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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복한 100세를 위하여] 무의미한 연명 멈출 권리… 현대판 고려장 변질 우려도

    ‘존엄사’는 ‘인간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와 가치를 지키면서 죽을 수 있게 하는 행위’를 말한다. 의학적으로는 사망 단계가 임박했을 때 기계 호흡이나 심폐소생술 등을 거치지 않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 존엄사 논의가 본격화된 계기는 2009년 연명치료 중단 사건이다. 그해 5월 식물인간 상태로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던 김모 할머니 가족들은 병원에 연명치료 중단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하자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이후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사전의료의향서’를 만들어 2010년부터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명을 받는 작업이 시작됐다. 사전의료의향서는 회복불능 상태에 놓일 경우 본인이 받을 치료의 범위를 미리 정해놓는 문서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거부할 것을 서약하는 일종의 선언이다.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도 존엄사를 택했다. 김 추기경은 사망 5개월 전부터 “호흡이 곤란해질 경우 자연적으로 삶을 마무리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최근에는 존엄사와 관련된 의미 있는 결정이 나왔다. 대통령 소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산하 특별위원회는 지난달 ‘무의미한 연명의료 결정에 관한 권고안(초안)’을 내놨다. 권고안의 뼈대는 임종기 환자의 자기 결정권을 중시, 진료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논란은 남는다. 가족들이 치료비 부담이나 상속 등을 이유로 환자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존엄사가 ‘현대판 고려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김 추기경처럼 환자가 의식이 있을 때 연명치료 거부 의사를 서면으로 남기는 제도를 법제화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자민당 개헌안 바뀔수도”…아베, 수정 가능성 시사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개헌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자민당 헌법개정 초안의 수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헌법 96조의 개헌안 발의 요건을 현행 3분의2 찬성에서 과반수로 낮추는 2012년 자민당 안과 관련해 “(자민당 안이) 가장 좋지만 정치는 현실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면서 “3분의2 의석을 확보해 가는 과정에서 (개헌안이) 바뀔 수도 있다”고 밝혔다. 개헌 요건 완화에 유보적인 정당들의 의견을 일부 반영하면서 개헌 지지 세력의 결집을 도모하는 쪽으로 방향을 튼 모양새다. 자민당이 참의원 공약에 ‘96조 선행 개정’을 명기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아베 총리는 “지금 상태로 개헌발의 요건을 바꿔 국민투표에 부치더라도 부결된다. 개헌을 결정하는 국민의 과반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없는데도 국회가 개헌안을 발의하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기업체 근무경력 산업·전문대 학점 인정

    교육부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기업체 근무경력이 산업대나 전문대의 학점으로 인정받게 된다고 4일 밝혔다. 개정안은 다른 학교·연구기관 또는 산업체 등에서 수행한 교육·연구·실습 또는 근무 경력을 대학에서 취득한 학점으로 인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고졸자들도 기업에서 몇 년 일한 뒤 대학에 입학하거나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 근무경력을 인정받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정부가 당초 국회에 제출한 초안보다 인정 범위가 줄어든 것이다. 초안에는 학점인정을 4년제 일반대학까지 가능하도록 했으나 국회 논의 과정을 거치면서 산업대와 전문대로 한정됐다. 무분별한 학점인정으로 인해 교육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와 전문대·산업대 특성화 정책과 맞지 않다는 지적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육부는 얼마의 근무기간을 어떻게 학점으로 인정할지 등 세부적인 내용을 담기 위해 시행령을 마련하고 있다. 예를 들면, 계약학과(국가·지방자치단체·기업 등의 요청에 따라 대학이 이들과 계약을 맺고 설립한 특정 분야의 정규 학과)에 입학한 사람이 교육과정과 관계된 근무 경력이 있으면 해당 교육과정의 100분의20의 범위에서 교육과정을 마친 것으로 인정하는 등의 내용이다. 140학점 기준으로 보면 근무 기간에 따라 최대 28학점을 이수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시행령을 확정해 이르면 내년도 신입생부터 근무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한국교회, 돈으로부터 복음 오염 막을까

    개신교계가 ‘교회 회계처리 기준(안)’을 만들기로 결의한 가운데 한국교회의 재정 투명성과 관련한 공청회가 처음 열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4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에이레네홀에서 개최하는 ‘한국교회와 재정 투명성’ 주제의 공청회. 한국교회의 위기와 침체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불투명한 재정으로 보고 이와 관련한 일선 교회의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인 만큼 교계 안팎의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번 공청회는 지난 4월 18일 NCCK 제61회기 제2회 정기실행위원회의 결정이 발단. 실행위는 이날 회의에서 ‘교회 재정 투명성 제고위원회’(투명성 위원회)를 조직, 핵심과제로 교회의 재무제표 작성과 회계처리 기준을 만들기로 결의했다. 이에 따라 NCCK는 (사)한국회계기준원이 마련 중인 비영리조직회계기준초안 작업에 투명성 위원회 부위원장을 파송해 함께 참여하고 있으며, 다음 달쯤 기준원의 초안을 토대로 한국교회의 회계상황을 반영한 ‘교회회계기준(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NCCK가 교회 재무제표 작성 및 회계처리 기준을 마련, 발표할 경우 회원 교단이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NCCK 회원 교단들은 납세를 비롯한 교회 재정 측면에서 비교적 일치된 입장을 보여 개신교계에 파급효과가 클 전망이다. NCCK는 이와 관련, “재정(돈)과 영혼은 완전히 다른 실체지만, 이 둘은 분명 상호관계가 있다는 인식 아래, 한국교회가 재정(돈)으로 인해 그리스도의 복음을 오염시킬 수도 있는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교회 재정과 선교사명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고자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는 미리 배포된 발제문을 통해 “교회 재정을 투명하게 운영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재정 사용의 공공성”이라며 “이제 기독교인들이 형편과 관계없이 자신의 신앙고백으로 십일조 헌금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회 역시 규모나 형편을 떠나 재정의 일정 부분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도록 의견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찬호 성공회대 교수도 “교회 재정의 투명성은 공동체의 수준을 가늠하는 핵심적 지표가 되어야 한다”면서 “목회자를 포함해 모든 신도들이 언제나 실수할 수 있다는 겸허함을 바탕에 깔면 상호 견제 시스템은 불신이 아니라 오히려 신뢰와 신앙을 도모하는 토대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ARF, 北주장 빠진 의장성명 채택

