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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쇄신 박차

    여야 쇄신 박차

    ‘4·29 재·보선’ 결과로 여야 모두 쇄신론에 휩싸였다. 전패한 한나라당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 속에 초선 의원들이 총대를 멨다. ‘절반의 승리’를 거둔 민주당은 당 대표가 선두에 섰다. 쇄신론이 가는 길은 아직 가늠하긴 어렵다. 양당 모두 당내 계파 갈등의 골이 깊기 때문이다. ■ 한나라 당·정·청 개편 제기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들의 모임인 ‘민본 21’이 4일 4·29 재·보선 참패에 따른 여권의 전면적인 쇄신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파장을 낳고 있다. 하지만 쇄신의 폭에 대해 당 지도부와 소장그룹, 계파간 의견이 달라 쇄신론을 놓고 향후 내홍의 가능성도 감지된다. ‘민본 21’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재보선 전패(全敗)에 대해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상황인식이 안이하며 아무도 책임지려 하지 않는다.”고 질타하면서 ▲국정기조의 쇄신 ▲대대적인 인적개편 ▲당 화합 등 3대 개혁과제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재보선 결과로 드러난 민심이반의 원인이 밀어붙이기식 국정운영과 친이·친박 간의 갈등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국정쇄신과 계파갈등을 해소하지 못하고는 오는 10월 재·보선은 물론이고 차기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2010년 지방선거에서도 승리하기 어렵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다. 특히 여권의 근본적인 문제로 지난 대선 이후부터 누적된 친이·친박 갈등을 지목했다. 이에 대해 민본 21 소속의 한 의원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누가 결심해야 하는지 알지 않느냐.”면서 “그건 당에서 결단할 문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다. 하지만 공을 넘겨받은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원론에 공감한다.”면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박희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심은 우리에게 쇄신과 단합을 하라는 것”이라면서 “쇄신과 단합이 우리 당의 당면 과제라는 생각을 갖고 획기적인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주류인 친이 진영도 “좀 지켜보자.”는 쪽이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선거에서 졌으니 어떤 식으로든 쇄신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면서도 “이명박 대통령과 박희태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 방향이 정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박 쪽은 냉랭하다. 박근혜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친박계가 쇄신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면서 “당 쇄신에 대해선 당 지도부의 판단대로 실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호응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남경필 원희룡 정병국 정두언 의원 등 ‘원조’ 소장파 의원들도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민본21의 문제제기에 의견을 같이하고, 당청 회동 후 당 지도부가 내놓는 개혁방안에 따라 입장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민주당 ‘새로운 진보’ 깃발 민주당의 쇄신안은 ‘지도부 발(發)’이다. 이달부터 ‘뉴민주당 플랜’을 본격 가동한다. 당의 노선을 현재의 ‘중도개혁주의’에서 ‘새로운 진보’로 변경하는 게 핵심이다. ‘모두를 위한 번영’을 표방하며 ▲더 많은 기회 ▲더 높은 정의 ▲따뜻한 공동체의 3대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아직 당내 논의는 큰 틀에만 머물러 있다. 다만 ‘새로운 진보’가 기존 노선보다는 좀 더 ‘왼쪽’으로 이동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그래도 당내 일부에서는 “별 차별성이 없다.”면서 보다 뚜렷한 ‘색깔’을 주문하고 있다. 노선 변경은 지난 4·29 재·보선에서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의 개혁성향을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쇄신은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세력과의 선명성 경쟁이 불러온 측면도 없지 않다. 뉴민주당 플랜에는 지방선거 승리 방안 및 전국정당화, 정당 현대화 구상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플랜의 실천 과정에서 ‘정세균 체제’가 공고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정 전 장관 등 거물급 정치인들과의 복귀에 대비하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정 대표측의 시각이다. 정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뉴민주당 플랜은 민주당이 변화하고 쇄신하면서 과거의 부족함을 채워 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도부의 이슈 선점 노력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사설] 기초선거 정당공천 배제 결단할 때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 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지고 있다. 그제와 어제는 한국지방자치학회와 국회 지방자치발전연구회 주최로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다수 전문가들은 기초 단위 지방선거에서는 중앙 정당의 간여를 줄여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주민여론조사 결과도 정당공천체 폐지 의견이 훨씬 높게 나온다. 이런 여론을 무시하고 있는 여야 정당 지도부의 각성이 있어야 한다.기초선거에서의 정당공천제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는 현상은 곳곳에서 나타난다. 중앙당과 해당 지역구 의원의 뜻에 따르지 않으면 시·군·구 기초단체장이나 지방의원 선거 공천을 받을 수 없다. 지방이 중앙에 정치적으로 예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심각한 부분은 공천비리이다. 기초단체장 공천에 얼마, 지방의원 공천에 얼마라는 식으로 공천헌금의 액수가 공공연히 떠돌아다닐 정도다. 당선된 뒤에도 정치자금을 대지 않으면 다음 공천을 보장받기 힘들다는 얘기가 있다. 공천헌금 등을 충당하기 위해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이 또 다른 비리의 유혹에 빠질 위험성이 크다.지방선거가 임박하면 공천제 폐지를 제도화하기 어렵다. 입도선매식으로 돈과 이권을 챙긴 국회의원들이 입법에 소극적인 탓이다. 시간이 있을 때 올바른 쪽으로 제도를 고쳐야 하며, 올 정기국회까지는 그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역정당 육성을 제안하고 있으나 우리에게는 시기상조다. 정당공천제 폐지를 우선 밀어붙여야 한다.
  • 너무 조용한 총리실

