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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인사이드] 혈관도 찜통더위 스트레스… 한여름 뇌졸중 환자 38만명

    [메디컬 인사이드] 혈관도 찜통더위 스트레스… 한여름 뇌졸중 환자 38만명

    낮 기온이 섭씨 30도를 넘는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폭염이 이어지면 우리 몸에도 많은 변화가 생깁니다. 특히 혈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추운 날씨에는 혈관이 수축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지고, 덩달아 심혈관질환 위험이 높아집니다. 단순한 논리로 생각하면 여름에는 혈관이 이완돼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질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2012년 월별 뇌졸중 환자를 분석한 결과 여름인 7월 19만 795명, 8월 19만 2159명으로 12월(19만 3362명)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왜 여름철에도 혈관질환을 안심할 수 없을까요. ●수분 빠져나가면 혈액순환 장애 위험 한양대병원 심장내과 과장인 김경수 교수는 17일 인터뷰에서 “혈관 문제로 생기는 뇌졸중 증상 중에는 혈관이 터지는 뇌출혈과 혈관이 막히는 뇌경색이 있는데 뇌경색은 여름에 주로 많이 나타난다”며 “겨울에 혈압이 높아져 혈관이 터지는 반면 여름에는 혈관이 막히는 증상이 나타나기 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우리 몸은 열을 내리기 위해 몸에서 많은 양의 수분을 땀으로 배출합니다. 혈액 성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분이 빠져나가면 혈액이 끈적끈적해지고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김 교수는 “뿐만 아니라 혈관을 막는 혈전(피떡)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혈소판이 탈수나 뜨거운 열에 의해 활성이 촉진된다”며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이 폭염에 의해 악화된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생길 때 혈관질환이 생길 위험이 높아집니다. 초봄이나 초여름, 초겨울에 환자가 갑자기 늘어납니다. 여름철 중에서는 7월이 이런 위험이 급격히 높아지는 시기입니다.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가 혈관에 스트레스를 주고, 심지어 심장에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김 교수는 “여름에는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폭염에 따른 탈수, 열사병이 생길 위험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며 “물을 충분히 섭취하되 나트륨 같은 성분을 보충하기 위해 맹물보다는 이온음료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습니다. 소금이 많이 든 짠 음식은 건강에 좋지 않지만, 여름철에는 빠져나가는 나트륨을 보충해야 하기 때문에 너무 싱거운 음식만 섭취해서는 안 됩니다. 무조건 육류를 멀리하기보다는 근육을 유지하기 위해 적당히 생선, 닭고기 등에 포함된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주변 대화 가능할 정도로 고혈압 환자라는 이유로 폭염에도 심한 운동을 해 일부러 땀을 많이 흘리려 노력하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은 좋지 않은 행동입니다. 김 교수는 “땀을 많이 흘리면 저혈압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분도 있는데, 정말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날 정도가 아니라면 저혈압이 생기진 않는다”며 “고혈압 환자도 폭염에 너무 심한 운동을 하면 몸에 스트레스가 높아져 혈관에 악영향을 줄 위험이 높아진다”고 지적했습니다. 혈관 건강을 위해 더운 여름에 달리기, 걷기 등의 운동을 할 때 원칙이 있습니다. 호흡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을 정도의 저강도 운동은 효과가 없습니다. 반대로 너무 심한 운동을 해 호흡이 곤란할 정도라면 더 좋지 않습니다. 김 교수는 “20~30대 젊은 층이라면 어떤 운동을 해도 큰 문제가 없겠지만 50대 이상 중·노년층이라면 호흡의 정도로 알맞은 운동법을 설명할 수 있다”며 “본인이 스스로 인지할 정도로 약간 숨이 찰 정도이지만, 주변 사람과 대화는 가능한 정도로 운동해야 심장에 무리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뇌졸중은 심한 두통과 어지럼증, 시각장애, 발음이 부정확해지는 언어장애, 팔·다리 마비가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강석재 양지병원 신경과 과장은 “뇌경색은 증상이 발생한 지 3시간 이내에 정맥을 통해 혈전용해제를 주사해야 뇌혈관에 다시 피가 흐르게 할 수 있다”며 “뇌졸중 경험이 있거나 고혈압 등 위험이 있는 환자라면 뇌졸중 치료가 가능한 집 근처 지역응급의료센터를 미리 파악해 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뇌졸중은 단독으로 나타나는 경우보다 다른 심장질환을 동반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뇌졸중 환자의 75%는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등의 심장병을 동반한다고 합니다. 당뇨병 환자도 뇌졸중에 걸릴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집니다. 이런 질병들이 나타나면 뇌졸중 치료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응급실을 찾을 정도로 심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수면 부족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인 상태이거나 혀가 굳어지고 현기증, 손발이 굳어지는 증상, 눈앞이 침침해지는 증상을 경험했다면 병원에서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강 과장은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촬영(MRI), 혈관조영술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위험이 발견되면 사전에 치료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동맥경화증 최대 위험요인은 ‘흡연’ 심근경색은 갑작스럽게 가슴이 뻐근한 느낌,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심한 통증, 호흡곤란, 현기증 등의 뚜렷한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날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질병으로 오해할 위험도 높다고 합니다. 김 교수는 “생활에서 소화장애를 흔히 경험하다 보니 심근경색 증상을 체했다고 오해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며 “손가락을 따고 집에서 기다리다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해야 하는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를 많이 본다”고 설명했습니다. 막힌 혈관을 뚫는 ‘스텐트’ 시술을 받았다고 안심하는 분들이 많은데 의외로 재발 위험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스텐트 시술을 받은 급성심근경색증 환자 10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재발로 목숨을 잃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혈관이 막히지 않도록 항혈소판제를 꾸준히 먹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교수는 “스텐트 시술은 주로 금속관을 이용하는데, 혈관에 다른 조직이 침범하면 혈액이 굳는 증상이 나타난다”며 “시술 뒤에 재발하는 환자는 거의 대부분 항혈소판제 같은 약물을 임의로 끊는 바람에 생긴다”고 했습니다. 심근경색과 뇌졸중의 대표적인 원인인 ‘동맥경화증’의 위험요인을 구분해 보면 ‘흡연’의 위험성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김 교수는 “흡연은 동맥경화증 위험인자 중에서 핵폭탄급이고, 금연하지 않으면 아무리 다른 요인을 조절해도 소용이 없다”며 “그다음에 고지혈증, 고혈압의 순서라고 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당뇨병도 흡연만큼 중요한 위험요인이지만 한 번 발병하면 아무리 혈당을 잘 조절해도 혈관질환 위험성을 갑자기 낮출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위험성을 바로 낮출 수 있는 금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딸기의 제철은 여름? 겨울?…시력보호, 암예방 필요할 때!

    딸기의 제철은 여름? 겨울?…시력보호, 암예방 필요할 때!

    여름이 '딸기의 계절'이라고? 누군가는 고개를 끄덕일 수도 있고 누군가는 갸우뚱할 명제다. 둘 다 맞을 수 있다. 좀더 정확히 말하면, '지금은 틀리고 그때는 맞다'이다. 과거 자연의 섭리가 점지해준 딸기의 제철은 늦봄부터 초여름이었다. 농부의 땀과 기후가 어우러져 3월에서 6월까지 딸기가 시장에 쏟아졌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비닐하우스 재배가 대세화되며 이제 딸기는 겨울~초봄 사이에 맛볼 수 있는 과일이 됐다. 노지딸기가 거의 없어지며, 여름에는 오히려 쉬 맛볼 수 없는 엄청나게 비싼 몸값이 되고 말았다. 딸기는 달콤한 맛으로 사람들이 찾지만 사실은 맛이 아닌, 건강을 위해 찾아야할 과일이다. 같은 양으로 비교했을 때 오렌지보다 비타민C가 더 많은 것이야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식물생리활성화물질인 파이토뉴트리언트를 함유하고 있어 건강 증진 효과가 뛰어난다. 의학전문매체인 '히포크라틱 포스트'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딸기가 갖고 있는 항암효과 및 시력보호 효과를 소개했다. 딸기는 암을 잡는 항산화 안토시아닌과 엘라그산의 보고(寶庫)다.연구 결과에 따르면 엘라그산은 폐, 식도, 자궁,혀, 간 등 신체 여러 부위의 암 발병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이라면 흡연의 핵심적 문제점 중 하나인 발암물질의 기능을 감소할 수 있음도 알 수 있다. 또한 딸기가 갖고 있는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시력저하 예방이다. 특히 노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근시부터 백내장까지 시력의 저하에는 딸기가 해야할 몫이 크다. 수정체가 산화되는 걸 막고, 눈앞이 혼탁해지는 걸 예방한다. 최근 '안과학저널' 발표에 따르면 채소와 과일 섭취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백내장 등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며, 비타민보충제보다는 음식물을 통한 비타민C 섭취가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이밖에도 임신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 노화를 막고자 하는 이, 다이어트 목적으로 소화기계통 강화를 원하는 이들에게 딸기는 거의 약 수준이라고 봐야 한다. 사진=Fotolia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길섶에서] 낭만의 대가/함혜리 선임기자

    여름 성수기가 오기 전에 아직은 한적한 바다를 보고 싶어 주말에 주문진 근처의 바닷가를 찾았다. 아침나절 운동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산책에 나섰다. 해변을 보니 맨발로 걷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운동화를 모래밭에 벗어 놓고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를 보며 반 시간 남짓 해변을 따라 걸었다. 햇살은 초여름이었지만 맨발에 닿은 바닷물은 아직 찼다. 수평선 위 드넓은 하늘에는 흰 물감으로 휘저은 듯 구름이 멋지게 펼쳐져 있다. 낭만적인 풍경이다. 카메라에 하늘과 바다를 담고 모래밭에 앉아 파도소리를 들으며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운동화 벗어 놓은 곳으로 돌아갔다. 벗어 놓았던 자리에 있어야 할 운동화가 사라졌다. 해변에서 멀찌감치 벗어 놓았으니 파도에 떠밀려 갔을 리는 없고, 물고 갈 갈매기도 없었다. 그새 누군가 주워 갔나 보다. 주변에서 일하는 분들께 물었지만 모른다고 했다. 본의 아니게 맨발의 청춘이 되어 숙소까지 걸어갔다. 아직 철 이른 바닷가에서 맨발로 콘크리트 길을 걸으니 남들이 보면 정신이 좀 이상하다고 볼 수 있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낭만의 대가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포토 다큐] ‘얼쑤’ 신명이 있다, 전통을 잇다… 더위는 잊다