    ARF, 北주장 빠진 의장성명 채택

    2일 막을 내린 아시아·태평양 27개국 안보 회의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초안에 제기됐던 북한의 주장이 삭제되는 의장성명이 채택됐다. 북한은 기자회견과 의장성명 초안 등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와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 등을 주장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 ARF 의장국인 브루나이가 이날 밤 최종 채택한 의장성명은 북핵에 대해 “대부분의 장관들은 (북한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의무와 2005년 9·19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을 완전히 준수할 것을 독려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어 “장관들은 한반도 비핵화를 평화적으로 달성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함을 재차 표명했다”면서 “대부분의 장관들은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 의지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관들은 관련 당사국들 사이에 믿음과 신뢰의 환경 조성으로 이어질 평화적 대화에 참여하는 모든 가능성을 모색해 나갈 것을 독려했다”는 내용도 포함했다. 이와함께 성명은 최근 불거진 탈북자 강제 북송 사태를 겨냥해 “국제사회의 (북한 내) 인도적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는 표현도 들어갔다. 북한은 당초 의장성명 초안에서 “(미국의) 적대정책이 핵 문제와 한반도 지역의 긴장을 악화시키는 근원으로 즉시 이를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던 지난해 캄보디아 ARF에서도 북한 입장이 의장성명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북한은 2년 연속 ARF에서 고립감을 맛보았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이날 ARF에서 북한의 유엔 안보리 결의 및 9·19 성명 준수 등을 촉구했고,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북한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북 대표단 대변인인 최명남 외무성 부국장이 대신한 기자회견을 통해 전제 조건없는 북·미고위급 회담 수용을 촉구했다. 박 외무상은 “조선반도 정세가 악화되고 있는 근저에는 미국의 뿌리 깊은 대조선 적대정책이 깔려 있다”고 맹비난했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핵불용 명문화 의장성명 기싸움

    2일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의장성명에 ‘북핵 불용’을 명문화하는 문제를 놓고 남북한과 미·중·일·러 등 6자회담 참여국 외교장관들의 기싸움이 본격화됐다. ARF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유일한 정치·안보협의체로, 남북한은 물론 미·중·일·러 등 6자회담 참여국과 유럽연합(EU) 등 27개 회원국이 참가한다. 한·미 양국은 검증 가능한 북한 비핵화와 9·19 공동성명 준수를 촉구하는 안건을 성명에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한 외교 소식통은 30일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관련 내용이 올해 ARF 의장성명에 담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국 조율을 위해 사전 배포된 의장성명 초안에는 “(참가국) 장관들은 역내 안정과 평화를 위해 평화적인 방법의 검증 가능한 한반도 비핵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했다”면서 “대부분의 참가국들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9·19 공동성명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원인으로 미국의 ‘적대 정책’을 지목하고, 철회를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박의춘 북한 외무상이 ARF 외교장관 회의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강경 태도를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초안에서 미국의 적대 정책이 핵문제와 한반도 긴장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남북은 매년 ARF에서 채택되는 의장성명에 서로 유리한 문구를 담기 위한 ‘힘겨루기 외교’를 펼쳐 왔다. 2010년 7월 베트남에서 개최된 ARF에서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 사건 표현을 놓고 진통 끝에 폐막 하루 뒤에 의장성명이 채택되기도 했다. 당시 의장성명은 천안함 침몰 원인을 ‘공격’으로 적시했지만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 표현은 담지 못했다. 지난해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ARF에서는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가 준수돼야 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이 채택됐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北비핵화’ 압박전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北비핵화’ 압박전

    6자회담 관련국인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북한의 외교 수장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연례 외교장관회의가 30일 브루나이 수도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개막했다. 한·미, 미·중, 한·중 간 연이은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가 주요 안보 목표로 상정된 가운데 ‘북핵 외교전’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번 회의에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 북한 박의춘 외무상, 미국 존 케리 국무부 장관,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 일본 기시다 후미오 외상,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부 장관 등이 총출동했다. 2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한반도 정세에 대한 각국의 의견을 담은 의장성명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미·일·중·러 5자가 대북 비핵화 공조 방안을 조율하는 가운데 북한도 중·러와 ARF 무대에서 양자회담을 하며 ‘북핵 5자 구도’ 와해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번 ARF 외교전의 초점은 북한을 상대로 비핵화를 압박하기 위한 방법론을 조율하는 데 맞춰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중 양국도 별도의 양자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과 왕 부장은 한·중 정상회담 사흘 만인 이날 브루나이 국제컨벤션센터에서 50분간 양자회담을 갖고 정상회담 후속 조치 및 북한 비핵화 대화 해법을 논의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두 장관이 양국 정상이 채택한 미래비전이 양국 협력을 높이는 대장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법론에서는 한·중 정상회담 때와 비슷하게 인식 차를 드러냈다. 윤 장관은 “대화를 위한 대화보다는 북한의 비핵화를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대화의 장이 열려야 한다”며 북한의 선행 조치와 이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무게를 뒀다. 왕 부장은 조속한 시일 내에 북한이 참여하는 6자회담의 재개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브루나이에 입국한 북한의 박 외무상은 오는 3일까지 양자 대화에 전력투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사전 배포된 ARF 의장성명 초안에서부터 미국을 맹비난한 상태여서 전향적인 태도 변화를 보일지는 미지수다. 박 외무상은 공항에서 ‘북·미, 남북 대화를 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박 외무상은 1일 오전 왕 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중국의 비핵화 입장이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러시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등과도 양자 접촉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별도의 북·미 간 회동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표단과 미·중·러 대표단의 숙소가 같아 박 외무상과 케리 장관이 만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남북 간 별도 회담의 가능성은 낮은 상태다. 북 대표단은 박 외무상과 국제기구국 리흥식 국장, 주브루나이 대사를 겸하고 있는 장용철 말레이시아 대사 등으로 구성됐다. 장 대사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조카다. 반다르스리브가완(브루나이)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수화로 배우고, 일할 권리도 보장해야”

