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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단독]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중요 민속자료 제189호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경북 경주시 양동민속마을의 화재보험 가입 문제를 놓고 마을 주민과 경주시 등이 수년째 논란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500여년 된 조선시대 가옥 150여채·지정문화재 23점 산재 현재 양동마을 주민들은 정부와 경주시가 마을의 화재 등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해 줄 것을 요구하는 반면 시 등은 제도적 지원 근거 등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15일 양동민속마을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과 시측에 보험 가입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보존회는 양동마을은 500여년 된 조선시대 전통 가옥 150여채와 문화를 그대로 간직해 마을 전체가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돼 있고 국보 1점과 보물 4점 등 모두 23점의 지정문화재가 산재해 보험 가입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주장한다. 또 양동마을에는 대부분 노인들이 살고 있고 연중 관광객들이 찾고 있어 1∼2년 간격으로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20억원 들인 소화전 작동 안돼 초가 목조주택 전소도 실제로 지난달 18일 양동마을의 목조 주택에서 불이 나 초가 목조주택 33㎡가 전소해 1560만원(소방서 추산)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당시 화재현장 인근에는 20여억원을 들여 설치한 실외소화전이 있었으나 작동이 되지 않아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과 시는 수년 전부터 지금까지 양동마을에 대한 보험가입을 지원할 제도적 근거 등이 없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계속 거절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정부가 양동마을을 중요 민속자료로 지정한 만큼 보험 가입 문제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양동마을 전체에 대한 보험료가 최소 3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돼 시의 열악한 재정으로는 자체 해결이 어렵다.”고 말했다. ●“시는 예산·문화재청은 시에 가입 권유했다” 타령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양동마을의 가옥과 문화재가 공유재산이 아닌 사유재산인 관계로 정부 차원의 보험 가입은 불가능하다.”면서 “수년 전부터 경주시에 양동마을 등 문화재에 대한 보험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양동마을보존회 이명환(60) 총무는 “정부와 시가 마을을 문화재로 지정만 해 놓은 채 보험가입 등 관리는 주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관련 제도를 신속히 정비해 보험가입 등 종합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양동마을은 15∼16세기 이후 월성 손씨, 여강 이씨 등 두 가문이 대대로 살고 있다. 지난 1984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으며,2003년부터 10년 계획으로 595억원을 투입하는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주시는 양동마을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오는 9월쯤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서 초안을 보낸 뒤 2009년 1월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 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경주 양동마을 화재보험 가입 주체 논란

    국보 1호 숭례문이 불에 타 온 나라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국가지정문화재인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세계문화유산 등록을 추진 중인 경북 경주시 ‘양동민속마을’의 화재보험 가입 문제를 놓고 수년째 논란을 벌이고 있는 사실이 뉘늦게 알려졌다. ●500여년 된 조선시대 가옥 150여채·지정문화재 23점 산재 이 마을 주민들은 정부와 경주시가 화재 등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해 줄 것을 요구하고 시 등은 제도적 지원 근거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특히 양동마을의 전통 가옥은 개인 소유로, 이같은 논란이 처음이어서 안동 하회마을 등 전국 8개의 중요민속문화재의 보험 가입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국가지정 문화재에는 문화재관리법 3조에 보물과 국보(보물 중 희소가치가 있는 문화재), 중요민속자료 등이 있다. 하지만 기준이 두루뭉술해 보물과 중요민속자료 간의 중요도를 따지기 쉽지 않다. 15일 양동민속마을보존위원회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문화재청과 시측에 보험 가입을 요구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보존회는 양동마을이 500여년 된 조선시대 전통 가옥 150여채와 문화를 그대로 간직해 마을 전체가 소중한 민속자료이며 국보 1점과 보물 4점 등 모두 23점의 지정문화재가 산재해 보험 가입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20억원 들인 소화전 작동 안돼 초가 목조주택 전소도 또 양동마을에는 대부분 노인이 살고 있고 관광객이 많이 찾아 1∼2년 간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달 18일 양동마을의 목조 주택에서 불이 나 초가 목조주택 33㎡가 전소됐다. 당시 화재현장 인근에는 20여억원을 들여 설치한 실외 소화전이 있었으나 작동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문화재청과 경주시는 수년 전부터 양동마을의 보험 가입을 지원할 제도적 근거 등이 없다며 주민들의 요구를 묵살했다. 시 관계자는 “중요민속자료이고, 마을 전체 보험료가 최소 3억원 이상으로 추정돼 정부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는 예산·문화재청은 시에 가입 권유했다” 타령만 문화재청 관계자는 “마을의 가옥과 문화재가 사유재산이어서 정부 차원의 보험 가입은 불가능하다.”면서 “수년 전부터 경주시에 마을 등 문화재에 대한 보험 가입을 권유하고 있지만 잘 이행되지 않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이에 대해 양동마을보존회 이명환(60) 총무는 “정부와 시가 마을을 문화재로 지정만 해 놓은 채 보험가입 등 관리는 주민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관련 제도를 신속히 정비해 보험가입 등 종합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주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양동마을은 15∼16세기 이후 월성 손씨, 여강 이씨 등 두 가문이 대대로 살고 있다. 지난 1984년 중요민속자료로 지정됐으며,2003년부터 10년 계획으로 595억원을 투입하는 정비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경주시는 양동마을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오는 9월쯤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 등재 신청서 초안을 보낸 뒤 2009년 1월 최종 신청서를 제출할 방침이다.
  • “영등포·금천에 아트 팩토리 조성”

    “영등포·금천에 아트 팩토리 조성”