    [포토 다큐] ‘얼쑤’ 신명이 있다, 전통을 잇다… 더위는 잊다

    임진왜란 당시 한산대첩의 격전이 일어났던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경남 통영의 이순신공원. 초여름의 성급한 무더위 속에 한 무리의 아이들이 흥겨운 전통악기 장단에 맞춰 춤사위를 익히고 있다. 국립무형유산원과 한국문화재재단이 운영하는 ‘무형문화재 전수학교’에 지정된 충무초등학교 풍물반 학생들의 통영오광대(統營五廣大) 야외수업이다. 경남지역에만 전승되고 있는 민속가면극인 국가무형문화재 제6호인 통영오광대는 계급차별이 심했던 조선후기, 양반의 횡포에 대한 울분을 해학과 풍자로 극화시킨 것이다. “양손을 머리 뒤로 넘기고 이렇게~” 이강용 전수조교가 ‘고개잡이’의 시범을 보인다. 첫 마당인 ‘문둥이춤’의 몸짓을 익히는 아이들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송 맺혔다. 빠른 장단인 자진모리를 따라가는 발걸음이 바쁘고, 호흡이 가빠져도 자리를 뜨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다. 여기저기서 중심을 못 잡고 휘청거리거나 쓰러지는 모습에 웃음보가 터졌다. 유민주 어린이는 “탈춤에서 양반을 희롱하는 내용이 재밌다”며 턱까불 탈을 벗으며 웃는다. 지난해 무형문화재 전수학교 신청을 한 이태수 교장은 “오광대는 춤과 음악, 대사가 어우러지는 종합예술로 아이들의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와 예술적 기량 향상에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함경도 실향민들이 서울에서 보존회를 만들면서 그 명맥을 이어온 ‘북청사자(北靑獅子)놀음’(국가무형문화재 제15호)은 현재 지속적인 전수교육을 통해 복원을 꾀하고 있다. 지난 14일 북청사자놀음보존회의 이수자들이 수원시 산의초등학교를 찾았다. 2마당 9과장으로 구성된 사자놀음 중에서 제8과장 넋두리 춤과 제9과장 사자춤을 가르치는 시간이다. 토끼모양의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추는 넋두리 춤은 함경도 특유의 활발한 춤이다. “머리를 좌우로 흔들면서 손목과 어깨를 적당하게~” 시범을 보이는 전혜란 이수자의 몸동작이 유연하면서도 경쾌하다. 원을 만들어 한 사람씩 번갈아 들어가 춤을 추는 것으로 춤사위를 마무리한다. 이어지는 사자춤 시간. 세 명씩 조를 이룬 아이들에게 직접 사자탈을 쓰게 했다. “사자 뒤채는 앞채가 엎드렸을 때 왼손을 앞채의 허리에, 앞채가 일어섰을 때 왼손을 앞채의 어깨에~” 오수용 이수자의 구령에 맞춰 아이들은 몸과 다리를 놀린다. 어설프지만 두 마리의 사자가 뛰고 서고 포효하고 춤을 춘다. 현재 북청사자놀음은 북한 지역이 연고이기 때문에 후원할 지방자치 단체가 없다. 천산 북청사자놀음보존회 사무국장은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며 “많은 학교가 무형문화재전수학교 신청을 해서 널리 계승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무용가 인남순은 국가무형문화재 제39호 처용무(處容舞)의 전수조교다. 무형문화재전수학교로 지정된 국립국악고등학교에서 처용무를 교육하고 있다. 그는 “설화에서 출발하여 궁중 무용으로 변화를 거듭한 처용무는 악귀를 몰아내고 평온을 기원하는 벽사진경(?邪進慶)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호탕한 모습의 ‘처용탈’을 쓰고 오방색(五方色) 옷을 입은 학생들의 소매에 매달린 흰색 한삼 자락이 느린 음률을 타고 천천히 공중에 치솟았다 땅으로 떨어진다. 절제되고 수려한 몸놀림엔 힘이 넘친다. 무형문화재전수학교는 눈높이에 맞춘 체험교육을 통해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인식시키고, 전통문화를 전승. 보전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치헌 한국문화재재단 문화교육팀장은 “일회성으로 끝나는 체험적 교육이 아닌 최소 20회 이상의 내실 있는 강좌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문화가 단순히 계승해야 하는 차원을 넘어 삶의 가치로 되살아나고 있다. 무형문화재는 우리 조상들의 삶을 담아온 그릇이며,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자화상이다. 문화재전수학교를 통한 새싹들이 앞으로 문화강국을 이끌어 나갈 꿈나무로 자라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글 사진 통영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김남경의 예술마을 기행] 시가 뭐꼬? 시집 낸 할매… 학춤 봤나? 춤 추는 할배

     경북 칠곡은 참 낯설다. 칠곡과 관련하여 어떤 물건이나 사건 등도 떠오르지 않는다. 어떤 명소가 생각나지도 않는다. 칠곡의 위치도 대략 짐작할 뿐이다. 확인해 보니 칠곡은 대구, 구미, 김천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도시와 농촌의 복합적인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여행에 있어서 칠곡의 테마는 ‘호국의 고장’이다. 장년층 이상의 세대들에게는 칠곡이 6·25 전쟁 당시 가장 치열한 낙동강 전투가 일어났던 곳이라고 기억될 만 하지만 중년, 청년층에게는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겨루었던 어느 격전지보다도 먼 얘기 같다. 실제 칠곡은 낙동강을 사이에 두고 경상도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목이어서 조선시대는 물론 삼국시대에도 종종 치열한 전투가 일어났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러던 칠곡이 달라지고 있다. 시(詩)와 연극, 전통춤, 이야기 등이 마을마다 스며들어 말랑말랑한 감성이 살아있는 고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거기에 기름을 부은 것은 지난해 가을 첫 시집을 펴낸 칠곡의 할머니들이다. 남계마을을 중심으로 거주하는 칠곡의 할머니 89명이 참여해 펴낸 시집 ‘칠곡 할매들, 시를 쓰다 <시가 뭐고?>’가 7개월 만에 6쇄를 찍고 6500부를 판매하며 조용히 문학, 출판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사랑이라 카이 / 부끄럽따 / 내 사랑도 / 모르고 사라따 / 젊을 때는 쪼매 사랑해조대 / 그래도 뽀뽀는 안해봣다”(사랑, 박월선)  “논에 들에 / 할 일도 많은데 / 공부시간이라고 / 일도 놓고 / 헛둥지둥 왔는데 / 시를 쓰라 하네 / 시가 뭐고 / 나는 시금치씨 / 배추씨만 아는데”(시가 뭐고, 소화자)    맞춤법이나 운율 등을 따로 배운 것도 아닐 텐데 그들이 걸어온 삶이, 현재의 생활이 고스란히 시 속에 살아있다. 글을 막 배운 아이들 마냥 평균 나이 75세의 ‘할매’들 시가 순수하다. 이러한 감성들이 시 한줄 쓰기는커녕 읽기도 힘든 요즘 사람들 가슴에 무언가 울림을 남긴다.  지난 5월 말에는 칠곡군이 주최하고 이야기경영연구소에서 운영한 ‘시 낭독 열차’가 서울역에서 칠곡군을 향해 떠났다. 초여름의 싱그러움이 넘치던 주말 약 80여명의 도시인들이, 부부시인으로 유명한 장석주· 박연준 시인과 함께 칠곡의 할머니 시인들을 만나러 갔다. 칠곡 남계마을을 대표하는 신유 장군 유적지 마당에 모여 두 시인과 할머니들이 읽어 주는 시도 듣고 남계마을의 저수지 둘레와 솔길을 가볍게 걷기도 했다. 고즈넉한 농촌 마을이 이때만큼은 유명 관광지 부럽지 않은 인기 여행지가 되었다.  칠곡의 감성은 시 뿐만이 아니다. 연극과 춤 등 장르를 넘나든다. 시인 할매들이 ‘전국구’ 스타라면 지역 스타는 연극하는 배우 할매들이다. 60~70대 할머니들이 주축을 이룬 어로리의 ‘보람할매연극단’은 2013년 창단해 지역에서 각종 공연을 갖더니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열린 실버축제에서 최우수상을 타기도 했다. 한글을 배우면서 글맛에 이어 몸으로 표현하는 맛을 알게 된 덕분이다. 2015년에는 독자적으로 연극축제를 열기도 했다.  학상리의 할매, 할배들은 ‘학춤’을 춘다. 마을이름이 ‘학상리’인 것에서 착안해 우리나라의 대표 민속춤인 승무를 변형해 주민들 스스로 학이 되었다. 하얀 도포 입고 검은 갓을 쓰고 학이 되어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을 배경으로 추는 군무는 그 자체가 장관이다. 논 한가운데 있던 폐쇄된 보육센터를 주민들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외부인들이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카페로 개조하기도 했다. 2층 카페 테라스에 앉아 초여름 모내기를 끝낸 연초록의 들판과 가을 벼가 익어가는 황금 들판을 바라보며 마시는 차 한 잔은 도심의 번화가에서는 누릴 수 없는 여운을 남긴다.  칠곡이 ‘인문학 도시’를 선언한 것은 2011년부터다. 10여 년 전 주민 평생교육을 목표로 부문별 학습 프로그램을 실시해왔던 것에서 마을마다 특정 주제를 결합하여 본격적으로 인문학 마을 육성에 앞장 섰다.  칠곡군 교육문화회관 지선영 평생교육담당관은 “주축을 이루고 있는 60~70대의 주민들은 스스로가 한국 근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한 삶을 살아왔지만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매우 드물다”며 “특히 할머니들은 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한 분 한 분이 주인공임을 깨닫게 하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라는 생각으로 ‘인문학 마을’ 사업을 펼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19개 마을이 참여했고 올해 5개 마을이 추가로 ‘인문학 마을’ 사업에 참여한다. 마을의 전통 민속축제를 재현하기도 하며 옛날 빨래터에 모여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장르를 국한하지 않으니 매년 가을 ‘인문학 축제’가 열리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무엇보다 칠곡의 인문학 마을이 인상적인 것은 철저히 마을에 뿌리를 두고 주민 스스로가 꾸려가는 것이다. 외부 전문가는 돕기만 한다. 시인, 배우, 선생님, 합창단, 춤 등은 ‘남의 인생’이겠거니 했는데 생각조차 못했던 늘그막에 주인공이 된 것이다. 주민들의 눈빛과 얼굴표정이 바뀌니 도시에 나갔던 자식들까지 달라졌다. 고향엔 관심조차 없던 자식들도 변화된 부모님과 고향의 모습에 열렬히 응원하며 관심을 보탠다. 세대, 지역 간의 갈등까지 저절로 줄어들고 있다. 글 사진 여행작가 enkaykim@naver.com ■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함께 가볼 만한 곳:가산산성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겪은 후 외침에 대비하기 위해 가산에 삼중으로 축조한 성이다. 학상리 부근에 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1952년 설립된 대표적인 가톨릭 성당의 하나로 붉은 벽돌의 서양식 건물이 엄숙하면서도 아름답다. 영화,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해 조용히 돌아보는 이들이 많다. 왜관역에서 걸어서 갈 수도 있다. →맛집:어로리에선 공연이 열리는 날이면 마을 주민이자 배우들이 손수 밥상을 차린다. 왜관역 앞 우동김밥점(972-8253)은 직접 만든 김밥과 우동의 깔끔하면서도 깊은 손맛이 인상적이다. 칠곡에서 가장 유명한 맛집은 한미식당(974-0390)과 국제식당(973-5333)이다. 옛날 소스맛의 돈가스와 직접 만든 두툼한 패티의 햄버거, 돈가스 샌드위치 등을 판다.
  • [현장 행정] “탄천IC 폐쇄는 현실 외면한 억지 계획”

    [현장 행정] “탄천IC 폐쇄는 현실 외면한 억지 계획”