    “수화로 배우고, 일할 권리도 보장해야”

    “수화(手話) 말고 구화(口話)를 가르쳐야지요. 수화밖에 할 줄 모르면 아이가 어떻게 사회생활을 하겠습니까. 의사 소통이 안 되니 뒤에서 손가락질을 당할 수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청각장애 3급인 중학생 딸을 둔 김모(42·여)씨는 “수화는 말을 익히기 위한 보조수단”이라며 집안에서 수화를 금지하고 있다. 김씨는 “수화만 갖고 아이 혼자 문방구에서 물건 하나 사기도 힘든 게 현실”이라면서 “세상이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지 않는데 수화만 가르쳤다가 아이가 더 큰 세상을 보지 못할까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지난 18일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자는 ‘수화 기본법’ 제정을 위한 초안 골자가 공개됐다. 정부가 국정과제 발표에서 청각장애인의 언어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움직임이다. 한국농아인협회를 주축으로 장애인단체 12곳으로 구성된 ‘수화기본법제정추진연대’가 초안을 마련했다. 초안에는 수화의 발전과 교육 보급을 위해 5년마다 한국수화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교원에 대한 수화자격 체계를 마련하는 방안이 담겼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초안에 청각장애인에 대한 권리 확보나 ‘농() 문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빠져 있다고 지적한다. 법 제정이 단순히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김철환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활동가는 23일 “수화가 공식 언어가 되면 법적·제도적 장치와 사회적 인정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지위와 인권이 향상될 수 있다”면서 “다만 수화 문제는 청각장애인들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수화를 사용할 권리와 제공받을 권리도 법에 명확하게 담아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칠관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 교수도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는 것은 수화 언어를 중심으로 하는 소수 공동체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언어와 함께 그들의 문화를 인정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수화는 그동안 서비스나 보완제로 여겨졌다. 청각장애인들은 수화를 못하는 학교 선생님과 대화가 불가능한 직장 동료, 자막 없는 영화관 등 사회 곳곳에서 차별과 소외를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청각장애학교 15곳의 교원 391명 가운데 수화통역 자격증을 가진 교원은 24명으로 6.1%에 불과했다. 수화통역과가 있는 대학교도 한국복지대와 나사렛대 2곳뿐이다. 공식 언어가 아니다 보니 학문적인 연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내 청각장애인이 28만명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 176곳의 수화통역센터도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김정환 서울 중랑구 수화통역센터장은 “수화 기본법이 국가의 시혜적·한시적 차원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면서 “수화를 언어로 하는 사람들의 교육권, 근로권, 노동기본권 등을 함께 보장하는 법 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활동가는 “미국의 경우 제2외국어로 수화를 선택해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소통할 수 있는 물꼬를 트게 했다”면서 “청각장애인으로만 쏠린 법이 아니라 통역사와 사회적 편의 시설, 제도까지 녹여낼 수 있도록 초안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도봉구에서 만나는 ‘시대정신’

    도봉구에서 만나는 ‘시대정신’

    초대 대법원장으로 대한민국 법 질서의 기초를 닦은 김병로(1887~1964), 계몽운동가이자 언론인으로 활약했던 송진우(1890~1945), 겨레의 얼을 강조한 민족사학자로 광복절·삼일절 노래 가사를 쓴 정인보(1893~1950), 대하소설 ‘임꺽정’을 발표해 일제 강점기 민초들에게 용기를 준 홍명희(1888~1968)의 공통점은 뭘까. 광복 전 도봉 지역에 거주했다는 점이다. 특히 김병로, 송진우, 정인보는 ‘창동의 세 마리 사자’로 불렸다고 한다. 뿐만이 아니다. 전 재산을 털어 우리 민족문화를 지키려 했던 전형필(1906~1962), 치열한 저항 정신으로 자유와 삶을 노래했던 시인 김수영(1921~1968), 노동자 인권을 위해 몸을 불사른 전태일(1948~1970), 민주화를 위해 한평생을 바쳤던 함석헌(1901~1989), 계훈제(1921~1999), 김근태(1947~2011)에 이르기까지 근현대사를 치열하게 살며 도봉에 흔적을 남긴 인물이 무척 많다. 도봉구는 개청 40주년을 맞아 도봉에 발자취를 남긴 역사적 인물을 조명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시대 정신의 고향, 도봉’이라는 주제로 구민회관 1층 갤러리에서 ‘도봉 역사 인물 사료전시회’를 오는 28일까지 연다. 도봉 지역은 조선 시대에는 경기도 양주목으로, 일제 강점기에는 양주군 노해면으로, 광복 이후 1949년부터는 서울 성북구로 이름을 달리하다 1973년 7월 1일 성북구에서 분리되며 비로소 도봉구라는 이름을 얻었다. 전시회는 조광조, 송시열, 정의공주 등 조선시대 인물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근현대사에 보다 집중한다. 함석헌의 육필원고 및 ‘씨알의 소리’ 창간호, 김수영의 시집, 전태일의 일기장, 김병로의 민법 및 형법 제정 초안, 정인보의 편지와 삼일절·개천절·광복절 노래 가사 원고, ‘임꺽정’을 연재한 신문 자료 등을 가까이서 접할 수 있다. 구는 전시회 첫 날인 지난 18일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의 부인 인재근 의원 등 역사 인물 유가족과 각 기념사업회 관계자 20여명을 초청해 홈커밍데이를 열기도 했다. 구는 역사 인물의 옛 집터를 돌아보는 ‘길 탐방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동진 구청장은 “도봉의 역사문화 뿌리를 찾는 다양한 노력이 김수영 문학관·함석헌 기념관 건립, 전형필 고택 공원화, 도봉서원 복원 사업 등으로 결실을 맺고 있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세대 교감과 지역의 역사적·문화적 정체성을 찾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빨래개기 귀찮아?…2초안에 셔츠 접는 비법

