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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13년만에 새 앨범 ‘달하노피곰’ 낸 가야금 명인 황병기

    [김문기자가 만난 사람] 13년만에 새 앨범 ‘달하노피곰’ 낸 가야금 명인 황병기

    “자,‘공자왈’ 중 가장 멋있는 말을 꼽으라면 뭘까요?” “…?” 선뜻 생각나지 않거든 ‘종심소욕불유구(從心所欲不踰矩)’라고 대답해보면 어떨까. 공자 시대에 70세까지 사는 것도 드물었거니와 듣고(耳) 말하는데(口) 최고(王)의 성인(聖人)이 자신의 인생을 회고하면서 “나이 70에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전혀 어긋나지 않더라.”고 읊었으니 말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금옥(金玉)같은 성인의 말씀은 많지만 새삼 이 말이 생각나는 까닭이 있다. 가야금 명인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국악인 황병기(71) 선생. 최근 13년만에 새 앨범 ‘달하노피곰’을 내면서 “마음 먹은대로 곡을 만들었더니 다 음악적 법도에 어긋나지 않더라.”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는 자신감의 표현이기도 했지만 공자처럼 고희(古稀)에 이르러 음악인생 55년을 담은, 그야말로 득음의 경지에서 귀중하게 탄생시킨 불후의 ‘명작’임을 시사하는 말이다. 그럴 것이 영국 셰필드 음악대학 앤드루 킬릭 교수는 이 앨범이 나오자 “모순을 명상하는 선(禪)의 경지”라고 극찬했다. 앞서 미국의 유명한 음반 비평지 ‘스테레오 리뷰’는 “황병기 음악은 초 스피드시대에 없어서는 안될 정신적 해독제”라고 평가했다. 황 선생은 국내에서 새 앨범을 내기 전인 이달초 미국에서 작품설명회를 가진 셈이 됐다. 스미소니언박물관측의 초청으로 워싱턴과 뉴욕, 보스턴 등에서 ‘황병기의 초상’이라는 타이틀로 가야금, 거문고 등을 연주했는데 가는 곳마다 기립박수를 받았을 정도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던 것. 공연이 끝난 후에는 앨범을 미리 주문하려는 관객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특히 바이올리스트 정경화, 소설가 이문열, 시인 김지하씨 등 한국에서 별도로 약속하기 힘든 인사들과 객석에서 반갑게 만났다. 지난 20일 서울 북아현동 자택에서 황 선생과 만나 먼저 새 앨범 ‘달하노피곰’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반세기 동안 가야금을 다뤄온 그의 삶을 시대별로 담고 있었기 때문이다. “백제가요 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달하노피곰’입니다. 알다시피 우리나라 대부분의 노래가 사랑을 다루고 있지요. 이 가운데 ‘달하노피곰’은 남편에 대한 지고지순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어 지금까지 남아 있습니다. 음담패설을 담은 불륜의 노래는 금방 없어지고 맙니다. 판소리 12마당 중 다섯마당, 즉 춘향가(절개)와 심청가(효) 등만 전해지잖아요.” 모두 여덟곡이 수록된 ‘달하노피곰’에는 저마다 사연이 있다. 가야금 연주곡 ‘시계탑’은 1999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을 당시 서울대 병원의 시계탑을 보고 작곡했다. 한밤 중 팔에 링거를 꽂은 채 산책을 나왔던 그는 “비참한 상태에서 베토벤 소나타 32번이 생각났고 깜깜한 밤중에 반딧불이의 환영이 문득 스쳐 지나갔다.”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아름다운 가락이 저절로 떠올랐다고 술회했다. 가장 애착을 느낀다는 ‘하마단’은 가야금과 장구를 위한 곡. 본래 하마단은 페르시아 시대부터 있던 이란의 고대 도시의 이름. 먼 심연에 이르는 희미한 길과 안개가 펼쳐져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표현했다.“전통(조선시대)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신라로 들어가는 비단길을 연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곡 중에는 ‘낙도음(樂道吟)´이라는 게 있습니다. 도를 즐기는 사람의 읊조림이지요.70세가 넘으면 마음이 가는대로 행동해도 법도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공자님 말씀처럼 자유롭게 만들었습니다. 예를 들면 노인이 술에 잔뜩 취해 춤을 추는 모양이라고나 할까요. 흥겨운 음악입니다.” 대금 연주곡 ‘자시(子時)’에서는 한밤중에 허공, 즉 꿈의 세계를 그리면서 혀와 입술을 떨듯 트럼펫 연주의 주법을 활용해 묘한 음색이 나오도록 했다. 아울러 서정주 시인의 ‘추천사’와 박목월 시인의 ‘고향의 달’을 가지고 곡을 만들기도 했다. 앨범이 나온 지 10일 만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며칠 전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영국의 월드뮤직 레이블 ‘아크´에서 연락이 와 세계 시장 판매 라이선스계약을 체결하는 겹경사가 생겼다.1965년 하와이에서 첫독집 음반을 낸 이후 두번째로 세계 시장에 공식적으로 수출하는 것. 가야금을 배우게 된 동기는 6·25 피란 시절, 우연히 부산에 있는 고전무용 연구소에서 흘러나오는 가야금 소리를 듣고부터였다.1953년 전쟁이 끝나 서울에 올라와서도 가야금 공부를 계속했다. 경기고 졸업후 부친의 권유로 서울대 법대에 진학했지만 매일 국립국악원을 드나들었다.1954년 덕성여대 주최 전국학생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했고 대학 2학년 때인 1957년 KBS 주최 전국 국악 콩쿠르에서 1등을 차지하면서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대학졸업하던 1959년 서울대에 국악과가 처음 생기면서 현제명 서울대음대학장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국악과에 출강했다. 이후 이화여대 음대, 미국 하버드대 등 국내외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국악에 작곡이라는 개념이 생소하던 1963년에는 첫 창작곡 ‘숲’을 발표해 창작국악이란 새 장르를 만들기도 했다.1965년에는 하와이 동서문화센터 주최 20세기 음악예술제에 작곡가 겸 연주자로 초청받았다. 이때 미국 음악잡지에서 연이어 호평기사를 실었다. 이후 해외 초청이 많아졌고 ‘황병기 음악’이 세계 무대를 본격적으로 누비기 시작했다. “가야금을 직업으로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냥 순수하게 100% 좋아서 했지요. 직업으로 치면 명동극장 지배인, 영화제작자, 출판사 대표, 기업체 기획관리실장 등 안해본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2001년 대학교수 정년을 마쳤을 때 영화나 실컷 보려고 했는데 잘 안되더군요. 지금은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을 맡고 있으면서 연세대 초빙교수, 방송출연 등 이래저래 더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황 선생은 얼마 전 중학교 수학책을 구입했다. 평소 수학이 좋았고 또 나이들어 새로운 배움의 길을 가고 싶어서였다. 그의 장남 준묵(44·한국고등과학원 교수)씨가 세계적인 수학자가 된 것도 어쩌면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았는지도 모른다. 황 선생은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배우는 즐거움이 있다. 다만 그걸 시험보게 하면 싫어진다.”면서 논어의 學而時習之不亦說乎(학이시습지불역열호·배우고 때로 익히면 즐겁지 아니한가)를 새삼 인용했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음악세계에 대해 “작품 하나하나가 비슷한 게 없다. 어쩌면 다 다름이 황병기적 색깔”이라면서 음악적 영감은 사색이나 시, 자연에서 찾는다고 했다. 이어 자택 뒤 산책길을 자주 다니고 아침저녁 스트레칭으로 건강관리를 한다고 귀띔했다.“(사람의 수명)평균 나이가 되면 오래 살 생각하지 말고 대체적으로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 죽으면 된다는 생각을 한다.”며 껄껄 웃는다. 다섯살 연상의 부인(소설가 한말숙)과는 지금도 서로 ‘자기’라고 부를 만큼 두터운 부부애를 과시한다. 장녀 혜경씨는 이화여대 국문학박사, 차녀 수경씨는 동국대 철학박사 과정을 각각 거쳤으며 차남 원묵씨는 MIT생의학연구소 연구원으로 활동 중이다. 인물전문기자 km@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pgod@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36년 서울 출생. ▲55년 경기고 졸업. ▲57년 KBS 주최 전국국악콩쿠르 1위. ▲59년 서울대 법대 졸업. ▲59∼63년 서울대 국악과 강사. ▲63년 첫 가야금 곡 ‘숲’ 발표. ▲74∼2001년 이화여대 교수. ▲86년 하버드대 객원교수. ▲99년∼현재 유니세프 문화예술인 클럽회장. ▲2000년∼현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 주요 작품 숲, 가을, 석류집, 봄, 미궁, 침향무, 비단길, 영목, 전설, 밤의소리, 남도환상곡, 달하노피곰 등.
  • [정종욱 월드포커스] 빌 게이츠와 자크 아탈리