    최근 비정규직법, 다가구 주택 양도세 완화, 노후차의 신차 교체시 세금 감면 등 당정 또는 부처간 갈등이 잇따르면서 총리실의 국무조정 역할과 관련해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1일 “과거 국무조정실이 있을 때는 부처간 갈등뿐 아니라 당정간에도 조율을 확실히 했는데, 총리실의 국무 조율 기능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효과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비정규직법의 경우 지난 1월 총리실이 조정회의를 열어 여당과 노동부 사이에 조율을 했다. 당시 노동부는 비정규직 연한을 2년에서 4년으로 하는 정부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총리실은 한나라당의 입장을 받아들여 당에서 의원입법을 하도록 했다. 그러나 2월 국회에서 의원 발의를 못했고 4월 국회에 정부안(案)으로 제출됐다. 정부는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지 2년이 되는 오는 7월까지 법이 통과돼야 대량 해고를 막을 수 있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여당의 ‘4년 유예’ 수정안과 민주당의 상정 보이콧이 얽히고 설켜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일각에서는 총리실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설명한다. 이른바 힘이 있는 부처는 조율이 힘들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가 노후차 세제 지원에 대해 업계 자구노력을 조건으로 내걸었다가 지식경제부와의 마찰로 번복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정부 법률안이 곧 여당안인 시절이 끝나면서 당정 조율은 더욱 힘들어졌다. 전문가들은 총리실의 조율 기능이 실종된 원인으로 청와대 각 분야 수석비서관들의 사전 조율 미비와 국무 조정 시간을 두지 않는 빠른 정책 과정을 들었다. 올해 2월 실세 박영준 국무차장을 내정하고 매주 국가정책조정회의를 하는 등 당정간, 부처간 조율 기능을 강화할 때만 해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이다. 총리실이 조정 기능보다 평가 기능에 치우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명재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실세 국무총리가 담당했던 조정 기능이 사라졌고, 청와대가 나서서 국무 조정을 주도했지만 한계를 드러내면서 총리실의 역할만 줄인 결과를 낳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결국 청와대는 막후 조정 및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총리실이 전면에 나서는 한편 각종 조정회의와 부처에 조정 기능을 분담하는 체제로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총리실 권한 강화가 옥상옥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정수 이화여대 교수는 “과거에 시도해 봤지만 총리가 대통령만 쳐다보고 장관의 기능은 작아질 공산이 크다.”면서 “장관들이 부처의 대표로 활동하는 동시에 국무위원으로서 소임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일본이나 캐나다와 같은 국회 담당 정무 차관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료는 “청와대나 국무총리가 세세한 국무 조정까지 담당하기는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초선 의원을 정무 차관으로 임명해 각 부처가 국회와 의견 조정을 하는 것을 고려해 볼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시론] 필리버스터가 ‘탱자’ 안 되려면/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시론] 필리버스터가 ‘탱자’ 안 되려면/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사회토양이 다른 곳에선 효과를 못 내고 부작용만 낳기 쉽다. 까닭에 외국 제도를 도입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제도의 취지가 우리 토양과 잘 맞는지, 또 잘 맞게 하려면 토양과 제도를 어떻게 다루거나 고쳐야 하는지 따져야 한다. 최근 정치권서 논의중인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 제도와 관련해 드는 생각이다. 민주당은 ‘박상천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 모든 법안이 자동으로 상임위·본회의에 상정되게 하는 대신 재적 5분의1 이상이 원하면 필리버스터를 허용해 다수당 맘대로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하게 하는 국회법개정안을 제출키로 했다. 한나라당 개혁성향 초선의원 모임인 민본21도 최근 토론회를 열고 비슷한 개혁안을 발표했다. 국회의장 자문기구인 국회운영제도개선위도 응답의원 3분의2 이상이 필리버스터 제도를 찬성한다는 조사결과를 발표, 도입에 힘을 싣고 있다. 국회가 극한 대립과 폭력, 공전으로 불신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버스터 도입은 분명 신선한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여야가 조금씩 양보한 타협책이란 의의가 크다. 소수당은 꺼림칙하지만 자동 법안상정 제도를 받아들이고, 다수당은 부담스럽지만 필리버스터 제도를 허용하자는 것이다. 물론 필리버스터 종결조건이 재적 3분의2 이상인지, 5분의3인지, 단순 과반수인지를 놓고 이견이 있지만 소수당과 다수당의 이해를 절충한다는 점에서 이 개선안은 일단 고무적이다. 그러나 이 제도가 탱자가 되지 않으려면 더 생각할 점이 있다. 필리버스터가 중요한 규범으로 자리잡은 미국 상원은 정당기율이 약하고 의원 개개인의 독자성이 높은 토양에 서 있다. 한 명의 의원이라도 원하면 끝없이 발언함으로써 특정 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의사진행을 방해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 이면엔 각 의원이 정당이라는 집단의 일원이 아니라 나름의 판단에 따라 움직이는 주체라는 가정이 있다. 인구비례에 따라 선거구를 나누는 미국 하원이 인민주권의 원리를 받드는 반면, 모든 주에 똑같이 2석씩 주는 상원은 주(州)권의 원리를 구현하는 만큼 각 의원의 독자성을 하원에 비해 더 절대시한다. 필리버스터가 상원에만 있는 이유는 상원이 집단주의적 정파성에 지배될 가능성이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미 상원 역사에서 필리버스터를 야기한 사안 대부분이 정당 간 대립구도보다는 지역 간·집단 간·이념세력 간 이해에 따른 의원들의 개인적 동기에 의해 추동됐다. 정당대결의 연장선상에 선 필리버스터는 결국 정파적 갈등을 더 증폭시키며 의회를 교착에 빠뜨리곤 했다. 정당대결로 흘러간 필리버스터들 중 상당수가 그나마 결국 타협을 이끌 수 있었던 것은 정당기율에 얽매이지 않고 상대의 입장에 동의한 중간지대 의원들이 존재했던 덕이다. 한국국회는 필리버스터 제도가 원만히 운용되기엔 너무 경직된 정당체제를 갖고 있다. 필리버스터 종결조건에 대한 여야 합의가 가능할지는 차치해도, 여야 의견이 충돌하는 법안의 경우 소수당은 무조건 필리버스터를 시도하고 다수당은 대화나 양보보다는 즉시 종결투표로 가려 할 것이다. 표결판세의 유불리에 따라 비난전이 격화될 것이다. 결국 대화와 양보라는 취지를 살리기보다는 정당간 세 대결만 반복되기 쉽다. 필리버스터가 탱자로 변질되지 않기 위해선 정당집단주의가 약화되고 의원의 자율성이 커지는 토양 개선이 시급하다. 임성호 경희대 정치외교학 교수
  • 의안처리율 지식경제위 1위·교육위 꼴찌

    의안처리율 지식경제위 1위·교육위 꼴찌

    지난해 6월 18대 국회가 개원한 이후 첫 한 해 동안 각 상임위의 성적표는 어떨까. 서울신문이 19일 각 상임위를 거쳐 본회의에서 처리된 안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 13개 상임위 가운데 8곳이 30% 미만의 의안 처리 비율을 보였다. 낙제점에 해당한다. 상임위 중심의 국회는 여전히 요원한 셈이다. 분석 결과 지식경제위가 의안 처리 비율과 건수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접수 의안 2건 중 1건 꼴로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육과학기술위가 최하위였다. 의안처리 건수로 두 상임위를 비교하면 ‘120건 대(對) 22건’으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의안 처리 비율이 30%에 이르지 못한 곳은 교과위를 비롯해 보건복지가족위, 환경노동위, 행정안전위, 국토해양위 등이었다. ●여야 소통의 문제에서 우량·불량 차이 우량 상임위와 불량 상임위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의원들은 여야간 신뢰와 소통의 문제를 가장 많이 꼽았다. 여야가 정쟁을 지양하고, 상호 신뢰와 입법부 본연의 기능을 회복해야 상임위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경위는 지난해 말 여야가 당론으로 충돌했던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을 상임위 합의로 통과시켰다. 법안 처리 이전에 상임위 예산 심사에서 여야는 법 시행후 필요한 예산을 미리 짜놓았다. 지경위 여야 간사로서, 17대부터 친분을 쌓아온 한나라당 김기현·민주당 최철국 의원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기획재정위도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했던 종부세율 문제를 합의로 처리했다. 기재위는 폐회 중인 지난 3월 말 여야 의원들이 함께 전국 9개 지역 중소기업 현장을 돌아본 뒤 정부 쪽에 중소기업의 세제·금융 지원 대책을 촉구하는 등 ‘화합’을 과시했다. 불량 상임위는 서로 ‘네 탓’ 타령이다. 쟁점 법안이 없는 데도 여야가 ‘샅바 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회의가 번번이 공전됐다. 교과위에서는 “여야 3당 간사간 불화 때문에 상임위가 파행되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이 ‘3당 간사 공동 사퇴’를 요구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환노위는 여태 법안심사소위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수도법, 비정규직법, 전교조 관련법 등 여야간 시각차가 첨예한 법안이 많기도 하지만 “개원 1년간 법안 소위조차 꾸리지 못한 것은 어떤 이유로든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동료 의원들이 비판할 정도다. 이 과정에는 위원장의 리더십도 주요 요소로 꼽혔다. 쟁점 법안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와 당 지도부의 입법부 장악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나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쟁점법안이 의원들 간의 대화를 가로막아 활동을 지연시키는 일이 많다.”면서 “의원들 간의 논의가 자유롭게 이뤄지면 그만큼 상임위 중심의 활동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입법부의 기능이 여야간 정쟁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있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 상임위 차원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은 채 당 지도부의 방침에 따라 여당이 의안을 일방적으로 상정, 처리하거나, 야당이 이를 비토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다. ●“상임위 운영상황 국민이 알게 하자” 국회의 한 관계자는 “현안을 핑계로 일을 하려는 노력조차 보이지 않는 일부 의원과 상임위를 골라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교통상통일위 소속인 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상임위 운영 상황 등 입법상황을 보다 많은 국민이 알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상임위가 자율적인 여야 협상이 아니라 당 지도부 지시에 움직이는 것이 문제”라면서 “상임위를 중심으로 의원들이 전문성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주현진 허백윤기자 jhj@seoul.co.kr
  • (4) 한나라 김장수 vs 민주 송민순