    빨래개기 귀찮아?…2초안에 셔츠 접는 비법

    누구나 한 번쯤 빨래를 갤 때 귀찮다고 느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 가운데 최근 반팔 셔츠나 폴로 티를 2초 안에 접는 비법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12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데이브 핵스라는 이름의 한 네티즌이 셔츠를 신속하게 개는 비법을 공개했다. 영상 속 그는 자신의 앞에 놓인 셔츠를 정확히 1.85초 만에 완벽한 상태로 개 놓는다. 속도가 너무 빨라 한 번에 그 비법을 터득하긴 어렵다. 그는 다시 한 번 느린 동작과 설명으로 자신이 2초 안에 셔츠를 개는 비법을 알려준다. 우선 자신의 앞에 셔츠를 우측으로 펼쳐 놓는다. 이어 손으로 셔츠의 오른쪽 절반을 가상의 선으로 나눴을 때 중심을 A 지점, 오른쪽 어깨 끝자락을 B 지점, 그리고 왼쪽 밑단을 C 지점으로 정한다. 그다음 왼손으로 A 지점, 오른손으로 B 지점을 잡는다. 이어 B 지점을 잡은 오른손으로 옷을 들어 올려 C 지점으로 교차해 겹쳐 집는다. 이어 팔을 나란히 다시 펼친 상태 그대로 바닥에 뒤집어 놓으면서 잡고 있던 셔츠 절반을 위로 접으면 셔츠 접기가 끝이 난다. 한편 2초 안에 셔츠를 접는 비법 영상은 현재까지 159만 명이 넘는 네티즌이 감상했다. 사진=유튜브(데이브 핵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골프장 될 뻔한 초안산이 도롱뇽 보금자리로

    골프장 될 뻔한 초안산이 도롱뇽 보금자리로

    13일 오전 10시 서울 도봉구 창동에 있는 초안산. 고즈넉한 분위기가 아이들의 재잘거림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인근 현대유치원, 월천·창일초등학교 학생들과 교사 등 100여명이 인공 연못과 시내 주변으로 모였다. 무더위에 산기슭에서 500m 정도 떨어진 곳까지 올라오느라 얼굴을 찌푸렸던 아이들이 웃음을 머금었다. 투명한 상자 안에 올망졸망 담긴 산개구리, 두꺼비, 도롱뇽 새끼를 본 까닭이다. “우와, 손톱보다 작네요.” “이게 개구리예요, 두꺼비예요?” “만져 봐도 되나요?”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으로 박병상 인천도시생태연구소장에게서 양서류에 대한 짤막한 해설과 방사 방법을 듣고는 바가지와 종이컵에 산개구리 등을 담아 연못과 시내에 조심스럽게 부어 넣었다. 방사 행사 뒤엔 연못 위로 차광막이 설치됐다. 청둥오리 등이 먹이를 찾아 날아드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도봉의 허파’로 불리는 초안산이 생태 보물 창고로 거듭나고 있다. 주민 힘으로 골프연습장 건립을 막고 대신 생태 공원을 세울 정도로 주민들의 애착이 강한 곳이기도 하다. 도시농업을 위한 텃밭, 어린이 공원, 근린공원 등이 이곳에 몰렸다. 세대 공감을 테마로 한 생태 공원도 추가로 조성되고 있다. 구는 초안산에 서식하는 동물 종류를 늘리기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서류 방사 행사를 치렀다. 이날 아이들 손에 의해 자연의 품에 안긴 동물은 두꺼비 100마리, 도롱뇽 100마리, 산개구리 1300마리다. 지난해에도 두꺼비 300마리, 도롱뇽 200마리, 산개구리 1000마리를 풀었다. 모두 서울시 보호종으로 서울대공원에서 인공 사육한 것을 분양받았다. 양서류만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구는 청정 지역에만 서식하는 환경지표종인 반딧불이도 복원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오는 18일과 26일 두 차례에 걸쳐 반딧불이 성충 2000마리를 방사한다. 장소는 창3동 어린이집에서 200m 정도 떨어진 초안산 생태 연못 주변이다. 구는 2011년부터 여름 무렵 반딧불이 유충과 성충을 정기적으로 방사하며 자연 정착을 유도하고 있다. 첫 방사 이후 구는 초안산 근린공원 내 양묘장에서 직접 유충을 키울 정도로 열정을 보이고 있다. 김상국 공원녹지과장은 “한두번 방사한다고 쉽게 정착하지는 않는다”며 “도봉구가 생태 문화 도시로 거듭나고 초안산이 그 중심지로 탈바꿈하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北 “회담 무산 南책임” 정부 “北 억지 주장”

    남과 북이 당국회담 무산 책임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남북 모두 공식 입장까지 발표하며 회담 대표의 ‘격(格) 공방’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남북 관계는 대화 논의가 본격화된 지난 6일 이전의 상황으로 돌아가 당분간 경색·대치 국면이 지속될 전망이다. 북한은 13일 남북 당국회담 무산 이후 첫 공식 입장을 통해 남측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당국회담에 털끝만 한 미련도 없다”며 추후 회담 가능성을 일축했다. 정부는 “북한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며 “북한 스스로 대화할 여건이 아직 안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석해 당분간 회담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번 사태로 북남 관계에 미칠 엄중한 후과에 대한 전적인 책임을 남측이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남측이 처음부터 장관급회담을 주장하고 실제로 통일부 장관을 내보낼 의향이라고 몇 번이고 확약하고도 회담이 개최되기 직전 수석대표를 아래 급으로 바꿔 내놓는 놀음을 벌인 것은 북남 대화 역사에 있어본 적이 없는 해괴한 망동으로 무례·무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북측은 담화를 통해 앞서 이뤄진 남북 실무 접촉에서 우리 정부가 합의서 초안에 북측 수석대표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선언한 당사자인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이름을 적시한 내용 등 그동안 비공개된 협상 과정을 폭로했다. 북측은 회담 의제와 관련해서도 남측이 6·15와 7·4 공동기념, 민간 왕래와 접촉, 협력사업 문제는 의제에 넣지 않으려고 “앙탈을 부렸다”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통일부는 입장 자료를 통해 “수석대표 급(級)을 맞추는 건 새로운 남북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한 것”이라며 “북한이 수석대표 급 문제를 이유로 당국회담을 무산시키고 실무 접촉 과정을 일방적으로 왜곡해 공개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이 과거 남북회담 관행을 운운하고 있으나 과거 관행을 일반 상식과 국제적 기준에 맞게 정상화시켜 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성의를 갖고 책임 있게 당국 대화에 호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화가 무산된 건 수석대표 급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다가 일방적으로 대표단 파견을 보류하고 무산시킨 북한 당국의 태도에 기인한다”고 비판했다. 북한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남측 판문점 연락관의 전화를 받지 않아 남북을 잇는 연락 채널 단절이 지속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남북회담 무산 이후] ‘김양건 수석대표’가 무산 이유?… 남북 ‘서로 네 탓’ 진실 공방

