과 백제,5세기 전반과 6세기 전반은 백제,가야,왜의 제사가 이루어진 듯하다. 마한,백제는 그렇다치고 멀리 가야와 왜의 유물이 나온 사실은 흥미롭다.백제 땅으로 들어서자면 반드시 변산반도를 돌아,고군산열도를 비집고 들어가,금강하구로 들어서야 했을 것이니,수성당의 위치는 지정학적으로 해양의 길목이다.위도나 고군산에서 바라볼 때,곶의 신비로운 장소에 신당을 세우고 해신에게 정성껏 제사를 올렸으리라.채석강과 적벽강이 펼쳐진 천혜의 절경에 자리잡고 있으니 신들조차도 비경을 선호했음이다. 근년까지도 풍어기(豊漁旗)가 올라가던 수성당 앞바다에서 역사시대의 제사가 올려졌고,더 앞선 시대에는 마고할머니가 걸어다녔다는 사실에서,천년을 훌쩍 뛰어넘는 수성당 신앙의 해양문화적 지속성을 보고야 마는 것이다.이렇듯 바다에는 인간 이전에 여신들도 살고 있었던 것이니,‘바다에 살어리랏다‘에서 어찌 이들을 모른 채 할 수 있을 것인가.
  • 다음 뉴스 키워드 (6월 넷째주)

    (1) 김선일 고인의 영결식을 향한 눈물의 애도 물결 속에,사건의 전말과 보상을 둘러싼 의혹은 계속되고 (2) 유로2004 이변과 징크스로 스타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서서히 우승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3) 박신양 파리의 백마탄 왕자로 다시 돌아온 그의 매력에 여성 시청자들은 초여름 밤잠을 설친다 (4) 촛불집회 한국인 피랍 사건으로 촉발된 이라크 파병 찬반 논란이 네티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5) 버스노선 7월1일을 기해 전면 개편된 버스 노선.당분간 시민들의 불편과 혼란을 피할 수는 없을 듯˝
  • [주간 문화 캘린더]

    ●火 29일 서울 양천구는 오후 7시 신월7동 신월문화체육센터에서 마당놀이 ‘별주부전’을 무료 공연한다.입장권은 선착순 배포.(02)2605-4093∼5. 서울 도봉구는 오후 7시30분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가톨릭남성합창단 ‘울바우’와 도봉구립여성합창단을 초청,‘초여름밤 음악회’를 개최한다.선착순 무료입장.(02)2289-1151. ●木 1일 서울 강동구는 오후 7시 30분 천호4동 천호동공원에서 한마음 열린음악회를 개최한다.(02)480-1411. ●金 1일 서울 서초구는 오후 7시30분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우면산내셔널트러스트 창립 1주년 기념 ‘가수 김창완 초청음악회’를 갖는다.(02)570-6410.˝
  • [주간 문화 캘린더]

    ●火 29일 서울 양천구는 오후 7시 신월7동 신월문화체육센터에서 마당놀이 ‘별주부전’을 무료 공연한다.입장권은 선착순 배포.(02)2605-4093∼5. 서울 도봉구는 오후 7시30분 구민회관 대강당에서 가톨릭남성합창단 ‘울바우’와 도봉구립여성합창단을 초청,‘초여름밤 음악회’를 개최한다.선착순 무료입장.(02)2289-1151. ●木 1일 서울 강동구는 오후 7시 30분 천호4동 천호동공원에서 한마음 열린음악회를 개최한다.(02)480-1411. ●金 1일 서울 서초구는 오후 7시30분 서초문화예술회관에서 우면산내셔널트러스트 창립 1주년 기념 ‘가수 김창완 초청음악회’를 갖는다.(02)570-6410.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인천외고사태 60일… 내몰리는 학생들

