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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유혈 충돌’ 30주기… 희생자 추모하는 모스크바 시민들

    러 ‘유혈 충돌’ 30주기… 희생자 추모하는 모스크바 시민들

    보리스 옐친 러시아 연방 초대 대통령이 1993년 10월 의회를 해산하고 계엄령을 선포했던 러시아 헌정 위기 30주년을 맞은 4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시민들이 피의 일요일 혁명 기념비 앞에서 당시 희생자의 초상화와 꽃을 들고 있다. 당국은 30년 전 유혈사태로 12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희생자는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모스크바 AP 연합뉴스
  • 왜 운동화가 거기 있어?…中네티즌 “아디다스가 중국을 짓밟았다”[여기는 중국]

    왜 운동화가 거기 있어?…中네티즌 “아디다스가 중국을 짓밟았다”[여기는 중국]

    유명 스포츠 브랜드 아디다스가 중국인을 짓밟았다는 비난을 받았다. 바로 중국에서 출시한 신제품 운동화의 광고 사진 때문이었다. 27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최근 아디다스는 중국에서 아디다스는 신제품 운동화를 도자기 위에 올려놓은 모습이 담긴 사진을 광고홍보에 사용했다. 이는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아디다스가 중국 역사와 문물을 짓밟았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문제의 도자기가 중국 유물과 흡사했다는 이유에서 였다. 최근 중국의 한 네티즌은 아디다스 사이트에 게재된 논란의 사진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진에 담긴 운동화 아래 도자기가 1974년 중국 산둥 타이안 다원커우 유적지에서 발견된 도자기 유물과 매우 흡사하다며 심기가 매우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이는 중국 애국주의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일파만파 퍼지면서 그들 세계에서는 반(反) 아디다스 움직임이 생겼다. 이런 반응을 감지한 아디다스는 문제의 사진을 교체하고 웹사이트를 업데이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조치에도 일부 애국주의 네티즌들은 “불매하자”, “아디다스는 원래 미쳐 우리의 최저선을 테스트하고 있다. 그들에게 모나리자 초상화를 밟게 해야 한다”, “피드백이 나와야 업데이트하는 건 한계를 시험한 것”, “도발했다”는 등 분이 풀리지 않은 반응을 쏟았다. 이에 대만 자유시보는 “인생에서 필히 지나는 생노병사라는 4단계가 있는데 이제는 여기에 ‘중국 모욕’도 추가돼야 한다”며 조롱했다. 중국 시장에 뛰어든지 20년 이상이 된 아디다스는 최근 중국어 간체자로 ‘중국’이라고 표시된 트레이닝복을 출시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아디다스 중화권 책임자는 중국 사업 전략에 대해 “중국 소비자는 중국 전통 문화에 점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중국의 전통 요소와 세계 추세에 맞춘 디자인을 결합해야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디다스는 이런 중국 소비자 요구에 따라 중국내 생산 비중을 높일 계획이다. 상하이에는 까다로운 중국 소비자를 위해 80명 이상의 디자인팀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30% 이상을 상하이에서 디자인하는 것이 목표다.
  • 40만원짜리 강아지 초상화, 반려견과 함께 골프 라운딩…넓어지는 ‘펫팸족’ 시장

    40만원짜리 강아지 초상화, 반려견과 함께 골프 라운딩…넓어지는 ‘펫팸족’ 시장

    반려동물을 키우는 자영업자 A씨는 자신이 쓰는 물건보다 강아지 용품을 살 때 제품을 더 깐깐하게 따져보고 있다. A씨는 “반려동물 용품이란 글자가 붙으면 같은 제품도 더 비싸지는데, 안 좋은 성분을 사용하는 곳도 많아서 믿을만한 브랜드 몇 곳을 정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A씨처럼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기르는 ‘펫팸족’이 늘면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는 약 1400만명, 관련 용품 시장은 연간 8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대기업들이 반려동물용 식품이나 가구 등 용품을 내놓거나, 백화점과 호텔 등은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업장을 늘리는 추세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은 뉴욕 출신의 반려동물 초상화 전문 아티스트 ‘벤 레노비츠’와 손잡고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려주는 라이브 페인팅 팝업스토어를 연다. 오는 4일, 6일~8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시작으로 본점, 센텀시티점에서 이달 한 달 동안 연달아 팝업이 열릴 예정이다.카드보드지에 흑연과 아크릴 물감으로 팝아트 스타일의 반려동물 초상화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한 ‘벤 레노비츠’가 직접 한국에 방문해 고객들에게 직접 초상화를 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 작품의 가격은 40만원 (프레임포함 41㎝*31㎝)이며, 예약은 신세계백화점 카카오톡 공식 채널을 통해 할 수 있다. 예약이 마감됐을 경우에는 라이브 페인팅 참여는 불가하지만 현장 접수 후 작품을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신세계는 “반려견 전용 유치원과 호텔이 생겨나는 등 동물을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펫팸족’ 시대에 고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안하기 위해 이같은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MZ세대를 겨냥한 자체 ‘펫 편집숍’을 최근 선보였다. 콘텐츠 차별화의 일환으로 반려동물 전문 매장을 패션(피어), 뷰티(비클린)와 함께 20~30대 젊은 세대를 백화점으로 끌어들이는 ‘앵커 테넌트’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펫 편집숍 ‘위펫’ 첫 매장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에 자리 잡았다. 펫 의류와 가방 등 패션 상품부터 수제 간식, 유모차, 가구, 소품 등 반려동물 관련 토탈 라인업을 갖췄다. 특히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의 오프라인 1호 매장을 대거 유치했다. ‘마르디 메르크디(비엔비엔)’, ‘누우띠’, ‘포독스’(4DOGS) 등 SNS 상에서 완판템으로 입소문이 난 펫 의류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이와 함께 MZ세대 사이에서 펫 수제 간식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페피밀’과 ‘수수펫푸드’ 등 총 30여 개의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를 만나 볼 수 있다.현대백화점은 매장 인테리어도 ‘펫 프렌들리’(반려동물 친화)하게 차별화했다.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아끼는 고객들의 마음을 반영해 밝은 컬러와 곡선형 마감, 반려동물 눈높이에 맞춘 낮은 상품 진열대 등 유아동 매장의 인테리어 특징을 도입한 것이다. 더현대 서울 1층에 위치한 컨시어지 데스크에서 반려동물 유모차도 유료(5,000원)로 대여해준다. 현대백화점은 반려동물 전용 가방(캔넬)과 유모차를 이용할 경우 식품 매장을 제외하고 실내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이처럼 반려동물 편집숍을 새롭게 선보인 것은 펫 관련 콘텐츠가 MZ세대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들이는 앵커 테넌트로 자리매김 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현대백화점이 더현대 서울과 판교점 등에서 운영 중인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위마켓’의 지난 3년간 구매 고객을 분석해보니, 펫 관련 브랜드의 팝업스토어 매출의 77%가 20~30대 고객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풀무원은 펫푸드 브랜드 ‘풀무원아미오’의 브랜드를 재정립하고, 시장 내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하는 ‘펫 휴머니제이션’ 트렌드에 맞춰 펫푸드를 식품사업의 정체성에 접목시켜 나갈 계획이다. 풀무원아미오는 반려동물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고 오래 섭취하면 좋지 않은 첨가물의 기준을 수립하여 더욱 엄격하게 관리할 계획이다.신세계까사는 반려동물 친화 가구 브랜드 ‘몽스(MONS)’를 론칭했다. 스크래치에 강한 기능성 패브릭, 견고한 원목 등 엄선한 소재와 신세계까사만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한 프리미엄 펫 가구를 선보여 반려가구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운영하는 골프클럽 롯데스카이힐CC 제주는 반려견과 함께 제주의 자연경관을 감상하며 라운딩을 즐길 수 있는 프로모션을 연중 운영하고 있다. 반려견 동반 라운드는 한 팀당(2~4인 기준) 반려견 한 마리 동반이 가능하며 반려견 그린피(입장료) 비용은 10만원이다. 대형견이나 맹견류는 이용이 제한되며, 골프 클럽 내에서 리드 줄은 필수로 착용하게 해 안전하면서도 편안한 골프를 즐길 수 있게 했다. 라운드 시간 동안 함께할 반려견을 위해 친환경 케이프, 간식, 장난감, 배변봉투 등이 제공된다.
  • 문화재청, 제2회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 경진대회 수상작 18점 공개