    [남북회담 무산 이후] ‘김양건 수석대표’가 무산 이유?… 남북 ‘서로 네 탓’ 진실 공방

    남북 당국회담이 무산되기까지 지난 9~10일 판문점에서 있었던 실무접촉 협상 과정의 막전막후가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1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회담 무산 전모를 비교적 상세히 공개했고, 우리 측은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진실 공방전을 벌였다. 남북의 주장을 종합하면 우리 측은 합의서 초안을 교환할 때부터 북한의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수석대표로 나설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은 “남측이 당중앙위원회 비서(김양건)의 이름을 합의서 초안에 북측 대표단 단장으로 박아넣는가 하면, 개성공업지구 잠정 중단 사태에까지 연결 지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도 개성공단을 거론하며 북측 수석대표로 김 부장을 지목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다만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4월 8일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 철수 조치도 김 부장 명의로 한 것인 만큼, 김 부장이 남북 관계를 실질적으로 관장하고 있다는 예시를 들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실무접촉 최종 합의서에 남북 당국회담에서 논의해야 할 의제로 명시된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라는 표현도 합의문 초안에는 빠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조평통은 “남측이 합의서 초안에 회담 의제인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 ‘정상화·재개’라는 표현을 빼고 애매모호하게 해놓으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정부도 이를 일부 인정했지만 “모호하게 하려 한 게 아니라 단순히 기술적 표현의 문제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당국회담의 일정과 관련해선 우리 측은 1박 2일을, 북측은 적어도 2박 3일을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실질적 협의와 무관한 참관 등을 하지 않고 현안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1박 2일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평통은 “진정으로 마음을 터놓고 대화를 하고 화해와 신뢰를 쌓아 가려는 태도가 아니었다”고 비난했다. 남북 당국회담 예정일 하루 전인 지난 11일 판문점에서 이뤄진 남북 연락관 접촉 뒷얘기도 공개됐다. 판문점에서 남북이 연락관 접촉을 통해 대표단 명단을 교환한 당일 오후 1시쯤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장을 포함한 북측 대표단은 평양에서 출발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평통은 “평양을 출발하려던 차에 남측으로부터 이번 회담 남측 수석대표를 통일부 장관이 아니라 통일부 차관으로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서울에 나가는 것을 부득불 취소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됐다”고 설명했다. 조평통은 “남측이 실제로 통일부 장관을 내보낼 의향이라고 몇 번이고 확약했음에도 불구하고 회담이 개최되기 직전 수석대표를 아래 급으로 바꿔 놓았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통일부 장관을 직접 지목하며 확약한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한편 북한은 역대 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여했던 북측 수석대표들이 ‘조평통 서기국 제1부국장’이었고, 부국장이 그동안 통일부 차관을 상대해 왔다고 밝혔다. 남북 당국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내세웠던 강 국장이 이보다 높은 급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0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된 총 21차례의 남북 장관급 회담에 북측 단장으로 참여했던 인사는 전금진, 김령성, 권호웅 등 3명이다. 이들의 직함을 북한이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처음이다. 북한은 또 조평통 서기국에 대해 “명실공히 북남 관계를 주관하고 통일사업을 전담한 공식기관”이라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기고] 초고화질TV 유료방송 정보격차 우려/김광호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기고] 초고화질TV 유료방송 정보격차 우려/김광호 서울과기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방송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초고화질(UHD) TV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2013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TV 제조업체들은 해상도가 초고화질(풀HD)보다 4~16배 뛰어나고 음질도 10채널 이상의 입체 음향을 제공하는 UHD TV 제품과 기술을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 4월 14일 UHD TV를 위성·케이블 등 유료방송부터 시작하여 2015년에 상용서비스를 개시한다는 차세대방송 로드맵을 발표하였다. 이 로드맵에 의하면 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경우 2016년, 지상파 방송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UHD TV를 상용화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고화질 3차원(3D) 영상과 2차원(2D) 영상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고화질 3D TV’의 상용 서비스도 바로 시작할 예정이다. 3D TV 방송 방식은 고화질 3D 입체 영상과 2D 기존 영상을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미래부는 이 로드맵 초안을 바탕으로 차세대 방송 기술을 조기 도입해 세계시장을 선도할 방침이다. 아쉬운 것은 UHD TV나 고화질 3D TV 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가장 중요한 콘텐츠 전략이 빠져 있는 것이다. 국내의 지상파 방송 콘텐츠는 지상파 플랫폼뿐만 아니라 유료방송, 인터넷 등 모든 매체에 재송신되고 있는 가장 기본적인 콘텐츠이고 세계에 수출할 가장 유망한 콘텐츠이다. 기존에 없던 획기적인 형태의 콘텐츠 제작에는 항상 새로운 기술과 장비,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이 동반된다. 이런 점에서 장비나 단말기(TV 수상기)의 확산 속도를 우리 콘텐츠가 적절한 수준으로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UHD TV 단말기(수상기)에 외산 콘텐츠들로만 채워지는 현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아울러 기술적인 측면에 앞서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은 우리사회에서의 방송 역할이다. 전세계적으로 스마트 시대의 도래로 새로운 미디어 환경이 조성되면서 유료방송 시청자들의 서비스 비용 지불이 늘어나고 있다. 심지어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는 경우 디지털 정보 불평등(Digital Divide)이라는 심각한 사회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향후 방송통신융합기술의 발전으로 유료방송과 통신서비스로부터 배제된 소외계층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그에 따른 정보격차와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익적인 차원에서 무료·보편적 서비스 구현이라는 방송의 기본적 책무와 방송기술의 발전을 통한 사회 정보격차 해소로 사회적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측면에서 방송주파수 정책이 검토되어야 한다. 특히 지상파 방송사의 UHD TV 등 차세대 방송의 보편적 서비스 실시를 위한 주파수 대역으로 기존 디지털방송 주파수 대역과의 연속성·호환성과 주파수 특성을 고려할 때, 700㎒ 대역이 가장 적합하다는 점이 감안되어야 할 것이다. 만약 후에 공익을 위해 사용할 주파수가 부족하여 공공성 실현이 포기되고, 사회적 필요에 의해 다시 주파수를 재구매해야 하는 경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 [커버스토리-甲 중의 甲 국회의원] 공무원·기업인이 토로하는 행태