    21일 서울 송파구 탄천나들목을 찾은 박춘희 송파구청장이 따가운 초여름볕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올림픽대로 입구를 손으로 가리켰다. 출근시간대가 지났지만 강남 방향에서 넘어오는 차들이 거북이걸음 중이었다. 박 구청장은 “하루 184만대에 이르는 구 교통량 중 통과 교통량은 23%를 차지한다. 오후 6~7시 기준으로 1만대가 넘는다”며 “탄천나들목은 서울의 동남권과 강남·강북을 이어주는 교통 요충지다. 이곳을 폐쇄한다면 다른 교통대책은 그야말로 무용지물”이라고 지적했다. 박 구청장이 서울시의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에 따른 교통대책인 ‘탄천나들목 폐쇄’에 대해 구민들의 반대론을 대변하고 나섰다. 서울시 주도의 개발 정책에 대해 송파구의 목소리를 내겠다는 것이다. 앞서 서울시는 2025년까지 잠실과 강남구 코엑스를 묶어 글로벌 마이스(MICE·국제회의, 전시, 박람회 사업) 거점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일명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에 따른 교통대책으로 탄천나들목 폐쇄를 비롯해 신천나들목 기능 개선, 동부간선도로∼올림픽대로 직결램프 신설 등을 내놨다. 그러나 주민들은 서울시 대책이 교통량과 이동경로를 외면한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잠실야구장을 한강변에 가까운 탄천나들목 위치로 옮기고, 나들목을 폐쇄한다는 구상은 현실을 외면한 억지 계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천나들목 입구에 있는 잠실 엘스아파트 입주자 대표 김원구(59)씨는 “탄천나들목이 폐쇄되면 신천나들목을 이용해야 하는데, 1만여 가구 아파트 차량과 올림픽대로 쪽 차량이 뒤엉켜 나들목 역할을 아예 할 수가 없다”며 “초등학교, 아파트가 길에 붙어 있어 도로 확장도 불가능하다. 주민들도 소음과 공해로 심각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의회도 이날 서울시에 대해 ‘교통대책 수립 촉구 건의안’을 가결했다. 교통 전문가들도 난색을 표했다. 시는 교통영향평가 소위원회를 6차례나 열었지만, 외부 전문가들은 ‘탄천나들목 유지 방안 검토’를 요구하며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서울시 측은 “현재로선 탄천나들목 전면 폐쇄는 곤란하다고 판단된다”며 “늦어도 7월 초까지 야구장 공간 배치를 고려해 결론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시의 ‘국제교류복합지구’ 사업은 찬성하지만, 공청회 한 번 열지 않은 채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교통대책을 결정하려는 서울시 태도는 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위례신도시·문정도시 개발, 동남권유통단지, 제2롯데월드 건설 등 대규모 사업이 완료되면 최대 50만대까지 늘어나는 통행량이 탄천나들목으로 가게 돼 있다”며 “67만 구 주민과 함께 어떤 대응도 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법관들 해부대 앞에 선 날 ‘소록도의 恨’ 비로 내렸다

    법관들 해부대 앞에 선 날 ‘소록도의 恨’ 비로 내렸다

    한센인 “국가가 격리·낙태 강제” “마취 없이 기계 넣어 수술” 증언 정부측 “강제로 한 수술 아니었다” 병원측 “당시 애 키울 여건 안 돼” “한센인들은 ‘세 번 죽는다’고 합니다. 처음엔 한센병 발병, 두 번째는 죽은 뒤 해부, 세 번째는 장례 뒤 화장입니다.”(한센인 이남천씨) “기계를 넣어서 (낙태 수술을) 했어요. 마취를 안 했으니 그렇게 아팠죠. 피를 많이 쏟아 냈지만 별다른 약도 못 받고 그게 끝이었습니다.”(한센인 A씨) 초여름 장맛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20일. 전남 고흥군 도양읍 국립소록도병원에 서울고법 민사30부 강영수 부장판사 등 법원 관계자들과 변호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최근 제기된 한센인 소송과 관련한 현장점검을 위해서였다. 한센인들은 2011년부터 5건의 국가 소송을 냈지만 법원이 직접 사건의 배경인 소록도를 찾은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먼저 병원 뒤편에 자리한 검시실로 들어섰다. 검시실 한가운데에는 돌로 만들어진 인체 해부대가 놓였고, 한쪽 벽면으로는 연두색 목재 찬장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50여년을 산 이남천(66)씨는 “검시실에서는 1970년대 초까지만 해도 죽은 한센인에 대한 해부가 이뤄졌다”며 “20여년 전까지 찬장에는 해부된 아이의 얼굴이나 장기가 담긴 유리병이 가득했다”고 떠올렸다. 재판부는 이어 ‘탄식의 장소’라는 뜻의 ‘수탄장’(愁嘆場)으로 이동했다. 평소 격리 생활을 하던 한센인 부모와 병에 감염되지 않은 자식들이 한 달에 한 번 경계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멀찍이 떨어진 채 눈으로만 만나던 장소다. 검시실, 수탄장 등과 더불어 한센인들이 규정 위반 때 갇히던 감금실, 정관 절제·낙태 수술이 이뤄지던 옛 ‘치료본관’ 자리 등을 둘러보던 판사들의 얼굴은 한껏 찌푸린 날씨처럼 갈수록 어두워졌다. 서울고법 민사30부는 현장점검에 앞서 국립소록도병원 별관 2층 소회의실에서 정관 절제·낙태 수술을 받은 한센인 139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의 특별재판을 열었다. 한센인 측 박영립 변호사는 “국가는 해방 이후에도 한센인 강제 격리 수용, 단종·낙태, 학살 등을 저질렀다”며 “법적 구제를 통해 한센인들의 한을 치유하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측 박종명 변호사는 “한센인의 아픔엔 공감하지만 낙태·정관 수술은 강제가 아니었던 만큼 이에 대한 위로는 특별법에 따른 보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출석한 한 70대 한센인 원고는 1960년대에 당했던 낙태 경험을 진술하며 “당시에는 소록도에서 살기 위해 낙태 수술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거 소록도에서 일했던 김인권 여수애양병원 원장은 “소록도는 한센 환자의 아이를 키울 여건이 전혀 되지 않았다”며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은 문제가 있다”고 증언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부산 날씨, ‘맑음’…내일은 비 가능성 ↑

    부산 날씨, ‘맑음’…내일은 비 가능성 ↑

    토요일인 18일 부산이 맑은 날씨를 보였다. 덕분에 해운대 해수욕장 등을 찾은 피서객들은 바닷물 속에서 청량감을 느꼈다. 부산은 이날 구름이 조금 낀 가운데 맑았으며 최고 기온은 28도였다. 쾌청한 날씨 속에 지난 1일 개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오전부터 피서객과 나들이 인파가 몰렸다. 오전에만 2만여명이 찾아와 초여름 열기를 식혔고 오후 3시쯤에는 더 많은 피서객이 몰렸다. 하지만 부산 날씨는 점점 흐려지다가 19일 오전 60%의 확률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다음주 장마…그전에 떠나자, 해수욕장·계곡으로

    다음주 장마…그전에 떠나자, 해수욕장·계곡으로

    다음주 본격적인 장마를 앞두고 무더위가 찾아온 18일 전국 유명 해수욕장과 계곡, 유원지는 나들이객으로 북적거렸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30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 속에 고속도로 곳곳에서는 정체가 빚어졌다. 영동고속도로 강릉 방향은 26㎞ 구간에서 시속 30㎞ 가량으로 차량이 서행했고 서해안 해수욕장이 몰린 서해안고속도로도 16.5㎞ 구간에서 차량이 제 속도를 내지 못했다. 남해 방향 중부고속도로도 곳곳에서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 불볕더위엔 해수욕장·계곡이 ‘최고’ 1일 개장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는 오전부터 피서객과 나들이 인파가 몰렸다. 오전에만 2만여명이 찾아와 초여름 열기를 식혔고 오후 3시쯤에는 더 많은 피서객이 몰렸다. 해운대해수욕장 이벤트광장에서는 오후 5시부터 ‘2016 해운대 비치 사나이 격투기 대회’가 개막해 이색적인 볼거리를 선사한다. 해운대해수욕장과 함께 조기 개장한 송정·송도 해수욕장과 다음달 1일 개장하는 광안리해수욕장에도 피서 인파로 북적거렸다. 개장을 앞둔 경남 해수욕장 28곳에도 불볕더위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내 거제 학동 흑진주몽돌 해변, 구조라, 와현 모래숲 해변, 남해 상주 은모래비치, 송정 솔바람해변 등에는 피서객들이 곳곳에 그늘막을 치고 바닷바람을 쐬거나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혔다. 이날 개장한 서해안 최대 해수욕장인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에도 인파가 몰려 개장식 행사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2016 춘장대 모래-송 페스티벌’이 열린 충남 서천 춘장대해수욕장에도 시원한 바다를 즐기려는 관광객들이 붐볐다. 관광객들은 할리우드 영화 주인공인 아이언맨, 슈퍼맨, 배트맨, 헐크 등을 주제로 한 모래 조각들을 감상하고 5m 높이의 모래썰매장에서 썰매를 타며 축제를 즐겼다. 아직 개장 전인 강원 동해안과 제주도 해수욕장에도 이른 더위를 피하려는 발길이 간간이 이어졌다. 나무 그늘이 시원한 산과 계곡에도 등산객과 피서객이 줄을 이었다. 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경기 북부에서는 등산객들이 더위를 피해 소요산과 도봉산 등 지역 명산을 찾았다. 또 포천 이동계곡과 의정부 안골 계곡에도 더위를 식히려는 피서객들이 몰렸다. 충북 속리산 국립공원에는 이날 오전 1500여명이 찾아 녹음을 감상하며 산행을 즐겼다. 속리산 국립공원 주변 쌍곡계곡과 화양계곡, 만수계곡 등에는 피서객들이 몰려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더위를 식혔다. 올해 두 번째 정상 개방행사가 열린 광주 무등산 국립공원에는 3000여명이 등산객이 찾아왔다. 서석대 주상절리에서 공군 부대 후문을 통과해 지왕봉과 인왕봉 등 0.9㎞ 구간이 시민에 공개됐다. 지리산 국립공원은 장터목·로터리·세석·벽소령 등 지리산 내 모든 대피소 예약이 거의 다 찰 정도로 탐방객들이 많았다. 수상 레저 스포츠가 유명한 가평 청평호에서는 바나나보트, 수상스키가 관광객을 태우고 더위를 날려 보냈다. 수상 스포츠 업체 관계자는 “지난주보다 방문객이 대폭 늘었다”며 “거의 한여름 수준으로 붐빈다”고 설명했다. ◇유명 관광지·축제장도 ‘인산인해’ 서울은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더운 날씨에도 고궁과 도심 하천에 나들이객이 몰렸다. 경복궁,창덕궁 등 주요 관광지에는 외국인 관광객과 시민으로 북적거렸고 청계천도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더위를 피해 나온 인파로 붐볐다. 수도권 최대 테마파크 용인 에버랜드에는 1만 2000여명(오후 1시 기준)이 입장해 인산인해를 이뤘다. 나들이객들은 서머스플래시 퍼레이드를 구경하며 물총 싸움을 즐겼다. 워터파크인 캐리비안베이에도 1만 4000여명이 입장해 인공 파도 풀에 몸을 맡기고 물놀이를 즐겼다. 중문관광단지와 성산일출봉, 한림공원 등 제주도 주요 관광지에는 이날 하루 4만 7000여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옛 대통령 별장인 충북 청남대는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를 찾아보려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청남대 관리사무소는 이날 방문객이 4000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경남 통영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에는 오전에만 2000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아 남해안 비경을 즐겼다. 전국 곳곳에서 열린 축제장도 큰 인기를 끌었다. 맑은 날씨를 보인 울산에서는 시민들이 태화강 둔치에서 열린 ‘2016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에 나온 예술 작품들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휴일을 보냈다. 한국 현대미술의 지평을 넓혀온 20여 명의 국내 작가들을 비롯해 프랑스, 터키 등 7개국에서 온 해외 작가 10여 명이 제작한 29점의 설치미술 작품이 태화강 공원 곳곳에 설치돼 관람객의 발길을 잡았다. 각국 작가들은 ‘사이의 형식’이라는 주제로 조각, 공예, 영상, 디자인, 퍼포먼스 등을 선보였고 특히 독일 작가 발두어 부어비츠가 태화강 둔치를 3m 깊이로 파내 거대한 공룡 발자국을 새긴 이색 작품을 전시했다. 경북 울진에서는 군민 건강걷기대회가 열렸고,상주에서는 베리축제가 열려 각각 1000여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울릉도에서 열린 ‘7회 독도사랑 울릉도 일주 전국산악자전거 챌린저 대행진’에는 전국 자전거동호인 150명이 참가해 시원한 해안길을 내달렸다. 강원도와 경기도,충청북도가 만나는 원주시 부론면 남한강변에서 열린 ‘제9회 부론 남한강축제’에도 관광객 발길이 이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덕지덕지 앉은 이끼… 인현왕후 恨 쌓인 듯