    (4) 한나라 김장수 vs 민주 송민순

    어제의 동지가 적수가 됐다. 한나라당 김장수·민주당 송민순 의원은 참여정부 당시 각각 국방부 장관과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한솥밥을 먹었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두 사람의 길은 여야로 엇갈렸다. 지금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문제를 놓고 여야간 논쟁의 대척점에 서 있다. 김 의원은 2006년 11월부터 국방부 장관을 지냈다. 송 의원의 장관 임기는 같은 해 12월 시작됐다. 둘 다 2008년 2월 임기를 마쳐 참여정부 마지막 장관으로 기록됐다. 이어 18대 국회에 비례대표 초선으로 나란히 정계에 입문했다. 이들은 1948년생 동갑내기다. 둘 다 참여정부 당시 외교안보정책 조정회의 멤버였기 때문에 지금도 말을 트고 지낸다. 출신 지역은 소속 정당의 텃밭과 정반대다. 한나라당 김 의원은 광주일고와 육사를 나왔고, 민주당 송 의원은 마산고와 서울대를 거쳐 9회 외무고시에 합격했다.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목례를 하지 않아 ‘꼿꼿 장수’라는 별명이 붙은 김 의원은 송 의원에 대해 “허물없는 친구”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김 의원은 12일 “외교안보정책 조정회의에서 비슷한 의견을 많이 냈다.”면서 “대북 정책이나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비교적 보수의 목소리를 함께 냈다. 지금도 허물없는 친구로 지낸다.”고 말했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로 민주당이 궁지에 몰리자 김 의원이 송 의원에게 “요즘 힘들겠다. 기운내라.”며 위로했다고 한다. 상대를 평가하는 부분에서는 오히려 송 의원이 ‘꼿꼿’했다. 그는 “서로의 입장에 따라 정책과 소신을 표현하면 된다. 개인 관계를 공개적으로 밝히기에는 부적절하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의 로켓 발사 이후 정부는 PSI 전면 참여를 추진하고 있다. 송 의원은 “PSI 전면 가입 등 과잉대응은 이 문제를 부각시켜 자신의 생각대로 끌고 가려는 북한의 의도에 맞춰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국제적으로 대량살상 무기를 방지하는 데는 동참해야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PSI 전면 가입은 한반도 주변 지역에만 집중될 수 있고, 동·서·남해에서 다른 나라와 훈련을 해야 할 텐데 사실상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PSI에 가입하면 6자 회담에서 우리가 할 말이 없게 된다.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종속적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 의원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에 대한 국제공조 문제가 크게 부각된 만큼 우리나라도 전면 참여를 추진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우리나라도 나름의 대응 전략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홍성규 김지훈기자 cool@seoul.co.kr
  • [여의도 블로그] 한나라 비례대표 ‘상한가’

    한나라당 내 비례대표 의원들이 상한가다. 이들은 주류인 친이계나 결속력이 강한 친박계처럼 계파를 형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초선으로 정치 초년생들이다. 그럼에도 비례대표가 어엿한 ‘실세 그룹’으로 부상하고 있다. 오는 5월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앞두고서다. 차기 원내대표 후보 가운데 뚜렷한 선두주자가 없다 보니 상대적으로 정치색이 옅은 비례대표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은 모두 22명이다. 원내대표 후보들로서는 금맥 같은 유권자들이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9일 “차기 원내대표 후보들에게서 ‘밥 한번 같이 먹자.’는 요구가 많다.”고 귀띔했다. 친이·친박의 구도에, 친이 내부의 소계파도 여러 갈래여서 비례대표 22명의 표심은 원내대표 경선의 승부를 가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비례대표의 주가가 오르자 “비례대표가 뭉치면 원내 교섭단체도 꾸릴 수 있고, 차기 대선후보도 세울 수 있겠다.”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비례대표 의원들은 지역을 챙겨야 하는 지역구 의원들에 비해 자체 모임이 잦다. 18대 국회 초반부터 친목 모임을 만들었다. ‘비례대표들의 모임’이라고 부른다. 18대 국회의 원구성이 늦어지고, 지역구 의원들이 지역 정치에 매달리고 있을 때 자연스럽게 “우리끼리라도 한번 모이자.”고 의기투합해 결성됐다. 다른 모임에는 좀처럼 얼굴을 내밀지 않는 ‘조용한’ 비례대표 의원들도 이 모임에는 꼭 참석한다. 한 의원은 “비례대표의 남녀 비율이 균형적이라 모임 자체가 화기애애하다.”고 전했다. 비례대표 22명 가운데 12명이 여성의원이다. 모임의 총무를 맡고 있는 약사 출신 원희목 의원의 적극적인 역할도 한몫하고 있다. 모임의 시작은 친목으로 출발했지만 정치 초년생답게 공부도 열심히 한다. 매주 목요일 오전 조찬을 겸해 각종 현안에 대해 같이 학습한다. 매월 한 차례 만찬 모임도 갖는다. 박희태 대표나 홍준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초청해 토론회도 갖는다. 비례대표 의원들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어서 각종 사안에 대해 깊이 있는 논의의 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비례대표는 연령대도 다양하다. 지난달에는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의원직을 승계한 이두아 의원(38)이 모임의 막내로서 신고식을 치렀다. 선배 의원들은 꽃바구니와 함께 “모임에 꼭 참석하라.”는 ‘압력’으로 이 의원을 맞았다고 한다.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의 모임도 따로 있다. 이은재 의원이 ‘군기반장’ 겸 ‘큰언니’ 역할을 한다. 이 의원이 원내 부대표를 맡고 있어 원내 상황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여성 비례대표 의원들은 다음달 워크숍을 갖는다. 전세버스를 타고 지방으로 간다. 보좌진은 사절이다. 한 의원은 “의원들끼리만 모여 허심탄회하게 토론하고 얘기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국회-행정부 소통役 특임장관 검토를”

    한나라당 개혁성향의 초선 모임인 ‘민본 21’이 8일 국회에서 여야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 개혁을 위한 토론회를 열어 다양한 국회 운영 제도개혁 방안을 제시했다.이 모임의 정치개혁팀장을 맡고 있는 한나라당 권영진 의원은 상시국회 도입과 법안 자동상정제 및 법안 조정절차제 도입, 필리버스터 허용과 표결처리 보장, 국회의장의 중립성 강화와 권한 제한, 대정부질문 축소, 강제적 당론 금지, 의원 윤리 강화 등을 개혁 방안으로 제시했다.권 의원은 “제도개혁 방안과 함께 국회와 행정부 간 이해와 협력을 위한 대화가 선결돼야 한다.”면서 “상시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과거 정무장관 역할인 특임장관 제도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날 토론회에서는 제도를 운영하는 국회의원의 자질과 관행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많았다. 민주당 정장선 의원은 “지도부가 반대하면 상임위 소위도 제대로 구성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제도가 아무리 좋아도 운영하는 사람들의 의지가 없으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법안이 발의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상임위에 자동 상정되게 하는 법안 자동상정제 도입에 대한 논쟁도 있었다.토론회에 참석한 서울신문 구본영 부국장은 “상정 자체를 막으면서 언론을 통해 간접 공방을 한다든지 시민단체와 연계해 장외공방을 벌이는 것은 의원들이 스스로 밥그릇을 걷어차는 행위”라며 자동상정제 도입에 찬성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가족 재산 고지 거부한 의원 101명 공개합니다

    가족 재산 고지 거부한 의원 101명 공개합니다

    따로 살림을 꾸린다는 이유로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한 국회의원 숫자가 되레 늘었다고 주간지 ‘위클리 경향’이 9일 짚었다.  지난해 잡지가 18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재산등록 상황을 조사했을 때 가족 재산 고지 거부자는 94명이었는데 올해는 101명으로 늘었다는 것.이 숫자는 전체 대상 의원 292명의 34.6%에 해당한다.의원 3명 중 1명 꼴로 부모 또는 자녀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새롭게 고지 거부를 신청한 초선의원측은 “처음에는 경험이 없어서 재산을 등록했으나 국회에 들어와서 보니 대부분 다른 의원도 고지를 거부하고 있었다.”며 “고지 거부가 가능한지 문의했더니 가능하다고 해 거부했다.”고 말했다고 잡지는 덧붙였다.  지난해 3월 말 공표된 17대 국회의원의 재산 내역에서는 전체 299명 가운데 92명이 고지를 거부해 해마다 조금씩 늘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재산 상위 10위 의원 가운데 6명이나 고지 거부  국회의원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하기 위해선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별도 생계를 유지하는 자로서 매월 73만 6268원 이상을 벌면 된다.이 금액은 보건복지부에서 제시하는 1인가구당 최저생계비 49만 845원의 1.5배에 해당한다.공직자윤리위 관계자는 “사전에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독립생계 유지를 입증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고지 거부의 대상이 될 수 없는 배우자의 재산 고지 거부를 신청한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재산 상위 리스트에 오른 의원들도 재산 고지를 거부한 경우가 많았다.834억여 원으로 전체 2위를 차지한 조진형(한나라당) 의원은 장남과 손자, 손녀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5위를 차지한 정의화 의원은 부모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7~10위를 각각 차지한 강석호·임동규·문국현·이상득 의원 역시 부모 또는 자녀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이 61명, 민주당 23명, 자유선진당 9명, 친박연대 5명, 창조한국당 2명, 무소속 1명이었다.한나라당은 3명 중 1명 꼴로, 민주당은 4명 중 1명 꼴로 재산 고지를 거부한 셈이다.자유선진당은 2명 중 한 명꼴인데 이회창 총재는 장남과 차남 재산에 대해,심대평 대표는 아들 3명과 손자 2명, 손녀 3명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친박연대는 8명의 의원 중 5명이 부모 또는 자녀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창조한국당은 해당자 2명 중 문국현 대표, 이용경 의원이 모두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문 대표는 어머니, 이 의원은 어머니를 비롯해 장남·차남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재산 고지를 거부한 초선 의원은 43명으로 비율로는 42.6%로 18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대통령 형제 모두 장남 재산 안 밝혀  자녀의 재산 고지를 거부한 의원은 36명이었다.딸이 대상인 3명의 의원을 제외하고 나머지 33명이 모두 장남을 고지 거부 대상자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은 장남과 손자 2명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이 대통령 역시 장남 시형씨의 재산을 독립생계를 유지한다는 이유로 고지를 거부했다.이윤성 국회 부의장은 장남과 손자의 재산 고지를 거부했다.  적지 않은 의원이 새롭게 고지 거부를 신청한 반면 한나라당 권경석 의원은 지난해에는 고지를 거부했다가 이번에 장남과 차남의 재산을 처음으로 신고했다.  부모 재산을 고지 거부한 의원측은 “다른 형제가 부양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지는 못할망정 재산을 공개한다는 것은 도리에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17대 국회에서 자녀의 재산을 고지 거부했던 한 의원은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좋지 않을 수도 있고, 또 첫째와 둘째 자녀의 재산이 많이 차이날 수도 있는데 아버지를 정치인으로 둔 죄로 어떻게 모든 것을 공개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시민단체들은 고지 거부 자체를 없애야 한다고 보고 있다.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의 장정욱 간사는 “재산 공개란 고위 공직자에게 벌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업무상 이익을 취하거나 재산을 은닉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인 만큼 독립생계를 이유로 직계 존비속의 재산 고지를 거부하는 것은 재산 공개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인터넷서울신문 event@seoul.co.kr
  • “세비 받고 정쟁거수기 노릇”