    ‘선생님을 돌려주세요.’ ‘선생님 힘내세요.’ 지난 16일 오후 1시 인천 부평구 산곡동에 자리잡은 인천외국어고.교문에 들어서자 썰렁한 분위기에 학교 전체가 어수선했다.한참 수업시간인데도 학생들은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렸다.교사들은 뒷짐만 진 채 먼 산만 바라보고 있었다.교사와 학생,학교라는 이름만 내걸고 있었지 학교가 아니었다.학교 건물과 벽을 덕지덕지 도배하고 있는 온갖 플래카드와 대자보들만 초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어하고 있었다. 교실 대신 학생들은 운동장을 찾았다.2층 교무실 앞 복도는 농성장으로 변했다.집안 일을 팽개치고 매일 출근하다시피 한 20여명의 학부모들은 “아이들은 어떡하느냐.”며 울먹였다.매일 아침 아이들과 함께 등교,1층 회의실에 모이지만 한숨만 나올 뿐이다.한창 수능시험 준비로 구슬땀을 흘려야 할 고3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비난하는 피켓을 만드는 데 정성을 쏟았다.운동장으로,농성장으로 절반 이상 떠나버린 학생들의 빈자리를 애써 외면하는 교사들이 애처로웠다.교정 곳곳에서 오가는 고성에 그나마 수업도 쉽지 않다. 지난해 3월 신임 교장 부임 이후 전교조 소속 교사 파면 등으로 불거진 인천외고의 학교·교사간 갈등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지난 7일 임시휴교령이 내려진 이후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정상적인 학사일정은 여전히 멈춘 상태다. 지난 17일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 감사반 5명이 파견됐지만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있다.그동안 80여명의 학생들이 전학과 자퇴를 선택했다.학교측과 교사간 갈등에 아이들만 울고 있었다. ■ 인천외고 사태 일지 ▲2003년 3월 이남정 교장 부임 ▲5월 이 교장의 기간제 교사 수행평가의 문제점 지적.기간제 교사 사표.전교조 교사 8명 교장실 방문 시도 무산. ▲6월9일 직원회의 불참한 교사 18명에게 경고장 전달. ▲6월20일 전교조 교사 11명,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 착용 참석. ▲6월23일 박춘배·이주용 교사,직원조회에서 학교장 공개사과 요구. ▲7월5일 박 교사 국제부장 보직해임. ▲7월11일 경고장과 보직해임 철회 요구를 위한 28명의 교사 서명 교장에 전달. ▲2004년 2월6일 사립학교징계위원회,박·이 교사에 징계사유 설명서 전달. ▲2월13일 교원징계위 1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2월18일 교원징계위 2차 소환.박·이 교사 불출석. ▲3월11일 교원징계위 3차 소환.박·이 교사가 낸 기피신청 부결. ▲4월24일 박·이 교사에 ‘파면’ 징계처분 결정. ▲4월26일 부당징계 철회 요구하며 박·이 교사 연좌시위. ▲5월14일 학교측,법원에 파면 교사 ‘학교 경계선 내 출입금지가처분 신청’ ▲6월7일 학생 500여명 전면 수업 거부.학교측 6월 8∼12일 임시휴교. ▲6월8일 학부모 250명 학원정상화를 위한 학부모 결의문 채택. ▲6월17일 인천외고 학교정상화를 위한 2·3학년 학부모대책위 모임. ▲6월18일 국회교육위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5명 학교 방문. ■ 교장-교사 氣싸움…내몰리는 학생들 ●파행운영 2개월-사태의 전말 사립학교인 인천외고가 이렇게까지 극단으로 치닫게 된데는 불과 2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발단은 교장과 교사간의 의견충돌이었다.지난해 3월 새로 부임한 이남정(65) 교장은 이른바 ‘명문고’ 도약을 다짐하고 학교를 최고의 특수목적고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올해부터는 학교 이름도 영일외고에서 인천외고로 바꾸면서 자립형 특목고로 전환했다.1학년 신입생들부터 교육체계도 획기적으로 바꿨다. 이같은 학교 변화와 지난 1년 동안 학교-교사간 사소한 마찰이 불거지기 시작했다.특히 전체 교사 45명 가운데 전교조 교사 26명이 적극 반발했다.지난 5월 이 교장이 수행평가 문제지를 결재받으러 온 모 기간제 교사에게 “문제같지 않은 문제를 출제하지 말고 다시 만들라.”고 지시하자 이 교사가 심한 모멸감에 중도 사직하는 일이 발생했다. 또 영어 교사들에게 “영어교재 선택과 학생들의 수업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지시,교사 7명이 수업권 침해라며 반발했다.갈등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6월 매주 한 차례 열리는 직원회의에 불참하는 교사가 늘자 이 교장은 시말서를 제출할 것을 지시했다.하지만 교사들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전체 교사연수회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했다.이 교장은 회의에 불참한 18명의 교사들에게 90장의 경고장을 보내고 7월5일 당시 국제부장을 맡고 있던 박춘배(38) 영어교사를 보직해임했다. 이후 사태는 잦아들었지만 지난 2월6일 이 교장이 박 교사와 이주용(37) 일어 교사에게 징계사유설명서를 통보하면서 다시 악화됐다.같은 달 24일에는 인천외고 교원징계위원회가 두 교사에 대해 최종적으로 ‘파면’ 징계처분을 내렸다.불법쟁의행위,직무유기,성실의무·복종의무·품위유지·집단행위 금지 위반 등이 사유였다. 이틀 뒤인 26일 두 파면교사를 포함한 교사 23명은 학교 2층 교무실 앞에서 철야농성에 들어갔다.2·3학년 학생들은 농성장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자율학습을 했다. 학교측은 27일 부평경찰서에 두 교사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학교측은 지난 7일 2·3학년 학생 500여명이 전면 수업거부를 선언하자 12일까지 휴교령을 내렸다.파면교사 2명은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지난 14일 수업이 재개됐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 21명과 2·3학년생 100여명은 여전히 수업을 거부하고 있다. ●“명문고 육성이 잘못인가” vs “독단적인 학사운영이 문제” 사태의 책임에 대해 학교측은 “명문고로 키우기 위해 열심히 노력한 것이 뭐가 문제냐.”는 입장이다.이 교장은 올해 1학년부터 등록금을 분기당 37만원에서 94만원으로 대폭 올리고,학생들에 대한 벌점 규정을 강화했다.매 학기 평균 60점 미만이면 유급되고,3차례 유급되면 퇴학처리한다는 규정도 신설했다.벌점이 100점을 넘어도 퇴학처리키로 했다.우열반 편성에 수준별 반편성까지,이 교장은 급속한 변화를 꾀했다.이른바 ‘명문대’에 진학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프로그램이었다. 학교측의 변화에 1학년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학부모 L씨는 “명문고로 만들려는 교장 선생님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교장선생님을 믿는다.”면서 “그러나 전교조 선생님들이 사사건건 교장의 학사운영에 개입해 문제가 생겼다.”며 전교조 교사들을 비난했다. 하지만 전교조 소속 교사들을 포함한 일부 교사들은 “변화가 문제가 아니라 독단적인 학사 운영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장이 교사들에게 모멸감을 주고 수업의 성과물을 제출하라고 요구하는 것 등은 명백한 수업권 침해라고 주장한다.교사들은 특히 “이 교사의 파면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지난 2001년 강종락 이사장의 친딸인 강영순 전 교장이 교내 성추행 사건의 책임을 지고 퇴임했을 당시 전교조 분회장을 맡고 있었다.때문에 교사들은 “학교측이 이번 사건을 빌미로 눈엣가시가 되고 있는 이 교사를 본보기로 징계했다.”고 주장했다. 한 교사는 현 사태에 대해 “교사와 학생,학부모 등 학교 구성원들 사이에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다보니 부작용만 초래한 것 같다.”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밝혔다. ●사립학교 교원징계위원회는 학교편? 파면교사들은 “교원징계위원회 구성 자체가 문제가 많다.”며 출석을 거부하다 결국 파면 징계처분을 받았다.현행 사립학교법에는 교원의 징계사건을 심의·의결하기 위해 징계위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5인 이상 9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는 징계위는 교직원과 재단이사 또는 학교법인 경영자가 임명할 수 있다.인천외고의 경우 이 교장이 두 교사의 징계를 신청했으며,강찬기 재단 이사가 징계위원장을 맡았고 재단법인 신성학원의 계열 고교인 명신고 전 교장을 지낸 천인수 이사,이남정 현 교장,김순천 전 교감,최명동 현 교감 등으로 징계위가 구성됐다. 이주영 교사는 “교사의 징계를 신청한 교장이 교사 대표로 징계위원에 참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게다가 과반이 교장과 이사진에 유리하게 구성돼 있어 만장일치로 파면결정이 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학교측은 이에 대해 “사립학교법에 따라 신분이 이사인 위원의 수가 2분의1을 넘지 않았고 징계위 구성에 문제가 없다는 교사 3인의 서명을 받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두 파면교사는 징계위의 결정에 불복하고도 곧바로 교육인적자원부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교육부의 재심은 통상적으로 한 단계 아래의 징계처분이 내려지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연좌시위를 택했다.”고 밝혔다.이들은 현재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구제신청을 준비 중이다. 임시 휴교령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지만 정작 관할 교육청인 인천교육청은 아무런 해결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에야 인천교육청 감사실에서 5명을 현장에 파견했지만 이번 사태의 진행상황을 확인하는 작업에 머무르는 정도다. 인천교육청 윤재로 장학사는 “사립학교의 경우 학교운영의 많은 부분이 교장의 재량권에 맡겨져 있는데다 이번 사태에 대한 수습도 결국 교장의 몫이기 때문에 우리로서도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지난 18일 오전에는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열린우리당 의원 5명이 학교 현장을 찾아 학생,학부모,교사,교장,이사장 등을 만났지만 의견을 듣는 수준에 그쳤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원어민교사 러스 카이저 ‘한마디’ “왜 학생을 먼저 생각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원어민 영어교사 러스 카이저(33) 교사는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이같이 말했다.“단 한 명의 학생을 생각해서라도 파행적인 학교 운영은 끝나야 한다.”는 한탄이었다. 그가 이곳에 부임한 것은 지난 2월.미국 오클라호마의 한 고교에서 1년 동안 역사를 가르치다 한국으로 건너왔다.“학생들과 호흡하며 교단에 서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말하는 그는 낯선 땅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는 일이 마냥 기쁘기만 했다.학교의 당당한 구성원으로 재미있게 가르치며 학생·동료교사들과도 가깝게 지냈다. 그러나 지난 4월 동료교사 2명이 파면되면서 모든 것이 달라졌다.그는 “나는 더 이상 이 학교의 구성원이 아니었다.”고 했다.아무도 학내 분규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았다.그는 “파면을 강행한 학교측이나 파면당한 교사측 모두 사태를 감정적으로만 대응했으며 이성적인 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비정상적인 상황이 왜 이렇게 오래 계속되어야 하는지 도대체 이해할 수 없다.”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만약 미국이었다면 학교 행정담당자가 나서서 양측 의견을 조율한 뒤 어떠한 형식으로든 결정을 내렸을 것입니다.그 결정에 불복한다면 법정으로 가서 법앞에 심판받는 것이 양쪽 모두에게 상처를 덜 주는 최선의 길입니다.” 이같은 사태가 낯설기만 한 그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변화(change)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이른바 ‘일류대’에 많이 입학시키는 ‘명문고’로 도약하기 위해 빠른 변화를 시도했지만 변화의 과정에서 나타날 수밖에 없는 학교 구성원들간의 갈등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불신만 쌓이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분석이다.그는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고 힘들기 마련이지만 변화를 이루려는 측과 이를 받아들이는 측 사이에 충분한 이해와 합의가 없었기 때문에 이같은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가 매듭지어진다 하더라도 진정한 승자는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씻을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받게 된 학생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그는 “어떤 이유로도 교사가 수업을 거부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학교측과 교사 모두 학생을 먼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인천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미리 미리 떠나자! 여름휴가