    |에스링겐 김경운특파원|유럽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 시장은 4일(현지시간) 공장 이전으로 비어있는 건물 등에 ‘아트 팩토리’(Art Factory)를 조성해 작가와 예술가들의 창작 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독일 슈투트가르트 인근 에스링겐시에 위치한 재생형 복합문화 공간인 ‘다스 딕’(Das Dick)을 방문해 “서울 영등포와 금천구 등에 위치한 낡은 공장건물을 허물지 않고 복합문화 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다스 딕’은 폐허로 변한 공장건물을 영화관이나 쇼핑센터, 스포츠센터 등을 갖춘 복합문화 시설로 바꿔 유럽의 문화예술 명소로 자리잡은 곳이다. 시 관계자는 “영등포나 금천구의 공장 이적지 2곳과 강북지역의 공공건물 이적지 2곳을 ‘아트 팩토리’ 후보지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시 소유 건물이나 사유 건물을 시가 매입해 ‘아트 팩토리’를 조성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상권이 약화돼 공실률이 높은 신당동 지하상가나 서초동 남부터미널 지하상가 등을 작가들이 창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활용하는 ‘지하상가 창작 공방’ 사업도 추진한다. 오 시장은 이어 슈투트가르트시를 방문해 녹지조성 프로젝트인 ‘그뤼네 U 프로젝트’의 설명을 듣고 “그뤼네 U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서울도 하나의 그린웨이(녹지벨트)로 연결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다.”며 “올해 삼각산 화계사 지역에 10억원을 투입해 그린웨이 3㎞를 시범적으로 조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북한산∼도봉산∼수락산∼불암산∼아차산∼한강으로 이어지는 강북지역 환상형 녹지벨트와 ▲북한산 우이동∼쌍문근린공원∼초안산 근린공원∼오동 근린공원∼강북 근린공원 구간의 강북 도심형 그린웨이 ▲북한산∼와룡공원∼종료∼남산∼용산공원∼한강∼관악산으로 연결되는 남북 녹지축 조성도 추진된다. kkwoon@seoul.co.kr
  • 부처 직제개편 지지부진

    정부 부처들이 세부 직제개편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23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정부 조직개편과 관련,‘직제·하부조직 개편 기준’을 각 부처에 제시하고 29일까지 세부계획을 제출하도록 지시했다. 하지만 제출한 곳은 없다. 개편 규모가 워낙 큰 데다 통합 부처간, 부처내 부서간 의견을 조율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28일 인수위의 조직개편에 대해 강력히 비난한 노무현 대통령의 눈치까지 봐야 하는 형편이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오늘 제출해야 하는데 어제 노 대통령이 워낙 강하게 나와 모든 게 헝클어졌다.”면서 “아직 대통령을 모셔야 하는 입장이어서 난처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산자부는 이미 만들어 놓은 안을 수정 중이다. 흡수하는 조직 처리 등 핵심 내용에 대해 좀 더 다듬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기획재정부 조직개편안을 논의했으나 감축 부서와 인원 등에 합의를 이루지 못해 막판 조율에 나섰다. 기획처 1급 자리인 공공혁신본부 유지 여부와 정책홍보관리실 산하 중복되는 국의 감축 등을 놓고 양측 의견이 팽팽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규제 50건당 정원 1%를 감축하라는 인수위의 방침과 관련, 기획처는 원칙대로 추진하라는 입장인 반면 국제금융국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건설교통부도 해양수산부와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건교부는 현재 1실6본부를 해양부에서 이관되는 업무를 포함,8실(가급)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해양부에서 넘어오는 2본부1국 가운데 해양 관련 업무는 국토균형발전본부로 넘기고 나머지 업무는 1실로 묶는 방안이다. 그러나 해양부가 해양안전 관련 업무를 별도 국 단위로 독립을 요구, 진통을 겪고 있다. 외교부는 통합 대상인 통일부와 한번도 관련 협의를 갖지 못했다. 통일부가 살아남을 수 있다는 기대를 갖고 있는 탓에 먼저 말 걸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외교부 관계자는 전했다. 따라서 이날 초안을 제출하더라도 외교부만의 아이디어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통일부 조직을 차관 산하 본부로 한다는 정도만 나와 있다. 국정홍보처와 정통부 일부 기능을 받아들이는 문화관광부도 아직 두 기관의 의견과 자료를 받지 못했다. 문화부 관계자는 “특히 정통부는 산자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여러부서로 기능이 분산돼 복잡하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전했다. 국정홍보처와 관련해선 “국내홍보까지 넘어오는 것을 전제로 안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 또한 통합 대상인 과학기술부가 논의를 꺼리면서 공식 논의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자리 배분과 관련, 교육부는 과기부와 7대3 정도로 보지만 과기부는 5대5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29일 행자부 주선으로 산자부를 불러 첫 논의를 시작했다. 협의내용은 산업기술인력 양성 문제. 과기부와의 협의는 30일쯤에나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 부처로부터 세부계획을 취합해야 하는 행정자치부는 우선 스스로의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행자부는 중앙인사위원회와 비상계획위원회, 정통부 정부전산센터를 넘겨받는다. 하지만 아직 각 기관이 필요한 자료와 의견을 주지않아 애를 먹고 있다. 행자부 관계자는 “각 부처가 30일 이후 본격 세부계획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설 연휴 전에 작업을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부처종합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인원감축·조직통합 어찌할꼬”

    정부 부처들이 내부 직제개편안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미 각 부처의 인원감축 기준이 제시된 데다 29일까지 직제개편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각 부처들은 휴일인 27일에도 출근, 회의를 열어 실·국이나 본부 구성 등을 위한 묘책을 짜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특히 규제가 많을수록 감축되는 공무원도 많아진다는 인수위의 지침이 내려오자 기업 관련 규제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경제 관련 부처들의 고민은 더욱 커졌다. 기획재정부로 한 살림을 할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는 실·국별로 조직구성에 관한 의견수렴에 나서는 한편 전체 정원도 조정 중이지만 아직 세부 밑그림은 그리지 못했다. 다만 예산 업무를 별도의 청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을 한때 고려했으나 지금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산업자원부에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일부를 흡수한 지식경제부는 통합 조직의 실·국 등 세부 조직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딪힌 상황이다. 통합 부처와 기존 부처간 중복, 유사 기능이 많은 데다 조직 배분을 놓고 알력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건설교통부는 해양수산부의 일부 기능을 흡수한 국토해양부를 8실 체제로 개편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복수차관체제가 될 것으로 판단,1차관이 국토·건설·부동산쪽 업무를 맡고 2차관은 교통·물류업무를 맡을 계획이다. 농림부는 장관 밑에 농업을 관장하는 1차관과 식품 등 여타 업무를 담당할 2차관을 두고, 실은 정책기획실 하나만 둔다는 초안을 놓고 회의를 거듭하며 직제를 조정하고 있다. 재경부의 금융정책국을 흡수, 조직이 커지는 금융위원회는 아직 직제개편은 시작도 하지 못하고 있다. 재경부에서 몇 명이 오느냐에 따라 조직·인력 구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대신에 현재 불거진 금감위, 금감원간 업무 조정 문제가 훨씬 시급하다는 분위기다. 최광숙기자·부처종합 bori@seoul.co.kr
  • ‘결기’ 품고 온 朴특사 공천갈등 중대기로에