    한나라당의 호남 출신 비례대표인 이정현 의원이 6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에서 “국민 고통에 동참하지 않은 초선 국회의원, 바로 저입니다.”라며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권리만 찾았다는 ‘고해성사’를 했다.이 의원은 대정부질문 도입부에서 ‘한 초선의원의 자성, 경제살리기 역할 최선 다하지 못했다’라는 제목의 ‘반성문’을 낭독했다. 이 의원은 “세비 매달 잘 받고, 후원금 넉넉히 모으고, 당선 축하연·환영연 화려했으며, 특권층 예우·대접 깍듯이 받았다.”면서 “하지만 일도 그렇게 잘했을까 생각하면 부끄럽다.”고 털어놨다. 이 의원은 “경제 살리기 법안이나 대안에 집중하지 않았고, 화합보다 분열의 언행이 더 많았으며 바람직한 정치경쟁을 하지 못했고, 민생 챙기기보다 정쟁의 거수기 노릇에 충실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국회 폭력사태 당시 “모멸감과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입이 있어도 말을 안한 저는 바른 길을 알면서도 거부하지 못한 용기 없는 사람, 바보 국회의원”이라고 자책했다.그는 “어떤 것이 바람직한 정치인지, 각 당은 그것을 경쟁해야 한다.”면서 “올 한 해를 민생경제를 살리는 정쟁 없는 해로 만들자.”고 제안했다.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스타 좇던 가십 이젠 워싱턴으로

    27살 초선 의원인 애런 쇼크는 미국 워싱턴 의회의사당에 들어가려다 난데없는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그의 얼굴에 비디오 카메라를 들이댄 기자의 질문은 황당했다. “워싱턴의 밤생활(?)은 어때요?” 기자는 일리노이주 공화당 하원의원인 그를 전직 패션모델인 브로디 제너와 비교했다. 또 미혼인 그에게 “인상적인 금융구제책을 갖고 있어야 한다.”는 맹랑한 조언(?)을 던지기도 했다. 최근 이 방송이 지역 언론들에 전면 보도되면서 쇼크 의원은 단숨에 ‘스타’로 떠올랐다. “제가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패리스 힐튼도 아닌데 주부들의 문자 메시지가 쇄도하고 있어요. 전 기습적으로 당했을 뿐인데요.” 이 방송의 정체는 TV쇼를 내보내는 연예인 가십 사이트 TMZ. 이처럼 가십 사이트들이 지루하던 워싱턴 정가에 진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린제이 로한, 에이미 와인하우스 등 스타들의 뒤를 쫓던 가십 사이트들이 워싱턴 인사들을 ‘재료’로 쓰고 있다는 것. 정계를 ‘비옥한 땅’으로 여기는 TMZ 설립자 하비 레빈은 “이젠 정치인들도 우리의 주요 타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역구 밖에서 정치인 개개인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그러나 이들에게 유명인사 티를 조금만 내주면, 자신들의 관점을 내보일 멍석을 깔아줄 수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은 이제 철저한 매니지먼트산업의 통제 아래 놓여 있어 얻어낼 얘기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들이 내보내는 인터뷰는 짧고 가벼운 것으로, 진지한 언론과 혼동하는 사람은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TMZ 기자들이 의원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대개 이런 식이다. “오바마와 당신 중 누구의 복근이 더 멋진가?” “돈을 숨기고 싶을 땐 어떤 매트리스를 쓰겠나?” 리처드 버 상원의원은 “눈 오는 날 왜 컨버터블을 타고 다니냐.”는 질문을 받고 “옛날 모델이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버 의원의 사무실은 사람들의 궁금증 때문에 그의 1974년형 차를 웹사이트에 올렸다. 대변인 크리스 워커는 “TMZ를 보는 사람이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 그가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와서 ‘방송을 봤다.’고 말을 걸었다.”며 “(방송이) 평소에 못 보던 (정치인들의) 독특한 면모를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WBC] ‘일본전’ 꼭 이기는 게 최선일까 교황 “콘돔반대” 발언 후폭풍 ‘장자연 리스트’에 언론사 대표·금융계 회장 포함 이라크 침공 6주년…마실 물도 없는 바그다드 치열한 은행인턴 면접장…“전공·적성 찾는건 사치”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국회의장 모욕하는 국회의원

    지난 10일 국회의장단 3인이 모였다. 김형오 의장실에서 티타임을 가졌다. 매주 화요일 오전 9시반이면 모인다. 취임 이후 정례화했다. 별일이 없으면 만난다. 이전 국회에는 없던 자리다. 김 의장은 개탄했다. “국회의장에게 이러는 국회는 처음이다.”, “비판도 좋지만 기본 예의는 지켜야 한다.” 문희상 부의장이 거들었다. 오후엔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국회의 국회의장 모독, 다시는 있어서 안 된다.”고 했다. 국회의장은 국가 의전서열 2위다. 대통령 다음이다. 승용차 번호는 ‘1001’이다. 의전 예포는 19발이다. 대통령보다 두 발 적다. 대통령도 못하는 게 있었다. 세뱃돈 풍습이다. 과거 국회의장들은 공관에서 새해 인사를 받았다. 옆엔 세뱃돈 봉투가 놓였다. 세배객들에게 하나씩 건넸다. ‘국회 어른’이기에 가능했다. 복을 주고받는 풍습이었다. 박준규 전 의장은 ‘만석꾼 아들’이다. 그가 건넨 봉투엔 5만원이 들었다. 황낙주, 김수한 의장 때는 3만원 혹은 2만원이었다. 김형오 의장은 올해 세배를 못 받았다. 대치 국회 탓이었다. 내년엔 받을까 생각 중이다. ‘외유 의원 1000달러 지원’ 논란과는 다른 문제다. 그 ‘어른’이 망가지고 있다. 국회의장 수난시대다. 모욕과 조롱을 받는다. 주동자는 국회의원들이다. 민주당은 윤리위에 제소했다. 의장의 윤리위 제소는 55년 만이다.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자해행위”라고 했다. 자해는 친정인 한나라당에서 더했다. ‘한밤에 분칠’, ‘자리 연연’, ‘의장 불신임’, ‘공천배제’ 등 막말을 쏟아냈다. 전엔 금도가 있었다. 박관용 의장 때다. 초선 의원 의정연찬회가 열렸다. 열린우리당 김현미 의원이 보이콧을 제안했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의결에 항의하는 뜻이었다. 집단 지각으로 표시했다. 일부는 자리를 뜨기도 했다. 다수는 모욕스런 언사를 자제했다. 김성호 의원 정도가 경계를 넘었다. 그는 탄핵 때 구두를 던졌다. “구두보다 쓸모없는 의장”이라고 했다. 이만섭 전 의장은 날치기를 거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껄끄러워졌다. 이윤성 부의장은 그를 ‘모델’로 삼는다. “여당을 보고, 야당을 보고, 국민을 보고, 양심의 의사봉을 세 번 친다.”는 지론도 상기시켰다. 반면 김 의장은 ‘직권상정 권한’을 고수한다. 협상 독려용이라는 논리다. “직권상정 때문에 협상이 타결됐다.”는 자평도 내놨다. 그에게 혹평만 있는 게 아니다. 이정현 의원은 “용감한 사람”이라고 했다. ‘10점 만점에 10점’이라고 평점도 줬다. “품격 국회의 원년으로 삼겠다.” 김 의장의 지난해 취임 일성이다. 하지만 의장 품격은 훼손되고, 국회 위상은 추락이다. 비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비판 받을 처신을 했다면 자업자득이다. 문제는 비판의 품격이다. 법을 만드는 국회는 더 높아야 한다. 국회의장은 국회의 대표다. 국회에도 어른이 필요하다. 기자는 1993년 영국 의회 연수를 다녀왔다. 하원 의장은 베티 부스로이드였다. 1992년부터 2000년까지 의장을 지냈다. 본회의장 토론을 참관했다. 의원들이 논쟁을 벌였다. 수시로 소란했다. 부스로이드 의장이 필요하면 나섰다. ‘오더(order)’란 말을 한두번 외쳤다. 의석은 한순간에 조용해졌다. 우리 국회는 어떤가. 의장의 주의에도 아랑곳없다. 영국 의회가 부럽다. dcpark@seoul.co.kr [서울신문 다른 기사 보러가기] 신대법관, 헌재소장에 위헌심판 조속 처리 부탁 딱 잡아떼거나 순순히 인정하거나 사내루머 대처법 겁 많은 박희태 대표님 [WBC] 멕시코전 완승 이끈 삼위일체 한전 손쉬운 적자 해소 방법 저택 호화로움 재산순 아니더라 여자운전자 황당 사고 모듬
  • “소파 옮기는 오바마 보셨나요”