    목욕탕 같은 해수욕장,숙박비만 특급호텔인 민박집,살인적인 교통체증…. 생각만해도 짜증나는 휴가철 풍속도다.뻔한 상식이지만 휴가는 여유롭고 즐거워야 한다.요즘처럼 경기가 안좋을 때는 휴가비용도 저렴해야 하다. 방법은 한가지,미리 떠나는 수밖에 없다.국내든 해외든 성수기에 비해 최대 절반까지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융숭한 대접,호젓한 여유로움은 덤이다.지금 떠나자.아니면 최소한 7월 중순 이전에라도 집을 나서보자.‘저비용 고품질’의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국내외 성수기 전 알뜰여행 상품,콘도 및 호텔 패키지,테마파크 알뜰 이용 요령 등을 알아본다. ●발리 6일상품 86만 9000원 장거리 패키지 국내 휴가 여행지로는 최근에 제주도가 인기다.항공편과 뱃길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섬내 어딜 가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제주는 특히 항공료와 숙박비,렌터카 등이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수기와 성수기 비용의 차이가 내륙에 비해 훨씬 크다.대장정여행사(www.daejangjung.co.kr)는 7월13일까지 서울∼제주 왕복 항공권과 고급 펜션 2박,렌터카 54시간 이용을 묶은 상품을 평상시 왕복 항공료 요금에도 못미치는 15만 4000원(4인 기준 1인요금)에 판매한다. 묵을 펜션은 남제주 중문에 위치한 ‘재즈마을’과 ‘중문빌리지’.지난 4월 문을 연 재즈빌리지는 삼나무숲 사이 3600여평 초원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고급 펜션.주인장 손태원씨가 문화예술적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 분위기를 살렸다.렌터카는 매그너스 오토 LPG다.소인 추가시 1인당 할인 왕복 항공요금(10만 6000원,금요일 11만 2000원)만 더 내면 된다.숙박+렌터카,항공권+숙박 등 손님이 원하는 패키지도 주문받는다.1577-4241. 해외 휴가지로는 가까우면서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일본이나 동남아쪽 상품도 좋다.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의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돋보인다.일본 최대의 화산·온천 지역인 벳부에서 온천욕을 즐기고,아소화산,구마모토성을 둘러보는 3박4일 상품.22,29일에만 한정 판매하며,비용은 성수기에 비해 30만원이나 저렴한 49만 8000원. 세계적 휴양지로 유명한 필리핀 세부섬 여행도 6월말까지 44만 9000원에 한정 판매한다.‘열대의 낙원’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6일 상품은 7월22일 이전 출발은 86만 9000원,이후 출발은 126만 9000원이다. 뱃길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코리아트레블즈(02-725-7166)가 국민관광상품권 발행 3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추천할 만하다.이 상품은 특히 7월14일을 시작으로 매주 1회씩 총 4회 운영돼 성수기에도 이용할 수 있다. 벳푸 온천지역의 특급호텔인 스기노이에서 2박,전 일정 식사,서울∼부산 KTX 왕복,부산∼시모노세키 훼리 왕복 등이 포함되어 있다.온천욕과 함께 해지옥,대제부 천만궁,자연·역사박물관,구마모토성 관람 등으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요금은 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대인 49만 9000원,어린이(11세 이하) 44만 9000원.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3만원 정도 비싸다.조기예약자중 추첨을 통해 훼리 1등실을 제공한다. 넥스투어(www.nextour.co.kr)가 내놓은 ‘5일간의 알뜰 하와이여행’도 일반 하와이 여행상품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한 비수기 상품.오하나웨스트 리조트에 묵으며 진주만,바람산,와아마나로비치,파인애플 농장,선셋비치 마우이,힐로섬 등을 둘러본다.7월25일까지 운영하며,요금은 89만 9000원.(02)2222-6613. ●제주·설악등 80% 내려 콘도 패키지 휴가에서 숙박만 제대로 잡아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콘도미니엄이나 호텔은 비수기의 경우 숙박료가 성수기보다 절반 이하로 싼 경우가 많다.여행사가 내놓는 숙박 패키지도 이용할 만하다. 먼저 투어익스프레스가 내놓은 상품이 눈여겨볼 만하다.제주,부산,설악 지역의 23개 호텔 및 콘도 요금을 최고 80% 할인 판매한다.설악금호리조트(27평·정상가 24만 7000원)는 80% 저렴한 5만원에,설악한화리조트(23평·25만원)는 6만 2000원에 각각 이용할 수 있다.제주 서귀포칼호텔(정상가 22만 5000원)은 55% 할인한 10만원에 ,서울 잠실롯데호텔(41만 1400원)은 19만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이용 시한은 내륙의 경우 30일까지,제주는 7월13일까지다.(02)2222-6666.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m)는 7월14일까지 가족호텔 객실료를 최고 75% 할인해준다.실버(정상요금 24만원)는 주중 7만원,주말 9만원에,골드(정상요금 35만원)는 주중 9만원,주말 12만원에 각각 판매한다.(063)320-7000. 설악 한화리조트는 객실 1박 및 설악워터피아 입장,저녁식사 등을 묶은 패키지(2인)를 주중 9만원,주말 12만 6000원에 각각 판매중이다.30일까지.(033)636-7711. 평창 휘닉스파크(www.phoenixpark.co.kr)도 파격적인 패키지를 7월15일까지 운영한다.콘도 20평 또는 호텔 스탠더드급 1박과 아침식사,수영장·사우나·관광곤돌라(택1)이용을 묶어 9만 8000원(4인요금)이다.2인이 이용을 원할 경우 8만 8000원.골프 라운딩 9홀(퍼블릭코스)이 포함된 4인가격은 36만 8000원.(033)333-6000.. ●서울 힐튼 객실 80% 내려 호텔 패키지 제주신라호텔(1588-1142)은 다음달 15일까지 조식(2인)과 피트니스클럽·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초여름 패키지를 내놓았다.주중(월∼목) 21만원,주말(금∼일) 29만원(세금·봉사료 포함)에 객실을 판다.어린이용 침대 1개가 무료 추가된다.렌터카 50%,각종 관광지 15∼25%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제주롯데호텔(080-790-1000)은 다음달 1∼15일 주중 17만원,주말 24만원짜리 여름 패키지를 시판한다.조식(2인)과 식음업장 10%할인,골프 연습장 50%할인,체크아웃 오후 3시까지 연장 등이 포함된다. 밀레니엄 서울힐튼(02-317-3000)은 오는 24일까지 최고급 저녁 식사와 숙박할 수 있는 구어메 패키지를 선보인다.프랑스 식당 시즌스(26만 9000원),이탈리아 식당 일폰테(23만 9000원),캘리포니아식 양식당 실란토로(19만 9000원)이다.2명의 식사 가격을 감안하면 객실이 80% 할인된 가격이다. 메이필드호텔(02-6090-9000)은 8월 말까지 객실·조식뷔페·8홀 골프장(파 3)·수영장·스쿼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여름 패키지를 19만 5000원에 내놓았다. 춘천 세종호텔(033-252-1191)은 1박과 레드와인 1병이 제공되는 여름 패키지로 주중(8만 7970원),주말(9만 9470원)상품을 내놓았다.클레이 사격을 포함하면 2만원 정도 더 오른다. 아미가호텔(02-3440-8000)은 8월 말까지 2박3일에 20만원짜리 패키지를 내놓았다.수페리어 룸과 수영장·피트니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으며,사우나는 50% 할인,체크아웃 시간은 오후 3시로 연장해 준다. ●제휴카드로 50%까지 추가할인 워터파크 패키지 숙박 부담 없이 대도시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바캉스가 워터파크 이용이다.문제는 이용료가 워낙 비싸다는 것.그나마 성수기를 피해야 비용도 아끼고 쾌적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의 경우 이달 말까지 이용료는 대인 3만 5000원,소인 2만 6000원.이후 7월15일까지는 대인 및 소인 각각 4만 5000원,3만 5000원이다.하지만 7월16일부터 8월22일까지는 ‘골드시즌’이라고 해 대인 6만원,소인 4만 5000원으로 대폭 오른다. 낮엔 캐리비안베이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밤엔 장미축제가 열리는 에버랜드에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다.이 경우 두 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콤비권’을 구입하는게 좋다.6월 말까지 대인 5만 5000원,소인 4만 1000원,7월15일까지는 대인 6만 4000원,소인 4만 8000원.(031)320-5000. 설악권에 가면 하루는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하루는 설악 한화리조트내 워터피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이곳도 성수기 전엔 요금이 2만 5500원이지만 성수기엔 3만 5000원 이상으로 오른다.(033)635-7711. 온천을 겸한 워터파크인 아산 스파비스(www.spavis.co.kr)에 놀러가려면 7월16일 이전까지 운영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된다.대욕장과 바데풀,실외 온천풀을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과 식사를 묶어 대인 1만 6000원,소인 1만 2000원이다.(041)539-2000. 테마파크가 제휴한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최고 50%까지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미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확인한 후 꼭 챙겨가는 것도 알차게 휴가를 즐기는 비결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 미리 미리 떠나자! 여름휴가