    문화재청, 제2회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 경진대회 수상작 18점 공개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이 주최하고 한국전통문화대학교(총장 강경환)가 주관한 ‘제2회 국가유산 디지털 콘텐츠 경진대회’ 수상작 18점에 대한 시상식이 지난 15일 세계국가유산산업전(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됐다. 이번 대회는 문화재청이 축적·개방하고 있는 디지털국가유산 원천기록 데이터를 국민과 민간기업의 디지털 콘텐츠 소재로 널리 활용되도록 하고, 그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 개최됐다.경진대회는 디지털 서비스 기획 및 마케팅 아이디어와 3D모델 및 프린팅 모형을 디자인하는 ‘디지털 기획·콘텐츠 분야(이하 기획·콘텐츠 분야)’와 메타버스맵(월드맵)에 활용 가능한 3D모델을 구현하는 ‘국가유산 메타버스 분야(이하 메타버스 분야)’ 등 총 2개 분야에 학생부와 일반부 부문으로 나누어 공모했다. 대회 기간인 8월 1일부터 8월 13일까지 총 82개의 작품이 접수됐으며 부문별 최우수상 4점, 우수상 4점, 장려상 8점, 특별상 2점으로 총 18점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선정된 작품은 산업 및 학계 전문가와 연계한 1:1 맞춤형 멘토링을 진행하고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국가유산산업전’ 특별전시를 통해 공개됐다. 앞으로 국내 디지털 콘텐츠 관련 전시회와 온라인 공간을 통해서도 국민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최우수상인 문화재청상은 학생부 기획·콘텐츠 분야에 ▲ 전통문화로 디자인된 팔각의 카드에 문화재 설명을 연계하여 놀이와 학습이 가능한 ‘팔각보드게임’과 메타버스 분야에 ▲ 조선왕실 의궤에 기록된 생일잔치(진찬례)를 주제로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에 메타버스 월드 및 아바타를 제작한 ‘조선 왕실의 생일잔치’가 선정됐다. 일반부 기획·콘텐츠 분야에는 ▲ 인공지능(AI)이 이용자 맞춤형 국가유산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생성 AI(챗GPT)를 활용한 K-헤리티지GPT’가, 메타버스 분야에는 ▲ ‘AI 기반 조선시대 초상화 디지털 휴먼 제작’이 각각 선정됐다. 우수상인 한국전통문화대학교 총장상은 학생부 기획·콘텐츠 분야에 ▲ ‘엔트리 게임-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의 소리를 잡아라!’가, 메타버스 분야에 ▲ 신라 황룡사를 메타버스 플랫폼 로블록스(Roblox)에 재현한 ‘삼국 메타버스 헤리티지의 초대’가 선정됐다. 일반부는 기획·콘텐츠 분야에 ▲ 한국의 고대 문명과 보물을 찾아 나서는 3D 어드벤처 게임 ‘허밋랜드(Hermit Land)’가, 메타버스 분야에 ▲ 고구려의 강서중묘를 3D모델로 복원한 ‘고개를 드니 강서중묘, 고구려 고분벽화의 구조복원과 활용방안’이 선정됐다.
  • 교황 “위대한 러시아, 차르의 후예들”…우크라 “유감”

    교황 “위대한 러시아, 차르의 후예들”…우크라 “유감”

    교황, 러시아 청년 신자에 화상 연설“위대한 러시아”, “차르의 후예들”표트르 대제 등 언급…우크라 “유감”우크라 정교회 대주교, 교황청에 해명 요구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 청년 신자들에게 ‘차르(러시아 황제)의 후예임을 기억하라’는 취지로 말해 논란이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달 25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모인 청년 신자들을 대상으로 실시간 화상 연설을 하면서 이같이 언급했다. 교황은 이날 미리 준비한 연설을 스페인어로 읽었지만, 마지막에는 즉석에서 이탈리아어로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것(heredity)을 잊지 말라”며 “여러분은 위대한 러시아의 후예(heir)”라고 말했다. 교황은 “성인들과 왕들의 위대한 러시아”, “표트르 대제와 예카테리나 2세의 위대한 러시아”, “위대한 러시아 제국, 많은 문화” 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은 위대한 어머니 러시아의 후예다. 앞으로 나아가라”고 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교황청은 다음날인 26일 교황의 연설문을 공개했지만 마지막 발언은 연설문에서 뺐다. 논란이 된 마지막 발언은 종교 사이트 등에서 확인됐다.교황의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우크라이나는 유감을 표했다. 올레흐 니콜렌코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페이스북에 교황의 발언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려는 러시아의 선전과 맞닿아 있다고 비판했다. 교황의 발언이 ‘위대한 어머니 러시아’를 구해야 할 필요성 등 크렘린의 침공 정당화 선전과 맞닿아 있다는 지적이었다. 니콜렌코 대변인은 “본질적으로 러시아의 만성적인 공격성에 일조한, 강대국이라는 개념이 교황에 의해 고의든 고의가 아니든 간에 나온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정교회 스뱌토슬라우 셰우추크 대주교도 “교황의 발언이 큰 고통과 우려를 자아냈다”는 성명을 냈다. 그는 침략국(러시아)의 신(新)식민지 야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셰우추크 대주교는 교황청에 해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에서 벨라루스 관련 보도를 하는 사이트 ‘넥스타’는 “폴란드, 리투아니아, 벨라루스의 가톨릭 신자들은 ‘계몽된 (러시아) 제국’에 대항해 세 차례 봉기를 일으켰다”고 꼬집었다.로이터는 교황이 언급한 표트르 대제의 경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기 위한 예로 제시해온 인물이라고 짚었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6월 표트르 대제 탄생 350주년 기념행사에서 표트르 대제가 스웨덴과 벌인 북방전쟁을 언급하면서 “(러시아 영토를) 되찾고 강화하는 것은 우리의 의무”라고 말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자신의 집무실에 표트르 대제의 초상화를 걸어둘 정도로 그를 존경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당시 이 발언도 자신을 표트르 대제와 비교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은 거의 모든 공개석상에서 “순교한 우크라이나”를 언급해왔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자행한 행위가 잔인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한 국가의 자결권을 침해했다고 비판해왔다. 하지만 교황은 지난해 차량 폭탄에 의해 숨진 러시아의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 다리야 두기나에 대해 무고한 전쟁의 희생자라고 말해 우크라이나의 반발을 사는 등 실언(gaffe)으로 보이는 발언들을 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 30억원→36만원 시계 바꿔찬 탁신, 수감되자마자 입원…벌써 사면?

    30억원→36만원 시계 바꿔찬 탁신, 수감되자마자 입원…벌써 사면?

