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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오클라호마주, 사실상 ‘낙태 전면금지’ 시행 돌입

    美 오클라호마주, 사실상 ‘낙태 전면금지’ 시행 돌입

    미국 공화당 소속 케빈 스팃 오클라호마 주지사가 25일(현지시간) ‘수정 단계’의 낙태를 금지하고, ‘고의로 임신한’ 여성의 낙태 시술을 도운 이를 제3자가 고발할 수 있도록 하는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에 서명하면서 오클라호마주가 사실상 낙태 전면 금지 시행에 들어갔다. 로이터통신, CNN 등에 따르면 스팃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나는 주지사로서 생명을 옹호하는 모든 낙태 관련 법안에 서명하겠다고 약속했고, 오늘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주지사 서명과 동시에 시행되는 새 낙태금지법은 또한 제3자가 낙태 시술을 도운 이를 상대로 소송 비용을 제외하고 최소 1만 달러(약 1268만원)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만 응급 상황이나 성폭행 또는 근친상간에 의한 임신은 경찰에 신고한 경우 낙태할 수 있도록 하는 예외 규정은 두고 있다. 스팃 주지사는 앞서 지난달 12일 낙태를 시술한 의사를 최고 10년 징역형과 10만 달러(약 1억 2680만원) 벌금형에 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서명했다. 이 법은 법원이 제동을 걸지 않으면 오는 8월쯤 발효될 전망이다. 뉴욕 소재 낙태권 옹호 단체인 출산권리센터(CRR)는 “즉시 이 법 시행을 막기 위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CRR은 “1973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의 권리를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여전히 유효한 상황에서 오클라호마주는 이를 무시하는 유일한 주가 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오클라호마주 외에도 공화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다른 주들도 대법원이 조만간 강력한 낙태금지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를 통해 유출된 미국 연방대법원의 결정문 초안에 따르면 대법원에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보수 성향의 대법관들은 49년 전 판결을 뒤집고 주별로 낙태 관련법을 제정하도록 허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낙태권 제한의 여파는 대법원 업무수행 방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위스콘신주 밀워키 소재 마켓대 로스쿨이 미 전역에서 성인 1004명을 대상으로 지난 9∼19일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법원 업무수행 방식이 못마땅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55%에 달했다. 지난 3월 설문조사 때의 45%보다 10%포인트 높아진 결과다. 반면 대법원 업무수행이 괜찮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44%로 3월 결과(54%)보다 낮아졌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대법원이 못마땅하다는 응답이 73%에 이르렀다. 괜찮다는 응답은 26%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층에서는 못마땅하다(32%)보다 괜찮다(68%)가 2배 이상 많았다.
  • [대만은 지금] 동성결혼 시행 3년...대만인 생각은 이렇게 변했다?

    [대만은 지금] 동성결혼 시행 3년...대만인 생각은 이렇게 변했다?

    오는 24일 대만이 동성결혼을 합법화하여 시행한지 만 3년에 접어드는 가운데 관련 부처인 대만 행정원 성별평등회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성인남녀 107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만인들의 동성결혼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5월 대만 입법원은 동성 커플이 혼인신고를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사법원 해석 및 관련 시행법을 통과시켰다. 통계에 따르면, 올해 4월 30일까지 7906쌍이 동성 혼인 등록을 마치고 공식 부부가 됐다.  성별평등회가 22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9%의 응답자가 동성커플이 결혼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이는 동성혼인법이 통과되기 전인 2018년에 비해 23.5%p 상승한 것으로 지난해보다 0.5%p 높게 나타났다.  또한 응답자의 71%가 동성 커플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야 한다고 답했다. 동성커플도 아이 양육을 잘할 수 있다에 71.8%가 그렇다고 답했다. 성별평등회는 대중들이 동성 커플도 자녀를 입양하고 양육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점차 인식하게 되었다고 했다.  현재 대만은 동성결혼자들을 위한 자녀 입양 합법화를 추진하고 있다. 입법원 사법 및 법제 위원회는 지난 12일 동성 부부에 대한 자녀 입양법 수정 초안을 심의, 통과시켰다. 아직 두 번의 심의가 남아 있다. 이는 현행 동성결혼법에서 결혼 후 자녀를 입양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이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동성결혼 가능 연령도 낮아질 전망이다. 대만 행정원은 지난 19일 동성결혼 연령을 만 20세에서 만 18세로 낮추는 개정법을 통과시켜 입법원의 심의를 앞두고 있다. 이는 성인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는 민법 개정에 따른 것으로 만 18~20세의 동성결혼 희망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지 않다는 내용이 주요 골자다.  이러한 대만 정부의 노력으로 트렌스젠더에 대한 대중의 이해도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스젠더가 생물학적 성별과 다르게 꾸미는 것에 동의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지난해보다 약 5%p 늘어난 66.9%로 나타났다. 76.5%는 트렌스젠더 본인이 가장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외모와 옷차림으로 학교나 직장에 다니는 것에 동의한다고 했고, 이러한 트렌스젠더가 자신의 직장동료가 될 수 있다고 답한 이는 89.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통적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도 점점 사그라드는 추세로 나타났다.  남성이 돈을 벌어야 하고 여성이 가정을 돌봐야 한다는 것에 72.9%가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인이 남편보다 집안일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한다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한 응답자도 78.7%에 달했다. 또한 응답자 92%는 여성이 이공계를 전공하는 것이 부적합하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그중 91.2%는 여성과 남성은 모두 직장에서 높은 직급에 오를 수 있다고 답했다. 
  • 美 스벅, ‘낙태 희망 직원’에 지원금…‘낙태 복지’ 내놓는 기업들