    미리 미리 떠나자! 여름휴가

    목욕탕 같은 해수욕장,숙박비만 특급호텔인 민박집,살인적인 교통체증…. 생각만해도 짜증나는 휴가철 풍속도다.뻔한 상식이지만 휴가는 여유롭고 즐거워야 한다.요즘처럼 경기가 안좋을 때는 휴가비용도 저렴해야 하다. 방법은 한가지,미리 떠나는 수밖에 없다.국내든 해외든 성수기에 비해 최대 절반까지 비용을 절약할 수도 있다.융숭한 대접,호젓한 여유로움은 덤이다.지금 떠나자.아니면 최소한 7월 중순 이전에라도 집을 나서보자.‘저비용 고품질’의 휴가가 기다리고 있다.국내외 성수기 전 알뜰여행 상품,콘도 및 호텔 패키지,테마파크 알뜰 이용 요령 등을 알아본다. ●발리 6일상품 86만 9000원 장거리 패키지 국내 휴가 여행지로는 최근에 제주도가 인기다.항공편과 뱃길을 이용해야만 하는 지리적 특수성 때문에 섬내 어딜 가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휴가를 즐길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다. 제주는 특히 항공료와 숙박비,렌터카 등이 연계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수기와 성수기 비용의 차이가 내륙에 비해 훨씬 크다.대장정여행사(www.daejangjung.co.kr)는 7월13일까지 서울∼제주 왕복 항공권과 고급 펜션 2박,렌터카 54시간 이용을 묶은 상품을 평상시 왕복 항공료 요금에도 못미치는 15만 4000원(4인 기준 1인요금)에 판매한다. 묵을 펜션은 남제주 중문에 위치한 ‘재즈마을’과 ‘중문빌리지’.지난 4월 문을 연 재즈빌리지는 삼나무숲 사이 3600여평 초원에 그림같이 자리잡은 고급 펜션.주인장 손태원씨가 문화예술적 취향을 최대한 반영해 분위기를 살렸다.렌터카는 매그너스 오토 LPG다.소인 추가시 1인당 할인 왕복 항공요금(10만 6000원,금요일 11만 2000원)만 더 내면 된다.숙박+렌터카,항공권+숙박 등 손님이 원하는 패키지도 주문받는다.1577-4241. 해외 휴가지로는 가까우면서 비용도 비교적 저렴한 일본이나 동남아쪽 상품도 좋다.투어익스프레스(www.tourexpress.com)의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돋보인다.일본 최대의 화산·온천 지역인 벳부에서 온천욕을 즐기고,아소화산,구마모토성을 둘러보는 3박4일 상품.22,29일에만 한정 판매하며,비용은 성수기에 비해 30만원이나 저렴한 49만 8000원. 세계적 휴양지로 유명한 필리핀 세부섬 여행도 6월말까지 44만 9000원에 한정 판매한다.‘열대의 낙원’으로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 6일 상품은 7월22일 이전 출발은 86만 9000원,이후 출발은 126만 9000원이다. 뱃길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코리아트레블즈(02-725-7166)가 국민관광상품권 발행 3주년을 기념해 내놓은 일본 가족여행 상품이 추천할 만하다.이 상품은 특히 7월14일을 시작으로 매주 1회씩 총 4회 운영돼 성수기에도 이용할 수 있다. 벳푸 온천지역의 특급호텔인 스기노이에서 2박,전 일정 식사,서울∼부산 KTX 왕복,부산∼시모노세키 훼리 왕복 등이 포함되어 있다.온천욕과 함께 해지옥,대제부 천만궁,자연·역사박물관,구마모토성 관람 등으로 일정이 짜여져 있다.요금은 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대인 49만 9000원,어린이(11세 이하) 44만 9000원.현금이나 카드로 결제하면 3만원 정도 비싸다.조기예약자중 추첨을 통해 훼리 1등실을 제공한다. 넥스투어(www.nextour.co.kr)가 내놓은 ‘5일간의 알뜰 하와이여행’도 일반 하와이 여행상품보다 50만원 정도 저렴한 비수기 상품.오하나웨스트 리조트에 묵으며 진주만,바람산,와아마나로비치,파인애플 농장,선셋비치 마우이,힐로섬 등을 둘러본다.7월25일까지 운영하며,요금은 89만 9000원.(02)2222-6613. ●제주·설악등 80% 내려 콘도 패키지 휴가에서 숙박만 제대로 잡아도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콘도미니엄이나 호텔은 비수기의 경우 숙박료가 성수기보다 절반 이하로 싼 경우가 많다.여행사가 내놓는 숙박 패키지도 이용할 만하다. 먼저 투어익스프레스가 내놓은 상품이 눈여겨볼 만하다.제주,부산,설악 지역의 23개 호텔 및 콘도 요금을 최고 80% 할인 판매한다.설악금호리조트(27평·정상가 24만 7000원)는 80% 저렴한 5만원에,설악한화리조트(23평·25만원)는 6만 2000원에 각각 이용할 수 있다.제주 서귀포칼호텔(정상가 22만 5000원)은 55% 할인한 10만원에 ,서울 잠실롯데호텔(41만 1400원)은 19만 8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이용 시한은 내륙의 경우 30일까지,제주는 7월13일까지다.(02)2222-6666. 무주리조트(www.mujuresort.com)는 7월14일까지 가족호텔 객실료를 최고 75% 할인해준다.실버(정상요금 24만원)는 주중 7만원,주말 9만원에,골드(정상요금 35만원)는 주중 9만원,주말 12만원에 각각 판매한다.(063)320-7000. 설악 한화리조트는 객실 1박 및 설악워터피아 입장,저녁식사 등을 묶은 패키지(2인)를 주중 9만원,주말 12만 6000원에 각각 판매중이다.30일까지.(033)636-7711. 평창 휘닉스파크(www.phoenixpark.co.kr)도 파격적인 패키지를 7월15일까지 운영한다.콘도 20평 또는 호텔 스탠더드급 1박과 아침식사,수영장·사우나·관광곤돌라(택1)이용을 묶어 9만 8000원(4인요금)이다.2인이 이용을 원할 경우 8만 8000원.골프 라운딩 9홀(퍼블릭코스)이 포함된 4인가격은 36만 8000원.(033)333-6000.. ●서울 힐튼 객실 80% 내려 호텔 패키지 제주신라호텔(1588-1142)은 다음달 15일까지 조식(2인)과 피트니스클럽·실내외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초여름 패키지를 내놓았다.주중(월∼목) 21만원,주말(금∼일) 29만원(세금·봉사료 포함)에 객실을 판다.어린이용 침대 1개가 무료 추가된다.렌터카 50%,각종 관광지 15∼25%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제주롯데호텔(080-790-1000)은 다음달 1∼15일 주중 17만원,주말 24만원짜리 여름 패키지를 시판한다.조식(2인)과 식음업장 10%할인,골프 연습장 50%할인,체크아웃 오후 3시까지 연장 등이 포함된다. 밀레니엄 서울힐튼(02-317-3000)은 오는 24일까지 최고급 저녁 식사와 숙박할 수 있는 구어메 패키지를 선보인다.프랑스 식당 시즌스(26만 9000원),이탈리아 식당 일폰테(23만 9000원),캘리포니아식 양식당 실란토로(19만 9000원)이다.2명의 식사 가격을 감안하면 객실이 80% 할인된 가격이다. 메이필드호텔(02-6090-9000)은 8월 말까지 객실·조식뷔페·8홀 골프장(파 3)·수영장·스쿼시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여름 패키지를 19만 5000원에 내놓았다. 춘천 세종호텔(033-252-1191)은 1박과 레드와인 1병이 제공되는 여름 패키지로 주중(8만 7970원),주말(9만 9470원)상품을 내놓았다.클레이 사격을 포함하면 2만원 정도 더 오른다. 아미가호텔(02-3440-8000)은 8월 말까지 2박3일에 20만원짜리 패키지를 내놓았다.수페리어 룸과 수영장·피트니스클럽을 이용할 수 있으며,사우나는 50% 할인,체크아웃 시간은 오후 3시로 연장해 준다. ●제휴카드로 50%까지 추가할인 워터파크 패키지 숙박 부담 없이 대도시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바캉스가 워터파크 이용이다.문제는 이용료가 워낙 비싸다는 것.그나마 성수기를 피해야 비용도 아끼고 쾌적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베이의 경우 이달 말까지 이용료는 대인 3만 5000원,소인 2만 6000원.이후 7월15일까지는 대인 및 소인 각각 4만 5000원,3만 5000원이다.하지만 7월16일부터 8월22일까지는 ‘골드시즌’이라고 해 대인 6만원,소인 4만 5000원으로 대폭 오른다. 낮엔 캐리비안베이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밤엔 장미축제가 열리는 에버랜드에서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도 많다.이 경우 두 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콤비권’을 구입하는게 좋다.6월 말까지 대인 5만 5000원,소인 4만 1000원,7월15일까지는 대인 6만 4000원,소인 4만 8000원.(031)320-5000. 설악권에 가면 하루는 동해안 해수욕장에서 피서를 즐기고 하루는 설악 한화리조트내 워터피아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이곳도 성수기 전엔 요금이 2만 5500원이지만 성수기엔 3만 5000원 이상으로 오른다.(033)635-7711. 온천을 겸한 워터파크인 아산 스파비스(www.spavis.co.kr)에 놀러가려면 7월16일 이전까지 운영하는 패키지를 이용하면 된다.대욕장과 바데풀,실외 온천풀을 이용할 수 있는 입장권과 식사를 묶어 대인 1만 6000원,소인 1만 2000원이다.(041)539-2000. 테마파크가 제휴한 신용카드를 이용하면 최고 50%까지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미리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확인한 후 꼭 챙겨가는 것도 알차게 휴가를 즐기는 비결이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그곳에 가고싶다] 이천 도드람산