    [정종욱 월드포커스] 빌 게이츠와 자크 아탈리

    빌게이츠와 자크 아탈리는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을까? 얼핏 보기에는 현재 이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화두에 오르고 있다는 점을 빼면 별로 같은 점이 없어 보인다. 한 사람은 마이크로소프트사를 만들어 이를 세계 제일의 정보통신업체로 키운 전설적인 최고 경영자이고, 또 한 사람은 독창적으로 역사를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인류 미래에 대한 탁월한 비전을 제시해온 당대 최고의 지식인으로 꼽힌다. 빌 게이츠가 한때 1000억달러 이상의 재산을 소유한 세계 제일의 부자라면 자크 아탈리는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600만부 이상이나 팔린 40권 이상의 저서를 낸 세계적 석학이다. 나이로 따지면 게이츠가 1955년생이고 아탈리는 1943년생으로 띠 동갑이다. 그러나 외면상의 공통점은 여기에서 끝난다. 먼저 학력부터 대조적이다. 게이츠는 하버드 대학을 3년 중퇴했다. 그냥 다녔으면 올해가 졸업 30주년이 된다. 그래서 지난 6월7일 이 대학 졸업식 때 명예학사 학위와 명예박사 학위를 동시에 받으면서 “나도 이제부터 이력서에 대학 졸업”이라고 쓸 수 있다고 농담 아닌 농담을 했다. 이에 비해 아탈리는 프랑스에서 최고의 학력을 혼자 싹쓸이했다. 한 군데만 합격해도 수재 소리를 듣는다는 프랑스의 그랑제콜을 네 군데나 나왔고 소르본 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래서 그에게는 세계적 석학, 문명비평가, 미래학자 등 여러 호칭이 붙어 다닌다. 직업도 게이츠는 평생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사장과 회장을 지냈지만 아탈리는 대학교수, 미테랑 대통령의 특별보좌관, 유럽부흥개발은행 초대 총재 등 학계와 정계, 국제기구를 넘나들었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을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트랜스 휴먼’이라는 개념이다. 이 표현은 아탈리가 사용한 것이다. 아탈리는 자신뿐 아니라 동시대인과 그 후손의 운명에 대해 깊은 이해심을 갖고 고심하는 이타적인 시민을 트랜스 휴먼이라 부른다. 이들이 있기 때문에 이기적 시장경제의 문제들이 해소될 수 있고 민주주의의 지속이 가능해진다. 이들은 시장에서 낙오하는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덜어주고 민주제도 하에서 차별받는 불우한 계층을 구제해주는 창조적 계급이다. 이들이야말로 인류 최선의 제도인 자본주의를 지키는 첨병이라는 말이다. 게이츠에게 트랜스 휴먼은 아프리카와 그 밖의 지구상의 낙후된 지역에서 질병과 가난으로 생명을 잃어가는 불쌍한 동시대인들을 위해 자신이 가진 것을 흔쾌히 나누는 진정한 휴머니스트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행한 그의 연설의 핵심은 세계에서 최고의 특권층에 해당하는 하버드 대학 졸업생들이 트랜스 휴먼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것이야말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인류의 믿음과 지지를 확보하고 전 인류의 평화와 번영을 약속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자 자본주의가 존속할 수 있는 창조적 방안이라는 것이다. 이를 위해 그는 재단을 만들고 이미 자신의 재산 300억달러를 기금으로 내놓았다. 그리고 앞으로 낸 만큼을 더 내겠다고 약속했다. 아탈리는 미래 역사의 주인공을 디지털 노마드족(normad族)이라 했다. 국경이나 민족을 초월해서 전 세계를 무대로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디지털 혁명이 만들어 낸 미래 역사의 새로운 세력들이다. 그는 지난 4월 한국을 방문했을 때 2050년이 되면 한국이 바로 그런 국가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 했다. 우리에게는 대단히 고무적인 말이다. 그러나 진정 우리에게 트랜스 휴먼이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보다 중요한 것은 게이츠와 아탈리 같은 인물들이 몇 명이나 있는지, 오늘 우리가 처한 상황을 돌아보면서 깊이 반추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한국경제 매일 0.5㎝씩 침몰”

    국회의원과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정덕구 고려대 경영대학원 초빙교수가 23일 “한국 경제가 매일 0.5㎝씩 침몰하고 있다.”며 정치권 등의 각성을 통렬하게 주문했다.●“병 헤어나려면 잔인한 선택해야”정 교수는 이날 대한상공회의소 초청 최고경영자 대상 조찬 특강에서 ‘신한국병과 또한번의 잔인한 선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2월 열린우리당 국회의원직(비례대표)을 그만둔 이후 그가 공개강연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가 외환위기 이전의 고비용 저효율과는 또다른 신한국병을 앓고 있다.”며 “병이 깊어 잔인한 선택을 하지 않으면 헤어 나기 어렵다.”고 잘라말했다.●“외환위기 종결 선언 성급했다”정 교수는 “1977년 오일쇼크,1987년 민주화,1997년 외환위기 등 7자가 낀 해를 조심해야 한다.”며 “과거 외환위기가 홍수가 나서 댐이 무너진 것이라면, 다음에 오는 위험은 조금씩 타들어가 말라 죽는 것이 될 것”이라고 했다. “외환위기 종결이 성급했다.”고도 했다. 그는 “2000년대 들어서도 구조조정 노력을 계속했어야 했지만 정치적으로 외환위기 종결을 선언했다.”면서 “이는 성급한 선택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바람에 우리 몸에서 아직도 종균이 빠져 나가지 않은 채 잠복해 있다는 것이다.●“한 줌도 안되는 세력이 나라 좌지우지”기업을 기찻길 옆 소에 비유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정 교수는 “기찻길 옆 소는 너무 시끄러워 새끼를 갖지 못한다.”며 “기업도 주위 환경이 불안하면 투자 등 기업활동을 제대로 못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한 대목이다.“한 줌도 안되는 세력이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분위기의 말도 했다. 현 정부의 386세력을 겨냥한 듯했다.정 교수는 “민주화 운동 정치세력들도 이제는 시장 체제에 맞는 스스로의 문제해결 능력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뱉었다. 또 신한국병의 4대 원인으로 전환기적 관리 실패, 국민욕구 체제의 급속한 변화, 신빈곤층 증가 등에 따른 병리현상, 국가 권위의 실종을 꼽았다.치유 방안으로는 ▲이념을 뛰어넘는 국가비전과 목표 ▲문제 해결을 위한 신권위체제 창출 ▲새로운 기업가 정신 고취 ▲농업 등 취약부문의 조속한 정리 ▲신빈곤층에 대한 사회학적 접근 등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재정경제부 차관과 산자부 장관을 거쳐 17대 국회에서 금배지를 달았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만화, 고고학을 만나다