    美 스벅, ‘낙태 희망 직원’에 지원금…‘낙태 복지’ 내놓는 기업들

    미국 사회에서 낙태권을 둘러싼 분열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 내 글로벌 기업들은 직원들을 위한 낙태 지원 방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포브스, 피플지 등 현지 언론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이날 직원들에게 “대법원의 결정과 관계없이, 파트너(직원)들이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받도록 하겠다”며 “대법원의 판결 이후 의료접근성에 영향을 미치는 조치가 있을 경우에도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24만 명의 전 직원과 그들의 가족이 거주지로부터 100마일(약 161㎞) 이내에서 낙태 또는 성별확인 절차를 밟을 수 없다면 이동 경비를 지원하겠다. 당신이 어디에 거주하든, 무엇을 믿든 관계없다. 당신은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낙태 원정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글로벌 기업은 스타벅스 한 곳만이 아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여러 기업이 직원들을 위해 낙태 원정 비용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아마존은 낙태가 가능한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경비를 최대 4000달러(한화 약 510만 원)까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지난해 임신 6주 이후 낙태를 엄격히 금지하는 ‘심장박동법’을 시행한 텍사스주(州) 직원들이 ‘원정 낙태’를 떠날 경우 의료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리프트는 낙태금지법에 의해 직원이 피소될 경우 소송 비용을 전액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연방대법원, ‘로 대 웨이드’ 판례 뒤집을까 스타벅스 측이 낙태 지원금과 함께 언급한 ‘대법원의 결정’은 연방대법원이 이르면 6월 말 경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낙태권에 대한 최종 판결을 의미한다. 지난 2일 미국 정치 전문매체인 폴리티코는 연방대법원이 1973년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사건 판례를 뒤집는 내용의 98쪽짜리 판결문 초안 전문을 공개했다. ‘로 대 웨이드’ 판례는 ‘임신중지 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임신중지권을 인정한 판결이다. 이 판결에 따라 미국 여성은 임신 6개월까지 스스로 임신중지를 선택할 수 있었다. 그러나 폴리티코가 공개한 초안대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힐 경우, 미국 내 낙태권은 연방 헌법의 보호에서 벗어나게 되고, 임신 중지는 주법에 따라 규제할 수 있게 된다. 아칸소, 미시시피, 아이다호 등 13개 주에선 판결 즉시 임신 중지가 금지되는 등 미국의 50개 주 중 절반가량이 여성의 권리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 낙태권 논쟁에 뛰어든 미국의 대기업들 그동안 미국 대기업들은 법인세 조정과 규제 철폐 등 친기업적 정책을 놓고 보수 공화당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왔고, 낙태권 이슈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후에도 한동안 정치인들과 여론 사이에서 줄타기를 해야 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결 초안이 공개되기 전부터 미국 시민사회에서는 기업이 낙태권과 관련한 정확한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런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것이 결국 낙태권 제한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워싱턴포스트(WP)는 “올 들어 낙태금지법에 따른 사업상 리스크 등을 조사·연구할 것을 요청하는 주주 제안서가 기업에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블랙 라이브스 매터(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와 ‘1·6 의사당 난입 사태’ 등을 겪으면서 기업들이 인종 차별에 맞서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거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후원을 끊는 등 (정치적 문제에 대한) 입장을 드러내게 됐다”고 분석했다.   낙태권을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 진영 간 대립이 명확한 만큼,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정치권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종 판결을 내놓을 연방대법원은 보수 6명, 진보 3명으로 구성돼 있으며, 현지에서는 대법원 판결이 중간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 [속보]“오월 정신은 국민통합 주춧돌”…尹대통령, 5·18 기념사 직접 퇴고

    [속보]“오월 정신은 국민통합 주춧돌”…尹대통령, 5·18 기념사 직접 퇴고

    5·18민주화운동을 기리는 국가 기념식이 오늘(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거행된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광주를 찾아 본인이 직접 퇴고한 기념사를 발표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늦은 저녁까지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발표할 기념사를 총 7차례 퇴고했다.  윤 대통령은 직접 퇴고한 5·18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정신은 바로 국민통합의 주춧돌입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는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통합의 철학입니다”라며 ‘통합’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기념사는 윤 대통령이 참모진들과 함께 초안, 퇴고본을 모두 펼쳐놓고 단어를 직접 넣고 빼는 등 수정 작업을 거듭한 끝에 완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기념사를 직접 쓰면서 가장 고민한 부분은 오월의 슬픔을 어떻게 미래의 희망으로 승화시킬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광주를 ‘민주화의 성지’로 지칭하고 5·18 민주화운동을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항거”로 규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념사에는 “그날의 아픔을 정면으로 마주하면서 오월이 품은 정의와 진실의 힘이 시대를 넘어 영원히 빛날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하자”, “저는 오월 정신을 확고히 지켜나갈 것”, “민주 영령들의 정신을 기리며 그분들의 안식을 기원한다”, “오월 정신을 묵묵히 이어오신 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등의 대목도 들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아침 KTX 특별열차 편으로 광주에 도착한다. 윤 대통령이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의문을 5·18 희생자 유가족 및 각종 유족 단체들과 함께 입장할지도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1월 5·18 민주묘지를 방문했을 때 ‘전두환 옹호 논란 발언’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가로 막혀 추모탑에 접근하지 못했다. 대선 직전인 지난 2월에도 추모탑 분향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 기념식에서는 ‘님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며 5·18 정신 계승의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기념식에는 이례적으로 여당인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 100여명, 윤석열 정부 각 부처 장관과 대통령실 수석급 참모 대부분이 윤 대통령 권유에 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 러 “아조우스탈서 265명 항복”…현지에선 사형 주장도

    러 “아조우스탈서 265명 항복”…현지에선 사형 주장도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마지막 항전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끝까지 저항하던 우크라이나군 265명이 항복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중상자 51명 포함 265명 항복”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7일(현지시간) “지난 24시간 동안 중상자 51명을 포함해 265명의 병력이 무기를 버리고 항복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을 체포하고 부상자를 이송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다만, 항복한 우크라이나군의 숫자는 러시아 국방부와 우크라이나 국방부 간 다소 차이가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중상자 53명을 포함한 총 264명이 아조우스탈 제철소를 빠져나와 친러시아 괴뢰정부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지역의 의료시설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고리 코나셴코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부상자들은 노보아조우스크의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으나, 그 외 포로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상자가 아닌 우크라이나군은 DPR 장악 지역인 올레니우카 마을로 이송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영웅들을 가능한 한 빨리 송환하기 위해 러시아 포로와 교환하는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조우스탈에 남은 장병에 대해서는 구조 임무가 진행 중이라면서도 “아조우스탈을 군사적 수단만으로 뚫어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와의 평화협상 대표단을 이끈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마리우폴의 수비대가 82일간 버텨준 덕분에 전쟁의 향방이 바뀌었다”고 평가하면서 “아조우스탈에서 더 많은 사람을 대피시키기 위한 협상은 어렵지만,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 “마리우폴 작전 임무 종료”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마리우폴에서 ‘작전 임무’를 끝냈다고 발표했다. 총참모부는 성명에서 “마리우폴 수비대는 임무를 완수했다”며 “최고 군사령부는 아조우스탈 부대 지휘관들에게 스스로 목숨을 부지할 것을 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마리우폴 수비대는 우리 시대 영웅”이라며 “그들은 역사에 영원히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2014년 러시아가 무력으로 병합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친러시아 반군이 장악한 동부 돈바스 지역을 연결하는 요충지로 개전 초기부터 러시아군은 마리우폴을 포위하고 집중 공격을 퍼부었다.러시아군은 지난달 21일 마리우폴을 점령했다고 선언했으나, 우크라이나군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서 마지막 항전을 이어갔다. 러시아가 제시한 항복 제의를 잇따라 거부하며 버텨온 아조우스탈 저항군이 러시아의 점령 선언 27일 만에 무너지면서 마리우폴은 사실상 러시아의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일각에선 항복 우크라군에 사형 주장 러시아가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에 대해 국제법에 따라 대우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지만 현지에서 사형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오면서 이들의 신변에 대한 전망도 모호한 상황이다. 이날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조우스탈에서 항복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은 국제 규범에 따른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보장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레오니드 슬루츠키 하원의원은 러시아 하원 토론에서 “러시아가 사형 집행을 중지했지만 아조우 연대의 민족주의자에 대해선 이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해 상반된 의견을 피력했다. 슬루츠키 의원은 “우리 포로들에게 지속적으로 가해진, 그들이 저지른 끔찍한 반인도적 범죄들을 고려하면 그들은 살 자격이 없다”고 강조했다.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현재 어떤 형태의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크라이나와 현재 진행 중인 협상은 없다”며 “우크라이나는 협상에서 사실상 철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제안한 협약 초안에 우크라이나가 답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앞서 한나 말랴르 우크라이나 국방차관은 “마리우폴의 수호자들 덕분에 우크라이나는 매우 소중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면서 이송된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포로 교환 협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 [이슈+] “성폭행·근친상간 임신도 낙태 불가”…쪼개진 미국