    덕지덕지 앉은 이끼… 인현왕후 恨 쌓인 듯

    찾아가는 길부터 남달랐습니다. 구절양장 부항재를 조심조심 넘을 때 특히 그랬습니다. 고개는 깊고 적요했습니다. 쭉쭉 뻗은 나무들은 짙은 숲 그늘을 드리웠고, 이리저리 굽고 휜 길은 라면처럼 구불거렸습니다. 도회지라 여겼던 경북 김천에 여태 이런 두메가 남았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조선 숙종 때, 희빈 장씨의 해코지를 피해 청암사(靑巖寺)에 몸을 의탁하려던 인현왕후도 이 험한 산길을 걸었을 테지요. 폐서인의 설움을 가슴에 안고요. 고개를 넘어서면 수도계곡입니다. 이끼 낀 푸른 바위와 투명한 계곡물이 절창을 펼쳐 냅니다. 그 계곡 끝에 청암사가 수줍게 들어앉아 있습니다. 절집 앞에 앉아 계곡물의 속삭임을 들어 보시지요. 남루했던 일상이 어느새 말갛게 씻긴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겁니다. 청암사는 수도산(1317m, 불령산이라고도 불린다) 자락에 깃든 고찰이다. ‘불령동천’(佛靈洞天)이라 불리는 수도계곡과 기막히게 어울렸다. 절집 이름에 담긴 의미도 깊다. 산의 정기가 계곡 여기저기 솟구친 바위에 스며 푸른 이끼로 돋아났다는 뜻이다. 험한 산길, 폐서인 설움 안은 인현왕후 따르다 청암사는 비구니 스님들이 발심(發心)의 자세를 추슬러 용맹정진하는 도량이다. 절집이 들어선 모양새에서 어딘가 수줍음이 느껴지는 건 그 때문이지 싶다. 청암사는 쉬 자태를 드러내지 않는다. 작은 일주문을 지나고 아름드리나무를 헤친 뒤 푸른 이끼 낀 바위를 딛고서야 비로소 숨어 있는 절집과 마주할 수 있다. 일주문을 지나 절집으로 가는 길. 노거수들이 오솔길을 따라 늘어섰다. 멀리 아름드리 전나무 사이엔 사천왕문이 왜소한 모습으로 끼어 있다. 자연에 순응한 건물 형태다. 바로 이곳에서 승속의 경계가 갈린다. 사천왕문을 나서면 웅장한 바위가 발걸음을 막는다. 필경 청암사란 절집 이름의 유래가 된 바위일 터다. 이끼 뒤덮인 짙푸른 바위 위엔 이런저런 이름들이 적혀 있다. 그 가운데 최송설당(崔松雪堂)이란 이름이 유독 크고 돋보인다. 그의 이름이 새겨진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최송설당은 조선 말의 상궁이었다. 고종과 엄비 사이에 난 영친왕의 보모이기도 했다. 당시 안팎의 혼란 속에서도 영친왕을 잘 돌본 공로로 많은 금품을 하사받았던 그는 이를 청암사 재건을 위해 희사했다고 한다. 경내로 들면 정법루가 단아한 자태로 객을 맞는다. 1940년대 지어진 목조건물로, 세월이 더께로 내려앉은 벽에 유리창을 냈다. 이채로운 모양새다. 창문 너머로 비구니 스님들이 두 줄로 앉아 있다. 하나같이 파르라니 깎은 머리다. 때는 이미 초여름. 무더위에도 그네들의 자세는 흐트러지는 법이 없다. 정법루 앞은 대웅전이다. 한때 고왔을 단청은 죄다 벗겨졌지만, 외려 그 덕에 삿된 세속의 홍진이 범접하지 못하는 듯하다. 숨은 절집…파르라니 머리 깎은 여승이 앉았네 대웅전 맞은편 산자락에도 건물 몇 채가 있다. 절집이 그랬듯, 이곳 역시 방문객이 부러 찾아봐 주지 않았더라면 꼭꼭 숨어 버렸을 게 분명하다. 여러 채의 건물 가운데 유독 단아한 고택이 눈길을 잡아 끈다. 조선 숙종의 계비였던 인현왕후(1667~1701)가 기사환국(1689) 때 폐서인이 되어 고통의 세월을 보낸 극락전이다. 오랜 세월을 건너온 탓에 여기저기 구멍이 뚫리고 빛깔도 바랬지만 기품만은 꼿꼿하다. 희빈 장씨와의 암투에서 밀린 인현왕후는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반대 세력들의 해코지를 피해 은거할 곳을 찾던 인현왕후는 경북 상주의 외가와 가까운 청암사로 거처를 정한다. 당시 왕후가 머물던 곳이 극락전 별채, 복위 기도를 올렸던 곳이 보광전이다. 인현왕후는 극락전에서 만 3년간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진다. 극락전은 외부인 출입 금지다. 흘러내린 돌담 너머로, 삭아 내린 솟을대문의 틈 사이로 엿볼 수밖에 없다. 극락전 뒤뜰의 눈은 삼월이 지나도록 녹지 않는다고 한다. 왕후의 설움과 원망이 켜켜이 쌓인 게다. 인현왕후가 제자리를 되찾은 건 1694년 갑술옥사 때다. 그는 복위 뒤 청암사에 감사 편지를 보내는데, 당시 편지는 현재 직지사 성보박물관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한다. 대웅전 돌턱에 앉아 경내를 살핀다. 뜨락을 오가는 비구니 스님들의 웃음이 해맑다. 지아비 부름 받아 돌아가던 왕후의 모습도 저랬을까. 내려갈 때 보았던 계곡도 이와 비슷했다. 오를 때와는 사뭇 다른, 쪼로롱대며 나대는 산새처럼 경쾌한 모습이다. 무흘구곡…옛 가야 땅 적시는 대가천 물길 좇네 청암사 아래는 무흘구곡(武屹九曲)이다. 조선 중기의 학자인 한강(寒岡) 정구(1543~1620)가 중국 송나라 주자의 ‘무이구곡’(武夷九曲)에 빗대 이름 지었다. 무흘구곡은 대가천을 따라 펼쳐진다. 대가천은 수도산에서 발원해 가야산 북사면을 따라 내려오다 성주, 고령 땅을 적신 뒤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물줄기다. 옛 가야 땅을 흐른다 해서 이름도 대가천(大伽川)이다. 무흘구곡은 성주에 1~5곡, 김천에 6~9곡이 있다. 제1곡은 봉비암(鳳飛岩)이다. 바위 위엔 한강이 후학들을 양성했다는 회연서원이 터를 잡고 있다. 이어 한강대(2곡), 대가천을 오르내리는 배를 묶어 두었다는 배바위(3곡), 꼿꼿이 선 자세가 선비의 기개를 닮았다는 선바위(입암, 4곡), 찾는 사람마다 인연을 맺는다는 사인암(5곡) 등이 성주 관내의 30번 국도를 따라 늘어서 있다. 6곡은 김천 쪽의 옥류동이다. 만월담(7곡), 와룡암(8곡), 용추폭포(9곡) 등이 수도계곡을 따라 펼쳐져 있다. 한데 옥류동을 제외하면 공사 중이거나 도로에 가려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만월담이 아쉽다. 달빛이 연못에 꽉 찬다는 뜻의 경승지다. 도로에서 한참 떨어진 데다 가는 길이 정비되지 않아 돌아보기가 만만치 않다. 만월담 옆의 ‘무흘강도지’는 더하다. 무흘구곡이란 이름을 지은 이가 은둔하며 학문을 베푼 핵심 공간인데도 건물이 형편없이 허물어져 있다. 잘 먹고 잘살게 됐으면서도 선인들이 남긴 유산을 이런 몰골로 방치하고 있는 우리의 마음가짐이 안타깝다. 9곡 용추폭포가 있는 수도리는 ‘인현왕후길’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인현왕후길은 수도산 자락의 수도암과 청암사를 잇는 9㎞짜리 산길이다. 인현왕후가 수도암과 청암사를 오가며 기도를 올렸을 것이라는 향토사학계의 추정에 근거해 조성했다. 애초 청암사를 거쳐 가는 것으로 코스를 조성하려 했으나 비구니 스님들의 거처를 외부인들에게 개방할 수 없어 수도리 주차장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변경했다고 한다. 걷는 데 3시간 이상 소요된다. 글 사진 성주·김천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54) →가는 길:청암사, 무흘구곡 등이 속한 증산면은 김천의 남쪽이다.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경부고속도로 김천 나들목으로 나와 3번 국도 거창 방향으로 좌회전한다. 이어 지례면을 지나 도톨·속수 이정표를 보고 좌회전, 903번 지방도를 타고 부항재를 넘는다. 부항재는 굴곡이 심하다. 차량 통행은 뜸하지만 각별히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고개를 넘으면 부항리 마을이다. 마을 끝자락 삼거리에서 우회전, 무주 방향 30번 국도로 올라탄 뒤 3㎞ 정도 가면 청암사다. 김천의 대표 여행지인 직지사는 김천 나들목에서 우회전해 올라가야 한다. 무흘구곡은 마을 삼거리에서 좌회전해 성주 방면으로 내려가면 나온다. 무흘구곡을 거쳐 청암사로 가겠다면 중부내륙고속도로 성주 나들목으로 나오는 편이 낫다. 김천시청 새마을문화관광과 420-6633. →맛집:지례면 쪽에 흑돼지 맛집 거리가 형성돼 있다. 흑돼지 요리 전문점이 10여곳에 이른다. 최근 한 TV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례 흑돼지는 비계가 투명하고 살이 탄탄한 것이 특징이다. 현재 지례면 내에 3500여 마리의 흑돼지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일반적인 요리는 소금구이다. 연탄불에 구워 먹는 고추장 불고기도 맛있다. 삼거리 불고기(435-0067), 상부가든(435-0247) 등이 널리 알려졌다.
  • ‘해피투게더’ 정채연, “내 냄새 들키고 싶지 않다”…‘속방귀 스킬’ 공개

    ‘해피투게더’ 정채연, “내 냄새 들키고 싶지 않다”…‘속방귀 스킬’ 공개

    ‘포스트 수지’로 불리는 I.O.I 정채연이 청순한 비주얼이 무색할 정도로 구수한 생리현상 토크를 펼친다. 초여름 열대야를 유쾌한 웃음으로 날려버리고 있는 KBS 2TV ′해피투게더3′의 16일 방송은 ‘옛날 언니 요즘 동생 특집’으로 꾸며진다. 이날 방송에서는 ‘언니라인’ 바다-박정아-제아와 ‘동생라인’ I.O.I 최유정-정채연-임나영이 출연해 세대를 넘나드는 걸 그룹 토크로 안방극장을 축제로 만들 예정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 최유정은 바다를 만난 남다른 소감을 털어놔 이목을 집중시켰다. 바로 “쥬얼리 선배님들은 TV를 통해서 봤는데, S.E.S 선배님들은 걸 그룹 교본을 통해 배웠다”며 신기함을 감추지 못한 것이다. 이에 졸지에 시조새급 대우를 받게 된 바다는 “SES가 1세대이기 때문에 우리를 거치지 않고는 교육이 안 되는 것”이라며 능청스러운 자화자찬으로 화제를 전환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격세지감도 잠시, 언니-동생 라인은 다름아닌 ‘화장실 토크’에 대동단결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바다는 “S.E.S 시절 요정 이미지가 깨질까 봐 화장실도 참았다. 3년 정도 물도 안 마셨다”며 생각지도 못한 요정의 고충을 토로했고 이에 정채연이 격한 공감을 보냈다. 정채연은 “저는 가족 앞에서 아직 가스도 안 텄다. 제 냄새를 들키고 싶지 않다”고 밝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어 정채연은 “무조건 참다 보면 (방귀가) 안에서 뀌어진다”며 조심스럽게 ‘속방귀 스킬’을 공개해 현장은 웃음바다를 이뤘다. 한편 이날 바다-박정아-제아와 I.O.I 세 멤버는 신구 걸 그룹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선보이는 등나이 차이가 무색한 완벽한 예능 궁합을 이뤘다는 후문이다. KBS 2TV ‘해피투게더3’는 오는 16일(목) 밤 11시 10분에 방송된다. 이지연 인턴기자 julie31080@seoul.co.kr
  • [문경근의 남북통신]평양 사람들은 주말에 뭘 할까