    선사고고학이 깊이있는 인문학적 콘텐츠의 부재에 시달리고 있는 한국 만화에 돌파구가 될 수 있을까. 고고학자인 이융조 한국전통문화학교 초빙교수는 24일 서울국제무역전시장(SICAF)에서 ‘만화가를 위한 고고학 강좌’를 갖기로 했다. 만화가 박재동(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화백은 “고고학자들의 발굴작업은 그 과정이 하나의 드라마”라면서 “선사고고학에 대한 만화가들의 관심이 뜨거워 100개의 좌석을 준비해 놓았다.”고 소개했다. 고고학과 만화의 만남은 예술의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뿌리째 캐는 한국미술’이라는 강좌가 계기가 됐다. 시사만화가로 이름을 날린 박 화백과 이문열의 ‘삼국지’를 만화로 옮긴 이희재 화백은 지난 3월13일 ‘한국의 구석기 시대와 문화’라는 이 교수의 강연을 들으며 무릎을 쳤다. 선사시대의 비밀을 밝히는 고고학자들의 발굴 과정을 만화로 만들면 어린이와 청소년, 어른 모두가 고고학에 흥미를 갖고 구체적인 지식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두 사람은 더 많은 만화가들과 선사고고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 상상력을 자극해 좋은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뜻을 모았다. 이 교수는 “고고학을 대중화하는 데 만화보다 좋은 것이 있겠느냐.”면서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지난 3월31일에는 1박2일 일정으로 10여명의 만화가를 한반도 구석기 유적의 보고인 단양으로 초청했다. 자신이 발굴에 참여한 구낭굴과 수양개 유적, 수양개에서 발견한 유물을 전시해 놓은 수양개박물관을 돌아보면서 발굴 당시의 일화도 들려주었다. 박재동 화백은 “우리 만화는 인문학적 전문성에서 일본에 다소 뒤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고고학 강좌가 밑바탕이 되어 만화가들이 나름대로 전문적 분야에서 지식을 쌓아 좋은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표시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부고]

    ●이을식(전 전라남도지사)씨 별세 형국(한림대 석좌교수)형교(재미 한의사)형철(미국 거주)씨 부친상 정시채(전 농림부 장관)김동신(전 국방부 장관)씨 빙부상 1일 신촌세브란스병원, 발인 4일 오전 9시 (02)392-0299●김경술(경북 경주시 부시장)경룡(경주시 축수산과 담당)씨 모친상 1일 동국대 경주병원, 발인 3일 오전 10시 (054)776-9411●장은수(전 알티전자 전무이사)씨 모친상 1일 건국대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2030-7903●김창곤(국민은행 서여의도법인영업부장)천곤(고성해수랜드 대표)씨 모친상 이상탁(샛별식품 대표)박용태(전 한미연합사 근무)박해철(오구종합건설 대표)씨 빙부상 1일 부산 수영구 남천성당, 발인 4일 오전 8시 (051)628-0141●현경택(아토즈컨설팅그룹 대표)씨 부친상 김갑수(영화배우)씨 빙부상 30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2)3010-2235●신현홍(대구 동촌초등학교 교장)씨 상배 인철(농협 대구 봉덕지점 과장)씨 모친상 30일 경북대병원, 발인 2일 오전 9시 (053)420-6145●이재태(우정사업본부 서울체신청 업무국장)씨 별세 30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2일 오전 10시 (02)590-2697●황영하(전 농업진흥공사 이사)씨 별세 규찬(황내과의원장)규대(경희대 교수)씨 부친상 송명희(오산정신병원 약사)씨 시부상 신중식(국민대 명예교수)박경종(박치과의원장)씨 빙부상 1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5시40분 (02)590-2660●최규득(전 국방과학연구소 기획관리실장)씨 별세 진혁(아주대 의대 교수)윤희(가톨릭의대 초빙교수)씨 부친상 오민정(고려대 의대 교수)씨 시부상 조영진(가톨릭의대 교수)양현호(천혜산업개발 대표)씨 빙부상 1일 강남성모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30분 (02)590-2540●박이갑(전 이대부속병원장)씨 별세 명률(박명률정형외과 원장)미경(서강소아과 〃)명선(전주대 교수)씨 부친상 서동진(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이강인(스포타임 대표)씨 빙부상 김자예(김자예소아과 원장)씨 시부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7시 (02)3010-2631
  • [정종욱 월드포커스] 中·日간 얼음이 녹으면 한국은?