    [이슈+] “성폭행·근친상간 임신도 낙태 불가”…쪼개진 미국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기존 판결을 파기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가운데, 공화당 텃밭인 네브래스카주가 낙태 전면 금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피터 리케츠(공화) 네브래스카 주지사는 1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방대법원이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번복하면, 낙태 전면 금지안 승인을 위해 주 의회에 특별회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케츠 주지사는 “네브래스카는 ‘프로 라이프’(pro-life) 주(州)”라면서 낙태 전면 금지법 통과에 의욕을 드러냈다. 프로 라이프는 낙태 허용을 뜻하는 프로 초이스(pro-choice)의 반대 의미로, 낙태 합법화 반대를 뜻한다. 주지사는 성폭행당한 어린 소녀도 임신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생명은 임신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진행자가 성폭행이나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도 포함된다는 것이냐고 재차 묻자 “그렇다. 그들도 아기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히면, 우리는 태아 보호를 위한 더 많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이란1971년, 미국 텍사스주에서 성폭행으로 원치 않는 임신을 하게 된 한 여성이 낙태 수술을 거부한 텍사스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노마 매코비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신변 보호를 위해 ‘제인 로’라는 가명을 썼다. ‘헨리 웨이드’라는 이름의 텍사스주 댈러스 카운티 지방검사가 사건을 맡으면서 이 사건은 ‘로 대 웨이드’라는 이름이 붙었다. 1973년 표결에서 연방대법원은 7대 2로 여성의 손을 들어줬다. 낙태에 대한 여성의 권리가 미국 수정헌법 제14조에 명시된 사생활 보호 권리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연방대법원은 태아가 산모의 자궁 밖에서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시기에 이르기 전, 여성은 어떠한 이유에서든 임신 상태에서 스스로 벗어나는 결정을 내릴 권리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후 미국 사회는 임신 23∼24주차 낙태를 사실상 합법으로 간주했다. 하지만 낙태권이 헌법에 명시된 것도 아니고 관련 연방법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서, 주별로 다른 정책을 펼치며 논쟁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연방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의 법률 심리에 들어가면서 논쟁에 다시 불이 붙었다. 연방대법원 내부 문건 유출공화당 텃밭인 미시시피주의 한 낙태 시술소는 임신 15주 이후 거의 모든 낙태를 제한한 법률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하필 연방대법원이 보수 우위로 재편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이 투입되면서, 연방대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렸다. 그리고 최근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파기하기로 방침을 정한 연방대법원 의견서 초안이 유출됐다. 2일 대법관들의 다수의견서 초안을 입수한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사실상 미시시피주 손을 들어주는 판결이다. 대법관 다수 의견이 담긴 초안에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은 처음부터 완전히 잘못됐다. 헌법에 귀를 기울이며 낙태 문제를 국민이 선출한 대표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대법관 9명 중 과반이 넘는 보수 성향 대법관 5명이 찬성했으며 최종 결정도 같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낙태권 존폐 결정 권한 각 주 정부로, 선거 앞두고 촉각만약 연방대법원 최종 결정이 기존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엎을 경우, 낙태권 존폐 결정에 대한 권한은 각 주 정부와 의회로 넘어간다. 미 언론은 50개 주 중 절반가량이 낙태를 금지하거나 극도로 제한할 것으로 전망한다. 미시시피주 등 13개주는 연방대법원 판결만 나오면 즉시 낙태권을 제한하는 일명 ‘방아쇠 법안’(trigger laws)을 일부러 통과시켜놓았다. 그렇다고 해당 지역 모두 낙태 반대 여론이 우세한 건 아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미국인의 3분의 2 정도가 낙태권 보장에 찬성한다. 로이터통신이 2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와 함께 99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미국인의 63%는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할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선거 주요 무대인 애리조나와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등의 낙태권 찬성 여론은 반대 여론과 비등했다.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런 민심을 의식한 듯 연방대법원 최종 결정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연방대법원 문건이 유출 직후 바이든 대통령은 “만약 이런 의견이 유지된다면 이는 매우 급진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방대법원 최종 결정은 다음달 말에서 7월 초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낮은 지지도와 인플레이션으로 공화당 대승이 예상되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 문제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 “내 몸에서 손 떼” 낙태권 지키러 나온 여성들