    15년의 해외 도피를 끝내고 22일(현지시간) 귀국한 탁신 친나왓(74) 전 태국 총리가 ‘벌써’ 병원에 입원해버렸다. 23일 로이터통신은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전날 밤 고혈압 증세로 경찰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탁신 전 총리 수감 첫날이었다. 로이터통신이 접촉한 경찰 관계자는 “환자를 돌보기에 교도소 내 의료진과 의료 장비가 부족해 탁신 전 총리를 경찰병원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아윳 신또빤 교정국장은 “교도소 측이 의료진에 탁신의 상태를 진단해달라고 요청했고, 의료진은 환자를 경찰병원으로 보낼 것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탁신 전 총리는 전날 오전 건강한 모습으로 귀국해 대법원에서 8년형을 선고받았으며, 방콕구금교도소 내 병동 개인실에 수용됐다. 탁신 전 총리 호송 직후 아윳 교정국장은 “탁신 전 총리가 고령인 데다 심장·폐 질환, 고혈압, 디스크 등 4가지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어 의료진이 24시간 상태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의료진이 진찰한 결과 4가지 질환을 발견했으며 건강이 좋지 않아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이 있는 고령 수감자에 대한 절차에 따라 탁신이 의료 병동 개인실에 수용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탁신은 수감 당일 교도소를 나가 병원에서 치료받게 됐다. 이로써 탁신 전 총리가 사면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탁신 측근 세타 총리 선출…사면 관측 지배적 탁신은 ‘통신 재벌’ 출신으로, 2001년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에 올랐고, 2005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연임에 성공했지만 왕실과 군부 등 기득권 세력과 갈등을 빚었다. 특히 그가 가족회사인 친코퍼레이션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17억 달러에 매각한 일 등으로 반(反)탁신 운동이 확산했다. 탁신은 결국 2006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군부 쿠데타로 축출됐고,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은 프아타이당 소속으로 2011년 태국 첫 여성 총리가 됐지만 2014년 헌법재판소가 권력 남용을 이유로 해임 결정을 내리면서 쫓겨났다. 탁신 전 총리는 여러 차례 귀국 의사를 밝혔지만, 번번이 연기했다. 최근에는 지난 10일 귀국하겠다고 했다가 검진을 받아야 해서 몇주 미룬다고 밝혔다. 그가 귀국한 날은 공교롭게도 측근인 세타 타위신(60)이 제30대 총리로 선출된 날이었다. 세타는 태국의 대형 부동산 건설사인 산시리 전 회장으로 지난 5월 총선에서 회사 경영에 손을 떼고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다. 그는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탁신 전 총리와 가깝게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탁신계 정당인 프아타이당이 2014년 쿠데타로 잃은 정권을 되찾고, 군부 진영 정당들과 연계해 차기 정부를 구성하게 되면서 탁신 전 총리가 곧 사면돼 풀려날 가능성도 커졌다. 나뽄 자뚜스리삐딱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 연구원은 “정부 구성이 지연되자 탁신이 여러 번 귀국을 미룬 것은 선거와 정부 구성, 총리 선출, 탁신의 개인적인 문제 간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탁신의 귀국은 그가 형을 끝까지 살지 않아도 된다는 보장을 받았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30억원 ‘파텍필립’ 1만분의 1 가격 ‘스와치’로 시계 바꿔차기 탁신 전 총리는 측근의 총리 당선과 동시에 1남 2녀 중 막내딸인 패통탄 시나와트라(37) 등 가족과 함께 지지지 환호 속에 고국땅을 밟았다. 두바이에서 전용 제트기를 타고 22일 오전 9시쯤 방콕 돈므앙 공항에 도착한 그는 마하 와치랄롱꼰(71) 국왕의 초상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린 뒤 “탁신”을 연호하는 수천명의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며 귀환을 알렸다. 이때 그의 손목에는 중저가 브랜드 ‘스와치’의 시계가 채워져 있었는데, 이는 곧장 포퓰리즘 논란으로 번졌다. 탁신 전 총리의 여동생인 잉락 전 총리가 이날 페이스북에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싱가포르에서 방콕으로 이동할 당시 탁신 전 총리는 전용기에서 최고급 브랜드 ‘파텍필립’의 ‘그랜드마스터 차임 레퍼런스 6300G’로 추정되는 시계를 차고 있었다. 2016년 출시 당시 이 시계의 가격은 220만 달러(약 30억원)였다. 하지만 15년 만에 귀국한 탁신 전 총리가 지지자들 앞에서 손을 흔들 때, 그의 손목에는 스와치의 ‘미션 투 마스’ 시계가 채워져 있었다. 해당 시계의 가격은 탁신 전 총리가 전용기에서 차고 있던 파텍필립 시계 가격의 1만분의 1 수준인 270달러(약 36만원)다. 외신은 이런 탁신 전 총리의 행보를 집권 당시 무상 의료 등 복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 정책으로 확보한 서민 지지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는 탁신 전 총리의 재산을 약 21억 달러(약 2조 8130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 탁신 돌아온 날… 측근은 총리 선출, ‘앙숙’ 군부와 공동 집권

    탁신 돌아온 날… 측근은 총리 선출, ‘앙숙’ 군부와 공동 집권

    태국 제30대 총리로 부동산 재벌이자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측근인 세타 타위신(60)이 선출된 날에 탁신 친나왓(74) 전 총리도 15년 만에 고국 땅을 밟았다. 탁신계 정당은 2014년 쿠데타로 잃은 정권을 되찾았다.22일 열린 태국 상·하원 합동 총리 선출 투표에서 세타는 프아타이당이 결성한 정당 연합의 단독 후보로 지명돼 과반 득표에 성공했다. 세타는 태국의 대형 부동산 건설사인 산시리 전 회장으로 지난 5월 총선에서 회사 경영에 손을 떼고 정계에 입문한 정치 신인이다. 그는 정치인이 되기 전부터 탁신 전 총리와 가깝게 지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쿠데타로 축출된 뒤 2008년부터 망명 생활을 해 온 탁신 전 총리도 이날 15년 만에 태국 땅을 밟았다. 두바이에서 전용 제트기를 타고 이날 오전 9시쯤 방콕 돈므앙 공항에 도착한 탁신 전 총리는 감색 정장과 붉은색 넥타이 차림으로 1남 2녀 중 막내딸인 패통탄 시나와트라(37) 등 가족들과 함께 터미널을 빠져나왔다. 탁신은 마하 와치랄롱꼰(71) 국왕의 초상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올린 뒤 “탁신”을 연호하는 수천명의 지지자를 향해 손을 흔들어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탁신 전 총리의 복귀가 이토록 극적인 건 그가 오랫동안 부유한 태국 사회에 위협적인 존재로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 통신 재벌 출신으로 2001년 총선에서 승리해 총리에 올랐고, 2005년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연임에 성공했지만 왕실과 군부 등 기득권 세력과 갈등을 빚었다. 그러나 가족회사인 친코퍼레이션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17억 달러에 매각한 일 등으로 반탁신 운동이 확산했다. 탁신은 2006년 9월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을 때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고,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탁신의 여동생인 잉락 친나왓은 프아타이당 소속으로 2011년 태국 첫 여성 총리가 됐지만 2014년 헌법재판소가 권력 남용을 이유로 해임 결정을 내리면서 쫓겨났다.2014년 5월 당시 육군참모총장이었던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가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고, 2019년 총선을 거쳐 9년간 총리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0여년간 태국 정치는 탁신 세력과 군부로 대표되는 반(反)탁신 세력으로 양극화됐다. 패통탄은 귀국 전 기자회견에서 “아버지가 태국으로 돌아가면 정치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으나 이 말을 믿는 태국 유권자는 거의 없다. 많은 태국인들이 그가 총리로 재직할 당시 1달러 의료 프로그램과 농민에게 대출금을 지급한 정책을 좋게 기억하고 있다. 그의 복귀는 결국 집권에 대한 확신 때문으로 보인다. 탁신 전 총리가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프아타이당은 지난 5월 총선에서 141석을 차지해 제2당이 됐다. 프아타이당은 제1당에 오른 전진당(MFP) 중심의 민주 진영 야권 연합에 참여했으나 왕실모독죄 개정을 공약한 전진당의 피타 림짜른랏(42) 대표가 군부의 적격자 시비에 휘말려 끝내 총리직에 오르지 못했다. 이후 정부 구성 주도권을 넘겨받은 프아타이당은 전진당을 배제하고 왕실모독죄를 개정하지 않는 조건으로 군부 정당을 포함한 보수 세력과 손잡았다. 프아타이당은 전날 팔랑쁘라차랏당(PPRP), 루엄타이쌍찻당(RTSC) 등 군부 진영 정당을 포함해 11개 정당이 연합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프아타이당이 결성한 11개 정당 연합 의석은 하원 500석 중 314석을 차지한다. 상원에서 60여표만 얻으면 무난히 집권에 성공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프아타이당은 탁신 계열과 20여년간 대립했던 군부 진영 정당과 손을 잡았다. 탁신 전 총리가 고향으로 돌아가 다시 집권하고 싶다는 열망이 민주주의 확립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꺾은 셈이다. 탁신은 이날 공항에서 곧장 대법원으로 출석해 8년 복역을 선고받고 구금됐다. 하지만 그가 곧 사면을 받고 풀려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사누 크르어응암 부총리는 “투옥 첫날 법적으로 왕실 사면을 요청할 수 있다.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년간 다시 신청할 수 없다”고 밝혔다.
  • 15년 만에 탁신 돌아왔다…환호한 ‘레드 셔츠’, 얼마 뒤 교도소로