    도드람산(349m)이 ‘이천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것은 기암괴석이 많아서일 것이다.이천시 중심가에서 8km 떨어진 마장면에 있는 산으로,중부고속도로 하행선 이천휴게소에서 보면 고속도로를 따라 서쪽에 솟아 있는 돌산이다.산은 높지 않으나 평지에 솟아 있어 조망이 좋고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어 매력적인 산이다. 연일 삼십도가 넘는 찜통 더위가 계속되는 초여름 오후,밤나무 꽃향이 짙은 영보사 오름 길로 들어섰다.SK연수원 담장에 흐드러진 장미는 밤나무 숲 그늘에서 쉬고 있다. 산 속의 민가 같은 영보사를 돌아 가파른 길을 잠시 오르니 곧 전망이 트인다.전망좋은 바위는 몇 걸음마다 있어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된다. 뾰족뾰족한 돌들을 쌓아 놓은 듯한 제1봉에 섰다.조망이 기막히다.굉음을 내며 달려가는 자동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는 일개미들 같다.고속도로 건너 설봉산이 지척이다.차들은 이천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이어진 암릉은 우회로가 나 있으나 그대로 암릉을 타기로 했다.제2봉에 그림 같은 소나무가 있다.봉우리 위의 넓은 바위는 십여명이 앉아 쉴 수 있을 정도의 평상 모양이다.칼날 같은 제3봉을 지나니 정상이다. 소나무 숲에 나무 의자 세 개를 만들어 놓았다.검은 돌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도드람산 猪鳴山 349m, 1994.4.10,이천 늘푸른산악회’. 도드람산이란 이름은 두 가지 유래가 구전된다.하나는 마고(麻姑,산신의 하나)할멈이 이 산을 한양 삼각산으로 옮기려고 갖고 갔다가 거기는 이미 다 차 있으므로 도로 가지고 온 산이라 해서 도드람산(되돌아 온 산)이라고 불렸다는 설. 또 하나의 전설이 전한다.옛날 이 마을에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던 효자가 있었다.이 산에서만 나는 석이버섯이 좋다는 스님의 말을 듣고 석이버섯을 따다 드렸다.과연 눈에 띄게 차도가 있었다. 어느 날 외줄을 타고 바위의 버섯을 따는데 돼지 울음소리가 나서 올라가 보니 돼지는 없고 외줄이 바위에 닳아서 끊어질 지경이었다. 효심이 지극한 효자를 가상히 여긴 산신령이 돼지를 보내 효자를 구했다 해서 ‘돋(돼지)울음산’이라 불렸다 한다.돋울음산이 세월이 흘러 도드름산으로 변한 것이다.한자로는 저명산(猪鳴山)이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에 효자문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 돼지굴로 내려가는 철계단이 있다.험한 길이다.계단이 없었다면 함부로 내려가기 어려웠겠다.지리산 천황봉의 천황문을 닮은 바위문이다. 철계단이 끝나고 밧줄을 매 놓았다.여성 등산객이 밧줄을 잡고 내려오고 있다.“아,맨발로 등산을 하십니까? ” 맨발로 등산하는 이들이 있다는데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예,발에 땀나는 것이 싫어서요.” 핫 팬츠 차림의 여성 등산객은 더 말붙일 시간도 없이 휑하니 가버린다.뒷모습 왼쪽으로 석이버섯이 날 것 같은 바위벽이 병풍을 치고 있다.간간이 바위굴이 있어 돼지도 있을 법하고.바위벽이 끝나는 안부의 쉼터에는 의자마다 한 사람씩 누워서 바람을 맞고 있다. 하산길은 전망대로 올라가서 되돌아가기로 했다.철계단을 수직으로 돌아 올라간 그곳은 과연 전망대답다.북쪽으로 양자산·용문산·천마산 등이 하늘을 받치고 있고,서쪽으로 수많은 구릉들이 널브러져 있다.동쪽으로 중부고속도로가 가로지른 저곳과 남쪽으로 영동고속도로로 나뉘어 있는 저 넓은 벌판이 경기미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이천쌀’의 본고장이다. 흰바위의 백미를 보는 듯한 암릉을 올라간다.강철로 만든 손잡이와 발디딤이 있어 안전을 돕고 있으나 아무래도 자연미는 느끼기 어렵다.다시 정상에 섰다.모두들 내려 가버린 정상의 쉼터 의자에 안내산악회의 광고지만이 흔들거리고 있다.멀거니 내려다보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돼지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서둘러 자동차가 기다리는 도로공사장을 향했다.굴참나무가 빼곡한 산비탈이 ‘휘익휘익’ 스치며 지나가고 있었다. 산악문학인 안재홍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을 나와 서이천 삼거리에서 우회전한다.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면 SK연수원이 나온다.연수원 담을 따라 오르는 길이 도드람산 들머리다.이천에서 42번 국도로 마장면 표교리까지 간 후,설서교차로에서 표교초등학교 방향으로 1km 가면 된다.용인행 버스가 수시로 있다. ●볼거리·먹을거리 이천은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이천시립박물관과 도자기전시관이 볼 만하다.태평흥국명미애보살좌상이 서이천 삼거리를 지나서 왼쪽에 있다.도드람산 들머리에 있는 도드람산식당의 이천쌀밥정식 1만원,산채비빔밥 6000원(031-636-9774).˝
  • [그곳에 가고싶다] 이천 도드람산

    [그곳에 가고싶다] 이천 도드람산

    도드람산(349m)이 ‘이천의 소금강’으로 불리는 것은 기암괴석이 많아서일 것이다.이천시 중심가에서 8km 떨어진 마장면에 있는 산으로,중부고속도로 하행선 이천휴게소에서 보면 고속도로를 따라 서쪽에 솟아 있는 돌산이다.산은 높지 않으나 평지에 솟아 있어 조망이 좋고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어 매력적인 산이다. 연일 삼십도가 넘는 찜통 더위가 계속되는 초여름 오후,밤나무 꽃향이 짙은 영보사 오름 길로 들어섰다.SK연수원 담장에 흐드러진 장미는 밤나무 숲 그늘에서 쉬고 있다. 산 속의 민가 같은 영보사를 돌아 가파른 길을 잠시 오르니 곧 전망이 트인다.전망좋은 바위는 몇 걸음마다 있어 자주 뒤를 돌아보게 된다. 뾰족뾰족한 돌들을 쌓아 놓은 듯한 제1봉에 섰다.조망이 기막히다.굉음을 내며 달려가는 자동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가는 일개미들 같다.고속도로 건너 설봉산이 지척이다.차들은 이천휴게소에서 잠시 숨을 돌리고 있다. 이어진 암릉은 우회로가 나 있으나 그대로 암릉을 타기로 했다.제2봉에 그림 같은 소나무가 있다.봉우리 위의 넓은 바위는 십여명이 앉아 쉴 수 있을 정도의 평상 모양이다.칼날 같은 제3봉을 지나니 정상이다. 소나무 숲에 나무 의자 세 개를 만들어 놓았다.검은 돌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도드람산 猪鳴山 349m, 1994.4.10,이천 늘푸른산악회’. 도드람산이란 이름은 두 가지 유래가 구전된다.하나는 마고(麻姑,산신의 하나)할멈이 이 산을 한양 삼각산으로 옮기려고 갖고 갔다가 거기는 이미 다 차 있으므로 도로 가지고 온 산이라 해서 도드람산(되돌아 온 산)이라고 불렸다는 설. 또 하나의 전설이 전한다.옛날 이 마을에 병든 어머니를 극진히 모시던 효자가 있었다.이 산에서만 나는 석이버섯이 좋다는 스님의 말을 듣고 석이버섯을 따다 드렸다.과연 눈에 띄게 차도가 있었다. 어느 날 외줄을 타고 바위의 버섯을 따는데 돼지 울음소리가 나서 올라가 보니 돼지는 없고 외줄이 바위에 닳아서 끊어질 지경이었다. 효심이 지극한 효자를 가상히 여긴 산신령이 돼지를 보내 효자를 구했다 해서 ‘돋(돼지)울음산’이라 불렸다 한다.돋울음산이 세월이 흘러 도드름산으로 변한 것이다.한자로는 저명산(猪鳴山)이다. 정상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능선에 효자문이 세워져 있고 그 아래 돼지굴로 내려가는 철계단이 있다.험한 길이다.계단이 없었다면 함부로 내려가기 어려웠겠다.지리산 천황봉의 천황문을 닮은 바위문이다. 철계단이 끝나고 밧줄을 매 놓았다.여성 등산객이 밧줄을 잡고 내려오고 있다.“아,맨발로 등산을 하십니까? ” 맨발로 등산하는 이들이 있다는데 이곳에서 만날 줄이야.“예,발에 땀나는 것이 싫어서요.” 핫 팬츠 차림의 여성 등산객은 더 말붙일 시간도 없이 휑하니 가버린다.뒷모습 왼쪽으로 석이버섯이 날 것 같은 바위벽이 병풍을 치고 있다.간간이 바위굴이 있어 돼지도 있을 법하고.바위벽이 끝나는 안부의 쉼터에는 의자마다 한 사람씩 누워서 바람을 맞고 있다. 하산길은 전망대로 올라가서 되돌아가기로 했다.철계단을 수직으로 돌아 올라간 그곳은 과연 전망대답다.북쪽으로 양자산·용문산·천마산 등이 하늘을 받치고 있고,서쪽으로 수많은 구릉들이 널브러져 있다.동쪽으로 중부고속도로가 가로지른 저곳과 남쪽으로 영동고속도로로 나뉘어 있는 저 넓은 벌판이 경기미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이천쌀’의 본고장이다. 흰바위의 백미를 보는 듯한 암릉을 올라간다.강철로 만든 손잡이와 발디딤이 있어 안전을 돕고 있으나 아무래도 자연미는 느끼기 어렵다.다시 정상에 섰다.모두들 내려 가버린 정상의 쉼터 의자에 안내산악회의 광고지만이 흔들거리고 있다.멀거니 내려다보는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돼지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서둘러 자동차가 기다리는 도로공사장을 향했다.굴참나무가 빼곡한 산비탈이 ‘휘익휘익’ 스치며 지나가고 있었다. 산악문학인 안재홍 ●가는 길 중부고속도로 서이천 나들목을 나와 서이천 삼거리에서 우회전한다.고속도로 밑을 통과하면 SK연수원이 나온다.연수원 담을 따라 오르는 길이 도드람산 들머리다.이천에서 42번 국도로 마장면 표교리까지 간 후,설서교차로에서 표교초등학교 방향으로 1km 가면 된다.용인행 버스가 수시로 있다. ●볼거리·먹을거리 이천은 쌀과 도자기의 고장이다.이천시립박물관과 도자기전시관이 볼 만하다.태평흥국명미애보살좌상이 서이천 삼거리를 지나서 왼쪽에 있다.도드람산 들머리에 있는 도드람산식당의 이천쌀밥정식 1만원,산채비빔밥 6000원(031-636-9774).
  • 17일 전국에 비