    [문경근의 남북통신]평양 사람들은 주말에 뭘 할까

      2006년 어느 날, 대학교에서 강의를 듣고 나오는데 뒤에서 동기가 “오늘 불금인데 술 한잔 어때”라고 하더니 대뜸 나에게 “북한에서는 주말에 뭐하냐”고 재차 물었다. “뭐하긴 뭐해, 술먹지”. 말을 해놓고 보니 북한에 있을 때에는 주말에 술먹은 기억 밖에 없다. 평양 주민들이 주말에 색다르게 보내는 문화를 소개할까 한다.  초여름 이때쯤이면 평양에서는 물놀이가 최고 인기다. 물놀이 시설로 치면 새롭게 단장한 ‘문수물놀이장’이 주말에 사람이 가장 많이 몰리는 곳이다. 북한 매체에 공개된 사진을 보면 ‘물 반, 사람 반’일 정도로 초만원이다. 이곳에는 다양한 물놀이 시설과 편의점, 식당 등이 갖춰져 있다.  2013년 북한은 김정은의 지시로 평양시내 편의시설들을 확대하며 우선적으로 문수물놀이장을 확장, 보수했다. 문수물놀이장의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 대북소식통은 현재 문수물놀이장 이용가격이 “어른은 2만 원, 학생은 1만 2000원 정도 한다”고 했다. 최근 평양에서 통용되는 환율이 1달러 당 북한돈 약 8000원 이니, 대략 2~3 달러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문수물놀이장 구내 청량음료점에서는 서양식 핫도그, 햄버거, 샌드위치 등이 팔리고 있고, 대동강 생맥주도 판매하고 있다.  최근 평양을 다녀온 한 인사에 따르면 평양에서 사는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과거보다 높아졌다고 한다. 평양시내 위락시설 등의 가격이 비싸도 주민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것을 보면 ‘빈곤 속에 풍요’를 느낄수 있다고 전했다.  평양 주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진 것은 중국과의 무역을 통해 부를 형성한 신흥 부유층들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특히 북한에서 신축중인 아파트 건설비용의 80% 가까이가 민간이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주요 기관과 기업소가 아파트 건설 허가를 따내고, 자금조달 능력이 있는 민간사업자를 브로커를 통해 모집한다. 브로커는 북한 내 민간 자본뿐 아니라 재일교포 출신 돈주(돈 많은 개인), 중국 화교, 조선족 자본을 유치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렇게 모아진 돈으로 아파트를 건설한 뒤 자금을 투입한 민간 사업자들에게 현물(아파트)을 제공한다. 이 과정에서 아파트가 개인에게 되팔리는데 대개 구매자들은 다른 신흥부유층 또는 그의 자제나 전문 직업(의사, 한의사, 영어·중국어 과외교사, 외국을 왕래하는 무역업자 및 스포츠분야 종사자 등)을 가진 사람들이다.  평양시내 부동산 개발로 ‘돈주’들이 생겨나고,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직종들이 늘어가는 등 전반적으로 중산층 비율이 올라가면서 평양의 소비문화도 점차 바뀌고 있다. 지방에서 장사를 통해 부를 축적한 사람들이 대거 평양으로 몰리면서 ‘버는 것 보다 쓰는 데 더 열심’인 문화가 자리 잡았다는 얘기도 있다. 평양시내에는 생일케익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개인 빵집과 초밥, 스파게티 등 색다른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평양 려관, 창광산 호텔, 고려 호텔, 청년 호텔, 서산 호텔 등 평양 내 4~5성급 호텔들에서 파는 생맥주, 냉커피, 아이스크림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최근 북한의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커피숍, 피자집 등도 대표적인 ‘명소’다. 과거에는 시내 영화관들에서 북한 정권의 선전용 영화를 보며 남녀가 데이트를 했지만, 이젠 우아하게 호텔로비 또는 커피숍에서 냉커피와 아이스크림을 마시며 객담(담소)을 할수 있고, ‘애정 신파극’도 찍을 수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新국토기행] 산천어만 있다? 볼 것 많은 강원 화천

    [新국토기행] 산천어만 있다? 볼 것 많은 강원 화천

    휴전선을 지척에 둔 인구 2만 7000여명의 산골마을 강원 화천군이 감성 여행지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산천어와 수달이 있고, 문학과 청정 자연의 아름다운 고향 정취가 물씬한 고장으로 알려져 사계절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한겨울 산천어축제는 150만명 이상이 찾는 세계적인 축제로 자리잡았다. 한여름 북한강 상류에서 펼쳐지는 쪽배축제와 토마토축제는 피서객들을 화천으로 불러들인다. 긴장감 돌던 휴전선 일대 파로호와 평화의댐 일대는 힐링과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작가 이외수를 만날 수 있는 ‘감성마을’,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 ‘붕어섬’, 물 위를 걷는 낭만 ‘산소100리길’이 관광의 필수 코스다. 최근에는 활발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으로 호수변 등 외지인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새로운 휴양 관광지로 각광받고 있다. 산천어회, 쏘가리 매운탕, 어죽탕, 초계탕, 다슬기 해장국이 지역 대표 먹거리로 관광객들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화천의 숨은 명소를 찾아 초여름 여행을 떠나 보자. >>볼거리 ●청춘의 멘토 이외수가 사는 감성마을 100만 팔로어의 파워 트위터리안이자 청년들의 멘토 작가 이외수씨가 머무는 상서면 다목리 ‘감성마을’은 문학마을이다. 감성마을에는 이외수의 문학작품, 미술품 및 친필원고 등 소장품이 전시된 ‘이외수문학관’이 있다. 국내 최초의 생존 작가를 위한 문학관이다. 감성마을은 조용하지만, 이외수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해마다 8월에 열리는 ‘감성마을 5일장’은 빼놓을 수 없는 또 다른 문학의 장이다. 5일장(場)은 시장이 열린다는 의미지만, 5일장(章)은 글 장(章)을 쓴 만큼 5일간의 문학 축제를 말한다. 문학 강연과 음악회, 문학 기행, 독서 백일장, 밴드 공연 등 5일의 축제에 각기 다른 주제로 행사가 이루어지는 점도 재미있다. ●붕어를 닮은 섬 붕어섬 섬이 마치 붕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붕어섬은 북한강 상류인 화천강 한가운데에 있는 섬이지만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가 있어 걸어다닐 수 있다. 화천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10분 거리에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섬에는 축구장, 족구장, 테니스장, 수변산책로, 공연장 등 레포츠와 자연휴양을 고루 즐길 수 있도록 휴양지로 꾸며 놓았다. 섬 주변은 배스 낚시터가 유명해 낚시꾼들도 많이 찾는다. 붕어섬 안에는 자연과 물이 어우러진 붕어섬 놀이 휴양소 ‘에어링 화천’이 운영되고 있다. 에어링 화천은 맑은 공기와 물이 살아있는 화천에서의 산책이라는 뜻으로 수상 자전거, 카약, 카누, 하늘가르기, 자전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사계절 색다른 모습 ‘산속의 바다’ 파로호 파로호는 화천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인공 호수이다. 호수는 멀리서 바라보면 마치 상상 속의 봉황이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대붕의 모습처럼 보인다고 해서 대붕호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북한지역에 속했던 호수는 6·25전쟁 때 되찾아 오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이 파로호라고 이름을 새로 붙였다. 파로호는 10억t의 엄청난 담수량과 주변의 수려한 경관을 품고 있어 왜 ‘산속에서 만나는 바다’라 불리는지 실감 할 수 있다. 파로호를 제대로 둘러보는 방법으로는 물빛누리호가 있다.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뱃길이 친절한 선장의 설명과 어우러져 재미를 더한다. 겨울 파로호는 녹음으로 일렁이던 여름의 모습과는 또 다른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온다. 사계절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파로호의 모습을 보려고 계절마다 찾는 관광객이 점차 늘고 있다. ●물 위를 걷는 듯한 황홀함 ‘산소 100리길’ 산소 100리길은 자전거 마니아들과 이색적인 체험을 즐기려는 관광객들을 위해 마련된 자전거 전용 길이다. 북한강 상류를 따라 이어져 있다. 길이는 총 100리(39.27㎞)로 완주하고 100세까지 장수하라는 의미가 담겼다. 산소 100리 길을 따라 돌아보면 화천의 명소를 모두 만날 수 있다. 길 중에는 물 위를 걸으며 아름다운 북한강 풍경을 즐길 수 있는 ‘폰툰 길’이 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물 위를 걷는 낭만에 푹 빠질 수 있다. 특히 북한강 물안개의 아름다움은 몽환적이다.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자전거 마니아를 비롯해 트래킹을 나온 여행객들로 붐비는 길이다. 산소 100리길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 25곳’에 포함될 만큼 한 번 다녀간 사람들은 꼭 다시 찾는 명소로 자리잡았다. ●화천 평화의 상징, 힐링의 공간 ‘평화의댐’ 힐링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 찾는 곳이 ‘평화의댐’이다. 평화의댐으로 가는 길은 파로호 선착장에서 물빛누리호를 타고 수달연구센터와 비수구미를 지나 24㎞를 달려 이르는 종착점이다. 물빛누리호를 타고 푸른 물길을 1시간 남짓 호수를 미끄러져 가야 한다. 평화의댐은 북한의 금강산댐이 붕괴될 것을 염려해 국민의 성금으로 지어진 댐이다. 수달이 비무장지대(DMZ)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댐 옆으로는 ‘세계 평화의 종 공원’이 있다. 평화의 종은 실제로 전쟁에 사용되었던 탄피와 포탄, 무기류의 쇠붙이를 전 세계 30여 개국 분쟁 지역에서 모아 만든 종이다. 해마다 새해가 되는 날 화천에서는 ‘세계 평화의 종’에 사람들이 모여 타종식을 한다. 평화의댐과 세계 평화의 종 공원에서 광활하고 푸른 자연의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 겨울 축제 산천어축제 눈·얼음으로 덮인 한겨울에 열리는 산천어축제는 해마다 15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세계적인 겨울 축제로 자리잡았다.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의 슬로건 아래 2003년 처음 열린 산천어 축제는 갈수록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미국 뉴스 채널 CNN에서 ‘불가사의한 7대 겨울 축제’로 산천어축제를 꼽아 세계적인 화제로 발전했다. 30cm가 넘는 두꺼운 얼음을 뚫어 산천어를 잡는 얼음낚시와 얼음물에 뛰어들어 산천어를 맨손으로 잡는 산천어맨손잡기가 대표적이다. 얼음 썰매, 봅슬레이, 스케이트, 눈썰매 등 30여 종이 넘는 다양한 프로그램도 선보인다. 체험 프로그램 이외에도 창작썰매 콘테스트, 겨울문화촌, 산이와 진이가 만나는 날 등 문화이벤트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화천 주민들이 직접 만든 산천어 모양의 등(燈)이 화천읍의 밤하늘을 수놓는 ‘선등거리’도 장관이다. >>먹거리 겉은 섹시, 맛은 순수… 반전 매력 산천어회 술푼 내속 다스려줘!… 청정 다슬기 해장국 ●영양 풍부한데 칼로리는 낮은 산천어회 산천어는 송어와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몸길이는 송어의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산천어는 옆으로 납작하고 옆줄은 몸통 옆면 가운데를 지난다. 수온이 섭씨 20도를 넘지 않고, 산소량이 9을 넘는 강 상류의 맑은 물에서만 사는 청정 어종이다. 산천어회는 맛이 담백하고 영양이 풍부하기로 유명하다. 속살이 불그스레한 빛깔을 지니고 쫀득쫀득한 식감과 고소한 맛 덕분에 산천어회를 자주 찾는다. 산천어회는 성인병 예방은 물론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고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에도 제격이다. 산천어회 맛집은 화천읍내에 있는 북한강횟집과 간동면에 있는 파로호횟집이 있다. ●민물계의 황제 쏘가리 매운탕 쏘가리 매운탕은 매운탕의 황제다. 육질이 단단한 쏘가리는 씹는 맛이 있어 회로 먹어도 좋지만 역시 매운탕이 제격이다. 쏘가리는 담수어로 머리가 길고 입이 큰 편이며 등에 회색 무늬가 있다. 맛이 담백하고 잡냄새가 없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매운탕으로 으뜸이다. 쏘가리는 단백질, 칼슘, 인이 풍부하여 영양식으로도 매우 좋다. 쏘가리 매운탕 맛집으로는 재료를 아낌없이 푸짐하게 담아내는 화천읍내 명가, 동촌식당이 있다. ●한번 맛보면 잊지 못하는 마성의 어죽탕 어죽탕을 한번 맛본 사람들은 절대 잊을 수 없다. 여러 가지 물고기를 갈아 끓인 것으로 지역 나물이 곁들여진 밑반찬까지 더해지면 진수성찬이 부럽지 않다. 매운탕을 못 먹는 사람도 어죽탕은 생선이 갈려져 나오기 때문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다이어트 음식으로 단백질이 풍부해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추천할 만하다. 어죽탕 맛집으로는 북한강 자락에 위치한 ‘화천어죽탕’이 있다. ●쿨해서 더 매력적인 초계탕 뜨거운 삼계탕과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초계탕은 화천에서 유명한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초계탕은 닭 육수를 차게 식혀 식초와 겨자로 간을 한 다음 기름기를 완전히 제거한 살코기만을 잘게 찢어서 넣어 먹는 전통 음식이다. 초계는 식초의 ‘초’(醋)와 겨자의 평안도 사투리인 ‘계’를 합친 이름이다. 초계탕 맛집으로는 화천읍 산소길 옆에 위치한 ‘평양막국수’가 있다. ‘평양막국수’는 살코기를 다 먹은 후 메밀면을 넣어주는데 이것이 이 집만의 별미이다. ●일급수에만 살아 몸값 높은 다슬기 해장국 계곡류와 평지하천 등 물 흐르는 곳이면 어디든 서식하는 다슬기는 화천의 또다른 명물이다. 자갈, 호박돌 등으로 이루어진 곳을 선호하고 돌 틈이나 모래 속에 숨어 있기도 한다. 다슬기는 청정 일급수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영양이 풍부하다. 숙취와 신경통, 시력과 간 기능을 도우며 철분이 많아 빈혈에도 좋다. 다슬기를 하나씩 모두 손질해서 끓여 나오는 해장국으로 화천을 찾는 사람들은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손꼽힌다. 다슬기해장국 맛집으로는 북한강이 한눈에 보이는 ‘월미 달팽이 해장국’이 있다.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초여름에 소름이 돋는 ‘밀폐공간의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초여름에 소름이 돋는 ‘밀폐공간의 스릴’을 느끼고 싶다면…