    몇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의 베이징에는 동서 양쪽에 서로 대조되는 두개의 건물이 있었다. 서쪽에는 항일전쟁기념관이, 동쪽에는 21세기 중·일청년우호교류센터가 있었다. 항일전쟁기념관에는 일본이 중국을 침략했을 때 일본 군대가 자행했던 끔찍한 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중국 사람들을 상대로 한 생체 실험과 임신부의 배를 칼로 찌르는 참혹한 장면들이 생생하게 재연되어 있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주로 중국의 어린 학생들이었다. 버스를 타고 온 학생들이 성지 참배를 온 것처럼 숙연한 표정으로 한 시간 이상 각종 전시물들을 참관했다. 이에 비해 21세기 중·일청년우호센터에는 찾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일본 정부가 양국 청소년들 간의 우호증진과 교류협력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자해서 지은 현대식 건물들이지만 대개는 텅텅 비어 있었다. 중국과 일본의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이렇게 메우기 힘든 공간이 있었다. 지난주에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일본 방문이 있었다. 그동안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등 여러 가지 문제들로 양국 관계가 악화되었기 때문에 과연 그의 방문이 과거를 청산하고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그런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원자바오 총리의 말을 빌리면 이번 방문은 양국 간에 ‘얼음을 녹이는 여행’(融氷之旅)이었다. 지난 10월 아베의 중국 방문이 ‘얼음을 깨는 여행’(破氷之旅)이었다면 원자바오의 방문으로 깨어진 얼음이 녹아버렸다는 것이다. 자민당 간사장 나카가와 히데나오(中川秀直)가 “이로써 중·일 간의 얼음이 완전히 녹았다.”고 말하자 원자바오는 “양국 관계에 겨울은 가고 봄날이 왔다.”고 화답했다. 그가 중국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일본 국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제는 “역사를 직시하며 양국 간에 아름다운 미래를 함께 열어가자.”고 역설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일본과 중국의 언론들도 대체로 원자바오의 일본 방문이 양국 관계에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물론 중·일 간에 얼음이 녹고 봄날이 오려면 많은 문제가 남아있다. 양국이 원자바오 방문을 계기로 하루아침에 불행한 과거의 참담한 기억을 잊고 밝은 미래를 함께 열어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 항일전쟁기념관의 악몽이 갑자기 지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원자바오도 앞으로 일본 정부의 태도를 지켜볼 것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전략적 호혜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고 경제각료회의를 매년 개최하기로 했지만 양국 관계는 협력보다 경쟁의 측면이 강하다. 앞으로 더욱 그러할 것이다. 국민투표법이 일본 중의원을 통과함에 따라 일본 헌법이 개정되고 일본이 본격적인 군사대국화의 길을 걷는 시점이 임박했다는 게 중국의 시각이다. 이미 중국과 일본 사이에는 아시아 패권을 향한 숙명적 경쟁이 본격화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문제는 우리의 처지이다. 이제 한국은 중국에 더 이상 과거의 한국이 아니다. 중국에는 좋든 나쁘든 일본이 한국보다 훨씬 중요한 파트너가 되었다. 처음부터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동안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일종의 자기최면에 빠져 있었다. 중국이 우리에게는 호의적이고 일본에는 적대적일 것이라는 생각 자체가 착각이었다. 우리가 앞서가는 일본과 뒤에서 쫓아오는 중국 사이에 끼여 샌드위치가 될 것을 걱정할 게 아니라 저만치 앞서가는 중국과 일본 뒤에서 아무도 쳐다 보지 않는 외롭고 미운 오리의 신세가 될 가능성을 이제부터라도 직시해야 한다. 중국에 대해 보다 현실적 인식을 가져야 하며 일본과의 감정이나 기 싸움도 이제는 끝내야 한다. 그런 토대 위에서 보다 균형 잡힌 새로운 한·중·일 삼각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한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정종욱 월드포커스] 10년 뒤 국가전략 필요하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오늘 2박3일의 러시아 방문을 마친다. 러시아는 올해를 중국의 해로 정하고 각종 행사를 개최하고 있고, 후진타오도 방문 기간 중에 이런 행사에 참석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작년 베이징에서 열렸던 러시아의 해 행사를 위해 중국을 방문한 바 있다. 그러나 후진타오의 이번 러시아 방문은 푸틴에 대한 답방이나 중국의 해 기념행사 참석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 그의 방문은 미국의 영향력 확장과 다가올 국제사회의 지각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러시아와 전략적 유대를 강화하고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위상을 높이려는 다목적 포석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중국에서는 미래 국제사회의 성격에 대한 활발한 토론이 있었다. 토론의 주된 쟁점은 미국의 패권이 지속될 것인가 하는 내용이었다. 토론의 결론은 한마디로 말해 그렇다는 것이다.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고전을 하고 있지만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엄청난 국력이나 그 잠재력을 고려하면 미국의 패권적 지위는 적어도 앞으로 상당 기간 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결론이다. 그렇다고 중국이 과거처럼 국제사회에서 반미 통일 전선을 구축해서 미국의 패권에 대항하자고 덤비지는 않는다. 오히려 미국을 이용해서 중국의 국력을 키우면서 주변 국가들과의 전략적 유대를 강화해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대안이 당시 토론의 주된 흐름이었다. 후진타오의 이번 러시아 방문 역시 이런 실용주의 외교의 일환이었다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서 중국의 실리외교는 우선 내년의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다. 그 다음은 2년 후 상하이 엑스포이다. 그리고 좀 더 멀리 보면 전면적 샤오캉(小康)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루어 내는 것이다. 말이 샤오캉이지 실제는 초강대국이다. 시기로 따지면 앞으로 10년 내외가 된다. 이때 중국은 실질 경제력에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미국을 바짝 따라붙게 된다. 미국과의 경쟁이 본격화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가 될 것이다. 이때에 대비해서 중국은 이미 오래 전부터 착실한 준비를 해왔다. 중국 굴기전략의 핵심이다. 후진타오 집권 이후에도 이 전략은 일관되게 추진되어 왔다. 달라진 게 있다면 이름뿐이다. 평화발전이라고 표현을 바꾸었지만 굴기라는 내용에는 변함이 없다. 굴기전략의 성공 여부는 자원 확보에 달려있다는 게 후진타오의 인식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 정부가 전 지구적 차원에서 자원 확보에 전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인식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미국과 부딪치는 일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에서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다. 중앙아시아에서는 상하이 협력기구를 만들어 러시아와 함께 미국을 견제하고 있다. 미국의 동아시아 정상회담 참여를 막았던 것도 중국이었다. 그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항공모함 건설도 이제는 공개적으로 추진하고 있다.2∼3년 후면 항공모함을 거느린 중국의 원양함대가 미국의 7함대와 맞서게 된다. 중국뿐 아니다. 일본도 10년 공백에서 깨어나 이제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민족주의를 앞세워 평화헌법을 고치고 군사대국의 길을 서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10년이면 그리 먼 훗날의 일도 아니다. 우리가 외환위기를 당했던 게 바로 10년 전이었다. 북핵에 파묻혀 모든 걸 핵문제 해결 이후로 미룰 때가 아니다. 더 이상 분단극복을 핑계대고 분단 속에 매달려 있을 때가 아니다.10년 이후의 국가전략을 정부 차원에서 만들어야 한다. 정종욱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정치플러스] 한나라, 재보선 두곳 후보 확정

    한나라당은 다음달 25일 치르는 대전 서구을, 전남 무안·신안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로 이재선(51)전 의원과 강성만(46)전 농림부장관 정책보좌관을 각각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전 의원은 15,16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현재 대전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 전 보좌관은 목포과학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경기 화성 국회의원 보선 후보는 추후 확정하기로 했다.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미 관계 변화 대비해야

    지난 2월13일 6자회담 참가국들이 북핵 문제 해결의 초기조치에 합의한 후 미국과 북한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부상의 미국 방문이 그렇다. 그의 방문은 양국 간의 관계개선을 논의하는 실무 성격이라지만 실제로는 고도의 정치적 상징성을 갖는 외교 이벤트로 변하고 있다. 그가 만나는 미국 정부 인사들의 면면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아직 미정이지만 그가 라이스 국무장관을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시 대통령을 만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그리 높지 않다. 차관급 인사를 대통령이 만나는 것은 외교관례상 매우 예외적이다. 그러나 2·13 합의를 자신의 주요한 외교 업적으로 간주하고 싶어하는 부시로서는 외교관례 쯤은 무시할 수도 있다. 설사 만나지 않는다 해도 부시의 메시지는 김계관을 통해 김정일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 메시지는 부시와 김정일이 한국전쟁 종전 문서에 직접 서명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이래저래 미국과 북한은 관계정상화를 둘러싼 정상차원의 대화가 이미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미·북 관계 개선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진행될 수도 있다. 금융제재는 사실상 해제되었고 북한을 테러지원국가와 적성국가 명단에서 빼는 일도 김계관의 방문을 계기로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 그 다음 단계는 양국 수도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것이다. 연락사무소는 이름이 연락사무소이지 실제로는 대사관에 준하는 비중을 갖게 될 것이다. 적어도 북한으로서는 워싱턴에 고위급 인물을 보내려 할 것이고 미국도 이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연락사무소의 설치는 실질적으로 외교관계의 정상화를 의미하게 된다. 물론 이 단계까지 가기 위해서는 몇가지 조치들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시설이 폐쇄수준을 넘어 재가동이 불가능한 단계로 진입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이미 만들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고농축 우라늄 시설을 포함해서 모든 핵 프로그램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 이것이 2·13 합의의 초기 실천과정에서 가장 민감한 대목이지만 그렇다고 미·북 관계개선에 결정적 장애물은 아니다. 벌써 북한의 고농축 우라늄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말이 미국 측에서 흘러 나오기 시작했다. 그만큼 2·13 합의를 실현시키려는 부시의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은 어떤가.10개 정도의 핵무기를 이미 갖고 있기 때문에 핵 시설을 계속 가동시킬 필요가 없다. 특히 금년은 김정일의 65회 생일이자 그가 공화국 원수에 취임해서 군의 통수권을 장악한 지 15년이 되는 해다. 그런 특별한 해에 식량재고가 바닥나고 에너지 부족으로 평양이 암흑세계라면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서 한국으로부터 식량과 중유 등 필요한 경제 지원을 확보하고 미국과 관계개선을 이룰 수 있다면 핵 시설을 폐쇄해도 그야말로 남는 장사가 된다. 북한이 2·13 합의대로 초기조치들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남북관계를 적극적으로 추동시켜야 하지만 그렇다고 마샬 플랜 운운하는 것도 지나치게 성급함을 나타낼 뿐이다.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대한 러브 콜에서 경쟁하는 모습을 보여서도 안 된다. 통일부와 외교통상부가 따로 놀아서도 안 된다. 북한이 우리를 얕잡아 보지 못하게 해야 한다. 북한에 줄 것은 주지만 받는 쪽이 감사하면서 받도록 해야 한다. 북한이 그들에 대한 지원이 우리의 국내용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모처럼 찾아온 역사적 기회를 놓치는 엄청난 과오를 범하는 일이 될 것이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핵 이제 시작이다