    “소파 옮기는 오바마 보셨나요”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정장 차림으로 3인용 소파를 옮기고 있는 사람(사진 왼쪽)은? 미국의 최고 권력자, 다름아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다. 1일자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오바마 대통령의 ‘일상 속’ 사진들이 화제다. 셔츠 차림에 슈퍼볼 경기를 관람하다 팔을 벌리고 환호하고, 경호원들이 보거나 말거나 부인(미셸)에게 이마를 맞대고 미소짓고, 가만히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긴 주인공은 오바마 대통령. 일반에 좀체 공개될 일 없는, 대통령의 일상을 일일이 카메라에 담아낸 이는 백악관 전담 사진사인 피트 소우사(54)다.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백악관 주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포착해 기록으로 남기는 그의 이야기를 WP는 자세히 소개했다. 소우사가 백악관에 첫 발을 들인 것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백악관 전속 사진사로 일하다 이후 시카고트리뷴 사진기자로 활약했던 그가 오바마의 사람이 된 것은 2004년이다. 당시 초선 연방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의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은 게 인연이 되어 다시 백악관에 입성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지남철처럼 쫓아다니며 소우사가 하루에 찍는 사진은 1000~1500장. 지난해 여름 ‘떠오르는 버락 오바마’라는 제목의 사진집을 발간했던 소우사는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까지 오하이오대에서 사진저널리즘을 강의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우간다 대통령 개각 단행,가족들 기용… 野 맹비난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이 최근 개각을 단행하면서 부인과 동생을 내각에 등용, 야당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세베니 대통령은 전날 밤 재무장관을 파면하면서 내각을 재편성했다. 이때 부인 자네트를 총리실의 카라모자(우간다 북동부지방) 지역 담당 차관으로 임명했다. 1986년 무세베니와 결혼해 자녀 4명을 두고 있는 자네트는 2006년 2월 실시된 총선에서 루하마 선거구에서 당선된 초선 의원이다. 재무차관을 맡았던 무세베니의 동생 살림 살레흐 장군은 대통령실 국방 담당 선임 고문으로 임명, 자신의 주변에 배치했다. 야당에서는 “대통령과 그의 부인, 동생, 아들이 요직을 차지하고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무세베니의 아들인 무후지 카네이루가바 중령은 국가특수부대 사령관을 맡고 있다. 1986년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무세베니는 1996년과 2001년 대선에서 잇따라 승리한 뒤 3연임을 금지한 헌법을 개정, 2006년 대선을 거쳐 세번째 임기를 수행중이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공대 출신… 행정학 분야 전문가

    행정학자다. 공대를 나왔지만 행정학자로서의 길을 걸어온 경력이 다소 이색적이다. 특히 지방행정과 협상학 분야에서는 손꼽히는 학자다. 각종 연구과제와 정책과제 등을 수행하면서 정·관계 인사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구축, 행정학 분야의 ‘마당발’로도 통한다. 제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법무·행정분과 위원으로 임명되면서 정치권과 본격적인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4·9 총선을 통해 한나라당 비례대표 10번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다. 한나라당내 ‘일하는 초선 의원들의 모임’(일초회) 대표를 맡아 왔다. 조용한 학자 출신이 대표적인 관료조직으로 꼽히는 행안부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인 정미원(52)씨와 2남. ▲경남 창원(56) ▲동아고 ▲서울대 공대 ▲미국 하버드대 정책학 박사 ▲한국지방행정연구원장 ▲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장
  • ‘소방수 급구’ 한나라 ‘공격수 숙고’ 민주당