     밀폐 공간에서 최대치의 스릴을 연출하는 것으로 유명한 영국 연출가 제스로 컴턴의 연극 두 편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사이레니아’와 지난해 초연돼 신선한 충격을 던지며 흥행한 ‘카포네 트릴로지’다.   컴턴의 작품은 비좁은 소극장 무대에서 배우들이 팽팽한 긴장감의 드라마를 펼쳐 내는 게 특징이다. ‘사이레니아’는 2명의 배우가 30명의 한정된 관객들 앞에서 공연하며 스릴을 고조시킨다. 1987년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수요일 영국 남서쪽 콘월 해역에 위치한 블랙록 등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블랙록 등대의 등대지기인 아이작 다이어가 의문의 구조 요청을 남긴 채 실종되기 스물한 시간 전의 일을 그린다. 지난해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공연 때 ‘밀폐된 공간과 훌륭한 드라마의 조화가 만들어 낸 미니 마스터클래스’, ‘극적인 리얼한 체험이 선사하는 스릴’ 등의 호평을 받았다. 아이작 다이어 역은 홍우진·이형훈, 아이작 다이어가 실종되기 전 만나는 폭풍우에 떠내려 온 여인 모보렌은 전경수·김보정이 맡았다. 다음달 14일부터 8월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TOM 연습실 A, 전석 3만 5000원. (02)541-2929. 갱스터 누아르 연극을 표방한 ‘카포네 트릴로지’는 시카고 렉싱턴 호텔의 비좁은 방 661호를 배경으로 1923년, 1934년, 1943년의 시간차를 두고 벌어지는 세 가지 사건을 옴니버스로 그린 작품이다. 코미디 ‘로키’, 서스펜스 ‘루시퍼’, 하드보일드 ‘빈디치’ 등 각기 다른 장르의 연극 3편으로 이뤄져 있다. 이 작품도 배우들이 100명의 관객과 호흡하며 관객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도록 한다. 사방과 천장이 모두 벽으로 막힌 7평 남짓한 호텔 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무대가 관객들의 몰입감을 더욱 높인다. 배우 김지현, 임강희, 이석준, 배수빈, 윤나무, 신성민이 출연한다. 7월 5일부터 9월 18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3만원. (02)541-2929.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국무용·창극·발레 ‘3色 심청’ 을 만난다

    여름으로 가는 길목에서 한국무용·창극·발레 ‘3色 심청’ 을 만난다

    국립무용단, 김매자 대표작 업그레이드… 국립국악원, 안숙선 다채로운 변신·자연 음향… 유니버설발레단, 역동적 군무·영상 명장면 초여름 무대에 ‘심청’이 넘쳐난다. 한국무용, 창극, 발레 등 다양한 장르와 색채, 움직임으로 변주된 작품들이 잇따라 공연된다. 국립무용단은 한국 창작춤의 선구자 김매자의 대표작 ‘심청’을 새롭게 부활시킨다. 2001년 초연 당시 김매자의 우아하면서도 깊이 있는 춤사위와 심청가를 완창한 안숙선 명창의 소리가 더없는 어울림을 만들어내며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엄은진·장윤나 다르면서 같은 심청 열연 초기에는 김매자가 직접 심청으로 무대에 섰지만 이번에는 국립무용단 입단 동기(2003년)인 엄은진, 장윤나가 ‘다르면서 또 같은’ 심청으로 열연한다. 두 무용수가 바라보는 상대방의 심청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장윤나는 엄은진을 “겉으로는 단단해 보이지만 흔들리는 내면을 품은 심청”이라고, 엄은진은 장윤나를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강단 있는 심청”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20일 국립무용단 연습실에서 만난 안무가 김매자는 주목할 장면을 미리 귀띔했다. 이번 작품은 전작을 전체적으로 다시 다듬었다. 객석에서 무대까지 굽이치는 곡선의 길, 자연소리를 주류로 하는 효과음 등 무대, 음악, 의상, 조명 등에 극적인 효과가 더 가미됐다. 드라마투르그를 독일 연출가 루카스 헴레프에게 맡기면서 빚어진 변화다. “우리 춤과 소리를 외부인의 눈으로 작품성이 있으면서 설득력 있게 다듬어줄 사람이 필요했다”는 게 김매자의 설명이다. 6월 2~4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2만~7만원. (02)2280-4114~6. ●여섯 명의 소리꾼 ‘일인 다역’ 분창 선보여 국립국악원이 작은 창극 시리즈의 세 번째 무대로 공연하는 ‘심청아’(心淸我)는 “인당수에 육신을 버리니 마음이 맑아지고 새로운 나를 발견한다”는 뜻을 제목에 담고 있다. 마이크와 스피커를 쓰지 않고 자연 음향 그대로를 느끼게 하는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을 무대로 하는 만큼 대형화, 현대화하는 요즘 창극의 추세를 과감히 떨쳤다. 대신 초기 창극의 원형을 살려 한 소리꾼이 여러 배역을 맡아 노래하는 분창(分唱)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에는 여섯 명의 소리꾼이 다양한 역할을 나눠 가지며 “세상 모두의 눈을 새롭게 뜨게 해 세상이 두루 행복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안숙선 명창은 작창과 함께 극을 이끄는 도창을 맡으면서 심청의 어머니 곽씨부인, 심봉사를 유혹하는 뺑덕이네 등 다양한 여인의 얼굴로 변신한다. 모시로 만든 백포장을 두르고 백열전구를 매단 천장은 옛 시골 장터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객들을 아련한 시간 여행으로 초대한다. 오는 27~29일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2만원. (02)580-3300. ●13개국 40여개 도시‘ 발레 한류’ 전파 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은 우리 전통의 효 사상을 발레로 풀어낸 작품이다. 올해로 창작 30주년을 맞은 ‘심청’은 1986년 초연 이후 토슈즈를 신은 우리의 고전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3년간 일본, 미국, 캐나다, 러시아, 프랑스 등 13개국 40여개 도시에서 공연되며 독창적인 아름다움으로 ‘발레 한류’를 이끌어 왔다. 폭풍우 몰아치는 인당수를 배경으로 선상에서 선원들이 추는 역동적인 군무, 심청의 인당수 투신, 영상으로 투사되는 바닷속 심청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심청과 왕이 달빛 아래 사랑을 약속하는 ‘문라이트 파드되’는 2인무 중 가장 아름답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1984년 발레단 창단과 함께 기획된 작품으로, 지금까지 끊임없는 수정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왔다”며 “세계 곳곳에서 공연되며 발레 한류 붐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6월 6~18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1만~10만원. (070)7124-1737.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평창 만나러 가는 길 자연 곁에 멈춰 서다