    [정종욱 월드포커스] 북핵 이제 시작이다

    어제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일련의 합의가 이루어진 것은 크게 환영할 만하다. 특히 그동안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를 둘러싸고 회담이 오랫동안 표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타결은 다행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번 합의의 의미를 지나치게 과장해서도 안 될 것이다. 북핵문제의 해결이 얼마나 험난한 것인지 그리고 우리의 주도적 역할이 얼마나 제한적인가 하는 점들을 이번 협상에서 다시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이미 알려진 5개의 북한 핵시설을 동결하고 사용하지 못하도록 감시하면서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보상 역시 북한의 합의사항 준수 정도에 따라 상응해서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실무그룹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은 좋게 말해서 절반의 성공에 불과하다. 정작 중요한 일은 이제부터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핵물질을 폐기하는 것이다. 비핵 실무그룹에서 논의가 되겠지만 육안으로 확인이 가능한 핵 시설과는 달라서 핵물질이나 핵무기는 검증이나 사찰 자체가 매우 어렵다. 그래서 진짜 어려운 문제는 뒤로 미루어 놓은 셈이다. 실무그룹들의 협상과정을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주도적 역할을 확보하는 문제도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북한이 가장 강하게 요구했던 에너지 지원의 구체적 방안은 우리가 주도하는 실무그룹 회의에서 논의될 전망이지만 실제 협상 과정은 다른 그룹의 협상 진척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 대한 에너지 지원을 5개국들이 균등하게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하지만 그 구체적 방법이나 지원의 선후에 따라 부담의 의미도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특히 일본의 대북 경제지원은 북·일 관계정상화 교섭과 밀접하게 연계될 것이다. 또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문제가 논의될 동북아 안보협력 실무그룹은 참여할 국가들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남북한뿐 아니라 6개국이 모두 참가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반도의 장래를 논의하는 과정에 일본이나 러시아도 참여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는 북한에 대해 에너지와 경제협력만 제공하고 정작 가장 중요한 문제의 논의 과정에서는 주도적 역할을 못하는 결과도 생길 수 있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중국과 미국의 태도이다. 이번 타결과정에서 가장 많은 것을 얻은 쪽은 중국이었다. 결렬 직전에 북한을 설득해서 합의를 도출한 것은 중국이었다. 일본과 북한의 양자 협상을 만들어 낸 것도 중국이었다. 이번 합의의 절반은 중국의 작품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러나 북핵문제 해결에서 중국과 우리의 입장이 같을 수는 없다. 특히 평화체제문제가 그러하다. 미국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 타결을 위해 과거에 밝혔던 입장을 번복하는 일을 불사했다. 북한의 발목을 잡았다고 큰 소리쳤던 금융제재를 쉽게 풀어 주었고 나쁜 행동에는 어떠한 보상도 없다고 다짐했지만 결국 고농축 우라늄이나 핵무기 문제는 다음 단계의 숙제로 넘기고 말았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내년의 대선에서 북핵문제가 자신의 8년 임기 동안 악화되기만 했다는 민주당의 공격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것이 최우선 고려 사항이었을 것이다. 우리로서는 앞으로 중국이나 미국의 입장이 국내 상황이나 양국관계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를 두고 정부와 국회 사이에 긴밀한 협의가 있어야 할 것이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달라이 라마 美 대학강단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가 미국 대학 강단에 선다. 미 애틀랜타에 위치한 에모리대학은 5일 198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를 총장 초빙교수로 임명했다면서 정기적으로 강단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의 초빙 교수직은 무기한이며 보수는 없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與 실패 누군가는 책임져야”

    “與 실패 누군가는 책임져야”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인 정덕구 의원이 1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여당 의원들의 탈당 국면에서 의원직 사퇴는 정 의원이 처음이다. 정 의원의 사퇴로 여당의 여성조직인 우리여성리더십센터 신명(61·여) 소장이 의원직을 승계한다. 정 의원은 이날 “당이 사분오열되는 것은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이는 민생(실패) 때문이다. 누군가는 책임지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정 의원은 사퇴 성명서를 낸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부터 당이 (집단탈당으로) 용틀임을 할 것이라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당이 쪼개지는데, 비례대표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선택은 의원직 내버리는 것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의원은 탈당시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탈당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얘기였다. 여당의 경제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집권여당이 좌파적 사고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 소리도 지르고 경구도 남기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당이 전문가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데 당의 색깔로 해석했다. 시장을 신뢰하지 않으면 시장으로부터 되치기 당한다.”고 밝혔다. 국민의 정부 시절 산업자원부장관을 지내고 서울대 국제지역원 초빙교수를 역임한 정 의원은 17대 총선을 앞두고 경제전문가로 열린우리당에 영입됐다. 정 의원 사퇴에 대해 사수파 등 여당 일각의 반응은 싸늘했다. 평소 원해온 명문대 정교수 자리로 옮기려는 것일 뿐이란 것이다. 한 초선의원은 “정 의원은 이미 한달 전부터 자신이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로 가기 위해선 2월5일까지는 사표를 내야 한다고 얘기하고 다녔다.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박세리 숙명여대 합격

    `골프여왕’ 박세리(30) 선수가 숙명여대 정치행정학부에 입학한다.31일 숙명여대에 따르면 박 선수는 2007학년도 정시모집 ‘숙명글로벌리더’ 전형에 지원,10명의 경쟁자를 제치고 선발됐으며 4년간 장학금을 받는다. 박 선수는 “세계 각 분야에서 여성의 리더십이 부각되고 있으며 스포츠도 예외가 아니다.”라면서 “국제 정치학을 전공해 이론적 지식을 갖추고 국가간 상호교류에 기여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1996년 충남 공주 금성여고를 졸업한 박 선수는 이 대학 특수대학원 골프아카데미 초빙교수로 있는 이경철 프로의 권유로 지원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미나 프로 골프선수도 이 대학 사회교육대학원에 합격해 국내 처음으로 개설된 ‘골프 매니지먼트학’을 전공할 예정이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정종욱 월드포커스] 反美가 선택카드 될 수 없다