    ‘결기’ 품고 온 朴특사 공천갈등 중대기로에

    4월 총선의 최대 변수가 될 한나라당의 공천 갈등이 이번 주 공천심사위 구성을 놓고 또다른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공천심사위원 초안을 마련키로 한 21일을 시작으로 이번 주가 공천갈등 봉합이냐, 전면전 확대냐를 결정지을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전 대표 측근들간의 첨예한 갈등은 자칫 ‘분당’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야기할 수도 있어 주목된다. 한나라당은 20일까지 공심위원 추천을 받아 21일 총선기획단 3차 회의에서 공심위원 인선안 초안을 확정한 뒤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이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3박4일간의 중국 방문을 마치고 지난 19일 귀국한 박 전 대표는 공심위원 구성을 지켜본 뒤 명확한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측은 그동안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사들을 공심위원으로 끌어들이는 것보다는 당내 중립적 인사들과 친이(친 이명박)측과 친박(친 박근혜)측 대리인들로 공심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특히 가장 중요한 공심위원장의 경우, 이미 검증된 중립적 내부 인사를 인선하는 것이 외부인사보다 훨씬 공정한 처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박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한 의원은 “당 주변엔 무늬만 중립적인 외부인사가 한둘이 아니다.”면서 “그들은 어차피 권력자의 거수기 역할밖에 할 수 없을 터인데 그런 외부인사들에게 정치 생명을 맡길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다른 측근은 “이제껏 박 전 대표는 이 당선인 측에 민주적이고 공정한 공천을 제외하고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는데 이마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본격적인 정치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극한 대립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 당선인 측과 당 지도부는 박 전 대표와 측근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무응답으로 일관하는 한편 공심위에 외부인사 기용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공심위원의 ‘계파별’ 배분에도 난색을 표하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파열음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당선인의 특사 자격으로 20일 러시아로 출국한 이재오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획득하는 지지를 얻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새로 한나라당에 참여한 능력있고 참신한 인사가 당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원론적인 수준의 얘기일 수도 있지만 공천을 통한 물갈이 필요성을 역설하며 다시금 박 전 대표측을 겨냥한 말로 해석될 소지가 많아 양측의 공천 갈등은 더욱 깊어질 조짐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이재오 “내 계보 네 계보 챙기면 곱게 보겠나”

    “당내 인사든, 당외 인사든 중립적인 인사로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정하게 심사하면 되는 것 아니냐.”-친이명박계(친이) “그동안 갖가지 위원회에 중립적이라고 해서 선임한 인사들 가운데 실제로도 중립적이었던 사람이 얼마나 있었나. 양측 대리인도 들어가야 한다.”-친박근혜계(친박)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중국 방문으로 잠시 소강국면에 접어들었던 공천 갈등이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잠잠하던 ’친이’의 이재오 의원이 이날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내 계보, 네 계보 챙기고 내몫 챙기고 ‘언제까지 뭘 해라.’‘뭘 좌시하지 않겠다.’ 이러면 국민들 눈에 곱게 비치겠나.”라고 박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쏜 게 다시 불을 댕길 것 같다. 당 총선기획단은 17일 2차회의를 열어 공심위원은 외부 인사 6명, 내부인사 5명으로 구성하고, 오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키로 했다. 총선기획단 소속인 정종복 사무부총장은 브리핑에서 “공천심사위 구성은 1월 24일 최고위 의결을 목표로 안을 준비해서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총선기획단은 20일까지 공심위원 추천을 받아 21일 3차 회의에서 인선안 초안을 마련한 뒤 24일 최고위에 제출키로 했다. 공심위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당내 주류인 이 당선인 측은 당내 인사들 가운데 최대한 ‘중립적’ 인사들로 공심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한 반면 비주류인 박 전 대표 측은 계파간 안배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양측의 이견은 박 전 대표가 귀국하는 19일 이후 본격적인 공천 갈등의 도화선이 될 전망이다. 양측은 공심위원장 인선을 놓고도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 당선인 측에선 17대 총선 공심위원과 대선 후보 검증위원장을 지낸 안강민 전 서울지검장, 인명진 당 윤리위원장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 측에선 박관용 전 국회의장, 강창희 인재영입위원장, 권영세 전 최고위원 등을 추천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모두 중립으로 인정하는 안 전 지검장이나 박 전 의장이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정부조직 개편안] 숨막혔던 보름

    숨 막히는 보름이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16일 이달 초부터 정부조직 개편 작업에 착수, 통폐합이 예상되는 부처의 반발과 로비 등 순탄치 않은 과정을 거치며 새 정부 밑그림 그리기를 끝냈다. 개편 작업은 초반부터 정보가 유출되거나 일부 언론의 앞선 보도로 난항을 겪었다.●李당선인 “유출자 색출”격노 특히 지난 5일 한 방송사가 현행 18개부(部)가 13개부로 줄어들고, 부총리 직제가 없어질 것이라고 보도하자, 보고서 유출 논란까지 일었다.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자신에게 보고서가 제출된 지 불과 20분 만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자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라.”고 격노했다고 한다.이 일로 정부조직 개편 작업은 임태희 당선인 비서실장과 인수위의 박재완 정부혁신·공공개혁 TF팀장, 기획·조정분과의 박형준 의원, 곽승준 고려대 교수 등 극히 소수의 인원으로 제한해 비밀리에 진행됐다.몇차례나 이 당선인에게 초안이 보고됐지만 당선인이 번번이 재검토를 지시해 ‘작업팀´은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 당선인이 특별히 신경을 쓴 부분은 부처의 ‘작명´(作名). 그는 “건설이나 산업 같은 단어는 너무 오래된 듯한 느낌이 들어 가급적 부처 명칭에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지시했다는 후문이다.●관련 단체, 인수위 앞 시위도 당초 농림부와 해양수산부의 수산 어업 기능을 합쳐 ‘농수산부´로 만들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당선인이 농수산업을 1차 산업에서 벗어나 가공과 유통까지 포함한 2차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뜻을 반영해 ‘농수산식품부´로 최종 결정했다. 또 현행 건설교통부를 ‘국토관리부´로 재편할 계획이었으나 이 당선인이 ‘국토해양부´로 바꾸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 해양수산부, 정보통신부, 여성부, 과학기술부, 국정홍보처 등 폐지 대상 부처와 관련 단체들의 ‘서바이벌´ 로비전도 치열했다. 부처 산하기관과 관련 시민단체 등이 인수위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것은 물론 대중매체 광고 등을 통해 연일 인수위를 ‘압박´하기도 했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새정부 정책키워드는 ‘경제·외교’