    평창 만나러 가는 길 자연 곁에 멈춰 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최근 ‘글로컬 관광’이라는 색다른 개념을 내놨다. 글로컬이란 ‘세계화’(global)와 ‘지방’(local)의 합성어로, 지역적 특징을 살리면서 세계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표현이다. 예전부터 외래 관광객의 지역 분산과 다양한 방한 수요 충족을 위해 강조돼 왔던 개념이긴 하지만 이제부터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고유의 관광 자원 개발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에 걸맞은 관광 상품도 마련했다.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벌여 5개의 지역 관광 대표 콘텐츠를 선정했다. 그중 하나가 강원도의 ‘헬로! 2018 평창!’이다. 지난주 문체부의 김종 제2차관과 함께 대표 프로그램 코스를 따라 평창 등을 돌아봤다. 교육·체험 시설도 잘 갖춰져 아이들과 함께 돌아보기 맞춤하다. 봄은 늘 더딘 걸음으로 강원도를 찾는다. 아랫녘에선 벌써 여름의 기색이 역력하지만 강원에선 이제야 신록의 향연이 펼쳐진다. 햇빛 받은 자작나무에선 연둣빛 알갱이들이 부서지고, 들꽃들의 아우성도 한창이다. 봄을 만끽하지 못한 이들이라면 강원도를 찾을 일이다. 강원도가 내놓은 대표 콘텐츠의 주제는 ‘미리 가보는 동계올림픽 개최지’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 등 동계올림픽 주요 시설과 강릉, 정선의 관광지를 연계했다. 사실 동계올림픽까지는 아직 2년 남짓 남았다. 한데 정부에선 축제 분위기 조성을 서두르는 눈치다. 국내가 먼저 달궈져야 바깥쪽의 관심도 쏠리기 때문일 터다. 김종 차관이 부지런히 현지를 돌아보는 등 속도를 내는 것도 그런 이유겠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 입장료 단돈 2000원 사실 장삼이사들이 올림픽 경기 시설에 접근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도 문을 열어 둔 곳이 있다. 영화 ‘국가대표’ 촬영지였던 평창의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다. 일종의 타워형 전망대로, 모노레일을 타고 올라가 평창의 빼어난 산하를 두루 굽어보고 내려온다. 건설 공사 당시 경기장 주변의 바람 세기를 잘못 예측하는 바람에 최근까지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지만 관광객 입장에서야 그리 문제 될 건 없다. 스키점프대 프로그램은 입장료에 따라 달라진다. 입장료는 2000원(이하 어른 기준)과 6000원짜리 ‘스페셜’로 나뉜다. 둘 다 모노레일을 타고 4층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건 같다. 가장 중요한 차이는 ‘K98 점프대’를 다녀오느냐 여부다. ‘K98 점프대’는 실제 경기장이다. 선수 대기석까지 ‘하늘길’을 따라 다녀오는데, 이게 스릴 만점이다. 구멍 뚫린 철제 구조물을 딛고 오가기 때문이다. 숭숭 뚫린 구멍 사이로 아래를 내려다보면 정말 한 발짝도 내딛기 어려울 만큼 오금이 저린다. 물론 ‘스페셜’ 프로그램이라야 ‘하늘길’을 디뎌 볼 수 있다. 초여름의 평창 하면 역시 계곡이다. 평창은 발왕산(1458m), 선자령(1157m) 등의 명산에 둘러싸였다. 산이 높으니 당연히 계곡도 깊을 터. 맑은 물 흐르는 계곡들이 즐비하다. 장전계곡은 흔히 ‘이끼계곡’으로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계곡미도 그에 못지않게 빼어나다. 수량도 늘 풍부하다. 과장 좀 보태면, 물길을 따라 수m에 하나씩 푸른 빛의 소(沼)가 형성된 듯하다. 막동계곡은 장전계곡에서 300m 정도 떨어져 있다. 계곡 초입의 아름다운 삼단폭포가 인상적이다. 계곡은 3㎞ 남짓 이어질 만큼 깊다. 인적 드문 곳을 찾는다면 원당계곡이 제격이다. 전체 길이는 6㎞ 남짓. 그 가운데 덕말~용소골 사이 약 2㎞ 구간이 일품이다. 원당계곡 아래는 뇌운계곡이다. 계곡이라고는 하나 사실상 평지를 흐르는 강과 다름없어 피라미 낚시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경포해변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 전국 최고 강릉에선 ‘배다리집’ 선교장(船橋莊)을 먼저 찾는다. 세종대왕의 형 효령대군의 11대손이 1703년에 건립한 조선 후기의 전형적인 상류층 주택이다. 당호는 배(船)로 다리(橋)를 만들어 집 앞의 경포호까지 건너다녔다는 데서 비롯됐다. SBS 드라마 ‘사임당 허 스토리’의 사전 제작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광객이 늘고 있다. 행랑채가 길게 늘어선 ‘줄’행랑과 열화당, 동·서별당, 활래정 등 여러 채의 건물로 이뤄져 있다. 열화당의 자태가 특히 빼어나다. 구한말 러시아 공사관 직원들이 선교장의 후한 대접에 대한 보답으로 남긴 철제 현관 지붕과 전통 양식의 건물이 이색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열화당 뒤 소나무의 기세도 장하다. 후손인 이강백 관장에 따르면 수령이 600년을 넘는다고 한다. 강릉에서 국내 해변의 ‘고전’ 경포해변을 빼놓을 수 없다. 워낙 이름값이 높아 낡은 관광지처럼 여겨지기도 하지만 시원한 풍경만큼은 국내 최고라 해도 좋을 만큼 빼어나다. 해변 앞 경포호는 달맞이하기 좋은 곳. 하늘의 달과 호수에 비친 달, 파도에 어른거리는 달, 술잔 속의 달, 그리고 연인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모두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호수다. 저물녘에 찾아도 서정적인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올림픽 홍보체험관 ‘온 가족 놀이터’로 제격 평창올림픽 홍보체험관은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올림픽 유치 과정의 자료와 경기장 시설 건립 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종목별 선수들의 활약상을 보여주는 입체조형물 전시, 스키점프를 실감 나게 관람할 수 있는 4D체험관 등이 마련됐다. 건물들의 건축미도 빼어나다. 정선에선 삼탄아트마인이 주요 코스다. 2001년 폐광된 삼척탄좌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다. 최근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내방객이 부쩍 늘었다. 지진이 일어났을 때 송중기가 송혜교의 신발 끈을 묶어주는 장면, 송혜교가 테러범에게 납치돼 고문을 당하는 장면 등이 촬영됐다. 송중기가 입었던 군복과 막사 침대 등이 그대로 전시돼 있다. 폐광 구조물과 예술 작품 전시 공간 등 볼거리도 많다. 입장료는 1만 3000원(어른)으로 다소 비싼 편이다. ●사북석탄유물보존관서 느껴 보는 ‘광부의 삶’ 옛 광부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다면 사북석탄유물보존관을 권한다. 동양 최대의 민영 탄광이었던 동원탄좌 사북광업소의 흔적이다. 샤워실, 채탄 장비실, 세화실과 채광 장비 등 2004년 10월 31일 폐광 이후의 시간이 그대로 멈춰 있다. 사북탄광은 폐광될 때까지 재직 광원이 6300명에 달했을 만큼 규모가 큰 탄광이었다. 그 덕에 여러 드라마와 영화의 배경이 됐다. 관광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램은 실제 폐광으로 입갱할 수 있는 ‘광부 인차’ 탑승 체험이다. 인차는 광부들이 타고 갱도를 오가던 궤도차량으로, 옛 인차를 안전시설만 보강해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체험시설은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최소한 오후 4시 이전에 가야 두루 둘러볼 수 있다. 내비게이션은 사북 시내로 안내하지만 실제로는 강원랜드 안에 있다. 삼탄아트마인에서 멀지 않다. 입장료는 없다. 글 사진 평창·강릉·정선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맛집:평창 정강원(333-1011)은 전통음식을 맛보고 조리 체험까지 할 수 있는 곳이다. SBS 드라마 ‘식객’의 촬영지였던 곳으로, 정문 앞 장독대에 늘어선 300여개의 옹기가 눈길을 끈다. 평창군에서 동계올림픽을 겨냥해 올림픽 특선 메뉴 10개를 개발 중이다. 그 가운데 ‘눈대목’이라 불리는 황태칼국수(황태회관, 335-5795)와 ‘아라리’(한우불고기), ‘여심꽃밭’(비빔밥 샐러드) 등 세 가지는 현지에서 맛볼 수 있다. →가는 길:한국방문위원회는 외래 관광객들이 한류 관광지를 편하고 쾌적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K트래블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노선은 대구, 강원, 전남, 경북, 동남권(부산, 울산, 경남), 한국관광공사 선정 올해의 관광도시(무주, 통영, 제천) 등 6개다. 지자체 운영 코스에 따라 1박 2일에 145~175달러(숙식 포함) 정도 받는다. 강원도의 경우 서울에서 출발해 평창 월정사와 알펜시아리조트(스키점프대 체험), 강릉 중앙시장, 안목카페거리, 오죽헌, 올림픽 홍보관(4D 체험), 정동진 등을 다녀온다. 원래 외국인 전용 상품이지만 여행주간 때 선보였던 내국인 친구 동행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 오는 6월까지 한시적으로 연장 운용할 계획이다. 내국인도 외국인과 같은 요금을 내면 된다. 공식 누리집(www.k-travelbus.com) 참조. 스키점프대(339-0410)는 알펜시아리조트 안에 있다. 평창올림픽 홍보체험관(651-1722)은 경포호 인근에 있다.
  • 진리 치맥, 별미 군맥… 치명적 야구장 소울푸드