    “내 몸에서 손 떼” 낙태권 지키러 나온 여성들

    50년 전 미국의 낙태 합법화를 보장한 역사적 사건인 ‘로 대 웨이드’(Roe vs Wade) 판결이 뒤집힐 위기에 처하자 분노한 여성들이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낙태권 지지자들이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서 낙태권을 보장하라는 거리행진을 진행했다. 워싱턴DC 워싱턴 기념비 앞에 모인 시민들은 비를 맞으며 의회의사당을 지나 대법원까지 이동했다. 뉴욕에서는 수천 명이 브루클린 다리를 건넜고 LA 시청 근처 공원은 시위대로 가득 찼다.‘우리 몸에서 손 떼라’, ‘안전하고 합법적인 낙태를 보장하라’, ‘로 대 웨이드를 보호하라’, ‘우린 돌아가지 않는다’, ‘ 내 몸, 나의 선택’ 등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라는 의미를 담은 플래카드, 피켓과 티셔츠, 보디페인팅이 눈에 띄었다. 행사를 주최한 여성시민단체 ‘여성의 행진’은 이날 시카고, 내슈빌, 텍사스 오스틴을 포함해 전국 450여개 도시에서 집회가 개최됐다고 밝혔다.앞서 지난 2일 1973년 여성의 임신중단 권리를 확립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을 것임을 암시하는 연방대법원 의견 초안이 언론에 유출되면서 여성들의 분노에 불을 질렀다. 뉴욕 브루클린 공원에서 열린 집회에 참가한 클로이 레인스(35)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판결문 초안을 본 뒤 망연자실했다며 “낙태가 없었다면 나는 여기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20년 11월 임신 5개월째 심한 하혈로 목숨이 위태로웠고 의료진의 권유로 임신을 중단했다고 전했다.젊은 여성부터 백발의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목소리를 높였다. 1970년대부터 여성인권운동을 했다는 르네 셰넌(84)은 “‘끔찍한’ 법원 의견에 반대하기 위해 나왔다”면서 “아직도 (50년 전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다는 게 믿기 어렵지만 여성이 참정권을 보장받기까지 100년 걸렸듯이 우리는 계속해서 권리를 쟁취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낙태권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6월 또는 7월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이 초안대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주 정부와 의회가 낙태권 보장 여부를 결정할 수 있게 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50개 주 가운데 절반이 대법원 판결이 나오는 즉시 낙태를 금지하거나 엄격히 제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 ‘레고’처럼 조립하는 서비스 로봇 주도할 국제표준 선점

    ‘레고’처럼 조립하는 서비스 로봇 주도할 국제표준 선점

    우리나라가 최초로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서비스 로봇의 소프트웨어 모듈용 정보모델’ 표준안이 신규작업표준안(NP)으로 채택됐다. 정보 모델은 다양한 장비(모듈)의 원활한 작동을 위해 모듈 간 호환성 및 신뢰성을 높이는 통신 소프트웨어다.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에 따르면 신규작업표준안 채택은 국제표준 제정 절차의 첫 관문으로 기술위원회 투표에서 회원국 대다수의 찬성을 받았다. 앞으로 작업반초안(WD)-위원회안(CD)-국제표준안(DIS)-최종국제표준안(FDIS) 등의 절차를 거쳐 국제표준(IS)으로 제정된다. 서비스 로봇은 ‘레고’를 조립하듯 모듈을 탈부착해 개발·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면서도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추가·변경하며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듈 간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핵심이다. 우리나라가 제안한 표준안은 서비스 로봇에 사용되는 모듈의 통합과 재활용이 용이하고 모듈 간 호환성을 높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 표준이다. 로봇 모듈의 호환성에 직결되는 모듈용 소프트웨어 입출력 변수, 안전 및 보안 관련 표현 방법, 모듈 간 상호 연결 방법 등을 제시해 다양한 업체의 참여가 가능하다. 강원대와 경희대가 국가표준 기술력 향상 사업을 통해 공동 개발한 표준안은 로봇의 다양한 조합과 결합을 가능해 우리나라의 서비스 로봇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디딤돌’ 역할이 기대된다. 이상훈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그동안 로봇 산업에서 축적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서비스 로봇 소프트웨어분야 국제표준을 선도할 수 있게 됐다”며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국제표준 확보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바이든 “낙태권 제한 이어 동성혼·피임도 위태로워질 수도”

    바이든 “낙태권 제한 이어 동성혼·피임도 위태로워질 수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제한 가능성에 대해 동성혼과 피임 같은 권리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시카고에서 열린 모금행사에서 “잘 들어라. 그들은 연방대법원의 동성혼 합헌 결정을 겨냥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피임할 권리도 위태롭다며 “이런 판결들이 흔들리면서 미국을 더 분열할 것이다. 우리는 논쟁할 필요가 없는 사안에 대해 논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방대법원은 임신 15주 이후의 낙태를 대부분 금하는 미시시피주의 법률이 헌법에 일치하는지 심리 중이다. 최근 공개된 다수의견 초안에는 임신 24주 전에는 낙태를 허용한 1973년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초안은 낙태권이 헌법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성소수자 단체 등에서는 같은 논리가 과거 연방대법원 결정을 통해 권리를 확립한 동성혼과 피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 27조원 어떻게 마련할까… 전북 ‘尹정부 공약’ 기대 반 우려 반

    윤석열 정부가 제시한 전북지역 공약사업이 추진되려면 막대한 예산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11일 전북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가 ‘전북지역 정책과제 대국민 보고회’를 통해 제시한 7대 대선공약과 15대 정책과제를 추진하려면 27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전북 관련 공약사업 예산 14조 5376억원보다 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사업별 추정 예산은 ▲새만금 메가시티·국제투자진흥지구 10조원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 1800억원 ▲주력산업 육성과 신산업특화단지 조성 5조 6000억원 ▲동서횡단철도와 고속도로 건설 8조원 ▲농식품 웰니스 플랫폼 구축 8000억원 ▲국제태권도사관학교 건립 3400억원 ▲관광산업 활성화·동부권 관광벨트 구축 2조 1300억원 등이다. 이 사업들은 대부분 지난 정부에서 이루지 못한 과제이거나 전북이 중앙정부에 요구해 온 숙원사업들이다. 인수위는 일단 공약사업의 차질 없는 이행에 강한 의지를 밝혔다.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지방시대를 모토로 중앙정부 주도에서 지자체와 지역사회 주도로, 관 중심에서 민간의 자율혁신체제로 지역발전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굳은 신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약사업을 모두 추진하려면 윤석열 정부 임기 동안 해마다 5조원 이상 예산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재원조달에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새 정부의 공약사업 실행 의지는 오는 6월 2023년도 정부 부처별 예산안 초안이 윤곽을 드러내면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구 전북도 기획조정실장은 “국정과제에 반영된 도내 현안사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중앙부처 건의를 비롯해 국가예산 확보 등 후속조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자유’ 35번 언급… 尹 ‘反지성주의’ 직접 넣었다