    2월 임시국회의 대정부 질문에서는 여야간에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격전이 예상된다. 용산 참사와 뉴타운 정책, 비정규직법 개정, 현 정권 2년차의 개각 및 국정운영 기조 등 첨예하고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화력이 뛰어난 ‘대표 선수’를 선발해야 하는 여야의 고민도 깊다. 한나라당은 대정부 질문에 나서겠다는 지원자가 부족한 가운데 용산 참사의 ‘소방수’를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넘치는 지원자 중 전투력을 인정받은 확실한 ‘공격수’를 가려뽑기 위해 숙고를 거듭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난처한 표정이다. 악재는 쌓여 있지만 정작 신청자는 많지 않다. 과거 국회에서 대정부질문이 ‘송곳 질문’을 퍼부으며 언론의 조명을 받을 수 있는 기회로 여겨져 초선의원 사이에 신청자가 많았던 것과 대조적이다. ‘전투력’을 검증받은 장광근·전여옥 의원 등을 전진 배치한다는 기본 계획만 짜놓은 상태다. 원내 관계자는 29일 “지난해 18대 첫 정기국회에 비해 신청자가 저조하다.”면서 “특히 용산참사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예상되는 정치분야의 신청자가 적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대정부 질문자를 의석 분포에 비례해 배분하는 관행에 따라 민주당보다 2배 이상 많은 의원을 내세워야 하는 부담도 안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용산참사에 대한 여권의 방어논리를 펴야 한다는 점 때문에 의원들이 꺼리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자칫 잘못하면 비난의 화살을 뒤집어써야 하는데 쉽게 나서기 어려울 것”이라고 귀띔했다. 한나라당은 고육지책으로 원내 부대표들을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민주당은 전날 대정부질문 신청자를 마감한 결과 정원 20여명을 거뜬히 넘겼다. 조정식 원내 대변인은 “정부에 용산참사의 책임소재와 진상규명을 촉구할 정치부문 질문에 의원들이 대거 지원했다.”면서 “대정부질문을 해 보지 않은 의원 가운데 상임위 활동과 전투력을 감안해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2월 국회를 ‘용산국회’로 규정한 만큼 용산 참사를 정치부문 외에도 뉴타운 문제(경제), 철거민 문제(사회) 등으로 나눠 다각도로 접근한다는 복안이다. 정치분야에선 미네르바 사건 당시 두드러지게 활약한 이석현 의원, 경제에선 경제부총리 출신의 강봉균 의원, 사회·문화에선 당 여성위원장인 김상희 의원이 1순위로 꼽힌다. 여기에 용산참사 당 진상조사위원장인 김종률 의원과 행정안전위 간사인 강기정 의원 등도 정치분야 질문에 나설 예정이다. ‘여걸’로 꼽히는 박영선·김유정 의원은 각각 대변인직과 지난 회기 대정부질문 참여를 이유로 신청하지 않았다. 송영길·박주선·박지원·추미애 의원 등 간판스타들도 이번 대정부질문에서 빠진다. 오상도 김지훈기자 sdoh@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의 오바마’를 기다리며/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데스크 시각] ‘한국의 오바마’를 기다리며/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사흘 전 미국 워싱턴 시내를 가득 메웠던 미국인들은 역사의 한 자락을 가슴에 품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미국 233년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취임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직접 목격했다는 감격과, 책임의식과 희생·봉사정신을 강조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메시지와 함께. 지금도 그날의 열기와, 들떠 있던 미국인들의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추운 날씨에도 워싱턴과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변 지하철 역들은 취임식장으로 향하는 인파로 새벽부터 북적였다. 지하철로 40분 정도 걸릴 거리가 이날은 2시간도 넘게 걸렸다. 지하철 안에서는 얼굴조차 돌리기 힘든, 좀처럼 보기 드문 광경이 연출됐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하거나 신경질을 내지 않았다. 지하철들이 밀려 일시 정차한다거나, 의사당 근처 지하철역이 일시 폐쇄됐다는 기관사의 되풀이되는 안내 방송은 오히려 승객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역에 내려 사람들에게 떠밀려 계단을 오르면서도 이들은 질서를 외치며 축제 분위기에 들떠 있었다. 취임식장 주변에 도착해 눈앞에 펼쳐진,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을 따라가면서도 구시렁거리는 사람은 만나질 못했다. 오바마 캠프에서 자원봉사를 했다는 20대 백인 자매는 취임연설을 들으며 환호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역사를 이뤄냈다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50대 흑인 여성은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취임식장에 함께했다는 사실만으로 이들은 금방 친구가 됐다. 오바마의 연설 한마디 한마디에 열광하며 눈물을 흘리는 지지자들, 책임감과 봉사정신을 강조하며 동참을 요구하는 리더의 부름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지지자들의 모습이 부러웠다. 상황은 전혀 다르지만 광화문과 시청앞 광장을 가득 메웠던 2002년 월드컵 당시 서울의 모습이 잠시 겹쳐졌다. 무엇이 미국인들을 47세의 흑인 초선 상원의원 출신 오바마에게 이토록 열광하게 할까. 미국 대선을 취재하면서 끊임없이 던졌던 질문이지만, 취임식장에서 만난 미국인들에게 또다시 던졌다. 되돌아온 답은 예의 영감을 불러일으키는(inspirational) 감동을 주는 지도자였다. 비전을 제시하고 희망과 열정을 불어넣는 사람, 미 정치 역사상 가장 뛰어난 소통 능력을 갖춘 사람,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내치지 않고 손을 뻗어 안을 수 있는 사람, 변함이 없는 한결같은 지도자, 믿음을 주는 지도자,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지도자 등등…. 물론 뛰어난 조직력과 장악력도 빠뜨릴 수 없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표현은 역시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아닌가 싶다. 현재의 상황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가진 것이 적어도,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질 수 있는 희망에 동참하고픈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낙관의 힘이 아닌가 싶다. 언젠가 한 지인으로부터 들은 얘기다. 한국에서 정치에 뜻을 둔 사람들로부터 오바마의 성공 원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부쩍 많이 받는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오바마의 정치인생을 벤치마킹하라고 대답한단다. 오바마가 2년간 가장 성공적인 선거캠페인을 할 수 있었던 비결이나 요령만 배우지 말고, 그 밑에 깔려 있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었던 진짜 이유를 연구해 보라고. 질문을 던진 이들이 원하는 답을 찾았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정치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이 많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한국에서 일고 있는 오바마 배우기 열풍이 한순간의 유행에 그치지 않길 바라며, 국민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담대한 희망을 품은 지도자를 하루빨리 만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김균미 워싱턴 특파원 kmkim@seoul.co.kr
  •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7일 오후 집무실에서 모처럼 쉬었다. 파행국회가 정상화되면서 20여일 만에 되찾은 휴식이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위·방호원들과 위로 점심을 함께 한 뒤였다. 내실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김 의장을 만났다. 그는 오찬에서 한 얘기부터 들려줬다. 국회 폭력사태를 끝까지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소연이 이어졌다. 여야로부터 이렇게 덤터기를 많이 쓴 국회의장은 자신이 처음일 거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의 세 가지 일정을 소개했다. ①24일 전후 법안 40여건 제출 ②26일 한나라당 직권상정 요청 ③2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의. 그러곤 “말이 되느냐.”고 했다. 직권상정 거부에 대한 항변이었다. 끝까지 버티면서 교착국면 해소의 물꼬를 텄지만 친정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한나라당 내에선 ‘배신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서인지 2월 임시국회에서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닫아 놓지는 않았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내친김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 거부를 선언하면서 파행정국이 풀리는 수순으로 급반전됐습니다. 그에 따라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됐지만 20여일간의 파행 등 과정을 놓고는 혹평이 적지 않습니다. 무법국회, 폭력국회, 만신창이 국회, 분노의 활극 등의 말들이 나오고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어렵사리 여야가 협상에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해 말 예산국회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전투모드로 돌변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오직 ‘돌격 앞으로’만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취임한 이래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게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국회는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합니다. →김 의장의 처신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습니다.여당은 직권상정을 안해 준다고 불만이었고,야당은 여당 편을 든다고 공세를 취했습니다. 양줄타기라며 몰아세우는 여야의 틈바구니에 끼여 개인적인 고충도 많았을 터인데요. -의회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스스로 달래 봅니다. 사방에서 오해와 압력, 회유와 강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버텼습니다. 여야 모두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강경파에 휘둘리는 정치는 희망이 없습니다. 물론 협상파, 온건파들이 좀 더 치밀하고 치열한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덜 긴장된 입장으로는 강경파에 먹히게 돼 있어요. 정치 협상이란 게 어려울 때에도 한 글자 한 글자 놓고 주고받으면 되고, 합의문에 근거해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풀면 안될 게 없지요. →하지만 김 의장이 결단을 못 내리고 우유부단하다거나 심지어 기회주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사람이 강경파에 이기려면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합니다. 강경파에 굴복해선 안되고, 강경파에 눌리면 온건 합리주의는 설 땅이 없습니다. 내 개인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되든 관계 없이 강요나 강박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지는 보여 줬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도중에 포기했다면 대화와 타협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불씨를 살리려고 끝까지 붙잡고 있었던 거지요. →파행 국회 과정에서 특히 친정격인 한나라당으로부터 불만이 많았습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고요. 일부 강경파 초선은 불신임안 제출을 주장할 만큼 여권 내에서는 직권상정을 거부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낀 듯한데요. -5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은 물론 야당 생활 10년 동안 한나라당 밖을 1㎝라도 나갈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야당 때도 당직 국회직 다 해봤어요. 대통령인수위 부위원장, 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지냈고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숨은 공로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지지속에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이명박 정부가 잘되려면 국회가 잘돼야 합니다. 이번에 민주주의란 어렵고 까다로운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속전속결로 거두절미하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고, 또 정치는 행정과 다른 것이지요. 국회와 정부는 생태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런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졸속 제출한 법안을 직권상정했었다면 국민들의 불만을 사서 낭패를 봤을 것입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40여개 법안이 제출됐어요. 그래 놓고 여당이 며칠도 안돼 직권상정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29일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결의서까지 보냈고요. 국민을 우습게 보고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나 다름없어요. 다수당이라고 해도 권리행사는 정당해야 합니다. →파행 국회로 고발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회 사무처가 민주당 문국진, 민주노동당 강기갑·이정희 의원 등을 고발했거나 고발하기로 하고, 한나라당도 이 3명을 별도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김 의장도 민주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했는데요. 파행 국회에 이은 고발국회는 또 다른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불법 폭력 행위는 끝까지 용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의회주의 실종의 악순환을 반드시 근절시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고발을 취하하는)정치적 타협도 일절 없을 것입니다. 필요하면 법과 제도도 고치겠습니다. →이번 합의를 놓고 민주당은 승리를 자평하며 고무돼 있고, 한나라당은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면서 내홍에 빠지는 등 엇갈린 분위기인데요. -야당은 대성공을 거두고, 여당은 큰 손해를 본 것처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야가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중요 쟁점 법안을 협의 처리 또는 합의 처리토록 노력하기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여당 입장을 충족시켜 준 것이 아닙니까. 거의 모든 법안이란 게 정부 여당이 필요로 하는 겁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처리 속도에 간격은 있지만 처리를 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여당이 손해본 것은 없는 거지요. 야당도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을 끝까지 못해 준 것은 잘못된 것이고요. →파행국회가 20여일 계속되는 동안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중재노력을 해왔습니까. -그동안 여야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메신저를 16차례 보내 직·간접적으로 설득했지만 답신이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5선 의원을 하는 동안 쌓아놓은 개인적인 친밀도가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때로는 반공식적으로 때로는 보안 속에서 만나는 노력을 해 왔고, 그래서 이렇게 되지 않았겠나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야간 대화 채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구성이 늦었고, 여야 긴장모드로 바뀌면서 대화채널이 가동되지 못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창구가 다양화될 것이고, 또 그렇게 돼야 합니다. 이름을 대기는 어렵지만 그분들이 협상에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점거 등으로 호텔에서 지내기도 하고, 지방행을 택하기도 했는데. -야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장 공관을 여러 차례 불시에 찾아오고 했습니다. 예전 국회의장들은 만나주고 했지만 나는 이번에 단연코 거절했습니다. 아예 의장 공관에 2주일간 들어가지 않고 서울시내 호텔을 전전하고서요. 항의성 방문에 접견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사전 양해도 없고, 의도가 순수하지 않는 방문에는 앞으로도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지요. 어떤 이는 호통치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스스로 정치적으로 ‘쇼’하는 것이므로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 비법적인 것에는 타협도 굴복도 하지 않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것이고, 그런 게 최근 정치와 다르다 보니 오해가 있었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당 대표 혹은 차기 대선 도전설과 연관 짓는 관측도 있고요. -지지 세력이 있는 YS와는 다르죠. 의장실을 빼앗겨 남의 방을 빌려 집무를 보고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국회의장 알기를 뭣같이 아는데 항의의 표시로 떠난 겁니다. ‘쇼’하러 간 게 아니에요. 민주국회에서 이럴 수 있느냐, 화가 치밀었어요. 그걸 놓고 비난하거나 그런 해석을 한다면 내 생각과 다른 것이니 참고하죠. 하지만 선산을 다녀오니 우울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군요. →여야가 쟁점법안에 대한 ‘합의 처리’,‘협의 처리’를 놓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2의 법안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이 끝내 평행선을 간다면 직권상정할 용의는 있는지요. -앞으로 여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여야 모두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는 겁니다. 멱살 잡는 싸움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홍보전을 세게 붙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디어관련법이 민주당의 주장대로 악법인지, 선진국가로 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법인지,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에 따라 국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국회의장이 움직일 것입니다. 직권상정을 좋아하는 국회의장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직권상정은 다수당이 소수당에 의해 방해받을 때 하는 예외적인 조치입니다. 조자룡 헌칼 휘두르듯이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적 명령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는 예외적으로 써야 합니다. 앞으로 후임 의장이 불가피할 때에는 쓸 수 있도록 여지는 남겨놔야 하는 측면도 있고요. 박대출 선임기자 dcpark@seoul.co.kr
  •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에게 듣는다] “강경파 득세정치 희망 없어 국회 폭력고발 취하 않을 것”