    진리 치맥, 별미 군맥… 치명적 야구장 소울푸드

    때 이른 더위가 찾아와 유난히 뜨거운 초여름이지만 야구 보러 가기에는 딱 좋은 날씨다. ‘야구장 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음식이다. 해 질 무렵 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탁 트인 구장에 앉아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치킨 한 입 물어뜯다 보면 그간 쌓였던 스트레스는 날아가고 귓가를 가득 메우는 사람들의 응원 소리에 절로 흥이 난다. 적어도 야구 시즌이라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은 단언컨대 야구장에 있다. 영혼까지 치유하는 야구장 먹거리의 세계로 안내한다. ●야구장에서도 수제버거가 대세, 고척 뉴욕버거 출출하지만 번거로운 것을 싫어하는 야구팬에게 햄버거만 한 음식도 없다. 때문에 패스트푸드 햄버거는 치킨과 함께 오랫동안 야구장 음식의 절대 강자로 군림해 왔다. 그러나 최근 수제버거 열풍이 불면서 야구장 햄버거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넥센의 새 구장 고척스카이돔이 대표적이다. 고척돔에서 파는 수제버거인 ‘뉴욕버거’는 개장 초부터 맛있기로 입소문이 나 팬들 사이에서 인기다. 패티는 호주산 청정우로 만들고 토마토, 양상추 등 채소는 반드시 당일 재료만 사용해 신선함이 살아 있다. 주문 즉시 햄버거를 만들기 때문에 패스트푸드 매장처럼 음식을 바로 받을 수는 없지만 번호표 시스템으로 주문 시 불편함을 덜어준다. 패티를 직영공장에서 직접 가져오기 때문에 일반 수제버거보다 저렴하게 파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2명이 먹을 수 있도록 구성된 ‘돔팩’이 가장 잘 나간다. 뉴욕버거 단품 2900원, 돔팩 1만 3900원(버거 2개, 음료 2개, 감자튀김 등 사이드 메뉴 포함). ●맛집이 야구장으로, 수원 진미통닭&보영만두 원정 응원의 즐거움 중 하나는 야구 경기를 본 뒤 해당 지역 맛집을 탐방하는 것이다. 그러나 경기 수원으로 원정 응원을 왔다면 애써 야구장 밖을 나갈 필요가 없다. kt 위즈 이정우 홍보팀장은 “지난해 야구장 리모델링을 하면서 지역 맛집 입점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수원시의 추천을 받는 등 고심 끝에 수원시민들이 최고의 맛집으로 꼽는 진미통닭과 보영만두를 선정했다”고 말했다. 진미통닭은 수원의 명물 팔달문 ‘통닭거리’에서 25년째 닭을 튀겨 온 이성희(48·여)씨 가족이 운영하는 곳으로, 본점은 이씨의 남편과 딸이, 야구장 분점은 이씨가 관리한다. 야구장 메뉴는 프라이드치킨 단 하나. 야구장 매장 내 주방에서 직접 튀겨 판다. 이씨에 따르면 “타지에서 온 팬들이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볼 때마다 흐뭇하지만, 야구장까지 온 사람들이 통닭을 사기 위해 스마트폰으로 야구를 보며 줄을 서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인기가 많다. 맛을 보니 튀김 옷이 얇고 기름기가 쫙 빠져 느끼하지 않았다. 또 겉은 바삭하고 속살은 부드러웠다. 명품 치킨의 정석이다. 수원의 또 다른 명물은 만두다. 수원 구장에서는 ‘치맥’(치킨+맥주)뿐만 아니라 ‘군맥’(군만두+맥주)도 고유명사다. 보영만두는 장안문 로터리에서 40년째 성업 중인 수제만두 전문점으로 본점은 아버지가, 야구장 분점은 아들이 운영한다. 바삭한 만두피에 풍부한 육즙이 입안을 가득 채운다. 만두속에는 고기와 무말랭이, 파가 들어가는데 특히 고기 양이 많다. 중독성 있는 매콤한 쫄면도 유명하다. 쫄면에 만두를 싸먹은 뒤 시원한 맥주 한 모금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하루에 만두 1만 개가 팔려나간다. LG와의 경기가 열린 19일 수원구장을 찾은 LG팬 박성현(23)씨는 “수원에 가면 만두를 꼭 먹어 보라는 소리를 들었다. 기대된다”며 여자 친구와 함께 만두+쫄면 세트를 손에 들고 구장 안으로 들어갔다. 진미통닭의 프라이드 1만 7000원, 보영만두의 군만두 1인분(10개) 5000원, 쫄면 5500원. ●야구장에서도 맛있는 삼겹살 ‘잠실 통밥삼겹살’ “거기 삼겹살집이죠? 여기 블루존 S석 10열인데요 삼겹살 2인분만 갖다 주세요.” 진정한 ‘고기덕후’라면 치킨보다는 삼겹살이다. 또 삼겹살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각종 채소와 쌈장, 상추와 함께 먹어야 제맛이다. 하지만 제대로 된 삼겹살 한상 차림을 야구장에서 치킨 먹듯 편리하게 먹을 수 있을까? 잠실구장의 ‘통밥삼겹살’ 세트 구성을 보면 먼저 치밀함에 놀라고, 고기를 김치에 싸먹어 보고 한번 더 놀란다. 고깃집에서 먹는 맛과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야구장에서 삼겹살 먹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야구장에 자리를 잡고 전화로 주문을 한다. 주문 즉시 철판에 구워진 삼겹살은 포기김치, 오이·당근 스틱, 고추, 마늘, 쌈장, 상추와 함께 자리로 배달된다. 매니저 윤재영 팀장은 “통밥삼겹살은 삼겹살을 먹을 때 한국인이 원하는 모든 것을 야구장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고안된 메뉴”라며 “손님 10명 중 8~9명은 단골일 정도로 마니아가 많다”고 말했다. 통밥삼겹살(삼겹살 400g+각종 채소 포함) 1만 7000원, 삼겹살+우동/순대볶음 세트 2만원. ●호텔이야 야구장이야, 고척 다이아몬드 돔박스 ‘특별한 야구팬’들을 위한 ‘특별한 음식’도 있다. 평일 관람료는 6만원, 주말에는 9만원에 달하는 고척돔의 다이아몬드석에서 야구를 보면 호텔 룸서비스 못지않은 먹거리 특권을 누릴 수 있다. 다이아몬드 관람객에 한해 무료로 제공되는 돔박스는 박스 하나로 애피타이저, 메인 식사, 맥주 안주, 디저트까지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알차게 구성됐다. 메뉴는 연전마다 바뀌는데, 주로 메인 식사에 수제버거나 샌드위치류가, 맥주 안주에 닭강정, 깐쇼 새우 등 핑거 푸드가 제공된다. 지정된 좌석에 앉으면 정장 차림을 한 직원이 생수, 시원한 모히토 한 잔과 함께 자리로 돔박스를 가져다 준다. 상자를 열어 보니 이날 메뉴는 애피타이저로 치킨 샐러드, 메인 디시로 치킨 파니니, 맥주 안주로 소시지 야채구이 꼬치와 치즈소스를 곁들인 나초칩, 디저트는 마들렌 케이크가 나왔다. 넥센 히어로즈 지원팀 이지영 대리는 “예약 좌석수에 맞춰 SPC에 당일 주문을 하고, 음식이 도착하면 구장에서 따뜻하게 데워 서비스를 하고 있다”며 “다이아몬드석도 외부 음식 반입이 가능하지만 실제로 음식을 가져오는 사람들의 비율은 5%도 되지 않을 정도로 돔박스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여름에는 계절 메뉴로 아이스크림, 팥빙수 등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돔박스는 티켓값에 포함(1인 1박스)돼 있다. 글 사진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엠카운트다운’ AOA ‘굿 럭’ 컴백 무대…관능적 걸크러시

    ‘엠카운트다운’ AOA ‘굿 럭’ 컴백 무대…관능적 걸크러시

    걸그룹 AOA가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관능적이면서도 도도한 매력을 뽐냈다. 19일 방송된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는 걸그룹 AOA가 출연해 새 앨범 ‘굿 럭’(Good Luck)의 무대를 선보였다. 먼저 수록곡 ‘10 seconds’ 무대로 관능적인 분위기를 풍긴 AOA는 타이틀곡 ‘굿 럭’의 무대를 통해서는 파란색 크롭티에 화이트 숏팬츠 차림으로 등장해, 파워풀한 퍼포먼스로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했다. 타이틀곡 ‘굿 럭’(Good Luck)은 초여름을 겨냥한 시원한 팝댄스곡으로,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절대 나를 놓치지 마’라고 외치는 AOA의 솔직 당당한 고백을 담았다. 캐나다 출신의 작곡가 매튜 티슬러(Matthew Tishler)가 작곡했다. 사진·영상=엠카운트다운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딴따라 지성 강민혁, 혜리 향한 커져가는 마음 ‘남매 아닌 연인?’ 혼란

    딴따라 지성 강민혁, 혜리 향한 커져가는 마음 ‘남매 아닌 연인?’ 혼란

    ‘딴따라’가 엇갈린 삼각 로맨스와 강민혁 성추행 사건의 진실 찾기로 긴장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지난 19일 방송 된 SBS 수목 드라마 스페셜 ‘딴따라’ 10회에서는 정그린(혜리 분)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눈치챈 신석호(지성 분)의 모습과 함께 다정한 정그린과 신석호 대표가 자꾸 신경 쓰이기 시작한 조하늘(강민혁 분) 그리고, 하늘의 성폭행 사건 진실을 찾기 위해 케이탑 이준석 대표(전노민 분)와 정면대결을 선언한 석호의 숨막히는 맞대결까지 60분의 시간이 폭풍처럼 휘몰아쳤다. 딴따라 밴드를 지키기 위해 석호는 발벗고 나섰다. 케이탑 이준석 대표에 의해 하늘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취재가 시작되자 석호는 이준석의 폭로성 언론플레이를 선수 쳐 막아내는가 하면 이내 모든 힌트를 모아 이지영(윤서 분)에게 압박을 시작했다. 시작은 열쇠고리였다. 석호는 지영에게 열쇠고리 사진을 보여주며 “이거 네거 맞지?”라고 물었다. 이에 지영이 “내 동생 거 맞는데 오래전에 잃어버렸다고 하더라. 그게 아지트에 있었네”라고 대꾸하자 석호는 놓치지 않고 “아지트라고 한적 없는데?”라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며 조여갔다. 두번째는 지영의 가족이었다. 지영의 가족은 아이돌로 데뷔한 지영 덕분에 서울로 이사 온 상황. 이에 석호는 지영의 아버지를 찾아가 동생 경수까지 얽혀 있음을 밝히며 지영을 설득해서 사실을 고백하라고 설득한다. 이에 지영의 아버지는 지영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며 불안해하기 시작해 향후 하늘의 성추행 사건에 새로운 변수가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을 높였다. 석호가 하늘의 진실 규명을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사이 그린을 향한 마음은 더 깊어져 갔다. 그동안 티격태격 사제 케미를 폭발시키던 석호는 그린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깨달으며 당황했고, 하늘은 아슬아슬한 석호와 그린의 모습에 남몰래 속앓이를 이어가며 남매가 아닌 연인으로 그린을 바라보고 있음을 드러내 시청자들을 심쿵하게 만들었다. 석호는 그린이 동료애가 없다고 투정을 부리자 “다시는 그런 그림 그리지마! 이건 경고다”라며 지난 밤 그린이 그려준 그린우산으로 인해 그린에 대한 사랑을 깨달은 자신의 마음을 애써 추스렸다. 그런가하면 행사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린을 바라보며 흐믓한 미소를 지으며 눈길을 떼지 못했다.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듯 주먹을 불끈 쥐어보지만 그린을 바라보는 눈빛은 이미 꿀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이같은 석호의 모습을 놓칠 하늘이 아니었다. 하늘은 그린을 향해 애틋한 눈빛을 보내는 석호를 견제하며 운전을 배우는가 하면, 그린에게 “너 태우고 꽃놀이 갈거야”라며 흐뭇하게 웃어 남매가 아닌 연인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안방극장을 설레게 했다. 이 과정에서 지성은 시종일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갓지성의 위엄을 드러냈다. 전노민과의 치열한 두뇌대결에서는 사건을 재구성하며 코난에 빙의한 듯한 치밀한 모습을 보여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고, 혜리와의 로맨스가 시작되자 어느새 달달하고 귀여운 대표님으로 변신하여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단히 훔치는데 성공했다. 상남자와 귀요미를 오가는 지성과 남동생에서 남자로 변신한 강민혁까지 그동안 베일에 가려있던 ‘딴따라’ 로맨스의 고리가 풀리며 초여름 여심이 어디로 향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SBS 드라마스페셜 ‘딴따라’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 신석호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린다. 매주 수, 목요일 밤 10시 방송. 사진=SBS ‘딴따라’ 캡처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AOA ‘굿 럭’(Good Luck) 2배속 댄스, 결과는?

    AOA ‘굿 럭’(Good Luck) 2배속 댄스, 결과는?

    걸그룹 AOA가 신곡 ‘굿 럭’(Good Luck) 2배속 댄스에 도전했다. 18일 방송된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는 지난 16일 ‘굿 럭’(Good Luck)으로 컴백한 AOA가 출연했다. 이날 방송에서 AOA는 신곡 ‘굿 럭’(Good Luck)을 홍보하고자 ‘주간아이돌’의 대표 코너 ‘랜덤 플레이 댄스’에 도전했다. 계속되는 구간 점프에 안무 실수가 이어졌고 멤버들은 당황하기 시작했다. 특히 ‘안무 구멍’ 초아와 민아로 시작해 다른 멤버들까지 실수가 이어지며 도전은 실패로 끝나 버린 상황. AOA는 ‘주간아이돌’을 통해서는 이번 앨범 신곡을 완곡으로 선보일 수 없게 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설현이 “완곡을 하게 해달라”며 초아와 함께 애교를 선보였고, AOA는 완곡을 선보일 마지막 기회를 얻게 됐다. 단, 조건이 있었다. 2배속 안무로 ‘굿 럭’(Good Luck) 안무를 소화해야 하는 것. 2배속 댄스에서도 민아를 비롯한 멤버들의 실수가 곳곳에서 이어졌지만, AOA 멤버들은 금세 대열을 재정비하며 아슬아슬하게 2배속 댄스에 성공했다. 한편 AOA의 이번 신곡 ‘굿 럭’(Good Luck)은 초여름을 겨냥한 시원한 팝댄스곡으로, 마음에 드는 이성을 향해 ‘절대 나를 놓치지 마’라고 외치는 AOA의 솔직 당당한 고백을 담았다. 캐나다 출신의 작곡가 매튜 티슬러(Matthew Tishler)가 작곡했다. 사진·영상=주간아이돌/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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