    17일 전국에 걸쳐 한두차례 비가 내리면서 30도를 웃돌던 초여름 날씨가 한풀 꺾이겠다. 17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25도,대구 26도,원주 27도 등의 분포를 보여 전날보다 6∼7도 이상 내려가겠다.16일 낮 최고기온은 서울 31.0도를 비롯,원주 34.3도,홍천 33.5도,대전 32.8도,합천 31.0도 등이었다. 기상청은 “전국적으로 10∼40㎜의 강수량을 기록할 것”이라면서 “18일 비가 그쳤다가 휴일인 20일 다시 비가 내리겠다.”고 예보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에듀 짱]茶道-서해고 이순실 교사

    초여름날 따가운 햇살의 끝자락이 조심조심 교실에 흘러들었다. 차(茶) 향기에 취한 것일까.창문 너머 멀리 내다보이는 서해의 저녁 노을이 교실 구석까지 비추는가 싶더니 어느새 차와 하나가 됐다.찻물 우려내는 아이들의 조심스러운 손등에도,이마에도 작은 땀방울 송글송글, 찻물이 우러난 듯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6시30분.경기도 시흥 서해고 4층 다도실.2학년생 12명이 선생님에게 의젓하게 큰 절을 했다.교복 매무새를 정갈히 한 양반다리 남학생들의 다기(茶器)를 다루는 손놀림이 제법 어른스럽다.무릎을 꿇고 앉아 차를 따르는 여학생들의 한복 맵시도 정갈하다.물을 따르고,차를 우리고, 차를 권하고,마시는 모양새가 한 시간 전까지 ‘꺄르륵’ 수다를 떨던 아이들인가 싶다.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 익숙한 가벼운 손놀림도 이 곳에서는 한없이 차분해졌다. 이순실(42) 교사의 다도 수업 시간.인스턴트 식품에 익숙해진 학생들도 이 시간만은 항상 즐겁다.처음에는 지루하기도 했지만 입시공부의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다도의 매력에 점점 사로잡혔다.다기를 소리나지 않게 다루는 조심성,차를 우리며 기다릴 줄 아는 여유,손님을 생각하며 차를 달이는 상대방에 대한 배려, 여기에 차를 즐기는 기쁨까지 얻었다. 김영훈(17)군은 “무엇보다 자세를 올바르게 하는 방법을 배워 좋다.”고 했다.이정관(17)군은 “우리 옛 선비의 자세를 배우고 싶어 지원했다.”고 말했다.이 교사는 “다도 수업은 인성교육은 물론 입시에 지치고 공부에 스트레스 받은 학생들에게 안성맞춤”이라며 ‘다도 예찬론’을 폈다. 이 교사가 다도를 수업에 도입한 것은 10년 전 동료 교사의 권유로 서울 인사동 ‘가례원’을 찾은 것이 계기가 됐다.차를 배우고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에 참여하면서 차와 인연을 맺은 뒤 다도를 교육에 접목시킬 방법을 찾았다.7년 동안 다도수업을 진행해 온 그는 지난 2000년에는 경기 지역 교사들로 ‘차인회’(茶人會)를 구성, 다도교육의 장점을 알리고 학교수업에 보급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수업이 알려지면서 ‘다도교실’은 학교측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지난해 이 학교로 전근왔을 때에는 이명우 교장이 다구 17세트 구입비용 300만원을 지원했다.창고도 다도실로 꾸미도록 배려했다.지난해부터는 경기교육청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지정돼 해마다 300만원을 지원받고 있다. 이 교사는 “다도 수업에 유별난 준비는 필요 없다.”고 강조한다.1년 수업에 필요한 차는 약 6통.주로 한 통에 1만 5000원짜리 녹찻잎을 쓴다.다기는 종류가 워낙 다양한 데다 용도에 따라 별도로 맞출 수도 있지만 인사동에 가면 무난한 물건을 살 수 있다고 한다.그는 “반영구적으로 쓰는 다기 외에는 비용이 별로 들지 않아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그는 매년 전교생을 대상으로 수강생을 모집한다.올해는 1∼3학년 60여명이 지원했다.한 반을 10∼12명으로 구성,일주일에 2∼3시간씩 2개월 동안 수업한다.수업은 정규수업과 보충수업을 마친 오후 7∼9시 자율학습 시간에 이뤄진다.물을 끓여 차를 우리고,차를 즐긴 뒤 설거지까지,한 차례 수업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031)433-4547. 시흥 이효연기자 belle@seoul.co.kr
  • 무더위 15일까지 기승

    30도를 오르내리는 초여름 무더위가 15일까지 이어진 뒤 한풀 꺾이겠다. 기상청은 14∼15일 전국이 맑고 수은주도 30도 안팎을 유지하다 16일부터 날씨가 흐려지겠다고 13일 예보했다.17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내려 평년 기온보다 1∼2도 떨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평년과 전반적으로 기온이 비슷한 날씨여서 아주 덥다고 말할 수는 없다.”면서 “17일과 휴일인 20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리면서 더위는 수그러들겠다.”고 밝혔다. 휴일인 13일 서울의 낮 기온이 28.7도로 한강둔치와 공원에는 가족단위의 시민들이 몰려 붐볐다. 에버랜드 야외수영장 캐리비안베이에는 2만명 가까운 인파가 찾았으며,상암동 월드컵경기장 공원에도 인라인스케이팅을 즐기는 시민들이 눈에 띄었다. 이효용기자 utility@seoul.co.kr˝
  • [Euro 2004] 우승후보 홈팀 포르투갈 울리며 개막전 이변

    햇볕이 따사로웠다.기온은 24도,습도가 78%에 바람이 시원하게 부는 항구 도시의 평범한 초여름이었다.그러나 포르투갈 포르투 드라가웅 스타디움에서는 ‘축구기상 이변’이 일어나고 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5위 그리스가 13일 새벽 열린 제12회 유럽축구선수권(유로2004) A조 개막전에서 기오르기오스 카라고우니스(27)와 안겔로스 바시나스(28)의 연속골로 홈 팀 포르투갈(22위)을 2-1로 꺾고 상큼하게 승리를 베어 물었다. 이로써 그리스는 두번째 본선 진출 만에 월드컵 등 메이저 대회 본선 사상 첫 승을 신고하며 8강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포르투갈은 2002한·일월드컵 미국전에 이어 첫 경기 패배를 당하면서 결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주최국이 개막전에서 패한 것은 조별리그를 도입한 지난 84년 이후 처음이다. FIFA랭킹도 포르투갈과의 역대 전적 2승4무4패의 열세도 숫자놀음에 지나지 않았다.수비 위주로 나올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그리스는 경기 초반 포르투갈을 미드필드부터 강하게 압박하며 경기를 주도했다.포르투갈의 핵 루이스 피구(32)가 공을 잡으면 2∼3명이 에워쌌고,상대 패스의 길목을 번번이 차단했다. 첫 골은 그리스의 압박에 당황한 포르투갈의 실책에서 빚어졌다.전반 7분 수비수 파울로 페레이라(25)가 전방으로 건네려던 공을 카라고우니스가 차단했고,이를 치고 들어가다가 오른 발로 낮게 깔리는 20여m 중거리 슛을 성공시켰다. 포르투갈은 후반 들어 FC 포르투를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끈 ‘슈퍼’ 데코(27)와 ‘신성’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19)를 투입하며 동점을 노렸으나 오히려 추가골을 허용하고 말았다.후반 6분 기오르카스 세이타리디스(23)가 상대 페널티지역에서 호나우두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고 이를 바시나스가 침착하게 차 넣은 것.4만 5000여명의 홈 팬들은 깊은 침묵 속에 빠져버렸다. 누노 고메스(28)까지 동원,후반에만 12개의 슈팅을 난사하던 포르투갈은 종료 직전 피구의 오른발 코너킥을 호나우두가 헤딩골로 연결시켜 간신히 영패를 모면했다.같은 조의 ‘무적함대’ 스페인(3위)은 파루룰레 알가르베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31위)와의 경기에서 후안 카를로스 발레론(29)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후반 14분 페르난도 모리엔테스(28)와 교체투입된 발레론은 그라운드를 밟은 지 36초 만에 카를레스 푸욜(26)의 패스를 골로 연결시켜 천재 미드필더의 위용을 뽐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쇼핑 in]할인점-보신식품 ‘할인잔치’