    김형오 국회의장은 지난 7일 오후 집무실에서 모처럼 쉬었다. 파행국회가 정상화되면서 20여일 만에 되찾은 휴식이었다. 국회 귀빈식당에서 경위·방호원들과 위로 점심을 함께 한 뒤였다. 내실에서 신문을 읽고 있는 김 의장을 만났다. 그는 오찬에서 한 얘기부터 들려줬다. 국회 폭력사태를 끝까지 엄벌하겠다고 강조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하소연이 이어졌다. 여야로부터 이렇게 덤터기를 많이 쓴 국회의장은 자신이 처음일 거라고 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12월의 세 가지 일정을 소개했다. ①24일 전후 법안 40여건 제출 ②26일 한나라당 직권상정 요청 ③29일 한나라당 의원총회 결의. 그러곤 “말이 되느냐.”고 했다. 직권상정 거부에 대한 항변이었다. 끝까지 버티면서 교착국면 해소의 물꼬를 텄지만 친정의 평가는 후하지 않다. 한나라당 내에선 ‘배신자’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래서인지 2월 임시국회에서의 직권상정 가능성을 닫아 놓지는 않았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내친김에 인터뷰를 요청했다. →김 의장이 직권상정 거부를 선언하면서 파행정국이 풀리는 수순으로 급반전됐습니다. 그에 따라 국회가 가까스로 정상화됐지만 20여일간의 파행 등 과정을 놓고는 혹평이 적지 않습니다. 무법국회, 폭력국회, 만신창이 국회, 분노의 활극 등의 말들이 나오고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어렵사리 여야가 협상에 성공한 것만 해도 정말 다행입니다. 지난해 말 예산국회가 끝나자마자 여야는 전투모드로 돌변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이 실종되고 오직 ‘돌격 앞으로’만 있었습니다. 국회의장으로 취임한 이래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했는데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간 게 개인적으로 너무 안타깝습니다. 그래도 국회는 협상을 통해 풀어야 합니다. →김 의장의 처신을 놓고 이런저런 말들이 있었습니다.여당은 직권상정을 안 해준다고 불만이었고,야당은 여당 편을 든다고 공세를 취했습니다. 양줄타기라며 몰아세우는 여야의 틈바구니에 끼여 개인적인 고충도 많았을 터인데요. -의회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키려고 노력했다고 스스로 달래 봅니다. 사방에서 오해와 압력, 회유와 강권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버텼습니다. 여야 모두 강경파들의 목소리가 더 커진 것은 경계해야 할 대목이라고 봅니다. 강경파에 휘둘리는 정치는 희망이 없습니다. 물론 협상파, 온건파들이 좀 더 치밀하고 치열한 자세로 임했어야 했다는 생각입니다. 덜 긴장된 입장으로는 강경파에 먹히게 돼 있어요. 정치 협상이란 게 어려울 때에도 한 글자 한 글자 놓고 주고받으면 되고, 합의문에 근거해 대화와 타협의 정신으로 풀면 안될 게 없지요. →하지만 김 의장이 결단을 못 내리고 우유부단하다거나 심지어 기회주의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도 사실입니다. -합리적이고 온화한 사람이 강경파에 이기려면 원칙에 더 충실해야 합니다. 강경파에 굴복해선 안 되고, 강경파에 눌리면 온건 합리주의는 설 땅이 없습니다. 내 개인 이미지가 어떻게 각인되든 관계 없이 강요나 강박에 무릎을 꿇지 않겠다는 의지는 보여 줬다고 자부합니다. 내가 도중에 포기했다면 대화와 타협도 없었을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의 불씨를 살리려고 끝까지 붙잡고 있었던 거지요. →파행 국회 과정에서 특히 친정격인 한나라당으로부터 불만이 많았습니다. 청와대도 마찬가지고요. 일부 강경파 초선은 불신임안 제출을 주장할 만큼 여권 내에서는 직권상정을 거부한 데 대해 배신감을 느낀 듯한데요. -5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은 물론 야당 생활 10년 동안 한나라당 밖을 1㎝라도 나갈 생각은 해보지 않았습니다. 야당 때도 당직, 국회직 다 해봤어요. 대통령인수위 부위원장, 당 사무총장, 원내대표,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지냈고요. 정권교체를 이룩하는 데 숨은 공로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국민 지지 속에 잘되기를 바라는 사람이고, 이명박 정부가 잘되려면 국회가 잘돼야 합니다. 이번에 민주주의란 어렵고 까다로운 것임을 새삼 느꼈습니다. 속전속결로 거두절미하는 게 민주주의가 아니고, 또 정치는 행정과 다른 것이지요. 국회와 정부는 생태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인데 그런 이해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정부가 졸속 제출한 법안을 직권상정했었다면 국민들의 불만을 사서 낭패를 봤을 것입니다. 지난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40여개 법안이 제출됐어요. 그래 놓고 여당이 며칠도 안돼 직권상정을 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29일엔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직권상정을 촉구하는 결의서까지 보냈고요. 국민을 우습게 보고 국회를 우습게 본 것이나 다름없어요. 다수당이라고 해도 권리행사는 정당해야 합니다. →파행 국회로 고발 사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회 사무처가 민주당 문학진, 민주노동당 강기갑·이정희 의원 등을 고발했거나 고발하기로 하고, 한나라당도 이 3명을 별도로 고발 조치하기로 했습니다. 심지어 김 의장도 민주당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했는데요. 파행 국회에 이은 고발국회는 또 다른 후유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의회 민주주의를 유린하는 불법 폭력 행위는 끝까지 용납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국회의장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의회주의 실종의 악순환을 반드시 근절시키는 노력을 할 것입니다. (고발을 취하하는)정치적 타협도 일절 없을 것입니다. 필요하면 법과 제도도 고치겠습니다. →이번 합의를 놓고 민주당은 승리를 자평하며 고무돼 있고, 한나라당은 지도부 책임론까지 나오면서 내홍에 빠지는 등 엇갈린 분위기인데요. -야당은 대성공을 거두고, 여당은 큰 손해를 본 것처럼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여야가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하고, 중요 쟁점 법안을 협의 처리 또는 합의 처리토록 노력하기로 한 것은 어느 정도 여당 입장을 충족시켜 준 것이 아닙니까. 거의 모든 법안이란 게 정부 여당이 필요로 하는 겁니다. 협상 결과에 따라 처리 속도에 간격은 있지만 처리를 하기로 합의를 이끌어 냄으로써 여당이 손해본 것은 없는 거지요. 야당도 국정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일을 끝까지 못해 준 것은 잘못된 것이고요. →파행국회가 20여일 계속되는 동안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어떤 중재노력을 해왔습니까. -그동안 여야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을 두루 만났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김 의장에게 메신저를 16차례 보내 직·간접적으로 설득했지만 답신이 없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5선 의원을 하는 동안 쌓아놓은 개인적인 친밀도가 조금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때로는 반공식적으로, 때로는 보안 속에서 만나는 노력을 해 왔고, 그래서 이렇게 되지 않았겠나 생각을 해봅니다. 앞으로도 그런 역할을 계속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야간 대화 채널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원구성이 늦었고, 여야 긴장모드로 바뀌면서 대화채널이 가동되지 못했지요.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 창구가 다양화될 것이고, 또 그렇게 돼야 합니다. 이름을 대기는 어렵지만 그분들이 협상에 역할을 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합니다. →야당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점거 등으로 호텔에서 지내기도 하고, 지방행을 택하기도 했는데. -야당 의원들이 의장실을 점거하고 의장 공관을 여러 차례 불시에 찾아오고 했습니다. 예전 국회의장들은 만나주고 했지만 나는 이번에 단연코 거절했습니다. 아예 의장 공관에 2주일간 들어가지 않고 서울시내 호텔을 전전하고서요. 항의성 방문에 접견을 허용하지 않은 것은 법 질서를 바로 세워야 하겠다는 단호한 의지의 표현입니다. 사전 양해도 없고, 의도가 순수하지 않는 방문에는 앞으로도 말려들지 않을 것이라는 의지를 보인 것이지요. 어떤 이는 호통치라고 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스스로 정치적으로 ‘쇼’하는 것이므로 하지 않았습니다. 불법·비법적인 것에는 타협도, 굴복도 하지 않기 위해 지방으로 내려간 것이고, 그런 게 최근 정치와 다르다 보니 오해가 있었던 것도 알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연상케 하는 행보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당 대표 혹은 차기 대선 도전설과 연관 짓는 관측도 있고요. -지지 세력이 있는 YS와는 다르죠. 의장실을 빼앗겨 남의 방을 빌려 집무를 보고 그것도 하루 이틀도 아니고. 국회의장 알기를 뭣같이 아는데 항의의 표시로 떠난 겁니다. ‘쇼’하러 간 게 아니에요. 민주국회에서 이럴 수 있느냐, 화가 치밀었어요. 그걸 놓고 비난하거나 그런 해석을 한다면 내 생각과 다른 것이니 참고하죠. 하지만 선산을 다녀오니 우울했던 마음도 진정이 되더군요. →여야가 쟁점법안에 대한 ‘합의 처리’,‘협의 처리’를 놓고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제2의 법안 전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양측이 끝내 평행선을 간다면 직권상정할 용의는 있는지요. -앞으로 여야 정치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입니다. 여야 모두 국민을 상대로 정치를 하는 겁니다. 멱살 잡는 싸움이 아니라 국민을 설득하는 홍보전을 세게 붙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미디어관련법이 민주당의 주장대로 악법인지, 선진국가로 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법인지, 진지한 토론이 있어야 합니다. 그에 따라 국민의 판단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국회의장이 움직일 것입니다. 직권상정을 좋아하는 국회의장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직권상정은 다수당이 소수당에 의해 방해받을 때 하는 예외적인 조치입니다. 조자룡 헌칼 휘두르듯이 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국민적 명령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는 예외적으로 써야 합니다. 앞으로 후임 의장이 불가피할 때에는 쓸 수 있도록 여지는 남겨놔야 하는 측면도 있고요. 박대출 선임기자 dcpark@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사설]미네르바 사법처리 지나치다 ’미네르바’ 박씨를 소개합니다 노인들의 성…“죽어도 좋아, 아직 설렌다” “행정인턴요? 차라리 ‘알바’가…”
  • [박대출 선임기자 정가 In&Out] 조소 아닌 미소국회를