    새정부 정책키워드는 ‘경제·외교’

    새 정부가 추진할 주요 정책의 핵심 키워드는 ‘경제 살리기’와 ‘외교력 강화’로 압축된다. 특히 경제·교육 분야에서는 새 정부 출범과 동시에 기존 틀을 180도 뒤집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부동산·대북 분야에서는 당분간 기존 틀을 유지하는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 13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게 보고한 155개 분야별 국정과제 가운데 외교·통일·안보 54개, 경제 52개 등 두 분야가 70%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서민생활비 절감 우선 과제로… ‘총선용´ 논란 가능성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경제 분야에 ‘올인’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논란을 빚고 있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 친기업 정책, 유류세·통신비·고속도로통행료 인하 등 서민 대책이 우선 추진 과제로 꼽혔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산업은행 민영화, 금산분리 완화 등은 톱니바퀴처럼 물려 있는 사안인 만큼 ‘패키지’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혀 규제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4월 총선과 맞물려 ‘밀어붙이기’‘선심성’ 논란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학입시 자율화로 대표되는 교육 정책도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 이 당선인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교육 문제와 관련, 막연한 본고사 폐지가 아니라 학부모들이 봤을 때 학교 공부만 열심히 해도 대학 갈 수 있겠다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안을 만들라.”고 직접 주문했다. ●종부세 인하·용적률 완화는 빠져 반면 이날 업무보고에서 양도세 완화 외에 눈에 띄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대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종합부동산세 인하나 재건축 용적률 완화와 같은 ‘알맹이’가 빠져 있어 당분간 ‘숨 고르기’가 예상된다. 섣부른 정책 발표가 집값 폭등으로 이어질 경우 총선을 앞두고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당선인은 “주택가격은 비싸고 더 올라서는 안 되기 때문에 건설업체 손해 없이 가격을 떨어뜨릴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대북 정책도 새 정부 출범 초기에는 변화보다 안정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당초 대북 정책은 가장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북핵 폐기 우선 해결과 한·미 동맹 강화라는 원칙적인 수준에서 단계적 접근이 이뤄질 전망이다. ●정부조직개편 발표 20일 이후로 연기 인수위는 또 이날 업무보고에서 정부조직 개편방향과 초안을 보고했다. 여기에는 청와대·총리실 조직 축소를 비롯, 각 부처의 기능중심 재편방안,416개에 이르는 정부위원회 통폐합 등이 포함됐다. 이 당선인은 “공직자들이 반(反) 변화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한 뒤 “인수위원들도 몸가짐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15일로 못 박았던 개편안 발표 시기는 20일 이후로 늦춰질 전망이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도 “(개편안 발표 시기가) 다음주는 되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세훈 한상우기자 shjang@seoul.co.kr
  • 李당선인 취임축하우표 배경으로 ‘태극기 뒤덮인 서울시청사’ 유력

    李당선인 취임축하우표 배경으로 ‘태극기 뒤덮인 서울시청사’ 유력

    ‘대통령 취임 기념우표 도안을 찾아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일인 다음달 25일에 맞춰 발행하는 기념우표 도안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이 당선인과 새 정부의 이미지를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배경 디자인 찾기가 핵심이다. 여러 샘플 가운데 인수위가 특히 관심을 갖는 도안은 소형 태극기들로 뒤덮인 채 중앙에 대형 태극기가 내걸린 서울시청사. 이 당선인이 서울시장 재직 시절 광복절에 선보여 호평을 받은 퍼포먼스다. 이 당선인이 아이디어를 내고 초안을 그렸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 당선인이 애착을 갖는 사진으로 대한민국 정체성 수호 의지를 표현하는 데는 적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 대통령’ 이미지 구축 효과가 낮은 게 흠이다. 인수위측은 이 그림을 오른쪽에 두고 왼쪽에 이 당선인의 활짝 웃는 얼굴을 배치한 샘플을 저울질하고 있다. 의외로 이 당선인의 최대 업적인 ‘청계천’은 후보군에서 밀려난 분위기다. 인수위 관계자는 “대선 과정에서 업적 홍보 차원으로야 더없이 좋지만, 새 정부가 추구하는 ‘글로벌 코리아’ 이미지 구축에는 별로”라고 말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北 김양건 부장 정상회담 직전 노대통령 만나

    北 김양건 부장 정상회담 직전 노대통령 만나

    북한의 대남(對南)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직전인 9월26일 1박2일 일정으로 서울을 극비 방문해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하고 정상회담 의제를 협의한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김 부장의 서울 방문은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이 지난해 9월15∼16일 의제 협의를 위해 방북했을 때 제의해 이뤄진 것으로, 정상회담 후인 지난해 11월29일 이뤄진 김 부장의 공식 방문은 두 번째 방남인 셈이다. 김 부장은 9월 서울 방문에서 북측의 공동선언 초안을 제시하고 이 초안과 정상회담 의제에 관해 협의했다. 국정원은 최근 이러한 남북정상회담 성사 과정과 내용 등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종전선언 문제와 관련,‘북핵 신고·불능화 종료시 평화포럼 출범→북핵 폐기 개시시 종전선언을 포함한 4자 정상선언→북핵 폐기 실현시 평화협정 체결’이라는 3단계 방안을 제시했다. 국정원은 김 원장이 대선 하루 전인 지난해 12월18일 평양을 방문했을 때 김 부장과 나눈 대화록도 인수위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인수위측은 국정원의 이같은 대외비 보고 문건이 외부로 공개되자 국정원에 보안감사를 요청하는 등 엄중 대처하기로 했다. 한 인수위원은 “문건 내용을 보면 ‘한나라당이 당선되면 오히려 남한내 보수층을 잘 설득할 수 있어 더욱 과감한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등 당선인 쪽에 우호적인 발언도 있어 국정원측에서 일부러 흘렸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국민연금↓ 노령연금↑