    기력이 쇠해지기 쉬운 여름,할인점이 보신 식품 판매에 나섰다.몸에 좋다는 삼계탕,장어,불고기 등을 50%까지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LG마트는 20일까지 ‘여름 건강 보양식 모음전’을 열고 곰탕용 한우 사골과 삼계탕용 통닭,장어 등을 판매한다.민속한우 사골이 100g당 1980원,삼계탕용 통닭은 마리당 2380원이다. 300∼400g 정도의 장어는 3마리를 기준으로 7000원에 판다.LG마트 수산팀과장 김덕수(39)씨는 “생물장어는 여름철이 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가장 맛이 좋은 중간 크기를 판매한다.”고 말했다. 신세계이마트는 양념 민물장어 3마리를 1만 2800원에 팔고 있으며,13일까지 ‘불고기 대축제’를 열어 한우 불고기를 45% 인하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한우 불고기는 100g당 1980원,시드니 불고기는 1180원이다.한근 이상 구입하면 양념소스도 증정한다. 그랜드마트는 17일까지 ‘여름철 몸보신 상품전’을 연다.인삼,대추,황귀 등이 들어 있는 삼계탕 패키지 상품은 4500원이며,생닭(800g)은 3500원에서 2390원으로 할인해 판매한다.또 강서점 건강선식코너에서는 30가지 야채로 만든 건강선식 3㎏을 4만 7000원에 판매한다. 농협 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는 13일까지 인삼홍삼즙,사골 등을 판매하는 ‘건강여름나기 식품 모음전’을 진행한다.고려인삼홍삼즙(80㎖×30) 2만 2500원,청매실원(600㎖) 1만 6650원,미숫가루(600g) 4200원이다.꼬리(100g)와 잡뼈(100g)도 각각 2190원,870원에 팔고 있다. 롯데마트는 ‘초여름 신선식품 초특가전’을 13일까지 열고 그린키위,불고기,양파 등을 최고 50%까지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다. 그린키위(5입 1팩)는 1880원,호주시드니 불고기 100g은 1050원,양파는 8개씩 망에 넣어 50% 할인된 가격인 980원에 판매한다. 서재희기자 s123@seoul.co.kr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7) 한국의 찻그릇 문화-김성철 약토유약찻사발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7) 한국의 찻그릇 문화-김성철 약토유약찻사발

    김성철(金聖哲·38)씨가 고혹적인 약토유약 찻사발을 빚고 있는 산내요(山內窯)는 경북 경주시 산내면 감산리 1655의2번지 심심산골이었다.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경주를 지나 건천나들목으로 빠져나간 뒤 시골길을 한참 더 가야 했다.감산리 가는 길 오른쪽 시냇가에는 군데군데 땅버들숲과 갈대숲이 있어서 아직도 도시화의 삭풍에 삭아내리지 않고 있는 오래된 미래가 느껴졌다. 경지 정리가 안된 굽은 논두렁을 이마에 두른 논배미들이 층층 탑을 쌓듯 야산 중턱까지 걱정 없이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기도 했다. 길섶에 띄엄띄엄 서 있는 작고 허름한 시골집 흙담장에 박힌 사금파리며 주먹돌들의 걱정 없는 표정이 이 마을을 찾는 나그네를 반겼다.밭둑 뽕나무에 달린 오디열매를 따먹던 할머니가 나그네에게 오디 한 움큼을 선뜻 건넨다.좀 과장하면 긴 장대를 걸치고 빨대를 널어 말릴 만큼 좁은 산골짝 잡목 숲에선 꾀꼬리가 운다.초여름날 초록을 주워 입김으로 불어 날리듯이 간드러지게 운다.무논에서는 개구리들이 쏴 울다가 자동차 소음에 잠시 그쳤다가 다시 울어제치는 푸른 산골이었다. 산내가마는 불꺼진 지 며칠 지난 뒤여서 주변의 한적하고 푸른 분위기를 껴안은 채 깊은 잠에 빠져 있고,소년의 눈빛을 지닌 김성철씨와 일본문화를 배우기 위해 2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지 며칠밖에 안된 그의 아내 윤영미씨는 신혼부부처럼 살포시 미소를 머금은 채 살고 있었다.먼저 윤영미씨에게 물어보았다. 문:농과대학을 나온 김성철씨가 그릇을 빚게 된 데는 그럴 만한 내력 같은 것이 있으리라 짐작됩니다.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부터 김성철씨가 도자기에 관심을 보이던가요? 윤영미:성철씨를 만났을 때 그이는 이미 사기장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철씨는 어릴 적에 무슨 물건이든지간에 손이 닿기만 하면 깨지고 박살이 났는데,어른이 된 뒤에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 된 것을 참으로 믿기 어렵다 하시더군요.한번 깨뜨렸으니까 또 한번은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유용하게 쓰도록 일하라는 무슨 내밀한 인연이라도 있는가 봅니다. 문:사기장 김성철은 어떤 사람인가요? 윤영미:저이가 만든 그릇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고요,다만 참 순수한 사람이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그 순수함이 저이의 가장 큰 미덕이고 힘이지요.고집이기도 하고요.고집은 고집이되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서 터득하고 있는 점에 대한 고집이지 무턱대놓고 부리는 고집하고는 다르지요.누구한테든 편안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큰 재산이라고 봐요.그래서 항상 넉넉한 마음씨를 지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문:(김성철씨를 향하여) 농대를 나와 그릇을 만들게 된 동기 같은 것이 있었나요? 김:학교 다닐 때부터 도자기에 마음이 많이 끌렸습니다.졸업 후 여행을 하면서 주로 그릇 굽는 가마를 택하여 다녔지요.관심에서 생활로의 전환을 위한 저 나름의 깊은 모색이었던 셈이지요.결심을 했습니다.처음으로 산청에 계신 민영기 선생을 찾아갔지요.민선생께서는 사람을 쓰지 않는다 하여 양산 신정희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그곳에서 6년간 도자기 일을 배웠지요.1990년부터 시작하여 도자기 만드는 전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 6년이 걸린 셈입니다.물레대장을 하고 나서 1997년 이곳에다 가마를 짓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문:김 선생이 만든 이른바 ‘약토유약 찻사발’은 비록 숫자가 매우 적기는 하지만 찻사발 연구자들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약토유약이란 어떤 것을 두고 붙여진 말인가요? 김:‘약토(藥土)’란 원래 낙엽 같은 것이 썩어서 이루어진 흙을 뜻하는 말입니다.부엽토(腐葉土),부식토(腐植土)를 도자기하는 사람들이 예쁜 말로 바꿔 부르는 말이지요.부엽토는 비옥하고 보수성(保水性),통기성(通氣性)이 모두 뛰어나 식물의 생육에 아주 좋은 흙이지요.이런 흙은 식물의 성분들이 썩어서 생기는 갈색·암흑색을 띠게 되는데,바로 이 색깔들을 변화시켜서 그릇의 유약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약토유약이 만들어졌지요. 문:약토유약이 사용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김:문헌으로 확실한 고증이 된 것은 없지만 짚재의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매우 오래 전부터 사용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문: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주시지요. 김:약토는 낙엽이 쌓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로 산 계곡에 있지만,시냇가,저수지,논에서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산에서 빗물에 씻겨 흘러내려오는 과정을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되지요. 그래서 약토는 그 소재지에 따라서 조금씩 성분이 다르고,토양에 따라서도 성분이 많이 바뀝니다.낙엽이 부식하여 생기는 무기질이 색깔을 만들어내는데,검정색,노랑색,초록색 등 다양하게 색깔이 나타납니다. 특히 산에서 흘러내려와 쌓인 저수지 바닥이나 논흙의 경우 낙엽 외에 볏짚이 썩어서 부엽토화된 경우도 있습니다.볏짚을 거름으로 사용한 논흙의 경우 볏짚재에다 약토를 추가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거든요.논을 끼고 있는 저수지 바닥의 약토는 볏짚재와 약토의 절묘한 배합이 주는 색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문:약토유약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은 그릇 몸흙(태토)과 한 몸이 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즉,몸흙이 유약을 골고루 잘 흡수하여 몸의 태깔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유약 색깔이 자연스럽고 깊은 느낌을 줍니다.흔히 볼 수 있는 몸의 태깔과는 상관없이 유약 자체의 색으로 그릇을 결정짓는 경우와 다르지요.이런 경우를 두고 자연성,의도하지 않은 무의식의 색채,노림수로서는 절대로 표출되지 않는 흙의 비밀 등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문:김 선생이 약토유약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저는 부엽토에다 재를 섞어 만듭니다.이 유약은 무기질이 불길에 녹으면서 여러 가지 색깔을 만들지요.1250도 이상에서 노란색이 나올 수 있고,이보다 낮은 온도일 때는 군청색이 발견되기도 하더군요.아주 고온일 때는 검정빛깔을 띤 이른바 흑도가 되기도 합니다.앞에서 이 유약의 특성을 말할 때 빠뜨린 것이 있는데,이 유약은 그릇의 표면에 반질거림이 적다는 점입니다.편안함을 주는 이유지요.부엽토에 들어 있는 광물질 중에서 유리질화되는 장석,규석,규산질,도석 등의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그릇 표면이 반질거리지 않고도 깊은 맛과 함께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이 유약으로 훌륭한 찻사발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좋은 찻사발은 반질거리지 않아야 하고,몸흙과 유약이 하나가 되어 은은하면서도 깊은 맛을 지녀야 하지 않습니까? 문:이 유약을 사용할 경우 그릇의 완성도 즉,완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어떤가요. 김:성공률은 매우 낮습니다.유리질화되는 성분이 불길에 증발해버리거나 타버리기 때문인데,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석을 넣기도 합니다만 어렵습니다. 문: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을 더욱 연구하면서 세계 최고의 찻사발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색깔인 노란색 계열의 찻사발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 [정동주 역사문화 에세이 달빛의 역사 문화의 새벽] (47) 한국의 찻그릇 문화-김성철 약토유약찻사발