    [커버스토리-甲 중의 甲 국회의원] 공무원·기업인이 토로하는 행태

    울트라 슈퍼갑(甲)인 국회의원들의 1차적 을(乙)은 공무원들이다. 행정부 감시라는 1차적 소명감이 근원적인 갑을 관계를 형성해 왔다. 예산권을 쥐고 휘두르면서 부처 인사에 때로는 조용하게, 때로는 시끄럽게 영향력을 행사했다. 공무원들은 국회 문턱이 닳도록 드나든다. 여당과는 주요 정책마다 당정협의를 거쳐야 하고 법안 통과 등의 과정에서 일을 쉽게 하려면 야당 의원들과의 스킨십도 절대적이다. 그래서인지 국회는 공무원을 시도 때도 없이 불러 댄다. 서류를 보내고 전화로 설명해도 충분한 것도 “심도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며 불러들인다. A국장은 “일종의 ‘군기 잡기’라고 보면 된다. 민감한 일이 생길 때면 장차관이나 국장급 이상은 국회로 출근하는 날이 더 많을 정도”라고 말했다. 공포의 국감 시즌… 1명당 1.5t 트럭 분량 서류 요구 국회로 불러들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공무원들과 협의하고 다그치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지역구 민원이 상시 대기하고 있다. 정부의 입법안은 봉이다. 논의 단계부터 쏟아지는 상임위원회 위원들의 각종 지역구 민원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민원 없이 법안 통과를 기대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상임위는 온갖 트집을 잡아 통과를 지연시킨다. 올 초 법안 처리를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중앙 부처 B과장. 모 의원이 부르더니 “지역구 복지시설에 가보니 시설이 낡았더라. 고쳐 달라”고 요구했다. 관련 입법이 걸려 있다 보니 무시할 수 없었다고 B과장은 토로했다. 결국 다른 예산을 빼다가 요구 사항을 들어줬다. B과장은 “유권자 눈에는 그 의원이 훌륭해 보일지 모르지만 큰 틀에서 보면 누군가의 피해를 전제로 한 것이고, 전체적인 시스템이 훼손되는 결과를 낳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렇게 성공한 민원은 의원의 의정활동보고서에 자랑스럽게 올라갔다. 군기 잡기의 절정은 국정감사 때다. 국회의원들의 자료요청 욕구는 끝이 없다. 10년치 자료는 물론이고, 수십년 전 개청·개원 자료를 모두 달라는 의원도 있다. 지나간 일이지만 모 부처는 한 의원에게 각종 요청 서류를 1.5t 트럭 한 대에 꽉 채워 전달한 사례도 있다. 중앙 부처의 C과장은 “피감 기관과 의원실의 갈등 원인은 자료 제출 문제가 거의 대부분”이라면서 “국정감사 일정이 임박하면 일부 의원실에서는 하루에도 몇 번씩 수정된 자료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요청한 자료를 하루 만에 달라는 주문은 그나마 ‘양반’이다. C과장은 “의원실에서 언론 등에 배포한 자료에 수치나 내용이 틀릴 때가 더러 있는데, 이를 알려 줘도 수정하지 않고 버틸 때는 정말 당혹스럽다”고 하소연했다. 국회 입법조사관들이 입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를 작성할 때는 해당 부처 공무원들이 야근하는 날이다. 검토보고서는 상임위에서 작성하도록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공무원들이 초안을 만드는 ‘관행’ 때문이다. D과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좀 더 긍정적인 검토보고서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그런 요청이 있으면 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유불문 길들이기… 불쑥 호출했다 도로 취소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한 부처 공무원들은 더 고된 육체 노동이 필요해졌다. 국회의 호출 한 번에 왕복 6시간 거리를 오가야 하기 때문이다. ‘세종청사 과장은 길바닥에서, 사무관은 세종청사에서 서울 간 국장을 기다리다 시간 보낸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얼마 전 세종청사의 한 부처 장관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오후에 세종청사에서 집무를 보다가 국회 측으로부터 “상임위 소위 회의가 두 시간 뒤에 열리니 꼭 참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어쩔 수 없이 오후와 저녁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충북 청원군 오송역에서 KTX에 몸을 실었다. 그러나 잠시 뒤 국회에서 또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회의가 연기됐으니 올라올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었다.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던 중 열차에서 안내 멘트가 나왔다. “잠시 뒤 도착할 역은 서울역입니다.” 한 부처 E국장은 “최고위직에게도 ‘오라 가라’ 할 정도인데 일반 공무원들에게는 어떻겠느냐”면서 “낭비되는 행정 비용은 결국 국민들이 고스란히 부담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경제 부처 F국장은 지난 3일 임시국회가 열린 뒤 줄곧 ‘3분 대기조’ 생활을 하고 있다. 국회의원 비서관들이나 전문위원들이 언제 호출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지난 4일에도 20분 법안 설명을 위해 4~5시간을 길에서 허비했다. 과장을 대신 보낼 수도 없다. “‘급’이 맞지 않는다”고 야단을 치기 때문이다. 명문화되진 않았지만 수석전문위원이 부르면 부처 국장급이, 의원 비서관이 호출하면 과장과 담당 사무관이 간다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이다. F국장은 “국회 대응을 잘못해서 법안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거나 검토보고서가 부정적으로 나오면 법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비위를 맞춰 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어떤 때는 설명이 부족하다며 돌아가라고 한 뒤 다음 날 다시 부르는 일도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회가 세종시로 옮기겠다고 공언하지 않는 한 세종시의 중앙부처 공무원들은 오락가락을 숙명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한탄했다. 골치 아픈 취업 시즌… 은근슬쩍 이력서 보내 압박 국회의원들에게 목줄을 잡힌 또 다른 대표적인 을은 기업이다. 과거 기업들은 영향력 있는 주요 의원들을 주로 상대했지 이름 없는 초·재선 의원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보좌관들의 경우 거물급 보좌관들만 관리해 왔다. 그러나 요즘은 달라졌다. 계파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의원 개개인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만나고 상대해야 할 인사들이 크게 늘었다. 정책이 중요시되면서 언제부턴가 중진 의원실에서도 자료 요구와 함께 담당 임직원을 찾는 보좌관들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각종 민원이 정비례해 늘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취업철은 가장 대표적인 민원 시즌이다. 이력서가 쌓이기 시작한다. 선거를 앞둔 출판기념회 때는 의원들의 책을 사 줘야 한다. 