    ‘자유’ 35번 언급… 尹 ‘反지성주의’ 직접 넣었다

    밀턴 프리드먼 책서 영감 얻은 듯‘세계시민’ 7번… 케네디 연설 연상이각범·이재호 교수 취임사 총괄10일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는 역대 대통령 취임사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반(反)지성주의’, ‘세계 시민’ 등의 생소한 단어가 들어갔다. ‘자유’라는 단어를 무려 35차례 언급한 것도 이례적이다. 이를 두고 뉴프런티어(New Frontier)를 표방하며 국민적 인기를 끌었던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취임사를 연상시킨다는 평가가 우선 나온다. 세계 시민(citizens of the world)과 자유는 케네디 전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비중 있게 구사한 단어들이기 때문이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세계 시민 여러분”이라며 “미국이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해 줄 것인가를 묻지 말고, 우리들이 서로 힘을 합해 인간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물으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에도 신임 검사들을 격려하며 해당 취임사를 인용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세계 시민”을 7차례나 언급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취임사에서 “국민 여러분”과 “해외 동포 여러분” 정도를 언급한 것과 다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례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대한민국의 위상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경제 규모가 커졌다고 반드시 선진국이 아니다. 자유와 인권 확대에 있어서도 대한민국이 국제 사회에서 책임을 다하겠다고 세계 시민에게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자유’를 수차례 강조한 것을 놓고는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할 자유’에서 영감을 얻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으로 ‘선택할 자유’를 꼽았는데 이는 그의 아버지가 서울대 법대 입학 기념으로 선물한 책이다. 윤 대통령은 이 책이 자신의 세계관 형성에 근간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이 반지성주의(anti-intellectualism)라는 학술적 용어를 구사한 것도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지성주의는 합리적 이견을 허용치 않는 맹목적 집단주의를 의미한다. 좀더 깊게 들어가면 상대방의 이견을 압살하는 전체주의적인 행동방식을 말한다고 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이 단어를 사용한 것은 표면적으로는 좌우로 갈려 상대방의 합리적 이견을 수용치 않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 문제를 개탄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난 정권에서 정국을 좌우했던 문파(문재인 전 대통령 열성 지지자) 등 강성 정치세력의 집단행동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반지성주의는 윤 대통령이 고심 끝에 직접 넣은 것으로 알려졌다. 취임사 작성은 이각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명예교수와 이재호 극동대 교수가 총괄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취임사준비위원들의 열띤 토론 과정을 거쳐 초안이 마련됐고, 윤 대통령이 수정을 거듭해 상당 부분을 스스로 정리했다”고 전했다.
  • “국민이 주인, 원칙 있는 통합” 20분 취임사 직접 다듬은 尹

    “국민이 주인, 원칙 있는 통합” 20분 취임사 직접 다듬은 尹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취임사에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회복을 핵심으로 하는 새 정부 5년간의 국정 방향과 철학을 제시한다. 지난해 3월 검찰총장 퇴임사, 6월 정치 참여 선언문, 지난 3월 대통령 당선 수락 연설문을 직접 쓴 윤 대통령은 지난 주말 취임사 최종안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9일 KBS 라디오 출연에서 “이번 취임식의 슬로건이 ‘다시 대한민국, 새로운 국민의 나라’”라며 “국민과 함께 국민의 협력과 지원을 받아서 다시 재도약을 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고, 자유와 시장, 인권과 공정과 연대를 기반으로 해서 진정한 국민이 주인이 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국정 철학이 담길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 위원장은 또 “국제사회에서의 대한민국이 책임 있는 역할을 하면서 존경받는 나라가 되겠다는 시대정신을 선포하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특히 취임사 준비 실무진에게 “부패한 세력과는 통합을 논하기 어렵다”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치적 수사에 그치는 국민 통합이 아닌 ‘원칙 있는 통합’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사는 이각범 카이스트 명예교수와 이재호 전 한국출판문화진흥원장이 이끄는 취임사준비위원회가 초안을 잡았다. 준비위는 지난달 25일 윤 대통령에게 초안을 정식 보고했고, 윤 대통령이 문구 하나하나를 다듬었다고 한다. 대선 때부터 윤 대통령의 메시지를 총괄해 온 김동조 연설기록비서관 내정자도 주도적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애초 30분 안팎으로 마련했던 취임사는 윤 대통령이 최종안을 완성하는 과정에서 20분 이내로 단축됐다. 윤 대통령이 메시지가 뚜렷하고 간결한 연설을 원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10일 국회 앞마당에서 열리는 취임식에서 단상이 아닌 돌출무대에서 취임사를 발표한다. 국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서겠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 표현이다. 취임사는 한지에 서책 형식으로 보존될 예정이다. 취임준비위는 “전통문화 계승 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이란 헌법 정신을 구현하고자 대통령 취임사를 한지에 서책 형식으로 작성해 대통령 기록물로 보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생명이 언제 시작? 미국인 종교에 따라 낙태권 찬반 갈려

    생명이 언제 시작? 미국인 종교에 따라 낙태권 찬반 갈려

     생명은 언제 시작되는 것일까? 1973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로 vs 웨이드’ 판례 이후 반세기가 흘렀어도 여전히 미국인들의 견해가 갈리는 화두가 바로 이것이다. 많은 미국인들은 그 답을 종교에서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일간 USA 투데이는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미국인의 생각을 지배하는 세 주요 종교가 낙태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음은 물론이다. 아주 단순하게 설명하자면 기독교는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부터 시작한다고 본다. 가톨릭과 남부 침례교 역시 낙태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유대교와 이슬람교는 산모의 목숨을 우선해 낙태에 찬동하고 있다.  연방대법원이 여름에 ‘로 vs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로 해 사무엘 알리토 대법관이 작성하고 있는 다수 의견서 초안이 2일 언론에 유출돼 낙태권에 대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반세기 넘게 낙태 반대 운동에 불을 지펴온 것이 기독교 지도자들임은 물론이다.  미국인들의 여론은 어떻게 나뉠까? 지난 2019년 퓨 리서치 센터가 수행한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를 보면 복음주의 프로테스탄트들은 63%가 낙태권을 반대해 주류 개신교도(33%)의 곱절 가까이 됐다. 여호와의 증인은 4명 중 3명이 낙태 허용에 반대하고, 모르몬교 역시 70% 가까이가 낙태를 불법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미국인 유대인의 83%와 무슬림의 55%는 낙태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인 가톨릭 신자는 팽팽하게 갈라져 있다. 56%는 낙태 합법화에 찬동하는 반면, 42%는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USA 투데이와 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절반에 가까운 49%가 낙태는 “합법이어야 하며 접근 가능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에도 불교 신자가 제법 있겠지만 비중이 적어서인지 빠져 있다. 불교 역시 살생을 엄히 금하니 당연히 낙태에 반대하는 것이 옳지만 다른 종교처럼 일관적이고 명확한 원칙이나 해결 방법을 따로 제시하지 않는 것 같다. 일부 종파는 영가 천도를 권하고, 일부 종파는 태아의 영혼이 존재한다는 생각 자체를 부정하며 영가 천도를 하지 않기도 한다. 다만 낙태를 여성이나 가족이 좋지 않은 업(카르마)을 쌓는다고 보고 “다만 쌓인 업이 있으니 선행을 통해 좋은 업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권고하는 데 머무르고 있다.     
  • ‘51년 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최고 60층 재건축 추진