    국민연금↓ 노령연금↑

    ‘이명박 정부’는 7일 인수위를 통해 국민연금과 특수직연금을 동시에 손보는 ‘쌍끌이’개혁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인수위가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의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수혜층이 다른 두 연금의 괴리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대다수 노인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기초노령연금 수령액을 높이면서 국민연금 수령액은 낮추는 방식으로 통합 작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인수위는 기초노령연금 지급액을 현재 월 8만 4000원에서 평균 소득의 20% 수준까지 단계적으로 올리고, 국민연금은 ‘낸 만큼 받는’ 소득비례연금 방식으로 바꿔 전체적인 수급률을 낮춘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아울러 정부 지원액이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공무원·군인·교원연금 등 특수직연금 체계도 개혁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어떻게 바뀌나 구체적 방안은 향후 구성될 TF팀에서 논의된다. 수년째 방치돼 오다 올 7월 ‘그대로 내고 덜 받는’ 식으로 연금법이 개정된 지 수개월 만에 다시 수술이 이뤄지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는 “아직 로드맵이나 계획이 확정된 게 없다. 업무보고에서 공개됐다는 얘기는 와전”이라고 전했다. 일각에선 4월 총선 결과에 따라 9월 정기국회에서 일괄처리될 것이라는 추정도 나온다. 두 연금의 통합과 관련해 인수위측은 “구체적 지급률 등은 추후에 논의될 것”이라며 “연금액수는 현재 수준을 보장받으면서 사각지대 해소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날 인수위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특수직 연금개혁은 국민적 합의를 살리기 위한 명분차원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명박 당선인은 앞서 대선 공약집에서 두 연금을 통합한다는 대원칙만 밝혔다. 하지만 올 2월 새 정부가 공식 출범하고 18대 국회가 개원하면 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을 축으로 기초노령연금법과 국민연금법의 일원화 작업이 우선적으로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다. 아울러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연금은 국민연금 수준의 수급률을 적용하는 한편 국민연금과 가입기간 연계 등을 통해 동일화시킨다는 복안도 나오고 있다. ●문제점 없나 연금법 통합은 전혀 성격이 다른 두 법안을 묶어 완벽한 조화를 이뤄내는 작업이다. 기초연금은 연금 사각지대 해소 차원에서 만들어졌고, 국민연금의 목적은 노후소득 보장이다. 기초연금 재원은 국민세금이며, 국민연금은 보험금을 징수해 재원을 충당한다. 한나라당은 한때 연금개혁안 초안에서 65세 이상 모든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주고 국민연금 가입자에게는 생애 평균소득의 20%만 주자고 했다. 따라서 국민연금 지급률은 하향 조정될 공산이 크다. 꼬박꼬박 연금 보험료를 냈던 가입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 속에서 불만을 표출하고 국민연금이 가진 소득재분배 효과도 상실된다. 만약 인상된 기초연금에다 현재 수준의 국민연금 수령이 이뤄진다면 국가 재정은 파탄나게 된다. 내년 7월부터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8만 4000원씩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 액수를 단계적으로 20만원대까지 인상하겠다는 한나라당의 복안도 문제를 복잡하게 만든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민연금 보험료를 정부 일반회계와 어떻게 연계시키느냐에 따라 성패가 판가름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서 연금제도를 개혁하는데 5년 가까이 걸렸는데 이번에도 국민적 합의 절차와 의견수렴, 국회의 법 개정 등을 감안하면 마찬가지 아니겠냐.”고 전망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정권이 바뀌더라도 국민의 노후소득과 직결된 사안을 밀어붙이는 것은 성급하다. 자칫 정략적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성난 MB, 정보유출자 색출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진노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구성 때부터 철저한 보안을 위해 함구령을 내렸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극비 사항이나 내부자료가 외부에 잇따라 유출되자, 이 당선인은 측근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느냐.”고 질타하며 정보 유출자를 색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선인은 무엇보다 지난 5일 자신에게 보고된 정부조직법 개편 초안이 불과 20분 뒤에 한 방송사를 통해 보도된 것을 보고 격분했다고 한다. 이 당선인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비서실이 발칵 뒤집혔다.”면서 “정보 유출자를 찾느라고 비서실 전체가 뒤숭숭하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심지어 비서실 직원들과 일부 인수위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통화기록 등을 조회해도 좋다는 ‘개인정보에 관한 조사동의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위 한 관계자는 “인수위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줘야 하는데, 아직 결정되지도 않은 사안이 밖으로 흘러나가 의사결정 과정에서 혼선을 빚지 않을까 이 당선인의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이 다시 한번 강도 높은 함구령을 지시하면서 인수위 관계자들도 입조심에 더욱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측근들은 아예 외부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피하고 있다. 특히 이 당선인과 전날 밤 심야 회의를 마치고 귀가한 측근 의원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꺼놓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 당선인은 총리 인선과 조각에 대해서도 극도의 보안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기 구상 단계에서 모든 게 새나가면서 자칫 큰 그림을 망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부총리제 없앤다

    경제·교육·과학 부총리제도가 전면 폐지된다. 또 현행 18개 부는 12∼15개로 축소 개편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6일 이같은 내용의 ‘정부조직개편 초안’을 이명박 당선인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동관 인수위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행정수요자인 국민 요구와 시대여건의 변화를 감안해 인수위는 정부조직 개편 원칙을 세 가지로 정했다.”면서 “현행 18개 부를 12∼15개 부처로 줄인다는 방침 아래 이르면 오는 15일 안에 최종 결론을 낼 것”이라고 밝혔다. 3원칙은 ▲공직사회 안정을 위해 공무원 감축은 없고 ▲‘융합’이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대부처 중심으로 기능을 재편하는 한편 부총리제는 폐지하고 ▲정부의 기획조정 역할을 강화하되, 공룡부처를 만들거나 관 주도의 경제운용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총리제도가 사라지는 대신 당·정, 당·청, 여야 관계 등을 조정하기 위해 복수의 정무장관을 두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정무장관은 1998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폐지됐다. 또 인수위 업무보고에서 기능 축소·이양을 주문 받았거나 받을 가능성이 높은 3∼6개 부는 다른 부처와 통·폐합될 전망이다. 교육인적자원부·해양수산부·여성가족부·정보통신부·통일부 등이 우선적인 통·폐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옹진군 바닷모래 채취 갈등 심화