    1994년 12월6일 국회 본회의장. 어김없이 여야는 대치했다. 예산안을 놓고 충돌했다. 이춘구 국회 부의장이 2층 외빈석에 등장했다. 무선 마이크를 들고서. 그러고는 예산안을 전격 통과시켰다. 야당 의원들은 허를 찔렸다. 닭 쫓다가 지붕만 쳐다보는 꼴이 됐다. 중간에 앉은 한 의원이 한마디 뱉었다. “저건 내 전공인데.” 코미디의 황제 이주일(본명 정주일) 의원이었다. 좌중은 허탈과 폭소가 뒤섞였다.코미디 국회의 연줄은 길다. 진풍경은 자주 벌어졌다. 의사봉 대신 손바닥이 등장했다. 본회의장 통로가 의장석도 됐다. 변칙 처리는 2002년 3월7일 막을 내린다. ‘의장석 사회’가 의무화되면서다. 국회법 제110조에 명시돼 있다. 이 조항은 또 다른 사생아를 낳았다. 의장석 쟁탈전쟁이다. 18대 국회도 첫해부터 예외가 아니다. 연말 야당의 본회의장 점거로 이어졌다. 새해 벽두의 폭력사태는 부산물이다.싸워도 웃던 때가 있었다. 15대 국회 때다. ‘꺽다리’와 ‘땅콩’이 의원식당에서 조우했다. 홍인길·조홍규 의원이 얼굴을 마주했다. 당시 최장신·최단신 의원의 만남이었다. 서로의 길은 달랐다. 둘은 갓 등원한 초선과 3선 중진이었다. 신한국당과 국민회의로 여야도 갈렸다. 영원한 정적 YS와 DJ의 수하로 나뉘었다. 전자는 집사였고, 후자는 책사였다.조 의원은 걸쭉한 입담이 장기다. 느닷없는 요구를 했다. 지갑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홍 의원은 주저없이 내줬다. 조 의원이 돈을 절반쯤 빼냈다. 그러면서 한마디했다. “나눠 써.” 서로가 웃었다. 의원과 기자 여럿이 있는 자리에서다. ‘강탈’로 받아들인 이는 없었다. ‘나눔’으로 이해됐다. ‘정’으로 인식됐다.당시 정국은 원만치 않았다. 1996년 12월 새벽. 신한국당의 전격 작전이 감행됐다. 노동법이 기습 처리됐다. 국회는 파행으로 치달았다. 여야 관계는 험해졌다. 하지만 그때도 두 의원은 나눴다.먼 얘기가 돼버렸다. 나누는 국회는 사라졌다. 충돌하면 웃지도 않는다. 오로지 적과 적일 뿐이다. 구태의 반복만 변함 없다. 여당은 강행이고, 야당은 저지다. 대화와 타협이 없다. 의회주의도 없고, 표결도 없다. 극한에 가서야 머리를 맞대는 척한다.지난해 말 국회 유머포럼이 열렸다. 한나라당 공성진 최고위원이 주최했다. ‘웃음이 나라를 살린다’는 주제였다. 유머가 쏟아졌다. 온통 국회 조롱이다. “(초등학생이 싸우면) 국회의원이냐, 싸우게.”(공 의원), “박태환 김연아 국회의원이 물에 빠졌다. 국회의원부터 건진다. 물이 오염될까봐.”(이경재 의원), “쓰레기통에도 장미가 피듯이 국회에도 샘물이 쏟을 수 있다.”(변웅전 의원), “국회는 K-1 격투기링.”(김재화 동아방송대 교수)여야는 걸핏하면 소를 들먹인다. 코미디 국회를 비유할 때다. ‘소가 웃을 일’이란다. 기축년 새해다. 사람이 웃기를 기대하는 건 연목구어일까. 조소 아닌 미소가 퍼지는 국회를 그려 본다.dc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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