    ‘51년 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최고 60층 재건축 추진

    서울 여의도의 대표적 노후 단지인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를 각각 최고 60층, 50층 높이의 초고층 단지로 재건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7일 서울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달 28일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신속통합기획 초안을 공개했다. 오세훈 시장 취임 후 도입된 신속통합기획은 민간 주도 개발에 공공이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제도로, 정비사업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한양아파트는 작년 말 신속통합기획 적용 단지로 선정돼 관련 절차를 진행해 왔다. 서울시는 현재 3종 주거지역인 이들 지역의 용도를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또 공공기여(부지 기부채납)로 공원과 문화시설 등을 조성하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한편 1971년 준공된 시범아파트는 여의도에서 가장 오래된 단지로, 현재 최고 13층, 1584세대 규모다. 계획대로 재건축되면 최고 60층, 2400여 세대로 커진다. 1975년 지어진 한양아파트는 최고 12층 588세대에서 최고 50층, 1000여 세대로 탈바꿈된다.
  • “나는 순회공연 중 낙태했다” ‘낙태금지’ 막으려 낙태고백하는 美연예인들

    “나는 순회공연 중 낙태했다” ‘낙태금지’ 막으려 낙태고백하는 美연예인들

    미국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미국 여성 유명인사들이 잇따라 자신의 낙태 경험을 고백하고 나섰다. 반세기 가까이 미국 여성들의 낙태권을 보장해온 법적 근거가 흔들릴 위기에 여성들이 “낙태는 자신의 권리”라며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급진적 페미니스트 성향의 영국 ‘채널 4 뉴스’ 앵커인 캐시 뉴먼은 자신의 트위터에 “나는 낙태를 해서 슬프긴 했지만 단 1초도 후회한 적은 없다”며 “미국 및 전 세계의 모든 여성이 (임신과 낙태를)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적었다. 2021년 그래미 어워즈 4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유명 싱어송라이터 피비 브리저스 역시 “나는 지난해 10월 투어 중 낙태를 했다. 나는 계획된 부모가 되기 위해 낙태약을 먹었다. 모든 사람은 그런 선택을 할 자격이 있다”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뉴욕 법무장관 레티티아 제임스도 낙태에 대해 “나는 자랑스럽게 가족계획에 들어갔다. 나는 누구에게도 사과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는 낙태에 대해 그 누구에게도 사과하지 않는다” 미국 팟캐스트 진행자인 마이클라 오클랜드는 약 30만명인 자신의 팔로워에게 “나는 19세에 낙태를 했지만 낙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편하지 않다. 지금도 나는 그것에 대해 말하기가 두렵다”고 말했다. 이런 두려움과 사회적 편견 속에서 유명인사뿐 아니라 많은 일반 여성들도 낙태권 보장에 대해 소신을 밝혔다. #ihadanabortion 해시 태그 아래 트위터 사용자들은 “내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나는 매우 학대받는 결혼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 어려운 선택을 했다. 나에게 아이가 있었다면 나를 학대했던 사람을 떠나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아무런 후회가 없다. (낙태는)모든 여성에게 합법적이고 안전한 선택이 되어야 한다”고 글을 남겼다. 낙태권 제한에 대한 미국 여성들의 반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텍사스주가 태아의 심장 박동이 감지되는 임신 6주부터 낙태를 금지한 ‘심장박동법’을 시행했을 때 할리우드 유명 배우 우마 서먼은 그가 10대일 때 낙태를 했다는 경험을 밝히며 “내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그렇게 어린 나이 임신을 하지 않기로 선택한 것은 내가 커서 원하고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도록 해주었다”고 말했다.한편, 미국 연방상원이 오는 11일 여성의 낙태권을 연방법으로 보호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낙태권을 인정한 기존 판결을 파기한다는 내용의 연방대법원 결정문 초안이 보도된 이후 민주당이 낙태권을 아예 입법화해 보호하려 한 시도이지만, 공화당의 반대로 통과하지 못할 전망이다. 공화당의 합법적인 의사진행방해 수단인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려면 상원에서 60석이 필요한데 민주당 의석은 친민주당 성향 무소속까지 포함해도 50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진보와 보수진영 간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일부 대기업들은 낙태 시술을 원하는 직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발표하고 시민단체들도 낙태금지 반대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민주당, 낙태권 보호법안 표결...공화 반대로 무산될듯 미국에서의 낙태 합법화는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통해 이뤄졌다. 이 판결은 태아가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임신 22~24주 이전까지 임신중절을 허용하도록 했다. 하지만, 만일 연방대법원이 이 판결을 무효로 할 경우 주별로 낙태에 대한 입장을 정할 수 있어 26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가 불법화될 전망이다.
  • ‘미완’의 인수위… 집무실·검수완박에 묻힌 국정과제