    옹진군 바닷모래 채취 갈등 심화

    옹진군이 2년간의 휴식년제를 풀고 바닷모래 채취를 허가한 데 이어 추가 허가를 추진, 환경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3일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 10월4일부터 11월16일까지 14개 해사채취 업체에 옹진군 자월면 선갑지적 5개 구역에서 99만㎥의 바닷모래를 채취하도록 허가했다. 이는 군이 당초 허가하려던 407만㎥에 크게 못 미치지만 “99만㎥를 우선 허가한 뒤 해사채취 상황을 모니터링해 환경적인 문제점 등이 없을 경우 추가 허가 여부를 논의하자.”는 해수부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군은 지난달 초 나온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토대로 주민설명회를 실시하는 한편 지난달 말 해수부에 지난번 허가하지 못한 나머지에 대한 추가 채취를 요청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해사채취 수익이 결국 주민들을 위해 쓰여진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월면 등서 99만㎥ 해사 채취 군이 해사 채취에 집착하는 것은 재정난과 맞닿아 있다. 지역 전체가 섬으로 구성돼 특별한 재원이 없는 상태이기에 해사 채취업체들로부터 받는 공유수면 점·사용료는 군 재정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2004년 환경단체 반대 등으로 해사 채취를 중단하기 전까지 연간 150억원에 이르는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올렸으나 이후 이같은 수입원이 사라지자 군은 재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로 인해 섬 지역 부두시설과 관광시설 확충 등 주민 숙원사업을 지원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수도권 건설현장 골재의 70∼80%가량을 공급하던 옹진군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이후 골재난을 겪어 왔다. 군은 지난해 바닷모래 채취를 재개하면서 407만㎥를 허가해 1㎥당 3340원씩 전체 예산의 10%에 해당되는 136억원의 수입을 올릴 방침이었다. 하지만 허가량이 계획했던 것에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듦에 따라 예산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해변모래 유실되면 생태계 악영향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바닷모래 채취가 생태계보전지역에 미칠 악영향을 들어 여전히 해사 채취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바닷모래 채취지역에서 멀지 않은 대이작도 일대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놓고 해사채취를 허가해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모래채취 허가가 떨어지면 해변의 모래 유실을 막기 위해 지정한 생태계보전지역의 의미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옹진군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 해사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피해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추가 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옹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옹진군 바닷모래 추가 채취 갈등

    옹진군 바닷모래 추가 채취 갈등

    옹진군이 2년간의 휴식년제를 풀고 바닷모래 채취를 허가한 데 이어 추가 허가를 추진, 환경단체와 갈등을 빚고 있다. 3일 옹진군에 따르면 지난해 10월4일부터 11월16일까지 14개 해사채취 업체에 옹진군 자월면 선갑지적 5개 구역에서 99만㎥의 바닷모래를 채취하도록 허가했다. 이는 군이 당초 허가하려던 407만㎥에 크게 못 미치지만 “99만㎥를 우선 허가한 뒤 해사채취 상황을 모니터링해 환경적인 문제점 등이 없을 경우 추가 허가 여부를 논의하자.”는 해수부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군은 지난달 초 나온 환경영향평가 초안을 토대로 주민설명회를 실시하는 한편 지난달 말 해수부에 지난번 허가하지 못한 나머지에 대한 추가 채취를 요청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반대하는 주민들이 많았지만 해사채취 수익이 결국 주민들을 위해 쓰여진다는 것을 알고 난 뒤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월면 등서 99만㎥ 해사 채취 군이 해사 채취에 집착하는 것은 재정난과 맞닿아 있다. 지역 전체가 섬으로 구성돼 특별한 재원이 없는 상태이기에 해사 채취업체들로부터 받는 공유수면 점·사용료는 군 재정에 큰 보탬이 되기 때문이다. 2004년 환경단체 반대 등으로 해사 채취를 중단하기 전까지 연간 150억원에 이르는 공유수면 점·사용료를 올렸으나 이후 이같은 수입원이 사라지자 군은 재정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로 인해 섬 지역 부두시설과 관광시설 확충 등 주민 숙원사업을 지원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또한 수도권 건설현장 골재의 70∼80%가량을 공급하던 옹진군 바닷모래 채취가 중단된 이후 심각한 골재난을 겪어 왔다. 군은 지난해 바닷모래 채취를 재개하면서 407만㎥를 허가해 1㎥당 3340원씩 전체 예산의 10%에 해당되는 136억원의 수입을 올릴 방침이었다. 하지만 허가량이 계획했던 것의 4분의1 수준으로 줄어듦에 따라 예산 운용에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이다. ●해변모래 유실되면 생태계 악영향 환경단체들은 바닷모래 채취가 생태계보전지역에 미칠 악영향을 들어 여전히 해사 채취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바닷모래 채취지역에서 멀지 않은 대이작도 일대를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해 놓고 해사채취를 허가해 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이 과장된 환경피해 자료를 근거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결과 해사채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피해가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 드러났다.”면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추가 허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옹진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괴물 2’ 청계천에서 나온다

    ‘괴물 2’ 청계천에서 나온다

    영화 ‘괴물’의 속편이 청계천을 배경으로 만들어진다. 청계천에 기생하던 괴물들이 복원과정에서 인간세계로 튀어나오게 된다는 것이 기본 설정. 도시 노점상과 철거반장, 진압경찰 등이 이야기의 축을 이룬다. 시나리오는 인터넷 만화작가 강풀이 맡았다. 감독은 미정으로, 시나리오가 완성된 이후 결정할 계획이다. 1300여만명의 관객을 동원해 역대 한국영화 최고흥행작의 자리에 오른 ‘괴물’의 속편은 그 윤곽만으로도 영화계 안팎의 관심을 끌 만하다. 특히 청계천을 배경으로 여러 마리의 괴물이 등장한다는 설정과 1편을 뛰어넘는 150억원의 제작비, 전편의 봉준호 감독이 연출을 맡지 않는다는 점 등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고 있다. 제작사인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청계천은 사회정치적인 배경을 지니고 있고 도심 한가운데 있기 때문에 규모나 밀도면에서 영화화하기에 좋은 장점을 갖고 있다.”면서 “괴물에 맞서 싸우는 가족애 등 전작의 휴머니티를 잘 살리는 한편 괴수영화로서의 특수효과를 이용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괴물2’는 청계천에서 살 곳을 잃은 한 무리의 괴물과, 이들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가족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축. 이를 통해 청계천 복원 과정 속에서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사람들과 생태계 파괴 등 환경문제도 다룰 예정이다. 청어람의 황지현 마케팅팀장은 “청계천 복원작업이 막 이뤄지기 시작한 2003년이 시대 배경으로, 전편에서 다룬 2000년 주한 미군 한강 독극물 방류사건과도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현재 시나리오 초안 작업을 마친 ‘괴물2’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일정 부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도 큰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최용배 대표는 “‘괴물2’는 서울의 명소인 청계천이 갖는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고자 한다.”면서 “시나리오가 완성될 시점이 우연히 대선 직후여서 그렇지 영화 이외의 다른 의도를 갖고 제작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지나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괴물2’는 올해 중반 제작을 시작해 내년 여름 개봉할 예정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대선 참패 3당 3색