    새해 지구촌의 최대 관심사 중의 하나는 미국의 국내외 변화이다. 한마디로 금년의 미국은 상처 받은 독수리처럼 상당히 혼란스럽고 울분에 찬 모습을 보여 줄 가능성이 많다. 지난 3년 동안 미국의 부시 행정부가 전력투구해온 이라크 전쟁은 이미 네오콘의 참패로 판정났다. 이제 부시 행정부의 최대 고민은 어떻게 하면 상처를 덜 받고 이 참담한 수렁에서 빠져 나올 수 있을까 하는 것이다. 공산화로 끝난 제2의 월남전이 아니라 휴전으로 마무리지은 제2의 한국전쟁이 바로 부시 행정부가 바라는 목표가 되어버릴 정도로 지금 부시의 입장은 초초한 모습이다. 4년 전 미국이 이라크 전쟁을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아무도 이렇게 비참한 결과를 예상하지는 못했다. 세계적 석학이라는 사람들도 처음에는 침공을 지지했다. 영국을 비롯하여 프랑스와 독일도 찬성했고 러시아나 중국조차 적극적으로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격렬하게 반대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키신저나 후쿠야마나 모두 미국이 빠른 시일 내에 철군하는 것만이 유일한 탈출구라고 주장한다. 부시를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해온 블레어 영국 총리마저 등을 돌렸다. 그래서 결국 지난해 11월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자 부시 대통령은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전격 해임했고 그렇게 네오콘의 시대는 막을 내리고 말았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이라크에서 핵무기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사실도 중요하고 미군의 희생이 너무 많았다는 점도 중요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 이유는 한마디로 네오콘의 오만 때문이었다.9·11 이후 미국의 세계전략으로 선제공격 이론이 등장하면서 극명하게 표출되기 시작한 네오콘의 오만은 아무 객관적 증거도 없이 다만 상대가 자신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주관적 의심만 있으면 그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어떠한 군사행동도 정당화될 수 있다는 극단적 일방주의로 변질되고 말았다. 그래서 결국 네오콘은 지난 한 세기 동안 세계 평화를 유지하고 번영을 이룩하는 엄청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이라는 거대 제국을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산 위의 외로운 요새로 만들어 놓고 말았다. 문제는 네오콘의 몰락 이후이다. 럼즈펠드가 국방장관에서 물러나고 그 후임에 보다 온건한 게이츠가 임명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나 네오콘의 몰락이 네오콘적 문제의 해결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네오콘의 독주가 가능했던 것은 럼즈펠드 같은 개인 때문이라기보다 미국적 예외주의와 수월주의가 만들어 낸 제국적 시스템이 있었기 때문이다. 네오콘은 단지 이들 시스템을 자신의 생각에 맞추어 활용했을 뿐이다. 이들의 오만과 독주를 가능하게 했던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지만 이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은 무엇보다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그것이 미국적 민주주의의 장점이자 약점이기도 하다. 그것이 바로 미국의 고민이다. 미국의 고민은 우리의 고민이기도 하다. 우리는 좋든 싫든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소중한 안보자산으로 끌어안고 가야 한다. 새로운 질서가 구체화되기 전까지는 적어도 한·미관계의 기본 골격을 훼손시킬 수는 없는 게 우리의 지정학적 한계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에게는 반미가 선택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미국을 비판할 수는 있지만 미국과의 관계를 절단할 수는 없다. 특히 금년은 한국에서 대선이 있는 해이다. 지난 선거에서 반미주의는 매우 결정적 역할을 했고 그 후유증은 아직까지 아물지 않고 있다. 시스템 개조의 진통을 앓고 있는 미국이 올해는 우리 국내 정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 한·미관계는 물론 우리 국내 정치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사고] ‘열린세상’ 필진 바뀝니다

    [사고] ‘열린세상’ 필진 바뀝니다

    서울신문 오피니언면의 고정칼럼 ‘열린세상’의 필진 일부가 새해부터 바뀝니다.25명의 전문가들이 앞으로 6개월 동안 분야별로 번득이는 진단을 내놓을 것입니다. 폭넓은 시각과 분석을 담는 ‘열린세상’에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바랍니다. 이와 함께 세상살이를 잔잔하게 풀어보는 소설가 한승원씨의 토굴살이, 국제정치 뉴스를 심층해설하는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의 월드 포커스, 대선 국면을 정밀분석하는 김형준(KSDC 부소장) 국민대 정치대학원 겸임교수의 정치비평을 번갈아 게재할 예정입니다. ■ 열린세상 필진(무순) ●정치외교 최병대(한양대 사회과학대학장·지방행정) 김헌태(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인하대 겸임교수) 윤성이(경희대 교수·한국 정치) 김종배(시사평론가) 이준한(인천대 교수·비교정치) 전봉근(외교안보연구원 교수·북핵 외교) 이성형(이화여대 교수·중남미 정치) 김재두(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국방과학) ●경제·과학 김선영(서울대 교수·생명과학) 최정섭(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 이상묵(삼성금융연구소 연구위원·상무) 문인철(경실련 경제정의연구소 전임연구원) 김정식(연세대 교수·화폐금융) 정문성(울산대 교수·물리학) ●사회 강지원(변호사) 김용하(순천향대 교수·사회보험) 류재명(서울대 교수·지리교육) 설동훈(전북대 교수·사회학) 김형태(변호사) ●문화·언론 김민환(고려대 교수·신문방송학) 황규호(언론인) 진중권(중앙대 겸임교수) 김정란(상지대 교수·시인) 차동엽(천주교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장) 성석제(소설가)
  • [이 한권의 책] 베이징·상하이 문화差를 말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는 수인사를 할 때 고향을 묻는 것을 꺼리게 되었다. 지역정치를 불식하겠다는 노력인 줄 안다. 그런데 중국은 안 그렇다. 초면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상대의 고향을 묻고 심지어 나이까지 묻는다. 그만큼 한 사람의 캐릭터나 한 나라의 문화가 종족이나 지리적 환경에 달려 있다는 잠재적인 지혜가 작용된 것이다. 중국은 크다. 그리고 우리에겐 숙명적인 관계다. 꼭 알아야 하고, 등질 수 없는 사이다. 그들을 아는 방법은 가지각색이다. 요즘 서점가에 홍수를 이루는 중국 알기의 책들이 그걸 증언한다. 그런데 그 나라와 그 문화를 일구는 주체는 다름 아닌 사람이다. 사람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낱낱이다. 열 사람이면 열 가지다. 그러나 사람은 모여서 살고, 같은 문자와 언어 말고도 같은 지리, 같은 기후로 산다. 그래서 떼를 이루고 떼는 서로를 닮기 마련이다. 중국 춘추 때, 공자의 손자인 자사가 지었다는 ‘중용’이란 경서에는 일찍이 중국에는 남·북이 있고, 남·북 사람이 있다 하면서 북방 사람은 강인하고 남방 사람은 온유하다고 했다. 그 북방의 중심이 베이징이요, 남방의 중심이 지금의 상하이다. 베이징은 춘추 때부터 한 나라의 서울이었지만, 상하이는 한 세기 반 전까지만도 쓸쓸한 어촌이었다. 그럼에도 인근의 항저우와 쑤저우의 양대 문화권, 곧 오월문화의 영향권에서 그 성장이 가속화되다가 동서 교류의 물살을 타고 급성장한 도시다. 우리나라에 남북의 차이가 있고, 일본에 동서의 양립이 있듯 상하이런(上海人)과 베이징런(北京人)은 중국의 남북과 남북문화의 대변자로 충분했다. 상하이가 세속적이고 서구화한 여러 가지 얼굴의 개방적 도시라면 베이징은 철학적이고 귀족적인 단조로운 얼굴의 중국적인 도시다. 상하이런이 똑똑하고 이상적이면서도 자주적이고 실리적인 합리주의자라면 베이징런은 호방하고 의례적이면서도 회고적이고 소박한 사림주의자랄 수 있겠다. 한편 상하이가 공상(工商)을 중심으로 횡적 발전을 거듭한 현대적 도시이면서도 더러는 교활할 정도의 실속 차리기나 돈 벌레가 버글거리는 상하이런을 거느리고 있다면, 베이징은 사농(士農)을 중심으로 종적인 발전을 이룩한 정치적 도시이면서 더러는 후퉁(골목)에 막힌 채 즈(체면)에 급급한 베이징런을 기르고 있다. 그것은 남북문화의 상징일 뿐 아니라 남·북 중국 사람의 전형이기도 했다. 그렇게 중국인·중국문화의 양대 전형은 곧 중국인 전체와 중국문화의 총체를 이해하는 모델이기도 하다. 평택대 중국학과 지세화 교수의 유창하면서도 맛깔 난 번역으로 옮겨진 이 책의 원본은 2001년 중국의 대표적인 출판사인 싼롄(三聯) 서점이 엮은 ‘北京人·上海人’이다. 원본 자체가 잘 엮어졌다. 중국 현대문학의 비조요 문호로 불리는 루쉰이나 린위탕으로부터 현대의 문제작가·첨단학자로 불리는 위추위나 룽잉타이, 왕안이 등이 각각 두 팀으로 나뉘어 상하이와 베이징을 깊게 그리고 넓게 역사적 근거와 체험적 육성을 모았다. 특히 역자는 해박한 중국문학의 바탕 위에 오랜 번역 훈련을 살려 베이징과 상하이의 특이한 풍속과 토속적인 언어에 이르기까지 난도질을 쳐서 재생시킨 느낌이 완연했다. 이제 중국 알기의 책도 가려먹을 때가 되었다. 허세욱 한국외대 초빙교수
  • [중계석] 北, 원자로 중단이 가장 쉬운 첫 조치/ 지그프리드 헤커 美 국립핵연구소 前 소장