    15년 만에 탁신 돌아왔다…환호한 ‘레드 셔츠’, 얼마 뒤 교도소로

    태국 경찰이 22일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귀국 직후 공항에서 체포하지 않았다는 내용 위주로 이날 오후 2시쯤 업데이트합니다. 탁신이 짧은 형기만 복역할 것이 분명해 보이는 교도소로 들어갔다는 내용을 오후 4시쯤 업데이트합니다.15년이나 해외 도피 생활을 해온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22일 귀국했다. 귀국한다는 말을 하고 뒤집은 것이 11년이나 됐는데 드디어 돌아왔다. 감색 정장과 붉은색 넥타이 차림의 탁신은 이날 오전 9시 30분(한국시간 오전 11시 30분)쯤 막내딸 패통탄 친나왓 등 가족들과 함께 공항 터미널을 빠져나왔다. 먼저 국왕의 초상화 앞에서 무릎을 꿇고 절을 한 뒤 그는 환영 나온 인파를 바라보며 두 손을 모아 인사하고 손을 흔들었다. 처벌을 피해 도피 생활을 해 온 도망자의 귀국이라기보다 금의환향에 가까웠다. 공항 주변에는 ‘레드 셔츠’로 불리는 지지자 등 수천명이 몰렸고, 태국 방송들은 그의 귀환을 생중계했다. 당초 경찰은 귀국과 동시에 탁신을 공항에서 체포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탁신은 수갑을 차지 않고 자유로운 모습이었다. 그는 경찰 조사 이후 법원에서 투옥 명령을 받은 뒤 방콕 짜뚜짝 지역의 끌롱 쁘렘 중앙 교도소로 이송됐다. 법원과 교도소 모두 그의 행적을 나중에 확인했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머물러 온 탁신은 지난 주말 싱가포르로 이동했고, 예고한 대로 이날 귀국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태국으로 돌아온 이날 오후 의회에서 총리 선출 투표가 이뤄진다. 탁신계 정당인 프아타이당 세타 타위신 후보의 총리 선출이 유력하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제2당이 된 프아타이당은 제1당 전진당(MFP)이 집권에 실패하자 팔랑쁘라차랏당(PPRP), 루엄타이쌍찻당(RTSC) 등 군부 진영 정당들과 연대해 정부 구성에 나섰다. 탁신은 “손주들을 돌보기 위해 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귀국 결정은 정치 상황과는 무관하며 복역할 준비가 됐다”고 말해왔다. 하지만 그의 말을 그대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귀국 결정에는 군부 세력과 모종의 합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세간의 관심은 사면 여부에 쏠린다. 모든 수감자는 투옥 첫 날에 왕실 사면을 청원할 수 있다. 다만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2년간은 다시 신청할 수 없다. 2006년 쿠데타에 의해 축출된 탁신은 2008년 부패 혐의 재판을 앞두고 해외로 도피했다. 그는 여러 혐의가 인정돼 12년형을 선고받았고, 공소시효가 만료된 사건을 제외하면 10년형이 남아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날 그에게 8년형을 확정했다고 BBC는 보도했다. 2001년 총리로 선출된 탁신은 포퓰리즘 정책으로 농민과 도시 빈민층 등 이른바 레드 셔츠들에게 커다란 인기를 얻었다. 이들의 지지로 프아타이당 등 탁신계 정당은 2000년대 들어 모든 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지난 5월 총선에서 처음으로 전진당(MFP)에 제1당 자리를 내줬다. 탁신은 가족기업인 친코퍼레이션을 세금을 내지 않고 매각한 일과 각종 부정부패 의혹으로 비난받았다. 태국은 그 동안 ‘레드 셔츠’와 ‘옐로 셔츠’로 대표되는 친(親)탁신, 반(反)탁신 세력의 갈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었고 유혈 충돌도 벌어졌다. 북동부 콘깬주의 ‘레드 셔츠’ 대표 빤와디 딴띠시린은 “17년 간 탁신의 귀국을 기다려왔다”며 버스 등 차량 15대로 방콕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탁신만이 태국의 경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그의 복귀는 축복”이라며 태국에 대한 탁신의 헌신에 감사를 표하고 환영하기 위해 공항에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콘라차시마주 지지자 대표 와타나차이 수엡시리붓은 “탁신의 귀국 일정을 알게 된 후 매우 기쁘고 흥분됐다”며 300여명이 환영하러 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유타야주 지지자 대표인 마이유리 사위따사이는 “지역 지지자 500∼800명이 방콕으로 떠날 것”이라며 도시락 1만개와 생수 2만병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씨줄날줄] 김홍도와 연풍/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김홍도와 연풍/서동철 논설위원

    조선시대 대표 화가의 한 사람인 단원 김홍도(1745~?)의 도시라면 고향인 경기 안산시가 먼저 떠오른다. 안산시 단원구는 그의 아호로 이름 지은 것이다. 단원의 자취가 배어 있는 또 하나의 고장이 연풍이다. 충청도 연풍현이 지금은 충청북도 괴산군 연풍면이 됐다. 소백산맥 줄기의 산지지만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지나고 충주에서 문경을 잇는 3번 국도와 예천으로 이어지는 34번 국도가 교차하면서 교통의 요지로 떠올랐다. 김홍도는 1792년(정조 16) 정월 종6품 연풍현감에 부임했다. 정조의 어진(초상화)을 그린 데 따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미 품계가 같은 안동부의 안기역 찰방을 지내기는 했지만, 도화서 화원 출신으로 고을 수령을 맡았다는 의미가 크다. 당시는 대(大)기근의 시대였다. 특히 연풍처럼 농지가 빈약한 오지 수령은 주민 구휼이 가장 큰 과제였다. 1871년 필사한 ‘연풍현관아도’를 보면 동헌인 풍락헌(豊樂軒)과 현감이 거처하던 내아(內衙), 객사(客舍)가 보인다. 관아 서쪽으로 향교가 있다. 관아 흔적은 연풍초등학교 운동장의 풍락헌과 길 건너 향청(鄕廳)만 남았다. 향교도 양옆으로 길이 나면서 적지 않게 훼손된 모습이다. 김홍도가 3년 남짓 머문 연풍에서 이제 그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다만 거리 곳곳을 단원의 풍속화로 장식해 위대한 화가와의 인연을 내비치고 있다. 그런데 1795년 지은 ‘공정산 상암사 중수기’에는 흥미로운 내용이 보인다. ‘김홍도가 가뭄으로 비를 빌고자 시주를 베풀어 진흙 불상의 색이 흐려진 것을 개금(改金)하여 환하게 드러내고, 진영(眞影)과 탱화가 부서지고 벗겨진 것을 비단에 물감을 먹여 그리고 칠했다’는 것이다. 상암사는 조령산에 있었다는 절이다. 단원이 직접 손을 봤다는 불화들이 남아 있었다면 단원의 고을로 연풍의 위상은 지금과 다르지 않았을까. 연풍은 천주교 성지로 순례자들의 발길이 잦은 고장이다. 신유사옥(1801) 때 교인들이 순교한 장소를 1974년 성역화했다. 천주교인들에 대한 문초와 처형은 연풍관아에서 이루어졌다. 당연히 김홍도와 연풍관아의 역사와 천주교 박해의 역사는 겹칠 수밖에 없다. 뒤섞인 관아 터와 성지를 둘러보며 ‘역사 보존의 대타협’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고리 두른 해왕성’[우주를 보다]

    우주 망원경이 포착한 ‘고리 두른 해왕성’[우주를 보다]

    '우주 추상화'처럼 보이는 이 이미지는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이 근적외선 카메라로 잡은 해왕성의 모습이다. 거대얼음 행성의 둘레에는 빛나는 고리들이 보인다. 이제껏 어떤 망원경도 이런 해왕성의 모습을 잡은 적이없다.  해왕성은 태양계 여덟 행성 중 가장 먼 궤도를 도는 행성으로 지구보다 약 30배 더 멀리 떨어져 있다. 이미지가 보여주는 행성의 어둡고 유령 같은 모습은 적외선을 흡수하는 해왕성 대기의 메탄 때문이다. 해왕성의 높은 고도에 떠 있는 메탄 구름이 적외선을 대부분 흡수해서 이처럼 선명한 빛을 발산하는 것이다.  이미지의 왼쪽 상단에서 강렬한 회절 스파이크를 자랑하는 것은 얼어붙은 질소로 뒤덮인 해왕성의 가장 큰 달인 트리톤으로 햇빛을 받아 해왕성보다 더 밝게 빛나고 있다. 이 회절 스파이크는 조각 반사경으로 이루어진 웹 망원경이 만들어내는 특징이다.  트리톤을 포함하여 해왕성의 알려진 14개의 위성 중 7개가 시야에서 식별될 수 있다. 해왕성의 희미한 고리는 이 행성 초상화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존재로, 복잡한 해왕성 고리 시스템의 세부 사항은 1989년 8월 보이저 2호 우주선이 최초로 해왕성을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여기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해왕성은 1846년 영국의 애덤스와 프랑스의 르베리에가 공동 발견한 것으로, 두 사람은 뉴턴의 중력 방정식을 이용해 해왕성의 존재를 먼저 예측했고, 그해 9월 23일 베를린대학 천문대의 요한 갈레가 그 데이터를 이용해 발견한 것이다. 처음에는 두 사람과 두 나라가 서로 먼저 발견했다고 아웅다웅했지만 결국 공동 발견으로 낙착되었다.  1989년 보이저 2호는 12년의 긴 여행 끝에 인류 역사상 최초로 해왕성 북극 상공 4656㎞까지 접근, 해왕성 주위에서 5개의 고리를 발견했다. 해왕성 발견자의 이름을 따라 르베리에, 애덤스, 갈레 등으로 이름 붙여졌지만 애덤스의 관측 요청을 끝내 거부한 그리니치 천문대장 존 에어리의 이름은 붙여지지 않았다. 때로 역사는 이렇게 징벌을 내리는 모양이다.  해왕성의 공전주기는 165년으로 2011년이 발견된 지 꼭 1주기인 165년이 되었다. 그해 9월 23일 태양 둘레 280억㎞를 여행한 해왕성은 처음 발견된 그 위치로 돌아와 인류에게 다시 모습을 보였다. 1주기 전 그때 해왕성 발견을 둘러싸고 서로 먼저 발견했다고 아웅다웅하던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았겠지만.
  • 손 맞잡은 ‘아빠와 아들 은하’ 열흘 넘게 기다린 끝에 보니 [우주를 보다]