먼저 요구하는 의원실도 많다. 대기업들은 책을 대량으로 사들여 자체 소화를 하거나 기증하는 일도 많다. 모 대기업 임원 G씨는 “사실 정치인이 선거철에 맞춰 쓴 책들은 남 주기도 뭣할 정도여서 처치하기 곤란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지역구 의원들은 지역 예술행사를 두고 민원을 하기도 한다. 자신이 후원하는 콘서트의 표를 좀 사달라는 식이다. 그는 “기업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한번은 2장(2000만원)을 요구하기도 했다”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행사를 후원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표만 사 주는 거면 사실 ‘절 모르고 시주’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의원들이 특정 하도급 업체를 선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일도 있다. 큰 건도 있지만 하청과 재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지역구 민원을 건설업체에 요구하는 경우다. 민원을 다 들어주지 못할 사정에 놓인 담당자의 입장이 무척 곤란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학연이나 지연, 친분관계 등에 따라 의원들이 직접 최고경영자(CEO)에게 전화하는 일도 있다. 또 다른 대기업 임원 H씨는 “통상 이런 경우에는 이른바 큰 건이라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업들에도 국정감사는 피곤한 때다. 해당 기업과 정책적 연관성이 큰 정부 부처를 통해 우회적으로 자료를 압박해 올 때가 많다. 한 이동통신사의 I씨는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할 때 이동통신 관련 원자료는 업체에서 나오는 게 대부분이다 보니 한 다리 건너 각종 요청이 들어온다”면서 “자료 요청이 일시적으로 몰리다 보니 담당 부서는 다른 일을 못 할 정도”라고 전했다. 기업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총수 소환’이다. 국감이 시작되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의원들이 그룹 오너를 증인으로 채택해서 불러들이는 경우가 많다. 기업 입장에서는 논란이 되는 사안과 크게 관계가 없고, 실무진 선에서 처리가 가능한데도 굳이 오너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건 의원들의 ‘기업 길들이기’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해 국감에 그룹 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던 한 대기업 임원 I씨는 “여야 협상 과정에서 대기업 회장과 사장 수십 명의 이름이 거론됐다”면서 “다 부르려 한 게 아니라는 건 누가 봐도 분명한데 기업의 신뢰와 명예는 아랑곳하지 않고 동네 강아지 부르듯 하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했다. 의원들의 영향력은 지방의회 의원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의 인사에서 각종 관변단체 인사에까지 미친다. 여기에 국립대와 산하기관 수장부터 비서까지 인사 청탁을 하기도 한다. 여당 의원들은 지역구 활동에 장차관 등을 부르기도 한다. 지역 주민들에게 자신의 ‘파워’를 우회적으로 보여 주는 셈이다. 부처종합
  • [사설] 복지 확대는 지역 균형발전과 조화 이뤄야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140개를 실현하기 위한 자금 마련 계획을 담은 ‘공약 가계부’의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면서 당청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84조 4000억원의 세출 구조조정 대상 가운데 SOC 부분이 12조원으로 가장 많다”면서 “공약 가계부는 지방의 신규 SOC는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공약 가계부대로라면 내년 6월 지방선거는 필패라면서 선거까지 연결해 압박하고 있다. 당청 간 이견이 오는 31일 발표될 공약 가계부 정부 초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SOC·산업 분야 지출 비중이 감소하고, 복지·교육·문화 등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이런 의중을 공약 가계부에 고스란히 담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역균형 발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약 가계부가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복지예산 중심으로 작성되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공항 건설, 수서발 KTX 노선의 의정부 연장 등 지난 대선에서의 지방 공약은 대부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국가보조사업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전해져 대규모 국책 사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당연히 지자체 반발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확대는 저출산·인구고령화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복지에만 지나치게 신경 쓰고 다른 부문은 소홀히 할 경우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복지마저 제대로 챙길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성장과 지역균형 발전이 이뤄져 세수가 늘어나야 복지 분야에 쓸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다른 부문을 희생하고 생기는 예산으로 복지에 보태는 미봉책을 계속 추진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정은 복지와 성장, 지역균형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새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촉진’을 140개 국정 과제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지역 간 양극화를 해소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차원일 것이다. 지난 1분기 지방세 징수액은 9조 2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01억원이나 줄었다. 정부의 복지사업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부담도 커진다. 이런 까닭에 복지 사업 확대로 지방재정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없애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지역 발전과 일자리 확충 등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약 가계부를 확정하기 바란다. 예산 갈등을 막기 위해 중앙과 지방 간 역할 분담을 재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 소장파 시인들 뿔났다