    ■ ‘험로’ 민노, 혁신·단합론 등 백가쟁명식 처방전 민주노동당은 23일 현재까지도 ‘3% 지지율’이라는 대선 참패의 후유증에 휘청이고 있다.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와 선대위 회의를 열고, 당내 ‘선거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오는 29일 중앙위원회에 평가 초안을 제출하기로 했다. 오는 2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평가의 대략적인 내용이 잡힐 전망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대선 평가를 둘러싸고 정파간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정파별 입장을 갖고 진로 논의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현상 유지론부터 총선까지 단합론, 전면 쇄신론 등 다양한 처방전이 나온다. 당내 최대 정파인 자주파(NL)는 후보 책임론으로 평가를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권영길 후보가 책임지는 선에서 내부 단결을 꾀하자는 입장이다. 김창현 공동선대본부장은 “총선이 눈앞에 있는 만큼 내부 단결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총선까지는 현 상태를 유지하며 대오를 정비하자는 ‘신중론’도 있다. 심상정·노회찬 의원 등이 대표적이다. 심 의원은 “재창당의 각오로 자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분당(分黨)론을 포함, 전면적 쇄신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있다. 범좌파 진영에서 흘러나온다. 김혜경 전 당 대표와 조승수 진보정치연구소 소장 등은 지난 21일 성명을 내고 “당의 근본적 쇄신을 위해 한 달 내에 임시 당 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미로’ 민주, 김민석 앞세워 당 체질 바꾸기 17대 대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이 386 출신인 김민석 전 의원을 앞세워 당 재건에 나섰다. 민주당은 당 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김 전 의원에게 맡기고 주말에 연이어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어 포괄적이고 전면적인 쇄신 방안을 마련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23일 회의에서는 조기 전당대회 개최 문제와 지도체제 구성, 당 쇄신을 위한 여론수렴 방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노쇠화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 전 의원에게 쇄신특위 위원장을 맡긴 것은 당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돼 주목된다. 44세의 김 전 의원은 당내 경선에서 ‘민주당 적자(嫡子)론’을 주장하며 이인제 의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지난 2001년 말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지율 하락 속에 민주당 총재직에서 물러났을 때 당 쇄신특위 간사를 맡았던 적이 있어 이번에 쇄신특위 위원장을 맡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민주당이 이번 대선에서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외면 당한 현실과 인적 쇄신에 대한 중진들의 거부감 등을 고려할 때 획기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기로’ 창조한국, 당발전위 구성 총선준비 돌입 17대 대선에서 문국현 후보가 5.8%의 득표율을 거둔 창조한국당도 총선체제 정비에 착수했다. 창조한국당은 성탄절 연휴가 끝난 직후인 26∼27일쯤 대선 평가와 총선 준비를 위해 당내에 당 발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총선이 당의 생사를 좌우하는 무대라고 보고 체제 정비와 진로 재설정 논의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선전을 거둬야 ‘독자세력’을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 산하에는 ▲대선평가단 ▲전당대회 준비단 ▲총선준비단을 둬서 인재 발굴 및 영입 작업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문국현 대표는 지난 21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큰 장정의 앞부분이 이제 끝났다.”며 “앞으로 모든 것을 잊고 충분히 쉰 뒤 새로운 모습으로 나서서 4월 총선에서 이번에 뿌린 씨앗을 수확하자.”며 총선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정범구 전 의원은 “대선이 끝난 지 불과 며칠이 안돼 아직 구체적인 당 발전위원회의 운영 방안을 세우지 못했다.”면서도 “참신한 인물을 발굴하고 영입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온실가스 감축량’ 합의 또 못할 듯

    인도네시아 발리에 모인 180여개국 정부대표단은 14일 총회 폐막시한을 넘겨가며 ‘교토의정서’를 대체할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협정인 ‘발리로드맵’ 최종합의안을 도출해내기 위해 막판까지 협상을 계속했다. 2013년 이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3일부터 발리에서 열린 제13차 유엔기후변화총회에 참가한 세계 각국 대표단은 이날 오후 6시인 폐막시간을 한참 넘긴 자정까지 마라톤 회의를 하며, 진통을 거듭했다. 동티모르를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예정을 바꿔 15일 오전 발리로 되돌아가겠다고 밝혀 합의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AP,AFP통신 등 외신들은 각국 협상대표들의 말을 인용, 발리로드맵 초안에 포함됐던 ‘선진국은 2020년까지 온실가스를 25∼40% 줄일 여지가 있다.’는 문구는 미국 등의 거센 반대로 결국 최종합의문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대신 참가국들은 ‘범 세계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이 향후 10∼15년간 정점에 달했다가 2050년까지는 2000년 대비 50% 이하로 줄도록 한다.’는 절충안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하지만 참가국들이 개도국들도 ‘계량화할 수 있는 온실가스 감축활동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어 우리나라도 교토의정서 1차 공약기간이 끝나는 2013년부터는 온실가스를 감축할 의무를 부담하게 됐다. 온실가스 감축이 ‘발등의 불’이 된 이상 우리 정부는 국가적 감축목표 설정 등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 한편 회의참가국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기술을 개발하고 개발도상국에 기술을 이전하는 방안과 새로운 재원확보 방안은 추후 논의하기로 합의했다. 발리로드맵에 합의할 경우 각국은 2009년까지 이번에 합의한 분야와 절차를 정하는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 발리로드맵은 교토의정서 이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 지구적 협상의 틀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발리 기후변화총회 참여 180여개국은 첨예하게 엇갈리는 이해관계에도 불구,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급박성에는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더욱이 교토의정서에서는 온실가스 감축대상에서 제외됐던 개도국들도 이번에는 예외 없이 감축부담을 지게 된 것도 진전으로 볼 수 있다. 대신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감축과 적응기술을 개도국에 이전해주는 등 새로운 재원확보 방안을 마련키로 하는 등 개도국의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하지만 ‘포스트 교토의정서’의 가장 핵심 사항이었던 구체적인 감축목표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는 데는 끝내 실패, 전 지구적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에는 한계를 드러냈다. 온실가스 배출순위 세계 9위인 우리나라가 2013년부터 온실가스 의무감축 대상에 포함됨에 따라 산업계에 미칠 타격은 불가피하다. 따라서 보다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졌다.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주요 이산화탄소 배출국 협상에 적극 참여하는 동시에 멕시코, 스위스 등 우리와 이해관계가 비슷한 환경건전성그룹과 함께 협상력을 높여 나갈 것으로 보인다. 발리회의는 폐막일인 14일 오전까지도 최종선언문 합의 여부가 불투명했다. 미국과 유럽이 로드맵에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20∼45% 줄인다는 문구의 삽입 여부를 놓고 한치 양보 없는 줄다리기를 벌였다. 인도네시아가 의장 중재안을 제시,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했지만 막판까지 진통을 거듭했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마르크스 문제의식 계승·극복 ‘코뮨주의 선언’ 펴낸 고병권 교수