    손 맞잡은 ‘아빠와 아들 은하’ 열흘 넘게 기다린 끝에 보니 [우주를 보다]

    이제까지 볼 수 없던 나선은하 메시에51(M51)의 놀라운 이미지가 여러 천체사진가들의 협업으로 완성돼 미 항공우주국(NASA)이 운영하는 ‘오늘의 천체사진’(APOD) 8월 12일자에 공개됐다. 대표적인 충돌 은하인 M51은 아빠와 아들이 서로 손 잡고 있는 모습 같다고 해서 흔히 부자(父子) 은하로도 불리는데, 샤를 메시에의 유명한 카탈로그의 51번째 항목이다. 거의 정면으로 보이는 소용돌이 모양의 나선구조를 가진 이 거대한 은하는 NGC 5194(M51a)로도 불린다. 나선팔과 먼지 띠는 동반자 은하(오른쪽)인 NGC 5195(M51b) 앞을 휩쓸고 있다.  사냥개자리 방향으로 약 3100만 광년 거리에 있는 M51은 직접 망원경으로 볼 때는 희미하고 흐릿하게 보인다. 그러나 이 놀랍도록 깊은 이미지는 두 은하의 선명한 색상과 서로의 중력 작용이 만든 광범위한 조석 파괴 현상을 놀랍도록 선명하게 보여준다. M51의 최종 은하 초상화는 여러 천체사진가들은 합동작업으로 열흘 이상(255시간)의 노출을 통해 얻은 결과물을 합성한 것이다. 이 이미지에는  M51 시스템에서 발견된 붉은 이온화 수소가스의 거대한 구름을 보여주는 118시간의 협대역(천체의 자연 전자기파와 달리 목적과 용도에 맞춘 좁은 파장)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
  •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알바 공작 부인/사비나미술관장

    [이명옥의 창조성과 사랑] 알바 공작 부인/사비나미술관장

    1795년 스페인의 거장 프란시스코 데 고야는 들뜬 기분으로 친구 마르틴 사파테르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알바 공작 부인이 갑자기 내 화실에 들이닥쳐 자기 얼굴을 그려 달라고 했네.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더군. 나는 그림을 그리는 것보다 부인을 더 좋아하는 데다 그녀의 전신상도 그리게 돼 있으니까.” 이 편지는 당대 스페인 최고 화가와 제일 명문가 여성이 사랑에 빠졌다고 추정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고야는 카를로스 4세 궁정화가의 지위에 올랐지만 그의 아버지는 도금 기술 장인으로 하층민이었다. 게다가 그는 47세인 1793년 중병을 앓고 난 후 청각장애인이 됐다. 그에 반해 제13대 알바 공작 부인은 왕과 왕비를 접견할 때 모자를 벗지 않아도 되는 특권을 가진 대귀족 중에서도 가장 서열이 높았다. 알바 가문의 유일한 후손인 그녀는 사회적 지위에 부응하는 엄청난 재산을 상속받았다. 왕궁보다 화려한 저택과 안달루시아, 마드리드 등에 광대한 영지와 별장을 소유했다. 명성과 부를 가진 데다 미모도 빼어나 ‘스페인의 비너스’라는 찬사를 받았다.그런 두 사람이 신분과 장애, 나이 차이를 뛰어넘어 사랑에 빠질 수 있었는지는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 고야의 전기작가 홋타 요시에에 의하면 1795년 49세의 고야는 알바 공작 부부의 초상화 주문을 받고 저택을 방문하는 과정에서 33세의 공작 부인과 가까워졌다. 1796년 알바 공작이 안달루시아 영토를 여행하던 중 갑자기 사망하자 공작 부인은 카디스 근처 산루카르데바라메다의 알바 가문 소유지로 거처를 옮겼다. 그녀는 그곳 별장으로 고야를 초청해 9개월 동안 함께 지냈는데 이 시기에 고야는 알바 공작 부인이 등장하는 에로틱한 그림들을 화첩에 그렸다. 이 초상화는 두 사람이 연인 관계였다는 것을 더욱 확신하게 해 준다. 알바 공작 부인이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솔로 고야’(오직 고야라는 뜻)라는 글자가 새겨진 땅 표면을 가리키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이름과 고야의 이름이 새겨진 두 개의 반지도 오른손가락에 끼고 있다. 스페인 미술에서 숱한 화제를 낳았던 러브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알바 공작 부인이 그림을 소유하지 않고 15년 동안 고야가 소장했다는 점도 이 초상화가 걸작의 반열에 오르는 데 영향을 미쳤다.
  • 엑스오비스, 체험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 뮤지엄엑스 오픈

    엑스오비스, 체험형 미디어 아트 전시관 뮤지엄엑스 오픈

    신기술 융합컨텐츠 전문 회사인 ㈜엑스오비스가 지난 4일 속초시에 ‘뮤지엄엑스(MuseumX)’를 오픈했다. 뮤지엄엑스는엑스오비스의 기술력을 총집합한 체험형 미디어 아트로 가득한 신개념 전시 공간이다. 총 면적 1750제곱미터(약 530평) 4층 규모의 전시관에는 가상현실, 인공지능, 홀로그램, 게임 등 미디어 테크놀러지를 오감으로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시설이 가득하다.‘몰입형 전시 체험 공간’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이자 국내에도 조금씩 선보이고 있는 전시의 한 형태이나, 뮤지엄엑스가 보여주는 콘텐츠는 규모와 퀄리티 면에서 압도적이다. 총 130K 해상도의 빔 프로젝터, 총 2천 2백만 개의 LED로 구현되는 빛과 영상, 아티스트, 디자이너, 건축가, AI 엔지니어, 뮤지션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작가들과의 협업, 빛·소리·영상·음악·향기 등의 감각을 재현한 미디어 아트, 휴머노이드 로봇을 활용한 맞춤형 콘텐츠 등 여타 다른 전시들과 차별화되고 있다. 또한 뮤지엄엑스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가 주를 이뤄 철저히 관람객 중심이다. 예를 들면 관람객이 손짓하는 대로 빛과 소리가 변한다거나, 움직임에 따라 다른 전시물이 형성되기도 한다. 또한 간단한 소통을 통해 AI가 나만을 위한 미디어 아트나 포토존을 생성해주고,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화하며 초상화를 그려주기도 한다. 즉, 뮤지엄엑스의 주인공은 ‘작품’이 아니라 ‘관람객’인 셈이다. 예술과 기술이 만나 놀이가 되는 뮤지엄엑스는 디지털 미디어가 만들어낸 새로운 차원의 몰입형 디지털 놀이터다. 총 4개의 존, 16개의 체험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공상 놀이터 존은 비트와 빛이 반응하는 트램폴린, 미끄럼틀, 그네까지 공상 놀이터 존은 직접 몸으로 뛰며 오감을 자극받아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공간이다. 시간의 여행 존은 쉬면서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다. 자연에서부터 미래 가상 공간까지 자유롭게 넘나들며 빛, 소리, 파동이 만들어낸 시공간을 체험하는 공간이다. 다차원 공간 모험 존은 익숙한 대상들을 압도적인 규모로 전달해, 완전히 새로운 것으로 느껴지게 만들어주는 공간이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이 즉석에서 초상화를 그려주는 SketcherX는 엑스오비스가 CES 2023에서 선보인 새로운 차원의 인공지능로봇으로, 뮤지엄엑스의 체험 시설 중 가장 많은 호응을 얻은 콘텐츠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세계의 창작 존에서 관람객은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닌 직접 작품에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컨텐츠의 주인공이 된다. 뮤지엄엑스의 마지막 여정은 루프탑 카페&바 오아시스엑스(OasisX)다. 모든 체험 시설을 경험한 후 오아시스 엑스로의 문을 열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한 환상의 코랄 빛 루프탑 카페가 펼쳐지는 선물 같은 공간이다.
  • ‘안표 초상화·교지’ 보존처리 진행