    ‘미완’의 인수위… 집무실·검수완박에 묻힌 국정과제

    윤석열 정부의 5년을 구상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6일 해단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지난 3월 18일 현판식과 함께 출범한 지 꼭 50일 만이다. ‘국민을 받드는 인수위’, ‘일하는 인수위’ 등을 표방했지만, 최종 결과물인 ‘110대 국정과제’는 아쉬움이 많다는 평가다. 새 정부의 국정비전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거대 담론을 보여 주지 못한 채 일부 지엽적 이슈에 집착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인수위가 남긴 미완의 과제는 오는 10일부터 출범하는 새 정부가 풀어야 할 숙제가 됐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인수위가 출범하던 날 직접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는 손글씨를 적어 인수위 측에 건넸고, 첫 전체회의가 열린 사무실에는 이를 활용해 만든 현수막이 내걸렸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은 “휴일 없이 일해야 한다”고 군기를 잡았다. 박근혜 정부 때의 2배에 달하는 200여명의 매머드 인수위가 구성됐다. 하지만 인수위는 어느 순간부터 존재감이 흐릿해졌다. 지난달 4일 국정과제 1차 초안 선정을 마무리했지만 눈에 띄는 게 없었다. 지난달 18일과 25일 국정과제 2차, 3차 선정이 이뤄졌음에도 존재감은 드러나지 않았다. ‘미래 먹을거리 육성전략’을 발표했지만 현 정부가 추진한 정책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피해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고 밝혀 ‘600만원 일괄 지급’이란 윤 당선인 공약이 후퇴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3일 ‘110대 국정과제’ 발표에서도 공약 후퇴 논란이 재연됐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이 담기지 않았고, ‘취임 즉시 병사 월급 200만원 보장’ 공약도 단계적 인상으로 선회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D·E·F 신설’ 약속도 검토 수준으로 돌아섰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학과 교수는 “새 정부가 입법 과정에서 거대 야당을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인해 인수위도 색깔 있는 정책 의제를 설정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수위는 이런 비판을 의식한 듯 5일 입장문을 내고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가부 폐지’ 공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병사 월급은 2025년까지 병장 기준 150만원으로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별도의 자산형성 프로그램을 통해 200만원 지급이 완성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GTX도 서부권 광역급행철도(김포~부천)를 연장해 D노선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E·F노선은 최적 노선을 위한 기획연구를 발주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 vs 웨이드’ 얻어낸 맥코비 문제 많았던 삶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로 vs 웨이드’ 얻어낸 맥코비 문제 많았던 삶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 살던 노마 맥코비(1947~2017년)는 새라 웨딩턴(1945~2019년) 변호사 등의 도움을 받아 1973년 1월 저유명한 ‘로 vs 웨이드’ 판결을 받아냈다. 가명임이 뻔히 드러나는 ‘제인 로’로 불린 그녀는 원치 않는 태아를 지워야겠다며 낙태죄를 처벌하는 텍사스주 법률이 연방 헌법 위반이라고 카운티 검사 웨이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연방대법원은 임산부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며 맥코비의 손을 들어줬다. 이 판결은 미국 사회를 진보로 나아가게 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그런데 1987년에 반전이 일어났다. 맥코비가 성폭행으로 가진 태아라 지울 수 밖에 없다는 자신의 호소가 거짓이었음을 인정한 것이다. 그녀는 태아도 생명이며 소중하다는 ‘프로 라이프’ 운동에 헌신하다 세상을 등졌다. 사인은 심장마비였다. 하지만 “임종 고백”이라며 자청한 인터뷰를 통해선 낙태 반대 연설은 돈을 받고 한 일이며, 자신은 여전히 낙태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고 또 정반대 얘기를 했다. 어느 견해가 진심이었을까? 아무도 모를 일이다. 그녀의 인생은 밑바닥이었다. 루이지애나주 심미스포트에서 태어나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이사했다. 아버지 올린 넬슨은 TV 수리공이었는데 그녀가 열세 살 때 집을 나가 어머니 매리와 이혼했다. 어머니가 그녀와 오빠를 돌봤는데 주먹질을 일삼는 알코올 중독자였다. 맥코비는 열 살 무렵부터 경찰서를 들락거렸다. 주유소 계산대에서 돈을 슬쩍 하고 친구와 함께 오클라호마시티로 가출했다. 호텔 직원을 속여 객실을 얻었는데 이틀 뒤 청소부가 들어가니 동성끼리 키스를 하고 있었다. 체포돼 법원에 끌려갔는데 가톨릭 기숙사로 보내졌다. 10대 초중반에는 주립 학교에서 지내곤 했는데 적응하지 못해 집에 다녀오곤 했다. 그녀는 나중에 집에 가고 싶어 학교에서 부러 나쁜 짓을 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어머니의 사촌들과 함께 지내기도 했는데 3주 내내 매일 밤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물론 사촌들은 맥코비가 거짓말을 한다고 주장했다. 레스토랑에서 일할 때 남편 우디를 만나 열여섯 살이던 1963년 결혼했다. 남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첫 딸 멜리사를 1965년 낳았다. 멜리사를 낳고 음주 및 약물 의존이 심해졌다. 이 무렵 자신이 레즈비언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주말을 이용해 두 친구를 방문하려고 딸을 어머니에게 맡겼는데 귀가했더니 멜리사 대신 아기인형을 껴안고 있었다. 경찰에 신고해 딸을 데려가라고 했다. 어머니는 몇주나 멜리사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았다. 3개월 뒤에야 딸을 만날 수 있었고 어머니와 함께 지낼 수 있었다. 어느날 아침 잠에서 깼더니 어머니가 보험 계약에 서명하라고 강요했다. 읽어보지도 않고 서명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어머니에게 멜리사를 맡긴다는 입양 서류였다. 맥코비는 쫓겨났다. 물론 어머니는 맥코비가 입양에 동의했다고 딴소리를 했다. 이듬해 맥코비는 다시 임신해 제니퍼를 낳았고, 입양을 시켰다. 1968년 세 번째 임신해 임신 중절수술을 받으려 했으나 뜻대로 안돼 아이를 낳은 뒤 텍사스주의 법률이 위헌이라고 소송을 제기한 것이었다. 판결이 내려졌을 때 이미 이 아이는 입양 보낸 상태였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사리, 곡절 끝에 만들어진 판례가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연방대법원이 49년 전 로 vs 웨이드 판례를 뒤집기로 결정했다는 다수 견해 초안이 지난 2일(현지시간) 언론에 유출돼 미국 사회가 분열과 격랑에 빠져들고 있다. 사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그토록 대법원의 보수색 강화에 노심초사했던 것도 진보와 보수를 갈라칠 수 있는 이 이슈의 휘발성을 영악하게 감지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025년 대통령 선거에 다시 나서겠다고 공공연히 벼르는 트럼프로선 만세를 부르고 싶어질지 모르겠다. 이미 텍사스를 비롯해 미국 내 여러 주에서 낙태를 불법화해 주 경계를 넘는 임산부들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주 정부나 시민시회단체, 심지어 아마존 같은 정보통신(IT) 공룡까지 이들에게 교통비나 주유비를 지원하는 등의 혼란이 거듭되고 있다. 임산부의 결정권을 존중해야 한다는 ‘프로 초이스’와 트럼프 전 대통령도 동조하는, 태아도 생명이니 존중해야 한다는 ‘프로 라이프’의 다툼은 올 가을 중간선거는 물론 2025년 대통령 선거는 물론, 먼 미래에까지 지속적인 이슈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 대법 ‘낙태권 뒤집기’에 둘로 쪼개진 美… 중간선거 판도 뒤집힌다

    대법 ‘낙태권 뒤집기’에 둘로 쪼개진 美… 중간선거 판도 뒤집힌다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 vs “낙태는 살인이다”(Abortion is murder). 미국 연방대법원이 약 50년간 지속돼 온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정문 앞 1번가에는 밤늦게까지 시민 수백명이 피켓을 든 채 항의 구호를 외쳤다. 펜실베이니아주 클리어필드에서 4시간을 운전해 온 대학생 애냐 프리치는 “낙태권은 단지 임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 보장의 상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크리스티나 롱은 “내 인생에 가장 비극적인 결정이다. 낙태가 제한되는 한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위 현장에는 남성들도 많이 보였다. 직장인 패트릭 루이스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낙태 권리를 옹호했다. 반대편에서는 낙태 금지를 찬성하는 시민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생명은 소중하다”, “삶을 우리가 결정해선 안 된다”고 외쳤다. 낙태권을 놓고 분열된 여론을 상징하듯 대법원 정문 앞 도로도 경찰차와 바리케이드로 막혀 통제됐다. 전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에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대법관이 ‘보수 6명·진보 3명’의 구성으로 재편되면서 커졌던 우려가 현실화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이라며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전성 측면에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판결이 뒤집힐 경우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유권자들은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낙태권을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미국 사회에서 낙태 문제가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라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정치 쟁점화하는 양상이다. 초안이긴 하지만 판결 내용의 전무후무한 사전 유출에 대한 우려와 진상조사를 주문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번 일은 법원과 직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다만 로버츠 대법원장은 유출된 초안이 진본임을 확인하면서도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공화당은 대법원을 지지하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활동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는 법원은 사법적 정당성을 약화할 뿐”이라며 정치적 반발을 무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르포]낙태권 시위에 연방대법원 ‘불야성’… 美 정국 폭풍 속으로