    1848년 2월,‘공산주의 선언’이 있었다. 선언은 ‘다른 세상’을 향한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강렬한 꿈이자, 꿈을 현실화하는 이론적·실천적 강령이었다.160여년이 흘렀다.160년 동안 공산주의·마르크스주의는 부침을 거듭했고, 국가사회주의란 이름으로 역사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그리고 2007년 12월,‘코뮨주의 선언’(교양인 펴냄)이 나왔다. 선언은 ‘다른 세상’을 보지 못하고 명멸해간 마르크스주의를 극복하고 그 현재적 가능성을 끌어 내겠다는 의욕어린 시도다.‘160년 후 선언’은 ‘160년 전 선언’에 대한 계승인 동시에 도전이다. ‘공산주의 선언’이 마르크스·엥겔스의 공동작업 결과물이듯,‘코뮨주의 선언’은 고병권(‘연구공간 수유+너머’ 대표)·이진경(‘수유+너머’ 연구원, 서울산업대 교수)씨의 공동연구 성과물이다. 마르크스·엥겔스의 우정이 ‘세기적’이듯,1994년부터 시작된 고병권·이진경씨의 우정은 “함께 꿈을 꾸면 글도 함께 쓴다(고병권).”는 말로 요약된다. ‘코뮨주의 선언’은 고병권씨가 초안을 잡고, 이진경씨가 부족한 내용을 보충한 뒤, 고병권씨가 다시 가다듬었다. 선언 행간엔 지난 10년간 ‘수유+너머’ 회원들이 공부하고 토론한 고민의 편린들이 아울러 녹아 있다. ●“선언은 세상을 향한 문제제기” ‘코뮨주의 선언’은 역사적 코뮨들을 모방하겠다는 뜻이 아니다.1871년 ‘파리코뮨’의 혁명적 공동체성은 공유해도 그 자체를 모델로 설정하지는 않는다. 고병권·이진경씨는 ‘코뮨주의 선언’의 영어 표기를 ‘commun-ist manifesto’라고 적었다.‘공산주의 선언(communist manifesto)’에 하이픈(-) 하나만 더했다.11일 오후 서울 용산 ‘수유+너머’에서 만난 고병권씨는 하이픈 하나의 차이를 “발음은 같고 형태는 다른 것, 즉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문제의식에는 동의하면서도 그 문제의식에 머물지 않고 재창조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공산주의’란 용어가 주는 오해, 현존 사회주의의 문제점을 극복하겠다는 의지”라고도 했다. 선언은 그 자체로 과감한 행위다. 자신의 지향을 만인에게 선포하는 것이자, 선포함으로써 공격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자기 확신 없인 불가능하다. 고병권씨는 160년 전 ‘공산주의 선언’이 나왔을 때의 시대적 필연성만큼이나,160년 후 ‘코뮨주의 선언’이 나와야 하는 필연성을 확신했다. 그는 선언을 “세상에 문제를 던지는 행위”라고 표현했다. “1848년 당시는 런던 시민이 고작 50만명에 불과했고 노동자가 얼마 안 되던 때였습니다. 마르크스는 실체가 없는 프롤레타리아트를 상대로 ‘단결하라.’고 외쳤고, 결국 프롤레타리아트의 현실적 실체를 창출했습니다. 우리는 어느 시대든 자기 시대의 선언문을 씀으로써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스스로 열어야 합니다.” 선언문은 책 ‘코뮨주의 선언’의 머리말에 해당하는 글이다. 장장 27쪽의 장문으로, 내용을 요약하기란 간단치 않다. 다만 몇몇 문장을 인용하면 이렇다. “코뮨주의는 현실 자체에 대한 변혁의 지향이기에 분명 하나의 이념이다. 우리 역시 코뮨주의를 주창하거나 공동체를 역설했던 많은 이들이 전체주의로, 파시즘으로 귀결된 경험들을 묵과하지 않는다. 코뮨주의는 언젠가 도달해야 할 세상의 이름이 아니라, 언제든 도달할 수 있고 언제든 실현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다.” 선언문은 두 저자가 사회주의권 몰락 이후 지적 ‘등대’로 삼았던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의 언어로 가득하다. 웬만한 공부가 돼 있지 않으면 독해가 쉽지 않다.‘수유+너머’가 대안 공동체의 성공 모델로 열렬한 지지를 받는 한편 지식인들의 지적 유희라는 비판을 동시에 받듯, 선언 또한 지지와 비판이란 서로 다른 반응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구체적 실천방안이 없다.’,‘코뮨주의로 포장된 지식인 모임에 불과하다.’,‘자율적으로 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등이 ‘수유+너머’의 지적 실험에 가해졌던 일반적 비판이다. ●“부족한건 사상이 아니라 아이디어” 반면 ‘코뮨주의 선언’은 이런 비판에 동의하지 않는다.“‘그렇게 해서 세상이 바뀌겠냐?’라고 묻는 사람들, 총체적 플랜을 제시하라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이렇게 답한다.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는 말을 자신의 삶을 바꾸지 않는 변명으로 삼지 말라.”고 선언은 쓰고 있다. 고병권씨 스스로 그가 해온 ‘구체적 실천’에 자신 있기 때문이다. 고병권씨는 오히려 창조적 아이디어가 결핍된 진보진영에 쓴소리를 했다. 그는 “진보진영이 ‘87년 체제’의 한계를 거론하며 인민주권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농민·중증 장애인 등이 각자의 자리에서 ‘추방’되면서 인민의 구성 자체가 바뀌고 있다.”면서 “우리에게 정말 부족한 것은 사상이 아니라 구체적인 아이디어”라고 강조했다. 코뮨주의자에게 코뮨은 ‘삶의 궁극’이 아닌 ‘삶의 방식’이다. 일상의 실험, 매일의 삶 자체가 코뮨이란 뜻이다. 고병권씨가 “선언은 완결이나 끝이 아닌 시작일 뿐”이라고 말하는 까닭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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