    ‘안표 초상화·교지’ 보존처리 진행

    양주시립회암사지박물관은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63호인 ‘안표 초상화, 보관함, 교지’를 보존 처리중이라고 2일 밝혔다. 초상화의 주인공인 안표(1710~1773)는 1754년 영조 때 증광문과 병과 급제를 시작으로 1767년 형조참의 대사간을 거쳐 여주 목사까지 지낸 인물이다. 자신에 대해서 몹시 엄하였기 때문에 당시 파당을 이루던 시파(時派)·벽파(僻派)들이 감히 접근하지 못했으며, 그의 깨끗하고 신중한 행동에 머리를 숙였다고 한다. ‘안표 초상화 및 교지’는 18세기 후반에 제작된 것으로, 2017년 죽산안씨 집안이 박물관에 기증했다. 이후 조사·연구를 거쳐 경기도 심의를 통과하며 2020년 12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363호로 지정됐다. 하지만 기증받을 당시 초상화는 변형·박락·오염 등이 확인됐고, 2021년 경기도 지정문화재 정기조사 때 보존 처리의 필요성이 언급됐다. 박물관 측은 올해 도비를 지원받아 현재 보존 처리를 진행 중이며, 12월 완료될 예정이다.안표 초상화는 오사모와 흉배를 갖춘 관복본 반신상 초상화로 정교한 안면묘사와 인물의 전체적 공간구성 등에서 18세기 중후반 초상화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 1754년에 발급받은 교지는 내용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어 양주지역에 세거한 양반가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자료로써 활용 가치를 인정받았다.
  • 이건희·김수근의 만남…청주, 위로의 보물찾기

    이건희·김수근의 만남…청주, 위로의 보물찾기

    환한 창밖으로 석인상 10개가 옹기종기 가족처럼 모여 있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앙증맞은 표정으로 평생 별을 같이 세어 주겠다는 듯이 서로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고 선 모습은 오래 보고 싶은 사랑스러움으로 가득하다. 푸른 담쟁이덩굴이 건물을 싱그럽게 뒤덮은 충북 국립청주박물관의 야외 정원에 210여점의 새 식구가 들어섰다. 이건희(1942~2020)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석조문화재 836점 중에서 엄선한 작품들이다. 원래부터 있던 것처럼 꽃과 나무 사이에 자연스럽게 서서 손님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지난 25일 개막한 이건희 기증 기념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특별전은 광주, 대구에 이어 세 번째 지역 순회전이다. 국보와 보물 등 지정문화재 18건을 포함해 201건 399점이 전시됐다.국립청주박물관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대표 작품 중 하나로 자연과 건축이 잘 어우러진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이런 특성을 활용해 박물관은 야외 석조물 전시도 돋보이게 꾸몄다. 사진 찍기 좋게 배치해 요즘 관람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보물찾기 같은 석조물 감상을 마치고 전시관에 들어서면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전시관 초입에서는 조선 후기 화가 윤제홍(1764~?)이 단양팔경 중 하나인 구담봉을 그린 ‘구담봉도’와 충북을 대표하는 유학자 송시열(1607~1689)의 제자이자 기호학파 계승자로 꼽히는 권상하(1641~1721)의 초상화가 기다린다. 청자, 백자, 분청사기, 금속공예품 등을 전시한 1부에서는 세밀하게 세공된 금속 꾸미개도 처음 선보인다. 2부에서는 정선(1676~1759)이 그린 국보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수준 높은 유물이 관람객을 맞는다. 3부는 하루 일과를 아끼는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수집가의 일상을 책가도 진열장 등으로 연출했다. 마지막은 백자 청화 산수무늬병이 장식한다. 실내 전시를 맡은 김동완 학예연구사는 “마지막에 여운을 남길 수 있도록 백자를 전시했다”고 말했다. 이양수 박물관장은 지역에 장마 피해가 발생한 점을 조심스레 언급하며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는 10월 29일까지.
  • 풍경에 녹아든 석조물, 이건희와 김수근의 만남…‘어느 수집가의 초대’

    풍경에 녹아든 석조물, 이건희와 김수근의 만남…‘어느 수집가의 초대’

    천재 건축가 김수근이 설계한 국립청주박물관정원 곳곳에 고 이건희 회장이 기증한 석조물“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전시 되길 바라” 환한 창밖으로 석인상 10개가 옹기종기 가족처럼 모여 있다. 두 손을 가지런하게 모은 게 꼭 당장이라도 어서 오라고 반갑게 인사를 할 것만 같다. 앙증맞은 표정으로 평생 별을 같이 세어주겠다는 듯이 서로의 곁을 든든하게 지키고 선 모습은 오래 보고 싶은 사랑스러움이 가득하다. 푸른 담쟁이덩굴이 박물관 건물을 싱그럽게 뒤덮은 국립청주박물관 야외 정원에 210여점의 새 식구가 들어섰다. 이건희(1942~2020) 삼성 선대 회장이 기증한 석조문화재 836점 중에서 엄선한 작품들이다. 불과 며칠 전에 자리를 잡았지만 원래 있던 것처럼 꽃과 나무 사이에 자연스럽게 서서 손님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지난 25일 개막한 이건희 기증 기념 특별전 ‘어느 수집가의 초대’에서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특별전은 광주, 대구에 이어 세 번째 지역 순회전이다. 국보와 보물 등 지정문화재 18건을 포함해 201건 399점의 문화재가 전시됐다.국립청주박물관은 천재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대표적 작품 중 하나로 자연과 건축이 잘 어우러진 건축물로 평가받는다. 이런 특성을 활용해 박물관은 다른 지역 특별전과 다르게 야외 석조물 전시를 돋보이게 꾸몄다. 야외 전시를 맡은 전효수 학예연구사는 “잘못 배치하면 어색할 수 있어 기존 풍경을 해치지 않는 곳을 찾아 적합한 곳에 자연스럽게 배치했다”면서 “청주박물관은 야외 공간에서 문화행사도 많이 하고 가족단위 관람객이 많이 찾는다. 추억을 가져갈 수 있게끔 신경 썼다”고 말했다. 석조물은 곳곳에 사진 찍기 좋게 배치돼 요즘 관람객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다. 보물찾기 같은 석조물 감상을 마치고 전시관에 들어서면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다. 전시관 초입에는 조선 후기 화가 윤제홍(1764~?)이 단양팔경 중 하나인 구담봉을 그린 ‘구담봉도’와 충북을 대표하는 유학자 송시열(1607~1689)의 제자이자 기호학파의 정통 계승자로 꼽히는 권상하(1641~1721)의 초상화가 기다린다.1부에서는 청자, 백자, 분청사기, 금속공예품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됐다. 금속활자의 역사를 간직한 특성을 살려 세밀하게 세공된 금속 꾸미개도 이번에 처음 선보인다. 2부에서는 보물들과 서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국보인 정선(1676~1759)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수준 높은 유물이 관람객과 만난다. 3부는 하루의 일과를 아끼는 미술품을 감상하는 것으로 시작했던 수집가의 일상을 책가도 진열장 등으로 연출했다. 전시의 마지막은 백자 청화 산수무늬병이 기다린다. 실내전시를 맡은 김동완 학예연구사는 “마지막에 여운을 남길 수 있도록 백자를 전시했다”고 설명했다. 이양수 박물관장은 지역에 장마 피해가 발생한 점을 조심스레 언급하며 “마음을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 많이 와달라”고 당부했다. 10월 29일까지.
  • ‘명색이 王’…그들은 왜 찰스3세 초상화에 페인트 뿌렸나

    ‘명색이 王’…그들은 왜 찰스3세 초상화에 페인트 뿌렸나

    찰스 3세(75) 영국 국왕의 초상화가 페인트 칠로 봉변을 당해 궁금증을 자아냈다.26일(현지시간)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스코틀랜드의 기후환경단체 ‘디스 이즈 리그드’(This Is Rigged) 소속 활동가 2명은 이날 오후 3시쯤 에든버러 국립 초상화미술관에서 찰스 3세 초상화 보호 유리막 위에 분홍색 페인트 스프레이를 뿌렸다. 이들은 종이를 뚫어 만든 스텐실 글씨 판을 이용해 유리 보호막의 왼쪽 상단에 ‘백성이 영주보다 더 강하다’(The people are mightier than a lord)는 글귀를 남겼다. 그들은 메시지에 대해 “188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토지 점령 등 행동으로 소작농 권리 운동을 벌인 ‘하일랜드 토지 연맹’(Highland Land League)이 썼던 구호”라고 설명했다. 찰스 3세의 상체 부분에도 분홍색 페인트를 칠했다. 이후 이들은 초상화 양옆 아래에 앉아 접착제로 자신들의 손바닥을 바닥에 붙였다. 독일 기후환경운동단체인 ‘라스트 제너레이션’ 활동가들이 의지를 굽히지 않겠다는 뜻으로 최근 시위에 이런 방식을 이용해 유명해졌다. ‘디스 이즈 리그드’는 이러한 전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소셜미디어(SNS)에 게시했다. 이 시위에 참여한 벤 테일러(28)는 트위터에서 “왜 스코틀랜드 정부는 새로운 석유·가스 개발에 반대하지 않고 계속 허가하는가”라고 되물으며 “젊은이들의 미래를 위한다면, 그들은 신규 석유·가스 허가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렇게 될 때까지 우리는 계속 스코틀랜드 정부가 사람들을 위해 권력을 사용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술관 측은 “시위로 현대 초상화관을 폐쇄했으며, 미술관 내 다른 공간은 방문객들에게 정상적으로 개방했다”며 “우리는 시위 영향을 평가하고 있지만 실제 작품이 손상된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찰스 3세가 50여년간 자연보호와 기후변화 등 환경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였음에도 그의 초상화가 활동가들의 표적이 됐다고 전했다. ‘디스 이즈 리그드’는 지난 25일에도 스코틀랜드 남동부 도시인 그레인지머스의 정유시설을 봉쇄하려 하는 등 극단적인 시위 활동을 벌이고 있다.
  • 국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순신 장군…영정·동상 모습이 약간씩 다른 이유 [한ZOOM]  