    방한 중인 지그프리드 헤커 전 미 국립핵연구소 소장은 12일 북한측이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군축협상에 대해 “북한이 많아야 6∼8개의 핵무기를 가진 상황에서 상식적으로 봤을 때 ‘감축’은 성립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미 스탠퍼드대학 초빙교수인 헤커 박사는 “북한은 핵무기를 운반할 만한 미사일을 갖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북측의‘군축협상’ 주장에 대한 생각은. -군축협상의 주요 당사국이었던 미국과 소련의 사례를 보면 이들이 수천개의 핵무기와 무기 운반체계인 미사일을 놓고 협상을 벌였다. 미국과 북한이 상호적으로 무기를 줄이는 것이 아니다. ▶농축우라늄의 ‘동결’ 혹은 ‘폐쇄’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농축우라늄 시설은 원자로에 비해 훨씬 작아서 숨기기가 쉽다. 즉, 북한의 협조가 없으면 프로그램 제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북한이 핵 폐기 의사를 증명하기 위해 취할 수 있는 첫 조치는 무엇인가. -손쉬운 것은 원자로 가동을 중단해 플루토늄을 더 이상 생산하지 않는 것이다. 원자로 가동 중단은 자동차의 시동을 끄는 것처럼 간단하다. 하지만 안에 연료를 두는 것은 위험하기 때문에 꺼내야 하며 이 작업은 북한이 1994년을 비롯해 몇차례 해봤기 때문에 1∼2달이면 가능하다. ▶그 다음 조치는. -원자로에서 꺼낸 폐연료를 식힌 후 밀봉해 안전을 확보하고 북한 밖으로 반출하는 방법과 북한 내 어딘가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 두 가지 옵션이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필요한 조치는. -원자로의 해체가 동반되어야 한다. 재처리 시설의 해체가 있어야 한다. 연합뉴스
  • [열린세상] 北 체제보장 수단은 개혁·개방뿐이다/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이제 6자회담 재개는 기정사실이 되고 있다. 다음 달 초 베이징에서 열릴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그리고 일단 회담이 열리면 뭔가 수확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다. 그래서 지난달 9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래 전쟁의 공포가 무겁게 짓누르고 있던 한반도에 다시 희망이 되살아나는 듯하다. 눈부시게 환한 햇살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온기가 느껴진다. 회담이 재개되면 뭔가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가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최근 미국 정부의 태도가 상당히 유연해졌다. 중간선거에 참패한 부시는 현재 사면초가이다. 공화당 정부와 가까운 키신저마저 이제는 이라크에서 군사적 승리는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 더 이상 강경한 대외정책을 고집하면 2년 후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의 참패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북한에서라도 뭔가 성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적어도 한반도에서 다시 전쟁위기가 고조되는 일은 막아야 한다. 한국 전쟁의 종전선언을 하겠다는 백악관 대변인의 최근 발표도 그런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북한이 핵을 개발하는 이유가 바로 미국의 침공위협 때문이라고 하니까 미국이 종전선언을 해서 북한을 침공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대외적으로 확인해 주겠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당사자 간 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게 해서라도 북한 핵포기를 이끌어 내려고 할 정도로 부시의 입장이 달라졌다. 그래서 지금이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국내 정치적으로 입지가 약해지긴 했지만 부시의 북한과 김정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핵문제 해결의 원칙도 바뀌지 않았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하며 북한이 먼저 핵사찰을 수용하고 핵시설을 동결시켜야 비로소 금융제재를 본격적으로 해제하고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입장에는 큰 변함이 없다. 북한의 입장은 미국의 요구에서 순서를 뒤집어 놓으면 된다. 바늘이 먼저냐 실이 먼저냐 하는 문제를 놓고 시간을 끌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근본적인 문제는 평화협정이 체결된다 해도 북한의 체제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 체제를 위협하는 것은 미국의 위협과 같은 외부적 요인도 있지만 그보다도 대내적 요인들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그 대신 개혁과 개방을 택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것만이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유일한 방법임을 북한이 알게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북한 최고지도자의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한 결단이 자신의 파멸을 초래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최고지도자만이 내릴 수 있는 그런 결단이 있어야 한다. 한 가지 해법은 6자회담의 틀 내에서 북한과 미국이 고위특사를 통해 직접 협상하는 것이다. 북한이 원하는 미국과의 양자 협상을 부시 대통령은 수용하고 특사를 통해 북한과 직접 협상해야 한다. 특사는 의회의 인준을 받아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고 그의 지시를 받아 전권을 가지고 교섭해야 한다. 그래야만 김정일과 직집 대화가 가능하게 된다.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하게 된 지금의 상황에서 북핵문제는 통상적 외교교섭이나 기교로 해결되기에는 너무 복잡한 문제가 되었다. 고도의 전략적 결단이 있어야 한다. 김정일만이 그런 극단의 선택을 할 수 있는 과감한 용단의 소유자이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고 판단하면 전쟁을 택하는 대신 핵을 포기하는 현명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 그렇게 만들어야 하고 그게 바로 비핵 한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궁극적 해법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
  •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신영섭 마포구청장