    김성철(金聖哲·38)씨가 고혹적인 약토유약 찻사발을 빚고 있는 산내요(山內窯)는 경북 경주시 산내면 감산리 1655의2번지 심심산골이었다. 부산에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할 때 경주를 지나 건천나들목으로 빠져나간 뒤 시골길을 한참 더 가야 했다.감산리 가는 길 오른쪽 시냇가에는 군데군데 땅버들숲과 갈대숲이 있어서 아직도 도시화의 삭풍에 삭아내리지 않고 있는 오래된 미래가 느껴졌다. 경지 정리가 안된 굽은 논두렁을 이마에 두른 논배미들이 층층 탑을 쌓듯 야산 중턱까지 걱정 없이 배를 드러내고 누워 있기도 했다. 길섶에 띄엄띄엄 서 있는 작고 허름한 시골집 흙담장에 박힌 사금파리며 주먹돌들의 걱정 없는 표정이 이 마을을 찾는 나그네를 반겼다.밭둑 뽕나무에 달린 오디열매를 따먹던 할머니가 나그네에게 오디 한 움큼을 선뜻 건넨다.좀 과장하면 긴 장대를 걸치고 빨대를 널어 말릴 만큼 좁은 산골짝 잡목 숲에선 꾀꼬리가 운다.초여름날 초록을 주워 입김으로 불어 날리듯이 간드러지게 운다.무논에서는 개구리들이 쏴 울다가 자동차 소음에 잠시 그쳤다가 다시 울어제치는 푸른 산골이었다. 산내가마는 불꺼진 지 며칠 지난 뒤여서 주변의 한적하고 푸른 분위기를 껴안은 채 깊은 잠에 빠져 있고,소년의 눈빛을 지닌 김성철씨와 일본문화를 배우기 위해 2년 동안 유학을 다녀온 지 며칠밖에 안된 그의 아내 윤영미씨는 신혼부부처럼 살포시 미소를 머금은 채 살고 있었다.먼저 윤영미씨에게 물어보았다. 문:농과대학을 나온 김성철씨가 그릇을 빚게 된 데는 그럴 만한 내력 같은 것이 있으리라 짐작됩니다.두 사람이 결혼하기 전부터 김성철씨가 도자기에 관심을 보이던가요? 윤영미:성철씨를 만났을 때 그이는 이미 사기장의 길을 가고 있었습니다.시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기를 성철씨는 어릴 적에 무슨 물건이든지간에 손이 닿기만 하면 깨지고 박살이 났는데,어른이 된 뒤에 그릇을 만드는 사람이 된 것을 참으로 믿기 어렵다 하시더군요.한번 깨뜨렸으니까 또 한번은 새로운 그릇을 만들어 세상 사람들이 유용하게 쓰도록 일하라는 무슨 내밀한 인연이라도 있는가 봅니다. 문:사기장 김성철은 어떤 사람인가요? 윤영미:저이가 만든 그릇에 대해서는 제가 뭐라고 말하기는 어렵고요,다만 참 순수한 사람이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그 순수함이 저이의 가장 큰 미덕이고 힘이지요.고집이기도 하고요.고집은 고집이되 자신이 애정을 가지고서 터득하고 있는 점에 대한 고집이지 무턱대놓고 부리는 고집하고는 다르지요.누구한테든 편안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도 큰 재산이라고 봐요.그래서 항상 넉넉한 마음씨를 지닐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문:(김성철씨를 향하여) 농대를 나와 그릇을 만들게 된 동기 같은 것이 있었나요? 김:학교 다닐 때부터 도자기에 마음이 많이 끌렸습니다.졸업 후 여행을 하면서 주로 그릇 굽는 가마를 택하여 다녔지요.관심에서 생활로의 전환을 위한 저 나름의 깊은 모색이었던 셈이지요.결심을 했습니다.처음으로 산청에 계신 민영기 선생을 찾아갔지요.민선생께서는 사람을 쓰지 않는다 하여 양산 신정희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그곳에서 6년간 도자기 일을 배웠지요.1990년부터 시작하여 도자기 만드는 전 과정을 모두 마치는 데 6년이 걸린 셈입니다.물레대장을 하고 나서 1997년 이곳에다 가마를 짓고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문:김 선생이 만든 이른바 ‘약토유약 찻사발’은 비록 숫자가 매우 적기는 하지만 찻사발 연구자들에게는 큰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약토유약이란 어떤 것을 두고 붙여진 말인가요? 김:‘약토(藥土)’란 원래 낙엽 같은 것이 썩어서 이루어진 흙을 뜻하는 말입니다.부엽토(腐葉土),부식토(腐植土)를 도자기하는 사람들이 예쁜 말로 바꿔 부르는 말이지요.부엽토는 비옥하고 보수성(保水性),통기성(通氣性)이 모두 뛰어나 식물의 생육에 아주 좋은 흙이지요.이런 흙은 식물의 성분들이 썩어서 생기는 갈색·암흑색을 띠게 되는데,바로 이 색깔들을 변화시켜서 그릇의 유약으로 사용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에서 약토유약이 만들어졌지요. 문:약토유약이 사용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요? 김:문헌으로 확실한 고증이 된 것은 없지만 짚재의 사용과 깊은 관련이 있는 점으로 미루어보면 매우 오래 전부터 사용된 것만은 분명합니다. 문:좀 더 상세하게 설명해주시지요. 김:약토는 낙엽이 쌓여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주로 산 계곡에 있지만,시냇가,저수지,논에서도 찾아낼 수 있습니다.산에서 빗물에 씻겨 흘러내려오는 과정을 상상해보면 쉽게 이해되지요. 그래서 약토는 그 소재지에 따라서 조금씩 성분이 다르고,토양에 따라서도 성분이 많이 바뀝니다.낙엽이 부식하여 생기는 무기질이 색깔을 만들어내는데,검정색,노랑색,초록색 등 다양하게 색깔이 나타납니다. 특히 산에서 흘러내려와 쌓인 저수지 바닥이나 논흙의 경우 낙엽 외에 볏짚이 썩어서 부엽토화된 경우도 있습니다.볏짚을 거름으로 사용한 논흙의 경우 볏짚재에다 약토를 추가한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거든요.논을 끼고 있는 저수지 바닥의 약토는 볏짚재와 약토의 절묘한 배합이 주는 색상을 가능하게 합니다. 문:약토유약의 특성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은 그릇 몸흙(태토)과 한 몸이 되는 장점을 지니고 있습니다.즉,몸흙이 유약을 골고루 잘 흡수하여 몸의 태깔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유약 색깔이 자연스럽고 깊은 느낌을 줍니다.흔히 볼 수 있는 몸의 태깔과는 상관없이 유약 자체의 색으로 그릇을 결정짓는 경우와 다르지요.이런 경우를 두고 자연성,의도하지 않은 무의식의 색채,노림수로서는 절대로 표출되지 않는 흙의 비밀 등으로 말하는 사람도 있더군요. 문:김 선생이 약토유약을 만드는 방법을 소개해주실 수 있을까요? 김:저는 부엽토에다 재를 섞어 만듭니다.이 유약은 무기질이 불길에 녹으면서 여러 가지 색깔을 만들지요.1250도 이상에서 노란색이 나올 수 있고,이보다 낮은 온도일 때는 군청색이 발견되기도 하더군요.아주 고온일 때는 검정빛깔을 띤 이른바 흑도가 되기도 합니다.앞에서 이 유약의 특성을 말할 때 빠뜨린 것이 있는데,이 유약은 그릇의 표면에 반질거림이 적다는 점입니다.편안함을 주는 이유지요.부엽토에 들어 있는 광물질 중에서 유리질화되는 장석,규석,규산질,도석 등의 함량이 매우 낮기 때문입니다.이 점이 매우 중요합니다.그릇 표면이 반질거리지 않고도 깊은 맛과 함께 편안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이 유약으로 훌륭한 찻사발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했습니다.좋은 찻사발은 반질거리지 않아야 하고,몸흙과 유약이 하나가 되어 은은하면서도 깊은 맛을 지녀야 하지 않습니까? 문:이 유약을 사용할 경우 그릇의 완성도 즉,완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어떤가요. 김:성공률은 매우 낮습니다.유리질화되는 성분이 불길에 증발해버리거나 타버리기 때문인데,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장석을 넣기도 합니다만 어렵습니다. 문: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시지요. 김:약토유약을 더욱 연구하면서 세계 최고의 찻사발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제가 좋아하는 색깔인 노란색 계열의 찻사발을 완성하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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