    국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순신 장군…영정·동상 모습이 약간씩 다른 이유 [한ZOOM]  

    1592년 임진왜란(壬辰倭亂) 당시 조선을 침략한 왜장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세 가지 변수가 등장한다. 첫째는 선조 임금의 피난이었다. 전국시대 일본의 전쟁은 상대방 다이묘(영주)를 붙잡아 처형하면 승리하는 방식이었다. 그래서 왜군은 조선을 침략하자마자 선조를 붙잡기 위해 파죽지세(破竹之勢)로 한양을 향해 진격한다. 그러나 왜군이 한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선조가 궁궐을 버리고 피난을 가버리고 난 후였다. 둘째는 의병이었다. 왜군 병사인 사무라이들은 원래 농민이었다. 사무라이들은 농번기에 농사를 지어야 했기 때문에 다이묘(영주)들은 농한기에만 전쟁을 했다. 그래서 ‘오다 노부나가’는 농번기에도 전쟁을 할 수 있는 직업 군인을 만들어 군인과 농민을 분리시켰다.이 병농분리(兵農分利) 덕분에 ‘오다 노부나가’와 그의 뒤를 이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강력한 군대를 만들어 전국을 통일할 수 있었다. 그러나, 조선은 농번기에는 농사를 짓고 농한기에는 군역을 지는 병농일치(兵農一致) 사회였다. 왜군은 군인이 아닌 농민이 의병이 되어 싸울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심지어 살생을 금지하는 승려들까지 승병을 조직하여 왜군과 싸웠다. 실제 임진왜란의 승리는 의병의 활약 덕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셋째로 가장 큰 변수는 이순신 장군이었다. 체계적으로 훈련된 수군, 완벽에 가까운 전략 그리고 1592년 5월 사천해전부터 등장한 거북선의 활약으로, 왜군은 후방보급이 막힌 것은 물론 이순신과의 모든 전투에서 대패하면서 그 이름만으로도 두려움에 떨었다고 한다.이름만으로도 왜군을 떨게 했던 이순신 장군의 존재 이순신 장군과 의병의 활약 그리고 명나라의 참전으로 전황은 역전되기 시작한다. 명나라와 일본이 종전협상에 들어가지만 조선의 절반을 달라는 등의 무리한 요구조건을 제시한 일본 때문에 결국 협상은 결렬된다. 그 동안 군대를 재정비 한 일본은 다시 조선을 침략하는 정유재란(丁酉再亂)을 일으킨다. 그런데 일본에게는 걱정거리가 있었다. 바로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이었다. 그래서 일본은 이순신 장군을 처리할 계략을 짠다. ‘고니시 유키나가’의 부하 ‘요시라’가 조정에 ‘1597년 1월 11일 가토 기요마사의 부대가 부산을 통해 들어올 것이다’라는 거짓정보를 흘린다. 이 정보를 믿은 선조는 이순신 장군에게 출정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거짓정보임을 이미 알고 있었다. 이순신 장군은 고민에 빠진다. 이대로 출정하면 분명 수군이 피해를 입을 것이었다. 그러나 출정을 하지 않으면 자신은 왕명을 어긴 대역죄인이 될 것이었다. 결국 이순신 장군은 수군을 지키기 위해 출정하지 않는다. 분노한 선조는 왕명을 어긴 이순신 장군을 한양으로 압송해 모진 고문을 한 후 삼도수군통제사에서 해임하고 도원수 권율 장군의 부대에서 백의종군하라는 명을 내린다. 지금으로 따지면 해군참모총장을 이등병으로 강등하고 군복도 없이 부대를 따라다니며 잡일을 하게 한 것이었다. 그 동안 수많은 전장에서 왜군을 격퇴해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 입장에서는 치욕적인 일이었다. 수군 피해를 막기 위해 택한 ‘백의종군’ 1597년 4월 1일 백의종군 명을 받은 이순신 장군은 모진 고문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도원수 권율 장군이 있는 경상남도 합천으로 향한다. 그런데 겨우 마음을 다스리던 그에게 비보가 전달된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이었다. 어머니의 장례를 위해 고향 충청남도 아산에서 약 보름을 머문 이순신 장군은 다시 합천으로 먼 길을 떠난다. 얼마 후 이순신 장군이 없는 조선 수군은 같은 해 7월 경상남도 거제 칠천량 해전에서 왜군에게 궤멸된다. 전장에서 수없이 많이 죽음을 느끼면서, 매순간 암살의 위협을 느끼면서, 자신을 따르는 병사들과 백성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병사들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임금의 명을 어기는 결정을 하면서, 이순신 장군은 수많은 고뇌와 함께했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지킨 임금과 조정으로부터 느낀 배신감, 억울한 누명으로 계급까지 강탈당한 모멸감, 어머니 죽음 앞에서 느낀 슬픔까지, 백의종군 길을 걸으며 이순신 장군이 가졌을 수없이 많은 감정은 감히 생각할 수조차 없다. 아마도 이순신 장군의 얼굴은 이렇게 많은 고뇌와 고통 속에서 점점 변해갔을 것이다. 일제 강점기 훼손·도난 당한 이순신 장군 영정 ‘이순신 장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충남 아산 현충사에 있는 표준 영정이다. 이 표준영정은 장우성 화백의 1953년 작품으로, 1973년 표준영정으로 지정되었다. 장우성 화백 친일 논란으로 표준영정 해제 논의 중에 있다고 한다. 표준영정 외에도 이순신 장군 초상화가 전해내려 왔다는 이야기는 있지만 대부분 일제강점기 때 훼손되었거나 도난 되었다고 한다. 한편, 경상남도 통영에 있는 충렬사와 한산도 제승당에는 또 다른 영정이 있다. 이 영정은 ‘왜군과 치열한 전쟁이 있었던 역사적인 곳인 만큼 표준영정보다는 군인에 가까운 모습의 영정이 필요하다’라는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에 따라 1977년 정형모 화백이 그린 작품이다. 두 화백 모두 이순신 장군의 실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이순신 장군의 모습을 설명하는 사료가 너무 부족해 상상력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임진왜란 초기에 이순신 장군의 모습은 나라와 백성을 위한 따뜻한 마음과 정갈하고 온화함이 느껴지는 이 영정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이순신 장군의 얼굴을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수많은 전쟁을 거치면서 이순신 장군이 느낀 고뇌가 주름으로 그려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더구나, 모진 고문, 백의종군의 억울함,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한 슬픔까지 한꺼번에 겹치면서 고뇌와 슬픔이 이순신 장군의 얼굴을 뒤덮었을 것이다. 사람은 시련을 겪으면 외모가 바뀐다고 한다.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명 받았을 당시 그의 나이는 52세였다. 당시 평균수명이 35~45세라는 일부 연구결과에 비춰본다면 고령인 이순신 장군의 외적변화는 더욱 크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영화 ‘한산’과 ‘명량’에서 보여준 이순신 장군의 모습 김한빈 감독 영화 ‘한산:용의 출현’(2022)과 ‘명량’(2014)’은 전쟁 초반 학익진(鶴翼陣)이 등장하는 ‘한산대첩’ 그리고 전쟁 후반 삼도수군통제사로 복직된 후 남아있는 12척의 배로 전쟁의 판세를 다시 뒤집은 ‘명량해전’을 그린 작품이다. ‘한산’에서는 박해일 배우가, ‘명량’에서는 최민식 배우가 이순신 장군 역할을 맡았다. 박해일 배우가 진지하고 과묵하며 정갈한 모습의 전쟁 초기 이순신 장군을 보여준다면, 최민식 배우는 모진 고문과 백의종군의 고난을 거치면서 겪은 고뇌가 얼굴에 드러나는 전쟁 후기 이순신 장군을 보여준다.  국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 부산에서 시작해 서해방향으로 가면 통영, 남해, 여수 등 남해안 대부분의 도시에서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다시 목포, 군산, 인천까지 이르는 서해안 도시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다. 해안도시뿐만 아니라 이순신 장군이 백의종군을 위해 걸었던 서울에서 경상남도 합천에 이르는 수많은 내륙 도시들에서도 이순신 장군의 흔적이 남아있다.  이 도시들을 여행하면 늘 만감이 교차한다. ‘이순신 장군을 관광상품으로 너무 우려먹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잠깐 들면서도, 그 만큼 그 분의 행적과 업적이 이 땅 구석구석 남아 우리를 지켜주고 있다는 사실에 잠시 동안이지만 그런 생각을 한 나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 깊은 주름마저 당당한 구미호…설화 속 K할미, 세계를 호리다