    역사적 평가가 엇갈리는 특정 인사의 공로만을 치켜세워 논란이 된 한국시인협회의 ‘사람-시로 읽는 한국근대인물사’ 출판에 반발해 시인 수십여명이 항의 성명서를 발표한다. 21일 문학계에 따르면 고영, 김요일, 박정대, 손택수, 함민복 등 소장파가 중심이 된 시인 수십명은 22일 시인협회 홈페이지에 집행부의 사과와 출간된 책의 전량 회수를 골자로 한 성명서를 게재한다. 이들은 성명서 초안을 완성한 뒤 20~21일 이틀간 시인들의 서명을 받았으며 서명에는 최소 50여명 이상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3일 시협은 창립 56주년을 맞아 시집 ‘사람’을 출판했다. “근대사의 주요 인물들이 남긴 빛과 그늘을 문학의 눈으로 살펴보자”는 서문과는 달리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 등 역사적 평가가 끝나지 않은 인사들의 공로만을 지나치게 부각해 논란이 됐다. 중진 시인 이태수씨가 ‘박정희’에서 ‘당신은 날이 갈수록 빛나는 전설’, ‘언제까지나 꺼지지 않을 우리의 횃불’, ‘위대한 지도자요, 탁월한 선지자였습니다’ 등의 표현을 쓴 것이 대표적이다. 항의 성명에 참여한 한 시인은 “협회 회원이라는 것이 부끄러울 정도로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시를 쓰는 것은 자유겠지만 역사적 논란이 있는 인물에 대해서는 협회 차원에서 더욱 신중히 접근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문화기본법 이달 국회 발의

    국민 개개인의 문화 향유 권리를 보장한 ‘문화기본법’ 제정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새누리당 김장실 의원실은 박근혜 정부의 주요 공약 중 하나인 문화기본법의 초안을 마련해 이달 중 국회에서 발의할 예정이다. 법안은 이르면 다음 달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법안은 유엔 인권선언(1948)에 기초해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문화적 권리’를 명문화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모두 3장, 13개 조항과 부칙으로 구성됐다. 5년 단위로 정부 차원의 ‘문화진흥 기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핵심이다. 또 문화의 정의, 기본 이념, 국민의 권리, 국가의 책무, 분야별 문화정책 추진, 문화 인력 양성과 교육, 문화의 달과 문화의 날 지정, 문화진흥사업 재정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씀씀이 줄이려는 ‘135兆 복지’

    씀씀이 줄이려는 ‘135兆 복지’

    박근혜 대통령의 ‘135조원 복지공약’ 재원이 오는 16일 열리는 재정전략회의에서 드러난다. 여당은 6대4 비율로 나갈 돈(세출)을 줄이고 들어올 돈(세입)을 늘려 조달하겠다고 밝혔지만 씀씀이를 더 줄이는 쪽으로 기우는 양상이다. 가뜩이나 민간 소비가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마저 지출을 크게 줄이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재정전략회의는 향후 5년간 정부의 재정운용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박 대통령을 포함한 국무위원들이 하루 종일 토론을 벌인다. 올해 회의가 유독 관심을 끄는 이유는 135조원의 ‘복지공약 가계부’가 이 자리에서 논의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 대선 과정에서 135조원에 이르는 복지 재원과 관련해 세출 절감으로 82조원, 세입 확충으로 53조원을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기재부는 각 부처와의 협의를 거쳐 재량지출 7% 삭감 등으로 세출 구조조정 안을 만들었다. 세입 증대를 위해서는 앞으로 5년간 지하경제 양성화로 30조원, 비과세 감면 정비 등으로 15조원을 확보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하지만 정부는 내부적으로 이 6대4 비율의 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기재부 고위관계자는 “당초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초안을 만들었지만 더 들어갈 부분은 더하고, 덜 들어갈 부분은 줄이는 방향으로 공약 가계부가 확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기술자’(예산·세제실)들이 모여 ‘단단한 숫자를 만들어 보자’며 (비율을) 조정하고 있지만 미세조정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대신 세출 절감분은 늘리고 세입 확충은 줄이는 방향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의 ‘경제 멘토’로 불리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도 최근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해도 목표 대비 10조원 정도 모자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수 확보가 어려우니 씀씀이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다만 135조원 규모 자체는 ‘손대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복지공약을 실천하려면 135조원으로는 모자란다는 지적이 잇따라 정부가 증액을 검토했으나 청와대 등과의 논의 과정에서 없던 일로 하기로 정리했다는 후문이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日, 북한 선제 타격 노리나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움직임을 계기로 적(敵) 기지 선제 공격력 보유에 대해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밝혀 북한에 대한 선제 타격을 노리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9일 NHK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전날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상대가 일본을 공격할 생각을 단념하도록 하는 억지력에 대해 제대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적 기지 공격력 보유는 “국제적인 파장이 있는 문제이기에 신중하게 논의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아베 총리는 또 “도서 방위를 위해 해병대 기능을 갖출 필요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포함한 난세이제도 방위와 관련, 상륙작전을 담당할 해병대 기능을 자위대에 갖추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아베 총리는 역대 정부가 헌법 해석상 허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최종적으로는 정부 차원에서 헌법 해석을 해야 하며, 현재 전문가 간담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뒤 “일본의 안전과 지역의 평화·안정을 강화하기 위한 (헌법) 해석이 돼야 한다”며 헌법 해석 변경에 의욕을 드러냈다. 집단적 자위권은 자국이 공격받지 않아도 동맹국이 공격받았다는 이유로 타국에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가리킨다. 일본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이 있지만 헌법상 행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아베 총리는 또 1946년 공포된 현행 일본 헌법이 연합군총사령부(GHQ)의 초안을 토대로 하고 있음을 염두에 둔 듯 “제정과정을 보면 진주군(점령군)이 만들었다”고 주장한 뒤 “시대에 맞지 않은 내용도 있다”며 개헌에 대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아울러 전시에 강제 징용된 한국인의 배상 청구권에 대해선 “19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히,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기존 정부 입장을 반복했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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