    [우리구 구청장 궁금하시죠] 신영섭 마포구청장

    “새로운 사업을 무리해서 추진하는 것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포구 신영섭(51) 구청장은 15일 “구민의 뜻을 살린 구정 운영을 위해 항상 현장을 모든 중심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취임한 지 꼭 4개월 반이 된 신 구청장은 그동안 소리 없이 ‘내실다지기’에 주력했다. 합리적인 행정가로 소문난 그는 취임하자마자 구민 만족도 설문조사부터 실시, 마포구민들이 정말 원하고 고민하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봤다. 조사 결과 교육환경, 특히 고등학교 교육이 부실하다는 구민들의 지적에 따라 개방형 자율학교, 특목고, 자사고 등 다양한 형태의 우수고 유치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명·공정한 인사도 신 구청장이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 인사 기준안도 만들고 있다.7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거나 6급에서 5급으로 승진하기 위한 인사 기준에서 시험과 심사의 비율을 50대50으로 정할 방침이다. 신 구청장은 “100% 심사로 승진을 시키면 인사권을 휘두를 수 있겠지만, 공정한 인사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해외시찰과 대학 위탁교육 등도 인센티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03년 뉴타운지구로 지정된 아현동 일대 35만평에 대한 개발도 임기 중 큰 윤곽을 잡아놓겠다는 것이 신 구청장의 생각이다. 뉴타운의 중심부 5000여평에는 생활·문화공간이 되는 근린공원 ‘아름다운 하늘마당’을 조성하고, 단지를 연결하는 폭 10∼20m, 길이 7㎞의 연결순환도로를 신설할 예정이다. 양화진과 홍대 앞 거리 등 풍부한 문화자원을 가지고 있는 마포구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곳으로 평가받는다. 신 구청장은 이런 곳들에 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게 해 ‘숨쉬는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인 묘지에 묻힌 인물들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극적인 삶을 살다 갔습니다. 묘비만 보여줄 게 아니라 이런 이야기들을 알려야죠. 실제로 유람객들을 실은 황포돛대도 한강에 띄우는 겁니다. 이렇게 해야 유적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마포구는 홍대 앞 거리 인근에 비보이즈와 라이브 및 댄스 클럽 공연이 가능하고, 갤러리와 연습실도 갖춘 다목적 공연장 건립을 염두에 두고 있다. 홍대 앞 문화지구에서 시작해 양화진 역사공원, 한강시민공원,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이어지는 U자형 여가·문화·역사 관광벨트를 추진하는 마포구에 있어 U벨트의 꼭짓점 부분에 있는 당인리 화력발전소 이전은 오래 전부터 거론되고 있는 문제이다. 3만 5000평에 이르는 당인리 발전소 부지에 문화복합시설을 유치하는 것이 구민들의 큰 바람이다.“마포구의 자원들은 한강 르네상스 등 서울 시정 방향에 부합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지금이 좋은 기회입니다.15년 동안 난지 쓰레기 처리장으로 고통받았던 주민들에게 이제 보다 발전된 마포로 다가가야죠.” 이제 시작이라는 신 구청장, 그의 환하게 웃는 얼굴에서는 초선 구청장의 패기와 노련한 행정가의 여유를 함께 볼 수 있었다. ■ 프로필 ▲출생 1955년 전북 옥구 ▲학력 서울대 경제학과 졸, 미국 뉴욕주립대 경제학 박사 ▲약력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 고려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 재정경제부 금융산업발전 심의위원, 산업연구원(KIET) 책임연구원 ▲가족관계 김윤경(겸임교수)씨와 1남 1녀 ▲종교 천주교 ▲주량 소주 1병 ▲기호음식 찰밥, 찰떡 ▲좌우명 진인사대천명 ▲애창곡 이문세 ‘난 널 사랑해’ 글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사진 안주영기자 jya@seoul.co.kr
  • [열린세상] 중국식 대북포용정책/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중국이 한국전쟁에 참전한 게 바로 56년 전인 1950년 10월19일이었다. 그 후 중국과 북한의 관계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로 표현되었다. 그런 혈맹관계가 이번 북한의 핵실험 때문에 흔들리고 있다. 중국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실험을 강행했고 이에 맞서 중국도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결의안을 지지했다. 군사제재 등 초강경 조치에는 반대했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에 단호함을 주문한 것은 바로 중국 정부였다. 과연 중국은 북한을 포기한 것일까? 이제 북한은 중국에 이를 보호하는 입술이 아니라 오히려 이를 썩게 하는 악성종양으로 변한 것일까? 북한과 중국의 관계에서 김일성 시대와 김정일 시대는 엄청난 차이를 갖는다. 중국말에 능숙했던 김일성은 거의 매년 한 차례 중국을 방문하고 마오쩌둥을 비롯한 중국 지도자들과 통역도 없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었다. 중국 정부도 김일성을 위해 선양(瀋陽)에 영빈관을 지어놓고 언제라도 그가 와서 머물 수 있게 각별한 대우를 했었다. 그러나 김정일은 다르다. 그가 중국을 방문한 것은 손꼽을 정도이다. 끈끈한 이념적 유대나 특별한 개인적 친분도 없다. 김정일은 러시아 땅 연해주에서 태어났고 3살까지 그곳에서 살았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김정일의 북한이 가는 길과 후진타오의 중국이 가는 길이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군부 강경파들에 업혀 개방 개혁을 외면한 채 강성대국을 외치면서 핵에 매달리고 있는 김정일의 북한에 궁극적으로 파국 이외의 다른 대안이 없다는 게 중국 정부의 시각이자 고민인 것 같다. 장성택 같은 온건파를 내세워 정권을 교체하고 본격적 개혁 개방 정책을 추진하고 싶지만 김정일과 군부가 권력을 장악하고 있어 그것도 불가능하다. 체제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정권교체를 해야 하지만 그마저 북한의 특성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은 북한을 포기할 수도 없다. 중국의 선택은 한마디로 중국식 포용정책이라 할 수 있다. 북한이 이미 실질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핵의 해체보다 그 핵의 가치를 최대한 줄이고 그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대로 억제한다는 것이 그 핵심이다. 일종의 긴장관리 정책인 셈이다. 북한이 중국의 요구에 호응하면 경제지원은 물론 군사협력도 제공하지만 반대로 벼랑 끝에 매달려 극한 대결을 고집하면 강력하게 응징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응징을 하는 경우에도 중국식으로 한다. 경제지원을 대폭 줄이고 정치적 압력을 가하면서도 대외적으로 발표는 않는다. 때리긴 때리지만 밖으로 상처를 내는 게 아니라 속으로 살이 터지고 멍이 들도록 한다. 동시에 예상되는 만약의 사태에 대해 철저한 대비책도 세운다. 이런 정책에 따라 중국은 북한과의 국경지역에서 경비를 강화하고 물자이동과 인적교류를 통제하기 시작했다. 금융제재는 이미 부분적으로 실시하고 있고 사태의 추이에 따라 더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 군사제재는 반대하지만 유엔 탈퇴나 추가 핵실험 또는 국지적 군사도발 행위 등 미국의 대북 군사제재 요구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극단적 행동은 북한이 못 하도록 강력한 압력도 가하고 있다. 그래도 북한이 극단적 행동을 감행하게 되면 중국으로서는 원유지원을 중단하고 아예 국경을 봉쇄하는 등의 극약처방도 할 것이다.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발생해서 수십만, 수백만명의 난민들이 만주로 몰려드는 경우에 대비해서 중국은 이미 압록강과 두만강 일대의 국경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했고 철조망도 치고 있다. 우리도 대북정책의 기조를 재검토해야 한다. 중국의 대응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미국 등 우방과 협의해서 핵실험 이후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19일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한국방문을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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