    깊은 주름마저 당당한 구미호…설화 속 K할미, 세계를 호리다

    눈가, 이마, 미간엔 오래된 이야기처럼 주름이 굽이굽이 파였다. 하지만 눈빛은 형형하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표정에선 당당함이, 풍성하게 물결치는 은발에선 성스러움이 배어나온다. 뾰족 솟은 여우 귀가 그의 정체에 신비로움을 덧입힌다.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 제이디 차(40)가 처음 선보인 할머니 초상화의 제목은 ‘미래의 우리들’(2023). 인물의 고귀함을 부각시킨 이 작품은 나이 든 여성에게 권력과 지혜를 부여하며 존재 가치를 승격시킨다. 여성의 젊음에만 탐닉하고 노년 여성은 주변부로 밀어내며 ‘쓸모 없는 존재’로 취급해 온 현실을 과감히 전복하려는 시도다. 남성 중심적 역사에서 무속 신앙 속 하찮은 존재로 잊혀져가는 창조신 마고 할미, 교활한 존재로 폄훼됐던 구미호를 우리 시대로 불러낸 것이기도 하다. 작가는 “신화와 설화에서 노인은 사악하거나 권력을 얻으려는 악마처럼 그려지고, 서구사회에선 나이 든 여성이 존중받지 못한 채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 이런 구조를 바꾸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는 미약하고 미천한 존재들에게 힘과 가치를 불어넣으며 이들의 지위를 끌어올린다. 캐나다 교포 2세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경계인으로 살며 겪은 진통, 정체성에 대한 통찰의 결과물인 셈이다. 대구가 고향인 어머니에게서 밤마다 들었던 구미호와 바리데기 등의 전통 설화, 학생 시절 탐구해 온 여성 주도의 한국 전통 샤머니즘 등을 재료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입혀 회화, 설치, 조각 등 33점을 선보였다. 작가의 뜻은 입구에서 마주하게 되는 해태를 탄 마고 할미상 ‘안내자와 짐승’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장군 등이 맡아온 꼭두의 리더로 마고 할미를 세우며 구전으로만 전해 오던 여성 역사, 샤머니즘 속 페미니즘을 주 무대에 올려놓는다. 동물과 혼종의 캐릭터들을 대거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대형 회화 ‘트릭스터, 잡종, 짐승’(2023)은 작가의 화두를 관통하는 집합체로 읽힌다. 성가신 존재로 여겨져온 갈매기나 교활함의 대명사인 꼬리 아홉 달린 여우, 이 둘을 합친 듯한 혼종, 작가가 키우는 반려견 등이 달과 뿔소라, 다른 차원으로 오가는 듯한 문 등 신비로운 배경 속에 한데 어우러져 있다. 중세 시대 종교화처럼 세 폭으로 펼쳐진 형식이나 제단, 사당, 무대처럼 보이는 구조물 위에 작품을 올려놓는 방식 등으로 작가는 천대받아온 동물들을 영물, 권능한 존재로 재탄생시켰다.전시장 곳곳 가벽 위에서 갖가지 꼭두들의 위트 넘치는 포즈와 표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근육질을 자랑하는 소녀 호위무사’ 등 일부는 천장 위 조명을 통해 전시장 외부 벽에 ‘그림자 작품’으로 나타나며 또 다른 관람 포인트 역할을 한다. 전시장은 두 개의 문을 통과하면 미로를 탐험하는 듯한 동선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돼 있다. “관람객들에게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거나 각각의 작품과 오롯이 대면하는 느낌을 주려 했다”는 작가의 의도가 깃든 것이다. 관람이 끝나고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2층에서 전시장을 내려다볼 기회도 놓치지 말자. 전시장 자체에도 작품들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난 전통 조각보가 구현돼 있다.
  • 마고할미의 힘과 지혜 불러온 제이디 차, 편견 뒤엎다

    마고할미의 힘과 지혜 불러온 제이디 차, 편견 뒤엎다

    눈가, 이마, 미간엔 오래된 이야기처럼 주름이 굽이굽이 패였다. 하지만 눈빛은 형형하다. 옅은 미소를 머금은 표정엔 당당함이, 풍성하게 물결치는 은발에선 성스러움이 퍼져나간다. 뾰족 솟은 여우 귀가 그의 정체에 신비로움을 덧입힌다. 세계 미술계가 주목하는 한국계 캐나다 작가 제이디 차(40)가 처음 선보인 이 할머니 초상화의 제목은 ‘미래의 우리들’(2023). 마치 중세 귀족 여성의 초상화처럼 인물의 고귀함을 부각시키는 이 작품은 나이 든 여성에 권력과 지혜를 부여하며 존재 가치를 승격시킨다. 여성의 젊음에만 탐닉하고 노년 여성은 주변부로 밀어내며 ‘쓸모없는 존재’로 취급해온 현실을 과감히 전복하려는 시도다. 남성 중심적 역사에서 무속 신앙 속 하찮은 존재로 잊혀져가는 창조신 마고 할미, 교활한 존재로 폄훼됐던 구미호를 우리 시대로 불러낸 것이기도 하다.작가는 “신화와 설화에서 노인은 사악하거나 권력을 얻으려는 악마처럼 그려지고, 서구사회에선 나이 든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고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 이런 구조를 바꾸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10월 12일까지 서울 강서구 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에서 열리는 그의 개인전 ‘구미호 혹은 우리를 호리는 것들 이야기’는 이처럼 미약하고 미천한 존재들에 힘과 가치를 불어넣으며 이들의 지위를 끌어올린다. 캐나다 교포 2세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작가가 경계인으로 살며 겪은 진통, 정체성에 대한 통찰의 결과물인 셈이다. 대구가 고향인 어머니에게서 밤마다 들었던 구미호와 바리데기 등의 전통설화, 학생 시절 탐구해온 여성 주도의 한국 전통 샤머니즘 등을 재료로 독창적인 스토리텔링을 풀어내며 회화, 설치, 조각 등 33점을 내놨다.편견에 밀려난 나이 든 여성엔 힘과 지혜 부여 천대받던 동물, 혼종을 영물로 지위 격상시켜약자 밀어내고 존중하지 않는 사회 구조 전복 작가의 이런 뜻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해태를 탄 마고 할미 ‘안내자와 짐승’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난다. 장군 등이 맡아온 꼭두의 리더로 마고 할미를 세우며 구전으로만 전해오던 여성 역사, 샤머니즘 속 페미니즘을 주 무대에 올려놓는다. 전시장 마지막 공간을 장식하는 대형 회화 ‘트릭스터, 잡종, 짐승’(2023)은 동물과 혼종의 캐릭터들을 대거 주인공으로 등장시키며 작가의 화두를 관통하는 집합체로 읽힌다. 성가신 존재로 여겨져온 갈매기나 교활함의 대명사인 꼬리 아홉 달린 여우, 작가가 키우는 반려견 등이 달과 뿔소라, 다른 차원으로 오가는 듯한 문 등 신비로운 배경 속에 한데 어우러져 있다. 중세 시대 종교화처럼 3폭으로 펼쳐진 형식이나 제단, 사당, 무대처럼 보이는 구조물 위에 작품을 올려놓는 방식으로 작가는 천대받아온 동물들을 영물, 권능한 존재로 재탄생시켰다.전시장 곳곳 가벽 위에 갖가지 꼭두들의 위트 넘치는 포즈와 표정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근육질을 자랑하는 소녀 호위무사’ 등 일부는 천장 위 조명을 통해 전시장 외부 벽에 ‘그림자 작품’으로 나타나며 또 다른 관람 포인트로 역할한다. 전시장은 두 개의 문을 통과하면 미로를 탐험하는 듯한 동선으로 작품을 감상하게 돼 있다. “관람객들이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거나 각각의 작품과 오롯이 대면하는 느낌을 주려 했다”는 작가의 의도가 깃든 것이다. 관람이 끝나고 이어지는 계단을 따라 2층에서 전시장을 내려다볼 기회도 놓치지 말자. 전시장 자체에서도 작품들에서 모티브로 거듭 쓰인 전통 조각보가 구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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