    “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뒤집을 것” 보도에대법원 규탄 시위, 밤 10시 넘어서도 이어져“가장 비극적인 결정, 여성혐오·가부장제 지속”“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 멈춰야”바이든 “(낙태 관련)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호소대법관 “법원에 대한 모욕”… 유출 조사 지시공화 매코널 “(진보의) 정치적 반발 무시해야” “나의 몸 나의 선택”(My Body My Choice)“개판 대법원”(Fu** Up Supreme Court) 미국 연방대법원이 ‘낙태권 보장’ 판결을 뒤집을 거라는 보도가 나온 이튿날인 3일(현지시간) 워싱턴DC 대법원 정문 앞 1번가에는 수백명의 시민들이 모여 대법원을 규탄했다. 이중에 ‘낙태를 합법화하라’, ‘판결을 지켜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든 100여명은 밤 10시가 훌쩍 지난 시간까지 구호를 외치며 자리를 뜨지 않았다. 집회 참여를 위해 펜실베이니아주 클리어필드에서 4시간을 운전해 왔다는 대학생 애냐 프리치는 “낙태는 단지 임신의 문제가 아니라 여성 인권 보장의 상징”이라며 “임신 6개월까지 낙태를 합법적으로 인정하는 ‘로 대(對) 웨이드’ 판결(1973년)은 유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0대 여성인 크리스티나 롱은 “내 인생에 가장 비극적인 결정”이라며 “낙태가 제한되는 한 여성혐오와 가부장제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성 애나 누먼은 “성폭력에 의한 출산이나 아이를 기를 재정적·심리적·육체적 능력이 부족한 이들에게 낙태 금지는 너무 가혹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규탄 시위에는 남성들도 적지 않았다. 인근 직장인 패트릭 루이스(50)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다. 대법원은 경찰 국가를 만들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비판했다. 인근에서 ‘낙태 금지’ 옹호론자들이 “낙태는 살인”, “생명은 소중하다”고 외치기도 했지만 극소수였였다. 경찰은 연방대법원 출입문마다 펜스를 쳐 통제했고, 찬반 진영의 충돌을 우려한 듯 경력을 곳곳에 배치했다.전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이 작성해 대법원 내 회람한 다수 의견서 초안을 입수했다며 연방대법원이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보수 성향 6명·진보 성향 3명으로 재편되면서 해당 판결이 뒤집힐 거라는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이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여성의 선택권은 근본적이라고 믿는다. 법의 기본적 공평함과 안정성 측면에서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혀서는 안 된다”며 대응할 준비도 돼 있다고 밝혔다. 또 “만약 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는다면, 모든 선출직 공직자는 여성의 권리를 지켜야만 하고 유권자들은 11월 중간선거에서 이를 옹호하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낙태 이슈가 자유와 생명 존중에 대한 가치, 종교적 신념 등이 맞물려 진보와 보수를 가르는 대표적 현안이라는 점에서 보수 성향의 판결을 민주당 지지의 동력으로 활용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극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트위터에 “의회가 ‘로 대 웨이드 판결’을 성문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반면 판결문이 사전에 유출되는 현대 사법 사상 처음 있는 일을 당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에 대한 모욕이자 신뢰를 손상하는 극악무도한 일”이라며 유출에 대한 조사를 지시했다. 또 유출된 초안이 진본은 맞지만 대법관의 최종 입장을 대표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활동가들의 압력에 굴복하는 법원은 결코 사법적 정당성을 심화하지 못하고 이를 약화할 뿐”이라며 법원이 판결 초안 공개후 초래된 정치적 반발을 무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낙태 금지를 찬성해온 미국생명연합은 “낙태 판례를 폐지하는 대법원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대법원이 정치적 동기의 유출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美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폐지한다”

    “美대법원, 낙태권 보장 판결 폐지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임신 24주(6개월)까지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하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반세기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와 파장이 일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연방대법원에서 회람한 98쪽짜리 결정문의 다수의견서 초안을 입수한 결과 대법원이 ‘임신 15주’ 이후 여성의 낙태를 막는 미시시피주의 손을 들어 줄 것”이라며 “이를 통해 1973년 확정한 로 대 웨이드 사건 판례를 뒤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연방대법원의 결정문 초안 내용이 외부로 유출된 것도 전무후무한 상황으로 사법 신뢰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로 대 웨이드는 ‘낙태 행위 처벌은 헌법이 보장한 사생활의 권리 침해’라며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한 기념비적 판결이다. ‘임신 약 24주’ 이후부터는 태아가 자궁 밖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전까지는 낙태를 허용한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보수 우위로 바뀐 대법원이 지난해부터 미시시피주 법안의 위헌 여부를 심리하면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다수의견서 초안을 작성한 새뮤얼 얼리토 대법관은 “로(로 대 웨이드)는 시작부터 터무니없이 잘못됐다. 논리가 매우 약하고 판결은 해로운 결과를 초래했다. 낙태에 대한 국가적 합의를 끌어내기는커녕 논쟁을 키우고 분열을 심화했다”고 적었다. 공화당 행정부에서 임명된 다른 4명의 대법관도 얼리토와 같은 의견을 냈다. 다만 민주당 임명 대법관 3명은 소수의견을 작성 중이며, 존 로버츠 대법원장이 어떻게 결정할지는 불투명하다. 이들은 오는 6월 미시시피주 법률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결을 내린다. 여기서 로 대 웨이드 판례가 무효화되면 최소 20개 주에서 대부분의 낙태를 불법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내다봤다. 미국의 진보 성향 매체 뉴욕타임스(NYT)는 연방대법원의 로 대 웨이드 판례 폐지 결정은 ‘시대를 반세기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이 경우 미국의 주별 정치 성향에 따라 들쭉날쭉한 낙태법이 시행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에서 낙태권은 이념 성향을 구분하는 대표적인 기준이다. 이날 다수의견서 초안이 공개되자 분노한 여성 낙태권 옹호론자 수백명이 워싱턴DC 연방대법원으로 몰려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여성의 낙태권 보호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적극적인 행동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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